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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초발심을 돌아보며

    가을은 새벽을 타고 온다.요즘 나는 새벽에 찾아오는 가을을 만나기 위해 좀처럼 새벽 예불을 거르지 않는다.한낮이면 다시 여름으로 돌변해 가을은 자취를 감추지만 새벽은 그래도 어김없이 가을의 모습이다.하루의 시작인 새벽을 통해 가을은 자신의 도래를 알리고 있는 것이다. 가을의 낌새를 느끼며 새벽 도량에 서서 나는 출가 생활의 시작을 돌아보았다.그 무엇도 바람없이 오로지 순수하고 맑았던 마음의 그때를.새벽이면 일어나 불을 때 공양을 준비하고,졸린 눈을 비비며 경을 보던 그 시간은 행복했었다.누구에게나 즐겁게 마음을 낮추고,걸음걸이마저도 조심스럽던 그때는 세상의 모든 것이 다 높아만 보였다. 새벽 도량을 거닐며 나는 가만히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그리고 자신에게 묻는다.그런 날들이 다시 온다면 초발심의 마음을 잃지 않고 그때 그 모습으로 다시 그렇게생활할 수 있느냐고.선뜻 대답할 자신이 없다. 마음을 낮추고 소박하게 웃던 그날은 이제 추억으로 끝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든다.그것은 이제 내 마음속에서 늘기쁨의 빛으로 일렁이던 초발심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출가자에게는 보석과도 같은 처음의 발심한 그 마음을 나는 애석하게도 잃어 버리고야만 것이다.오래 전 어느 절에서 하루를 묵은 적이 있다.새벽녘에 잔 자갈이 깔린 도량을 거니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시계를 보았다.아직 예불 시간이 되기에는 삼십 분이나 남아 있었다.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그 절의 노스님이었다.모두 다 잠든 시간에 노스님만이 깨어 법당 주변을 돌며경을 암송하고 있었다. 그 누구보다도 일찍 깨어 도량을 밝히는 스님의 모습을보면서 나는 노스님을 왜 큰스님으로 모두들 존경하는지그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날이 밝고,나는 스님을 찾아 뵈었다.스님의 지나간 세월의 이야기 속에서 내 귀를 번쩍 뜨이게 하는 구절이 있었다.그것은 출가 후 오십여년 동안 단 하루도 새벽 예불을거르지 않았다는 말씀이었다.몸이 아플 땐 기어서라도 법당에 갔었고,머리가 아플 땐 머리를 싸매고서도 새벽 예불을 보셨다는 것이다.그리고 먼길을 떠나 다른 곳에 머물때에는 그곳에서도 홀로 새벽에 일어나 예불을 모셨다고하셨다. 그것은 스님이 초발심의 수행자로 남아 있다는 뚜렷한 증거였다.긴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스님은 초발심의 그때를잊지 않고 굳게 지키고 계셨던 것이다. 스님의 방을 나오면서 나는 ‘존경’에 관해서 생각했다. 한 인간이 존경의 대상이 되기까지 그 세월의 빛이 얼마나 푸르러야 하는 것일까.오랜 세월 속에서도 그 푸름을 잃지 않을 때에라야 비로소 우리는 그를 존경한다고 말할 수 있다.존경은 이렇듯 오랜 세월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아온 사람에게 올리는 지극한 찬사인 것이다. 세월은 때로 해일과도 같고,때로 유혹의 깊은 늪과도 같다.그 세월을 이기게 하는 것은 초발심의 굳은 맹세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다.세월의 유혹과 무게에 쉽게 무너진다면 그것은 아름다움을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다. 누구나 다 처음에는 맑고 큰 뜻을 지니고 시작을 하지만그 시작의 마음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가 않다.세월 속에서 때로는 퇴락하고 때로는 변색한 채 살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다. 입으로는 대의를 말하지만 행위는 그렇지 못할 때 그것은 초발심을 지닌 삶의 모습이 아니다.우리는 지금 존경심이 사라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서로가 ‘끝’만을 바라보며 비방과 분열을 일삼고 있다. 고개를 돌려 ‘처음’을 보아야 한다.처음 그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만이 존경의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해는 언제나 동쪽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지기 때문이다. 성전 옥천암 주지
  • [사설] 원로들의 ‘언론개혁’ 苦言

    강원룡(姜元龍)목사·송월주(宋月珠)스님·이세중(李世中)변호사 등 각계 원로와 시민단체 인사 32명이 2일 언론사세무조사로 비롯된 현사태에 관해 언론계와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이들은 언론개혁이 우리사회의 숙원임을 전제하고,먼저 언론 종사자들 스스로 정부·사주·광고주로부터 편집권 독립 등 언론개혁을 위한 노력을 했는지 맹성을 촉구했다. 언론사 세무조사는 성역이 있어서는 안되며 비리는적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하고,정부에 대해서는 세무조사에 성역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언론탄압의 의혹을 남기지 않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세무조사를 수행한방식 때문에 이에 대한 평가가 양극으로 갈리고 있다는 것이다.또 지식인과 시민사회에 대해서도 활발한 발언을 통해 공론의 장(場)을 마련하고, ‘정부가 언론을 탄압하지않는지, 언론 스스로의 쇄신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운동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언론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원로들의 지적을 뼈아프게 새겨들을 수밖에 없다.언론사 사주·편집간부·일선기자들은외부의 압력을 탓하기 앞서 그동안 언론발전을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스스로 반성해야하기 때문이다.특히 사주들은 시장경제 원리를 무시한 불공정거래,탈세등 전횡적인 경영을 시정하라는 이들의 지적을 경청해야할 것이다.정부 또한 현재 진행중인 언론사 및 사주에 대한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처리해 세무조사가 탄압 또는 타협의 수단으로 이용됐다는 의혹을 살 빌미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그러면서 정부는 23개 언론사 모두가 탈세를 했음에도 6개사에 대해서만 고발해서 다른 언론사들에 마치 면죄부를 준듯한 것은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또 대한매일·연합뉴스·KBS·MBC·YTN 등 매체들이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임원 선임 방식을 개혁하고 소유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주장도 마찬가지다. 현재 100여개 언론·시민단체들이 그동안 수많은 토론과공청회 등을 통해 언론개혁에 대한 국민 여론을 충분히 집결해서 언론개혁운동을 추진해오고 있다.성명을 발표한 원로들을 포함해서 언론개혁을 열망하는 지식인과 시민사회가 이 운동에 적극 참여해서 힘을 보탰으면 한다.
  • [대한광장] 실상사의 새벽

    새벽은 언제나 밤을 지나서야 온다.빛들이 모여서 이루는새벽은 어둠을 파괴하지 않는다.단지 빛들이 모여 스스로를밝힘으로써 어둠은 저절로 사라져간다. 그런 새벽이기에 새벽이 온 자리에는 격한 싸움의 흔적이 없다.오직 청아하고맑은 빛들의 속삭임으로 가득할 뿐이다. 실상사의 새벽은 높은 지리산 봉우리에서부터 다가와 법당의 추녀 끝을 밝히고 나무와 꽃들이 자리한 도량에 가득 내려와 앉는다. 얼마전 실상사 대중스님들이 21일간의 단식기도 정진을 마치고 회향을 했다.21일간의 단식기도는 긴 각고의 시간이었다.그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마음 속에사무치는 발원이 없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해인사 청동대불 사건 속에서 폭력을 목격한 그들은 다시는 종단에서,이 땅에서 ‘폭력’이 없어야 한다는 비원 속에서 기꺼이 그들의 신명을 비폭력과 화합을 위해서 바친것이다. 생각해 보라. 뼈를 깎는 수행의 21일을.그 시간이 얼마나길었으며,얼마나 무거웠겠는가를. 그들이 단식기도를 하는 21일 동안 나는 하루도 잊지 않고그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언론 보도를 통해서 전해지는 그들의 모습 앞에서 나는 한없이 부끄러웠다.나는 과연 이 땅에서,그리고 종단에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가.나는 과연폭력의 도전 앞에서 비폭력을 외치며 그들과도 같이 신명을바칠 수 있을 것인가. 폭력을 폭력으로 응징하지 않고,미움을 미움으로 갚지 않기에는 실로 많은 인욕과 용기가 필요하다.그 용기는 비폭력을 위하여 기꺼이 자신을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폭력을 폭력으로 대하지 않음으로써 폭력의 양산을 막고,자신을 거름으로 비폭력과 화합의 새날을 열고자 하는 발원끝에 그들의 발로 참회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직시하여야만한다. 우리 종단에는 대화의 문화가 부재하다.문제를 풀어나가는방식이 대화나 타협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것을 모두들 잘알고 있다.그들은 발로 참회를 시작하면서 폭력성을 우리종단의 업보라 말하고 있다.이 말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없다.빈번히 이어지는 단말적인 대응에 이제는 마침표를 찍어야만 한다. 실상사 대중스님들의 ‘발로 참회와 거듭남을위한 21일단식기도 정진’을 기점으로 종단내 폭력을 일소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희망을 잃은 절망의 종단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는 종단이 답해야 할 차례이다.자비와 연기의 정신을살려내고 비폭력의 문화를 고양하려는 그들의 살신의 수행앞에서 이제 조계종단은 커다란 울림으로 답해야만 한다.그리고 그들의 발로 참회의 의미가 어디에 있고,우리 종단의희망이 어디에 있는가를 종단은 분명히 직시하여야만 한다. 실상사 대중스님들의 발원으로 우리는 이제 비폭력에 근거한 자비와 화합의 시대가 도래할 인연을 맞이하게 되었다. 어렵게 도래한 인연의 시간을 방기한다면 우리는 언제 다시이러한 인연을 맞이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다. 오래 전부터 모두들 폭력을 마감해야 한다고 했지만 과연신명을 던져서 비폭력과 화합의 길을 연 이들이 그 누가 있었는가.아무도 신명을 던져 외치지 않았기에 그들의 소리없는 외침은 오늘 더욱더 선명한 인연으로 우리의 의식을 일깨우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폭력에 대해서 거대담론을 형성해 나아가야만 한다.그리고 종단은 분명한 자세로 폭력근절을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만 한다.종단의 분명한 의지가 지금 이 시간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은가. 실상사 대중스님들의 마음 속에는 더 이상 미움이나 증오가 없다.그들의 가슴 속에는 비폭력과 자비의 빛들이 오롯이 살아오르고 있다.어떠한 폭력도 없이 어둠을 지우고 새벽을 여는 빛들처럼 그들은 점점이 모여 폭력으로 어두운이 땅과 종단을 비추고 있다. 빛들이 모여 새벽이 오듯이,그들 가슴 속에 자리한 자비의빛이 온 종도와 우리 모두에게 가득찰 때 비폭력과 상생의새벽은 오리라. 성전 옥천암 주지
  • [씨줄날줄] 환각파티

    인간이 마약을 사용한 것은 기원전 1500년대부터다.당시지중해 연안의 파피루스에는 “심하게 울어 대는 어린이에게 양귀비 즙을 먹였다”고 적혀 있다고 한다.그 뒤 마약은육체적 고통에서 탈출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다. 마약을뜻하는 영어 ‘나르코틱스(narcotics)’는 고대 그리스어로 ‘무감각,마비’를 의미한다.그리스인들은 양귀비꽃에서뽑아낸 아편을 진통제로 썼는가 하면 옛 중국의 전설적 의사인 화타(華陀)는 마비탕이란 것을 병자에게 마시게 한 뒤수술을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마약이 일반인들 사이에서 쾌락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변질된 것은 19세기 말이다.당시 미국 약국들은 ‘진정시럽’이란 이름의 마약을 공공연히 팔았으며,프랑스 문인들은 대마초 피우는 것을 멋으로 여겨 빅토르 위고나 보들레르와 같은 작가는 환각상태에서 집필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에서는 마약류가 1980년대 후반부터 유흥업소와 조직폭력배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졌다.정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밀수출 경로가 막혀 재고량이 급증한 탓이었다.1980년 740여명에 불과하던 마약사범은 1999년 1만명을 웃돌아 그숫자가 19년만에 14배나 늘었다.말 그대로 독버섯처럼 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마약 투약계층도 회사원·주부는물론 의사까지 확산되는 가운데 급기야 지난해에는 한 유명사찰의 주지스님마저 마약복용 혐의로 적발되기도 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마약 복용장소가 날로 공공화되고 있다는 점이다.최근 서울 신촌과 이태원을 중심으로 엑스터시등 신종 마약을 복용한 채 광란의 ‘테크노파티’를 벌여온 재미교포와 대학생들이 검찰에 적발된 것은 충격적이다. 이들은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 채 마약흡입을 춤과음악을 즐기기 위한 ‘통과의례’로 여겼다니 말문이 막힌다.3,000명 입장 규모의 한 대형 파티장에서는 60∼70%가환각상태에서 춤을 췄다는 파티 참가자의 진술 앞에서는 아찔한 느낌이 든다. 내년 월드컵대회를 맞아 서울 한복판에서 외국의 훌리건까지 가세한 가운데 춤과 마약이 결합한 독일의 ‘러브 퍼레이드’와 같은 대형 행사가 열리지 말라는 보장이 없으니이를 어찌 해야 하는가.악성 종양은 조기에 제거하지 않으면 목숨까지 앗아간다는 점을 당국이 모를 리 없을 터인데말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
  • 美에 ‘원폭피해’배상 요구

    원폭 피해와 관련,전후 처음으로 미국을 상대로 한 배상요구 움직임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대구지역 시민단체인 ‘원폭피해자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회장 閑牛 스님·실천불교대구경북승가회장)’은 30일 원폭 투하자인 미국 정부의 피해배상을 촉구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또 남북 공동으로 피해배상 요구를 제기하자는 뜻을 담은 공동성명서 초안을 마련,‘재일본 조선인 피폭자연락협의회(회장 李實根·72)를 통해 북한의 원폭피해자단체인 ‘반핵평화를 위한 조선원자탄피해자 협회’에 제의했다고 말했다.일본은 물론 한국의 원폭 피해자들은 전후전쟁책임을 지게 된 일본 정부를 상대로만 피해 배상을 요구해왔다. 시민모임측은 북한 원폭피해자 단체가 공동성명 발표 제안을 받아들이면 다음달 6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반핵집회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의 배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일 방침이다. 시민모임 법률고문 최봉태(崔鳳泰·39) 변호사는 “원폭이 투하된 지 56년이 경과했지만 원폭 투하의 책임이있는 미국 정부는 아무런 배상이나 사죄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피해 배상 요구가 거부되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NGO/ 전국귀농운동본부·인드라망공동체등 “길잡이가 돼드립니다”

    도시생활에 찌들었거나 환경과 생명을 중히 여기는 이들은한결같이 ‘귀농’을 꿈꾼다. 하지만 마음만 먹는다고 농사가 절대 지어지는 것은 아니다.어느 곳에 가서,어떤 방법으로,무슨 작물을 가꾸어야 할지등 먼저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이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끼리 만나 정보 등을 교류할 수 있는 단체들이 있다. 지난 96년 설립된 전국귀농운동본부(본부장 이병철·www.refarm.org)가 대표적이다.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한국카톨릭농민회 등 34개 환경·농업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귀농운동본부는 지금까지 모두 18기의 귀농학교 수강생들을 배출했다. 지금까지 귀농학교를 거쳐간 사람은 대략 2,300여명.물론모두가 농촌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300명에 조금 못미치는사람들이 전국 각지의 농촌으로 갔다.이들은 무농약,무제초제,무화학비료 농법으로 환경친화적 농사를 실천하고 있다. 귀농운동본부는 귀농교육만 하는 것은 아니다.도시에서 살고 있는 청소년과 직장인,주부 등을 대상으로 생태의 중요성에 대한 강좌와 생활속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산나물캐먹기,천연염색 등 생태적 살림 강좌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귀농운동본부 윤영우 간사는 “귀농운동은 농촌에 대한 감상적 접근에서 벗어나 생명가치에 입각한 귀농운동의 사회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다양한 홍보와 교육을 통해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귀농이 가치있는 삶의 실현이라는 가치관을 주입시킨다는 것이다.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귀농 도우미 단체도 있다. 지난 98년 불교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인드라망생명공동체’(02-783-1884)는 귀농전문학교와 불교생협학교,도농공동체 운동본부와 함께 불교식 유기농법을 확산시키는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특히 전북 남원시 산내면의 지리산 실상사 귀농전문학교(063-636-3766)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3개월 과정의 귀농자 실습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이 기간동안 참가자들은 합숙을 하면서 유기농법과 공동체 생활을 체험한다. 실상사 주지 도법스님은 “위기에 직면한 생명문제에 대한대안운동으로 출발했지만 농촌을 경제·교육·문화 등 모든부문에서 균형되게 충족시킬 수 있는 자립공동체로 만드는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종교인 1,000인선언 “”족벌언론에 보내는 경고장””

    ◎종교인 1,000인선언 주도 청화스님 . “우리 사회의 지상과제가 남북통일을 포함한 민족화해임은 그 누구도 인정하는 것이고 종교인들 역시 동감하고 있습니다.그동안 종교인들이 언론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않았던 것도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그러나 작금의 상황을볼때 종교인들이 더이상 침묵할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종교인들의 ‘언론개혁을 위한 종교인 1,000인 선언’에주도적인 역할을 한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의장 청화 스님(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종회 수석 부의장)은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종교인 선언을 발표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하고 “앞으로 종교계가 강력히 연대해 언론개혁 운동에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그동안 언론의 불의와 횡포,민족에 대한 배신을 숱하게 겪었고 특히 무소불위의 족벌언론 권력으로인한 피해도 지켜봤다”면서 “언론개혁은 더이상 피할 수없는 준엄한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곳곳에서 족벌언론에 대한 불만이 분출하고 채찍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족벌언론을 포함한 비리 언론사들로 하여금 언론개혁에 대한 사회적 열망을 깊이 인식시키기 위해 ‘1,000인 선언’을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비리 족벌언론들이 대국민 사과 등을 회피할경우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님은 “이날 선언은 비리 족벌언론에게 종교계가 던지는심각한 통첩”이라고 규정한 뒤 “1,000인 선언이 사회에큰 반향을 일으켜 언론개혁이 반드시 성취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격앙된 '종교인 1,000인 선언' 회견장. 25일 서울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언론개혁종교인 1,000인 선언’ 행사는 종교인 대표 40여명과 기자 등 모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 시간 동안 열렸다.기자회견은 선언 낭독에 이어 행사 개최 배경 설명,질의응답 순으로 이뤄졌다.배경 설명까지는 여느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차분하게 진행됐으나 질의응답때 조선일보 기자와동아일보 기자가 잇달아 가시돋친 질문을 던지는 바람에회견장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답변에 나선 종교인대표들도 한때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먼저 조선일보 기자는 “종교인들이 언론사 세무조사가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법적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예단하는 것이 아닌가” “종교인들은 균열된 사회를 통합하는역할을 맡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물었다.이에 단상에 앉아 있던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전 의장 이해학 목사는 “독재자의 하수인 노릇을 하며 정의롭게 살려는 사람들에게 비판적이었던 언론을 보면서 언론 개혁의필요성을 절감해왔다”고 받아쳤다. 이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인 김병상 신부는 “문제의 언론사들은 일제와 군사정권 시절 민중들의 어려움을 옹호하고 대변하기보다는 오히려 민중 폭압에 앞장선기사를 실을 때가 많았다”면서 “우리 몸의 병도 가장 중한 것부터 찾아내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답변이 끝나자마자 동아일보 기자가 나서 “종교인들이 방송매체 등을 제외한 채 특정 언론만 겨냥해 연대운동에 나선 이유가 무엇인지 해명해달라”고 따졌다.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장 문대골 목사는 이에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종교인들의 언론개혁 선언은 일반인들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한 공동대응인 만큼 언론사들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질의응답은 20여분간 계속됐고 더 이상 추가 질문은 없었다. 김성호기자. ◎‘종교인 1,000인 선언' 요약. ■비리 족벌 언론사·언론사주 대국민 사과문 발표및 자정입장 천명= 그간 사회지도층과 일부 기업의 불법과 탈세행각을 강도있게 비판해온 자신들의 행태를 언론사들 스스로잘 알고 있을 것이다.자신의 비리를 마치 ‘언론탄압’의형국으로 몰고 있는 것은 국민들을 현혹하는 행위이자,사회적 공기의 책임을 포기하는 행위이다.다행히 일부 족벌언론사를 제외하고 탈세혐의가 드러난 언론사들이 국민에게 솔직히 사과하고 새롭게 거듭날 것을 약속하고 있다는사실에 희망을 본다.족벌언론사 역시 국민에게 책임있는사과와 자정의지를 밝혀야 할 것이며 비리 언론사주 역시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 ■언론개혁에 대한 정치공방 즉각 중단=불법 비리 언론사에 동조,망국적 병폐인 지역주의와 색깔론까지 유포하는무책임한 정치행태에 우려를 표한다.색깔론이나 지역주의를 들먹이고 있는 일부 정치권의 행위는 언론개혁에 대한국민의 바람을 거부하는 행위이며 반역사적 행동임을 지적한다. ■검찰의 비리 언론사주 엄정 수사,법에 따른 후속조치 단행 =엄정한 법집행과 국민 앞에 바른 공개를 원칙으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비리 언론사주와 관계자에 대한 수사와사법처리를 놓고 정치적 타협을 하려한다면 국민의 저항에직면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모든 언론인들의 언론개혁 운동 동참 호소= 일부 언론사가 국민의 지탄과 개혁대상으로 전락되었지만 양식있는 기자들이 남아있을 것으로 믿는다.사주의 전횡과 독단에 맞서 경영과 편집의 독립을 확보하고 정론직필을 걷고자 하는 언론인의 목소리를 기대한다.
  • “언론개혁” 종교인 1,000人선언

    불교·천주교·개신교·원불교 등 4대 종단 종교인 1,000여명은 25일 ‘언론개혁을 위한 종교인 1000인 선언’을발표하고 언론개혁의 적극적인 추진을 다짐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등 4개 종교단체 대표들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종교인 1,298명이 서명한 선언을 낭독했다. 불교의 청화 스님,천주교의 김병상 신부,개신교의 문대골목사, 원불교의 이정택 교무 등 종교계 대표들은 기자회견에서 “비리 족벌 언론사와 언론사주는 대국민 사과문을발표하고 자정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날 선언은 지금까지 언론개혁에 개별적으로 참여하던종교인들이 단체적으로 작성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종교인들은 선언에서 “개인이나 족벌이 언론사를 독점적으로 소유하면서 불법탈세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경영권과편집권을 전횡해 온 사실을 은폐해선 안된다”면서 “이들은 깊이 반성하고 국민과 역사의 가르침을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향후 추이를 보아 ▲비리 족벌언론의 상징인 조선일보 거부 ▲비리언론사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법회·미사·기도회 등의 개최 등 ‘족벌언론 거부운동’에 나서기로했다. 이어 종교인들은 다음달 11일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비리 언론사 사과 촉구 및 언론개혁을 위한 범종교인대회’를 열고 조계사에서 명동성당까지 ‘언론개혁을 위한 범종교인 평화행진’을 펼치기로 했다.또 각 종단들은 기도회,법회,서명운동,족벌신문 구독거부 운동 등을 전개하기로했다. 한편 민족문학작가회의는 이날 일부 언론과 일부 지식인의 행태를 비판하는 내용의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문학인의 견해’라는 성명을 냈다.성명은 “특정 신문들은광범위한 시민저항운동이 번져 가는 현실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면서 “왜곡된 사고의 지식인들을 동원해 '홍위병' '악령' 운운하며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는 수구언론의 자기방어를 위한 작태”라고 지적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성전환을 보는 각계의 다양한 시각

    ‘신에 대한 거역인가,신의 실수를 바로 잡는 것인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가수 하리수(26)에 이어 제2의 성전환 연예인인 이고니(23)가 최근 한 패션쇼의 개막무대를 장식하면서 성전환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수십년간 입고 있던 ‘바지’를 3년전 ‘치마’로 갈아 입어 화제를 모은 피아니스트 사라 브너(42·미국 맨해턴 음대교수)가 서울을 찾아 독주회를 가졌다. 이어 같은 달에 출간된 중국 최고의 조선족 무용가 진싱(한국명 김성)의 자전적 에세이 ‘신의 실수도 나의 꿈을 막지 못했다’ 역시 성전환에 대한 호기심을 한껏 높였다. 성전환은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스스로 여성으로 느끼고 행동하거나 그 반대인 사람에게 구원일 수도 있다. 대한매일은 논란이 되고 있는 성전환에 대한 각계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의료계=성전환에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탁관철 연세의대 교수(성형외과)는 “가수 하리수는 수술하기 전 정신은 여자,몸은 남자였다”면서 “이같은 상태로는 심신 양면에서 만족할 수 없고 행복감은 더더구나 느낄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정신병이 아니고 몸과 마음의부조화이므로 이를 바로 잡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성전환수술 전문가인 장송선 프리마크리닉 원장은 “성적인 정체감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은 소수여서 의기소침하고외로움 등을 느껴 그들끼리 어울린다”면서 “이들이 사회에서 받는 불이익은 너무 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이며,대부분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종교계=천주교 개신교 등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하느님의영역을 침범하는 반윤리적 행위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있다.반면 불교는 자연인으로서의 고통을 해소해 정상적인생활을 누릴 수 있는 방편이라고 주장한다. 이동익 가톨릭대 교수(윤리신학)는 “성은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고 주어진 것을 그대로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천주교에서 중시하는 인간 삶의 모습”이라며 “여러 여건 때문에 현재의 성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성 전환을 할 게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아래 내적인 치료를 통해 생리학적 본성을 키워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진관스님은 “20년전해인사에 머물때 여성과 꼭같은 외모 때문에 고통받는 비구의 모습을 보고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의학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면 인권 차원에서 본인이 원하는 상태를 갖도록 도와주는 게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계= 문화계는 성전환 문제와 관련,특이한 것에 대해몰리는 관심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문화평론가 김지룡씨는하리수가 화제가 되는 것은 “신기한 것에 대한 관심”이며 “성적인 터부에 대한 저항감이 누그러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방송진흥원의 이기현 박사는 하리수에 대해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연예인이 등장,주목받는 것”이라며 “방송도 문화적으로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탈피했음을 보여주는 것”고 말했다. 또한 성전환자를 포함,누구든 방송매체를 동등하게 탈 권리는 있지만 성전환이 천박스럽게 상품화되는 것은 문제라고 우려했다. ◆일반인=최근의 트랜스젠더 파동을 지켜보는 보통 사람들의 시각은 다양하다. 조윤장씨(34·회사원)는 “성과 관련해 무조건 억압하고보는 강박관념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우리 사회도 열린 성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신호로 봐도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주부 엄주영씨(32·경기도 구리시 인창동)는 “하리수의 경우 트랜스젠더 문제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고본다”면서 “하리수가 여자가 봐도 샘날 정도로 예쁜 외모가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진 못했을 것”이라고말했다. 유상덕 김성호 황수정 윤창수 기자 youni@. ■ 트랜스젠더 연예인 하리수 인터뷰. “트랜스젠더라는 것이 내 상품성이라면 그것을 내세우는것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어요” 철저하게 세상의 이방인으로 고독속에 살아왔던 탓일까?영화 ‘노랑머리’ 시사회장에서 만난 하리수(26)는 ‘트랜스젠더’라는 상품성을 이용한 반짝스타에 불과하다는 주위의 부정적인 견해에 대해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 “트랜스젠더로 살면서 지구에 혼자 버려진 외계인인 것처럼 외롭고 슬펐어요.진짜 여자가 아니라고 밝혔는데도 ‘끝까지 사랑하겠다’고 말한 남자친구가 결국은 ‘여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떠나버렸을 땐 영화속의 J처럼 괴로웠어요” 사람은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걸까? 반짝스타의 천방지축 재기발랄과 거리가 먼 야무지고 솔직한 태도는 그의 과거가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는 느낌이다. “도일(渡日)해서 트랜스젠더가 되기위한 비용을 모을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감당하기벅찼어요.지금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연예활동을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하리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지난 98년 성전환수술을 받았다.그 뒤 도도화장품에서 ‘남자도 화장하면 예뻐진다’는 것을 주제로 CF를 찍기위해 예쁜 남자모델을 구하던 중 ‘트랜스젠더’인 그가 발탁됐다. “TV에서 나이를 속인 것은 연예계관행이었기 때문이예요. 연예인 중에서 자기 나이로 활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제가 TV에서 주민등록증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주민등록증 번호라도 유출되서 피해라도입으면 책임져 줄것인가요?” 그는 자신을좋아하는 시선만큼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겹치기 쇼 프로그램 출현,영화,TV,가요계를 넘나드는 모호한 연예계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말들이 많다. “아직 가수,모델,배우 중에서 어느것이 내 분야인지 감이 안와요.이것 저것 열심히 해볼 예정이예요.또 내가 트랜스젠더로서 처음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만큼 다른 트랜스젠더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입니다”면서 사회의 편견에 굴하지 않겠다는 힘찬 포부를 밝혔다. “내가 신의 섭리를 거슬렸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그렇다면 신의 뜻대로 옳바르게 살아온 사람만 내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이송하기자 songha@
  • 해인사 원철·현종스님 인터뷰

    “해인사가 해인총림만의 사찰이 아니라 국민사찰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습니다.”세계 최대의 청동좌불 건립을 둘러싸고 선원 수좌 등 승려의 폭력사태를 일으킨 경남 합천 해인사의 중역 스님들이 마침내 침묵을 깨고 절 밖으로 나왔다. 10일 밤 서울 조계사 앞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해인사 대변인 원철 스님(해인지 편집장)과 재무 현종 스님은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해인사 대불은 오랜 숙원사업인 ‘불교 신행·포교 복지문화단지’ 조성불사의 한 부분에 불과한데 대불의 크기가 대중의 정서에 맞지 않아 문제가 불거졌다고 봅니다.”“절집 안의 문제가 자꾸만 밖으로 새어나가 회자되면서 죄스런 마음에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는 원철 스님은 “불사의 원뜻이 아무리 좋아도 대중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제대로 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현종 스님도“앞으로 모든 불사에 대중의 뜻을 철저하게 반영할 것을 총림에서 결정했다”고 전했다. 두 스님은 “처음 문제를 야기한 실상사 스님들이 이미 지난 15일부터이번 사태를 참회하는 단식 기도회에 들어갔고 해인사 스님들도 21일부터 28일까지 참회 용맹정진 기도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며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대불 건립을 둘러싼 승려 폭력사태는 실상사 수경스님이 해인사의 대불 건립에 대해 부당하다는 내용의 글을 쓰자,해인사 선원 스님들이 실상사로 찾아와 수경 스님의 방을 부수면서 비롯됐다. 현종 스님은 “대불 건립 시주자와 관련해 온갖 소문이 나돌지만 정·재계와 아무 관련이 없는 독실한 80대 일반 불자로,60억원을 시주하면서 좌불 내용에 대해선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이 신도는 해인사 주지 세민 스님과 30여년간 맺어온 인연으로 거액을 해인사에 내놓게 됐으며 조만간 신원을 밝힐 것이라고 스님은 덧붙였다. 특히 원철 스님은 “400만달러에 달하는 좌불건립 비용의 거액 기부자 가운데 다음 대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물정치인이 있으며 해인사의 책임있는 모 스님도 이를 분명히알고 있다”는 내용의 최근 뉴욕타임스 보도는 사실무근임을 분명히 밝히고 강력 대응할 뜻을 비쳤다. 두 스님은 축소조정된 대불의 규모와 양식에 대해 “전문가들로 하여금 처음의 계획을 평가하도록 한 뒤 축소 조정안을 마련,최종 검토작업에 들어갔으며 조감도가 완성되면 모형도를 만들어 조만간 일반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기자 kimus@
  • [사라지는 것을 찾아] ‘전천후 신발’ 고무신

    이제 ‘고무신 거꾸로 신는다’는 말은 바꿔져야 한다. 남자가 군대간 사이 변심하는 여성이 예전보다 드물어져서가 아니라 고무신 신는 여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고무신을 구두,운동화,샌들 같은 말로 바꾸어야 마땅하다. 정말 여자든 남자든 요즘 고무신 신는 이들을 보기가 어렵다. 절간,상가(喪家) 그리고 한복 입는 명절날에나 볼 수 있다보니 고무신은 특수화(特殊靴) 중의 특수화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70년대까지만 해도 시골 등교길의 초등학생들은 거의 다 ‘고무신족’이었다.어쩌다 ‘운동화’ 신은 아이가한 명이라도 나타나면 선망의 대상이었다.어른들은 더해 모두가 고무신 신발차림으로 논밭에 일하러 나다녔다. 농촌인구가 지금보다 최소한 1,000만명이 많던 그 시절 어른,아이 모두에게 필수품이다 보니 고무신 제조업은 큰 산업이었다.국내 신발 산업의 요람인 부산지역의 경우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제상사나 진양고무 등 대규모 회사들은 물론 군소 회사 10여 곳에서 고무신을 생산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영 딴판이다.신발가게에 가도 고무신을 진열장에서 만나기 힘들 정도다.찾는 사람들이 제한적이다 보니 물건을 아예 창고에 보관하기 일쑤다.요즘 가격은 켤레 당 3,000∼4,000원 선. 사이즈도 다양하지 않다.2살∼5살배기 아이들용(125∼170㎜)에 바로 성인용(230㎜ 이상)이 이어진다.어린이용 중간사이즈는 아예 생산되지도 않는다. 전남 구례군 구례읍에서 16년째 신발가게를 하고있는 이두례씨(39·여)는 “가게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고무신 찾는손님들이 많아 고무신이 진열장 한 쪽을 버젓이 차지했으나 요즘은 가끔 상가(喪家)에서 한꺼번에 10∼20켤레씩 주문하는 일 외엔 일부 스님과 나이든 농부가 고객의 전부”라면서 “과거와 달리 요즘엔 검정보다는 흰 고무신이 더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고무신의 어제와 오늘은 정부의 물가조사에서도 잘 드러난다.한동안 물가조사 필수품목이던 고무신은 지난 1985년 흑백TV와 함께 조사 대상 품목에서 빠지는 운명을 맞았다.대신 이 자리는 외국어학원비와 햄이 채웠다.잘 나가던 부산지역 고무신 생산업체가 상당수 문을 닫거나 생산품목을 바꾸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무렵이다. 고무신 소요량이 크게 줄어든 데다 높은 기술을 요하는 인력도 부족해 요즘엔 부산지역의 제조업체 2곳이 국내의 전체 내수물량을 겨우겨우 맞춰가고 있다. 이들 2곳 가운데 한 업체인 부산 동국고무의 임종성 사장은 “20여년전만 해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애용되던고무신이 요즘은 특별한 때 특별한 곳에서 쓰는 것으로 인식될 만큼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면서 “과거같은 고무신 전성기가 다시 올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해인사 청동좌불 축소

    해인사가 건립을 추진중인 청동좌불 크기가 당초(43m)보다 축소될 전망이다. 해인사 원철 스님(해인지 편집장)과 덕운 총무스님은 4일“최근 대불(大佛) 건립과 관련해 일부 승려들의 폭력행사가 발생하고 일반여론이 악화된 점을 감안, 주변경관과 건물 배치를 고려해 불상의 크기와 형태를 축소조정키로 했다”면서 “전문가 의견과 공청회 등을 거쳐 국민 여론을수렴한뒤 다음주중 최종 계획을 확정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인사는 지난달 18일 선방 승려들이 지리산 실상사로 찾아가 기물을 파손한 것과 관련,실상사와 국민들에게사과하는 ‘참회문’을 5일 발표할 예정이다.이와함께 오는 21일부터 1주일간 해인사의 모든 승려가 참여하는 참회용맹정진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에앞서 해인사측에 대한 사과·징계요구를 철회한 실상사 승려들은 최근 사태에 대해 참회한다는 뜻에서 4일부터3주간 단식기도에 들어갔다. 김성호기자 kimus@
  • 언론개혁 시민 열기 확산

    신문개혁 국민행동(본부장 성유보)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 앞 광장에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개혁 6월선언대회’를 열고 ‘언론개혁 6월선언’을 발표,언론개혁의 지속적인 추진을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언론계·종교계·법조계 등 각계인사 3,502명이 서명한 선언문을 통해 “지난 87년 ‘6월항쟁’을통해 언론을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으나 우리 언론은 ‘국민 목소리의 대변자’로 거듭나기는 커녕 군사독재가 물러간 자리를 차고앉아 스스로 권력화시켰다”고 지적하고 “진정한 민주언론이 정착할 때까지 언론개혁운동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선언에는 김동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김성수 성공회 주교,함세웅 신부,진관 스님,이경숙 여성민우회 대표,최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시인 고은ㆍ김지하ㆍ신경림씨,소설가 황석영씨,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정광훈 전국농민회 의장,이수호 전교조 위원장,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이 서명했다. 언론계 안팎은 80년대 민주화 투쟁의 산물인 ‘6·29선언’ 14주년 기념일이자 국세청이 언론사주 등을 탈세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이날을 택해 마련된 이 행사가 ‘언론개혁’이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갈 것을 알리는 신호탄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언론계는 이번 ‘6월선언’이 두가지 큰 의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우선 언론개혁의 외연을 범시민사회 차원으로 확산시켰다는 점이다.그동안 언론개혁운동은 언론개혁시민연대,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전국언론노조 등 몇몇 언론·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펼쳐왔다.그러나 이날 행사는 예전에 비해 훨씬 대형화돼,언론개혁운동이 하나의 사회개혁 운동으로 승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둘째,언론개혁운동이 ‘신문개혁운동’으로 압축돼 집중전개될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지난 3월 기존 언론개혁운동 관련단체는 ‘신문개혁 국민행동’을 발족,신문개혁에 총력을 모으기로 결의했었다.언론개혁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방송개혁이 통합방송법 제정으로 상당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언론계의 평가에 따른 것이었다.따라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신문개혁에 힘을 쏟기로 한 것이다.한 예로 언론단체들이 수년에 걸쳐 요구해온 정기간행물법 개정은아직도 국회에서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국민행동측은 이에 따라 언론개혁의 초점을 신문개혁에 맞춰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민행동은 이날 ‘신문개혁 10대 행동지침’을 발표,신문개혁운동의 방향과 구체적 전략을 제시했다.구체적으로는▲불법 언론사주 처벌 ▲언론사 세습및 사유화 반대 ▲왜곡보도 신문 구독중지운동 전개 ▲특정신문의 취재·기고 거부운동 동참 ▲정부소유 언론사 독립요구 ▲경품·무가지제공 거부 ▲불공정·편파·왜곡보도 항의 및 법원제소 ▲향응·촌지제공 거부 ▲부패언론인·사주와 결탁한 정치인낙선운동 전개 ▲정간법 개정,신문공동배달제 등 법제도 개선운동 지지 등이다. 정운현기자
  • 탈북 장길수가족/ ‘좋은 벗들’이 밝힌 탈북자 실태

    탈북자가 ‘개인형’에서 ‘가족형’으로,‘일시 밀입국형’에서 ‘장기 체류형’으로 변하고 있다. 좋은 벗들(이사장 法輪스님) 정안숙(鄭安淑·여·40) 사무국장은 “지난해까지 상당수 탈북자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밀입국했다가 가족들이 있는 북으로 돌아가는경우가 많았지만,이런 임시변통만으로 해결이 안되자 요즘에는 아예 가족들이 모두 밀입국해 장기적으로 눌러앉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사무소에 들어가난민 지위 인정과 한국 망명을 요청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장길수군(16) 가족 같은 경우가 점점 흔해지고 있다는설명이다. 정 국장은 “북의 식량난이 나아지고는 있다지만 여전히심각한 상황에서 탈북자의 증가와 형태의 변화는 어쩔 수없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좋은 벗들은 96년부터 북한의 식량난과 탈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구호사업과 의료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평화·인권운동 시민단체다. ■탈북자 실태 현재 중국내 탈북자 숫자는 25만∼3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중국 전역에 고르게 퍼져 있지만 상당수는 지린(吉林)성과 헤이룽장(黑龍江)성,랴오닝(遼寧)성등 조선족들이 많이 사는 동북 3성에 몰려 있다. 이들에게는 중국 공안당국이 매월 한 차례씩 정기적으로,또는 불시에 실시하는 ‘밀입국자 수색’이 가장 큰 불안요소이다. 단속되면 곧바로 강제송환되고 엄한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굴을 파고 ‘땅집’에서 생활하기도 하며 항상 달아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갖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여자는 식당에서 설거지 등 허드렛일을 하고 남자는 벌목공이나탄광의 광부,벌꿀 채취 등 일용직에 주로 종사한다. 하지만 밀입국자라는 신분을 악용하는 고용주들에게 임금을 떼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여성들은 유흥업소나 늙은 한족에게 성노리개로 팔려가는 경우가 많아 인권침해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임신부나아이를 낳고 생활하는 경우에도 단속에 걸리면 가차없이 북송된다.모성보호를 위한 아무런 조치가 없고 졸지에 사생아로 전락한 아이의 교육권도 심각한 침해를 받는다. ■근본 대책 및 개선 방향 탈북자의 숫자를 줄이고 탈북자의 생존권과 인권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 방법은 북의 식량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가 나서는 것이다. 좋은 벗들은 우리 정부에서 ▲옥수수 100만t(2,000억원 상당) ▲의약구호품 1,000억원 ▲비료 등 농기구 1,000억원▲생필품 1,000억원어치 등 몇년간은 해마다 5,000억원 이상의 대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국장은 특히 “북의 식량난이 해결될 때까지만이라도중국 정부는 무차별 강제송환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장길수군 가족 등 탈북자에게 난민의 지위를 인정해주고 난민캠프 등을 차려 생존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북자 문제는 북한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민족 모두의 문제”라면서 “정부를 비롯한 전 민족적 대북 지원이없다면 탈북자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라며 인도적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씨줄날줄] 大佛 분쟁

    1970년대 불교계에서는 대형 불사가 유행했다.범종(梵鐘)과 불상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때마다 ‘동양최대’ 아니면‘세계최대’였다.당시에도 뜻있는 사람들의 개탄이 없었던것은 아니지만 세월이 지난 지금 불교계 지식인들은 그때대형불사를 “물신주의(物神主義) 범람”으로 규정하고 있다.물론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지금의 국보급 문화재들도 불자들의 신심으로 조성된 불사의 산물이거늘 신앙의대상을 세속적 관점에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 논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아 합천 해인사가 추진중인 세계 최대 청동좌불 건립을 놓고 불교계 여론은 크게 엇갈린다. “팔만대장경을 모신 법보사찰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것이 비판론의 논지인 데 반해 “불사도 신심의 발로”라는 것이 옹호론의 요지다.이 불사를 추진하는 해인사측은“불상이 들어설 자리는 원래 허덕사라는 절이 있던 곳으로이곳의 절터를 복원해 신도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려는 것”이라며 “자운(慈雲),성철(性徹) 등 큰스님들의 유지에도합치하는 계획”이라고 주장한다.이에 대해 대표적인 반대론자인 수경(收耕)스님은 교계신문 기고에서 “자운·성철스님 등이 속물주의의 상징인 최대 불상을 모시라는 유지를남겼다면 우리 시대의 고승으로 모셨던 이 두 스님의 이름을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려야 한다”며 “세상의 비판과 원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큰스님의 유지에 따른디는 명분으로 불사를 진행하는 자들은 어리석은 자들이라는 비난을 들어 마땅하다”고 혹독한 비판을 가했다. 대형불사가 ‘옳으냐’ ‘그르냐’ 논쟁은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단정하기 어렵다.어떤 논리에도 반론의 여지는 있을수 있기 때문이다.상대 세계에서는 절대로 옳고 절대로 틀린 것은 절대 없다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기도 하다.이 ‘절대’라는 말을 또 쓴다면,자기 생각을 물리적 힘으로 관철하려 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해인사의 세계최대 불상 조성의 타당성은 차치하고 선방 수좌들이 반대론자를 찾아가 벌인 집단소동은 절대 해서는 안될 짓이었다.세속의 시위문화가,우주가 불탄다 해도 끄떡도안 해야 할 선방까지 침범한 것 같아 안타깝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조계종 불교역사기념관 건립

    1,600년에 걸친 한국불교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한 눈에조망할 수 있는 ‘한국불교 역사문화기념관’이 서울 수송동 조계사 경내에 들어선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종단의 행정본부와 한국 불교의 기념관 기능을 겸한 ‘한국불교 역사문화기념관’을 내년말까지 완공키로 확정,오는 10월 공사를 시작한다고 20일 발표했다. 기념관은 현재의 총무원 청사 뒤편에 지하 3층,지상 5층,연면적 4,500평 규모의 철골조 건물로 세워져 기존의 행정,포교,교육 기능을 한데 모으게 된다. 현 총무원 청사는 기념관 건립 후 철거된다. 총무부장 원택 스님은 “기념관 건립은 거듭된 종단분규로 실추된 조계종의 이미지를 쇄신한다는 뜻도 담고있다”며 “총 640억원의 사업비는 자체 재원과 불자들의 후원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계종은 기공식을 앞두고 26일 오후 2시 ‘원만성취 기원대법회’를 봉행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기고] 스님들 하안거 중 폭력이라니…

    해인사 청동대불 조성을 둘러싸고,불교계 내부의 찬반논의가 분분하더니 결국 또 한번의 가슴아픈 폭력사건이 발생하고말았다.일반 사회인들에게 정신적 안식과 편안함을 제공해야 할 종교가 다시 한번 이런 불미스런 사건을 일으킨 것은 어떤 이야기로도 변명이 힘든 것이며 가슴 아픈 일이다.이번사건은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짚어지고 논의되어야 한다. 먼저 해인사측의 청동대불 조성을 둘러싼 불교계 내부의 엇갈린 반응과 이를 해결하는 대중공사의 부재이다.해인사는한국현대불교의 율(律)과 선(禪)의 두 산맥으로 존경받아온자운·성철스님의 유지라는 점을 들며 ‘세계최대의 석가모니청동대불’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고,지난 4일에는 옛 해인초등학교 자리에서 기공식을 가졌다.높이 43m 좌우40m,앞뒤 30m 규모라 하니,15층 높이의 어마어마한 규모이다.그러나 해인사측의 불사계획이 발표된 후 불교계 내부에서조차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사실 불교계 내의 젊은층이나 식자층은 그동안 한국불교계에 유행처럼 퍼져왔던 세계최대,동양최대 ‘불사병(佛事病)’에 식상해 있던 터이다.더구나 이러한 소동의 근원이 해인사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해인사는 누가 뭐래도 한국불교의 대표적 수행자를 배출한 상징적 도량이며,팔만대장경을 봉안한 법보종찰(法寶宗刹)이다.지금도 많은 승려들이 해인강원을 찾아 공부하는 도량이기도 하다. 그런 해인사에서 최대불상을 건립한다 발표했으니 실망하는불자들이 많았음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해인사 측이 국가적 위상의 문화재인 사격을 감안하여 세계최대 규모의 대불사를 구상함에는 자운·성철 큰스님의 유지도 중요한 고려요소이나 우리 전불자들의 정서와 의견이 다양하게 수렴되었는지 살폈으면 더 좋았을 것이고,특히 그러한 대대적인 불사에 적극지원하고 찬성하는 의견은 물론이거니와 반대쪽의 의견과 제안도 귀담아 들을 수 있는 도량이 있어야 했다.그것이 한 때 우리들의 스승이요 불교의 고승이었던 자운·성철큰스님들의 유지에도 부합될 것이다.실상사 수경스님이 현대불교신문을 통해 청동대불 건립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안한“자운·성철의 죽음을곡한다”란 기고문은 사실 수경스님개인의 의견이라기 보다는 이러한 불교계 식자층의 정서를대변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이에대해 해인사에서 하안거중인30여명의 수좌스님들이 대중공사란 논의과정을 거쳐 관광버스로 해인사 선방을 떠나 서울 인사동 조계사에 와서 항의하고,다음날에는 남원 실상사 수경스님방(극락전)에 찾아가서문짝을 뜯어내고 방에 있는 집기를 끌어내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다.불교에서 안거(安居)가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은 참으로 황당할 수 밖에 없는 사건이다.모든 세상인연을 폐하고죽기를 각오로 화두를 참구하여 용맹정진해야 할 안거기간에 관광버스로 선방을 나섰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고,더욱이 자신들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은일반인들조차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출가 성직자로서 대중공사란 부처님 재세시부터 있어 왔던전통적 의사소통 방식이다.그러나 대중공사를 함에 있어서는 자신에 반하는 의견이나 사람에 대하여 물리력으로 대응하여서는 안된다.이는 어떤 설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한국불교 교단은 더더욱 이러한 문제 때문에 폭력으로 얼룩진 종단사태를 몇차례 맞지 않았는가.우발적인 사건일 수도 있겠지만,다시는 폭력이 발붙이지 못하게 만드는 종단적 대응이반드시 필요하다. 장병옥 참여불교 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위원장
  • 불교계 이번엔 ‘진짜 방생’

    불교 행사인 방생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과 환경부는 20일 오전 서울 북한산 도선사에서 ‘자연과 생명 살리기 방생행사’를 공동개최했다. 행사에는 불교신도 500여명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과 김명자 환경부장관,김세옥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지홍 조계사 주지스님 등 불교계와 환경부 관계자들은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등이 보호하면서 치료해 오던 솔부엉이·황조롱이·멧비둘기 등 야생조류 20마리를 날려보냈다. 주로 물고기와 거북이 등을 강에 풀어주던 종전의 방생은물고기 등이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경우가많았다.또 방생에 쓰기 위해 물고기를 다시 하천에서 잡는등 보살행의 원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을받아왔다. 특히 최근에 많이 방생되는 청거북(붉은귀 거북)은 북미가 원산인 외래종으로 우리 고유의 어류와 수서곤충·양서류등을 많이 잡아먹어 하천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교란시켜 왔다. 이도운기자 dawn@
  • 해인사 스님 실상사서 난동

    경남 합천 해인사 스님 30여명이 해인사 청동대불조성을비판하는 글을 신문에 낸 남원 실상사 스님의 방에 난입,기물을 파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말썽을 빚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5시30분께 전북 남원시 산내면 실상사에해인사 스님 30여명이 몰려와 실상사 스님들의 제지에도불구,기고자인 수경스님의 방 문짝을 부수고 방 안의 컴퓨터를 파손하는 등 10여분간 소란을 피웠다. 이들은 이날 실상사 주지 도법스님을 통해 요구한 수경스님과의 면담이 거절되자 이같은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경스님은 새만금간척사업 반대활동차 상경해 다행히 물리적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해인사 스님들은 수경스님이 지난달 20일자 ‘현대불교’지에 해인사의 청동대불건립공사를 비판하는 글을 기고한것과 관련,이날 수경스님에게 항의하기 위해 실상사를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해인사측은 오는 2003년 말 완공 목표로 총 65억원을 들여 좌대 10m,높이 43m 규모의 석가모니 좌상청동대불을 건립하기 위해 지난 4일 기공식을 가졌다. 남원 임송학기자shlim@
  • ‘우담바라’속편 ‘담무갈’ 13년만에 출간

    중견 작가 남지심씨가 ‘우담바라’ 이후 13년만에 삶과구원의 문제를 다룬 장편소설 ‘담무갈’(푸른숲·전4권)을 냈다. ‘담무갈(曇無竭)’은 ‘금강산 일반이천봉에 상주하며법을 일으킨다’고 전해지는 법기보살(法起菩薩)을 뜻하는말. ‘우담바라’의 후편 성격을 띠는 ‘담무갈’은 원불교의 핵심 사상인 ‘삼동(三同)윤리’와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의 생애를 소설로 풀어낸 작품이다. 소설은 세 살때 미국으로 입양돼 30여년을 살아온 주인공수잔이 생모를 찾기 위해 고국을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수잔은 마침내 주지 스님이 된 생모를 만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구도와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다. 소설에서 이름을 부여받고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인물은100명에 이른다.살아가는 모양새는 다르지만 이들에게는공통점이 하나 있다.영성(靈性)과 신성(神性)을 삶의 궁극적인 지향점으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자본’이 권력이자 신앙이 된 시대에 우직하게 종교적 열정을 간직하고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소설의 축이다.작가는 여기에 소태산 대종사의 일대기를 액자소설 형식으로 끼워넣었다.대종사의 가르침을 통해 종교가 본연의 순수성을 잃고 방황하는 ‘지금,여기’의 현실을 되돌아 보려는 의도에서다. 작가는 “모든 종교의 회통(會通)을 근간으로 하는 삼동윤리를 형상화하기 위해 불교 승려들을 많이 끌어들였다”고 밝혔다. 소설에 등장하는 백족화상은 ‘우담바라’에도나온다. 김종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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