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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주름잡는 ‘소림 브랜드’

    세계 주름잡는 ‘소림 브랜드’

    |소림사(중국 허난성) 이지운특파원|‘소림(少林) 쿵푸(功夫)’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될까. 중국 관련 상징물로 지구촌에 이만큼 널리 알려진 것도 많지 않다. 전통의 소림사가 이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들고 세계로 향하고 있다.‘소림 엔터프라이즈’의 ‘저우추취(走出去, 자본의 해외 진출)’인 셈이다. ●상표권 100개… 이미 ‘문어발’ 기업 지난 주말 찾은 허난성(河南省) 덩펑(登封)시 숭산(嵩山)에 위치한 소림사.1500여년 이어온 산사(山寺)의 기풍은,2000년대 들어 시작된 대대적인 보수 공사에도 그다지 훼손됐음을 느끼지 못할 만큼 고즈넉했다. 하지만 내면의 소림사는 상전벽해(桑田碧海) 이상의 변화를 거듭하며, 이미 하나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소림의 기업화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식·음료 산업부터 영화·학원·여행 산업에 이르기까지 그 다각화 정도는 벌써 ‘문어발’ 수준이다. 소림사는 1998년 ‘소림사 사업발전주식회사(少林寺事業發展有限公司)’를 발족시킨다. 선차(禪茶) 등 소림사 불식(佛食)에 대한 상표 등록은 이전에 마쳤다. 소림사는 중국내 29종류에 100개 가까운 상표권을 갖고 있으며, 일반 기업에 대해서도 상호 사용권을 내주기 시작했다. 2004년 6월에는 ‘소림 약국(葯局)’ 명패를 내걸게 된다.“의약품의 대량 생산과 소비를 위해서는 반드시 허가를 얻어야 한다.”는 성 의약감독국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이 때 소림 약국은 700년 전통의 소림 의종(醫宗) 가운데 몇가지 비법을 공개, 선풍을 일으킨다.1989년 새로이 전열을 정비한 ‘소림 승단(僧團)’은 세계 각국을 순회했다. 서구에 쿵푸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고, 마니아가 확산된 것도 이때부터다. 영화 분야는 보충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이미 여러 편의 영화에,‘소림기전’이란 3차원 인터넷 게임까지 나왔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소림영화 주식회사’를 설립, 영화 산업과 스타 만들기에도 뛰어든다. 이쯤되면 한해 1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내는 입장료 수입은 따로 셈하기가 무색해진다. 또한 사찰 주변에는 80여개의 크고 작은 사설학원이 운영 중이다.5세부터 청·장년층에 이르기까지 5만여명의 수련생들이 거대한 학원 산업을 떠받치고 있다.1년 수련비가 웬만한 대학 수업료보다 비싼 1만위안(130만원)을 넘어서지만 최대 규모인 ‘어포(鵝坡)무술학원’은 현재 수련생이 6500여명이나 된다. 여기에서는 유럽, 미국, 남미 등에서 날아온 무술 학도뿐 아니라 한국에서 온 초등학생 남매도 만날 수 있었다. 소림 권법(拳法)연구회, 소림 서화(書畵)연구회, 중화 선시(禪詩) 연구회 등도 각 영역에서의 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상당한 재력을 갖춘 ‘소림사 자선복지기금’의 구제 사업은 사회적 반향이 크다.‘십자가’와 ‘만(卍)자’가 쉽게 연결되진 않지만 ‘소림 적십자회’까지 두고 있는 사실은, 사회 사업에 대한 적극성의 표시로 이해될 대목이다. ●소림 세계 쿵푸대회 6개국서 예선 ‘중국 쿵푸스타 세계 TV대회’(中國功夫之星全球電視大賽)는 소림의 세계화를 위한 본격적인 시동이다. 소림사와 선전(深 )위성텔레비전이 손잡고 이달부터 중국내 6개 도시와 이태리, 프랑스, 독일, 러시아, 미국, 호주 등 해외 6개국에서 예선을 진행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무술 대회이지만 흔히 상상하게 마련인 ‘대결’은 없다.‘겨루지만 다투지 않는다.(爭而不鬪)’는 대회의 한 진행 방식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구미에 맞는 인물을 골라야 하는 속사정도 있기 때문이다. 대회 우승자는 TV드라마 ‘소림사 승병이야기(僧兵傳奇)’와 영화 신판 ‘소림사’에 바로 캐스팅될 예정이다. 리샤오룽(李小龍)-청룽(成龍)-리롄제(李連杰)를 잇는 차세대 쿵푸 스타를 만들어 내겠다는 뜻이다. 소림사 스융신(釋永信) 방장은 “무공(武功)과 무덕(武德), 기술(彩藝)이 심사 기준”이라면서도 “외모와 개성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소림사는 영화에 1억 5000만위안(190억여원)을 직접 투입했을 뿐 아니라 미국 등으로부터도 투자를 유치, 세계적 블록버스터 생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산문(山門)을 나서 중생(衆生) 속을 파고든 지 20여년. 소림 엔터프라이즈는 중국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할 힘을 갖춰 가고 있다. jj@seoul.co.kr ■ CEO 스융신 “한국말 할줄 안다” |소림사(중국 허난성) 이지운특파원|소림 엔터프라이즈의 성장 중심에는 스융신이라는 강력한 CEO가 버티고 있다.80년대 후반 본격화한 각종 사업과 연구회 설립은 대부분 그가 주도한 것이다. 1980년대 초만 해도 “10여명의 스님과 몇몇 노인이 몇마지기 땅을 부쳐가며 근근이 유지해온” 소림사를 오늘날의 ‘중견 기업’으로 키워 놓은 것이다. 그는 1981년 16세의 나이로 소림사로 출가했으며 6년 뒤인 87년 전국 최연소 사원주지(寺院住持)가 됐다.99년에는 전임자의 지명에 의해 34세의 나이로 방장(方丈)에 올랐다. 그는 사부였던 전임자에 대해 “문화혁명 기간 목숨을 걸고 탑림(塔林)을 지켜낸 공헌자”라고 평했다. 그는 일찍이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회사 설립도 소림사의 상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94년부터 인터넷을 산사로 끌어왔으며, 소림사의 세계화를 위해 스님들에 대한 어학 및 경영학석사(MBA) 교육, 해외 파견 등 그의 ‘업적’은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지금도 소림 쿵푸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등 지칠 줄 모르는 활동력을 보여 주고 있다. 동시에 스융신 방장은 강한 비판과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나친 상업화로 불교를 세속화시킨다는 비난이 대표적이다. 특히 그가 2000년대 들어 정부의 힘을 빌려 대대적인 사찰 주변 정비 사업을 벌인 것은 지금껏 원성을 사고 있다. 근처 3만여평 일대의 가옥과 상점 1000여곳, 무술학교 40여곳을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철거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정치인’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9기부터 현 10기 전인대 대표인 동시에 중국 불교협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허난성 해외우호연맹 부회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논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건 일시적인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정치적이란 비판에 대해서는 “‘곤봉 든 13명의 승려가 당의 왕을 구한(十三棍僧救唐王)’ 역사를 모르느냐.”고 되물었다. 소림사가 수나라를 타도하고 뒤에 당 태종에 오른 이세민(李世民)을 도운 것 자체가 정치적 결정이었다는 얘기다. 상업화 논쟁은 3가지로 해명했다. 우선 “소림의 전통은 스스로 생활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력갱생(自力更生)의 한 방편이란 설명이다. 둘째는 ‘보도중생(普渡衆生)’, 즉 “중생 속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다. 셋째는 불교의 전파를 위해서다. 그는 “소림의 문화를 발전시키고 보호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명함을 교환하며 한국 기자라고 밝히자,“나도 한국말(조선어)을 할 줄 안다. 한국에도 몇차례 다녀왔다.”며 반가워했다. 한국말은,“조선족 스님에게 배웠다.”고 했다. jj@seoul.co.kr ■ “불교 교리로 사회통합” 당서 배려 |소림사(중국 허난성) 이지운특파원|소림 엔터프라이즈의 비약적인 성장에 또하나의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격상된 불교 대우다. 지난 달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처음으로 ‘국제불교포럼’이라는 종교 이벤트가 열리고, 불교대학 설립이 추진되는 등 불교에 대한 당의 배려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불교의 가르침이 4세대 지도부의 관심사와 여러 측면에서 맞아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팔영팔치(八榮八恥)’를 통한 도덕성 회복 운동이나, 계층·지역간 갈등을 극복하자는 ‘허시에(和諧·조화)’ 사회 건설 목표 등이 불교 교리에 의해 상승 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예샤오원(葉小文) 국가종교사무국장이 국제불교포럼과 관련,“빠른 발전으로 생긴 자연과 사람간의 긴장관계를 누그러뜨리는 데 불교가 독특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중국 언론들도 부모와 국토 등의 은혜에 대한 보답 즉,‘보사중은(報四重恩)’을 강조하고 있는 불교가 애국심 고양, 도덕성 제고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발 나아가 중국 불교협회의 실세로 간주되는 스융신 부회장은 “중국 불교의 발전은 정부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선언, 당과 지도부를 안심시키고 있다. 한편 스융신 부회장은 ‘스님 중에 공산당원이 있느냐.’는 한 서양 기자의 질문에 어이가 없다는 듯,“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면서 “한 사람도 없다.”고 답했다. jj@seoul.co.kr
  • 지방선거 이색후보들

    지방선거 이색후보들

    5·31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 가운데는 다양한 경력을 지닌 이색 후보가 많았다. 이혼한 부부가 한 선거구에 출마했고,‘10전11기’ 단골 출마자도 나왔다. 첫날 접수 결과 최연장자는 충남 청양군 가선거구에 기초의원으로 출마한 정락기씨로,1925년에 태어나 올해 81세다. 최연소 출마자는 경기 용인 마선거구에서 민주노동당 배지를 달고 기초의원에 도전장을 낸 박해웅씨. 한국외국어대 경영정보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광주 남구청장 선거에서는 무소속 강도석씨가 10전11기 도전에 나섰다. 강씨는 1988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것을 시작해 지금까지 30년 가까운 기간에 국회의원 4차례, 구청장 5차례, 광역의원 1차례 등 10차례 각종 선거에 도전한 바 있다. 경기 고양에는 이혼한 부부가 한 선거구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고양시 파선거구에 기초의원 후보등록을 한 심규현(38)씨와 김영선(38·여)씨는 한때 부부 사이였다가 이혼했다.2,3대 고양시의원인 심씨는 무소속으로 3선에 도전하며, 김씨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처음 입후보했다. 의사·약사 대결도 벌어진다. 충북 증평군수 선거에는 약사 출신 유명호(64) 현 군수가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낸 가운데 의사 출신 김영호(53)씨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도전장을 던졌다. 광역의원을 뽑는 고양시 제7선거구에는 열린우리당 경기도당 위원장인 김현미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김영환(38)씨와 한나라당 김영선 최고위원의 비서 출신인 김학진(31)씨가 후보로 등록했다. 여야 여성 국회의원의 대리전이라는 얘기도 지역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대전 동구청장에 무소속으로 등록한 박병호 현 구청장은 열린우리당 박병석 의원의 친형이며, 열린우리당 전북 정읍시장 후보로 등록한 김생기(61)씨는 김원기 국회의장의 사촌동생이다. 또 서울 서초2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시의원 선거에 나선 이지현씨는 같은 당 이방호 정책위의장의 딸이다. 대구 달서구 나선거구에서 기초의원으로 출마한 김병규 후보는 ‘개구리소년’ 사건의 유족으로 실종된 5명의 소년 중 김종식군의 큰아버지이다. 제주에서는 태고종 용문사 주지인 원정상 스님이 제주도의회 제24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한자 이름마저 같은 동명이인이 한 선거구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으나,8촌형이 출마를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포항 제2선거구 광역의원 선거에는 백씨 종친회가 ‘개입’해 죽도시장 상가번영회장을 지낸 8촌형 백남도(55)씨가 출마를 포기하고 포항시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을 지난 백남도(47)씨만 출마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5·18공원 ‘전두환 범종’ 무각사 26년만에 철거

    광주 도심에 있는 ‘전두환 범종’이 26년만에 철거된다. 5·18기념재단은 15일 “광주 서구 치평동에 조성된 ‘5·18 자유공원’에 5·18 학살자를 기리는 범종을 사찰측이 철거키로 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기념재단은 “무각사의 논리대로 ‘이것도 역사의 일부’라면 즉각 철거한 뒤 5월 단체에 이 종을 기증해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각사는 이날 경내 전두환 범종을 떼어내고 연말까지 다른 종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광민 스님은 “전두환 범종도 무각사의 역사이기 때문에 철거는 하되 자체 보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각사는 신도들을 중심으로 현재 범종 제작비로 5000여만원을 모았고 연말까지 모금운동을 펴기로 했다. 1981년 당시 1억 5000만원을 들여 제작된 범종(2.2t)에는 ‘대통령 전두환 각하’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무각사는 1980년 5월 당시 진압군이 머무른 상무대 부지안에 있던 절이며 지금은 5·18 자유공원이 됐다.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현천스님의 아헹가 정통요가] 유한 순환을 넘어

    [현천스님의 아헹가 정통요가] 유한 순환을 넘어

    이 아사나는 비라바드라(Virabhadrasana)라는 영웅의 이름에서 유래되었고 칼리다스의 위대한 시 ‘전쟁 신의 탄생’에 나오며, 시바의 엉킨 머리카락으로 만들어진 이 강인한 영웅에게 바쳐진 것이다. 심장질환이 있거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하지 않도록 한다. 1. 타다아사나로 선다. 숨을 들이마시며 껑충 뛰어 다리를 120∼130㎝ 정도 옆으로 벌린다. 두 팔을 곧게 펴고 머리 위로 가져가서 손가락을 위로 쭉 뻗으면서 합장한다(사진1). 2. 숨을 내쉬며, 몸통을 오른쪽으로 돌린다. 동시에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90도, 왼발은 60도 정도 안으로 돌려서 오른쪽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향하게 한다. 몸의 양쪽을 평행하게 하며 위를 쳐다 본다(사진2). 3. 숨을 내쉬며, 무릎을 굽혀 오른쪽 넓적다리가 마루와 평행이 되도록 하고 오른쪽 정강이는 마루와 수직을 이루게 한다. 이때, 굽힌 무릎은 90도를 넘어서는 안 되며 똑바로 앞을 향하게 하고, 발뒤꿈치와 일직선이 되어야 한다(사진3). *고급단계로 나아가기: 몸통 전체를 위로 뻗으면서 가슴은 들어 올리고 왼쪽 다리를 쭉 뻗고 무릎에 힘을 준다. 몸의 양쪽을 평행하게 하고 오른쪽 엉덩이는 뒤로 약간 뺀다. 치골, 배꼽, 흉골, 콧마루가 몸의 중심에 있으면서 똑바로 앞을 향하게 한다. 목에 긴장을 풀고, 고르게 호흡하면서 20∼30초 유지한다. 4. 숨을 들이마시며 오른쪽 무릎을 곧게 펴고 몸을 일으킨다. 원래의 자세로 돌아온다. 위의 1번에서 3번까지의 자세를 왼쪽에서도 되풀이한다. 5. 초보자일 경우, 위의 1번에서 손바닥을 위로 쭉 올려 손바닥을 합장하지 않고, 두 팔을 서로 평행되게 한다. 숨을 내쉬며, 몸통을 오른쪽으로 돌리고 오른발은 90도 왼발은 오른발 쪽으로 향하게 한다. 정면을 바라보며 몸통을 쭉 뻗은 상태에서 오른쪽 무릎을 굽히고 몸통이 앞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한다. 고르게 호흡하면서 이 자세를 20∼30초 유지한다(사진4). 효과:이 자세는 가슴이 완전히 펴지고, 심호흡에 도움이 된다. 어깨와 등의 뻐근함을 경감시켜 주고, 발목과 무릎을 강하게 한다. 목의 경직을 풀어 주고 엉덩이 주위의 지방을 줄인다. 요가교실:요가 수행은 고통스럽고 유한한 삶을 넘어서 절대적이고 영원한 자유, 즉 해탈에 이르는 실천 수행법이다. 인도의 모든 종교와 철학은 그들의 사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요가를 자신들의 수행 방법으로 채택하고 있다. ■ 자료제공 대구 아헹가 요가 선원 (053)753 -1737 www.iyengar.co.kr 아사나:김교영
  • [업계소식-서적] 법용스님 수필집 ‘21세기의 달마’

    [업계소식-서적] 법용스님 수필집 ‘21세기의 달마’

    도서출판 국부카르마는 법용스님이 13년 만행 기간에 겪었던 일화를 단상형식으로 엮은 수필산문집 ‘21세기의 달마´를 펴냈다. 달마대사의 수행담과 경전들을 알기 쉽게 풀어쓴 이 책은 수행자의 표상으로서 달마대사를 재조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5만 여장의 달마도를 불자들에게 그려준 지은이 법용스님은 앞으로 20만장의 달마도를 더 그리겠다는 의지와 함께 달마상을 건립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02) 583-9928.
  • 어? 천년 사찰이 경매에…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봉산 도봉사가 경매로 나와 화제다. 9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도봉동 494의1 도봉사가 오는 22일 서울북부지방법원(사건번호 2005-40433)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사찰이 경매에 부쳐지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도봉사는 고려 국사를 지낸 혜거 스님이 창건했으며, 고려 제8대 현종 임금이 거란 침입 때 피란을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1961년 벽암 스님에 의해 복원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도봉사는 대지 2250평, 건평 301평으로 불교 단체 소유가 아닌 개인 소유다. 최초 감정가는 24억 3000만원. 땅이 자연공원구역 및 개발제한구역에 묶이고 종교시설이라서 일반인의 응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사회플러스] 도법스님, 불교계 황교수지원 비판

    불교계 독지가들이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 재개를 위해 600억원을 출연키로 한 가운데 도법 전 남원 실상사 주지가 이같은 불교계의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도법 스님은 9일 평화방송(PBC) 라디오 시사프로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 인터뷰를 하면서 “왜들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되고 답답하다.”며 불교계의 황 박사 지원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 불교인사 “황우석박사 600억 지원”

    조계종 전 중앙종회의장 설정 스님 등 승려 5명은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교계 일부 인사들이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 재개를 위해 6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한 사찰의 주지 스님과 불교 신도인 중소기업가 2명이 연구 자금 450억원과 서울, 부산에 있는 150억원대 부동산을 연구 부지로 아무런 조건없이 내놓기로 했다. 이름을 밝히면 논란이 일 수 있어 뜻을 같이하는 스님들에게 대신 발표해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황 박사측 이건행 변호사는 “기금을 출연하겠다는 서면 확인서를 받은 상태다. 황 박사는 이들의 뜻을 전해듣고 고맙다는 의사만 전했으며 검찰 수사가 끝나기 전이라 구체적인 연구 계획을 세우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부고] 양익·법준 스님 입적

    ‘선무도 대가’로 알려진 범어사 청련암 양익 스님이 6일 오전 1시20분 청련암 누각에서 입적했다. 세수 73세, 법랍 45세.1962년 범어사에서 동산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은 스님은 선무도로 불리는 ‘불교금강영관’을 창시,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장례는 범어사장(5일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과 다비식은 10일 오전 11시에 엄수된다.(051)508-5164. 불교보문종 원로회의 의장 법준 스님이 6일 오전 7시30분 서울 보문사에서 입적했다. 세수 82세, 법랍 69세.1937년 보문사에서 출가한 스님은 보문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영결식은 8일 오전 9시30분 보문사에서 보문종 종단장으로 엄수된다.(02)926-4440.
  • “근원으로 돌아가면 그대들이 부처”

    “근원으로 돌아가면 그대들이 부처”

    불기(佛紀)2550년 부처님오신날인 5일 서울 조계사와 북한 평양 광법사를 비롯한 전국 2만여 사찰·암자에서 봉축 법요식이 일제히 봉행됐다.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에서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과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비롯한 스님과 신도, 이명박 서울시장, 각 정당 대표, 각계 인사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법요식에서는 참석자들이 부처님 탄신의 뜻을 되새기며 나라와 민족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했다. 법요식은 삼귀의례부터 시작해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관불, 지관 총무원장의 봉축사, 대통령 봉축메시지 낭독, 법전 종정의 법어, 헌화, 헌등 순으로 진행됐으며, 어린이날을 겸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2명의 어린이가 순수한 세상에 대한 염원을 담은 발원문도 낭독했다. 그리고 남한 불교계와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이 함께 마련한 공동발원문이 낭독되기도 했다, 법전 스님은 법어에서 “번뇌 속에 푸른 눈을 여는 이는 부처를 볼 것이요, 사랑 속에 구원을 깨닫는 이는 예수를 볼 것”이라면서 “미혹(迷惑)하면 야차(夜叉)와 보살(菩薩)의 길이 달라지고, 근원(根源)으로 돌아가면 그대들이 부처”라고 설파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불교는 우리 국민에게 매우 각별하다.”며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고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했던 역사의 중심에 늘 불교와 불자 여러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태고종·천태종·진각종 등 각 불교종단도 서울 신촌 봉원사와 충북 단양 구인사 등 소속 사찰에서 일제히 법요식을 열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현천 스님의 아헹가 정통요가] 요통,좌골 신경통엔 우르드바 무카 스바나아사나

    [현천 스님의 아헹가 정통요가] 요통,좌골 신경통엔 우르드바 무카 스바나아사나

    우르드바 URDHVA는 위로, 무카 MUKHA는 얼굴, 스바나 SVANA는 개를 뜻한다. 이 자세는 개가 공중으로 머리를 치켜들어 쭉 뻗은 모습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1. 얼굴을 아래로 향하고, 배를 마루에 대고 엎드린다(사진 하나). 2. 발을 30㎝ 정도 벌린다. 발가락은 뒤로 가리키게 한다. 손가락은 머리 방향으로 하고, 손바닥을 허리 옆에 놓는다. 3. 숨을 들이마시며, 발등과 손바닥을 바닥으로 누르면서 머리와 가슴을 들어 올린다(사진 둘). 4. 머리와 몸통을 들어올려서, 팔을 완전히 쭉 뻗으며, 머리와 몸통을 최대한 뒤로 젖힌다. 다리를 바로 펴며 무릎에 힘을 준다. 마루에 무릎이 닿아서는 안 된다. 체중은 손바닥과 발가락에만 둔다. 고르게 호흡하면서 20∼30초 동안 이 자세를 유지한다(사진 셋). *고급 단계로 나아가기:척추, 넓적다리, 종아리가 완전히 뻗쳐지고, 엉덩이는 수축시킨다.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목을 죄거나 목구멍은 긴장시키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목을 완전히 뻗고, 최대한 머리를 뒤로 젖힌다. 팔 뒷부분 역시 쭉 뻗어야 한다. 5. 숨을 내쉬며, 팔을 굽히고 몸을 내린다. 6. 초보자일 경우, 발가락을 축으로 발을 세우고 위의 동작을 따른다. 이때, 세워진 발은 바닥과 직각을 이루도록 한다(사진 넷). 효과:이 자세는 척추에 활력을 주며, 특히 등이 경직된 사람들에게 권한다. 요통, 좌골신경통 및 척추디스크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롭다. 척추를 강하게 하고, 등의 통증을 제거한다. 가슴의 확장으로 폐는 활력이 증대된다. 골반부에 피가 잘 순환되어 건강을 유지시켜 준다. 요가교실:아사나는 필히 위장이 비어 있을 때 해야 한다. 공복이 힘들면, 그 전에 차, 커피, 코코아, 우유 한잔 정도는 무난하다. 아주 가볍게 식사를 한 때는 1시간 후에 무리없이 행할 수 있다. 식사를 많이 했다면, 적어도 식후 4시간이 경과한 후에 아사나를 행할 수 있다. 음식은 아사나를 완료한 후에 30분은 지나야 섭취한다. 물도 10분이 경과한 뒤에 씹어서 먹는다. ■ 자료제공 대구 아헹가 요가선원 053)753-1737 www.iyengar.co.kr
  • [04일 TV 하이라이트]

    ●글로벌 코리안〈국제사회 탈북자 관심 촉구〉(YTN 오전 10시25분) 워싱턴에서 북한의 인권 실태를 고발하고 관련 정책 추진을 촉구하는 ‘북한 자유주간´ 행사가 열렸다. 최근 발생한 중국 당국의 탈북자 강제 소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올해로 3번째 맞는 이번 행사에서는 탈북자 송환 반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책 읽어주는 여자, 밑줄 긋는 남자(EBS 오후 11시55분) 우리에게 친숙한 멜로디의 ‘Yesterday’,‘Let it be’,‘Hey Jude´ 등의 노래 가사를 원어와 우리말로 번역해 실은 ‘비틀스 시집’을 통해 비틀스의 음악이 아닌, 그들의 노랫말을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비틀스와 관련된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어본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어머니를 위해 맨발로 달렸던 효자, 엄기봉씨. 영화 ‘맨발의 기봉이’의 실제 주인공으로 청와대시사회까지 초청된 기봉씨를 다시 만나본다. 네 발로 걸을 수밖에 없었던 은미, 간이 몸 밖으로 나온 채 태어난 수지. 순간포착을 통해 소개되어 희망을 찾았던 작은 꿈나무들도 다시 만나본다.   ●Dr. 깽(MBC 오후 9시55분) 유나는 희정을 찾아가 달고가 왜 계보도에 들어있냐고 묻지만 희정은 말할 수 없다며 곧 달고에게서 듣게 될 거라고 한다. 달고는 희정에게 전화해 장식이 봉수를 위협하고 있다며 지금 와달라고 하고, 희정은 서둘러 나선다. 한편 봉수가 가짜임을 안 고사장은 달고도 가짜이니 봉원장을 고발하겠다고 하는데….   ●그 여자의 선택(KBS2 오전 9시) 엘리베이터에서 진진을 만난 영규는 그날 밤 일을 사과하라고 말한다. 진진은 자신을 만지던 영규의 기억만 떠올리고 성추행범으로 고소하겠다며 복도로 달려나간다. 당구장으로 출근한 수정에게 진모는 오빠라고 부르라고 윽박지르고 수정은 진모의 거칠지만 박력있는 모습에 서서히 마음을 빼앗긴다.   ●피플! 세상속으로(KBS1 오후 7시30분) 웰빙 시대를 맞이하여, 인공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은 채 위장의 부담을 줄이도록 만드는 사찰음식이 각광받고 있다. 이런 사찰음식을 14년 전부터 연구한 이가 있으니 바로 평택 수도사의 적문 스님. 사라져 가는 사찰음식을 계승·전수하는 적문 스님이 전하는 사찰음식의 의미를 알아본다.
  • 부처님 오신날, 김천 청암사에서 욕심을 비우다

    부처님 오신날, 김천 청암사에서 욕심을 비우다

    비구니 도량 김천 청암사의 아침 ‘모든 것이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라’어둠이 있어야 빛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세상의 빛을 위해 그늘에서, 어둠에서 용맹정진하는 스님들이 있는 도량에 가면 자신도 모르게 가슴에 있던 분노와 응어리가 저절로 녹아든다. 오색 연등이 파란 5월의 하늘을 수놓고 있는 이맘때 우리가 사찰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구니 도량으로 알려진 경북 청암사의 아침을 느껴본다. 부처님 오신 날인 사월초파일. 불자건 아니건 초파일에는 인근 사찰을 한번쯤은 찾아보는 게 우리의 습관일 것이다. 경북 김천은 직지사를 비롯해 청암사, 수도암, 신흥사, 봉곡사, 계림사 등 유명한 사찰들이 많은 고장이다. 그 중에서도 비구니 사찰로 알려진 청암사를 찾았다. 애틋한 사연과 아름다운 절의 모습이 초파일에 들러보기에 제격이다. 또한 청암사에서 수도산(불령산) 정상을 향해 50분 정도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수도암 또한 고즈넉한 사찰이다. 경북 김천에서 단아하고 조용한 사찰을 여행을 떠나보자. 글 사진 김천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셀수 없이 많은 별들이 까만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새벽 3시. 파르라니 깎은 머리, 앳된 얼굴의 스님이 “똑똑똑∼”청아한 목탁 소리로 모두가 잠들어 있는 고요를 깨운다. 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 수 겹의 나뭇결이 아름다운 선방에 하나 둘씩 불이 밝혀진다. 청암사의 새벽은 늘 그렇듯 이렇게 시작한다. 새벽 별이 아직도 가득한 지금, 잠의 수렁에 빠져있는 속세의 인간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들의 하루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칠흑같은 어둠을 몰아낸다. 고요한 산사의 밤을 깨우는 종소리와 함께 단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나는 누구인가를 찾고자 하는, 사바세계의 중생들을 위한 염원을 담은 비구니들의 구성진 법문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계곡에 피어오르는 새벽 안개처럼 기분이 가라앉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비구니들이 모여 용맹정진하는 청암사를 찾았다. # 나를 찾아가는 길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 쓸쓸한 낯이 옛날 같이 늙었다. /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백석의 ‘여승’이란 시의 한 구절이다. 경북 김천과 경남 거창의 경계에 우뚝 솟은 수도산(불령산·1317m) 깊은 자락에 자리잡은 청암사. 아름드리 나무들이 즐비한 계곡을 승용차로 한참을 달렸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서 인지 파란 이끼를 가득 머금은 바위들, 깨끗하다 못해 존재의 유무를 인간의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투명한 계곡물, 파란 하늘을 모두 가려버린 잣나무와 소나무. 사람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지저귀는 새들과 풀벌레만이 낯선 이방인을 반기고 있었다. 아∼ 여기가 말로만 듣던 ‘불령동천(佛靈洞天)’이다. 깊은 계곡의 적막한 숲길을 쓸쓸하게 걸어가는 비구니의 모습에 한지에 먹물이 번져나가듯 뜻모를 애틋함이 가슴을 적신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 두 볼에 흐르는 고운 선에서 느껴지는 구도자의 기품에 속인 손은 합장으로 변하고 이내 고개가 숙여진다. “스님, 청암사는 더 가야합니까.”,“어찌 깊은 산중에서 절을 찾으십니까. 마음이 있다면 바로 앞에 있을 겁니다.”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있단 말인가, 잘못 왔단 이야긴가.10여분을 더 걸으니 일주문이 저기 눈에 보인다. 맞게 오기는 온 것 같다. 소박하다 못해 초라한 듯한 일주문에 들어섰다.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잔뜩 찌푸렸던 하늘이 갑자기 밝아지며 거짓말처럼 봄햇살을 쏟아낸다. 옛 대갓집 마당처럼 정갈하게 빗질된 절 마당에서 청암사의 정갈함이 느껴진다. # 끈질기게 이어온 청암사 청암사는 신라 헌안왕 3년(859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조선 인조 25년(1647년)때 큰 화재로 절이 완전히 불타버린 것을 다시 재건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130여년 뒤인 정조 6년(1782년) 다시 불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때도 바로 다시 세웠다. 그 뒤 점차 쇠락해 가던 청암사가 새로워지는 것은 광무 1년(1897년). 대운(大雲)스님이 8년에 걸쳐 청암사를 모두 보수하고 극락전을 새로 지으며 청암사는 제2의 중흥기를 맞았다. 참 어이없게도 보수를 끝낸 지 6년만인 1911년 9월 다시 원인 모를 화재로 또 위기를 맞는다. 하지만 대운스님은 1912년 봄에 청암사를 다시 세웠다. 그때의 모습이 지금 청암사다. 조선 영조 때 대강백(불교계의 대학자이자 원로를 일컫는 말)인 회암 정혜 스님 이후 우리나라 불교의 정신적인 가르침이 가득한 도량으로 자리잡았고 근세에는 박한영 스님뿐 아니라 많은 학승들이 거쳐간 사찰이다. 한 번 화재에 거의 모든 절은 생명을 다하는데 청암사는 다섯 번이나 화마가 할퀴고 지나갔음에도 아직까지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니 참 신기한 일이다. # 아름답고 소박한 비구니 도량 청암사는 예로부터 ‘여인’들과 인연이 꽤 많은 절이기도 하다. 숙종의 둘째 왕비인 인현왕후가 장희빈의 무고로 폐서인이 되었을 때 청암사 보광전에서 기도를 드렸고 그 인연으로 왕실의 후원을 받았으며 조선 말기까지 상궁들이 내려와 신앙생활을 하기도 했었다. 또한 청암사 계곡 바위에 또렷하게 새겨져 있는 ‘최송설당’. 그녀 또한 청암사와 깊은 인연이 있는 여인이다. 대운스님이 청암사를 두 차례에 걸쳐 보수할 때 대시주(大施主)가 바로 그녀였다. 김천 출신으로 영친왕의 보모상궁이었던 그녀는 영친왕의 생모인 엄비와 고종의 총애를 받으며 많은 재산을 얻었다. 대운스님은 그녀를 통해 많은 궁녀들의 시주를 얻을 수 있었기에 짧은 기간에 큰 사찰을 두 차례나 지을 수 있었다. 이런 인연 때문이었을까. 청암사에 1987년 비구니 승가대학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비구니들의 도량이 된 것이다. 지금은 130여명의 비구니들이 속세와 인연을 끊고 오직 불심을 위해 수련하는 소박하고 정갈한 사찰이다. # 자연이 곧 절이고 절이 곧 자연이라 청암사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두 구역으로 나뉜다. 계곡 북쪽의 낮은 곳에 남향으로 자리잡은 대웅전과 그 남쪽 언덕 위의 보광전이다. 대웅전에서 보광전으로 가는 길은 마치 잘 가꾸어진 정원을 걷는 기분이다. 홍매화가 예쁜 얼굴로 반기는 오솔길, 길섶에 핀 이름 모를 야생화, 이끼 가득한 돌로 정성스레 쌓은 돌담, 무엇인가 생명을 느끼게 하는 텃밭 등 어느 사대부가의 고택을 연상케 한다. 무엇인가 커다랗고 웅장함으로 인간을 짓누르는 건물이 하나도 없다. 고만고만하며 단청을 입히지 않아 나무의 결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건물이 대부분이다. 어쩌면 이렇게 자연과 함께 숨쉬며 살 수있을까. “절에 들어서면 사람이나 짐승이나 편안해야지. 파헤치고 잘라내고 절을 만들면 뭐해. 우린 그저 우리가 있는 그대로, 자연 그대로를 지키고 살아가는 것이 제일이야.”라는 지형스님. 정말 그랬다. 절이라기 보다는 편안한 마음의 안식처가 청암사였다. # 세상의 때를 씻어내는 청암사에서 계곡을 따라 수도산 정상으로 수도암을 찾아 떠났다. 따사로운 햇살에 민소매 셔츠만을 입고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헉헉’거리기를 20여분. 수도산 줄기의 8부 능선을 지나자 가야산의 북쪽이 한눈에 들어오며 시야가 탁 트인다. 시원한 봄바람에 땀을 식히고 청암계 표지석에서 서쪽으로 20분을 지나자 드디어 수도암이 눈에 들어온다. 대적광전 앞에 섰다. 내 발 아래로 세상이 굽어보인다. 문이 활짝 열린 대적광전의 거대한 석불은 인자한 얼굴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석굴암의 석불보다 80㎝ 정도 작은 비로자나불좌상은 가늘게 뜬 눈으로 부질없는 욕심으로 가득한 인간들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수도암은 수도산 8부 능선인 해발 1080m에 세워진 암자로 청암사와 같이 헌안왕 3년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석조 비로자나불좌상’은 보물 제307호, 약광전의 ‘석불좌상’은 보물 제296호, 그 앞에 자리잡고 있는 ‘삼층석탑’ 한 쌍 역시 보물 제297호로 지정된 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암자이다. 이렇듯 청암사와 수도암에 갈 때는 속세의 것을 버리고 바람에 날리는 옷깃마저 여미는 마음으로 돌아 보면 가슴 한가득 풍성함과 편안함을 품고 나올 수 있을 것이다.
  • “육조단경 공부하실 분~”

    조계종 중앙신도회(회장 김의정)는 하안거를 맞아 각화사 태백선원 선덕 고우 스님을 초청해 ‘돈황본(敦煌本) 육조단경(六祖壇經) 대강좌’를 연다. 지난 2004년 여름부터 스님들의 안거 기간에 맞춰 일반 신도들을 위해 마련해온 공부 프로그램 중 하나.16일부터 매월 셋째주 화요일 오후 7시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공연장에서 2시간 강의에 이은 30분 문답 형식으로 진행한다. 교재는 선종(禪宗)을 정립한 육조 혜능(638∼713) 선사의 법어집 육조단경의 성철 스님 번역본 ‘돈황본 육조단경’(장경각 펴냄). 선 사상이 집약돼 있어 참선하는 스님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책이다. 고우 스님은 최초의 간화선 입문서인 ‘조계종 수행의 길-간화선’ 편찬을 주도한, 한국의 대표적인 선사(禪師). 선착순 250명. 중앙신도회는 또 간화선 입문 프로그램 1기생을 모집한다.17일부터 매주 한 차례씩 총 11회에 걸쳐 주간반(오후 2시30분)과 직장인반(오후 7시)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장소는 조계사 큰설법전(주간반)과 극락전(직장인반). 조계종 포교연구실장 진명 스님과 신도국장 원철 스님, 고명석 포교연구실 연구팀장과 박희승 팀장이 지도법사, 지도사로 나선다. 선착순 주간반 42명, 직장인반 50명.(02)733-7277.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바이런 킴:최근 사진과 일요일 그림 27일까지 서울 화동 pkm갤러리. 지난 93년 피부 색깔을 상징하는 수백개의 패널을 격자무늬로 배열한 작품으로 정치, 인종 등 사회적 문제를 이슈화시키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바이런 킴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선 ‘What I see’란 제목으로 사진 및 회화작품을 선보인다.(02)734-9467. ■ 날마다 좋은 날 염화미소 9일까지 서울 법련사 불일미술관. 부처님 말씀을 조형화하는 작업을 해온 정현 스님의 선화 전시회. 소, 봉황, 오방색, 물고기 등 우리 민화나 세화(歲畵)처럼 친숙한 소재에 부처님, 연꽃, 동자승 등 불교적 소재가 어우러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특별행사로 선화 따라 그리기, 경전 듣고 그림으로 표현하기 등도 진행된다.(02)733-5322. ■ 사인사색 8일부터 23일까지 서울 평창동 그로리치 화랑. 상반되는 4인 작가의 비교전시. 추상표현주의적 화풍의 남관, 미니멀적인 모노크롬(단색화)을 추구해온 정상화, 구상 인물과 꽃의 작가 임직순, 자연을 배경으로 인물의 심층을 파고든 황용엽 등 4인의 독특한 색깔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선보인다.(02)395-5907. [뮤지컬] ■ 빨래 14일까지 상명아트홀1관. 고단한 서울살이를 이겨내는 달동네 서민들의 희망가. 얼룩지고 구겨진 일상을 빨래처럼 깨끗하게 빨아 툭툭 털어내는 눈부신 긍정과 따뜻함이 놀랍다.2005년 한국뮤지컬대상 작사·극본상 수상작. 추민주 작·연출, 최진영 임진웅 등 출연. 화∼금 8시, 토·일 3시·7시.1만 8000∼3만원.(02)762-9190. ■ 레딕스, 십계 9일까지 화∼금 8시, 토·일 3시·7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모세를 통해 온갖 역경을 겪으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4만∼15만원.1588-7890. ■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21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6시 대학로 예술마당1관.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이야기를 비튼 아카펠라 창작 뮤지컬. 민준호 연출, 박민정 진선규 등 출연.2만∼3만원.(02)501-7888. [연극] ■ 거기 월25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2관. 강원도 해수욕장 인근 마을의 작은 술집에 모여든 단골 손님들이 술잔과 함께 기울이는 일상적인 이야기안에서 찾는 삶의 의미. 아일랜드 작가 코너 맥퍼슨의 원작을 번안했다. 이상우 연출, 정원중 이대연 문소리 출연.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4시.1만 5000∼2만 5000원.(02)744-4337. ■ 일요일 손님 4∼28일 화∼목 7시30분, 금·토 4시30분·7시30분, 일 3시·6시 블랙박스시어터. 로맨틱한 일요일 저녁을 보내려는 신혼부부의 집에 느닷없이 들이닥친 눈치없는 불청객의 좌충우돌 코믹극. 오혜원 작·최용훈 연출, 홍성호 이혜원 등 출연.1만5000∼2만원.(02)764-3380. ■ 유령 7월2일까지 화∼목 7시30분, 금·토 3시·7시30분, 일 3시 소극장 산울림. 노르웨이 극작가 헨릭 입센의 서거 100주기 기념작. 사회의 관습에 맞선 개인의 고민과 갈등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임영웅 연출, 전무송 이혜경 등 출연.2만∼3만원.(02)334-5915. [클래식] ■ 스타니슬라프 부닌&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1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3년만에 내한하는 ‘건반위의 황태자’ 부닌의 모차르트 연주. ■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모차르트 음악회 6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4일 오후 2시,5·6일 오전 11시·오후 2시·5시. 타악기 오케스트라와 인형극 오페라 ‘마술피리’가 합쳐진 예술교육 프로그램. [어린이] ■ 우당탕탕, 할머니의 방 10∼21일 월∼금 5시, 토·일 3시·5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대극장. 위층 할머니와 아래층 용희 남매의 티격태격 우정나누기.(02)725-4033. ■ 이중섭 그림속 이야기 6월18일까지 화∼일 2시·4시, 수 11시·2시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화가 이중섭의 그림이 무대에서 인형으로, 영상으로, 움직임으로 되살아난다.(02)382-5477.
  • 사형수 5명, 지관스님 수계 제자 됐다

    “죄라고 하는 정체는 본래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 한번 잘못 일으키면 죄를 짓고, 좋은 마음 일으키면 복을 짓게 되는 것입니다.”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부처님오신날(5일)을 앞두고 1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사형수들을 위한 수계법회를 열었다. 현직 조계종 총무원장이 사형수들에게 직접 계(戒)를 주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지관 스님은 모두 5명의 사형수에게 일일이 법명을 지어주면서 재가 신도들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다섯 가지 계율인 오계(五戒ㆍ살아 있는 것을 죽이지 마라, 훔치지 마라, 음란한 짓을 하지 마라, 거짓말하지 마라, 술 마시지 마라)를 내렸다. 이어 사형수들에게 참회 연비(燃臂ㆍ향으로 팔을 태우는 의례)를 한 뒤 수계증과 108염주를 주었다.지관 스님의 수계 제자가 된 이들의 법명은 각각 덕륜(德輪), 정광(淨光), 수월(修月), 법수(法水), 정암(正岩). 살인 또는 강도살인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사람들이다. 지관 스님은 “연비를 하는 것은 몸에 고통을 주어 자신이 지은 죄를 참회하기 위한 것이고, 그 다음은 마음 속으로 반성을 한다.”면서 “이렇게 몸과 마음으로 참회하는 순간 큰 죄, 작은 죄가 다 녹아 없어진다.”고 수계법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지관 스님은 지난 3월 사형제 폐지에 서명하면서 “우리는 법과 제도의 미명 아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간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박탈하는 사형을 ‘제도적 살인’으로 규정한다.”면서 “어떠한 경우라도 가장 존엄한 생명을 빼앗는 사형을 폐지하고 종신형의 입법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지관 스님을 비롯해 주호영(한나라당) 국회 법사위원,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지원 스님, 호법부장 도진 스님,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 이형구 의왕시장 등 사부대중 약 80명이 참석했다.연합뉴스
  • 복숭아씨로 염주 만드는 공예가 임세택씨

    속리산에서 10여년째 복숭아씨로 염주를 만드는 공예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충북 보은군 보은읍 누청리 임세택(52)씨. 그는 12년 전 이곳에 ‘도실공예´란 공방을 차려놓고 염주, 묵주, 열쇠고리 등 공예품을 생산하고 있다. 원료는 일반 복숭아보다 작은 산복숭아(일명 개복숭아)씨다. 임씨는 “악귀를 쫓는 천상의 과일, 복숭아에서는 신비스러운 기운이 나와 이 씨로 염주 등 공예품을 만들게 됐다.”고 말한다. 사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태백산에서 수도하던 중 망가진 염주알 대신 복숭아씨를 깎아 알을 꿴 뒤 도실공예의 매력에 빠졌다. 오랜 방황 끝에 속리산 기슭에 터를 잡은 그는 직접 도실염주 세트를 만들어 법주사 스님들에게 선물한 뒤 반응이 좋자 공방을 차리고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씨를 깎아내는 절삭기도 손수 개발했다. 그의 도실공예품은 씨의 결이 살아 있고 쓸수록 매끄럽고 윤이 나는 게 특징. 불가에서 최고로 꼽히는 금강주(인도산 나무열매) 염주보다 낫다는 평도 있다. 충북도 우수공예기능인으로 지정받은 임씨는 제14회 불교미술전에도 입선하는 등 꽤 명성을 떨쳤다. 몇년 전부터는 도실베개, 방석과 속리산 황토로 물들인 침구세트를 제작해 전국 유명 백화점에 세트당 50만~80만원의 가격에 납품하고 있다. 보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한국불교 1번지’ 조계사 대웅전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한국불교 1번지’ 조계사 대웅전

    ‘한국불교 1번지’ 조계사(서울 종로구 견지동 45번지) 대웅전. 일제치하 불교 총본산으로 세워져 지금은 조계종 직할교구본사 본당의 위상을 갖는 건물이다. 조선시대 억불숭유책에 따라 막혀 있던 승려의 도성출입이 허용되면서 불교계의 중지를 모아 건립된 불당으로, 단일 목조건물론 국내 최대 규모. 조선후기 전통사찰 불전과 궁궐 양식이 혼합된 대웅전에는 일제에 시달렸던 우리 민족의 한과 암울했던 시절 불교중흥을 위한 불교계의 염원이 함께 서려 있다. ‘4방에 계단을 둔 단층 석조 기단위 정면 7칸, 측면 4칸의 평면에 외부 22개의 평주, 내부 12개의 고주를 세워 다포계 단층 팔작지붕을 얹은 155.7평 규모의 남향 불전.’ 조계사 대웅전 앞에 서면 법당은 물론, 기단과 공포(拱包, 처마 끝을 받치는 기둥머리에 맞추어댄 나무쪽)의 크기에 압도당한다. 조선후기 불교 건축양식에 충실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며 조선왕조의 궁전보다 더 장대하고 화려한 외양을 갖추고 있다. 우선 대웅전을 받치고 있는 기단. 높이가 160㎝에 이르는 단층 석조인데 경복궁 근정전을 포함해 어느 궁전의 기단보다도 높다. 다음은 공포. 외부 5출목, 내부 7출목으로 짠 다포계로 경복궁 근정전, 창덕궁 인정전, 덕수궁 중화전 등 당시 가장 규모가 컸던 궁전보다 안팎으로 2출목씩이나 더 많을 만큼 장중하다. 대웅전 천장 높이는 자그마치 8.5m. 대웅전 디자인을 비롯해 곳곳에 스며있는 궁궐 양식도 눈길을 끈다. 외벽 큰 기둥을 받친 장초석은 경복궁 집옥재(1873년)의 것과 비슷하며 기단 전면에 일렬로 배치한 석조 동물상 중 해태상도 궁정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이다. 불전에 궁궐양식을 쓴 것은 당시 불교계가 얼마만큼 이 건물을 중시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대웅전 건립을 맡았던 도편수와 부편수는 모두 궁궐 재건공사를 지휘했던 인물들이다. 특히 도편수 최원식은 1920년대 창덕궁 대조전 재건 공사를 총지휘한 도편수로 대웅전 건립을 위해 경복궁과 덕수궁을 여러 차례 시찰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당시 설계 담당이며 관리직들은 모두 이왕직(李王職) 영선과 소속 일본인으로 돼 있었으나 사실상 대웅전 건립은 모두 한국인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졌던 것이다. 불상을 모신 불단도 폭 14.57m, 높이 2.3m의 초대형. 지난 2004년부터 대웅전 해체 보수공사를 하면서 강원도 홍송으로 교체했다. 불단 크기에 비해 불상은 왜소한 편. 불전 건립때 도갑사의 것을 개금해 모신 것인데 오는 10월쯤 대웅전 동편에 들어서는 영산전으로 옮겨지며 대신 석가모니불과 아미타불, 약사여래불 등 17자 크기의 대형 삼존불이 봉안된다. 석가불좌상 뒤편, 즉 후불벽에는 1978년 새로 봉안된 천불도와 목각탱이 걸려 있다. 대웅전 정면은 전혀 벽이 없이 모두 장엄한 꽃판문과 꽃판창으로 처리했는데 벽 안쪽에는 천부중·신중, 바깥쪽에는 최근에 그려진 불전도가 장엄되어 있다. 바닥은 원래 다다미가 깔려 있었으나 최근 불단과 함께 강원도 홍송으로 바꿨다. 그런데 조계사의 원래 이름이 ‘태고사’였고 대웅전도 증산도 원류인 민족종교 보천교의 본당인 ‘십일전(十一殿)’을 옮겨지은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먼저 태고사는 일제하에서 한국불교를 지켜내려는 당시 불교계의 눈물겨운 노력이 담긴 이름. 일제의 민족말살책에서 불교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제가 불교계를 통제하려는 사찰령을 시행한 데 이어 본격적으로 칼을 들이댄 게 바로 총본산 건립이다. 식민지 시절인 만큼 불교계의 통일기관인 총본산 설치에 총독부의 입김이 작용했을 터이지만 나름대로 한국불교의 맥을 지키기 위해 불교계가 뭉쳤다.1935년 8월 전국 31본산주지회의 이후 ‘조선불교선교양종종무원’이란 대표기관을 설치한 데 이어 한국불교 1번지의 위상을 갖는 사찰을 세운다는 원칙아래 인근 각황사 교당 개축에 뜻을 모은 것이다. 각황사는 지금의 조계사 옆 수송공원에 있던 한국 최초의 불교 포교당. 이 각황사를 헐어 지금 조계사 자리로 이전한다는 것이었는데 새로 대웅전을 건립하고도 그 명칭을 확정짓지 못하다가 고심끝에 한국불교의 법통을 태고 보우에서 찾는다는 뜻에서 삼각산(현 북한산)의 태고사로 정해 총독부에 신청한 것이다. 태고사는 전국승려대회 이후 소유권 다툼이 법정으로 비화한 끝에 1975년 6월에야 명칭이 조계사로 변경되었다. 그러면 왜 하필 보천교 십일전을 옮겨왔을까. 아무래도 당시 신도가 12만명에 불과했던 불교계 형편상 기존 건물을 옮겨짓는 것이 비용절감에 긴요했고 무엇보다 보천교가 일제에 강하게 맞서 일제에게도 위협적인 종교란 점에 착안했던 것 같다. 조계사 대웅전은 단순히 불교의 한 가람에 머물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천교는 한때 신도가 200만명에 달할 정도로 교세가 컸다.1928년 당시 전북 정읍의 보천교 본소는 2만평 부지에 지금의 조계사 대웅전, 내장사 대웅전 같은 건축물이 45채나 들어섰을 만큼 엄청난 규모였다. 특히 십일전은 일제가 남산에 설치한 조선신궁(神社)에 대응해 지은 건물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주 차경석이 사망한 뒤 일제는 대대적인 보천교 말살에 나서 결국 십일전을 강제로 헐값(1만 2000원, 당시 쌀 한 가마 값은 5원30전)에 사들였는데 불교계가 이것을 매입해 옮긴 것이다. 대웅전 기둥과 대들보는 십일전의 것을 그대로 옮겨 세웠으며 형태도 사실상 십일전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계사 대웅전이 낙성된 것은 1938년 10월25일. 건립엔 총 17만원이 소요됐으며 기술자는 목공 7000명, 와공(瓦工) 200명을 포함해 6500명, 인부는 6만 5000명이 동원됐다. 당시 만해 한용운은 ‘총본산건설의 재인식’(1938년 ‘불교’ 신제17집)이란 글에서 대웅전의 규모를 말하면서 “만일 이 건물을 신축하자면 최소한도 100만원은 초과치 아니하면 안 되겠다고 하니 얼마나 훌륭한 집인가.”라고 적고 있다. 그야말로 19∼20세기를 통틀어 한국 최대의 건축불사(佛事)였던 셈이다. 조계사는 지난 2004년부터 대웅전 해체 보수공사를 하면서 “전통사찰 양식에 충실한다.”는 원칙을 세워 기둥과 지붕 등 기본 골격과 구조물은 변형하지 않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많은 부분이 바뀌어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우선 천장을 민반자로 완전히 바꾸면서 천장에 있던 그림들이 모두 철거됐고 자개 장식의 불단도 완전히 바뀌었는가 하면 새로 봉안될 3존불 위에 전통양식의 닫집을 설치하면서 기존의 장식이 모두 없어져 버렸다. 이강근(48) 경주대 교수(미술사학)는 “전통사찰 양식도 중요하지만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는 문화재의 구조물들을 교체하는 것은 역사인식의 결여를 보여주는 큰 오류”라고 말한다. 이 대웅전 해체 보수공사를 시작으로 4년 안에 조계사에는 종각과 보제루·영산전이 새로 들어서 환골탈태하게 된다. 경내에 있는 여관 현대장도 헐려 그 자리에 24시간 개방형 시민선방이 세워진다. 조계사 주지 원담(48) 스님은 “조계사는 서울 중심에 위치한 대표적인 신중도량으로 한국불교의 견인차 역할을 계속 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불교 1번지의 위상에 맞지 않게 사찰 형태가 초라하고 급하게 지은 대웅전도 전통 사찰양식에서 비켜난 부분이 많아 해체보수를 통해 한국불교 고유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mus@seoul.co.kr
  • [녹색공간] 삶은 오직 틈새에 내리건만/ 이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교수

    작년 여름에 가본 우즈베키스탄의 고도 부하라는 내 가슴에 잔잔한 감흥을 남겼다. 부하라의 명물인 칼랸 미나레트 건축 과정에 나타난 마음의 틈이 내게 들어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12세기 초 왕명을 받아 건축을 맡았던 타지크인 건축가 바코프는 받침돌을 놓고 사라졌다.3년의 수소문 끝에 찾아내어 문초를 하자 “땅이 비옥하고 맑은 샘물이 있는 곳이라 기저를 다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여 자리를 떴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그의 속마음은 다른 데 있었다. 탑 공사로 인해 건조한 지역에서 야생동물들이 생명을 부지하는 데 필요한 물을 구할 수 있는 장소가 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 곳에 인간이 축조물을 만드는 행위는 바로 이들 생명의 서식지를 없애는 일이다. 그는 생물의 보금자리에 탑과 구조물을 건립하는 공사가 달갑지 않았다. 대안으로 동물들에게 새로운 곳을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을 주자고 생각했다. 그것이 바로 말 없이 사라진 이유였다. 다행히 왕도 한 발 물러서는 마음의 여유를 보였다. 그리고 몇 백 년이 지나 나는 바코프의 탑을 보았다. 내 마음에도 한 줄기 틈이 내렸다. 지난 1년 가까이 맡겨진 숙제를 하기 위해 시간이 나는 대로 우리나라 사찰을 보러 다녔다. 신심을 다지는 일은 아니지만 명승을 보는 여유만으로도 마음이 추슬러지는 느낌을 받는다. 내 빡빡한 일상에 벌어지는 틈을 주는 일이니 어찌 가벼운 인연이겠는가? 그러나 절에 가까이 다가서면 언제나 아쉬움이 돋는다. 느슨하던 사찰에 숨 막히는 덧칠이 곳곳에 나타난다. 속세의 빡빡한 마음이 사찰 주변을 파고들어 틈이란 틈은 거의 메워놓았다. 명승고찰과 인연으로 조금 벌어진 삶의 틈으로 뜻밖의 막힘이 내 눈을 점령한다. 흙길은 사라지고 진입로는 물샐 틈 없는 물질로 덮였다. 이제 마음을 가다듬으려 일주문 아래로 걷는 발걸음을 허용하는 절은 거의 없다. 차를 타고 빠르게 옆으로 돌아가니 일주문의 존재도 잊었다. 그런 속도에 틈이 들어서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가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축대를 쌓은 돌 틈에는 시멘트가 자리를 잡았다. 이제 사찰을 끼고 도는 배수로가 정겨운 경우는 매우 드물다. 돌 틈으로 드나들던 생명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삶터를 잃은 미물들이 생명을 부지하기나 했을까? 이런 모습은 내 눈을 거쳐 숨 막히는 마음을 낳는다.“자비가 생명인 스님들이 간접 ××을 하는구나. 세상의 때를 씻어내려야 할 부처님의 집이 오히려 병든 중생의 마음에 물들었구나.” 나는 이 어두운 마음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이미 그 속에 갇혀 있다. 밤새 헤매도 부처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한 손오공처럼. 틈을 메우는 마음이 절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보기엔 돈이 가는 곳엔 어김없이 틈은 사라진다. 전통 마을숲 고목의 틈도 하나씩 이상한 물질로 채워지고 있다. 내가 잘 한다고 관여했던 시민단체의 재정 지원도 죽은 나뭇가지를 잘라내고, 나무 구멍을 메워 보금자리를 틀었던 원앙을 몰아내는 쪽으로 가버린 경우가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받은 전통 마을숲에서는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은 돈이 고목의 외과치료비가 되어 비슷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고목 틈새에 살던 더 많은 생명이 삶터를 잃었을 터이나 무딘 눈과 빡빡한 마음이 제대로 볼 틈이 없다. 삶의 틈새에서 깨우침을 얻은 부처님 오신 날이 가까워지는데 세상에 살만한 틈이 사라지고 있다. 잠시 멈춰 서서 틈새에 삶터를 내렸던 생명은 어찌할지 한 번 정도 생각할 마음과 돈의 틈은 없을까? 빡빡해진 사람들 마음에 틈을 끼워 넣지 않는 이상 생명이 깃들 틈은 하나씩 경관 속에서 사라져갈 것이다. 그리고 틈을 만날 기회는 줄어들고, 자라는 세대의 마음은 더욱 빡빡해지겠구나! 삶이 오로지 시간과 공간에 자리잡은 틈새에 내린다는 사실을 너와 내가 깊이 깨칠 틈은 언제나 올까? 이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교수
  • 동국대 이사장에 영배스님

    동국대 이사회는 28일 신임 이사장에 영배스님을 추대했다고 밝혔다.5월18일부터 직무를 맡게 되는 영배스님은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장, 불교방송 상무, 중앙종회 사무처장, 중앙종회의원, 동국대 이사장 직무대행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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