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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리랑카/찬란한 불교 유적… 섬 전체가 박물관

    ◎가는 곳마다 고대도시·궁전터·사원 등 즐비/「천혜의 낙원」… 관광·성지순례 발길 줄이어 인도대륙 남동쪽의 작은 섬나라 스리랑카의 여성지도자 찬드리카 반다란나이케 쿠마라퉁가 대통령이 12일 우리나라를 찾아와 14일까지 머물며 양국의 경제협력과 관광교류증진방안 등을 논의한다.찬란한 불교유적을 자랑하는 스리랑카는 특히 불교신자가 많은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해 불교성지순례여행 등을 집중겨냥하고 있다.따라서 이번 대통령일행 방한에는 관광 관계자들이 함께 와 한국관광업계·불교단체 등과 다각적인 접촉을 하고 있다.미국·유럽·동남아·중국·대양주 등에 치우친 우리나라 관광분야에서 스리랑카는 아직 미개척의 먼 나라로 남아 있어 더욱 이채롭다.이를 계기로 스리랑카의 불교여행코스등을 살펴본다. 스리랑카는 섬 전체가 박물관이다.면적 6만5천6백㎢로 남한면적보다 작으며 인구도 1천8백여만명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발길 닿는 데마다 찬란한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으며 지구상에 몇 남지 않은 마지막 낙원으로 꼽힐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다. 또 1인당 연간 국민소득은 미화 7백달러정도로 낮지만 의식주를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자연의 축복을 받은 땅이어서 인심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이같은 조건에서 불교와 힌두교,그리고 기독교문화가 어우러져 스리랑카는 거대한 섬박물관을 이루고 있다. 가는 곳마다 고대도시와 궁전터·인공호수·공원·사원·수도원·조각 등이 즐비해 여행자의 탄성을 자아낸다. 기원전 3세기에는 당시 수도 아누라다푸라의 명성이 멀리 지중해까지 알려졌으며 기원 반세기 전에는 상할리족 교역대표단이 로마의 시저 황제에게 신임장을 제정했고 기원 300년 무렵에는 중국과 교역할 정도로 일찌감치 번성한 국가를 형성해 그만큼 문화유산이 많다. 기원전 247년에는 스리랑카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일이 발생했다.바로 인도의 독실한 불교도 아쇼카왕이 아들 마힌다왕자를 이 섬에 보내 불교를 전한 것이다.이때부터 상할라왕은 물론 일반에 이르기까지 불교에 귀의해 오늘날까지 줄곧 불교가 번성해왔다. 이 때문에 스리랑카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불교성지가 되어 순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불교전파와 비슷한 시기에 힌두교도인 드라비다족이 침입을 시작한 뒤 1천5백년동안 수없이 거듭해 힌두교문화도 크게 자리잡았다. 여기에 17세기초부터 네덜란드와 영국의 지배를 받아 기독교문화가 어우러졌다. ○기원전 4세기에 번성 ◇경이로운 고대문명도시 아누라다푸라=콜롬보 북쪽 2백㎞에 있는 최초의 수도로 기원전 4세기경부터 번성했다.당시의 계획도시로서 사냥꾼·청소부·외국인·이교도의 거주지역이 구분됐고 신분제도에 따른 묘지도 다르며 관개수로가 완벽하다. 6백년 수도의 영광을 누리면서 만들어진 돌기둥과 돌탑이 조용한 녹음속에서 한때의 영광을 말해준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보리수인 「스리 마하」보리수가 있으며 스리랑카에서 가장 오래된 탑 「투파라마 다가바」가 유명하다. ○69개 동굴승원 만들어 ◇최초의 불교전래지 미힌탈레=아누라다푸라 동쪽 13㎞에 있는 바위산유적으로 처음 불교가 전래된 곳이다. 바위산 여기저기에 대탑이나 동굴유적이 많으며 정상까지 1천8백40계단을 올라가면 멀리 아누라다푸라의 대탑이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다. 마힌다 스님이 사냥중이던 티사왕을 만나 불교에 귀의케 했고 티사왕은 3천명의 승려를 위해 68개의 동굴승원을 만들었다. ○밀림속의 저수지 1천곳 ◇밀림속의 중세고도 폴론나루워=11세기초 남인도 타밀족의 침입을 받자 새로 만든 수도로서 콜롬보 동남쪽 2백여㎞에 있다. 도시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공원과 정원이 많으며 근처에 1천곳 이상의 관개용 저수지가 있다. 남쪽 프라크라마 바후궁전은 1층 중앙홀이 2백평이 넘을 정도로 웅장한데 처음에는 7층이었으나 지금은 2층만 남아 있다. 북쪽의 갈 위하라 석가모니 와불상은 빼놓을 수 없는 명소.부처의 열반상이며 길이가 13m나 된다. ○바위속 궁전에 「미인도」 ◇바위요새궁전 시기리여=천민소생의 맏아들 카샤파가 정실소생의 동생이 왕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란을 일으켜 부왕을 살해하고 동생을 추방한 뒤 고뇌를 이기기 위해 만든 바위속 궁전으로 섬 중앙에 있다. 부왕이 여기에 궁전을 만들려 했다는 얘기를듣고 스스로 궁전을 완성했다. 벽화 「시기리여 미인도」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의 문화유산」에 들 정도로 값어치가 평가된다.5백명 이상의 미인도가 있었다 하나 지금은 10개가 남아 있다.
  • 불교 정화바람(외언내언)

    조계종.신도 1천여만명,스님 1만3천6백여명,사찰 1천7백여개를 거느리고 있는 한국불교의 으뜸 종단.해방후 새로 지은 사찰과 암자를 제외하면 전국에 산재해 있는 고찰 거의 전부가 이 종단 소속이다.법맥계승의 정통성이나 교세에서 「한국불교=조계종」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이 거대한 종단에 요즘 정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송월주 총무원장이 최근 통도사에서 윤월하 종정에게 종무보고를 하면서 『종단내에 은처승과 도박승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고 종정은 『계율을 어기는 수행자는 근절해야 한다.삼보정재수호차원에서 반드시 척결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종정과 총무원장이 은처승과 도박승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은처승은 처와 자식을 숨기고 있는 스님이고 도박승은 도박을 일삼는 스님.비구종단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그런데도 일부 스님이 호텔이나 음식점에서 거액을 놓고 화투 또는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몇몇 스님이 처와 자식을 두고 있다는 소문도끊이지 않고 있다.때문에 종단 분규때면 으레 「생사리(자식)」운운하는 시비가 있곤 했다. 송월주 총무원장은 종정에게 보고한 뒤 총무원 호법부에 은처·도박승에 대한 실태조사를 지시했고 이로 인해 총무원주변은 태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한다.실태조사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중앙종회의원 등 중진스님들까지 은처·도박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종단에서 유랑잡승을 몰아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엄청난 진통도 따를 것이다.그러나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승풍은 쇄신돼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송월주 총무원장의 개혁의지를 높이 평가한다. 유랑잡승이 활개를 치고 구도와 포교에만 전념하는 청정한 스님이 푸대접을 받는다면 그것을 어찌 승가라 할 수 있겠는가.아무쪼록 조계종이 이번 정화운동을 계기로 청정비구종단으로 거듭나기를 두손 모아 기원한다.
  • ‘만해사상 기리기’ 「선양회」 발족

    ◎종교·학·문화계 참여/계간지 창간 사상전파 만해 한용훈(1879∼1944년)의 사상과 정신을 가리기 위한 만해사상실천선양회(총재 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가 최근 발족됐다. 선양회에는 신흥사 회주 오현스님과 주지 도후스님,낙산사 주지 지홍스님 등 불교계 인사와 김재홍 교수(경희대),한계전 교수(서울대) 등 종교계·학계·문화계 인사가 참여해 만해의 얼을 계승하게 된다. 선양회는 발족을 계기로 만해당과 만해기념과 건립,회보발간,역사문학기행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 만해의 삶과 사상을 조명하여 이를 되살릴 예정이다. 또 만해사상을 널리 전파할 매체로 「만해새얼」을 계간지로 창간했으며 6일부터 9일까지 제1회 만해시인학교를 백담사에서 열 예정이다. 이어 15일 광복절을 전후해 독립기념관에 만해어록비도 건립한다.
  • 우리출판사 「한글세대를 위한 고승의 발자취」 시리즈 펴내

    ◎되새겨 보는 ‘고승의 얼’/김시습·지눌·성철·용성스님 재조명/불교정화·중생구제 일념의 일대기/총 10권중 4권… 새달까지 무학대사 등 6권 완간 1천6백년 우리불교의 역사에 선구적인 업적을 남긴 고승들의 삶과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한 「한글세대를 위한 고승의 발자취」 시리즈가 우리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모두 10권으로 간행될 총서중 이번에 출간된 도서는 1권 「사과꽃 떨어지면 사과열리고」­김시습편 (우봉규 지음),2권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나라」­보조국사 지눌편(유동호지음),3권 「멀어져도 큰산으로 남는 스님」­성철스님편(일지지음),4권 「풍금치는 큰 스님」­용성스님편 (박상률 지음) 등 4권이다. 저자들은 모두 대학과 연구소에서 해당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전공한 30대의 전문학자로 쉬운 우리말을 사용해서 한글 세대가 알기 쉽게 집필했다. 제1권 김시습편은 5세때 신동으로 세종대왕의 총애를 받다 세조의 왕위 찬탈에 저항해서 관직을 버리고 불법에 귀의,38년동안 전국을 방랑하며 수행자의 길을 걸었던김시습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 제2권의 보조국사 지눌은 고려중기의 승려,불교계와 승려들의 타락상을 바로잡기 위해 송광사를 중심으로 중생구제와 현실 참여운동인 결사운동을 폈던 지눌의 생애를 정리했다. 제3권 성철스님편은 24세에 출가해서 목숨을 건 수행을 하며 「부처님 법답게 살자」는 기치아래 왜색화된 한국불교의 기강을 바로 잡은 성철스님의 모습을 해인사에서 가르침을 받은 젊은 학승(일지)의 손으로 기록했다. 제4권 용성스님편은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의 한사람으로 독립선언에 참여하고 1년6개월간의 감옥생활을 거쳐 출옥후에는 대중불교·생산불교·현대불교운동에 앞장섰던 용성스님의 일대기를 정리했다. 우리 출판사는 오는 9월까지 부설거사,이차돈,무학대사,초의선사,경허선사,나옹화상 등 6권을 모두 출간할 계획이다.
  • 만해기념관(외언내언)

    님은 갔습니다./아 아,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푸른 산빛을 깨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만해 한용운님의 대표작 「님의 침묵」첫 구절.사랑과 이별을 노래한 서정시이지만 그 내면에는 잃어버린 조국에 대한 절절한 한이 서리서리 맺혀있다. 3·1운동을 주도한 민족대표 33인중의 한분으로 독립선언서의 공약삼장을 쓴 만해는 당대의 민족시인이자 「불교유신론」을 제창했던 큰스님.까까중머리에 검정 무명두루마기를 입고 검정고무신만 신던 그는 3·1운동 거사후 감옥에 갇혔을때 「옥중투쟁 3대원칙」을 철저히 지켰다.첫째 변호사를 대지 말것.둘째 사식을 먹지 말것.셋째 보석을 요구하지 말것. 서울 성북동에 「심우장」이란 옥호를 붙이고 살던 조그마한 그의 기와집은 북향이다.일제의 총독부쪽은 바라보기도 싫다는 고집 때문.그 집에서 한겨울에도 장작불을 지피지 않고 살았다. 어느날 지조를 꺾은 육당 최남선이 길거리에서 그를 보고 반가워하자 『육당은 벌써 죽었어』라면서 침을 탁 뱉고 돌아서버렸다는 일화도 있다. 민족대표 33인중 많은 사람들이 변절했지만 그만은 대쪽같은 기개로 가시밭길을 묵묵히 걸어온 진정한 애국지사였다.한평생을 독립운동에 몸바친 만해는 광복을 한해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1944년 5월9일,그의 나이 65세였다. 만해의 고귀한 뜻을 기리기 위한 「만해기념관」이 그가 「님의 침묵」을 집필했던 백담사에 세워진다.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백담사 일주문 오른편에 1백평규모로 세울 이 기념관은 내년 가을 완공될 에정.이곳에는 만해 한용운의 사상과 발자취를 살필수 있는 각종 유품과 관련서적들이 전시되며 문학캠프 등 다양한 문화행사장으로도 활용된다고 한다.반갑고 뜻깊은 일이다. 선각자들을 기리고 그 뜻을 이어받는 건 후손들의 도리일 것이다.만해의 그 도도한 기개와 투철한 애국정신은 오늘날 우리 모두가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덕목이다.〈황석현 논설위원〉
  • “정부가 남북합의서 무시”/김대중 총재 발언 파문

    ◎신한국당·통일원 해명 요구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24일 『정부가 남북합의서를 무시하고 실천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고 발언한데 대해 신한국당과 통일원이 해명을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파문이 일고있다.〈관련기사 2면〉 김총재는 이날 낮 당사 총재실에서 효림스님 김상근 목사 김현교 무 등 「민족화해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협의회」 대표들을 만나 『정부가 남북합의서를 무시하고 실천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며,민족통일을 포기하지 않는 한 남북합의서는 살려나가야 한다』면서 『남북한 정책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한국당 김철 대변인은 이에 대해 논평을 내고 『92년 남북간에 합의된 남북합의서가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북한측의 책임이라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반박하고 『김총재가 지난번 북한의 비무장지대 도발때도 우리 정부의 책임을 묻고 그전에는 김일성조문론을 찬성하고,남북합의서 이행문제 마저도 우리측에 책임을 지우는 식의 일련의 태도를 취했다』고 비난하며 김총재의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통일원 김경웅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남북기본합의서가 이행되지 않고 분야별 공동위원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공동위원회 개최를 합의해 놓고도 지난 92년 11월3일 팀스피리트 한미연합작전 실시를 구실로 이에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합의서를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회의 박홍엽 부대변인은 반박성명을 통해 『김총재가 언급했던 정확한 내용은 남북한 양측이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남북기본합의서를 만들어 놓고도 성실히 이행하지 않고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신한국당은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국민회의 대변인실은 박부대변인의 반박성명과 함께 김총재 발언의 내용을 설명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현정권의 … 잘못」부분등을 「남북한이 ……잘못」으로 수정했다.〈오일만 기자〉
  • 황룡사를 복원하자/김호준 논설위원실장(서울논단)

    신라최대의 가람이었던 경주 황용사는 신라불교의 호국도량으로서 국민통합과 삼국통일을 상징하는 곳이었다.진흥왕 14년(서기 553년)에 절을 처음 짓기 시작하여 4대왕 93년에 걸친 대역사 끝에 선덕여왕14년(서기 645년)에 마무리한 황룡사는 신라인의 웅장한 기상이 유감없이 표출된 곳이었다.불국사의 8배나 되는 넓은 경내엔 동양최고의 9층목탑이 하늘을 찌를듯 솟아 있었고 남대문의 9배나 되는 거대한 금당엔 서축 아육왕이 보낸 누른쇠와 황금으로 만들었다는 높이 5m의 장육존상과 두 보살상이 모셔져 있었다.새가 앉으려 했다는 솔거의 그 유명한 소나무 벽화가 그려져 있던 곳이 바로 이 황룡사였다.그러나 불행히도 고려 고종25년(서기 1238년)몽고의 병화로 소실돼 폐허만 남긴채 역사의 어둠 속에 묻히고 말았다. 이 황룡사의 복원을 최근 불국사 주지 설조스님이 정부에 청원하였다.그는 청원문에서 『온 국민이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염원하고 있는 때에 신라인의 호국정신과 통일정신의 요람인 황룡사(와 감은사)의 복원 불사를 성취함으로써 통일의 정신적 기틀을 다져야 한다』고 역설했다.760년전 잿더미로 변해버린 황룡사를 오늘에 다시 살려야 할 이유는 바로 이 황룡사에 각인된 호국이념과 통일정신에 있다. 황룡사가 착공된 서기 553년은 신라가 한반도의 심장부인 한강유역을 장악하여 삼국통일의 초석을 놓은 해였다.황룡사의 중심가람인 9층목탑은 신라에 침범을 일삼던 주변의 아홉 나라를 부처님의 힘으로 제압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백제멸망 15년전에,고구려멸망 23년전에 완공됐다.당시 건축공사를 지휘했던 아비지라는 백제 공장이는 탑의 기둥을 세우던 날 꿈에 본국인 백제가 망하는 걸 보고 일을 맡은걸 후회했다고 한다.국찰인 황룡사 강당에서는 자장률사와 원효대사가 강론을 하였으며 나라와 왕실의 태평을 비는 팔관회가 열렸다.국민들의 마음을 불심으로 통합시켜 국력결집과 삼국통일을 이끌어낸 곳이 황룡사였다.고려때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는 『(9층목)탑을 세운뒤에 천지가 형통하고 삼한이 통일되었으니 어찌 탑의 영험이 아니겠는가』라고 적고 있다.황룡사를 복원하자는외침엔 무엇보다도 통일의 영험을 다시 보고자 하는 간절한 기구가 담겨 있다. 황룡사 복원을 바라는 또하나의 사연은 그 규모의 웅장함에 있다.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8천8백평의 경내에 1탑3가람이 들어 앉은 황룡사가 소실될때 그 재가 수십일동안 경주 하늘을 칠흑같은 어둠으로 뒤덮었다고 한다.황룡사 찰주기에 의하면 9층목탑은 높이가 2백25자였다.요새 치수로 환산하면 80.18m,아파트 30층에 해당된다.당시로선 그야말로 아찔한 초고층 건물이었다. 황룡사 9층목탑은 목탑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알려진 중국 산서성의 응현목탑(높이 67m)보다 4백여년 앞서 세워졌으면서도 13m가 높은 것이다.또 일본에서 가장 높다는 흥복사 5층탑(높이 50m)보다 30m가 높다. 황룡사의 규모는 목탑과 함께 소실된 종의 크기로도 유추할 수 있다.삼국유사에 의하면 황룡사의 동종은 49만7천5백근의 구리를 들여 만들었다고 한다.현존하는 우리나라 종 가운데 가장 큰 성덕대왕신종,즉 에밀레종의 4배에 달하는 중량이다.한마디로 말해 황룡사는 우리 건축사를 대표하는 기념비적 조형물이었다.한반도 동남쪽 구석에 갇혀있다시피한 신라인들이 어떻게 그런 큰 웅지를 품을 수 있었는지 그저 경탄스러울 뿐이다. 중국은 큰 나라였으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일본만해도 스케일면에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 거대한 문화유산이 적지않다.산덩이 같은 천황릉들도 그중의 하나일 것이다.5세기때 축조물로 추정되는 인덕천황능은 길이가 4백86m에 달해 피라밋과 맞먹는 세계최대의 분묘로 꼽힌다.서기 752년에 개안된 높이 15m의 동대사 대불은 후대에 여러번 보수되어 문화재로서의 가치는 보잘것 없게 됐지만 그 거대함에 있어서는 세계제일이다. 황룡사가 복원된다면 우리 조상들도 웅혼한 기상의 소유자였음을 실증적으로 확인시켜 줄 것이다.우리 문화재에 대해 후손들이 느끼고 있는 왜소 컴플렉스를 씻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건축물이기 때문이다.빈약한 불거리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관광도 새명소 새활력소를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 황룡사 복원은 불교계가 지난 50년대 부터 추진해온 숙원사업이다.그러나 오늘에 재조명되는황룡사는 불교계를 넘어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해야할 과제임을 일깨워 준다.돌이켜 보면 지난해 광복50주년 기념사업으로 일제총독부청사철거와 더불어 황룡사 복원에 눈을 돌렸더라면 「철거와 복원」의 멋진 조화를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그렇게 못한건 참으로 아쉬웠다.물론 지금 착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제일 중요한 문제인 경비를 우선 불교계에서 부담하겠다고 자청하고 있으니 말이다.시급한건 황룡사 복원을 국가적 사업으로 확정하고 추진하는 정부의 결단이다.
  • 수도스님 봉삼 횡재(조약돌)

    ○…스님이 한뿌리에 5천만원에서 1억원 가량하는 산삼중의 산삼인 봉삼 10뿌리를 캐 횡재. 경남 울산시 남구 신정동 광덕사 혜담스님(61)은 지난 4일 하오 3시 전북 김제군 무학산에서 불공을 드리던 중 15∼20㎝ 길이의 어른 중지 굵기만한 봉삼 10뿌리를 발견했다고. 혜담스님은 꿈에 백발신선이 나타나 지팡이로 기도하던 동굴옆 개울 근처를 가리켜 다음날 그곳에 가보니 산삼 비슷한 것이 있었다며 한뿌리를 먹어보고 본능적으로 산삼임을 알았다고.〈울산=이용호 기자〉
  • 정중동의 서석재 의원/정각회장 맡게될듯

    신한국당 서석재 의원은 한때 「전직대통령 4천억원 비자금설」과「전·노씨 사면설」보도로 곤욕을 치렀다.그 이후 기자들과의 접촉은 극도로 피해오고 있다.행여 기자들이 찾아올까봐 국회의원 회관 사무실에도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런 그가 9일 보도자료를 기자실에 배포했다.이날 26회 애틀랜타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태능선수촌을 방문했다는 내용이었다.같은 부산 출신으로 가깝게 지내는 김운환 권철현 정의화의원이 동행했다. 그의 한 측근은 10일에는 서의원이 정각회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정각회는 불교신도 의원모임으로 그동안 권익현의원이 회장을 맡아왔다.서의원과 불교계와의 친분은 익히 소문이 나 있는 터다.지난 14대 대선 때는 물론 지난 4·11총선 때도 전국의 웬만한 사찰과 유명 스님은 다 찾았을 정도다. 서의원의 움직임이 공개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반증이다.그를 잘 아는 김운환 의원은 『서의원은 완전히 마음을 비웠다』고 소개한다.그동안 당직,국회직 등을 놓고 하마평만 무성했다가 무위로 돌아간 뒤의 일이다.서의원은 최근 김영삼 대통령과 독대했을 때 이런 마음의 자세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박대출 기자〉
  • 심각성/피해자 28.7%가 13세이하(성폭행 대책은 없는가:1)

    ◎가해자 대부분 친족·이웃 등 주변인물/“성교육·신검 등 핑계” 일부교사도 가담/피해사실 거의 은폐… 정신질환 시달려 성폭력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무엇보다 무방비상태인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이 심각하다.최근의 잇따른 성폭력사건은 모두에게 참담한 심정을 넘어 분노가 치밀게 한다.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피해자들은 낙태의 고통에 시달리고 정신질환을 앓는다.기가 막힌것은 인면수심의 만행을 저지른 가해자들 상당수가 피해자의 이웃이라는 것이다.이같은 성폭력의 실태를 점검·고발하고 대책 등을 시리즈로 싣는다.〈편집자 주〉 여중생이 임신 10개월동안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면서 집과 학교를 오고 갔다.결국 학교에서 산고를 호소하다 구급차에 실려갔다.과연 제대로 된 사회일까. 11살짜리 소녀 가장을 무려 14명의 이웃들이 마구 짓밟았다.절망끝에 소녀 가장은 자살을 기도했다. 무분별·역이성의 성폭력은 이제 극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한국여성폭력상담소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불평등 사회와 왜곡된 성의 실상 대책」에따르면 성폭행 피해자 가운데 13세 이하가 28.7%나 된다.20대 피해자 31.2%에 근접하는 수치다.가해자의 대부분은 친족,이웃 아저씨나 경비원 등 주변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평창군에 사는 자취 여중생 원모양(14)은 지난 7일 자신이 세들어 사는 집의 주인(72)과 주인의 아들(30)등에게 폭행당했다고 경찰에 고소했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9일 9살짜리 여자어린이를 추행한 아파트 경비원 최지병씨(37)에 대해 미성년자강제추행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안산경찰서가 지난달 20일 구속한 경기도 안산시 우성유치원장 정태영씨(34)는 예절교육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5∼7세의 어린이들을 한명 또는 서너명씩 불러 갖가지 추행을 했다.남녀 원생 1백60명 대부분이 피해자다.정씨는 집단으로 애무하는 「낑깡놀이」,눈감고 은밀한 곳을 만지는 「보물찾기놀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추행했다. 가까운 이웃이 가해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자동차로 납치해 성폭행하는 경우도 잦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지난 5일 대전시 동구 계양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여중생 남모양(12)을 봉고 트럭으로 납치한 뒤 자신의 아파트에서 3일동안 성폭행한 김창희씨(26·대전시 유성구 송강동)를 강간치상혐의로 구속했다. 「학교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대표 진관스님)」는 최근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해야 할 교사들마저 성폭행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6개월동안 대책위에 접수된 교사들의 성폭행사건 23건을 분류하면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성교육이나 신체검사 등을 핑계로 옷을 벗기거나 신체를 만지는 행위다.서울 S중학교 교장도 이같은 사례로 경찰에 고발됐다.여학생들에게 복장을 바로잡아 준다며 수시로 신체를 만졌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둘째는 환경미화나 시험지 채점을 도와달라며 혼자 남으라고 한뒤 추행·폭행하는 케이스.경기 인천의 M초등학교 5학년 K양은 지난 4월 환경미화를 한다며 남으라고 한 담임교사에게 추행을 당했다.부산 G초등학교 5학년 T양은 시험지 채점을 도와달라고 해 남았다가 담임교사에게 빈 교실에서 몹쓸짓을 당했다. 셋째는 교사라는 위치를 이용,퇴학시킨다고 협박하거나 폭행을 가하는 방법이다.서울 W여고 K모양(17)은 지난해 겨울 내내 체육교사로부터 강제로 성폭행 당했으며 남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목을 조르고 문신까지 새겨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관계 전문가들은 최근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사례가 늘기는 했지만 대부분이 피해사실을 숨기는 것을 감안할 때 고발·공개되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우리 모두가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김상연 기자〉
  • 석탑속에서 “천년세월”/부처 진신사리 69과 첫 공개

    ◎경주 감은사·나원리 출토… 11일부터 조계사서 경주 감은사 동3층 석탑과 경주 나원리 5층 석탑에서 출토된 부처님 진신사리 69과가 1천3백년만에 불자들에게 공개된다. 조계종 총무원(원장 송월주스님)은 11일 상오11시 서울 덕수궁 문화재관리국 앞에서 김영수 문화체육부 장관으로부터 진신사리 69과를 인수하고 사리 이운의식을 갖는다. 이 자리에는 석주증명법사와 스님 3백여명,신도 1천여명이 참석,30분동안 이운의식을 갖고 이어 사리는 스님 40여명에 의해 운구되는 꽃가마에 안치되어 국방부 취타대를 선두로 1백여개의 번,전통의식 행렬로 시청앞∼을지로∼광교∼보신각을 거쳐 조계사 친견법회장으로 인도된다. 30일까지 20일동안 상오 10시부터 하오5시까지 공개되는 친견법회장에는 지난 3월18일 경주시 나원리 5층 석탑 해체보수공사중 발굴된 사리 15과와 순금 입불상,4월25일 경주시 용당리 감은사지 동3층 석탑에서 발굴된 사리 54과 및 수정사리병,금제사리병 뚜껑과 받침등이 전시된다. 또한 감은사 3층 석탑과 나원리 5층 석탑 해체작업과정과 출토유물 사진도 함께 전시된다. 이번 법회는 지난87년 건봉사 부처님 치사리 이운법회 이후 9년만에 봉행되는 이운법회로 조계종은 전통의식에 의한 행사를 준비중이다. 한편 두 탑의 사리는 법회를 마친뒤 새로 제작한 사리구에 담겨 나원리 5층 석탑은 8월중,감은사 3층 석탑의 사리는 10월중 석탑 복원시 재봉안된다. 친견대법회 집행위원장 원우 스님(조계종 재무부장)은 『감은사는 문무대왕의 호국정신이 담긴 천년 고찰이며 출토된 사리는 전국 어느 절의 사리보다 특별한 의미를 갖고있다』며 『이번 법회를 계기로 문무대왕의 호국정신을 되새길 수 있게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김원홍 기자〉
  • 입적 서경보 스님 사리 1백과 수습

    【의령=강원식 기자】 지난달 25일 입적한 일붕 서경보스님의 법구에서 1백여과의 사리가 수습됐다. 장의위원회는 이 날 수습된 사리를 정밀 분류한 뒤 일붕사내에 사리탑을 건립하여 신도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 강원도 건봉산 일대를 가다/DMZ 생태계 보존 캠페인

    ◎6·25로 파괴된 산림 금단의 세월속 제모습/활엽수 빽빽… 산양 등 희귀종 출몰/「지뢰지대」 팻말 사이 초롱꽃 활짝/“성인병에 특효” 엄나무 통째로 베어가 수난 강원도 고성군 수동면 사천리 고진동계곡은 DMZ 남방 한계 철책선을 넘어 공동경비구역안까지 자락을 길게 드리우고 있다.고진동계곡을 품에 안은 건봉산(해발 911m)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그러나 산세가 험하기로 따지면 둘째가라면 서럽다.건봉령을 향해 비포장도로를 숨가프게 오르다 보면 군 막사가 들어선 야트막한 언덕턱이 시야를 채운다.독도다.산 초입에 위치한 건봉사에서 수양을 마친 스님들이 금강산으로 들어갈 때 이 곳에서 지도를 보면서 방향을 살폈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여기서부터 내리막길을 따라 계곡이 펼쳐진다.하지만 숲에 가려 계곡은 보이지 않고 물소리만 들린다. 계곡은 북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철책선은 계곡을 두쪽으로 갈라 놓았다.철책선 바깥쪽 공동경비구역은 야생 동물의 낙원이다. 산양과 멧돼지,오소리가 목을 축이기 위해 하루에도 두세번씩 찾아온다. 특히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은 남한지역에 겨우 몇십마리만 남은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종이다. 최근 학계조사팀은 고진동계곡 공동경비구역안에 산양 십여마리가 살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철책선을 지키는 한 초병은 며칠째 산양 두마리가 건너편 숲에서 내려와 물을 먹고 갔다고 귀띔했다.출몰지점에 카메라 앵글을 맞춰 놓고 한낮을 기다렸지만 허탕을 쳤다. 안내장교는 고진동계곡은 물론 건봉산의 반대편의 오소동 계곡에서 지난 해말 호랑이와 곰을 목격했다는 보고를 받고 수색작전을 펼친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이미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호랑이는 그렇다 하더라도 곰이라도 봤으면 했지만 기대에 그쳤다. 고진동계곡은 경사가 급하고 길이가 짧다.굽이치는 계류가 휘감아도는 곳에는 여지없이 집채만한 웅덩이들이 형성돼 있다. 물이 맑고 한여름에도 수온이 20도를 넘지 않는다.그래서 깊은 계곡에만 산다는 산천어를 비롯,버들가지,금강모치,미유기같은 희귀어종의 서식처로 안성맞춤의 조건을 갖췄다. 잉어과에 속하는 버들가지는 휴전선 이남에서는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에서만 발견된다.고진동 계곡은 분포지의 상류이므로 보존가치가 높다.메기과의 미유기와 금강모치도 우리 나라에서만 나는 고유어종이다.지리적으로 격리된 상태에서 조상종으로부터 어떻게 진화됐는지를 규명하는데 중요 어종이다. 계곡의 중·하류 수역에는 동해로 유입되는 다른 하천에는 살지 않는 피라미와 퉁가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실제로 관찰된 적은 없다. 금강산의 말산으로 일만이천봉의 한 봉우리에 속하는 건봉산은 백두산∼금강산∼태백산을 잇는 척량산맥의 허리이다.북방계 식물과 남방계 식물이 혼재돼 있고 야생 동·식물의 분포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몇 안남은 곳이다. 취재팀은 6·25 전쟁통에 파괴됐던 산림이 40여년의 세월동안 빠른 속도로 본래의 모습을 회복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고진동계곡의 비경을 더듬으며 가파른 오르막길을 지나는 동안 신갈나무,가래나무,졸참나무,갈참나무 등 참나무류에 속하는 활엽수림이 울창하게 펼쳐져 있었다. 동부전선 산악지역특유의 수종인 상수리,피나무,물푸레나무,생강나무도 촘촘하게 서 있었다. 동행한 이은복(53·한서대 식물분류학 전공)교수는 『우리나라 중부지방은 기후특성상 활엽수림대이지만 유교에서 비롯된 뿌리깊은 존송사상과 화전이 횡행하면서 활엽수가 크게 줄고 소나무숲이 인위적으로 형성됐었다』면서 『전쟁으로 산림이 크게 훼손됐고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된 덕에 원래 주인인 활엽수가 다시 자리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교수는 능선을 따라 군데 군데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을 가리키며 『생명력이 강한 소나무가 세탈(빗물에 산정상 부근의 흙과 함께 흙속의 자양분이 산 아래로 쓸어내려가는 것)현상으로 토양이 척박한 능선에만 일부 남아있다』며 『10∼20년 뒤에는 능선지역도 본래대로 활엽수가 재점령할 것』으로 내다봤다. 계곡을 끼고 앉은 숲어귀에서 청호반새 한마리가 불쑥 날아올라 건너편 숲으로 사라졌다.붉은 색 부리에 하늘색 깃털의 청호반새는 이름 그대로 계류에 사는 이 지역의 터줏대감 격이다.이밖에 노랑할미새,휘바람새,노랑턱멧새,어치 등도 관찰됐다. 「미확인 지뢰지대」라고 적힌 팻말이 박혀 있는 길가에는 연두색 초롱꽃이 피어 있다.꽃잎과 꽃받침이 각각 5장이라 5수성식물에 속하는 이 꽃은 「녹색천지」인 주위의 풀들과 뒤섞여 언뜻보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개를 숙인 채 핀 모습이 영낙없이 촌색시를 연상케 했다. 계곡 건너편 언덕 위에는 박쥐나무가 손짓했다.끝이 세갈래로 갈라진 채 바람끝에 살랑거리는 잎은 이름처럼 거꾸로 매달린 박쥐가 날개짓을 하는 모습이다.3∼4㎝ 길이의 노란 꽃은 8장의 꽃잎을 벌린 채 지면을 향해 축 늘어져 있다. 목련과에 속하는 함박꽃나무는 「북한목련」으로 통한다.개화기의 뒤끝이지만 자태는 그윽하다.10m 가량의 큰 키에 사방으로 뻗은 가지에는 수십송이의 새하얀 꽃이 노란색 암술을 빨간 꽃밥으로 떠받치고 있고 이를 6장의 꽃잎이 다시 감쌌다. 수십송이가 한데 모여 마치 흰솜을 뭉쳐놓은 듯한 형상의 조팝나무도 계곡의 신비를 더해준다.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한반도 중부 이북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는 금강제비와금마타리도 바위틈에서 목격됐다.개화기가 아닌데다 평범한 외양때문에 언뜻 보기에 잡풀처럼 보여 놓치기가 쉽지만 우리나라 특산의 고산식물들이다. 고개를 드니 20m를 웃도는 키가 훌쩍 큰 나무 한그루가 시야를 꽉 채웠다.낙엽활엽수의 일종인 엄나무였다.잎의 끝부분이 5∼9개로 갈라졌고 가지에는 가시가 무성했다. 가지를 대문에 걸어놓으면 귀신을 쫓는다해서 사랑받던 나무다.하지만 최근 성인병에 특효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이교수는 『어린 가지를 잘라 닭백숙 요리에 넣어 삶거나 심지어 개두릅이라 불리는 새순을 나물로 무쳐 먹기 위해 나무를 통째로 베어가는 일이 흔하다』고 일러준다. 털조록싸리,다래꽃,지느러미 엉겅퀴 등 제 철을 맞은 식물들도 특유의 자태를 뽐내며 건봉산을 수놓고 있었다.건봉산은 철책선의 긴장이 무색하게 이제 막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건봉사/생태계 복원 비밀 담은 현장/6·25로 사찰·주변 생태계 전소… 최근 재건/화재전 주종이룬 소나무군락 자취 감춰 서울에서 진부령을 넘어 통일전망대쪽으로 20여분 달리다 보면 「금강산 건봉사」라는 팻말을 만난다. 건봉산의 초입에 위치한 건봉사는 행정구역상으로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냉천리.신라 법흥왕 7년(520년)에 세워진 고찰이었지만 6·25 때 전소됐다.지난 94년 민통선지역에서 풀렸고 재건작업이 한창이다. 건봉사를 생태학자들이 주목하는 까닭은 사찰과 함께 불에 탔던 생태계가 어떻게 복원됐는지를 자유롭게 살펴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현장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웃한 고성산불 피해 지역을 되살리는 해법도 이곳에서 찾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기대를 반영하듯 건봉사터 일대 곳곳에서는 자연의 신비로운 치유력을 엿볼 수 있다. 우선 빽빽한 신갈나무 군락을 사위에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건봉사의 식생이 건봉산의 일반적인 생태와 많이 달라진 점이 관찰됐다.건봉산의 고진동 계곡과도 차이가 났다. 불에 타기 전 사찰 주변에는 소나무를 주종으로 잣나무,전나무 등 침엽수와 주목,신갈나무 등의 활엽수가 드문 드문 섞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은 소나무 군락은 찾아볼 수 없다.다만 40여 그루의 큰 소나무들이 과거의 화려했던 모습을 대변해줄 뿐이다. 더군다나 건봉사 경내의 생태계도 상당 부분 훼손됐다.사찰 재건 공사가 진행되면서 사찰 입구 계류변에서 자라던 달뿌리풀 군락,경내 평지의 개망초와 잡초는 자취를 감췄다.개망초는 절터가 과거에 경작지였음을 알려주는 근거다. 경내 곳곳에서 새콩,새팥,들콩 같은 콩과 식물이 흥미로운 혼합군락을 이루고 있었다는 학계의 보고도 확인할 수 없었다. 취재진과 동행한 이은복 교수는 『민통선구역이 해제되기 전까지 건봉사 터는 생태계의 재생이 이루어진 상태였다』며 『사찰 신축 공사로 많이 훼손된 것같다』며 아쉬워했다.
  • 「음악올림픽」 세계음악제 내년 서울서

    ◎70여년간 세계음악 흐름 주도… 61개국 참가/공모한 창작곡 입선작 60편·각국 음악 연주/한국선 종묘제례악·판소리·사물놀이 등 선뵈기로 세계의 현대음악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97 세계음악제가 내년 서울에서 개최된다. 국제현대음악협회(ISCM)한국위원회(위원장 강석희·서울대 교수)는 1일 오는 97년 9월24일부터 10월2일까지 국제현대음악협회 총회와 제69회 세계음악제를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국제현대음악협회가 매년 주최하는 세계음악제는 각국의 작곡가와 연주단체,평론가들이 대거 참가,창작곡을 발표하고 세계의 문화흐름을 음악인들의 시각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는 대규모 음악축제의 장.교향곡과 실내악곡·합창곡·성악곡·전자음악곡·실내오페라곡 등 각 장르의 창작곡들이 발표되는 현대음악의 올림픽이자 박람회장이다. 우리나라는 일본등 외국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개최권을 따냈으며 아시아에서 개최되기는 지난 88년 홍콩에 이어 두번째이다. 지난 1922년 쇤베르크 등이 국제현대음악협회를 만들어 열어온 이 음악제는 70여년동안 세계음악계의 흐름을 주도해왔다.제1회 행사 이래 쇤베르크의 현악4중주,바르토크의 피아노협주곡 1·2번,스트라빈스키의 목관8중주,메시앙의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등 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곡들이 이 음악제에서 탄생했다.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 등 서울의 주요 공연장에서 열릴 세계음악제 주제는 「인성」.유난히 성악이 발달한 우리의 음악 특성을 고려해 정한 주제다. 음악제 기간동안 한국위원회측이 계획하고 있는 음악회 횟수는 모두 23회.연주곡은 국제현대음악협회가 공모한 창작곡 6백65편 가운데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한 입선작 60편이 연주되며 이밖에 세계각국의 음악이 선뵌다.참가나라는 회원국 47개국을 포함,모두 61개국. 강위원장은 『유럽의 경우 국왕이나 대통령이 대회장을 맡을 정도로 이 음악제를 중시하고 있다』면서 『이 음악제가 연주부문에 밀려 소외된 우리 창작음악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우리음악을 비롯,아시아권 음악을 다른 대륙 음악인들에게 소개한다는 차원에서 우리의 종묘제례악과 판소리·가곡·사물놀이와 함께 각국 민속음악도 소개한다. 선정된 곡 가운데 한국 작곡가들의 작품은 모두 4개.조성은 실내악 「곤」,최명훈의 현악4중주 「윤」(윤이상 추모작),김재욱의 독창 「석용산스님 시에 의한 노래」,문성준의 전자음악 「두드리」 등 4곡이다. 외국에서는 「음악연극」이라는 새 장르를 개발한 아르헨티나의 마우리치오 카겔,프랑스 현대음악의 한 조류인 스펙트럼음악의 대가 질베르 아미,서양악기와 일본전통악기의 조화를 꾀한 일본 작곡가 마코토 시노하라,노르웨이의 유일한 국가공훈예술가 톤 더 루이,영국 뉴컴플렉서티음악의 전문가 브라이언 페르니흐 등 현대음악 쪽에서 명성이 자자한 대가들이 모두 입선작가로 뽑혀 서울음악제에 참가한다. 이밖에 국내외 내로라하는 음악연주단체들도 초청연주자로 참가한다.일본의 신도쿄오케스트라와 도쿄신포니에타,네덜란드의 아스코앙상블,독일의 무지카노바앙상블,미국의 콘티누움앙상블,프랑스의 보컬앙상블,스위스의 바젤전자음악스튜디오 등.〈김수정 기자〉
  • 끊어진 뱃길 잇기/임영숙 논설의원(굄돌)

    사천성을 포함해서 중국의 4개성을 약 40일에 걸쳐 여행해 본 짧은 경험에 의하면 우리 입맛에 가장 맞는 중국음식은 절강성의 영파 요리가 아닐까 싶다.「작은 상해」로 불리는 영파의 항구와 연결된 운하옆에 자리잡은 음식점에선 해산물 요리만 내놓았다.그것은 여행지의 음식에 잘 적응하지 못한 일행이 비상식품으로 준비해 온 김치의 인기를 떨어뜨릴만큼 맛 있었다.그뿐인가.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산하는 우리와 전혀 달랐지만 이상스럽게도 친숙하게 느껴졌다. 그럴수밖에 없는것이 초행길임에도 영파는 우리에게 결코 낯선곳이 아니었던 것이다.중국의 해안지방엔 우리 조상들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 있는데 특히 영파는 황해에서 표류하면 해류를 따라 도착하게 되는 곳으로 우리 고대 소설에까지 그 지명이 등장하고 있다.고려시대엔 영파와 항주를 통한 우리 스님들의 구법활동이 활발했다는 기록도 있다.그 결과 「고려사」라는 이름의 절이 영파에 세워졌다.고려 문종의 넷째 왕자로 한국 천태종의 창시자가 된 대각국사 의천은 송나라에 유학,당시 명주로 불리던 이곳 영파의 아육왕사 등을 찾고 귀국한 후 화엄경과 금2천냥을 보낸다.그 돈으로 건립해 화엄경을 봉안했던 장경각이 「고려사」다.지금은 폐허가 됐지만 지난 1940년대 초까지도 고려사엔 북송의 시인 소동파와 대각국사의 조상이 봉안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곳 영파를 지난 5일 출발했던 「700년전의 약속」호가 11일 목포항에 도착했다가 다시 일본 후쿠오카와 요코하마로 계속 항해하고 있다.MBC가 제작한 이 배는 700년전 원나라의 무역선으로 영파를 떠나 일본으로 가다가 우리나라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했던 해저유물선을 복원한 것이다.오늘 7월20일엔 또 중국과 한반도의 고대인들이 수천년전에도 교류했다는 가설을 입증하기위한 뗏목 「동아지중해」호가 영파에서 인천을 향해 출항한다. 두 배의 항해는 「바다의 날」이 새로 지정된 올해,한국과 중국과 일본의 끊어진 옛 뱃길을 다시 이어 줄 뿐만 아니라 한국이 동북아를 주도하는 국가로 떠오르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두 배의 안전항해를 기원한다.
  • 광주 「나눔의 집」 혜진스님 등 표창

    ◎이총리/“「위안부망언」 일 지도층이 문제”/일의 대표적 인원유린 만행행위/정신대보다 강간피해자가 적절 이수성 국무총리는 7일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일본의 과거사 망언에 대해 『「정신대」는 그들이 저지른 대표적인 인권유린 만행』이라면서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정신대」할머니들의 삶의 터전인 「나눔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혜진스님(31)과 조영자씨(43)에게 표창을 주고 격려하는 자리에서 였다. 이총리는 이날 『이 할머니들은 우리의 어머니요 이모같은 분들』이라면서 『일부 일본인이 이들을 다시 욕되게 하고 있는데 입장을 바꾸어 자기들 자식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그렇게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분개했다. 이총리는 또 『「정신대」라는 말은 적절치 않으며 더구나 어떻게 이들을 「위안부」라 할 수 있느냐』면서 『나는 이 할머니들이 강간피해자라고 생각한다』고 「정신대」·「종군위안부」같은 용어의 재검토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총리는 이어 『이번 유럽순방중 아우슈비츠수용소에 가보니 독일인들은 과거에 저지른 만행에대해 한사람 예외없이 반성을 하고 있더라』면서 『일본인들도 대부분 반성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부 사람들이 문제』라고 망언을 일삼는 일본의 지도층을 꼬집었다. 이총리는 그러면서 표창을 받는 두사람에게 『쓰라린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 할머니를 돕는 것은 가장 숭고한 봉사정신의 발로』라고 치하했다. 혜진스님은 이에 대해 『일본이 최근 민간차원에서 모금한 「위로금」을 우리 할머니들은 절대 받지 않겠다는 각오이지만 일부 생활이 어려운 분들은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정부차원의 지원과 국민적 관심을 요청했다.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에 있는 「나눔의 집」에는 현재 8명의 「정신대 할머니」가 생활하고 있으며,이총리는 서울대총장 시절부터 기금모집운동과 위로방문 등 이들을 지원하는 활동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서동철 기자〉
  • 자연과 예술 함께 감상/4∼9일 안성서 「96죽산 국제예술제」

    무용과 미술 패션쇼 등 다양한 장르에서의 전위예술을 관람하고 주위 자연경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 「’96죽산국제 예술제」가 4일부터 9일까지 경기도 안성군 죽산면 용설리 「웃는돌」야외무대 일대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웃는돌」무용단(대표 홍신자)이 여는 행사의 주제는 「예술을 통한 자연과 인간의 만남」.실내공간을 벗어난 실험적 공연들이 과감하게 펼쳐진다. 4일 하오6시 설치미술가 안필연씨가 용설저수지 근처에서 개막공연으로 퍼포먼스를 하는데 이어 일본의 전위무용가 에이코&코마 부부가 신비주의 퍼포먼스 「리버(River)」와 「윈드(Wind)」를 5일까지 공연한다.또 7일에는 지난해 죽산예술제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일본 무용가 나미코가 출연,전라로 걷는 작품을 공연한다.이밖에 페루·볼리비아·에콰도르 출신 음악그룹 「로스 라티온스」의 공연과 패션디자이너 이상봉씨의 이색 패션쇼,인간문화재 박송암스님의 범패·바라춤·나비춤 등 다양한 공연이 행사기간 내내 마련된다.(0334)676­8901〈김수정 기자〉
  • 이홍구 대표 조계사 법요식에/불탄일 정치권 표정

    ◎신한국 김명윤당선자 등도 참석/야권은 정치정화 기원 성명 발표 신한국당의 이홍구 대표위원등 지도부는 24일 불기 2540년을 맞아 당지도부나 당의 불교관련 인사들이 법요식에 참석하는등 「불심 끌어안기」에 나섰다.다만 국민회의와 자민련등은 개인자격으로 불교행사에 참석했을 뿐 특별한 행사는 갖지 않았다. ○…신한국당의 이홍구 대표는 이날 상오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열린 법요식에 참석,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과 10여분간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의미와 날씨등을 화제로 환담했다. 대표취임 이후 두번째로 조계사를 방문한 이대표에게 월주 스님이 『오늘 날씨가 이대표 성격같이 온화하다』고 인사하자 이대표는 『전국적으로 날씨가 맑은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대표는 월주 원장과의 면담을 끝낸뒤 곧바로 대웅전에서 열린 법요식에 참석,헌촉(촛불을 바치는 예불행사)하며 불탄일을 축하했다. 이날 법요식에는 신한국당에서 김명윤·서석재당선자,정재철 전당대회의장,황명수의원·박찬종 전 의원·김철 대변인이,정부측 인사로는 추경석건교·정종택 환경부장관,국민회의에서 김근태·추미애당선자등이 각각 참석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특별한 행사는 갖지 않고 다만 대변인들이 『정치권의 분열과 갈등이 사라지기를 기원한다』는 불탄일 성명을 냈을 뿐이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우리 정치에도 더 이상 지역차별과 인사차별등의 불평등이 없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으며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은 『우리 사회에 가식과 위선이 사라져야 하며 특히 정치인들은 탐욕과 위장을 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민련은 지난 22일 통도사 호국 불교원에서 불자회집회를 가졌다.〈김경홍·백문일 기자〉
  • 마음의 평정 추구한 2권의 에세이집

    ◎법정스님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한승원씨 「키작은 인간의 마을에서」/무속·인연의 소중함 등 불교적 지혜 가득 다투고 불화했던 주변의 사람들에게 한번쯤 너그러운 자비심을 품어볼법한 석가탄신일(24일)에 맞춰 욕심없는 조촐한 마음과 명상을 통해 불교적 지혜를 가다듬어 보여주는 두권의 수필집이 나왔다. 법정스님의 명상에세이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샘터)와 작가 한승원씨의 전작산문집 「키작은 인간의 마을에서」(고려원)가 그것.숨막히는 경쟁사회에서 강바람같은 청량제로 나란히 다가온다. 「새들이…」는 그간 「버리고 떠나기」「텅 빈 충만」「무소유」 등 여러 수필집에서 속세의 티끌이 묻지않은 청정한 말씀으로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던 법정스님의 신작.지난 92년 송광사 불일암을 떠나 강원도 산중의 오두막에 은거한 뒤의 기록들을 묶었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산중에서 스님의 시선은 대자연을 향해 활짝 열린다.출입을 못할만큼 쌓이는 눈이 있는가 하면 얼음장 밑으로 봄을 몰고오는 시냇물이 흐르고 돌배나무와 산자두가 눈뜨면 금새 태풍의 영향으로 개울물이 붇는 한여름이다.천태만상으로 변화하는 대자연속에 난과 차향기를 벗한채 스님은 아무의 방해도 없고 집착도 지닌것도 없는 행복을 말한다. 이에 견줘 「키작은…」은 「불의 딸」「아제아제 바라아제」 등 곰삭은 토속정서와 불교정신 사이를 오가는 작품을 써온 작가 한씨의 「삶의 고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글속에 하나씩의 삽화로 등장하는 어머니,한씨의 스승인 동리선생,마을의 칠장이 등은 한결같이 작가에게 좋은 인연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해준다.작가가족을 이룬 딸 한강씨와 아들 한동림씨에겐 작가수업의 고단함을 「자기몸에 옹이박기」로 비유하며 등단에 다급한 젊은 마음을 다독인다. 책의 서문에서 작가는 「마음비우기.그것은 얽매임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고,텅 빔(공)과 없음(무)의 상태에 이르게 한다.…(그것은) 원형질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고,해탈이며 마음의 가난」이라면서 자신의 삶은 이를 지향해갈 것임을 밝히고 있다.〈손정숙 기자〉
  • 중 국청사서 창시자 지자대사 열반1400주년 합동법회(문화현장)

    ◎불심으로 하나되 한·중·일 천태종/3국 스님·신도 600명 예불·화합 다짐/일 앞서 독경·법어 발표… 한국 위상 과시 나라와 민족과 언어는 달라도 불심은 하나였다.천태종의 발상지인 중국 절강성 천태현 천태산 국청사.천태종의 창시자인 지자대사(538∼597) 열반 1천4백주년 기념 한·중·일 3국 합동 대법회가 열린 지난 15일,수나라 시대에 조성된 이 고찰에 세나라 스님과 신도 6백여명이 하나의 불심으로 모여들어 각기 다른 말과 의식으로 경건한 예불을 올렸다. 이날 법회는 산문앞에 두줄로 나란히 선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스님들이 대웅전으로 올라가 국청사 방장 가명스님이 이끄는 중국스님들과 함께 분향하고 각각 독경한후 각국 대표의 법어를 내리는 순서로 진행됐다. 전운덕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85명의 대표단이 참석한 한국 천태종은 이날 법회에서 한국의 3배가 넘는 3백명의 대표단이 참석한 일본 천태종보다 앞서 독경하고 법어를 내려 그 국제적 위상을 과시했다.원래 1천명의 대표단이 참석하려 했다가 중국측의 제지로 3백명만 참석한 일본 천태종 종무총장 스기타니 기준(삼곡 의순)은 법어를 통해 『일본 천태종이 중국과 한국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오늘에 이르렀다』고 감사의 표시를 했다.올해 92세의 우메야마 엔료(매산 원료)좌주도 휠체어를 타고 참석할만큼 일본측의 열성은 대단했다. 한국 천태종 전운덕 총무원장은 이날 법어에서 『동방의 석가인 지자대사』를 기리고 그 가르침을 바탕으로 열린 합동법회의 역사적 의의를 강조했고 국청사 방장 가명스님은 『이번 합동법회를 계기로 세나라가 크게 화합해서 세계평화에 기여하자』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중국·일본에 불교종파가 수없이 많지만 삼국에 같은 종파의 이름이 존재하는 종단은 천태종뿐이다.천태종은 이런점에서 삼국 불교의 교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이번 합동법회는 그 한 예로서 불교를 통한 민간외교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지자대사(일명 천태대사)에 의해 중국에서 창시된 천태종은 삼국시대부터 우리나라에 전해졌으나 하나의 종파로서 창립된것은 고려 대각국사 의천(1055∼1101)에 의해서이다.그러나조선조 이후 쇠락했다가 지난 1946년 상월조사가 충북 단양에 구인사를 창건하면서 한국 천태종은 중흥의 길에 들어섰다. 일본에는 804년 전교대사 사이초(최징)에 의해 천태종이 전래됐고 정토종 일련종 임제종 조동종등 일본의 주요 불교종파가 모두 천태종을 모태로 해서 파생됐다. 이날 합동법회가 끝난후 한국 천태종은 지난해 국청사 경내에 준공한 한·중 천태종 조사기념당에서 중국스님들과 함께 다시 법회를 올렸으며 일본은 중국측으로부터 지자대사상을 전달받는 법회를 별도로 가졌다.한·중 천태종 조사기념당에는 지자대사와 대각국사 의천,상월조사의 청동좌상이 봉안돼 있다. 모든 법회가 끝난후 세나라 스님들은 점심공양에 이어 수탑 앞에서 기념식수를 하고 이날 행사를 마쳤다.〈천태현(중국)=임영숙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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