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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를 테러한 이 패륜/이대로 가다간 우리는 공멸한다(사설)

    어처구니가 없다. 분노가 끓어오른다. 망연자실한다. 「일인지하만인지상」의 밀가루·달걀이 범벅된 얼굴은 오늘의 이 나라 일그러진 모습이다. 이것이 수출 10위권,국제 신인도 19위 나라의 자화상이란 말인가. 국무총리가 폭력을 당한 것이 아니다. 이 나라가 당했다. 어찌하여 나라꼴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싶어 침통해지는 마음을 가누기가 어려워진다. ○못된 버릇 조장한 결과 오냐 오냐 조동으로 키운 손자,할아비 수염을 뽑는다고 했다. 버릇을 제대로 못 가르친 앙화가 그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우리 「손자」들은 할아비의 수염만 뽑는 것이 아니다. 망건도 망가뜨리고 얼굴도 할퀸다. 그도 모자라 넘어뜨려서 올라탄다. 못되게 구는 버릇을 진작에 바로잡아놓지 못한 결과가 그것이다. 학장·총장실을 점거하고 스승의 머리를 깎고 멱살잡이하며 폭언을 했을 때,그때 단단히 혼을 냈어야 한다. 그렇건만 자기에게 떨어진 불똥이 아니라선지 유야무야 넘기기가 일쑤였다. 그러면서 「일리」가 있는 양 옹호론을 펴는 부류도 있었다. 그뿐이 아니다. 만능방패인 「민주화」를 내세우는 일부 몰지각한 어른들은 그 못된 버릇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못된 버릇은 상습화하고 면역을 심어 나왔다. 그 잘못된 어른들은 젊은이들의 잘못된 죽음까지를 잘못된 죽음이라 가르치지 못했다. 입으로만 건성으로 그러지 말라면서 그들의 잘못된 죽음을 영웅시함으로써 오히려 그 길의 선택을 미화하고 나섰다. 그들이 못된 어리광 부리는 「손자」들에게 가르친 것은 내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흑백논리였다. 도대체 「민주화」라는 것의 정체가 무엇이었던가. 인성이 마모되고 규범과 예절을 어겨도 괜찮은 것이었던가. 그렇게 해서 「쟁취」한 민주화로써 과연 무엇을 기대하려 했던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 어른들은 지금도 「백병원」과 「명동성당」의 배경을 이루고 있다. 오늘의 이 시점에서 수염 뽑히는 할아비들은 하나같이 어른 노릇 못한 점에 대해 자책해야 한다. 학생들이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양식들은 많았고 그를 부추기는 잘못된 어른들의 행태 또한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양심들도 많았다. 그러면서도 정작 그들을 다부지게 야단치는 일에만은 선뜻 앞서려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내편 아니면 적으로 치는 흑백논리의 악의에 찬 보복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질타할 줄 아는 어른으로 그런 점에서 최근의 김동길 교수나 김지하 시인,박홍 총장 등의 준절한 타이름과 꾸짖음은 모든 어른들이 본받아야 할 대목이다. 그들의 질타에 대해 재야나 운동권은 「배신자」로 낙인 찍었지만 그것은 「민주화」를 내세우면서도 얼마나 비민주적인 생리를 지녔는가를 말해주는 일이기도 하다. 그들이 어떤 현실적 이익에 좌우되어 한 언행은 아니지 않았던가. 그같은 영혼의 소리를 「배신」으로 몰아붙이는 독선에 대한 질타가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바로잡힌다. 그렇게 나무랄 줄 아는 「양식의 용기」가 끊이지 않아야 한다. 공권력의 행사에 대한 인식도 바로잡혀야 한다. 우리는 지금도 권위주의 시대의 잘못된 공권력 행사에 대한 막연한 선입관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정당한 행사에까지도 조금만 과격하면 곧장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다. 그러나 공권력의 위축은 남용되고 오용되는 행사 못지않게 우려해야 할 대목이다. 선진 제국에서의 가혹하고 냉엄한 공권력 행사의 사례를 우리도 알고 있지 아니한가. 잘못된 버릇을 바로잡는 첨병인 공권력에 대해 그것이 신중하고 올바른 행사일 때 국민적인 뒷받침을 해야 마땅하다. 공권력과 대등하게 「대치」할 수 있는 세력이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안녕 질서를 해치는 존재가 있다는 말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인성회복에 지혜 모을 때 일언이폐지하여 한 나라의 재상이 학원 안에서 학생들에 의해 집단폭행을 당한 일은 창피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정 총리는 총리로서보다도 먼저 교육자적인 양심으로 못 다한 강의를 보충하기 위하여 예전에 하던 대로 대중교통수단으로 학교에 가서 강의를 했다. 이런 스승에게 제자들은 폭행으로 보답한 셈이다. 위아래도 없고 법도 없고 예절도 없고 우악스런 폭력만이 있는 사회라 함을 내외에 과시한 꼴이 되지 않았는가.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우리가 제아무리 잘 살게 되고,또 그들 과격학생들이 주장하는 「민주화사회」가 된다고 해도 우리의 심성이 이렇게 황폐해지고 우리의 도덕률이 이렇게 와해되어 있다면 우리는 스스로 불행해질 수밖에는 없다. 남의 의견을 수용할 줄 아는 겸손을 잃고 나만 주장하면서 편을 가르고 내 뜻에 거슬리면 행패와 폭력으로 나온다 할 때 이 세상의 선의와 미덕이 어디에 발붙일 수 있다고 하겠는가. 이번의 정 총리에 대한 폭행사건은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모두가 함께 몰락하고 말 것이라는 심각한 시각에서 출발하는 대응이 있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나타난 현실에의 대응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 근원적인 병리가 무엇이며 어디에 연원하는 것인가에 대한 통찰도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 이와 유사한 혹은 그보다 더 흉악한 사단도 배제할 수 없으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 동안 행복의 기준을 지나치게 물질 쪽으로 설정한 나머지 인성을 잃어온 데 대한 성찰을 하면서 그 회복운동에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배우고 배우지 못하고 또는 가지고 가지지 못하고에 관계없이 오늘의 우리는 자족과 겸허를 잃고 욕망과 오만에 차 있다. 배타와 아집에 차 있다. 정 총리의 일그러진 얼굴에서 다시 한 번 그것을 읽는다.
  • 정 총리,「스승의 착잡한 심경」 토로

    ◎“스스로 내 종아리 때리고 싶은 심정”/“진실 받아들여주지 않는 것이 야속/공직 물러나면 교단에 다시 서겠다” 『책임이 있는 우리들이 잘못 가르쳐 그런 일이 생겼다는 심정에서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스스로 채찍을 들어 내 종아리를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정원식 국무총리서리는 4일 상오 기자간담회를 자청,외국어대생들에게 당한 집단폭행의 경위와 「스승」으로서 느끼는 착잡한 심경을 15분여에 걸쳐 털어놓았다. 정 총리서리는 이날 평소와 같이 상오 8시40분에 출근해 국무위원과 총리실 간부들의 위로인사를 받은 뒤 침통한 표정으로 소접견실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정 총리서리는 『노교수로서의 순수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지 않는 것이 야속하고 서글펐다』고 솔직히 토로하면서도 『스스로에게 채찍을 들고 싶은 심정』이라는 말을 몇 차례 되뇌었다. 그는 그러나 『어떤 시련을 겪는다 하더라도 교육을 포기할 수 없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고 공직에서 물러나면 다시 강단에 서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계속 강단에 서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믿고 가르치는 제자와 따르는 제자,나를 존경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학생들에 의해 운동장으로 끌려나왔을 때도 때리는 학생보다는 말리려는 학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외국어대 출강경위에 대해서는 『지난 3월4일부터 시간강사 자격으로 교육대학원 강의를 맡았으며 아프리카순방을 떠나기 전인 지난 5월에 종강날짜를 잡아놓았었다』면서 『비록 정부에 들어왔으나 학생들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신념에서 출강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 『계단으로 끌려내려 올 때는 자칫 쓰러지기라도 하면 더 큰 불상사가 날 것이라는 생각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의연하게 대처하려고 애를 썼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총리서리는 간담회 후 사과차 찾아온 이강혁 외국어대 총장 등 대표 3인을 면담한 후 심신의 충격을 우려한 비서진들의 권유로 나머지 일정을 취소하고 삼청동 공관으로 직행,휴식을 취했다.
  • 이 비통… 할말이 없다/정진홍 서울대 교수·종교학(특별기고)

    ◎“총리폭행” 캠퍼스 난동을 보고 김군에게. 할 말이 없네. 한밤과 한낮을 뒤척이며 겨우 자네에게 할 수 있는 말이 「할 말이 없다」고 하는 말 뿐임을 용서해주게. 그리고 이 말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발언이라면 지금 자네에게 쓰는 이 글도 멈추어야 하는 것이 당연할 걸세. 그런데도 나는 이 글을 이렇게 이어가고 있네. 이것은 참 어처구니 없는 역설이네. 하지만 「할 말이 없다」는 것이 자네가 어쩌면 짐작도 못할 곤혹스러움과 아픔의 끝에 겨우 발언된 것이라면,내가 자네와 같은 믿고 싶은 제자에게 그렇게 발언할 수 있기까지의 심정을 토로해도 좋으리라 생각되어 용기를 내고 있는 걸세. 이 마음을 자네는 헤아려 줄 수 있겠나. 생각해 보면 할말 없음의 정황이 벌어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 때문만은 아니네. 자네의 동료가 매맞아 죽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부터 내 기막힌 침묵은 시작되고 있었네. 아니,그 훨씬 이전에서부터 그래왔다고 해야 옳겠지. 어쩌면 그것은 자네들이 그처럼 한이 되어 외치는 분단에서 비롯한 것일 수도 있고,아예그 이전에 국권의 상실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고,그렇게 내친김에 아득한 민족사의 처음에까지 그 정상을 밀어올릴 수도 있을 걸세. 우리는 역사적 존재이니까…. 그러한 역사적 존재이기 때문에 역사의 주체이어야 하고 또한 역사를 새롭게 빚어 펼칠 책무를 지니고 있다는 것도 생각할 수 있네. 그리고 역사적 현실인 사회의 구조와 체제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넘어 그 개혁을 의도할 수밖에 없는 필연을 살아야 한다는 것,그 일에 젊음의 순수와 용기,그것이 몸짓되어 나타나야 한다는 당위도 그대로 승인되지 않을 수 없을 걸세. 사실 솔직히 말한다면 나는 자네들의 그 삶의 방식이 부럽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네. 그리고 내 어설픈 삶의 실상이 스스로 부끄러워질 때면 그에 비례하여 자네들에 대한 희망과 신뢰가 점증하는 것도 사실이네. 그렇다고 한다면 「할말 없음」의 정황이란 실은 불가능한 것이었어야 하고 오히려 자네들의 소리에 공명하고 자네들의 몸짖에 내 몸짓도 어울려 춤사위를 빚었어야 했을 걸세.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네. 왜 그럴까. 왜 이런 비참한 꼴이 되었을까. 자네들은 이미 그 대답을 현란하게 전개하고 있는 줄을 모르는 바도 아니네. 기회주의적 비겁성,프티 부르주아의 소시민적 타성,반동,마침내 적이라는 선언을 주저하지 않는 데 이르기까지 자네들의 판단과 정죄는 거침이 없었네. 옳은 이야기지. 그런 대담성도 없다면 자네들은 희망의 실체일 수가 없을 걸세. 하지만 자네들은 좀더 여유를 가질 수는 없는 것일까. 아니 굳이 여유라고 할 것도 아닐세. 자네들의 그 투명한 인식속에 자네들과 「다른」 어떤 고뇌의 주체들이 현존한다는 사실을 승인하는 지평은 확보될 수 없는 것일까. 충분한 공감에도 불구하고 같은 몸짓의 춤이나 동일한 소리로 발언하지 않는 현상의 분명한 현존을 다만 선악의 이원적 택일로 재단하는 그러한 태도 아니고는 접근할 도리가 없는 것일까. 만약 그럴 수 없다면 그러한 태도가 지극한 독선,환상적인 나르시시즘일 수도 있으리라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직해 볼 수 없는 것일까. 생각해 보세. 도대체 우리는 왜 분노하는가. 왜 개혁이나 혁명조차 추구하는가. 그릇된 체제,불의한 구조를 척결하려는 것이라는 대답은 너무 소박하네. 그것은 당연한 대답이고 직접적인 분노의 표적인 것은 틀림없네.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바른 체제,의로운 구조는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가. 다시 말해 분노를 일게 한 근원적인 것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사람이 사람답기를 바라는 꿈의 실현을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 말이 공허하게 들릴는지 몰라도 그것 이상 어떻게 더 현실적인 묘사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사람답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일세. 그것을 배신하는 어떤 의로움도,어떤 선도,어떤 혁명에의 기대도 우리는 그것을 승인할 수 없는 분명한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일세.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어떤 특정한 체제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는 인간으로서의 자존을 지니는 존재인 것이고,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진정한 고뇌는 체제자체가 어떻게 형성되어도 남아있을 인간성자체의 문제에서부터 출발하고 그것에로 되돌아오는 것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일세. 그렇다면 그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어떤 분노도,행위도 그것 자체로는 목적일 수 없는 다만 수단적인 가치에 불과한 것 아닌가. 그러기에 그것은 끊임없이 가변적인 것임이 역사에 의해 실증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우리는 인간을 배신하는 수단적 행위를 인간답기를 지향한다는 구실로 정당화하는 기만을 살고 있네. 이것이 어제 오늘 우리가 겪는 참상의 본연이 아닌가. 김군,빈 그룻의 공허를 순수라고 속이면,사려없음의 무모를 용기라고 스스로 기만하면,단세포적 반응을 진리의 확인이라고 착각하면,사람다움이란 어디에 자리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럴 수 있을 위험 때문에 고뇌하는 스승의 현존을 자네들은 끝내 외면하고 말 작정인가. 이 발언을 또 하나의 「정치현상」으로 환원하여 정죄하는 것으로 끝나도 우리는 정직한 것일까. 그러나,김군. 자네들만을 비난할 의도는 없네. 스승의 자리를 차지해온 몇십 년,그 세월을 자네들을 정직하게 만나고 살아보지 못한 내 부끄러움 때문이네. 그래서 결국 할말이 없네만 이 부끄러운 참회 속에 자네들의 참회가 어우러져 「참회의 공동체」를 빚고 싶다면 이것도 염치없는 욕심일까. 의로운 사회는 참회의 공동체를 모태로 하는 것이지 정죄의 공동체로부터 비롯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분명히 터득할 필요가 있네. 우리는 인간이 아닌가. 김군,「할말 없음」의 발언이 너무 길었네,그러나 어쩌랴. 자네들에게 아니면 누구에게 이 발언을 하겠나….
  • “인륜 저버린 행패 자행/일벌백계로 근절토록”/노 대통령,긴급지시

    ◎관계장관 대책 논의 노태우 대통령은 3일 저녁 대학생들의 정원식 국무총리서리 폭행사건과 관련,『이 사건은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사전에 모의하고 고의적으로 진행한 일인만큼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여 이같은 못된 소행을 저지른 자를 일벌백계토록 하라』고 윤형섭 교육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즉각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여 이 사건에 대한 대책과 이같은 일이 일어난 학원의 잘못된 풍토를 고칠 근본적인 대책을 논의하여 보고하라』고 아울러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TV를 통해 정 총리서리 폭행사건에 대한 보도를 보고 윤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이 지시하면서 『학생들이 국무총리인 스승에게 형언할 수 없는 행패를 자행한 일이 어떻게 대학에서 일어날 수 있느냐』고 개탄하고 『교수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마지막 수업에 나간 정 총리에게 이같은 폭행을 저지른 일은 학생 본분은 물론 인륜에 비추어도 용서받을 수 없는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상연 내무,윤 교육,최창윤 공보처 장관과 정해창 대통령비서실장,강용식 총리비서실장,심대평 국무총리행조실장 등은 이날 저녁 총리공관에서 외국어대 학생들의 정 총리 폭행사건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 “이럴수가…” 경악·분노/「정 총리 외대 봉변」소식에 모두가 흥분

    ◎“민주화를 외치면서 폭력 쓰다니…/스승에 대한 보답이 주먹질인가”/패륜적 작태… 관련자 전원 엄벌/김 법무 참으로 어처구니 없고 개탄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도덕과 인륜은 땅에 떨어지고 말았는가. 정원식 국무총리서리가 3일 하오 한국외국어대 교육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던 도중 이 학교 학생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계란과 밀가루세례를 받은 사실을 보고 국민들은 경악과 함께 하나같이 개탄해마지 않았다. 국민들은 정 총리서리가 3부 요인의 한 사람이라서기보다 오랫동안 교단에서 생활을 해오면서 수많은 제자를 길러온 스승의 입장에서라도 학생들의 그와같은 행동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아무리 이해관계와 의견을 달리 한다 해도 더욱이 아무리 철없는 학생들의 행동이라고 이해하려 해도 이번 사건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신문사에는 학생들의 폭력행동을 꾸짖으며 우리 사회에서 이같은 폭력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독자들의 전화가 빗발치기도했다. 이날 TV뉴스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았다는 연세대 송복 교수는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라며 『스승으로서 교단에 마지막으로 선 사람을 끌어내 학생들이 폭행하는 교육계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송 교수는 『스승의 머리를 강제로 깎고 총장 사진을 밟고 다니는 등 최소한의 도리마저 잃은 학생들이 앞으로 어떤 일을 저지를지 두렵기만 하다』고 말했다. 정무창씨(영창건업 대표)는 『학생들이 정 총리를 폭행한 일은 어떤 이유로도 변명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비록 정부에 대해 불만이 있더라도 내각 수반에게 직접적인 폭력을 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또 『정 총리가 이날 자신의 강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학교에 나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건은 총리에 대한 폭행일 뿐 아니라 스승에 대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김종희씨(57·여·문성국교 교사)는 『정 총리서리로서가 아니라 교수로서 자신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기 위해 마지막 강의를 하러 간 것을 학생들이 집단으로 폭행을 한것은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개탄했다. 김 교사는 『땅에 떨어진 도덕성을 바로 일으켜세우기 위해서라도 집단폭행에 가담한 학생들을 반드시 찾아내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기영 부장판사(서울민사지법)는 『한 나라의 내각 수반이 학생들로부터 봉변을 당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일 뿐더러 한 시민으로서 부끄럽기까지 하다』면서 『총리가 자신의 마지막 교수로서의 직분을 다하기 위한 자리에서 변을 당한 일은 어른과 스승을 공경하는 우리 사회에서 더더욱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야인사인 「전민련」 조직부장 김형민씨(31)는 『문교부 장관까지 역임한 총리가 대학조차도 자유스럽게 출입하지 못하는 현실이 개탄스럽기만 하다』면서 『정부는 학생들의 잘잘못을 떠나 왜 이러한 사태가 일어났는가를 냉전하게 판단,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치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일 변호사는 정 총리에 대한 학생들의 폭행소식을 듣고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학생들의 생각이나 행동이 아무리 정의롭다 할지라도 진리와 이성을 탐구하는 상아탑에서 폭력행사는,더욱이 한 나라의 총리에 대한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조관형씨(31·삼성전자 근무)는 『요즘 시국상황에서 재야단체 회원이나 운동권 학생들의 입장을 전혀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지만 일국의 총리가 스승의 입장에서 고별강연을 위해 대학을 방문한만큼 최소한 스승의 대우를 했어야 했다』면서 모두들 제자리·제위치에서 이탈해 목소리만 높이고 자기 주장만 내세우며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아 논어에 나오는 『군군 신신 민민에 학학」이라는 문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주동자 학측에 따라 처벌” 교육부 교육부는 이날 밤 윤형섭 장관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사태수습책을 논의했다. 교육부는 대학측이 이번 사건의 진상을 조속히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하고 주동학생들을 가려낸 뒤 학칙에 따라 처벌할 것도 아울러 지시했다. 윤 장관은 이날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다시는 이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들에 죄송”/외대 이 총장 회견 한국외국어대 이강혁 총장은 4일 0시20분쯤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라면서 『수사기관과는 별도로 진상을 조사해 관련학생 숫자가 아무리 많더라도 학칙을 엄격히 적용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학생들이 주장하는 「참교육」은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하고 『폭력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공권력이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은만큼 이를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전모의 여부 집중 수사” 경찰 김기춘 법무부 장관은 3일 밤 정원식 국무총리서리에 대한 학생들의 폭행사건을 보고받고 『학생들이 스승을 폭행한 이번 사건은 인륜도덕과 예의범절을 거스린 패륜적 사태로 동기여하를 막론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관련자 전원을 색출해 엄벌하라고 검찰과 경찰에 지시했다. 정구영 검찰총장도 이날 밤 사건에 대한보고를 받고 『이번 사건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사건 전모를 철저히 파악해 관련자 전원을 검거,엄단하라』고 관할 서울지검에 긴급 지시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서울지검 북부지청 장재 특수부장을 반장으로 하는 수사전담반을 편성,이 학교 총학생회장 정원택군(23·경제학과 4년)과 총학생 부회장 김경헌군(22·중국어과 4년),학보사 편집장 홍용희,문화부장 백경선(23),상경대 학생회장 박상우군 등 학생회 간부 5명이 이번 사건을 주동한 것으로 보고 4일중으로 이들에게 검찰로 나와줄 것을 요구하는 출두요구서를 보내기로 했다. 경찰도 이날 이완구 서울시경 3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전담반을 편성,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특히 학생들이 정 총리의 강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미리 밀가루와 계란을 준비해 이날 정 총리에게 던진 것으로 보고 사전모의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 「현장총리」에의 기대/나윤도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신임 정원식 국무총리서리가 27일 임명장을 받고 국무위원들과의 상견례를 끝낸 뒤 곧바로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총리비서진에서는 출입기자들과의 정식 첫대면인만큼 비교적 「가벼운」 얘기를 해줄 것을 주문(?)했지만 현시국이 시국인만큼 얘기는 시종일관 「무거운」 쪽으로 흘렀다. 시국수습 등 현안문제들에 대한 정 총리서리의 기본대응책은 이미 몇 차례 보도가 됐기 때문에 이날 대화의 초점은 자연스레 교육문제로 돌아갔고 마침 28일은 전교조 창립2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교육문제 가운데도 전교조문제가 주요 화제로 떠올랐다. 정 총리서리는 자신의 문교장관 재임시 발생했던 이른바 전교조 파동의 내용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주무장관이기에 앞서 선배로서 또 스승으로서 노조설립 만류를 위해 벌였던 눈물겨운 노력들을 열거하며 그 결과 당시 1만2천명의 가입교사가 1천5백명만 남기고 모두 탈퇴했으며 그후에도 계속 소청심사를 통한 복직의 길을 열어 1백명이 더 구제돼 지금은 1천4백명만 남았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정 총리서리는 당시 해직된 이들 교사들이 오늘날 반체제세력의 핵심집단으로 부상한 데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고 그 부당성만을 강조했다. 「중심을 잃지 않는 행정」. 특히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문교행정에 있어서는 더욱 「중심」이 필요했다는 정 총리서리의 행정철학에 동감을 가지면서도 우려 또한 금할 수 없는 것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전교조문제는 아직도 사회의 큰 앙금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정전반의 책임자로 나선 정 총리서리에게는 처음부터 이같이 뚜렷한 반대세력이 있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 될 것임은 확실하다. 정 총리서리가 당시 전교조파동과 부산대에서의 감금사건,세종대에서의 차량수난 등을 겪으면서도 현장방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던 사실과 장관퇴임 후 총장자리를 마다하고 일개 시간강사로 강단에 다시 선 교육자적 소신을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의 시각이 아닌 국민의 시각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학원에도 가고,시장에도 가고,지하철에도,산업현장에도 기꺼이 가겠다』는 얘기에 신선감을 느꼈으며 전교조문제도 결자해지의 묘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 10여 년 전 육아상담도서인 「정 박사와 의논하세요」를 펴내 화제를 모았던 정 총리서리가 이번에는 난마처럼 얽힌 현시국을 잘 풀어갈 「정 총리와 의논하세요」라는 멋진 정치상담서를 펴내게 될 것을 기대해본다.
  • 박봉에 시달리는 미 교사들(세계의 사회면)

    ◎연봉 증권중개인의 절반선/일부 주선 인상요구 파업도 지난 15일은 스승의 날. 스승의 날을 맞아 스승의 은혜를 기리기 위한 각종 행사가 요란하게 벌어졌지만 정작 우리나라 각급 학교의 교사들은 한때의 행사보다는 교권회복과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결과 밝혀졌다. 최근 한 외지는 우리나라 교사들이 갖고 있는 불만 가운데 가장 큰 불만인 「박봉」문제에 관해선 형편이 미국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국립교육연합(NEA)이 최근 공개한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워싱턴시와 50개주 공립학교 교사들의 올 평균연봉은 3만3천15달러로 나타났다. 이것은 지난해 대북 5.4%,10년 전에 비해서는 83%가 늘어난 액수다. NEA의 자료는 또한 고등학교사들이 국민학교 교사들의 연봉보다 1천2백53달러 많은 것으로 밝히고 있다. 낮은 봉급을 받고 있는 일부주의 교사들은 파업을 통해 그들의 봉급인상 요구를 어느 정도 관철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파업이 법으로 금지된 우리의 교사들과는상황이 조금 다르다. 알래스카와 코네티컷주의 교사들은 연봉이 평균수준보다 1만달러가 많은 각각 4만3천8백61달러로 1,2위에 올라 다른 주 교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극심한 박봉에 시달리는 교사들은 사우스다코타(2만2천3백63달러) 아칸소(2만3천40달러) 노스다코타주(2만3천5백78달러) 교사들로 이들의 연봉은 알래스카주 교사들의 약 절반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 웨스트 버지니아주는 올 연봉이 지난해보다 13.6% 올라 연봉상승률이 가장 높은 주로 밝혀졌는데 지난해 이곳을 휩쓴 교사들의 파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웨스트 버지니아주 공립교사들의 평균 연봉은 2만5천9백58달러로 51개 조사대상주 가운데 44위로 아직도 최하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웨스트 버지니아주와 마찬가지로 파업태풍이 불었던 오클라호마주 교사들의 경우도 지난해 대비,비교적 높은 6.8%의 연봉인상이 실현되긴 했지만 47위로 여전히 최하위수준에 머물고 있다. 교사들의 봉급수준과 관련,케이스 그레이거 NEA 회장은 『교사들의 평균연봉이 나쁜 수준은 아니지만 교사들은 전문기술 등으로 마땅히 받아야 할 액수보다 낮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미국내 피부과의사의 평균연봉은 9만2천2백달러,증권중개인은 7만1천3백달러,그리고 카피라이터(광고문안 작성자)는 4만1천1백달러에 이르고 있다.
  • 형태·무게 비슷한 마르크화 대신 이용(세계의 사회면)

    ◎폴란드 동전 “밀물”… 독 자판기 “비명”/4원20전짜리 넣고 420원 상품 빼가/통용중단된 ‘옛 엽전’까지 대량 유입/비자 면제로 쇼핑객 행렬… 양국정부 대책에 고심 독일의 마르크화동전을 사용하는 자동판매기가 독일동전과 무게·형태가 거의 동일한 폴란드의 즐로티(Zloty)화 동전을 넣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 무용지물이 될 운명에 놓여 있다. 폴란드 동전을 투입,자판기에서 상품을 빼가는 사례는 종전에도 있었던 일이었으나 지난 4월부터 독일과 폴란드간에 사증(비자)면제 조치가 실시되면서 폴란드관광객과 쇼핑객들이 대거 독일로 몰려들어 자판기상인들이 입은 피해는 여간 막심하지가 않다. 특히 독일에서는 토요일과 일요일 등 일주일에 이틀이 휴일인 데다 평일에도 하오 6시면 상점들이 문을 닫아 담배·청량음료·간이식품은 물론 지하철승차권·휴지·콘돔 등 일반 소비품들을 자동판매기에 의존하는 것이 일반화된 상태에서 갑자기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는 바람에 시민들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 이 때문에 1백50만개의 자판기를운영하는 독일상인들 사이에선 1마르크 동전을 사용 못하게 구조를 바꾸거나 아예 자판기를 철수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1마르크 동전(4백20원)과 20즐로티짜리 동전(4원20전)은 가치면에서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차이가 나지만 크기(마르크화 23.45∼23.68㎜,즐로티화 23.9∼24.0㎜)와 무게(5.56∼5.65,5.34∼5.74g),그리고 두께(1.65∼1.85,1.70∼1.80㎜) 등 모양과 형태가 비슷해 즐로티 동전의 가장자리를 샌드페이퍼로 약간만 문질러 자판기에 넣을 경우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데르강을 사이에 두고 폴란드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1억8천4백만개의 20즐로티 동전이 독일로 계속 밀려들고 있으며 더욱이 현재의 5마르크 동전과 형태는 같으나 통용이 중단된 구 20즐로티 동전까지 폴란드 고물상에서 독일로 유입되고 있어 자판기시장 질서를 송두리째 흔들어놓고 있다. 쾰른시 운수당국은 지난해 통일 이후 지하철·버스승차권 자동판매기에서 5만여 개의 구즐로티 동전을 회수,19만마르크(7천9백80만원)의 재정손실을 보자 최근 승차권자판기의 5마르크 동전 사용을 금지시켰다. 시당국은 사람들이 자판기에 5마르크짜리와 같은 형태의 구즐로티 동전을 투입하고 가장 운임이 싼 1마르크 20페니히짜리 어린이승차권을 산 뒤 자동적으로 거스름돈으로 반환되는 3마르크80페니히를 챙기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어 어린이승차권을 학교에서만 판매하도록 조치,사기수법으로 인한 시민들의 세부담을 줄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교통당국과 자판기 상인들은 현재 통용되고 있는 1마르크,2마르크,5마르크 동전 가운데서 형태가 다른 나라와 비슷한 것이 없는 2마르크짜리만을 사용할 수 있게 자판기 구조를 개조하고 있으나 시민들이 겪는 불편이 커 현재 논란이 분분하다. 독일정부는 이같이 마르크화와 폴란드 동전의 형태가 비슷한 데 따른 상거래의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바르샤바측과 협의를 하고 있으나 새로운 화폐발행은 절차상으로나 재정지출상으로 난점이 많아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외언내언

    어느날 자장이 길을 떠나려면서 스승(공자)에게 작별인사를 드리며 가르침을 청한다. 『수신의 요점을 한마디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행동의 근본은 참는 것이 제일이니라』(백행지본인지위상). 자세히 가르쳐 달라 하자 다시 말을 잇는다. 『천자가 일을 참으면 온 국가가 해로움이 없을 것이고 제후가 참으면 자기가 다스리는 땅이 커질 것이며 관리가 참으면 자기 지위가 올라갈 것이고 형제간에 참으면 집안이 부귀를 누릴 것이며 부부가 서로 참으면 평생을 해로할 것이고 친구끼리 서로 참으면 상대의 명예를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며 자신이 혼자 참으면 화가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공자 말씀. 이런 말을 들으면서도 범인들의 경우 실제생활에서 어느 선까지 어느 정도로 참아야 할 것인지는 알쏭달쏭해진다. 그저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는 것이 덕이 된다는 정도로 이해된다 할까. 사실,잠깐을 참지 못해서 크고 작은 일을 그르쳐버린 경우를 사람들은 누구나 경험한다. 신세를 망치고 사업을 망치며 우정이나 부부의 금슬 또는 형제간의 우애에 흠집을 내고. 뒤늦은 후회란 항상 상심만을 남길 뿐이 아니던가. ◆「욱하는 성질과 청소년 비행」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서울보호관찰소 소장 강지원 부장검사는 말했다. 『이 욱하는 성질만 고칠 수 있다면 폭력·살인 등 각종 범죄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그는 89년 비행청소년의 47%가 순간을 참지 못한 격발성이었음을 지적한다. 계획적인 것이 아닌 우발적 범죄가 대체로 이 유형들. 이런 범죄형태가 지금 늘어가는 추세다. ◆학자들은 이같은 「욱성」을 정신적 측면에서의 심인과 건강측면에서의 체인으로 나누어 생각하기도 한다. 그건 어쨌든간에 참는 미덕의 나사가 많이 풀려 있는 것이 현대. 사람들은 너나없이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 강 소장은 심성개선으로 오늘날의 범죄를 많이 예방할 수 있다고 결론짓는다. 두말할 것 없는 지언 아닌가.
  • 정원식 새 총리는 누구인가/특유의 달변… 친화력있는 교육자

    부드러운 외모와는 달리 소신이 강하고 배짱이 두둑하다. 또한 설득력있고 조리있는 말솜씨는 어려운 일을 풀어나가는 데 촉매역할을 하는 그의 장기이다. 노태우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개각을 하면서 그의 이러한 능력을 감안,매우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며 이 때문에 최근 대통령 특사로 아프리카 순방길에 오르기도 했다. 문교부 장관으로 2년 동안 재임하면서 「전교조」 사태를 원만히 처리했으며 대학의 학내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는 학교로 찾아가 교수 및 학생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적극성을 보였다. 다만 「전교조」사건을 처리하면서 1천5백여 명의 교사가 교단을 떠나게 된 것이 「옥의 티」라 할 수 있고 그도 이를 항상 가슴아프게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황해도 재령 출신으로 조원규 서울대 총장·윤자중 전 교통부 장관과는 해주 동중 동기생이고 김성진 전 문공부 장관과 안응모 전 내무부 장관은 그의 중학 후배이다. 서울대 사대 재학중에는 우익학생단체에서 활동했으며 통역장교를 거쳐 미국 조지피바디대에 유학,뛰어난 성적으로 한국유학생의 성가를 드높였다. 그뒤 30대 초반이던 4·19 직후 오천석 문교부 장관의 비서관과 장학관으로서 10개월 남짓 문교부에 몸을 담은 일이 있었으나 27년 동안 서울대 사대에서 후학들을 지도해왔다. 제자들 사이에서는 「매를 들 줄 아는 엄격한 스승」으로 알려져 있는 외유내강형. 79년에는 모 신문에 연재했던 「머리를 써서 살아라」는 유태인의 가정교육 소개 책자를 발간,수십만 권이 팔리는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밖에 「인간과 교육」 「교육환경론」 「카운셀링의 원리」 「아버지방법 어머니기술」 등의 역저가 있다. 문화·외교 등에도 일가견이 있으며 특히 음악에 조예가 깊어 클래식과 대중가요를 모두 즐기며 팝송가요 「선라이즈 선셋」과 우리 가요 「선구자」는 그의 18번 곡목. 노량진 대성교회의 장로로 운동은 테니스가 수준급. 부인 임학영 여사(62)와의 사이에 딸만 넷을 두어 모두 출가시키고 지금은 부부만 단둘이 살고 있다. ▷약력◁ ▲황해도 재령 출신 63세 ▲서울대 사대교육과 졸업 미 조지피바디대(철학박사) ▲육군대위 예편 ▲문교부 장학관 ▲서울대 사대조교수·부교수 ▲서울대 사대학장 ▲교육학 회장 ▲방송심의위 위원장 ▲문교부 장관 ▲덕성여대·외대 대학원강사
  • 시국선언과 교육부의 딜레마/오풍연 사회부기자(오늘의눈)

    강경대군의 치사사건을 계기로 나오기 시작한 「시국선언」에 전국에서 5천명이 넘는 교사가 서명을 했다. 국민학교 교사들은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전국적으로 12개 시 읍의 2천4백74개 중학교와 1천6백83개 고등학교 교사들이 참여한 것이다. 이에 주무부서인 교육부는 지난 10일 시도 교육청 학무국장회의를 열어 서명교사에 대한 징계방침을 시달하는 등 서명파동을 진화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으나 서명교사는 계속 늘기만 했다. 교육부로서는 여간 난처한 입장이 아님은 말할 것도 없다. 더욱이 엊그제까지 교사 등의 이익단체인 교총회장으로 있다가 입각한 윤형섭 교육부 장관에게는 이번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매우 중요한 일이 됐다. 취임 5개월째에 접어든 윤 장관은 기회있을 때마다 「교육의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해온 터였다. 따라서 정권의 퇴진과 강군 사건 관련자의 형사처벌 등을 요구하는 정치투쟁을 선언하고 나선 서명교사들의 징계문제에 대해 일반의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다. 현재까지는 『국가공무원법 및 사립학교법 등 실정법에 따라 의법조치하겠다』는 「엄포」만 있을 뿐 어느 곳에서도 징계처분은 없다. 지난 10일 시도 교육청 학무국장회의에서 징계방침을 강력히 시달할 때만 해도 지난 89년의 「전교조」 결성 때와 마찬가지로 형사고발이나 파면·해임 등 강경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우려됐었다. 그러나 무차별적 강경징계는 「불난 데 기름 붓는 격」으로 자칫 또다른 파동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듯 그 이후 교육부의 처신은 매우 신중해 보인다. 일면 다행스런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이쯤해서 교육부가 정말로 모든 서명교사를 징계처분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주동교사까지도 아무런 조치없이 「사면」할 수 있을 것인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이번 사태와 관련,서명교사들의 「집단행동」을 두둔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상식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자라나는 2세들의 교육을 맡고 있는 이들이 무리를 지어 정치투쟁에 나서는 것은 절대로 공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승의 권위를 되살린다는 의미에서 파면이나해임 등의 무거운 징계처분보다는 이번 사태를 더 이상 확대시키지 않고 서명교사들에게는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슬기로운 마무리 선처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획일적 입시제도 개선/전인교육으로 민주시민 키워야/노 대통령 강조

    노태우 대통령은 15일 낮 제10회 스승의 날 수상자 대표 2백명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하며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여러가지 제약에도 불구하고 3년간 1조1천여 억 원을 투자하는 등 교육과 교육환경개선에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말하고 『획일적인 입시제도에서 오는 교육의 파행성을 시정하고 민주사회의 시민을 기르는 전인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교육내용을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선진국을 이루는 데 필요한 질높은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하고 『우리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교육부문에 더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고 가시적인 개선이 있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또 교사 시국성명/서울·대구서 7백명

    서울지역 초·중·고 교사 6백7명은 15일 『현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정권이 국민 앞에 공개사과하고 내각은 사퇴하여야 하며 관련자를 형사처벌하고 사회민주화를 단행해야 한다』는 시국성명을 냈다. 【대구】 대구지역 현직 교사 1백1명은 15일 『현시국과 스승의 날을 맞이하는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백골단 해체와 공안통치 종식』을 요구했다.
  • 스승의 날 훈·포상자

    ◇국민훈장 모란장=△송영승(충남 용남국 교장) ◇〃 동백장=△하남주(광주 문성고 교장) △이영희(충북 영동농공고 〃) △김중호(경북 태화국 교사) △김형국(성균관대 교수) △곽종현(대전공업대 〃) ◇〃 목련장=△정진애(서울 혜화여고 교사) △이형우(대구 반야월국 교장) △이용상(대전 중앙국 〃) △김경석(속초상고 교감) △김성하(전주고 교장) △정방철(경남 반송국 〃) ◇〃 석류장=△이풍기(청량고 교장) △박지선(경남상고 교사) △김지철(인천 계산고 〃) △신찬호(경기 우정국 〃) △장일수(경기 기흥중 〃) △기재영(전남 영광중 교감) △오성대(제주 흥산국 교사) △김태현(예산농전 교수) ◇국민포장=△이태희(서울 장평국 교사) △김흥도(신진공고 교감) △조성룡(서울 상곡국 교사) △이신희(서울 관악국 교감) △박원표(부산 명장국 교사) △김경업(대구 제일여중 〃) △김상순(상인천국 〃) △유재옥(광주 대촌동국 〃) △조웅래(경기 안일여종고 〃) △박두하(경기 나래국 〃) △박현상(강원 유곡국 〃) △이규원(제천 동명국 교감) △김혜경(공주북중 교장) △임완규(전북 삼례국 교사) △장정목(순천여고 교감) △허진(경주여고 교사) △차혜자(경남 죽성국 〃) △정창진(경남 등대중 〃) △함순용(명지실전 교수) △이부조(전주교대부속국 교사)
  • “경제선진화 걸맞는 정신문화 계발 시급”/은사 25명 초청 오찬

    노태우 대통령은 14일 낮 자신의 초·중·고교 및 육사시절 은사 25명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베풀며 학창시절 스승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학생시절 스승과 요즘의 교사들을 비교한 뒤 『최근 우리 교육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교사들이 교원노조를 만들고 교수들이 농성하는가 하면 학생들의 과격시위나 분신이 잇따르는 등 안타까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면서 『경제발전에 상응한 정신문화를 계발하고 시민의식이 선진화 되어야 하며 경제·사회발전에 걸맞는 새로운 가치체계와 도덕성·윤리성을 세워 나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선진국들의 경험에 의하면 국민소득이 5천달러를 넘어설 때 계층간의 갈등이나 가치기준의 혼돈 등 어려운 일이 많다고 한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새로운 질서를 세워나가면서 참고 일하는 정부가 되도록 국정을 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오늘 스승의 날/유공 1천6백12명 포상

    제10회 「스승의 날」기념식이 15일 상오 9시30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다. 교직원과 학생 등 1천2백명이 참석할 이날 기념식에서는 1천6백12명이 각종 훈·포장과 표창을 받고 33년 이상 근무한 1천5백61명은 교육부 장관표창(연공상)을 받는다. 수상자 가운데 2백명은 노태우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대통령과 오찬을 나눌 예정이다.
  • 스승의 날과 서명교사(사설)

    「스승의 날」이 다가왔는데 교사들의 시국선언이 심상찮은 파동을 부르고 있다. 자식을 학교에 맡긴 부모들로서는 우울하고 걱정스런 사태다. 학교 밖 일반 사회에서 괴어오르는 것만으로도 지겹고 염증이 나는 갈등이 또다시 학교 안으로까지 번진 이 사태가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로서는 몹시 괴롭다. 우선 서명공방이 치열해져서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본연으로 하는 학교의 기능이 혼란을 겪는 그 자체를 우리는 원치 않는다. 사회환경이 불가피하여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혼란이라도 학교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해주도록 바라는 것이 교사들의 역할이다. 그런데 이른바 시국선언에 서명을 해가며 정치적 목적을 가진 특정집단의 행동에 동조해가며 혼란의 빌미를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는 결과를 만드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학부모로서 참기 어려운 일이다. 성년이 가깝게 자란 대학생의 경우에는 그래도 교수가 하는 행동에 분별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초중고교 학생들의 경우에는 감수성은 예민하고 판별력은 미분화상태에 있다. 그들에게 절대적인 모방대상이 되는 존재는 「선생님」이다. 그 선생님들이 특정 정치적 빛깔을 드러내며 집단행동을 한다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자기 자녀에게 주입하는 교사를 학부모로서는 용인할 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엄연하게 「선생님」들의 정치적 활동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민주시민교육을 맡고 있는 교사들이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교육은 준법교육이다. 교사 스스로가 극렬한 방법으로 법을 초월하는 「투쟁」을 벌이면서 학생들에게 준법을 가르칠 수는 없다. 연일 폭력시위가 거리를 메우고 있어서 시민의 일상이 불편하고 사회가 황폐해 있다. 이런 때일수록 민감한 10대에게는 화해와 평화의 기능을 일깨워주고 정서적 균형을 잡아주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교사의 임무이기도 하다. 현직 교사들이 「정권타도」 운동에 서명을 하고 집단시위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은 사회를 들끓게 하고 있는 불화의 열기를 조장하는 것과 같은 행위다. 이런 일은 「선생님」으로서는 삼가야 하는 일이다. 어떤 논리로도 이것은 「참교육」일 수 없다. 더구나 우리의 현실상황은 「타살정국」을 꼬투리삼아 「자살정국」으로 확대시켜가고 있는 혐의가 짙은 세력에 볼모잡혀 있다. 「주검」을 붙잡고 흩어졌던 세력을 모아 힘을 얻은 운동권이 「임시정부수립」의 목적까지 표방하며 그 세력기구를 상설화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선거에 의해 법통이 확실한 민주정부를 수립한 나라에서 「투쟁」으로 임시정부를 만들겠다는 해괴한 발상까지도 서슴지 않는 이런 세력과 같은 목소리의 같은 구호를 보통교육을 맡은 교사들이 외치고 그 운동에 동조한다는 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다. 교사도 시민이므로 잘못되어가는 사회현실에 발언할 권리가 있다는 논리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시민의 자격으로 할 일이지 교사의 이름으로 집단행동을 할 일은 아니다. 제자들에게 결과적으로 「법을 어겨도 괜찮다」는 것을 가르치게 되고 나아가서는 제자들에게 결과적으로 자살을 미화하는 행동을 보여주게 될 이런 정치적 투쟁방식에 교사들은 동조하지 않아야 한다. 지극히 일부이지만 사회가 이런 사태에 비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부 「선생님」이 길이 아닌 길로 가는 것을 보며 「스승의 날」을 맞는 불행이 학부모들에게는 안타깝다.
  • 「스승의 날」 기념우표

    체신부는 오는 15일 제10회 스승의 날 기념우표 1종(사진)을 발행,전국 우체국에서 판매한다. 스승에게 바치는 꽃다발이 도안된 이 우표는 1백원짜리로 3백만장이 발행되며 전지 구성은 20장으로 되어 있다.
  • 심성의 황폐화에 대한 성찰(사설)

    우리는 지금 우리의 코흘리개 2세들에게 친절하게 구는 어른을 경계하라고 가르쳐야 하는 삶을 살고 있다. 친절이라는 양의 가죽이 벗겨지면서 금방 늑대로 변하는 사례들을 경험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친절하고 따뜻한 행위를 진솔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심부터 해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삭막하고 슬픈 일이다. 이같은 현안은 우리 사회에 확산되어 가고 있는 심성의 황폐화에 기인한다. 자기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어린이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어버이의 가슴에 왕못을 박는 유괴­살인도 서슴치 않는 부류들이 늘어간다. 더구나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의식에 가책을 느끼지 않고 태연해 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것은 심성이 정·부정의 기준을 잃은 채 산성화해 버렸음을 말해 준다. 사람들은 화약고라도 달고 다니는 양 즉발적이고 과격해졌다. 툭 하면 욕설이 나오고 멱살잡이 판을 벌이기 일쑤이다. 지그시 참고 견뎌보는 미덕을 잃었다. 그래서 택시기사와 승객이 싸우고 대학의 대자보에는 『○○○ 패죽이자』와 같은섬뜩한 글귀가 나붙기도 한다. 까딱하면 벌이는 정치인들의 난장판이나 극한대결도 그것이고 공중전화 오래 건다고 금방 칼로 찔러 죽여 버리는 사건도 그것이다. 위아래도 없고 예절도 없다. 그래서 용돈 안 준 아버지를 타살하고 스승의 머리도 깎는다. 그렇게 정은 메말라 가고 버릇은 못되게 되어간다. 나만 소중하고 내 목소리만 높이고들 있는 것이다. 명지대생 치사사건도 그와 같은 황폐화한 심성들이 저지른 일로 보아 틀림이 없다. 과격해진 심성들이 이성을 팽개친 채 화염병을 날리고 각목을 휘두른다. 이에 대응하는 전경들이라 해서 하나같이 군자일 수는 없다. 어느 순간 황폐화한 심성이 고개를 버쩍 든다. 그래서 결코 적일 수 없는 젊은이끼리 적의를 품는 공방전을 벌인 결과가 그것이다. 잇따르는 분신·투신자살도 이런 심성에서 예외가 되는 것이 아니다. 과격해진 단기가 앞뒤 못 헤아린 채 막다른 길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참았으면 멱살잡이로까지 발전 안 했을 일과 마찬가지로 이 또한 조금만 참고 생각한다면 그 길이 최선이 아님을 알 수 있는 일이다. 하건만 이 불행한 사단은 계속 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황폐화한 심성의 저변이 넓어져 있다는 뜻이다. 결코 정상적이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근자의 대규모 시위사태에 대해 소외계층의 불만 표출이라고 표현한 외지도 있었다. 우리의 심성이 이렇게 황폐화한 이유 가운데 그 현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고 할 것이다. 경제의 성장과정에서 불균형이 심화해 나온 것이 사실이고 정경유착으로 부를 축적한 일부 가진자들의 부도덕성은 증오의 대상이 되고도 남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로 해서 소외계층의 심성이 뒤틀려 간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여기에 가세하는 것이 권위주의시대의 억압에서 풀려난 울분들의 동시적 표출이다. 더구나 이 표출은 민주화의 물결 속에서도 미처 민주의식을 체득하지 못한 채로의 각양각생의 무질서한 것들이다. 「공안통치」에 화살들을 쏘고 있지만 사실은 권위주의 시대 같은 공권력이 행사되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 스스로 절제하는 도덕성도 잃고 있고 공권력이 제대로 억제하지도 못한 가운데 과거와 현재의 울분까지가 거칠 것 없이 표출되는 현상이 오늘의 심성황폐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심성의 황폐화는 우리 모두의 삶을 괴롭고 절망스럽게 할 뿐이다. 또 항심으로 돌아가지 못할 때 우리는 이 불행을 되풀이해야만 한다. 따라서 정치도 재벌도 교육도 가정도…,우리 모두가 올바른 마음자리 되찾는 길을 생각하면서 그 길로의 지혜를 모아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 외언내언

    학생이 스승을 비방하고 폭행한다. 자식이 부모를 구타하고 살해하기까지 한다. 자살과 타살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시위를 했다 하면 화염병이요 돌멩이에 각목과 쇠파이프가 난무한다. 그것을 막는 경찰도 잡힌 사람을 실컷 두들기다가 죽게 했다. 옳다구나 하고 일어난 사람들이 온 세상을 시끌시끌하게 만들고 있다. ◆어쩌다가 세상이 이렇게 각박하고 살벌해져 버리고 말았는가. 최근의 한 동물실험결과가 생각난다. 좁고 밀도가 높은 「우리」에 사는 쥐들은 넓고 밀도가 낮은 「우리」에 사는 쥐들보다 공격적이고 전투적이며 잔인하더라는 것이다. 다른 이유들도 많겠지만 우리 사회의 각박한 오늘을 만들어내는 중요 요인 가운데 하나가 이 인구과잉과 도시집중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국의 인구통계연구소가 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54억의 세계인구가 앞으로 30년 안에 30억이 늘어나 84억에 달할 것이란다. 매초당 3명,매일 약 25만,그리고 1년에 약 1억씩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우리나라 인구는 91년의 연앙(7월1일 현재)인구가 4천3백20만6천6백88명으로 추정되는데 자연증가율은 0.9%. 작년에 비해 41만4천1백76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 추세로 가면 2천20년엔 5천19만3천명이 된다는 것. 세상은 세계고 한국이고 날이 갈수록 각박해 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잉 인구야말로 만악의 근원이란 말이 있다. 그것은 부족을 의미하며 부족은 쟁탈전을 불가피하게 한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교육문제·주택문제·실업문제·청소년문제·범죄문제·교통문제·환경오염 어느 것 하나 좁은 국토와 인구과잉에 관련 없는 것이 없을 지경이다. ◆광화문 거리를 오가는 젊은이들을 바라보면서 모두가 「시한폭탄」으로 보인다던 노경제학자의 우려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해마다 늘어나는 41만개의 입과 몸을 먹이고 힙히고 재울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가야 현상유지가 가능하다.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무의미한 시위에 끌려다니느라 그런 일이 뒷전이 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뭐가 크게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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