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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인터뷰] 강하늘 “‘동백꽃’ 걱정 없이 찍어...상은 제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요”

    [단독 인터뷰] 강하늘 “‘동백꽃’ 걱정 없이 찍어...상은 제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요”

    화제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전국에 ‘황용식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 강하늘이 “이번 드라마는 아무 걱정도, 스트레스도 없이 찍은 작품”이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강하늘은 군 제대 이후 처음 출연한 이번 작품에서 옹산의 로맨티스트이자 휴머니스트 황용식 역을 찰떡같이 소화하며 배우로서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지난 18일 드라마 종방연에서 만난 강하늘은 “인기를 아직 실감하지 못하겠다”면서 “‘동백꽃’은 아무 스트레스 없이, 아무 걱정 없이 재미있게 찍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미담 제조기’라는 별명에 걸맞게 순박하고 우직한 황용식 역을 맛깔나게 소화해 낸 그는 작품의 흥행에 대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냥 운이 좋았던 것 뿐”이라면서 “(흥행은) 저의 힘이라기 보다는 감독님과 작가님의 힘”이라고 제작진에게 공을 돌렸다.‘동백꽃 필 무렵’이 올해 방영된 미니시리즈 중 최고 시청률인 23.8%로 종영하면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잡은 가운데 강하늘의 연말 연기대상 수상이 유력한 상황. 그는 “상은 제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 그냥 재미있게만 찍고 싶다”고 말했다. ‘동백꽃 필 무렵’의 황용식은 세상에 치이고 상처받은 싱글맘 동백에게 ‘기적처럼’ 찾아와 용기와 자존감을 북돋워 준 인물. 강하늘은 정감있는 사투리를 구사하며 진지하면서도 순박한 면모로 코미디와 정극, 스릴러를 오가며 완성도 높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촌스럽지만 따뜻하고 인간적인 황용식 캐릭터는 점점 이기적이고 계산적으로 변해가는 비정한 세태 속에 판타지 같은 인물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주제이기도 한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을까’를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재벌 2세, 실장님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미니시리즈 남자 주인공의 뻔한 틀을 깨고 새로운 남성 캐릭터의 전형을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스릴러 킹 스티븐 킹, 미스터리 뺀 상냥한 소설

    스릴러 킹 스티븐 킹, 미스터리 뺀 상냥한 소설

    고도에서/스티븐 킹 지음/진서희 옮김/황금가지/204쪽/1만 2000원아내와 이혼하고, 고양이 ‘빌’과 함께 사는 스콧 캐리는 어느 날 자신의 몸이 비정상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외형은 전혀 변한 게 없지만, 기이하게도 몸에 무엇을 걸치든 몸무게의 합은 일관되게 줄어드는 것. 은퇴한 의사이자 절친한 친구인 ‘닥터 밥’에게 이 사실을 의논하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미국에서 지난해 출간된 경장편 ‘고도에서’는 ‘스릴러 킹’ 스티븐 킹의 전에 없이 상냥한 작품이다. 평범한 일상을 극한의 공포로 만드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온 스티븐 킹이다. 그러나 1999년 여름, 목숨을 잃을 뻔한 대형 교통 사고 후 그의 작품 경향은 조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러 소설을 쓰면서도 보다 인간애가 두드러지는, 휴머니즘적 결말을 취하는 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킹의 소설 중에서 ‘고도에서’가 갖는 위치는 독자적이다. 호러 미스터리, 스릴러의 요소는 한 톨도 없다. ‘나는 전설이다’로 잘 알려진 SF 작가 리처드 매드슨의 ‘줄어드는 남자’(1956)를 오마주해, 점차 몸무게가 줄어드는 남자와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언젠가는 몸무게가 ‘0’에 수렴하리라는 예측 속, 스콧의 인생에 난입한 것은 뜻밖에 이웃의 레즈비언 부부, 디어드리 매콤과 미시 도널드슨이다. 스콧은 자신의 집 마당에 용변을 보는 그들의 개를 포착한 사진을 건네고, 앞으로는 치워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지만 뜻밖의 날 선 반응을 만나 놀라게 된다. 뒤이어 스콧은 왜 그들 부부가 그렇게 곤두설 수 밖에 없었는지, 그들을 향한 마을 전체의 공격적인 시선과 하나하나 마주하게 된다. 부모들은 할로윈에도 아이들에게 그들 부부네 집은 가지 말라고 하며, 사람들은 동네 식당에서 공공연히 부부를 비아냥거린다. ‘이 동네 전체가 레즈비언을 부결했다. 선거 투표에서 부결한 것만 뜻하는 게 아니다. 이 마을의 표어가 ‘남들 모르게 못 하겠으면 나가라.’ 인가 싶다.’(104쪽) 그들 부부의 공격성은 사람들 시선에 대한 반작용인 것이다. 여기서 돋보이는 것이 하루하루 몸무게가 바닥나 사라질 날을 앞두고 있는 스콧의 처신이다. 그 와중에도 스콧은 인생을 만끽하기로 했고, 그게 자기 자신에 대한 도리라고 여겼다. 그를 지탱해주는 것은 전 부인인 노라가 알코올 중독자 모임에서 배워 온 어느 격언 ‘과거는 역사이고 미래는 불가사의다’이다. 그가 불가사의한 미래를 역사적인 과거로 만드는 방법은 가슴 뭉클하다. 디어드리가 출전하는 지역 마라톤 대회에 같이 나간 스콧은 자신의 줄어든 몸무게를 적극 활용해 디어드리를 우승자로 만든다. 그 덕에 회생 불가이던 이들 부부의 레스토랑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스콧은 자신의 소망대로 부부를 집에 초대해 식사 대접을 한다. 책 그대로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겠다 싶을 만큼 눈에 그려지는 스토리가 인상적이다. 킹의 전작들 ‘샤이닝’,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이 그랬듯. 더군다나 ‘고도에서’는 공포, 스릴러가 빠진 킹의 소설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사족이지만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은 스콧의 살뜰함 한 가지, 채식을 하는 디어드리 부부에게 식사 초대 전 하는 말이다. “둘 다 글루텐 프리인가요? 유당불내증은요? 당신이나 미시, 도널드슨씨가 못 먹는 걸 요리하면 곤란하니까 알려줘야죠.”(145쪽) 세상에서 사라지기 직전의 처지에 이 정도로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세상을 살아 봄 직한 곳으로 만드는 ‘고도에서’의 마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종영 앞둔 ‘동백꽃’...출연 배우들이 직접 밝히는 인기 비결은?

    종영 앞둔 ‘동백꽃’...출연 배우들이 직접 밝히는 인기 비결은?

    지난 2개월간 안방극장을 울리고 웃겼던 KBS 미니시리즈 ‘동백꽃 필 무렵’(이하 ‘동백꽃’)이 2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 작품은 자극적인 콘텐츠가 범람하는 세태 속에 순수한 사랑과 이웃들의 따뜻한 정을 그린 ‘착한 드라마’로 흥행을 일궈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가상의 어촌 마을 옹산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동백과 용식의 멜로를 중심으로 옹산 이웃들 간의 휴머니즘, 그리고 연쇄살인범 까불이를 둘러싼 스릴러를 적절히 버무리며 ‘마의 시청률’이라고 불리는 20% 고지를 넘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따뜻한 대사와 인생에 대한 통찰력을 갖춘 임상춘 작가의 필력, 대선배부터 아역까지 연기자들의 구멍 없는 연기력, 이를 구현해 낸 감독의 연출력의 3박자가 잘 맞아떨어지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드라마 종방연에서 배우들은 저마다 “드라마가 끝나서 아쉽다”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표현했다. 종방연에는 출연진과 스태프 등 드라마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 마치 ‘잔칫집‘을 방불케 했다는 후문이다.타이틀롤인 동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공효진은 “드라마가 끝나서 너무 속상하다”며 종영의 아쉬움을 토로했고, 강종렬 역의 김지석은 “이번 드라마만큼은 모든 배우들이 연장을 해서라도 좀 오랫동안 보여드렸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출연 배우들은 캐릭터 누구 하나 소외시키지 않고 현실적으로 공감가게 그린 대본을 가장 큰 흥행 요인으로 꼽았다. 흥행 주역 황용식 역의 강하늘은 “흥행의 비결은 작가님과 감독님 덕분”이라며 제작진에게 공을 돌렸고 옹산 파출소장 역의 전배수는 “처음에 대본을 보고 고두심 선생님과 ’이 대본 가지고 재미없으면 우리가 잘못 한 것‘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대본이 주는 재미와 감동이 컸다”고 말했다. 김지석은 “작가님이 (인물들은) 현실적으로 잘 그려주셨고, 판타지도 있고 공감이 갈 내용도 많았다”면서 “어딘가에 강종렬, 황용식, 동백이 같은 사람이 있을 것만같은 느낌을 줬다”고 흥행 원인은 분석했다. 동백이 엄마 정숙 역의 이정은은 “동백이와 용식은 너무 착하고 멋진 커플이었다”고 정감 있는 캐릭터를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배우들끼리의 찰떡 호흡과 현장 분위기도 흥행을 이끌었다. 김지석은 “동백과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아들로 나온 필구 역의 김강훈 배우와의 부자 연기 케미가 좋았던 것이 만족한다”고 말했고 전배수는 “나이차는 있지만 강하늘과 호형 호제하며 가깝게 지냈고, 정세(규태 역)와 하늘(용식 역)도 그렇고 (배우들끼리) 서로 마음이 잘 맞아서 현장 분위기가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제시카 역의 전이수는 “제시카 엄마로 나왔던 황영희 선배님과의 케미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동백꽃 필 무렵‘은 케이블과 종편 드라마의 공세 속에 모처럼만에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워 준 작품이기도 하다. 19일 종방연에는 KBS 양승동 사장까지 참석해 드라마의 흥행을 축하했다. 이제 관심은 ’동백꽃‘ 최종회가 올해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경신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올해 방영된 미니시리즈 중 시청률 20%를 돌파한 작품은 ’동백꽃‘을 비롯해 SBS ‘열혈사제’(22.0%)와 KBS2 ‘왜그래 풍상씨’(22.7%) 등 단 세 작품뿐이다. 현재까지 ’동백꽃‘의 최고 시청률은 지난 13일에 기록한 20.7%다. 이 드라마를 담당한 KBS 이건준 CP(책임프로듀서)는 “솔직히 대작은 아니고 기대작 중 한편이었는데, 이번 흥행을 보고 지상파든 케이블이든 콘텐츠만 좋으면 시청자들이 찾아주신다는 것을 새삼 일깨운 작품”이라면서 “멜로와 휴먼과 스릴러가 이야기 속에서 일관되게 물리면서 몰입도를 높였고, 함몰되는 캐릭터 없이 살아있는데다 사람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작가의 대본을 비롯해 출연자들의 연기력, 감독의 연출력 등이 잘 어우러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오늘(20일) 첫 방 “전대미문의 착각극” 관전포인트 넷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오늘(20일) 첫 방 “전대미문의 착각극” 관전포인트 넷

    tvN 새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연출 이종재, 극본 류용재, 김환채, 최성준,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키이스트)가 드디어 오늘(20일) 밤 9시 30분 베일을 벗는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어쩌다 목격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을 잃은 호구 육동식(윤시윤 분)이 우연히 얻게 된 살인 과정이 기록된 다이어리를 보고 자신이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백일의 낭군님’을 연출한 이종재 감독, ‘피리부는 사나이’,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을 집필한 류용재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첫 방송에 앞서 리모컨 사수 욕구에 불을 지필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Point 1. 급이 다른 참신한 소재! 코믹-서스펜스 오가는 ‘전대미문의 착각극’ 탄생!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첫 번째 관전포인트는 세상 제일의 호구가 희대의 연쇄살인마라는 착각에 빠진다는 신선한 설정이다. 극중 세젤호구 육동식(윤시윤 분)은 자살을 결심한 순간,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 도망치다 사고로 기억을 잃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살인 과정이 상세히 적힌 연쇄살인마의 다이어리를 획득하게 된 육동식은 다이어리의 주인이 자신이고 자신은 싸이코패스살인마라는 착각에 빠지게 될 예정. 이에 코믹과 서스펜스를 오가는 색다른 재미로 꽉 채워질 전대미문의 착각극 ‘호구 반전 스릴러’에 기대감이 고조된다. Point 2. 직장인들에게 폭풍 공감과 짜릿한 카타르시스 선사할 스토리!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직장인들의 공감을 유발하고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스토리다. 육동식은 상사에게 구박받고, 약삭빠른 동기에게 치이는 등 회사에서도 만년 ‘을’로 살아오던 인물. 이에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마음대로 굴러가지 않는 그의 순탄치 못한 회사생활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자아낼 예정이다. 하지만 그는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의 다이어리를 득템하게 된 뒤, 포식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180도 달라진 모습을 예고한다. 이후 먹이사슬 최하층에 위치해있던 육동식이 한 순간에 돌변해 자신을 구박하고 갑질하던 상사에게 반격을 시작하며 일어나는 일련의 사이다 복수가 직장인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이다. Point 3. 총천연색 캐릭터 X 캐릭터 소화력 만렙 배우들의 만남!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세 번째 관전 포인트는 개성 넘치는 총천연색 캐릭터와 캐릭터 소화력 만렙 배우들의 만남이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에는 주인공이 되는 싸이코패스라는 착각에 빠진 호구 ‘육동식’, 현실을 택하고 살아왔지만 열정만큼은 충만한 동네 경찰 ‘심보경’(정인선 분), 냉혹하고 치밀한 순도 100%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서인우’(박성훈 분)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동시에 외모는 거친 조폭 이지만 알고 보면 세상 겁쟁이인 겁보 조폭 ‘장칠성’(허성태 분), 폭언과 갑질을 일삼는 일상형 싸이코패스 ‘공찬석’(최대철 분), 거절 못하는 동기를 이용해먹는 약삭빠른 동기 ‘박재호’(김기두 분), 과하게 솔직한 매력을 지닌 순경 ‘허택수’(최성원 분) 등 개성 뚜렷한 캐릭터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고조된다. 여기에 윤시윤-정인선-박성훈-이한위-허성태-최대철-김기두-이민지-김명수-최성원 등 찰진 캐릭터 소화력을 지닌 배우 군단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하여금 발휘될 시너지가 기대를 끌어올린다. 이에 검증된 연기파 배우 군단과 팔딱팔딱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이 만나 안방극장을 점령할 것으로 기대감이 모아진다. Point 4. 이종재 감독의 ‘감각적 연출’ X 류용재 작가의 ‘촘촘한 대본’의 환상적 콜라보!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네 번째 관전 포인트는 이종재 감독과 류용재 작가다. tvN 전체 드라마 중 역대 시청률 4위를 기록한 ‘백일의 낭군님’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력을 보여주며 스타PD로 자리매김한 이종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더욱이 그는 앞서 ‘듀얼’을 통해서는 영화를 방불케 하는 긴박감 넘치는 명품 연출을 보여준 연출자. 이에 이종재 감독이 호구의 착각이 주는 웃음과 싸이코패스-연쇄살인 등이 주는 쫄깃한 긴장감은 물론, 배우들의 감정선까지 섬세하게 담아낸 트렌디한 드라마를 탄생시킬 것으로 관심이 높아진다. 특히 이종재 감독과 류용재 작가의 의기투합이라는 점이 기대감을 수직 상승시킨다. 류용재 작가는 ‘개와 늑대의 시간’을 공동 집필하며 스릴러 장르 계에 한 획을 그은 뒤, ‘라이어 게임’, ‘피리부는 사나이’ 등 장르를 넘나드는 짜임새 있는 극본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더욱이 류용재 작가는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 중 가장 명랑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힌 바. 특유의 쫀쫀한 스토리에 위트를 더한 류용재 작가의 촘촘한 대본과 이종재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력이 만나 올 겨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에 기대감이 증폭된다.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오늘(20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웹드라마, 문화상품의 새 희망...정부·기업 지원이 절실”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웹드라마, 문화상품의 새 희망...정부·기업 지원이 절실”

    韓 ‘웹드라마 대부” 강영만 감독이 말하는 현실 “모바일을 기반으로 유통되는 ‘웹드라마’ 제작은 하루가 다르게 풍성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미래 산업을 지원할 당국의 인식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적입니다. 또 웹드라마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할 수 있는 국내 대표적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지원이 절실합니다. 새로운 산업으로서 관심이 절실합니다. 좋은 작품 제작에 골몰해야 할 제가 웹페스티벌 활성화에 더 몰두하는 실정입니다.” 웹드라마의 축제와 경쟁의 장인 ‘서울웹페스티벌’을 설립한 강영만(53) 영화감독은 기자와 두번째 만난 지난 8일 “웹드라마와 관련해서 우리나라 당국자들은 변화를 싫어하는 일본과 같이 칼라파고스의 섬이 되는 것같아서 답답합니다”고 말했다. 웹페스트와 웹드라마에 대한 지원을 신청하면 기존 영화제 심사위원들이 영화의 시각에서 평가하면서 웹에 대한 이해 부족과 편견으로 웹드라마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찬밥’은커녕 ‘무대접’을 받는 한국 웹드라마의 ‘대부’인 그에게서 생소한 웹드라마와 웹페스티벌 등에 대해 물어봤다. “기존 영화제 심사위원들, 영화 시각서 무시해외 웹시리즈 다양 발전 … 한국선 ‘무대접’”- 웹드라마에 대해 설명하면. “TV 드라마와 같은 영상물을 인터넷인 웹을 통해 유통·배급·소비되는 시리즈물입니다. 한국에선 로맨틱 드라마와 코미디 물이 많아서 웹드라마라고 하지요. 기존 방송 드라마가 30~50분 길이와는 달리, 웹드라마는 보통 5~10분가량의 에피소드가 연속적으로 최소 3편 이상 업로드됩니다. 물론 에피소드에는 극적인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하지요. 외국에선 이를 ‘웹시리즈’라고 하는데 드라마 뿐만 아니라 코미디, 액션, 스릴러, 호러, 공상과학, 애니메이션, 뮤지컬, VR, 다큐, 리얼리티까지 장르가 다양합니다. 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통해 보지요.” - 웹드라마 인기가 많아진 이유는. “소비자 입장에서, 우리는 구독자라 부릅니다만, 시청 시간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습니다. 러닝타임이 짧기 때문에 짬이 나면 볼 수 있어 시간에 대한 부담도 적습니다. 혼자 생활하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집에 TV도 없고, 혼자 극장에 가기가 뻘쭘한 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웹드라마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1인 위주 생활 패턴에 맞춰 웹드라마 제작이 급성장하고 있지요. 유튜브를 많이 보는 우리나라 실버세대에 맞춰 이젠 웹드라마도 콘텐츠가 확장되고, 제작에도 실버세대가 참여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웹드라마가 젊은 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 세대가 참여하고 즐기는 사회·문화적 현상이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 웹드라마 제작상의 장점은. “영화나 TV드라마 제작엔 거액이 들지만 웹드라마는 ‘초저 예산’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편집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통시킬 수 있지요. 자본에서 독립되니 감독이, 우리는 ‘크리에이터(Creator)’라 부릅니다, 외부 간여나 영향을 받지 않고 만들 수 있습니다. 재미나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제작할 수 있는 것이지요. 또 대형 배급사가 없어도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구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자본이나 배급사의 횡포에서 벗어나니 ‘표현의 자유’가 훨씬 더 자유롭습니다. 물론 영상의 질을 높이려면 예산이 올라가지만, 전반적으로 영화 제작비보다는 훨씬 적게 듭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기회의 평등’이죠. 즉, 기존의 주류 영화 인맥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재능만 있다면 누구나 뛰어들 수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여성 크리에이터가 엄청 늘어났습니다.” “웹드라마, 젊은층 전유물서 실버세대 확장도자본·배급 횡포 벗어나 ‘표현의 자유’ 더 만끽스마트폰 활용시 ‘최저 예산’ 98만원 제작 가능주류 영화 인맥 필요 없는 ‘기회의 평등’ 열려”- ‘초저 예산’이라면 얼마나 드나. “요즘 스마트폰의 동영상 화질이 정말 좋아 웹에서 보는데 큰 불편이 없을 정도입니다. 올해 러시아 웹페스트인 ‘리얼리스트 웹페스트’ 초청 작품 중에 스마트폰을 세워서 촬영한 버티컬 영상 웹시리즈 작품들을 보았습니다. 저도 2000년에 첫 영화 ‘큐피드의 실수(Cupid’s Mistake)’란 작품을 제작하면서 98만원이 들었습니다. 이 작품이 미국 영화 상영관에서 개봉되기도 했는데, ‘최저 예산 영화관 개봉작’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습니다. 제작과 관련된 모든 것은 디지털로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물론 넷플릭스처럼 영화못지 않게 어머어마한 자금이 투입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강 감독은 자신을 ‘영화 감독’보다는 크리에이터로 불러 달라고 한다. 영화는 분업이 잘 된 산업이다. 감독, 연출, 작가, 배우 등이 기능과 역할로 나눠 있지만 웹드라마는 예산이 빠듯하니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도 하고 배우로 직접 나서기도 한다. 1인 다역의 멀티플레이어여서 뭉뚱그려서 크리에이터라는 말이 적당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 웹드라마가 연간 얼마나 제작되나. “글쎄요, 이를 공식적으로 집계하는 곳이 없으니 …. 영화제와 유사한 개념의 웹페스트 출품작으로 짐작할 뿐입니다. ‘웹시리즈 월드컵’에 등재된 웹페스트에 들어오는 작품 수로 가늠하면 미국은 1년에 500~600편, 캐나다 200편, 유럽과 남미 각각 300~400편,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는 200~300편으로 추정됩니다. 연간 전세계에서 1500편에서 1900편정도가 출품되는 셈이지요. 웹페스트에는 일정한 요건 즉 포맷에 맞는 작품만 출품할 수 있습니다.” “웹시리즈, 세계적으로 年1500편 이상 제작유료 플랫폼 다양… 경쟁 치열, 스토리 재미한효주 주연 ‘뷰티인사이드’ 리메이크 작품韓작품 ‘연애플레이리스트’ 첫 4억뷰 돌파”- 웹드라마, 유튜버에서 볼 수 있나. “가장 많이 알려진 플랫폼이 유튜브이죠. 국내에선 자체 웹시리즈 플랫폼으로 KT의 올레TV가 대표적입니다. 유료 회원들에게 스트리밍, 다운로드 기반이나 광고 수익을 나누는 구조입니다. 유료회원 위주의 폐쇄적인 플랫폼도 많습니다. 미국의 전문 플랫폼은 훌루, 비키, 시카티비 등이 있고, 대규모 제작·배급사들 넥플릭스, 코미디센트럴 등에서 웹시리즈도 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트위스티드 미러티비, 독일은 스네픽, 싱가포르는 비디시가 대표적인 플랫폼입니다. 요즘에는 아르헨티나의 플릭소처럼 가상화폐로 웹시리즈를 구독하는 플랫폼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플랫폼 구독자가 유료이든 무료이든 경쟁이 치열합니다. 조금만 지루하면 바로 빠져나가거든요. 그래서 저예산으로 만든 웹시리즈라도 스토리가 재미가 없다거나 영상 화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 소위 ‘대박’ 웹드라마는 어떤 것이 있나. “세계적으로 수백만 뷰를 기록한 웹시리즈는 대박 축에 들어가지도 못합니다. 한국의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는 웹드라마 최초로 현재까지 4억뷰를 돌파했습니다. 인도 웹시리즈 ‘뭄바이 온’은 유튜브에서만 5000만 뷰를 넘었습니다. 에콰도로 크리에이터인 호르게 우요아가 운영하는 엔초페TV의 유튜브 구독자가 2000만명에 이릅니다. 웹시리즈로 시작한 여성 크리에이터 이자 래는 할리우드에서도 성공해 자체 쇼를 가지고 있는 등 할리우드 진출도 많습니다. 2016년 서울웹페스트에서 베스트 공상과학상을 받았던 프랑스 작품 ‘오스모시스’가 넷플릭스에 리메이크 판권으로 팔렸고, ’매니악’ 웹시리즈가 네플릭스에 팔려서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하이 메인터넌스’는 HBO가 샀지요. 우리나라 유명 배우 한효주가 주연한 영화 ‘뷰티인사이드’도 리메이크된 경우로 오리지널 판권은 미국 인텔·도시바사의 브랜디드 웹시리즈입니다. 2001년 웹시리즈 ‘언더커버브라더’ 크리에이터 존 리들리는 2013년 ‘12년 노예’로 아카데미 상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새로운 산업으로써 정부가 더 지원과 관심을 기울이면 한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문화 상품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강 감독은 어떻게 웹드라마에 빠지게 됐을까. 충남 서산에서 태어난 그는 홍익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했다. 1994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뉴스쿨대 영화연출과를 마치고, LA로 넘어가 영화감독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00년대에 만든 ‘큐피드의 실수’는 미국에서 그의 영화감독 데뷔작이다. 감독생활을 하는 동안 유튜브가 나오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급부상으로 탄생한 웹시리즈에 빠져들었다. “할리우드의 메인 스트림 영화의 벽은 너무 높습니다. 그러나 웹시리즈는 인간 유대 관계나 연줄, 배경이 없어도 되잖아요.” -서울웹페스트를 설립한 계기는. “2014년 세계 최대 웹페스트인 LA웹페스트에 참석했는데, 한국은커녕 일본, 중국에서 단 한편도 출품되지 않은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도 웹드라마 제작이 7~8년 전부터 시작됐는데 세계 시장에 접근하지 않았던 것이죠. 크리에이터들도 우물 안의 개구리 식으로 작품을 국내 포털사이트나 유튜브에 올리는 것으로 끝이더군요. LA웹페스트 설립자 마이클 아자퀴의 권유도 있고, 한국 작품을 세계 시장에 진출시키자는 의욕에 2015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설립했습니다.” “2015년 설립 서울웹페스트, 아시아 유일한국 작품들, 세계 시장 진출시키고자 설립올해 300여편 출품… 해외서 100여명 참가“‘이짓 왜 하나’ 회의감… 지자체 팸투어도”- 서울웹페스트, 국제적 위상은. “서울웹페스트는 아시아에서 유일합니다. 중국은 웹드라마에 대한 정부 당국의 간섭이 심하고, 인터넷 환경이 폐쇄적이어서 웹페스트 설립이 쉽지 않습니다. 지난 8월에 개최한 서울웹페스트에 300여편이 나왔고, 한국 크리에이터들이 60여편 출품했습니다. 해외 크리에이터가 100명 정도 자비로 방문했지요. 올해로 5회째였던 서울웹페스트는 세계적으로 비교적 초창기에 생겨난 셈입니다. 웹페스트는 세계적으로 미국에 20여개, 유럽에 17개, 남미에 6개, 오세아니아에 3개 등 세계적으로 약 50개가 있습니다. 서울웹페스트의 경우 지원이나 스폰서 없이 국제 행사를 치르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국내 대표적 IT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귀를 아예 막고 있어 질려버렸습니다. 정부 지원 심사위원들은 기존 영화제의 문법으로 평가하기에 웹에 대한 이해 부족과 편견으로 웹시리즈를 무시합니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노릇이죠.” - 서울웹페스트 운영, 어떻게 하나. “예산이라 말하기에는 창피할 정도입니다. 많이 힘들지요. 그래서 ‘내가 이짓을 왜 하나’ 하는 회의감이 몰려올 때가 많습니다. 다행인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일부 도움을 받습니다. 자비로 참여한 해외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해당 자치단체에서 관광 홍보의 일환으로 짧은 일정의 팸투어를 합니다. 이들이 해당 지자체에서 보고, 듣고, 먹고, 잠자는 모든 것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지도 등에 다 올립니다. 크리에이터들은 이런 소셜미디어의 ‘박사’들이니깐요. 영어뿐 아니라 스페인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다양한 말로 전세계에 해당 지자체가 홍보되는 것이지요. 전남 여수, 경북 상주, 전북 담양, 강원 춘천이 대표적인 그런 지자체입니다. 이런 팸투어의 결과로 여수시에서는 동백 웹드라마가 스페인 빌바오웹페스트에서 초청받아 상도 받았습니다. 독일 기센 웹페스트에서는 문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여주인공 로테의 생가가 있는 베츨라어 시와 롯데월드타워가 공동합작한 웹시리즈 ‘롯데하우스’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반응이 좋아 독일 측이 괴테의 고향 생가를 배경으로 후속편인 시즌2를 기획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팸투어는 지자체에겐 국제적으로 관광 홍보에, 크리에이터에겐 로케 헌팅 등 1석2조 효과가 있습니다.”강 감독은 한국과 프랑스 홍보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공로로 2016년 프랑스 마르세이유 웹페스트 행사에서 마르세유 시장으로부터 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또 할리우드에서 활동했던 인맥으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팀에 참여했던 3D 전문가들과 극장용 4D 영상을 연출했다. 2011년 작품인 ‘4D 익스피리언스’를 영화관에 처음 개봉하기도 했다. 클라이언트는 현대자동차.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휴먼드라마 ‘아이티 노예 어린이들’ 다큐는 2010년 지진이 난 후에 바로 아이티로 들어가 어린이들의 참상을 휴대폰으로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이를 통해 아이티 참상을 본 이들이 후원을 하기도 했다. 2006년 뉴욕 독립영화제 베스트 액션 영화상, 2002년 휴스턴 국제필름페스티벌 은상, 빅베어국제영화제 아시안 아메리칸 쇼케이스부문 최우수영화 관객상 등을 받는 등 약 20건의 영화제 수상 전적이 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다음은 강 감독이 제작한 웹드라마 한편이다.
  • ‘아내를 죽였다’ 이시언, 웃기는 줄만 알았더니..‘스릴러도 된다’

    ‘아내를 죽였다’ 이시언, 웃기는 줄만 알았더니..‘스릴러도 된다’

    배우 이시언이 파격 변신에 성공했다. 영화 ‘아내를 죽였다’ 측은 12일 보도스틸 10종을 공개했다. ‘아내를 죽였다’는 음주로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남자가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블랙아웃 스릴러다. 이시언의 파격 변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아내를 죽였다’는 충격적인 비주얼의 티저 포스터에 이어 강렬한 메인 포스터와 티저 예고편까지 선보이며 공개하는 콘텐츠마다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주 토요일 CGV 페이스북에서 최초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현재 조회 수 34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보고싶다!”, “대배우 이시언 연기 변신 대박!” 등의 평을 얻으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이번에 공개된 ‘아내를 죽였다’ 보도스틸 역시 캐릭터에 완벽 몰입한 배우들의 색다른 모습과 긴장감 넘치는 영화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상태에서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린 ‘정호(이시언 분)’는 경찰에 쫓기며 불안해하고, 아내 ‘미영(왕지혜 분)’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 착잡한 표정으로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있다. 경찰 ‘대연(안내상 분)’은 매서운 눈빛으로 사건 현장을 살피며 ‘정호’를 추적한다. 여기에 사건이 일어나기 전 행복한 신혼 부부였던 ‘정호’와 ‘미영’의 모습이 경찰서에서 용의자로 취조를 당하는 ‘정호’의 모습과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과연 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정호’의 평범했던 일상이 어떻게 극으로 치닫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12월 초 개봉.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본 대로 말하라’ 장혁X최수영X진서연, 출연 확정 “강렬 캐릭터”

    ‘본 대로 말하라’ 장혁X최수영X진서연, 출연 확정 “강렬 캐릭터”

    배우 장혁, 최수영, 진서연이 OCN 새 주말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출연을 확정했다. ‘본 대로 말하라’(크리에이터 김홍선, 극본 고영재, 한기현, 연출 이준형)는 모든 것을 잃은 천재 프로파일러와 한 번 본 것은 그대로 기억하는 능력을 가진 형사가 죽은 줄 알았던 연쇄 살인마를 추적하는 오감 서스펜스 스릴러.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진 배우 장혁, 최수영, 진서연의 캐스팅 확정 소식은 2020년 장르물의 명가 OCN의 포문을 열 ‘본 대로 말하라’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을 무한 상승시킨다. 먼저, 믿고 보는 배우 장혁은 프로파일러였던 괴팍한 은둔자 오현재 역을 맡았다. 장기미제사건들을 프로파일링으로 해결한 최고의 범죄 심리 분석가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조합해 추리하는 재주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연쇄살인범이 저지른 폭발사고로 약혼자를 잃은 이후, 감쪽같이 모든 흔적을 지우고 세상에서 사라졌다. 지난 2017년 ‘보이스1’을 통해 OCN 장르물에 한 획을 그은 장혁은 이번엔 긴장감 넘치는 최고의 두뇌 싸움을 선보일 예정. 지금껏 장혁에게서 본적 없는 새로운 연기가 나올 것이라는 제작진의 전언이다. 영화 ‘걸캅스’로 연기 폭을 넓힌 최수영은 픽처링 능력을 가진 신참 형사 수영을 연기한다. 순간적으로 보이는 모든 것을 사진처럼 생생하게 기억하는 능력을 가졌다. 이런 특별한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던 시골 순경 수영은 마을에 벌어진 살인사건 현장 상황을 모두 완벽하게 재현해내며 오현재의 비공식 파트너로 광역수사대 형사가 된다. “장르물에 도전하고 싶었는데 감사히도 좋은 대본, 좋은 감독님, 좋은 스태프와 함께할 기회가 찾아왔다”는 최수영의 출연 소감은 OCN 장르물에서 펼쳐낼 그녀의 활약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강렬한 아우라를 가진 배우 진서연은 광역수사대 팀장 황하영으로 분한다. 황팀장은 지능범죄수사부, 특수사건전담반 등 경찰 내 요직을 두루 거쳐 지금의 자리까지 올랐다.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현재와 수영을 연결해주는 조력자가 된다. 영화 ‘독전’으로 최고의 신스틸러로 부상한 진서연은 차기작으로 선택한 ‘본 대로 말하라’를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과 섬세한 감정연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펼쳐낼 예정이다. 진서연의 장르 드라마 연기에는 어떤 매력이 담겨있을지 예비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월 25일 열린 OCN 스릴러하우스 토크세션에 참석한 김홍선 크리에이터는 장혁, 최수영, 진서연 캐스팅에 대해 대단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보이스1’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장혁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고, 최수영은 캐릭터에 잘 맞을 것 같아서 가장 처음 캐스팅을 제안했다”고. 더불어 진서연의 연기력에도 높은 신뢰를 보였다. 이처럼 김홍선 크리에이터가 직접 밝힌 캐스팅의 이유에서는 2020년 OCN 오리지널의 시작을 알릴 ‘본 대로 말하라’의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캐스팅에 자신감이 느껴진다. ‘본 대로 말하라’는 드라마 ‘보이스1’, ‘손 the guest’, ‘라이어 게임’, ‘피리 부는 사나이’ 등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이 크리에이터를 맡아 관심을 받고 있다. 김홍선 감독은 기획 및 제작에 전반적으로 참여해 작품에 완성도를 더할 예정이다. 또한, ‘신의 퀴즈1’ 이준형 감독이 연출을 맡고, 영화 ‘차형사’ 고영재 작가, 신예 한기현 작가가 집필한다. 2020년 상반기 방송 예정.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내를 죽였다’ 웃음기 쫙 뺀 이시언의 새로운 얼굴

    ‘아내를 죽였다’ 웃음기 쫙 뺀 이시언의 새로운 얼굴

    블랙아웃 스릴러 ‘아내를 죽였다’로 돌아온 배우 이시언이 파격 연기 변신을 예고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대세 배우’로 불리며 친숙한 이미지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이시언이 ‘아내를 죽였다’로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오는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아내를 죽였다’는 음주로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남자가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블랙아웃 스릴러로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희나리’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 2009년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에서 ‘중호’ 역으로 데뷔한 이시언은 첫 데뷔작부터 맞춤형 옷을 입은 듯 캐릭터를 완벽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응답하라 1997’ ‘W’ ‘라이브’ ‘플레이어’ 등 다양한 드라마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그가 영화 ‘아내를 죽였다’에서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사이, 아내를 죽인 용의자로 지목된 ‘정호’ 역으로 스릴러 장르에 처음 도전, 지금껏 보여줬던 캐릭터와는 180도 다른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인다. 이시언은 특히 술에 취해 필름이 끊어진,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본 일상적인 상황의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부터 하루아침에 용의자로 지목된 이후, 스스로도 자신의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오가는 극한의 감정 연기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줄 예정이다. 여기에 추격 액션까지 직접 소화한 이시언은 웃음기 쫙 뺀 진지한 모습으로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연기 내공을 펼쳐 보인다. 이시언의 새로운 얼굴이 기대되는 블랙아웃 스릴러 ‘아내를 죽였다’는 12월 초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공블리’ 사전에 실패란 없다

    ‘공블리’ 사전에 실패란 없다

    ‘동백꽃 필 무렵’ 시청률 20% 돌파 코앞 화려함 대신 대체불가 자연스러운 연기 상대 배우와 ‘케미’로 캐릭터 한계 극복 출연 전작 모두 두 자릿수 시청률 기록“동백씨는유. 이상하게 이 청초함과 섹시함이 공존을 해갖구유. 착한 사람을 자꾸 이케 삐뚤어지게 맨들어유.” KBS2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에서 충청도 시골 경찰 황용식(강하늘 분)은 연인 동백(공효진 분)을 끔찍이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돌직구’로 표현한다. 용식뿐 아니라 시청자 모두가 애틋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동백 캐릭터의 완성은 변치 않은 ‘공블리’ 공효진(39)이 있기에 가능했다. 지난달 31일 방영한 ‘동백꽃 필 무렵’ 27·28회는 전국 평균 15.0~18.4%(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을 올리며 20%에 근접했다. 지난 9월 18일 첫 방송 6.3~7.4% 시청률이 2배 이상 뛰어오르며 요즘 최고의 화제작에 등극했다. ‘동백꽃 필 무렵’의 성공은 스토리, 연출, 캐릭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3박자를 바탕으로 한다. “넷만큼의 멜로, 넷만큼의 휴먼, 둘만큼의 스릴러로 이뤄진 종합선물세트 드라마”라는 차영훈 PD의 소개처럼 ‘4-4-2 전술’을 효과적으로 펼친 점도 성공 요인이다. 무엇보다 극의 중심에서 20여년 연기 내공을 드러내며 시청자를 사로잡는 배우 공효진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동백은 첫사랑이 ‘마음의 고향’이라고 말했던 시골마을 옹산에 내려가 아들 필구를 키우는 미혼모다. 두루치기를 안주로 내는 ‘까멜리아’를 6년째 운영하지만 웃음을 팔지는 않는다. 어린 시절 엄마에게 버림받고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채 주눅 든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 뒤에 숨은 강단과 사랑스러움을 용식만은 알아챈다. “박복한 팔자”라고 되뇌면서도 갈 곳 없는 향미, 자신을 버린 엄마마저도 받아주는 따뜻한 인물이다. 공효진은 화려함 대신 수수한 매력, 사람 냄새 나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동백꽃 필 무렵’의 흥행 질주에 공효진의 ‘안목’이 덩달아 화제다. 공효진은 출연한 드라마 모두를 두 자릿수 시청률에 올려놓으며 실패를 모르는 커리어를 쌓아왔다. 1999년 영화 ‘여고괴담2’ 조연으로 연기의 길에 들어선 공효진은 ‘화려한 시절’(SBS), ‘네 멋대로 해라’(MBC) 등 드라마로 영역을 넓혔다. 2003년 형부를 향한 절절한 사랑을 숨기지 못하는 서연욱을 연기한 첫 드라마 주연작 ‘눈사람’(MBC)이 최고 24.8% 시청률을 올리면서 흥행 기록을 시작했다. ‘상두야 학교가자’(KBS2), ‘건빵선생과 별사탕’(SBS), ‘고맙습니다’(MBC) 등을 통해 독보적인 배우로 자리잡은 그는 2010년 이선균과 환상의 호흡을 맞춘 ‘파스타’(MBC)에서 사랑스러운 매력을 한껏 드러내며 ‘공블리’라는 별명을 얻는다. 시청률 역시 21.2%까지 오르며 공효진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출연작 중 시청률이 가장 낮은 ‘괜찮아, 사랑이야’(SBS)조차도 12.9%를 기록했고, 작품성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공효진만의 캐릭터는 대체불가 강점이다. 반대로 캐릭터 변화가 크지 않는다는 지적이 따르기도 한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공효진은 ‘최고의 사랑’ 등 전작들에서도 위축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톱스타 역할의 차승원과 이번 소박한 매력의 강하늘과 만들어내는 ‘케미’는 전혀 다르다”면서 “이질감 없이 자연스러운 연기로 어떤 상대와의 연기에서도 조화를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매력의 상대와 다른 호흡으로 캐릭터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의미다. 공효진은 최근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개봉에 앞선 인터뷰에서 ‘로코퀸’ 자리를 오래도록 지키는 비결을 “대본을 잘 고른 것”으로 꼽았다. “사랑에만 매달려 울고불고 도움 받는 캐릭터는 기피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만큼이나 끌어가면서 사랑에도 울고 웃는 캐릭터를 찾는다”고 나름의 설명을 덧댔다. “장르를 많이 시험해본다”는 영화와 달리 “전 연령대가 스트레스 없이 쉬고 싶을 때 보는 드라마는 희망적이고 편안한 것에 손이 간다”는 공효진의 흥행 마법이 앞으로도 계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동백꽃 필 무렵’ 시청자 ‘심멎’ 유발 명장면 베스트3

    ‘동백꽃 필 무렵’ 시청자 ‘심멎’ 유발 명장면 베스트3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강민경,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이 첫 방송 이후 전채널 수목극 1위의 자리를 지켰고, 앞으로 3주간의 방영만을 남긴 가운데, 시청률 20% 고지 돌파를 목전에 뒀다. 이렇게 매회 뜨거운 반응을 끌어낸 이유는 로맨스, 휴머니즘, 스릴러가 어우러지며 명장면, 명대사를 탄생시키고 있기 때문. 댓글 반응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심장이 반응한 명장면 셋을 꼽아봤다. #1. “니가 먼저 했다.” 공효진X강하늘 화제의 키스신 인생의 고난과 역경을 마주할 때마다 항상 도망치기 바빴던 동백(공효진). 그런 그녀가 설령 까불이가 턱 밑으로 쫓아왔을지언정 더 이상 도망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모두 용식(강하늘)의 사랑 덕택이었다. 자신을 일깨워준 용식이 너무 좋았던 동백은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용식의 볼에 입술 도장을 찍었다. 그런 모습이 너무 예뻐 죽겠는 용식은 “니가 먼저 했다”라는 화제의 명대사를 남기며 박력 있게 동백의 입술로 향했다. 지극히 건전(?)했던 그들이 드디어 사랑을 불태운 뜨거운 장면에 시청자들의 열렬한 호응이 이어졌다. #2. “내 새끼 때리지마.” 강하늘, 김강훈의 히어로 등극 시합 중 한 편을 먹은 심판, 그리고 상대팀 코치와 선수 때문에 불의를 맛본 동백의 아들 필구(김강훈). ‘깡’ 필구답게 혼자 요목조목 따져봤지만, 어린이가 어른 둘을 상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내 편 하나 없이 철저히 고립된 것만 같은 순간, 그를 구원할 히어로 용식이 나타났다.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필드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온 그는 필구를 때린 코치에게 “그래 내 새끼다”라며 역정을 냈다. 자기가 때린 증거가 있냐는 반격엔, “나 드론 있는 놈이야”라고 맞받아쳤다. 경찰 부르라는 소리엔, “여기 있다. 내가 경찰이다”라며 입도 뻥끗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우리 필구 건들지 마. 아주 그냥 다 죽는 거여”라며 속 시원한 한 방으로 쐐기까지 박은 용식. 통쾌를 넘어 심쿵까지 하게 한 화제의 명장면이었다. #3. “나를 잊지 말아요.” 손담비, 눈물샘 폭발 ‘동백꽃 필 무렵’엔 설렘과 웃음뿐만 아닌 눈물도 있다. 그중에서도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폭발시킨 장면은 향미(손담비)의 가슴 아픈 인생사였다. 살면서 ‘내 편’ 한 명 없이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왔던 향미의 유일한 바람은 자신은 이렇게밖에 못 살아도 동생만큼은 잘 사는 것이었다. 동백의 3천만 원을 훔치면서까지 동생에게 헌신적이었던 향미였는데, 돌아온 건 참혹한 배신이었다. 향미는 유일하게 자신을 품어준 동백에게 “너도 나 잊지 마. 엄마니 동생이니 다들 나 제끼고 잘 사는데, 너 하나는 그냥 나 좀 기억해주라. 그래야 나도 세상에 살다 간 것 같지”라며 자신을 기억해 달라 말했다. 이 장면이 더욱 슬펐던 이유는 동백의 3천만 원을 갚겠다던 향미가 다신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 눈물 콧물 쏙 빼놓은 향미는 모두의 기억 속에 남게 됐다. ‘동백꽃 필 무렵’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퓨전 사극·한국형 스릴러+미학적 작가주의… 흥행·작품성 인정받다

    퓨전 사극·한국형 스릴러+미학적 작가주의… 흥행·작품성 인정받다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계에 불었던 산업의 활기는 2006년 그 정점을 찍었다. 2003년부터 80편대를 기록하던 한국영화 제작편수는 2006년을 기점으로 100편을 넘어섰다. 2001년 50%를 넘어 2004년부터 60%대에 육박하던 한국영화 점유율도 급기야 2006년 63.8%를 기록했다. 현재까지도 가장 높은 수치로 기록되는 비율이다. 2006년이 한국영화산업에서 가능한 최대치를 보여준 해였다면, 2007년 이후는 위기 혹은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2006년 7월, 긴 논란 끝에 결국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 상영제도)가 73일로 축소되었고, 때마침 버팀목이라도 무너진 듯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거세졌다. 한국영화 관객은 감소했고 수익률과 수출 실적 또한 하락했다. 2007년 50%로 내려선 한국영화 점유율은 2008년 42.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2년 만에 침체기를 극복하고 2009년부터 다시 상승세를 만들어낸다. 시장 규모에 맞는 한국형 장르가 다듬어졌고, 상업영화와 작가주의 영화의 경계를 넘어서는 독창적인 감독들이 작품을 이어갔다. 이번 연재는 2000년대 중후반의 한국영화가 어떻게 도약해 갔는지 살펴보기로 한다.●한국형 장르의 역동성 200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에서 주목할 장르 키워드는 바로 사극과 스릴러다. 퓨전의 길을 택한 사극·시대극 그리고 범죄·액션과 결합한 스릴러 장르는 다양한 장르적 요소와 이합집산하며 더욱더 진화해갔다. 이러한 장르 다변화와 ‘복합장르화’ 경향은 2010년대로 이어지며 ‘한국형 장르’가 구축되는 방법론이 됐다. 물론 한국영화의 전통적인 장르인 멜로·로맨스와 1990년대의 인기 장르였던 로맨틱 코미디도 관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1960년대 한국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사극 장르는 2000년대 들어 현대적인 감각의 퓨전 사극으로 부활했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이재용, 2003)를 시작으로 2005년 ‘혈의 누’(김대승)·‘형사 Duelist’(이명세)가 이어졌고, 2005년 12월에 개봉한 ‘왕의 남자’(이준익)는 12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 사극 흥행의 정점을 찍었다. 특히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시나리오를 쓴 김대우 감독은 대담한 상상력과 세련된 유머가 돋보인 ‘음란서생’(2006)과 ‘춘향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방자전’(2010)을 내놓으며 퓨전 사극의 유행을 이끌었다. 2000년대 후반에도 사극의 인기는 계속되었는데, 고려 왕조를 배경으로 에로티시즘과 결합한 ‘쌍화점’(유하, 2008), 한국형 히어로물을 표방하며 판타지 장르에 도전한 ‘전우치’(최동훈, 2009)가 대표적이다. 근현대사의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다룬 시대극 장르도 주목할 경향이다. 2004년에는 ‘효자동 이발사’(임찬상)·‘하류인생’(임권택) 등 근현대사를 가공하거나 ‘슈퍼스타 감사용’(김종현)·‘역도산’(송해성) 등 실존인물을 소재로 과거를 되돌아보는 노스탤지어 영화들이 수확됐다. 2005년에는 대통령 시해 사건을 블랙코미디 감각으로 풍자한 ‘그때 그 사람들’(임상수), 일제강점기 여류 비행사 박경원의 일대기를 그린 ‘청연’(윤종찬)이 이어졌다. 2007년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룬 ‘화려한 휴가’(김지훈)가 전국 730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살인의 추억’(봉준호, 2003)이 선취한 스릴러 장르는 2008년 ‘추격자’(나홍진)에서 완성됐다. 실제 연쇄살인마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추격자’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관객 500만 이상을 동원해 화제가 됐다. 이 영화의 성공은 범죄·액션 등의 요소와 결합한 스릴러 장르의 유행을 촉발, 스릴러가 현대 한국영화의 대표 장르로 등극하는 계기가 됐다. 2010년에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끼’(강우석), 잔혹한 이미지를 전시한 ‘하드보일드’ 스릴러 ‘악마를 보았다’(김지운)가 흥행 배턴을 이었다. 액션과 스릴러는 장르 특성상 결합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의 전통적인 강세 장르인 액션이 더 전면으로 나서는 영화들도 있었다. 2010년에는 남북 분단 상황을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의형제’(장훈)가 540만 관객을, 2011년에는 ‘감성 액션’을 표방한 ‘아저씨’(이정범)가 61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과 비평 모두 주목을 받았다.범죄스릴러의 인척 장르라 할 누아르, 갱스터 영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윤종빈, 2011)는 1980년대 시대상을 풍자와 해학 그리고 블랙코미디 방식으로 그리며 갱스터 장르의 신기원을 보여주었다. 한편 최동훈은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004)으로 한국형 ‘케이퍼 무비’(범죄 전문가들의 정교한 범죄 과정을 보여주는 장르)를 성공시켰다. 이후 허영만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타짜’(2006), ‘멀티캐스팅’의 묘를 살린 범죄영화 ‘도둑들’(2012) 등을 내놓으며 최고의 흥행 감독으로 등극했다. 큰 예산이 들지 않는 로맨틱 코미디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법칙을 새롭게 재해석한 ‘달콤한 거짓말’(정정화, 2008), 박중훈의 귀환과 ‘88만원 세대’의 묘사가 인상적인 ‘내 깡패 같은 애인’(김광식, 2010), 장르 화법에 더없이 충실했던 ‘시라노: 연애조작단’(김현석, 2010), 기획 코미디의 힘을 보여준 ‘댄싱퀸’(이석훈, 2011), 46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성공작 ‘내 아내의 모든 것’(민규동, 2012), 키치적인 B급 정서가 매력적인 ‘남자사용설명서’(이원석, 2012) 등이 이어졌다. 멜로를 코믹호러에 접붙인 ‘달콤, 살벌한 연인’(손제곤, 2006), 로맨틱 코미디의 뼈대에 호러를 녹여낸 ‘오싹한 연애’(황인호, 2011)도 주목받았다. ●예술영화·상업영화 아우르는 작가주의 1996~1997년 데뷔해, 2000년대 초중반 주요 해외영화제를 통해 인정받은 작가주의 감독 홍상수, 김기덕, 이창동은 미학적 성숙을 거듭하며 그들의 영화세계를 완성시켜갔다.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치면 단연 홍상수다. 그는 매년 1~2편의 작품을 연출하며, 새로운 미학적 실험과 변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 ‘극장전’, 2006년 ‘해변의 여인’, 2008년 ‘밤과 낮’·‘첩첩산중’(단편), 2009년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10년 ‘하하하’·‘옥희의 영화’, 2011년 ‘북촌방향’ 등 언뜻 앞의 영화와 겹치는 듯하면서도 매번 기존의 틀을 바꿔가는 방식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마치 거울처럼 마주 보는 그의 연작들은, 각 영화의 제목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차라리 ‘홍상수 영화’로 호명하고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비평적 해석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그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국내외 비평계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예술영화 관객들의 지지도 굳건하다. 김기덕은 ‘활’(2005), ‘숨’(2007), ‘비몽’(2008) 등 본인의 작품뿐만 아니라 ‘영화는 영화다’(장훈, 2008)·‘풍산개’(전재홍, 2011) 등 조감독 출신 감독의 영화 제작까지 겸했다. 그는 ‘아리랑’(2011)으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피에타’(2012)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안았다. 이창동 역시 인간의 실존적 고통과 구원에 관한 질문을 멈추지 않으며, 미학적 성취를 이어갔다. ‘밀양’(2007)은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에 진출, 주연 배우 전도연이 한국영화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시’(2010)는 제63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각본상을 받았다. 한편 이창동은 2009년 제62회 칸영화제에서 장편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2011년 제64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2000년대 들어 새롭게 발견된 시네아스트(cineaste·영화예술가)로는 재중동포 출신인 장률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두 번째 장편영화인 ‘망종’(2005)이 제58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고 여러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널리 알려졌다. ‘경계’(2007), ‘중경’(2007), ‘두만강’(2009), ‘풍경’(2013)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조선족, 탈북 여성과 소년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등 경계인들의 이야기를 건조한 풍경 속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는 ‘경주’(2013) 이후 새로운 화법으로 전환해 더 넓은 관객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그 외에도 ‘천년학’(2007)으로 100번째 영화를 연출한 거장 임권택, 현대 한국사회에 대한 성찰을 로맨스 장르에 녹인 ‘멋진 하루’(2008)의 이윤기, 리얼리즘과 신비함이 뒤섞인 ‘파주’(2009)의 박찬옥, 제주도 4·3 사건을 독특한 미학으로 승화시킨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2012)의 오멸 등이 작가주의 영화의 계보를 이었다. 또한 제28회 밴쿠버 영화제에서 용호상을 수상한 ‘회오리바람’(2009)의 장건재, 탈북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선을 예리하게 포착한 ‘무산일기’(2010)의 박정범,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창조한 ‘파수꾼’(2010)의 윤성현 등 인상적인 독립장편영화로 데뷔한 감독들도 특기할 필요가 있다.대중영화와 작가영화의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 독창적인 장르 해석과 자신만의 영화 스타일을 유지하는 감독군으로는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그리고 나홍진이 있다. 봉준호는 국내를 넘어선 흥행과 비평적 지지를 받은 ‘괴물’(2006), 뛰어난 미학적 완성도로 국내외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마더’(2009) 그리고 글로벌 영화 프로젝트의 성공작 ‘설국열차’(2013)를 이어가며 그만의 영화세계를 진보시켜갔다. 박찬욱은 ‘복수 3부작’의 완결편 ‘친절한 금자씨’(2005), 디지털 영화 미학을 개척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제62회 칸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쥐’(2008), 그리고 첫 번째 할리우드 영화 ‘스토커’(2013)까지, 영화적 야심과 예술가적 자의식을 팽팽하게 유지하고 있다. 김지운은 만주웨스턴 ‘쇠사슬을 끊어라’(이만희, 1971)를 오마주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고어 영화(선혈이 낭자하는 잔인한 묘사가 특징)에 가까운 하드보일드 ‘악마를 보았다’(2010) 등을 통해 특유의 장르 미학을 추구하고 있다.2008년 범죄스릴러 ‘추격자’로 데뷔한 나홍진은 광기 어린 액션스릴러 ‘황해’(2010), 초자연적 미스터리스릴러 ‘곡성’(2016)을 내놓으며, 스릴러 장르를 그만의 스타일과 해석으로 새롭게 구축해가고 있다. 그의 세 작품은 모두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추격자’는 제61회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황해’는 제64회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곡성’은 제69회 비경쟁부문에서 세계 영화인들을 만났다. 그는 가장 차기작이 기대되는 감독임에 틀림없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퓨전 사극·한국형 스릴러+미학적 작가주의… 흥행·작품성 인정받다

    퓨전 사극·한국형 스릴러+미학적 작가주의… 흥행·작품성 인정받다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계에 불었던 산업의 활기는 2006년 그 정점을 찍었다. 2003년부터 80편대를 기록하던 한국영화 제작편수는 2006년을 기점으로 100편을 넘어섰다. 2001년 50%를 넘어 2004년부터 60%대에 육박하던 한국영화 점유율도 급기야 2006년 63.8%를 기록했다. 현재까지도 가장 높은 수치로 기록되는 비율이다. 2006년이 한국영화산업에서 가능한 최대치를 보여준 해였다면, 2007년 이후는 위기 혹은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2006년 7월, 긴 논란 끝에 결국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 상영제도)가 73일로 축소되었고, 때마침 버팀목이라도 무너진 듯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거세졌다. 한국영화 관객은 감소했고 수익률과 수출 실적 또한 하락했다. 2007년 50%로 내려선 한국영화 점유율은 2008년 42.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2년 만에 침체기를 극복하고 2009년부터 다시 상승세를 만들어낸다. 시장 규모에 맞는 한국형 장르가 다듬어졌고, 상업영화와 작가주의 영화의 경계를 넘어서는 독창적인 감독들이 작품을 이어갔다. 이번 연재는 2000년대 중후반의 한국영화가 어떻게 도약해 갔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한국형 장르의 역동성 200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에서 주목할 장르 키워드는 바로 사극과 스릴러다. 퓨전의 길을 택한 사극·시대극 그리고 범죄·액션과 결합한 스릴러 장르는 다양한 장르적 요소와 이합집산하며 더욱더 진화해갔다. 이러한 장르 다변화와 ‘복합장르화’ 경향은 2010년대로 이어지며 ‘한국형 장르’가 구축되는 방법론이 됐다. 물론 한국영화의 전통적인 장르인 멜로·로맨스와 1990년대의 인기 장르였던 로맨틱 코미디도 관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1960년대 한국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사극 장르는 2000년대 들어 현대적인 감각의 퓨전 사극으로 부활했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이재용, 2003)를 시작으로 2005년 ‘혈의 누’(김대승)·‘형사 Duelist’(이명세)가 이어졌고, 2005년 12월에 개봉한 ‘왕의 남자’(이준익)는 12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 사극 흥행의 정점을 찍었다. 특히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시나리오를 쓴 김대우 감독은 대담한 상상력과 세련된 유머가 돋보인 ‘음란서생’(2006)과 ‘춘향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방자전’(2010)을 내놓으며 퓨전 사극의 유행을 이끌었다. 2000년대 후반에도 사극의 인기는 계속되었는데, 고려 왕조를 배경으로 에로티시즘과 결합한 ‘쌍화점’(유하, 2008), 한국형 히어로물을 표방하며 판타지 장르에 도전한 ‘전우치’(최동훈, 2009)가 대표적이다. 근현대사의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다룬 시대극 장르도 주목할 경향이다. 2004년에는 ‘효자동 이발사’(임찬상)·‘하류인생’(임권택) 등 근현대사를 가공하거나 ‘슈퍼스타 감사용’(김종현)·‘역도산’(송해성) 등 실존인물을 소재로 과거를 되돌아보는 노스탤지어 영화들이 수확됐다. 2005년에는 대통령 시해 사건을 블랙코미디 감각으로 풍자한 ‘그때 그 사람들’(임상수), 일제강점기 여류 비행사 박경원의 일대기를 그린 ‘청연’(윤종찬)이 이어졌다. 2007년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룬 ‘화려한 휴가’(김지훈)가 전국 730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살인의 추억’(봉준호, 2003)이 선취한 스릴러 장르는 2008년 ‘추격자’(나홍진)에서 완성됐다. 실제 연쇄살인마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추격자’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관객 500만 이상을 동원해 화제가 됐다. 이 영화의 성공은 범죄·액션 등의 요소와 결합한 스릴러 장르의 유행을 촉발, 스릴러가 현대 한국영화의 대표 장르로 등극하는 계기가 됐다. 2010년에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끼’(강우석), 잔혹한 이미지를 전시한 ‘하드보일드’ 스릴러 ‘악마를 보았다’(김지운)가 흥행 배턴을 이었다. 액션과 스릴러는 장르 특성상 결합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의 전통적인 강세 장르인 액션이 더 전면으로 나서는 영화들도 있었다. 2010년에는 남북 분단 상황을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의형제’(장훈)가 540만 관객을, 2011년에는 ‘감성 액션’을 표방한 ‘아저씨’(이정범)가 61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과 비평 모두 주목을 받았다.범죄스릴러의 인척 장르라 할 누아르, 갱스터 영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윤종빈, 2011)는 1980년대 시대상을 풍자와 해학 그리고 블랙코미디 방식으로 그리며 갱스터 장르의 신기원을 보여주었다. 한편 최동훈은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004)으로 한국형 ‘케이퍼 무비’(범죄 전문가들의 정교한 범죄 과정을 보여주는 장르)를 성공시켰다. 이후 허영만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타짜’(2006), ‘멀티캐스팅’의 묘를 살린 범죄영화 ‘도둑들’(2012) 등을 내놓으며 최고의 흥행 감독으로 등극했다. 큰 예산이 들지 않는 로맨틱 코미디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법칙을 새롭게 재해석한 ‘달콤한 거짓말’(정정화, 2008), 박중훈의 귀환과 ‘88만원 세대’의 묘사가 인상적인 ‘내 깡패 같은 애인’(김광식, 2010), 장르 화법에 더없이 충실했던 ‘시라노: 연애조작단’(김현석, 2010), 기획 코미디의 힘을 보여준 ‘댄싱퀸’(이석훈, 2011), 46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성공작 ‘내 아내의 모든 것’(민규동, 2012), 키치적인 B급 정서가 매력적인 ‘남자사용설명서’(이원석, 2012) 등이 이어졌다. 멜로를 코믹호러에 접붙인 ‘달콤, 살벌한 연인’(손제곤, 2006), 로맨틱 코미디의 뼈대에 호러를 녹여낸 ‘오싹한 연애’(황인호, 2011)도 주목받았다. ●예술영화·상업영화 아우르는 작가주의 1996~1997년 데뷔해, 2000년대 초중반 주요 해외영화제를 통해 인정받은 작가주의 감독 홍상수, 김기덕, 이창동은 미학적 성숙을 거듭하며 그들의 영화세계를 완성시켜갔다.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치면 단연 홍상수다. 그는 매년 1~2편의 작품을 연출하며, 새로운 미학적 실험과 변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 ‘극장전’, 2006년 ‘해변의 여인’, 2008년 ‘밤과 낮’·‘첩첩산중’(단편), 2009년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10년 ‘하하하’·‘옥희의 영화’, 2011년 ‘북촌방향’ 등 언뜻 앞의 영화와 겹치는 듯하면서도 매번 기존의 틀을 바꿔가는 방식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마치 거울처럼 마주 보는 그의 연작들은, 각 영화의 제목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차라리 ‘홍상수 영화’로 호명하고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비평적 해석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그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국내외 비평계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예술영화 관객들의 지지도 굳건하다. 김기덕은 ‘활’(2005), ‘숨’(2007), ‘비몽’(2008) 등 본인의 작품뿐만 아니라 ‘영화는 영화다’(장훈, 2008)·‘풍산개’(전재홍, 2011) 등 조감독 출신 감독의 영화 제작까지 겸했다. 그는 ‘아리랑’(2011)으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피에타’(2012)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안았다. 이창동 역시 인간의 실존적 고통과 구원에 관한 질문을 멈추지 않으며, 미학적 성취를 이어갔다. ‘밀양’(2007)은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에 진출, 주연 배우 전도연이 한국영화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시’(2010)는 제63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각본상을 받았다. 한편 이창동은 2009년 제62회 칸영화제에서 장편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2011년 제64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2000년대 들어 새롭게 발견된 시네아스트(cin?ste·영화예술가)로는 재중동포 출신인 장률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두 번째 장편영화인 ‘망종’(2005)이 제58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고 여러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널리 알려졌다. ‘경계’(2007), ‘중경’(2007), ‘두만강’(2009), ‘풍경’(2013)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조선족, 탈북 여성과 소년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등 경계인들의 이야기를 건조한 풍경 속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는 ‘경주’(2013) 이후 새로운 화법으로 전환해 더 넓은 관객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그 외에도 ‘천년학’(2007)으로 100번째 영화를 연출한 거장 임권택, 현대 한국사회에 대한 성찰을 로맨스 장르에 녹인 ‘멋진 하루’(2008)의 이윤기, 리얼리즘과 신비함이 뒤섞인 ‘파주’(2009)의 박찬옥, 제주도 4·3 사건을 독특한 미학으로 승화시킨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2012)의 오멸 등이 작가주의 영화의 계보를 이었다. 또한 제28회 밴쿠버 영화제에서 용호상을 수상한 ‘회오리바람’(2009)의 장건재, 탈북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선을 예리하게 포착한 ‘무산일기’(2010)의 박정범,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창조한 ‘파수꾼’(2010)의 윤성현 등 인상적인 독립장편영화로 데뷔한 감독들도 특기할 필요가 있다.대중영화와 작가영화의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 독창적인 장르 해석과 자신만의 영화 스타일을 유지하는 감독군으로는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그리고 나홍진이 있다. 봉준호는 국내를 넘어선 흥행과 비평적 지지를 받은 ‘괴물’(2006), 뛰어난 미학적 완성도로 국내외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마더’(2009) 그리고 글로벌 영화 프로젝트의 성공작 ‘설국열차’(2013)를 이어가며 그만의 영화세계를 진보시켜갔다. 박찬욱은 ‘복수 3부작’의 완결편 ‘친절한 금자씨’(2005), 디지털 영화 미학을 개척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제62회 칸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쥐’(2008), 그리고 첫 번째 할리우드 영화 ‘스토커’(2013)까지, 영화적 야심과 예술가적 자의식을 팽팽하게 유지하고 있다. 김지운은 만주웨스턴 ‘쇠사슬을 끊어라’(이만희, 1971)를 오마주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고어 영화(선혈이 낭자하는 잔인한 묘사가 특징)에 가까운 하드보일드 ‘악마를 보았다’(2010) 등을 통해 특유의 장르 미학을 추구하고 있다.2008년 범죄스릴러 ‘추격자’로 데뷔한 나홍진은 광기 어린 액션스릴러 ‘황해’(2010), 초자연적 미스터리스릴러 ‘곡성’(2016)을 내놓으며, 스릴러 장르를 그만의 스타일과 해석으로 새롭게 구축해가고 있다. 그의 세 작품은 모두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추격자’는 제61회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황해’는 제64회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곡성’은 제69회 비경쟁부문에서 세계 영화인들을 만났다. 그는 가장 차기작이 기대되는 감독임에 틀림없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나를 찾아줘’ 이영애, 작품에 대한 자신감 “확신 있다”

    ‘나를 찾아줘’ 이영애, 작품에 대한 자신감 “확신 있다”

    이영애가 작품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배우 이영애는 4일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제작보고회에서 14년만 복귀작으로 이 영화를 택한 이유를 공개했다. 이날 이영애는 “촘촘하고 완벽한 연극 대본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며 “정연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같이 이뤄가는 마을 사람들의 전체가 다 주인공이다. 한분 한분이 다 잘해주셔야지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영애는 “내가 본의 아니게 오랫동안 영화를 안 하게 됐지만 중간에 드라마도 했었다. 오래 기다린 만큼 보람이 있는 작품이란 확신이 내 나름대론 들었다. 오랜 기다린 만큼 내놓을 수 있는 작품이다”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다. 11월 27일 개봉.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흉기로 위협해 전 남친 성폭행한 美여성 20년 형 선고

    흉기로 위협해 전 남친 성폭행한 美여성 20년 형 선고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집착한 미국의 한 여성이 전 남친의 집에 몰래 들어가 흉기로 위협하며 성폭행을 하는 사이코 스릴러 영화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몬태나 주에 살던 사만다 미어스(20)는 지난해 6월 22일 11시 경(현지시간) 당시 그레이트 폴스에 사는 헤어진 전 남친의 집에 몰래 잠입했다. 그녀는 흉기를 들고 전 남친의 침실 문 뒤에 숨어 있다가 주유소에 간 전 남친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녀는 전 남친이 침실로 들어오자 뒤에서 접근해 흉기로 위협하고는 침대로 갈 것을 요구해 자신의 욕심을 채웠다. 잠자리를 마친 그녀는 흉기를 든 채 대화를 이어갔다. 대화 중에 논쟁이 생겼고 그녀는 흉기로 벽을 쳐 손상을 내고 심지어 침대 위에 소변을 보기도 했다. 전 남친은 여동생이 집으로 들어오는 순간 뒷문을 통해 여동생과 탈출해 경찰에 신고했다. 미어스는 경찰에게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그녀의 진술이 타탕성이 없으며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횡설수설 했다"며 구속했다. 구속 당시 정신 상태가 불안정 했던 미어스는 정신병원에 수감되었다. 미어스는 지난달 29일 최후법정에서 몬태나 공중 보건 복지부의 감독 아래 20년의 치료감호형을 선고 받았다. 2급 성범죄범으로 확정된 그녀는 20년 동안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치료와 상담을 받아야 하며 정신병원이 처방하는 모든 약을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는 조건도 추가됐다. 미어스는 해당 사건 2달 전에도 전 남친의 목을 조르려다 경찰에 구속됐고, 접근 금지와 무기 소지를 금지하는 조건으로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작가 “윤시윤 최적의 배우, 착해보이지만..”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작가 “윤시윤 최적의 배우, 착해보이지만..”

    올 하반기 기대작 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를 집필한 류용재 작가가 배우 윤시윤-정인선-박성훈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tvN 새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연출 이종재, 극본 류용재, 김환채, 최성준,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키이스트)는 어쩌다 목격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을 잃은 호구 육동식(윤시윤 분)이 우연히 얻게 된 살인 과정이 기록된 다이어리를 보고 자신이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을 연출한 이종재 감독과 드라마 ‘라이어 게임’,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을 집필한 류용재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류용재 작가가 신선한 설정이 매력적인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탄생 배경을 밝혀 이목이 집중된다. 그는 “아이템 회의 중 기억상실에 걸린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처음엔 무거운 스릴러로 이야기를 풀다가 문득 ‘그 모든 게 착각이라면? 재밌겠다’ 싶었다”며 “이후 ‘싸이코패스 같은 인간이 성공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그들과 같은 괴물이 되어야만 할까?’라는 주제를 출발점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여 극에 대한 흥미를 자극했다. 이어 류용재 작가는 “윤시윤-정인선-박성훈 모두 재능 있고, 성실한 배우들이다. 무엇보다 선한 사람들인 점이 좋다”며 주연배우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육동식 역을 맡은 윤시윤에 대해 “윤시윤씨는 착하고 어리숙해 보이지만, 우직하고 속이 아주 단단하다. 자신의 연기에 대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좋은 배우”라고 밝혔다. 이어 류용재 작가는 “허술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호구 동식과 스스로를 싸이코패스로 착각하고 매섭게 변하는 동식, 둘 다를 연기할 최적의 배우라 생각한다”며 강한 신뢰를 드러내 관심을 높였다. 심보경 역을 맡은 정인선에 대해서는 “정인선씨는 굉장히 어른스럽고 겸손하다. 하지만 선한 눈웃음 뒤에 아역시절부터 다져진 내공을 숨기고 있다”라며, “동네 경찰로 주어진 현실에 충실하려 노력하지만, 결국 억눌러온 수사 본능을 따라 포식자를 쫓게 되는 심보경이라는 인물을 인선씨라면 잘 해낼 거라 믿는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동시에 류용재 작가는 “극중에 영화 ‘살인의 추억’이 언급되는 장면들이 있는데, 마지막 장면에 아역으로 등장했던 인선씨의 배경을 알고 보시면 더 재미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시청 팁을 전하기도. 이와 함께 류용재 작가는 서인우 역을 맡은 박성훈의 노력과 열정에 감탄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박성훈씨는 차별화된 싸이코패스 ‘서인우’ 역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그의 노력이 작품에 어떻게 녹여질지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또한 류용재 작가는 “극중 싸이코패스의 다이어리는 왼손을 이용해 남들이 쉽게 알아볼 수 없는 독특한 방법으로 쓴다는 설정이다.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글씨를 쓰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닌데, 성훈씨는 연습을 거듭한 끝에 극중 소품인 다이어리를 ‘서인우’스러운 유려한 글씨체로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다 써내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해 훈훈함을 전파했다. 더불어 류용재 작가는 극중 박성훈이 맡은 순도 100% 싸이코패스 ‘서인우’ 캐릭터에 있어 영화 ‘아메리카 싸이코’의 살인마 캐릭터가 도움이 됐다고 밝혀 귀를 쫑긋하게 했다. 그는 “서인우는 ‘아메리칸 싸이코’ 속 살인마와 비슷한 배경을 가진 인물이지만, 연쇄살인마로서 조금 더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들만 골라 죽이며 스스로를 포식자라 칭한다. 겉으로는 젠틀하고 매력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보이지만, 약자에 대한 혐오감과 강자로서 받고 싶은 인정 욕구를 살인으로 푸는 지독한 인물”이라고 밝혀 섬뜩한 서인우 캐릭터를 더욱 기대케 했다. 그런가 하면 류용재 작가는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를 집필하는 데 있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을 묻자 “마감입니다”라며 유머러스한 대답을 전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에 더해 류용재 작가는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 중 가장 명랑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혀, 그의 유머와 재치가 녹아들 극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끝으로 류용재 작가는 “‘뼈있는 농담, 그런데 그 뼈까지 맛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tvN 새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청일전자 미쓰리’ 후속으로 오는 11월 20일 수요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詩적이고 영화 같은 그녀만의 K스릴러… 13개국이 반했다

    詩적이고 영화 같은 그녀만의 K스릴러… 13개국이 반했다

    글밥만 32년. 1987년 대학 졸업 후 줄곧 라디오·예능 프로그램의 작가 등으로 활약하며 자기가 쓴 소설을 직접 드라마·희곡 시나리오로 각색했다. 2010년 한국에서 출간한 소설 ‘잘 자요 엄마’는 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 러시아 등 전 세계 13개국에서 번역 출간을 준비 중이다. 지난 6월에는 ‘다운튼 애비’ 등을 만든 영국 드라마 제작사 카니발 필름과 영상화 판권 계약을 마쳤다. 이 전방위, 혼종의 작가를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추리 소설의 여왕’ 서미애(54) 작가다. 해외에서 잘나가는 이유부터 물었다. “제 소설 보고 ‘유니크하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렇게 받아들일까 생각해 봤는데, 순문학 느낌도 있고, 어느 정도 시적이면서도 영화적인 느낌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시적이면서도 영화적인 느낌’에는 이유가 있다. 중·고등학교 6년 동안 담임 선생님 다섯 분이 국어 선생님이었다는 작가는 ‘대학에 국문과밖에 없는 줄 알고’ 단국대 국문과에 진학했다. 198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1994년에는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추리소설 부문에 당선됐다. 두 신문춘예 사이, 그는 스스로 산문형 인간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제가 쓴 시에 대한 평을 들으면, 제 뜻이 이렇게 오도될 수 있구나 싶더라고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웃음) 저는 그것보단 스토리에 관심이 더 많았어요. 추상적인 것보다는, 글을 읽으면서 풍경들이 그려지게 쓰는 게 좋더라고요.” 시에서 소설의 세계로 전향했지만, 시를 썼던 근육은 소설을 쓰는 데도 여전히 유효하다. 예를 들어 한국과 대만에서 출간된 소설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은 ‘세상에서 제일 슬픈 남자 얘기를 해 보자’는 시 같은 메모 한 줄에서 시작됐다. “그 후에 우연히 세월호 희생 아이들의 빈방 전시회를 보게 됐어요. ‘세상에서 제일 슬픈 사람은 아이가 없는 빈방을 바라보는 부모겠구나’ 싶더라고요.” 모종의 사건으로 딸을 잃은 아빠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에 막상 세월호 얘기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정서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다. 그를 계속 쓰게 만드는 힘은 뭘까. 인간의 어두움에 대한 지독한 탐구다. 작가는 트릭이나 반전 위주의 셜록 홈스보다는 범죄 배경에 주목하는 애거사 크리스티를 더 좋아한다. 예상치 못한 범인의 등장으로 허를 찌르는 작가의 소설 ‘잘 자요 엄마’, ‘목련이 피었다’ 등은 이들을 잉태한 사회에 더욱 주목하는 작품들이다. “악마도 열심히 달려왔고요. 점점 더 다양한 모습으로 사회에 나타나고 있어요. 사이코패스는 유전적이냐, 환경적이냐를 따지고 보면 어느 한쪽이라고 선뜻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죠. ‘우주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인간’이라고 얘기한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정말 모르는 것 투성이예요.” 작가는 과학 수사 다큐멘터리의 구성 작가로 일하며 부검의와 검시관, 프로파일러 등 한국 최고의 범죄 수사 베테랑들을 취재했다. 그 덕에 그가 그리는 범죄 현장은 사실적이다. 일선 경찰서 형사들에게 “어떻게 이렇게 잘 아느냐”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 7~8년 전만 해도 작가는 문예지에서 청탁을 받아 글을 썼다가 장르문학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할 뻔한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외 도서전에서 한국의 장르소설만 출간하겠다는 프랑스 출판사를 만날 만큼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한단다. “우리나라는 순문학의 영향이 있어서 주인공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심리적인 걸 많이 묘사하다 보니까 동적이지 않죠. 장르가 대세가 되는 이유는, 영상 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미지화가 잘되는 장르 소설을 훨씬 더 편하게 여기기 때문인 거 같아요.” ‘요즘 대세’의 길을 일찌감치 선택했지만, 본인 스스로 휘발성이 강한 웹소설은 맞지 않다고 여겼다는 작가. 그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기 색깔을 갖는 것’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윤시윤, 포식자→호구 급 돌변 “내가 살인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윤시윤, 포식자→호구 급 돌변 “내가 살인마?”

    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2차 티저 영상이 공개됐다. 포식자 눈빛을 번뜩이다 이내 화들짝 놀라 호들갑을 떠는 ‘세젤호구(세상 제일의 호구)’ 윤시윤의 모습이 폭소를 자아낸다. tvN 새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연출 이종재, 극본 류용재, 김환채, 최성준,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키이스트)는 어쩌다 목격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을 잃은 호구 육동식(윤시윤 분)이 우연히 얻게 된 살인 과정이 기록된 다이어리를 보고 자신이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을 연출한 이종재 감독과 드라마 ‘라이어 게임’,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을 집필한 류용재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4일(목),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2차 티저 영상(https://tv.naver.com/v/10561916)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공개된 티저 영상은 역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려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윤시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어 병원 옥상으로 향한 윤시윤은 핏빛 다이어리를 손에 쥐고 “사라진 기억을 찾아줄 유일한 단서. 이 다이어리는 말하고 있다. 내가 연쇄살인마라고”라며 서늘한 눈빛을 번뜩여 긴장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내 윤시윤은 감출 수 없는 호구 본능을 터뜨려 폭소를 유발한다. 누가 볼 새라 황급히 다이어리를 닫은 윤시윤은 “내가 살인마라고? 와~”라며 생각지 못한 자신의 정체에 입을 떡 벌린 채 호들갑을 떠는 모습으로 웃음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이에 자신이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는 착각에 빠진 세젤호구로 변신한 윤시윤의 극중 모습과, 웃음과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할 호구 반전 스릴러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다. 한편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2차 티저 영상이 공개된 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마지막에 반전. 놀라는 동식이 너무 귀엽다”, “동식이 놀라는 것도 호구스러워. 11월 빨리 와라!”, “티저만 봐도 벌써 꿀잼! ‘싸패다’ 대박 나자!”, “드라마 하는 동안 광대 부여잡고 웃고 있을 내 미래가 보인다”, “너무 재밌을 거 같아요. 첫 방만 기다립니다”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tvN 새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청일전자 미쓰리’ 후속으로 오는 11월 20일 수요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으스스한 방송 콘텐츠 체험…올 핼러윈축제 ‘등골이 오싹’

    으스스한 방송 콘텐츠 체험…올 핼러윈축제 ‘등골이 오싹’

    OCN, 인기 스릴러물 세트 재현 넷플릭스 ‘킹덤, 좀비학교’ 개교 CJ ENM은 ‘신비아파트’ 특별관이번 주말 핼러윈 축제를 맞아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소재로 한 특별한 전시·행사가 서울 곳곳에서 열린다. OCN은 지난해 처음 선보인 브랜딩 행사 ‘스릴러 하우스’를 25~2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에스팩토리 D동에서 개최한다. ‘장르물 명가’라는 채널 이미지에 맞춰 올해 히트작들을 전시 형태로 새롭게 소개한다. 시즌3까지 방송된 ‘보이스’,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손 더 게스트’, 미스터리 학원물 ‘미스터 기간제’ 등 섹션을 마련했다. 최근 종영한 ‘타인은 지옥이다’는 촬영을 진행한 세트를 행사장에 그대로 재현해 생생한 콘텐츠 체험을 원하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 예정이다. 또 재연 배우들이 드라마 속 캐릭터 특유의 동작과 명대사를 차지게 소화하며 현장 분위기를 띄운다. ‘왓쳐’ 등 드라마에 실제로 출연한 조연 배우들도 참여한다. 전시 관람을 할 수 있는 ‘데이 티켓’과 작품 속 주인공들과의 스페셜 토크를 즐길 수 있는 ‘나이트 티켓’을 현장에서 판매한다. 넷플릭스는 국내 첫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한 ‘킹덤’을 테마로 한 팝업존을 선보인다. 25~26일 마포구 서교동 KT&G 상상마당 옆 서진빌딩에 ‘2019 킹덤, 조선 좀비학교’가 개교한다. 독특한 좀비 분장부터 소리, 걸음걸이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 좀비 ‘생사역’으로 완벽하게 변신할 수 있는 5가지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분장을 마친 좀비들이 홍대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 핼러윈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이번 팝업존 운영으로 내년 초 공개 예정인 ‘킹덤’ 시즌2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CJ ENM은 투니버스 채널의 어린이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를 활용한 ‘신비아파트 귀신 구하리’ 특별관을 지난 1일 롯데월드 어드벤처 1층 회전목마 옆에 열고 운영 중이다. 애니메이션 속 에피소드를 생동감 있게 재현한 6개 체험존과 1개 포토존으로 구성했다. 참가자들은 불의의 교통사고로 버스에 갇힌 ‘치돈귀’, 비행기 추락사고로 발레리나의 꿈을 이루지 못한 ‘마리오네트 퀸’ 등 작품 속 인기 귀신들을 직접 만나면서 이들의 원한을 풀어 주고 원혼을 승천시키는 이색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와 4시 30분에는 1층 만남의 광장에서 신비, 금비, 구하리, 강림 등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미니 공연이 열린다. 특별관 체험을 마치고 인증 사진을 찍은 뒤 ‘신비아파트’ 등 해시태그를 달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금비 인형 등을 받을 수 있다. ‘신비아파트’ 핼러윈 특별관은 다음달 17일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 “향미 1억 모으기 전에 커피 쏩니다” [EN스타]

    ‘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 “향미 1억 모으기 전에 커피 쏩니다” [EN스타]

    ‘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가 촬영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KBS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연출 차영훈, 강민경)에서 향미 역으로 활약 중인 손담비가 촬영에 여념이 없는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을 위해 커피차를 선물한 것. 22일 오후 소속사 키이스트를 통해 공개된 사진 속 손담비는 화사한 컬러의 의상과 밝은 미소로 우월한 미모를 뽐내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손담비는 “향미가 1억 모으기 전에 커피 쏩니다!”라는 센스 넘치는 문구와 “동백꽃 필 무렵 모두 화이팅!”이라는 응원 문구로 ‘동백꽃 필 무렵’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팀의 사기를 북돋는 손담비의 기분 좋은 응원이 촬영장 분위기를 밝힌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손담비는 동백(공효진 분)이 운영하는 까멜리아의 알바생 향미 역을 맡았다. 비상한 관찰력과 촉으로 상대의 비밀을 취득하고 이를 절대 놓치지 않는 집요함과 멍한 표정에서 극의 장르를 한 순간에 스릴러로 바꿔놓는 미스터리한 표정연기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에게 호평 받고 있다. 특히 지난 회, 손담비는 “저 언니 자꾸 예뻐지네. 저게 팔자가 피는 거지. 나도 코펜하겐 가면 저렇게 사랑받고 좀 살 수 있을까. 내 고운 이름처럼”이라고 말하며 짠한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방송 에필로그에서는 옹산호에서 발견된 사체의 이름이 ‘최고운’이라고 밝혀지며 그 이름의 주인은 누구인지 궁금증을 폭발시켰다. 한편, KBS2 ‘동백꽃 필 무렵’은 매주 수, 목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대기업 자본·한국형 장르·대중 저격… 21세기 ‘웰 메이드’ 시대 열다

    대기업 자본·한국형 장르·대중 저격… 21세기 ‘웰 메이드’ 시대 열다

    2000년대는 한국영화계의 오랜 화두인 ‘영화산업의 기업화’라는 목표에 가장 근접한 시기였다. 무엇보다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고, 덕분에 한국영화를 만드는 창작자들의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1999년 49편이던 한국영화 제작편수는 2004년 82편에 달했고 2006년에는 1991년 이후 가장 많은 110편의 영화를 만들어 지난 10년간 이어 온 양적 성장의 정점을 보여 주었다.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 역시 1999년 19억원에서 2004년 41억원을 넘어섰다. 불과 5년 만에 제작 현장의 몸집이 2배 이상 커진 것이다. 그 내용을 채운 것이 바로 한국영화 특유의 장르들이었다. 2000년대 초반 ‘조폭영화’의 유행이 있었고 이후 공포, 스릴러 장르가 전통적인 멜로드라마 일변도의 흥행 판도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2000년대 전반, 산업의 질적 성장을 책임진 ‘웰 메이드 영화’ 경향이었다. 세계가 주목하는 21세기 한국영화의 특징, 즉 완성도 높은 상업영화라는 건강한 체질은 바로 이때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대기업 중심의 산업 재편 2000년대 한국영화는 1990년대 후반에 감지된 르네상스의 기운을 주저 없이 밀고 나갔고 이는 전체 산업 규모의 확대로 이어졌다. 먼저 지표상의 수치부터 확인해 보자. 영화산업의 기반인 전국 스크린 수는 1998년 507개, 1999년 588개에서 2003년 1132개, 2004년 1451개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국의 영화관이 속속 멀티플렉스 체인으로 전환되며 스크린 숫자가 급증한 것이다. 이에 외국영화를 포함한 전체 관객수 역시 1999년 5472만명에서 2003년 1억 1947만명, 2004년 1억 3517만명으로 두 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주목할 부분은 한국영화 관객의 증가이다. 1999년 2172만명에서 2003년 6391만명, 2004년 8019만명으로 매년 배가 뛰면서, 제작 현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1999년 ‘쉬리’(강제규)가 만들어 낸 한국영화 붐과 포스트 ‘쉬리’ 효과로 인해 1998년 25.1%에서 1999년 39.7%로 상승했던 한국영화 점유율은, 2001년 50%를 넘어서더니 2004년에는 59.3%에 달하며 60%대를 넘보게 된다.(영화진흥위원회 연도별 ‘한국영화연감’ 참조) 2000년대 초중반 한국 영화산업의 구도는 충무로 토착 자본의 약화 그리고 대기업 자본의 지배력 강화로 설명할 수 있다. 새 판을 짜기 시작한 대기업의 과감한 행보에 시네마서비스(1994년 설립)로 대표되는 충무로 영화인들이 주도권을 내어 준 것이다. 사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로 한 차례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는 대기업들은, 영화산업 규모가 커지고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부가 시장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다시 흥행 게임에 나섰다. 바로 CJ가 만든 미디어 기업 CJ엔터테인먼트, 오리온 계열의 쇼박스 그리고 롯데엔터테인먼트(2005년 설립)가 대표 주자들이었다. 먼저 각 회사의 면면을 살펴보자. 강우석 프로덕션이 모태인 시네마서비스는 서울극장의 전국 배급망과 투자·제작에 관한 강우석의 뛰어난 감각이 만난 결과였다. 2000년 제일제당에서 독립해 설립한 CJ엔터테인먼트(현 CJ ENM)는 1998년 CGV강변11을 시작으로 멀티플렉스 극장 사업에 진출하며 배급과 흥행 기반을 닦았다. 쇼박스는 2000년 삼성동 코엑스에 메가박스를 개관하며 멀티플렉스 사업에 뛰어든 오리온 그룹이 출범시킨 투자배급사였다. 1996년 설립한 미디어플렉스가 전신으로, 2002년에 본격 출범했다.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시네마서비스(2002년 플래너스로 사명 변경)는 각각 CGV, 메가박스, 프리머스 시네마라는 멀티플렉스 영화관망을 확보하며 투자·제작-배급-상영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게 된다. 2002년 전후 충무로 토착 자본을 상징하는 시네마서비스와 대기업 CJ엔터테인먼트의 2강 체제가 굳어졌고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강제규)를 위시로 쇼박스가 두각을 나타내며 3강 체제로 재편됐다. 2004년 CJ가 시네마서비스의 극장 체인 프리머스를 인수하고 시네마서비스가 CJ의 투자금을 받아 다시 프로덕션의 역할로만 물러난 것은, 한국 영화산업이 기존의 충무로 질서가 아닌 대기업 자본 체제로 재편됐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또한 2010년대까지 이어지는 CJ의 독주를 예견하는 것이기도 했다. 한편 시네마서비스의 자리는 롯데시네마를 앞세운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대체하게 된다.●한국형 장르영화의 가능성 영화 장르는 시대적 분위기와 관객의 취향에 조응해 마치 생명을 가진 것처럼 끊임없이 변화한다. 2000년대 전반 역시 한국 관객의 전통적인 선호 장르인 코미디, 액션, 통속 멜로를 기반으로 다양한 유형의 장르가 합쳐지고 또 하위 장르로 분화됐다. 특히 2000년대 초입은 ‘조폭영화’, ‘조폭코미디’가 붐을 일으켰는데 IMF 외환위기로 인한 전 국민적 스트레스 혹은 트라우마가 이 영화들을 통해 발현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01년 흥행 5위 안에, 전국 818만 관객을 동원한 ‘친구’(곽경택)를 필두로 ‘신라의 달밤’(김상진)·‘조폭 마누라’(조진규)·‘달마야 놀자’(박철관) 같은 조폭영화가 4편이나 진입하며 코미디와 액션을 선호하는 한국 관객들의 전통적인 취향을 입증했다.(당시 흥행 2위는 곽재용 감독의 로맨틱코미디 ‘엽기적인 그녀’가 차지했다.) 2002년에도 ‘가문의 영광’(정흥순)·‘공공의 적’(강우석)·‘광복절 특사’(김상진) 등이 흥행에 성공하며 유사한 장르의 경향이 이어졌다. 한편 스타도 액션도 없었던 ‘집으로…’(이정향)가 전국 4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흥행 2위에 오른 것은, 관객들이 조폭영화의 폭력성과 폭력의 희극화에 금세 피로감을 느꼈던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2003년 이후 한국영화계는 로맨틱코미디와 조폭코미디 경향이 약화된 반면 세련된 공포·스릴러 장르와 인터넷 소설 원작 영화가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먼저 공포영화부터 점검해 보자. 2003년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여우계단’(윤재연)·‘장화, 홍련’(김지운)·‘거울 속으로’(김성호)·‘4인용 식탁’(이수연) 등 다양한 소재의 호러 장르들이 작가주의적 관점을 유지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2005년에는 ‘분홍신’(김용균)·‘여고괴담4: 목소리’(최익환)·‘가발’(원신연) 등의 공포영화가 제철인 여름 시즌에 안착했다. 2010년대 한국영화를 주도하게 되는 스릴러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2003년 ‘살인의 추억’(봉준호)과 ‘올드보이’(박찬욱)가 선취한 스릴러 장르는 점차 외연을 넓혀 갔다. 2007년 ‘그놈 목소리’(박진표)·‘극락도 살인사건’(김한민)·‘리턴’(이규만)·‘세븐데이즈’(원신연) 등으로 액션, 미스터리 요소와 결합하거나 ‘혈의 누’(김대승)·‘기담’(정식·정범식)·‘궁녀’(김미정) 등 공포·사극 장르와 뭉치는 식이다. 한편 인터넷 소설의 영화화 붐은 2003년 ‘동갑내기 과외하기’(김경형)가 전국 49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시작됐다. 이를 신호탄으로 이듬해 ‘그놈은 멋있었다’(이환경)와 ‘늑대의 유혹’(김태균) 등 인터넷 소설을 빌려 10대 영화 시장을 공략하는 트렌디 영화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선호 장르인 통속 멜로드라마의 저력도 여전했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2004·이재한), ‘너는 내 운명’(2005·박진표)이 이른바 신파 정서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 대표작들이다. 2005년에는 도시남녀의 세련된 사랑이야기가 이어졌다. ‘멀티캐스팅’의 묘를 살린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민규동)·‘새드 무비’(권종관), 독특한 감성이 인상적인 ‘사랑니’(정지우)·‘연애의 목적’(한재림), 90년대식 로맨틱코미디가 진일보한 ‘광식이 동생 광태’(김현석)·‘작업의 정석’(오기환) 등 멜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시도들이 선보였다.●대중과 비평이 모두 좋아하는 영화 2000년대 초중반 순수한 예술영화 진영이 아닌 상업영화의 최전선에서, 대중과의 접점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장르 영화로 승부하는 감독들의 작품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박찬욱, 봉준호는 각각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 2003년 ‘살인의 추억’을 내놓으며 ‘대중적 작가주의’라는 새로운 인식 기준을 제시한다. 이는 바로 ‘웰 메이드 영화’ 담론으로 연결됐다. 이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3년이다. ‘살인의 추억’,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이재용), ‘올드보이’, ‘장화, 홍련’ 등 네 작품이 모두 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5위권에 들자 ‘돈 버는 영화’와 ‘공들여 잘 만든 영화’의 간극이 없어진 것을 포착한 영화 저널과 평론가들이 이 용어를 내놓았다. 특히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한 ‘올드보이’가 이듬해 제57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까지 받은 것은 웰 메이드 경향의 핵심을 보여 준 사건이었다. 덕분에 2000년 흥행 1위를 차지한 박찬욱의 전작 ‘공동경비구역 JSA’가 한국영화의 웰 메이드 시대를 연 것으로 재정의되기도 했다.‘잘 만든’ 상업영화를 뜻하는 웰 메이드 영화는, 사실 엄밀한 용어라기보다 여러 의미들을 포괄하며 다양하게 쓰인다. 탄탄한 내러티브(이야기 구조)를 기반으로 장르의 관습을 잘 활용하여 상업영화로서의 완성도를 높인 영화를 뜻하기도 하고, 대중영화의 틀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는, 즉 흥행과 작가주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영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미술과 사운드 그리고 후반작업까지 전 분야의 완성도를 높인 영화라는 것이 기본 전제다. 이러한 웰 메이드 계보는 2004년 ‘범죄의 재구성’(최동훈)·‘효자동 이발사’(임찬상), 2005년 ‘혈의 누’(김대승)·‘달콤한 인생’(김지운) 등의 작품으로 이어졌다. 상업영화라는 한계를 안고서도 감독의 연출력을 최대한 밀어붙여 만든 영화가, 작품성도 인정받고 흥행에도 성공한다면 그것은 영화산업의 가장 건강한 모습일 것이다. 웰 메이드 영화는 한국영화산업의 현실적인 전략이자 강점이 됐고 한국영화의 브랜드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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