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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세 유럽의 화려함, 한 곳에 담은 광장

    중세 유럽의 화려함, 한 곳에 담은 광장

    벨기에는 누구나 알지만 또 누구도 잘 알지 못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1인당 1년에 8㎏ 이상의 초콜릿을 소비하는 나라, 와플이 맛있는 곳, 스머프와 오드리 헵번,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고향,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의 본부가 있는 곳. 19세기 말부터 서양권을 휩쓸었던 예술사조 아르누보의 발원지. 이 모든 것이 벨기에 이야기다. 수도 브뤼셀은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를 병용해, 바일링구얼리즘(2개 언어를 함께 씀)을 실현한 보기 드문 도시다. 브뤼셀 구도심에 도착하니 ‘작은 파리’라는 표현이 들어맞을 정도로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풍겨왔다. 역시나 이곳도 자갈길이다. 이런 데서 캐리어를 끌고 가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지만 언젠가부터 생각을 바꿨다. ‘덜컹거리는 바퀴소리는 귀족들이 타던 마차 소리다’라고. 30㎏에 육박하는 짐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금빛이 번쩍 새어 나오는 골목을 지나니 바로크풍의 건물이 직사각형으로 에워싼 광장이 마법처럼 펼쳐졌다. 브뤼셀의 심장이자 여행의 시작인 그랑 플라스 광장이다. 찬란해서 눈이 부셨다. 건물은 유럽상인들이 브뤼셀에 모여 만든 동업자 조합인 길드 하우스다. 난간과 지붕, 기둥은 금으로 장식했다. 조각상은 집요함이 느껴질 정도로 세밀하다. 가만히 손을 대보았다. 중세 무역업자들의 지위와 부가 느껴졌다. 제빵 길드, 목공 길드, 양복업자 길드, 기름 길드, 가구 길드, 사냥꾼 길드, 장신구 길드 등 중세 유럽에서 중요한 산업의 동업조합이 모두 이곳에 모여 있었다. 시청사 옆 벨기에 맥주 박물관은 원래 맥주 길드하우스였다. 벨기에 맥주가 유명한 이유이기도 하다.벨기에는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룩셈부르크와 맞닿아 있다. 뱃길을 통하면 영국이 있고, 북해를 따라 덴마크와 스웨덴, 동유럽의 여러 나라와도 교역이 가능한 천혜의 위치다. 지리적 이점 덕분에 13세기부터 브뤼셀에는 대형 시장이 발달했고 무역이 성행했다. 길드하우스가 광장을 형성하게 된 배경이다. 일반적으로 유럽의 광장은 예배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반해 그랑팔라스는 종교 건축물 하나 없이 상업시설인 길드 하우스와 행정시설인 시청사 건물로만 이뤄진 독특한 형태를 띤다. 중세 유럽 성공한 상업 도시의 원형을 간직한 사례로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나폴레옹 3세를 피해 브뤼셀로 망명을 온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는 그랑 플라스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극찬했다. 망명자의 애정이 담긴 과장이겠지만 유럽에서 가장 우아한 것은 사실이다. 야경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브뤼셀의 상징인 오줌싸개 소년 동상(마네켄피스)이 광장 언저리에 있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비잔티움 꽃피운 문명의 용광로… 500년간 멈추지 않는 오스만의 심장

    비잔티움 꽃피운 문명의 용광로… 500년간 멈추지 않는 오스만의 심장

    200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오르한 파무크는 자신의 책 ‘이스탄불-도시 그리고 추억’에서 이스탄불을 이렇게 말했다. 파무크는 ‘내 이름은 빨강’, ‘순수박물관’, ‘새로운 인생’ 등을 쓴 터키 작가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를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로 지목하며 “문화들 간의 충돌과 얽힘을 나타내는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파무크는 터키 작가라기보다 이스탄불 작가라는 게 맞다. 스스로도 “나는 이스탄불 소설가”라고 말한다. 이스탄불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그는 현재까지 발표한 여덟 편의 장편소설 중 ‘눈’(雪)을 제외한 모든 작품을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썼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이스탄불을 이렇게 말한다.“내 어린 시절의 이스탄불이 내게 불러일으킨 강렬한 비애의 감정의 원천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역사나 오스만제국의 몰락이 가져온 결과뿐만 아니라 이 역사가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에게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보아야 할 것이다.”그의 말대로 이스탄불은 오스만제국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그 영향력을 뻗었던 나라 오스만튀르크. 지금 그 땅에는 그 문명과 기독교, 이슬람교가 오랜 시간 뒤엉킨 흔적이 남아 있다. 실크로드 상인들이 반드시 거쳐야 했던 도시였던 이스탄불은 동서양 문물 교류의 중심점이었다. 고대 히타이트부터 시작해 프리지아, 우라티아, 리디아와 로마문명,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이 녹아든 곳이 바로 터키다. 그래서일까 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터키를 두고 ‘인류 문명의 살아 있는 옥외박물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이스탄불의 시작은 기원전 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의 통치자 비자스는 오랜 기도 끝에 ‘눈먼 땅에 새 도시를 건설하라’는 델피 신전의 신탁을 받는다. 이 의미를 깨닫기 위해 고심하던 비자스는 보스포루스 해안 맞은편의 언덕과 마주친 순간 무릎을 치게 된다. 보스포루스해협과 마르마라해, 에게해, 이 세 바다가 만나는 천혜의 요새에 세상의 절경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 누구도 미처 보지 못했던 언덕 위에 비자스의 도시 비잔티움이 태어나는데, 이것이 바로 이스탄불의 시작이다. 하지만 도시의 운명은 순탄치 않았다. 서기 330년에 로마의 콘스탄틴 대제가 수도를 로마에서 이곳으로 옮기면서 콘스탄티노플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1200년에는 십자군의 침략을 받고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초토화된다. 그러다가 1453년에 비잔틴 제국이 무너진 후 술탄 메흐메트 2세에 의해 오스만제국의 수도인 이스탄불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이스탄불은 6세기에 이미 인구가 50만명, 9세기에는 100만명이 넘었던 거대도시였다. 지금의 인구도 1200만명에 달한다. 그리고 해마다 평균 20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든다. 이런 이스탄불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바로 아야소피아 성당이다. 세계 4대 교회 건축물 중 하나다. 이 성당이 처음 지어진 것은 4세기인데, 이스탄불이 콘스탄티노플이란 이름으로 동로마(비잔틴제국)의 수도로 번영을 구가하던 시기였다. 인부 1만명을 동원해 5년에 걸쳐 지었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제국에 함락되기 전까지 약 900년 동안 동방정교회의 총본산이었으며, 1593년 성베드로 대성당이 들어서기 전까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성당이 건립되었을 당시 이름은 하기아소피아인데, 터키 사람들은 아야소피아라고 부른다. ‘성스러운 지혜’라는 뜻. 현재 이스탄불에 있는 성소피아 성당은 532년 반란으로 파괴된 것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다시 지은 것이다.아야소피아 성당은 고난이 많은 건축물로도 유명하다. 십자군 전쟁 때는 십자군들의 약탈 대상이 됐고,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는 이 성당에서 밀려오는 튀르크 군을 바라보며 화염 속에 몸을 던져 자결하기도 했다. 메흐메트 2세는 이스탄불을 점령하고도 성당을 파괴하지는 않았다. 다만 1453년부터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되면서 종, 제단 등은 제거됐고 기독교 풍의 모자이크는 회반죽으로 덮었다. 이후 터키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케말 파샤(아타튀르크)가 정교 분리 원칙에 따라 이곳을 박물관으로 바꾸면서 아야소피아는 고난의 시대를 마감했다. 성당 내부에는 코란의 경전을 새긴 금문자와 최근에 복원한 성화가 있는데, 그것들이 파란만장했던 이스탄불의 역사를 웅변할 뿐이다. 까다로운 보안검색을 거쳐 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장엄한 분위기와 웅장한 규모에 압도당한다. 드높은 천장의 화려한 모자이크는 보는 이의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중앙 돔의 높이가 자그마치 55m에 지름이 31m다. 돔에는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 성화가 그려져 있고 양옆에는 커다란 원반에 이슬람을 상징하는 금색 문자가 나란히 걸려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혼재하는 것이다. 2층 회랑에서는 곳곳에 자리한 모자이크 성화를 눈여겨보자. 비록 많이 훼손됐지만 정교함과 화려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야소피아 성당의 개장식 때 황제가 내부의 화려함을 보고는 “오, 솔로몬이여! 내가 당신을 이겼소”라고 소리쳤을 정도였다.아야소피아와 마주한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는 오스만 제국의 14대 술탄 아흐메트 1세가 17세기에 세운 이슬람 사원이다. 직경 27.5m의 커다란 중앙 돔과 이 돔을 받치고 있는 작은 돔으로 지붕이 이뤄져 있다. 웅장한 외관에 걸맞게 첨탑 미너렛이 여섯 개 서 있다. 당시 술탄이 모스크의 미너렛을 황금으로 짓도록 했는데 자금이 부족하자 건축가가 황금(알튼·altin)과 숫자 6(알트·alti)의 발음이 비슷한 것에 착안해 황금 대신 미너렛을 여섯 개 세웠다고 한다. 내부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2만 개 이상의 파란색 타일과 260개 파란 유리창이 푸른 빛을 띠어 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이로 인해 블루 모스크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그랜드 바자르다. 바자르는 중앙아시아의 도시마다 있는 시장을 뜻하는데 이스탄불에 있는 그랜드 바자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바자르 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하다. 역사는 무려 500년에 달한다. 현재 무려 5000개의 상점들이 몰려 있는데 보석과 장신구에서 화려한 터키의 그릇, 조명, 가죽류, 입맛을 유혹하는 터키식 젤리, 향신료, 액세서리 가게 등이 들어서 있다. 그랜드 바자르의 모든 입구에는 번호가 쓰여 있는데 내가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가고 싶다면 꼭 이 번호를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워낙 큰 시장이다 보니 어느 입구로 나오느냐에 따라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번호를 모르면 길을 헤매기 십상이다. ‘지중해기행’을 쓴 동화작가 한스 안데르센은 “콘스탄티노플에 가면 꼭 그랜드 바자르를 보고 와야 한다. 이 도시의 심장부가 거기 있다”고까지 했다. 파무크의 이스탄불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읽어볼 만한 책은 ‘순수박물관’이다. 2008년작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한 소설이다. 한 남자가 단 44일 동안 사랑을 나눈 한 여자를 평생 동안 사랑하면서, 그녀와 관련된 추억을 간직한 물건들을 모으고, 결국 그 물건들을 전시할 박물관을 만들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쓴다는 내용이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몰랐다.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이해했더라면, 절대로, 그 행복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깊은 평온으로 내 온몸을 감쌌던 그 멋진 황금의 순간은 어쩌면 몇 초 정도 지속되었지만, 그 행복이 몇 시간처럼, 몇 년처럼 느껴졌다.” 시처럼 아름다운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내내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를 아주아주 사랑하면, 그를 위해 우리의 가장 귀중한 것을 내주어도 그로부터 해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 희생은 바로 이런 거야.”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파무크가 진짜로 이 순수박물관을 만들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파무크는 작품을 쓰기 전에 이미 ‘순수박물관’의 배경이 될 공간을 구입했으며, 자신이 직접 기획과 제작에 참여했다. 박물관에는 소설의 각 장에 등장하는 오브제들이 하나의 상자 안에 들어 있는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작가에게 이스탄불은 애증이 교차하는 도시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이스탄불을 이렇게 한탄하곤 했다. “몰락하여 붕괴된 제국의 잔재, 잿더미 아래서 무기력, 빈곤 그리고 우울과 함께 퇴색되며 낡아가는 이스탄불에 태어났기 때문에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곤 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이스탄불을 사랑하는가 보다. 자주 이렇게 말하곤 하니까. “삶이 그렇게 최악일 수는 없어. 여전히 보스포루스로 산책 나갈 수 있으니까.” [여행수첩] 터키항공은 인천~이스탄불 직항편을 주 11회 왕복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1시간 30분.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 늦다. 통화는 리라(YTL)를 사용한다. 1리라에 약 240원이다. 물가는 저렴한 편이다. 터키 사람들이 즐겨 먹는 빵 시미트가 1.5리라(약 400원) 정도다. 터키 음식은 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불린다. ‘케밥’은 ‘구이’라는 뜻으로 물이 풍부하지 않은 유목생활에서 비롯된 음식이다. 케밥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긴 쇠꼬챙이에 고기를 꿰어 구워 먹는 요리를 떠올리는데, 사실 육류를 불에 구워내는 것은 모두 케밥이다. 케밥은 지역, 굽는 방식, 그리고 육류에 따라 수없이 분화돼 오늘날 터키 케밥의 종류는 200~300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아이란은 터키의 국민 음료다. 요구르트에 물을 섞어 희석한, 묽은 요구르트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흔히 터키시 딜라이트라고 부르는 로쿰은, 하나를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그 달콤함으로 여행의 모든 피로와 근심을 잊게 해 준다. 이스탄불 히포드롬 광장 북쪽에 자리한 ‘요리사 셀림의 쾨프테집’은 터키식 떡갈비 ‘쾨프테’로 유명하다. 터키항공은 환승객을 위해 ‘투어 이스탄불’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환승을 위해 6~24시간 머무르는 레이오버 승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무료 관광프로그램이다. 현지 가이드와 버스가 제공되고 아침·점심 식사가 포함돼 있다.
  • [자치광장] 지불수단 혁명, ‘제로페이’/강태웅 서울시 행정1부시장

    [자치광장] 지불수단 혁명, ‘제로페이’/강태웅 서울시 행정1부시장

    화폐 역사에서 중요한 변화는 항상 거래비용 감소를 위해서였다. 금은과 같은 현물화폐에서 교환가치만을 지니는 지폐로의 이행은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무거운 동전꾸러미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장점은 지폐가 화폐 경제 핵심이 되게 하는 데 충분했다. 195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신용카드는 또 다른 진전이었다. 지폐의 단점인 위조·도난 위험성과 돈뭉치를 갖고 다니는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른바 플라스틱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최근 결제 환경을 보면 미국의 플라스틱 혁명이 한국에서 꽃피운 듯하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신용카드 사용률은 76%로 미국(41%), 일본(17%)에 비해 단연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성장에는 정부 역할이 컸다. 소득공제, 영수증복권제 등을 통해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해 왔다. 그러나 신용카드 활성화는 거래 비용 증가라는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만들었다. 작년 카드사 수수료 수익은 12조 3000억원으로 전체 거래액의 1.85%에 달한다. 문제는 거래비용을 가맹점이 일방적으로 부담한다는 점이다. 특히 1.5% 내외의 수수료는 영업이익률이 4%대에 불과한 소상공인들에겐 큰 부담이다. 최근 지불수단 역사에 또 다른 혁명적 바람이 불고 있다. 스마트폰을 결제에 활용하는 모바일 거래가 그것이다. 핵심은 역시 거래비용 감소다. 무선 네트워크 활용으로 기존 카드단말기를 운영하기 위한 고비용 네트워크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제로페이 출발점도 여기에 있다. 모바일 기반 계좌이체 방식으로 VAN망 개입을 최소화해 0.8~2%에 달하는 거래비용을 낮췄다. 특히 그간 220억원의 사용액 중 약 80%가 0%대 수수료인 소상공인에게서 발생했다. 소상공인 영업환경 개선이라는 당초 목표에 부합하고 있는 증거다. 제로페이는 공용결제망 등을 간편결제사가 누구든 이용할 수 있어 신규사업자의 시장 진입장벽도 낮춰 준다. 스웨덴 정부는 작년 2030년까지 현금 없는 사회 선언을 했다. 거래비용 감소는 전 세계가 모바일 지급수단에 몰두하는 핵심 이유다. 특히 우리는 그 효과가 곧바로 영세 자영업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우리는 전 세계 IT 혁명을 주도해 왔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95%로, 2위 이스라엘(88%)을 제치고 단연 1위다. 지급 수단 혁명에 뒤처지면 안 되는 이유다.
  • 향수 자극하고 영화와 다른 맛…4050세대 뮤지컬에 지갑 열다

    향수 자극하고 영화와 다른 맛…4050세대 뮤지컬에 지갑 열다

    “영화랑은 많이 다르네. 이야기도 빨리빨리 넘어가고.” 75분간 몰아쳤던 1막 공연이 끝나고 쉬는 시간(인터미션)이 되자 중년 부부의 관람평이 이어졌다. 뮤지컬 시장은 ‘2030 여성’이 중심 관객층이지만 이날 공연장에서는 40·50대 중년 관객까지 고른 연령층이 객석을 메웠다. 2017년 초연하며 열풍을 일으켰던 뮤지컬 ‘벤허’가 다시 관객을 맞은 지난 4일 저녁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현장 분위기다. 이미 영화로 대중에 잘 알려진 작품들이 속속 뮤지컬 무대에 오르면서 그간 뮤지컬계에선 ‘변방’에 가까웠던 40·50대 중년 관객들이 지갑을 열고 있다.오리지널팀의 세계 순회공연으로 서울 송파구 샤롯데시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이례적으로 40대 관객이 가장 많다. 8일 공연 티켓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의 예매자 분석 정보에 따르면 이 공연 예매자는 40대가 38.9%로 티켓 구매를 주도하고 있다. 30대 예매자는 31.3%, 20대 19.9%, 50대 7.5% 순이다. 2004년 배우 잭 블랙 주연의 동명 영화가 국내 개봉했을 때 주요 관람객이었던 20·30대가 한 손에 경제력을 쥔 세대가 돼 다른 한 손으로는 자녀의 손을 잡고 영화관보다 비싼 공연장을 찾고 있는 셈이다. 노민지 클립서비스 팀장은 “최근 중장년층은 가족과 함께 보려고 공연장을 찾기도 하지만 자신을 위해서도 공연장을 많이 찾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지난달 14일부터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맞고 있는 뮤지컬 ‘맘마미아!’는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1970년대를 풍미한 스웨덴 출신 팝 그룹 ‘아바’(ABBA)의 노래들로 채워 이들의 노래와 추억을 공유하는 40대 이상 고정 관객을 확보했다. 여기에 2008년과 지난해 개봉한 영화 ‘맘마미아!’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뮤지컬로 넘어온 20·30대 관객도 더해졌다. 뮤지컬 ‘맘마미아!’ 예매는 30대 29.9%, 40대 28.7%, 20대 28.3% 등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고, 50대 관객 예매율은 10%에 근접(9.3%)했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뮤지컬 ‘벤허’도 원작 소설뿐만 아니라 찰턴 헤스턴 주연의 동명 영화로 ‘올드팬’ 층이 두터운 작품이다. 특히 고대 로마시대를 배경으로 ‘전차 경주’와 검투사 대결로 대표되는 화려하고 긴장감 넘치는 전투 장면을 웅장한 규모로 선보여 중장년 남성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뮤지컬에서는 무대 가장 뒷면 대형 스크린과 홀로그램 영상 등을 통해 관객을 해상 전투가 벌어지는 거친 바다와 검투사들의 원형경기장으로 안내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트럼프의 입김? 스웨덴 법원, 19세男 폭행한 미국 래퍼 A$AP 로키 석방

    트럼프의 입김? 스웨덴 법원, 19세男 폭행한 미국 래퍼 A$AP 로키 석방

    스웨덴 법원이 19세 남성을 구타한 혐의로 구금됐던 미국 래퍼 A$AP 로키(30)를 임시 석방했다. 그의 석방을 스웨덴 정부에 탄원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득달같이 트위터에 글을 올려 그의 이름을 좇아 “가능한 한 빨리(as soon as possible) 귀국하라”고 반겼다. 본명이 라킴 마이어스인 그는 오는 14일 판사가 폭행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 때까지 풀려났다. 그와 두 수행원 블라디미르 코르니엘과 데이비드 리스포스는 지난 6월 30일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스매시 페스티벌에 참가해 연주를 마친 뒤 이 청년을 폭행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해왔다. 세 사람은 맥스 버거 체인점 근처에서 두 남성이 계속 자신들을 따라오며 놀리자 시비가 붙었고 드잡이로 발전했는데 이들은 모두 스스로를 방어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웨덴 검찰은 2일 스톡홀름 지방법원 심리 사흘째에 A$AP 로키와 동료들이 스스로를 방어할 위치에 있지 않았으며 폭행을 피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갖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다니엘 수네손 검사는 6개월 징역형을 구형했다. 로키의 변호인 슬로보단 요비치치는 미리 짜여진 집단 폭행이 아니었으므로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르 레너르브란트 판사는 셋이 구금에서 풀려나 배심원 평결이 있기 전까지 이 나라를 자유롭게 떠나도 된다고 판결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런 판결은 무죄 판결이나 선고 형량이 이미 복역한 양에 못 미침을 뜻한다고 전했다. 요비비치 변호인도 의뢰인이 “이제 자유인”이라며 “2주 이상 근심하며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를 즉각 석방하라는 온라인 청원에 이미 64만명이 서명할 정도로 이 사건은 국제적 관심을 끌었다. 로키에게 정의를(#JusticeForRocky) 캠페인을 지지한 이들 가운데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카니예 웨스트, 저스틴 비버 등 유명인들이 많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인질 문제 특사인 로버트 오브라이언을 스웨덴에 파견해 재판에 참석하도록 배려하는 등 많은 신경을 썼다.오브라이언은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로키를 “미국에 빨리 귀국시키겠다”고 말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너무 끔찍해서 게재하지 않는데 로키 일당에게 두들겨 맞은 피해자의 상처 사진을 보면 무자비한 폭행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검찰은 폭행에 병이 사용됐다고도 주장했다. 유죄가 선고되면 그는 2년 징역형을 언도받게 된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날 법정 밖에는 수십 명의 팬들이 몰려와 “로키를 석방하라”고 연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한화건설 새 주거 브랜드 ‘포레나’

    한화건설 새 주거 브랜드 ‘포레나’

    한화건설이 새로운 주거 브랜드인 ‘포레나’(FORENA)를 이달부터 적용해 사용한다고 1일 밝혔다. 포레나는 스웨덴어로 ‘연결’을 의미한다. 사람과 공간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주거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브랜드의 슬로건인 ‘특별한 일상의 시작’은 포레나를 통해 경험하는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내포돼 있다. 포레나는 아파트, 주상복합 등 공동주택의 통합 브랜드로 기존 브랜드인 ‘꿈의그린’과 ‘오벨리스크’를 대체하게 된다. 이번 신규 브랜드는 ‘포레나 천안 두정’(1067가구)을 시작으로 ‘포레나 전주 에코시티’(817가구), ‘포레나 인천 루원시티’(1128가구), ‘포레나 대전 도마’(1881가구) 등 하반기 분양 예정 단지에 적용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브라질, 쿠바 의사 2200명 난민 자격 인정

    브라질, 쿠바 의사 2200명 난민 자격 인정

    브라질 정부가 빈곤 지역 의료 서비스 프로그램인 ‘더 많은 의사들’에 참여했다가 귀국하지 않고 브라질에 체류 중인 쿠바 의사들에게 난민 자격을 인정하기로 했다. 브라질 정부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자국에 체류 중인 쿠바 의사 2200여 명의 난민 신청을 받아들여 합법적인 거주 권리를 인정하게 됐다. 브라질 정부는 쿠바 의사들을 공공의료 서비스인 통합보건시스템(SUS)에 합류시켜 활동하도록 하고 2년 후 이들의 활동 내용 등을 평가해 거주 기간을 연장해주는 방식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국가난민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브라질에 난민 신청을 한 쿠바 의사는 2209명에 이른다. 1년 전인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의 880명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들은 브라질 정부가 빈곤 지역 의료 서비스 확충을 위해 2013년부터 시행한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귀국하지 않고 브라질에 체류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 본업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우버 택시 운전이나 병원 행정 업무, 상업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생활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스웨덴 등 유럽 의료 선진국의 보건 정책을 본뜬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에 따라 브라질에서 활동한 외국인 의사는 1만 6400여명이며 이 가운데 쿠바 출신이 8300여명이었다. 브라질 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쿠바 의사들에게 월급을 직접 주지 않고 쿠바 정부에 달러로 전달했고, 쿠바 정부는 브라질 파견 의료인력의 신분을 공무원으로 규정해 일정액을 제외하고 월급을 지급했다. 쿠바 의사들이 실제로 받은 월급은 30% 정도로 알려졌다. 쿠바 정부가 의료 인력 파견으로 벌어들인 돈은 연간 11억 달러(약 12조 3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1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쿠바 정부는 의사들의 임금을 착취하고, 가족을 불러들이지도 못하게 하는 등 비인간적인 대우를 하고 있다”며 “이런 노예노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쿠바 정부는 이에 반발해 모욕적 언사를 참을 수 없다며 자국 의사들을 모두 철수시키고 외교 관계 중단을 경고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쿠바 정권의 부정적 면모를 부각시켜 단교 명분을 쌓으려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브라질과 쿠바는 1906년 외교 관계를 맺었다. 1964년 브라질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후 단교했다가 1986년 관계를 복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남자 자유형 50m 등 8개 종목 10년 묵은 세계기록 경신 언제?

    남자 자유형 50m 등 8개 종목 10년 묵은 세계기록 경신 언제?

    여드레 동안 ‘빛고을’을 후끈 달궜던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인어’들의 경쟁은 케일럽 드레슬(미국)과 사라 셰스트룀(스웨덴)이 두 대회 연속 남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면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는 건 메달과 기록, 두 가지다. 이 가운데 세계기록은 끊임없는 도전의 상징인 만큼 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광주에서는 남녀 합쳐 모두 10개의 세계기록이 나왔다.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 때의 43개(남 17개·여 26개)에 견줘 4분의1 수준이지만 2015년 카잔, 2017년 부다페스트의 11개와 비교하면 나쁘지 않다. 사실 로마대회 때는 특수 소재로 만든 ‘전신 수영복’이 기록 단축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FINA는 이를 ‘수영복 도핑’으로 간주하고 착용을 금지시켰다. 광주에서 ‘10년 묵은 세계기록’ 경신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남자의 경우 로마에서 세워진 17개 세계기록 중 4개 대회를 거치면서 7개가 깨져 광주대회 이전까지 10개가 남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고작 2개가 깨졌다.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접영 100m와 200m에서 세웠던 기록을 각각 드레슬(49초50), 크리스토프 밀라크(헝가리·1분50초73)가 경신했다. 세사르 시엘루(브라질)의 자유형 50m(21초08)를 비롯한 8개의 남은 기록들은 철옹성처럼 버텼다. 여자부는 개인전 네 종목 가운데 하나도 로마 기록을 허물지 못했다. 계영 800m에서 중국이 10년 전에 세웠던 기록(7분42초08)을 호주(7분41초50)가 경신한 것이 유일하다. 단축한 시간도 고작 0.5초 남짓이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남자 자유형 50m 등 8개 종목 10년 묵은 세계기록 경신 언제?

    남자 자유형 50m 등 8개 종목 10년 묵은 세계기록 경신 언제?

    여드레 동안 ‘빛고을’을 후끈 달궜던 광주세계수영선수권 ‘인어’들의 경쟁은 케일럽 드레슬(미국)과 사라 셰스트룀(스웨덴)이 두 대회 연속 남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면서 막을 내렸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는 건 메달과 기록, 두 가지다. 이 가운데 세계기록은 인간 한계를 상대로 한 끊임없는 도전의 상징인 만큼 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광주에서는 남녀 합쳐 모두 10개의 세계기록이 나왔다. 세계기록을 풀빵 찍듯이 만들어낸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 때의 43개(남 17개·여 26개)에 견주면 4분의1 수준이지만 2015년 카잔, 2017년 부다페스트의 11개와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사실 로마대회 때는 특수 소재로 만든 ‘전신 수영복’이 선수들의 기록 단축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FINA는 이를 ‘수영복 도핑’으로 간주하고 소재에 제한을 두는 한편 전신 수영복의 착용을 금지시켰다. 광주에서 ‘10년 묵은 세계기록’ 경신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남자의 경우 로마에서 세워진 17개 세계기록 중 7개가 깨져 10개가 남아 있었지만 광주대회에선 고작 2개가 깨졌다.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접영 100m와 200m에서 세웠던 기록을 각각 드레슬(49초50), 크리스토프 밀라크(헝가리·1분50초73)가 경신했다. 세사르 시엘루(브라질)의 자유형 50m(21초08)를 비롯한 8개의 남은 기록들은 철옹성처럼 경신을 불허했다. 여자부는 개인전 네 종목에서 로마 기록을 허무는 데 실패했고, 계영 800m에서 중국이 세웠던 기록을 미국(7분41초50)이 0.5초 남짓 줄이는 데 그쳤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2020 부산비엔날레 전시 감독에 야콥 파브리시우스 선정

    2020 부산비엔날레 전시 감독에 야콥 파브리시우스 선정

    2020 부산비엔날레 전시 감독에 유럽에서 활동 중인 전시기획자 야콥 파브리시우스(48)가 선정됐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내년 9월 개최 예정인 2020 부산비엔날레 전시 감독으로 덴마크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전시기획자 야콥 파브리시우스를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전시 감독 선정은 2018년에 이어 공모로 이뤄졌다. 내년은 부산비엔날레 출범 20주년이 되는 해다. 조직위는 20주년 기념행사 준비를 위해 전시 감독 선정을 예년보다 6개월가량 앞당겨 선정했다. 조직위는 2020 부산비엔날레를 청년성·역동성·개방성 등 그동안 구축해온 정체성을 더욱 견고히 하고 나아가 동시대 미술계에 새로운 시선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전시로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전시 장소 물색 등 다양한 변화를 모색한다.전시 감독 공모에는 국내외에서 50명(팀)이 응모했다. 야콥 파브리시우스는 덴마크를 기반으로 스페인,스웨덴,프랑스 등 유럽 예술 기관 등지에서 20여 년 활동한 전시기획자다. 코펜하겐대학에서 미술사를, 서식스대학에서는 현대문화를 전공했다. 지난 2월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주한덴마크대사관과 주한영국문화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ARKO 국제심포지엄에서 ‘예술지원 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현재 덴마크 오르후스시 현대미술관 쿤스트할 오르후스(Kunsthal Aarhus) 예술감독으로 재직 중이다. 이른 시일 안에 부산을 방문해 둘러보고 국내 작가들과 미팅하며 내년 전시 기획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펠프스 넘고 드레슬 시대 열다

    펠프스 넘고 드레슬 시대 열다

    6관왕·세계新… 대회 남자 MVP 선정 티트머스·밀라크 등 샛별도 세대 교체케일럽 드레슬(23·미국)이 2년 전 부다페스트에 이어 광주에서도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수영 황제’의 등극을 알렸다. 드레슬은 28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막을 내린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영에서 라이언 머피, 앤드루 윌슨, 네이선 애드리언과 함께 3분28초45에 2위로 터치패드를 찍어 은메달을 합작했다. 7번째 금메달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27일까지 6개 종목 정상에 올랐던 그는 이번 대회 가장 밝게 대회를 빛낸 ‘별 중의 별’로 선정됐다. 여자 MVP에도 부다페스트대회 당시 선정됐던 사라 셰스트룀(스웨덴)이 2개 대회 연속 최우수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금메달은 1개(접영 50m)에 그치고 은 2개와 동 2개를 수확했는데, 이날 여자 접영 100m 시상식을 마친 뒤 손바닥 ‘RIKAKO ♡ NEVER GIVE UP IKEE ♡’(리카코, 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메시지로 백혈병 투병 중인 이케에 리카코(일본)를 응원하는 세리머니를 펼쳐 감동을 주기도 했다. 드레슬은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이름을 ‘세계 수영사’에서 지우고 대신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자신의 왼팔에 새긴 독수리, 곰, 악어의 수호 문신이 상징하는 힘과 지혜, 용기를 이번 대회 자유형 50·100m와 접영 50·100m, 남자 계영 400m, 혼성 계영 400m에 쏟아부으며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접영 100m 준결승에서 49초50의 세계신기록으로 펠프스의 기록을 밀어냈고, 자유형 50m 결승에서는 21초04의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해 풍성한 기록을 수확했다. 이 가운데 접영 100m 세계기록은 10년 전 로마세계선수권대회 때 펠프스가 기록했던 49초82의 종전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명실공히 미국 수영을 대표하는 ‘펠프스의 후계자’로서의 존재감을 내뿜었다. 그는 27일 하루에만 자유형 50m, 접영 100m, 혼성 계영 400m 금메달을 쓸어담아 부다페스트대회에 이은 ‘하루 3관왕’ 진기록도 남겼다. 2000년대에 출생한 ‘새로운 별’들은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아리안 티트머스(19·호주)는 여자 자유형 400m에서 ‘여제’ 케이티 러데키(미국)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 경영 첫날부터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계영 800m에서도 러데키가 출전한 미국의 5연패를 저지하는 데 앞장서며 2관왕에 오른 그는 러데키와 맞대결을 벌인 자유형 800m에서 동메달을 보탰다. 티트머스와 동갑내기인 크리슈토프 밀라크(헝가리)는 남자 접영 200m 결승에서 1분50초73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밀라크도 드레슬과 마찬가지로 펠프스의 10년 전 기록(1분51초51)을 깨뜨리며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을 알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北 이스칸데르 잡는 요격 미사일 ‘PAC-3 MSE’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北 이스칸데르 잡는 요격 미사일 ‘PAC-3 MSE’

    지난 25일 오전 북한은 원산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분석 과정에서 사거리와 관련되어 혼선이 있었지만,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6일 브리핑을 통해 발사한 미사일 2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비행거리는 모두 약 600km로 파악됐다고 밝혔다.우리 군 당국이 주목한 것은 탄도미사일이 낙하하기 전 하강 단계에서 추가로 상승해 비행했다는 점이다.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은 기존의 탄도미사일과 달리 포물선 비행을 하지 않고 독특한 비행궤적을 선보인 것이다. 이러한 미사일들은 유사 탄도미사일(Quasi Ballistic Missile)로 분류된다. 특징으로는 낮은 정점 고도를 가지며 하강과 함께 활공을 하고, 이후 미사일에 달린 날개와 추력편향장치를 움직여 독특한 비행패턴을 선보인다. 이 때문에 기존 요격 미사일로 파괴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자랑하는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배치되었고 올해로 운용된 지 13년이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미사일의 비행 특성과 관련된 정보들이 많이 노출된 상황이다.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미국은 패트리어트에서 사용되는, PAC-3 미사일의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신형 PAC-3 MSE(Missile Segment Enhancement)를 개발해 야전에 배치하고 있다. PAC-3는 탄도 및 순항 미사일이 혹은 항공기에 직접 충돌해 요격하는 미사일로 잘 알려져 있다. PAC-3 MSE 미사일은 기존 PAC-3 대비 요격 사거리와 고도 그리고 기동성이 대폭 늘어났다. 신형 날개와 이중 추진이 가능한 신형 추진체를 장착한 PAC-3 MSE 미사일은 40km 이상의 고도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한다. 기존 PAC-3는 20여km의 고도에서만 요격이 가능했다. 또한 기존 PAC-3에 비해 크기가 커지면서, 발사대에 장착되는 미사일의 개수는 소폭 줄어들었다. PAC-3 미사일이 발사대에 최대 16발의 미사일을 탑재했다면, PAC-3 MSE는 12발만 장착한다. 또한 전력화 시험과정에서 러시아의 이스칸데르를 묘사한 신형 표적을 성공적으로 요격한 바 있다.주한미군은 PAC-3 MSE 미사일이 초기 작전 운용 능력에 들어간 2016년부터 미8군 예하 제35방공포병여단에 전력화를 시작했으며 주요 미군 기지가 위치한 평택, 수원, 오산, 군산에 배치를 완료했다. PAC-3 MSE의 배치로 주한미군의 미사일 방어능력은 대폭 향상된 상황이다. 성주에 배치된 사드가 고도 40~150km 미사일 요격을 담당하고 40km 안팎에서는 PAC-3 MSE가 재차 요격을 시도한다. 그 이하 고도에서는 PAC-2와 PAC-3 미사일이 사용된다. 우리나라도 증가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지난해 도입을 결정했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수십여 발을 들여올 계획이다. 이밖에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위협에 노출된 유럽의 루마니아, 폴란드, 스웨덴도 패트리어트와 PAC-3 MSE 미사일을 구매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금융·부동산 심상찮은 이상신호… 전세계 짙어지는 ‘위기의 그림자’

    금융·부동산 심상찮은 이상신호… 전세계 짙어지는 ‘위기의 그림자’

    2008년 9월 15일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를 대공황의 위기로 밀어 넣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과감한 조치와 주요국 정부 간의 공조, 중국의 과감한 재정 정책 등을 통해 최악의 파국은 막을 수 있었다. 이후 유럽연합(EU)의 재정 위기를 비롯해 여러 차례의 위기와 침체 상황이 나타났지만 그때마다 중앙은행들의 금융 지원과 재정 확대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10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문제가 생기면 정부와 중앙은행이 막아줄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세계는 혼란을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듯 보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제금융 신용 붕괴로 위기에 직면했으나 미국과의 통화스와프와 더불어 과감한 재정 지출, 그리고 원화 약세를 통한 수출 확대를 통해 비교적 쉽게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9년 들어 우리의 경제 상황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7월 20일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약 299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하였으며, 수입 역시 5.6% 감소하였다. 수출의 감소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세계 교역량의 감소에 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세계 경제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세계 주요 경제권 모두 어두운 모습 2019년에 들어오면서 세계 주요 경제권은 모두 어두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호경기를 누리고 있다. 2019년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2.3%에 이르렀고, 실업률은 50년 래 최저수준인 3.7%를 유지하고 있다. 완벽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미국 경제지만 사실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부정적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택담보 대출의 부실이 문제가 되었던 관계로 여러 가지 기준과 까다로운 심사가 이루어지면서 주택담보 대출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기업 부채 급증에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전체 기업 부채는 약 5조 달러 규모였지만 지금은 10조 달러에 이르고 있다. 기업 활동의 활성화에 따른 부채 확대라면 다행이겠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가 정크본드 수준의 위험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저렴한 상황이 조금만 악화되면 정크본드로 전락할 수 있는 BBB등급의 회사채 규모 역시 1조 달러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로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 현실은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림 1] 참조)실물의 경우에 있어서도 미국 내 물동량 감소 추세가 확대되고 있으며, 산업생산, 건설투자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하락을 넘어 마이너스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완전 고용에 가까운 고용률을 보이고 있는 미국이지만 몇몇 지표에서는 의외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구입 대출 연체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1조 500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학자금 대출의 경우 2018년 말 기준으로 1660억 달러 규모가 부실로 분류되고 있으며, 2023년까지는 40%가 부도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져왔던 주택담보 대출 부도율이 11.5%임을 감안할 때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림 2]]) EU의 경우 2012년을 전후한 재정위기를 겪은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 못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유동성 공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는데 이러한 유동성 증가가 채권시장으로 쏠리면서 마이너스 채권이 급증하고 있다. 일정 기간 돈을 빌려주면 거기에 해당하는 이자를 받는 것은 자본주의의 당연한 원칙이다. 조건에 따라 이자율은 변화할 수 있지만 돈을 빌리는 쪽이 이자를 지불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지금 전 세계적으로 상식 밖의 일이 일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EU 회원국이 발행하는 국채의 10%가량이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채를 넘어서 회사채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하고 있으며, 독일이나 프랑스 등 주요국가가 아닌 폴란드, 헝가리 등 주변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마이너스 금리 채권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국면이 예상될 경우 등장한다. 이러한 마이너스 채권은 일본에서는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의 70% 이상일 정도로 일상화되었지만 이러한 추세가 일본을 넘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넓게 퍼져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블룸버그 뉴스 7월 16일 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마이너스 국채의 물량은 한 달 전과 비교할 때 5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회사채의 경우도 같은 기간 3배 이상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림 3]참조) 중국의 경우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경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은 심상치 않다. 막대한 고정투자를 통해 수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는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고용은 감소하고 있으며, 기업이익 역시 마이너스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다. 과거의 성장 및 경기침체 대응 방식이 먹혀들고 있지 않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통화를 시장에 풀고 있지만 신용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시장 내 통화증가율은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 기업의 채무불이행은 급증하여 1~4월까지 약 6조 7560억원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2018년 동기 대비 3.4배이며, 중국 기업의 부도가 급증했던 2016년에 비해서도 3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여기에 중국 내 금융기관 부실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6월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내몽고 자치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바오상 은행의 정부 관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부실 은행에 대하여 정부가 구제 조치를 실시한 것이었는데 정부의 이런 조치가 오히려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2018년 사업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은 은행은 바오상 은행을 포함해 총 19곳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의 자산 규모만 해도 약 760조원에 이르는데 상당수는 악성채무로 추정되고 있다. 감독과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그림자금융 역시 오래전부터 부실 위험성이 제기되어 왔으나 제대로 된 정리 조치가 취해지지 못함으로써 불안을 가중시켜왔다.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많은 해외 국가에 제공된 대출금 역시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이 발생할 경우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 역시 위험 요소로 꼽히고 있다.●부동산 시장의 급등과 하락세의 시작 금융 시장과 더불어 부동산 시장의 상황 역시 좋지 않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주요국의 부동산 시장은 같은 흐름을 보이는 동조화 현상을 보였으며, 이는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유동성의 확대는 부동산으로 유입되면서 가격을 상승시키고, 한곳에서 발생한 상승세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전 세계의 부동산, 특히 주택가격을 상승시키게 된다. 과거 사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러한 사이클의 시작은 캐나다와 스페인인 경우가 많으며, 여기에서 시작된 경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을 거쳐 한국과 독일에 이르는 과정을 거친다. 1995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주요 국가의 주택가격은 2008년을 전후해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2013년을 전후하여 다시 상승세로 반전하여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다. 이 기간 동안 주요 국가의 대도시 주택가격은 급등하였다. 뉴욕, 런던 등은 전 세계적인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주택가격 상승이 가속화되었으며, 부동산 가격과 별 상관없을 것 같은 북유럽 국가들 역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북유럽의 주택가격은 2017년까지 1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올랐다. 북유럽의 경우 2008년을 전후한 저점과 비교했을 때 전국 평균 주택가격은 스웨덴 81.8%, 노르웨이 79.9%가 상승하였으며, 대도시를 중심으로 놓고 보면 그 상승폭은 훨씬 가파르다. 최근에는 오랫동안 안정적인 주택가격을 보여왔던 독일까지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독일 수도인 베를린은 2016~2017년 사이에 주택가격이 20.5% 상승하여 150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베를린 이외에 함부르크(14.1%, 7위), 뮌헨(13.8%, 8위), 프랑크푸르트(13.4%, 10위)도 매우 높은 주택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2010년 이후 독일 전체 주택가격은 60% 올랐으며, 임대료도 베를린의 경우 2008년 이후 2배, 뮌헨은 61% 상승하였다. 이와 같은 주택가격 급등은 대도시로 몰리는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는 부족한 공급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증가하는 수요로 인해 상승하는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유동성이 존재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주택에 대한 차압과 경매 등이 진행되면서 거품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지만 10년의 시간이 경과하면서 다시 거품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은 2019년 들어 변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주택가격 상승이 나타났던 캐나다와 호주의 주택가격이 2018년 연말을 전후하여 하락하기 시작하였으며, 2019년 들어서는 뉴욕 및 런던의 주택가격이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였을 때 하락세로 반전하였다.([그림 4]참조)주택 부문의 하락과 더불어 사무용 건축물 역시 공실률 증가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선전의 경우 공실률은 16.6%에 이르고 있으며, 베이징 15%, 상하이 18%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방정부와 공기업은 부동산 개발을 통해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그림자금융을 비롯한 각종 편법이 광범위하게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부동산 부문의 하락과 위축은 매우 큰 파괴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부처·정책라인 경보·대비하는 모습 안보여 국제 금융 및 부동산 시장 모두 이상 신호를 보이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높은 경제성장률이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상황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냉정하고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관련 부처 및 정책 라인을 장악하고 대응을 준비하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데 더 큰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겠지만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2008년과 달리 일사불란한 국제 공조는 기대하기 힘들며, 정책수단 역시 상당 부분 고갈된 상태임을 감안할 때 그 강도는 매우 셀 수 있으며,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경보를 울리고 대비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듣기 힘들고, 아파트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주장하는 목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과연 새로운 위기가 찾아온다면 우리는 과거처럼 잘 헤쳐 나올 수 있을까? 준비된 위기는 기회가 되지만 준비되지 못한 위기는 재앙일 뿐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금빛 역영’ 펠레그리니, 8연속 시상대 등정

    ‘금빛 역영’ 펠레그리니, 8연속 시상대 등정

    페데리카 펠레그리니(31·이탈리아)가 마침내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네 번째 금메달을 수확하며 8회 연속 시상대에 섰다. 펠레그리니는 24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광주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54초22에 터치패드를 찍어 금메달을 따냈다. 그가 시상대에 오른 것은 2005년 몬트리올대회 은메달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8회 연속이다. 2009년과 2011년 2연패를 달성하고 29세였던 2017년 부다페스트에서 케이티 러데키(22·미국)를 제치고 다시 정상에 올라 금메달 3개와 은 3개, 동 1개를 땄다. 그의 10년 묵은 세계기록 경신 여부도 주목거리였지만 뜻은 이루지 못했다. 자신이 2009년 로마대회에서 우승할 때 작성한 1분52초98은 10년째인 이번 대회에서도 깨지지 않았다. 그러나 펠레그리니의 야망은 ‘전설’들을 줄줄이 무너뜨린 ‘10대 소녀’ 아리안 티트머스(19·호주)도 깨지 못했다. 여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마지막 50m를 남겨두고 이 종목 4연패를 노리던 ‘여제’ 러데키를 따라잡아 금메달을 낚아채 대회 가장 큰 이변을 일으켰던 티트머스는 펠레그리니에게 0.44초 뒤진 1분54초66으로 골인, 2위에 그쳤다. 마거릿 맥닐(19·캐나다)에게 밀려 여자 접영 50m에서 역시 4연패가 무산됐던 ‘여제’ 사라 셰스트룀(26·스웨덴)은 0.56초 늦은 1분54초78에 터치패드를 찍어 예상됐던 ‘삼파전’에서 가장 뒤로 밀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자연 최대한 살린 도심개발 도시인의 정신건강 살린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자연 최대한 살린 도심개발 도시인의 정신건강 살린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자연과 가까울수록 병은 멀어지고 자연과 멀수록 병은 가까워진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국민의 91.8%가 도시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을 겨냥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뜨끔하게 만드는 문장입니다. 미국 워싱턴대 환경산림과학부를 중심으로 네덜란드, 영국, 스웨덴, 독일, 중국, 캐나다 7개국 31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도시 개발을 할 때 자연 그대로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도시민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5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에서 자연과 가깝게 지내는 삶이 행복감과 인지능력 향상, 정신건강 증진, 고통의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 줬습니다. 많은 나라가 도시 개발을 할 때 녹지공간 확보를 고려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문제는 어느 정도의 녹지가 최적인지 계량화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에 연구팀은 도시화 속에서도 개인의 정신건강을 지키고 자연을 보존할 수 있는 녹지공간을 정량화하는 최적화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이 모델에 따르면 지역 개발을 할 때 건물보다 자연을 우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건물을 지은 뒤 자투리땅에 녹지나 공원을 조성하는 것보다는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지역 개발을 하는 것이 도시화에 따른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말입니다. 연구팀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한가운데 위치한 ‘워싱턴 수목원’을 좋은 사례로 들었습니다. 워싱턴 수목원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자연을 인공적으로 가꾸는 것이 아니라 자연 모습 그대로 남겨 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대와 미국 카네기멜런대 공기·기후·에너지 솔루션센터 공동연구팀은 1999~2015년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 본토의 모든 지역에서 초미세먼지(PM 2.5) 농도와 사망률, 평균수명 증감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슨’ 24일자에 실렸습니다. 도심이나 발전소, 공장 등이 밀집한 지역에서 PM 2.5 농도는 특히 높았으며 매년 3만여명의 사망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기오염은 평균수명 역시 0.13~0.15년 줄이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연구팀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유병률과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대기오염 물질 발생원을 억제하는 정책과 함께 도심 숲 조성이나 자연보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에서 도시 개발은 환경과 자연에 대한 고려나 거주민의 삶의 질 향상보다는 물질적 자산 증식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지역에 조성되는 도시든 특색 없는 회색 콘크리트로만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최근 몇 년 새 1년 내내 미세먼지와 폭염을 걱정하면서 서로를 믿지 못하고 툭 부딪치기만 해도 폭발할 것 같은 분노조절장애 사회가 된 것도 결국 그런 ‘회색 콘크리트의 역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 ‘소녀 환경 전사’가 자신을 보이콧한 프랑스 의원들에 한 따끔한 질책… “과학적 진실, 외면하지 마세요”

    ‘소녀 환경 전사’가 자신을 보이콧한 프랑스 의원들에 한 따끔한 질책… “과학적 진실, 외면하지 마세요”

    스웨덴 출신 16세 툰베리, 프랑스 하원서 초청 연설툰베리 “불편한 것 말하는 나쁜 아이… 진실 외면 못해”“반바지 입은 예언가” “노벨 공포상 수사장” 조롱도최근 유럽에 폭염… 그녀 연설날 보르도 42.2도 기록16살의 ‘소녀 환경 전사’가 23일(현지시간) 내로하는 프랑스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다 지구온난화에 관한 과학적 진실을 외면하지 마라고 따끔하게 질책했습니다. 스웨덴 출신으로 기후변화 활동가로 지구촌에 널리 알려진 그레타 툰베리는 이날 프랑스 하원에서 연설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보수 정치인은 그의 등장을 못마땅하게 여겨 보이콧하면서 소셜미디어와 TV 인터뷰를 통해 이 소녀를 “노벨 공포상 수상자”라거나 “반바지 입은 예언가”라고 조롱했습니다. 이에 툰베리는 지지 않고 참석한 의원들을 향해 “우리는 어느 누구도 말하고 싶어 하지 않고, 말하려 하지 않는 불편한 것들을 말해야 하는 나쁜 아이들이 되었습니다”며 정치인들이 연설을 거부할 권리가 있지만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진실에서 고개를 돌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기후변화와 관련된) 수치들과 과학적 사실들을 단지 인용하기만해도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는 증오와 협박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의원들과 기자들로부터 조롱받고 있습니다”고 털어놓았습니다.툰베리는 또래 대표로서 지구촌의 유명 인사입니다. 지난해부터 기후변화에 대해 아무 대책이 없는 스웨덴 의회 앞에서 매주 금요일 나홀로 결석 파업을 시작하면서 환경 활동가로서 지구촌 운동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금요일 결석 파업은 곧이어 다른 학생들이 뒤따랐습니다. 지난 5월에는 지구촌 주요 도시에서 학생 수백만명이 하루 동조 파업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 소녀는 프랑스 하원의원 162명이 속한 초당파적 모임 ‘생태·연대적 전환의 가속화’의 초청으로 프랑스를 방문했으며, 이날 하원 빅토르 위고홀에 섰던 것입니다. 연설은 영어로 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정치인은 툰베리의 접근법이 공격적이며, 그녀는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도발했습니다. 보수 정당인 공화당(LR)의 당권에 도전하는 기욤 라리베는 “프랑스는 묵시록적 예언자가 아니라 과학적 전진과 정치적 용기가 필요하다”며 동료들에게 툰베리 연설에 불참할 것을 트위터를 통해 요청했습니다. 라리베는 또 이날 오전 TV 인터뷰에서 “공개 토론은 상징적 힘을 가진 한 사람, 또 허튼 소리를 많이 하는 사람에 초점이 맞춰져서는 안 된다”며 “툰베리와 관련된 문제는 그 아이가 학교 가기를 싫어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학교를 결석하고 수업을 빼먹는 것이 더 임박한 재앙이기 때문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역시 같은 당 당권에 출사표를 던진 쥘리앙 오베르는 “내가 가서 반바지 차림의 예언가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세요”라는 트윗을 날렸습니다. 그는 툰베리에 대해 “노벨 공포상 수상자”라거나 “녹색 환경사업이 아니라 지구에 관심을”이라고도 비꼬기도 했습니다. 유럽의회의 프랑스 의원 조르당 바르델라는 프랑스2 TV에 나와서 “어린이를 이용해서 세계가 불꽃에 휩싸일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메시지로 겁주는 것과 학교를 빼먹고 수업 거부 파업을 하는 것은 패배주의자와 같은 접근법”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바르델라는 극우 성향을 보이는 국민연합(RN) 소속입니다. 집권당 LaREM 소속 베네딕트 페롤은 “프랑스는 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수십년 동안 활동한 프랑스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할 수는 없나”라고 물으면서 툰베르에 거리를 뒀습니다. 그러나 많은 프랑스 정치인은 툰베리에 공감했습니다. 환경주의 정당인 ‘제네라시옹 에콜로지’의 델핀 바토는 “라리베와 오베르는 기후변화 문제를 내세워 당내 투쟁을 했다”고 비판했고, 사회당 대표 올리비에르 포르는 툰베리의 분노를 공유하면서 “우리는 충분하게 행동하지 못했다”고 반성했습니다. 프랑스의 대표 뉴스통신사 AFP는 “툰베리는 그동안 SNS에서 여러 공격에 노출됐지만, 정치인들이 그렇게 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일간 르몽드는 “툰베리가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격려를 받았고, 노르망디에서는 올해의 자유상을 수상했지만, 프랑스 의회에서는 조롱을 받은 뒤에야 박수를 받았다”고 촌평했습니다. 툰베리는 지난 20일 노르망디 자유상과 함께 받은 2만 5000파운드(약 3660만원)를 지구온난화와 관련한 활동 단체 4곳에 기부했습니다. 그리고 보니 요즘 유럽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툰베리가 하원에서 연설한 그날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의 낮 최고 기온이 42.2도를 기록해 이곳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프랑스·영국뿐 아니라 벨기에 네덜란드 등의 25일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할 것이라는 재난앙같은 예보가 나와 있습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자유형 200m 메달만 7개’ 펠레그리니, 한 번 더?

    ‘자유형 200m 메달만 7개’ 펠레그리니, 한 번 더?

    러데키 등 여제들 잡은 티트머스가 복병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수영 여자 자유형 200m 한 종목에서 7개의 ‘메달 농사’를 지은 페데리카 펠레그리니(31·이탈리아)는 8회 연속 메달과 네 번째 금메달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는 23일 준결선을 1위로 통과, 기대는 한결 높아졌다. 펠레그리니는 세계선수권 이 종목에서 2005년 몬트리올대회 은메달을 시작으로 7회 연속 시상대에 올랐다. 2009년과 2011년 2연패를 달성하고 2017년 부다페스트에서 케이티 러데키(22·미국)를 제치고 다시 정상에 올라 금메달 3개와 은 3개, 동 1개를 땄다. 그의 10년 묵은 세계기록 경신 여부도 주목거리다. 2009년 로마대회 우승 당시 작성한 1분52초98은 10년째 그대로다.그러나 펠레그리니의 야망은 ‘전설’들을 줄줄이 무너뜨린 ‘10대 소녀’ 아리안 티트머스(19·호주)에게 달렸다. 그는 경영 개막 이틀 만인 지난 21일 세계 수영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놓았다. 티트머스는 여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마지막 50m를 남겨 두고 이 종목 4연패를 노리던 ‘여제’ 러데키를 따라잡아 금메달을 낚아챘다. 역전패로 4연패 대기록을 순식간에 날린 러데키는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23일 열린 200m 예선을 포기했다. 티트머스는 예선을 3위로 통과한 뒤 준결선에선 2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했다. 10대 희생양은 러데키뿐만이 아니다. 이튿날인 22일 ‘여제’ 사라 셰스트룀(26·스웨덴)은 마거릿 맥닐(19·캐나다)에게 밀려 여자 접영 50m에서 역시 4연패가 무산됐다. 셰스트룀은 이날 200m 준결선에서 1분55초07로 터치패드를 찍어 4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펠레그리니에 불과 0.56초가 늦었다. 티트머스는 펠레그리니에게 0.22초 뒤졌다. 24일 결선은 펠레그리니, 티트머스, 셰스트룀의 ‘삼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美 군사연합’ 거부한 英… 유럽 주도 호르무즈 호위 나선다

    총리 존슨 진영과 반대… 실효성 의문 폼페이오 “이란 원유거래 中업체 제재” 영국이 페르시아만 호르무즈해협에서 유조선 안전을 위해 유럽 주도의 새로운 군사 연합체를 결성하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의 자국 유조선 나포에 대응할 방안을 찾기 위해 열린 긴급 관계장관 회의를 마친 뒤 의회에서 “유럽 주도로 해상 보호부대를 결성해 완전히 불법적인 이란의 국가적 해적 행위로부터 선원들과 화물을 보호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런 계획에 관해 독일, 프랑스,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외무장관 등 유럽국가들과 의견을 나눴으며,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도 이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영국 선박을 보호할 책임은 최우선적으로 영국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헌트 장관은 많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연합에는 참여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미국은 지난달 24일과 30일 자국 중심의 호르무즈해협 공동호위 연합체에 영국의 군사적 자원을 배치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헌트 장관은 분명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유조선이 나포된 뒤,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면 이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정치권의 비판이 장관에게 쏟아졌다. 헌트 장관은 이날 “미국의 ‘최대 압박 캠페인’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면서 “영국은 지난해 탈퇴한 미국과 달리 2015년 맺은 국제 핵합의의 지지자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외신들은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제재가 있기 때문에 결국 영국도 미국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 총리에 선출된 보리스 존슨 진영의 정치인들도 이 같은 분석과 비슷한 생각이다. 차기 외무장관으로 거론되는 마이클 팰런 전 국방장관은 “만일 미국이 유럽 주도 군사연합에 참여하길 원한다면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 내정자를 지지하는 이언 던컨 스미스 전 보수당 대표는 “어떤 자산도 갖고 있는 유일한 국가가 미국”이라고 말을 보탰다. 헌트 장관은 “미국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해군은 해당 지역에서 영국 선박 연료 재급유, 통신·지휘통제 시스템, 정보지원 등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항상 동반자 관계하에 군사 연합을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이란산 원유 거래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중국 국영 에너지업체인 주하이전룽에 제재를 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 압박 캠페인의 일환으로 미국은 주하이전룽과 그 회사 최고경영자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더 많은 돈이 아야톨라(이란 최고 지도자)에게 가서 미군, 선원, 공군, 해병을 투입하고 그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기생충, 올해 네 번째 1000만

    기생충, 올해 네 번째 1000만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개봉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 영화로는 19번째, 외화를 포함하면 26번째 1000만 영화다.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는 ‘극한직업’,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에 이은 네 번째다. 봉 감독 영화 중에는 ‘괴물’(2006)에 이어 두 번째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기생충’은 지난 21일 누적 관객 1000만 249명을 기록했다. 지난주 평일 관람객이 1만명을 밑돌았지만 20~21일 주말 이틀 동안 2만 3435명을 동원해 가까스로 1000만명의 벽을 넘었다. 봉 감독은 “관객의 넘치는 큰 사랑을 개봉 이후 매일같이 받아 왔다고 생각한다.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연배우 송강호도 “우리 관객들의 한국영화에 대한 자긍심과 깊은 애정의 결과여서 영광스럽다”고 배급사인 CJ ENM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영화는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있는 자본주의 사회를 봉 감독 특유의 블랙코미디로 풀면서, 긴장감을 팽팽히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봉 직전 한국영화 최초로 프랑스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골고루 갖춘 영화로, 칸 영화제 수상은 봉 감독 개인의 성취인 동시에 한국영화 전체의 성장을 상징하는 쾌거”라며 “외국 필름마켓에서 한국영화의 파워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정 평론가는 “초반 이슈몰이에 과하게 몰두하면서 스크린 독과점제의 폐해도 극명하게 보여 줬다”고 꼬집었다. 영화는 개봉 초반 전체 스크린 수를 30% 넘게 장악했지만 ‘알라딘’의 인기에 추격당하고 이번 달 2일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개봉 이후 ‘뒷심’이 달리는 모양새를 보였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개봉 직전인 지난달 29일과 30일에는 일 관객수 80만명, 76만명으로 승승장구했지만, 지난 2일엔 18만명으로 급격히 관객이 줄었고 이후에는 하락세가 눈에 띌 정도였다. 정 평론가는 “배급사가 초반 스크린 수를 줄이고 장기 상영을 꾀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배급사인 CJ ENM은 이번 영화로 7번째, 특히 올해에만 ‘극한직업´에 이어 두 번째 1000만 영화를 배출했다. 황금종려상 수상에 힘입어 22일 기준 판권을 산 나라가 203개국에 이른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5일 개봉 이래 한국영화 중 최고 흥행작이 됐으며, 베트남에서는 상영 첫 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는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흥행 1위를 달성하는 등 개봉한 나라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곧 미얀마와 태국, 필리핀에 이어 올해 안에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스웨덴, 이탈리아 등 모두 20개 나라에서 순차적으로 개봉한다. 윤인호 CJ ENM 팀장은 “203개 국가 판권 판매는 한국영화 가운데 최고의 기록”이라며 “외국 개봉 이후 성적도 좋아 일정 관객을 넘어서면 수익 분배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기생충’ 천만 관객 돌파에 봉준호 감독 “예상 못한 상황”

    ‘기생충’ 천만 관객 돌파에 봉준호 감독 “예상 못한 상황”

    영화 ‘기생충’이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기생충’은 지난 21일 개봉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한국영화 최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자 동시에 1000만명 넘는 관객의 사랑을 받은 영화로, 한국영화사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천만 관객 돌파 소식에 봉준호 감독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어서, 무척 놀랐다. 관객들의 넘치는 큰 사랑을 개봉 이후 매일같이 받아왔다고 생각한다.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배우 송강호는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관객분들의 한국영화에 대한 자긍심과 깊은 애정의 결과인 것 같다. 그래서 영광스럽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기생충’은 한국영화로는 ‘명량’, ‘극한직업’, ‘신과함께-죄와 벌’, ‘국제시장’ 등에 이은 역대 19번째, ‘아바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등 7편의 외화를 포함하면 역대 26번째로 1000만 영화가 되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괴물’과 함께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포함하게 됐다. 투자배급사인 CJ ENM은 ‘해운대’,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 ‘극한직업’에 이어 7번째, 2019년에만 ‘극한직업’에 이어 두 번째 1000만 영화 배급작을 배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7편의 1000만 영화 보유는 국내 투자배급사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영화의 해외 세일즈도 맡고 있는 CJ ENM측은 “‘기생충’은 올해뿐만 아니라 2020년까지도 세계 각지에서 개봉되면서 한국영화의 위상을 비약적으로 높여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생충’은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개봉 전부터 전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영화가 최초 공개된 후 각국 언론들은 “봉준호는 마침내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IndieWire), “‘가족영화’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특유의 다양한 천재성을 발휘한다”(Le Monde), “당신은 ‘기생충’을 보며 웃고, 비명을 지르고, 박수를 치고, 손톱을 물어뜯게 될 것이다”(BBC), “이것은 공식적인 의견이다. 칸 최고의 작품이다”(Beyond FEST) 등 찬사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기생충’은 상영 이후 영화제의 공식 데일리지인 스크린 인터내셔널(Screen International)을 비롯한 다수의 매체에서 상영작 중 평점 1위를 기록했고, 마침내 한국 영화 최초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후 황금종려상에 이어 지난 6월 5일 열린 시드니영화제에서도 최고상인 시드니 필름 프라이즈를 거머쥐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세계에 높였다. ‘기생충’의 세계 관객과의 만남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5월 30일 한국 개봉을 시작으로 프랑스,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각국에서 순차적으로 개봉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6월 5일 개봉해 역대 프랑스 개봉 한국영화 중 최고 흥행작이 됐다. 베트남에서는 6월 21일 개봉해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꿰찼을 뿐만 아니라 개봉 11일 만에 역대 베트남 개봉 한국영화 흥행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또한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는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흥행 1위 달성,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역대 개봉한 한국영화 흥행 1위 달성, 러시아에서도 역대 한국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 이 밖에 스위스(6월 19일), 싱가포르(6월 27일) 등에서도 개봉 후 관객몰이가 한창이다. 앞으로 7월에 미얀마와 태국, 8월에 필리핀과 이스라엘, 9월에 체코와 슬로바키아, 폴란드, 포르투갈, 10월에는 북미, 독일, 스페인, 그리스, 11월에 터키, 루마니아, 네덜란드 개봉이, 12월에는 스웨덴, 이탈리아, 헝가리 개봉이 예정돼 있다. 영국과 남미권은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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