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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자동·말죽거리… 영화판에 ‘땅’ 바람

    최근 영화판도 앞다퉈 작품 제목에 도시 이름이나 동네 이름 등을 끼워 넣는 추세다.제목속의 지명 하나만으로 그 영화의 분위기나 소재,심지어 주제까지도 관객의 뇌리에 쉽게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 최근 개봉한 ‘달마야,서울가자’를 보자.이 영화는 ‘달마야 놀자’의 속편 격.하지만 속편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Ⅱ’라는 문구를 쓰지 않았다. 대신 영화속 촌스럽고 코믹한 스님들의 이미지를 풍기는 ‘달마’라는 단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의 ‘서울’이라는 지명을 삽입했다.어리버리한 스님들이 대도시 서울로 올라와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는 느낌이 한눈에 팍 들어오지 않는지. ‘효자동 이발사’도 마찬가지.‘효자동’이란 지명은 권력의 심장부인 청와대의 인근 동네다.또 이곳은 전통 가옥이 밀집한 곳으로 어릴적 또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힘을 지닌 장소다.자연스레 관객들은 이 제목을 보고 영화가 과거 정권하에서 한 ‘이발사’가 대통령의 머리를 깎게되면서 벌이는 황당하고 때로는 가슴 찡한 이야기를 담고 있을 거라는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말죽거리 잔혹사’가 ‘고교 잔혹사’또는 ‘학교 잔혹사’였다면 과연 흥행에 성공했을까.‘학원액션로망’을 포방한 이 영화는 ‘말죽거리’라는 옛 지명 하나로 당시 개발붐이 일던 70년대 강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복을 입고 또래들간에 ‘싸움’을 벌이던 70년대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금세 형상화시킨다.이밖에 ‘목포는 항구다’‘강원도의 힘’‘구로 아리랑’등도 제목에 지명을 집어 넣어 영화의 소구력을 높인 케이스들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효자동·말죽거리… 영화판에 ‘땅’ 바람

    효자동·말죽거리… 영화판에 ‘땅’ 바람

    최근 영화판도 앞다퉈 작품 제목에 도시 이름이나 동네 이름 등을 끼워 넣는 추세다.제목속의 지명 하나만으로 그 영화의 분위기나 소재,심지어 주제까지도 관객의 뇌리에 쉽게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 최근 개봉한 ‘달마야,서울가자’를 보자.이 영화는 ‘달마야 놀자’의 속편 격.하지만 속편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Ⅱ’라는 문구를 쓰지 않았다. 대신 영화속 촌스럽고 코믹한 스님들의 이미지를 풍기는 ‘달마’라는 단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의 ‘서울’이라는 지명을 삽입했다.어리버리한 스님들이 대도시 서울로 올라와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는 느낌이 한눈에 팍 들어오지 않는지. ‘효자동 이발사’도 마찬가지.‘효자동’이란 지명은 권력의 심장부인 청와대의 인근 동네다.또 이곳은 전통 가옥이 밀집한 곳으로 어릴적 또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힘을 지닌 장소다.자연스레 관객들은 이 제목을 보고 영화가 과거 정권하에서 한 ‘이발사’가 대통령의 머리를 깎게되면서 벌이는 황당하고 때로는 가슴 찡한 이야기를 담고 있을 거라는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말죽거리 잔혹사’가 ‘고교 잔혹사’또는 ‘학교 잔혹사’였다면 과연 흥행에 성공했을까.‘학원액션로망’을 포방한 이 영화는 ‘말죽거리’라는 옛 지명 하나로 당시 개발붐이 일던 70년대 강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복을 입고 또래들간에 ‘싸움’을 벌이던 70년대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금세 형상화시킨다.이밖에 ‘목포는 항구다’‘강원도의 힘’‘구로 아리랑’등도 제목에 지명을 집어 넣어 영화의 소구력을 높인 케이스들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일한불교協 가키누마 스님 방한

    “일본과 일본인들은 과거 한국에 저지른 역사적 죄상을 참회해야 하며 자라나는 세대들을 위해서도 그 허물을 덮을 것이 아니라 과거사를 솔직히 인정해야 합니다.” 일본에서 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의 한국 반환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일한불교복지협회장 가키누마 센신(枾沼洗心·74)스님은 방한중인 13일 기자와 만나 “한·일 과거사의 깨끗한 청산을 위해서도 북관대첩비는 반드시 한국에 되돌려져야 한다.”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북관대첩비는 임진왜란 당시 정문부 장군이 의병들을 규합해 최초로 왜군을 물리친 전공을 기념해 숙종33년(1707년) 함경북도 길주군 임명(현 김책시 임명동)에 세워진 전승 기념비. 러·일전쟁중인 1905년 일본군 미요시 중장이 일본으로 강탈해가 현재 야스쿠니 신사 경내에 보존되어 있다. “일본이 북관대첩비를 소유해서 득이 될 것이 전혀 없습니다.야스쿠니 신사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일본내 한국 문화재 반환의 선례와 남북관계의 문제점을 들어 반환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가키누마 스님은 지난 1990년 한·일 정상회담 이후 승려의 입장에서 일본이 저지른 과거사 참회와 실행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 그동안 황세손 이구씨의 영구귀국을 주선한 것을 비롯해 관동대지진 피해자 위령탑과 태평양전쟁 징용자 위령탑 건립,안중근 의사 유품 한국 반환 등을 성사시켰으며 현재 한국의 한·일불교복지협회와 함께 북관대첩비 반환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수요예술무대(MBC 밤 12시45분) 오랜 만에 잔잔한 발라드 가요들을 모아 분위기 있는 무대를 꾸며본다.먼저 이현우가 자신의 밴드와 함께 새 앨범 수록곡들로 문을 연다.최근 2집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김형중이 출연한다.성시경과 신인 가수 허규가 출연하여 팝과 가요의 발라드 무대를 선사한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 30분) 한국은 올림픽,월드컵 등의 규모있는 스포츠 행사들을 통해 그 이미지가 세계에 긍정적으로 부각됐다.하지만 한국 전쟁,남북 분단으로 인한 부정적인 이미지 또한 여전한 게 사실이다.한국이미지연구원의 최정화 이사장과 함께 한국의 이미지를 정립하고 알리기 위한 방법을 이야기해본다. ●우리시대의 성(EBS 오후 10시20분) ‘남자가 섹시해진다’.현재 남성의 상품화는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놓고 이야기한다.남성 상품화 시대를 통해 본 우리 사회의 변화는 어떤 것인지 들여다본다.또,성의 상품화에 대한 의견과 앞으로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하고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인생극장(iTV 오후 10시50분)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신나게 물 썰매를 타는 동호의 엉덩이에 불이 붙고 말았다.다 큰 성인 남자가 볼기짝을 드러낸 사연속으로 들어가 본다.33살의 독신주의자 서관순과 속세를 떠나 10년 간 수도생활을 하면서 수행에만 집중한 외로운 스님의 예사롭지 않은 만남이 이루어진다. ●섬마을 선생님(SBS 오후 9시55분) 은수는 호태가 형사생활을 그만두고 포장마차를 차린 것이 자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서럽게 운다.재두는 은수에게 약혼을 하자고 하지만 은수는 거절한다.광기의 일당에 맞서 은수를 보호하려던 호태는 부상을 당한다.호태는 은수를 매몰차게 내치며 유학이나 떠나라고 소리를 지른다. ●아름다운 유혹(KBS2 오전 9시) 세희는 금실에게 돈봉투를 돌려주며 다시는 돈을 내밀지 말라고 하고,세희를 찾아온 재혁은 내일 당장 결혼식을 올리자고 말한다.다음날 부케와 반지를 들고 세희를 찾은 재혁은 남겨진 편지 만을 발견하고 당황한다.거리를 배회하던 세희는 아기 옷 매장 앞에서 눈물짓는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희수의 가족들과 식사를 하며 진국은 오랜 만에 가족의 따뜻한 정을 느낀다.갑작스러운 혼수상태로 입원한 진수가 걱정돼 찾아간 진국은 영실과 또다시 대립하고,영실과 덕배 앞에서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선언한다.민섭은 마담이 끓여 준 매운탕을 먹고 밤늦게 귀가한다. ˝
  • 동국대서 명예철학박사 학위

    현성(玄惺·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장)스님은 15일 오전 11시 동국대에서 한국불교 발전과 교육 및 문화·사회복지 사업에 공헌한 공로로 명예철학박사학위를 받는다.
  • 국립극장 17~21일 ‘범패 페스티벌’

    속세에서 접하기 힘든 불교음악 범패(梵唄)와 불교무용 작법(作法)을 서울 도심 야외무대에서 감상하는 기회가 마련된다.17∼21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리는 ‘범패 페스티벌’은 국립극장이 민족문화의 원류를 찾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이번 무대는 각 지방의 사찰에서 전승되고 있는 5편의 범패와 작법을 선보이는 자리로,우리 전통예술의 한 원형을 살펴볼 수 있는 의미있는 공연이다.범패는 불교의식인 ‘재(齋)’를 올릴 때 부처의 공덕을 찬양하며 부르는 노래로,정가·판소리와 함께 3대 전통 성악으로 꼽힌다. 인도에서 발생해 9세기쯤 당나라를 통해 우리나라에 전해진 유래 때문에 주로 산스크리트어나 한문으로 돼 있지만 전승 과정에서 우리말 가사와 곡조로 된 한국식 범패 ‘화청’‘축원’등도 불려졌다.민요 명창들이 불러 유명해진 ‘회심곡’이 한 예이다. 무대에 오를 범패와 작법은 서울 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영산재’(17일),전라도의 ‘영산작법’(18일),영남의 ‘불모산 영산재’(19일),조계종 스님들이 펼치는 ‘범패와 작법’(20일),현대 언어로 만들어진 ‘현충재’(21일).범패는 난이도가 높아 범패를 제대로 전수받은 스님들만이 수행할 수 있다.현재 태고종 사찰인 서울 봉원사에 보존회가 결성돼 범패와 작법을 가장 잘 보존·전승하고 있으며, 지방에 따라 전라도식 범패와 경상도식 범패가 전승되고 있다. 이번 무대에는 조계종 전통의식연구원,영산작법보존회,불모산 영산재보존회,조계종 불교어산작법학교,범패와 작법무보존회 등 주요 단체들과 동주 스님,이석정 스님,석봉스님,인묵 스님 등 예능 보유자들이 참여한다.영산재는 보통 사흘에 걸쳐 열리는 대규모 행사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각 범패의 주요 부분을 간추려 1시간30여분 길이로 축약해 선보일 예정. 예술감독을 맡은 최종민 국립극장예술진흥회장은 “불교를 빼놓고 한국문화를 모두 다 안다고 할 수 없듯이 불상·불탑 감상 못지않게 불교음악과 불교무용을 직접 보고 듣는 것도 한국문화의 깊숙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행사의 의의를 설명했다. 국립극장은 이번 ‘범패 페스티벌’에 이어 내년에는 ‘굿 페스티벌’을 마련할 예정이다.1만 5000∼2만원.(02)2280-411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보물 400호 선암사 승선교 복원

    300년 가까이 된 전남 순천 선암사의 승선교(보물 400호)가 12일 해체 복원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아치(활) 모양의 승선교는 기초 자연암반 균열로 붕괴위험이 있어 2002년 11월 문화재청과 순천시가 4억 7000여만원을 들여 기초 암반을 화강석으로 보완하고 홍예석 147개 가운데 깨지거나 강도가 약한 32개를 새로 교체해 이달말 복원이 마무리된다. 둥그런 형태의 홍예석은 계곡물이 지나는 곳으로 길이 8.76m,최대 높이 6.34m,너비 3.62m다. 홍예석은 직육면체로 밑면이 좁고 윗면이 넓은 쐐기형으로 깎인 돌이다.한개 길이는 0.6∼1m인데 밑변의 폭과 높이가 30∼36㎝,60∼70㎝ 등으로 다양하다.복원에 쓰인 돌은 원래 재질과 흡사한 화강암으로 전북 익산의 함열면에서 가져왔다. 선암사 정문 앞 계곡을 가로지르는 승선교는 다리 양측 밑부분이 세월의 무게를 못이겨 차츰 내려 앉으면서 반원 형태가 뒤틀려 1년 8개월 만에 복원됐다. 승선교는 조선 숙종 39년(1713년) 이 사찰 스님인 호암화상이 6년 동안의 공사 끝에 완공했다.선암사 종무소 관계자는 “선암사는 사찰의 터 기운이 세서 다른 절에 있는 사천왕상이 없고,승선교를 건너기만 해도 세속의 잡념과 묵은 때를 털어버린다는 속설이 있다.”고 말했다. 순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해인사 확장공사 불교계 환경운동 ‘딜레마’

    삼보(三寶) 사찰 가운데 하나인 해인사가 대규모 불사건립 계획을 놓고 환경단체와 마찰을 빚고 있다.지금까지 대부분의 사찰들이 환경파괴적인 행위에 대해 비판과 보전운동을 펼쳐왔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불교환경연대를 비롯, 불교단체들까지도 환경운동단체들과 연계,일관된 목소리를 내왔다.하지만 불교환경연대 등이 해인사의 반환경적인 사찰건립 계획에 제동을 걸면서 불교계 환경보전운동이 혼란에 빠졌다.한쪽에선 생태보존을 위해 단식투쟁을 벌이는 마당에,다른 쪽에서는 반환경적인 대형 불사건립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사찰과 환경운동은 불가분의 관계? 그동안 불교계는 북한산국립공원 관통 외곽순환고속도로와 경부고속철도 천성산∼금정산 관통구간 공사 반대 등 굵직한 국책사업에 대해 환경파괴를 우려하며 일관된 목소리를 내왔다. 새만금방조제사업을 반대하며 수경스님이 삼보일배운동을 주도하는 등 환경운동과 불교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비쳐져 왔다.지난달 30일 천성산 환경보존 대책위원장인 지율스님은 고속철도 천성산 구간에 대한 공사중지를 요청하며 12일째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 중이다. 최근 강원도 평창 월정사(주지 정념스님)는 지역환경단체들과 공동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추진 중인 ‘오대산국립공원 월정사∼상원사간(7.8㎞) 도로포장사업’에 대해 환경보호 차원에서 공사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국립공원관리공단은 먼지 발생 등의 이유를 들어 이미 50억원 가량의 예산을 확보,포장공사를 벌일 방침이었다.이에 지역환경단체와 월정사측의 반대에 부딪혀 공사가 유보된 상태다. 월정사측이 도로포장을 반대하게 된 이유는 사찰측과 지역주민,환경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제4교구 오대산 환경위원회’에서 반대결정을 했기 때문이다.위원회는 지역 자연·문화·생태·수행환경보존을 위해 월정사∼상원사간 도로를 비포장 상태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결정했다.월정사∼상원사간 도로 포장재가 친환경적인 포장재가 아니라는 이유도 들었다.친환경적인 자연탐방로 없이 포장이 이뤄진다면 사람과 동물의 피해발생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불교환경연대 사이트(www.budaeco.org)에는 사찰주변 건물과 개발을 둘러싸고 빚어졌던 환경분쟁 사안이 여러 건 올라 있다. ●대형불사 건립놓고 자중지란 이에 반해 경남 해인사는 국립공원 가야산내에 대형 불사건립 계획을 발표,불교환경연대를 비롯한 불교단체와 내부 비판도 거세게 일고 있다. 해인사측은 수행공간 확보를 위해 문화재보호지역에 신행·문화도량(제2사찰)과 조계종 종정 법전스님의 처소로 쓰일 암자(내원암) 건립을 추진 중이다.2006년 완공을 목표로 옛 해인초등학교와 상가건물이 있는 터에 235억원을 들여 8600평 규모의 제2 해인사를 건립할 예정이다.해인사는 이곳에 팔만대장경을 보관할 법당과 일반인을 위한 수행공간과 숙소,대규모 지하주차장을 갖출 계획이다.바로 뒤편에는 건평 390평 규모로 내원암도 세운다는 복안이다. 이에 대해 불교환경연대측은 “해인사의 대형 불사건립은 물량주의에서 비롯된 환경과 전통적 가치의 파괴”라며 “법보(法寶) 종찰인 해인사가 대규모 신행도량을 건립해 환경훼손에 앞장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한불조계종 중앙신도회를 비롯, 전국교사불자연합회,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참여불교 재가연대 등 16개 불교관련 단체도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장경각 인근에 내원암을 짓는 것은 해인사 스스로 문화재와 막대한 자연환경을 외면하는 처사나 다름없다.”며 대형 불사 계획을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해인사내 78명의 소장파 스님들도 “해인 골프장과 가야산 관통로 건설을 저지한 해인사가 대형 불사로 환경을 훼손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환경보존 명분 훼손될까 우려 해인사 대형불사 건립과 관련,환경부는 약 1만평 규모의 신축부지가 국립공원과 문화재 보호지역이어서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해인사는 환경부에 자연보전지역 형태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계속 심의가 미뤄지고 있다. 불교환경연대는 80년대부터 시작된 불사복원이 ‘우선 크게 짓고 보자.’는 식으로 대형화 추세여서 불사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특히 국립공원내 사찰들은 환경보전의 상징처럼 비쳐져 왔는데,자칫 물질적 가치추구의 오명을 갖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황호섭 생태보존국장은 “해인사는 가야산국립공원을 관통하는 59호 국가지원 지방도로 개설사업을 앞장서 막아내는 등 환경보전 운동의 상징적인 사찰”이라면서 “이번 대형사찰 건립 등에 대한 논란으로 업적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해인사는 지난 2001년에도 높이 43m의 청동대불 건립을 추진하다 수경·도법스님과 환경단체의 반발로 취소한 적이 있다.녹색연합 김제남 사무처장은 “불교계가 사찰복원 등 문화재 보호에 충실한 것은 이해되지만 생태환경을 도외시한 무분별한 복원계획은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길 위에서 쓴 편지/허만하 글

    19세기 프랑스의 천재 시인 아르튀르 랭보는 시인을 ‘견자(見者)’에 비유했다.모든 감각을 열어서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현상 너머의 본질을 캐는 통찰력을 시인의 주요 덕목으로 강조한 것.허만하 시인의 ‘길 위에서 쓴 편지’(솔 펴냄)는 이런 통찰력이 잘 스며들어 있는 산문집이다. 허 시인은 지난 1999년 30년 만에 두번째 시집 ‘비는 수직으로 죽는다’를 낸 뒤 문명과 역사에 대한 혜안이 담긴 시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이산문학상·청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그에게 따라 다니는 수식어 ‘깊이 생각하는 시인’‘부박한 문학적 속도전에 대한 저항’ 등의 찬사는 그가 지닌 사유의 깊이를 반영하는데,이 경지는 시 뿐만 아니라 ‘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등 산문집에도 잘 녹아 있다.풍부한 독서량을 바탕으로 뿜어내는 다상량(多商量)으로 유명한 그의 산문은 한층 여유있고 그윽하다. 시인은 “끊임없이 미지(未知)의 길 위에 서고 시시각각 새로운 감수성으로 세계를 받아들이고 싶었다.”는 바람을 담아 길을 나선다.계절의 변화를 따라다니며 강원도,남해,제주도 등지를 걷는다.유명 사찰에서부터 이름없는 산골·바닷가 마을 등 구석구석을 구도자처럼 순례하며 길어 올린 사색의 편린을 39편의 글로 묶었다. ‘시의 길’이기도 한 그 길 위에서 시인은 길과 묻고 대답한다.때로는 한시에서 읽은 지명을 찾아가 얼굴도 모르는 그 시인의 모습을 얹어 공상에 잠긴다.또 추사 김정희의 귀양길을 더듬으며 고결한 예술정신을 추념하기도 하고 이름없는 촌로들의 지혜에서 시심(詩心)을 배운다.굴을 까는 아주머니에게서 갯내가 물씬거리는 ‘현장의 동사(動詞)’를 배우기도 한다.경북 김천 부항재 어귀를 지나다 한 늙은이에게 그 고장 단풍에 대해 물었다가 “산은 움직이지 않는다.가을이 저 혼자 찾아 왔다 떠나는 것이지.”라는 대답을 듣고 그 말의 무게에 놀라 “그가 진짜 시인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며 잠시 멍했던 경험도 들려준다. 산문집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시인의 통찰력은 그의 ‘시원(詩源)’을 잘 보여준다.남들이 매화를 보고 봄의 생명력을 찬양할 때 시인은 홀로 ‘황갈색 겨울’의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예찬한다. 또 오지(奧地)라는 말에서 “아름다움이 스스로를 숨기고 있는 향기”를 맡고 하동 땅 대숲 바람소리에서는 “변경에서 시를 쓰는 외로움을 맑은 긍지로 삼으라는 귀띔”을 듣는다.사진가인 관조 스님과 시인이 찍은 사진이 글의 향기를 더해준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반야병다(般若餠茶)의 향기/여연스님 대흥사 일지암 주지

    밤새 천둥번개가 섞어치며 가느다랗게 숨을 쉬고 있는 문풍지를 흔들어댄다.비를 맞은 처마끝 풍경은 자연의 거대한 오케스트라에 밀려 숨조차 내쉬고 있지 않다. 비가 그친 새벽녘 3평 남짓한 일지암 연못은 마치 한 마리 굶주린 용이 하늘로 승천한 듯 거친 폭포로 변했다.물을 잔뜩 머금은 구름이 바로 곁에 와있다.매일 아침 만나는 아랫녘 대흥사 공양간의 실낱같은 아침연기도 없다. 비를 맞으며 짚으로 엮어만든 초당으로 향한다.어젯밤 잠들기 전에 밀어 넣었던 장작들의 불씨들이 남아있다.불 쑤시개로 뒤엎은 뒤 까실까실한 마른 장작 3∼4개를 다시 밀어 넣었다. 숨어있던 불씨들이 기지개를 켠다.대나무로 엮은 초당의 문을 연다.생의 머어먼 뒤안길에서부터 밀려오는 아련한 향기가 물씬 풍겨나온다.곡우절 참새의 혀처럼 가늘고 여린 연두색 싹들을 모아 솥에서 데쳐내고 둥그렇게 찍어내 말리고 있는 발효차인 ‘반야병다’(般若餠茶)가 안으로 안으로 익어가며 내는 반야의 향기가 나를 알 수 없는 희열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일지암에서 만들고 있는 한국전래의 떡차인 ‘반야병다’는 푸른 진갈색에 둥글거나 모나거나 하게 찍어낸 것들이다.그윽하고 깊은 맛을 내기위해 메주를 띄우는 것처럼 발효를 시켜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 고유의 발효차인 ‘반야병다’인 것이다. 그 맛은 참으로 신묘해 중국의 명차라 불리는 보이차보다 뛰어나다.우리차는 원래 발효차와 반 발효차가 함께 제조됐었다.그 전통이 겨우 몇몇 소수의 장인들에게만 전래되어 왔다.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전통차인 발효차를 제대로 제조해내는 다원들이 많이 늘었다. 초의스님의 제자인 범해각안스님은 발효차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곡우절 맑은날/노오란 싹은/아직 잎이 피지 않았는데/솥에서 데쳐내어 밀실에서 말리네/모나거나 둥근차 찍어내고/죽순 껍질로 안을 말아서 싸네”라며 그 제조 과정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우리전통차를 사랑하는 아주 작은 사람들이 우리차의 맥들을 이어내고 있다.참으로 수고스럽고 자랑스러운 일들이다.그런 우리 차인들에게 아주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최근 우리차의 세계화를 위해 열리는 행사가 있어서 많은 차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농림부를 비롯한 관계기관과 한국차인연합회 명원문화재단 등 한국을 대표하는 차단체들이 함께 모여 ‘우리차 품평’를 개최하는 것이다. 중국은 50년전부터,일본은 30년전부터 자국차의 세계화와 품질경쟁력을 위해 시행해왔던 것이다.어느 통계를 보니 웰빙문화의 정착과 함께 한국의 차 인구가 700만명에 육박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우리차는 이제 대중화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고유의 브랜드를 갖출 우리차에 대한 기준이 없어 생산자나 소비자가 함께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그런 점에서 대한민국 차 품평회는 우리차와 우리 차 문화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격상시킬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여연스님 대흥사 일지암 주지˝
  • [시네마 천국] 9일 개봉 ‘달마야 서울가자’

    속편 영화는 대개 두 종류다.주인공과 줄거리가 전편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거나,전편에서의 익숙한 극적 모티프만 빌려와 완전히 새롭게 뼈대를 세우거나.9일 개봉하는 ‘달마야,서울가자’(제작 씨네월드·타이거픽쳐스)는 전자쪽이다. 스님들과 건달패의 대결을 그린 1편과는 달리 이번엔 카메라가 서울 도심으로 옮겨왔다.큰 스님의 유품을 전해주고자 청명스님(정진영)이 서울로 길을 떠나자 현각스님(이원종)과 대봉스님(이문식)이 따라나선다.서울 도심의 절에 도착한 세 스님들은 뜻밖의 사건에 휘말린다.주지는 온데간데 없고 5억원을 빚진 절에는 불상이든 어디든 할 것 없이 온통 압류딱지가 붙은 상태.절터에 주상복합건물을 지으려는 건설회사의 음모가 맞물려 있음을 감지한 스님들은 건설회사에 고용된 범식(신현준)일당과 번번이 대결한다. 그들로부터 어떻게든 절을 살려내려는 청명스님을 축으로 드라마는 선명한 양극구도를 그리는 듯하다.하지만 틀에 박힌 조폭코미디는 한물갔다는 걸 의식해서일까.한때 조폭이었던 범식 일당은 여느 조폭코미디에서처럼 막가파식 완력을 쓰진 않는다.대봉스님이 잃어버린 로또 영수증을 되찾으려 스님들은 범식 일당과 내기게임을 반복한다. 영화는 두 패로 나뉜 캐릭터 집단을 꾸준히 대치시켜 그때그때 파생되는 ‘웃기는’ 충돌음으로 코미디의 사명을 다하려 했다.훌라후프 오래돌리기,노래방에서 실력 겨루기,폭탄주 오래 마시기 등 대부분의 시간을 두 패의 자존심 싸움 묘사에 할애할 정도. 이렇듯 코믹 에피소드들이 쉴새없이 바통을 잇지만 유쾌지수는 오래가지 못한다.똑같은 유형으로 양쪽 대결에만 집중할 뿐 드라마는 심심할 만큼 단선적이다.관객의 상상력이 끼어들 여지는 손톱만큼도 없다.속(俗)을 무대로 승속(僧俗)이 대결할 때 있음직한 ‘그림’들이 압축미없이 나열된 느낌이다.맥락없이 늘어지는 중반부의 노래방 대결 시퀀스쯤에 이르면 영화의 최종 목표지점이 어디인지 영화도 관객도 모두 길을 잃어버린다. 묵언수행중이라 온몸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이문식의 열연은 다행히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사력을 다해 망가지는 신현준도 에피소드들을 풍성하게 부풀리는 이스트 역할을 무난히 소화해냈다.연출은 ‘아이언 팜’을 만든 육상효 감독.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종교단신]

    ●몽골 생필품 보내기 성취 기원 법회 불교 천태종 ‘나누며 하나되기 운동본부(총재 전운덕 스님)’가 몽골에 총 558박스 분량의 생필품을 지원한다.의류 3만 1747점 등 생필품을 보내기에 앞서 12일 오전 11시 충북 단양 구인사 앞에서 ‘몽골 생필품 보내기 원만 성취 기원 법회’를 봉행한다.지원품은 14일 부산항을 출발해 26일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가톨릭 매스컴상 후보작 공모 천주교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는 제14회 한국 가톨릭매스컴상 수상 후보작을 9월30일까지 공모한다.신문,방송,출판,영화 등 4개 부문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9월30일까지 제작된 작품을 대상으로 모집한다.대상 수상자 1명에게는 상금 300만원,부문별 수상자에게는 100만원이 수여된다.가톨릭 매스컴상은 종교와 종파를 떠나 매스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인류의 보편적 가치 증진에 이바지한 매스컴 종사자에게 준다.(02)460-7624.˝
  • [시네마 천국] 9일 개봉 ‘달마야 서울가자’

    [시네마 천국] 9일 개봉 ‘달마야 서울가자’

    속편 영화는 대개 두 종류다.주인공과 줄거리가 전편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거나,전편에서의 익숙한 극적 모티프만 빌려와 완전히 새롭게 뼈대를 세우거나.9일 개봉하는 ‘달마야,서울가자’(제작 씨네월드·타이거픽쳐스)는 전자쪽이다. 스님들과 건달패의 대결을 그린 1편과는 달리 이번엔 카메라가 서울 도심으로 옮겨왔다.큰 스님의 유품을 전해주고자 청명스님(정진영)이 서울로 길을 떠나자 현각스님(이원종)과 대봉스님(이문식)이 따라나선다.서울 도심의 절에 도착한 세 스님들은 뜻밖의 사건에 휘말린다.주지는 온데간데 없고 5억원을 빚진 절에는 불상이든 어디든 할 것 없이 온통 압류딱지가 붙은 상태.절터에 주상복합건물을 지으려는 건설회사의 음모가 맞물려 있음을 감지한 스님들은 건설회사에 고용된 범식(신현준)일당과 번번이 대결한다. 그들로부터 어떻게든 절을 살려내려는 청명스님을 축으로 드라마는 선명한 양극구도를 그리는 듯하다.하지만 틀에 박힌 조폭코미디는 한물갔다는 걸 의식해서일까.한때 조폭이었던 범식 일당은 여느 조폭코미디에서처럼 막가파식 완력을 쓰진 않는다.대봉스님이 잃어버린 로또 영수증을 되찾으려 스님들은 범식 일당과 내기게임을 반복한다. 영화는 두 패로 나뉜 캐릭터 집단을 꾸준히 대치시켜 그때그때 파생되는 ‘웃기는’ 충돌음으로 코미디의 사명을 다하려 했다.훌라후프 오래돌리기,노래방에서 실력 겨루기,폭탄주 오래 마시기 등 대부분의 시간을 두 패의 자존심 싸움 묘사에 할애할 정도. 이렇듯 코믹 에피소드들이 쉴새없이 바통을 잇지만 유쾌지수는 오래가지 못한다.똑같은 유형으로 양쪽 대결에만 집중할 뿐 드라마는 심심할 만큼 단선적이다.관객의 상상력이 끼어들 여지는 손톱만큼도 없다.속(俗)을 무대로 승속(僧俗)이 대결할 때 있음직한 ‘그림’들이 압축미없이 나열된 느낌이다.맥락없이 늘어지는 중반부의 노래방 대결 시퀀스쯤에 이르면 영화의 최종 목표지점이 어디인지 영화도 관객도 모두 길을 잃어버린다. 묵언수행중이라 온몸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이문식의 열연은 다행히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사력을 다해 망가지는 신현준도 에피소드들을 풍성하게 부풀리는 이스트 역할을 무난히 소화해냈다.연출은 ‘아이언 팜’을 만든 육상효 감독.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7일 TV 하이라이트]

    ●수요예술무대(MBC 밤12시45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주역 가수로 활약 중인 소프라노 홍혜경이 메조소프라노 제니퍼 라모어,테너 조지프 칼레야,바리톤 김동섭 등 3명의 친구들과 함께한 오페라 갈라 콘서트.프리마돈나 홍혜경이 6월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쳤던 오페라 갈라 콘서트를 방송한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근대 기상 100주년을 맞이해 기상 예보는 물론 기상 변화까지 기상청 신경섭 예보국장에게 들어본다.장마, 태풍등 기상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정확·신속한 기상 예보를 위해 1999년 슈퍼 컴퓨터 1호 도입에 이어 올해 10월 슈퍼 컴퓨터 2호 도입을 통해 첨단 기상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있다. ●우리시대의 성(EBS 오후 10시20분) 첨단기술의 발달과 초고속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 사이버 음란물에 노출되어 있고,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인터넷에 떠도는 음란물의 실태를 파악해본다.음란물을 막으려는 노력과 어려움은 어떤 것인지를 사이버 수사대,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찾아가 본다. ●인생극장(iTV 오후 10시50분) 형수의 과거를 알아챈 도련님과 계속 숨기려는 형수와의 은밀한 거래.하지만 가만히 당할 형수가 아니다.조폭 형수의 기막힌 반전, 그 속을 들여다 본다.천주교 신자인 물리치료사 수연의 일상에 잊지 못할 스님이 등장한다.언제부터인가 스님의 행적은 묘연해지고,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데….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노화현상을 유발하는 원인을 진단하고,특히 인체의 내적·외적 노화 원인을 두루 갖춘 피부 노화의 증상을 양·한방 전문의가 함께 검진해본다.또한 10년 젊게 보이는 피부경락과 노화예방법,손쉬운 생활습관 등 조금만 노력하면 늦출 수 있는 ‘노화방지법’을 알아본다. ●4월의 키스(KBS2 오후 9시50분) 채원에게서 결혼선물로 손수 만든 무릎덮개를 받은 재섭은 회사 출장을 핑계로 채원에게 결혼식을 미루자고 하고 채원은 당황한다.한편 정우는 유학준비를 하는 진아를 찾아가 재섭의 일을 털어놓는다.재동과 순영의 결혼식날,재섭은 채원에게 줄 결혼예물시계를 재동에게 선물한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영실의 방문에 놀란 정애는 희수가 진국을 이용해 경매를 취하했다는 말에 기가 막힌다.정식과 정애는 자초지종을 물으며 희수를 다그친다.지혜와 재민은 휴대전화까지 꺼놓고 둘만의 시간을 갖고,민섭과 선자는 밤늦도록 자식 걱정에 전전긍긍하다 사돈 때문이라고 서로를 의심한다. ˝
  • 신임 서울교구장 박경조신부

    “성공회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은 포용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너와 내가 서로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지요.동성애나 안락사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민족·국가별로 처한 환경에 따라 달리 받아들이는 것을 허용하는 포용력이야말로 성공회의 큰 강점입니다.” 최근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임시 의회에서 내년 11월 은퇴하는 정철범 서울교구장 후임으로 선출된 박경조(60) 신부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성공회의 포용성을 바탕으로 교회일치와 환경운동 등 사회운동에 적극 나설 계획임을 거듭 밝혔다. 박 신부는 “교회일치와 환경운동 중에서도 성공회의 교리와 부합하는 교회일치에 대해 특히 관심이 많다.”며 “성공회가 앞장서 교회간 통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 신부는 “환경보호에 나서야 할 일부 교회와 사찰들이 오히려 환경 파괴를 자행한다.”며 “소비지향적이고 개발지상주의로 빠르게 바뀌어가는 우리 사회를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집단체로 만들기 위해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신부는 교구장 임명과 관련해 생명과평화 탁발 순례단을 이끌고 있는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으로부터 축하전화를 받았다고 귀띔한 뒤 “사회의 도덕성과 건강성은 사회의 주류가 약자를 어떻게 배려하는지에 달렸으며 정치야말로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며 정치인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박 신부는 고려대 재학 시절 영어영문학과 교수인 김진만 현 성공회대 교수에게서 배우면서 이재정 신부와 함께 성공회에 입문했다.조만간 주교 서품을 받아 현 서울교구장인 정 주교의 직무를 보좌한 뒤 정 주교의 정년퇴임 이후 교구장 주교로 승좌한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1)바닷가 절집 해남 ‘미황사’

    습관처럼 땅끝으로 간다.먼 해남의 땅끝으로 가야지 왠지 본격적인 바다가 시작될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다.사실 나로서는 ‘땅의 끝’이라는 ‘육지 중심적 사고’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땅끝이 아니라 바다로 진출한 곶(串)이기 때문이다.육지의 끝은 바다의 시작이기도 하기 때문에 시작과 끝을 따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땅끝의 남도 바닷길을 가다가 ‘엉뚱하게’ 산 속으로 들어가 본다.바다 대신에 역설적으로 산에서부터 출발하려는 것이니,해중산인(海中山人)의 속깊음을 미황사에서 확인해보려 함이다.바다와 육지가 둘이 아니라는 불이(不二)의 뜻깊은 변증의 세계가 미황사에서 펼쳐지고 있다. 땅끝이 국토의 남쪽 끝이라면 미황사는 육지 절집의 최남단이다.미황사는 남도에서 바다로 가는 매혹의 길목 풍경을 가장 잘 껴안고 있다.동백나무숲,장중한 부도밭,기암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달마산(達摩山),그리하여 ‘호남의 금강산’으로까지 불린다.그 무엇보다 미황사 대웅보전 기둥 주춧돌을 잊지 못하리라.주춧돌의 게딱지와 거북이를 생각하는 탓이다.왜 바다에 사는 게와 거북이를 양각으로 새겨놓았을까. 문제는 달마산에 오르면 풀린다.남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예의 땅끝은 물론이거니와 완도와 진도,그네들 섬에 딸린 조도군도를 위시한 자잘한 다도해의 ‘호수’들,심지어 날씨에 따라서는 한라산 봉우리까지 잡힌다.그 산자락에 미황사가 안겨있으니,산이 바다를 안고 바다가 산을 품은 격이다. 달마산에서 맞이하는 다도해 낙조는 또한 무엇에 비할 것인가.어느 석수쟁이가 있어 불현듯 게와 거북이를 새겨놓았으리라.왜 그랬을까.숙종 18년(1692)에 민암(閔,1634∼1692)이 지은 미황사사적비(美黃寺事蹟碑)를 보자.‘신라 경덕왕 8년 8월12일,홀연 돌로 만든 배 한 척이 달마산 아래 사자포구에 와 닿았다.하늘에서 들리는 음악인 듯 범패소리가 배 안에서 계속 들려오기에 어부들이 가까이 가 살펴보려고 하자 배는 문득 멀어져버렸다.소식을 들은 의조화상(義照和尙)이 향도 100명과 함께 해안가에 가 기도를 올리자 돌배가 뭍에 닿았는데,금옷 입은 사람이 노를 잡고 서있었으며,경전과 불상이 가득하였다.또한 배 안에 있던 검은돌이 벌어지며 검은 소 한 마리가 나타났다.이날 밤 의조화상이 꿈을 꾸었는데 금옷 입은 자가 말하기를,나는 본디 우전국(優 國:인도)의 왕으로 여러 나라를 두루 다니며 경상(經像)을 모실 곳을 구하다 달마산 꼭대기에 일만 분의 부처님이 나타난 것을 보고 이곳으로 찾아왔노라.경전을 소에 싣고 가다보면 소가 누워서 일어나지 않는 곳이 있을 터이니,그곳이 곧 경전을 안치할 만한 장소라.이에 의조화상이 소에 경을 싣고 가는데,산골짜기에 이르러 소가 크게 울며 죽었다.소가 누워 죽은 그 골짜기에 미황사를 짓고 상을 봉안하였다.’ 미황사의 ‘미’는 소의 울음소리에서 취한 글자요,‘황’은 사람의 색에서 취한 것이라 하였으니,사적비의 연기설화와 절집 이름이 일치한다.그런데 비문에 이르기를,당시 돌에서 나온 소며 금옷입은 사람 이야기 따위는 허황하고 망연하여 세상의 귀로는 믿기 어려운 일이라 하였다.그러나 연대의 고증을 그저 추측이라고만 할 수 없는 것이,패엽경과 탱화 등이 있어 완연하게 밝힐 수 있다고 하였다. ●대웅전은 부처님 모시고 온 배 사적비가 세워진 조선후기까지 남아있던 이들 증거물은 불행히도 현존하지 않는다.그러나 대웅전의 우물천장에 범어(梵語)로 쓰여져 있으며,인도에서 경상을 실어 보낸 배가 이곳에 도착하였다는 데서 국제적 해상교류의 느낌이 전해진다.완도 청해진이 지척이니 이 일대 해상세력들의 서원(誓願)으로 미황사가 창건됐음직하다.사찰 창건에 필요한 주요 물자들도 해상에서 들여왔고,미황사 창건에 당대 해상세력들의 직·간접적 지원과 참여도 있었을 것이다. 주지 금강스님은 미황사 연기설화(緣起說話)를 반야용선(般若龍船)으로 해석하였거니와 건축학자 양상현(순천향대)도 같은 입장이다.대웅전 주춧돌에 게와 거북이 노닐고 있으니 주춧돌과 그 아래의 기단은 바다를 상징한다.대웅보전은 바다 위에 떠있는 배가 되는 것이다. 바닷길로 부처님을 모시고 온 배를 상징함이다.바다 절집의 압권은 부도밭이다.서편의 아름다운 동백숲 길을 따라 10분 정도를 들어가면 달마산을 배경으로 부도와 탑비가 모셔져 있다.남쪽과 서쪽 부도밭 2개다.곳곳에 장엄된 부도 조각에는 서남해의 해산물과 우리 국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동식물들을 문양의장으로 채용하고 있다. 게와 물고기,거북이,심지어 다리를 꼰 오리,방아찧는 토끼에 이르기까지 자유분방한 장엄으로 가득차 있다.엄정하고 단아할 뿐더러 소박하기까지 하여 일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는 조선후기 부도양식에서 이처럼 ‘장난치듯’ 민화풍 풍속의 세계관을 펼치고 있음은 미술사적 전환을 암시한다.문화사적으로도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작은 혁명’을 성취하고 있는 중이다.유독 해산물이 자주 등장함은 연기설화와 더불어 미황사가 바다와 불가분의 관계임을 암시한다. 부도밭의 주인공들은 서산(西山)대사의 제자들.서산은 임란 후 자신의 의발(衣鉢)을 저 멀리 남쪽 해남 대둔사(대흥사)에 전수한다.그로부터 서산의 법맥은 강진의 만덕사,해남의 대둔사와 미황사로 그 영향력이 확대되어 간다.이렇게 해서 미황사는 서산의 후예들이 남도불교를 일으킨 진흥지가 되었고,이 부도들이 당대의 역사를 웅변해 준다. 조선 후기에만 3번에 걸친 중창불사가 이뤄졌으나 300여년이 지난 지금은 다만 부도군만이 오롯이 자취로 남아있다. 재미있는 것은 부도밭의 주인공들이 대개 인근 해변이나 섬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는 점.7대 종사 연담(蓮潭)은 수륙도장(水陸道場)을 개설하였는 바,바다에 인접한 미황사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대둔사 8대종사 운봉(雲峰)은 가끔씩 섬으로 숨어들어가 자신의 초가집 암자에 야은(野隱)이라는 편액을 걸고 살기도 하였다.금하(錦河)는 장산도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고기를 잡을라치면 살 수 있는 것을 골라 물 속에 넣어 살려주었다고 한다.즉원(卽圓)은 정조 18년(1794)에 궁복도(弓福島)에 있는 암자에서 열반에 들었다. 부도에 유난히 해산물이 많음은 부도의 주인공들이 바다에서 태어나서 바다로 되돌아 갔음을 암시한다.천진난만한 물고기와 거북이,게 그림에서 흡사 이중섭이 제주도 피란시절에 그렸던 그림이 떠오른다.지고의 경지에 이르면 이렇듯 천진한 어린이들 세계로 빠져드는 것일까.장난치듯 새겨놓은 해산물에서 바다 냄새가 달마산 자락까지 배어있음을 감지한다. ●장난치듯 새겨놓은 부도조각 바다는 늘 인자한 것만은 아니다.120여년 전 해남 출신 주지 혼허(渾虛)와 40여명의 스님들이 바다에서 몰살당한 전설도 전해진다.중창불사를 위한 군고단(軍鼓團)을 이끌고 완도와 청산도로 향하다 조난당해 젊은 스님들이 모두 수장되고 말았다.그후 절은 폐사되다시피 몰락의 길을 걷는다.지금도 사하촌(寺下村) 사람들은 비바람이 을씨년스러운 날이면 ‘미황사 스님들 군고치듯한다.’고 한다.인근 송지면 산정리의 농기에는 삿갓 쓴 스님들이 거북을 타고 있는 그림이 전해진다. 땅끝으로 가는 길을 잠시 접고 미황사에 머물 수밖에 없는 소이는 이와 같음이다.바다가 산을 벗하고,산이 바다를 벗하여 산중에 반야용선을 들여놓았고,게와 거북이와 물고기를 풀어놓았음이랴.지금은 남도의 끝자락으로 불리지만,청해진을 필두로 동북아를 주름잡던 해상세력의 근거지가 이 일대였으니 ‘땅의 끝은 바다의 시작’이란 말이 실감난다.달마산에서 ‘왜 달마란 이름이 남쪽으로 왔는가.’를 통속적으로 묻는 것은 참으로 부질없는 것이니,‘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와 있듯 이미 남송(南宋) 사람들에게도 달마산은 영험한 도량으로 알려져 있었음직하다.1281년 겨울에 남송의 배가 표류하여 근역에 당도하였을 때,달마산을 보고 ‘우리나라에서는 그 이름만 듣고도 멀리 공경할 뿐인데,그대들은 이곳에서 생장했으니 부럽고 부럽도다.이 산은 참으로 달마대사가 상주할 땅이다.’고 하였다. 신라시대는 물론이고 고려시대까지도 국제 해상교류의 중심처였음을 설명함과 아울러 달마산의 국제적 위상까지 설명해 줌에랴. ‘택리지’에 이르길,해남 근역들은 모두 살기에 부적당하고 하였다.그러나 육지 중심이 아니라 바다 중심의 세계관적 전환을 고려한다면,그 언설을 전면적으로 승인하기는 곤란하리라.더군다나 바다가 절집에서 숨쉬는 풍경을 보노라면 바다와 육지를 가르는 불이(不二)를 도저히 용인할 수 없으리라.˝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1)바닷가 절집 해남 ‘미황사’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1)바닷가 절집 해남 ‘미황사’

    습관처럼 땅끝으로 간다.먼 해남의 땅끝으로 가야지 왠지 본격적인 바다가 시작될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다.사실 나로서는 ‘땅의 끝’이라는 ‘육지 중심적 사고’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땅끝이 아니라 바다로 진출한 곶(串)이기 때문이다.육지의 끝은 바다의 시작이기도 하기 때문에 시작과 끝을 따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땅끝의 남도 바닷길을 가다가 ‘엉뚱하게’ 산 속으로 들어가 본다.바다 대신에 역설적으로 산에서부터 출발하려는 것이니,해중산인(海中山人)의 속깊음을 미황사에서 확인해보려 함이다.바다와 육지가 둘이 아니라는 불이(不二)의 뜻깊은 변증의 세계가 미황사에서 펼쳐지고 있다. 땅끝이 국토의 남쪽 끝이라면 미황사는 육지 절집의 최남단이다.미황사는 남도에서 바다로 가는 매혹의 길목 풍경을 가장 잘 껴안고 있다.동백나무숲,장중한 부도밭,기암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달마산(達摩山),그리하여 ‘호남의 금강산’으로까지 불린다.그 무엇보다 미황사 대웅보전 기둥 주춧돌을 잊지 못하리라.주춧돌의 게딱지와 거북이를 생각하는 탓이다.왜 바다에 사는 게와 거북이를 양각으로 새겨놓았을까. 문제는 달마산에 오르면 풀린다.남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예의 땅끝은 물론이거니와 완도와 진도,그네들 섬에 딸린 조도군도를 위시한 자잘한 다도해의 ‘호수’들,심지어 날씨에 따라서는 한라산 봉우리까지 잡힌다.그 산자락에 미황사가 안겨있으니,산이 바다를 안고 바다가 산을 품은 격이다. 달마산에서 맞이하는 다도해 낙조는 또한 무엇에 비할 것인가.어느 석수쟁이가 있어 불현듯 게와 거북이를 새겨놓았으리라.왜 그랬을까.숙종 18년(1692)에 민암(閔,1634∼1692)이 지은 미황사사적비(美黃寺事蹟碑)를 보자.‘신라 경덕왕 8년 8월12일,홀연 돌로 만든 배 한 척이 달마산 아래 사자포구에 와 닿았다.하늘에서 들리는 음악인 듯 범패소리가 배 안에서 계속 들려오기에 어부들이 가까이 가 살펴보려고 하자 배는 문득 멀어져버렸다.소식을 들은 의조화상(義照和尙)이 향도 100명과 함께 해안가에 가 기도를 올리자 돌배가 뭍에 닿았는데,금옷 입은 사람이 노를 잡고 서있었으며,경전과 불상이 가득하였다.또한 배 안에 있던 검은돌이 벌어지며 검은 소 한 마리가 나타났다.이날 밤 의조화상이 꿈을 꾸었는데 금옷 입은 자가 말하기를,나는 본디 우전국(優 國:인도)의 왕으로 여러 나라를 두루 다니며 경상(經像)을 모실 곳을 구하다 달마산 꼭대기에 일만 분의 부처님이 나타난 것을 보고 이곳으로 찾아왔노라.경전을 소에 싣고 가다보면 소가 누워서 일어나지 않는 곳이 있을 터이니,그곳이 곧 경전을 안치할 만한 장소라.이에 의조화상이 소에 경을 싣고 가는데,산골짜기에 이르러 소가 크게 울며 죽었다.소가 누워 죽은 그 골짜기에 미황사를 짓고 상을 봉안하였다.’ 미황사의 ‘미’는 소의 울음소리에서 취한 글자요,‘황’은 사람의 색에서 취한 것이라 하였으니,사적비의 연기설화와 절집 이름이 일치한다.그런데 비문에 이르기를,당시 돌에서 나온 소며 금옷입은 사람 이야기 따위는 허황하고 망연하여 세상의 귀로는 믿기 어려운 일이라 하였다.그러나 연대의 고증을 그저 추측이라고만 할 수 없는 것이,패엽경과 탱화 등이 있어 완연하게 밝힐 수 있다고 하였다. ●대웅전은 부처님 모시고 온 배 사적비가 세워진 조선후기까지 남아있던 이들 증거물은 불행히도 현존하지 않는다.그러나 대웅전의 우물천장에 범어(梵語)로 쓰여져 있으며,인도에서 경상을 실어 보낸 배가 이곳에 도착하였다는 데서 국제적 해상교류의 느낌이 전해진다.완도 청해진이 지척이니 이 일대 해상세력들의 서원(誓願)으로 미황사가 창건됐음직하다.사찰 창건에 필요한 주요 물자들도 해상에서 들여왔고,미황사 창건에 당대 해상세력들의 직·간접적 지원과 참여도 있었을 것이다. 주지 금강스님은 미황사 연기설화(緣起說話)를 반야용선(般若龍船)으로 해석하였거니와 건축학자 양상현(순천향대)도 같은 입장이다.대웅전 주춧돌에 게와 거북이 노닐고 있으니 주춧돌과 그 아래의 기단은 바다를 상징한다.대웅보전은 바다 위에 떠있는 배가 되는 것이다. 바닷길로 부처님을 모시고 온 배를 상징함이다.바다 절집의 압권은 부도밭이다.서편의 아름다운 동백숲 길을 따라 10분 정도를 들어가면 달마산을 배경으로 부도와 탑비가 모셔져 있다.남쪽과 서쪽 부도밭 2개다.곳곳에 장엄된 부도 조각에는 서남해의 해산물과 우리 국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동식물들을 문양의장으로 채용하고 있다. 게와 물고기,거북이,심지어 다리를 꼰 오리,방아찧는 토끼에 이르기까지 자유분방한 장엄으로 가득차 있다.엄정하고 단아할 뿐더러 소박하기까지 하여 일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는 조선후기 부도양식에서 이처럼 ‘장난치듯’ 민화풍 풍속의 세계관을 펼치고 있음은 미술사적 전환을 암시한다.문화사적으로도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작은 혁명’을 성취하고 있는 중이다.유독 해산물이 자주 등장함은 연기설화와 더불어 미황사가 바다와 불가분의 관계임을 암시한다. 부도밭의 주인공들은 서산(西山)대사의 제자들.서산은 임란 후 자신의 의발(衣鉢)을 저 멀리 남쪽 해남 대둔사(대흥사)에 전수한다.그로부터 서산의 법맥은 강진의 만덕사,해남의 대둔사와 미황사로 그 영향력이 확대되어 간다.이렇게 해서 미황사는 서산의 후예들이 남도불교를 일으킨 진흥지가 되었고,이 부도들이 당대의 역사를 웅변해 준다. 조선 후기에만 3번에 걸친 중창불사가 이뤄졌으나 300여년이 지난 지금은 다만 부도군만이 오롯이 자취로 남아있다. 재미있는 것은 부도밭의 주인공들이 대개 인근 해변이나 섬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는 점.7대 종사 연담(蓮潭)은 수륙도장(水陸道場)을 개설하였는 바,바다에 인접한 미황사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대둔사 8대종사 운봉(雲峰)은 가끔씩 섬으로 숨어들어가 자신의 초가집 암자에 야은(野隱)이라는 편액을 걸고 살기도 하였다.금하(錦河)는 장산도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고기를 잡을라치면 살 수 있는 것을 골라 물 속에 넣어 살려주었다고 한다.즉원(卽圓)은 정조 18년(1794)에 궁복도(弓福島)에 있는 암자에서 열반에 들었다. 부도에 유난히 해산물이 많음은 부도의 주인공들이 바다에서 태어나서 바다로 되돌아 갔음을 암시한다.천진난만한 물고기와 거북이,게 그림에서 흡사 이중섭이 제주도 피란시절에 그렸던 그림이 떠오른다.지고의 경지에 이르면 이렇듯 천진한 어린이들 세계로 빠져드는 것일까.장난치듯 새겨놓은 해산물에서 바다 냄새가 달마산 자락까지 배어있음을 감지한다. ●장난치듯 새겨놓은 부도조각 바다는 늘 인자한 것만은 아니다.120여년 전 해남 출신 주지 혼허(渾虛)와 40여명의 스님들이 바다에서 몰살당한 전설도 전해진다.중창불사를 위한 군고단(軍鼓團)을 이끌고 완도와 청산도로 향하다 조난당해 젊은 스님들이 모두 수장되고 말았다.그후 절은 폐사되다시피 몰락의 길을 걷는다.지금도 사하촌(寺下村) 사람들은 비바람이 을씨년스러운 날이면 ‘미황사 스님들 군고치듯한다.’고 한다.인근 송지면 산정리의 농기에는 삿갓 쓴 스님들이 거북을 타고 있는 그림이 전해진다. 땅끝으로 가는 길을 잠시 접고 미황사에 머물 수밖에 없는 소이는 이와 같음이다.바다가 산을 벗하고,산이 바다를 벗하여 산중에 반야용선을 들여놓았고,게와 거북이와 물고기를 풀어놓았음이랴.지금은 남도의 끝자락으로 불리지만,청해진을 필두로 동북아를 주름잡던 해상세력의 근거지가 이 일대였으니 ‘땅의 끝은 바다의 시작’이란 말이 실감난다.달마산에서 ‘왜 달마란 이름이 남쪽으로 왔는가.’를 통속적으로 묻는 것은 참으로 부질없는 것이니,‘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와 있듯 이미 남송(南宋) 사람들에게도 달마산은 영험한 도량으로 알려져 있었음직하다.1281년 겨울에 남송의 배가 표류하여 근역에 당도하였을 때,달마산을 보고 ‘우리나라에서는 그 이름만 듣고도 멀리 공경할 뿐인데,그대들은 이곳에서 생장했으니 부럽고 부럽도다.이 산은 참으로 달마대사가 상주할 땅이다.’고 하였다. 신라시대는 물론이고 고려시대까지도 국제 해상교류의 중심처였음을 설명함과 아울러 달마산의 국제적 위상까지 설명해 줌에랴. ‘택리지’에 이르길,해남 근역들은 모두 살기에 부적당하고 하였다.그러나 육지 중심이 아니라 바다 중심의 세계관적 전환을 고려한다면,그 언설을 전면적으로 승인하기는 곤란하리라.더군다나 바다가 절집에서 숨쉬는 풍경을 보노라면 바다와 육지를 가르는 불이(不二)를 도저히 용인할 수 없으리라.
  • [다음네티즌이 꼽은 서울신문] 월급 180만원 민노당 의원들 어떻게 살까(6월 30일자 1면)

    |서울신문 박록삼 기자|‘출·퇴근은 지하철로,식사는 국회 직원식당에서,외모 꾸밈은 검소하게,나머지 씀씀이는 짠돌이답게….’ 다른 정당 의원회관실이라면 9급 직원 수준에 불과할 한달 180만원의 월급(예상액)을 받는 민주노동당 의원이 ‘여의도 1번지’에서 살아가는 방식이다.하지만 새어 나오는 한숨과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17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2500원짜리 의원회관 직원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한다.또 지하철 이용의 ‘불편함’도 감수한다.단벌신사는 아니지만 몇벌 안 되는 옷을 항상 깨끗이 입으려고 노력한다.승용차는 아예 없거나 중고 아반떼,중고 스타렉스 등이 주종이다.노회찬 의원은 국회에서 자전거를 탄다. 더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으로 ■ 100자 의견 ●계속 지켜보시죠…-임영재님 서민의 입장에서 살아본 사람이 그 사정을 가장 잘 알 수 있겠죠. ●존경합니다-강아지님 지금까지의 정치꾼들은 늘 작심삼일이었으니까.기대하는 많은 서민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랄 뿐. ●일만 잘하면…-그랑다르메님 840만원 받아서 1억어치의 일을 하기를 바란다. ●먹고는 살아야지…-이상민님 국회의원이 세비를 많이 받는 이유는 일을 많이 하라고 지급되는 건데. ●국회의원 연봉 왜 쎈 줄 아나-이카루스님 국회의원이 배고프고 주리면 과연 잘 정치하겠다.뒷돈 받아 처먹지. ●민노당의 저력을 보여주세요!-산바람님 뒷돈이나 받아먹고 한끼에 몇만원짜리 식사를 하는 국회의원들에게 한방 먹여주세요! ●공약때문에-IT병특병님 지켜야죠.그래야 그거에 홀딱 반해 찍은 사람 안 억울하지.요번만 힘들어도 참아보소. ●국회의원 철도비 무료의 의미-북풍님 특권을 위해 부여된 게 아니라 경비 부족한 의원을 보좌하기 위해.또 지방이든 어디든 의정활동을 보다 원활히 하기위해….˝
  • 해인사 대규모 佛事 재고를/김희욱 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원장

    해인사(海印寺).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대장경 판전과 팔만대장경을 보유하고 있는 법보종찰.여기에 불자들이 해인사를 자랑스러워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현대에만도 효봉,동산,자운,성철,영암,일타,혜암 스님과 같은 훌륭한 수행자들을 배출한 대표적 수행도량이기 때문이다. 해인사가 발표한 불사계획을 살펴보면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일반인과 불자들을 위한 산사출가체험관·도서관 등 신행문화도량이 들어선다고 하지만,사찰음식 전문식당,다원,극기훈련장,전시장 등의 시설을 지을 계획이라고 하니,관광단지로 개발되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지하에 3000여평에 달하는 주차장을 짓겠다는 것도 대규모 관광객을 유입하겠다는 발상 같아 씁쓸하다.큰 걱정은 두 가지다. 첫째,대장경과 대장경을 모신 판전과 같이 해인사가 보유한 세계적 문화유산에 이번 불사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판전의 경우 바람과 습도 등 자연환경의 영향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00m 골짜기 아래 8000여평 이상의 대규모 시설이 들어섰을 경우 그 영향은 누구도 쉽게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할 것이다.더구나 판전에서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에 암자를 신축하겠다는 계획은 어불성설이다. 둘째,해인사를 오늘의 해인사로 가능하게 해주었던 스님들의 수행환경이 혹시 침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해인사에는 지금도 신도회가 없다.여기에 어떤 불자도 문제제기를 한 적이 없다.해인사만큼은 스님들의 수행처로 유지돼야 한다는 공감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해인사 앞을 지나는 59호 국도를 확장하려고 했을 때에도,2㎞ 떨어진 곳에 골프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에도 스님들,재가불자들이 온 몸으로 막은 것은 그 때문이었다.그런데 불과 700m 떨어진 곳에,그것도 해인사 스스로가 대규모 관광문화단지를 조성한다고 하니 걱정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불사가 마무리됐을 때의 상황을 가정해 보자.주말마다 수천명 이상이 해인사를 방문할 것이며,자동차 배기가스,오폐수 방류,소음공해 등으로 주변 생태환경은 크게 훼손될 것이다.이로 인해 얼마 안가 판전의 대장경이 급속하게 부식돼 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해인사 스님들의 수행환경이 크게 훼손당해 수행자들이 부득이하게 해인사를 떠나는 경우가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최악의 가정이긴 하지만,수많은 개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걱정이 현실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과거 역사에 안주해 해인사를 있는 그대로만 유지하자고 할 수는 없다.일반인들이 쉽게 묵어갈 수 있는 현대식 시설도 필요하고,문화체험도 중요할 것이다.도심 인근에 그런 시설이 들어서는 것이야말로 필자나 불자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광화문 도심 빌딩 사이에 초가집이 어울리지 않듯이 그런 시설이 있어야 할 곳과 없어야 할 곳이 있다. 많은 현대인들이 수행전통과 역사문화의 상징으로 기억하는 해인사가 스스로 이 가치와 자부심을 훼손해서는 안될 것이다.해인사가 지금이라도 불사계획을 전면 보류하고,광범위한 여론수렴 절차 밟기를 희망한다.이런 번거로움이라면,백번을 허송해도 후회가 없을 만큼 중요한 곳이 바로 해인사이기 때문이다. 김희욱 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원장˝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51)장승의 마음은 하늘의 마음이다(上)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51)장승의 마음은 하늘의 마음이다(上)

    ●장승연구 소홀… 민중정신사 소외시키는 것 판소리 ‘흥부가’의 ‘박타령’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늘어선 조를 보면 대촌 당산 법슈(法首) 갓고’하는 부분이다.이 법슈(法首)는 벅수,법수라고 부르는 장승을 말하는데,이 말은 중국,일본의 문화와 아무 관련 없는 우리나라 토종이다. 장승 얘기는 가루지기타령(변강쇠타령)에 보다 상세하게 나온다.그 내용을 정리하자면 이렇다.즉 천하잡놈 강쇠가 산에 나무하러 가서 산고개에 서 있는 장승을 뽑아와 방에 군불을 때고 자다가 장승 동티로 죽어버린다.그러자 팔자 한번 겁나게 드센 옹녀가 강쇠놈 시체를 치우기 위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다.길손들이 강쇠 시신을 치우려고 하다가 변을 당하는 이야기다. 생활 토대를 잃어버리고 떠돌아다니는 유랑민의 참담한 생활상을 주제로 하고 있는 변강쇠타령의 비극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 장승이다. 우리나라 상류 사회의 신앙이었던 유교·불교와 관련된 역사와 미술은 많은 연구 성과물을 가지고 있지만 민중의 정신사라 할 수 있는 무속과 장승 연구 업적은 그리 많지 않다.무속 연구도 귀족 취향적 풍토에 머물러 있어서 무속의 참모습을 제대로 드러내는데는 한계를 지녔다.장승 연구가 희귀한 까닭은 민중의 정신사가 소외되고 있음을 뜻한다.안타깝고 또 잘못된 일이다.크게 후회할 일이다. ●‘살아있는 장승’ 갈촌선생을 뵙다 이같은 민중정신사의 소외 속에서도 30년 가까이 한국의 탈과 장승 연구에 삶을 녹여 넣고 있는 갈촌 이도열(李道烈·58·갈촌 탈 박물관장 겸 장승학교 교장) 선생을 만났다.그는 한국의 탈과 장승연구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자이자 살아 있는 장승 그 자체로 통하는 귀하고도 고마운 분이다.오광대의 고장 경남 고성에 있는 ‘갈촌 탈 박물관’에서 탈과 장승에 관한 선생의 깨달음을 전해 들었다. 문:탈과 장승에 관한 생각을 언제부터 골똘히 하게 되셨는지요. 李:농과대학을 다니다가 군대에 나갔는데,훈련 중에 허리를 크게 다치는 바람에 일찌감치 제대를 했지요.그 길로 아버지께서 경영하시던 한우 비육 농사를 도우면서 농사를 시작했습니다.고향에서 살아가려면 농사 외에 다른 뜻 있는 일을 함께 해야만 보다 온전한 삶이 되지 않겠나 싶어서 이것 저것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지요. ●‘고성오광대’는 신명의 원천 ‘고성오광대’가 눈에 들어오더군요.젊은 내가 땀흘려 배우고 지켜나가야 할 몫이라는 생각을 했지요.농사가 육신을 키우고 지켜주는 신명이라면 오광대의 춤과 노래는 영혼을 맑게 해주고 자라나게 하는 신명의 원천이라고 여겼지요. 오광대 춤을 배우게 되면서 한 가지 의심이면서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게 되더군요.탈을 만드는 문제였어요.탈의 눈,코,색깔,크기 등이 매우 다양한데 그 까닭을 알고 싶었어요.그런데 내 의문을 풀어 줄 만한 문헌,자료가 우리나라에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더욱 더 풀기 어려운 의문에 휩싸이게 되었지요. 이같은 의문을 안은 채 농사를 계속했지요.70년대 초반 우리나라 농촌이 대개 다 그러했듯이 고향을 떠나는 풍조가 만연하는 가운데서도 농촌에 남은 청년들은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우회(農友會)를 조직하여 연대하기 시작했지요.이 농우회를 근간으로 하여 가톨릭 농민회를 만들어 이끄는 일을 맡기도 했지요. ●농민의 역사 안에서 생겨난 탈 한국 농업이 어려움에 봉착하고 농촌이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저는 역설적으로 농민과 농업,농촌 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지요.농업(농사)은 한국 문화의 원형이며,농민은 그 문화의 어머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탈은 그 농사와 농민의 역사 안에서 생겨났다는 것도 알았지요.좀 복잡하지만 계기라면 계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흔히 탈과 장승은 조금 다른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어떤 관계로 봐야 합니까? 李:탈은 세 종류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태양탈,신앙탈,예능탈이지요.태양탈은 구석기,신석기시대 또는 그 이전에도 이루어진 여러 종류의 암각화,상형문자들을 말합니다.어둠,추위,맹수의 공격,식량,종족의 번식,사냥,태양의 힘 등과 인간의 생존 관계를 상징하는 그림들이지요.신앙탈은 고인돌,선돌,장승 등 자연의 섭리로부터 인간이 보호받게 되기를 갈망하면서 만들게 된 것인데,주술성을 중요하게 여기지요.종족 보호,건강과 식량의 확보를 위해 하늘에 기원하는 마음을 돌이나 나무에다 새긴 것이지요.예능탈은 주술성이 없어지고 단지 유희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모든 ‘탈’의 근원은 욕심 문:그렇다면 ‘탈’이란 말은 어떤 의미를 지녔으며,언제부터 나타났을까요? 李:(웃음을 머금으면서)사람 사는 세상엔 참 탈도 많지요.배탈,해탈,돈탈,명예탈,온갖 욕심으로 해서 생기는 탈로 해서 한시도 탈 안 나고 살기 어렵지요. 배탈이 왜 생기는가? 사람이 태어나면서 어머니 젖꼭지부터 물지요.그 젖을 먹으면서 탈이 시작됩니다.어머니가 음식을 잘못 먹으면 젖먹이한테 배탈이 나거든요.젖을 너무 많이 먹어도 배탈이 나지요.몸은 거부하는데 욕심 때문에 자꾸 먹다보니 탈이 나지요.배탈은 생기기 전에 자신이 알고 있습니다.알면서 욕심을 억누르면 탈이 안생기지요.모든 탈의 근원은 욕심입니다.돈탈,명예탈은 목숨도 앗아가지요. 스님들은 내 마음의 어둠,고통,번뇌,망상을 다 태워버리는 것을 해탈이라고 하더군요.결국 왜 탈이 생기는가?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생각을 하고,행동을 하니까 탈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탈은 상상력·꿈·희망·기도의 상징 그래서 탈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인간이 욕심으로 하여 생기는 자연재앙으로부터 지켜지게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의 형상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인간이기 때문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고,그 욕심이 아니라면 또 세상은 얼마나 심심하겠습니까?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욕심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탈은 어쩔 수 없이 또 자연의 섭리로 치유시켜 주고,쓸어안아서 자연으로 회귀하도록 다독거려주는 신(神)이 필요한 것이지요.참 얼마나 재미있는 상상입니까? 얼마나 멋진 말입니까? 그 상상력,꿈,희망,기도의 상징물이 탈이며,장승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원래 탈의 어원(語原)은 몽골의 ‘타르’라고 하더군요.‘타르’는 맑아지다,깨끗해지다,밝아지다,좋아지다는 뜻을 지녔다고 합니다.또한 불타다,불에 타서 없어진다는 뜻도 들어 있다고 합니다.‘탈춤’이라는 춤은 몸에 붙어 있는 온갖 탈을 탈탈 털어 내기 위해 추는 춤입니다. 문:장승은 탈의 기능적 한 종류임을 알겠는데,장승이 맨 처음 세워진 것은 언제쯤일까요? 그리고 그 때의 장승이 지녔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李:대개 삼국시대부터 장승이 세워진 것으로 봅니다.삼국시대 장승의 눈,코,입,귀와 몸이 지녔던 그 시대의 마음을 느껴보기 위해서 나는 그 시대의 의식주 환경을 재현하여 그 안에서 한 달 가까이 생활해 보기도 했지요. 음식은 거의 생식을 하고,옷은 겨울에도 내의 없이 홑껍데기 한복을 입었으며,산에다 토굴을 파거나 판잣집을 지어서 지냈는데 산이나 들판의 바위,나무 밑에서도 지냈지요.적게 먹고 그것도 생식을 하니까 잠이 적어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생각이 깊어지더군요.자연의 모습을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지요. ●장승 통해 자연치유 능력 발견 그런 마음의 상태에서 장승을 생각했지요.인간은 왜 장승을 다듬어 세우는가? 이 물음은 인간의 마음에는 왜 액이 생기는가 하는 것과 같지요.자연에서는 액이나 탈이란 것이 없습니다.인간이 많이 살게 되면서 자연과의 조화가 파괴되면서 액과 탈이 생겼지요.이 액과 탈을 치유시키기 위해 장승을 세운 것입니다.약이나 인위적 치료가 아닌 자연치유 능력을 인간 스스로가 발견한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연과 공존할 수 있을까? 탈없이 살 수 있을까 하고 궁리한 끝에 터득한 것이 장승을 세우는 것이었지요.장승이 서는 자리가 엄격하게 선택되고,장승 다듬는 일이 신성시되고,장승 위치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는 데까지 인간의 생각이 미쳤지요.마을마다의 액과 탈에 따라 장승의 모양과 서는 위치가 다른 것은 그 마을 사람들의 기원,소망이 각각 다르고 지리적 위치도 다르기 때문이지요. ●현대에도 장승 세우는 것은 ‘효험’ 때문 문:현대 사회에 들어온 이후에도 계속 장승을 세우고 있는데 무슨 이유일까요? 李:오랜 옛날에 세운 장승이 지금까지 남아서 전해지고 있는 이유나 오늘날 도심 한 가운데나 아파트 단지에도 장승을 세우기도 하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효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효험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요? 李:자연과의 공존,상생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우주 속의 내가 어떻게 하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는 것이겠지요.그 때 장승은 나를 자연으로 인도해주는 안내자이자 내 안에 감춰져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이기도 하거든요.그것은 미신이나 우상 따위가 아니라 우주와 나의 하나됨을 깨닫게 해주는 영혼의 등대 혹은 영혼의 치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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