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스릴러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케이윌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성공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개장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누리집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954
  • 5일간 만화·애니 축제… ‘한여름의 추억’ 만들어요

    5일간 만화·애니 축제… ‘한여름의 추억’ 만들어요

    국내 최대 만화·애니메이션 축제인 ‘제16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2012’가 오는 18~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와 CGV명동, 서울애니시네마 등지에서 열린다. ‘두근두근 행복 파라다이스’를 메인 테마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SICAF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만화·애니메이션 전시 ▲만화애니메이션산업마켓(SPP)의 3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세계 5대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자리 잡은 ‘SICAF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는 세계 유수의 페스티벌과 평단에서 인정받은 작품들이 대거 선보인다. 30개국 152편의 영화가 공식 경쟁부문 본선 진출작으로 확정됐으며, 올해 개막작으로는 이냐시오 페레라스 감독의 ‘노인들’이 선정됐다.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노인들의 소소한 일상과 우정을 완성도 높은 영상과 따뜻한 감성으로 풀어낸 스페인 애니메이션이다. 국내 최초로 잔혹 스릴러 애니메이션을 표방해 화제를 모았던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과 수족관 속 물고기들을 통해 현대사회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다룬 이대희 감독의 ‘파닥파닥’은 장편 부문 본선에 올랐다. 이 밖에 ‘알로이스 네벨’, ‘고슴도치 조지’ 등 국내외 300여편의 작품이 5일 동안 상영된다. 여름방학 특강 시간엔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신작 ‘메리다와 마법의 숲 Brave’ 제작에 참여한 한국 아티스트들이 들려주는 ‘픽사 이야기’, 월트 디즈니와 워너 브러더스 등에서 다수의 장편 프로젝트에 참여한 애니메이터, 마이크 윙 감독이 전하는 ‘애니메이션 타이밍’ 등 다양한 콘퍼런스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SICAF 전시’ 부문에서는 지난해 SICAF 코믹어워드 수상자인 김산호 화백의 특별전을 비롯해 한국 야구만화의 모든 것을 감상할 수 있는 ‘달려라, 야구만화로!’, 미국의 인기 만화 가필드를 주제로 한 ‘내 이름은 가필드’ 등의 기획 전시가 열린다. ‘라이파이’의 김산호, ‘스바루’의 소다 마사히토 작가 사인회, 이현세와 허영만 등 대표 야구만화 작가의 토크 콘서트 등의 이벤트도 마련된다. SICAF 전시 입장권은 성인 8000원, 중·고생 6000원, 초등학생 및 유아는 3000원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살인용의자, 도주중 살인범 쫓는 경찰로 영화 캐스팅

    살인용의자, 도주중 살인범 쫓는 경찰로 영화 캐스팅

    살인혐의로 경찰에 쫓기던 용의자가 살인범을 쫓는 경찰로 영화에 캐스팅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호주 브로드워터에 사는 조나단 스탠버그(46)는 이웃인 에드워드 켈리(51)를 살해하고 도주해 현지 경찰에 수배를 받다 이달 초 체포됐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황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스탠버그가 도주 이틀 만에 한 영화에 오디션을 본 것. 이 영화는 휴고 위빙이 출연하는 스릴러물로 10대 소녀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에서 스탠버그는 오디션을 통과해 경찰역으로 낙점을 받았으나 실제 출연하지는 못했다. 이같은 사실은 영화 제작사 측으로부터도 확인됐다. 오히려 제작사 측이 영화 홍보차 이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것. 영화의 조감독 마크 인그램은 “한 호텔에서 오디션을 진행했는데 스탠버그는 매우 신사적인 사람이었다.” 면서 “발음도 매우 정확하고 군대 경험으로 총기를 잘 다뤄 경찰역으로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이어 “몇차례 그와 만났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 출연을 못하게 됐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면서 “나중에 살인용의자라는 사실을 알고 모두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살인범을 쫓는 경찰로 영화에 출연할 뻔한 스탠버그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 거대한 숲에서 인간의 자기 모순과 추함을 보다

    거대한 숲에서 인간의 자기 모순과 추함을 보다

    “숲에서 부엉이가 울고 나무들이 달려든다고요.”(40쪽) 편혜영(40)이 쓴 장편소설 ‘서쪽 숲에 갔다’(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읽는 내내 이 구절을 챙겨야 한다. 보통 소설이라는 것이 읽어 가면서 플롯을 이해하고 주인공과 동일시하면서 결과적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그래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주요한 지점마다 미궁에 빠지는 느낌이다. 이런 식이다. 가사 문제 변호사 이하인은 어느 날 실종된 형 이경인을 찾아 나선다. 이경인은 산의 관리인으로 있었다. 그리고 실종되기 전 병원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해 ‘부엉이~’ 운운한다. 형은 자신의 치통 등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이하인에게 폭력을 가해서, 이하인은 어린 시절 형이 죽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기를 꿈꿔 왔다. 탐정이 된 듯 이하인은 주민들에게 수소문한다. 2주 전에 관리인으로 부임한 박인수, 세탁소 주인 최창기, 서점 주인 한성수, 술집 주인 이안남, 관리소의 진 등이다. 그런데 이하인이 형을 찾지도 못했는데 뺑소니 트럭에 치여 죽고 만다. 어처구니없는 1부의 끝이다. 적자 서점을 12년째 운영하는 한창기는 진에게 빚이 있지만, ‘그 숲에서 한 일, 그동안 목격한 것, 그가 공모자로 가담한 일 모두가 담보였다.’고 말해 무엇인가가 엄청난 음모가 숨겨져 있다는 암시를 팍팍 해 놓았다. 때문에 실망과 맥빠짐을 정리하고, 실종된 이경인도 찾아야 하니까 2부에 기대를 걸어야 했다. 그러나 2부에서 형은 잊혀진다. 대신 새로운 관리인 박인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박인수는 전도양양한 회사원이었지만, 이직에 실패하면서 인생이 무너져 내렸다. 하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지만 계속 미역국을 먹는 박인수는 점차 술에 의존해 살아간다. 술에 취해 자살을 시도했고, 자살에 실패한 날 외동아들 세오를 집어던져 머리를 다치게 한다. 그 결과 세오는 아토피를 앓게 되고, 아빠를 두려워한다. 인생에 실패해서 술을 마시는지, 술을 자꾸 마셔서 삶이 실패하는지 선후가 헷갈리게 된다. ‘악마가 사람을 일일이 찾아다니기 어려울 때는 대리로 술을 보낸다.’는 프랑스 격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3부는 세탁소 주인 최창기, 서점 주인 한성수, 술집 주인 이안남, 관리소 진의 과거사가 펼쳐진다. 마치 만화가 윤태호의 ‘이끼’가 떠오르는 인생들이다. 마치 진은 이끼의 이장 같고, 나머지는 어떤 엄청난 일의 공모자들로 보인다. 남자 형제 사이의 이 갈리는 폭력을 그리면서 로펌 사무장의 입을 통해 “안 친한 가족이 널렸습니다. 게다가 가족보다 친하다는 말은 가족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에 비해서 친해 보인다는 것이지 속을 다 내보일 정도로 친한 건 아닙니다. 어쩌면 가족보다 더 지독한 관계일 수도 있고요.”라며 그 일당의 관계를 암시했다. 그런데 진과 그 일당이 저질렀다는 불의나 범죄는 변호사 이하인을 교통사고사로 위장해 살해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 사소하다면 사소하다. 따라서 불안과 공포를 따라서 이 소설을 독해해 나갔다면 심각한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도대체 이 소설이 뭐냐? 이경인에서 박인수로, 박인수에서 또 다른 관리인으로, 그것도 알코올 중독자를 또 고용해 똑같은 사건이 반복적으로, 안과 밖이 다르지 않고 끝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결론 없이 진행될 것을 암시한다. 우리 사회는 거대한 음모도 아닌 사소한 음모에 결탁돼 타인을 이용하고 기망하면서, 술에 취해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취중 현실인지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끝내 깔끔한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탐정소설은 아니다. 스릴러 장르 소설 같기도 하지만, 끝내 순수소설이라고 내세우는 이유가 바로 이런 작자의 의도에 있는지도 모른다.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인 작가는 2007년 한국일보문학상을 시작으로 이효석문학상(2009), 오늘의 젊은예술가상(2010), 동인문학상(2011)을 수상했는데, 다수의 문학상을 휩쓸 만한 내공을 느낄 수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영화프리뷰] ‘더 레이븐’

    [영화프리뷰] ‘더 레이븐’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천재 추리 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 그가 죽기 전 5일간의 알려지지 않은 행적을 재구성한 영화가 ‘더 레이븐’이다. 그의 소설 6편에 들어 있는 살인사건을 영화 속 모티브로 차용한 이 작품은 기존의 전기 영화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영화의 배경은 기괴한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미국 볼티모어의 한 빈민가. 사건 현장을 본 베테랑 수사관 필즈(루크 에번스)는 연쇄살인사건에서 에드거 앨런 포(존 쿠삭)가 쓴 추리소설 ‘모르그가의 살인’에 나오는 살인 장면을 떠올리고 포를 찾아 자문을 구한다. 연쇄 살인사건이 자신의 소설로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을 믿지 않던 포. 하지만, 자신의 애인 에밀리(앨리스 이브)이 납치되고, 범인이 ‘연인을 살리고 싶거든 내가 주는 단서를 인용한 소설을 내일 아침 신문에 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기자 사건 해결에 직접 뛰어든다.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이 연쇄 살인범의 살인 도구가 된다는 독특한 설정에서 시작된 영화는 살인범이 소설 속 살인을 그대로 인용한 시체들을 단서로 포를 유인하는 과정을 통해 상상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 속에서 흥미를 유발한다. 하지만, 빠른 전개과 팽팽한 긴장감, 예상치 못한 반전 등을 내세운 요즘 스릴러 영화와는 거리가 있다. 당시의 분위기를 살렸다고는 하지만 마치 고전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린 호흡과 치밀하지 못한 구성, 다소 구닥다리 같고 답답한 인상은 이 영화의 단점이다. 살인 사건이 등장하면서 수위가 높은 잔인한 장면도 자주 등장한다. 에드거 앨런 포 역을 맡은 존 쿠삭은 연인을 구하고 범인을 추격하려고 필사적인 글쓰기에 매달리는 주인공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하지만, 캐릭터가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편은 아니다. 극의 중심을 잡는 필즈 역의 루크 에번스의 연기는 볼 만하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와 정지훈의 할리우드 데뷔작 ‘닌자 어쌔신’을 연출한 제임스 맥티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7월 5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배트맨 한판 붙자”… 충무로 스타군단 맞짱 뜬다

    “배트맨 한판 붙자”… 충무로 스타군단 맞짱 뜬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7~8월을 앞두고 영화계는 지금 ‘폭풍 전야’다. 지난해 여름 ‘최종병기 활’ 등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이 강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앞세운 할리우드 대작들의 공습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영화는 액션, 코미디, 스릴러, 사극 등 다양한 장르와 풍성한 이야기로 승부수를 띄웠다. 올여름 할리우드 공습에 맞설 한국 영화 빅 8를 짚어봤다. ●100억대 대작…물량 對 물량 올여름은 예년에 비해 한국 영화 대작이 줄었다지만 그래도 100억원대 블록버스터 두 편이 개봉해 체면치레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총 14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도둑들’(7월 25일 개봉)은 단연 군계일학이다.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수현, 오달수, 김해숙 등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초호화 출연진이 등장하며 ‘한국판 어벤져스’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타짜’와 ‘범죄의 재구성’ 등 범죄 액션물에 일가견을 보인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 감독은 최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한 주 먼저 개봉하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의 경쟁에 대해 “배트맨이 꿈에 나올 정도지만 대결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우리 배우들이 가진 매력 역시 많은 사람이 좋아해 줄 것이라 믿고 있다.”면서 기대와 부담감을 동시에 밝히기도 했다. 정지훈(비)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인 ‘R2B: 리턴 투 베이스’도 100억원이 넘게 투입된 항공 블록버스터. 이 작품은 올해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후반 작업에 공을 들이며 분위기를 쇄신해 오는 8월에 개봉한다. 하늘에 인생을 건 전투기 조종사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으로 신세경, 유준상 등이 출연한다. ●여름철 대표선수 공포 스릴러 누가 뭐래도 여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는 공포·스릴러다. 새달 5일 여름 성수기 시장의 포문을 여는 ‘연가시’는 인간의 뇌를 조종해 자살하게 하는 살인 기생충 연가시를 소재로 한 재난 공포 영화. 연가시는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괴담이 퍼지면서 유명해진 기생충으로, 영화 개봉에 맞춰 인터넷에 동명 웹툰을 공개하는 등 입소문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연가시에 감염된 가족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장 재혁 역은 연기파 배우 김명민이 맡았다. 7월 19일 개봉하는 영화 ‘이웃사람’은 만화가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스릴러 영화. 이웃집 소녀가 연쇄 살인범에게 살해당한 뒤 의문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서로 의심하는 이웃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세븐데이즈’에서 납치당한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변호사로 출연했던 김윤진이 이번에는 딸을 죽인 연쇄 살인범에게 맞서는 엄마 역으로 다시 한번 모성애 연기를 펼친다. 천호진, 마동석, 김성균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고 아역 배우 김새론이 1인 2역에 도전한다. ●윤제문 VS 박진영 코미디 대결 무거운 영화들 사이에서 틈새시장을 노리는 코미디물도 있다. 새달 12일 개봉하는 ‘나는 공무원이다’는 개성파 배우 윤제문의 첫 영화 주연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어떤 일에도 흥분하지 않는 ‘평정심의 대가’ 7급 공무원이 홍대의 문제적 인디밴드를 만나면서 인생 최대의 위기를 겪는다는 이야기로 그동안 각종 드라마와 연기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인 윤제문이 발랄한 생활 밀착형 코미디 연기로 변신을 꾀한다. 윤제문의 코미디 연기에 도전장을 내민 사람은 배우가 아닌 가수 박진영이다. 그가 생애 처음으로 영화배우에 도전하는 ‘500만불의 사나이’는 7월 19일 개봉을 확정했다. 500만불 전달을 명한 뒤 자신을 죽이고 돈을 빼돌리려는 상무의 음모를 알게 된 회사원이 대반격에 나선다는 이야기다. ‘추노’와 ‘7급 공무원’의 제작진이 만든 코믹 추격극이다. 첫 영화 주연을 맡은 두 배우의 코믹 연기 경쟁에 관심이 쏠린다. ●신토불이의 힘…사극 2편 출격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습이 조금 느슨해지는 8월에 사극 두 편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사극 ‘최종병기 활’이 8월에 등장해 여름 극장가의 다크호스가 됐던 선례를 따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8월 9일 개봉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당시 권력의 상징이었던 얼음을 얻고자 서빙고를 털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사극이다. 차태현이 얼음 전쟁을 도모하는 리더 역을 맡아 생애 첫 사극에 도전하고 오지호가 조선 제일의 무사로 출연한다. 8월에 개봉할 예정인 ‘나는 왕이로소이다’도 신분이 뒤바뀐 세자와 노비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사극. 왕세자의 자리가 부담스러운 세자 충녕이 궁에서 탈출하고 우연한 사고로 그와 꼭 닮은 노비 덕칠이 충녕 행세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군 복무 후 3년 만에 돌아온 주지훈의 복귀작으로 그는 1인 2역에 도전한다. 화끈한 물량 공세는 없지만 어느 때보다 다양한 상차림에 충무로도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 영화 ‘도둑들’의 배급을 맡은 쇼박스의 최근하 과장은 “할리우드 대작들의 공세가 예상되지만 한국적인 소재와 연기파 배우들이 포진한 국내 영화 라인업도 충분히 알차고 강점이 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미쓰고’ 주연 고현정 “시사 때 눈물났죠…함께 고생한 생각나서”

    ‘미쓰고’ 주연 고현정 “시사 때 눈물났죠…함께 고생한 생각나서”

    2011년 5월 충무로의 뜨거운 관심 속에 ‘미스고 프로젝트’가 크랭크인됐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서 함께 단편영화를 찍던 90학번 정범식 감독, 장소정 (영화제작사) 도로시 대표, 그리고 배우 고현정이 20년 만에 의기투합했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전체 분량의 30%쯤이 끝난 8월 초 부산 촬영이 중단됐다. 공식 해명은 쏟아진 비 때문이었다. 곧이어 감독이 바뀌었는데, 정 감독의 건강악화가 교체 사유라고 제작사 측은 밝혔다. 결국 ‘달마야 놀자’(2001)의 박철관 감독이 바통을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는 완성됐다. 그 사이 제목은 ‘미쓰고’로 바뀌었다. 영화는 공황장애를 앓는 천수로(고현정)가 수상한 수녀의 심부름을 하다가 500억원짜리 마약·위조지폐 범죄 조직의 다툼에 휘말리면서 인생이 뒤바뀌는 소동극이다. 범죄 스릴러와 코미디를 버무린 영국 감독 가이 리치의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 ‘스내치’를 떠올리면 될 듯하다. 고현정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성동일, 이문식, 유해진, 고창석, 박신양 등 입이 벌어질 만한 캐스팅을 했다. 그럼에도 영화의 완성도는 후한 점수를 받기에는 엉성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선덕여왕’의 미실, ‘대물’의 서혜림 등 카리스마 여걸을 도맡던 고현정과 건달, 악역 전문이던 유해진의 변신은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20일 서울 사간동 카페에서 고현정을 만났다. CF 촬영과 토크쇼 ‘고쇼’의 준비 탓에 지쳐 보였고,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그래도 트레이드 마크인 ‘물광 피부’는 명불허전이었다. 고현정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지금 아니면 언제 하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에선 강한 역할만 들어오는 나의 18~19살 때를 기억하는 친구들이라 이런 역을 제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의 결혼(1995년) 못지않게 시끄러웠던 이혼(2003년). 이후 2005년 드라마 ‘봄날’로 복귀한 고현정의 연기 인생 2막은 ‘선덕여왕’ ‘대물’ 등 ‘갑’(甲)의 위치에 선 강한 캐릭터가 주를 이뤘다. 고현정은 “다시 일을 시작할 무렵 만난 분들은 날 어른으로 대했다. 그런데 난 어른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결혼과 이혼, 아이도 낳았지만 서툴고 미숙하고 불안했다. 물론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딴에는 재벌집에도 갔다가 오고 이혼도 했으니 센 듯 보이는 게 세상 사람들의 예상치에 맞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설명했다. ‘미쓰고’의 천수로 캐릭터는 관객은 물론 본인에게도 어색했다. “소리를 마구 질러대는 강한 역할을 할 땐 살아왔던 경험에서 도움받을 수 있다. 천수로는 전혀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캐릭터였다. 너무 오버하지 않도록 경계했다. 자칫 공황장애를 앓는 분들에게 잘못된 선입견을 덧씌우는 건 옳지 않기 때문이다.” 개봉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감독 교체 과정에서 소문이 무성했기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 질문을 받고도 한참 침묵을 지키던 고현정은 “마음고생은 내가 가장 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 감독을 비롯해 이 영화로 입봉하는 스태프들이 많았다. 위기가 왔을 때 그분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겠나.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개봉하는 게 맞다. 좌초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개봉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사 때는 집중할 수 없었다고 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박 감독과 스태프들 생각도 나고, 8개월가량을 부산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찍은 순간들이 스쳐 갔다.”고 털어놓았다. ‘미쓰고’는 그의 첫 번째 상업 영화다. ‘해변의 여인’(2006),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8), ‘여배우들’(2009)은 저예산으로 제작된 소규모 개봉 영화였다. 흥행 부담도 있을 법했다. 영화의 순제작비는 53억원. 프린트 수급과 홍보마케팅 비용(P&A)을 포함한 총제작비는 70억원을 웃돈다. 200만명이 영화를 봐야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한다. 관객 숫자를 점쳐 달라는 질문에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난 그런 건 진짜 모르겠다.”며 배시시 웃었다. 이어 “제작자(장소정 대표)가 친구여서 더더욱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기적으로 생각하면 (잘 안된다고 하더라도) ‘고현정, 역시 영화는 안돼.’란 소리만 듣고 넘어가면 그뿐이다. 하지만 투자·제작사엔 잔인한 일이다. 또한 이름 없이 고생한 스태프들도 있다. 그래서 책임감도 느껴진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요즘 연기 외에도 TV 토크쇼와 영화전문지의 인터뷰어(객원기자)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어떤 일이 가장 재밌냐고 물었다. 손가락 끝을 물어뜯고 한참 생각했다. “다 재밌다고 해야 하는 건가? 솔직히 재밌는 일이 하나도 없다. 다 힘들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사소한 일까지 관심받고 질문을 당하는 게 고맙고 즐거운 일이다. 내가 이 자리에 강제로 있는 게 아니다. 못해서 난리를 칠 때도 있었다. 다 원했던 일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뭐든 ‘싫어, 싫어’가 입에 붙어 버린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역지사지의 상황을 경험해 보는 인터뷰어 일은 흥미롭다. 그러고 보니 그 일이 가장 즐거운 것 같다.”며 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여성 10명 중 1명, 사귄 남성 숫자 속여”

    여성 10명 중 1명은 새로운 남성을 사귀게 되면 기존에 자신이 사귄 남성의 수를 속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20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더 선이 보도했다. 또한 젊은 여성일수록 새로운 남성을 사귈 때 진실을 감추려는 경향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들이 고백한 가장 많은 거짓말은 과소비에 대한 것으로, 여성 26%가 자신이 사들인 물건의 비용에 대해 얼버무리고 넘어간다고 밝혔다. 또한 미혼 여성의 20%는 자신의 몸무게를 6%는 실제보다 젊게 나이를 속인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거짓말을 하는 여성보다 남성은 훨씬 더 질 나쁜 거짓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1년에 사소한 것을 포함한 거짓말을 평균 537차례 하는 데 반해, 남성은 무려 650차례의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이 하는 가장 흔한 거짓말은 약속 시간에 늦거나 집에 도착하기로 한 시간보다 늦어질 때 하는 변명으로 나타났다. 이어 남성의 20%가 술에 취했을 때 자신이 마신 술의 양을 속인 적 있다고 인정했다. 특히 남녀 모두는 진실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자신이 말한 거짓말을 사소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5명 중의 1명이 자신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거짓말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으며 이 중 4분의 1이 친구와 가족에게 심문을 당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거짓말로 모면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에 대한 이번 연구는 덴젤 워싱턴 주연의 스파이 스릴러 영화 ‘세이프 하우스’의 DVD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 진행됐다. 영화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영국인이 다양한 상황 속에서 쉽게 하게 되는 거짓말을 보여준다.”면서 “거짓말을 당하는 주요 피해자는 남녀 모두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우리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다치게 하는 진실을 감춘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사소한 거짓말은 실제로 자신의 체면을 세우거나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생각하는 안 좋은 점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영화프리뷰] ‘페이스블라인드’

    [영화프리뷰] ‘페이스블라인드’

    초등학교 교사 애나(밀라 요보비치)는 친구들과 술집에서 질펀한 수다를 떨고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범죄 현장을 목격한다. 면도칼로 여인의 목을 긋고서 성관계를 시도하던 연쇄살인범 ‘티어저크 잭’과 마주친 것. 범인의 손아귀를 피해 다리에서 바다로 몸을 던진 애나는 1주일 뒤 극적으로 의식을 회복한다. 하지만 애니는 충격 탓에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안면인식장애’를 앓게 된다. 아버지와 동거남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 물론,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조차 시시각각 바뀐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 연쇄살인범은 그녀의 곁으로 대담하게 접근한다. 범죄 스릴러 ‘페이스블라인드’(21일 개봉)는 안면인식장애(Prosopagnosia)란 희귀질병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안면인식장애란 뇌의 오른쪽 후두엽과 측두엽에 외상을 입었을 때 나타나는 인지기능 장애의 일종으로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심한 경우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도 구분할 수 없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 각본을 맡은 쥘리앵 마그나 감독은 연쇄살인사건 목격자가 다음 표적이 되지만, 안면인식장애를 앓는 탓에 범인을 알아보지도 못한다는 아이러니한 설정을 통해 다른 스릴러 영화와 차별성을 노린다. 하지만, 범죄현장의 목격자(주로 여자다)가 질병 혹은 장애 탓에 범인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설정이 새로울 건 없다. 연쇄살인사건의 유일한 증인이지만 앞을 보지 못하는 여주인공(우마 서먼)이 살인마의 위협을 받는 ‘제니퍼 에이트’(1992)가 대표적이다. 여주인공이 자신을 보호하던 형사(앤디 가르시아)와 사랑에 빠진다는 점까지 ‘페이스블라인드’와 빼닮았다. ‘어두워질 때까지’(1967) ‘무언의 목격자’(1994)는 물론, 흥행과 평단의 고른 지지를 얻은 한국영화 ‘블라인드’(2011) 역시 비슷한 설정에서 출발했다. 결국, 스릴러 영화의 성패는 관객으로 하여금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고 ‘후 던 잇’(who done it·누가 범인일까) 게임을 하도록 만드느냐에 달려 있을 터. 마그나 감독도 중반까지는 범인으로 의심받을 만한 ‘미끼’들을 하나둘 던진다. 하지만, 웬만큼 스릴러 영화를 본 관객에겐 너무 쉬운 가짜 미끼뿐이다. 막바지에 애나가 안면인식장애를 앓는 점을 적극 활용한다. 커레스트 형사(줄리언 맥마혼)와 닮은 용의자가 권총을 들고 대치하면서 관객과 애나 모두 헷갈리도록 한다. 그러나, 애나-커레스트 형사-용의자의 대치 구도를 너무 끌다 보니 긴장감보다는 피로함이 앞선다. 차라리 범인의 캐릭터에 공을 들이거나 살해동기에 살을 붙였어야 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미쟝센 단편영화제 28일 개막

    해마다 새로운 감각과 재기 발랄한 상상력으로 장르의 한계를 뛰어 넘는 단편 영화를 발굴해 온 ‘제11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장르의 상상력전’이 오는 28일부터 새달 4일까지 CGV 용산에서 열린다. 올해 총 926편의 작품이 몰리면서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본편 상영작 60편이 선정됐다. 출품작들은 ‘비정성시’(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 17편,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멜로드라마) 13편, ‘희극지왕’(코미디) 10편, ‘절대악몽‘(공포 판타지) 10편, ’4만번의 구타‘(액션 스릴러) 10편 등 총 60편의 작품이 경쟁 부문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된다. 영화제 측은 “기발한 상상력과 완성도까지 갖춘 작품들이 대거 출품되어 예심부터 치열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올해 국내초청 부문에서는 두 개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배우 한예리 특별전’은 미쟝센에서 ‘심사위원특별상-연기부문’을 수상하고 최근 영화 ‘코리아’에 출연한 배우 한예리를 집중 조명한다. ‘여행에 관한 짧은 필름’에서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즐거움과 새로운 시작을 위한 활력을 안겨주는 다양한 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극장 밖 자연에서 관객들과 만나는 야외 상영에서는 ‘서울, 도시를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서울과 도시를 다룬 영화를 상영한다. ‘도시’, ‘서울사는 고양이’ 등 도시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과 사람 사이의 관계 맺음을 잘 그려낸 영화를 소개한다. ’한 여름밤의 꿈’ 섹션에서는 야외에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며, 지난해 수상작들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전도 마련된다. 한편 영화제 측은 지난 4일 손가락과 효과음만으로 다섯 가지 장르를 표현한 개성 넘치는 ‘리더 필름’을 공개했다. 본격적인 영화제의 시작을 알린 것. 영화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과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밴드’의 이권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별도의 음악을 사용하지 않고 드럼, 비명, 웃음, 폭탄 소리 등 효과음들로만 작업해 눈길을 끌었다. 미쟝센 영화제는 지난 2002년 이현승, 김대승, 박찬욱, 봉준호, 허진호, 김지운, 류승완 등 국내 대표 감독들이 한국영화의 기초 자산인 단편영화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후배 감독들을 양성하자는 취지로 기획됐으며, 올해 대표 집행위원은 영화 ‘건축학개론’을 연출한 이용주 감독이 맡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영화프리뷰] ‘더 씽’ 14일 개봉

    [영화프리뷰] ‘더 씽’ 14일 개봉

    ‘SF 스릴러의 바이블’로 불리는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의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로 주목 받은 영화 ‘더 씽’. ‘괴물’은 남극 대륙 연구기지에 있던 과학자들이 외계인 비행선을 발견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 ‘후 고스 데어’(Who goes there)에 영감을 얻은 존 카펜터 감독이 1982년 발표한 영화로 SF 스릴러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로부터 30년 뒤 기획된 ‘더 씽’은 ‘괴물’의 도입부에 언급되는 외계 생물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가 전멸한 노르웨이 기지 대원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만들었다. 영화는 곳곳에 ‘괴물’과 이어지는 연결 고리들을 배치해 원작과의 연관성을 강조한다. 영화의 마지막에 노르웨이 대원들이 기르던 개 한 마리가 기지를 빠져나가는 장면이 설원을 질주하는 한 마리의 개를 헬기가 뒤쫓는 ‘괴물’의 오프닝과 이어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괴물’의 프로듀서로 참여한 원년 멤버 데이비드 포스터를 비롯해 할리우드의 베테랑 제작진이 대거 참여한 ‘더 씽’은 기존의 스릴러는 물론 공포 영화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영화다. 이야기는 고생물학자 케이트 박사(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가 빙하 시대 이전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파악되는 구조물과 그 안에 있는 외계 생명체를 발견한 노르웨이 탐사팀의 요청을 받고 남극 대륙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그날 밤 빙하 속에서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깨어나면서 기지는 공포에 휩싸인다. 괴생명체는 세포를 모방해 인간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변신한다. 영화에서 공포감을 안겨주는 핵심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기괴한 모습으로 변하는 괴생물체다. 혈관과 근육까지 생생하게 느껴지는 이 생명체는 사실적이면서도 공포스러움을 강조한다. 이 역시 CG 대신 인간의 몸에 새로운 재료를 붙이거나 변형하는 특수 분장을 사용했던 존 카펜터 감독의 프로스테틱스 기법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이와 함께 영화는 사람의 모습을 한 괴생물체의 출현으로 서로 믿을 수 없게 된 탐사팀 대원들의 불신과 그로 인한 대립과 갈등 구조로 긴장감을 강화한다. 하지만, 원작 영화 ‘괴물’에 대한 관심이나 사전 지식이 없으면 영화의 재미가 덜 할 수 있고, 충격적인 비주얼에 비해 스토리나 구성의 짜임새가 허술하다는 것은 단점이다. 특히 음산한 분위기에서 수시로 튀어나오는 괴생물체는 공포 물을 싫어하는 관객이라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14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난, 배우 이제훈… 어제는 샛별 이제는 스타

    난, 배우 이제훈… 어제는 샛별 이제는 스타

    영화 ‘건축학개론’과 드라마 ‘패션왕’으로 올 상반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비며 맹활약한 배우 이제훈(28). 올 초까지만 해도 그의 이름 앞에는 ‘충무로의 샛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지만, 불과 6개월만에 청춘스타로서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뚜렷이 각인시켰다. 그 반년을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제훈을 만났다. →데뷔 5년 만에 스타덤에 올랐는데, 달라진 인기를 실감하나. -‘건축학개론’이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동시에 ‘패션왕’으로 매주 TV로 인사를 드려서인지 팬층이 넓어진 것 같다. 그동안 ‘파수꾼’, ‘고지전’ 등 주로 영화 쪽을 다져서 젊은층에게 인지도가 있었는데, 이제는 초등학생은 물론 아저씨, 할아버지도 알아봐주셔서 참 신기했다. 스타라고 하기엔 아직 멀었지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만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올 상반기 영화와 TV 드라마를 종횡무진했는데. -연기를 배우고 출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많은 분들의 사랑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무리인 줄 알면서도 올해 영화 두 편과 드라마 한 편을 욕심내기 잘한 것 같다. 배우에게 좋은 작품은 축복과 같다. →‘건축학개론’의 어린 승민과 ‘패션왕’의 재혁은 너무나 상반된 캐릭터였다. -영화가 개봉한 뒤 드라마에서 저를 보시고 마치 다른 사람 같다면서 낯설어하는 분들이 계셨다. 저 역시 두 사람 모두 제가 연기한 인물인데, 흥미롭고 신기했다. 드라마 1회가 나간 뒤 어색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모두 제 안에서 창조된 인물이니까 시간이 흘러서 다른 연기를 보인다면 편하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재혁이 워낙 극과 극을 오가는 인물이라 연기하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재혁은 겉으로는 남부러울 것 없는 재벌 2세지만, 내면의 아픔과 진솔함을 끌어내려고 했다. 재혁은 성공과 사랑을 쟁취하고 싶은 욕망이 큰데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커 괴로워한다. 그래서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면 화를 내고 분노하고 과격한 언행을 일삼는다. 처음에는 저도 재혁이 다가가기 힘든 차가운 캐릭터였지만, 후반부에 순수한 사랑을 느끼고 순종적으로 변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따뜻한 사람으로 변모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 →재혁은 가질 수 없는 사랑에 집착하는 인물로 나왔는데 본인도 그런 경험이 있나. -그 정도까지 사랑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표현했는데 받아주지 않아서 그 사람의 앞날을 위해서 포기한 적은 있다. 나에게는 연기가 그런 대상인 것 같다. 해야 될 연기가 있으면 편하게 쉬지 못하는 성격이다. 감독님이 오케이를 하셨는데도 뭔가 더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면 한번 더 찍자고 하거나 스스로 연기에 만족하지 않으면 끝까지 그만두지 않는 버릇이 있다. →언제 다시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드나. -진심을 다해서 연기를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거나 과연 그 진심이 이 작품 안에서 옳은 방향으로 연기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때다. →‘건축학개론’이 역대 한국 멜로 영화 1위에 올랐는데, 예상은 했나. 특히 어린 승민에 감정 이입한 남성 관객들이 많았는데. -세월이 지나더라도 좋은 시나리오로 작업한다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멜로 영화 1위가 될 줄은 몰랐다. 그 시대에 캠퍼스 생활을 경험한 분들에게 첫사랑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여자분들 입장에서는 소심한 승민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표현하고 싶고 알리고 싶은 데 방법을 몰랐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나도 첫사랑의 추억이 연기에 영향을 준 것 같다. 1990년대에 초등학생이었지만, 노래나 의상 등 그 시대의 정서와 비슷한 면이 많다. →순수한 승민과 차가운 재혁 중 실제 이제훈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중간 쯤 되는 것 같다. 분명히 누군가 좋아하는데 있어서 어떻게 표현할까 전전긍긍하겠지만,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과감하게 다가갔을 것이다. 연기자로서는 다양한 모습을 선보일 수 있어서 둘 다 좋다. →올 상반기 자신의 연기 성적표에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 될 것 같다. 모니터를 할 때마다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보인다. 다음 작품을 만나게 되면 70~80점을 스스로 매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영화와 달리 드라마 현장에서 어려웠던 점은. -이틀, 사흘 밤을 새우면서 촬영하는 드라마 현장은 신세계 같았다. 어디로 흘러갈 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사나 장면이 바뀔 때 더욱 힘들었다. 쉬는 시간에도 연기를 잘 하려고 계속 대본을 보다 보니 나중에 꿈에서도 연기를 하고 있더라. 자고 일어나도 피곤이 풀리지 않았다.(웃음) →주로 남자 배우들과 연기하다가 또래 여배우들과 연기하니 어땠나. -영화와 드라마에서 멜로 장면이 많아 걱정이 앞섰다. 특히 키스신은 막상 해보니까 떨리기도 하고 너무 어려웠다. 배우와 너무 가까이 붙어 있는데다 상대방이 화면에 예쁘게 나와야 하기 때문에 촬영이 쉽지 않았다.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고려대 생명공학과(세종캠퍼스)를 자퇴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재입학한 사실이 화제를 모았는데. -원래 좋아하는 수학과 과학을 살려 생명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는데, 대학 2학년까지 다니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묻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 앞에서 재롱 떨고 장기자랑하는 것을 좋아했다. 연기를 제대로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휴학을 하고 극단에 들어갔다. 2008년 한예종에 들어가 연극, 뮤지컬, 단편 영화 작업을 하면서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 -워낙 안해본 연기가 많아서 액션이나 스릴러 등 주어지는 대로 다 해보고 싶다.(웃음) 꽃미남 배우는 아니지만, 작품을 할 때마다 역할에 잘 어울리는 자신의 외모에 만족한다는 이제훈. 그는 항상 궁금하고 보고 싶게 만드는 배우가 되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속이 꽉찬 ’진짜 배우‘의 등장에 마음 한 켠이 든든해졌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2012 여름 극장가 ‘호러빅뱅’

    2012 여름 극장가 ‘호러빅뱅’

    때 이른 무더위에 공포물도 예년보다 일찍 극장가를 찾아왔다. 올여름 극장가는 한국, 미국, 일본 등 국가별로 다양한 공포물들이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준비를 하고 있다. 7~8월 할리우드 영화의 대 공습 속에서 누가 호러영화의 자존심을 지킬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올여름 호러물 빅4를 만나본다. ●‘미확인 동영상’ vs ‘두 개의 달’ 국산호러 출사표 지난해 여름 국내 공포 영화의 흥행 성적은 참담했다.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 ‘기생령’ 등이 경쟁을 펼쳤지만 미국 블록버스터의 총공세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여고괴담’ 시리즈와 ‘고사’로 이어졌던 한국형 공포 영화의 명맥도 자연스럽게 끊겼다. 올해는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두 편의 한국 영화가 출사표를 내밀었다. 올해 첫 공포영화로 30일 개봉한 ‘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는 클릭하는 순간 죽음이 시작되는 저주 걸린 동영상을 본 자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인터넷 동영상 괴담을 소재로 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폐쇄회로(CC)TV 등 생활 속에 익숙한 디지털 환경에서 벌어지는 인터넷 마녀 사냥 등 사회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 ‘령’과 ‘므이’에서 개성 있는 공포 감각을 뽐냈던 김태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세 번째 공포물에 도전한 김 감독은 “누구나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의 공포를 담아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인공은 영화 ‘과속스캔들’의 헤로인 박보영이 맡아 4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다. 박보영은 동영상 저주에 걸린 동생을 구하기 위해 동영상의 실체를 파헤치는 언니 세희 역을 맡아 귀여운 이미지를 벗고 강렬한 눈빛과 강인한 모습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배우 주원이 세희의 남자친구 준혁 역으로 열연했다. 한편 7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두 개의 달’은 한국판 ‘링’으로 불렸던 ‘레드아이’를 연출한 김동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여고괴담 3-여우계단’, ‘요가학원’ 등의 공포물에 출연했던 박한별이 세 번째로 ‘호러퀸’에 도전한다. ‘두 개의 달’은 아침이 오지 않는 밤, 벗어날 수 없는 숲 속 외딴집이라는 고립된 시간과 장소를 배경으로 이유도 모른 채 만나게 된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공포물. 박한별은 비밀을 간직한 공포 소설작가 소희 역할로 알 수 없는 존재가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하고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극과 극을 오가는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포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학생 석호 역에는 김지석이 출연한다. ●‘링’ 미공개 신작 vs 뱀파이어 헌터 링컨 대통령 올여름에는 일본과 미국의 3차원(3D) 공포 영화 맞대결도 볼 만하다.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사다코 3D: 죽음의 동영상’은 일본의 대표 공포 캐릭터인 ‘링’의 원혼 사다코를 앞세운 공포 영화. ‘링’ 시리즈의 원작자 스즈키 고지의 2012년 미공개 신작을 원작으로 일본 공포물 최초로 3D를 선보여 극장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의 ‘링’ 시리즈가 원혼에게 공격을 당하거나 원한을 풀어주려는 인물이 주인공이었다면 이 영화에서는 공포의 주체인 사다코를 강조한다. 인터넷 동영상과 각종 모니터를 통해 저주의 원혼이 유포되는 내용을 소재로 학원 폭력과 왕따, 인터넷 악플 등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친다. 사건을 파헤치는 여고 교사 역은 일본의 차세대 호러퀸으로 주목받는 이시하라 사토미가 맡았다. 특히 사다코 시리즈 3부작 중 1편인 이번 영화는 사다코가 공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끝까지 사라지지 않고 다시 부활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에 집중한다. 8월 30일 개봉 예정인 ‘링컨: 뱀파이어 헌터’는 기발한 상상력의 소유자로 통하는 팀 버튼 감독이 제작을 맡아 화제가 된 공포 영화. 이 작품은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사실은 뱀파이어 헌터였다고 주장하는 소설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을 영화화했다. 링컨이 낮에는 정치가, 밤에는 뱀파이어 사냥꾼으로 활약한다는 독특한 콘셉트로 공포와 스릴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가 버무려져 3D로 펼쳐진다. 도끼를 들고 뱀파이어 사냥을 나선 링컨 역은 신예 스타 벤저민 워커가 맡았고, 액션 블록버스터 ‘원티드’를 연출했던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홍보사 아담스페이스의 김은 대표는 “공포 영화는 10대 후반부터 즐기는 장르인 만큼 최근에는 게임이나 동영상 등 정보 기술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를 겨냥한 공포물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최근 공포 영화는 무조건 공포심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상을 반영해 세태를 풍자하고 사회적인 공포 심리를 자극하는 등 내러티브와 메시지를 강조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김윤진 “미드 출연 8년 만에 ‘넘버2’ 됐어요”

    김윤진 “미드 출연 8년 만에 ‘넘버2’ 됐어요”

    불혹을 눈앞에 뒀다. 웬만한 여배우들은 내리막길을 걸을 나이다. 그런데 그는 여전히 상승곡선이다. 배우 김윤진(39) 얘기다. 2004년 미국 ABC 드라마 ‘로스트’의 선(SUN) 역할로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최근 ABC의 13부작 드라마 ‘미스트리스’에 주연으로 전격 발탁됐다. 한국에서는 강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김휘 감독의 스릴러 영화 ‘이웃 사람’도 촬영 중이다.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파리 모델 자격으로 제65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김윤진을 26일(현지시간) 칸 마르티네즈 호텔에서 만났다. 김윤진은 “늘 칸에 오기를 꿈꿨지만 로레알파리 모델로 레드카펫을 밟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면서 “에미상 시상식에서는 레드카펫을 지나면서 인터뷰도 하고 굉장히 길었는데 칸은 시작하자마자 끝나더라. 좀 놀랐다.”며 웃었다. 이어 “다음에는 꼭 주연배우로 오고 싶지만 배우는 캐스팅이 돼야 연기할 수 있는 직업 아닌가. (로레알파리의 모델인 명배우) 제인 폰다는 일흔 살이 넘었는데도 레드카펫에서 20대 여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더라. 차라리 모델을 70살까지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윤진은 25일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코스모폴리스’, 26일 제프 니컬스 감독의 ‘머드’ 공식 상영에 초대받아 로레알 모델 아이시와라 레이, 궁리, 앤디 맥도월 등과 함께 레드카펫에 섰다. 2004년 ‘로스트’ 첫 시즌에 돌입할 때만 해도 김윤진은 미국에서는 완벽한 신인이었다. 당연히 그의 이름을 아는 스태프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 1회 촬영을 마친 ‘미스트리스’에서는 모든 스태프들이 ‘윤.진’을 또박또박 발음할 만큼 위상이 달라졌다. 김윤진은 “미국에서는 대본에 배우 이름을 숫자로 표시한다. 매번 반복할 수 없으니 비중순으로 1부터 숫자를 매기는 방식인데 ‘로스트’ 때는 6번이었다. 하지만 ‘미스트리스’에서는 (알리사 밀라노에 이어) 2번이 됐다.”고 밝혔다. ‘미스트리스’는 2008년 영국 BBC에서 방송된 작품의 리메이크로 30대에 접어든 대학 시절 친구들이 남편의 장례식에서 다시 만나 겪는 사랑과 우정을 그린다. 김윤진은 올여름 개봉 예정인 ‘이웃 사람’에서 천호진, 마동석, 김성균 등 알짜배기 조연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한국 배우로서의 가치를 유지해야 미국에서 더 빛이 날 수 있다. 일정이 빠듯하더라도 한국 영화에도 계속 출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사진 칸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프리뷰] ‘후궁:제왕의 첩’

    [영화프리뷰] ‘후궁:제왕의 첩’

    신 참판의 딸 화연(조여정)은 어린 시절 한집에서 자란 권유(김민준)와 사랑하는 사이다. 이복형이 집권하는 궁을 떠나 바깥으로 돌던 성원대군(김동욱)은 우연히 화연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성원대군의 생모인 대비(박지영)는 공석인 중전에 화연을 천거한다. 며느리로 삼기엔 집안이 탐탁지 않았던 탓. 화연은 권유와 야반도주를 하지만 하루 만에 붙잡힌다. 결국 화연은 궁으로 들어가고 권유는 거세를 당한다. 5년 뒤 병약한 임금이 세상을 등지고 성원대군이 보위를 이어받는다. 다섯 살짜리 어린 왕자를 지켜내기 위한 화연의 몸부림이 시작된다. 김대승 감독의 4번째 장편영화 ‘후궁:제왕의 첩’(이하 ‘후궁’)은 구중궁궐에서 펼쳐지는 여인의 욕망에 관한 영화다. 등장인물 사이에 권력과 사랑, 복수, 섹스, 질투, 음모가 얽히고설켜 있지만 이는 결국 욕망에서 비롯된 일이다. 원치 않게 궁에 들어온 화연은 본래 ‘사랑밖엔 난 몰라’형의 인물. 하지만 궁중 안에 피바람이 불고 아들의 목숨마저 위태로워지자 생존을 위해 ‘정치적 근육’을 키워간다. 육감적인 육체를 슬픈 눈빛으로 봉인해 놓은 화연이 흘리는 거짓 눈물, 그리고 슬쩍 흘리는 웃음에 사내들은 모든 것을 내던진다. 어느 순간, 화연의 행보가 아들을 위한 것인지 자신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호해진다. 화연의 정적(政敵)인 대비는 엇나간 욕망의 화신처럼 비친다. 하지만 그 또한 화연과 다를 것 없다. 어린 시절 정적의 음모로 아들과 함께 불에 타 죽을 뻔했지만 걸림돌을 하나씩 제거하고 권력을 쟁취했다. 닮은 꼴이기에 더욱 화연을 짓밟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화연의 몸종으로 입궐해 우연히 승은을 입은 금옥(조은지)마저도 감춰진 본능에 눈을 뜨면서 음모를 꾸민다. ‘후궁’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하나같이 욕망에 충실하다. 데뷔작 ‘번지점프를 하다’(2000)와 ‘혈의 누’(2005)에서 김 감독은 임권택 감독의 연출부 출신답게 긴 호흡의 드라마를 능숙하게 엮어내는 능력을 뽐냈다. 뻔하지 않은 멜로(‘번지점프를 하다’), 진부하지 않은 사극 스릴러(‘혈의 누’)를 통해 관객의 호응은 물론 평단의 지지도 얻었다. 2~3명의 관계에 집중했던 전작과 달리 김 감독은 ‘후궁’에 사연 있는 조연을 곳곳에 배치했다. 발현된 혹은 거세당한 욕망의 집합인 궁궐의 공간적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무게감이 덜한 주연배우의 부담을 덜기 위한 장치일 수도 있다. 조연의 대거 등장은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왕의 사랑 혹은 권력을 쟁취하려고 여인들이 암투를 벌이는 천편일률적인 TV 사극과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중반 이후 극의 긴장감과 흡인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방자전’(2010)의 파격 노출로 모두를 놀라게 했던 조여정은 ‘후궁’에서도 전작 못지않은 노출을 감행한다. 가혹한 운명에 휩쓸린 화연의 심리 묘사 또한 인상적이다. 특히 충격적이면서도 슬픈 결말에서 조여정의 눈빛은 오래 여운이 남는다. 6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리뷰] 조니 뎁과 8번째 조우… 영화 ‘다크섀도우’

    [영화리뷰] 조니 뎁과 8번째 조우… 영화 ‘다크섀도우’

    18세기 콜린스포트의 대지주이자 바람둥이 바나바스는 안젤리크란 여인을 건드린다. 문제는 안젤리크가 마녀란 사실. 바나바스가 조세트와 사랑에 빠지자 안젤리크는 저주를 건다. 바나바스가 사랑하는 여인은 절벽에서 뛰어내리도록 한다. 그리고 바나바스는 흡혈귀로 만든다. 산 채로 관에 묻힌 바나바스는 196년이 흐른 뒤 도로 건설 인부들에 의해 깨어난다. 자신이 살던 대저택에 가 보았지만 그곳에는 흉가나 다름없는 낡은 집과 궁핍하고 나사가 풀린 듯한 후손들이 있을 뿐. 게다가 마녀 안젤리크는 수산기업의 최고경영자로 변신, 콜린스퍼트를 지배하고 있다. 영화 ‘다크섀도우’(10일 개봉)는 본래 1966~71년에 방송된 TV시리즈다.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시간여행 등 장르적인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고, 숱한 골수팬을 만들었다. 팀 버튼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인 조니 뎁 역시 열광적인 팬이었다. 1990년 ‘가위손’으로 인연을 맺은 20년 지기가 여덟 번째로 의기투합한 까닭이다. 18~19세기 배경의 그로테스크한 고딕 스릴러(‘슬리피할로우’, ‘스위니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왠지 모르게 허술한 유령이 나오는 코믹 판타지(‘비틀쥬스’, ‘유령신부’), 기괴한 캐릭터를 내세운 동화·고전 비틀기(‘배트맨’, ‘화성침공’,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찰리와 초콜릿 공장’)는 팀 버튼의 장기다. 관객이 기대하는 건 익숙한 설정을 풀어가는 할리우드의 관습적인 문법을 비틀고, 쥐어 짜는 버튼의 기발함일 터. 하지만 ‘다크섀도우’에서 팀 버튼다움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프롤로그는 입이 떡 벌어진다. 200년 전 바나바스와 안젤리크의 악연을 빠른 편집으로 소개한다. 그러다 1970년대 초로 화면이 바뀐다. 사연을 가득 품은 듯한 눈빛의 빅토리아가 콜린스 가문의 가정교사가 되기 위해 기차를 타고 간다. 배경으로 무디블루스의 ‘나이트 인 화이트 새틴’이 깔리면서 오프닝 크레디트가 올라간다.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의 박진영식 화법을 빌린다면 ‘처음 30분은 100점이라도 주고 싶어요.’쯤 되겠다. 그런데 중반 이후 이야기의 밀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매력 만점 캐릭터들을 한 보따리 풀어놓고 정작 엮어내질 못한다. 개연성도 부족하다. 위기에 빠진 바나바스를 두 차례나 구원하는 건 불쑥 등장한 유령 캐릭터다. 1억 5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생각하면 비주얼도 고만고만하다. 미국 영화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은 이 작품의 신선도를 42%(평점 10점 만점에 5.4)로 집계했다. 그나마 끝까지 스크린에 시선을 붙잡아두는 건 배우들이다. ‘팀 버튼 사단’의 두 축 뎁과 헬레나 본햄 카터는 물론 미셸 파이퍼, 에바 그린, 클로이 모레츠까지 제 몫을 톡톡히 한다. 또 한 가지 매력을 꼽자면 음악이다. 직접 출연한 앨리스 쿠퍼를 비롯해 무디블루스, 카펜터스, 이기 팝, 도노반, 티렉스 등 적재적소에 쓰인 사운드트랙은 끝내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백두산 화산이 터졌다

    2010년 아이슬란드 화산이 폭발했을 때 화산재가 독일과 유럽 북부를 뒤덮고 항공대란이 일었다.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의 1500배에 달하는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만약 이 대재앙이 한반도에서 현실이 된다면? ‘백두산 대폭발’(로재성 지음, 나남 펴냄)은 백두산 화산 폭발 재난 스릴러 소설이다. 동계아시안게임 폐막식이 열리던 2016년 2월 15일 백두산이 터졌다. 리히터 규모 8의 지진, 수백만명 사상, 북한 영변 핵시설 붕괴, 엄청난 방사능 유출…. 일대는 아비규환이다. 이 와중에 북한 지도부는 벼랑 끝 돌파책으로 남한 기습 침공을 감행한다. 역동적인 백두산 화산 활동을 담고 다양한 욕망을 가진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풀었다. 1·2권 각 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믹막:티르라리고 사람들’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믹막:티르라리고 사람들’

    바질의 아버지는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에서 지뢰를 제거하다 목숨을 잃었다. 30년 후 비디오 가게에서 일하는 바질은 갱단의 충돌이 빚은 사고로 총에 맞는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총알을 머릿속에 지닌 채 거리를 떠돌던 그에게 운명처럼 ‘티르라리고’의 거주자들이 나타난다. 고철 더미 사이에 있는 티르라리고는 갈 곳 없는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은밀하고 괴상한 아지트의 이름. 그곳 사람들과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던 중 바질은 무기 제조사 두 곳과 만나게 된다. 두 회사가 제조한 지뢰와 총알이 아버지와 자신의 비극을 가져왔음을 알아차린 바질은 복수를 결심하고 티르라리고 사람들도 계획에 동참한다. 부모를 잃고 혼자 살아가는 바질은 비디오 가게에서 영화를 보는 재미로 지냈다. 그중 할리우드 영화는 그를 힘겨운 현실로부터 도피하게 해 주었다. 사고를 당한 그날 밤도 그는 하워드 호크스의 ‘빅 슬립’(1946)을 보고 있었다. 프랑스어 더빙판을 외우다시피 하는 그는 누아르 영화의 어둡고 혼란스러운 세계를 현실의 대용품 정도로 받아들인다. ‘믹막: 티르라리고 사람들’(10일 개봉)은 진짜 현실에서 벌어진 총격전을 빌려 바질을 영화에서보다 더 야만적인 세계로 초대한다. ‘빅 슬립’의 두 주인공이 마침내 멀쩡해진 영화 속 현실로 복귀하는 것과 반대로 바질은 또다시 동정 없는 세상의 버거운 땅 위로 돌아와 선다. ‘아멜리에’(2001)를 기억한다면 장 피에르 주네의 신작이 곧 밝은 방향으로 전개될 거라고 믿을 것이다. 그리고 주네는 옛 영화들을 패러디하면서 영화가 그 믿음대로 나아갈 것임을 밝힌다. 빈민을 위한 음식을 제공하는 장면과 공항에서 외국인들이 헤매는 장면에서 주네는 찰리 채플린의 ‘시티 라이트’(1931)와 자크 타티의 ‘플레이타임’(1967)을 불러낸다. 노란색을 유달리 강조하는 주네의 영화는 그렇게 해서 따뜻하고 유머러스하며 인간적인 지점에 안착한다. 예전부터 장르를 비틀어 생경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능했던 주네는 무기 제조업자와 벌이는 복수극을 스릴러가 아닌 블랙코미디로 완성한다. 주네의 초기작을 좋아하는 관객은 그가 파트너였던 마르코 카로와 결별하고서 만든 작품들이 다소 밋밋하다고 불평하곤 한다. ‘델리카트슨 사람들’(1991),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1995)의 리뷰마다 사용되던 말인 ‘그로테스크한 기운’이 확실히 줄어들기는 했다. 주네가 초기 영화의 아름다움을 잊은 건 아니다. ‘델리카트슨 사람들’의 가장 인상적인 공간인 지붕을 재현해 ‘믹막: 티르라리고 사람들’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삼은 것이 한 예다. 다만 데뷔 이후 등장한 온갖 현란한 영화들 앞에서 초기 스타일을 반복하면 치기 어린 시도로 폄하되리란 것을 알고 있을 따름이다. ‘믹막: 티르라리고 사람들’은 순진한 목소리다. 현실의 무기 제조 회사가 영화에서처럼 무력할 리 없고 악당들이 한 번의 타격으로 사라질 리 만무하다. 그러나 순진하다고 외면하는 자세는 현실의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패배 의식을 낳는다. 어떤 영화는 그러한 자세를 거부하도록 이끈다. ‘믹막: 티르라리고 사람들’은 빈곤한 자들이 왜 강해야 하는지 일깨우는 작품이다. 빈곤한 자의 진짜 적은 연대를 방해하는 이들이다. 뭉쳤을 때 당신은 나약하지 않다. 영화평론가
  • 가렛 에반스감독 “레이드는 크래딧에 의사이름만 12명…”

    가렛 에반스감독 “레이드는 크래딧에 의사이름만 12명…”

    작년 9월 제36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인도네시아 영화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이하 레이드)의 가렛 에반스 감독이 영화 홍보차 한국을 내한했다. ‘레이드’는 인도네시아의 전통 무술 ‘실랏’을 이용한 ‘리얼액션’ 영화로 국내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순식간에 적들을 제압하는 살상무술이 바로 ‘실랏’이다. 영국 출신의 감독 가렛 에반스는 2007년 인도네시아의 문화 유산을 소개하는 ‘인도네시아의 비술: 펜칵 실랏’이라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 펜칵 실랏 축제에서 1인 무예 최고상을 수상한 ‘레이드’의 주연배우 이코 우웨이스를 만나며 ‘실랏’에 매료된다. 그런 인연으로 시작된 그의 ‘리얼액션’ 영화들은 이코와 처음 함께 한 ‘메란타우(2009)’에 이어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을 탄생시킨다. ‘레이드’는 20명의 특수기동대원들이 10년 동안 치외법권 지역과 같은 갱단의 낡은 30층 아파트 안에서 범죄와 맞서는 액션영화로 무술의 예술성을 돋보이게 하는 영화다. 할리우드의 끊임없는 리메이크 러브콜을 뒤로 하고 1편에 이어 후속작들을 제작하기로 결정한 용감한 감독 가렛 에반스를 만났다. ▶‘레이드’ 감독 영상 인터뷰 보러가기 →영화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은 어떤 영화인가?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은 인도네시아의 전통 무술 ‘펜칵 실랏’을 다룬 영화다. 인도네시아 SWAT 대원들이 10년 동안 치외법권이었던 마약 갱단들의 아지트를 급습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속 ‘실랏’은 어떤 무술인가? ‘실랏’은 인도네시아에서 200개가 넘는 많은 종류가 있는데 ‘레이드’에서 나오는 실랏은 그 중에서도 ‘티가 브란타이(Tiga Berantai)’로 주연배우 ‘이코 우웨이스(라마 역) ’가 어렸을 때부터 배워오던 실랏의 한 종류였다. →‘리얼액션’ 영화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는지? 다른 이유는 없다. 그냥 하고 싶어서다. 평생동안 영화를 만들고 싶다. 사실 무술에 대해 이렇게 집착을 할 지 몰랐었다. 영화를 공부하면서 영국에서 드라마나 스릴러 종류의 영화를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액션영화를 찍게 될 줄은 몰랐다. 2007년 ‘인도네시아의 비술: 펜칵 실랏’이란 다큐멘터리 총감독을 맡으며 ‘실랏’에 매료된 이후 액션영화에 더 집착하게 됐다. 저에게 있어 액션영화는 아름다운 댄스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며 앞으로도 계속 액션영화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배우들이 실제로 특수부대 교육을 받은걸로 알고 있는데? 배우들이 인도네시아 해군훈련원 ‘코파스카’에서 10일 동안 훈련을 받았다. 제가 훈련원에 요구한 것은 ‘그들을 배우로 취급하지 말아달라’는 것이었다. 그들 중 누군가가 잘못을 한다면 모두에게 기합을 주라고 주문했다. 그래서 영화로 그들이 돌아왔을 때 무기를 사용하고, 작전을 구사하는 등 실제 특수부대원들처럼 보이기를 원했다. →영화제작 당시 힘든점은 없었는지? 영화의 98%가 한 건물안에서 일어난다. 그렇다보니 장점은 영화제작이 날씨의 변화와 상관이 없어졌다. 스케쥴에 상관없이 항상 찍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단점이라면 계속 같은 건물안에서 촬영하느라 6일 동안 햇빛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시간적인 관념이 사라진 적도 있었다. 또 두 개의 층이 다 나와야 하는 신을 찍기 위해 배드민턴 코트에서 촬영을 한 적이 있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배우들과 스텝들이 실신한 적도 있었다. 액션이 힘든 것보다 장면을 담아 내기 위한 인내심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한번에 가장 짧은 촬영은 하루 중 16시간이 걸렸고 가장 긴 촬영은 26시간 정도였다. ‘레이드’를 완성하는데 걸린 날은 72일이다. →영화 크래딧에 12명의 의사이름이 올라 간다. 그 이유는? 12명의 의사들이 촬영 현장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2~3명의 의사들이 번갈아가며 촬영장에 대기했다. 액션영화가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안전이 가장 우선시 됐다. 사고가 일어날 것을 예상해 의사들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사고를 예방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영화제작 중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스턴트맨이 발코니에서 5m 아래로 떨어지는 신이었는데 잘못된 와이어 조작으로 준비된 매트 위로 떨어지지 않고 벽과 충돌한 사고였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이 이렇게 남을 해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끔찍했던 적도 있었다. →본인이 꼽는 영화 중 가장 멋진 액션신은? 감독으로서 영화를 보면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멋진 것보단 항상 실수부터 보인다. 이것도 고치고 싶고 저것도 고치고 싶고(웃음). 주연배우 이코가 복도에서 경찰 스틱과 칼을 들고 싸우는 장면이 가장 멋진 장면이다. 영화를 직접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연배우 이코는 어떤 배우인가? 실랏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 이코를 만났다. 그 당시 이코는 학생이었고 처음 그의 무술을 봤을 때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코는 카메라에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은 액션배우로 시작하지만 전 이코를 액션뿐만 아닌 진정한 세계적인 배우로 만들고 싶다. →한국영화를 좋아한다고 들었다.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 한국영화는 아시아에서 기술적으로 최고일 뿐만 아니라 스토리면에서도 우수하다. 여러 영화들이 있지만 박찬욱감독의 ‘올드보이’를 좋아하고 ‘마더’, ‘악마를 보았다’를 좋아한다. 최근에 본 영화는 ‘황해’다. 이 영화는 걸작에 속하며 엄청난 작품이다. →‘레이드’ 2편은 1편과 어떻게 다르며 언제 만나볼 수 있나? ‘레이드’는 3편까지 나올 계획이다. 이코는 계속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실랏’ 무술을 계속 보여줄 것이다. 1편이 건물안에서의 상황을 다뤘다면 2편은 바깥 세상으로 나가 스토리를 전개할 예정이다. 내년 1월부터 7월에 걸쳐 찍을 예정이다.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 몰려오는 전설, 설레는 음악 팬

    몰려오는 전설, 설레는 음악 팬

    ‘지름신’이 강림하기에 딱 좋은 때다. 5월에 내한 공연을 하는 굵직굵직한 외국 뮤지션만 10개 팀을 훌쩍 넘는다. 1961년 데뷔한 ‘보사노바의 제왕’ 세르지오 멘데스(71)부터 2004년 1집을 발표한 여성 싱어송라이터 레이철 야마가타(35)까지 세대를 넘나든다. 브라질과 미국, 영국, 일본 등 국적도 제각각이다. 록은 물론 재즈, 리듬앤드블루스(R&B), 솔, 포크 등 장르도 다양하다. 복고 열풍에 숟가락을 얹어보려는 얄팍한 공연 기획도 눈에 띄지만 어쨌든 전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보사노바 제왕’ 멘데스 등 록·R&B·포크 등 장르별 거장 방한 오는 8일 한국 팬과 만나는 최고참은 멘데스다.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건 1962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보사노바 페스티벌’이다. 21세이던 멘데스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주앙 지우베르투, 지우베르투 지우, 스탠 게츠 등과 함께 뉴욕 재즈계에 브라질 열풍을 일으켰다. 추억을 뜯어 먹고 사는 건 그와 어울리지 않는다. 2006년에는 블랙 아이드 피스와 함께 자신의 명곡 ‘마스 케 나다’를 다시 녹음했고 지난해에는 애니메이션 ‘리오’의 음악감독을 맡는 등 여전히 현역이다. 1970~80년대 절규하는 목소리로 강호를 평정했던 보니 타일러는 12~13일 33년 만에 내한 공연을 한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리오 세이어, 맨하탄스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1984년 빌보드 싱글차트 10주 연속 1위를 달리던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를 밀어낸 록발라드 ‘토탈 이클립스 오브 더 하트’, 댄스곡의 고전 ‘홀딩 아웃 포 어 히어로’, ‘이츠 하트에이크’를 라이브로 들어볼 기회다. ●‘슈퍼밴드’ EWF·재즈기타 벤슨,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19~20일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 진용은 음악 팬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슈퍼밴드’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42년 관록의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EWF)가 눈에 띈다. 솔과 재즈, R&B, 펑크, 록을 넘나드는 고수들이 뭉친 EWF는 앨범 판매량만 9000만장에 이른다. 로큰롤 명예의 전당, 보컬 그룹 명예의 전당,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모조리 이름을 올렸다. 완벽한 연주에 덧입혀진 필립 베일리의 팔세토 창법과 모리스 화이트의 테너 창법은 그들의 전매특허다. 같은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조지 벤슨에게 군침을 흘릴 관객도 줄을 섰다.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 ‘나싱스 고너 체인지 마이 러브 포 유’ ‘디스 매스커레이드’를 애절하게 불러 젖히는 명가수이기 전에 벤슨은 재즈기타리스트로 먼저 이름을 얻었다. 2002년 그의 첫 내한 공연을 지켜본 많은 기타리스트가 감동과 좌절을 맛봤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1970년대를 풍미했던 칙 코리아가 이끄는 퓨전재즈 밴드 ‘리턴 투 포에버’에 불과 19세의 나이로 합류했던 천재 기타리스트 알디 메올라도 기대된다. 현란한, 때론 광폭한 속주 기타로 먼저 명성을 얻었지만 1980년대 들어 속주 속에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애상을 담았다. ●노엘 공연 이틀 모두 매진… 팝가수 야마가타 16일부터 전국 투어 영국 록음악의 아이콘 모리세이는 6일 한국을 찾는다. 1980년대에 짧지만 굵은 발자취를 남긴 4인조 밴드 더 스미스의 보컬과 작사를 담당했던 이가 모리세이다. 버브, 라디오 헤드, 블러, 킬러스 등 영국 밴드의 음악적 스승이자 오스카 와일드와 예이츠의 영향을 받은 시적인 가사로 ‘브릿팝의 셰익스피어’란 별명도 얻었다. 비틀스 이후 가장 성공한 영국 밴드라는 오아시스의 ‘대장’ 노엘 갤러거는 28~29일 공연한다. 솔로 가수 노엘에 대한 한국 팬의 기대치는 순식간에 이틀 공연 티켓을 모두 매진시켰다. 고소와 육탄전을 일삼던, 전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형제 음악인 노엘과 리엄 갤러거의 오아시스는 2009년 해체됐지만 팬들의 그리움은 더욱 커진 모양이다. 오아시스의 작사·작곡·편곡·보컬을 도맡았던 사람이 바로 노엘인 만큼 오아시스 팬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다. 지난 2월 내한 때 팬들이 티켓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 사실을 알고 있는 레이철 야마가타는 팝가수로는 보기 드물게 전국 투어를 진행한다. 16~20일 대구와 대전, 서울, 부산에서 공연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모순된 사회 ‘지존파’는 살아있다

    모순된 사회 ‘지존파’는 살아있다

    “90년대는 80년대와는 질적으로 다른 시대죠. 잘살아보세라든지, 독재 타도라든지, 이렇게 우리를 하나로 묶는 구호가 사라진 시대예요. 젊은 세대에겐 소비 자본주의나 빈부 격차가 보였죠. (중략) 오렌지족이니 야타족이니 졸부니 하는, 그런 작자들이 주범으로 보였죠. (중략) 그 무렵 하층계급의 20대들은 박탈감에 젖어있었어요.”(288쪽) 범죄소설이나 추리소설의 중간 정도의 위치에 있는 스릴러 장편소설 ‘1994년 어느 늦은 밤’(네오픽션 펴냄)을 최근 펴낸 작가 유현산은 1990년대를 소설 속의 심리학자 이남훈의 입을 통해 그렇게 규정했다.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92학번으로 1990년대를 살아낸 작가 유현산에게 1990년대는 이른바 386세대라는 운동권의 ‘후일담’적 시각이나 대중문화가 꽃피기 시작한 풍요로운 시대라는 노스탤지어적 관점으로 볼 수 없었다. 그에게 1990년대는 지존파, 막가파, 영웅파 등 조직들의 ‘묻지마 살인’ 사건들이 시대를 뒤흔드는 시기였다. 소설은 1993년 2월 김영삼 대통령이 ‘신한국’을 강조하며 취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랜 군사독재를 마감하고 문민정부가 시작되는 그 순간 국민의 마음에 ‘신한국’이란 오색영롱한 희망이 피어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달동네로 쫓겨 가야만 했던 신정동 등 서울의 빈민촌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희망이란 애초부터 없다. 그리고 오색찬란한 희망을 비웃듯 1년 뒤인 1994년 잔혹한 살인극을 벌인 지존파 사건이 터진다. 이들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며 1988년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지강헌의 유훈을 따르고 있었다. 작가 유현산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스릴러 소설을 쓰는 사람의 방식으로 역사적 맥락에서 1990년대를 이해하고자 했다.”면서 “분노, 불안, 공포가 임계점에 달했던 그 시대와, 지존파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로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소설에서 “나는 보았다. 인간이 어떻게 악마가 될 수 있는지를, 꿈에서조차 승리의 희망을 품지 못하는 패배자들이 어떻게 세상에 복수하는지를, 더 나은 세상은 불가능하다고 믿는 20대들이 어떻게 자신과 세상을 난장판 속에 던져버렸는지를, 나는 보았다.”고 서술하고 있다. 스릴러 소설이라고 규정했는데 공포감으로 등골이 서늘하기보다 민완기자의 르포를 읽는 듯 생생하다. 수해에 시달리고, 교사한테 사랑받지 못하고 생계에 찌든 부모 밑에서 1980년대를 살아가던 빈민가의 아이들 때문에 마음이 욱신욱신하다. 대학 학보사 기자를 거쳐 한겨레21 기자로 11년 동안 일했던 까닭인지 문장은 간결하고 사건은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IMF 등을 거치면서 신자유주의가 휘몰아치고 양극화와 불평등이 기승을 부리는 2012년 현재에도 1990년대의 모순은 지속되고 있다고 작가는 진단한다. 그는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조직범죄자들의 출현에서 시대적 맥락을 찾아 읽어냈다. 1987년 민주화의 광풍이 몰아닥치고,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등으로 누구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 희망은 어느 순간 가진 것 없는 젊은이들을 폭발시키는 촉매제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했다. 그는 “1980년대 운동권이나 1990년대 범죄자들은 같은 문으로 들어가서 다른 문으로 나온 사람들”이라며 “불평등과 부조리로 가득 찬 모순된 사회에 대한 분노를 다른 방식으로 표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런 관점에서 모든 것을 사회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범죄는 부조리한 사회가 낳은 사생아일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이 출판되기까지 유현산은 4~5년에 걸쳐 4개의 버전을 썼다고 한다. 블로그에 올리기도 하고, 공모도 해 보고 했지만 다 퇴출당하고, 3인칭에서 1인칭으로 시점을 바꾼 이번 버전이 세상에 나왔다. “1인칭으로 써서 불편한데다, 메시지가 앞선 나머지 복선이 부족하고, 매끈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유현산은 “문학청년은 아니었는데, 내 안에서 뭔가 말하고 싶은 것들이 고여 있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조선족 범죄집단에 대해 쓰고 싶다.”고 했다. 그는 “조선족이 우리 주변에 가득한데 그들은 지금껏 투명인간처럼 취급됐다가 영화 ‘황해’를 통해 존재를 드러냈다. 조선족 소설에서는 역사의 반복 같은 것을 통해 조선족들의 상처를 드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