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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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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수님 오신날 축하드립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서정대(徐正大) 스님은 성탄절을 앞두고 21일 “자비와 사랑,정의와 평화가 구현되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독교인과 불교인들이 함께 앞장서나가자”는 내용의 축하메시지를 발표했다. 정대 스님은 ‘예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기독교인들에게 드리는 축하메시지’에서 “우리 불제자들은 2000년 예수님오신날을 맞이하여전세계 기독교인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면서 “예수님이 인류에게 몸소 가르치고 깨닫도록 한 사랑과 진리의 말씀이 불교의 대자대비의 실천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 스님은 “성인들의 가르침이 이러한데도 인류는 위대한 성인들의 사랑과 희생정신을 외면,이념과 물질적 이익을 앞세워 생명을 경시하고 파괴와 갈등의 역사를 되풀이하고 있다”며 “종교가 이러한상처와 갈등을 해결하는 소금과 목탁의 본래 모습을 견지하자”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화합과 나눔 ‘큰 빛’ 비춘다

    성탄절과 연말을 맞아 종교계에 화합과 나눔을 실천하는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그동안 종교간 갈등과 종교 단체의 여러 비리가 속출했었는데 종교간 벽을 넘는 교류와 소외된 이웃에 대한 배려차원에서이같은 행사가 동시에 진행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특히 단순한 종교벽 허물기를 넘어 타종교 이해와 협력,그리고 불우이웃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예년과 대비된다. 우선 조계종 총무원과 사찰들이 일제히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플래카드를 내걸었거나 걸 예정인 가운데 조계종 서정대 총무원장은21일 조계사 앞 우정로에 ‘예수님 오신 날을 축하합니다’란 플래카드를 내걸고 개신교와 천주교에 각각 축하 메시지를 전달한다. 서정대 총무원장은 특히 종교간 화합 실천 차원에서 지난 19일 오전천주교에서 운영하는 강동구 고덕동 서울시립 양로원을 방문해 원생들을 위로하기도 했다.조계종 포교원장 정련 스님도 최근 주간 불교신문에 ‘예수님 탄생일을 맞아’라는 기고문을 실어 이례적으로 성탄절을 축하하면서 성탄절의 참의미를 강조해 기독교계의 눈길을 끌었다. 이에앞서 불교,개신교,천주교,유교,원불교,천도교및 민족종교협의회등 7개 종단의 중견 성직자와 대학생 등 40여명은 지난 18일부터 타종교 성지와 유적지 순례행사를 갖고 있다.21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각 종단 성지를 돌아보면서 대화의 시간을 마련하는가 하면 각 종단의 고유 종교의식을 함께 체험해 많은 종단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있다. 소외된 이웃의 어려움을 덜어주려는 종교계의 노력도 적지 않다.기독교 공동대책위는 24일 숭실대 정문 앞에서 숭실대측으로부터 강제철거를 당한 숭실상가 철거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탄예배를 갖고주민들을 격려한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옥한흠)는 24일 경기도 마석 필리핀공동체 예배소와 경기도 포천 동고교회,서울구로교회에서 필리핀,방글라데시 등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성탄예배를 열어 이들을 위로한다.이자리에선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대사회성명도 발표될 예정이다. 이밖에 이랜드 노사 정상화를 위한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홍성현 목사)는 22일 노원구 중계동 아울렛 앞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동완 총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난받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성탄예배’를 갖는다.조계종도 19일 서울시립 양로원을 시작으로연말까지 7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할 계획이며,천주교 마산교구장인 박정일 주교는 21일 진주교도소를 방문,재소자들을위한 성탄미사를 주례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조약돌] 부녀자 900여명 농락한 가짜 승려

    승려 행세를 하며 주부 10여명과 성관계를 맺고 돈을 빼앗는 등 전국을 돌며 부녀자들을 농락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수원 중부경찰서는 19일 이모씨(47·무직·서울 서초구 우면동)에대해 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 14일 오후 1시쯤 수원시 권선구 박모씨(30·주부) 집에 승려 복장을 하고 찾아가 “남편과 자식에게 재앙이 있어서 부적을쓰고 스님과 성관계를 맺어야 액땜이 된다”며 박씨를 성폭행한 뒤 500여만원짜리 고급시계를 훔치고 부적값으로 100만원을 받아챙기는등 지난 97년 10월부터 최근까지 같은 수법으로 10여명의 주부를 농락한 혐의다. 이씨는 또 전국을 돌며 “남편 사업이 안돼 부적을 사야 한다”는등의 거짓말로 부녀자 900여명을 속인 뒤 시주비와 부적구입비 명목으로 모두 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굄돌] 평화상 수상식과 망덕사 낙성연

    김대중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광을 “한국에서 민주주의와인권,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분들께 돌렸다.수상식장에는 6월 항쟁에 불을 댕겼던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이한열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그리고 몇몇 민주인사들이 참석해 있었다. 나는 오슬로라는 곳으로부터 전송된 그들의 모습과 말들이 참 아름답다고 여기면서도 이곳의 현실을 생각하며 안타까워 했다. 신라 효소왕은 공양 음식을 마련하여 망덕사라는 절의 낙성연에 참석하였다.그때 남루한 옷을 입은 꾀죄죄한 어떤 스님이 자기도 거기에들어갈 수 있도록 간청하자 임금은 말석에 앉는 것을 허락했다.잔치가 끝나갈 무렵 임금은 좀 으스대며 그 스님을 향해 말했다.“다른데 가서 임금이 마련한 공양 음식을 먹었다는 말은 하지 마시오.”그러자 스님은,“폐하도 석가진신에게 공양했다는 말일랑 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공중으로 몸을 날려 가버렸다.임금은 놀라고부끄러워 하며 석가진신을 따라 갔지만 때는 늦었다.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의 행동은 겉치레 선심에서 비롯되기 쉽고 그 말은 공허한 수사로 전락되기 십상이다.효소왕은 스님이 낙성연에 참석하는 것을 허락했지만 그 볼품없는 스님의 본질을 이해했기때문은 아니었다. 임금은 스님의 고달픈 구도의 길을 인정하고 북돋워 주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보잘 것 없는 스님조차도 거두어주는 관용심을 자기야말로 갖고 있다는 것을 뽐내기 위해 스님을 받아들인것이었다.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통령과 함께 비행기를 탄사람들 중에는 이전의 정권이었다면 결코 초대될 수 없었을 ‘초라하고’ ‘문제적인’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었다.그런데 그런 인사들의 본질이 대통령과 현 정권에 의해 진정으로 인정되고 배려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그리고 그들의 잔치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이우리 주위에는 너무나 많다. 부디 노벨상 수상자가 된 우리 대통령이,석가진신을 허둥대며 따라갔던 효소왕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전 정권 아래서 무시되었던 의문사유가족들을 비롯한 정치 희생자 가족들과,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까지도 한많고 서러운 생을 꾸려가지않는 세상을 임기 중에 마련할 수 있기를 축원한다. 이강옥 영남대교수 ·국문학
  • KBS-2TV‘VJ특공대’체온 담긴 영상

    지난주 금요일 밤 KBS2 ‘VJ특공대’를 보면서,가슴속에서 훈훈한 감동이 피어오르지 않은 이는 아마 없었으리라. ‘1,500원짜리 밥집’‘2000년 겨울 노숙자들’등 6㎜비디오카메라에 소박하게 담아낸 세상 풍경은 경제위기,퇴출의 불안감 속에서 정신없이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문득 자신의 삶과 이웃들을 돌아볼 여유를 던져주었을 것이다. 그동안 방송됐던 ‘산사의 스님들은 어떻게 김장을 담아 먹을까’‘2000년 겨울,연탄은 어떻게 생존해 남았을까’등도 어찌보면 사소한궁금증에서 출발했을 법한 삶의 편린들,하지만 그 별 것도 없는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풋풋한 사람냄새를 느끼게 하고 잔잔한 감동을 가슴속에서 퍼올리기도 한다. KBS 홈페이지에는 “사람냄새가 좋다,꾸미지 않는 진솔함이 좋다”,“이웃들의 다양한 일상을 허심탄회하게 담았다.서민적인 영상에 담긴 세상사가 재미있고 유익하다”,“어쩌면 저렇게도 흔한 소재를 가지고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것인지… 참 신기하다”는 소감들이 차곡차곡 쌓아 올려져 있다. ‘VJ특공대’를 담당하는 최종을PD의 목표는 “화려한 제도권 매스컴의 관심뒤에 숨어있는 사연을 발굴하고,관행을 탈피할 수 있는 비디오 시사물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너무 무겁지 않게,너무 거창하지 않으면서도 표피적이지 않게 다루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방송시간이 밤9시50분인 탓도 있지만 ‘VJ특공대’의 시청률은 SBS‘리얼 코리아’(월∼금 오후5시20분),MBC ‘생방송,화제집중’(월∼금 오후5시40분)등 VJ취재로 이루어지는 유사 프로그램들이 최근 늘고 있는 가운데 10∼18%를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일반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어떻게 저런 아이템을 찾아냈을까 하는 것.‘VJ특공대’의 경우 3개 프로덕션에서 VJ들이 제작한 작품을 모아 방송한다. 제작사중 한 곳인 독립프로덕션 허브넷의 경력 2년차 VJ 서경선(28)씨는 “기존에 나오지 않은 아이템이나 방송됐던 것이라도 숨겨진 뒷이야기를 발굴하는데 역점을 둔다”며 VJ가 독자적으로 현장을 뛰며찾거나,KBS에 시청자들이 보내준 제보도 종종 참고한다고 귀띔했다. 무엇보다 장점은 카메라렌즈가 작다는 것.체취가 배나오는 화면을만드는 것도 취재원이 경계감을 쉽사리 허물기 때문이 아닐까. 허윤주기자 rara@
  • [대한광장] 달관과 자유

    석양을 따라 한 해가 다시 저문다.산에서 내려다보는 마을은 이제 숙연하다.분주했던 마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밀물처럼 세월의 의미가 자리한다.돌아보면 어제는 꿈만 같고 앞을 보면 미래는 부재(不在)의 적요로 다가선다.무엇을 위해 그토록 애를 태웠는지,세월이 지나가는 자리에서는 언제나 헛헛할 뿐이다.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의 자리에 서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관용을 지닐 수 있는 것인가.그 안에서는 그토록 용서 되지 않던 일들도,그 안에서는 온통 미움과 증오뿐이던 일들도 저무는 시간 속에서는 단지 자신에 대한 슬픔으로 다가설 뿐이다. 80이 넘은 어느 할머니는 지나간 세월의 의미를 묻자 단지 가소롭다고 말했다.대답을 마치고 웃는 할머니의 표정 속에는 세월의 깊은 달관 같은 것이 보였다.생은 의미를 묻지 않아도 우리 모두에게 의미를 남기고야 떠난다.무학인 할머니의 대답과 웃음 속에서 나는 그것을발견할 수 있었다.교육의 위대한 가르침 없이 세월을 따라 그냥 흘러왔을 뿐인 한 생애에도 세월은 무상한 시간의 대답을 들려준다.인생은 언제나 변하지 않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그것은 우리 모두일하고 늙고 병들어 죽는다는 것이다.아무도 이 전제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그 전제를 망각했을 때 삶은 겸손을 잃고 오만해진다.그것은 곧 삶의 아름다움으로부터의 추방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의 삶은 아름답지 않다.모두 오만해진 탓이다.대립하고 비방하는 우리의 삶은 오만의 확연한 증거다.사랑하고 용서하지 못한다면 삶의 아름다움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80세 할머니의 달관한듯한 웃음은 속이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그저 순리를 따라 살아온 삶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의 소박한 진실이었다. 시간은 흐르는 물과 같다.물길을 이탈한 물이 바다에 이르지 못하듯이,시간의 흐름을 거역하는 욕심을 지닌 사람은 시간의 광활한 자유와 만날 수 없다. 언젠가 노스님의 임종 자리를 지킨 적이 있었다.스님은 세상과 결별하고자 스스로 단식을 하셨다.근 한달 간의 단식.스님의 몸에는 살이라고는 붙어 있지 않았다.이 세상에 단 한점의 애착도 없을 것 같은그의 육신은 차라리 비장해 보였다.오직 드러난 뼈와 더디게 흐르는호흡으로만 이어지는 그의 시간의 자리는 엄숙했다. 스님은 슬픔도 두려움의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다만 “나,이제 갈라네”라는 말씀을 평상시처럼 던지셨을 뿐이다.어떤 감정도 배지 않은 그 말씀은 담담함으로 자유로워 보였다.마치 “나 잠깐 만행을 다녀 오겠네”라는 말씀처럼. 그날 나는 처음으로 그 담담한 말씀의 의미와 깊이를 알 수 있었다. 단지 문자로 대하던 그 예사롭던 말을 임종을 앞둔 노스님의 입을 통해서 듣게 되었을 때 그것은 활구(活句)가 되어 내 뇌리를 치며 다가왔다.실존의 한계인 죽음 앞에서 주검을 가볍게 대할 수 있다는 것은 한계를 뛰어넘은 자의 소식이라는 것을 나는 그때서야 비로소 알아버린 것이다. 나도 과연 노스님과 같이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자신이 없었다.그 자유로움으로 죽음을 맞이하기에는 나는 너무나 많은 애착과 미련을 지니고 있다.살아가면서 버리고 비워야 할 가슴을 도리어 집착과 욕심으로 채우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마음을 비우지않으면 어디서나 평온을 만날 수 없다.마음의 도리는 비울수록 충만해지고 채울수록 빈곤해지는 법이다.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달관도 그 광활한 시간의 자유도 결코 만날 수 없는 것이다. 이제 산사와 마을은 어둠으로 아득히 멀다.길이 끝나는 곳의 산사와 길이 시작되는 곳의 마을은 이 어둠이 지나면 다시 새벽길 위에서만날 것이다.어두워진 마을을 향해 나는 33번의 대종을 쳤다.달관과자유는 겸허한 자세로 순리를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깨우칠 날을 기원하며. 성전스님 조계종 옥천암 주지
  • 팔만대장경 CD롬 내일 봉정식

    사단법인 고려대장경연구소(소장 종림스님)는 최근 팔만대장경(국보제32호)CD롬 제작을 완성해 6일 서울 올림픽펜싱경기장에서 발표회겸 봉정식을 갖는다.7년여에 걸쳐 만든 이 CD롬은 15장짜리 전문가용 8,000질과 용어사전·해제서를 담은 3장짜리 일반인용 1만질로 간행됐다. CD롬은 1,514종의 경전과 5,200만 한자로 이뤄진 대장경 목판문을 그대로 옮긴 이미지본과,원문글자를 유니코드화한 유니코드 텍스트본검색시스템,고려대장경 해제,불교용어사전 등으로 구성됐다.연구소측은 이 CD롬을 종합대학 이상급의 도서관과 정부산하단체,그리고 전국 사찰·강원에 배포하기로 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이희호여사 교동초등교서 ‘1일 환경교사’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4일 서울 교동초등학교에서 100여명의 학생이 모인 가운데 ‘1일 환경교사’ 자격으로 강연을 했다. 이 여사는 “우리나라의 1인당 물 사용량은 400ℓ로 영국·프랑스보다 훨씬 많다”고 과소비를 지적했다.또 “대통령 할아버지는 어렸을 적 물이 귀한 작은 섬에서 매일 10리가 넘는 곳을 물지게를 메고 다녀야 했기 때문에 물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지금처럼 물을 함부로 쓰면 곧 물이 바닥나서 마시는 물조차 부족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여사는 강연을 마친 뒤 김명자(金明子) 환경부 장관,유인종(劉仁鍾) 서울시교육감,강원룡(姜元龍) 목사와 송월주(宋月珠) 스님 등 환경홍보사절과 함께 화장실에서 절수기 설치 시범도 보였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간염도 사찰음식으로 고쳤지요”

    “수행하는 스님들이 잡숫는 사찰음식은 마음을 맑게 하고 몸에 약이 됩니다” 최근 ‘229가지 자연의 맛-선재 스님의 사찰음식’이란 요리책을 펴낸 선재(善財·44) 스님은 세속의 음식은 생명을 유지시켜 주지만 사찰음식은 생명과 더불어 도(道)를 불어넣어 준다고 말했다.흔히 사찰음식이라면 고기,파,마늘을 쓰지 않는 요리법으로 알지만 이는 피상적인 것이고 사찰음식에 담긴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0년 동안 청소년수련원에서 아이들과 더불어 지내며 점점 아이들의심성이 바뀌는 것을 지켜 본 스님은 “인스턴트 식품이 사람들의 성품을 조급하게 버려놓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선재 스님 자신이지난 93년 승가대학 졸업논문인 ‘사찰 음식문화 연구’를 쓰기 위해6개월 동안 도서관에서 라면만 먹으며 버티다 건강을 해친 경험이있다.B형 간염에 걸린데다 원래 간이 좋지 못한 집안 내력까지 겹쳐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몸을 버린 스님은 의사로부터 치료가 불가능하니 자연식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조언을 듣고 사찰음식을 먹고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은 10명 가운데 1명 꼴로 자폐증세를 보이는데 그런 아이들의 머리카락을 검사해 보면 중금속이 많이 나와요” 인스턴트 음식은 ‘독’이라며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는스님은 “어쩔 수 없는 경우 야채를 함께 먹으라”고 조언했다.예를들어 라면은 한번 삶아낸 다음 물을 버리고 다시 삶아 된장을 넣고먹으면 인스턴트의 ‘독’을 다소나마 빼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선재 스님은 95년부터 불교TV에서 ‘푸른 맛,푸른 요리’란 프로그램을 통해 사찰음식을 소개해 왔으며 올 2학기에는 동국대 교수와 학생 등 30여명을 대상으로 ‘전통사찰음식조리강좌’를 열었다.한 학기동안 강의를 들은 가정교육과 박혜윤(朴惠胤·25)씨는 “패스트푸드를 좋아하긴 하지만 먹고나면 속이 불편한데 사찰음식은 속이 편안하다”면서 “생각보다 조리법이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강좌를마무리하면서 오는 8∼9일 동국대 상록원 3층에서 전통사찰음식 100가지를 소개하는 전시회도 마련한다. 윤창수기자 geo@
  • [대한시론] 나 자신에게 편지를

    간소하게 살자. 단순하게 생각하자. 말을 적게 하자. 보이지 않는 재산을 소중히 여기자. 풀·나무·물에게 감사하자. 느낌표를 많이 쓰자. 집에서 장난을 치자. 이 글은 소설가 정채봉씨가 연초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나와서 들려준 얘기다.새천년을 맞아 어떤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해를살아가야 하는지 물었을 때 들려준 대답이다. 수첩에 적어 놓고 틈틈히 꺼내 보면서 많이 생각하고 반성하게 만든글귀들을 한해를 보내면서 다시 한번 꺼내 보았다.정신없이 변해가는 세상에서 무슨 한가한 소리냐고 무시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음미해볼수록 너무도 절실하고 필요한 얘기들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너무 많이 가지고 너무 많이 누리면서 그만큼 많이 불행하다. 보이는 것에만 급급해서 보이지 않는 것들은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 1년을 살았다.온통 정신없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생각없이 너무 많이 말을 해서 나도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었다. 특히 쓸데없는 말들이 너무 많은 1년이었다.근거를 알 수 없는 무수한 루머들이 하도 많이떠돌아 무엇이 진실인지 무엇이 거짓인지 아무도 알 수가 없게 되었다.명쾌하게 해결되거나 진실이 밝혀진 것은아무것도 없었다.설(說),설,설 속에 이름이 난무하고 그러면 한쪽은절대 아니라고 잡아떼고 그러다 보면 이쪽도 저쪽도 슬그머니 꼬리를내리고, 사람들은 또 각자 추측만 남겨둔 채 새로운 말을 찾아 몰려간다.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감동이라던가 느낌,여유 같은 건 인제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결국 모두가 상처입고 모두가 불행해져서 연말을 맞게 되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얘기를 들려준 소설가도 병들어 지금 병원에 있다. 은행잎이 온통 발밑에 깔리던 어느날 나는 새로 나온 책 한권을 들고문병을 갔다. 그 책에는 그 소설가가 법정스님에게 보낸 편지가 들어있다. 컴퓨터다,E메일이다 해서 사라져 가는 편지들을 모아 우리는한권의 책을 만들었다. ‘마음에 상처없는 사람은 없지요’ 이 책 제목도 그 소설가의 편지 구절에서 따온 말이다. “언젠가 아흔살이신 피천득선생님을 찾아뵙고 이런 속내를 펴 보인적이 있습니다.‘선생님 제 마음은 상처가 아물 날이 없습니다’그러자 평생 그만큼 순수하게 살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여겼던 선생님께서‘정선생 내가 내 마음을 꺼내 보여줄 수가 없어서 그렇지 천사의눈으로 내 마음을 본다면 누더기 마음일 것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별빛처럼 영롱하고 맑은 물처럼 순수한 그 소설가는 결국 세파를 이기지 못해 병상에 눕고 만 것일까…. 침대 위에 앉아 미소를 지어 보이는,해탈한 스님 같은 그 분을 보는순간 우리 모두가 죄인인 것같이 송구스러웠다.마음의 상처를 서로어루만져 주고 위로해주는 사랑이 간절하게 그리워진다.우리가 지금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못산 몇십년전에 우리는 지금보다 덜 불행했던것 같다. 무엇을 잃은 채 새 천년 첫해를 보내고 있는가…. 좀 구식이고 느리지만 1년이 다 가기전에 각자가 자신에게 편지 한장씩을 써 보면 어떨까 싶다.1년동안 나는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는가를.어느때가 가장 아팠고 어떻게 하면 될까를 조용히 정리하고생각해 보면 어떤 해답을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남을 탓하기 전에내 탓을 생각해 본다면 사회는,세상은 좀 살만해 지지 않을까 싶다. 모든것이 내 탓인 것을. ■손 숙 연극배우·전 환경부장관
  • “물질폐단 극복 자연으로 돌아가자”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귀농’하면 지친 도시생활을 접고농촌지역으로 살 곳을 찾아 이주하는 막연한 도피쯤으로 받아들여졌다.그러나 요즘은 다르다.‘농사나 짓자’는 패배주의가 아니라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가치관을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2∼3년 전부터 종교계를 주축으로 확산되는 ‘귀농’운동은 체계적인 준비 교육과 공동체마을,도농협동 체제까지 갖춰 제법 틀이 잡혀가는 추세다. 종교계가 시도하고 있는 귀농은 종교가 지닌 생명존중 사상과 상생(相生)의 정신,그리고 무엇보다 생명의 시원처인 땅으로의 회향(回向)의지를 담고있다.그런 만큼 이들은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철저하게자연의 힘에 의존해 농사를 짓는 유기농업을 강조한다.나를 위한 농촌생활에서 비롯해 도시민들의 건강과 삶에도 해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다. 불교계의 인드라망생명공동체,천주교의 가톨릭농민회·전국귀농운동본부,그리고 대한예수교장로회와 감리교의 생활협동조합(생협) 등이대표적인 예.이들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운영,전문 귀농교육과 정착지 주선을 해주고 있어 30∼40대 귀농 희망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사실 국내 종교계에서 귀농운동을 벌여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천주교의 경우 20여년 전부터 각 교구 성당별로 농촌생활 정착을 주선해왔고 지금도 그 맥이 탄탄하게 살아있다.가톨릭농민회를 주축으로 시작된 천주교계의 귀농운동은 70∼80년대 도시빈민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의식화운동 차원에서 정치적인 색채를 띠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시절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지난 96년 가톨릭농민회에서 분리독립한 전국귀농운동본부만 하더라도 지금은 천주교계에선 가장 주도적인 순수 귀농단체다.창립이래 해마다 4차례씩 귀농학교를 운영해와 지금까지 1,800여명이 교육을 받았고 이가운데 200가구 이상이 농촌에 정착해 살고있다.본부장인 이병철(51)씨의 경우 가톨릭농민회의 주역으로 농촌살리기 운동을 주도해오다 그 자신 올해초부터 경남 함안에 정착,농민으로 변신했다. 불교계는 천주교보다 늦게 귀농운동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장 실속이 있다.지난 95년부터 조계종 실상사와선우도량 총무원 사회부의뜻있는 스님들이 소규모 귀농학교를 운영해오다 마침내 지난해 9월인드라망생명공동체를 탄생시켜 정기적인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불교 귀농학교와 농장공동체를 운영중이며 생활협동조합도 공식 발족을앞두고 시험가동중이다.봄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열리는 강의때마다젊은 직장인들로 만원이다.생활협동조합 결성에 앞서 현재 서울 봉은사 능인선원 영화사 등과 수원포교당에 전국의 귀농자들이 올려보낸유기농산물도 팔고있다. 강의를 마친 이들을 위해 지리산 실상사 귀농전문학교도 세웠다.이학교는 전국에서 유일한 귀농자 실습과정.예비 농민들이 3개월간 합숙하면서 농촌정착 실습을 하게 된다.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생명민회 등 전국 10여개 지역의 여러 단체가 주선하는 귀농학교 이론강좌 수료생들이 모여 예비농민 생활을 체험중이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사무처장 이정호씨(32)는 “요즘 귀농은 IMF사태이후 일시적으로 일었던 현상과는 현저하게 다르다”며 “도시화산업화 과정에서 생겨나는 물질적인 폐단을 극복하고 그야말로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절실하고 소박한 욕구를 몸소 실천하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남원 실상사 봄·가을 두차례 20명씩 농민수업. 전북 남원시 산내면 지리산 자락에 자리잡은 실상사(주지 도법스님).요즘 종교계에서 일고있는 귀농운동을 이상적으로 실현하고 있는 모델로,귀농 희망자들이 꼭 찾아보고 싶어하는 곳이다. 3만여평의 농지에 주지 도법스님을 비롯한 예비 농민들이 오순도순모여살며 논도 일구고 작물도 직접 키워낸다.불교계 뿐만 아니라 전국의 귀농학교 수강생들이 정기적으로 현장실습을 하고 있는,그야말로 귀농의 요람격으로 자리잡았다.실상사가 지금의 위상을 갖춘데는물론 여러 사람의 노력이 스며있다.일찍부터 자연친화와 자연보존에목소리를 높여온 도법스님과 수원포교당 주지 성관스님,봉은사 주지원혜 스님이 그들이다. ‘농촌을 살리는 것이 도시를 살리는 것’이라는 공통인식을 토대로 어떻게 농장공동체를 일궈내느냐 고심끝에 지난 98년 8월 불교 귀농학교를 개설하기에 이르렀다.봄 가을 두차례에 걸쳐 20명씩이 3개월간 합숙하며 농민수업을 쌓는다.지금까지 110명이 이곳을 거쳐갔으며 이곳 수료자들은 연고지로 귀향하거나 2∼3명씩 희망지로 가 정착한다.이 가운데 10명이 이곳에 남아 살고있다. 실상사가 최종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것은 명실상부한 공동체마을을일궈내는 일.단순한 귀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귀농자들이 모여 그들만의 문화를 가꿔내는 토양을 만들어 내겠다는 각오다.땅에서 살고땅에서 거두며 땅을 무대로 한 삶의 양식을 다지겠다는 것. 그래서 우선 귀농자와 농촌 주민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 설립에 나섰다.내년 신학기부터 60명의 중등교육 과정을 시작하는데 초등학교 졸업자와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학생모집 중이다. 실상사 주지 도법스님은 “이곳에서 귀농교육을 받은 수강자들은 귀농 여부에 상관없이 꼭 필요한 교육임을 인정하고 있다”며 “위기에 직면한 생명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운동에서 시작했지만 농촌 지역사회가 경제 교육 문화 복지를 균형있게 충족시킬 수 있는 자립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 태고종 총무원장 종연스님

    한국불교 태고종은 23일 정기 중앙종회를 열고 제19대 총무원장에종연(宗演·속명 宋錫昌) 스님을 선출했다.종연 스님은 법륜사에서이남허 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뒤 이재복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고 서울 성주암 주지와 태고종 서울교구 남부분원장·교무부장·총무부장·종정 사서실장,태고종립 선암승가대 부학장·동방불교대학부학장을 지냈다. 김성호기자 kimus@
  • MBC ‘칭찬합시다’ 오늘 200명 돌파

    MBC TV ‘칭찬합시다’(화요일 오후 7시25분)의 칭찬 주자가 200명을 돌파했다. 200번째 칭찬 주인공은 대구 감천사에서 수도하면서 미혼모와 미혼모의 아이들을 돌보는 오정 스님(41). 오정 스님은 지금까지 60여명의 미혼모를 돌보면서 미혼모의 보호자역할에서 산후조리까지 도맡아왔으며 12명의 아이들도 함께 보살피고 있다. 20년전 화가지망생으로 감천사를 찾은 것이 계기가 돼 출가한 오정스님이 미혼모와 그 아이들을 돌보게된 것은 7년전 감천사를 찾아든한 미혼모의 아이를 받아주면서부터. “신도들로부터 시주를 받아 먹고사는 만큼 뭔가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는 오정스님은 이 미혼모와 그 아이를 거두면서 이제부터 베풀고 살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단다. 지난 98년4월 ‘김국진·김용만의 21세기 위원회’의 한 꼭지로 출발한 ‘칭찬합시다’는 당시 IMF로 국민들이 실의에 빠졌을때 남모르게 선행을 베풀고 있는 사람을 발굴,릴레이 형식으로 소개하면서 잔잔한 감동과 의욕을 불러일으켰다. 칭찬에 인색한 우리 문화 풍토에서 적극적인 칭찬을 통해 선행을 독려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 적지않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게 제작진의 귀띔이다. 회사,관공서,지방자치단체 등으로 ‘칭찬 신드롬’이 번져나가기도했다. 또 지난해 8월과 지난 2월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에 거주하는 해외 교민을 찾아 ‘칭찬’하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시청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지난해 1월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독립한‘칭찬합시다’는 초기 김국진,김용만 콤비가 진행을 맡다가 김국진이 중도하차했고 다시 지난 10월부터는 서경석,이윤석 콤비로 교체돼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연출을 담당하고 있는 최원석 PD는 “‘칭찬합시다’가 앞으로도 계속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한다”며 “시청자들의 관심에 부응해 더욱 볼만한 프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번째 칭찬 주자는 21일 ‘칭찬합시다’에서 소개된다. 허윤주기자 rara@
  • [대한광장] 달빛을 밟으며

    계절을 따라 달빛은 변한다.봄날의 달빛이 포근하다면 여름의 달은태양의 잔영을 안은 채 뜨겁다.그리고 가을 달빛은 가슴에 한 줌 바람을 남기는 시림을 지니고 있다.가을 날,사람은 달빛 아래서 외롭다.그 외로움이 사람을 겸손하게 하고,눈을 들어 달을 향해 잃어버린것들을 하나하나 호명하게 한다. 늦은 가을 밤에 달을 바라보고 있으면 잃은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나이를 먹을수록,세상에 깊이 발목을 묻을수록 가슴은 더욱 더 헛헛해질 뿐이다.모두들 스쳐 지나가고 혼자라는 생각이가슴을 저미게 한다. 달이 밝은 밤이면 산길에는 끊이지 않고 발자국 소리가 이어진다.창호지에 어리는 밝은 달빛이 끝내 수행자들을 유혹해 산길을 걷게 하기 때문이다.삼삼오오 혹은 혼자 산길을 나선 그들은 달빛에 안긴 산길의 어여쁨에 새벽이 올 때까지 길을 걷고 또 걷는다.무슨 생각들을하는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걷는 그들의 발 끝에는 달빛만이 차여 물보라처럼 부서진다. 달빛 밝은 밤,산길을 걸으면 내 주변을 스쳐간 많은 얼굴들이 떠오른다.그 순간 그들의 모습은 정답다.어디서 무엇들을 하는지 새삼 그들의 안부가 긍금해지기도 한다.수행자의 그 차갑던 마음도 이 밝은달빛 아래서는 회상의 한 때를 기꺼이 허용한다. 불교에서는 옷깃을 스치며 지나는 인연을 만나기 위해 오백년이 걸린다고 한다.그리고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고 앉는 인연을 만나기까지는 삼천년이 지나야 한다고 한다.오백년만의 스침과 삼천년만의 만남이라면 그것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내 기억 속의 얼굴들은 모두 삼천년을 지나온 사람들이다.만남에 삼천년의 시간이 필요했다면 잊기에도 삼천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단지 몇 년을 보지 않았다고 잊었다고 말하는 것은 인연에 대한 오만이다.만나는 사람 누구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나는 삼천년의 긴 시간을 후회해야 할는지 모른다.누군가에게 손해를 입히고 누군가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면 그 빚은 삼천년을 쫓아올 것이다. 돌아보면 산다는 것의 의미는 너무나 지중하다.삼천년만의 인연들이모여 우리는 지금 이 시간 속에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얼굴과 이름을 잊었다는 이유로 이 소중한 인연을 외면한 채 살아가고 있다.삼천년 전에는 부모나 형제나 연인이었을 우리가 그때의인연을 망각하고 분노하고 미워한다면 그것은 지울 수 없는 어리석음으로 남을 것이다. 달빛 아래서는 참회로 순결해지는 마음을 만날 수가 있다.내가 지어왔던 모든 죄업과 비정과 불성실을 모두 드러내 용서를 구하고 누구에게도 고백하지 못한 말들을 달빛에게는 다 고백하고만 싶다.달빛이일체를 숨김없이 내게 왔듯이 나 또한 달빛을 향해 그렇게 투명하게다가서고 싶은 마음이다. 흔히들 시간이 지나면 지난날의 잘못은 잊혀진다고 말한다. 그러나정작 잊혀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하늘이 잊고 땅이 기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자기 자신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잘못을 쉽게 망각하는 사람은 언제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고,잘못에대해 깊이 참회하는 사람은 두번 다시는 잘못을 범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잘못을 잊기 위해 양심을 가리기보다는 양심을 드러내기 위해잘못을 참회하는 것이 훨씬맑은 삶이다. 언제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사람의 마음은 투명하여 조그마한티가 앉아도 그 자리에는 표가 난다. 그러나 언제나 자기를 합리화하는 사람의 마음은 혼탁하여,바위같은 어둠이 내려앉아도 그 마음에는표가 없다. 우리 모두는 양심을 가린 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그것은 이 세상 모든 것이 소중한 인연의 모임이라는 것을 잊고 있기 때문이다.싸우고 속이고 미워하는 우리들의 세상살이가 큰 빚이 되어 쫓아온다는사실을 늘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달 밝은 밤 산길을 걷는 스님들처럼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가던 길을 멈추고 달을 바라볼 일이다. 그리고 달을 바라보며 진정 우리가 잃은 것이 무엇인가를 물어야만한다. 성전 조계종 옥천암 주지
  • 조계종 중앙승가대총장 종범스님

    학교법인 승가학원(이사장 정대스님)은 16일 조계종 총무원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어 공석인 중앙승가대총장에 종범(宗梵) 스님을 선출했다. 1963년 통도사에서 사미계를 받은 종범스님은 통도사 승가대학을 졸업한뒤 승가대교수,한국불교학회이사를 역임했고 승가대 도서관장과교수협의회장을 맡아왔다.
  • 全태일열사 30주기 추도식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민중 앞에 던지고 우리에게 삶의 힘을 보여주었네” 진관(眞寬) 스님의 추도시로 시작한 전태일(全泰壹) 열사 30주기 추도식이 13일 오전 노동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에서 열렸다. 행사는 추모가 합창,추도사,분향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전 열사의여동생 전순옥(全順玉·46)씨는 ‘오빠에게 드리는 편지’를 낭독하면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행사 공동대표인 단병호(段炳浩) 민주노총위원장은 “전태일은 인간에 대한 사랑을 몸으로 옮긴투철한 행동력의 소유자였다”면서 “700만 노동자가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지금이야말로 전태일의 염원을 엄숙하게 돌이켜야 한다”고말했다. 70년 당시 아들의 시신 인수를 거부하는 이소선씨를 찾아가 함께 싸우기로 다짐했던 장기표(張琪杓·55)씨는 “30년동안 농축된 전태일의 정신을 계승하여 고인이 이루고자 했던 것을 단번에 이루어내자”고 강조했다. 윤창수기자 geo@. *全태일 열사 어머니 李소선씨 . “처음에는 같이살지 왜 갔는가 싶었지만 이제는 노동자 세상이 올 때까지 내가 도우려고 해”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李小仙·71)씨는 13일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아들의 3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사람들의 손을 일일이 잡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넸다.30년동안 노동현장을 뛰어다닌 어머니답게 밥은 챙겨 먹었느냐고 묻기도 했다. 민주노총이 합법화되었을 때가 일생 중 가장 기뻤다는 이씨는 “여전히 수많은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려지는 걸 보면 아직도 세상은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태일이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여기까지 버텨올수 있었다는 이씨는 “숨지기 전에 민주화 운동으로 희생된 많은 사람들의 명예회복 작업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힘을 다하고 싶다”고말했다. 윤창수기자
  • 불교계 800년 금기 깬 ‘看話禪’ 논쟁

    ‘간화선(看話禪)은 이 시대에도 적합한 수행법인가’ 불교계가 간화선 논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불교에서 깨달음을 얻기위한 ‘방편’은 수없이 많지만 ‘간화선’은 한국불교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선 수행법으로 자리잡았고 ‘최고의 수행법’이란당위론에 따라 지난 800년간 논의 자체가 금기시됐다. 중국 송대 임제종 대혜 종고(大慧 宗고·1089∼1163) 선사가 제창한수행법인 간화선은 묵조선과 함께 선종의 양대 수행법으로 받아들여져왔다.묵조선이 ‘좌선을 통해 망연(妄緣)을 멸하면 그것이 그대로붓다의 깨달음’으로 봐 좌선 그 자체를 중시한다면 간화선은 화두(話頭)를 참구해 깨달음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에선 1209년 보조(普照)가 절요(節要) 말미에서 “생사에서벗어날 한가닥 살길(出身一條活路)”로서 제시한 것이 최초인 셈이다.당시 송광사의 수선사에서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전국의 선원들이 간화선 참구도량으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의 논쟁은 이같은 금기를 깨고 가열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간화선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깨닫는 돈오의 한 방법으로 훌륭한 수행법이긴 하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견해와 “간화선은 대승불교최고의 수행법이며 간화선을 능가하는 수행법은 없다”는 종전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우선 간화선에 비판적인 입장은 화두는 참선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한 방법일 뿐 유일하게 뛰어난 수행법이란 인식은 옳지 않다고 비판한다. 즉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 화두만 붙잡고 수행한다는 것 자체도 어려울뿐 아니라 그런 방식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은 매우 힘들어 오히려 위험하다는 주장이다. “불교의 실용주의와 상대적 가치관의 유연성이 수천년간 불교를 혁신시켜온 힘이며 불교가 현대사회의 변화에 맞춰 미래의 가르침으로살아나려면 화두에 매달려온 전통을 과감하게 혁신해야 한다”(정신문화연구원 한형조교수)“선불교를 잘못 이해한 스님들이 경전이나어록 등을 제자들에게 가르치지도 못하고 심지어 경전 어록공부를 하지도 못하게 해 불교를 모르는 불교인을 만드는 현실이 안타깝다”(성본스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반론자들은 선 수행이 독특한 수행법이긴 하지만 어려운 것이 아니며 논쟁의 대상으로 삼기에 부적합하다는 주장이다.“선이나 화두를 중국의 어느 선사가 만들었다는 식의분류는 불교에 대한 모독”(명진스님),“화두란 스승으로부터 점검을받기에 깨달음이 객관화되는 것”(영진스님)이란 주장이 그것이다. 최근 일고있는 이같은 논쟁은 이미 불교계에서 ▲화두공부 ▲수행법▲선 수행자 사회 등이 적지않게 거론돼왔던 터라 결과가 주목된다. 불교계 한켠에선 선승들이 주로 화두로 들고있는 ‘이뭐꼬’등은 간화선을 수행할 수 있는 화두가 아니라는 주장을 적지않게 펴왔다.수행자의 자세에 대해서도 간화선 수행자들에게서 오히려 편견 독선 편협 배타 이기심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4일 조계사에서 열린 간화선 토론회에 참석했던 실상사 주지 도법스님은 “선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지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한국불교는 일반인들을 감동시키고 이끌어가는 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참선수행하는 승려들은 만인이감동받을 수 있도록 온몸을 바친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간화선 수행 선승 해마다 줄어. 선원은 스님들이 모여 참선하는 도량으로 일반인들의 접근이 막혀있다.대부분의 선원은 하안거 동안거 등 안거때가 되면 참선 스님들로붐비지만 평소엔 객승들의 거처로 사용돼 한적하기만 하다. 이땅에 간화선이 등장한 이래 800년간 전국의 선원은 간화선을 좇는선승들의 참구도량으로 자리잡아왔고 여전히 한국불교의 선을 잇는요람이 되고 있다.하지만 근래 들어 수행 선승의 수와 질이 떨어지고있다는 게 교계의 귀띔이다. 현재 전국에 산재해 있는 선원은 총림 5개,비구선원 42개,비구니 선원 30개 등 모두 77개.이들 선원은 대부분 화두를 주된 참구 방편으로 삼는 간화선을 택하고 있다. 하안거 동안거 결제기간중 선원에 입실한 선승들은 엄격한 규율에따라 정진 법문 포살(참회수행) 경책(큰스님 훈시) 운력(공동노동)산행 삭발·목욕 자자회(自恣會)에 참여해야만 한다.정진은 3가지로구분한다.일반정진은 하루 8∼10시간,가행정진은 12∼14시간,용맹정진은 일반적으로 1주일간 매일 18시간 이상 참선을 해야하는 고행시간이다.용맹정진은 종전엔 매철마다 반드시 했으나 지금은 철마다 하는 곳은 드물고 1년에 한번씩만 하는 곳도 있다. 법문 포살은 보름마다 하는게 원칙이지만 현재 법문·포살을 함께시행하는 곳은 해인총림과 조계총림 뿐으로 조실이 궐석인 선원에선법문도 듣지 못하는 곳이 많은 실정이다. 운력은 모든 선승들이 빠지면 안되는 가장 엄중한 규칙이며 삭발·목욕은 보름에 한번 하는 것이 원칙으로 요즘도 그대로 지켜지고 있다. 안거의 마무리는 자자회.안거에 참여했던 모든 선승들이 마지막날모두 큰방에 둘러앉아 그간의 수행을 평가하는 의식이다.서로 상대방의 허물을 지적해줌으로써 잘못을 고치도록 한다. 한편 선원의 운영에 대해 해인총림 원융 스님은 “지금 전국의 선원에는 조실이 공석인 곳이 많고 수행자 수도 해마다 줄어 질이 떨어지고 있다”며 “간화선은 참선스님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불자들이누구나 참구할 수 있는보편적 참선법으로 일반화할 필요가 있다”고말했다. 김성호기자
  • 백순실씨 ‘생성과 명상’展

    한국화가 백순실(49)은 차를 노래하는 ‘동다송(東茶頌)’의 작가다.동다송은 조선 순조 때 초의선사가 다도를 알고자 하는 학자 홍현주를 위해 지은 책.동다(東茶) 즉 우리나라 차에 대한 여러가지 것들을아름답게 노래한 차 예찬서다. 이 동다송을 주제로 백씨는 20년간을한결같이 작업해왔다.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관훈동 학고재화랑(02-739-4937)에서 열리는 ‘생성과 명상’전은 작가의 이같은 일관된 작품세계를 한 눈에 살벼볼 수 있는 자리다.100호짜리 대작 10점을 포함해 ‘동다송’ 연작 32점이 선보인다. 백씨의 차 사랑은 남다르다.해마다 한 두 차례씩 전남 보성 차밭과해남 대흥사의 일지암을 찾는다.일지암의 여연 스님과는 ‘동다송’을 함께 공부한 인연으로 20년 넘게 교분을 유지하고 있다.백씨는 여연 스님을 만난 뒤 다도를 생활화하고 그것을 화면에 담아 왔다.하지만 그의 작품에 구체적인 형상의 차는 등장하지 않는다.흑갈색 바탕위에 차의 잎과 꽃,뿌리를 연상케 하는 ‘생성의 기호’들만이 자리잡고 있을 뿐.청정한 다도의 정신세계가자연추상의 형태로 펼쳐져있다.그의 그림은 고도의 절제미를 느끼게 한다.검정,하양,파랑 등몇몇 제한된 색깔들이 담담한 회화의 세계를 연출한다.백씨는 “차를가까이 하다보니 색깔에 대한 욕심도 사라져 색깔 사용을 최소화하게됐다”고 밝힌다. 백씨는 3년 전부터는 이화여대 황병기 교수의 ‘다악(茶樂)’연주무대설치도 맡고 있다.차에서 창작의 에너지를 얻는다는 그에게 차는작품의 뿌리이자 생활 그 자체이다. 김종면기자
  • 조계종 중앙종회장 지하스님

    대한불교 조계종은 2일 제148회 정기 중앙종회를 열어 새 종회의장에 지하(智霞)스님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지하스님은 70년 통도사에서 월하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고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졸업했으며,실상사·쌍계사 주지와 총무원 총무부장,중앙종회 부의장 등을 역임했다. 중앙종회는 조계종의 입법부로 종헌개정안,종법의 제정과 개정,원로의원 선출,예산·결산의 승인,종무기관에 대한 감사권 등을 갖고 있으며,의장의 임기는 2년이다.
  • 이윤진씨 주장 “張씨 유서내용 사실 아니다”

    지난달 31일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전 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1국장 장래찬(張來燦)씨가 남긴 유서에 등장하는 장씨의 옛 재무부 동료 고(故) 이모 감사의 부인 이윤진씨(55)는 1일 “유서내용은 사실이아니다”고 주장했다. 경북 구미시 선산읍 죽장사에 기거하던 이씨는 이날 아침 검찰에 소환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장씨에게 주식 투자를 부탁한 적이 없으며,오히려 남편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던 장씨가 은혜를 갚겠다며 주식 투자를 종용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유서에서 이와 반대로 “이씨가 주식으로 많은 재산을 날린뒤에도 계속 고급 주식 정보를 요청해 와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도록도와줬다”고 적고 있다. 이씨는 ‘평창정보통신주식 매각 이익금 7억원을 이씨에게 줬다’는 장씨의 유서내용에 대해 “장씨가 내 명의를 빌려 7억원으로 주식투자를 했을 뿐 나에게 준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씨가 한국디지탈라인 주식 투자 실패에 따른 손실보상금으로 5억원을 요구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절대 그런 요구를 한적이 없다”고일축했다. 이씨는 이어 “지난 3월 장씨가 한국디지탈라인 주식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되면 주가가 5만∼10만원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해 돈까지 빌려서 주당 3만5,200원과 2만4,000원에 5만여주를 샀다”면서 “주식 매입 직후부터 주가가 떨어져 결국 지난 9월 주당 3,600원에 모두청산해 겨우 빌린 돈을 갚았을 뿐 모든 재산을 탕진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금감원 조사를 받던 장씨가 절에 있는 나에게 수십차례 전화를 걸어와 ‘말을 맞춰주면 자신이 가벼운 형을 받을 수 있으니 도와달라’고 애원했다”면서 “지난달 30일 오후 마지막으로 장씨가 전화를 걸어와 도저히 말을 맞출 수 없을 것 같으니 진실을 밝히라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10월10일 고교 동창이 주지로 있는 비구니 사찰 죽장사에 들어가 허드렛일을 하며 기도생활을 해왔다.주지 명호 스님은 “이씨는 수중에 3만여원만 가지고 초췌한 모습으로 절에 왔었다”면서 “장씨가 자살했다는 소식에 ‘진짜 죽고 싶은 사람은 바로 나’라며 울었다”고 말했다.구미 한찬규 김상화·이창구기자 window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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