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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 중앙종회장 지하스님

    대한불교 조계종은 2일 제148회 정기 중앙종회를 열어 새 종회의장에 지하(智霞)스님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지하스님은 70년 통도사에서 월하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고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졸업했으며,실상사·쌍계사 주지와 총무원 총무부장,중앙종회 부의장 등을 역임했다. 중앙종회는 조계종의 입법부로 종헌개정안,종법의 제정과 개정,원로의원 선출,예산·결산의 승인,종무기관에 대한 감사권 등을 갖고 있으며,의장의 임기는 2년이다.
  • 이윤진씨 주장 “張씨 유서내용 사실 아니다”

    지난달 31일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전 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1국장 장래찬(張來燦)씨가 남긴 유서에 등장하는 장씨의 옛 재무부 동료 고(故) 이모 감사의 부인 이윤진씨(55)는 1일 “유서내용은 사실이아니다”고 주장했다. 경북 구미시 선산읍 죽장사에 기거하던 이씨는 이날 아침 검찰에 소환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장씨에게 주식 투자를 부탁한 적이 없으며,오히려 남편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던 장씨가 은혜를 갚겠다며 주식 투자를 종용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유서에서 이와 반대로 “이씨가 주식으로 많은 재산을 날린뒤에도 계속 고급 주식 정보를 요청해 와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도록도와줬다”고 적고 있다. 이씨는 ‘평창정보통신주식 매각 이익금 7억원을 이씨에게 줬다’는 장씨의 유서내용에 대해 “장씨가 내 명의를 빌려 7억원으로 주식투자를 했을 뿐 나에게 준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씨가 한국디지탈라인 주식 투자 실패에 따른 손실보상금으로 5억원을 요구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절대 그런 요구를 한적이 없다”고일축했다. 이씨는 이어 “지난 3월 장씨가 한국디지탈라인 주식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되면 주가가 5만∼10만원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해 돈까지 빌려서 주당 3만5,200원과 2만4,000원에 5만여주를 샀다”면서 “주식 매입 직후부터 주가가 떨어져 결국 지난 9월 주당 3,600원에 모두청산해 겨우 빌린 돈을 갚았을 뿐 모든 재산을 탕진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금감원 조사를 받던 장씨가 절에 있는 나에게 수십차례 전화를 걸어와 ‘말을 맞춰주면 자신이 가벼운 형을 받을 수 있으니 도와달라’고 애원했다”면서 “지난달 30일 오후 마지막으로 장씨가 전화를 걸어와 도저히 말을 맞출 수 없을 것 같으니 진실을 밝히라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10월10일 고교 동창이 주지로 있는 비구니 사찰 죽장사에 들어가 허드렛일을 하며 기도생활을 해왔다.주지 명호 스님은 “이씨는 수중에 3만여원만 가지고 초췌한 모습으로 절에 왔었다”면서 “장씨가 자살했다는 소식에 ‘진짜 죽고 싶은 사람은 바로 나’라며 울었다”고 말했다.구미 한찬규 김상화·이창구기자 window2@
  • 11일 한신대서 3개종교 연합 바자회

    불교와 기독교,가톨릭 등 3개 종교가 손을 맞잡았다. 종교적 이념이 서로 다른 이들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으게 된 것은 다름아닌 난치병 어린이들을 돕자는 동기에서 비롯됐다. 강북구에 위치한 수유1동성당(주임신부 이종남)과 화계사(주지스님성광),송암교회(당회장목사 박승화) 등 3개 종교단체는 오는 1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수유5동 소재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운동장에서 ‘연합 바자회’를 연다. 지난 9월 23일 강북구가 ‘한마음 음악회’를 열어 얻은 수익금 전액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난치병 청소년들에게 전달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3개 종교단체가 도움을 줄 방법을 의논해 연합 바자회를 열기로 한 것. 이에 따라 화계사측은 이날 국수 전 호박죽 식혜 도토리묵 등 전통음식을 장만하기로 했고 수유1동성당과 송암교회는 김밥 어묵 커피떡볶이 수제비 등을 팔아 수익금 전액을 강북구를 통해 난치병 어린이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 인터넷 뉴스진 ‘통일뉴스’ 개설 이계환씨

    “컴퓨터 세대가 통일문제에 가까와지도록 유도하고,그들과 함께 한반도의 미래와 한민족의 운명을 고민하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새로운 통일시대를 열기 위해 최근 일간지와 웹매거진을 결합시킨 인터넷 뉴스진 ‘통일뉴스’(www.tongilnews.com)를 만든 이계환(李桂煥·43)씨는 사이트의 설립이유를 이같이밝히고 “6·15선언에 담긴 민족주의를 구현하는 신문이 되겠다”고강조했다. 국내 최초의 통일전문지를 표방하고 지난 달부터 시험운영되고 있는이 사이트는 관련논문, 국내외 보도 등 통일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고루 담고 있어 개통 1개월만에 접속건수가 3만여건에 이르는 등 네티즌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사이트는 현실문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현재 ‘국회모니터’코너에서 국회의원의 남북관계 정책에 대한 표결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국회기록표결제’의 도입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다음달부터 ‘2002년 월드컵 남북단일팀’의 구성을 위한 활동을 펼친다.또 통일부 등과 자료협조 등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학자 등을 네트워킹화할 방침이다. 이 사이트는 올 봄부터 각계 인사들이 모여 개설을 준비해왔다.경실련 통일협회 고문 김남식씨와 전 말레이시아 대사 손장래씨,고려대명예교수 강만길씨,고 문익환 목사의 부인 박용길 장로 등이 상임고문으로 참여했고,노동문제연구가 김금수씨,통일운동가 노중선씨,명진스님,문규현 신부,오충일 목사 등이 고문을 맡았다. 30∼40대의 전문가와 통일문제에 관심이 높은 일반인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이 대표는 “앞으로 6·15정신인 민족주의를 구현하는 민족의 신문으로 꾸밀 것”이라면서 “정치 경제도 중요하지만 특히 냉전 및 반공교육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한 통일문화·교육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뉴스’는 31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창간기념식을 갖는다. 박재범기자 jaebum@
  • ‘한국의 불화’20권 완간

    사단법인 성보문화재연구원(이사장 김범하)이 지난 96년부터 전국사찰과 박물관에 소장된 불화(佛畵)를 조사해 총정리한 ‘한국의 불화’20권이 완간됐다.각권 9만원.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 직지사 월정사 화엄사선암사 금산사 선운사 소장 불화 1,900여점을 16권에 담은데 이어 최근 마곡사 법주사 대학박물관 소장 불화 500점을 수록한 ‘한국의 불화’ 4권을 추가로 발간,1차분 20권을 모두 완성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불화’는 타블로이드판으로 각권이 250쪽 내외.불화의 유형과 예배의식 절차에 따라 후불탱 괘불 보살탱 신중탱 각단탱 각부탱 영탱 도량장엄탱화 순으로 구성됐다. 단순히 불화 사진 뿐만 아니라 불화의 명칭과 해설,봉안처,조성연대,조성 소임을 맡은 스님,그리고 불화조성에 사용된 재료·비용을 보시한 시주자 이름을 적은 화기(畵記)까지 원문 그대로 싣고 있다. 연구원은 내년부터 2차분 편찬에 들어가 2005년까지 매년 4권씩 20권을 더 펴낼 계획이다.여기에는 고운사 대둔사 백양사 봉선사 쌍계사 신흥사 은해사관음사 동화사 범어사 불국사 수덕사 용주사 조계사 국립박물관 소장 불화 500점이 수록된다. 성보문화재연구원 김범하 이사장은 “예배대상으로 조성된 불화는불단에 봉안되거나 감춰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소중한 성보를영구히 보존하고 일반인들도 책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해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성호기자
  • 불교계‘우담바라’견해 엇갈려

    최근 경기도 의왕시 청계사 등 사찰과 일반 주거지 여러 곳에서 ‘우담바라’가 발견돼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이런 식물의 존재자체를 부정하는 과학자가 많은데 해당 사찰이 아닌 불교계는 어떤입장일까. 3,000년만에 한번 핀다는 우담바라는 흔히 ‘부처님을 의미하는 상상의 꽃’이라 하여 불교에선 상서로운 징조로 받아들여왔다.그러나청계사 극락보전의 관세음보살상 이마에 이 꽃 21송이가 피었다는 보도가 나간 뒤 많은 식물 및 곤충학자들은 ‘풀잠자리의 알’일 뿐이라는 견해를 확고히 나타냈다. 일반 신도들은 우담바라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으면서 이번 개화 발견을 환호심으로 받아들인다.청계사는 유명인사를 비롯해 신도들의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앞서 대전 유성 광수사 비로자나불에서 개화 사실이 알려졌을 때도 신도들이 성황을 이루었었다. 이 꽃의 실재성을 두고 과학자와 일반 신도가 보는 눈이 이처럼 대조적인데 최근 불교계에서도 우담바라의 ‘의미’를 둘러싸고 입장이엇갈리는 분위기다. 즉 현상적으로 볼때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사실인만큼 종교적 변이로받아들여야한다는 주장과 불교의 기본적인 사상을 볼 때 자성의 계기로 삼아 더욱 정진해야 한다는 견해가 상충되고 있는 것이다. 천태종 총무부장 종렬스님(부산 삼광사 주지)은 “지난 광수사에선팔,이번 청계사에서는 얼굴 등 쉽게 꽃이 필 수 없는 불상에서 개화가 된 점은 어찌됐든 신비한 현상임에 틀림없고 종교적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비해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국장 법현스님은 “부처가 강조한 정법은 바람직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정견을 지니는 것인만큼 신이(神異)나 기적등에 기대는 것은 위험하다”며 “불교계에서도 부처의 뜻을 정확히 알 수 있을 때까지 더욱더 열심히 정진하라는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 [대한광장] 구름처럼 물처럼

    지금 산중은 해제철이다.화두를 들고 무섭게 정진하던 수좌스님들이운수납자가 되어 만행을 하는 때이다. 구름처럼 물처럼 그 어디에도걸림없이 흘러가는 수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바랑하나 메고 고무신을 신고 밀짚모자를 쓰고 산길을 훠이훠이 걷는 그들의 모습에는 자유가 선명히 보인다.대자유인이라는 말이 만행의 납자들에게는 낯설지가 않다. 사람들은 누구나 떠나고 싶어 한다.보다 자유로운 공간을 찾아 발길을 옮기고 싶어 한다.그러나 떠남의 자유를 구가하는 사람은 흔치가않다.그것은 우리의 떠남이 만행이 아니라 관광에서 그치기 때문이다.만행은 방랑이다.그것은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또한 인연처를 향하지도 않는다.그것은 차를 타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두발로 뚜벅뚜벅 걸어 마을의 풍경과 사람의 마음을 담는 것이다.떠나서 집안 일을걱정하고 연락처를 염두에 두고 마음을 쉬지 못한다면 그것은 일상의연속일 뿐이다.스님들의 행각이 대자유의 행적인 것은 마음을 쉬고자신을 놓아 버렸기 때문이다.마음을 쉬지 못하면 그 어디를 가나 자유와 평온을 만날 수가 없다. 구름에게는 구름의 마음이 없고 물에게는 물의 마음이 없다.만약 구름이나 물에 각자의 마음이 있다면 구름과 물은 흘러가지 못할 것이다.정체되어 있는 구름과 물은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오직 흘러가는 것만이 자유롭고 평화롭다. 잠 못 드는 자에게 밤은 길고,피곤한 사람에게 언제나 길은 멀 듯이자기에게 머물러 있는 사람은 떠나되 자유를 만나지 못하고, 바라보되 그 마음을 알지 못한다.자유와 평화가 없는 떠남은 만행이라할 수없다. 진정한 의미의 운수행각은 마음을 쉬고 자기로부터 떠나는 것을 의미한다. 오랫동안 운수행각을 한 스님에게서는 그 마음의 넓음과 따뜻함을발견할 수 있다.마치 물의 부드러움으로 인해 산도 잠기고 달빛도 어리듯이,행각의 수좌에게는 언제나 진실한 말의 향기와 성 안내는 얼굴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얼굴은 그 사람의 행적을 반영한다는말이 있듯이 오래 자기를 떠난 사람의 얼굴에는 평온이 넘쳐난다.이미 그의 마음에는 걸림이 없음으로 미워하고 꺼리는 자취 또한 찾을수가 없다. 가끔씩 거울을 들여다 보며 나는 얼굴의 깊이를 헤아린다.수행자로서 얼마나 올바른 모습을 지니고 있는가를 찾아본다.그때마다 느끼는것은 너무 오래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거울에 비친 불안과 슬픔은 내마음이 무언가에 집착하고 있다는 표현이다. 그것은 부자유와 구속을의미한다.내가 찾는 자유와 평온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얼마전 오랜 행각을 마치고 나를 찾아온 스님의 모습은 나와는 달랐다. 그에게서는 바람의 내음을 맡을 수 있었고,부드럽고 넓은 안온함을발견할 수 있었다.이야기를 하면 그저 열심히 듣고 그러다 씽긋이 웃는 스님의 모습에서 나는 수행자의 모습을 보았다.그것은 움직이는산의 모습이었다.일체를 받아들이되 꺼리거나 분별하지 않는 평등한산의 마음이었다.그날 스님은 내게 추사 김정희의 글을 하나 주었다. ‘홍엽산거(紅葉山居)’.그것은 스님이 손수 전각을 해 탁본을 떠온것이었다.말이 없어도 나는 그의 마음을 그 하나의 글귀로 전부 알것만 같았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성냄과 미워함을반복하고 있는가?팥죽처럼 끊는 마음에 데인 적은 그 얼마였던가? 마음을 쉬지 못하면평온은 없는 법.자기 원근법에 의해 세상을 바라보던 시각을 버리고겸허한 마음으로 흘러가는 법을 익혀야만 한다.정체는 언제나 집착의시작이고,세상을 향하는 열린 가슴의 문을 닫는다. 길을 떠나 볼 일이다.바람처럽 구름처럼 길을 떠나 자기를 벗어나볼 일이다.마음을 쉬고,자기를 놓고 길을 떠나면 단풍이 산에 사는소식을 만나게 되리라. 성전 옥천암 주지
  • 단풍에도 품격이… 때깔이 다르다

    일주일만에 달려나간 영동고속도로는 ‘때깔’부터 달랐다.그야말로화염 바다,온 산을 불태울 듯 단풍이 제 색깔을 드러내고 있었다.충주호에서 단양쪽으로 내쳐 10여분을 달리니 금수산 아래 능강구곡이펼쳐진다.노란색과 붉은 색 단풍의 경염(競艶)이 요사스럽기까지 하다.그러나 호남고속도로는 아직 푸른빛으로 넘쳐났다.하지만 산속깊은 곳,장성 백양사의 애기단풍은 붉은 빛의 옷으로 갈아입느라 여념없었다.이곳 단풍은 이번 주말에 절정을 이룬다. ■제천 능강계곡. ‘높음이 하늘보다 높은 곳 없으나 도리어 밑으로 돌아가고/담수보다맑은 것 없으나 깊으니 오히려 검도다/스님은 불국정토에 있으니 조금도 욕심이 없고/객이 신선사는 곳에 들어오니 늙음 또한 슬프지 않구나’충주호는 물론,건너편 월악산과 왼편에 산자락을 늘어뜨린 소백연봉을 한눈에 굽어보는 천년고찰 정방사 주련(柱聯)에 새겨진 싯귀.절집뜰에 서면 이 싯귀가 가슴에 다가온다. 신라 문무왕때 의상대사가 세운 이 절집은 현재 속리산 법주사의 말사. 뜰이랄 것도 없다.크고 널찍한 바위가 뒤에 떡 버티고 서있어 인파의북적임을 막고 있다. 보살이 미소 짓는 저편에 호수가 있고 산이 있고 우리네 인심이 있다. 이른 아침이어서인지 능강계곡에 흰 구름이 학처럼 내려앉는다.능강계곡은 제천시 수산면과 단양군 적성면 경계에 서 있는 금수산(1,016m)의 서북사면에 자리한 계곡으로 남북으로 능선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햇볕드는 시간이 짧다.그래서 능강계곡 오른쪽,한양골이라고도 불리는 얼음골에는 한여름 복날에도 얼음이 언다.초복에 얼음이 가장많고 중복에는 바위틈에 있으며 말복에는 바위를 들어내고 캐내야 한다.이곳 얼음은 만병통치약으로 이름있다.왕복 4시간 소요. 맑고 청명한 가을 아침,계곡은 온갖 색의 향연을 풀어헤친다.단풍나무와 갈참나무,소나무 등이 어우러져 볼만하다. E.S리조트를 지나 조금만 달리면 들머리가 나온다.단풍터널로 이루어진 3㎞를 1시간동안 오르면 정방사. 여기에서 절집 뒤로 20분 내쳐 오르면 족두리봉.가파른 경사면을 10분 정도 내려가면 암릉지대가 나타난다.여기에서 청풍호반을 바라본다.큼직한 호반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감은 가히 환상적이다. 다시 족두리봉으로 나와 한숨 돌린 뒤 리조트 위쪽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날듯이 내려온다.낙엽이 융단처럼 깔려 폭신하다.산길은 편안하고 넉넉하다.단지 길이 쉽다는 게 아니라 마음을 느긋하게 다림질하는 매력이다. 정방사 그루터기에서 산하를 내려다본다.“늙음도 슬프지 않구나”.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서제천 들머리에서 나와 사과로 유명한 금성단지를 지나 청풍면을 거쳐 청풍대교로 향한다.청풍대교에서 청풍문화재단지쪽을 버리고 10분 정도 내쳐 달리면 E.S리조트가 나온다. 동서울고속터미널에서 제천까지 간 뒤 제천시에서 청풍까지(하루 20회) 온 다음 청풍∼수산면 상천까지 하루 3회 운행된다. □E.S리조트 지난 96년 개장한 국내 최초의 회원 전용 콘도로 알프스식 별장콘도 개념을 도입했다. 110여개 콘도하우스 중 어느 하나 같은 설계가 없을 정도로 개성을살린 공간으로 이름높다. 결고운 잔디가 깔린 바비큐 파티장에서 주말마다 파티가 열리고 영화도 상영된다. 닭·오리·토끼·사슴 등이 뛰어놀아 어린이가 뛰어놀기에 그만이다. 콘도 구석구석에 그네식 벤치가 놓여있어 충주호와 월악산,금수산 등을 바라볼 수 있고 전망탑에서 맥주와 커피를 즐기는 맛도 일품이다. 서울사무소(02)508-0118. ■백암산 백양사. 정말 아기 손바닥만 했다. 얼마전 무차대법회(스님과 일반 신도 구별없이 불법(佛法)을 논의하는 법회)가 열린 조계종 고불총림의 본사인 장성 백양사.뜰에 핀 단풍나무 잎새 크기는 꼭 아이 손처럼 작았다.이름하여 애기단풍. 단풍잎 사이로 학바위가 얼굴을 드러낸다.때마침 지는 해에 반사돼붉은 빛을 띠는 학바위는 학이 날아오르는 듯한 모습을 띠고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정상에 오르면 변산반도 곰소가 발아래 펼쳐진다. ‘백암산 황매화야 보는 이 없어/저 혼자 피고 진들 어떠하리만/학바위 기묘한 경 보지 않고서/조화의 솜씰랑은 아는 체 마라’노산 이은상은 이곳 백양사를 품고 있는 백암산을 이렇게 노래했다. 아연 리드미컬한 전라도 사투리가 귀에 꽂힌다.“아따,내장산이 최고라 하지만 여그 백양사만 헐까요이.산세나 뭘로 보나 백양사가 최고지라.”육당 최남선도 그랬던가 보다.학바위 봉우리를 보고 “흰 맛,날카로운 맛,맑은 맛,신령스러운 맛이 있다”했으니. 조화미다.내장산이 온통 붉은 빛 일색으로 아줌마·아저씨부대들의얼굴을 단풍보다 더 붉게 물들여 놓는다면,이곳 백양사 단풍은 비자림의 푸른 빛,은행나무의 노란 빛,감나무의 선홍빛과 어울려 애기단풍이 더욱 붉게 빛난다.번쩍거림이 아니라 질감있는 붉음. 절집 맞은편.마치 백암산 계곡이 양팔을 벌리고 앉은 듯한 곳에 옛부터 많은 시인 묵객들이 찾았다는 쌍계루가 있다.그 아래 물이 흐른다.주위를 빙 둘러 단풍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예전에 물이 넘쳐 흐를 땐 그만한 절경이 없었단다.물에 비친 단풍과 누각,학바위의 붉은빛, 가히 절경이었다.고려말 목은 이색이 ‘참으로 좋은 경치’라는찬사를 보냈단다.하지만 지금은 물이 없다.진입로에서 쌍계루까지 단풍터널도 혼을 빼놓기 십상. 다시 백양사 경내를 나와 절담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비자나무 군락이 푸르게 펼쳐져있다.천연기념물 153호인 비자림은남방계 식물로제주도와 전남 경상도에만 있으므로 여기 백양사는 북방한계선에 해당하는 셈.애기단풍을 돋보이게 하는 아름다운 조연을 이 가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들머리를 나와 9㎞ 달리면 약수리 3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좌회전하면 백양사 진입로가 나온다.기차를 이용할 경우 백양사역에서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군내버스를 이용한다. 27일부터 단풍축제가 열린다.28일 오후11시40분 서울역을 출발하는내장산등산열차(무궁화호)를 이용하거나 오는 30∼11월5일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내장산단풍열차(무궁화호)를 이용할 수도 있다.오전8시55분 서울역 출발.축제추진위원회(061)390-7224□들러볼 곳 한나절 거리인 내장산에 이르는 길이 좋다.하루 정도를각오해야 한다. 자신없으면 한여름 물놀이로 유명한 남창계곡을 들어서면 좋다.백양사 2㎞ 못미친 곳에 진입표시가 있다.몽계폭포로 유명한 계곡과 암석이 무너져내린 너덜의 조화미가 빼어나다.백양사 매표소 바로 지나왼편에 있는 가인마을에서 민박할 수도 있다.이곳 꿀은 품질 좋기로유명하다.황룡면 금곡마을의 영화촌도 영화 ‘태백산맥’과 ‘내 마음의 풍금’ 촬영지로 이름짜하다. 장성 임병선기자.
  • 혜진스님 위안부 출신 6명 화집 출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들이 화집 ‘못다핀 꽃’으로출판됐다.화집의 출판기념회는 26일 서울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다. 화집에는 김순덕 할머니 등 6명이 그린 작품 90여점이 실려 있다.그림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恨)과 고통이 절절이 배어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의 보금자리인 ‘나눔의 집’원장으로 화집발행에 앞장서온 혜진 스님은 “할머니들의 그림은 전쟁피해자로서 자신의 과거 경험을 그림을 통해 직접 드러낸 작품이기에 더욱 의미가깊다”고 말했다. 한국어,영어,일어 등 3개국어로 만들어진 이 화집은 할머니들이 지난 7년간에 걸친 작업의 ‘결실’이다.할머니들의 그림은 예술적 작품성을 따지기 이전에 ‘자유’‘생명’등 인간 가치와 존엄성이 깃들어 있어 깊은 감동을 준다.꽃다운 14살에 일본군에 끌려가는 모습을 묘사한 ‘빼앗긴 순정’과 ‘라바울 위안소’‘우리 앞에 사죄하라’등의 작품은 그들의 아픈 상처가 개인적 고통에 머물지 않는,역사의 증언이자 교훈임을 보여준다. 혜진 스님은 “할머니들의 그림수업은이름도 쓸줄 모르는 어느 할머니의 한글배우기가 계기가 되어 시작되었지만 그림그리기를 통해결국 당신들과 같은 전쟁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전쟁을 고발하고 평화를 갈구하는 일로 연결됐다”고 밝혔다.그는 또 “제작비가 없어화집을 못낸다는 얘기를 듣고 흔쾌히 2,000만원을 지원해준 재단법인 명원문화재단 김의정 이사장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화집에 실린 작품들은 지난 9월부터 뉴욕,시카고,필라델피아 등 미국과 캐나다 6개도시에서 전시되고 있는데 현지 언론에 소개되는 등크게 관심을 끌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
  • 프리뷰/ KBS2 오늘 밤11시 ‘TV문학관’

    등장인물의 어설픈 연기에 만화보다도 더 황당한 드라마,가벼운 말장난 일색인 오락 프로그램들에 질린 TV시청자라면 25일 밤 11시 KBS2에 채널을 맞춰보자.이름만으로도 유명한 ‘TV문학관-그 곳에 바람이 있었네’(극본 김병수 연출 장기오)가 오랜만에 준비됐다. 강석경씨의 ‘석양꽃’을 각색한 이 드라마는 깊은 산에 자리잡은금정암이 무대다.금정암에 모인 사람들은 큰 스님(이대로)을 제외하고 모두 사연이 있다.동암(김준모)은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못된 짓을 일삼다 어머니에 의해 강제 출가당했다.교사인 의선(정애리)은 유부남과 사랑을 했고 그 관계를 끊기 위해 암자를 찾았다.애타게 편지를 기다렸지만 대신 사랑했던 남자의 죽음을 그의 아내가 전해주러찾아온다.영명(박지일)은 늘 깨달음에 목말라 있고 술을 달고 산다. 간암 말기인 그에게는 술이 진통제다.암자의 살림을 도맡아 하는 택이네(김지영)는 시장바닥에서 생계를 잇던 중 남자를 만나 아들을 낳았지만 아들만 빼앗겼다.현세의 삶은 고해(苦海)라고 하지만,전생의업보로 그 짐을 이고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삶이 버겁기만 하다. 서울 경기 경북 경남 전남 등 전국을 떠돌며 주왕산 월출산 지리산두타산 등지에서 촬영한 제작진의 노력이 화면에 그대로 녹아있다.전국 산자락의 아름다운 풍경이 화면 가득 채워진다.TV에 비춰지는 모습이 어느 산인지를 가늠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제작진의 강행군 덕분에 출연진은 “앞으로 산 나오고 절 나오는 작품은 절대 안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고. 요즘 드라마에 비해 한박자 늦은 이야기 전개에 줄거리도 단순해 시청자들이 자칫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제작진은 택이네(김지영)와 ‘해탈이’라는 고양이를 통해 드라마에 생기를 불어 넣으려 애썼으나 다소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아들이 보고 싶으면 북을 두드리거나 언덕에 올라 아들 이름을 부르는 택이네는 절이라는 공간이 주는엄숙함을 넘어 시청자들에게 살갑게 다가온다.다양한 표정연기까지해내는 고양이와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는 까치,법당 앞 나무에 날아드는 새 등도 모두 등장인물이 됐다. ‘TV문학관’의 빠질 수 없는 묘미는곱씹는 맛을 느끼게 하는 대사다.‘정 붙이면 도가 성글어진다’,‘한 생각을 놓으니 온 바다의 파도가 다 고요하다’ 등등.차분히 생각하면서 봐야할 드라마다. 전경하기자 lark3@
  • “종교계 비리 言宗·權宗유착 탓”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강준만 전북대교수가 마침내 종교계에 포커스를 맞췄다. 강 교수는 무크지 ‘인물과 사상’(개마고원) 제16호에 ‘종교는 영원한 성역인가’라는 제목의 특집에서 최근 만연하고 있는 종교계 비리의 원인과 해결책을 나름대로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 교수는 우선 머리말에서부터 “한국의 종교가 성역으로 남아있는것은 구조적인 언종(言宗)유착과 권종(權宗)유착에서 비롯되고 있다”면서 “언론은 물론 학자와 시민운동단체가 이 유착의 고리를 깨는데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교수는 “과거처럼 종교를 계속 성역으로 간주하는 한 한국사회엔희망이 없다”고 강조한 뒤 “절대다수의 민심이 종교의 아름답지 못한 모습에 대한 비판을 요구하는데도 이런 주장이 무시되는 현상을뿌리뽑기 위해 건강한 비판의 장 형성이 근본적인 문제이자 과제”라고 거듭 주장했다. 강교수는 특히 기독교에 대해 “기독교가 지금처럼 사회적 도덕과개혁을 외면하는 기복신앙에만 머문다면 한국사회의 개혁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한국 기독교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또 ▲교회의 ‘기복(祈福) 장사’ 풍토 ▲승리주의 ▲그릇된 십일조(十一租) 관행 ▲제사장 종교 전통 ▲성장주의 신화 ▲담임목사직 세습 ▲사회봉사 외면 등이 한국 기독교의 가장 큰 문제라며 기독교 본래의순수성을 회복할 것을 권고했다. 특집에선 좋은 세평을 듣고 있는 여러 종교계 인사들에 대한 인물평도 곁들였다.손봉호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표에 대해선 “성역없는교회비판을 하는 기독교의 양심”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도덕성과 보수성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고 묻고 있다.또 강원룡 대화문화 아카데미 명예이사장에 대해서는 “진보적이고 선진적인 지식인”으로 평하면서도 “크리스챤 아카데미가 배출한 광범위한 인맥이 패거리화될 가능성은 없는가”고지적하고 있다.또 여성지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표시해왔던 법정 스님에 대해선 “조금만 시야를 넓게 보면 여성지보다는 ‘조선일보’와 같은 일부 일간지들이 사회에 훨씬 더 큰해악을 끼치고 있다는걸 알 수 있을 텐데 왜 그런 일간지는 껴안으면서 여성지에 대해서만그렇게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김성호기자
  •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법전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원로회의는 20일 총무원 4층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공석중인 원로회의 의장에 해인사 방장인 법전(法傳·본명 金香奉)스님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경북 금릉 출신인 법전 스님은 백양사에서 설호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만공스님을 은사로 구족계를 받았으며 중앙종회의장 총무원장 호계원장 해인사 주지를 지냈으며 지난 96년 해인총림 방장에 추대됐다. 원로회의는 종정 추대권,종헌 개정안 인준권,총무원장 인준권을 갖는 조계종 최고 의결기구로 지난 6월 진공당 탄성 선사 입적후 의장이 공석이었다.
  • 문화스냅 2000/ 보통사람들 ‘마라톤 열풍’

    ‘참 별스런 취미군.그 많은 운동중에 왜 하필 그 지루하고 힘든 뜀박질이야’마라톤을 운동삼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제 솔직한 첫느낌은 그랬습니다.건강을 위해 또는 뱃살 빼려고 100리길을 죽자사자 뛴다는 게 쉽게 납득이 안가더군요.좀더 번듯하고 재미있는 운동도 많잖아요.배드민턴,농구,등산,테니스,수영,헬스,에어로빅 등등. 무슨일인지 요즘 전국이 마라톤 붐이랍니다.직장 또는 지역동호회 등에서 무려 10만명이 달리고 있고 자고나면 마라톤대회가 생긴다나요. 한강 둔치나 일산호수공원,그밖에 뛰기 좋은 장소는 어김없이 꼭두새벽 단잠을 물리치고,이슥한 밤이슬을 맞으며 운동화끈 질끈 매고 달리는 ‘중독자’들로 북적댑니다. “왜 뛰십니까” 물으면 “그냥 좋아서 달립니다.인생이 달라진다니까요”하고 스님네 선문답 같은 소리만 합니다. 마라톤,물론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죠.일제시대 때 손기정옹이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승해 민족의 정기를 일깨웠고,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월계관을 쓴 황영조,98년 방콕아시안게임서 우승한 이봉주 등등자랑할만한 건각(健脚)들도 많습니다.그렇지만 그건 소수 엘리트선수들의 ‘신화’였지 보통사람의 해당사항은 아니었잖습니까. 최근에 요쉬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의 달리기 체험기 ‘나는 달리고싶다’를 번역한 마라톤광 선주성씨는 마라톤인구가 IMF(국제통화기금) 체제를 전후해 부쩍 늘기 시작했다는군요.평생직장이란 개념이깨지면서 한층 치열해진 경쟁세계에서,살아남기 위한 무기는 건강이라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는 게 그의 분석입니다. 또 달리는 맛이 여간이 아니랍니다.유식한 말로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게 있대요.달리기를 시작해 30∼40분쯤 가슴이 터져버리고 호흡이 딱 멈춰 버릴 것 같은 극한의 고통이 지나간 후에무아지경이 찾아온답니다.누구는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 하고 누구는 ‘꽃밭을 걷고 있는 기분’이래요.어찌나 짜릿한지 완전히 중독이 된다는군요. ‘나는 달린다’의 주인공 피셔도 중독자중 한 사람이죠.3년전 거대한 뚱보에다 이혼까지 당한 막다른 처지에서 생존하기 위해 달리기시작한 그는 1년만에 40㎏을빼고 나서도 달리는 게 좋아 오늘도 달린답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들도 얼마전 달리기가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약이라는 연구결과를 내 놓았습니다.운동 중 체내에 ‘베타 엔돌핀’(일종의 마약 성분)이란 물질이 분비돼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데 정확한 메카니즘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는군요. 알코올이나,히로뽕처럼 끊으면 금단 증세가 오긴 하지만 남에게 해가 되지 않고,사는 활력까지 넘치게 하니 ‘좋게 중독된’ 거지요. 마라톤만큼 원시적인 운동이 또 있을까요.첨단문명의 이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그저 맨몸과 두 다리로 달리니 말입니다.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좀 좋은 전용 운동화를 장만하는 것 빼고는 돈도 안듭니다.하긴 에티오피아의 마라톤 영웅 아베베는 그도 저도 없이 맨발로달렸지만요. 달리는 ‘사연’을 엿보려고 서울마라톤클럽이라는 마라톤동호회의인터넷사이트에 들어갔습니다.100㎏ 넘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시작해 1년만에 30㎏을 뺐다는 고형식(47·개인사업)씨,지난해 사랑하는 아내가 갓난아이를 두고 뇌출혈로 숨지자 고통을잊기 위해 뛴 구자춘(33·체육교사)씨,마흔살이 되던 생일날 아침 야릇한 기분에 달리기시작해 풀코스를 무려 17번 완주한 오혜영(53·영동세브란스 건강관리센터)씨,그밖에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사연이 있더군요. 달리기는 어쩌면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 같습니다.무리지어 뛰는듯하지만 결국은 혼자이고,‘힘든데 이제 그만 달릴까’ 하고 유혹하는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죠.빨리 간다고 좋은 것도,늦게 간다고 나쁜 것도 아니랍니다.42.195㎞란 긴 여정의 초반에 얼마나 빨리 잘 뛰었냐는 중요하지 않대요.괜히 분수 안지키고 옆사람과 경쟁이 붙어오버페이스하면 중도포기하기 십상입니다. 인생도 그렇잖아요.‘첫끝발이 ×끝발’이고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잖아요.살다보면 견뎌야 할 고비가 어디 한둘인가요.인생이라는 잔은 다 비워야 하듯 42.195㎞는 끝까지 달려야 한다는 얘기죠,뭐. 그래서인지 마라톤은 젊다고 잘 달리란 보장이 없습니다.인생의 여러구비를넘은 중장년층에 매니아가 급증하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요. 피셔는 책의 끝머리쯤에 조심스럽게 고백합니다.“아마도 나는 부처를 만나고 있는지 모른다”라고요. 내속의 ‘나’를 찾기 위해,마음속 부처를 만나기 위해 ‘달리는 참선’.그 소박한 몸놀림에 그런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습니다. 이제 길거리에서 스쳐지나는 ‘고독한 주자(走者)’들을 보면 마음속으로 따스한 박수라도 쳐주어야 겠어요.하긴 인생은 모를 일이죠.어쩌면 내일 아침 문득,거리로 뛰쳐나가 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허윤주기자 rara@. *‘나는 달린다’번역 출간 선주성씨. “운동화만 신고 밖으로 나가면 언제 어디서든 뛸수 있으니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이만한 운동이 어디 있습니까”최근 ‘나는 달린다’는 책을 번역 출간한 선주성씨(35)는 취미로 즐기던 마라톤에 푹 빠져 올초 직장(조선일보 편집부 기자)까지 때려치고 전업한 ‘골수 중독자’. 현재 그는 마라톤기록 자동계측장치 ‘스피드칩’을 개발한 벤처업체의 마케팅본부장으로,또 인터넷 동호회 서울마라톤클럽 홍보이사로동분서주하고 있다. 서울대독문과 85학번인 그는 지난 95년 마라톤대회 풀코스에 출전하면서 달리기의 쾌감을 처음 맛보았다.그 뒤 99년 뉴욕마라톤대회에서 피셔 독일외무장관과 함께 뛰는 등 13차례나 풀코스를 완주했다. 처음엔 무조건 뛰면 되는 줄 알고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시작해 옷에 쓸린 젖꼭지에서 피가 날 정도로 고생도 했다고 웃지못할 실수담도들려줬다.지금은 꼭 반창고를 붙인단다. 헬스클럽에서 지루하게 트레드밀을 밟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그는 “5㎞정도 뛰면 아무 생각도 없어지면서 머리가 맑은 명상상태가되고 일이 안풀릴 때 뛰다보면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른다”고 자랑했다. 따로 종교가 없다는 그에게 혹시 ‘마라톤교도’가 아닌가 물었더니“만나는 사람마다 전도하고 싶은 걸 보니 그런 것도 같다”며 그런데 정작 집사람은 아직도 설득을 못했다고 사람좋게 웃었다. 마라톤을 하며 그동안 살아온 삶이 ‘욕망을 키워온 세월’이었음을깨닫는다는 그는 매주 일요일 아침 7시면 어김없이 클럽회원 100여명과 함께 한강둔치에 모여 ‘비가 오든 눈이 오든’달리기를 멈추지않는다. 허윤주기자
  • 金大中대통령 노벨평화상/ 주요인사 축하 이모저모

    21세기 첫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세계 각국의 정상과 국내 주요인사들로부터 축전과 서한이 계속 답지하고 있다.15일 현재 청와대 집계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인사의 축하전화나 성명, 축전은 70여건에 달한다.e-메일 까지 합치면 1,000여건이 넘을 같다고 말했다. ■각국 정상 및 주요 인사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축하성명에 이어전화를 걸어왔고,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푸틴 러시아 대통령,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참피 이탈리아 대통령,하벨 체코 대통령,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카르도소 브라질 대통령 등 10명의 정상이 축전을 보내왔다. 레흐 바웬사 폴란드 전대통령,바이츠체커 독일 전대통령,사마란치 IOC위원장,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민주당 대표,하인츠 피셔 오스트리아국가평의회 의장,겐셔 전 독일 외무장관,피터 베를린대 총장, 호르스트 쾰러 IMF 총재 등이 서한 또는 팩시밀리를 보내 축하했다. ■클린턴 대통령 통화 (클린턴 대통령) 수상을 축하한다. (김 대통령)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도와 주신 데 대해 깊은 우정을 느낀다.그것이 없었다면 한반도에 오늘날의 변화도 없었을 것이다.북한조명록 특사의 방미시 좋은 결과를 거둬 앞으로 남북관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방북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에 많은 도움이 되고 문제를 마무리짓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클린턴 대통령) 김 대통령 만큼 가치있는 상을 받을 만한 사람은없다.한반도에서 머리와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김 대통령은 그것을 해 냈다.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통화 (김 대통령) 조 특사의 미국 방문시 훌륭한 합의를 이뤄낸 데는 올브라이트 장관의 탁월한 외교력이 큰 도움이 됐던 것으로 생각한다. 평양에 가서 논의가 잘 진척되고 마무리를 잘해 주길 바란다. (올브라이트 장관) 존경하는 지도자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흥분된마음에 곧바로 전화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우리가 대통령을 오랫동안알고 있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국내 주요인사 축하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이 난을,김민하(金玟河)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수성(李壽成)전총리,신현확(申鉉碻)한·일협력위원회장,정대(正大·불교종단협의회장)스님이 축하팩스나 서한을보냈으며,이세종 뉴욕한인회장 등 6명의 해외동포가 서한을 보내왔다. 양승현기자
  • 北 노동당 55돌행사 참관기

    9일 오후 2시50분 42명으로 구성된 남측방문단(단장 한완상 전부총리)이 북측이 보낸 고려민항 특별기 편으로 도착한 평양 비행장에는초청측인 민족화해협의회 김령성 부회장을 비롯해 각 사회단체 간부들이 출영나와 있었다.숙소는 평양시 강동군 봉화리에 위치한 봉화초대소.부총리 이상의 국빈을 맞이하는 영빈관이다.이례적인 것은 해외방문객들이 으레 들르는 만수대 김일성 주석 동상을 방문하지 않고곧바로 숙소로 가는 것이었다. 10일 오전 8시 방문단은 ‘55돌 축하 열병식 및 군중시위’를 참관하기 위해 김일성광장에 도착했다.방문단의 위치는 주석단 오른쪽 아래편의 초대석이었다.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선두로 열병대열의 행진이 시작되었고,이어 대학생들과 일반시민들이 대오를 지어 주석단 앞을 행진했다.군중시위가 끝난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주석단 위를한바퀴 돌며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보냈다.저녁 6시 인민문화궁전에서노동당 중앙위원회 주최로 55돌 경축 연회가 열렸다. 700여명의 내외인사들이 참석한 대규모 연회였다.연회 시작 전 김영남 상임위원장,김용순 노동당 비서 등 당 간부들이 별실에서 방문단과 인사를 나눴다.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북남공동선언을 발전시키기 위해 굳게손잡고 노력해나가자”고 밝혔다. 11일 주체탑과 개선문,단군릉을 방문한 데 이어 12일에는 묘향산의국제친선전람관과 보현사를 방문했다.13일에는 방문단이 각 단체별로북측의 상대 기관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민주노동당은 사회민주당을 방문했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전교조는 직업총동맹 회관을 방문했다.남측의 양대 노총과 직총은 연내에 ‘노동자통일토론회’를개최한다는 데 합의했다.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홍선옥 여성동맹 부위원장 및 간부들과 만남을 갖고 2001년 3·8 여성의 날 행사를 공동개최하기로 합의했다.민예총은 김정호 문예총 부위원장 등 관계자들과 만났다. 홍근수 목사(향린교회)와 박순경 전이화여대 교수(신학)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방문했으며 김종수 천주교 주교회의 사무총장은 장충성당을 방문해 미사를 집전했다.또 조국평화통일불교연합 의장 법타스님 일행은 조선불교도연맹 심상진 서기장과 환담했다.민가협 대표단은 고려호텔에서 비전향장기수 선생들과 만남을 가졌다.이날밤 방문단은 봉화초대소에서 김령성 민화협 부회장으로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내온 선물을 전달받았다. 한편 김 위원장으로 부터 선물을 받은 한완상 남측 대표단장은 답사도중 노동당 창건 55돌 기념식을 취재하기 위해 방북한 SBS 취재팀으로 부터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소식을 전해듣고 축하할 것을 제안하자 남측 대표단 일행과 김령성 민화협 부회장을 비롯한 북측 관계자들은 함께 박수로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했다. 평양 신준영기자 junyoung@
  • 3,000년에 한번 피는 꽃 ‘우담바라’불상에 활짝

    부처를 뜻하는 마음의 꽃 우담바라(우담화·優曇華)가 경기도 의왕시 청계사 불상에서 꽃망울을 터뜨렸다. 청계사측은 극락보전법당 안에 있는 관세음보살상 왼쪽 눈썹 부위에직경 1㎝ 크기의 우담바라 21송이가 피어있는 것을 발견해 13일 공개했다. 우담바라는 불교에서 가장 신성시하는 꽃으로 3,000년에 한번 꽃망울을 맺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계사 부주지 박성형 스님은 “1,000년 고찰 청계사에 우담바라가핀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우담바라가 피는 것은 경사스런일이 일어날 좋은 징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야생화연구소장 김태정 박사는 “우담바라는 지난 8월 유성 광수사,97년에는 곤지암 우리절에서 발견되기도 했다”며 “그러나 학술적 관점에서 볼때 불상에 맺힌 우담바라를 살아있는 생물로 보기는어렵다”고 말했다. 의왕 김병철기자 kbchul@
  • 1,000호大作 물방울그림 선보인다

    “1,000호짜리 큰 그림의 경우 물방울을 3,000개까지 그려넣은 적도 있습니다.농부가 밭을 갈듯이,스님이 염불을 외듯이,어린애가 물장난 하듯이 그냥 습관처럼 무심히 그리는 것이죠.물방울을 그리는 것은 참선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방울화가 김창열(71)이 1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02-734-6111)에서 개인전을연다. 1,000호 안팎의 대작 40여점을 내놓는다. 김씨가 물방울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1972년부터.그 이전에는주로 앵포르멜 경향의 그림을 그렸다.한국전쟁을 경험한 세대로서 전쟁의 상흔을 격정적으로 표현한 그림들을 많이 남겼다.그러나 그의작품세계는 외국에 머물면서 크게 바뀌었다.1965년 고국을 떠난 김씨는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을 거쳐 69년부터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살며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금의 물방울 그림은 끝없는 실험정신의 소산이다.그는 파리에 머물며 신문지에 처음 물방울을 그리기 시작했다.사람의 입김이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스프레이로 모양을냈다.80년대에 들어 물방울의 구조를 강조하다보니 전통적인 유화법을 쓰게 됐고,88년부터는 천자문을 화폭에 도입해 다시 한번 변화를꾀했다.“천자문은 나의 유년기 향수를 자극하는 최상의 울림”이라는 게 작가의 말.그는 또한 “영자는 인간이 만든 글자요 한자는 신이 만든 글자”라는 어느 프랑스 학자의 말을 지금도 진리로 믿고 있다. 김씨의 물방울그림은 과연 세계적 보편성을 얻고 있는 것일까.작가는 “즉물적인 성향이 강한 서구사람들이 물방울에 애착을 갖기는 생래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외국전시 때의 일화 한토막.“누보 레알리슴 작가 아르망은 사회적인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부수고깨고 하는데 당신은 왜 정적인 물방울이냐”라는 한 관객의 질문에그는 “인간의 모든 희로애락을 물방울에 녹여 없앤다”고 일축했다. 지난 3월 김대중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의 파리 엘리제궁 만찬장에는 퐁피두 센터에 소장된 1,000호 크기의 그의 작품이내걸려 양국우호증진에 큰 몫을 하기도 했다. “모든 새들은 한가지 소리밖에 내지 못하는 것 같다” 김씨는 그런우직한 믿음으로 지난 30년간 물방울그림에만 몰두해왔다.그동안 그린 물방울그림은 2,000여점.그러나 심부전증 증세가 있는 그는 이제더이상 1,000호 작품은 그리지 못할 것 같다고 안타까워한다.대작 중심으로 꾸며지는 이번 전시는 그래서 더욱 의미가 크다.“영국의 풍경화가 터너가 죽기전에 그랬듯이 점만으로 된 작품을 몇 점 하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김종면기자 jmkim@
  • 조계종 종립선원 봉암사 조실 추대 진제 스님

    대한불교 조계종의 유일한 종립 선원인 경북 문경의 봉암사 태고선원(太古禪院)이 12일 2,000여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진제(眞際) 스님을 조실로 추대하는 법회를 가졌다.1,000년의 선맥을 이어온구산선문중 하나인 희양산문(曦陽山門)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태고선원은 지난 97년 이후 조실이 없는 상태로 운영돼오다 이날 새 수장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꾀하게 됐다. 봉암사 선원은 지난 1950년을 전후해 성철 스님을 시작으로 청담 자운 우봉 스님 등 4명이 “일체의 세속적인 관심은 끊고 부처님 법대로만 살아보자”는 원을 세운 ‘봉암사 결사’로 유명한 곳.이후 향곡 월산 종수 보경 법전 서우 혜암 도우 등 모두 20명이 결사에 참여했으며 종정 3명과 총무원장 6명을 배출한 현대 조계종풍의 산실이다.신도포교나 기도 기능은 수행하지 않고 오로지 수행에만 정진하고있는 수행도량으로 산문을 개방하지 않은채 120여명의 스님들이 사시사철 안거정진을 계속하고 있으나 이날만은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진제스님은 경허,혜월,운봉,향곡 스님으로이어지는 불교의 선맥을잇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선지식(善知識).54년 20세의 나이에 출가,설석우 (薛石友)선사를 은사로 득도했으며 71년 부산 해운대 장수산기슭에 해운정사를 창건,94년 대구 팔공산 동화사 금당선원 조실을역임했다.이 시대 수행도량으로서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봉암사의 조실을 맡아 선객들을 지도할 진제 스님을 만났다. ■조실에 추대된 경위와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 하안거 해제일대중공사를 열어 조실로 추대키로 결정했으니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전국의 선객들이 모이는 이 곳에서 모든 대중과 호흡을 같이해정진에 몰두할 것이다. ■태고선원을 어떻게 이끌 생각이십니까 진정한 도인들이 이곳에서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더 많은 수좌들을 수용할 수있도록 선방을 더 만들 것이다.봉암사에만 거하면서 직접 수좌들을지도하겠다. ■선에 대한 비판이 적지않습니다.한국 선의 위기를 해결할 방도가있습니가 선은 그야말로 부처님의 살림살이 그 자체다.서양의 지식인들이 선을 찾아드는 것도 자신의 몸·마음을 다스리는 좋은 방법으로인식했지 때문이다. 이런 선의 참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껍데기 선에몰두하는 것이다. ■재가자들에 선원을 개방할 의향은 없으신가요 선원은 수도가 으뜸이다.요즘 사찰들은 본말이 바뀌었다.여기는 수좌들이 주야로 정진하는 특별한 선원이다.재가자 선방은 불가능하다. ■외국에 선을 적극적으로 유포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숭산 스님같은분들이 활동했던 것처럼 외국에서 선 확산을 위해 활동하는 선승들이많다. 나는 국내에서만 몰두하겠다■종도나 국민에 대해 하고싶은 말씀은 참 나를 밝혀야 한다.참 나를모르곤 무한한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모든 국민들이 생활에서 선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참 나를 찾는 길이다. ■전문적인 선 수행을 일반인들이 어떻게 들어갈 수 있습니까 스님이나 일반인이나 다 똑같다.스님도 농사짓고 밥짓고 빨래하며 살아간다.쓸데없는 생각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수행이다.잡념을 털어버리고 전정한 나를 찾기 위해 마음을 쓴다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욕심 공포 불안이다 없어지게 된다. ■당 송대에 만들어진 화두가 우리시대에도 여전히 의미가 있나요 화두는 제불제조(諸佛諸祖)게서 깨달으신 경계를 만인앞에 적나라하게드러낸 것이다.깨달은 진리의 세계에 고금이 있을 수 있나■달라이 라마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95년 인도에서 만나 오랜시간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소승불교 자비사상을 세계에 전파하는 1등 포교사다.하지만 대오견성의 안목을 갖춘 선승은 아닌 것 같다. 문경 김성호기자 kimus@
  • [기고] 정의를 향한 애절한 외침

    “부끄러워 해야 하는 것은 강요당한 우리가 아니라 우리를 강제한일본이다” “우리가 (배상으로) 일본 민간인의 돈을 받으면 우리는창녀가 된다.우리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을 원한다”이는 강요에 의해 일본 군대의 성적 노예가 되었던 우리 ‘위안부’할머니들의 한 맺힌 토로이다.아니 절규다.미국에서 활동하는 여성영화감독 김대실씨가 이런 우리 할머니들의 절규를 담아 1992년 ‘침묵의 소리-한국 종군위안부’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탄생시켰다. 위안부문제는 잊혀져 묻혀버린 역사가 아니라 살아 숨쉬고 있는 현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위안부 할머니들은 잊혀진 채로 수치심과 가난에 시달리면서 숨어 살아왔다.그러던 이들 할머니들이 90년대초부터 하나둘 오랜 침묵에서 벗어나 어린 여성들을 성적 노리개로삼았던 일본 제국주의 군대의 반인륜적 범죄를 산 증인으로서 고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할머니 10여명은 92년부터 혜진 스님이 운영하는 ‘나눔의 집’에 함께 기거하면서 수요일마다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진 여성단체,인권 단체,개인들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위안부 만행의 진상 규명과 공식 사죄를 요구하는 ‘수요 시위’를 벌여오고 있고,때로는 일본에 원정 시위를 가기도 하였다.위안부문제가 90년대 초부터 국내에서 활발히 공론화되자 이에 자극을 받아 중국,대만,동남아시아에서도 위안부의 산 증인들이 자신들의 체험을 증언하기 시작했다.그래서 위안부문제는 점점 각국의 여성 운동가와 여성단체 그리고 인권 운동가와 인권 단체 등의 주목을 받고 국제적으로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일제의 군부는 태평양전쟁(1931∼45) 기간 동안 주로 어린 아시아여성 약 20만명을 전장에서 성의 노예로 삼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 대부분은 전장에서 사망했고 생존한 여성들은 과거를 숨기거나 이미 고령으로 많은 수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우리 할머니들과 같이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떳떳이 밝히는 산 증인들도 적지 않다.이렇게 산 증인들과 그들의 공개적인 증언이 있음에도 일본 정부는 아직도 공식적으로 일제의 군부가 강제로 위안부를 동원하고 위안소를 운영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따라서 물론 그에 대한공식적인 사죄와 배상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의의 실현이 언제까지나 미루어질 수는 없는 일이다.한국위안부 할머니들과 위안부문제에 관심을 가진 한국 여성 및 인권 단체의 노력으로 위안부문제는 국제적 관심을 끌어내고 일본과 미국에서 소송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유엔도 위안부문제와 관련된 보고서를 두 차례나 발표했다.그러나 가장 큰 결실은 ‘위안부에게 정의와 존엄을’이라는 구호로 올해 12월8∼12일에 도쿄에서 개최되는 ‘일본 군대의 성 노예제에 관한 여성 국제전범재판’을 이끌어낸 점이다.‘도쿄재판 2000(The Tokyo Tribunal 2000)’으로도 불리는 이 행사는 민간인들에 의한 것이지만 일본,미국,캐나다,덴마크,동남아시아 각국 등 많은 나라의 저명 법률가와 인권 운동가들이 자문위원,법률고문,검찰,판사 등을 맡고 있다. 우리는 ‘도쿄재판 2000’이 성공하도록 지지와 성원을 보내야 한다.청춘을 빼앗기고 음지에서 숨어 지내면서 비참한 생활을 해야 했던위안부 할머니들을 한을 풀어들이기 위해서.‘정의를 향한 외침’이외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일본의 반성과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기위해서. 무엇보다. 그같은 반인륜적 범죄가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참고로 ‘도쿄재판 2000’조직위원회 사이트를 소개한다.Japan Organizing Committee: http://www.jca.apc.org/~vawwjs(뉴욕에서)■이 효 성 성균관대 교수·언론학
  • 김천 직지사 ‘한국고승眞影展’

    지난 1일부터 경북 김천 직지사 설법전에선 이색적인 전시가 열리고있다. 평소 볼 수 없었던 한국 고승 65명의 진영(眞影) 91점이 빼곡하게 내 걸린 ‘고승진영전’. 진영은 신앙의 대상으로 여겨져 보통땐 공개하지 않는게 원칙.스님들의 기일이나 다례 등 1년에 한두번 쯤을 빼놓곤 일반인은 물론 스님들도 쉽게 보지 못한다. 전시에 나와있는 진영들은 대부분 전국의 유명 사찰과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9세기 작품들.소장자들이 워낙 조심스럽게 다루어온 것들이라 전시 성사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고 전시 관계자들이귀띔한다. 직지사 대웅전을 지나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조금 걷다보면 성보박물관이 나온다.성보박물관 왼쪽에 자리잡은 100평 남짓한 설법전이전시장.평소 법회가 이루어지던 곳이라 분위기도 엄숙하다.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고승들이 위엄을 과시한다.입구에서 맨 처음관람객들을 맞는 원효 ·의상의 진영 각 1점씩은 일본 고신지(高山寺)에서 빌어온 것들.국내엔 한 번도 소개되지 않았다고 한다.원효의모습이 조금은 세속적인모습이라면 의상은 해맑은 선승의 얼굴을 하고 있어 각자 삶대로 퍽이나 대조적이다. 원효 의상을 보고나면 불교 신도들에겐 숭배의 대상인 고승들이 각양 각색의 얼굴로 위엄스레 둘러서 있다. 송광사 보조국사 지눌 진영의 원본이라는 동화사 보조국사 진영과신륵사 무학대사,청허(서산대사)사명대사들이 나란히 서있다. 갑사가내놓은 청허 사명 기허대사의 진영은 금방이라도 뛰어나올 것 같은생생한 표정이다. 이밖에 절에서 만난 스님처럼 살아있는 얼굴을 한 김룡사 용암당 찬련스님과 눈을 지그시 감은 인자한 표정의 김룡사 완파당 취관 스님의 진영도 독특하다.또 설법을 할 때면 비둘기도 날아와 듣고 3년간수도를 할 때는 호랑이가 스님을 수호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선암사 눌암당 식활 스님의 진영과 김룡사 성월당 스님의 진영은 다분히민화풍을 띠고 있다. 조선시대 이름을 날렸던 스님들의 진영은 전국 사찰에 산재해 있다. 청허 사명만 하더라도 전국에 각각 10여점씩 전해져 전시된 것들은각기 다른 모습이다.표충사 화담당 경화 스님의 진영엔 추사 김정희가 ”봉우리의 등불은 꽃華(화)를 토하고 산에 걸린 달은 못潭(담)에잠기는구나”란 글귀의 제찬(題讚)이 눈길을 끈다. 진영은 주로 화승(畵僧)이 그렸다고 전해지는데 전시엔 이런 화승들의 진영도 나와있다.19세기 지금의 경북 지역에서 활동했던 김룡사퇴운당 신겸과 대승사 의운당 자우 진영이 그것들이다. 한편 근 현대기의 진영들은 사진을 찍은뒤 그 사진을 보고 그린 것들이 독특하다.선암사 화산당 오선스님과 그의 권유로 출가한 동생경붕당 진영은 같은 1917년 작품이지만 경붕당의 진영이 빛에 반사되는 눈동자까지 표현할 정도로 사실적인데 비해 화산당은 만화같은 느낌의 수묵기법을 써 퍽 다르다. 이밖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이 그리고 민족대표 33인중한 사람인 오세창이 글을 쓴 송광사 인봉당 진영과 왕가의 지위를 버리고 출가한 선암사 대각국사 진영과 금란가사도 관람객들의 발길이끊이지 않는 볼거리다. 직지사 성보박물관장 흥선 스님은 “고승들의 진영은 엄연한 문화유산인데도 관련 논문이 석사학위 논문 3편에 불과할 정도로 연구층이엷고 깊이도 얕다”며 “종교적인 차원을 떠나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천 김성호기자 ki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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