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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본 시트콤의 인기 비결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시트콤은 종영해서 유행을 남긴다?’ 거침없이 안방을 휘저었던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하 ‘하이킥´)’이 남겨 놓은 흔적을 보면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지난 13일 막을 내린 ‘하이킥’은 지난해 11월 6일 첫 방송을 탄 뒤 8개월 여 동안 숱한 화제를 뿌리며 시청자들을 들썩이게 했다. 뿐만 아니라 그저 초코바처럼 가볍고 달착지근한 코미디물로만 여겨졌던 시트콤에 가족미학과 애절한 로맨스를 입힘으로써 시트콤을 더이상 만만치 않은 장르로 보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어떤 요소들이 시트콤으로 하여금 이토록 화제몰이를 하도록 하는 것일까. 시트콤은 무엇보다 ‘변신로봇’이다. 시트콤이란 장르 자체가 하나로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한 성격을 지녔다.‘하이킥’은 미스터리 스릴러를 방불케 하는 스토리를 선보이는가 하면, 끊임없이 다음 회를 궁금하게 만드는 러브라인으로 극적 중량감을 선사한다. 배우들의 변신도 예측불가다. 말 그대로 ‘파격’이다. 이미지 바꾸기를 서슴지 않는다.‘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앙드레 대교주로 등장한 신해철은 가수 출신이란 선입견을 깨고 배우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박해미, 정준하도 ‘하이킥’을 통해 뮤지컬 배우·개그맨 출신에서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났다. 시트콤은 또한 ‘유행어 제조기’다.‘하이킥’은 제목 자체가 패러디 대상이 됐고 ‘사육해미’‘꽈당민정’‘괴물준하’ 등 등장인물의 4자 별명은 네티즌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다. 대사와 말투 또한 성대모사의 대상이 되며 트렌드를 만드어냈다. 시트콤 ‘세 친구’에 나왔던 안연홍의 “아! 놀라워라.”와 이동건의 “오 마이 미스터리!” 등이 지워지지 않는 잔향을 남겼듯, 톡톡 튀는 대사들은 시트콤이 끝나고서도 시청자의 뇌리에서 쉽게 떠나지 않는다. 시트콤이 ‘완소장르’(완전 소중한 장르) 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시트콤은 거의 모든 세대를 아우른다. 출연자들부터가 아역에서 70대 노인까지 고르게 분포한다. 그들은 각각 제 또래 세대들에게 어필하기도 하지만, 솔직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다른 연령층에게도 큰 호응을 얻는다. ‘하이킥’의 이순재(72)는 칠순이 넘는 나이에도 야동에 빠진 주책바가지 할아버지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젊은층 사이에 ‘야동순재’로 큰 인기를 끌었다. 23일 첫선을 보일 MBC 새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 역시 신구(71)와 김을동(62), 선우은숙(48)이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해 세대를 뛰어넘는 인기배우 열풍에 가담할 전망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일요영화] 밀리언즈

    ●밀리언즈(KBS1 명화극장 밤 12시50분) 영국에서 만든 ‘쉘로우 그레이브(1994)’와 ‘트레인스포팅(1996)’으로 호평받았던 대니 보일 감독은 할리우드로 건너간 뒤 슬럼프에 빠져든다.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 그는 ‘28일후(2002)’로 명예 회복을 꾀하고 ‘밀리언즈(2004)’로는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한다. 어느 날 100만 파운드가 든 돈 가방이 아홉 살 앤서니(루이스 맥거본)와 일곱 살 데미안(알렉스 에텔), 형제 앞에 뚝 떨어진다. 아이들은 이 돈을 어디에 쓸까 고심하는데, 돈을 쓸 수 있는 시간은 유로화 통합 전까지 열흘만이 남았다. 형인 앤서니는 이 돈을 부동산에 투자해 재테크를 하고 친구들을 매수해 또래들의 우상이 된다. 반면 동생 데미안은 이 돈이 ‘선한 일에 쓰라고 하늘이 보내준 선물’이라며 자선 활동을 하는 데 힘쓴다. 그러던 그들 앞에 자신이 훔쳤던 돈가방을 찾는 은행강도가 나타나고,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까지 이 돈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두 형제의 돈벼락은 복잡한 행로에 빠져들게 되는데…. 이 영화에서 대니 보일은 아이의 판타지를 드러내는 현란한 형식적 기법을 선보인다. 그러나 설득력 있는 형상화가 되지 못해 ‘형식을 위한 형식’이라거나 ‘형식에 대한 강박’이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돈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각을 보여주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듯하다. 돈벼락, 대박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물질에 대한 욕망을 아이들을 내세워 참신한 시각으로 표현하여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영화 개봉 당시 어느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대니 보일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특별히 소년들의 모습에 나를 반영시키려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어릴 적을 생각하면 항상 나는 형 앤서니 같은 모습이고 싶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사실 늘 엉뚱한 상상에 빠져 있었다는 점에선 데미안에 더 가까웠다.”고. 이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상력을 지닌 대니 보일 감독은 인간 내면의 섬세한 심리 표현과 스타일리시한 영상, 강렬한 음악 등으로 자기만의 스타일을 굳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SF액션 스릴러 ‘선샤인’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감독으로서 다시 한번 명성을 입증했다.94분. 전체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드라마 그놈의 공식 잊어버려

    드라마 그놈의 공식 잊어버려

    “깔끔하게 끝내더라.” “그동안의 불륜드라마보다 한결 현실적인 결론이야.” 지난 19일 종영한 SBS ‘내 남자의 여자’의 결말을 본 사람들의 소감이다. 작가 김수현의 ‘내 남자의 여자’는 낡은 소재와 설정에도 불구하고 불륜드라마의 공식을 벗어난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비슷한 시기에 ‘신현모양처’‘불량커플’‘나쁜 여자 착한 여자’ 등 다른 불륜드라마들이 많이 방영됐지만 ‘내 남자의 여자’가 그들보다 훨씬 높은 시청률을 자랑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과감한 공식 파괴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이제 틀에 박힌 스토리에 고개를 젖는다. 시청률 1위의 드라마건 소수가 좋아하는 마니아 드라마건, 공식을 벗어난 구도·캐릭터·스토리여야 어필할 수 있다. 흔히 불륜드라마 하면 떠올리기 쉬운 몇 가지 공식이 있다. 그것은 남편이 조강지처 고마운 줄 모르고 한눈을 판다는 점, 남편의 불륜으로 이혼한 여자들은 언제나 전 남편보다 더 잘난 운명을 만나게 된다는 점, 남편을 유혹한 여자는 마침내 사랑을 가로채거나 파멸한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내 남자의 여자’는 결말에서 셋 중 누구도 서로 결합하는 일 없이 각자의 길을 떠난다. 이혼했으나 지수가 더 나은 남자와 재결합을 하지도 않고, 남의 남자 준표를 넘봤던 화영이 마침내 사랑을 이루는 일도 없이 “당신의 사랑은 비겁한 사랑”이라고 말하며 혼자 미국으로 가버린다. 보통의 불륜드라마의 결말은 어떻게든 셋 중 둘의 사랑이 이뤄지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이 드라마에서는 남녀의 사랑보다 여성끼리의 연대에 손을 들어준다. 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는 남편을 건드린 화영을 악녀가 아니라 상처를 지닌, 이해받을 만한 존재로 그렸다는 점에서 흔히 내세우는 권선징악에서도 벗어났다. 이런 공식 파괴는 다른 드라마에서도 나타난다.MBC 일일연속극 ‘나쁜 여자 착한 여자’에서 보여주는 사이좋은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가 그 한 예.‘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은 드라마에서 고부간의 갈등을 드러내는 설정으로 즐겨 사용됐다.MBC ‘굳세어라 금순아’‘있을 때 잘해’,KBS ‘어여쁜 당신’‘행복한 여자’ 등 많은 드라마들에서 며느리는 시아버지에게서는 사랑을 받을망정 시어머니로부터는 찬밥 신세다. 또 시어머니는 무조건 자기 아들을 옹호하는 왜곡된 모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나쁜 여자 착한 여자’는 시어머니 영숙과 며느리 세영의 관계가 마치 절친한 엄마와 딸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기존에 흔히 보아왔던 수직적 관계의 틀에서 벗어나 마치 새 시대의 고부상을 제시하는 듯하다. 인기리에 방영중인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도 시트콤의 공식을 탈피한다. 유미 엄마의 죽음을 둘러싼 사건의 실체를 두고 화제가 된 데서 알 수 있듯, 시트콤으로서는 드물게 ‘미스터리 스릴러’의 요소를 도입했다. 또 기존 시트콤이 매회마다 단편적인 에피소드를 펼쳐놓았던 것과 달리 줄거리가 연속되는 특징을 보인다. 마니아 드라마로 정착한 MBC ‘메리대구공방전’도 악역이 없다는 점, 남자 주인공이 백마탄 왕자가 아니라는 점, 백수의 모습을 밝고 명랑하게 그린다는 점에서 기존 공식을 벗어난다. 이같은 공식 파괴에 대해 대중문화평론가 김종휘 씨는 “드라마 캐릭터는 현실사회에서의 관계를 반영한다. 고착화된 캐릭터의 전형이 깨지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으로 관계가 이미 변하고 있거나 변하기를 열망하는 욕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시청자들은 대체로 이런 변화를 빨리 읽어내 반영하는 작품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새달 12일 개막

    한여름 더위를 날려줄 열흘간의 환상·공포 여행! 올해로 11회를 맞는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가 새달 12일부터 21일까지 부천 시민회관 대공연장, 복사골 문화센터 등 부천 일대에서 열린다. 10주년을 맞은 지난해 갑작스러운 집행위원장 교체, 영화계 보이콧 등으로 흔들렸던 이 영화제는 한상준 집행위원장이 새롭게 살림을 맡아 전열을 정비했다. ●개막작은 황규덕 감독 ‘별빛 속으로´ 향후 10년을 내다보며 재도약을 준비하는 영화제는 유럽판타스틱영화제와의 제휴를 통해 국제영화제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한편 영화제가 끝난 후에도 경기 북부 지역 순회상영을 계획, 시민과 함께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33개국 215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맞는다. 개막작은 한국영화 ‘별빛 속으로(For Eternal Hearts)’가 선정됐다.40대 대학교수인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는 판타지 영화로 70년대를 주요 배경으로 현재와 과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첫사랑, 운명, 시대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꼴찌부터 일등까지 우리반을 찾습니다’로 데뷔한 황규덕 감독이 연출하고 정진영, 정경호, 김민선이 출연한다. 권용민 프로그래머는 “외형은 판타지이지만 스릴러적인 분위기와 안정적인 드라마가 있는 영화로 영화제 분위기와 썩 어울린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대장정을 마감하는 폐막작은 인도의 조코 안와르 감독의 ‘비밀(Kala)’이다. 기면증을 앓고 있는 기자가 집단 방화사건 이면에 숨겨진 음모와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로 6억원의 제작비가 무색할 정도로 현란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33개국 215편 7개 섹션으로 상영 …국내 첫 개봉작도 영화제는 경쟁부문인 부천초이스를 비롯해 월드판타스틱시네마, 판타스틱단편걸작선, 금지구역, 패밀리 판타와 애니판타, 특별전, 회고전 등 총 7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은 지난해와 달리 전통적인 판타스틱 장르를 고수하는 9개국 10편의 영화들로 장식돼 마니아들의 관심을 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하드고어적인 독일 영화 ‘그림 러브 스토리’, 인간의 고독과 광기를 다룬 ‘리빙 앤 데드’ 등이 선보인다. 프랑스 SF 영화들로 채워진 특별전도 눈여겨 볼 만하다. 할리우드 SF에 식상한 관객들이라면 신선한 맛을 느끼지 않을까. 루이 말의 ‘검은 달’과 알랭 레네의 ‘사랑해 사랑해’는 국내 처음 개봉되는 작품들이다. 회고전에서는 미국 B급영화의 영웅 몬테 헬만과 가족 코미디 영화의 대가 이봉래 감독의 작품을 감상해 보자. 박찬욱 감독에게 영감을 준 인물로 알려진 몬테 헬만은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준 감독.‘지옥으로 향하는 뒷문’‘슈팅’ 등 그의 대표작 5편이 첫선을 보인다. 가족코미디 영화로 50∼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이봉래 감독. 그의 대표작인 ‘삼동과장’‘월급쟁이’등 코미디 영화와 누아르 분위기의 멜로 영화로 도시 하층민의 세계를 그린 ‘육체의 문’ 등이 관객을 찾는다. 비위가 강한 18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금지구역’을 놓치지 말 것. 치킨 가게 종업원과 인디언 혼령이 깃든 죽은 닭들과의 한판을 그린 ‘폴트리 가이스트’를 비롯해 ‘도살자’‘먹이’ 등 위험하지만 나름의 진정성을 갖춘 5편이 준비돼 있다. ●한·일·홍콩 특수분장 전문가 워크숍도 눈길 올해 새롭게 신설된 애니판타 섹션의 ‘추억을 찾아서:나가이 고와 로봇대전’은 30대들에게 추억을 선물한다. 나가이 고는 ‘마징가Z’‘그랜다이저’ 등 추억의 만화영화 원작자로 어린 시절을 꿈과 환상으로 채워준 인물. 활동 40년을 맞는 그에게 경의를 표하는 이번 코너에서는 그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진 체인지 게타로보 세계 최후의 날’‘큐티 하니’‘마징카이저’‘강철신 지그’ 등 5편이 선보인다. 이밖에 영화제가 자신있게 내세우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는 한·일·홍콩의 특수분장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환상교실:아시아 영화의 특수분장’ 워크숍이다.‘친절한 금자씨’‘타짜’ 등을 작업한 국내회사 ‘셸’, 일본회사 ‘니시무라 공작소’, 청룽(成龍), 저우싱츠(周星馳), 저우룬파(周潤發)의 특수분장을 맡아온 홍콩의 ‘미셸 왕’ 등 전문가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다. 참가비는 3만원.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 1작품 이상 제작했거나 연출 경험이 있는 학생 및 영화감독 30인으로 참가자격을 제한했다. 영화예매는 27일부터 7월20일까지 부천영화제 홈페이지(ticket.pifan.com)에서 할 수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두번째 사랑’ 첫 한미합작영화 감독 김진아

    ‘두번째 사랑’ 첫 한미합작영화 감독 김진아

    불륜은 닳고 닳은 소재다. 친한 친구의 남편과 바람피우는 뻔뻔한 여자의 이야기가 TV 앞으로 시청자들을 끌어 들이고 있는 요즘 영화 ‘두 번째 사랑(21일 개봉·18세 관람가)’이 풀어 놓을 보따리는 어쩌면 식상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계 변호사와 결혼한 백인 여성 소피(베라 파미가)가 임신을 조건으로 불법체류자 신분의 지하(하정우)와 계약 관계를 맺다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사뭇 파격적이다. 게다가 남편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아이가 필요하다는 여자는 원하는 아이를 가진 뒤에도 두 번째 찾아온 사랑을 포기하지 못한다. 관객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연출을 맡은 김진아(34) 감독의 말대로 현모양처로 살아온 소피가 “어머니가 되는 순간 성에 눈을 떠 창녀로 전락하는” 설정도 그렇거니와 남편을 배신한 여자가 받아야 할 고통스러운 결말도 없다. 여자는 대신 ‘위험한 사랑’을 통해 삶을 온전히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주체적인 인간으로 거듭난다. 영화가 말하고 있는 것은 불륜을 통한 여자의 성장인 셈이다. “고전영화 ‘자유부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김 감독은 불륜여성에 덧씌어진 고정관념을 뒤집고 싶었다고 했다.“자신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여성에 관한 이야기예요. 두 번째 사랑이 아니라 그녀가 찾은 두 번째 삶에 방점을 찍은 영화죠.” 다큐멘터리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와 ‘그집앞’으로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김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첫 한·미합작으로 탄생된 영화는 뉴욕에서 올 로케이션 됐으며 올해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했다. 한국배우 하정우와 파란 눈의 금발 여배우 베라 파미가의 조합은 묘한 긴장감을 안겨 준다. 미술을 전공한 감독답게 영상은 세련됐고,‘피아노’의 음악감독 마이클 니먼이 빚어낸 현악 4중주 선율은 스크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몸이 가니 마음도 갔다.’는 상투적인 이야기를 새로운 포장지에 쌌을 뿐이라는 혹평도 내놓았다. 김 감독은 “이런 반응들이 나온다는 게 너무 재미있다. 내 영화가 감정적인 뭔가를 긁고 있다는 것 아닐까.”라며 오히려 들뜬 표정을 짓는다. “지금까지 불륜 영화에서 결말은 두 가지였죠. 무릎 꿇고 싹싹 빌어 다시 남편 밑으로 들어가 조신하게 살던가, 아니면 ‘안나 카레리나’처럼 달려오는 기차에 뛰어들어 처절하게 파멸하던가. 저는 이런 것들을 전복시키고 싶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그러나 한가지는 분명하다. 소피가 행복하다는 것.“관객들은 그녀가 지금 누구와 살고, 아이가 누구의 아이일까를 궁금해 하겠지만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녀가 진짜 원하는 삶을 스스로 찾았다는 것이 중요하죠. 지하와의 사랑은 통과의례일 뿐이죠.” 차기작은 심리 스릴러물. 파라마운트사와 함께 작업한다. 뛰어난 이야기꾼으로 이름을 떨친 그녀가 본격적으로 주류 시장에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어떤 식으로든 자각하는 여성을 다룰 것이란다. 타이완 출신으로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리안 감독이 그녀의 역할모델이란다.“영국 클래식에서부터 미국식 서부극, 중국 무협 등 어떤 장르에서건 그 안에 항상 억눌린 자아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아요. 저도 리안 감독을 닮고 싶어요.”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공연무대 스릴러극 잇따라 막올라

    전문가들은 해피엔딩이 주를 이루는 무대에 스릴러가 고개를 내민 것은 그만큼 공연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한다. 특히 뮤지컬의 경우 대형 공연은 이미 관객이 다 들었기 때문에 틈새 시장으로 스릴러가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주류와 비주류로 나눠지던 한국 뮤지컬계에서 스릴러는 금기시되고 위험한 장르로 인식됐지만 최근들어 다양한 소재로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대중예술을 보러오는 관객들은 가족 중심 관람이 대부분이고 즐거움을 기대하고 오기 때문에 주류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뮤지컬평론가 조용신씨는 스릴러와 뮤지컬은 태생적으로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스릴러는 결말이 궁금해서 보는 장르인 반면 뮤지컬은 일반적으로 줄거리를 알고 가는 게 관람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스릴러와 같은 틈새 공연들은 흥미로운 이야기에 심리묘사가 치밀해 집중적으로 반복해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일까. 올 여름 무대에서는 유난히 스릴러가 검게 빛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으스스 소름이 돋는다. 소름의 진원지는 스테이지. 공포와 호기심이라는 인간의 이 원초적인 감정을 가지고 노는 스릴러가 공연장에 손을 뻗쳤다. 연극계에서는 5월 막을 내린 최민식 주연, 박근형 연출의 ‘필로우맨’을 시작으로 ‘최진태 살인사건’이 현재 공연 중이며 ‘조선 형사 홍윤식’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뮤지컬 작품으로는 소극장 뮤지컬로 선전하고 있는 ‘쓰릴 미’와 9월에 막을 올리는 ‘스위니 토드’가 주목받고 있다. ● 나를 흥분시켜라,‘쓰릴 미’ “우린 사회를 초월해. 우리 재능에 걸맞은 유일한 범죄는 살인이야!” 법대를 졸업한 두 엘리트 청년이 아이를 살해한다. 두 남자배우의 펄떡이는 숨소리와 대사로 무대를 조이는 ‘쓰릴 미(대학로 예술마당)’는 1924년 미국 시카고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지난 3월 공연 이후 5월 앙코르 공연에 들어가 지금까지 2만명의 관객이 찾은 작품이다. 동성애에 엘리트층의 범죄라는 코드까지 섞어 관객을 빨아들인다. 대사와 노래가 늘어지고 반전의 파문이 깊지 않다는 게 단점이지만 춤이 빠진 뮤지컬도 가능하다는 드문 사례를 보여줬다. 공연은 7월22일까지. ● 대학교수 최진태, 내가 죽였다 대학교수가 살해됐다. 현장에서 잡힌 철규와 선규 형제는 서로 자신이 죽였다고 주장한다. 지난 5일부터 대학로 100만원 연극제에 참가하고 있는 연극 ‘최진태 살인사건(10일까지, 우석 레퍼토리 극장)’은 스릴러에 뿌리를 대고 있지만 드마라의 색채가 더 강하다. 이 작품은 범인을 캐는 연극은 아니다. 용의자들의 일상을 잘라보여주면서 실제 범인과 ‘범인을 만든 범인’은 따로 있다는 걸 보여준다. 연출가 이정하씨는 “사회체계에서 처벌받는 살인보다 정신적인 범죄나 숨겨진 인간의 욕망, 이중성이 더 지탄받아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담았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조선 형사의 수사극과 런던 이발사의 잔혹극 여름이 농익는 7월엔 ‘조선 형사 홍윤식(7월6일∼9월2일,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이 관객을 찾는다.1933년 봄, 경성 한복판에서 잘려진 아기의 머리가 발견된다. 당시엔 아기의 골이 간질이나 등창에 좋다는 속설이 퍼져 있었는데…. 서대문경찰서로 부임한 조선인 형사 홍윤식이 현미경을 동원해 코믹 수사극을 펼친다. 9월15일부터는 뮤지컬 ‘스위니 토드(10월14일까지,LG아트센터)’가 복수의 칼날을 번뜩인다. 영국 산업혁명 시기 권력층 아래 짓눌렸던 노동자 계층의 회한을 피로 뿜어낸다. 아내를 뺏기 위한 판사의 계략으로 귀양살이를 하게 된 이발사 벤저민 바커. 집으로 돌아온 그는 무차별 살인을 자행한다.‘제작사인 뮤지컬해븐의 박용호 대표는 이 작품을 가리켜 “더럽고 치사한 세상에 대한 풍자”라며 “캐릭터나 면도날 등의 소품 하나하나에 사회 풍자의 요소와 메타포가 많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 시카고트리뷴 “조승희 사건… ‘올드보이’ 탓 아냐”

    버지니아공대 총격 사건을 계기로 ‘올드보이’ 등 폭력적 장면을 담은 영화들과의 연관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된 것과 관련, 미 유력일간 시카고 트리뷴은 29일 이 사건을 영화들 탓으로 돌리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 영화 비평가인 마이클 윌밍턴은 이번 사건이 현실에서는 일어나리라고 예상하기 어려운, 마치 전시나 영화속에서 보는 폭력과 닮았다는 점에서 버지니아 공대 영화 담당 폴 해릴 교수는 ‘올드보이’를, 또 다른 사람들은 존 우 감독의 홍콩 갱스터 스릴러물 등이 범인 조승희에게 영향을 미쳤을지 모른다고 언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윌밍턴은 그러나 “조의 정신이상 상태를 연상케 하는 그러한 영화들이 조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결론짓는 것이 과연 공정한 것인가”고 반문하면서 “조가 ‘올드보이’ 등을 봤는지, 설사 보았더라도 그 것이 그로 하여금 범행을 촉발시킨 중요 요인이 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다 중요한 문제는 왜 관중들이 극단적인 폭력영화에 반응을 하는가의 문제이고, 그 이유의 큰 부분은 우리 주변에서 잔학한 행위들을 많이 보면서도 이에 대처하는데 무력감을 느끼는데 있다면서 영화는 기껏해야 이를 이용하거나 드러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 고 변호했다. 그는 이어 “지금과 같은 비극의 시기에 영화를 진정시키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현실에서 범인 조승희와 같은 인물들을 찾아내고 학살을 중단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美피플지 김윤진 집중조명

    미국 최고 인기 주간지 피플이 월드스타 김윤진에게 상당한 지면을 할애한다. 피플의 취재진은 30일 하와이 호놀룰루로 가 현지에서 ABC TV 드라마 ‘로스트-시즌3’를 촬영하고 있는 김윤진과 만나 심층 인터뷰와 함께 화보 촬영을 진행한다고 김윤진의 소속사 엑스타운엔터테인먼트가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피플지가 1월 홈페이지 피플닷컴(www.people.com)을 통해 소개한 김윤진의 하루를 담은 20분 분량의 동영상이 하루 조회수 30만회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자 추진됐다.소속사는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김윤진씨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피플지가 김씨와 단독 인터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김씨가 미국에서 각종 TV 토크쇼에 출연하고 많은 매체와 인터뷰를 했지만 피플지와의 인터뷰는 또 다른 의미인 것 같다.”면서 “‘로스트’ 촬영장에서 인터뷰와 함께 화보 촬영까지 진행한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김윤진은 ‘로스트-시즌3’의 촬영이 끝나는 5월 범죄 스릴러 영화 ‘세븐데이즈’(감독 원신연, 제작 영화사 윤앤준)로 국내 영화계에 복귀한다. 그는 이 영화에서 일주일 안에 딸을 구해야 하는 여변호사 유지연 역을 맡았다.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새 영화] 넘버 23

    [새 영화] 넘버 23

    인간의 체세포, 라틴어 알파벳,9·11테러 발생일, 히로시마 원폭 투하일,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날…. 위의 공통점은 뭘까. 모두 숫자 23으로 통한다는 것이다! 22일 개봉하는 서스펜스 스릴러 ‘넘버23’은 이처럼 세상이 온통 숫자 23에 의해 지배된다는 거대한 음모론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시작이 창대하면 웬만해서 끝이 좋기 힘들다.‘배트맨’‘오페라 유령’의 조엘 슈마허 감독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 영화도 여기에 해당될 듯하다. 역사·과학·종교 등 여러 분야에서 ‘23’과 관련된 굵직한 사건과 대상들을 끄집어 내며 관객의 기대심리를 한껏 올렸던 영화는 다소 맥빠진 결말로 ‘뱀꼬리’가 되고 만다. 세상의 이면에 존재하는 무시무시한 법칙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어두운 자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영화는 교과서적으로 끝나 관객을 ‘급허무’하게 만든다. 주인공 월터의 대사처럼 “올바른 엔딩”이긴 하지만 말이다. 월터는 생일날 아내로부터 ‘넘버23’이라는 제목의 소설책을 선물 받는다. 그는 책을 읽을수록 주인공 핑거링 형사와 자신이 닮았다는 망상에 사로잡히게 된다. 생일, 아내와 처음 만난 나이·날짜, 집주소 등을 따져보게 된 그는 자신의 삶도 온통 23이라는 숫자에 둘러싸여 있음을 느끼고 악몽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책의 저자가 수십년 전 일어났던 한 여성의 살인범이라는 의심을 품게 된 월터는 저자를 찾아 나서고 그는 범인 대신 자신도 몰랐던 어두운 과거와 대면하게 된다. 영화는 영화적 현실과 월터가 읽는 소설 속의 세계, 즉 두 개의 공간이 교차하면서 전개된다. 마치 ‘신 시티’처럼 블랙톤으로 묘사된 소설 속 세계는 암울하면서도 몽환적이어서 또 다른 영화 한편을 보는 기분을 준다. 월터와 핑거링 역의 짐 캐리를 비롯한 주요 등장인물들은 모두 1인 2역을 맡아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기를 선사한다. 가장 볼 만한 건 짐 캐리의 변신. 사실 그는 ‘전공’인 코미디보다 이런 쪽 연기에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배드 가이’ 핑거링은 그에게 무척 잘 어울린다. 문신으로 도배한 근육질의 몸, 강파른 얼굴, 고독을 발산하는 서늘한 눈빛. 새로운 짐 캐리를 만나는데에 만족한다면 들인 돈과 시간이 그리 아깝지는 않을지도 모른다.15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우리들이 죽음을 말할 때, 그것은 언제나 인간의 죽음에 관한 얘기다. 다른 생물이나 동물의 죽음은 곧 소멸이라서 그 이상 아무것도 얘기할 게 없기 때문이다. 죽음이 곧 인간의 죽음이란 얘기는 단단히 또 똑똑히 강조되어야 한다. 다른 생물은 죽지 않는다. 다만 없어지는 것뿐이다. 잘해야 생명이 주어진 것뿐이다. 인간만이 오직 죽음을 맞는다. 인간은 그 죽음을 생물학적인 사실에서 자유롭게 풀어 놓는 유일한 존재다. 인간에겐 인간 스스로 생물이나 동물이 아니라는 자기 증거를 위해 죽음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것은 죽음이 갖는 지상의 존재 이유 바로 그것이고 가치 그 자체이기도 하다.”(‘김열규의 한국인의 죽음론’중에서) 데자뷰라는 현상은 수세기 동안 인류의 미스터리 중 하나였다. 데자뷔의 느낌은 가끔씩 전혀 생각지 못한 순간에 우릴 찾아와 당혹케 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과 순간적으로 뜨거운 사랑에 빠지게 될 때, 처음 와보는 장소인데도 마치 내 집 앞마당처럼 익숙하게 느껴질 때, 어떤 일을 전에도 여러 번 해본 것 같은 생각이 들 때 우린 모두 묘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누구나 한번쯤 겪어 봄직한 기묘하고 익숙한 경험. ‘데자뷰(Deja Vu,2006년)’의 제작은 이런 의문에서 시작됐다. 대체 이 느낌은 어디서 오는 걸까? 모든 게 생각의 착각일 뿐일까, 아니면 뭔가 숨겨진 진실이 있는 것일까?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그리고 대체 이 현상이 의미하는 것은 뭘까?. 영화적으로는 러브 스토리와 범죄 스릴러라는 이중 구조 속에서 폭파사건과 죽음의 시공을 넘나들며 사건을 풀어나가는 독특한 구조로 탄생했다. ‘그놈 목소리(2007년)’는 1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압구정동 이형호 유괴살해사건’을 모티브로 한다.1991년 1월29일 압구정동에서 유괴당한 9살 이형호 어린이가 44일 후 한강 배수로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던 이 비극적인 사건은, 범인이 끊임없는 협박전화로 비정하게 부모를 농락했다는 점, 범죄 수법이 경찰의 추적을 유유히 따돌릴 정도로 치밀하고 지능적이었던 점이 당시 세간에 큰 화제가 됐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화성연쇄살인 사건’과 더불어 3대 미제사건으로 불린 이 사건은, 당시로선 드물게 과학수사가 진행되고, 지난 15년간 총 인원 10만여명의 경찰 병력을 투입했지만, 범인의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지난 1월 결국 공소시효가 만료됐다.1992년 SBS 다큐 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의 조연출로 이 사건을 직접 취재하면서 충격과 분노를 느꼈던 박진표 감독은 우리 사회가 이런 비극적인 사건을 쉽게 잊거나 용인하지 않도록 영화적으로 재조명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의하면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의 공소시효는 15년으로, 올해 1월 공소시효가 만료된 ‘이형호 유괴사건’은 이제는 인면수심의 범인이 잡히더라도 더 이상 법적인 처벌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믿는다. 진실엔 공소시효가 없다는 것을. 다시 김열규 교수의 글을 인용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이 세상에 삶만이 있기를 바라는 것은 죽음만 있기를 바라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삶과 마주한 죽음에게 전한다. 죽음아, 이제 네가 말하라!”시나리오 작가
  • [책꽂이]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존 카첸바크 지음, 이원경 옮김, 비채 펴냄) 어느 날 정신병원에서 젊은 여간호사가 잔인하게 살해된다. 대학시절 괴한으로부터 성폭행당한 어두운 기억을 지닌 여검사가 살인범을 잡기 위해 홀로 수사를 벌인다. 하지만 살해되는 환자들은 늘어만 가고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진다.‘그 여름의 절정’ ‘하트의 전쟁’ ‘정당한 이유’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스릴러 마니아들의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는 저자의 대표작. 이 소설은 인간의 심리를 한올 한올 파고드는 치밀한 관찰과 반전의 미학이 돋보이는 ‘심리 스릴러의 교본’이란 평을 듣는다.1만 5000원. ●영문학과 사회비평(여홍상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19세기 영시에 관한 글 모음집. 콜리지는 존 밀턴이 제러미 벤덤과 함께 19세기의 대표적인 사상가로 꼽은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이자 평론가다. 기존 생태론적 비평가들이 소홀히 다룬 콜리지의 산문과 시를 생태학적 측면에서 고찰한다. 영국 빅토리아조를 대표하는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의 2만 1000행이 넘는 장시 ‘반지와 책’에 나타난 빛과 색채의 이미지를 분석한다.‘오러리 리’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시의 사회비평적 주제를 러시아 비평가 미하일 바흐친의 ‘대화주의’이론을 적용해 분석한 글도 눈길을 끈다.1만 5000원. ●내 입에 들어온 설탕 같은 키스들(김선우 지음, 미루나무 펴냄) “낭만적인 ‘초사’의 분위기로 미루어 보건대, 멱라강 물 속에서 사랑하는 이의 혼이 부르는 듯해 돌을 봉황처럼 껴안고 강물 속으로 뛰어든 광인 굴원이라면 어떨까요.” 시집 ‘도화 아래 잠들다’ 등을 펴낸 저자는 ‘초사(楚辭)문학의 시조’ 굴원에게 연인이 있었다면 ‘우국’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쓰고 유배지에서 자살을 감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듯 저자에게 사랑은 모든 것을 이루어 주는 힘이다.9800원.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민음사 펴냄) 환상과 알레고리가 어우러진 3부작 ‘우리의 선조들’로 유명한 작가의 후기 대표작. 베네치아의 젊은 여행자 마르코 폴로와 황혼기에 접어든 타타르 제국 황제 쿠빌라이의 도시에 관한 이야기로 꾸며진 이 소설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서사와 주인공은 없다. 작가는 55개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욕망·교환·기호·이름·죽음 등 다양한 속성들과 연결해 풀어가며 인간과 도시의 관계에 대해 살핀다. 저자는 보르헤스, 마르케스와 함께 현대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7500원.
  • 충무로에 ‘봄은 오는가’

    충무로에 ‘봄은 오는가’

    이번 겨울은 유난히 짧았다. 벌써 한낮 기온이 15도를 웃도는 등 봄기운이 완연하다. 하지만 충무로의 봄은 아직 멀기만 하다. 본래 3∼4월은 전통적인 비수기. 그러나 이번 보릿고개는 더 가파르게 느껴진다. 작년에 비해 관객이 무려 25%나 줄고 개봉 영화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영화계 인사들은 “지난해는 거품이 껴 오히려 지나치게 많은 물량이 쏟아졌던 것”이라며 “예년에 비춰보면 다시 정상궤도에 들어 온 것”이라고 말한다. 과연 꽃피는 5월이 오면 사정이 나아질까. # 보릿고개 넘으면 더 큰 산 보릿고개를 넘어가면 5월엔 더 큰 산이 버티고 있다.5월3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3’를 필두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습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25일엔 작년 400만명을 동원한 캐리비안의 해적 3편인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가 예정돼 있다.6월 들어서는 6일 ‘슈렉3’와 ‘오션스13’이 쌍끌이 관객동원에 나선다.28일 ‘트랜스포머’‘다이하드4’에 이어 7월12일 해리포터 5편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등 대어급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블록버스터 한편 당 차지하는 스크린 수는 전체 1700여개 중 400개 정도. 때문에 한국 영화가 치이는 상황은 일어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눈치보기는 어쩔 수 없는 현실. 한 배급사 관계자에 따르면 할리우드 대작들은 개봉일을 일찌감치 정하기 때문에 한국영화들은 이제 알아서 눈치껏 피하는 분위기라는 것. 첫주 관객 동원이 흥행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개봉 날짜에 점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주요 배급사들의 주력작 개봉은 6월 이후가 많다. CJ엔터테인먼트는 100억원 규모의 대작 ‘화려한 휴가’를 7월17일에 잡아놨으며, 시네마서비스도 ‘황진이’ 개봉을 6월로 넘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개봉작의 급감보다 영화의 ‘체급’이 많이 떨어졌다는 데 있다. 작년만 해도 ‘한반도’‘괴물’ 등 내용이나 규모 면에서 구세주가 돼 준 영화들이 있었으나 올해는 사정이 그렇지 못한 것. 더구나 예상대로 올해 투자·제작 환경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사실 지금보다 다가올 추석 시즌에 개봉 라인업을 짜는 게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 잔인한 4월 ‘다크호스’를 기다리며 연휴가 짧아 설 대목이 실종된 데다가 시장을 주도하는 작품도 없어 올해 비수기는 유난히 길고 깊게 느껴진다. 때문에 침체된 시장을 살릴 ‘물건’이 나왔으면 하는 것이 현재 영화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바람. 3월 영화들을 살펴보면 1일 개봉된 ‘좋지아니한가’에 이어 15일 ‘쏜다’,22일 ‘수’,28일 ‘뷰티풀 선데이’‘이장과 군수’가 이어진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딱히 이거다 할 만한 영화가 없는 게 사실. 그래서 ‘잔인한 4월’을 책임져야 할 배우 송강호의 어깨가 무겁다. 그가 출연하는 ‘우아한 세계(5일)’와 ‘밀양(개봉일 미정)’이 나란히 관객과 만나는 것. 전자는 ‘연애의 목적’ 한재림 감독의 차기작이며 ‘조직’에 몸담고 있는 가장의 이야기로 시선을 끈다. 후자는 이창동 감독의 복귀작인 데다 전도연과의 호흡으로 기대심리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이밖에 박광수 감독·박신양 주연의 ‘눈부신 날에(14일)’, 이청아·박기웅 주연의 ‘동갑내기 과외하기2(19일)’, 임창정·박진희 주연의 ‘만남의 광장(26일)’도 스크린에 걸린다. 박해일 주연의 스릴러 ‘극락도 살인사건’도 4월 중순 개봉 예정이다. 영화계 인사들은 “작년의 ‘달콤, 살벌한 연인’처럼 비수기 영화시장을 반짝하고 살릴 ‘다크호스’가 나타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토요영화]

    ●호스티지(MBC 밤 1시) 뛰어난 언변의 협상가 브루스 윌리스가 제대로 된 적수를 만났다. 이번에 그가 맞서 싸워야 할 상대는 최첨단 장비로 무장된 저택과 뛰어난 두뇌를 지닌 괴한. 철통보안을 자랑하는 집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30㎝ 간격으로 설치된 폐쇄회로 카메라를 통해 감시된다. 저택은 경보가 발동되면 모든 창문과 문을 차단하는 지름 10㎝의 티타늄 빗장으로 완전 무장된다. 그런데 이 저택 안에 주인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DVD가 숨겨져 있다. 이쯤 되면 대충 눈치를 챌 만도 하다. 조만간 이 집에 누군가가 찾아와 숨겨진 DVD를 노릴 것이며 괴한들은 저택의 숨겨진 기능들을 어떤 용도로든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쇄된 저택 안에 갇힌 인질들과 탈출로를 찾을 수 없는 인질범. 저택의 비밀통로에서 펼쳐지는 목숨을 건 도주와 추격이 스릴러 특유의 매력을 느끼게 한다. 인질 협상 성공률 100%를 자랑하는 LA경찰국 최고의 협상꾼 제프 탤리(브루스 윌리스). 그러나 자만심에 빠져 인질로 잡힌 어린 소년의 목숨을 구하지 못한 사건 이후, 탤리는 걷잡을 수 없는 충격과 죄책감에 빠져든다. 탤리는 결국 LA와 가족을 등지고 작은 시골 마을의 경찰 서장으로 떠나버리지만 또다시 과거의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스미스 가족이 살고 있는 마을의 저택에 10대 소년 3명이 침입, 가족을 인질로 잡아 버린 것. 탤리는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사건에 관여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데…. 2005년 작품. 상영시간 113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플래툰(MGM 오후 11시) 베트남전을 다룬 영화 중 수작으로 손꼽히는 작품.‘7월 4일생’‘월드 트레이드 센터’ 등을 연출한 올리버 스톤 감독 영화로 베트남전에 참전한 자신의 경험을 되살려 만들었다. 국내에서는 1987년 개봉했으며 당시 흥행 1위를 달리기도 했다.1987년 아카데미 작품·감독·편집·음향 부분 수상작. 골든 글로브 작품·감독·남우조연상까지 거머쥔 작품이다.
  • [토요영화]

    ●피스메이커(SBS 밤 12시05분) 핵무기를 둘러싼 액션 스릴러물. 여류 촬영감독 출신으로 응급실 의사의 삶과 애환을 그린 TV드라마 ‘ER’로 에미상을 받았던 미미 레더 감독의 첫 영화 데뷔작. 미국 국방부 정보국 요원인 조지 클루니와 백악관 소속 핵무기 단속반인 니콜 키드먼이 러시아에서 밀수한 핵무기를 반입해 뉴욕 유엔본부를 폭파하려는 테러리스트의 음모를 막아내는 이야기다. 러시아의 외진 탄광촌에서 사상 최악의 폭발 사고가 일어난다. 핵폭탄을 철거하기 위해 기차로 핵무기를 수송하던 러시아 부대차량이 맞은편에서 달려온 기차와 정면충돌한 것이었다. 기차를 둘러싼 조사에서 핵무기의 일부가 어느 조직에 탈취되었음이 밝혀진다. 켈리 박사가 원리원칙을 중요시하는 이상주의자인 반면 드보 대령은 냉소적인 현실주의자다. 두 인물은 갈등할 겨를도 없이 핵무기 회수를 위해 동유럽의 테러단체들을 샅샅이 조사한다. 드디어 없어진 핵무기의 흔적을 찾아내고, 동유럽에서 이란으로 넘어가던 핵무기를 숨긴 트럭을 잡아낸다. 하지만 이미 핵탄두 하나가 사라진 뒤였다. 외교관 듀산은 핵탄두를 숨긴 채 뉴욕으로 잠입한다. 핵폭탄을 짊어진 듀산은 유엔본부를 향해 달리고 켈리 박사와 드보 대령은 교통지옥 속의 뉴욕을 샅샅이 뒤지며 추격전을 펼친다. 유럽을 비행하는 에어포스 제트기 안에서 켈리와 드보가 테이블에 앉아있을 때 드보의 칼라가 한번은 펼쳐 있고, 한번은 접혀져 있다. 줄리아와 드보가 디미트리를 광장에서 만날 때 처음에는 그냥 신발을 신고 있었는데, 떠날 때는 부츠를 신고 있는 것 등 편집의 오류가 좀 거슬린다.1997년작,123분. ●에너미 라인스(MGM 오후 9시15분) 젊고 패기만만한 파일럿인 크리스 버넷(오웬 윌슨) 중위. 크리스마스 전날 한가로운 마음으로 보스니아의 내전지역을 정찰비행중이던 그에게 갑자기 미사일 세례가 퍼부어진다. 순식간에 적진의 한가운데 갇혀버린 버넷은 사방에 깔린 부비트랩과 장갑차로 무장한 군인들, 저격수의 추격으로부터 살아남아야 한다. 단순한 정찰기에 미사일까지 발포하면서까지 감추어야 했던 것이 무엇인지 그 숨겨진 비밀이 서서히 드러난다.2002년,105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LA 핵폭탄 테러를 막아라

    배우 김혜수가 즐겨본다는 외화 ‘24’.10만명이 넘는 인터넷 동우회 회원들이 찬사를 보내는 드라마다. 드라마 24의 시즌2가 29일부터 매주 월·화 오후 11시에 케이블 FOX채널을 통해 방영된다. 총 24부작으로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일을 1편당 1시간씩 담은 리얼타임 액션 스릴러물이다. 시즌2는 1년전 대통령 후보였던 데이비드 팔머를 암살위기에서 구한 잭 바우어가 그 임무 수행 과정에서 사랑하는 아내 테리가 죽게 되자, 연방정부 대테러본부(CTU)를 그만두고 은둔생활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모든 것이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해 딸 킴 앞에도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는 그. 어느 날, 중동 테러리스트들이 LA 어딘가에 핵폭탄을 숨겨 놓았다는 팔머 대통령의 긴급전화가 걸려 온다.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핵폭탄을 찾아 테러를 막아야만 하는 잭의 숨막히는 하루가 또다시 시작된다. 미국 FOX사에서 제작, 방송한 드라마로 한 시즌이 하루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1회는 오전 8시부터 9시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회인 24회는 다음날 오전 7시부터 8시까지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시즌2에서도 24시간 안에 LA에 숨겨진 핵폭탄을 찾아야 하는 ‘인생에서 가장 길고 힘든 하루’를 보내게 되는 주인공 잭 역은 키퍼 서덜랜드가 맡았다. 냉철한 성격의 CTU요원 잭 바우어 역을 맡아 열연한 그는 ‘24’로 2002년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수상에 이어 2006년 에미상 남우주연상까지 휩쓸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은 단 한회도 놓칠 수 없는 강한 중독성과 엄청난 반전에 있다. 한 시즌이 하루의 이야기로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한편을 보고 나면 그 다음 편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토요영화]

    ●블러디 선데이(EBS 오후 11시) 우리나라에 5·18 민주화운동이 있었다면 북아일랜드엔 ‘블러디 선데이(피의 일요일)’란 사건이 있다. 공교롭게도 두 사건은 모두 일요일에 벌어졌다. 시민들의 평화적 시위에 군사작전이 전개되었고 무고한 시민들이 무장세력이라는 누명을 쓰고 쓰러진 이유 또한 같다. 그리고 여전히 그 날의 유혈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것도 빼닮았다. 17세기 영국은 청교도 혁명 이후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를 굴복시키면서 개종을 요구했고, 아일랜드는 수백년 동안 토지를 몰수당하고 소작농으로 살게 된다.1차 세계대전을 통해 아일랜드 독립운동이 시작되었으며 1921년 자치령을 획득한다. 하지만 영국은 다수의 신교도들을 북아일랜드에 이주시키며 독립에서 제외시켰다. 영화는 영국정부의 차별에 반대하고 시민권을 주장하기 위해 평화행진을 벌인 북아일랜드 데리시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영국에 대항해 오랜 투쟁을 벌이기 시작하는 계기가 됐던 1972년의 ‘피의 일요일’ 사건을 다룬 영화이다. 역사적 순간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는 작품을 즐겨 만드는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1972년 1월31일, 북아일랜드의 도시 데리에서 벌어진 유혈사태를 세심하게 추적한다. 이 사태에서 평화롭게 시위하던 아일랜드 시위대들은 영국 군대의 총격에 사살되었다. 북아일랜드를 둘러싼 논쟁은 이 사건으로 전대미문의 잔혹한 복수극으로 이어진다. 그린그래스가 영국-북아일랜드 갈등의 배경은 그다지 문제 삼지 않고, 영국 군대의 진압과정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하루빨리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역사적인 영화가 개봉되길 기대한다.2004년작.110분. ●테이킹 라이브즈(OCN 밤 1시) 자신이 살해한 사람의 신분으로 위장한 정체불명의 연쇄살인범과 그를 쫓는 미모의 FBI 프로필 분석관 사이의 심리대결을 그린 사이코 범죄 스릴러. 캐나다 몬트리올시 한 건설현장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강력계 형사들은 평범치 않은 연쇄 살인사건임을 직감하고 FBI의 도움을 요청한다.FBI 수사요원 일리아나 스콧(안젤리나 졸리)은 기존의 범죄수사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직관으로 살인사건을 풀어나가는 1급 프로필 분석관. 그녀의 수사방식은 살인범들의 알 수 없는 심리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때로 유일한 돌파구가 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20&30] ‘日流’에 빠진 20~30대 마니아들

    [20&30] ‘日流’에 빠진 20~30대 마니아들

    티켓 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최고의 내한 공연은 미국의 메탈리카나 영국의 오아시스 같은 전설적인 슈퍼밴드가 아니라 지난해 11월 열렸던 일본의 5인조 아이돌 그룹 ‘아라시’의 첫 내한 콘서트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라시가 도대체 누구냐.’는 식의 반응이었지만,8만 8000원짜리 공연 티켓은 예매가 시작된지 1시간여 만에 동이 났고 공연장의 분위기는 폭발적이었다. 공연 외적으로도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일본 대중문화가 더 이상 마니아의 전유물이 아닌 하나의 문화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 단편이다. ●‘일드·일음 마니아’의 커밍아웃 일본 TV 드라마(일드)나 일본 대중음악(일음 또는 제이팝)에 빠진 마니아들은 지난해 꽤나 행복했다.2004년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 4차 개방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미쳤던 이른바 ‘일류(日流)’가 거물 스타들의 잇단 방한과 함께 봇물처럼 터졌기 때문이다. 20∼30대 여심(女心)을 사로잡은 배우 오다기리 조와 한국의 동방신기에 비견되는 아라시, 가수 겸 배우인 나카시마 미카 등 스타들이 지난해 대거 한국 땅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이 ‘일류’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계기가 됐다. 그동안 부모나 친구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인터넷 사이트와 소속 팬클럽 등에서 숨 죽인 채 암약(?)하던 마니아들이 비로소 떳떳하게 문화적인 취향을 커밍아웃,‘오버그라운드’로 나설 수 있게 된 셈이다. ‘일드·일음 마니아’의 활동 무대인 인터넷 사이트의 주류는 20∼30대 직장 여성과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인터넷 공유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에 가깝게 일본 TV드라마를 챙겨보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꽂힌’ 스타들을 실제로 보기 위해서라면 꼭꼭 아껴놓았던 쌈짓돈을 풀어 일본 원정을 떠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노영실(26·여·대학원생)씨는 “대학 때부터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친구 중에 그룹 ‘스마프(SMAP)’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 드라마를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받아 보고 이것저것 알게 됐다.”면서 “지난해 8월 요코하마에서 스마프 콘서트가 열려 큰 마음 먹고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투자해 5박6일 동안 다녀왔다.120만원이 들었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32·여)씨도 “2003년 일본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 삿포로돔에서 열린 남성 듀엣 긴키키즈(Kinki Kids)의 콘서트를 찾은 것을 포함해 틈 날 때마다 공연장을 찾아다녔다. 한국에 돌아오면 찾아가고 싶어도 어려울 것이란 생각에 밥값을 아껴가며 쫓아다녔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민진(25·여)씨 역시 “대학 다닐 때 친구들이 일본 아이들을 좋아했지만 별로 동조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백수시절 기무라 다쿠야가 주연한 드라마 ‘롱 베케이션’을 보게 됐고, 나랑 똑같은 (백수) 처지에 있는 캐릭터를 통해 일종의 구원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독특하고 다양한 콘텐츠, 날 중독시켰다” 일본 대중문화의 어떤 매력이 숱한 20∼30대들을 중독자로 만든 것일까.“독특한 테마, 끊임없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발하고 풍부한 콘텐츠, 내공이 묻어나는 탄탄한 구성과 이를 소화해내는 스타들의 역량”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사랑 타령만 하는 국내 드라마와 달리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면서도 나름의 색깔을 잃지 않은 것이 일본산 콘텐츠의 장점이다. 드라마와 영화, 소설이 연결된 ‘원소스 멀티유스’의 성격도 마니아들이 금단 현상을 느끼며 일본 대중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다.2005년 선풍적 인기를 끈 ‘전차남(電車男)’처럼 실화가 드라마와 영화 등으로 매체를 바꿔가면서 계속 빠져들게끔 만든다. 김진아(28·여)씨는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인 ‘하늘에서 떨어지는 1억개의 별’은 스릴러 같으면서도 사랑 얘기가 버무려진,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획기적인 드라마였다. 이런 점이 ‘일드’의 매력이다. 또 ‘노다메 칸타빌레’나 ‘너는 펫’같이 만화로 본 작품들이 드라마로 나와 상상을 자극하는 것도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일류 확산은 싫다” vs “여럿이 함께라서 좋다” ‘일류’의 저변이 폭발적으로 넓어지는 것에 대한 마니아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정부의 공식개방 조치 이전,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때부터 각개전투로 빠져들었던 세대 가운데 일부는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프리랜서 기고가인 이유리(26·여)씨는 초등학교 때 처음 ‘맛’을 본 뒤 중·고교 때 천리안 등 PC통신에서 내공을 키운 예다. 이씨는 “최근 홍수를 이루는 얼치기 팬에 섞이기 싫어 인터넷 팬클럽에서는 활동하지 않는다. 난 아이돌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문화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그런 이들과는 차별을 두고 싶다. 요즘 애들을 보면 ‘나는 (그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저변이 넓어지는 것에 대해 환영하는 마니아들이 더 많다. 이 바닥에 입문한 지 20년이 가까운 강규임(35·여·인테리어업)씨는 “함께 공유하고 즐길 수 있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드라마를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되는 게 좋다.”면서 “적어도 일본 문화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악플’을 다는 부류는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윤모(28·여)씨는 “솔직히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든지 말든지 상관 없다. 다만 국내에서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 접근성이 좋아지고 관련 상품을 구하기도 쉽게 되니까 좋을 따름이다.”고 밝혔다. ●“무작정 베끼기는 그만” 하지만 ‘일드·일음 마니아’들은 국내 TV 교양·오락프로그램과 드라마, 대중 음악계에서 일본 것을 ‘베껴먹기’ 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우려했다. 은행원 김모(31)씨는 “우리나라에서 하는 쇼나 오락프로그램에는 독창성이 없다.‘황금어장’도 ‘스마스마’의 일부와 ‘고코리코’의 ‘미라클타입’이란 꼭지를 섞어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쇼프로를 보면 ‘아! 이건 뭐 베꼈네.’란 생각이 딱 든다.”고 꼬집었다. 김정아(26·여)씨도 “최근들어 ‘하얀거탑’이나 ‘연애시대’같이 일본 작품을 리메이크한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우리나라 드라마나 예능프로도 좀 독창적이었으면 좋겠다.‘일밤’에서 하는 ‘경제야 놀자.’를 보면 예전에 일본 TBS의 ‘학교에 가자.’란 프로그램의 컨셉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006년이후 내한한 일본 스타들 ●우에노 주리(3월10일, 영화 ‘스윙 걸즈’) ●오다기리 조(3월11일, 영화 ‘메종 드 히미코’) ●사와지리 에리카(3월12일, 영화 ‘박치기’) ●나카시마 미카(3월13일, 영화 ‘나나’) ●아사노 다다노부(7월6일, 일본 인디필름페스티벌 중 영화 ‘녹차의 맛’) ●구사나기 쓰요시(8월29일, 서울 드라마어워즈) ●고토 마키(9월9일, 전 ‘모닝구 무스메’ 멤버, 콘서트) ●고다 구미(9월22일, 아시아 송페스티벌) ●아라시(11월11일, 콘서트) ●윈즈(w-inds)(11월25일·mnet·KM 뮤직페스티벌) ●기무라 요시노(7월3일,‘한일공동방문의 해’ 홍보대사) ●아오이 유(2007년 1월7일, 영화 ‘허니와 클로버’)
  • [열린세상] 아포칼립토, 폭력의 고고학/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멜깁슨이 또 한편의 문제작을 만들었다. 폭력과 피가 난무하는 마야문명 말기를 배경으로 한 스릴러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리 수작이라고 볼 수 없다. 무기도 없는 포획자 한 명이 추격대를 모두 물리치는 시나리오는 서부활극의 식상한 스토리고, 정글을 누비며 벌이는 스프린터들의 긴박한 움직임과 속도 역시 할리우드 장르 영화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지극히 서구적인 발상인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 타락한 도시와 목가적인 인디언 수렵사회란 이분법도 쉽게 눈에 띈다. 그럼에도 왜 이 영화가 대중들과 평론가들에게 논란을 불러일으킬까? 뛰어난 폭력의 영상미는 대중들을 사로잡고, 평론가들은 어딘지 모자라는 부분을 긁는다. 게다가 아람어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더빙했듯이, 이번에는 유카탄 마야방언으로 녹음을 하여 마치 마야문명 말기의 역사물처럼 보이게 한다. 과연 마야의 민족지, 고고학, 언어학에 충실한 시나리오일까? 영화는 유카탄의 치첸잇사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폭력이 난무하는 전쟁의 장면은 그럴 법하다. 고전기 마야문명의 비문들은 도시들 사이의 잦은 전쟁을 기록하고 있고, 벽화나 부조에도 포로의 머리를 베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영화처럼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수많은 포로들의 가슴을 갈라 심장을 끄집어내고, 머리를 쳐서 계단으로 내리굴리는 것은 마야문명의 인신공희와는 거리가 멀다. 이것은 멕시코의 아스테카문명의 것을 교묘하게 합성시킨 것이다. 치첸잇사의 인신공희는 주로 세노테란 연못에서 기우제를 지낼 때, 우주의 운항을 제의화한 구기경기장에서 산 사람을 바치는 것이었다. 두개골이 많이 발견된 곳도 주로 세노테였다. 영화는 마야문명의 재현물로 균형감을 잃었다. 마야인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과테말라의 정부 관리가 정식으로 항의를 했다. 유카탄에서 멀리 벨리즈까지 수준이 높은 문명을 이룬 마야인은 영(零)을 발견한 수학자이기도 했다. 이십진법을 개발한 마야인들은 백만단위를 단 세 개의 기호로 표기했다. 마야문자는 오늘날 거의 해독되었지만, 실러버스가 있는 소리글자의 특성도 지닌 표의-상형문자로 높은 문화적 성취를 보여준다. 이들은 금성의 운행을 기록했고, 운행주기별 특성까지 적시한 천문록을 남겼다. 옥수수 문명의 탄생과 발전과정을 신화로 기록한 ‘포폴 부’나 ‘칠람발람의 서’도 남겼다. 마야 화병이나 채색벽화를 본다면 당대 어느 곳의 예술가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예술 수준을 엿볼 수도 있다. 게다가 영화의 배경이 된 유카탄 반도와 치첸잇사는 중남미를 아우르는 원격지 교역망이 있는 세계체제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백악관은 ‘아포칼립토’가 부시의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상징물로 읽힐까 두려워한다. 멜 깁슨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이라크 개입은 미국의 패배를 가져올 것이다. 타당한 이유도 없이 병사들을 전쟁터로 파견하는 것은 인신공희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혀 반전영화로 읽히지는 않는다. 영화 끝부분에서 명확히 드러난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 나쁜 신앙과 올바른 신앙의 이분법 때문이다. 이래서 이 작품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도 연결된다. 마야 신전의 제사장들은 유대 제사장들과 비유된다. 둘 다 피비린내를 좋아한다. 아마도 코르테스의 정복대가 타고 온 범선이리라. 백인 정복자들과 십자가를 든 사제가 배를 타고 막 해안 가까이 다가온다. 드디어 피비린내 나는 인신공희는 끝나고,‘올바른 신앙’이 악마들의 대륙을 치유할 것이란 암시를 주며 종결부의 막은 내린다. 하지만 다가올 백인 정복자들의 잔인한 폭력과 원주민들의 홀로코스트에 대해서는 아무런 암시도 없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씨줄날줄] 요코 이야기/육철수 논설위원

    소설은 허구(fiction)다. 작가가 상상력을 발휘해서 창조한 가공의 세계에 현실적 인물을 등장시키거나 사건 전개를 통해 진실인 양 꾸며낸 이야기인 것이다. 작가의 경험이나 사고방식이 소설에 자연스레 투영되겠지만 결국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그러나 역사·종교소설이나 자전소설은 좀 다르다. 사소한 전개 부분이야 전적으로 작가의 소관이겠으나, 역사·종교적으로 큰 줄기나 사실이 왜곡·날조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1988년 출간된 살만 루시디(영국)의 환상소설 ‘악마의 시’(The Satanic Verses)는 마호메트를 풍자하고 코란을 악마의 계시라고 표현하는 바람에 이슬람 국가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 호메이니는 루시디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100만달러의 루시디 암살 현상금을 걸었다. 나아가 유럽연합 나라들과 이란이 서로 자국대사를 소환하고, 영국은 이란과 단교하는 등 국제적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2003년 출간된 댄 브라운(미국)의 스릴러 소설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도 교회의 역사를 왜곡했다는 이유로 종교계와 심한 마찰을 빚었다. 재미 일본작가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의 자전실화소설 ‘요코 이야기’(원제:So far from the bamboo grove, 대나무 숲 저 멀리서)가 일파만파다. 일제 말기 패망해서 귀국하는 일본 부녀자들을 한국인들이 학대하고 성폭행했다는 끔찍한 내용이 이 소설에 담겨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 소설이 “전쟁의 참상을 생생히 묘사하고, 문학성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10년 전부터 미국 청소년을 위한 반전(反戰) 교재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도 2년전 번역 출간됐고 일부 외국인 학교에서 교재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일제 전범의 딸로 알려진 작가가 11세 소녀시절, 패전국 퇴각 국민으로서 겪은 공포의 경험을 소설화한 것을 시비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가해자인 일본이 피해자로 둔갑한 것은 명백한 역사왜곡이다. 아무리 문학성이 있다 해도 청소년 교재로는 부적절하다. 정부는 외교력을 총동원해서 미국에 교재사용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라. 교민에게만 해결을 맡길 일이 아니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미국 베스트셀러책 할리우드가 만든다

    미국 베스트셀러책 할리우드가 만든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출판계도 할리우드가 장악했다? 미국의 2006년도 베스트 셀러 서적을 분석한 결과 영화로 만들어진 소설들이 초강세를 나타냈다고 USA투데이가 분석했다. 신문은 또 ▲정치인과 정부에 대한 관심 ▲오프라 윈프리의 영향력 ▲해리포터와 존 그리샴의 여전한 인기 등이 지난해 미 출판계의 두드러진 추세였다고 전했다. 할리우드가 출판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난해 미국의 베스트 셀러의 순위에 그대로 나타났다.1위를 차지한 ‘다빈치 코드’와 8위를 기록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대표적인 예다. 두 작품은 책과 영화가 모두 성공했다. 또 9위를 기록한 책 ‘에라곤’과 11위를 기록한 ‘러닝 위드 시저스’는 영화화된 작품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새로운 독자들을 불러모으는 역할은 해줬다. ●오바마 자서전 14위, 정치인 인기 여전 정치인과 정치인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책을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였다. 민주당의 떠오르는 스타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의 자서전인 ‘대담한 희망’이 14위를 기록해 출판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케냐 출신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하버드 법학지의 편집장을 지내고 상원에 당선되자마자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성장한 오바마 의원의 삶이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워싱턴의 ‘특종 제조기’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조지 부시 행정부의 내부를 파헤친 ‘스테이트 오브 디나이얼’도 성공을 거둬 26위에 올랐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미국인, 특히 여성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방송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의 추천도 베스트 셀러의 주요 조건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해 윈프리가 유일하게 공식 추천했던 책은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엘리 위젤의 회고록 ‘밤’이었으며, 이 책은 당당히 5위에 올랐다. 또 지난해 6위에 오른 ‘당신-다이어트에 대하여’는 윈프리가 책에 대한 언급없이 작가인 마이클 로이젠을 소개했으나, 책도 베스트 셀러가 됐다. ●오프라 윈프리 추천서적 5위에 흥행 보증수표인 작가와 작품들도 지난해 베스트 셀러 순위에서 빠지질 않았다. 법률 스릴러 소설로 베스트 셀러를 양산해온 존 그리샴의 첫 논픽션 ‘이노센트 맨’은 7위를 차지했다. 또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 6편은 하드커버판이 2005년에 베스트 셀러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문고판이 출판돼 21위까지 올랐다. 이와 함께 세상에 나온 지 오래된 책들이 뒤늦게 빛을 보는 현상도 나타났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킴 에드워드의 처녀작 ‘메모리 키퍼스 도터’는 2005년에 발행됐을 때는 전혀 순위에 오르지 못했지만 올해 당당히 2위에 올랐다.USA투데이는 책을 읽어본 독자들이 “좋더라.”는 입소문을 내면서 베스트 셀러에 오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2006년 베스트 셀러 10개 가운데 6개가 2005년이나 그 이전에 출판된 작품이었다. 이같은 현상은 몇년 동안 계속돼 일종의 추세가 되고 있다.2005년에도 미국의 10대 베스트 셀러 가운데 7개가 2004년 이전에 출간된 서적이었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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