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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에 띄네~ 이 얼굴] ‘스타워즈:에피소드3’의 헤이든 크리스텐슨

    [눈에 띄네~ 이 얼굴] ‘스타워즈:에피소드3’의 헤이든 크리스텐슨

    28년만에 시리즈를 마감하는 세계적 블록버스터 ‘스타워즈: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에는 완벽하게 다듬어진 특수효과만큼이나 화려한 얼굴이 하나 있다. 세계 여성팬들의 가슴을 흔들어놓을 신예 헤이든 크리스텐슨(24)이다. 그의 역할은 아나킨. 검은 망토를 걸치고 광선검을 휘두르는 날렵한 액션 시퀀스는 “이완 맥그리거(오비완 역) 선배는 이제 그만 잊으라.”며 여성관객들에게 날리는 강렬한 주문같다. 사실 크리스텐슨은 많은 관객들에겐 아직 낯선 이름일 것이다. 그가 시리즈에 합류한 것은 ‘스타워즈: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2002년)때였다. 어머니를 구하지 못했다는 충격으로 제다이 기사인 오비완을 스승으로 모시며 절대파워를 갈망하는 캐릭터.3편에서는 제다이 기사단에 그토록 염원하던 제다이 자격을 부여받지 못하자 악의 화신 ‘다스 베이더’로 변해 스승과 비극의 칼날을 겨눈다. 덕분에 이완 맥그리거보다 더 큰 비중의,3편 최고 핵심 캐릭터가 됐다. 러닝타임 2시간19분 영화에서 그의 눈빛 때문에 관객들은 ‘온탕냉탕’ 들락거릴 수밖에. 금지된 사랑을 나누는 연인 파드메(내털리 포트먼)를 향한 그윽하고 애절한 눈빛, 절대권력을 얻으려 스승에 광선검을 겨누는 비장하고도 섬뜩한 눈빛에 “저 친구 누구야?”란 찬사가 절로 터진다. 안타깝게도 그의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국내 개봉작은 아직 없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우리 가슴속에 평화롭게 안식하소서

    이별은 만남의 예정된 수순이라고 합니다.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님이 별세하셨습니다. 사별은 영원한 이별이기에, 이제 그 분과의 만남을 정리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박회장님에 대한 수많은 상념과 기억들로 인해 정리가 쉽지 않습니다. 박 회장님과 저는 ‘실력있고 자상한 스승’과 ‘지적 호기심이 많은 청강생 제자’로 첫 대면을 하였습니다.1970년 봄 서울대를 갓 나와 한국은행에 다니던 저는, 캘리포니아(버클리)대학에서 경제학교수를 역임한 그 분의 ‘경제성장론’ 강의를 청강하였던 것입니다. 강의 내용은 어려웠습니다만, 고대하던 지적 도전이었습니다. 게다가 선생님은 강의 끝나고 근무지로 가시는 길에 저를 한은까지 차로 데려다 주시는 친절마저 베푸셨습니다. 이 때부터 박 회장님은 제게 ‘둥근 삼각형’으로 각인되었습니다.‘삼각형의 예리한 각과 원의 원만한 곡선’, 즉 ‘위대한 능력과 따뜻한 인간미’를 갖추신 분이라는 말씀입니다. 박 회장님은 여러 분야에 대한 관심과 능력을 함께 겸비하셨습니다. 세계적인 대학의 교수, 대통령 경제비서관, 한·중우호협회 회장, 금호아시아나라는 재벌기업의 총수, 죽호학원 이사장, 예술의전당 이사장, 광주과학기술원 이사장 등을 역임하셨습니다. 그는 학계ㆍ관계ㆍ재계ㆍ교육계ㆍ문화계ㆍ과학기술계 및 민간외교의 전 분야에서 통달하여 활약하셨습니다. 저는 그 가운데서도 문화적 업적에 특히 주목합니다.‘음악감상실을 드나들며 쇼팽ㆍ바흐ㆍ모짜르트에 매료되었던 중학생이, 재벌총수로 변신해, 세계적인 문화도시 건설에 헌신하였다.’는 사실은 크나큰 감동을 안겨줍니다. 박 회장께서는 방배동의 한 까페에서 “문화는 한 국가의 경쟁력이며 기업의 자산이기도 하다.”는 소신을 제게 열정적으로 피력하곤 하셨습니다. 그의 이 선각자적 깨달음은 각종 후원활동을 통해,“영재는 기르고, 문화는 가꾸어야 한다.”는 실천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분은 문화와 경제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으로 생을 사셨습니다. 이 척박한 세상에서 박 회장님의 따뜻한 인간미는 더욱 빛이 났습니다. 임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완전 금연제를 실시하셨던 일, 신입사원에게 꿈나무라며 무등을 태워주시던 장면, 소년원ㆍ교도소ㆍ어린이병동ㆍ독거노인시설ㆍ장애인시설ㆍ외국인노동자시설 등 소외지역에서 벌인 메세나 문화활동, 연극 막간 휴식시간에 90세가 넘은 노모에게 줄거리를 설명하시던 회장님의 모습 등을 기억합니다. 당신은 감수성에 기초한 사랑의 행위를 통해, 인간은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귀한 존재”임을 환기시켜 주셨습니다. 박 회장님에 대한 추억들을 들추어 가면서, 저의 슬픔은 이제 부러움으로 변해 갑니다. 당신에게는 좋아하는 일들이 유독 많았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올인 하셨습니다. 하시는 일마다 놀라운 성과를 거두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사랑했고, 사랑받았습니다. 박 회장님, 당신은 행복한 분입니다. 저희들도 덩달아 행복해졌습니다. 좋아하고 존경하는 기업인을 우리의 가슴 속에 묻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당신은 저희들과 이별하지 않습니다. 저희들의 가슴 속에서 평화롭게 안식하시게 되었습니다.
  • 儒林(353)-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53)-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자들이 스승의 운명을 점쳐 보았을 때 나온 겸괘는 ‘간하곤상(艮下坤上)’. 땅(坤)밑에 산(艮)이 있는 괘상이었다. 땅위에 산이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땅밑에 산이 있다니 도대체 무슨 뜻일 것인가. 이 괘상에 대해 주역은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겸(謙)은 형(亨)이니 군자유종(君子有終)이다.” 이에 대해 주자는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겸이란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진 체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안에 그치고 밖으로 순한 것이 겸의 뜻이다. 산은 지극히 높고 땅은 지극히 낮은 것인데, 이에 높은 것이 굴하여 낮은 아래에 그쳤으니 이는 겸의 상(象)이다. 점치는 자가 이러하면 형통하여 끝이 있으리라. 끝이 있다는 말은 굴하다 뒤에 펴진다는 뜻이다.” ‘군자유종’ 퇴계가 종영하던 날 아침, 제자들이 주역을 통해 스승의 운명을 점쳐 보았을 때 나온 점괘. 문자 그대로 ‘군자에게 끝이 있다.’라는 뜻은 퇴계가 수를 다해 죽는다는 점괘이지만 그 뜻을 풀이해 보면 주자의 말처럼 지극히 높은 산이 지극히 낮은 땅 밑에 있으니 이는 ‘겸의 상’인 것이다. 그 괘상을 풀이하자면 이 점괘는 오히려 유종(有終)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뜻인 것이다. 덕이 있으면서도 있는 체 아니하고 항상 겸손하고 퇴양(退讓)하니 그럴수록 사람들은 도리어 더 존경하고 덕은 더욱 빛나서 크게 형통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이 점괘의 괘상인 것이다. 이 점괘를 정이천(程伊川:1033∼1107)은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정이천은 북송 중기의 유학자로 정주학(程朱學)의 창시자이다. 그는 훗날 퇴계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는데 특히 정이천은 주역에 관한 연구가 깊었고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의 철학을 수립하여 큰 업적을 남긴 거인이었다. 훗날 그의 철학은 주자에게 계승되어 집대성되었는데, 그는 사람은 이(理) 그 자체이고, 본래 선하지만 기질(氣質)의 성(性)은 실체를 구성하는 청탁에 의해서 선하고 악하게 나뉜다고 하였다. 그래서 학문과 수양이 필요하며 그 방법은 마음의 긴장상태를 정신통일의 경지로까지 유지하는 ‘거경(居敬)’과 사물의 이(理)를 밝히는 ‘궁리(窮理)’라고 하였다.‘거경궁리’를 통하여 이른바 도학자적인 몸가짐과 학문태도를 확립한 정이천의 학설은 남송의 주희에게 계승되어 주자학으로 발전되었는데, 주희가 수용한 것이 대부분 정이천의 학설이므로 주자학을 ‘정주학’이라고도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 정이천은 ‘군자유종’의 점괘에 대해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겸은 형이 있는 도(道)이다. 덕이 있으면서도 있는 체 아니하니 겸이라 이르는 것이다. 사람이 겸손으로 자처(自處)하면 어디를 간 듯 형통하지 않겠는가.‘군자는 유종하리라.’는 말은 이런 뜻이다. 즉 군자는 겸손에 뜻을 두고 이치에 통달하므로 천(天)을 즐기어 경쟁하지 아니하고 안으로 충실하므로 퇴양하여 자랑을 아니하여 겸손함을 편하게 지키어 종신토록 변치 않는다. 그리하여 스스로 낮추면 남이 더 존경하고 스스로 감추면 덕은 더욱 빛나게 드러나니, 이것이 이른바 군자가 끝(終)을 가진다는 뜻인 것이다.”
  • 儒林(352)-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52)-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역경의 원작자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팔괘는 옛날에 복희씨(伏羲氏)가 만들었다고 전해오며, 이를 64괘로 중괘한 사람은 주나라의 문왕이라는 설이 유력하다.64괘의 각 효(爻), 즉 384효에 이르는 효사(爻辭)는 주공(周公)이 지었다는 설도 유력하다. 어쨌든 역경은 점책으로 주나라 초기에 완성되었으므로 흔히 ‘주역(周易)’이라고 불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성인 공자가 한갓 점술책인 주역에 그토록 심취하여 책을 엮은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정독하였을까. 그것은 주역이 한갓 점책이긴 해도 공자가 이상적인 인물로 사숙하고 있었던 주공이 효사를 지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논어에는 공자가 만년에 다음과 같이 탄식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심히도 내가 노쇠하였구나. 오랫동안 나는 주공을 다시 꿈속에서 보지 못하고 있으니.” 주공은 주나라 건국의 공신이며, 문물제도의 창제자였다. 공자는 언제나 이 주공을 꿈꾸며 주공이 제정한 문물제도를 자신의 시대에 새로이 살려내려 했던 것이다. 이처럼 공자는 자신의 이상을 주공에게 걸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주역은 점책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원리를 논하자면 자연히 우주론에서 시작하여 자연의 섭리, 만물의 기원, 인생론, 음양론 같은 문제를 다루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송대에 이르러 만물의 근원이나 자연의 원리로 공자의 학문을 연구하는 성리학이 발전하고부터는 역경은 자연 유가의 철학을 논하는 중요한 경전으로 크게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퇴계는 그야말로 침식을 잊고 고찰에 틀어박혀 주역을 읽고 또 읽었다. 퇴계 역시 점을 치는 복신이나 미신에 관심이 있어 주역을 공부했던 것이 아니었다. 퇴계는 평소에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 미신행위에 대해서 단호할 정도로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언행록 가훈(家訓)편에는 퇴계가 아들 준에게 보낸 편지가 실려 있는데, 그 편지 중의 한 구절은 다음과 같다. “…또 들으니 무당들이 자주 집을 드나든다는데 이것은 우리 집의 가법을 매우 해치는 것이다. 나의 어머니대부터 전혀 미신을 숭상하지 않았고, 또 나도 늘 그것을 금하여 그들이 드나드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었는데, 이것은 다만 어른의 가르침을 따르고자 하는 것뿐이 아니라 감히 가법에 어긋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데 네가 어찌 그 뜻을 모르고 가벼이 고쳐서야 될 일이겠느냐.” 이처럼 미신을 혐오하였던 퇴계가 20살의 젊은 나이 때 산사에 들어가 지병을 얻을 정도로 주역에 몰두하였던 것은 이미 우주의 모든 현상을 음과 양의 태극으로 보는 소강절의 태극사상에 깊은 영향을 받아 자연적으로 우주론에서 시작하여 모든 자연의 섭리를 다루고 있는 주역에 깊은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생전에 퇴계는 제자들과 더불어 이따금 주역을 통해 점을 치기도 했다고 한다. 실제로 퇴계가 종명하던 날 선조 3년(1570년) 12월8일 아침. 퇴계의 제자들은 모여서 주역을 통해 스승의 운명을 점쳐 보았다고 한다. 이때 나온 점사는 군자유종(君子有終), 이 점사야말로 퇴계의 인생행로와 그 후광을 잘 알아맞힌 기막힌 점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儒林(351)-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51)-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그러나 퇴계에 있어 가장 큰 고통은 자신을 깨우쳐줄 스승도 벗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대해 퇴계는 언행록에서 다음과 같이 탄식하고 있다. “…나는 젊어서부터 학문에 뜻을 두었으나 뜻을 깨우쳐줄 스승과 벗이 없어 헤매기를 수십 년이나 하였다. 어디서부터 착수할 줄을 몰라 헛되이 마음만 허비하여 사색하기를 마지않아 때로는 눕지도 않고 고요히 앉아서 밤을 새우기도 하여 이 때문에 심병을 크게 얻게 되어 여러 해 동안 학문을 중지하였다. 만약 스승과 벗을 일찍 만나 이러한 길을 지시해 주었더라면 어찌 심력(心力)을 헛되어 써서 늙도록 얻은 바가 없기에 이르렀겠는가.” 스승의 이러한 말에 제자 김성일은 ‘이것은 겸손한 말이지만 스승의 학문은 스승과 벗의 힘을 입지 않고, 초연히 독학으로 얻은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촌평을 내리고 있다. 특히 퇴계가 항상 몸이 마르고 쇠약해지는 평생의 지병을 얻은 것은 20세 때 이르러 주역을 읽고 그 뜻을 강구하기에 거의 침식을 잊을 정도로 몰두하였던 데서 비롯된다. 연보에 의하면 퇴계는 용두산 용주사에서 역학 공부에 몰두하였다고 하는데, 퇴계가 침식을 잊을 정도로 몰두하였던 것은 마치 공자가 말년에 역(易)을 좋아하여 스스로 역경(易經)을 편찬했던 사실을 연상시킨다. 역에 심취한 공자를 사기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을 정도였다. “공자는 말년에 역을 좋아하여 역을 읽는 사이 책을 엮은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 그리고 말하기를 ‘내게 몇 년의 여유만 더 주어져 이렇게 공부를 해나가면 큰 허물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옛날 중국에서는 종이가 나오기 전에는 주로 대나무에 글을 써서 그것을 끈으로 묶어 책을 만들었다. 이것을 죽간(竹簡)이라 하는데, 공자는 그 엮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주역을 탐독하였던 것이다. 위편삼절(韋編三絶). ‘책을 엮은 죽간의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진다.’라는 말은 사기의 공자세가에 나오는 고사를 성어로 만든 용어. 이는 곧 책이 닳도록 정독하였음을 뜻하는 말인 것이다. 공자가 책을 엮은 죽간의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주역에 열중하였다면 퇴계도 평생의 지병을 얻을 정도로 주역을 탐독하였던 것이다. 원래 역경은 팔괘(八卦)가 변화하여 이뤄지는 64괘의 변화를 따라 길흉을 점치는 점술책이었다. 역점은 본시 시초(蓍草)라 불리는 풀줄기로 만든 99개의 점가치인 서(筮)로 그때그때 괘를 이루어 역경에 있는 그 괘의 성격에 따라 길흉을 점치는 책이었다. 이것과 함께 말린 거북 껍질을 불로 지지어 생기는 균열의 모습을 보고 길흉을 점치는 것을 복(卜)이라 하였는데, 이 거북점은 복서(卜筮)라고 불린다. 나라의 중요한 일은 물론 개인에 관한 중요한 일까지도 모두 이 복서를 통하여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옛 중국 사람들의 관습이었던 것이다. 말년에 공자는 역경에 심취하였다. 논어의 술이(述而) 편에도 다음과 같은 공자의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나에게 몇 년을 보태 주어 50세에 이를 때까지 역을 공부할 수 있으면 큰 과오가 없게 될 것이다.(加我數年 五十以學易 可以無大過矣)”
  • 김진경 신임교육비서관 양정철 홍보의 고교스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진경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과 정치권 내 ‘386 운동권’ 출신 인사들과의 각별한 인연이 화제다. 시인인 김 비서관이 우신고 국어교사로 부임할 당시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2학년,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3학년이었다. 양 비서관은 “김 선생님은 국어를 가르치면서도 사회 부조리를 학생들과 함께 고민했고, 김 선생님을 통해 각종 역사 및 철학 관련 서적들을 접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 사회와 조국에 눈을 뜨게 해주고, 인생항로가 바뀌게 해준 분”이라면서 말했다. 양 비서관은 “고진화 의원도 김 선생님과 삼삼오오 모여 토론에 참여했고, 여기에 참여했던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 운동권에 접어들었다.”면서 “결과적으로 김 선생님은 나를 운동권에 접어들게 해준 은사님”이라고 소개했다. 양 비서관이 7회, 고 의원이 6회 졸업생이고, 현재 청와대 내의 ‘우신고 인맥’으로는 서주석(1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기획실장, 김선수(3회) 사법개혁비서관 등이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하늘로 간 대마’ 김수영 7단

    “지금 상대방(암)에게 내 대마가 몰린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 내 대마는 죽지 않았다.”라며 암 투병 중에도 혼신의 투지로 바둑판을 지켜온 프로기사 김수영 7단이 20일 지병인 췌장암으로 별세했다.61세. 우리나라 바둑계의 대부 격인 조남철 9단의 수제자로, 지난 70년대 TBC 시절부터 최근의 바둑TV에 이르기까지 간명하고 유쾌한 바둑 해설로 명성을 날린 김 7단은 지난 3월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이 때 김 7단은 “암도 결국은 나의 일부 아니겠는가. 싫든 좋든 같이 가겠다. 그러다가 정히 미안해 (암이)떠나주면 고마운 일이고….”라며 일체의 항암 치료를 거부한 채 LG배 세계기왕전 통합예선 등 7판의 공식 대국에 참가하는 투혼을 보여 바둑팬과 많은 국민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그런가 하면 지난 96년에 서초구민회관에 설립한 ‘조남철 경로바둑교실’에도 최근까지 출강해 지역 노인들에게 바둑을 가르치는 등 오히려 이전보다 더 왕성한 활동을 해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김 7단은 이런 자신을 걱정하는 주변에 최근에도 “나는 안다. 이 바둑(자신의 인생을 지칭한 듯) 승부를 좌우할 천지대패가 걸린 위기상황(암 투병)이지만 냉정히 대처하면 혹 기적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라며 회생에 강한 의욕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7단은 지난 62년 입단,65년 제3회 청소년배에서 우승했으며 70년대부터 바둑해설과 아마추어 지도에 주력했었다. 72∼83년에는 ‘바둑 사관학교’로 일컬어지는 충암학원 지도사범을 지냈으며, 이어 83∼89년에는 고려투자금융 바둑팀 감독을 맡기도 했다. 프로기사로 활동하는 와중에도 저서 ‘나의 스승 조남철’과 ‘김수영 비디오 바둑교실’ 등을 남기기도 했다. 김 7단 유족으로는 미망인 현미미씨와 창민(35ㆍ프로골퍼)·유진(33)·명진(20·대학생)씨 등 1남2녀가 있으며, 프로기사 김수장 9단이 실제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영안실 3층 31호(02-3010-2291)이며 발인은 23일 오전 8시.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광장] 포퓰리즘의 제도화/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포퓰리즘의 제도화/이목희 논설위원

    학창시절에 가졌던 의문이 있었다. 위대한 철학자 플라톤은 아테네의 직접민주정치를 왜 중우정치(衆愚政治)라고 폄하했을까. 스승 소크라테스가 민중에 의해 처형당했다고 그럴 수가 있는가. 그의 철인정치(哲人政治)라는 게 결국 스스로의 권력욕을 반영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기자가 된 뒤 몇번의 대선과 총선을 취재하면서 플라톤이 가졌던 고민의 일단을 이해하게 됐다.100%는 아니지만, 대체로 표를 많이 얻는 정치인은 얼마쯤 사기꾼 기질을 갖고 있었다. 대통령이 되면 정말 잘하리라 기대되는,‘철인’에 가까운 인물은 주요 정당의 후보조차 되지 못하곤 했다. ‘민주정치는 차선이고, 다소는 비겁한 제도다.’ 어쭙잖은 결론을 내려봤다. 모두의 참여가 보장된 투표 결과는 사후에 잘못이 판명되어도 공동책임으로 미루면 그만이다. 그래도 대의민주정치에서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으로 흐를 여지가 직접민주정치보다는 적은 편이다. 선거 때는 온갖 공약을 남발하지만 당선된 뒤에는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5년마다 치열한 대선을 치르면서 정책혼란이 이 정도인 것은 ‘당선자의 변심’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요즘 플라톤의 고민을 다시 하게 됐다. 정치판이 포퓰리즘의 물결로 보이는 탓이다. 인터넷의 획기적 발달과 수시 여론조사는 포퓰리즘의 일상화를 가져왔다. 국적법개정안을 둘러싼 홍준표 의원의 행동에서 보듯 인터넷 여론을 장악하면 누구도 두렵지 않다. 대선주자가 아니더라도 모든 정치인들이 대중영합주의의 유혹을 강력히 느끼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페론으로 대표되는 구(舊)포퓰리즘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상 직접민주정치의 부활이다. 여야 정당이 인터넷 의존도를 높이고, 리플에 휘둘리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인터넷을 먼저 활용한 열린우리당은 벌써 부메랑을 맞았고, 뒤늦게 시작한 한나라당은 아직 재미를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퓰리즘을 지양하라.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을 살려 책임정치를 하라.’는 원론이 먹혀들까. 차라리 포퓰리즘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제대로된 직접민주정치로 승화시키는 게 낫다. 크게는 헌법이 손질되어야 한다. 조만간 본격화할 개헌논의에 직접민주정치 요소를 대폭 반영하는 방안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을 줄이고, 국민의사를 직접 묻는 범위를 확대해 보자. 현행 헌법은 외교·국방·통일·국가안위 관련 정책을 대통령만이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게 규정했다. 이를 일정 숫자 이상 국민의 요구가 있으면 국민투표가 가능하게 바꿔야 한다. 국회나 주요 정당에 발의권을 줘도된다. 수도이전은 물론, 대북지원·국가보안법에서 교육정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안건이 국민투표에 회부될 수 있다. 스위스에서는 모성보호법을 국민투표 안건으로 올리기도 했다. 비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대선·총선·지방선거와 맞물려 정책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한국은 인터넷강국이다. 객관적 관리가 보장된다면 큰 돈 안 들이고 전체 국민의사를 묻는 게 가능하다. 선관위는 2012년 총선부터 인터넷투표를 도입할 계획을 세웠지만 그보다 빨라질 수 있다. 다음 헌법개정에서 전자(電子)민주주의를 체계화한다면 한국은 새로운 정치제도를 만든 국가로 세계사에 기록될 것이다. 개헌에 앞서 당장 포퓰리즘의 순기능을 살리는 게 쉽지 않다. 정치지도자가 선동한 것인지, 실제 밑바닥 여론인지 헷갈린다. 인터넷 여론몰이꾼을 골라내는 일 역시 만만치 않다. 찬반 논거를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1000명 안팎을 대상으로 급조된 여론조사도 한계가 있다. 시일이 걸리더라도 검증과정을 길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 익명성에 숨어 부르르 끓어오르는 인터넷 단기여론으로 입법이나 정책방향이 결정되어선 안 된다. 진정한 국민공감대를 위해 참고 기다리는 비용을 치러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우리동네 문화 한마당] 창동문화마당

    5월은 가족의 달이다. 어린이날이 있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까지…. 축제도 많고 행사도 많은 계절이다. 5월 내내 여기저기 행사출연, 방송에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힘들지만 행사장까지 찾아준 관객들을 보면서 “그래, 최선을 다하자.”란 생각을 끊임없이 한다. 복잡한 공휴일에 아이들을 이끌고 먼 곳까지 공연을 보러 온 분들을 보면 참 감사하고 때로는 죄송하기도 했다. 내가 하는 행사나 공연은 그래도 좀 덜하지만 주위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가 울어서 제대로 공연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많은 분들이 발걸음을 돌린다고 한다. 연극도 하고 음악회도 하고, 어린 아이부터 팔순의 어르신들까지도 다 함께 춤도 추고 노래도 하는 공연은 없을까? 얼마 전 지인을 통해 서울시에서 시민들이 즐겨찾는 공원에서 문화행사를 하니, 출연해 줄 수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동네 공원에서 하는 작은 축제, 동네사람들 모두가 나와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 너무나 흥미롭지 않은가? 나는 기쁜 마음에 출연을 약속했다. 내가 출연하는 축제는 ‘2005시민문화한마당’이라는 행사 가운데 ‘어린이 큰잔치’이다.‘2005시민문화한마당’은 서울시에서 각 공원을 돌아다니며 동네 사람들에게 직접 보여주기 위해 만든 무료 축제라고 한다. 이번 ‘어린이 큰잔치’가 두번째 행사이고 다음주엔 경희궁으로 간단다. 이번 주 행사가 벌어지는 창동문화마당은 바로 창동역 옆이라 찾기도 쉽고, 주변 동네분들에게는 너무 가까이 있는 친숙한 공간이다. 공연보러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여러분! 저 강성범 보러 창동문화마당으로 오십시오! 토요일 오후이니 편안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동네 산책하듯이 나오시면 됩니다. 물론 제가 오신 모든 분들을 위해 가장 좋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번 ‘어린이 큰 잔치’에서는 저와 어린이들이 함께 즐기는 장기자랑과 어린이들을 위한 뮤직그룹 ‘키즈스타’가 펼치는 뮤직쇼!, 제2회 서울특별시 사물놀이 겨루기대회 대상에 빛나는 계성초등학교 풍물부 ‘신바람 모듬북’ 등 온 가족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습니다. 아! 그리고 푸짐한 선물도 준비돼 있습니다. 아이들 손 붙잡으시고 창동문화마당으로 오세요. 지하철 1호선이나 4호선 타고 창동역에 오시면 바로 찾으실 수 있습니다. 특히 도봉·창동에 살고 계신 분들을 꼭 오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럼 관객 여러분과의 멋진 데이트를 기대하며 창동에서 뵙겠습니다. 개그맨 강성범
  • 스타워즈 에피소드3 우주보다 더 장대한 ‘SF성찬’

    시리즈를 시작한 지 무려 28년만에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 ‘별들의 전쟁’은 토를 달지 못하게 화려하다. 26일 개봉하는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에피소드 3-시스의 복수’(Star Wars : Episode Ⅲ-Revenge of the Sith)는 SF물로서의 위용이 ‘할리우드 기술의 결정체’라 할 만큼 정교한 스펙터클을 자랑한다. 네번째 에피소드 ‘새로운 희망’(1977년)에서 출발한 시리즈는 알려진 대로 모두 6편. 개봉 순서가 뒤죽박죽이었던 것은, 우주전쟁을 ‘완벽한 그림’으로 다듬어 내겠다는 감독의 고집 때문이었다.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한 이야기 부분은 뒤로 미뤄왔으니, 이번이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효과의 향연장이란 사실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셈이다. ●스타워즈 28년만의 결정체 그동안 연대기적 순서를 밟지 않은 전작들에는 암시와 복선만으로 인물들의 관계, 탄생 배경 등을 넘겨짚게 만든 부분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3편은 그 결정적인 비밀들을 하나 둘 풀어주는 ‘해설의 장’이기도 하다. 3편이 초점을 맞춘 것은 제다이 기사 아나킨(헤이든 크리스턴슨)이 악의 화신 ‘다스 베이더’가 되는 과정이다. 검은 투구와 망토 차림에 붉은 광선검을 휘두르는 시리즈의 상징물 다스 베이더가 스승 오비완(이언 맥그리거)과 어찌해서 원수지간이 됐는지를 복기한다. 이미 시리즈의 마니아가 돼있는 관객들에겐 큼지막한 ‘보너스’라 할 만하다. 이번 이야기의 시점은 2편 ‘클론의 습격’으로부터 3년이 지난 뒤. 팰퍼타인 황제(이언 맥디아디드)와 제다이 기사들과의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제다이가 되길 고대하던 청년 아나킨은 제다이 자격을 주지 않겠다는 의회의 결정에 절망한다.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파드메(나탈리 포트만)까지 의원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내몰리자 아나킨은 절대권력을 주겠다는 팰퍼타인의 검은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루크와 레아 쌍둥이 남매가 파드메에게서 태어나 타투인, 얼데란 행성으로 갈라져 살게 되는 사연 등도 순차적으로 공개된다.100% 디지털 작업으로 구현된 사이보그 그리버스 장군은 3편에서 유일하게 새로 선보이는 캐릭터. ●할리우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 담아 전 편의 인물 및 서사구도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어려운 극중 행성들 이름만큼이나 이야기는 복잡하게 굴러가지만, 이번 역시 감상의 핵심은 ‘보는 즐거움’이다. 완벽한 우주전쟁을 보여주겠다고 별렀던 감독의 의지는 곳곳에서 빛을 발했다. 아나킨과 오비완이 용암이 녹아내리는 화산행성 무스타파에서 결투하는 장면, 팰퍼타인과 요다의 광선검 승부 등은 ‘할리우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 싶은 SF 성찬이다. 우주선과 비행정 밖으로 내내 노출되는 우주도시의 화려한 디테일에도 감독의 완벽주의 감각이 묻어 있다. 아나킨이 악의 화신이 되는 동기가 빈약한 점 등이 거슬림에도, 태깔나는 영상이 작은 허점들을 가려버렸다. ●미국의 팽창주의 이분법에 화살 영화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의도적으로 투영된 감독의 정치적 신념은 칸을 온통 ‘부시 성토장’으로 들쑤셔놓을 만도 했다. 의회에서 팰퍼타인이 의원들에게 일방적인 전쟁을 부추기자 “이제 자유는 끝”이라고 되뇌는 파드메, 스승에게 칼을 겨누며 “동지가 아니면 적일 뿐”이라는 아나킨의 대사 등이 미국의 이분법적 팽창주의에 화살을 꽂는다.SF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데려가도 된다.3편은 전체관람 등급을 얻은 덕분에 ‘가족용 영화’가 됐다. 상영시간 2시간19분.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儒林(349)-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49)-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주자의 ‘관서유감’과 퇴계의 ‘야당’시의 차이점은 주자는 연못이 저리도 맑은 것은 그 속 어디엔가 맑은 샘이 있어 계속 흘러나오기 때문이니, 그것은 우리의 마음 어디엔가 이(理)가 있기 때문이라는 성즉리(性卽理)의 사상을 노래한 것이었다. 주자는 책을 연못에 비유하였으며, 책 속에는 인간의 기(氣)와 감정을 초월하는 이의 진리가 숨어 있음을 노래한 것이었다. 두 번째 시도 마찬가지였다. 연못 속에 들어 있는 거대한 전함도 아무리 힘으로 들어올리려 애를 써도 안 되지만 물이 불어나면 터럭처럼 떠올라 강 가운데 저절로 떠다닌다는 표현은 인간만사는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순리에 의해서만 생성되는 것이며, 이 또한 자연스러운 이성에 의해서만 가볍게 다뤄질 수 있음을 노래하였던 것이다. 주자는 맑디맑은 못의 깨끗함을 마음 내부 속에 있는 심연속의 이로 보고 있었고, 퇴계는 맑디맑은 못의 깨끗함은 원래 그대로인데, 다만 그림자에 불과한 나는 제비가 물결을 참으로써 파문이 일어나고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는 것이라는 마음 바깥의 이로 본 것이었다. 따라서 훗날 퇴계가 이 처녀시를 가소롭다고 평가하였던 것은 주자의 ‘관서유감’이라는 시에서 영향을 받아 모작시를 썼기 때문보다는 사물의 현상을 성(性)바깥에서 찾으려 했던 자신의 미숙함이 유치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18세 때 읊은 퇴계의 처녀시는 제자들의 평가대로 주자의 천리시(天理詩)를 방불케 한 것이었다. 퇴계는 송재공이 죽은 후부터 유아독존(唯我獨尊) 시대로 넘어간다. 홀로 공부하고, 홀로 깊은 사색에 잠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선불교에서는 깨달음보다는 깨달은 후인 보임(保任)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 보임은 ‘보호임지(保護任持)’의 준말인데, 견성하여 참된 자아(眞我)를 발견한 뒤에는 참된 자기를 보호하고 지켜 나가는 생활을 가리키는 불교용어인 것이다. 즉 도를 이뤄 깨달음을 이뤘다 해도 그 것을 지키기는 참으로 어려워서 ‘얻기는 쉬워도 지키기는 어렵다(得易守難).’란 말이 생겨난 것이었다. 선불교의 중시조라 할 수 있는 육조혜능도 깨달음을 얻어 확철 대오하였으나 전국을 15년 동안이나 돌아다니면서 보임 생활을 하였고, 대매(大梅)선사도 깨달음을 얻은 후 40년 동안이나 산속에서 내려오지 않았으며, 위산(僞山)은 산으로 들어가 6년 동안이나 도토리와 밤을 주워 먹으면서 보임 생활을 하였던 것이다. 특히 자신의 깨달음을 인정해줄 스승도, 선지식도 없는 퇴계로서는 얼마나 고통스러운 보임 생활에 침잠하였을 것인가. 19세 되던 해 퇴계가 읊은 두 번째의 시를 보면 바로 그러한 퇴계의 고통을 엿볼 수가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산림 속 초당에서 만권서 홀로 즐기며 다름없는 한 생각에 십 년이 넘었도다. 요새 와서야 근원과 마주친 듯 도 틀어 내 마음 휘어잡아 태허를 알아본다(獨愛林廬萬卷書 一般心事十年餘 邇來似興源頭會 道把吾心看太虛).”
  • 儒林(348)-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48)-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연보에 의하면 퇴계는 12살 때 평생 화두인 ‘이(理)’를 얻음으로써 문리를 터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비록 사우(師友)는 얻지 못하였으나 대철학자로서의 기틀을 얻은 것이다. 14세가 되자 퇴계는 호학지인(好學之人)으로 성장하였으며, 그 무렵 도연명(陶淵明)의 시에 심취하였다고 한다. 그의 인격을 흠모하여 도시(陶詩)를 모작하여 지어보기도 하였으며,15세 봄에는 송재공을 따라 형과 함께 청량산에 가서 독서를 하였고,6월에 송재공이 안동부사로 부임하자 겨울에 안동으로 가서 친구들과 함께 수렵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이 수렵에서 퇴계는 뼈아픈 교훈을 얻는다. 언행록에는 퇴계가 스스로 고백한 실수담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내가 젊었을 때에 숙부 송재공을 따라 안동에 가 있었다. 하루는 여러 사람들과 들에 사냥을 하러 나갔다가 술에 취하여 말에서 굴러 떨어졌다. 술이 깨자 어찌나 마음이 아픈지 견딜 수가 없었고, 그 후부터 스스로 술을 경계하는 생각을 잠시도 잊지 않았다. 지금 와서 생각하여도 두려운 마음이 마치 어제 일과 같다.” 16세 때에는 봄에 사촌동생과 함께 안동의 천등산(天燈山)에 있는 고찰 봉정사(鳳停寺)에 들어가서 수학하였다. 이 해에 송재공은 집안 젊은이들의 공부장소로서 안동의 자성(子城) 서북쪽에 애연정(愛蓮亭)을 세워 그곳에서 공부하였다. 17세 되던 8월에는 순찰하러 온 경상감사 김안국(金安國)의 강연을 형과 함께 가서 경청하였다. 향교의 학생 모두가 참가한 일종의 ‘시국강연회’였는데, 퇴계는 김안국의 강연을 통해 견문을 넓힐 수가 있었다. 김안국은 조광조와 함께 지치주의를 주장하였던 진보적인 문신이었으나 조광조와는 달리 급진적인 개혁은 반대하였던 온건한 성리학자였다. 성리학적 이념을 바탕으로 한 통치강화에 힘쓰는 김안국의 강연은 퇴계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김안국은 ‘소학(小學)’을 관내 향교에 권함으로써 자라나는 유생들에게 생활 속에서 유교의 실천을 널리 권장하였는데, 퇴계가 평생 동안 소학의 내용과 일치한 행실로서 살았던 것은 이때의 깊은 영향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무렵 정신적 스승이었던 숙부 송재공은 별세하였고, 퇴계는 마침내 독자적으로 연곡에서 오도송을 읊음으로써 12세 되던 해 ‘이(理)’를 통해 문리를 얻은 후 6년 동안 줄곧 머릿속으로는 주자의 사상에 천착(穿鑿)하고 있음을 드러내 보였던 것이다. 퇴계의 오도송은 제자들의 평가대로 주자가 쓴 ‘관서유감(觀書有感)’, 즉 ‘책을 읽으며’란 시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던 것임에 틀림이 없다. 주자는 두 개의 연작시를 지었는데, 그 첫 번째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조그만 네모 연못이 거울처럼 열리니/하늘 빛과 구름 그림자가 그 안에 떠 있네./무엇일까 이 연못이 이리 맑은 까닭은/샘이 있어 맑은 물이 흘러오기 때문이지.(半畝方塘一鑑開 天光雲影共徘徊 問渠那得淸如許 爲有源頭活水來)” 연작시의 두 번째 시는 다음과 같다. “지난 밤 강가에 봄물이 불어나니/거대한 전함이 터럭처럼 떠올랐네./이전엔 힘을 들여 옮기려고 애썼는데/오늘은 강 가운데 저절로 떠다니네.(昨夜江邊春水生 蒙衝巨艦一毛輕 向來枉費推移力 此日中流自在行)”
  • [문화마당] 스승의 날을 보내면서/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학생들이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감사의 자리를 마련했다. 강의실을 오색 풍선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간단한 다과를 준비한 학생들과 함께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자신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 모두에게 카네이션을 직접 달아주고,“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로 시작되는 감사의 노래도 불렀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가르쳐 주신 모든 선생님들의 고마운 모습이 떠올랐다. 가난해서 점심을 굶고 있을 때 당신의 도시락을 건네주시던 선생님,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시던 선생님, 한 달에 한번씩 우리들을 데리고 등산을 하면서 문학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시던 선생님, 그 모든 선생님들의 인자한 모습이 또렷하게 되살아났다. 그 분들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내가 있겠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스승의 은혜는 하늘보다 더 높고 깊다는 생각을 했다. 학생을 가르치면서 늘 스스로 사표로 여기는 선생님이 두 분 계시다. 한 분은 대학 때의 은사이시다.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엄하기로 소문나 있었다. 사전에 미리 공부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답을 할 수 없는 질문을 하여 우리들을 공포에 떨게 하였다. 그런 선생님이 무서워 어떻게 하면 피할까 하는 궁리만을 했다. 그러다가 선생님께서 늘 밤늦게까지 연구실에서 연구에 몰두하다가 거의 자정이 다 되어서 귀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선생님을 모시면서 훗날 강단에 서게 되면 선생님처럼 학생들을 혹독하게 가르치고, 또 열심히 연구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박사학위를 받고 시간강사를 하면서 견디기에 무척 힘든 일을 겪을 때이다. 선생님은 여러 문인들과 함께 보길도로 여행을 갔다 오자고 하였다. 선생님과 함께 한 보길도 밤바다는 장관이었다. 윤후명의 소설을 보면 ‘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는 구절이 있는데, 그 구절처럼 밤하늘의 별들은 ‘쏟아진다.’는 표현으로는 모자랄 정도로 찬란한 빛을 밤바다에 퍼부으면서 반짝이고 있었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었다. 그 별빛과 음악에 가슴속에 맺혀 있던 괴롭고 힘든 일들이 깨끗이 씻겨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동시에 그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선생님의 은혜에 가슴 깊이 감사를 드리고 싶었다. 다른 한 분은 대학원 때의 은사이시다. 혹독한 공부를 해야 하던 시절, 선생님은 학문은 물론이고 삶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특히 선생님은 제자 사랑이 유별나, 제자들이 힘들어하는 일이 있으면 늘 인자한 얼굴로 제자를 다독거리면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었다. 두해 전 정년퇴임을 하였지만, 지금도 수시로 힘든 일은 없느냐, 건강은 어떠냐 하고 물으면서 제자들 걱정만 하고 계신다. 스승은 제자가 올바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환하게 밝혀 주는 등불과 같은 분이다. 그리고 그런 스승의 뜻을 받드는 것이 제자의 도리이다. 하지만 요즘 스승과 제자의 돈독한 관계가 흔들리는 듯하다. 초, 중, 고 교육 일선에 계시는 이 땅의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위대하고 훌륭한 분들이다. 그 분들은 제자가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모든 것을 바쳐 가르치고, 나무라고, 감싸 안으면서 평생을 보낸다. 그런 스승께 제자로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할 시간조차 가질 수 없다니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머지않아 스승의 날도, 사제지간이라는 소중한 단어도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왜일까. 진정한 스승이 되기도 어렵고, 진정한 제자가 되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그런 까닭인지 정성 드려 스승의 날 행사를 마련한 우리 학생들이 마냥 예쁘기만 하다. 그런데 학생들로부터 꽃을 받기 전에 두 분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이 순서일 텐데, 바쁘다는 핑계로 아직 찾아뵙지를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마음 한 구석이 영 개운치 않다. 하루라도 빨리 선생님을 모시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라는 마음의 신호인 것 같다.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 [18일 TV 하이라이트]

    ●대추나무 사랑걸렸네(KBS1 오후 7시30분) 가족들이 모두 잠든 깊은 밤, 태민이 또 사라졌다. 한밤중에 집을 나섰다가 이른 새벽에야 귀가하는 게 벌써 세 번째. 태민이 지난 밤 일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하고 하루 종일 피곤해 하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자, 가족들은 태민이 병이 난 게 아니냐며 걱정한다. ●생방송 TV연예(SBS 오후 8시55분) 박건형 박진희 강해정 박해일 등 국내 최고 스타들이 아주 특별한 성년의 날을 위해 나섰다. 성년을 맞이한 팬들을 위해 그들이 준비한 이색 이벤트 현장을 찾아가본다. 손꼽히는 미녀스타 남매 김태희, 이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두 사람의 즐거운 스위스 여행기도 소개한다. ●박주현의 시사 업클로스(YTN 오후 3시5분) 지난해 7월부터 중단된 남북간 대화가 10개월 만에 재개됐다. 남북 당국은 16일과 17일 개성에서 차관급 회담을 열고 남북관계 정상화 방안, 북핵문제와 비료문제 등을 중점 논의했다. 고유한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와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북한실장이 패널로 출연한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석부작’이란 돌에 식물을 착생시켜 키우는 실내원예법을 말한다. 돌에 식물을 낚싯줄로 붙여 완전히 착생시킨 후 낚시줄을 떼어내면 돌에 뿌리가 내려 자연스럽게 자란다. 석부작 만드는 방법을 배워보고, 농촌진흥청에 찾아가 식물의 음이온 방출과 공기정화 기능을 직접 체험해본다. ●신입사원(MBC 오후 9시55분) 봉삼은 강호에게 무릎을 꿇으며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 달라고 부탁한다. 다음날, 출근한 강호는 봉삼에게 본인 입으로 직접 얘기하라며,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다. 마침 둘의 대화를 들은 미옥은 사건의 진상을 눈치챈다. 강호는 또 다시 감사실로 호출되어 가고….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스승의 날을 맞아 ‘몰래 카메라’를 계획한 아이들은 준규 선생님을 찾아가 방송반을 그만 두겠다고 말한다. 기대와는 달리 준규 선생님은 아이들이 방송반을 그만 둔다는 사실에 오히려 기뻐한다. 한편, 주부모델 최종심사에서 장미와 주비를 소개하기 위해 참석한 경아가 일등으로 뽑힌다.
  • 儒林(347)-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47)-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퇴계의 언행록에는 18살의 퇴계가 야당(野塘)이란 오도송을 노래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선생은 젊었을 때 우연히 연곡(燕谷)가에 가서 놀았다. 연곡에는 조그만 물이 있는데 물이 매우 맑았다. 선생은 시를 지으셨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운 풀 이슬에 젖어 물가를 둘렀는데 고요한 못 맑디맑아 티끌도 없네. 나는 구름 지나가는 새는 원래 비추는 것이지만 나는 저 제비 물결 찰까 두렵네.(露草夭夭繞水涯 小塘淸活淨無沙 雲飛鳥過元相管 只 時時燕蹴波)’” 퇴계가 고향에서 가까운 연곡으로 놀러가 즉흥적으로 읊은 이 시는 퇴계의 시 중에서 공식적으로 처녀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훗날 퇴계는 이 시를 스스로 가소로운 것이라고 평가하였지만, 이 시 속에는 12살 때 초견성한 ‘이’의 사상이 진일보하여 마침내 천리(天理)를 깨달았음을 엿보게 하는 것이다. 즉 우리의 본성은 원래 ‘모래 같은 티끌이 한 점도 없는 맑은 못처럼 맑고 깨끗한 것이다. 물론 쉴 새 없이 일어나는 구름과 나는 새 같은 희로애락의 감정들은 못에 비치는 그림자에 불과한 것이지만 다만 두려운 것은 그러한 새들이 못을 차고 지나감으로써 감정의 동요가 물결칠 것을 두려워한다.’라는 뜻의 오도송이었던 것이다. 스승의 처녀 시에 대해서 제자 이덕홍은 다음과 같이 중요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것은 선생이 천리가 유행하는데 혹시 인욕(人欲)이 낄 것을 두려워하셨던 것이다.” 그러나 퇴계의 이 시는 솔직히 말해서 주자의 시 관서유감(觀書有感)에서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제자 김부륜(金富倫)과 김성일도 이 시를 ‘주자의 관서유감이란 시와 그 뜻이 같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퇴계가 이 처녀작을 가소롭다고 일축하였던 것은 누가 보아도 이 시가 주자의 영향이 너무 짙게 드러나는 일종의 모작시(模作詩)라는 약점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시는 어쨌든 ‘이’의 화두를 타파한 퇴계의 오도송이며, 훗날 퇴계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이 이 학문을 닦는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공부에 모두 차이가 나는 까닭은 오직 이(理)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였던 것은 퇴계의 학문이 시종일관 ‘이’를 추구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산 증거인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퇴계는 위대한 옛 성현이었던 공자의 ‘논어’에서부터 학문을 시작하였지만 실질적으로 퇴계에게 문리를 가르쳐준 직계 스승은 주자였던 것이다. 퇴계는 평생토록 주자를 자신의 사표로 삼았다. 이는 퇴계가 일찍이 서울에서 주자전서(朱子全書)를 구하여 문을 닫고 고요히 보아 한여름에도 그치지 않았다는 언행록의 내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사람들이 더위로 몸을 상할 것을 경계하면 선생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한다. “이 글을 읽으면 가슴속에 문득 시원한 기분이 생기는 것을 깨닫게 되어 저절로 더위를 잊게 되는데 무슨 병이 생길 수 있겠는가.” 뿐만 아니라 퇴계는 이렇게까지 말한다. “능히 이 책(주자서)을 읽으면 학문하는 방법을 알 수 있을 것이요, 이미 그 방법을 알게 되면 반드시 느끼게 되어 흥이 날 것이다. 여기서 공부를 시작하여 오랫동안 익숙한 뒤에 사서(四書)를 다시 보면 성현의 말씀이 마디마디 맛이 있어 비로소 자기 몸에 수용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 가정의 달 5월 “한번 쏘세요”

    각종 기념일로 지출이 많은 5월부터는 소비자의 주머니를 유혹하는 광고가 많아진다.5월 가정의 달은 여름을 준비하는 기간인 데다 각종 기념일까지 많아, 업계에서는 추석·설·연말과 더불어 가장 활기찬 달 중 하나로 꼽기 때문이다. 5월의 가장 대표적인 신문 광고는 백화점 광고다. 감사의 계절인 만큼 자사 상품권을 내세운 게 많다. 신세계 백화점 홍보팀 장혜진 과장은 “상품권 구매고객들은 신문지면을 통해 어떤 선물을 구입할지 정보를 얻으려는 경향이 있어 정보가 필요한 고객들에게 상품권 광고를 노출시키면 환기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백화점 광고는 IMF 경제위기 이후 무차별 TV 광고를 대부분 중단하고 소비자를 나누어 공략하는 타깃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최근 흰색 정장을 입은 생머리 여대생이 카네이션을 들고 교정 건물 앞에서 하늘을 응시하는 사진을 배경으로 “당신의 마음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은 광고를 집행했다. 어버이날과 스승의날 선물로 상품권을 권한 것. 외국인 모델이 주로 등장하는 일반 백화점 광고와 달리 아마추어 국내 모델로 친근함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에는 상품권과 만년필 그림을 담은 광고를 집행했다.5월1일 노동절은 기업에서 상품권을 대량으로 구입해 직원들에게 주는 일이 많아 법인 고객을 겨냥해 상품권 이미지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자사 상품권을 중앙에 내세운 뒤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제게는 당신이 하늘입니다.”라고 적은 광고를 집행했다. 삼성전자는 ‘감사의 달 프러포즈’ 행사 광고를 진행 중이다. 모델 장진영을 내세워 다음달 19일까지 자사 가전제품을 사면 각종 사은품을 준다는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할인 내역과 사은품 내용이 꼼꼼히 적혀 있다. 백화점들은 이달 중순 이후에는 테마광고를 진행한다. 오는 21일 ‘부부의날’ 등 각종 기념일을 겨냥한 행사의 세부 내역을 소개하는 것이다. 한편 신용카드 광고도 계획돼 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출자전환을 통해 채권단으로 대주주가 바뀐 LG카드는 최근 2분기 연속 흑자를 내면서 광고를 새로 제작했다. 중견 배우 이미연을 내세워 ‘자신감’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반면 삼성카드는 빅모델 장동건과 이나영을 기용해 광고를 제작했지만 지난해 1조 1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2년 연속 1조원대의 손실을 내고 있어 광고 집행이 원활하지 못한 형편이다. 삼성카드측은 “TV도 프라임타임대 이외에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야간시간이나 케이블방송 정도에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BC카드는 최근 TV를 통해 ‘당신이 좋습니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교직 모독하는 촌지단속 행태

    스승의 날인 15일에 앞서 각 시도 교육청이 촌지 단속이라는 명목 아래 자행한 갖가지 행태는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인천 모고교 교무실에는 지난 13일 교육청 감사실 직원들이 들이닥쳐 교사들의 소지품을 검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 광주시교육청은 교사들에게 촌지를 거부하겠다는 서약서를 쓰도록 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사유서를 대신 내도록 지시했다. 심지어는 학부모를 가장한 교육청 직원이 교사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함정 단속’ 시비까지 일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가 촌지를 주고받는 악습은 하루빨리 근절돼야 한다. 그렇더라도 소지품 검사니, 서약서 요구니 하는 짓은 교사 모두를 ‘예비 범죄인’ 취급하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행태이다. 이러고도 교육청이 교권과 교사 인권을 지켜주는 기관이라 하겠는가. 우리는 이같은 일들이 교직을 천직으로 아는, 그래서 촌지를 외면하고 제 일에만 충실한 많은 교사들의 자긍심을 짓밟고 그들에게 좌절을 안겨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촌지수수를 근절하려는 수단이 교사 일반에게 상처를 준다면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교육당국은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아울러 교사들에게도 쓴소리를 하고자 한다. 교단 일각에 존재하는 촌지수수와 부적격 교사 문제에 대해 국민의 인식이 어느 정도에 와 있는지 교사들도 충분히 알게 되었으리라 믿는다. 이제는 교육계 내부에서 자정의 기치를 높이 들어 촌지 거부, 부적격 교사 퇴출 등의 구체적인 행동에 직접 나서야 한다. 다행히 교원단체들도 현실을 인정하고 각오를 다지고 있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머잖아 나오기를 기대한다.
  • “자신의 일에 몰두할 때 가장 아름다워”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청주의 일신여중·고에서 일일교사로 나서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이 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난 14일 진행된 특강에서 강 전 장관은 “동화에 나오는 신데렐라가 자신의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면 요정이 도와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부모, 스승, 친구 등 주위사람들에게 항상 배려하고 정직, 성실하게 생활하는 것이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일에 열심히 몰두하는 사람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며 “쉬운 방법만 찾아다니지 않고 매순간 영혼을 모두 불어넣으며 최선을 다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전 장관은 “학창시절에는 만화책 뿐 아니라 많은 독서를 해야만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양분을 얻을 수 있다.”며 “항상 문제의식을 갖고 모든 일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강에 앞서 강 전 장관은 2학년 교실에서 학생들과 학창시절의 고민 등에 대한 솔직한 대화도 나눴다. 이날 행사는 일신여중 학생회 부회장인 신지숙(3년)양이 지난 4월 중순께 강 전장관에게 여러 차례 방문을 희망하는 e메일을 보내 이뤄졌다. 청주 연합
  • ‘스승상 연예인’ 1위에 최불암

    네티즌들이 꼽은 ‘내 스승이었으면 하는 연예인’에 방송인 최불암씨가 1위로 선정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다음달 1∼14일 경기도 고양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리는 ‘교육인적자원 혁신박람회’ 부대행사로 한 포털사이트를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2863명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37%인 1064명이 최씨를 꼽았다. 최씨는 1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한 나이층에서 고른 호응을 얻었으며, 여성보다는 남성 지지도가 높았다. 영화배우 안성기는 26%로 2위에 올랐으며,20∼30대 여성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방송인 김제동(8%), 신구(5%)가 뒤를 이었으며,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김태희는 3%, 이순재·고두심·최민식은 각 2%의 지지를 받았다. 박람회 사무국은 순위가 높은 연예인을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강연자로 초청할 계획이다.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인재강국, 교육이 희망이다.’라는 주제로 국제회의와 초청강의, 워크숍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돼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양동실 교사등 5명 신일스승상 수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참스승’의 길을 걸어온 평교사 5명이 최근 ‘제4회 신일스승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자는 점자교육으로 시각장애아들의 자립능력을 길러준 한빛맹학교 양동실 교사,42년 동안 아동무용 발전에 힘써온 홍익사대부속초등학교 이종만 교사, 환경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온 정의여중 유애란 교사, 지역 노인들의 영정사진을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온 서울북공업고 신이건 교사, 폭력없는 학교만들기에 앞장선 청량고 박덕배 교사이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1000만원씩의 상금이 주어졌다. 신일스승상은 신일중·고등학교와 서울사이버대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신일학원 이봉수(2000년 작고) 이사장의 뜻에 따라 2002년 제정됐다. 서울 지역 초·중·고교 평교사를 대상으로 선정하며, 심사위원장은 정원식 전 국무총리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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