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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해품달’은? 안방극장 누가 품을까

    ‘포스트 해품달’은? 안방극장 누가 품을까

    안방극장이 대대적인 물갈이를 앞두고 있다.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인기를 누렸던 MBC 수·목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이 오는 15일 막을 내림에 따라 그 빈 자리를 차지하려는 신작 드라마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3월에만 밤 10시대에 방송되는 미니시리즈 6편 가운데 5편이 새로 교체되면서 방송가는 지금 ‘폭풍 전야’다. ●우여곡절 끝 21일 수·목극 동시 스타트 유독 3월에 신작 드라마가 많이 몰리는 것은 방송사들이 봄개편과 맞물려 상반기에 각 사의 야심작을 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편성 등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본래 14일에 일제히 첫선을 보일 예정이었던 방송 3사의 수·목 드라마 방송일이 MBC ‘해품달’의 결방으로 모두 한 주 연기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KBS는 ‘해품달’이 종영된 뒤 신작을 내보내기 위해 미리 4부작 드라마를 방송했으나 ‘해품달’의 종영일이 미뤄지면서 새 드라마의 방송도 한 주 늦췄다. SBS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 주를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 편성하더라도 수·목극을 동시에 첫 방송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시청률 40%가 나오는 드라마와 붙는 것을 과연 어느 방송사와 제작자가 원하겠느냐.”면서 “차라리 동시에 선을 보여 새로운 판에서 시청자들의 심판을 받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박창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장도 “드라마를 동시에 첫방송을 시킬 경우 감독과 작가·배우들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작품에 임할 수 있고, 광고 면에서도 적어도 초반에는 특정 작품에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포스트 해품달’은 과연 누가 될까. 새 수·목극의 면면들을 보면 상당히 화려하다. MBC에서 선보이는 ‘더킹 투하츠’는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라는 설정하에 남한 왕자와 북한 특수부대 여성 교관의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홍진아 작가와 이재규 PD가 다시 손을 잡은 작품으로 국경과 신분을 뛰어넘어 사랑을 이루는 과정을 블랙코미디로 담아낸다. 남녀 주인공을 맡은 ‘흥행 보증 수표’ 하지원과 ‘만능 엔터테이너’ 이승기의 연기 호흡이 관전포인트다. 이에 대응하는 SBS ‘옥탑방 왕세자’는 요즘 유행하는 로맨스 사극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조선 왕세자 이각(박유천)이 세자빈의 죽음에 얽힌 음모를 파헤치던 중 3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21세기 서울로 날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언뜻 보면 ‘해품달’과 비슷한 설정이지만, 시간을 건너뛰는 설정으로 차별성을 두고 미스터리 스릴러의 장르적인 특성을 강조했다. KBS ‘적도의 남자’는 인간의 욕망과 엇갈린 사랑에서 비롯된 갈등과 용서를 주제로 한 정통 멜로에 복수극이 가미된 작품. 뒤바뀐 두 여인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 호평받았던 드라마 ‘태양의 여자’를 집필한 김인영 작가의 신작으로 ‘해품달’을 제작한 외주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이다. 엄태웅, 이보영, 이준혁, 임정은 등이 출연하며 ‘태양의 여자’의 남자 버전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방송가 안팎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월·화극 안갯속… 방송사도 ‘초긴장’ 월·화극 시장도 안갯속이다. 초반 MBC 50부작 드라마 ‘빛과 그림자’가 앞서가나 싶더니 최근 SBS ‘샐러리맨 초한지’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올라서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SBS는 ‘샐러리맨 초한지’의 후속으로 19일부터 새 수목 드라마 ‘패션왕’을 방송한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패션을 모티브로 젊은이들의 도전과 성공, 사랑과 욕망을 그릴 예정이다. 젊은 연기자 군단이 대거 포진한 것이 특징. 영화 ‘완득이’의 흥행 주역 유아인과 지난해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쓴 ‘충무로의 샛별’ 이제훈을 비롯해 신세대 스타 신세경과 걸그룹 ‘소녀시대’의 유리가 호흡을 맞춘다. KBS도 ‘젊은 피’로 승부수를 띄운다. ‘드림하이 2’ 후속으로 오는 26일부터 방송되는 새 월·화 드라마 ‘사랑비’는 신 한류스타 장근석과 ‘겨울연가’의 윤석호 감독의 만남으로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을 모은 작품. 1970년대와 2012년을 오가며 시대를 초월하는 순수한 사랑의 정서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장근석이 상반된 캐릭터의 1인 2역에 도전하며, 상대역으로 ‘소녀시대’의 윤아가 호흡을 맞춘다. 신작 드라마의 전쟁으로 3월 방송가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대영 MBC 드라마 국장은 “과거에 비해 인기 드라마의 시청률이 후속 작품에 이어지는 후광효과가 많이 줄어들었고, 작품 자체의 경쟁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시대”라면서 “월·화극의 경우 ‘빛과 그림자’가 시청층에서 차별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영섭 SBS 드라마 국장은 “수·목극은 색깔이 각기 다른 변형성 멜로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품달’의 흥행에서도 확인됐듯이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달라진 기호를 어떤 작품이 맞출 것인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면서 “SBS는 올해 20~49세의 시청층을 대상으로 젊고 스타일리시한 드라마로 승부를 거는 만큼 갈수록 치열해지는 드라마 시장에서 시청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지 주목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하정우는 어떻게 충무로를 휘어잡았나

    하정우는 어떻게 충무로를 휘어잡았나

    “도대체 안 되는 게 뭐예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하정우(34)를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정우는 지난해 9월 ‘의뢰인’을 시작으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러브픽션’까지 6개월 동안 세 작품 연속 흥행 홈런을 치고 있다. 스릴러, 누아르, 로맨틱 코미디 등 장르도 다양하다. 그가 30대 중반의 나이에 ‘티켓파워’를 과시하며 충무로의 대표 배우가 된 비결은 뭘까. 그의 인생관, 연기관, 애정관 등 하정우의 모든 것을 파헤쳐 봤다. [인생관] 하정우가 배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인간관계다. 개봉 5일 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러브픽션’도 전계수 감독과의 5년 전 약속을 지킨 것이다. 대학(중앙대) 후배인 윤종빈 감독의 영화에는 빠짐없이 출연하는 의리파다. ‘용서받지 못한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등이 윤 감독과 함께한 작품이다. “물론 밑도 끝도 없는 작품에 의리 때문에 출연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약속 과정을 지키기가 험난하더라도 한번 한 약속은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일단 한 배에 같이 탔으면 끝까지 같이 가야죠. 감독은 여러 작품을 놓고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 하나만 믿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요즘 아무리 디지털 세상이라지만 지켜야 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더불어 사는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살면서 인간관계 빼면 남는 게 뭔가요?”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하정우. 폐쇄적이지 않고 개방적인 그의 성격은 배우의 삶을 사는 데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러브픽션’을 제작한 영화사 삼거리픽쳐스의 엄용훈 대표는 “하정우는 스타라기보다 배우다. 그는 연예인이라고 뒤로 숨지 않고 앞에 나서서 일을 주도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배우로서 그의 스트레스 해소법도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일이다. “그림도 그리고 조깅도 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스트레스를 풀지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냥 실없는 이야기도 하고 하나의 주제를 정해 생각을 나누기도 해요. 요즘엔 온통 스마트폰에 빠져 있느라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소통할 일이 많이 줄었죠. 특히 연예인들은 더욱 그런 기회가 없으니 우울증이나 공황 장애가 걸리기 쉬운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저를 드러내 놓고 영화나 인생 이야기를 나눕니다. 사람을 통해 치유를 받고 위로를 받는 부분이 상당히 큰 것 같아요.” 그의 이런 인생관은 아버지인 연기자 김용건의 가르침이 컸다. 본명이 김성훈인 하정우는 “아버지는 사람들을 만날 때 배려하고 잘 지내는 것을 늘 중요하게 생각하셨다. 윗사람을 공경하고, 밑의 사람을 잘 챙기는 기본적인 것을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연기관] 하정우를 처음 만난 것은 2008년 ‘추격자’ 시사회 바로 다음 날. 늦은 점심을 시켜 먹으면서 인터뷰에 응한 그가 눈을 치켜뜨며 질문에 답할 때마다 자꾸만 영화 속 살인마의 모습이 겹쳐져 섬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로부터 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해 있었다. “이제 시작인데요. 더 열심히 해야죠. 등산으로 치면 이제 등산로 초입에서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제 목표가 영화 100편에 출연하는 것이거든요. 축구 선수가 100경기를 뛰면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는 것처럼 배우도 100작품에 출연하면 나라에서 훈장이라도 줬으면 좋겠어요.(웃음)” 하정우는 스스로를 ‘영화 노동자’라고 부를 만큼 다작하는 배우다. 맡은 배역도 연쇄살인범, 엘리트 변호사, 소설가, 조폭 보스 등 다양하다. 배우의 입장이 아닌 관객의 관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나리오를 고른다는 그가 매 작품마다 역할에 꼭 맞게 변신하는 비결은 호기심과 인물 탐구에 있다. ‘추격자’ 때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연쇄살인범 유영철에 대해 연구했던 그는 ‘의뢰인’ 때는 월급과 출신 지역 등 변호사들에 대한 정보를 주변 사람들과 인터넷을 총동원해 수집했다. 부산을 무대로 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 때는 부산 음식과 억양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오히려 맡은 역할의 폭이 크기 때문에 그 역할에서 빨리 빠져나와 다른 역할에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역할을 맡으면 그 인물을 만나고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즐거워요. 이번 ‘러브픽션’의 경우는 전 감독님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감독님의 연애에 대한 생각과 시선, 가치관 등을 연구했죠.” 하지만 그에게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추격자’, ‘국가대표’, ‘의뢰인’ 등 많은 출연작에서 흥행을 거뒀지만 ‘황해’의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데 실패했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영화 평론가 정지욱씨는 “‘황해’에서 하정우는 ‘추격자’와 비슷한 캐릭터에서 오는 기시감으로 심도 있는 변화를 보여 주지 못해 성공 가도에서 잠시 주춤했다.”면서 “최근 한층 연기력에 융통성이 생기면서 다양한 작품에서 배우로서의 자질과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더 큰 배우로 완성되려면 자신의 틀을 깨고 깊이감 있는 연기를 보여 줄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정우 역시 “누구나 연기를 잘 할 수는 있지만, 잘 소화하느냐가 문제”라면서 “소화에도 여러 단계와 깊이가 있다. 이제 더 깊이 있고 디테일을 살리면서 흥미로운 연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정관] 그의 애정관은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이다. 그가 영화 ‘러브픽션’에 출연한 것도 사랑을 꾸미거나 달콤하게 보이게 하는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와 달리 연애에 대한 오해와 이해의 과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보통 사랑에 빠지면 마음속에 소용돌이가 치면서 무기력해지고, 주체가 안 되잖아요. 그런데 상대방을 만남과 동시에 사랑의 정점을 찍고 점차 식기 시작하죠. 그토록 원했던 사랑을 막상 손에 넣으면 식기 시작한다는 것은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이자 저주 같아요. 그래서 사랑은 많이 한다고 늘 수도 없고, 누구나 그 감정 앞에서 미숙아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나이 마흔이 넘어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 생기면 ‘뉴욕의 가을’처럼 중후한 멜로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그는 “우리는 모두 사랑을 해야 한다. 1970~80년대 문학 잡지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자신의 성격에 대해 “지루한 것을 좋아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돌려서 말하지 않는 직설 화법의 소유자”라고 정의하는 하정우. 그에게 “만일 흥행이 잘 되지 않는 작품이 나온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제 겨우 서른넷인데,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배우로서 작품에 책임을 질 뿐이죠.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침표를 찍지는 않잖아요. 새로운 경험을 맞이하고 느끼고 깨닫는 것처럼 연기도 똑같은 것 같아요. 전 아직도 연기에 목이 마르고,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할아버지가 돼서도 배우이자 감독으로서 영화에 대해 꺼지지 않는 열정을 불태우는 것처럼요.”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밀월도 가는길’ -‘교내폭력’ 주제에는 공감 하지만…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밀월도 가는길’ -‘교내폭력’ 주제에는 공감 하지만…

    동조는 인천 소재 신문의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돼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다. 애당초 인천에 길게 머물 마음은 없었다. 평소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고향 말만 나와도 버럭 화를 내는 그였다. 상을 받고 출판계 사람과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떠나려던 생각은 과거의 문턱에 걸려 바뀐다. 동조는 전학 가면서 헤어진 재호, 유진과 만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하나씩 꺼낸다. 그때마다 여지없이 불려나오는 기정이란 이름의 소년. 사실 동조가 이번에 쓴 소설은 오래전 기정, 유진과 떠난 짧은 여행에 기초한 작품이다. 무의식적으로 기정의 이야기를 창작에 반영한 동조는 그가 남긴 혼란스러운 기억을 되살린다. 머릿속에서 떨쳐내고 싶은 기억,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는 유령이 되어 동조와 마주한다. 교내폭력 문제를 소재로 선택한 몇 편의 독립영화가 근래 주목받았다. 그 밖에도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무수한 장·단편영화들이 비슷한 소재를 다뤄 오고 있다. 20~30대 감독들이 바로 앞 시절에서 건져낸 조각들을 화두로 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학창시절을 낭만적으로 그리는 상업영화와 달리, 그들은 십대 중후반이라는 시간을 어두운 기운이 지배하던 때로 기억한다. 그런데 우연인지 그들의 영화는 일정한 패턴을 따른다. 하나, 무덤덤하게 현실을 살아가던 인물 앞으로 끔찍했던 십대의 기억이 문득 찾아온다. 둘째, 방문자의 손에는 집단 따돌림과 폭력의 통증이 치유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밀월도 가는 길’도 그러하다. 운명처럼 고향으로 돌아간 인물은 지우지 못할 흔적과 싸워야 한다. 반복되는 패턴에도 십대를 다룬 독립영화들이 하나의 뭉치로 읽히지 않는 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일군의 작품 가운데 가장 쓰라린 상처를 간직한 ‘밀월도 가는 길’은 비참한 상황에 부닥친 인간이 소망했던 무엇을 이야기하려 한다. 기정은 현실의 고통을 잊으려고 아지트를 꾸미고 미지의 세계인 웜홀에 의지하는 소년이다. 겉으로 그의 슬픔은 집단 따돌림이나 가난의 비참함에서 비롯된 듯하다. 진짜 비극은, 소년이 소망하는 바를 아무도 믿지 않음으로써 일어난다. 소년이 규정하는 ‘금지구역’의 개념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잠입자’(혹은 영화의 원작인 ‘노변의 소풍’)에서 따왔는데, 구역이란 희망을 버린 이들을 살려주는 도피처이자 기적으로 기능한다. 현재와 과거가 소설 속 이야기와 뒤섞여 전개되는 ‘밀월도 가는 길’을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몇몇 장면과 대사에서 ‘잠입자’의 영향이 감지되지만 2~3분 정도는 쉽게 넘기는 타르코프스키 특유의 길게 찍기 같은 건 여기 없다. ‘밀월도 가는 길’은 때때로 빠른 편집과 현란한 움직임으로 현대 스릴러의 리듬을 취한다. 30여년 전 타르코프스키가 희망과 믿음을 잃은 사람들을 보며 느낀 절망의 속도가 현 시점으로 오면서 빨라지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인지 주제에 공감하면서도 선뜻 지지하기엔 망설여지는 영화다. 시야에서 사라진 인물을 불러내는 데는 성공했으나 두 인물의 관계를 기계적으로 봉합했다는 생각이다. ‘잠입자’와 ‘밀월도 가는 길’은 서늘한 계절의 긴 한나절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면의 이야기를 아래로 묻어둔 전자와 너무 많은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이어붙인 후자 중 과연 누가 더 진실에 접근했을까?
  • 다니엘 레드클리프 ‘우먼 인 블랙’ 英서 최고 기록

    다니엘 레드클리프 ‘우먼 인 블랙’ 英서 최고 기록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로 일약 월드스타 대열에 오른 다니엘 레드클리프를 보는 관객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작고 하얀 얼굴에 동그란 안경을 쓴 해리 포터를,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수백억 달러를 벌어들인 흥행작의 주인공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닌 까닭이다. 이 같은 이유로 레드클리프가 ‘재기 아닌 재기’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난무했지만 이러한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레드클리프는 ‘해리 포터’가 아닌 전혀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로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메트로 등 영국 언론의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레드클리프의 신작 ‘우먼 인 블랙’이 개봉 3주만에 240억 파운드의 수익을 기록하며 영국 호러(스릴러) 영화사상 가장 흥행한 작품에 올랐다. ‘우먼 인 블랙’은 1983년 수잔 힐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레드클리프가 주연을 맡고 제임스 왓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개봉 전부터 기대를 불러 모았다. 영국 전역의 247개관에서 상영중인 이 작품은 2001년 개봉한 니콜 키드먼 주연의 ‘디 아더스’를 제치고 영국 박스오피스 20년 역사 상 가장 흥행한 호러 영화에 등극했다. 마법사 소년에서 단번에 ‘아저씨’로 변신한 레드클리프의 모습에 호기심이 발동한 관객의 힘으로 ‘우먼 인 블랙’은 큰 기록을 세우는데 성공했지만, 언론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데일리 메일은 “그의 첫 ‘포스트 해리포터’ 역할은 따분하고 지루하기 그지없었다.”고 평한 반면,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다니엘 레드클리프는 ‘우먼 인 블랙’에서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보이는데 성공했다.”고 호평했다. 스릴러와 공포 영화를 주로 제작하며 ‘우먼 인 블랙’의 제작을 맡은 해머 필름은 “‘우먼 인 블랙’은 해머필름프로덕션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다소 엇갈린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먼 인 블랙’과 ‘변신한’ 레드클리프에 관심을 갖는 관객들이 세계 곳곳에서 티켓을 사고 있는 상황을 미루어봤을 때, 당분간 영국에서 ‘우먼 인 블랙’을 넘어설 호러 영화는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한편 ‘우먼 인 블랙’은 국내에서 지난 16일 개봉했지만 ‘댄싱퀸’,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등 한국영화의 강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불편한 사건’이 가져온 치명적 파국

    어디서 본 듯한 플롯(작품의 짜임새)이다. 소위 ‘욱’하는 성격이 극대화하는 청소년기에 저지른 사고.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는 그 불편한 사건을 묻어버리기 위해, 또는 한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만들어버린 사건의 연속. 뒤따르는 반전…. 이런 흐름을 얼마나 빈틈없이 얽고 뻔하지 않게 풀어내면서 독자를 지루함의 나락으로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느냐, 필요충분 조건은 작가의 영리함밖에 없어 보인다. 전아리(26) 작가의 장편소설 ‘앤’(은행나무 펴냄)은 그래서 돋보인다. 제목은 바닷가 동네 고등학교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던 여고생의 별명이다. 다섯 친구들은 한 성인영화에 나온 여배우와 닮았다면서 여학생에게 이런 별명을 붙여 불렀다. 어느 날 이들 중 한 명이 앤에게 고백을 했다가 과격한 방법으로 거절당하자 의리로 뭉친 친구들은 ‘못된 그년’에게 가벼운 장난으로 복수할 계획을 세웠다. 여기까지는 고등학생들이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지다가 앤이 계단에서 떨어져 죽어 버렸다. 사건 직후 미처 도망치지 못해 잡힌 기완이 혼자 살인죄를 뒤집어썼다. 나머지 친구들은 서로의 알리바이가 됐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각자 나름의 인생을 살고 있다. 소설은 복역 후 패배자가 된 기완이 친구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면서 본격적으로 출발한다. 이들 사이에 깊이 자리 잡은 비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끈끈해 보였던 연대를 무너뜨리면서 파국으로 몰아붙이는 과정이 숨가쁘게 진행된다. “…욕망에는 바닥도 한계도 없어. 끊임없이 원하기만 하지. 아무리 먹어도 위가 채워지지 않는 동물처럼 항상 배가 고파서 허덕이는 거야.”(248쪽) 이들을 파국으로 치닫게 하는 것은 돈이 될 수도, 더 높은 곳에 도달하고픈 욕망이 될 수도, 마음 속에 품은 사랑이 될 수도 있다. 전 작가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천마문학상, 계명문화상, 토지청년문학상, 세계청소년문학상, 디지털작가상 대상 등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아 왔다. 소설 ‘김종욱 찾기’나 ‘팬이야’에서 연애를 하듯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담았다면, 단편집 ‘즐거운 장난’에서는 다소 적나라한 현실을 이야기했다. ‘앤’ 역시 후자에 가까워 보인다. 관계와 욕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상당히 현실감 있게 풀어냈다. “이것은 부조리한 관계를 파헤친 스릴러인가.” 읽는 내내 의문이 들었다. “결국은 사랑 이야기이다.” 전 작가의 말이다. 전 작가는 “간절한 마음이 비뚤어져 드러날 수도 있고, 서툴고 안 되는 모습에 안타깝고 초조할 수도 있다. 그런 모습을 두고 잘못됐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앞으로 지금 내 나이에서 할 수 있는 표현으로, 한동안은 다소 묵직하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다뤄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만 15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영화프리뷰] 맨 온 렛지

    [영화프리뷰] 맨 온 렛지

    뉴욕의 초고층 호텔 21층 난간 위에 서 있는 한 남자. 전직 경찰관 닉 캐시디(샘 워싱턴)는 어떤 이유 때문에 이처럼 위험천만한 곡예를 펼치는 것일까. ‘트랜스포머’와 ‘솔트’를 만든 할리우드의 제작진이 뭉친 액션 스릴러 영화 ‘맨 온 렛지’는 아찔한 빌딩 장면으로 초반부터 몰입도를 상승시킨다. 대부분의 영화가 주인공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설명하면서 시작되지만, ‘맨 온 렛지’는 거두절미하고 벌어진 사건에 집중한다. 영화는 고가의 다이아몬드를 훔쳤다는 누명을 쓴 캐시디가 아버지의 장례식 참석차 특별휴가를 받고 나와 바로 고층 빌딩의 난간에 올라서는 것부터 시작된다. 투신 직전의 그를 보려고 빌딩 주변에 사람이 몰려들고, TV에서 생중계까지 되는 등 언론과 대중의 관심은 온통 그에게 쏠린다. 캐시디는 경찰에게 협상가 리디아(엘리자베스 뱅크스)를 불러주지 않으면 뛰어내리겠다고 협박한다. 이목을 집중시키고, 협상 시간을 벌게 된 캐시디. 하지만 다른 편에서는 또 다른 작전이 한창 진행 중이다. 캐시디의 동생 조이(제이미 벨)가 형의 누명을 벗기고자 여자친구와 함께 악당의 손아귀에 있는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작전에 돌입한 것. 이처럼 ‘맨 온 렛지’는 캐시디의 투신자살 여부와 다이아몬드 절도 과정이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며 긴장감을 두 배로 높이는 전략을 썼다. 경찰과 대중의 눈을 속이는 두 개의 작전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장면 교차로 인한 빠른 전개와 시각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다. 기존 스릴러물의 단선적인 구조를 탈피하려는 참신한 시도와 세련된 편집으로 차별화한 것이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두 개의 사건을 엮어 주는 연결 고리가 다소 엉성하고 서사도 약해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이완 없이 반복되기만 하는 긴장감은 오히려 지루함을 안겨 준다. 후반부에 고층 빌딩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눈길을 끌지만, ‘미션 임파서블 4:고스트 프로토콜’에서 톰 크루즈가 두바이의 초고층 빌딩에서 선보였던 액션만큼 긴박감이 넘치지는 않았다. 오히려 4000만 달러의 최고급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음모와 이에 맞서는 전직 경찰의 명예 회복 과정을 좀 더 세밀하게 그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바타’와 ‘타이탄’의 흥행 주역으로 이름을 알린 주인공 샘 워싱턴은 컴퓨터그래픽(CG)과 대역을 쓰지 않는 열혈 액션을 선보였다. ‘시테 솔레일의 유령’(2006)을 연출했던 에스게르 레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3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겨울 끝자락…그대 책상에 추리소설을 許하라

    미스터리 소설이 ‘잘 팔리는’ 시기는 여름이다. 서늘함이 필요한 열대야가 있고, 책을 끼고 있을 법한 휴가가 있어서다. 그러나 겨울도 만만치 않은 미스터리의 계절이라는 사실. 추위로 외출이 줄면서 책을 펼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폭설로 갇힌 공간에서 일어나는 밀실 살인 같은 추리소설은 상황 속에 자신을 대입시켜 흥미를 더하기에 딱이다. 이 겨울 끝자락에도 미스터리 소설이 줄줄이 독자를 찾아왔다. ●‘여정미스터리 시초’ 日마쓰모토 작품 27편 출간 일본 미스터리의 거장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이 사후 20년 만에 나왔다. ‘짐승의 길’(김소연 옮김, 북스피어 펴냄)과 ‘D의 복합’(김경남 옮김, 모비딕 펴냄)은 ‘세이초 월드’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두 출판사는 같은 판형과 표지로 ‘세이초 월드’ 시리즈 27편을 소개할 예정이다. 세이초는 살인자를 낳은 사회를 보여주며 살인 동기를 규명하는 ‘사회파 미스터리’를 만들어냈다. 1000편에 가까운 작품 중 36편이 영화로 만들어졌고 436편이 TV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여전히 사랑받는 작가로 꼽힌다. 1968년에 쓴 ‘D의 복합’은 일본 각지에 남아 있는 설화를 살인 사건과 연결시키는 구성이 독특하다. 무명 소설가가 ‘전설을 찾아가는 벽지 여행’이란 기행 에세이를 연재하면서 휘말리는 사건 속에 서늘한 사연을 녹였다. 추리에 여행이라는 소재를 더한 이 작품은 여정 미스터리 장르의 시초이기도 하다. 1만 3500원. 1964년작 ‘짐승의 길’은 평범한 여성의 삶을 통해 사회 깊숙이 자리 잡은 악의 근원을 밝힌다. 인간이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걸어간 대가는 무엇인지, 과연 그 결과가 타당한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상·하 각 권 1만 2000원. ‘다운 리버:모두가 미워하는 자가 돌아온다’(나중길 옮김, 노블마인 펴냄)는 두 차례 에드거상과 이언플레밍스틸대거상을 수상한 미국 스릴러계의 스타 작가 존 하트의 대표작이다. 살인 누명을 쓰고 고향에서 쫓겨난 주인공이 다시 고향에 돌아와 소꿉친구의 실종과 폭력, 죽음을 접하게 되면서 진실을 파헤친다. 이 과정에서 맞닥뜨린 섬뜩한 사실을 통해 죄의 바탕에 있는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낸다. 작가는 “스릴러와 미스터리도 문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퍼블리셔스 위클리)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2008년 에드거상 최우수 장편상을 수상했다. 1만 3800원. ●美 자존심 엘러리 퀸 소설·獨‘타우누스 시리즈’도 아서 코넌 도일, 애거사 크리스티 등 영국 미스터리에 대응하는 미국의 자존심, 엘러리 퀸의 ‘그리스 관 미스터리’(김희균 옮김, 검은숲 펴냄)가 출간됐다. ‘나라 이름+명사+미스터리’를 나열해 제목으로 뽑은 ‘국명 시리즈’의 하나로, 지난해 말 나온 ‘로마 모자 미스터리’와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에 이은 네 번째 작품이다. 엘러리 퀸은 책 주인공의 이름이자 사촌지간인 저자 맨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의 필명이기도 하다. 엘러리 퀸의 팬이라면 이 책이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엘러리가 어려운 적수를 만나 함정에 빠지고 추리에 실패한 경험을 보면서 그의 성격과 추리 방법이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장 디자인을 마치 다락 구석에 오랫동안 방치된 듯 바랜 느낌으로 만들어 손에 쥐고 있는 느낌이 신비롭다. 1만 3500원. 지난해 국내 추리소설 시장을 달군 넬레 노이하우스는 ‘바람을 뿌리는 자’(김진아 옮김, 북로드 펴냄)로 다시 한국 독자를 찾았다. 냉철한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여형사 피아를 콤비로 내세운 ‘타우누스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 독일의 작은 마을 타우누스가 배경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 지난해 출간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뒷이야기다. 풍력에너지 개발회사 윈드프로와 풍력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대립, 윈드프로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를 풀어냈다. 600쪽에 가까운 방대한 분량이지만 마을에서 사랑받는 한 여성, 과거가 모호한 아름다운 용의자, 여기에 주인공 형사의 위험한 사랑 등 여러 조각들을 늘어놓고 한데 엮는 치밀한 구성으로 숨 가쁘게 책장이 넘어간다. 1만 38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잘 자란 ‘해리포터, ‘뿌잉뿌잉’ 애교 공개

    잘 자란 ‘해리포터, ‘뿌잉뿌잉’ 애교 공개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인공인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한국 팬들에게 깜찍한 인사를 전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래드클리프는 최근 영화 ‘우먼 인 블랙’의 홍보차, 한국 팬들을 위한 특별한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 그는 곧 “오랫동안 기다린 팬들을 만나게 돼 매우 흥분되고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역시 한국어로 “사랑해요, 뿌잉뿌잉”이라며 동작까지 곁들인 애교를 선보이는 특별한 팬서비스를 전했다. 신작 ‘우먼 인 블랙’에서 래드클리프는 지금까지의 아역 이미지를 벗고 색다른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아버지 아서 킵스 역할을 한 것이 재미있었다.”면서 첫 성인연기에 도전하는 만큼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우먼 인 블랙’은 1983년 발표된 수잔 힐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 한 스릴러 장르로, 변호사 아서 킵스(다니엘 래드클리프 분)이 한 마을에서 발생한 연쇄사건의 비밀을 풀어내는 내용이다. 영화 ‘우먼 인 블랙’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사진=동영상 캡처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화가 현실로?…美마을 습격한 새떼 충격

    영화가 현실로?…美마을 습격한 새떼 충격

    서스펜스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새’(The Birds)의 한 장면처럼 수천 마리의 새떼가 미국의 한 마을을 습격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현지시각) 미국 CNN 방송 등의 보도를 따르면 켄터키 주 올덤 카운티에 있는 라 그랜지 마을에는 지난해 11월부터 매일같이 새떼가 구름처럼 나타나 마을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찌르레기 종으로 보이는 이 검은 새떼는 매일 저녁 인근 숲에서 나와 이 마을 일대를 배회하다가 다음 날 아침이면 사라진다고 알려졌다. 이들 새는 영화에 등장하던 미친 새떼처럼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고 있진 않았지만, 주민들은 새떼의 배설물 테러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최근 새떼를 촬영해 지역 방송사 웨이브에 제보한 지역 주민 앙투아네트 테일러는 “하루도 빠짐없이 세차하고 있다”면서 “배설물 때문에 일부 아이들은 눈병에 걸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테일러와 같은 주민들은 새떼의 배설물 테러를 피하고자 오후 5시 30분에서 6시 사이 외출을 꺼리고 차량을 보호하기 위해 매일 같이 차고를 오가는 수고를 하고 있다. 또한 이 마을의 한 부부는 새떼를 쫓아내기 위해 앞마당에 공기총 소리와 흡사한 장치를 설치해 봤지만 이들 새떼는 여전히 마을 하늘을 뒤덮고 있다. 이에 대해 조류 전문가들은 흔히 있는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들 새떼가 독성 먹이를 먹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학(LSU) 과학자들은 영화 ‘새’의 소재가 된 미친 바닷새들은 독성 플랑크톤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달 초 라 그랜지에서 약 320km 떨어진 같은 주 길버츠빌이란 마을에서는 수백 마리의 새떼가 의문사했다고 알려졌다. 사진=웨이브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김명민 “제가 비주얼 배우는 아니잖아요?”

    김명민 “제가 비주얼 배우는 아니잖아요?”

    연기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외모를 기꺼이 망가뜨리는 배우가 있다. ‘연기 본좌’로 불리는 배우 김명민(40)이다. 새 영화 ‘페이스 메이커’(19일 개봉)에서 평생 다른 선수의 페이스 조절을 위해 달리는 마라토너 주만호 역을 맡은 그는 인공치아를 끼고 노메이컵으로 열연했다. 지난 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김명민을 만나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인공치아 때문인지 전혀 다른 사람 같아 보인다.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주만호는 자신의 외모를 돌보지 않을 것 같았다. 주만호를 보고 애처롭게 달리는 ‘병든 말’의 모습이 떠올랐다. 인공치아를 끼고 있으면 치아에 압박을 주기 때문에 이가 시리거나 침을 잘 못 삼켜 발음이 어눌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루저’인 주만호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똑똑하고 명확한 발음보다 부족하고 어수룩한 설정이 더 필요했다. →비주얼은 포기한 것 같던데, 화면에 잘 나오고 싶은 욕심은 없었나. -얼마 전 영화를 봤는데 (내 얼굴을) 정말 못 봐주겠더라(웃음). 그런데, 제가 원래 비주얼로 승부하는 사람이 아니지 않나. 스크린에 내가 어떻게 보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연기하면서 영화 속 인물이 아니라 김명민이 보이면 그 인물에게 미안하다. 배우는 어떤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사는 대변인인데, 만일 나의 잘못으로 인해 그 사람의 인생이 별것 아닌 것처럼 비쳐진다면 직무 태만이지 않은가. →이런 철학때문에 ‘연기 본좌’라는 별명이 붙은 것인가. -(‘연기 본좌’라는 말만 들으면) 손발이 오그라들고 미칠 것 같다. 매번 영화 홍보팀에 그 말만은 빼달라고 사정하는데, 꼭 들어간다. 그런 말이 알게 모르게 안티들을 양산한다. 물론 좋은 의미로 말씀해주시는 것은 알지만, 연기로 비교 기사가 나가는 것은 싫다. 연기는 개인의 취향이지 비교 대상은 아닌 것 같다. 특히 가끔 선배님들이 그 별명에 대해 물으시면 너무 민망하고 부담스럽다. →영화는 마라톤에서 우승 후보의 기록 단축을 위해 투입된 페이스 메이커의 삶을 그리고 있다. 다소 생소한 소재인데,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마라토너는 어떤 도구도 사용하지 않고, 오직 몸 하나만으로 홀로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을 극복하면서 완주해야 하는 경기다. 그것이 제가 연기를 해온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선천적으로 오른쪽 다리에 문제를 극복하고 달려야 하는 만호처럼 저도 영화를 찍다가 오토바이에 다리가 깔리는 사고를 당한 뒤로 만성적인 고통에 시달렸다. 주인공과 저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았다. →누군가의 승리를 위해 늘 30㎞ 지점까지 밖에 달릴 수 없었던 만호는 결국 자신만을 위한 마라톤 완주에 도전하게 된다. -좀 진부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저는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좋았다. 사실 이 시대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누군가의 페이스 메이커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이 영화는 꿈을 포기한 채 열정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이나 항상 무슨 일때문에 코앞에서 좌절을 맛봐야 하는 98%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에게 결승선에서 2%를 넘어설 수 있는 꿈과 희망을 준다는 메시지가 좋았다. →이번에 정말 원 없이 달렸을 것 같다. 마라톤의 매력이 뭔가. -원래 조깅과 등산을 좋아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남산을 달린다. 마라톤을 완주한 비공식 기록도 갖고 있다. 등산을 하면 잡념이 없어지는 반면, 조깅은 생각이 많아진다. 뛰는 동안 죽을 것 같은 사점(死點)을 수도 없이 겪고, 그때마다 인생의 힘들었던 굴곡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그 사점을 극복하면 환희가 몰려오고 안정이 찾아온다. 마라톤이 30대 중반을 넘어야 좋은 기록이 나오고, 60~70대 할아버지들이 완주 경력을 갖고 있는 것도 달리면서 반추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생과 마라톤은 닮았다. →배우로서 만호처럼 누군가의 등을 보고 달려야 했던 적은 없나. -연기는 자신과의 문제이기 때문에 누구와 비교한 적은 없다. 하지만, 무명 시절때 서러웠던 적은 많다. 감독이 내 잘못이 아닌데 나를 혼내거나 톱스타에게 쌓인 것을 나한테 풀 때 인간적으로 오기가 생긴 적도 있었다. 2002년부터 영화 세 편이 연거푸 엎어진 뒤 다 포기하고 해외로 이민을 가려고도 했다. 그때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만났고, 배우로서 30㎞ 이후를 뛸 수 있게 됐다. →엄청난 체중 감량으로 화제가 된 ‘내 사랑 내곁에’에 이어 이번에도 상당히 몸을 혹사시킨 것 같다. 팬서비스 차원에서라도 좀 멋진 모습으로 나올 생각은 없나. -이번에는 매일 촬영하면서 달리다 보니 저절로 살이 빠진 것이다. 팬들을 위해 멋진 역할을 맡겠다는 생각은 없다. 팬들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자신이 지지하는 배우가 어디 내놔도 남부끄럽지 않고 제대로 ‘팬질’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심어드리는 것이 아닐까. →지난해 설 연휴때도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로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자신있나. -없다. 영화가 잘 나오는 것은 기본이지만, 그 이후는 제 손을 떠나는 것 같다. 운때도 맞아야 하고…. 흥행은 인간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은. -두뇌싸움과 심리전의 묘미가 있는 스릴러를 좋아하지만, 이유 없는 살인마 연기는 못한다. 아이가 자라나면서 아버지 작품에서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어제도 이번 영화를 본 아들이 시종일관 울다가 집에 갔다. 아, 로맨틱 코미디는 꼭 한번 찍어보고 싶다(웃음). 김명민이 인터뷰 도중에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진정성’이었다. 그의 작품 선택 기준은 시나리오의 진정성과 감독이 주는 신뢰감이다. 그는 이 두 가지만 충족된다면 어떤 캐릭터든, 어떤 감독과의 작업이든 상관없다고 했다. 지금도 늘 분수를 잃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남들의 평가 보다 두 단계 내려서 자신을 본다는 김명민. 연기자로서 겸손함과 진정성이 그를 일인자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 아닐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책꽂이]

    ●철강왕 박태준 경영 이야기(서갑경 지음, 윤동진 옮김, 한언 펴냄)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포항제철의 파란만장한 성장사를 엮은 책. 하와이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1992년 포스코 초청 세미나에서 강연한 것을 계기로 포스코와 인연을 맺었다. 박 회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맺은 인연, 1969년 한·일 양국이 포항제철 프로젝트의 기본협정에 서명한 순간 1200만 달러의 순이익을 일군 뒷얘기 등이 사진 자료와 함께 생생하게 담겼다. 1만 4000원. ●제7대 죄악, 탐식(플로랑 켈리에 지음, 박나리 옮김, 예경 펴냄) 중세 이래 현대에 이르기까지 탐식(貪食)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천했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중세에 일곱 가지 죄악 가운데 하나로 치부됐던 탐식은 현대에 와서도 죄로 여겨진다. 영양학적 견해 때문에 탐식하는 사람에게 죄책감이 남고, 사회적·도덕적 약점이 되기도 한다는 것. 1만 9800원. ●소설 러일전쟁 군의관(비켄치 베레사예프 지음, 김준수 옮김, 마마미소 펴냄) 러일전쟁에 관해 우리나라에 소개된 문학작품은 아직 없었다. 이 전쟁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으로는 최초로 한국어로 번역됐다. 러시아 스탈린대상 수상 작가이자 양심적인 의사인 저자의 대표작. 저자는 러시아군 이동 야전병원 군의관으로 러일전쟁에 참전해 만주전선에서 겪은 사건을 실화 문학으로 엮었다. 1만 4000원. ●모자 씌우기 1, 2권(오동선 지음, 모아북스 펴냄) 2000년 김대중 정부 시절 의문의 우라늄농축실험,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 CIA, 참여정부 그리고 과학자들 사이의 긴장과 갈등의 이면, 2007년 말 이명박 정부로의 인수인계 과정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역사 속에 가려져 있던 민감한 남한의 핵에 관한 내용을 팩션 형태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평화방송 라디오 PD로 일한 바 있다. 전권 2만 6000원. ●창백한 죽음(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서유리 옮김, 문학에디션뿔 펴냄) 지난 8월 국내에 출간된 스릴러 소설 ‘사라진 소녀들’로 인기를 얻은 독일 작가의 신작 소설. 무자비한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100명 중 4명꼴로 존재한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소시오패스’의 실체를 파헤친다. 여형사와 사립 탐정이 잇따라 벌어진 끔찍한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1만 3800원. ●아버지 당신을…(소재원 지음, 책마루 펴냄) ‘나영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 등을 쓴 작가의 신작 소설. 치매 진단을 받은 퇴직 교사 아버지와 명예퇴직을 당한 중년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냈다. 1만 2000원.
  • 연말연시 명품 미드 매력에 빠져볼까

    연말연시 명품 미드 매력에 빠져볼까

    외로운 연말연시가 걱정된다면,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미국 드라마(미드)의 매력에 푹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미드 전문 케이블 채널 AXN은 24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크리스마스 및 연말 특집을 방송한다. 9일간 이어지는 특집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베스트 에피소드, 블록버스터 미드, 크리스마스 특집 영화, 마술쇼 등으로 꾸며진다. 크리스마스에는 화려한 블록버스터 미드들이 브라운관을 장식한다. 24일 오후 2시에는 미드 ‘24’의 히어로 키퍼 서덜랜드가 암살자 역으로 출연하고 제작자로도 이름을 올려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컨페션’을 방송한다. 오후 3시부터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공상 과학(SF) 시리즈 ‘폴링 스카이’를 9회 연속 내보낸다. 외계 침공에 대항하는 인류 최후의 전쟁을 다룬 SF 대작 시리즈로 한국계 할리우드 여배우 문 블러드굿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25일 오후 7시에는 영국 최고의 판타지 작가로 평가받는 테리 프래쳇의 원작을 영화화한 ‘해골산타의 호그파더’가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26일부터 30일에는 ‘AXN과 함께하는 베스트 2011’이라는 제목으로 올해 AXN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오후 1시에는 마술의 비밀을 벗겨내는 ‘타이거 마스크 매직쇼’, 밤 8시에는 ‘베스트 오브 CSI’, 밤 11시 40분에는 ‘블루 블러드’, ‘폴링 스카이’, ‘닙턱 4’ 등이 전파를 탄다. 최신 미드가 방송되는 밤 10시 50분의 프라임 타임(황금시간대)에는 ‘CSI’와 법정 스릴러 드라마 ‘데미지’ 등이 방송된다. 31일과 내년 1월 1일에는 오후 3시부터 SF 시리즈 ‘슈퍼내추럴 5’와 수사물 ‘CSI 12’가 7회 연속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동건씨, 톰 크루즈 액션 막을 수 있죠?

    동건씨, 톰 크루즈 액션 막을 수 있죠?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연말이다. 지난해 12월은 ‘쩨쩨한 로맨스’, ‘황해’ 등으로 이어진 한국 영화의 판정승으로 끝이 났지만, 올해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총공세가 펼쳐져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 접전이 예상되는 극장가 ‘세밑 대전’의 세 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할리우드 vs 충무로 정면 승부 ‘최종병기 활’, ‘도가니’, ‘완득이’ 등 한국 영화 흥행으로 상대적으로 성적이 부진했던 외화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된다. 포문은 지난 7일 개봉한 3차원(3D) 애니메이션 영화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이 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애니로 주목받은 이 작품은 고전 베스트셀러 만화를 원작으로 인물의 감정까지 잡아내는 이모션 3D기술로 입체 효과가 뛰어나다. 15일 개봉하는 첩보물 ‘미션 임파서블 4’는 성인 관객을 공략한다. 1996년 1편을 선보인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세계 최고층에서 벌이는 고공 액션 등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시원한 볼거리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진면목을 과시한다. 2편으로 찾아온 ‘셜록홈즈:그림자 게임’(21일 개봉)은 전편에 비해 액션 비중을 크게 높였다. 중국 아편 무역상의 죽음, 미국 철강왕의 죽음 등 전 세계의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홈즈의 활약 무대가 스위스까지 확대된다. 이번 편에서는 홈즈의 죽음이 예고돼 팬들의 관심이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여기에 맞서는 한국 블록버스터의 진용도 만만치 않다. 로맨틱 코미디 ‘오싹한 연애’가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강력한 경쟁자인 할리우드 영화 ‘브레이킹 던 1부’를 따돌린 가운데, 22일에는 한국영화 ‘마이웨이’와 ‘퍼펙트 게임’이 나란히 개봉한다. ‘마이웨이’는 한국 영화사상 최고 제작비인 300억원을 투입해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새 장을 열었던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의 7년 만의 복귀작이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 큰 스케일로 할리우드의 거센 공격을 막아낼지 주목된다. ‘퍼펙트 게임’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최동원 롯데 자이언츠 투수와 선동열 기아 타이거즈 감독의 선수 시절 명승부를 그린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데다 최근 대중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프로야구 열기가 스크린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영화계는 이 같은 충무로와 할리우드 영화의 전면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2009년 ‘아바타’와 ‘전우치’의 쌍끌이 현상이 재현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CJ E&M 영화 부문의 양성민 대리는 “한국 영화와 외화를 선호하는 관객층이 구분되는 경향이 있어 2009년 연말처럼 대작의 쌍끌이 흥행으로 영화시장 규모가 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男 vs 男 투톱 라이벌전 치열 올 연말에는 여배우들을 거의 볼 수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신 비주얼과 연기력을 갖춘 각국의 국가대표급 남자 배우들의 연기 대결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대역 없는 명품 액션 연기를 선보인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미션 임파서블 4’)와 한국의 조각 미남 장동건(‘마이 웨이’)이 정면 대결을 펼치며, ‘셜록 홈즈’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주드 로의 연기 콤비에 맞서는 ‘퍼펙트 게임’의 두 주인공 조승우·양동근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한 작품 안에서 펼쳐지는 남자 배우들끼리의 은근한 연기 경쟁도 볼거리다. ‘마이웨이’에서는 장동건과 일본의 톱스타 오다기리 조가 맞붙고, ‘미션 임파서블 4’에서는 제레미 러너가 톰 크루즈와 연기 대결을 펼친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남성 투톱 영화는 전통적으로 흥행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전례가 많았다.”면서 “연기파 배우들의 라이벌 구도가 극의 긴장감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버스터 vs 작은 영화 ‘틈새 반란’ 성공할까 12월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만도 40여편. 블록버스터의 공세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당당히 맞서는 작품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대부분 유럽이나 일본 등 비(非)할리우드 영화로 틈새 시장을 노린 작품들이다. 유럽풍의 색다른 스릴러 ‘로프트’, 잔잔한 일본 예술영화 ‘도쿄 오아시스’, 진정성 있는 화두를 던지는 다큐멘터리 ‘오래된 인력거’와 ‘하얀 정글’ 등 장르도 다양하다. 누아르를 표방한 ‘악인은 너무 많다’도 눈에 띈다. 영화 관계자들은 올해 저예산 독립영화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고, 겨울 극장가는 전통적으로 관객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작은 반란’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이들 영화는 고정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고, 대형 영화의 틈바구니에서 다양성으로 승부하기 때문에 입소문만 잘 난다면 겨울 성수기에 의외의 복병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영화프리뷰] 8일 개봉 ‘블리츠’

    [영화프리뷰] 8일 개봉 ‘블리츠’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열혈형사 브랜트. 그는 타블로이드 언론의 표적이지만, 개의치 않는다. 어느 날, 순찰을 하던 여경관이 총에 맞아 숨진다. 또 다른 경찰은 순찰차에서 총을 맞는다. 연쇄살인범은 브랜트와 앙숙인 기자에게 전화를 건다. 자신을 ‘블리츠’(기습공격)라고 소개한 뒤, 경찰 8명을 죽이겠다고 공언한다. 세 번째 희생자는 브랜트의 절친한 선배 로버츠. 브랜트와 동료들은 용의자 배리 와이즈를 검거한다. 그런데 증거 불충분으로 48시간 만에 풀려난다. 오히려 그는 비뚤어진 추종자들을 양산하면서 유명해 진다. 올해만 벌써 네 편째다. 이쯤 되면 ‘다작 종결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액션영화 아이콘으로 불리는 제이슨 스타뎀(가운데·44) 얘기다. 하지만 8일 개봉하는 ‘블리츠’는 스타뎀의 기존 영화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현란한 맨몸 액션은 거의 없다. 육중한 근육에서 나오는 특유의 아크로바틱한 액션 때문에 그를 좋아하는 관객들은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해 개봉한 그의 영화 중 완성도는 가장 낫다. 스타뎀이 액션뿐 아니라 표정과 심리묘사도 가능한 배우란 걸 새삼 깨닫게 한다. 스타뎀 못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연쇄살인범 와이즈 역을 맡은 에이단 질렌이다. ‘영드’(영국 드라마) 마니아라면 낯익은 얼굴이다. 화제작 ‘퀴어 애즈 포크’의 주인공 스튜어트를 맡아 영국의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던 배우다. 초점이 흔들리는 눈동자로 살인범의 광기를 드러낸다. 조지 R R 마틴의 판타지 대작 ‘왕좌의 게임’을 드라마로 만든 미국 HBO의 화제작에 출연하는 등 대서양을 오가면서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킬링타임(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나쁘지 않은 영화다. 기본 얼개는 많이 본 듯한 얘기들이다. 경찰에 앙심을 품은 연쇄살인범은 말할 것도 없고, 살인을 저지르고 경찰을 농락한 범죄자가 증거가 없어 풀려난다거나 범죄자가 비뚤어진 대중들의 우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 역시 충분히 우려먹은 얘기다. 하지만 뻔한 얘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진부하지 않다. 특히 결말은 꽤나 신선하다. 수많은 범죄영화에서 악한들은 경찰에게 ‘너는 나를 결코 쏠 수 없어. 나를 체포해봤자 나는 더 유명해질거야.’라며 이죽댄다. 이에 대한 브랜트의 대답은 극장에서 확인하는 편이 낫겠다. 영화는 많은 부분을 원작에 빚지고 있다. 하드보일드 범죄스릴러의 거장 켄 브루엔의 ‘톰 브랜트’ 시리즈 중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또 다른 인기작인 ‘잭 테일러’ 시리즈 중 ‘런던 불러바드’ 역시 인기각본가 윌리엄 모나한의 감독 데뷔작으로 낙점됐다. 제시카 심슨과 힐러리 더프의 뮤직비디오로 알려진 엘리어트 레스터 감독은 광고·뮤직비디오 감독들이 빠지기 쉬운 ‘서사의 빈곤’ 함정을 비교적 영리하게 피해갔다. 차기작을 기대해 볼 만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장혁 “연기는 내 삶의 뿌리”

    장혁 “연기는 내 삶의 뿌리”

    배우 장혁(35). 지난해 드라마 ‘추노’에서 명품 연기를 선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그는 올해 ‘뿌리깊은 나무’(‘뿌나’)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바른 생활 사나이’라는 평소 별명처럼 인터뷰 전 잠시 가진 대기 시간에도 대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에게 사극으로 연타석 홈런을 친 소감부터 물었다. “사극이 더 잘 맞는 것은 아닌데, 현대극보다 독특한 것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아서 좋습니다. ‘뿌리깊은 나무’도 퓨전적인 요소도 있고 수사물이라는 느낌도 있다 보니까 캐릭터를 좀 더 독창적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맡은 강채윤도 지금으로 치자면 테러를 하는 인물인데, 당시의 시대적인 배경을 통해서 허구의 인물을 자유스럽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 사극의 장점이죠.” 처음에는 출연을 고사했었다는 그는 “역사적인 실존 인물들을 여러 가지 시각으로 조명하는 것이 사극의 묘미이기도 하지만, 잘못하면 왜곡될 수도 있기 때문에 허구의 캐릭터가 편한 점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극 중 채윤은 노비의 자식으로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뒤 신분을 세탁해 겸사복 관원이 된 인물이다. ‘추노’에서 그가 연기했던 이대길과 닮은 듯 다르다. “이대길이 내일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강채윤은 어제에 얽매여 있는 사람입니다. 대길은 사랑하는 여인인 언년이가 유일한 목표였고, 극 초반 채윤은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에 사로잡혀 태평성대 속에서도 자기 혼자만 지옥에서 살아가던 인물이었죠. 제게는 현실을 부정하는 채윤이 더 불안하고 절절하게 다가오고 연민이 느껴졌습니다. 동기 부여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연기 스타일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유독 ‘연민’과 ‘동기 부여’라는 단어를 많이 썼다. 잡초 같은 민초들의 강인한 삶을 마치 자신의 전공 분야처럼 연기하는 그는 그 인물에 동화되고 동기가 부여되는 과정을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상대 배우의 리액션(반응)과 모든 동선을 철저히 계산하고 촬영에 들어갔지만, 이제는 제가 느끼는 감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인물의 맨 처음 관객은 배우니까 대본을 읽으면서 먼저 충분히 공감해야죠. 저는 선천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연기 경력도 중요하지 않아요. 다만 배우가 그 인물을 얼마나 이해하려고 했는지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연기관을 막힘 없이 술술 풀어내는 장혁. 그는 요즘 ‘뿌나’에서 한글의 첫 번째 판관이자 한글 창제를 막으려는 밀본을 상대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가 가리온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극은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당시 글은 권력과 힘을 나타냈고, 소수의 기득권 세력은 백성이 글을 알면 통제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죠.” 그는 “민초인 채윤에게 중요한 것은 담이(신세경)와 함께하는 삶이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글자를 소중하게 생각하니 한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뿌나’는 한글 창제를 둘러싼 미스터리 스릴러로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수목극 정상을 지키고 있다. “저는 ‘동이’를 보면서 장희빈의 캐릭터가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그 작품에서는 야심차고 표독스러운 장희빈이 되기 이전의 과정을 그리고 있죠. ‘뿌나’ 역시 우리가 현자이자 인자한 왕으로만 알고 있던 세종의 다른 모습을 보여줬고, 행복하게 썼을 줄만 알았던 한글의 반포 과정을 둘러싸고 일어난 사건들을 긴장감 있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흥미를 이끌어낼 요소가 많은 것 같아요.” 이 작품을 하면서 연산군을 연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광폭하고 울분이 있는 인물로 알려진 연산군이 그렇게 되기 전의 정반대 모습을 연기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극 중 세종 역을 맡은 한석규에 대해 물었다. “믿음직한 포수 같아요. 포수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투수가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죠. 석규 형님은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해도 잘 받아내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든든합니다.” 지난해 ‘추노’로 KBS 연기대상을 비롯해 각종 연기상을 받아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는 장혁은 “캐릭터에 사로잡히는 배우가 아닌 캐릭터를 조정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데뷔 전 100번 넘게 오디션에 떨어진 경험이 있다는 그는 늘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재미로 연기 생활을 해왔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때라 장남인 제가 현실적으로 돈을 벌어야 했지만, 당시 저는 참 순진했던 것 같아요. 오디션에 숱하게 떨어지면 포기하고 딴 일을 알아 볼 법도 한데, 미련을 갖고 계속 도전했던 것을 보면요. 데뷔 이후에는 뮤직비디오에서 가수로 랩을 하면서 제 이미지도 만들어보고, 영화 ‘화산고’에서는 만화적인 캐릭터,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에서는 이기적이면서 스크루지 같은 왕자를 연기하면서 조금씩 연기의 폭을 넓혀갔지요.” 군 제대 이후 ‘고맙습니다’, ‘불한당’ 등의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서 한 단계 도약한 그는 “군대에서 대중의 시각으로 내 연기를 볼 수 있는 눈을 회복하게 됐다.”면서 “책과 신문 사설을 자주 읽으면서 생각하는 논리를 키우고 운동을 통해 열심히 단련한 것이 연기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결혼을 하고 아버지가 되고 나서 책임질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에 인생을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장혁. 언제나 가족이 1순위라는 그에게 ‘나는 배우다.’라고 느낀 순간은 언제인지 물었다. “저는 매순간 현장을 가장 중요시해요. 긴장감 속에서 즐긴다는 기분이 들 때 비로소 배우라고 느낍니다. 확실히 준비됐을 때는 연기가 편하게 느껴지지만 준비가 덜 됐을 때는 스스로 ‘똥배우’라고 느낀 적도 많아요(웃음).” ‘추노’ 때보다 액션 강도는 더 높지만 실감 나는 캐릭터 표현을 위해 대역을 쓰지 않는다는 성실한 배우 장혁. 다음에는 완벽한 악인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보고 싶단다. 그의 악인 연기가 벌써부터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영화프리뷰] ‘로프트’

    다섯 남자의 비밀스러운 공간인 로프트.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된 한 여자의 시체. 과연 이들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가. 새달 8일 개봉하는 ‘로프트’는 한 여자의 죽음을 둘러싸고 용의자 다섯명의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네덜란드 스릴러 영화다. 여성 감독인 앙투와네트 베우머가 연출한 이 작품은 기존의 미국 할리우드 스릴러물과는 다소 다른 색채를 띤다. 유럽 영화 특유의 섬세함과 치밀한 시나리오, 과감한 장면이 이어지며 강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인공은 다섯 명의 절친한 친구들이다. 유능한 건축가인 매티아스는 자신이 지은 건물의 꼭대기에 비밀스러운 공간을 마련하고,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기로 한다. 이들은 이곳에 부인이 아닌 다른 여자들을 데려와 즐길 수 있도록 열쇠를 나눠 갖고, 서로의 비밀을 유지하기로 약속한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방에서 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되자 이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진다. 한순간에 용의자로 변해 버린 다섯 명의 친구들은 저마다 여자의 죽음과 관련이 없다며 빠져나가려고 한다. 그러면서 서로를 의심하고 비난하기 시작한다. 작품의 묘미는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한 과정에서 드러난다. 과묵하면서도 동정심 많은 정신과 의사 바트, 코믹하지만 때론 짓궂은 술주정뱅이 친구 빌렘 등 저마다 각기 다른 성격의 인물 캐릭터들이 우선 눈길을 끈다. 또한 이들에게 각자 숨겨진 욕망과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극적 긴장감이 고조된다. 감독은 우정과 사랑, 배신과 질투 등을 오가는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를 잡아내며 보다 입체적인 스릴러물을 완성했다. 작품의 구성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야기의 서술이 시간의 흐름대로 이어지지 않으며 각자 인물에게 발생하는 사건에 따라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된다. 관객들은 추리 소설을 읽듯이 퍼즐 조각을 짜맞추며 긴장감 속에 사건의 실체를 점차 파악하게 된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치밀하게 구성된 시나리오다. 2008년 벨기에 출신 에릭 반 루이 감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내년에 할리우드에서도 리메이크할 예정이다. 베우머 감독은 “극장을 찾은 관객이 모든 구성이 들어맞는지 확인하고 싶은 욕구를 갖게 만들고자 했으며, ‘유주얼 서스펙트’를 볼 때 경험했던 그런 느낌을 갖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절대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는 마지막 반전. 갑작스럽지만, 다소 뜬금없는 반전에 허탈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밝힌 ‘웃음의 미스터리’

    ‘우리는 왜 웃는가’라고 물으면 뭐라고 답을 할 수 있을까. 아니 어떤 답이 나올까. 그 답에 따라 사람들은 또 웃고말 것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편씩 절묘한 유머와 조크를 접한다. 기승전결 등 완벽한 작품(?)이지만 도대체 누가 만들었는지 작가는 없다. 그렇다면 여기 잠시 주목해보자. ‘…그래서 그는 문장을 읽고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대로 죽고 말았습니다. 올림피아의 넓은 객석을 메운 관객들은 즉시 전율에 휩싸였다. 다음 순간 모두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개미’로 유명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 소설 ‘웃음’(열린책들 펴냄)에 나오는 첫 대목이다. 얼핏 보더라도 범죄 스릴러, 역사 패러디, 유머집의 속성을 혼합적으로 갖고 있음을 연상시킨다. ‘웃음’의 중심 소재는 유머의 생산과 유통이다. 하지만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미스터리 기법을 바탕에 깔면서 작품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농담을 지향하듯 발랄하고 유쾌하게 달려나간다. 그래서 ‘미스터리한 웃음 소설’이다. 베르베르의 특유한 상상력을 한껏 드러내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접하는 우스갯소리들이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어느 날 프랑스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코미디언 다리우스가 분장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분장실 문은 안으로 잠겼고 외부의 침입 흔적은 전혀 없다. 유일한 단서는 다리우스가 사망하기 전 폭소를 터뜨렸다는 것뿐이다. 경찰은 과로로 인한 돌연사로 결론을 짓고 수사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죽음 뒤에 놓인 의문을 추적하는 두 사람이 있다. 민완 여기자와 전직 과학전문 기자는 갖가지 모험과 위기를 헤쳐가며 코미디언 다리우스의 실체, 웃음 산업과 유머를 둘러싼 음모, 그리고 역사의 이면에 감춰진 거대한 비밀조직에 들어간다. 결국 이들은 다리우스가 치명적인 조크로 웃음을 멈출 수 없어 죽음에 이르게 됐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 작품은 세 겹의 구성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들이 액션이 중심되는 스토리 라인, 웃음을 유발하는 조크들, ‘유머역사 대전’이라는 가상의 텍스트. 특히 유머 기사단은 프리메이슨과 성전 기사단을 방불케 하는 비밀결사로 등장해 더욱 흥미를 끈다. 결국 이 책은 ‘인간은 왜 웃는가’에 대한 물음에 우회적으로 답을 내놓는다. 이 작품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작가가 독자들의 의견을 실시간 반영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베르베르는 1991년 120여차례의 개작을 거친 ‘개미’를 출간, 놀라운 과학적 상상력으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명성을 얻었다. 한국에도 수차례 내한했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연극·드라마 잇단 발탁 박해수 “5살때 아버지와 가본 ‘카바레’의 강한 이미지가 저를 배우의 길로 이끌었죠”

    연극·드라마 잇단 발탁 박해수 “5살때 아버지와 가본 ‘카바레’의 강한 이미지가 저를 배우의 길로 이끌었죠”

    올해 실력파 연출가들의 작품에 잇따라 주인공으로 등장한 배우가 있다. 서재형 연출의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에서 오이디푸스 역을 맡은 데 이어 조광화 연출의 연극 ‘됴화만발’에서 무사 K 역을 따냈던 배우 박해수(30)가 그 주인공. 이번엔 그가 고전극 ‘갈매기’에서 연인에게 배신당하는 지순한 청년 뜨레플레프에 도전한다. 조금 있으면 TV에도 얼굴을 비춘다. 내년 2월 방영 예정인 MBC 드라마 ‘무신’에 캐스팅됐기 때문이다. “요즘 너무 행복하다.”는 그를 지난 22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드라마 ‘무신’ 캐스팅… “너무 행복해” 우선 ‘TV 외출’ 사연부터 물었다. 그는 “연극 ‘됴화만발’ 포스터를 보고 PD가 연락을 해 왔다.”며 쑥스러워했다. ‘됴화만발’ 포스터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눈치챘겠지만, 강렬한 이미지의 검객이 박해수였다. 드라마 ‘무신’에서 맡은 역도 검객이다. “대학(단국대 연극영화과) 때 단편 영화를 찍어본 것 외에는 카메라에 담기는 연기를 해 본 적 없다.”는 박해수는 “두렵기도 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런데 후속 연극으로 ‘갈매기’를 선택한 것은 다소 의외다. 왕, 검객 등 무대 위의 대표적인 ‘육식남’이 그 아니었던가.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다. 대학 연극반에서 두 번 공연한 적 있지만 프로 무대에선 처음이다. ‘됴화만발’이 통 큰 연기였다면 ‘갈매기’는 섬세한 연기가 관건이다.” 그는 ‘육식남’에서 ‘초식남’으로의 캐릭터 변화가 오히려 즐겁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그는 늘 변화를 시도하는 배우였다. ●섬세한 연기 고전극 ‘갈매기’ 도전 2008년 창작 뮤지컬 ‘사춘기’에서 냉소적인 고교생 역으로 첫 주연을 맡았던 그는 불과 1년 뒤에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코믹 스릴러 영화 ‘39계단’을 연극으로 옮긴 작품에서 얼떨결에 살인 사건에 연루된 서른일곱 살의 독신남을 연기했다. 뮤지컬 ‘영웅’ 초연 때는 50대를 연기했다.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학생 시절부터 배우 꿈 키워” 중학생 시절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집 바로 앞에 있는 서울 계원예고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인문계 학교에 진학했다. 하지만 대학 진학 때는 부모님도 그의 고집을 꺾진 못했다. “따지고 보면 배우의 길을 걷게 된 데는 아버지 영향이 컸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는데 다섯 살 때 아버지께서 친목회 모임에 저를 데리고 갔다. 서울 암사동에 있는 ‘둥근달카바레’라는 곳이었는데 1층에선 남자들이 검은 중절모에 장갑을 낀 채 여자분들과 춤을 추고 있었다. 저게 뭐냐고 하니까 아버지가 ‘뮤지컬’이라고 하셨다. 사실 뮤지컬이 아닌데 아버지도 당황해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 하지만 그 이미지가 (이후 내 삶에) 너무 강하게 남아 있다. 하하.” >>‘갈매기’ 열세 명의 등장인물이 5개의 삼각관계에 복잡하게 얽히며 사랑과 인생을 이야기하는 연극.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의 대표작이다. 무대 디자이너 정승호의 파격적인 시도도 관전 포인트. 1층 객석 2줄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대로 바뀐다. 25일~12월 11일 서울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 3만 5000원~4만 5000원. (02)766-6007.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피라냐 수천마리 ‘무차별 공격’에 관광객 끔찍 사고

    피라냐 수천마리 ‘무차별 공격’에 관광객 끔찍 사고

    파라과이의 한 강가에서 여유롭게 수영을 하던 브라질 관광객들이 육식성 피라냐의 공격을 받아 발가락이 잘리는 등 부상을 입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데일리 메일 등이 17일 보도했다. 지난 13일 브라질 카세레스 지역의 파라과이 강을 찾은 여행객 15명은 수영하던 중 갑자기 몰린 피라냐 수 천 마리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공격적인 성격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피라냐는 스릴러 영화의 소재로 쓰일 만큼 난폭한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카세레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강에 피라냐가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2주 전 부터이며,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사고를 당한 한 청년(22)은 “발에 엄청난 통증을 느껴졌고, 발가락 끝이 떨어져 나간 것을 발견한 뒤 곧장 물 밖으로 뛰어 나왔다.”고 말했다. 현지 구조대는 피라냐에게 공격당하면 피가 멀리 퍼져 더 많은 피라냐를 부르기 전에 서둘러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면서 “피라냐 공격에 따른 피해가 급증하는 만큼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브라질 당국은 “잦은 홍수와 무분별한 포획 등으로 피라냐의 먹이인 물고기들이 줄어들자, 굶주린 피라냐들이 사람을 공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최근 피라냐 공격 사고가 발생하는 파라과이 강 주변은 뛰어난 자연경관으로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명소. 당국은 피라냐와 관광 수입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화리뷰] ‘타워 하이스트’

    [영화리뷰] ‘타워 하이스트’

    미국 뉴욕 최고의 상류층이 모여 사는 ‘타워’ 아파트. 그런데 어느날 평생 타워에서 일하며 피땀흘려 모은 돈을 이곳에 살고 있는 억만장자에게 떼이게 생겼다면? 17일 개봉한 영화 ‘타워 하이스트’는 이처럼 황당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다. 다소 작위적이지만 극적인 상황 덕분에 영화는 코미디의 묘미를 살릴 만한 구석이 많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복잡해지는 구성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그 묘미를 제대로 살려내진 못했다. 영화는 ‘타워’ 관리소장인 조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파트와 관련된 모든 일을 꿰고 있는 조시는 입주민 대표이자 맨 꼭대기층인 펜트하우스에 사는 억만장자 투자가 쇼를 위해서는 비서처럼 잔심부름을 도맡아 해준다. 그러던 어느날 쇼가 사기와 횡령 혐의로 체포된다. 조시는 관리소 직원들의 연금을 불려달라며 쇼에게 돈을 맡긴 상태. 이 투자금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한 조시는 제 정신이 아니다. FBI 요원으로부터 쇼에게 비자금이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들은 조시는 직원들의 연금을 되찾기 위해 관리소 친구들과 전문 털이범 슬라이드까지 영입해 비자금 탈취 계획을 세운다. 미국 시트콤의 한 회를 보는 것처럼 소동극 형태를 띠고 있는 ‘타워 하이스트’는 코미디 영화의 귀재 벤 스틸러(왼쪽·조시)와 에디 머피(오른쪽·슬라이드)를 내세워 웃음을 강조했다. 그런데 영화의 무게 중심은 후반부의 강도 행각 부분에 더 쏠려 ‘코믹한 범죄 스릴러’에 가깝다.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브렛 래트너가 메가폰을 잡고, ‘오션스 일레븐’과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작가가 가세했다. 정교하고 치밀한 구성을 통해 통쾌함을 강조하려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이렇게 드라마적인 요소를 강조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코미디 요소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할리우드 최고의 코미디 배우 에디 머피의 비중도 그다지 크지 않다. 미국식 웃음 코드가 많아 극을 따라가면서 편하게 공감할 수 있는 대목 또한 그리 많지 않다. 다만 꼭대기에 수영장이 있고 뉴욕 맨해튼의 전경을 180도로 볼 수 있는 초호화 아파트 내부 등 눈요깃거리는 충분하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뉴욕의 랜드마크인 트럼프 타워에서 촬영을 일부 진행하기도 했다. 최고급 아파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비애도 비교적 잘 녹아든 편이다. 재미있는 설정을 좀 더 설득력 있고 재미있게 풀어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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