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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처드 헬름스 前CIA국장 사망

    (워싱턴 AP 연합) 린든 B 존슨과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역임했던 리처드 M 헬름스가 22일 저녁 자택에서 사망했다.89세. 조지 테닛 CIA국장은 성명에서 “미국은 위대한 애국자를 잃었다.미국의 남녀 정보종사자들은 한분의 위대한 스승이며 진정한 친구를 잃었다.”고 말했다. 1913년 3월30일생인 헬름스는 유나이티드 프레스(UP)의 풋내기 기자로 아돌프 히틀러를 인터뷰하는 등 자질을 인정받으며 프랑스어,독일어 등 탁월한 외국어 실력 덕분에 2차대전중 CIA의 전신인 전략사무국(OSS)에 첫 발을 디디며 스파이 세계에 입문했다.
  • 황금찬·오세영 시와 그림의 만남, ‘사제시화전’ 서울갤러리

    황금찬 시인은 오세영 화백의 고교시절 스승이었다고 한다.황시인은 당시 시단의 거목 조지훈·박목월 선생을 학교로 초청하여 학생들에게 시의 세계에 눈뜨게 했다는 것이다. 오 화백도 황 시인의 영향을 받아 닥치는 대로 시집을 구해 읽은 문학청년의 한 사람이었지만,시의 오묘한 뜻을 알지 못해 그림에 열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술회한다. 그렇게 연을 맺은 황 시인의 등단 50년과 오 화백의 화단 40년을 기념하는 ‘사제시화전’이 서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27일까지. 전시회에는 황 시인의 시 가운데 오 화백이 감명깊게 읽었던 몇 수의 시와 그밖에 학창시절 즐겨 읽었던 시 등 20년 동안 틈틈이 모은 작품들을 모았다.전시회를 기념하여 ‘시와 그림의 만남’이라는 시화집도 출간됐다.예그린펴냄,1만 2000원. 서동철기자 dcsuh@
  • AG태권도 ‘금’ 김수옥양 이웃돕기성금

    부산아시안게임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김수옥(19·동아대 1년·웰터급·부산 동구 수정5동)양이 대한체육회로부터 지급받은 우승 격려금 100만원 전액을 불우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 훈훈함을 더해주고 있다. 김양은 지난 19일 격려금을 뜻있게 사용하기로 마음먹고 스승인 동아대 김우규 태권도 감독과 의논한 뒤 수정5동사무소에 격려금을 기탁한 것. 가정환경이 넉넉하지 않은 김양은 “나보다 더 힘든 삶을 사는 소년소녀가장과 홀로사는 노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사무소 관계자는 “김양의 뜻에 따라 저소득층에 격려금이 전달될 수 있도록 주민자치위원회 등 각급 단체장과 성금 사용계획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11월 6일개봉 몽정기/ 사춘기 ‘좌충우돌’ 성적 호기심

    인터넷세대가 아닌 성인 남자들에게는 누구나 학창시절에 몰래 교실에서 포르노잡지 한 권쯤은 돌려 본 추억이 있을 터.영화 ‘몽정기’(새달 6일 개봉·제작 강제규필름)는 그 은밀한 추억을 유쾌하게 들추어내는 영화다. 배경은 1988년.성적 호기심이 하늘을 찌르는 4명의 중학생이 주인공.어느날 그들 반에 ‘쭉쭉빵빵한’몸매를 자랑하는 교생선생님 유리(김선아)가 실습을 온다.아이들의 눈은 말똥말똥해지고 이제 그들 사이에서 선생님 쟁탈전이 벌어지는데….하지만 유리의 마음은 옛 스승인 병철(이범수)에게 가 있다. 자칫 저질로 흐를지도 모르는 소재를 ‘오버’하지 않는 선에서 재기발랄하게 잡아내는 감독의 연출력은 놀라울 정도.선생님의 치맛속이 궁금해서 거울로 비춰보고,여자와 잤다고 큰소리치는 친구가 부러워 날라리 여학생들을 꼬시려다 된통 당하고,여관을 운영하는 친구네에 몰래 들어가 옆방을 훔쳐보는 아이들은 사실 평범한 사춘기를 통과한 우리의 모습이다.영화는 딱 공감을 얻을 만큼의 수준으로 이들의 각종 에피소드를 담아냈다.한국판 ‘아메리칸 파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영화의 재미도 못지않다.파이에서 참외·사발면·철봉대로 바뀌는 자위 도구는 기상천외하다.조금의 자극만으로도 몸에 이상한 변화가 오는 학생들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보는 것도 즐겁다. 하지만 이 영화가 ‘아메리칸 파이’와 차별성을 가지는 것은 성과 사랑을 아우르는,성장에 관한 진지한 성찰이 부족하다는 점이다.성장기를 다룬 영화라면 능히 있음직한,여성도 성적 호기심의 대상이 아닌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식의 과정이 삭제된 것. 물론 흉내를 낸 흔적은 있다.교생선생님을 짝사랑하는 학생 동현은 한 방에 같이 있으면서도 슬쩍 건드리지도 못한 채 그녀를 지켜준다.하지만 선생님이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곧 분노에 휩싸인다.그러다 체육대회에서 우승한 뒤 다시 교생선생님 유리와 담임인 병철을 이어주게 된다.그러나 이 과정의 이음새가 매끄럽지 못해 오히려 뜬금없다는 인상만을 준다. 성장에 관한 성찰의 자리에는 대신 과거를 향한 향수만이 남아 있다.쉬는시간에 도시락을 까먹고,선데이서울과 플레이보이를 뒤적이던 지금의 30·40대.이 관객들의 아련한 향수를 상업적인 타깃으로 삼아 애들 같은 장난을 쳤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국영화에 10대 섹스코미디라는 새로운 소재를 도입하고,더할 나위없이 명랑하고 재미있는 웃음을 선사했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최근 나온 영화 가운데 가장 웃기는 작품으로 꼽을 수 있다.‘자카르타’의 정초신감독이 연출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최승희선생 무용 가르칠땐 엄격”중국내 첫 제자 이인순씨

    “선생님은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6시부터 무용을 가르친 아주 엄격한 분이셨습니다.” 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崔承喜·1911∼?)를 사사(師事)한 중국내 첫 제자 이인순(李仁順·68·여)씨가 지난 19일 64년만에 조국을 방문했다.한국노인문제연구소 등 한·중·일 3국 노인단체의 공동 주최로 21,22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제2회 국제노인문화제’에 중국무용단 대표로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이씨는 “선생님의 무용연구소를 마친 단원들은 모두 중국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중앙가무단’이나 ‘민족가무단’에 남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면서 “무용을 배운 제자는 우리 동포 30여명을 포함해 70여명뿐”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씨는 “선생님은 중국인보다 우리 동포 제자를 먼저 공연무대에 올려준 따뜻한 분이셨다.”고 떠올렸다. 대구가 고향인 이씨는 4세때인 1938년 온 가족이 일제 통치를 피해 만주로 이주하는 바람에 64년동안 한국땅을 밟지 못하고 만주와 베이징(北京) 등지에서 살았다. 이씨가 스승 최씨를 만난 것은 16세때인1950년 여름.당시 전란에 신음하던 북한을 떠나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의 초청으로 베이징에 머물며 ‘무용연구소’를 운영하던 최씨를 찾아가 중국내 첫 제자가 됐다. 이씨는 “가난한 우리에게 무용을 베풀어주신 선생님처럼 이번에 중국으로 돌아가면 부모없는 동포 아이들에게 무용을 가르칠 것”이라면서 “내년 성탄절엔 그들과 함께 다시 돌아와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 행사에 참가한 중국무용단 중 하나인 ‘북경소수민족 석양홍(夕陽紅)무용단’을 이끌고 이달말까지 서울과 일산,안산 등지에서 공연을 펼친 뒤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황장석기자 surono@
  • 이주일의 아동도서/ 아프리카 초원의 친구들 - 야생동물이 금방 나올듯 ‘생생’

    ‘우두두’발소리를 내며 초원을 달리는 아프리카 야생동물 떼와 금방이라도 입김을 나눌 듯한 그림책 시리즈가 나왔다.자연생태 그림책 ‘아프리카 초원의 친구들’시리즈(요시다 도시 글·그림,봉정하 옮김). 지은이는 지난 95년 타계한 일본의 인기 동화작가.독특하면서도 생생한 그림동화의 주제를 찾아 아프리카를 비롯한 세계 각지를 돌아다닌 부지런한 작가였다. 책은 모두 5권으로 묶였다.하지만 표지 제목만 다를 뿐 줄거리는 연결고리를 걸고 있는 듯하다. 주인공은 아프리카의 소 ‘누’.가뭄을 피해 물과 풀을 찾아 떠난 길에서 아기 누는 그만 엄마를 잃어버리고(1권 ‘엄마잃은 아기 누’),무리에 섞인 누는 비에 불어난 강을 건너다 사자들에게 위협 받는다(2권 ‘누 가족의 힘든 여행’). 이어지는 이야기는 박진감을 더한다.무리를 진두지휘하는 스승 누가 하이에나들과 벌이는 한판 격전(3권 ‘스승 누의 승리’)은 야생동물들의 처절한 생존법칙을,첫 아기를 밴 암컷 누가 새끼를 지켜내는 이야기(4권 ‘치타의 공격에서 지켜낸 생명’)는 대자연의 풍요와 평화를 각각 웅변한다.생김이 딴판인 코뿔소와 코끼리가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5권 ‘엄마와 아기 코뿔소의 사랑’)에 이르면 코끝이 찡해진다. 목판화의 질감이 오롯이 살아있는 사실적인 그림들이 무척 이채롭다.프랑스 번역출판상 수상작.각권 8000원. ▶ 요시다 도시 글·그림 /봉정하 옮김 / 바다어린이 펴냄 황수정기자 sjh@
  • 아시안게임/ 승마 - 아름다운 세대교체

    선배이자 코치인 서정균(40·울산승마)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비록 자신은 은메달에 그쳤지만 자신이 키운 막내의 대견한 모습에 저절로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10일 승마 마장마술 개인전이 펼쳐진 부산승마장.출전 선수 23명 가운데 9번째 주자로 나선 최준상(24·남양알로에)의 연기에선 군더더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애마 ‘댄싱보이’와 호흡을 맞춘 그의 총점은 1307점.앞서 연기를 펼친 선수들을 100점차 이상으로 앞선 발군의 연기였다. 남은 선수들도 최준상의 기록을 넘기엔 벅차보였다.다만 한 사람.그를 가르친,4년 전 방콕대회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의 주인공 서정균만은 경쟁자로 부족함이 없었다. 최준상이 고교시절 삼성전자승마단과 인연을 맺으면서 알게 된 서정균은 최준상이 대학에 진학한 뒤 4년간이나 개인 코치로 가르침을 준 적이 있는 스승. 하지만 마지막에서 두번째 주자로 ‘애니콜’과 함께 연기를 펼친 서정균의 점수는 1237점.역시 역부족이었다.결국 금메달은 최준상의 몫이었다.서정균은 은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5개나 따낸 아시아 승마 최강자 서정균과 최준상의 ‘아름다운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순간이었다.특히 지난 8일 열린 단체전에 출전 22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로 한국의 우승에 1등 공신 역할을 해준 최준상의 개인전 정상 정복으로 한국은 마장마술 개인과 단체 2연패를 달성했다. “(서정균)코치님이 아시안게임 여섯번째 금메달을 노렸지만 실력이 달려 은메달에 머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모두 잘한 만큼 코치님 역시 기쁘게 생각할 것으로 믿습니다.” 그의 말대로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서정균을 바라보며 최준상은 또다른 목표를 말하고 있었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다음에는 올림픽에 나가 한국 승마를 빛내고 싶습니다.” 부산 이두걸기자 douzirl@
  • 평양 학술토론회 다녀온 윤내현 단군학회장 “”고대사 남북 공동연구 물꼬텄다””

    개천절인 지난 3일 평양에서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 역사학자들이 모여 단군 및 고조선에 관한 학술토론회를 가져 안팎의 눈길을 끌었다.북한 력사학회와 우리측 단군학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 학술토론회는 단군과 고조선의 실체를 남북이 학문적으로 수용,함께 체계적인 연구의 초석을 놓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행사였다. 단군학회 회장으로 이번 학술대회에 남쪽 학자들을 인솔하고 돌아온 윤내현(63)단국대 대학원장은 “이번 학술토론회는 그동안 일제에 의해 망실돼 온 우리 고대사를 남북이 공동으로 복원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무척 뜻깊고 고무적인 행사였다.”고 기꺼워했다. 윤 교수는 “그동안 우리 문화의 모태이자 역사의 기원이면서도 실체를 모호하게 인식할 수밖에 없던 많은 사람들이 단군과 고조선의 역사적 실재성과 의미를 새롭게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윤 교수를 만나 이번 학술행사의 의미와 우리 역사학의 문제들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이번 평양 학술토론회의 의의와 성과는 무엇인가. 남북한 학자들이 제3국이 아닌 우리 땅에서 학술행사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3년 전부터 준비해 원래는 지난해에 갖기로 한 것이 이번에 열린 것이다. 북쪽에서 사회과학원과 김일성대학 등의 권위 있는 교수 11명이 참석했으며,우리 쪽에서도 9명이 나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기회를 가졌다.학문 분야에서 남북 공동연구의 물꼬를 튼 셈이다.또 남북이 역사학자 교류와 공동연구에 합의한 점도 의미가 있다고 여긴다.다음번 서울 개최가 실현됐으면 좋겠다. ◆북한의 단군 인식은 어떠한가. 과거 북한 학자들은 단군보다 고조선에 더 집착했다.1970년대까지 우리의 고대사 연구가 거의 없었던 데 비해 북한은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다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실제로 고조선은 만주 일대를 아우른 우리 역사상 최대의 고대국가였으나 삼국·고려시대를 거치면서 그 실체를 모두 잃고 말았다.여기에 일제 식민사관이 개입하면서 우리는 타의에 의해 고대사를 잊고 살았다. 생각해 보라.고조선이 없으면 우리는 과정없이 형성된 민족이라는 말이 되는데,이게 가능한 얘긴가.이런 점에서 북한은 나름대로 많은 연구를 했다.강역(彊域)문제만 하더라도 우리보다 훨씬 넓게 잡고 있다. 북한의 고조선 연구는 지난 93년 단군릉 발굴이 전환의 계기가 됐다.주체사상이나 사회주의적 역사관에서 볼 때 우상을 인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었으나,그후 단군에 대한 시각이 크게 바뀌어 지금은 고조선 대신 ‘단군조선’이라고 칭하는 정도다. ◆단군과 고조선에 관한 북한의 그러한 인식이 우리와는 크게 다르지 않나. 아직은 차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또 이번 학술토론회에서 북한 학자들이 대체로 단일한 학설을 편 반면 우리는 시대구분이나 도읍설 등에서 이견이 있었다.연구,정리할 과제다. ◆그 차이를 학문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보는가. 당연하다.해소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번에 확신했다. ◆주체사상의 북한이 단군릉을 조성한 것은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가.또 그 단군릉이 어느 정도 실증적 근거를 가졌다고 보나. 북한이 단군릉을 조성한 배경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나,우리가 단군 실체를 인정하는 데 인색한 것은사실이다.북한의 단군 연구는 단군릉 발굴 이후 시작됐다.북한은 단군릉에서 발굴된 유골에 대해 무려 60∼70회의 연대 측정을 거쳐 지금부터 약 5020년 전의 것이라고 확인했다.이것이 옳다면 고조선의 역사를 지금보다 훨씬 앞당겨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단군을 허구적 인물 정도로 알고 있는데. 식민사관의 영향이 크다.중요한 것은 그 실체성을 확인하고 인정하는 것이다.단군의 역사는 바로 우리 역사학의 뿌리다.이는 역사적·상징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역사학이 사료를 근거로 하는 학문이나 그렇다고 상징성을 애써 무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단군학에 대해 우리 사학계의 주류는 어떤 입장인가. 주류·비주류를 떠나 명백한 역사를 제대로 탐구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은 민족적 불행이다.일본인들은 철저하게 고대사와 단군의 실체를 부인했다.해방후 단군 연구가 되살아나는 듯하다가 군부독재를 거치면서 이내 잊히고 말았다.당시에 ‘민족’이니 ‘민족 정체성’이니 하는 말은 금기였지 않나. 우리 역사에서 불교·유교처럼 지배계층의이념으로 작용한 외래문화가 유입되기 전의,그 온전한 민족 원형은 고조선에 있다.이런 점에서 고대사는 바로 우리 역사학의 뿌리라고 봐야 한다.그런데도 고대사 연구는 무척 취약하다. ◆우리 고대사의 문제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나는 실증주의적 학자다.과거 국사교육심의위원회에 잠깐 몸담은 적이 있는데,당시 우리 고대사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지 않으면 심의안에 서명할 수 없다고 버티다 결국 그만뒀다.그게 계기가 돼 국사교과서에서 고조선 지도가 바뀌긴 했지만…. 문제는,실체가 분명한 고대사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일본 학자들은 “고조선에 관한 사료가 너무 후대에 기록됐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그래서 나는 주로 중국측 자료를 취해 연구해 왔다.식민사관은 일제의 주장과 방법을 모두 버리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식민사관이 문제라면 해법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결국 우리 자신의 문제다.아무리 식민사관이 문제라고 하나 우리가 합리적으로 우리 역사에 접근했으면 지금처럼 (폐해가)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일제와 독재정권의 탄압과 제약을 인정한다 해도 우선 문제는 우리 내부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고대사에 대한 우리 사학계의 학문적 성취도를 평가해 달라.전망은 어떻고,문제는 무엇인가. 최근 들어 연구가 다양해지고 또 성과도 나타나 고무적이다.그러나 문제는 있다.가장 심각한 폐단은 학자들이 학파나 학맥에 너무 집착한다는 점이다.제자가 스승의 오류를 알고도 바로잡지 못한다.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민족문제는 학파나 학맥을 초월하는 것이다. ◆이른바 강단사학과 재야사학 사이에도 갈등이 크지 않나. 재야사학에 문제가 없지는 않을 것이나,우리 강단사학이 그동안 재야사학을 외면해 온 면이 크다.우리 학회에서는 재야사학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있다.일단 한자리에 앉아야 한다.토론과 대화로 이견을 해소하고 의견차를 좁히는 게 바람직하다. ◆단군이나 고조선에 관한 현재의 교과서 기술이나 교육상의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국사편찬위원회의 의지와 관계되는 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역사는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라기보다 그 사건 속에서 정신과 의미를 찾는 작업이다.실제로 우리는 ‘홍익인간’을 주창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은 없었다. 역사적으로는 각 시대를 이끈 지식인들이 우리의 원형 문화 대신 외래문화를 우위에 둬 온 점도 반성할 점이다.이렇게 해서 망실된 우리 문화의 원형을 고대사를 통해 되찾아 이를 후대에게 바로 가르치는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심재억기자 jeshim@ ■윤내현 교수는 ▲단국대 사학과 졸 ▲동 대학원 석·박사 ▲하버드대 대학원 동아시아학과 ▲단국대 문과대 교수 ▲하버드대 인류학과 객원교수 ▲단국대 중앙박물관장·문과대학장·인문과학부 학부장·부총장 역임 ▲문교부 국사교육심의위원 ▲민족사 바로찾기 국민회의 학술위원 ▲현 단국대학원장 ▲주요 저서-‘한국 고대의 사회와 국가’‘한국고대사 신론’‘중국사 1·2’‘고조선 연구’‘고조선,우리의 미래가 보인다’‘한국 열국사 연구’등 ▲수상-‘오늘의 책’상(한국출판문화협회),일석학술상,금호학술상 등. ■윤내현교수 ‘최씨낙랑국설' - “”대동강변 낙랑 우리 토착국가”” 윤내현 교수의 고대사론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의 하나가,사서에 등장하는 대동강 변의 낙랑이 한(漢)의 군현이 아니라 우리 토착국가라고 주장하는 ‘최씨낙랑국’설이다. 지난 85년 ‘한국학보’(일지사 간)제41집에 ‘한사군(漢四郡)의 낙랑군과 평양의 낙랑’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 연구 성과는 지금까지 대동강 일원에 자리한 것으로 알려진 낙랑군의 실체를 정면으로 뒤짚는 파격적인 내용이어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윤 교수는 당시 “우리가 아는 한사군의 낙랑은 사실 대동강의 낙랑과는 전혀 다른 존재”라고 주장했다. 중국 문헌사료에 따르면 한사군의 낙랑은 대동강 인근이 아니라 베이징 인근에 있었으며,그 근거로 고구려 미천왕과 한나라간에 벌어진 전쟁기록 등을 제시했다.중국 사료에 ‘갈석산을 지나 낙랑·현도군이 있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갈석산이 바로 지금의 산해관 서쪽에 있는 산이라는 것. 그는 우리가 ‘낙랑공주와 호동왕자’로 기억하는 낙랑국은 한사군이 설치되면서 대이동을 시작한고조선의 후예들이 최리 왕을 중심으로 대동강변에 세운 나라로, 낙랑군과는 전혀 다른 고대국가라고 주장했다. 대동강 낙랑이 국(國)이 아니고 군(郡)이었다면 당연히 최고 통수권자는 태수가 되며,태수의 딸에게 ‘낙랑공주’라는 칭호를 부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근거를 내세웠다. 윤 교수는 “지금도 일부에서는 명칭에 집착하나,고대에는 낙랑을 비롯해 고구려,옥저 등 ‘같은 명칭의 다른 집단’이 여러 지역에 존재했다.”며 이는 중국 식민국가와 그 식민지배를 거부한 토착민의 나라가 따로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파격적인 학설을 제기하며 한국 고대사의 지형을 바꿔온 윤 교수는 일찍부터 사학계의 일제 식민잔재를 청산하는 데 주력해 왔다. 진보적이면서도 합리적 사관을 가진 데다 문헌과 유물에 의거,엄정한 논리틀을 구축함으로써 우리 고대사는 잃어버린 역사적 위상을 상당부분 회복했거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재억기자
  • 회갑 기념展 여는 간송미술관 학예실장 최완수씨

    “촌스럽게 무슨 회갑연입니까.‘회갑’이라는 말도 꺼내지 말라고 했는데…” 9일까지 서울 인사동 백악예원에서 열리는 ‘최완수 회갑기념전’의 개막식이 열린 3일 가헌(嘉軒)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얼굴을 붉히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 이번 전시회는 ‘간송학파’인 김천일(목포대) 오병욱(동국대) 조덕현(이화여대) 장지성(전주교대) 이태승(용인대) 교수 등 10여명이 회갑연 및 저서‘한국 불상의 원류를 찾아서 1’ 출판기념회를 겸해 마련한 자리.제자들은‘가헌 선생 19세 진영(조덕현 작)’ 등 그의 초상화를 비롯해 한민족의 정신이 살아 있는 탱화·불상·한국화·서양화 등을 출품했다.모두 최 실장의 정신을 반영하는 작품들이다. 이 전시회는 지난 73년 서울대에서 처음으로 한국미술사를 강의한 이래 30여년 동안 한국 전통문화 연구와 후진양성에 힘써온 그에게 제자들이 해줄 수 있는 최대의 ‘헌사’일 것이다.그는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년간 일한 뒤 66년 사립 박물관인 간송미술관으로 옮겨 학예연구실장으로 지금까지 일해왔다. 한국 불교미술사학계의 강력한 학맥인 이른바 ‘간송학파’는 쉽게 말해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다.70년부터 지금까지 서울대·연세대에서 그의 강의를 듣고 학문적 토대를 닦은 이들이 자연스레 구성했다.‘식민사관에서 탈피해 우리 전통문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민족적 자긍심을 갖자.’는 그의 사상에 공감한,미술계뿐만 아니라 사학 분야 등의 인문학자들을 포괄한다. 그는 “나에겐 전수할 학문이 있고,스승의 색깔을 이어갈 수 있는 뛰어난 학생들이 있어 학통이 이어진 것뿐”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낸다. 최 실장은 “학문에는 고전에서 이어지는 수직적인 지식과 동시대의 수평적인 지식이 있다.요즘 교육은 검증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수평적인 학설만 요구하는 것 같다.그러나 문화의 주체자가 돼 외래문화를 수용하려면 수직적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그래야 지식인들이 태어날 풍토가 마련된다.”며 전통문화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책/ 마르자 드스지엘스카 지음,히파티아

    고대 그리스 철학자 하면 우리는 보통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같은 남성 철학자들을 떠올린다.그러나 고대 철학사를 꼼꼼히 살펴 보면 남성철학자 못지 않게 뛰어난 여성 철학자가 적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히파티아·아레테·소시파트라·애스클레피제네이아·올림피오도루스 등이 그들이다. 그 중에서도 히파티아는 ‘신플라톤주의’를 완성한 당시의 대표적인 여성철학자로 암모니우스·다마스키우스·심플리우스·아스클레피우스 등 당대쟁쟁한 철학자들의 스승이었다.그의 가르침을 받으려고 그가 사는 알렉산드리아는 물론,그리스 전역에서 뜻있는 청년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그는 고대 그리스의 신화적 인물로 ‘아름다움과 지혜’의 여신으로 추앙받았다.특히 당대 최고의 지성인 그에 대한 살인은 고대 광명의 종말과 중세 암흑의 도래를 의미할 만큼 중요한 사건으로 취급되어 왔다. 히파티아는 페미니스트들로부터도 추앙받는다.뛰어난 지적 능력과 미모를 지닌 히파티아는 철학자 이시도르와 결혼한 뒤에도 숱한 저명 남성들과 자유로운‘연애적 교우관계’를 맺었다.당시 기독교 대주교인 키릴루스는 히파티아의 애인으로 알려진 제독 오레스테스와 갈등관계였다.키릴루스는 마침내 히파티아를 간통 혐의로 살해했다. 고대 그리스 말기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유대교와 기독교가 충돌을 빚었다.키릴루스 대주교는 유대인들을 공공연히 탄압했고 히파티아는 유대교를 옹호하며 이에 저항했다.대주교는 히파티아를 제거하지 않고는 자신의 종교권력을 유지할 수 없었다.역사가들은 히파티아 살해가 이교주의가 끝나고 기독교적 암흑시대가 시작되게 만든 사건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폴란드의 고대 로마사 교수인 지은이는 이 책에서 이러한 ‘히파티아 신화’를 재해석해 관심을 모은다.한마디로 히파티아의 이미지는 후세 사람들에 의해 문학적으로 가공되고 신화화한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한 예로 히파티아가 뛰어난 철학자임은 분명하지만 그를 미의 여신으로 신화화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히파티아는 원래 이집트 땅이었다가 그리스 식민지가 된 알렉산드리아 출신으로,라파엘이 그린 것처럼 그리스인의 외모가 아니라 이집트인의 외모일 것으로 추정한다. 나아가 유대교인으로서의 히파티아도,자유연애주의자로서의 히파티아도 모두 부정한다.저자에 따르면 히파티아의 순교 또한 ‘고대의 종말’이 아니라 그리스 세계의 가치와 새롭게 떠오른 기독교적 가치가 통합되는 역사의 발전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히파티아는 신화 속 인물이 아니라 생생한 현실의 인물로 다시 태어난다.그러나 이러한 신화의 재해석에도 불구하고 히파티아는 여전히 역사에 남을 위대한 철학자다.그것은 고대 그리스 말의 철학사를 그의 제자들이 찬란하게 장식했다는 점에서도 증명된다.‘고대 그리스가 사랑한 여인’히파티아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1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아시안게임/ 남녀체조 “86년 영광 다시한번”

    ‘86서울아시안게임의 영광을 재현한다.’한국 체조대표팀이 금메달 3개를 따낸 지난 86년 서울대회 때에 버금가는 목표를 세우고 훈련장인 사직체육관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1일부터 시작되는 체조에서 한국선수단의 목표는 금메달 2∼3개,은메달 2개다.남자 링의 김동화와 평행봉의 양태영,여자 마루운동의 박정혜 등에게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체조에 걸린 16개의 금메달 가운데 이 정도만 따주면 한국의 종합 2위에도 버팀목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대부분 20대 초반의 신예들이만 지난해 동아시아대회와 유니버시아드,세계선수권 등을 통해 충분한 국제경험을 쌓았기에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남자대표팀의 최고참 김동화는 이변이 없는 한 링에서 금메달을 차지할 것으로 코칭스태프는 내다보고 있다.지난해 베이징 유니버시아드 링에서 준우승한 김동화는 강한 근력을 요하는 기술들을 정확하게 구사한다. 또 대표팀의 에이스 양태영은 평행봉과 개인종합에서 각각 금메달을 노린다.스케일 크고 탄력 넘치는 연기를 하는 양태영은 올림픽에서 스승 이주형을 제치고 금메달을 딴 리샤오펑에게 도전장을 내민다.올라운드 플레이어인 양태영은 개인종합에서도 양웨이(중국),리샤오펑,도미타(일본) 등과 격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6년 서울대회 때 서선앵(평균대)과 서연희(이단평행봉)가 금메달을 딴 이후 방콕대회까지 12년간 노골드의 수모를 당한 여자 체조는 고교 1년생 신예 박정혜(충북체고)가 반란을 꿈꾸고 있다. 지난 7월 대표선발전에서 1위에 오르며 처음 태극마크를 단 신예 박정혜는 마루운동에서 금메달을 노린다.국제대회 경험이 없지만 순발력이 뛰어나고 경기운영 능력이 좋아 기대가 크다. 정진애 여자대표팀 코치는 “두번 공중돌며 한번 비틀기(Moon Salto) 동작을 완성한 상태로 충분히 금메달도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산 곽영완기자 kwyoung@
  • “이건희 강력 리더십 삼성전자 성공 비결””

    삼성전자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이건희(李健熙·얼굴)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덕분이란 분석이 나왔다. 27일 삼성에 따르면 일본 경제전문 주간지 다이아몬드지는 최신호 특집기사에서 “환란이후 한국경제가 V자형 회복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IT(정보기술)산업의 성장에 힘입은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막대한 수익성으로 한국의 경제적 성공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 2000억엔과 2300억엔으로 과거 이 회사의 스승격인 산요전기의 실적을 훨씬 뛰어넘었을 뿐아니라 시가총액면에서 소니사를,당기순익에서 도요타 자동차를 추월하는 등 한국경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잡지는 “삼성전자가 이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이건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탁월한 경영 선견지명 때문”이라면서 “경영투명성과 합리성 면에서 삼성전자가 다른 어떤 기업보다 앞서가며 주주의 과반수인 외국인 투자가들도 이회장의 예측력과 결단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그 예로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사업에 진출한 것과 반도체를 삼성전자에 합병한 일,과감한 투자결정으로 세계 최대의 반도체 회사로 키운 점을 꼽았다. 다이아몬드지는 삼성전자 성공의 7대 비결로 이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더불어 ▲견고한 조직운영 ▲실력 위주의 인재육성 ▲집중·선택·집념 ▲장기적 경영관 ▲시기 적절한 투자판단 ▲글로벌화 지향을 들었다. 박건승기자 ksp@
  • 이런책 어때요/ 성무애락론 - 음악은 교화수단 아니다

    음악 자체에 인륜과 도덕이 내재한다는 전통적인 유가의 음악론을 논박한 최초의 글.죽림칠현의 한 명인 혜강은 소리 자체가 갖는 고유한 심미적 가치에 의미를 부여한다.혜강은 자신의 분신인 동야주인을 내세워 공자와 맹자,순자를 거쳐 확고하게 자리잡은 유가적 음악론,곧 음악을 도덕적 교화수단으로 삼는 전형적 인물인 진객을 문답형식으로 공박한다.혜강은 기존 학설이나 통설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견해를 펼치는 ‘사심이유론(師心以遺論,마음을 스승으로 삼아 글을 남긴다)’의 풍격을 세움으로써 위진시대 사상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4900원.
  • 한가위/가는길 오는길/21일 오후5시~밤12시 부산→서울 12시간 예상

    ■교통 올가이드 건설교통부는 올 추석연휴기간(19∼23일)중 지역간 이동인원이 308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이는 전년 대비 3.1%,평시보다 56% 늘어난 것이다.고속도로 이용 차량도 지난해보다 9.8% 증가한 1456만여대로 전망된다.이중 수도권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13.8% 늘어난 267만여대로 예상된다. ◆귀성길은 20일,귀경길은 22일이 가장 혼잡-이번 추석은 지난해 말 서해안 및 중앙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됐지만 연휴기간이 짧아 상습 지·정체 구간과 IC주변 국도 연결부에서 교통혼잡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귀성길은 20일,귀경길은 22일에 교통량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따라서 20일에 집중될 귀성길 소요시간(승용차)은 서울∼부산 7시간50분,서울∼광주 8시간,서울∼대전 3시간40분 정도 걸릴 것으로 건교부는 전망했다.특히 추석 당일인 21일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의 귀경길이 가장 교통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산∼서울 11시간30분,광주∼서울 10시간50분,대전∼서울 4시간40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버스 전용차로 이용 차량들은 운행시간이 각각 1시간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량 분산 및 통제구간-경부고속도로 서초IC∼신탄진IC구간에서 상·하행선 모두 19일 낮 12시부터 22일 밤 12시까지 6명 이상이 탄 9인승 차량만 진입을 허용하는 버스전용차로제를 실시한다.또 서울,부산,대전 등 주요 대도시의 버스터미널과 고속도로 진입로 구간에도 버스전용차로제가 도입된다.위반시 범칙금 6만∼7만원에 30점의 벌점이 부과된다.이 기간동안 경찰 헬기 등이 강력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이에 따라 고속도로 IC 진출입 통제는 하행선의 경우 19일 낮 12시부터 21일 낮 12시까지 경부고속도로의 잠원·반포·서초·수원·기흥IC,중부고속도로의 곤지암·서청주IC,서해안고속도로의매송·비봉·발안IC에서는 차량진입을 통제하되 반포·서초IC에서는 P턴 진입을 허용하고,경부선 양재IC는 진출만 통제하게 된다.상행선의 경우 21일낮 12시부터 22일 밤 12시까지 경부선의 안성·오산·기흥·수원·판교·양재IC와 서해안선의 발안·비봉·매송IC에서 6인 이상이 탑승한 9인승 이상승용차와 수출용 화물 적재차량을 제외한 전 차량의 진입을 통제하게 된다. ◆확장공사중인 도로 조기준공 개통 및 임시개통 구간-건교부는 추석 연휴기간중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해 확장공사중이던 서울외곽 순환고속도로 성남 톨게이트∼서하남IC 구간(9.5㎞)과 서하남IC∼하남분기점 구간(4.9㎞) 및국도 13·23호선 3개구간(15㎞)을 조기 준공 개통하고,국도 4호선 왜관 삼청∼대구 태전동 18.9㎞ 등 국도 19개구간도 19일 0시부터 23일 밤 12시까지 5일간 임시개통할 예정이다.또 태풍 루사로 교통소통에 지장이 있는 경부선·영동선 철도와 동해·88고속도로 및 국도 42개소에 대해 응급복구를 완료,정상운행토록 할 계획이다. ◆수도권 지하철·좌석버스 연장운행-심야 귀경객을 위해 수도권 지하철(전철)이 23일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되고,서울역·영등포역·강남고속터미널·동서울터미널 및 남부시외버스터미널을 경유하는 좌석버스도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된다. ◆추석 귀성 버스승차권 추가 예매-추석 차표를 사지 못한 귀성객을 위해 19일까지 서울고속버스터미널,동서울터미널,상봉터미널에서 승차권을 예매하고 있다. ■우회로.새길 안내/충청·호남권 새로 뚫린길 많아 올 추석은 그 어느 때보다 교통혼잡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우회도로와 새로 생긴 길을 소개한다. ◆서해안고속도로-충청 서부와 호남지역 귀성객중 강북 도심 귀성객은 기존의 서부간선도로 및 석수·광명IC 등으로 진입하면 된다.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의왕∼과천간 고속화도로를 이용,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의 학의JCT로 진입하면 된다.서울 동북부 지역 귀성객들은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 구리·남양주·토평IC로,서울 동남부지역 귀성객은 강일·상일·서하남·송파IC 등으로 들어가 조남분기점을 거쳐 서해안선을 이용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대구·경북지역 귀성객-기존의 경부고속도로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중부고속도로를 이용,영동고속도로를 경유(만종JCT)해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특히 중부고속도로를 탈 때에는 고속도로상의 가변정보표지판에서 제공하는 소통상황을 확인,중부선과 제2중부선을 선택해야 한다. ◆중앙고속도로 및 강릉권 귀성객-서울에서 국도 6호선을 이용,양평을 거쳐 영동고속도로나 중앙고속도로에 진입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만하다. ◆충남·충북·대구권 귀성객-경부선 회덕분기점에서 지체되면 청원IC에서 17번 국도를 이용하거나 중부고속도로 일죽IC,음성IC에서 17번 국도를 이용해 청주에서 대전을 지나 전주로 가는 방법도 있다.또 17번 국도가 25번 국도와 만나는 청주를 지나 상주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나 3번 국도를 이용해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하는 방법이 있다. ◆전북 동부와 경남 서부지역 귀성객-경부고속도로 비룡JCT에서 대전 남부순환고속도로를 경유(산내JCT)해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보다 편리한 귀성길이 될 것이다. ◆충청과 호남권 귀성객-올 설날 이후 새로 뚫린 길을 활용하는 방법도 대안중 하나다.충남 당진군 신평면 매산리∼송악면 가곡리 16㎞구간을 비롯,6개구간 총연장 66.9㎞가 최근에 새로 생긴 길이다.
  • 문화광장/ 무용

    ◇ 경기도민과 함께하는 조승미 해설발레 =14일 오후7시 군포시민회관,26일 오후7시30분 의정부예술의전당(02)2292-7385.조승미 발레단이 ‘호두까기 인형’ 등 고전발레와 ‘후유증’ 등 창작발레를 갈라 형식으로 선보임. ◇ 이지영의 춤= 19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02)530-3300.제159회 국립국악원 목요 상설 무대.입춤·학춤·진쇠춤. ◇ 美服·美舞 =14일 오후 3시·6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02)336-5401.메이드인댄스닷컴(madeindance.com)무용단이 의상과 춤을 소재로 만든 창작춤. ◇ 향음(香音) =16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02)2263-4680.전은자 무용단의 태평무·검무·부채춤.공연기획 MCT 주관. ◇ 김란의 춤= 12일 오후7시30분 대전시 대덕과학문화센터 콘서트홀(042)257-0918.김란무용단장의 무용인생 40년 기념무대.스승 김숙자씨를 추모하는 ‘살풀이’.
  • 클로즈 업/ MBC ‘시사매거진 2580’, 흙에도 가슴에도 묻지못한 아들들

    군 당국이 자살했다고 발표한 허원근 일병이 선임하사의 총에 맞아 숨진 사실이 18년 만에 밝혀져 국민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은 오후9시45분 ‘자식을 묻지 못하는 사람들’편에서 군 당국의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내겠다는 일념으로 모진 생을 살아온 아버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의문사의 진상을 밝혀내고 이제야 비명에 간 자식 얼굴을 마주 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하는 아버지.그러나 아버지는 아직 아들 원근이의 유골을 흙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고 한다. 아직도 억울한 죽음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눈물과 한숨으로 살아가는 군 의문사 가족협의회 회원이 주위에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군의문사로 사망해 땅에도,가슴에도 자식을 묻지 못하는 다른 부모들의 케이스도 함께 소개한다. ‘스승이 있는 사회’편에서는 최근 한 실업계 고교에서 교사가 학부모에게 폭행당한 사건을 조명한다.교실에서 집단따돌림을 주도하던 학생을 지도하다가 일어난 사고. 교사는 교권침해라며 소송을 준비 중이며,해당 학부모도 맞대응할 태세다.현장을 찾아가 진정한 사제지간의 의미를 되새긴다. ‘참,기발합니다’편에서는 갈수록 지능화하는 밀수에 관해 알아본다. 주현진기자 jhj@
  • [열린세상] 노벨상 수상과 창조성 계승

    지난해 노벨재단은 노벨상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 노벨상 100주년 기념 전시를 기획했다.이 전시는 노벨상의 유래,노벨상의 선정 과정,노벨상 수상자들의 공헌 내용,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의 창조적인 활동의 근원 등을 일반인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노벨상 100주년 기념 전시물은 2개가 복사됐는데,그 하나는 스웨덴 스톡홀름의 노벨박물관에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상설 전시되고 있으며,다른 하나는 노르웨이·일본·한국·미국·영국 등 전 세계에 순회 전시를 하도록 돼있다. 지금까지 이 전시회는 노르웨이 오슬로의 노르웨이 민속박물관,일본 도쿄의 우에노 공원에 있는 국립과학박물관 등에서 전시된 바 있다.이 세기적인 전시물이 마침내 우리나라에서도 전시되고 있다.22일부터 11월3일까지 서울 로댕 갤러리에서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전시되고 있는 전시물과 동일한 내용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노벨박물관의 국내 전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우선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노벨박물관을 방문할 때 우리에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전시 내용 가운데 한국어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인 김대중 대통령이 옥중에서 입던 옷과 가족에게 보낸 편지가 전시돼 있어 더욱 우리의 주목을 끈다.정권 말기에다가 대통령 선거 국면인 이 시기에 이런 내용이 담긴 전시회를 서울에서 연다는 것에 대해 의혹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우리는 노벨 전시회를 정쟁의 수단으로 간주하는 편협함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과학상이 어떤 환경 속에서 배출될 수 있는지 이해하는 좋은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노벨상은 다른 어떤 상보다도 독창적인 업적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노벨상 수상자들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통해 창조성의 비밀을 엿볼 수 있다.노벨상 수상자들이 보여주는 개인적인 창조성은 대개의 경우 연구팀이나 학파 같은 집단적인 활동과 연구기관의 전통에 의해 지속적으로 개발된다.얼마 전 필자가 스웨덴의 과학아카데미를 방문해 만난 노벨물리학상 위원회의 간사인 안더스 바라니 교수도 노벨상 선정에서 개인의 창조성과 함께 집단의 연구 전통도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자들 사이에는 강한 스승-제자의 연관 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에 대한 사회학적인 연구에 의하면 노벨상 수상자들은 거의 절반 이상이 서로 스승-제자 관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노벨상은 또한 아주 집중도가 높은 상으로 정평이 나 있다.실제로 미국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상위 10개 기관이 전체 노벨상의 80%를 독식하고 있다.노벨상이 이처럼 집중도가 높은 상이기 때문에 최초 1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 해마다 9월이면 노벨상 위원회는 세계에서 100개의 연구교육기관을 선정해 다음해 노벨상 후보에 대한 추천서를 보내고 있다.그동안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100위 안에 드는 기업체는 나오고 있으나,세계 100위 안에 들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연구교육기관은 아직 없는 상태다.노벨과학상을 수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세계 100대 연구교육기관내에 명실상부하게 포함될 수 있는 다수의 연구교육기관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까지 월드컵에서 우리에게는 1승이 그토록 어려운 고지였다.하지만 지난 월드컵에서 1승을 하자 우리는 내친 김에 4강의 신화를 창조했다.마찬가지로 노벨과학상도 1명의 수상자를 배출하기가 힘이 들며,1명의 수상자가 나오게 되면 창조성의 계승을 통해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계속 배출될 수 있다.모처럼 우리나라에서 선보이고 있는 노벨상 100주년 기념 전시회가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과학상을 배출할 수 있는 문화적 풍토가 조성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임경순/ 포항공대교수 과학사
  • 책/ 나, 황진이-名妓 황·진·이 소설과 역사로 부활

    그녀는 평생 세 부류의 사내에게만 ‘잣나무배 오르기’를 허락했다.첫째는 돈많은 송도의 거상이고,둘째는 저보다 음률에 앞선 자이며,마지막은 시문에 탁월한 문재인데 이중 시 잘 짓는 이를 만나면 버선발로 맞았다.누구라도 그 이름을 대면 ‘아,’하며 한두마디 거들고 나서지만 정작 그를 아는 사람은 없다. 조선 중종조의 명기로 송도 어름을 주름잡았다지만 역사적 평가의 장에서는 노류장화라거나 해어화의 꼬리표를 뗄 수 없던,그러면서도 조선시대 철학사의 한 축인 화담 서경덕의 철학세계를 열라치면,어김없이 시·서·화 3절의 튼실한 격을 지분 향내처럼 풍기며 다가서는 여인,바로 황진이(黃眞伊)다. 결코 색정만으로는 옷고름을 풀지 않았으며 절창에 명필의 재능까지 겸비한 그녀가 ‘문사철(文史哲)’이라는 제법 무거운 분장으로 우리 곁을 다시 찾았다. 우리가 아는 황진이의 히끄무레한 실루엣을 단번에 지워버리고 그 자리에 거침없이 새 그림을 그려 넣은 김탁환의 소설 ‘나,황진이’(푸른역사)가 문제의 책.책은 소설과,학문적 시각에서해설을 넣은 주석판 등 두 종류로 따로 나왔다. 박종화 류의 역사소설을 냉소하며,조선왕조실록에 한줄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황진이를 이렇게 철저하고 완벽한 고증으로 재현해 낸 사실이 놀랍다.놀라움은,소설과 함께 ‘역사와 소설의 포옹’이라는 부제를 달고 발간한 주석서,거기에 빼곡이 적힌 600여 주석에 이르면 이 실험이 결코 허튼 것이 아님을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기생 황진이를 섣부른 덧칠로 윤색하려는 어설픈 기도는 아예 하지 않았다.대신 ‘문사철’을 넘나드는 사료적 근거에 천착해 누가 보아도 납득할 만한 방식으로 일세를 풍미한 지식인 황진이를 창조해 냈다. 저자는 당대의 풍류객이자 종실인 벽계수를 낙마하게 한 시가(詩歌)‘청산리 벽계수야…’를 작품의 모두에 얹지 않았다.대신 황진이를 고려의 수도인 송도 지식인의 태두 ‘서경덕 에콜’의 대모로 자리매김해 당대 지식인들의 고뇌와 정서를,그가 음유하는 장대한 서사적 시상으로 복원해 내는 솜씨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황진이를 둘러싼 야담요설을 피해간 것은 아니다.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그를 둘러싼 많은 일화를 재해석했다.마치 ‘황야의 이리’에서,헤르만 헤세가 하리 할러의 수기를 빌어 지식인의 분열된 정신세계를 분석한 것처럼 황진이의 의식으로 16세기 지식인 사회를 해부한다. 허균이 황진이를 박연폭포·서경덕과 함께 묶어 ‘송도 3절’이라고 칭했으나 속세의 일이 한량없이 가볍기만 한 황진이는 소설 속에서 이렇게 되뇌인다.“폭포와 사람의 어깨를 견주는 것이 우습고 스승과 내가 함께 논의되는 것도 어불성설이기에 물러나 등 돌리는 것으로 부끄러움을 다한다.”고. ‘한숨을 토했답니다.’‘몰랐을 따름이지요.’‘상관하지 않으셨답니다.’의 서술형태에 골라쓴 단어가 구석구석 빛나는 등 작품 전체를 관류하는 작가의 문체 미학적 시도도 일단 신선하다.‘같은 종결어미의 숨막히는 반복이 읽는 이들에게 과연 어떤 느낌을 줄까.’라는 문제에 대해 진지한 검증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작가는 최근 들어 관심을 모으는 미시사(微視史)적 접근,즉 기존 역사에서 문학을 추출해 내는 방법 대신 문학을 통해 역사를 조합하려는 역시도를 하고 나선다. 아직 성과를 거론할 단계는 아니나,작가는 소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화가(백범영 용인대 교수)한문학자(안대회 영남대 교수)중문학자(정재서 이화여대 교수)역사학자(홍영의 국민대 강사)와 문학평론가(장일구)의 감수까지거쳤다.이른바 학제간 공동연구를 통해 탄생시킨 역사이자 시·소설·그림이 함께 한 복합장르적 작품이다. 작가는 “황진이의 마음으로 16세기 지식인들의 사상적·미적 성취를 살피는 것은 물론 그들의 고뇌까지도 속속들이 이해하고 싶었다.”고 토로해 그의 애씀이 결코 도로(徒勞)일 수 없는 당위성을 얻고 있다.하지만 그래도 남는 아쉬움 하나.새로 시도한 소설의 사료적 근거가 일제 어용학자인 이능화의 ‘조선해어화사’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점이다.작가가 사료로 제시한 이덕형의 ‘송도기이’와 허균의 ‘성옹지소록’,유몽인의 ‘어우야담’과 서유영의 ‘금계필담’이 모두 이능화의 저서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소설 9500원,주석서 1만5000원. 심재억기자 jeshim@
  • 교육방송 ‘하나뿐인 지구’, 화가 이호신과 떠나는 그림 피서여행

    “그림 보면서 피서 떠나요.” EBS는 5일 ‘하나뿐인 지구’(오후 9시20분)에서 ‘동강전도’를 그린 화가 이호신의 그림여행에 동행,대덕산 금대봉,동강,남해군 가천 마을 등을 찾아가 시원한 경치와 그림을 소개한다. 두레생태기행의 창립멤버이며 숲과 문화 연구회,우이령보존회,자생식물연구회 등 다양한 생태·환경단체의 회원인 한국화가 이호신은 생태기행을 하면서 만난 자연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나는 자연에서 배운다.처음에는 나도 자연을 그림의 소재로만 여겼지만 보고 관찰하고 내 그림의 소재를 끌어들이려 애쓰는 동안 자연은 어느새 감동으로 다가왔다.자연은 하산을 허락하지 않는 스승이며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최고의 유산이다.”라고 강조했다. 대영박물관에도 그의 작품 ‘운주사 천불천탑골’이 걸려 있는 이 화백은,보고 느끼지 않으면 절대 붓을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가 자연을 찾기 시작한 것은 1984년.우리 것을 알지 못하고는 제대로 그릴 수 없다는 신념으로 각 환경·생태 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며 자연을 공부하는 기회를 가졌다. 오랜 답사와 관찰,그리고 그로부터 전해오는 감동으로 그는 사찰 41곳의 진경을 그렸고,아무도 엄두내지 못하던 동강 전도를 완성했다.그 속에는 자연으로부터 배운 순리와 상생,조화의 미덕이 깃들어 있다는 평이다. 그의 한지 스케치북에는 우리 강산에서 절로 피고지는 우리 풀,우리 꽃,우리 곤충이 빼곡하다. 최근에는 옛 마을의 아름다움이 남아있는 생태마을을 답사해 그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다.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난 뒤에야 그림을 그리는 만큼 그의 그림에는 자연과 사람이 상생하는 지혜가 깃들어 있다고 화단에선 평한다. 그동안의 생태기행을 통해 그린 그림들에 자연사랑이 담긴 글을 묶은 ‘길에서 쓴 그림일기’‘숲을 그리는 마음’‘풍경소리에 귀를 씻고’ 등의 책들을 펴내기도 했다. 주현진기자 jhj@
  • 오피니언 중계석/ 김용암스님 기고 요지 - 인종주의적 편견 극복 ‘발등의 불’

    한·일 월드컵때 유럽 강호들을 차례로 격파하며 4강에 오른 한국 축구대표팀 경기를 보며 열광한 한국인들.그런데 그 열기와 환호의 이면에 인종적 열등감이 도사리고 있었다면? 천태종 총무원 김용암 교육부장이 월간 ‘금강’에 기고한 ‘인종주의와 한국인’이란 글을 보면 모르는 결에 허를 찔린 느낌을 갖게 된다.용암스님은 우리네 의식엔 인종주의적 편견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으며,이같은 편견을 냉정하게 반성하여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용암스님 기고 요지 지난 월드컵에서 우승후보로 꼽히던 유럽 강호들을 누르는 광경을 보면서 한국인들은 가히 감격에 가까운 희열감을 맛보았다. 그 감격은 ‘우리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보였다.‘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난생 처음 자랑스럽다.’며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감격이 자신감과 자부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유럽 팀 격파에 감격하는 한국인들의 심리 이면에는 어쩌면 인종적 열등감이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한국 근대사와 현실을 돌이켜 보면 이러한 분석은 결코 억지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근대 역사를 통해 한국인들은 알게 모르게 인종적 편견에 젖어들었다는 지적을 쉽게 외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876년 강화도조약 체결 이전의 조선에는 인종차별은 물론 인종이라는 말조차 없었다.중화문명을 배운 ‘화(華)’와 그렇지 못한 ‘이(夷,오랑캐)’로써 구별하는 화이관(華夷觀)에 입각한 문화주의가 있었을 뿐이다. 인종주의가 한반도에 수용된 것은 19세기 후반 조선의 개항과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서양문명 수용을 통해 자강(自强)을 추구하는 동도서기론(東道西器論)을 앞세운 조선의 개화파 지식인들은,그들의 스승격인 서구와 북미의핵심 이데올로기인 인종주의에 쉽사리 감염되었다. 백인 우월주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개화파 지식인들의 인종주의적 개화관이 근현대 한국인의 집단의식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을 것이며,그것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횡행하는 동남아시아 출신 노동자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멸시와 무관하다고볼 수 없다. 해방 이후에는 백인 앵글로색슨 계통의 신교도 미국인들을 정점으로 하는 인종주의가 맹위를 떨치게 된다.해방후 한국인들의 백인 콤플렉스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영어 원어민 교사’채용문제이다. 국제결혼에서도 백인과의 결혼과 동남아인과의 결혼이 천양지차의 인식과 대접을 받는 것도 한국인들에게 뿌리내린 인종주의와 백인 콤플렉스의 산물일수 있다. 과연 한국에 인종주의가 횡행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많은 한국인들의 대답은 회의적일 것이다.그러나 어쩌면 한국사회는 예상보다 훨씬 인종주의에 오염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한국인들의 집단의식 속에는 인종주의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뿌리내려 왔을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고 외치는 젊은이들과,기회만 되면 자녀들에게 미국 국적을 갖게 해주려고 안달인 기성세대의 이 엄청난 의식 차이를 우리는 차분하게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일제 식민통치에서 해방은 되었지만 하루 밥 세끼 온전하게 먹기가어려운 시절 미국과 선교사와 교회는 구원의 통로였다.이들의 원조 아래 교육받고 귀국한 사람들은 지도층으로 활동했지만 그들의 의식은 사실상 거의 미국인이었다.현재 한국사회 지도층의 가족이 미국 국적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는것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고려해야 이해된다. 근대화에 기여한 미국 등 선진국의 도움은 부인할 수 없다.그러나 이제는 지나친 미국 및 서구 편향으로 인해 발생한 후유증도 직시해야 한다.인종적 편견이 뿌리내리게 된 역사적 외연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무지와 편견을 극복하는 게 우리의 시급한 과제이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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