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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여정의 아침 산책] 강진으로 향하는 마음/작가

    [최여정의 아침 산책] 강진으로 향하는 마음/작가

    강진으로 향하는 길은 멀었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더해 강진에는 드물게 큰 눈이 내려 쌓였다. 지난 연말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의 ‘강진순례길’에 동행했다. 강진은 꼭 이십 년 만이었다. 이십대에 찾았던 다산초당에서 나는 ‘경세유표’, ‘목민심서’ 등 502권의 책을 펴냈다는 다산의 놀라운 업적에만 눈길이 갔다. 하지만 사십대가 돼 다시 강진을 찾으니 억울하게 이 머나먼 땅으로 유배를 내려온 다산의 비통한 마음, 그를 도왔던 마을 주막 할머니의 안타까운 마음, 다산과 벗이 됐던 백련사 주지 스님의 우정의 마음, 그리고 대학자를 스승으로 모셨던 제자들의 존경의 마음, 그 마음들을 비로소 돌아볼 수 있게 됐다. 그러니 모든 장소와 길들이 더욱 특별해졌다. 1801년 11월 23일 다산은 지독한 멸족지화를 당하고 강진으로 온다. 날은 어둑해지고 찬바람도 불고 허기까지 몰려오는데, 누구도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그런데 단 한 곳, 마을 동쪽 입구의 주막 할머니가 다산을 맞이했다. 아욱국에 밥 한 그릇을 말아 먹고, 다산은 그날부터 주막 골방에서 4년을 지내게 되는 인연을 맺는다. 겨울 내내 방 구석에 틀어박혀 분노와 억울함으로 치를 떨며 지내던 다산에게 “어찌 그냥 헛되이 사시려는가, 제자라도 기르셔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깨우침을 준 것도 주막 할머니였다. 그는 순간 밖으로 향하던 모든 원망을 접고 ‘내가 잘못한 것은 없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면서 생을 다시 살게 된다. 방문을 열어 보니 어느새 사방은 봄이었다. 그리고 이 골방을 ‘사의재’(四宜齋)라 이름 붙인다. 사의재란 ‘네 가지를 마땅히 해야 할 방’이라는 뜻으로 맑은 생각과 단정한 용모, 과묵한 말씨, 신중한 행동을 의미한다. 강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은 다산초당에 기거하던 정약용과 백련사 주지 혜장 스님이 손을 잡고 걸었다던 만덕산의 오솔길이었다. 두 사람이 어깨를 비비며 나란히 걸을 정도의 오솔길에 쌓인 흰 눈 위에는 이르게 피었다 떨어진 동백꽃잎이 길 잃어 다친 산짐승이 흘린 핏방울처럼 점점이 떨어져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야기를 나누는 다산과 스님의 뒷모습이 길 위로 스친다. 유배 생활이 길어질수록 다산은 미움도 분노도 서서히 옅어졌다. 하지만 우정을 나눌 벗이 간절했다. 지식을 나누며 이야기할 수 있는 벗이 바로 혜장 스님이었다. 다산은 어두운 밤 산길을 더듬어 불쑥 찾아오던 스님을 기다리다가 방문을 열어 두고 잠들곤 했다. 사실 다산의 업적으로 기록된 502권의 책도 다산초당에서 그의 곁을 지킨 18명의 제자와 함께 펴낸 것이니 다산 혼자만의 일이 아니었다. 결국 다산을 유배지에서 18년 동안 살게 한 건 쌓여 있던 책도, 가족들과 주고받던 서신도 아니었다. 강진 땅에서 만난 사람들이었다. 한 사람을 살게 하는 건 네가 있어서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있어서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오지 않을 고도를 끝까지 기다릴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 내 곁에 네가 있기 때문이다. 2024년 새해 내 곁의 네가 내 생의 이유이고 희망이다.
  • 나보다 더 오래, 연극은 더 오래 기록되었으면 좋겠습니다[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희곡 당선 소감]

    나보다 더 오래, 연극은 더 오래 기록되었으면 좋겠습니다[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희곡 당선 소감]

    정장을 차려입은 사내들이 우거진 숲을 헤맨다. 그들은 보물찾기를 하고 있다. 목에 걸린 사원증이 흔들리고, 갈피를 잃은 발걸음과 다급한 목소리들. 저 너머 산기슭이 보인다. 어느 날 꾸었던 꿈의 단면에서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모순과 불합리를 마주할 때, 삶의 어딘가에서 균열이 느껴질 때, 낯선 것에서부터 묘한 기시감이 들 때, 그 의아한 마음들에서 찾고 싶은 이야기들이 건져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오래 희곡을 쓰고 극을 만들고 싶습니다. 나보다 더 오래, 연극은 더 오래 기록됐으면 좋겠습니다. 연극은 생물 같습니다. 희곡이 나온 후에는 무서운 속도로 자라납니다. 연출의 손길과 배우의 숨, 관객의 눈빛 속에 무럭무럭 성장합니다. 살이 오르고 근육이 붙더니 생경한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합니다. 나보다 더 커져 버린 이야기와 나란히 앉아 무대를 바라봅니다. 네가 대단해진 것 같아 고맙고 또 한편으론 무섭기도 합니다. 감히 책임질 수 있는 이야기였을까. 밤잠을 뒤척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말의 무게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계속 성찰하고 반성하면서 쓰겠습니다. 이번 기회를 빌려 무한한 믿음과 응원을 주는 가족들, 존경하는 스승님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료, 친구들에게 감사와 애정을 전합니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 속에서 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신 심사위원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송천영 ▲1989년 서울 출생 ▲서울예술대 극작과 졸업
  • 지루할 틈 없는 화려한 복수극의 고전…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지루할 틈 없는 화려한 복수극의 고전…뮤지컬 ‘몬테크리스토’

    화려한 무대연출과 통쾌한 복수의 서사 그리고 짜릿하게 감기는 음악까지. 지루할 틈 없이 관객들을 이야기의 끝으로 몰아간다. 대중적인 재미만 따진다면 흠잡을 곳이 없어 보인다. 2010년 초연 이후 여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총평이다. 원작 소설인 알렉산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압도적인 대중성만으로 고전 반열에 오른 것과도 묘하게 닮았다. 뮤지컬은 원래 2002년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에서 세부적인 설정을 따왔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서는 ‘서사’에 더 힘을 주기 위해 소설의 설정도 일부 가지고 왔다고 한다. 악역인 ‘당글라스’, ‘빌포트’, ‘몬데고’의 장면과 대사가 더해졌고 넘버(노래) ‘펜, 잉크, 종이’도 추가됐다. 덕분에 관객들은 주인공 ‘에드몬드’가 행하는 복수에 조금 더 깊이 공감하게 된다. 단순히 뮤지컬을 ‘듣는’ 걸 넘어 ‘보는’ 재미까지 선사하겠다는 제작진의 의도라 하겠다. 그래서 이번 시즌 제목에는 완전히 새로워졌다는 의미의 수식어 ‘올 뉴’가 붙기도 한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 선원 에드몬드가 주변 인물들의 음모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 생활을 하던 중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하면서 복수에 나서는 것이 극의 핵심 뼈대다. ‘그리스도의 산’을 뜻하는 ‘몬테크리스토’에서 억만금의 보물을 찾아내고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이름을 바꾼 에드몬드는 자신을 모함한 악역들에게 그에 걸맞은 짜릿한 ‘맞춤형 복수’를 선사한다. 에드몬드와 약혼했으나, 그가 죽은 줄로만 알고 결국 몬데고와 결혼해버린 약혼녀 ‘메르세데스’를 향한 감정은 다소 복잡하다. 하지만 복수라는 감정에 언제까지나 사로잡혀 살 순 없다. 결국 용서와 화해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뮤지컬의 메시지다. 지금껏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 복수극들의 원형으로 꼽히는 이야기다. 처절한 복수를 펼치면서도 곳곳에서 유쾌한 유머를 잃지 않고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뮤지컬과 연극,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배우 이규형의 에드몬드는 노래뿐만 아니라 능청스러운 대사로 감옥에서의 스승 ‘파리아 신부’, 몬데고와 메르세데스의 아들인 ‘알버트’와의 ‘티키타카’를 완벽하게 소화한다. 360도로 회전하는 무대는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몬테크리스토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한 넘버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이른바 ‘지옥송’)에서는 회전무대가 최대로 높아지는데, 무대 밑에서 앙상블(코러스)이 등장하며 지옥의 입구가 실제로 열리는 듯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오는 2월 25일까지 공연된다.
  • 금강경 전문이 새겨진 외벽… 건물 전체가 한 권의 경전[마음의 쉼자리-종교와 공간]

    금강경 전문이 새겨진 외벽… 건물 전체가 한 권의 경전[마음의 쉼자리-종교와 공간]

    한 권의 불교 경전 같은 건물이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있다. 탄허기념불교박물관이다. 이름처럼 탄허 스님(1913~1983)을 기념하고 기리는 공간이다. 탄허(呑虛) 스님은 흔히 근현대 한국 불교의 대강백(大講伯)이라 불린다. ‘큰 스승’이란 뜻이다. 어려서 사서삼경과 노장사상을 두루 섭렵했고 1934년 오대산 상원사에서 출가한 이후 일찌감치 학승으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불경 번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능엄경, 금강경, 원각경 등 주요 불교 경전을 우리말로 번역했다. 힘찬 필력의 붓글씨로도 유명하다. 탄허기념불교박물관은 그의 유품과 유묵, 저서, 역서 등을 전시한 공간이다. 불자들의 공부와 연구를 위한 강연이 펼쳐지기도 한다. 완공되던 해(2010년)엔 한국건축문화대상 등 국내 건축 관련 상을 4개나 싹쓸이했다. 그만큼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뜻이다.박물관은 외벽부터 독특하다. 금강경 전문이 한자로 새겨져 있다. 외벽에 비친 파란 하늘과 흰 글씨가 변화무쌍하게 어우러진다. 금강경 한 글자 한 글자를 지나온 빛은 건물 안쪽에 또 다른 금강경을 새긴다. 탄허의 유지를 받드는 공간이란 걸, 단순 기념관을 넘어 불교학을 연구하는 학림이란 걸 드러내는 순간이다. 건물 입구엔 108개의 철 기둥이 세워져 있다.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홍진의 백팔번뇌를 뜻한다는 걸 단박에 알겠다. 승속을 가르고 세간의 묵은 때를 벗는 일주문 역할을 이 철 기둥들이 해내고 있다. 박물관 내부로 진입하는 과정은 이처럼 일주문에서 시작해 대웅전에 이르는, 우리 전통의 가람 배치 양식과 닮아 있다. 2층은 강당으로 쓰이는 보광명전(寶光明殿)이다. 사방이 시원하게 뚫렸다. 벽면엔 금강경의 글자들을 새겼다. 인도의 부다가야처럼 부처님이 법을 전하고 깨달음을 얻은 공간을 상징하고 있단다. 그러니까 수행과 배움이 이 공간을 지배하는 가치인 셈이다. 3층은 붓다홀이다. 방산굴이라고도 불린다. 탄허 스님이 용맹정진한 곳의 이름을 따왔다. 심플한 법당에 석가모니불이 홀로 모셔져 있다. 탱화도 없고 좌우의 협시불도 없다. 독특한 건 닫집이다. 통창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빛 덕에 뜻하지 않은 감동을 받게 된다. 보통 불상을 비추는 조명은 대웅전 앞마당에서 반사된 빛이기 마련이다. 이렇게 곧바로 위에서 내려오는 건 처음 본다. 불상 좌우는 어두컴컴하다. 개폐식 차광 시설로 완전히 닫을 수 있게 돼 있다. 먼저 어둠을 통과해야 찬란한 빛을 얻는다는 뜻일까. 방산굴 반대편에는 유품을 상설 전시하는 일소대(一笑臺)가 있다. 탄허 스님이 화엄경을 처음 번역한 강원 삼척의 영은사 일소굴(一笑窟)에서 따온 이름이다. 녹슨 달팽이 모양의 조형물인 일소대를 지나면 탄허 스님이 출간한 저서 및 서예 작품 등 전시물과 만난다. 박물관은 지하철 수인분당선 수서역 6번 출구에서 1㎞ 정도 떨어져 있다.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다. 개방적으로 운영한다. 불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무시로 관람할 수 있다.
  • 광주 명승 ‘환벽당’, 자연경관 새롭게 바뀐다

    광주 명승 ‘환벽당’, 자연경관 새롭게 바뀐다

    광주 지역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환벽당’의 자연경관 개선사업이 내년부터 시작된다. 우치공원에는 천연기념물 동물보존관이 설립된다. 광주시는 내년 국가유산 관련 국비를 29억원 확보함에 따라 국가유산 보존과 가치 재창조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확보된 국비는 2023년 6억원 대비 5배 늘어난 것이다. 광주시는 그동안 쌓아온 문화유산 보존·관리 역량과 확보한 국비를 바탕으로 내년 국가유산 보존과 가치 재창조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환벽당’의 자연경관 개선 및 주변 유적지 발굴, 충효동 왕버들군 후계목 이식, 천연기념물 동물보존관 설립 등 16개 국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자치구와 함께 사업을 기획·시행하며, 문화재청 심의와 자문을 거쳐 진행하게 된다. 환벽당은 가사 ‘성산별곡’을 지은 정철이 스승 김윤제의 가르침을 받으며 학문에 정진한 곳으로 그 시절 연분홍 꽃비가 내리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다. 광주시는 이 공간을 개선하기 위해 환벽당 뒤편에 화계(층계 모양으로 ‘단(段)’을 만들고 단마다 화초를 심은 시설)를 설치해 배롱나무와 매화를 심을 예정이다. 또 단풍나무길과 어울리는 돌담과 왕대 숲을 조성하는 등 국가유산 재창조 사업을 진행한다. 환벽당 주변 유물발굴조사도 추진한다. 돌무리가 길게 이어진 구조물인 석열의 조성 경위와 기와편 등 유물을 수습, 향후 정밀 발굴과 종합정비를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할 예정이다. 환벽당(環碧堂)은 푸른 둥근고리처럼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조선시대 사림문화의 중심지로, 지난 2013년 11월 6일 국가명승지로 지정됐다. 광주시는 또, 북구 충효동 왕버들군 보존을 위해 후계목을 이식하고, 관람객이 안전하게 주변을 관람할 수 있도록 순환형 관람로를 개설할 계획이다. 충효동 왕버들군은 충효마을의 상징숲이자 비보(裨補)숲으로 조성됐으며, ‘김덕령 나무’라고 불리는 등 나무와 관련된 유래나 일화들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12년 10월 5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와 함께 광주시는 기후변화, 환경오염, 조류충돌 등으로 장애를 입어 자연방사가 불가능한 천연기념물 원앙·수리부엉이 등을 보호하는 동물보존관을 우치공원에 설립한다. 보존관에는 방사장과 치료시스템을 마련해 천연기념물 동물 보존과 생태해설, 교육프로그램 등으로 시민의 자연유산 보존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계획이다. 송영희 문화유산자원과장은 “올해 재정위기 상황에 대비해 내년 국가유산 사업 국비를 최대한 확보했다”며 “확보된 재원으로 국가유산 명승 충효동 환벽당, 천연기념물 왕버들군, 동물보존관 등 국가유산 보존과 가치 재창조 사업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손끝 대화가 유일한 ‘빛’… 보고 듣지 못해 고립된 시청장애인 1만명

    손끝 대화가 유일한 ‘빛’… 보고 듣지 못해 고립된 시청장애인 1만명

    장애 유형별 소통방법 달라 어려움복지 순위도 밀려 전담기관 2곳뿐문해·일상생활 훈련 등 맞춤 교육직업재활훈련 통해 5명 취업 성과“숨은이들 세상에 나오도록 지원을” “선천적으로 듣지 못했는데 13년 전부터는 앞까지 안 보여 답답했어요. 매일 집에서 멍하게 있었던 것 같아요.”(시청각장애인 김소영씨)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동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프로그램실.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자조모임에 참석한 10여명의 시청각장애인들이 서로 인사를 나눴다.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이들의 인사법은 ‘촉수어’. 한 사람이 손으로 수어를 하면 다른 사람이 그 손을 만지며 이해하는 방식이다. 자조모임이 열리는 내내 프로그램실은 고요했다. 누군가 앞에 마주 앉아도 시청각장애인들은 인기척을 느낄 수 없다. 센터 직원이 두 사람의 손을 맞잡게 하자 그제야 손끝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시청각장애인이 마주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의사소통이다. 선천적으로 시청각장애인이 된 경우, 청각장애인이 살다가 실명한 경우, 시각장애인이 실청한 경우 등 유형에 따라 그동안 써왔던 소통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우석 센터장은 “청각베이스 시청각장애인의 경우 수어는 국어, 점자는 외국어가 된다”며 “소통이 어렵다 보니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 통계 등에 따르면 전국 시청각장애인구는 1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서울시에는 1400여명이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시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법과 제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15개 장애 유형에 시청각장애를 별도의 장애유형으로 분류하고 있지 않다. 시청각장애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어 정확한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복지 우선순위에서도 매번 밀린다. 헬렌 켈러의 스승인 설리번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도 턱없이 부족하다. 장애인복지법은 국가와 지자체가 시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전담기관을 설치·운영하도록 했지만 실제로 참여하는 곳은 서울시, 제주도 등에 불과하다. 서울시가 지원하고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는 문해 교육, 일상생활 훈련, 자조모임, 아동 맞춤형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센터의 일상생활훈련실에 들어서자 점자 스티커가 붙어 있는 냉장고, 세탁기, 정수기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일상생활 속에서 가전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이곳에서 간단한 작동법을 익힌다. 비치된 냄비에는 500㎖씩 홈이 파여 있어 라면 등 간단한 요리를 연습할 수 있다. 지난 7월 문을 연 센터는 특히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직업재활훈련 등을 통해 5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시청각장애인 당사자인 손창환(49)씨는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1호 직원이 됐다. 선천성 청각장애인이었던 김소영(56)씨는 예전에 운전, 옷수선 등의 일을 했지만 시력마저 잃게 되면서 그만뒀다. 센터에서 점자를 배운 뒤 취업에 성공해 현재 점자명함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센터 직원의 도움을 받아 소감을 묻자 그는 수어를 통해 “마음이 항상 답답하고 집에만 있는 것이 힘들었는데 취업을 하고 돈도 벌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했다. 정 센터장은 “일상생활과 의사소통의 불편 등으로 숨어 있는 시청각장애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아들 장애 판정 후 6개월간 술에 절어 살아” 고백한 국민가수

    “아들 장애 판정 후 6개월간 술에 절어 살아” 고백한 국민가수

    가수 이상우가 아내와 함께 발달장애가 있는 큰아들을 함께 키워냈다고 밝혔다. 12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는 1980~90년대 가요계를 풍미한 이상우가 출연했다.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이상우는 이날 방송에서 발달장애를 앓는 있는 큰아들의 근황을 밝혔다. 그는 “정말로 제 인생을 바꿔놓은 아들이다. 스승 같은 아들”이라면서 “이 친구 덕분에 나머지 가족들이 좋아진 것 같다. 이 친구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다”고 말했다. 방과 후 수업으로 트럼펫을 곧잘 하는 것을 보고 아들이 트럼펫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은 이상우는 “발달장애 있는 친구들이 거의 대학을 못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친구는 트럼펫으로 나사렛대 관현악부에 들어갔다. 대학 졸업도 하고 기숙사 생활도 가족과 처음으로 떨어져서 해봤다”고 전했다. 진행자가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하자 이상우는 “처음에는 6개월 정도 술에 절어 살았다”면서 “그 6개월이 되게 힘들었는데 집사람이 우는 것을 한 번도 못 봤다. 씩씩하게 아이를 데리고 일산, 분당 등을 오가며 하루에 차를 200㎞씩 몰고 다녔다. 아이 교육과 치료를 받으러 다녀서 나도 그걸 보고 정신 차려야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중에 지나서 그때 어떻게 그럴 수 있었냐고 물어봤다. ‘아프다니까 낫게 하면 되지 않냐’고 하더라. 이 사람은 100% 나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고, 그래서 초반에는 힘든 줄 몰라 했다. 오히려 8년 지나서 힘들어했다”고 털어놨다. 이상우는 “지금 지나고 보니 그 아이가 준 것이 더 많다. 우리가 불행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아이의 희로애락이 우리 기준과 다를 뿐이다. 아이가 좋아하고 기뻐할 수 있는 일만 준비해주면 전혀 불행한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 [문화마당] 보이는 소리, 들리는 움직임, 장벽 없는 예술/장인주 무용평론가

    [문화마당] 보이는 소리, 들리는 움직임, 장벽 없는 예술/장인주 무용평론가

    언젠가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서 한국 영화를 볼 때 자막을 켠다. 이해가 어려운 외국 영화뿐 아니라 또렷이 잘 들리는 모국어인데도 굳이 자막을 찾게 된다. 콘텐츠 내 모든 소리를 자막으로 보여 주는 ‘폐쇄형 자막’이 입력돼 있으면 특히 반갑다. 폐쇄형 자막은 배경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제작된 것이지만 애매한 상황이나 섬세한 뉘앙스까지 놓치지 않을뿐더러 등장인물의 미세한 감정까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피식’ 하고 흘러나오는 짧은 웃음소리도 단순히 ‘웃는다’는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처구니가 없어서 콧방귀 뀐다’, ‘무안한 나머지 웃음이 터져 나온다’, ‘말도 안 된다는 식으로 비웃는다’처럼 등장인물의 심리를 상세하게 묘사해 주니 놓치기 쉬운 극의 흐름까지 완벽하게 공감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새 이런 서비스가 급격히 늘어난 데는 국가 차원의 배리어프리 정책이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배리어프리’는 ‘장벽으로부터 자유롭자’는 뜻으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사회적 약자가 차별 없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물리적·심리적 장벽을 없애자는 운동이다. 1970년대 건축 분야에서 시작해 지금은 사회 전반에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방면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애인 화장실을 만들고 주차구역을 설치했다. 횡단보도의 음성안내 장치, 인도 위의 점자블록 등 도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무장애 편의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장애인 인권운동이 처음 일어난 영국이나 뒤이어 활발하게 추진해 온 미국의 경우 그 역사가 증명해 주듯 일상 속에서 휠체어 탄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기동력이 좋으니 문화예술 활동에도 적극 참여한다. 공연장 찾는 일도 큰 어려움이 아니다. 안전을 이유로 배치한 출입구나 피난 통로가 아닌, 다른 관객들과 동등한 시야가 확보된 공간이 준비돼 있어 작품에 집중하는 데도 전혀 무리가 없다. 비장애인 동행인과의 동석도 가능하다. 무장애 예술은 시설 접근성뿐 아니라 작품 이해도를 높이는 데 필요한 콘텐츠 접근성이 중요하다. 음성해설, 수어통역 등이 특별 서비스가 아니라 필수 정보로 제공돼야 한다. 접근성에 대한 정의도 넓어져 신체뿐 아니라 정신·발달장애 등 장애에 대한 스펙트럼을 포괄한 창작도 활발하다. 아르코·대학로 예술극장이 21~22 시즌 ‘장벽 없는 문화예술 시리즈’로 큰 호응을 얻었고 국립극장도 이에 합세했다. 최근 무장애 음악극 ‘나는 재미있는 낙타예요’가 화제다(12월 6~10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헬렌 켈러와 스승 앤 설리번의 실화를 다뤘는데 연출 기법이 눈길을 끈다. 타악·전자음악·마림바·고수까지 네 명의 연주자가 대사와 움직임을 하고 세 명의 전문 수어통역사가 배우들의 그림자처럼 대사를 전하며 촉지화를 활용한 안무, 음향의 진동을 전달하는 우퍼 스피커 등이 체험의 폭을 넓혔다. 소리를 보이게 하고, 움직임을 들리게 하는 역설적인 시도가 창작의 기본 원리다. 무장애 예술은 새 감각을 이용한 새 영역의 창작이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 예산이 필요하지만 사명감을 갖고 도전해야 하는 필수 과제다. 자막으로 영화의 섬세함을 이해하듯 전방위 감각으로 모두가 함께 공연을 즐기는 날이 올 때까지 새로운 장르에 대한 상상력을 무한대로 키워 갔으면 좋겠다.
  • (영상)“위원장 동지, 울지마시라요”…北 김정은 눈물 뚝뚝, 관중은 오열 [포착]

    (영상)“위원장 동지, 울지마시라요”…北 김정은 눈물 뚝뚝, 관중은 오열 [포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눈물을 보였다. 이를 본 참석자들도 오열을 감추지 못했다. 조선중앙통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에 참석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사회가 발전하고 문명해짐에 따라서 여성들의 지위와 역할은 더 높아지고 있으며 국력 강화와 혁명의 전진에 있어서 우리 어머니들의 공헌의 몫은 더욱 커지게 되여있다”며 “지금 사회적으로 놓고 보면 어머니들의 힘이 요구되는 일들이 많다”며 여성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 혁명의 대를 꿋꿋이 이어나가는 문제도 그렇고 최근에 늘어나고 있는 비사회주의적인 문제들을 일소하고 가정의 화목과 사회의 단합을 도모하는 문제도, 건전한 문화·도덕 생활 기풍을 확립하고 서로 돕고 이끄는 공산주의적 미덕, 미풍이 지배적 풍조로 되게 하는 문제도 그리고 출생률 감소를 막고 어린이 보육 교양을 잘하는 문제도 모두 어머니들과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우리들 모두의 집안의 일”이라고 강조했다.이후 리일환 노동당 비서가 대회 보고에 나서 “어머니들이 당의 노선과 정책에 민감하며 그 관철을 위한 투쟁에서 실천적 모범을 보여주는 자녀들의 훌륭한 스승, 귀감이 되여야 한다”고 말했고 이를 들은 김 위원장은 눈물을 훔쳤다. 현장에서는 한복을 입은 많은 여성이 객석에 앉아 있었고, 김 위원장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함께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위원장의 연설이 끝난 뒤 현장을 빠져나가자, 객석에 있던 남녀가 모두 함께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김정은 위원장, 눈물을 보인 진짜 이유는? 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눈물을 보인 이유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북한의 저출산율과 체제 유지에 대한 우려, 그리고 딸 주애에 대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일명 ‘눈물 정치’를 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당시 열린 열병식에서는 주민들에게 재난을 이겨내자고 호소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지난 7월에는 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도 북한 국가를 들으며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기도 했다.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은 실제로 자주 운다. 기록영화를 보면 우는 장면이 자주 나오고, 눈시울을 붉혔다는 표현도 자주 나온다”며 “김정은은 일단 감성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2012년 이후 무려 11년 만에 열린 전국어머니대회에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연설한 것은 미래 세대가 외부에서 유입되는 남한 문화 등 비사회주의적 요소에 물들지 않도록 가정 내 사상 통제 강화를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출생률 감소 문제가 북한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지표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통일부가 지난 10월 유엔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1.79명으로 추정된다. 2034년부터 인구 감소가 예상된다. 2022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0.78인 것과 비교하면 2배에 달하지만, 다른 저소득 국가들의 합계 출산율이 4.47명인 것과 비교하면 북한은 저출생 상태로 평가된다.
  • 제자가 아내와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제자가 아내와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같은 집에 사는 부부와 남편의 제자 사이에 삼각관계가 형성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막장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같은 설정이지만 클래식 음악사에서는 유명한 이야기다.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와 로베르트 슈만(1810~1856) 그리고 클라라 슈만(1819~1896)이 그랬다. 2~3일 서울 종로구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에서 마지막 공연을 앞둔 연극 ‘슈만’은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잘나가는 지휘자와 연주자였던 슈만 부부에게 어느 날 천재 음악가 브람스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셋의 묘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보다는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았던 내면에 초점을 맞췄다. 독일 뒤셀도르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있던 로베르트는 어느 날 오케스트라가 자신이 아닌 다른 지휘자를 세우기로 했음을 통보받는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아내 클라라. 로베르트는 자신의 확고한 지위가 흔들리자 화가 나면서도 아내의 뛰어난 음악적 재능에 한편으로는 인정하는 마음이 생긴다. 실제로도 클라라의 능력이 뛰어난 덕에 무명의 작곡가였던 로베르트 역시 음악가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틈에 찾아온 브람스는 로베르트가 다시금 음악가로서 열정을 불태우게 하는 인물이다. 추천을 받고 로베르트에게 온 브람스는 집에 있는 고급 피아노를 두드리며 단번에 자신의 재능을 뽐낸다. 천재의 스승이 되고 싶었던 로베르트는 클라라의 반대에도 브람스를 자신의 집에서 지내도록 한다.클래식 음악계 남자 작곡가들은 수많은 사랑의 역사를 남겼지만 브람스처럼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고도 평생 한 여인만을 바라보며 가슴앓이한 작곡가는 드물다. 브람스는 “삶의 주인공이 되라”며 클라라가 얼마나 재능있는 사람인지 그런 클라라를 자신이 얼마나 사랑하는지 고백한다. 서로 마음이 있으면서도 그 관계를 파멸로 끌어가지 않고 애틋하게 선을 지켜나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아름답다. 로베르트와 브람스는 서로 갈등 관계에 놓인 설정이지만 클라라가 음악가로서 빛나길 바라는 마음은 똑같다. 가부장적인 인물이던 로베르트 역시 후반부에는 자신 때문에 피아니스트로서 활발히 활동하지 못한 클라라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클라라에게 “진짜 당신의 삶을 살라. 당신의 행복을 위해 살라”고 말한다. 연극 ‘슈만’은 이 세 사람이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찬 관계였음을 따뜻하게 조명한다. 아슬아슬한 이야기를 아름답게 완성하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특히 괴팍하면서도 아내와 제자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로베르트 박상민, 기품 있게 캐릭터의 우아함을 살리는 클라라 이일화의 조합이 남다르다. 이일화는 “올 한해 계속된 촬영으로 쉼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선택했고 이렇게 기품있고 고혹적인 클라라라는 여인을 만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 대로 클라라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한다.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한 연극답게 로베르트의 트로이메라이,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등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비록 연출의 한계상 MR로 대체한 점은 아쉽지만 낭만적인 음악이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 진한 여운과 감동을 남긴다. 연극 ‘슈만’이 전하지 못한 뒷이야기는 어떻게 됐을까. 브람스는 평생 먼발치에서 클라라를 지켜보며 평생 독신으로 산다. 요즘 시대에도 보기 드문 순정남 브람스는 스승의 아내가 죽은 충격으로 1년 뒤 그녀를 따라 죽으며 영원히 가슴 아린 이야기를 남기고 떠났다.
  • 설치 엿새만에 철거된 ‘매국노 이완용’ 비석…“혈세낭비”

    설치 엿새만에 철거된 ‘매국노 이완용’ 비석…“혈세낭비”

    경기 성남시의 한 유치원 인근에 설치된 친일파 ‘이완용 생가터 비석’이 철거됐다. 성남문화원은 최근 이완용 비석 설치와 관련 논란이 일어 철거 조처했다고 28일 밝혔다. 성남 백현동 소재 옛 이완용 생가터에 지난 22일 처음 설치된 이 비석은 엿새 만에 자취를 감췄다. 성남문화원에 따르면 백현동 소재 유치원 앞에 있는 이 비석은 가로 75㎝, 세로 112.5㎝ 크기로 제작돼 그의 일대기가 425자로 축약돼 있다. 주요 내용은 “이완용은 1858년 백현리에서 가난한 선비 이호석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9세 때 일가인 이호준에게 입양됐다” 등 개인사와 “이토 히로부미를 ‘영원한 스승’으로 떠받들었으며 을사늑약 후 내각총리대신이 돼 매국 내각의 수반이 됐다” 등 친일 행적에 관한 것이다. 앞서 성남문화원은 친일파의 행적을 알려 역사적 교훈을 전하기 위해 시 보조금 250만원을 들여 비석을 설치했다. 하지만 친일 인물의 비석이 겉보기에 일반적인 기념비와 큰 차이가 없어 주민 반발이 거세자 결국 논란이 된 지 하루 만에 철거했고 주민들은 ‘혈세 낭비’를 지적하고 있다. 성남문화원 관계자는 “역사적 사실을 기록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적 차원에서 설치했으나 주민 반발이 거세 결국 철거키로 했다”며, 철거비용에 관한 물음에는 “선조치한 사항으로 아직 비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 [단독] 유치원 앞 ‘매국노 이완용’ 비석… “위인 기념비인 줄” 주민들 펄쩍

    [단독] 유치원 앞 ‘매국노 이완용’ 비석… “위인 기념비인 줄” 주민들 펄쩍

    “아이들 다니는 곳에 친일파 기념비가 웬 말인가요.” ‘을사오적’(乙巳五賊) 이완용의 생가터를 알리는 비석이 경기 성남시에 있는 한 유치원 바로 앞에 들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찾은 백현동 소재 유치원 앞에는 이완용 생가터 비석(가로 75㎝·세로 112.5㎝)이 서 있었다. 인근에는 행정복지센터와 어린이집, 초등학교도 있어 유동 인구가 적지 않았다. 주민들은 최근 생긴 비석이 신기한 듯 걸음을 멈추고 쳐다보기 일쑤였다. 한 주민은 ‘이완용’이라고 적힌 글자를 보자 펄쩍 뛰며 “이게 왜 여기에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성남문화원에 따르면 친일파의 행적을 알려 역사적 교훈을 전하기 위해 250만원을 들여 지난 22일 비석을 설치했다. 이완용 생가터에 설치된 이 비석에는 그의 일대기가 425자로 축약돼 있다. 주요 내용은 “이완용은 1858년 백현리에서 가난한 선비 이호석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9세 때 일가인 이호준에게 입양됐다” 등 개인사와 “이토 히로부미를 ‘영원한 스승’으로 떠받들었으며 을사늑약 후 내각총리대신이 돼 매국 내각의 수반이 됐다” 등 친일 행적에 관한 것이다. 문제는 이 비석이 겉보기에 일반적인 기념비와 큰 차이가 없어 오해를 부른다는 점이다. 학부모 A(46)씨는 “친일파를 위인처럼 보이게 깔끔하고 큰 비석을 세웠다”며 “등교하는 아이조차 ‘이완용 비석이 왜 하필 우리 학교 앞에 있냐’고 물어볼 정도”라고 토로했다. 역사학자들도 우려를 표했다. 교육 목적으로 세웠다면 친일 행적 일시 등 구체적인 정보가 들어가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부정적인 역사도 역사라는 점에서 친일파의 비석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이 비석은 외관부터 과하고 내용도 구체적인 날짜 등이 빠져 있어 역사적 사실을 온전히 전달하는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석을 세운 김대진 성남문화원장은 “이완용의 행적을 후대에 알려 다시는 매국노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좋은 역사만 비석으로 세울 게 아니라 이완용 비석도 세워 경각심을 주자는 취지로 설치했다. 문화원은 역사를 있는 그대로 인식시켜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성남문화원은 서울신문이 취재에 나서는 등 논란이 커지자 이날 뒤늦게 비석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알려 왔다.
  • [단독]유치원 앞에 ‘이완용’ 친일행적 비석 세운 성남문화원

    [단독]유치원 앞에 ‘이완용’ 친일행적 비석 세운 성남문화원

    “아이들 다니는 곳에 친일파 기념비가 웬말인가요?” ‘을사오적(乙巳五賊)’ 이완용의 생가터를 알리는 비석이 경기 성남시에 있는 한 유치원 바로 앞에 들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찾은 백현동 소재 유치원 앞에는 이완용 생가터 비석(가로 75㎝, 세로 112.5㎝)이 서 있었다. 인근에는 행정복지센터와 어린이집, 초등학교도 있어 유동 인구가 적지 않았다. 주민들은 최근 생긴 비석이 신기한 듯 걸음을 멈추고 쳐다보기 일쑤였다. 한 주민은 ‘이완용’이라고 적힌 글자를 보자 펄쩍 뛰며 “이게 왜 여기에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성남문화원에 따르면 친일파의 행적을 알려 역사적 교훈을 전하기 위해 250만원을 들여 지난 22일 설치했다. 이완용 생가터에 설치된 이 비석에는 그의 일대기가 425자로 축약돼 있다. 주요 내용은 “이완용은 1858년 백현리에서 가난한 선비 이호석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9세 때 일가인 이호준에게 입양됐다” 등 개인사와 “이토 히로부미를 ‘영원한 스승’으로 떠받들었으며 을사늑약 후 내각총리대신이 돼 매국 내각의 수반이 됐다” 등 친일 행적에 관한 것이다. 문제는 이 비석이 겉보기에 일반적인 기념비와 큰 차이가 없어 오해를 부른다는 점이다. 학부모 A(46)씨는 “친일파를 마치 위인처럼 보이게 깔끔하고 큰 비석을 세웠다”며 “등교하는 아이조차 ‘이완용 비석이 왜 하필 우리 학교 앞에 있냐’고 물어볼 정도”라고 토로했다. 역사학자들도 우려를 제기했다. 교육 목적으로 세웠다면 친일 행적 일시 등 구체적인 정보가 들어가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부정적인 역사도 역사라는 점에서 친일파의 비석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이 비석은 외관부터 과하고 내용도 구체적인 날짜 등이 빠져 있어 역사적 사실을 온전히 전달하는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석을 세운 김대진 성남문화원장은 “이완용의 행적을 후대에 알려 다시는 매국노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좋은 역사만 비석으로 세울 게 아니라 이완용 비석도 세워 경각심을 주자는 취지로 설치했다. 문화원은 역사를 있는 그대로 인식시켜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성남문화원은 서울신문 취재가 들어가는 등 논란이 거세지자 비석을 철거키로 했다고 뒤늦게 알려왔다.
  • 아이돌 콘서트 같네… 세 청춘이 만든 뜨거운 우정의 무대

    아이돌 콘서트 같네… 세 청춘이 만든 뜨거운 우정의 무대

    연주가 끝나자 엄청난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기존의 클래식 음악 공연에서는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이돌 콘서트에서나 들을 수 있는 박수와 함성이었다. 젊음의 에너지로 무장한 세 청춘의 무대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지난 22~23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는 피아니스트 박종해(33),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28), 첼리스트 문태국(29)이 뭉쳤다. 둘씩 듀오 공연은 해봤어도 셋이 트리오로 합을 맞추긴 처음이었고 연습 기간도 3일로 짧았지만 월드클래스 연주자다운 실력을 뽐냈다. ‘스페셜 콘서트’란 공연 이름처럼 특별한 무대였다. 세 사람은 각종 콩쿠르에서 입상한 스타 연주자인 데다 나란히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문태국이 2017년, 양인모가 2018년, 박종해가 2019년에 활동했다. 듀오로 맞춘 경험이 있으니 셋이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에 마음이 금방 맞았다. 이들은 22일 1부에는 슈베르트 피아노 삼중주 1번, 23일 1부에는 슈베르트 피아노 삼중주 2번을 선보였다. 2부는 양일 모두 차이콥스키 피아노 삼중주를 연주했다.31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슈베르트는 죽기 직전 해인 1827년 피아노 삼중주 1번을 완성했고, 직후에 피아노 삼중주 2번을 완성해 이듬해 1월 초연했다. 작곡가로서 궤도에 오른 시기에 쓴 작품이라 오늘날까지도 널리 사랑받는 곡이다. 특히 2번 2악장은 최민식, 전도연 주연 영화 ‘해피엔드’의 마지막 장면에 쓰인 이후 국내에서 인기가 높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삼중주는 그의 스승이자 친구인 니콜라이 루빈시테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작곡된 작품이다. 이 작품을 쓰기 전까지 차이콥스키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소리가 서로 잘 어우러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풍성한 색채감과 역동적인 추진력, 두터운 화음으로 입체감 있는 음향을 만드는 작품이다. 50분에 달하는 대곡이지만 박종해는 “삼중주를 하는 김에 도전하는 곡을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며 선곡 배경을 밝혔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녔지만 세 사람은 설득력 있는 연주로 관객들을 몰입시켰다. “균형을 유지하려면 자기 역할이 뭔지 아는 게 중요하다”는 양인모의 말처럼 서로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쌓아가며 연주를 완성해나갔다. 문태국이 “단순히 실력이 좋은 연주자끼리 만난 것이 아니라 마음이 잘 맞는 연주자와 무대에 서게 되어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 대로 무대에서 눈빛만 주고받아도 다 통하는 세 사람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작은 공연장에서 만드는 세 사람의 화음은 고루한 장르인 클래식 음악을 젊고 활력 있는 장르로 만들었다.세 사람이 이번에 스페셜 콘서트로 선보인 금호아트홀 ‘아름다운 목요일’은 내년에도 다채로운 무대로 찾아온다. 내년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김준형(26)은 ‘엽편소설’을 주제로 네 번의 공연을 선보인다. 엽편소설은 나뭇잎 소설이라고도 불리며, 나뭇잎 위에 쓸 만큼 짧지만 인생의 순간을 포착해 재기와 상상력을 발휘하는 짧은 소설을 뜻한다. 김준형의 예술성을 응축시켜 자신 있게 풀어내 관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거장을 초청하는 ‘금호 EXCLUSIVE’로 피아니스트 엘리소 비르살라제가 5월에 찾아온다. ‘인터내셔널 마스터즈’에서는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1월), 바딤 롤로덴코(3월), 스티븐 허프(7월), 넬손 괴르너(11월)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미래 예술가들의 무대인 ‘금호라이징스타’는 정누리(1월), 서주현(1월), 안용헌(2월), 김태한(7월)이 나서고 세계로 뻗어가는 젊은 음악가들의 무대인 ‘금호아티스트’ 시리즈로 첼리스트 배지혜(8월), 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10월)가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도 ‘금호악기 시리즈’, ‘음악의 계보’, ‘이상’, ‘더 바이올리니스츠’, ‘스페이스’, ‘NET; WORK’, ‘금호솔로이스츠’, ‘스페셜 콘서트’ 등 연중 쉼 없는 다채로운 무대로 내년에도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무대가 준비됐다.
  • 학교에 들어가 교사 흉기로 찌른 20대…징역 18년, 전자발찌 10년

    학교에 들어가 교사 흉기로 찌른 20대…징역 18년, 전자발찌 10년

    고등학교에 침입해 옛 스승인 교사를 찌르고 달아난 20대에게 징역 18년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11부(재판장 최석진)는 23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피해망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나 범행 장소·방법·동기 등을 고려하면 매우 위험하다. A씨의 정신병을 알고도 가족이 제대로 조처하지 못한 점을 볼 때 재범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10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8월 4일 오전 10시쯤 대전 대덕구 S고교에 침입, 자신이 다닌 고교의 당시 교사였던 B(49)씨의 얼굴과 옆구리 등을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학교 정문으로 교내에 들어온 A씨는 2층 교무실로 올라가 기다리다 수업을 끝내고 돌아온 B씨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 B씨는 전치 8주 진단을 받고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후 B씨 등 다수의 교사한테 고교 재학 때 집단 괴롭힘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정신과에서 우울증·조현병 증세로 통원 치료를 받으면서 의사에게 입원 치료를 권유받았으나 지난해 12월부터 이를 거부하고 약물 치료까지 중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A씨가 고교에 다닐 때 교사들이 자기 뺨을 때리고 집까지 찾아와 누나를 성추행하는 등 괴롭혔다는 피해망상에 빠졌다”며 “그 주동자를 B씨로 생각해 지난해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고 징역 20년을 구형했었다. 검찰은 “B씨를 고소한 것은 ‘복수하지 않으면 비겁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상태에서 고교 동창들이 ‘폭력과 성추행, 그런 일은 없었다’고 알려줬으나 범행을 강행했다”면서 “A씨가 교육청 스승찾기 등을 통해 B씨 재직 학교를 찾아낸 뒤 범행을 계획하고 저질렀다”고 밝혔다.
  • 최익현 친필 편지 등 곽한소 선생 관련 자료 공개

    최익현 친필 편지 등 곽한소 선생 관련 자료 공개

    의병장 최익현 의병장이 대마도에서 순국 후 유해가 본국으로 운구 되는 과장의 상장례 등이 기록된 독립운동가 경암 곽한소 선생의 관련 자료가 23일 공개됐다. 독립기념관(관장 한시준)은 이날 기증받은 곽한소(1882~1927) 선생의 중요 자료 10점을 공개했다. 유학자인 그는 의병장 최익현(1833~1907)이 만년에 거둔 대표적인 제자이며, 스승을 도와 의병운동에 참여했다. 공개된 자료는 ‘최익현이 대마도 감옥에서 곽한소에게 보낸 안부 편지’와 최익현이 대마도에서 순국한 후 유해가 본국으로 운구 되는 과정의 상장례를 기록한 ‘면암선생반구일기(勉菴先生返柩日記)’, ‘면암선생양례일기(勉菴先生襄禮日記)’ 등이다.독립기념관에 따르면 ‘면암선생대마도반구일기’에 최익현 의병장의 운구 이동 과정에서 모여든 많은 이들이 애도하는 모습은 당대 최익현의 위상뿐만 아니라 성리학(유학)적 가치체계가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대마도에 유폐된 최익현은 곽한소에게 ‘적국에서 목숨을 겨우 부지하고 있는 신세를 한탄하며 조물주의 처분을 기다린다’고 편지를 보냈다. “다.이밖에 ‘면암집(勉菴集)’, ‘선비유인전의이씨가장(先妣孺人全義李氏家狀)’, ‘화서선생문인록(華西先生文人錄)’ 등도 공개됐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곽한소 선생의 저술은 대한제국 말 위정척사론과 의병 항쟁의 사상적 기초를 다져놓은 이항로의 화서학파의 위상과 함께 관련된 인적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100여년의 세월을 넘어 스승 최익현 선생의 후손과 제자 곽한소 선생의 후손이 한자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 서로에 의지하는 사막의 낙타…음악극 “나는 재미있는 낙타예요”

    서로에 의지하는 사막의 낙타…음악극 “나는 재미있는 낙타예요”

    헬렌 켈러(헬렌)와 그의 스승 앤 설리번(애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한 음악극 ‘나는 재미있는 낙타예요’가 다음달 6~10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상연된다고 국립극장이 21일 밝혔다. 생후 19개월에 시력과 청력을 잃은 헬렌과 8살에 시력을 상실한 애니는 스승과 제자로 만난다. 태어나고 자란 환경과 장애의 양상이 다른 두 사람이 평생 함께 하는 과정은 마치 극단적인 사막의 더위를 이기기 위해 서로에게 기대 체온을 내리는 낙타를 닮았다. 두 사람은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의지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작품의 제목인 ‘나는 재미있는 낙타예요’는 헬렌이 애니의 도움을 받아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낙태를 흉내 내며 내뱉은 대사다. 이후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데, 두 사람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말이라는 걸 암시한다. 연출은 대학로에서 주목받는 연출가 중 한 명인 이기쁨이 맡았다. 이 연출가는 “장애의 유무보다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을 마주하고 살아가는 과정과 그 안에서 연대하는 힘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헬렌과 애니 두 사람의 2인극으로 진행된다. 배우 겸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는 한송희가 애니 역을, 배우이자 소리꾼인 정지혜가 헬렌 역을 맡았다. 빈 무대를 배경으로 두 배우가 1인 다역과 지문에 해당하는 말까지 소화하며 2인극의 묘미를 극대화했다. 헬렌 역의 정지혜는 소리를 짜는 작창도 직접 맡아 한층 생동감 넘치는 연기를 펼친다. 배리어프리(무장애) 공연으로 진행되는 이 극에서는 3명의 전문 수어 통역사가 배우의 그림자처럼 움직이며 대사를 전한다. 음성안내 수신기를 통해 실시간 음성 해설도 제공한다.
  • 불운, 시련, 악재… ‘손’ 쓸 틈 없었다

    불운, 시련, 악재… ‘손’ 쓸 틈 없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사령탑으로 4년 만에 토트넘 구장을 찾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개막 이후 10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던 친정팀에 시즌 첫 패배를 안겼다. ‘옛 스승’ 포체티노 감독 앞에서 리그 3경기 연속골에 도전한 손흥민은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취소돼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3~24시즌 EPL 11라운드 홈경기에서 1-4로 패했다. 토트넘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첼시에 파상 공세를 이어 갔다. 전반 6분 파프 사르의 패스를 받은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왼발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면서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전반 13분 브레넌 존슨의 낮고 빠른 크로스에 손흥민이 발을 갖다 대 골망을 흔들었으나 비디오 판독(VAR)으로 오프사이드가 인정돼 득점이 취소됐다. 홈 관중의 뜨거운 응원 속에서 경기를 풀어 나가던 토트넘은 전반 33분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퇴장을 당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로메로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슈팅을 시도하던 엔소 페르난데스에게 깊은 태클을 한 게 화근이었다. 결국 주심이 온 필드 리뷰를 한 뒤 ‘캡틴’ 손흥민을 불러 상황을 설명하고 페널티킥을 선언함과 동시에 로메로를 향해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련은 계속됐다. 제임스 매디슨과 미키 판더펜이 각각 발목,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전반 18분 한 차례 경고를 받은 데스티니 우도기는 후반 10분 무리한 태클로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했다. 우도기는 자신의 태클이 잘못됐다는 걸 바로 깨닫고 머리를 감쌌다. 첼시는 9명의 토트넘을 상대로 계속 골문을 두드렸다. 토트넘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으로 몇 차례 위기를 막아 냈지만 결국 니콜라 잭슨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잭슨은 후반 추가시간 두 골을 더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비카리오는 4골을 헌납했지만 페드로 포로와 함께 평점 9점(풋볼런던 기준)을 받았다. 손흥민은 8점으로 무난한 평점을 받았다. 토트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두 명의 퇴장에도 수비 라인을 내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맞선 데 대해 “내가 여기 있는 한 그렇게 할 것”이라며 “5명이 남더라도 우리는 갈 것”이라고 밝혔다. 치열했던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에게 다가가 안아 주며 위로를 건넨 포체티노 감독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4년이 지나고 돌아와 인사할 기회를 얻는 건 선물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 토트넘 무패행진 멈춰세운 포체티노…퇴장·부상에 비상걸린 친정팀

    토트넘 무패행진 멈춰세운 포체티노…퇴장·부상에 비상걸린 친정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사령탑으로 4년 만에 토트넘 구장을 찾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개막 이후 10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던 친정팀에 시즌 첫 패배를 안겼다. ‘옛 스승’ 포체티노 감독 앞에서 리그 3연속 골에 도전한 손흥민은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취소되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토트넘은 7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2023~24시즌 EPL 11라운드 홈경기에서 1-4로 패했다. 토트넘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첼시에 파상 공세를 이어갔다. 전반 6분 파페 사르의 패스를 받은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왼발 슈팅이 수비수 맞고 굴절되면서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전반 13분 브레넌 존슨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손흥민이 발로 갖다 대 골망을 흔들었으나 비디오 판독(VAR)으로 오프사이드가 인정돼 득점이 취소됐다. 홈 관중의 뜨거운 응원 속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던 토트넘은 전반 33분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퇴장을 당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로메로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슈팅 시도하던 엔소 페르난데스에게 깊은 태클을 시도한 게 화근이었다. 결국 주심이 온 필드 리뷰를 한 뒤 ‘캡틴’ 손흥민을 불러 상황을 설명하고 페널티킥을 선언함과 동시에 로메로를 향해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토트넘은 빠른 발로 첼시 수비를 흔든 존슨을 빼고 에릭 다이어를 투입해 수비 공백을 메웠다. 그러나 시련은 계속됐다. 제임스 매디슨과 미키 판더펜이 각각 발목,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아웃됐다. 전반 18분 한 차례 경고를 받은 데스티니 우도기는 후반 10분 무리한 태클로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우도기는 자신의 태클이 잘못됐다는 걸 바로 깨닫고 머리를 감쌌다. 토트넘은 두 명이 퇴장당했지만 수비 라인을 내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맞섰다. 그러나 9명의 토트넘을 상대로 계속 골문을 두드린 첼시는 후반 30분 니콜라 잭슨의 역전 골로 앞서나갔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드리블 돌파 후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날린 왼발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잭슨이 두 골을 잇따라 집어넣으면서 토트넘은 완패했다. 비카리오는 4골을 헌납했지만 페드로 포로와 함께 평점 9점(풋볼런던 기준)을 받았다. 손흥민은 8점으로 무난한 평점을 받았다.토트넘 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수비 라인을 내리지 않은 데 대해 “그건 우리가 누군지를 나타내는 것이며, 내가 여기 있는 한 그렇게 할 것”이라며 “5명이 남더라도 우리는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퇴장과 득점 취소 판정에 대해선 “우리가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판정은 판정”이라고 일축했다.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서 서서 아쉬워하는 손흥민에게 다가가 안아주며 위로를 건넨 포체티노 감독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4년이 지나고 돌아와 인사할 기회를 얻는 건 선물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열정적이며 치열한 경기였는데 승점 3이 필요했기에 우리에게 무척 중요했고 놀라운 날이었다”면서 “우리는 승리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 ‘엎친데 덮친격’ 9명 싸운 토트넘…손흥민 안아준 ‘옛스승’ 포체티노 감독

    ‘엎친데 덮친격’ 9명 싸운 토트넘…손흥민 안아준 ‘옛스승’ 포체티노 감독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첼시와 홈경기에서 두 명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토트넘의 개막 후 무패행진도 10경기에서 끝났다. 토트넘은 7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2023~24시즌 EPL 11라운드에서 1-4로 패했다. 토트넘은 전반 6분 파페 사르의 패스를 받은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왼발 슈팅이 수비수 맞고 굴절되면서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전반 13분 브레넌 존슨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손흥민이 발로 갖다 대 골망을 흔들었으나 비디오 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가 인정돼 득점이 취소됐다. 1-0으로 앞서간 토트넘은 전반 33분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퇴장으로 위기를 맞았다. 로메로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슈팅 시도하던 엔소 페르난데스에게 깊은 태클을 시도한 게 화근이었다. 결국 주심이 온 필드 리뷰를 한 뒤 ‘캡틴’ 손흥민을 불러 상황을 설명하고 로메로를 향해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손흥민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표정으로 주심에게 항변을 해봤지만 주심의 판단은 바뀌지 않았다. 첼시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순식간에 1-1 동점이 됐다. 토트넘은 브레넌 존슨을 빼고 에릭 다이어를 투입해 수비 공백을 메웠지만 제임스 매디슨과 미키 판더펜이 각각 발목,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아웃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후반 10분 데스티니 우도기가 무리한 태클로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우도기는 태클이 잘못됐다는 걸 바로 깨닫고 머리를 감쌌다. 첼시는 9명의 토트넘을 상대로 계속 골문을 두드렸고 결국 후반 30분 니콜라 잭슨에게 역전 골을 허용했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드리블 돌파 후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날린 왼발 슛이 로베르트 산체스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잭슨이 두 골을 잇따라 집어넣으면서 토트넘은 완패했다.올 시즌 8골을 터뜨리며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1골)에 이어 EPL 득점 순위 공동 2위를 달리는 손흥민은 공격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다. 개막 이후 10경기 8승 2무로 상승세를 이어오던 토트넘(승점 26)은 승점을 쌓지 못하고 맨체스터 시티(승점 27)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8을 줬다.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 풀백 페드로 포로의 9점에 이어 출전 선수 중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한 첼시의 니콜라 잭슨도 8점이었다. 퇴장당한 로메로에게 1점, 우도기에게는 3점을 주며 혹평했다. 스카이스포츠 평점에선 비카리오와 잭슨 등이 가장 높은 8점을 받은 가운데 손흥민은 7점을 기록했다. ‘옛스승’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아쉬워하는 손흥민에게 먼저 다가가 위로의 악수를 건넨 뒤 안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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