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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포럼]休校로 맞는 스승의 날

    ‘스승의 날’에 선생님들이 학교문을 닫기로 했다는 소식은 착잡하게 들린다.서울시내 529개 초등학교가 오는 15일 제18회 ‘스승의 날’을 가정체험학습일로 정하고 휴교한다고 서울초등학교교장회가 10일 발표했다.촌지와 선물로 야기되는 잡음을 없애고 스승의 날이 가진 참뜻을 살리기 위해 그렇게결정했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5월을 ‘촌지없는 달’로 정했던 지난해 스승의 날 서울 강남지역 87개 유치원이 일제히 문을 닫은 바 있다.일부 초·중·고교에서도 스승의날 하루 휴업을 검토했으나 교육청이 불가 방침을 내렸다.그런데 올해는 서울의 모든 초등학교가 교육청의 허가가 필요한 휴업 대신 교장 자율로 결정이 가능한 가정체험 학습일로 정해 스승의 날 학교 문을 닫는 것이다.법적으로 하자 없는 결정이긴 하지만 예삿일이 아니다. 오죽 했으면 선생님들이 스승의 날이 정해진 이후 처음 이같은 일을 하기로 했을까 하는 생각이 우선 떠오른다.보람을 느끼고 즐거워야 할 날이 죄인취급을 받고 인간적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끼는 날로 바뀐 탓에 스승의 날에오히려 학생과 학부모들을 피하고 싶었을 듯싶다.우리 교육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답답하다.선생님들이 느끼는 참담함이 없어지지 않는 한 우리 교육에는 희망이 없다. 참담함뿐만 아니라 분노도 이 결정 속에는 포함돼 있는 듯싶다.스승의 날휴교 결정이 알려진 11일 아침 신문에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주도한 교육부장관 퇴진 서명운동 결과가 함께 보도됐다.서명운동에 참여한 교원은 전국 초·중등 교원의 65% 가량인 22만4,000여명으로 집계됐다는 것이다. 교총이 발행하는 한국 교육신문 신년호 사설은 당시 교사들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한 바 있다.“절망의 한가운데 있음을 자각한다.교육의 핵심주체인 교원의 근무의욕과 사기를 땅에 떨어뜨리고 교원의 자존심과 권위를 짓밟고 교육의 황폐화를 초래할 수 있는 일련의 정책들이 새해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일련의 정책들’이란 교육개혁 정책들을 말한다.촌지·체벌금지에서 싹트기 시작한 교사들의 불만은 교원 정년단축과 성과급제·수습교사제도입 등 경쟁논리 도입 논의에 이르러 폭발할 지경에 도달했다.스승의 날 휴교 결정은 이런 배경과 맥락이 맞닿아 있는 듯이 보인다. 이 참담함과 분노를 당국은 해소시켜 주어야 한다.교육개혁이 교사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내모는 듯한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하고 획기적인 교원 사기진작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마침 교육부는 ‘교원의 전문성,권익 및 후생·복지 향상 대책’을 마련해 11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초·중·고 교원에게 안식년제를 도입하고 담임교사에게 지급하는 수당을 대폭올리고 업무량이 많은 교원에 대한 경제적 보상 방안도 검토하며 총리 지침으로 돼 있는 ‘교원 예우에 관한 지침’을 대통령령으로 격상한다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적자 예산이 집행되는 가운데 교육부로서는 파격적인 처우 개선책을 마련한 셈이지만 교사들의 불만을 크게 달랠 수는 없을 듯싶다.교단 위기를 불러온 근원적 문제에 대한 처방이 없기 때문이다. 선생님들 스스로도 참담함과 분노를 다스려야 한다.교육개혁 과정에서 부작용이 일어났다고 하지만 교육개혁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교사와 학생과학부모 사이에 왜 불신의 골이 깊어졌는지,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스승의모습은 어떤 것인지 스스로 자문하며 개혁의 주체로 거듭나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사회적 공감을 계속 얻기는 어렵다. 스승의 날을 차라리 외면하고 싶은 선생님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한꺼번에 학교문을 닫기로 한 결정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또 교육적이지도 못하다. 차제에 스승의 날을 학부모 단체가 제안한 대로 2월 학기말로 옮기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여론 수렴을 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임영숙 논설위원ysi@
  • 서울지역 초등교 스승의 날 휴교

    제18회 스승의 날인 오는 15일 서울지역 529개 공·사립 초등학교가 휴교를 실시한다. 서울시 초등학교 교장회(회장 崔載善)는 10일 스승의 날의 참뜻을 살리고교사들의 사기 진작과 촌지 추방을 위해 15일을 가정체험학습일로 정하고 수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승의 날에 서울지역 모든 초등학교가 휴교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종락기자 jrlee@
  • 대한매일을 읽고-공무원 교직체험 행사 이색적

    경북 군위군은 ‘스승의 날’을 맞아 군 공무원들이 일선 학교를 찾아 교사들에게 꽃다발과 감사의 글이 적힌 엽서를 전달하는 등 교사들을 격려하기위한 행사를 마련했다고 한다(대한매일 5일자 25면). 아울러 이날 행사에서는 공무원들이 일일교사로 참여해 교단의 고충을 체험하고 교사들과 격의없는 대화도 나눈다고 한다. 몇몇 교사들의 과실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일반인들은 전 교사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최근 모임에서 만난 교사 친구로부터,명퇴 신청을 하는 교사가 많은 이유는경제적인 측면 외에 이처럼 일반인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한 거부의 몸짓도 포함돼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지를 바꿔 교육적 측면의 애로와 고충을 느껴보고 대화하는 장을 마련한경북 군위군 직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이런 자리가 교사들의 처지를 충분히 이해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정경내[모니터·지방공무원]
  • 공공부문 개혁 아직 미흡…金대통령 경영혁신 주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4일 “5대 재벌개혁은 상당한 진전도 있으나 아직약속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이 많고,공공부문 개혁도 아직 충분치 않다”면서 “굳게 결심,경제개혁을 완수해야 하며 이를 위해 공공부문 개혁부터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와 공공부문 경영혁신대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영기업체와 정부 산하단체의 퇴직금이나 간부들에 대한 대우 등을 보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지원(朴智元)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공공부문도 세계는 물론 민간부문과도 경쟁해야 하고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고효율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면서 “공공부문의 개혁은 쉬지 않고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김 대통령은“스승의 날을 계기로 교사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도록 총리령인 ‘교원예우지침’을 대통령령으로 격상시키는 등 획기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라”고 이해찬(李海瓚)교육부장관에게 지시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대한광장]성인희/사랑의 상품화

    어느새 5월이다.예전에는 봄꽃이 그리도 좋더니만 요즘은 나이 들어가는탓인지 싱싱한 연록빛 잎새도 꽃의 화사함 못지않게 싱그러운 아름다움으로다가온다.지난해 ‘사랑을 읽는다’는 제목의 책을 펴내며 꽃처럼 화사하고연녹빛 잎새처럼 싱그러운 대학생들의 사랑 경험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들여다보니 이름하여 ‘사랑의 상품화’가 새로운 풍속도로 떠오르고 있었다.모든 것을 무차별적으로 상품화시켜버리는 고도소비사회에서 연인들의 사랑인들 예외일 수 있겠는가. 사랑의 상품화는 다양한 사랑의 의례를 통해 표현되고 있었다.처음,연인들은 서로에게 마음을 빼앗긴 채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서로를 배려해주고 서로에게 ‘자신의 존재를 던지며’ 몰입해간다.그러나 이러한 관심과 몰입은 곧 활력을 잃게 되고 관성과 습관에 의한 만남으로 이어지는 것이 관례이다.이를 방지하기 위해 연인들은 부단히 ‘사랑의 의례’를 만들어간다.만난 지 한달 기념,만난 지 100일 기념,첫 키스한 달 기념 등등.의례는 관계를 새롭게 규정해줌으로써 관계에 활력을 주는 기능을 수행함은 물론이다. 이들 사랑의 의례는 소비문화와 만나면서 상품화되고 있었다.소비문화는 개인의 욕구에 충실할 것을 요구한다.욕구충족이 곧 행복의 척도라는 사회적인 신념을 확산시키기도 한다.이제 연인들은 상품화된 사랑을 소비한다.사랑을 많이 소비할수록 그 사랑이 깊어지고 행복도 증대된다고 믿게 되는 것이다. “마음가는 곳에 물질가는 것 아니겠어요?”.요즘 신세대의 솔직한 심정인것 같다. 의례를 만들어가는 것이 어디 연인뿐이겠는가.실제로 우리들은 일상에서 다양한 의례를 만들어간다.이는 삶의 상투성,일상의 관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5월은 유달리 의례가 많은 달이기도 하다.어린이날로부터 시작해서 어버이날을 지나면 곧 스승의 날이다.온국민이 무슨 선물을 해야 할까를 놓고 고민하는 달이다. 언젠가 부모님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은 현금인데 자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선물은 건강식품이라는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스승의 날은 잡음이 너무 많아 폐지를 고려한다던 기사도생각난다.사랑이 지나치게 상품화되어 나타나는 폐해가 아니겠는가. 오래전 초등학교 4년때 스승의 날.엄마가 딸기를 바구니에 가득 담아와 방과 후에 담임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난다.대학생이 된 후 스승의 날,그때의 담임선생님을 찾아뵈니 수년 전 그딸기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하셨다.딸기 맛이 아니라 ‘우리 엄마’의 마음을 더욱 맛나게 기억하셨으리라. 5월에는 내게 가장 소중한 두 조카녀석에게 편지를 보내리라 생각하고 있다.한 녀석은 이제 겨우 태어난 지 한달이 지났다.엄마 뱃속에서 열달을 채우지 못하고 세상에 나온 탓으로 인큐베이터에서 열흘쯤 보낸 뒤 또 병원에서한달쯤 있다가 이제야 겨우 엄마품으로 온 녀석이다.2.3㎏ 네 모습을 보며무척이나 미안해하며 눈물짓던 엄마 마음을 헤아려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라는 편지를 보낼 거다. 또 한 녀석은 어린이날이면 백일이 된다.엄마의 언어와 아빠의 언어 수화(手話)를 동시에 배워야 하는 이 녀석에게는 너의 탄생이 얼마나 축복인지 가르쳐줄 거다.엄마와 아빠의 결혼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지,얼마나 많은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는지 가르쳐줄 것이다.그리고 엄마와 아빠를 똑같이 사랑하고 존경하라고 말해줄 거다. 세상이 변해 사랑의 깊이가 상품값으로 재단된다 해도 우리들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사랑의 가치가 있음을 이제 갓 태어난 두 녀석들과 더불어 기억하며 살아가고 싶다. [咸仁姬 이화여대 교수
  • 국무회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4일 국무회의에서 여러 국정현안에 대해 많은 당부를 했다.교육개혁에서부터 컴퓨터 바이러스와 Y2K문제,국민연금 및 의료보험 운용,국민화합 방안,여름철 비상방역사업계획,5대 재벌 개혁,노사정위 운용 방향,공공부문 개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했다.5월 국정현안 추진방향을 밝힌 셈이다. 김대통령은 이해찬(李海瓚)교육부장관으로부터 스승의 날 행사에 관한 보고를 들은 뒤 “광범위하고 근본적인 교육개혁을 통해 지식기반사회를 구축,모든 분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스위스 평가기관에 따르면 우리의 교육경쟁력이 세계 37∼39위로 아주낮다”면서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원까지 개혁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정년단축,연금불안,교사권위 훼손 등으로 교직자의 불만과 사기가 저하되어 있다”고 지적한 뒤 “교육개혁 내용이 좋다고 하더라도 교사들이 자발적,적극적으로 동조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교원들의 사기앙양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세우도록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CIH컴퓨터바이러스 피해를 적시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발생할 수도 있으니 홍보를 철저히 하고,방지기술을 개발,손실과 혼란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국민연금과 의료보험에 관련해서도 “국민연금이 봉급자의 희생을 통해 자영업자를 돕고 있다는 지적이 있으니 대책을 강구하라”며 “바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바르게 하고 있다는 것을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재(金杞載)행자부장관의 국민화합에 대한 보고 이후 김대통령은 “국민화합은 영호남만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마치 영호남 화합이 전부인 양 하다간 또다른 지역문제가 파생될 수도 있으므로 전국적으로 확산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끝으로 수해대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한 뒤지하철 파업과 노동절 행사를 슬기롭게 대처한 고건(高建)서울시장,이기호(李起浩)노동부장관,경찰관계자들을 치하했다. 이날 처리된 안건은 다음과 같다. 법률안▲폐지된 학교 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안(수정안) 대통령령안▲증권투자신탁업법시행령개정안 ▲은행법시행령개정안 ▲통계법시행령개정안 ▲교통세법시행령개정안 ▲서울시 중구 등 8개 시·군·자치구의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규정안 ▲학술진흥법시행령개정안 ▲공연법시행령개정안(수정안) ▲산업발전법시행령안 ▲유해화학물질관리법시행령개정안 ▲도시재개발법시행령개정안양승현기자 yangbak@
  • 군위군 ‘교사 氣살리기’ 나선다

    공무원들이 지역의 열악한 교육여건 개선 방안의 하나로 일선 교사들의 ‘기(氣) 살리기’에 나섰다. 경북 군위군(군수 朴永彦)은 4일 스승의 날인 이달 15일 군수를 비롯해 본청 및 8개 읍·면의 계장급 이상 공무원 129명이 관내 25개 초·중·고교를찾아 전체 교사 290여명에게 장미 100송이로 만든 꽃다발과 감사의 글이 적힌 엽서 한 장씩을 전달하는 행사를 갖기로 했다. 이들 공무원들이 일일교사로 참여해 교단에서 겪는 일선 교사들의 고충을직접 현장체험하고 학생들에게는 용기와 면학분위기를 한층 북돋아 주며 교사와 공무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의 어려운 교육여건과 교육발전을 위한대화를 흉금없이 나누는 뜻깊은 시간도 마련한다. 군청 여직원들의 모임인 ‘개나리회’는 교사들에게 전달할 장미 꽃다발을직접 밤을 세우며 정성을 담아 만들기로 했고,감사엽서의 내용도 인쇄하지않고 일일이 쓰기로 했다. 군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직접적인 배경은 교사들의 사기진작을통해 학교 교육의 질을 높여 나가는 동시에 주요 인구유출 요인을 제거해 보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교육여건이 나은 대구 등 대도시로 해마다 수십∼수백명씩의 관내 학생들이 전학해 가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박군수는 “열악한 교육여건 탓으로 인구와 자금의 외부 유출이 심각한 지경”이라며 “교육과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교육여건 개선이 군의 최우선 과제이며 이를 위한 노력으로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
  • [외언내언] 가정의 달

    가정의 단란은 지상에서 가장 빛나는 기쁨이다. 돌아갈 집이 있고 반겨줄가족이 있다면 더이상의 행복은 다시 없을 것이다. 그래서 가족의 존재를 ‘내가 타고난 영광’이라고 표현한 시인도 있다. 밖에서 돌아왔을때 텅 빈 집안이란 사막처럼 어둡고 싸늘할 뿐이다. 그 길로 집을 뛰쳐나와 거리를 헤매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 타락의 늪속에 빠져들 수도 있다. 지난 1년은 개인이나 국민이나 모두가 고통스러운 한 해였다. 생각지도 못한 경제위기 앞에서 긴 시련은 된서리처럼 혹독하고 매몰찼다. 실직과 부도, 빚보증과 파산, 집을 등지고 거리로 쏟아져나온 노숙자와 길에 버려진 아이들, 편부·모자가정이 늘어났다. 경제난에 시달리다 못해 가족이 동반자살을 기도하는가 하면 이혼율은 97년 11월 472건이던 것이 98년 3월에만 66%가늘어난 780여건에 이르고 있다. 이혼사유는 주로 부부불화(81%)·돈문제(4.2%)·가족간 불화의 순으로 외국의 한 매스컴은 이를 두고 “한국은 지금 생이별의 바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신록이 푸른 5월은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 날로 이어지는 가정의 달이다. 우리 가정은 가파른 벼랑끝에 서있었으나 경기회복의 조짐으로 어느 정도 숨을 돌리고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울 때다. 때마침 사회 각계에서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등 자녀를 지키려는 캠페인이 가정의 따뜻함을 한층 되살려내는 분위기다.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최소단위인가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가정이 흔들리고 깨어지면 사회가 흔들리고 국가 전체의 생산성이 저하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그러나 모든 여건은 시시때때로 우리에게 시련을 주었고 용기와 힘으로 이를 극복하여 비온 뒤의 땅이 더 굳어지듯이 어떤 어려움도 두려워하지 않게되었다. 이제는 새싹을 틔우듯이 가족과 가정의 본질인 화목을 다시 찾아야한다. 정부도 가정의 행복이 사회기반이라는 차원에서 가정의 단란을 되찾는 데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실직자에 대한 생활지원과 지속적인 실업극복으로 자활의 기회를 주는 것이 먼저다. 가정다운 가정이란 구성원 전체가 행복과 기쁨을 추구하는 광장이다. 하나의 작은 싹이 큰 나무로 자랄때까지 물을 주고 가꾸면 튼튼한 나무가 되듯이 가정이 튼튼해지면 나라가 튼튼해진다. 더구나 가정은 복합적인 유혹과 숱한 타락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는 안식처다. 가정을 다시 세우는 일만이 무한 경쟁시대에서 이길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李世基논설위원]
  • [대한광장]점수 받으려고 봉사한다니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나 진리는 오래전에 인류의 스승인 성인들이 벌써 설파해놓았다.‘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지 못하게 하라’는 말씀은 너무도 높고 멀어 실천하기가 어렵다.그래서 예부터 도덕의 수준은 실천하기 어려울수록 그 경지가 높은 거라고도 했다.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라’ ‘부모님에게 효성을 다하라’ ‘약자를 위해서 일하라’ 등등 수없이 많은 말씀들은 대부분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쉽지가 않다.쉽지 않은 일들을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만 바람직한 인간의 행위요,훌륭한 인격의 실현인 것이다.그래서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일이란 바로 그러한 도덕적인 지혜나 진리들이 아닌 것이 없다. 실천이나 실현하기 어려운 일들을 애쓰고 노력해서 실현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 다름 아닌 교육이요 인간의 반듯한 성장이기 때문이다.‘배우고 때로 익히자’(學而時習)라던 공자의 가르침은 평범한 내용이기에 수천년동안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것이다.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선생도 매우 훌륭한 지혜와 진리를 우리에게 전달해주셨다.“재산이란 보관하기가 정말로 어렵다.집안에나 창고에 보관해두어도 화재가 나거나 도둑맞을 염려가 있고,땅속이나 깊은 곳에 숨겨두면 썩거나 상할 염려가 있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재산을 제대로 보관할 수 있을까.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시혜를 베풀어 준다면 재산은 영원히 안전하게보관할 수 있으며 부수적으로 꽃다운 이름을 천추만세에 전할 수도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참으로 옳은 말이지만 실천하기가 쉽지않은 일임에 분명하다.그러면서도 다산은 한단계 더 높은 주문을 하고 있다.“아무리 많은 시혜를 베풀어 주었지만,누구를 도와주었다는 말을 꺼낸다면 그 순간에 그 공덕은 바람에 쭉정이가 흩날리듯 모두 없어져버리고 만다”고 교만하지 않은 참다운 도움의 교훈을 말해주었다.옳고 바른 일을 하기가 그처럼 어렵고 도덕적으로 하자없는일을 하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준 말씀이다. 요즘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하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그러나 그 중에서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남을도와주는 봉사활동을 잘하면 높은 점수를 준다는 일이다.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어 심사가 괴롭기까지 하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고,아무리 남을 도와주고도 도와주었다는 말 한마디만 입밖에 내면 그 도움은 완전히 무효가 된다는 교훈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를 얼마만큼 도와주었느냐를 따지고 확인하여 봉사점수로 환산하다니 교육이 어떻게 이처럼 꼬여나갈까. 오죽하면 그런 제도를 만들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도 들긴 하지만,‘점수따기 자원봉사’라는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저런 교육이 과연 인간을 교육하는 일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서는 일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착한일을 해라.남을 도와주어라.스스로의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어려운 사람들을돕고 봉사해라.집안에서는 어른들이,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일상의 일이 아니었던가.그와 같은 가르침을 점수로 환산할 수 밖에 없는 슬픈 현실이 너무도 애처롭다.이럴 경우 염려되는 바가 너무도 많다. 점수를 따기 위해 착한 일이나봉사활동을 하지 않고도 거짓으로 착한 일을 했고 봉사활동을 했노라고 꾸민 서류를 제출하면 어쩔 것인가.이것이야말로 거짓말쟁이를 양산해내는 짓이 아닐까. 자칫하면 자신만 가장 착한 일을 했고 가장 많은 봉사활동을 했노라고 수단방법을 가리지않는 주장을 부끄러움없이 떠들어댈텐데 정말 아찔한 일이 아닌가.착한 일을 하고도,남을 도와주고도,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은밀히 봉사하고도 그것을 감추는,그런 착한 학생들을 기르는 것이 우리 교육의 목표일텐데… 오늘날 우리 교육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슬픈지고. 박석무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
  • 김이용 ‘밀레니엄 마라토너’…로테르담 대회서 5위 선전

    김이용(26·코오롱)이 한국의 ‘밀레니엄 마라토너’로 떠올랐다.1990년대한국마라톤이 황영조와 이봉주의 시대였다면 김이용은 새 천년의 시작인 2000년대 한국마라톤의 대를 이을 재목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네덜란드 로테르담대회는 김이용의 가능성을 입증시켰다.‘페이스 메이커와 만년 2위’에 만족해야 했던 그는 2시간7분50초로 국내 역대 2위(최고기록은 2시간7분44초·이봉주)의 성적으로 골인,5위에 입상하며 세계 마라톤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김이용의 선전은 한국마라톤에 다시 기록경쟁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김이용은 일찌감치 스타로서의 자질을 지니고 있었다.우선 마라토너에게 필수적인 심폐기능이 뛰어난데다 꾸준한 노력형이다.자신의 최고기록(2시간9분21초·97년)을 이번 대회에서 1년만에 다시 경신한 것도 그같은 노력의 결실이다. 여기에 올해 26세로 마라토너로서는 기량이 한창 무르익을 나이인 점도 그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으며 남다른 끈기와 투지라는 또 다른 장점도 지니고있다. 김완기 황영조 등 숱한선수들을 길러낸 코오롱 정봉수(64)감독은 “김이용의 기량이 이봉주를 뛰어넘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보고 차세대 한국마라톤주전으로 강훈을 시켜왔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김이용의 스승인 건국대황규훈(46)감독은 “체격조건이 타고난 데다 주법이 매우 좋은 편”이라며“스피드와 체력만 더 보강한다면 세계기록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주로 황영조나 이봉주의 페이스 메이커로 나서 완주 경험은 6차례에 불과하지만 가난한 집안환경 등 여러가지 어려움을 딛고 97조선일보마라톤과 98동아마라톤에서 연거푸 우승한데서도 그의 가능성은 입증된다. 이제는 아무도 한국마라톤에 김이용의 시대가 활짝 열렸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 김희성 오늘 세종회관 독주회

    파이프오르간 연주회는 흔치 않다.최근 교회나 성당 등 파이프오르간을 사용하는 곳이 늘고 있으나 아직 그 소리는 낯설다. 파이프오르간은 연주자가 건반을 누르면 파이프가 울려 소리가 난다.아주섬세한 소리부터 천둥소리까지 2억종류 이상의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 있는 파이프오르간은 국내에서 가장 큰 것으로 파이프개수가 6,000개를 넘는다.새끼손가락만한 것부터 높이 10m,지름 40㎝가 넘는 큰 것까지 있다. 13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오르가니스트 김희성(40·이화여대 교수)의 파이프오르간 독주회는 파이프오르간의 섬세함과 웅장함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주는 크네트의 ‘트리오 라장조’와 조용한 분위기의 ‘코랄’,장엄한 형식의 모차르트 ‘판타지 K.594’와 노래를 듣는 듯한 느낌의 프랑크의 곡,알랭의 ‘연도’,서정적인 느낌을 주는 곡 등.오르간의 전성기였던 바로크 시대에서 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파이프오르간 연주곡을고루 들을 수 있다.특히 김희성의 스승인 미 작곡가 스펠러씨의 작품도 두곡이나 포함돼 그에게는 더욱 의미가 큰 연주회이다. 파이프오르간은 설치된 곳에 따라 소리가 다르다.그래서 연주자들은 연주회가 있는 장소에서 연습할 수 밖에 없다.김희성도 연주회를 앞두고 밤 11시부터 새벽까지 공연장이 비어 있는 틈을 활용해 연습중이다.김희성은 “밤늦은 시간에 연습할 때 어둠을 가르는 은은하면서 웅장한 소리는 뭐라 할 수 없는 매력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12일 오르가니스트로서는 드물게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무대를 가졌다.
  • 출판 화제-참교육 30년… 어느 교사의 현장목소리

    30년간 참교육을 지향하며 사도의 길을 걷고 있는 한 평교사가 ‘평교사는아름답다’란 책을 냈다. 지은이는 작가 신경숙이 여공으로 산업체 특별 야간고등학교에 다닐 때 스승으로서 작가의 길을 열어 줬다고 해 화제가 됐던 최홍이씨.신경숙은 그의장편소설 ‘외딴방’에서 최씨를 실명으로 등장시켰고 그 책을 최씨에게 헌정했었다.‘평교사…’는 최씨가 30년간 교직에 있으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교육민주화를 위한 열정과 노력을 담고 있다. 신경숙은 “소설을 써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선생님 말씀을 들은후 지금껏한번도 다른 무엇이 될 생각을 해 보지 않았다고”며 ”광주항쟁이 일어났을 때 잡담을 나누고 있는 우리에게 묵념을 시켰던 분”이었다고 회고한다. 교원자격 검정고시를 통해 교직에 발을 들인 저자는 용산공고,영등포여고산업체 야간특별학급,용산방송통신고 등을 거치며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하고,소외된 삶들의 배움의 길에 공감했다.이러한 교육관이 저자를 교육민주화의 길로 나서게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교육현장의 편의주의,전문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교육관료들의 경직된 사고 등을 지적한다.또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이해하지만 교단의 걸림돌이 되는 인물이나 사도의 길을 걸어온 교사들이 일괄 처리되는정년단축 방안은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20년 만에 한 제자가 “선생님이 대학원서를 안써 주셔서 이렇게 세탁소하면서 살아요”라고 했을 때 비록 가능성은 없었다라도 왜 기회마저 박탈했을까’후회하며 그동안 알게 모르게 상처를 준 제자들에 대한 참회의 심정도 이야기하고 있다.선생님들에겐 희망을 주는 메시지로,잘못된 교육제도와 교육 관료들에겐 준엄한 경고로 다가오는 책이다.열림원.7,000원. 任昌龍
  • 박정현-손민한-이상군 공백 딛고 ‘부활 날갯짓’

    부활의 날갯짓인가-.최근 그라운드에서 자취를 감췄던 박정현(쌍방울)과 손민한(롯데),이상군(한화) 등이 99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기대치를 웃도는 활약을 보여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당초 ‘3약’으로 지목됐던 소속팀들도 앞으로 이들이 정상의 컨디션만 되찾는다면 올 시즌 돌풍의 선봉장이 될 것이라며 고무돼 있다. ‘잠수함’ 박정현은 24일 잠실에서 벌어진 LG의 시범경기에서 4이닝 동안14타자를 맞아 2안타(2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사사구 2개를 내줬지만 빠른 직구와 낙차 큰 커브가 위력적이어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다.지난 시즌 현대에서 이적한 박정현은 10년전 19승을 올리며 태평양 돌풍을일으킨 주인공.89년부터 4년 연속 두자리승수를 쌓았지만 94년(2승3패) 허리를 삐끗하면서 팬들의 기억에서 멀어져 갔다.그는 옛 스승인 쌍방울 김성근감독과 다시 뭉쳐 ‘재기의 투혼’을 다짐하고 있다. 손민한도 꼴찌 롯데 도약의 견인차.97년 파격적인 최고 몸값(5억원)으로 롯데에 입단한 손민한은 그 해 단 1승(3패)으로 팬들을 실망시킨 뒤 10월 미국에서 오른쪽 어깨수술을 받고 1년간 그라운드에서 자취를 감췄었다.그러나지난 20일 LG전에서 2이닝 동안 7타자를 맞아 2안타 1실점으로 호투,부활의빛을 내비췄다.특히 140㎞대의 강속구를 거침없이 뿌려 코칭스태프를 더욱만족시켰다.롯데는 손민한을 제4선발로 굳혔다. 이상군의 현역복귀는 ‘깜짝 카드’.지난 10년 가까이 한화의 에이스로 뛰며 통산 94승을 챙긴 그는 96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코치로 활약하고 있는백전노장.이상군은 현대와 해태전 2경기에 출장,1과 3분의2 이닝 동안 9타자를 상대로 1안타(3볼넷) 무실점으로 막아 37살의 나이와 2년 공백을 무색케했다.플레잉코치 이상군이 중간계투요원으로 나섬에 따라 선수들의 정신무장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한화는 기대하고 있다.
  • [외언내언] 문화재 도굴

    문화재 도굴범은 수많은 ‘실전’을 통한 경험을 밑천으로 삼고 있다. 도굴범들의 대부분은 산세만 보고도 보물이 묻혀 있는 곳을 직감으로 알아낸다. 지난 96년 경주 흥덕왕릉을 도굴하려다 붙잡힌 범인도 ‘산세만 보고 도굴위치를 잡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100억원대 문화재 도굴·밀매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경주 기림사에서 보물 958호인 석가모니불상의 어깨를 드릴과 칼로 뜯어내어 뱃속에 있는 복장(伏藏)유물을 훔쳐내고 순천 선암사에서 국가지정문화재인 후불탱화를 훔쳐냈다고 한다. 골동품상까지 버젓이 운영하면서 일본인들이 주고객이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상당수의 문화재가 해외로 유출되고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문화재 도굴이나 절도는 문화재에 관한 전문지식과 도굴기법 등 고도의 테크닉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아무나 할 수 있는 범죄는 아니다. 그래서 이들은 묘자리와 보물매장터를 찾아내는 방법으로 매장문화재 도굴법을 터득하고 이른바 ‘스승’ ‘대가’들에게 ‘기술’을 전수받아 범행을 저지른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구나 사찰이나 사당은 경비가 허술하다. 담만넘으면 억대의 문화재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허황된 꿈에 젖어 도굴이나 절도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일제시대의 도굴이 일본인들의 우리 문화 말살이었다면 60년대 이후 사회적 부(富)에서 비롯된 고미술 수집붐으로 인한 무작위 도굴은 우리 손으로 우리 문화재를 학살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무분별한 수집이 문화 말살을 부른다는 우려의 소리가 드높다. 이런 물건을 사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도굴범이 양산된다는 점에서 사는 사람도 철저히 가려낼 필요가 있다. 개인의 사유재산 관리에 국가가 개입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문화재에 관한 한 소유자의 허술한 관리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도굴품일 가능성이 높은유물은 탐내지도 말고 사지 말고 국가에 신고해야 한다. 도굴범이 징역 1∼2년에서 기백만원의 벌금을 물거나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현행법으로는 도굴범의 근절은 어렵다. 문화재는 그 민족이 살아온 역사의 축적이자 예술적 재능의 상징이다. 민족자산을 해외로빼돌리는 악덕 상혼은 역사의 약탈이라는 점에서 매국노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민족문화를 모독·훼손하는 문화재 사범은 용서받지 못할민족적 중죄라는 인식으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그래서 끊임없는 한탕주의인 문화재 도굴·도난이라는 악순환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이세기 논설위원
  • [이런사람이 대접받는 사회]독립문초등학교 姜聲吾교감

    서울 독립문초등학교 姜聲吾교감(56)은 자신이 사는 강남의 아파트촌에서‘스승’으로 통한다.상당수 주민들이 그와 자녀교육문제로 한차례 이상씩상담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姜교감은 9년 전부터 학부모의 자녀교육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우리 아이들,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A4 용지 30여쪽의 소책자를 만들어 만나는학부모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이 가운데 ‘부모가 꼭 해야 할 가정교육 7가지’는 강남 일대 주부들 사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주부들이 냉장고에 붙여놓고 틈날 때마다 본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전화를 걸거나 학교 또는 집으로 찾아와 자녀문제를 털어놓는학부모들이 늘어났다.자녀문제로 시작된 이웃간의 다툼도 숱하게 중재했다. 이렇게 만난 학부모의 수만도 어림잡아 1만명을 넘는다. 천성적으로 잠이 없다는 그는 깨어 있는 시간이면 컴퓨터 앞에 앉아 새로운 정보를 찾아 글로 엮으며 바람직한 미래의 교육을 위해 무엇을 할까를 고민한다.96년 호주와 뉴질랜드를 다녀와서는 A4 용지 70쪽 분량의 선진교육 현장 연수기를 내기도 했다.지난 겨울방학에는 부산과 충남 서산의 학부모들을 상대로 어른들의 솔선수범을 강조하는 강연을 했다. 그는 촌지 열풍이 한창 불던 80년대 강남 8학군에서 근무하면서 촌지를 받지 않았던 교사로 유명하다. ‘학교운영에 문제가 있으니 제발 모른 척 해달라’는 주변 교사들의 사정에 그는 담임을 맡지 않기로 했다.대신 정신지체아 몇명을 모아 놓고 따로가르치기 시작했다.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아이들을 위해 방과 후 컴퓨터,논술,수학교실 등을 운영했다. 서울 우신초등학교에 재직할 때는 요즘 얘기되는 다양한 방과 후 활동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그 성과를 당시 문교부 등에 건의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부모들이 자녀교육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다”면서 “옳고 그른 일을 구별하는 능력을 길러주기는커녕 아이들 앞에서 책 한번 들춰보지 않는 아버지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 [금지문화 금지인생 이제야 말한다](20)이애주 교수

    춤꾼은 발딛고 선 땅의 이야기를 허공에 퍼뜨리며 땅과 하늘을 잇는다.하지만 대개의 우리 춤은 관념적인 동작에 머무르며 현실과는 따로 놀았다.87년시위 현장과 노제에서 시대의 아픔을 온 몸으로 풀어낸 이애주교수(당시 40·서울대 체육과)의 ‘바람맞이춤’은 이런 통념을 깨뜨렸다. “춤의 본질은 인간의 건강성과 바르게 사는 법을 몸으로 그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어긋나게 흘러왔지요.정부의 탄압과 사회현실을 모르쇠한 춤꾼들의 의식이 주요 원인이죠” 이른바 ‘시국춤’이라 불린 그의 춤작업은 당시 민족·민주운동의 상징이었다.‘춤꾼,더구나 국립대 교수라는 점잖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는 삐딱한(?) 선입관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그러나 거친 무명옷을 입고 온 몸으로 불사르는 이교수의 춤사위가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이뤄진 것은 아니다. 70년대초 음악의 이종구·김영동·김민기,마당극의 임진택·채희완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문화운동 1세대와 어울리며 탈춤과 우리춤,민요 등을 연구했다.밤을 새며 토론한 내용은 동작이나 기교로서 탈춤이 아니라 시대를 읽는지혜였다. ‘조국은 하나다’(김남주시집) ‘대륙의 붉은 별’(모택동평전)등 무용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책들이 연구소를 채우고 있는 것도 그의 춤을 살찌워온 것이 ‘사회’였음을 보여준다.74년 ‘땅끝’ 공연을 준비하다가 경찰에끌려간 것이나 놀이패 ‘한두레’ 활동,탈춤보급운동 등은 그의 세계관이 어디에 있는가를 대변한다. “민주화운동 현장에 참여한 것은 저의 춤과 삶을 깊이 있게 만들어 줬습니다.예술과 현실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값진 교훈을 주었죠.‘씨·물·불·꽃춤’을 담은 ‘바람맞이춤’도 역사와의 만남때문에 가능했지요” 생명을 잉태하는 ‘씨’와 그것을 살리는 ‘물’은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고문에 대한 대항논리로 만들었고 권인숙을 고문했던 불지짐에서는 ‘불’을보았다는 이교수는 이 모든 양심들이 다시 태어나라는 염원을 ‘꽃’에 담았다고 말한다.“누님은 사회가 춤을 추게해야 한다”는 당시 풍물패 후배 조경만교수(목포대)의 격려도 큰 힘이었다고 술회한다. 이런 치열한 의식이 빚는 춤사위 덕택에 이한열,조성만,문송면(수은중독으로 사망),이석규(분신한 대우노동자)등 당시 열사들의 원혼은 비로소 구천을 떠날수 있었다.차마 감지 못한 눈들이 그의 살풀이춤을 빌어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갔다.무대춤 형식으로는 맺힌 것을 풀어주고 극복하는게 불가능했기에 거리로 나선 것이다. “한열이가 최루탄을 맞고 죽는 장면을 재연하면서 베를 가르고 나가는데한열이 어머니가 실신하고 누나는 ‘한열이가 왔다’면 통곡합디다.할복 투신한 조성만의 거리춤 재연때도 비슷했습니다.제가 유족의 한을 풀어주는 무당역할을 한거죠” 과거를 회상하는 이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이어 알듯 말듯한 미소로 표정을 바꾸었다.그 뜨겁던 역사의 현장에서 묵묵히 ‘춤’의 세계로 침잠할 때처럼.이교수는 역사의 현장과 잠시 거리를 둔 상황을 에두른다. “88년 범민족대회를 평가하는 모임에서 크게 실망했습니다.주체세력의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보고는 ‘내 춤이 계속 여기 머물러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소신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닐 바에는 차라리 들어 앉아 춤이나 정리하자고 결심했죠” 그동안 10년이 흘렀다.사람들은 ‘이애주가 운동권과 단절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어떤 이는 ‘역사의 현장에서 춤의 뿌리로 돌아왔다’며 애써 이애주의 변신(?)을 반겼다.모두 단편적이고 좁은 시각이었다.모두 그의 춤에서 현실 참여만을 떼서 본 탓이다.애초에 둘은 따로 있지 않았다.그는 전통춤에서 저항이라는 뿌리를 보았던 것이다. “우리춤을 계승하면서 한걸음 더 나아가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일부 언론에서 ‘운동권 단절’ 운운해 당황했습니다.무엇보다 운동권에 누를 끼친 것같아 미안했습니다.하지만 저는 결코 단절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이애주에게 춤은 무엇인가.어릴 때에는 몸에서 배어나온 ‘흥’이었다.아버지 직장의 야유회 여흥시간은 그의 무대였다.‘될성부른 나무의 떡잎’을 알아본 것은 그의 어머니였다.민요나 전통춤을 그럴듯 하게 흉내내는 딸을 데리고 이왕직 아악부’(국립국악원 전신)로 갔다.민요춤 소고춤 칼춤을 배웠다.그곳에서 한성준류 ‘승무’를체득했던 김보남선생을 사사한 것은 ‘운명’이었다. 대학에 들어간 그를 눈여겨 본 한영숙선생(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보유자)은 첫 제자로 받아들였다.이애주에게는 몸에 익은 춤사위였다.그러나 한때 스승은 제자의 ‘외도’를 이해하지 못했다.춤만 배울 것이지 이상한패거리들과 어울리다 자신의 연습장에 경찰이 들이닥치지 않나,툭하면 형사들이 찾아와 ‘이애주에게 무얼 가르쳤소’라고 다그치곤 했기 때문이다. “저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하셨어요.내색은 않으셨지만 좋아하지 않으셨죠. 나중엔 이해해 주셨는데 제 마음속의 미안함은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최근 이교수는 고구려 벽화에 푹 빠져 있다.그림속 고구려인들에게서 우리춤의 원형을 보았다.그곳에서 새 밀레니엄을 우리식으로 열어 젖힐 방도를찾고 있다. 사위가 어두워질 무렵 그는 다른 약속장소로 향했다.멀리보이는 관악산 위에 그의 단아한 몸이 떠오르면서 수많은 집회·장례식장의 춤이 겹쳐졌다.87년 대통령선거때 백기완후보의 TV유세 찬조연설를 하는 강렬한 인상이 지나가는가 싶더니 하얀 장삼과 붉은 가사,남색 치마를 입고 북채를 들고 있다. 부드럽고 고요하지만 때로는 날카로운 춤사위로 개인의 번민이 아니라 세상의 고통을 토해 내고 있다.그 속엔 현대사의 소용돌이를 정면으로 통과해 온그의 큰 깨달음이 들어 있었다. - 그의 길(이애주 교수) 47년 황해도 사리원 출생 54∼63년 ‘이왕직 아악부’에서 김보남 사사 59∼61년 이화여대 주최 전국무용대회 3년 연속 우승 64년 문화공보부 신인무용경연대회 특상 65년 서울대 체육교육과 입학,석사 학위,서울대 국문과 편입 졸업 69∼8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보유자 한영숙 사사 82년 서울대 체육교육과 전통무용 전임강사 83년 공간 전통예술의 밤’ 공연 95년 서울대 정교수 96년 무형문화재 지정 98년 ‘이애주 춤’ 공연
  • [굄돌]새내기를 위하여/홍희표 목원대교수·시인

    새봄을 알리는 3월에 들어서면 초등학교로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새내기들의 입학식이 시작된다.누구에게나 새출발을 의미하는 입학식은 소중하다. 모든 새내기들에게 그 첫 발디딤이 싱싱하고 건강하고 탄력있기를 바래본다. 새내기란 이름은 얼마나 눈부시고 아름다운가.부럽게 새내기들을 보면서 내가 다시 새내기가 되면 어떻게 대학생활을 시작할까 상상해본다.진정 시간위에 서있는 존재의 가벼운 흔들림을 헤아리며,다시 대학생활이 주어진다면최선을 다하고 싶은 명제가 떠오른다. 첫째로 책읽기,인간의 만남 중에서 위대한 책과의 만남처럼 깊은 인연은 없다.좋은 책은 가장 큰 기쁨이고,인간의 보배 중에서 가장 큰 보배이다.한 인간의 성취는 어떤 책을 만나느냐에 있다.아무리 영상의 시대라고 하지만 오로지 열심히 책을 읽을 것이다.우리 새내기들은 활자 중심의 이성의 시대를 올곧게 지켜야 하지 않을까. 둘째로 여행하기.떠날 수 있는 1%의 기회만 있다면 나는 무장정 훌훌 낯선곳으로 떠날 것이다.떠나고 싶다고 늘상 말하지만 끝내 떠나지 못하는 우리들.어렵고 막막한 날들을 털어버리고 새롭게 살아가고 싶었던 순수욕망을 충복시키자면 떠나야 한다.구름에 달가듯이 떠나는 용기 속에서 사랑과 자유와 깨달음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셋째로 사람사귀기.“인간존재란 결국 인간관계의 그물망 속에 있는 것이다”라고 생텍쥐베리는 말했다.대학생활의 목적으로서 손꼽아야 할 것은 전체로서의 인격의 형성인 것이다.좋은 친구와 연인,동행자 그리고 선배나 스승과 깊이 사귀는 것은 개인적인 인격형성을 위해 도움이 되고 그 자체가 매우 값진 것이다. 입학식에서 새내기를 보면서 나도 헌내기에서 저절로 새내기가 된다.나에게도 이 봄은 새로운 출발인 것이다.향그런 새봄의 출발은 새로운 생명으로 충만해진다.언제나 그런 새내기의 기분으로 살고 싶다.
  • 3·1항쟁 80돌 아침에/김삼웅 대한매일 주필

    3·1항쟁 80주년이다. 1세기에 가까운 세월의 더께와는 달리 갈수록 엷어지는 항쟁의 정신을 아쉬워하면서 다시 그날을 맞는다. 해마다 3월이면 3·1정신을 계승하자는 구호는 요란하지만 정작 우리 주변은 일제 잔재로 가득차 있다. 여기서는 지식인들까지 부지불식간에 쓰고 있는 일제가 남긴 ‘역사용어’에 대해 살펴본다. 일제는 한국침략과 지배를정당화시키고자 관학자들을 동원하여 각종 용어를 만들었다. 그런 용어를 우리는 해방 반세기가 지나도록 부끄러움을 모른채 그대로 쓰고 있다. ▲정한론(征韓論)― 중·고등학교 국사책이나 역사학자들의 저서에 ‘정한론’이란 용어가 수록돼 있다. 1860년대 이후부터 일본 정부내에서는 조선을정벌하여 식민지로 만들어야 일본이 대륙에 진출할 수 있고 아시아의 패권을 누리게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일본은 이미 강호(江戶)시대의 해방론(海防論)에 이어 막부(幕府) 말기의정한론,다시 명치 이후에는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일한일역론(日韓一域論)으로 한국침략의 정당성을 내세웠다. 먼저 정(征)자의의미를 살펴보면,두인변과 바를 정(正)자가 합쳐서 생긴 회의문자다. 아버지와 아들 관계 또는스승과 제자 즉,올바른 웃어른이 어린아이의 잘못을 꾸짖어 훈계한다는 뜻이다(여씨춘추). 또 다른 의미에는 정(征)이란 천자(天子)가 죄인을 호되게 꾸짖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여진정벌’이나 ‘대마도정벌’의 경우,도발하는 외적을 응징할때 주체적 의미로 쓴다. 그런데 일본이 우리를 침략하는 의미의 ‘정한론’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일제의 침략론’으로써야 옳다. ▲이조(李朝)― 우리 역사에 ‘이조’란 나라는 없다. 일본이 조선을 침략·합병하면서 한국민에게 조선왕조를 격하,한 씨족사회를 합방했다는 점을 인식시키고자 만든 용어다. 즉,일본은 ‘조선’이란 국가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씨족 대표가 지배하는 사회를 해체하고 대신 자기들이 다스리게 되었으니독립운동이나 애국심 따위를 갖지 말도록 조작한 용어다. 이런 것도 모르고 우리는 ‘이조 500년’,‘이조백자’,‘이조시대’ 어쩌고 하면서 역사를 말한다. 정식국호는 ‘대조선왕국’(1894),‘대조선제국’(1895),‘대한제국’(1897)이고 통칭 ‘조선왕조’또는 ‘조선’이라 써야 옳다. ▲의병토벌― 일제의 침략에 맞서 전국 각지에서 의병이 봉기하자 일본군이한국의병을 토벌했다는 기록이 많다. ‘토벌’은 관군이 반란군을 진압하는것인데,왜병은 관군이고 우리 의병은 반란군이란 말인가? ‘의병학살’로 써야 한다. ▲당쟁― 흔히 조선왕조가 ‘당쟁’으로 망했다고 말한다. 당쟁이란 용어는일본인들이 만들었다. 대한제국의 학정참여관을 지낸 幣原단이 1907년에 쓴‘한국정쟁지(韓國政爭志)’에서 처음으로 ‘당쟁(黨爭)’이란 용어를 쓰면서 조선시대를 당쟁시대로 부정적으로 규정했다. 細井이란 자는 “조선사람의 혈액에 특이한 검푸른 피가 섞여 있어서” 당쟁이 여러 대에 걸쳐 계속되고,결국 고칠 수 없는 것이라고 체질론을 폈다. 조선시대에 파쟁이 심했던것은 사실이지만 일본을 비롯,어느 나라든 정도의 차이일 뿐 정치적 파쟁은 있기 마련이다. 조선시대에는 ‘붕당’이란 용어가 사용됐다. ▲민비― 고종의 왕비 민황후를 일제는 민비로 비칭했다. 1895년 일본공사미우라가 일본군대와 정치낭인들을 내세워 왕궁을 습격하고 황후를 시해한뒤 정권을 탈취하는 을미사변의 만행을 저질렀다. 대한제국 정부는 1897년명성황후로 추책하고 국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일제는 한국의 황후를 시해한 만행이 세계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민비’라 부른 것을 우리가 그대로호칭한다. ▲모의(謀議)― 항일독립운동가들의 모임을 ‘모의’라고 표기하는 경우가흔하다. 모의는 “옳지 않은 일을 하기 위한 음모”를 말하는데,독립운동이옳지 않은 일인가. 일본 경찰이나 헌병이 쓴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협의’나 ‘논의’로 써야 한다. ▲징용(徵用)― 일제시대 많은 한국인이 전쟁터나 탄광으로 강제로 끌려가노역에 시달렸다. 이를 ‘징용’이라 부르는데,원래 징용은 국가가 사람을불러 일을 시키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징용’당한 것이 아니라 ‘강제노역’당한 것이다. ‘징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신대― 정신대란 몸을 던져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일제에 끌려가 성노예 노릇을 한 여성을 어찌 정신대라 부를까. ‘일본군 강제 위안부’라 표기하자. 3·1항쟁 80주기를 맞아 일제의 용어 한가지라도 바로 잡으면서 선열들의구국정신을 기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kimsu@
  • 두레식 학급 운영 집단 따돌림 극복

    “학생 뿐만 아니라 교사도 집단따돌림의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23일 서울 종로성당에서 개최한 ‘학교에서의 집단따돌림(왕따) 실태와 대안’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 朴춘애 교사(광주 치평중)는 자신이 한때 ‘왕따’ 학생을 방치해 자퇴하도록 했던 가해자였다고 반성하면서 두레식 학급 운영이라는 집단따돌림 극복방안을 발표했다. 朴교사가 순희(가명)라는 ‘왕따’ 학생을 만난 것은 담임을 처음 맡은 94년.朴교사는 다른 학교에서 전학온 순희가 ‘왕따’로 찍힌 사실을 알고 ‘제발 다른 반에 배정됐으면…’하고 생각했다.그러나 순희는 朴교사의 반에배정됐고,朴교사는 담임이라는 단순한 의무감에서 ‘잘 해보자.너를 이해한다’는 편지를 순희에게 보냈지만 朴교사의 마음 속에도 순희는 이미 ‘왕따’가 돼 있었다.결국 순희는 몇 차례 가출 끝에 학교를 그만두었고,朴교사는 ‘쓸 데 없는 파장만 일으키던 아이가 자퇴했으니 이제 편한 나날을 보내게 됐다’는 옳지 못한 생각으로 스스로를 달랬다. 朴교사는 그러나 그해스승의 날에 반장으로부터 “순희가 ‘왕따’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자퇴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뉘우치고 있다”는 편지를받고 충격을 받았다.그리고 집단따돌림을 없애는 방안에 대해 고심한 끝에품앗이로 농사일을 서로 돕는 두레를 학급 운영에 접목하기로 했다. 朴교사는 자기 반을 8개 두레로 나누고 학생들을 놀이두레,환경두레 등 각자 원하는 두레에 참여시켰다. 두레식 학급 운영은 큰 변화를 가져왔다.가정형편이 어려운데다 말수가 적어 늘 소외됐던 명수는 친구들이 마련해준 생일잔치에서 “처음 생일잔치를 해 본다.생일을 기억해준 친구들이 너무 고맙다”며 눈물을 흘렸다. 朴교사는 “나보다 부족하고 잘 적응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이해하고 부추겨서 같이 나아가는 것이 서로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를 깨닫는 과정이 반복되면 타인의 인격을 비인간적으로 침해하는 집단따돌림이 일어날 수없다”고 강조했다. 李鍾洛 jrlee@
  • 스승과 제자가 함께하는 하프연주회

    스승과 제자가 함께 하는 하프연주회가 열린다. 하피스트 조민정이 고교 입학을 앞둔 제자들과 함께 갖는 연주회가 그 것.19일 목포 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20일 남원 국립민속국악원,23일 원주 치악예술관에서 모두 오후 7시 공연을 갖는다. 협연자는 김화영,이주영,박혜영으로 이들은 각각 서울예고 계원예고 경북예고(대구)입학을 앞두고 있다.홍익초등학교 3년 윤라영도 출연한다. 아베마리아를 시작으로 모차르트 ‘교향곡 4번 1악장’,슈트라우스 ‘왈츠’,살제도 ‘룸바’를 4중주로 들을 수 있으며 카르돈,헨델의 곡을 하프 독주로 감상할 수 있다. 조씨는 서울대 음대와 미 맨하튼,뉴욕음대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 한양대 계명대 이화여대에 출강 중이다.그는 “하프를 알리기 위해 하프 연주를 들을 기회가 적은 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姜宣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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