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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무원, 성호스님 명예훼손 고소

    총무원, 성호스님 명예훼손 고소

    조계종은 15일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승려 도박 사태 해결을 위한 수습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새 집행부 구성을 마무리짓는 한편 호법부를 통한 도박 당사자 조사에도 박차를 가했다. 그런 가운데 종단 고위직 인사의 비리사실 폭로설이 계속 불거져 당혹해하는 눈치다. 하지만 성호 스님을 인터뷰했다는 이유로 “언론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엉뚱한 곳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국장급 이상 스님 30여명과 함께 참회의 108배 정진을 했다. 이어 새 기획실장에 법미 스님(부산 홍법사 주지), 호법부장에 정념 스님(흥천사 주지), 사회부장에 법광 스님(전 파계사 주지)을 임명했다. 전날 종단 지도부가 1차 결의한 사태 수습 내용을 곧바로 실행에 옮긴 것이다. 그야말로 ‘속전 속결’이다. 하지만 이런 행보를 비웃듯 이날 종단 고위직 스님에 대한 비리사실 폭로가 다시 불거졌다. 도박 사건을 고발한 성호 스님이 검찰에 고발인 자격으로 출석하면서 조계종 고위직 스님의 비리 사실을 터뜨리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성호 스님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성매수’ 발언을 했다. 총무원은 “총무원장 스님에 대한 성매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성호 스님을 명예훼손으로 이날 검찰에 고소했다. 총무원 관계자는 성호 스님을 인터뷰해 보도한 언론에 대해 “종단의 명예훼손에 일조하고 있어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혀 물의를 빚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불교계 신도들 “종단·사찰운영 감시 직접 나서자”

    조계종 승려 도박 추태를 계기로 불교계의 쇄신과 정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신도들의 쇄신 움직임은 종단과 비리 인사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종단·사찰 운영의 감시와 직접 참여까지 강도 높게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참여불교 재가연대는 “도박 판돈으로 거액의 금전이 오고갔다면 이는 신도들의 시주로 모인 삼보정재를 자신의 쌈짓돈으로 여겨 사용한 행태가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가연대는 ▲승풍훼손·계파정치 폐해 조사와 ▲시주금의 개인적 사용을 막는 제도적 장치 마련 ▲승려의 계파 탈퇴를 요구했다. 대한불교청년회(대불청)의 전격적인 선언도 강도 높다. 대불청은 “승보의 위의를 갖추지 않은 스님에게는 공양하지 않을 것과 명고축출 운동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정웅기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동체와 신행의 비뚤어진 모습을 바꾸기 위해 승속 모두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새 집행부 향후 행보 주목

    새 집행부 향후 행보 주목

    조계종 총무원의 새 집행부와 종책 모임(정당 격의 계파)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집행부는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남은 임기(2013년 12월 말까지) 중 추진할 로드맵 완성과 최근 불거진 도박 사태를 수습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 조계종의 5개 종책모임 역시 종무행정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총무원장과 중앙종회, 종책모임, 자성과쇄신추진본부 등 종단 지도부가 지난 14일 낸 수습책은 도박 연루자의 조속한 처리, 사찰 재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청정 승가상 확립을 위한 제도 개선으로 요약된다. 과거 종단 차원의 개혁안보다 훨씬 강도 높은 자정과 쇄신을 천명했다고 봐야 한다. 새 집행부의 역할과 부담이 커진 셈이다. 자승 총무원장이 내놓은 새 집행부 면면은 일단 이 같은 화급하고 중요한 사안 처리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실무형 인사들을 발탁했다는 인상이 짙다. 그러나 개혁 드라이브에 적합한지를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가장 큰 비판은 여전히 종책 모임에 소속된 계파 인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유임된 문화부장을 포함해 새로 임명된 총무·호법·사회부장, 기획실장 중 두 명이 종책모임에 속해 있다. 총무 지현 스님, 기획 법미 스님, 문화 진명 스님은 모두 무당파다. 그러나 사회부장 법광 스님은 무량회, 호법부장 정념 스님은 화엄회다. 그래서 마지막 남은 재무부장 인선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자승 총무원장은 조계종단 사상 유례 없이 5개 종책 모임 모두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행정 수반이다. 자승 총무원장이 이들 종책모임의 인사들을 골고루 등용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종책과 종단 운영에서 각 계파의 영향을 받아 혼선을 빚었다. 이번 도박 추문을 비롯해 종단 고위직 인사들의 비리에 대한 추가폭로의 위협도 사실상 이 같은 종단 갈등과 정치적 알력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따라서 종단 안팎에선 새 집행부와 관련해 계파를 초월한 참신한 인사에 대한 기대가 컸다. 새 집행부 인선에 대한 종단 안팎의 실망감으로 종책 모임의 역할이 더 커졌다. 종책 모임이 종단의 대소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최고 입법기관인 중앙종회 구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중앙종회는 총무원 선거를 비롯해 보직 인사 등 주요 사안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지도부가 마련하고 있는 종단 쇄신안 집행에 대한 최종 결정권도 쥐고 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제대로 끄고 종단 개혁을 이룰 수 있을지는 총무원장의 의지와 종책모임의 행보에 달려 있는 셈이다. 다행히 이번 도박 사건과 관련 있는 스님이 속한 무차회는 해체선언을 했다. 일부 다른 종책 모임도 해체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얼마만큼 실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도박 파문’ 조계종 무차회 전격 해체

    승려 도박 추태로 진통을 겪고 있는 조계종이 총무부장을 임명하는 등 공석인 새 집행부 구성에 돌입했다. 중앙종회와 각급 기관장도 잇따라 연석회의를 열어 도박 승려에 대한 처벌 수위와 종단 입장을 조율,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런 가운데 토진(전 조계사 주지) 스님을 비롯한 도박 당사자들이 참회 선언을 한 데 이어 중앙종회 종책 모임인 무차회가 전격 해체 선언을 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4일 오전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인 지현 스님을 총무부장에 임명했다. 자승 스님은 이날 임명장을 전달한 직후 “후속 부·실장 인사를 총무부장과 협의해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집행부 전원 사퇴로 사실상 겉돌고 있는 종무행정을 서둘러 정상화하겠다는 입장 표명으로 보인다. 지현 스님은 특정 계파에 소속되지 않아 새 집행부의 인적 구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앙종회 대국민 참회문 발표 이날 오후 2시 중앙종회 의장단과 상임분과위원장, 각 종책 대표도 릴레이 간담회를 갖고 중앙종회 차원의 대국민 참회문을 발표했다. 중앙종회는 의장인 보선 스님 명의의 참회문을 통해 “참담한 마음으로 사부대중 앞에 참회드린다.”며 집행부에 도박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엄벌을 촉구했다. 이어서 오후 4시에 열린 총무원장과 교육원장, 포교원장, 호계원장, 중앙종회의장 등 5원장과 종책 모임별 회장단 회의에서도 이들 사건 당사자에 대한 처리 수위와 차기 집행부 구성을 놓고 집중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당초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논의될 것으로 알려진 원로회의 교시와 종정 유시 여부는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진 스님 등 도박 당사자들은 참회문을 내고 “무릎 꿇어 돈수합장하고 통렬히 참회하며 용서를 빈다.”고 밝혔다. 토진 스님 등이 소속된 중앙종회 무차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통감해 종책 모임을 해산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무차회 해체 선언은 향후 새 집행부 구성과 중앙종회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승 총무원장은 취임 후 각 종책 모임 인사들을 집행부에 포함시켰다. 종단 내에선 이 같은 인적 구성이 원활한 종무행정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고 입을 모은다. 보림회를 비롯한 다른 종책 모임도 잇따라 모임을 갖고 해체 선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들 종책 모임에 소속된 스님들로 구성된 중앙종회에도 불똥이 튈 게 자명해 보인다. ●호법부, 주중 조사결과 발표 한편 조계종 호법부는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이르면 이번 주 중 발표한다. 따라서 종단의 입장과 대책 마련에 대한 총무원·중앙종회의 전반적인 입장 발표와 종정이나 원로회의의 유시 여부도 호법부 조사 결과와 맞춰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도덕성 추락·종단 갈등·기획 폭로 ‘합작품’

    불교계는 이번 도박 사태를 불교 성직자의 도덕성 추락과 종단 갈등, 그 틈새에서 기획성 폭로가 결합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 불교계는 폭로의 당사자 성호 스님을, 이유야 어찌됐건 자타가 인정하듯 현 조계종 집행부에 대한 강한 반감을 지닌 스님으로 보고 있다. 조계종 자성과 쇄신을 주도하고 있는 도법 스님이나 전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처럼 불교와 종단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개혁운동이나 이념 투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번 도박 추태와 관련된 백양사 문중과도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 그런 점에서 현 집행부와의 불화설이 설득력을 얻는다. 성호 스님을 평소 잘 아는 불교계 인사들은 성호 스님 자신도 도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귀띔한다. 불교 시민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그의 음주 폭행 전력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전한다. 어찌됐건 성호 스님은 현 집행부와 불교계의 타락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의 고발과 폭로가 그의 말대로 진정한 불교 사랑과 부처님 정신의 회복을 위한 것인지는 결국 종단의 쇄신 노력과 검찰 조사 결과가 재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종단 내 이념 갈등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님은 “뉴라이트 계열의 성호 스님이 이전에도 종단 내 종북좌파 배제를 지적한 바 있다.”면서 “이번 사태는 사회의 이념 갈등이 조계종 내로 침투, 확산된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 스님은 “게다가 안티 자승 총무원장 세력인 M스님 측에서도 이번 폭로전에 개입한 것 같다는 소문이 있어 사태의 불똥이 종단 최고위층에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휴일인 13일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한 주요 부서 스님과 종무원들이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총무원 호법부는 지난 12일 도박 당사자들을 불러 도박을 하게 된 경위와 판돈 규모에 대해 조사했다. 관련자들은 대부분 도박을 한 사실을 시인했으나 ‘억대 판돈’은 부풀려졌다고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종회 의장단은 14일 오후 2시 상임분과위원회를 열어 당사자 처벌 수위와 종단 입장을 조율한다. 오후 4시에는 총무원장과 교육원, 포교원, 호계원 등 조계종 3원장과 중앙종회의장이 참석하는 확대회의를 열어 대책 논의를 이어간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참회문에서 밝힌 대로 15일부터 108배 참회정진을 시작한다. 원로회의도 조만간 모임을 갖고 대국민 사과 형식의 참회문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집행부 부·실장 스님들의 일괄 사퇴로 사실상 종무행정이 겉돌고 있는 상태여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조기에 마련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성호스님·도박혐의 8명 곧 소환

    조계종 소속 승려들의 도박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허철호)는 금명간 고발인인 성호 스님을 시작으로 폐쇄회로(CC) TV에 찍힌 도박 관련자 8명을 차례로 소환,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13일 “소환 일정이나 참고인 조사 등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사회적 파장이 큰 데다 수사 결과에 따른 불교계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 직접 수사하기로 한 만큼 기본적인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2일까지 고발장에 담긴 내용을 검토하는 한편 도박 장면이 담긴 CCTV 등 관련 증거물에 대한 영상분석 등 기초 조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또 13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몰래 촬영된 것과 관련, 성호 스님을 상대로 동영상 입수 경위와 출처 등을 확인하는 한편 또 다른 증거 등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할 방침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조계종 승려 도박 ‘광클’ 조현오 발언 후회 ‘시끌’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조계종 승려 도박 ‘광클’ 조현오 발언 후회 ‘시끌’

    석가탄신일을 코앞에 두고 터져나온 스님 억대 도박 사건이 누리꾼의 클릭을 가장 많이 유도한 한주였다. 성호 스님은 지난 9일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 등 8명이 지난 4월 23~24일 전남 장성의 호텔에서 도박판을 벌였다고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과 몰래카메라 동영상을 제출했다. 조계종 총무원의 집행부 부·실장 6명이 총사퇴하고 11일에는 총무원장 명의의 대국민사과도 발표됐다. 두 번째로 많은 검색을 끌어낸 키워드는 조현오 후회다. 지난 9일 조 전 경찰청장은 7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마친 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 “고인과 유족에게 많은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3위는 운전 중 DMB 시청 처벌 소식이다. 지난 7일 경찰청은 ‘금지’로만 규정돼 단속하지 못했던 운전 중 DMB 시청행위의 처벌 방안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량이 움직일 때에는 내비게이션 영상 송출을 제한하는 기능을 의무적으로 넣도록 할 방침이다. 112 거짓 신고가 뒤를 이었다. 경찰은 112 거짓 신고자에게 벌금을 물리는 대신 구류를 살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한 시민이 “모르는 사람이 자신을 검은색 승용차에 가뒀다.”고 허위 신고를 해 50여명의 경찰이 긴급 출동해 차량을 수색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빚어진 데 따른 것. 5위는 고영욱 혐의 인정이 차지했다. 가수 고영욱은 지난 9일 경찰조사에서 미성년자인 피해자 A양과의 성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영욱은 연예인을 시켜 주겠다면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A양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연인관계로 합의하에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를 골자로 한 부동산 대책 발표도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7위는 오바마 동성결혼 지지였다. 지난 9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최근 논란이 된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히면서 오는 11월 대선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솔로몬과 미래, 한국, 한주 등 네 곳의 저축은행 퇴출 소식이 8위에 올랐다. 9위는 지난 11일 93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여수 엑스포 개막식이다. 10위는 비례대표 부정선거 파문의 중심에 선 통합진보당 이정희(공동대표) 사표 소식이다. 12일 중앙위원회 개막에 앞서 이정희 공동대표는 물론 심상정·유시민·조준호 공동대표가 일괄사퇴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단독] “승단 정화 안되면 또 핵폭탄급 폭로”

    [단독] “승단 정화 안되면 또 핵폭탄급 폭로”

    조계종 승려들의 호텔 도박 사건을 검찰에 고발한 성호 스님은 13일 “이(도박동영상)보다 더 큰 핵폭탄이 있다.”면서 “도박한 승려에 대한 검찰 수사와 종단의 대처 방안을 보고 터뜨릴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성호 스님은 이날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승려들의 도박, 음주, 음행, 횡령, 은처(隱妻·부인을 숨겨 두는 행위)가 고위층에도 존재하며 그에 관한 자료, 사진, 동영상을 갖고 있다.”면서 “그것을 제가 폭로하지 않도록 그 전에 승단이 정화됐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9일)한 이후 어떻게 지냈나. -신변에 위험을 느껴 동가숙서가식으로 지낸다. →어디서 기거하나. -보안상 말씀 드리기 어렵다. →동영상 발견 경위는. -대웅전에 기도하러 가는데 부처님 앞에 휴대용 저장장치(USB)가 놓여 있었다. 그게 지난 7일이었다. 시간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컴퓨터에 넣어 보니까 도박하는 영상이었다. 부처님께서 나한테 심부름 시킨 일이란 생각이 탁 다가왔다. →어느 절에서 발견한 건가. -밝힐 수 없다. 운명적으로 내가 (고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불교를 위해 희생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종단이 잘되기 위해선 아픔과 희생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갑자기 동영상이 부처님 앞에 있더라는 얘긴 납득이 안 간다. -그런 걸 갖다 놓은 사람들이 나라면 (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도박에 연루된 스님들과 다른 계파인가. -난 계파에 소속돼 있지 않다. 그들 대부분은 지금 종권을 잡고 있는 실천불교전국승가회(실천승가회) 소속이다. 지금의 총무원장은 이들 위에 얹혀 있는 형국이다. →총무원 내 계파 간 갈등, 백양사 현 주지와 후임 주지를 둘러싼 갈등이 복합돼 있다는 시각이 있다. -백양사 내분은 모른다. 도박한 스님이 백양사 문중이라고 하는데 난 모르겠다. →도박한 스님들은 안면이 있는 분들인가. -T, E, B 등 세 명 정도다. 그들은 직업이 승려가 아니고 술 마시고 담배 피우면서 스님처럼 위장하고 있을 뿐이다. →도박, 음주, 결혼, 축재 등 계율을 어기는 스님들이 어느 정도인가. -중벼슬은 닭벼슬이라고 했는데 스님들이 권력놀음에 심취해 있다. 국회의원을 국민이 걱정하듯 국민들이 종교인을 걱정한다. 자정능력을 상실했다. 스님들은 특권층이 아니지 않은가. 사회악을 일소해야 할 검찰과 경찰에선 알고도 종교집단이라고 겁먹고 조사도 않고, 여론 수그러들면 그냥 넘어가다 보니까 이렇게까지 일이 커진 것이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을 했으면 이런 사태가 안 났을 것이다. 해외에서 몇백억원을 잃었다는 스님들도 있다. →자승 총무원장이 대국민사과를 했는데. -그건 쇼다. 그 사람이 나가야 한다. →조계종의 무엇이 문제라고 보는가. -돈이라고 본다. 중이 고기 맛을 알면 절간에 빈대가 남아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돈을 만지면서 도박이란 데 손을 대고, 시주란 게 자기 돈이 아닌데 자기 돈처럼 쓴다. 스님이 월급이 뭐냐. 다 도적질한 거다. 신도들이 한 푼 두 푼 모아 내놓은 걸 자기 돈처럼 쓴다. 스님은 정진수행하고 돈 관리는 신도들이 해야 한다. 제가 고발한 것은 고발장에 적시한 피고발자에 한정한 것이 아니라 계율을 어긴 스님을 다 청소해 달라는 것이다. 사회악 척결차원에서 해야 한다. →제2, 제3의 폭로가 이어질 것이란 소문이 있다. -엄청난 핵폭탄이 있다. 그보다 더 큰 게 있다. 제가 고발할 때는 그냥 했겠나. 이번 기회에 확실히 정화해야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고 순교한다는 각오로 하는 것이다. 종단이 바로 가야 한다. 종단이 망할 수는 없다. 종단 정화가 들불처럼 일어나길 바란다. →언제쯤 터뜨릴 건가. -상황 봐서 종단이 정신 못 차린 것 같으면,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한다. 정치적인 중들, 종단을 사당화한 세력들, 처자식 숨겨 놓은 스님들은 종단에서 특별기구를 만들어 다 뿌리 뽑아야 한다. 폭탄을 터뜨리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갖고 있다는 폭탄의 실체가 있나. -자료가 있다. 어마어마한 것이다. 서류, 동영상, 사진도 있다. →혼자서 그런 일들을 못할 텐데, 누구와 같이 하는 건가. -그런 게 자발적으로 온다. 얼마나 심하면 (다른 스님들이) 그런 걸 찍었겠나. 여러 곳에 묻어 놓았다. 김성호·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성호스님은 누구 1958년생으로 전북 익산 남성고를 나와 법대 2학년을 마치고 사법시험 공부를 위해 들어간 사찰에서 ‘금강경 오가해’를 접하고 1976년 금산사에서 출가했다. 동국대에서 선학과 박사를 마친 뒤 충남 대조사, 경북 운남사, 전북 금당사 주지를 했다. 송월주 스님의 총무원장(1994~98년) 시절 호법부 상임감찰, 사업국장, 사서실(비서실) 차장을 지냈다. 2009년 총무원장 선거 때 현 자승 총무원장과 관련된 괴문서를 배포했다는 이유로 멸빈(승적 박탈)의 징계를 받았으나 법원에서 제적 징계의 효력 정지 판결을 받은 바 있다.
  • 檢, 내주부터 ‘도박 승려’ 소환 조사

    서울중앙지검은 11일 조계종 스님들의 억대 도박 사건을 형사4부(부장 허철호)에 배당,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우선 성호 스님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다음 주부터 도박한 스님들을 차례로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로 이송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사안이 중하고, 고발인도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요청한 만큼 직접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성호 스님이 고발장과 함께 제출한 ‘몰카’ 동영상의 불법성을 두고 논란이 적잖다. ‘공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몰래 찍은 것이니 불법’이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몰래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으면 통신비밀보호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근거해 처벌받는다. 통신비밀보호법 3조, 14조에 따르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몰래카메라 동영상에 녹화만 돼 있고 녹음이 돼 있지 않다면 처벌할 수 없다. 개인정보보호법 25조 2항은 ‘누구든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목욕실, 화장실, 탈의실 등 개인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의 내부를 볼 수 있는 영상정보 처리 기기를 설치·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상정보 처리 기기는 폐쇄회로(CC)TV, 카메라 등을 말한다. 동영상을 당사자 동의 없이 공개했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명예훼손, 초상권 침해 등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은 수사에 활용할 수 있지만 향후 재판에 증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 상대방의 동의가 없는 영상 녹화물은 증거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성호 스님이 제출한 몰카 동영상을 누가, 어떤 경위로 촬영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민영·최재헌기자 min@seoul.co.kr
  • ‘신비주의’ 한국 불교, 기독교 실용주의 배워라

    흔히 한국 불교는 어렵다고 한다. 기초 교리며 깨달음을 얻는 과정의 고난, 그리고 득도의 경지…. 알 듯 말 듯 한, 아니 쉽사리 손에 잡히지 않는 이론과 실천의 연속임에도 ‘한국 불교는 이것이다.’라는 명쾌한 안내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그 길을 묻는 이들에게는 ‘근기가 약하다.’ 혹은 ‘공부가 부족하다.’라는 질책과 함께 그저 끊임없이 수행하라는 다그침만 무성하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그 어려운 공부 대신 염불과 기도 위주의 기복 신앙쯤에 안주하기 일쑤다. ‘이게 도무지 뭣 하자는 소린지 모르겠고’(이뭣고·김영명 지음, 개마고원 펴냄)는 바로 그 근본적인 의문과 실상을 꼬집은 책이다. 저자는 서울대와 뉴욕주립대에서 공부한 정치학자. 한림대 교수이면서 불교를 접한 지 4년쯤 되는 초보 불자라 할 수 있다. “전문 분야에 대해 문외한인 지식인이 그 전문 분야를 처음 접하면서 자기가 가진 지식을 통해 품을 수 있는 여러 의문을 제기하고 그 대답을 시도한 것”이라는 겸양의 의도와는 달리 한국 불교의 곳곳을 쑤셔 풀어낸 모순과 의문점들에서 녹록지 않은 내공이 읽힌다. ‘수행 참선에만 정진하라는데 그러면 누구나 깨달음을 얻고 보살이 될 수 있는 것일까.’, ‘늘상 무소유를 강조하면서 큰스님이 입적하면 왜 국장(國葬) 뺨치는 다비식을 여는 걸까.’, ‘본디 나는 없다고 하면서 참나를 찾으라고 하는데 그 참나는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등…. 저자는 결국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이는 현상과 가르침의 바탕에 애매한 교리 해설이며 이해하기 힘든 한자어투성이, 선뜻 다가갈 수 없는 과도한 신비주의가 있다고 말한다. ‘염세적인 종교’며 ‘그들만의 골방 종교’라는 비판도 그런 연유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거듭 한국 불교의 교리 대중화를 제안한다. 예를 들어 어려운 ‘돈오’라는 용어를 쓸 게 아니라 ‘번개 깨달음’이라 부르고 ‘점수’를 ‘쌓아 깨달음’ 식으로 쉽게 풀어 쓰자는 말이다. 뜻 모를 문자가 아닌 중생의 언어로 분명하게 이야기해 달라는 주문이다. 여기에 얹어 불교 역시 대중 종교인 이상 위로와 고통 해소 측면에서 기독교의 적극성과 실용주의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말로만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한다)을 외칠 게 아니라 실질적인 중생 구제의 방편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불교와 인연을 맺은 후 ‘법구경’과 ‘수타니파타’를 읽을 때마다, 고즈넉한 사찰 경내를 거닐 때마다, 또 소박한 명상에 잠길 때마다 어디서도 구하지 못한 차분함과 평온을 경험했다.” 불교를 매력적인 종교로 평가한 저자는 결국 “지금처럼 법 공양으로만 뿌듯해한다면 중생과 불리된 ‘그들만의 불교’로 전락할 것”이라 매듭짓는다. 1만 5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Weekend inside] ‘승려 도박’ 파문에… 조계종 총무원장 사과문 발표했지만

    [Weekend inside] ‘승려 도박’ 파문에… 조계종 총무원장 사과문 발표했지만

    조계총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11일 승려들의 호텔 도박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국민과 불자 여러분께 참회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참회문 형식이다. 세상에 사건이 알려진 지 하루 만의 전격적인 사과다. 조계사 폭력 사태가 난 1994년 이후 18년 만이다. 자승 스님은 참회의 뜻으로 15일부터 100일 동안 108배로 일과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사결정이 느린 평소와 달리 총무원이 발빠른 행보를 보이자 불교계에선 사태를 서둘러 봉합하려는 처사라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총무원장이 직접 발표하지 않고 출입기자의 이메일을 통해 보낸 것에 대해서도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총무원의 조기봉합 노력이 근본적인 사태 수습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번 사건이 조계종의 뿌리 깊은 파벌 싸움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비관적인 관측이 많다. 교계 안팎에선 조계종 5대 총림의 하나인 백양사 고불총림의 파벌 싸움과 총무원 집행부에 대한 골 깊은 반감이 얽혀 터진 ‘예고된 참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부 스님들의 부도덕과 일탈 차원을 넘어선 배경이 있다는 것이다. 백양사 고불총림은 4월 23일 방장 수산 스님이 입적한 이후 후임 방장과 주지 선출을 놓고 갈등을 빚어 왔다. 수산 스님이 입적하기 전 후임 방장·주지와 관련해 남긴 유서를 현 주지 측이 인정할 수 없다며 대치해 온 것이다. 수산 스님 49재 하루 전날 백양사 인근 호텔에서 도박판을 벌인 8명은 백양사 문중 스님들이다. 불교계에선 호텔 도박 폭로 사건은 백양사 스님들이 치밀하게 준비한 ‘기획’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13시간짜리 동영상 속 당사자들이 전혀 촬영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 데다 타인의 방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었던 점이 그 가능성을 높인다. 동영상을 공개한 전북 진안의 금당사 전 주지 성호 스님이 밝힌 동영상 입수 경위도 선뜻 납득할 수 없다. 성호 스님은 “대웅전에 염불을 드리러 갔는데 불상 앞에 도박 장면이 담긴 USB(휴대용 저장장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우연치고는 너무 작위적이다. 성호 스님은 2009년 총무원장 선거 때 괴문서 유포 혐의로 승려 자격이 제적된 멸빈승이다. 이후 총무원장 당선 무효소송 등 6건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에서 모두 기각 또는 무혐의 처리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엔 조계사 앞에서 1인시위를 하다 토진 스님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그런 구연을 알고 있는 백양사 스님들이 도박판 촬영과 폭로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했을 것이란 관측이 돌고 있다. 이번 사태가 총무원 집행부의 구조적인 문제와 관련됐다는 시각도 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지난 선거에서 화엄·무차·무량·보림회 등 모든 계파의 동의로 추대됐다. 조계종단에선 이례적이지만 사실상 각 계파의 스님들로 집행부를 구성해 정치적 갈등과 대립이 생길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었다. 실제로 불교계엔 요즘 종단의 주요 소임을 맡은 인사들의 개인 비리를 폭로하는 괴문서가 나돌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호텔 도박 사건에 이은 제2, 3의 폭로·고발 사태가 예상된다는 종단 안팎의 우려는 여기에 근거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거액 포커판 벌인 스님은 도대체 뭔가

    비승비속(非僧非俗)이다. 스님도 속인도 아니다. 먹물옷을 입었지만 속세의 화려한 옷과 무엇이 다른가. 삭발을 한들 무엇하나. 그들의 머리에는 끊임없이 무명(無明)의 풀이 자라나고 있지 않은가.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8명이 거액 포커도박판을 벌인 사건이 온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전남 장성 백양사 방장스님 49재 전날 인근 호텔에서 밤샘 도박판을 벌였다고 한다. 종단 내 반대파에 의해 계획적으로 촬영된 동영상에 의해 불거졌다고 한다. 그야말로 시정잡배 수준의 저질 행태다. 최악의 불교계 추문으로 기록될 만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계종 총무원은 집행부 간부들이 일괄 사직서를 내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들은 즉각 소환조사해 종헌종법에 따라 엄벌하라.”고 지시했다. 성직자에 대한 일반의 기대수준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비상한 해법’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문제의 당사자들을 처벌하고 총무원 스님 몇몇의 사표를 받는 선에서 끝낼 일이 아니다. 지금 불교계에 필요한 건 그런 대증요법식 처방이 아니다. 고질화된 파벌과 불신의 뿌리를 도려내는 ‘원인요법’으로 다스려도 오히려 부족할 판이다. 속인보다 더 속인 같은 일부 스님들의 행태는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한다. 그래도 많은 이들은 불교계의 자정능력을 믿는다. 조계종 집행부도 ‘자정과 쇄신’을 종단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자체 정화운동을 더욱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자격미달 스님들을 처리하는 일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28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조계종 종정 진제 대종사는 ‘진아’(眞我)를 찾을 것을 당부했다. 중생을 구제하기에 앞서 스님들부터 참나를 찾으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불교계의 뼛속 깊은 자정을 기대한다.
  • ‘도박 파문’ 조계종 곪은 내부갈등 터지나

    ‘도박 파문’ 조계종 곪은 내부갈등 터지나

    불기 2556년 부처님오신날(28일)을 앞두고 터져 나온 조계종 스님들의 억대 도박 사건으로 불교계가 뒤숭숭하다. 불교계는 도박 사건에 연루된 스님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이번 일이 불거진 조계종 내부의 정치적 배경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표면화된 것은 지난 4일 불교닷컴이 ‘방장 49재 날 노름으로 밤샘한 후학들’이란 제목으로 스님들의 도박판을 상세하게 보도하면서부터다. 불교닷컴은 “전남 장성군의 한 호텔방에서 스님들이 손에는 카드를 들고 일부는 입에 담배를 물었다. 만원권부터 오만원권들을 베팅하며 카드놀이에 열중한 스님들은 날이 새는 줄 몰랐다.”면서 “밤 9시 10분쯤 룸서비스를 청했는지 술과 안주도 배달됐다. 카드놀이 삼매경에 빠진 스님들의 술 심부름을 하던 재가자(불교신도)가 멀뚱멀뚱 바라보며 술과 안주를 전해 주곤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은 조계종 총무원에서 일했던 성호 스님이 9일 서울중앙지검에 스님 8명을 도박 혐의로 고발하는 고발장을 접수시키면서 공식화됐다. 고발된 승려 가운데에는 조계종 본사인 J사 주지 겸 중앙종회 의원인 T스님과 부주지인 E스님 등이 포함됐다. 성호 스님은 고발장에서 “백양사의 고불총림 방장 49재(4월 24일)를 위해 모인 스님 8명이 23일 밤 백양사 인근 호텔 스위트룸에서 술과 담배를 하며 수억원에 이르는 판돈을 걸고 포커 도박판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성호 스님은 몰래카메라로 찍은 13시간 분량의 도박 현장 동영상을 검찰에 자료로 제출했다. 동영상에는 반팔 차림의 스님이 호텔방에 둘러앉아 카드 패를 들여다보고 술과 담배를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조계종 관계자는 “호법부(경찰·검찰 격)에서 현장에 있었던 스님들을 소환 조사해 사실을 확인 중이지만 억대 판돈은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조사 결과는 1개월쯤 뒤에 나오지만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조기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무원이 내릴 수 있는 가장 큰 제재는 승적을 박탈하는 것이며 조계종 내 공직 취임을 제한하는 징계도 내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참여불교재가연대는 “도박과 비밀 촬영 모두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재가연대는 “조계종 스님들이 하필 열반에 드신 교구본사의 방장 스님 49재에 참석해 도박판을 벌였고 이것은 계획적으로 촬영된 동영상으로 밝혀졌다.”면서 “도박은 승속을 떠나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부도덕한 사회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사건을 폭로한 성호 스님은 전북 진안에 있는 K사의 주지를 지냈으며 총무원 호법부에서도 일한 바 있다. 조계종에 따르면 성호 스님은 2009년 총무원장 선거 때 괴문서를 주도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며 선거에 당선됐던 자승 스님의 총무원장 당선 무효 소송을 낸 적이 있다. 성호 스님은 “내부의 일을 외부에까지 퍼뜨렸다.”는 이유로 승적을 박탈당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몰래카메라로 촬영되고 외부에 알려진 것이 조계종 내부의 정치적 갈등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계종 집행부 부·실장들은 사표를 낸 뒤 곧바로 짐 정리를 해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총무원은 중앙종무기관에서 일하는 종무원들에게 자숙을 위해 외부 식사를 삼가라고 지시했다. 국·차장 대행체제가 된 총무원 새 집행부는 석가탄신일 이전에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김성호 선임기자·최재헌기자 kimus@seoul.co.kr
  • “못난 짓으로 물의 일으킨 인사들 대신 참회”

    “못난 짓으로 물의 일으킨 인사들 대신 참회”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만이 욕심에 휘둘리지 않고 깨달아 도를 이룰 수 있습니다. 승가(僧家)와 절집에도 염의를 입고 시주밥을 먹고 살지만 발심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이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못난 짓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사들을 대신해 참회하겠습니다. 일단 총무원에서 잘 관리해 지도할 것입니다.” 불기 2556년 부처님오신날(28일)을 앞두고 10일 대구 동화사 동별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 도박 행각으로 입초시에 오른 스님들을 의식한 듯 대중 참회의 속뜻을 감추지 않았다. “‘참 나’를 찾지 못한 중생의 고통은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지게 마련입니다. 승속을 떠나 밝은 지혜를 갖춰 행복을 찾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마음 속 ‘참 나’ 찾아야 온 세상이 하나” 지난 3월 28일 종정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난 진제 스님은 우선 “종정의 소임을 맡다보니 밝은 지혜로 만 가지 어려움을 헤쳐나가도록 한다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법을 만 중생에 전해야 한다는 신념을 더 확고히 갖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온전한 수행풍토를 지켜오고 있는 한국불교의 간화선을 이제는 생활 속에서 다질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부모가 있기 전 나의 존재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의심을 끊임없이 하다 보면 ‘참 나’를 찾아내게 됩니다. 모든 일을 하면서 그 의심을 하게 되면 진정한 한 생각이 시동을 걸게 되고 결국 불평 불만이 소멸하게 되지요.” 마음 속의 ‘참 나’를 발견할 때 온 세상이 하나이고 시비 갈등이 소멸하게 됨을 알게 된다는 간화선 참선 수행. 올해 초 미국 뉴욕 종교인세미나에서 한 이런 간화선 설법에 쏠린 큰 반응에 간화선 세계화와 대중화의 원력을 다지게 됐고, 매일 아침 법당에서 그 원을 다시 새긴 뒤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고 한다. ●‘인성 5계’는 사회를 바로 세우는 근본 “무기를 갖곤 세계평화를 이루지 못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았던 진리를 증득해 갈등 없는 평등사회를 이루어야지요. 물질이 아무리 풍요로워도 인간 내면세계가 깜깜한 무명인 탓에 고뇌에 빠지는 예가 숱합니다.” 6년 설산고행 끝에 깨달은 진리를 49년간 설법했어도 100분의1도 드러내지 못했다는 석가모니 부처님. 공자는 그 석가모니 부처님을 향해 ‘다스리지 않아도 만 중생을 다스린다.’며 높이 샀다고 한다. 진제 스님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바로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에 빠져사는 삼독을 해소해 모든 이들이 행복하게 살게 하기 위함”이라고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전했다. 최근 우리 사회에 연신 불거지는 부정부패와 관련해 ‘인성 5계’를 생각했다는 진제 스님. “국가와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부모에 효도하고 이웃을 공경하며, 친구를 사귐에 믿음과 사랑, 공경으로 대하고 맡은 일에 성실과 정성을 다하며 몸 마음을 청정히 한 채 다른 생명을 존중하라는 인성 5계야말로 우리 사회를 바로 세우는 근본입니다. 이 오계를 늘상 새기고 다지면 봄바람에 눈 녹듯이 모든 삿됨과 일탈이 해소됩니다. 물론 간화선 수행은 그 근본을 세우는 큰 방편이 될 수 있지요.” ●“마음 마음 마음이요, 가히 찾기 어렵도다” “행복의 행복(글)자도 없습니다.” ‘종정 스님은 진정 행복하느냐.’는 어리석은 질문에 거침없이 돌려준 일갈. 말 없는 가운데 마음의 갈등이 없어지는 참선, 그중에서도 생활선에 눈떠 체화해야 한다는 진제 스님은 인터뷰 말미에 법어처럼 큰소리를 남겼다. “마음 마음 마음이요, 가히 찾기가 어렵도다. 찾으려 하면 천리 만리 밖에 앉았으니, 모든 대중이시여 ‘참 나’를 바라보고 계시라.” 대구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조계종 억대 도박’ 총무원 집행부 총사퇴

    조계종 고위직인 종회의원과 주지를 포함한 스님 8명이 전남 장성의 백양사 인근 호텔에서 억대 포커 도박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조계종의 자승 총무원장은 10일 “관련자를 소환해 종헌 종법에 따라 죄를 물어 처벌하고 대대적 인적 쇄신을 하라.”고 지시했다. 총무원은 종단 차원의 대국민 사과 및 재발방지 방안을 이르면 11일, 늦어도 다음 주에는 발표할 것을 검토 중이다. 조계종 총무원의 집행부인 부·실장 7명은 이날 오전 총사퇴했다. 앞서 조계종 총무원에서 일했던 성호 스님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검에 이들 스님을 도박 혐의로 고발하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성호 스님은 이들이 호텔방에서 도박하는 13시간짜리 동영상을 자료로 검찰에 냈다. 검찰은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하고 서울 종로·전남 장성 등 해당 경찰서에서 수사토록 했다. 불기 2556년 부처님오신날(28일)을 앞두고 이날 대구 동화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승가(僧家)와 절집에도 염의를 입고 시주 밥을 먹고 살지만 발심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게 마련이다. 못난 짓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사들을 대신해 참회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동·서양 불교석학 여수에서 通하다

    ‘불교계의 석학이 한국에 다 모인다.’ 다음 달 11∼16일 전남 여수에서 40여개국 1000여명과 내국인 10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는 세계불교도우의회(WFB) 한국대회. WFB 총회와 세계불교도청년우의회(WFBY) 총회, 세계불교대학회의와 함께 국제불교문화박람회, 비즈니스포럼 등 굵직굵직한 세계적 규모의 행사들이 예정돼 있어 벌써부터 불교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불교학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서양의 소통과 환경을 논의하는 학술포럼은 이번 대회의 핵심. ‘21세기 불교생태환경사상과 수행’이란 대주제 아래 WFB 학술포럼과 WFBY 포럼이 11, 13일 각각 진행된다. 이 가운데 13일 디오션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릴 ‘불교사상을 통한 동서양의 소통’ 포럼엔 그야말로 내로라하는 불교계 저명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다. 전 세계여성불자협회 회장 카르마 렉세소모 스님, ‘전쟁과 선’으로 국내에도 알려진 브라이언 빅토리아 미국 오하이오주 앤티오크대 교수, 폴 넘리치 미국 오하이오주 그레이터 콜럼버스 신학대 교수도 눈에 띈다. 프랑스불교인협회 명예회장이자 WFB 부회장인 담마라타나 스님이 분야별 발표 안내를 맡는 포럼에선 불교철학이며 불교와 폭력, 사회적 역할들이 다뤄질 예정. 특히 불교가 전파된 시대적 흐름을 조명하면서 어떻게 영향력을 넓혀갈 것인지가 주 토론 내용이다. 조은수 서울대 철학과 교수와 반카즈 모한 호주 시드니대학 교수, 허우성 경희대 철학과 교수 등 논평자의 수준도 만만치 않다. 11일 디오션호텔 벨라스타홀에서 예정된 WFBY 포럼은 ‘환경, 생명의 실천적 방향 고찰’이 주제.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도법 스님과 이민용 한국불교연구원 원장, 태국의 불교학자 푼타리비바트, 세계여성불자협회 회장인 크리스티 장이 주제를 발표한다. 한국의 전통 수행환경과 관련된 영상도 상영한다. WFB는 1950년 5월 스리랑카에서 창립돼 50개국 150여 단체가 가입한 세계 최대 불교단체. 이번 한국 대회는 1990년 서울 대회에 이어 두번째인 셈이다. 판 와나메티 WFB 회장은 대회에 앞서 홈페이지에 올린 환영 인사를 통해 “21세기 인류평화에 기여하고 세계 환경문제의 대안을 찾는 대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교황청 부처님오신날 봉축메시지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의장 장 루이 토랑 추기경)가 부처님오신날(28일)을 앞두고 봉축 메시지를 불자들에게 보내왔다고 조계종 충무원(총무원장 자승스님)이 4일 밝혔다. 토랑 추기경은 ‘친애하는 벗들인 불자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메시지를 통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 세계 불자 여러분의 마음에 기쁨과 평온이 깃들기를 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날 점점 더 세계 도처에서 다른 종교와 믿음을 지닌 학생들이 한 교실에 나란히 앉아 함께 서로에게 배우고 있다.”면서 “이러한 다양성은 우리에게 도전을 제기하며 젊은이들에게 다른 종교를 존중하도록 가르칠 필요성을 깊이 성찰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도인과 불자는 종교 간 대화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정의와 평화를 가르칠 공동 책임이 있다.”면서 “친애하는 벗들인 불자 여러분과 마음을 모아 젊은이들이 정의와 평화의 도구가 되도록 함께 이끌어 나가자.”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용산참사·쌍용차 노조원 특별사면하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일 용산참사와 쌍용차노조 관계자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공문을 법무부장관에게 보냈다. 28일 부처님오신날을 염두에 둔 것이다. 자승 스님은 공문에서 “현 정부 마지막 부처님오신날 특별사면은 2000만 불자 뿐 아니라 온 국민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사회갈등으로 구속된 이들에게 부처님의 관용과 화해의 자비심을 깨닫게 하고, 참된 행복을 되찾아주면 국가와 사회의 통합 발전에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충연 위원장 등 용산참사 관련 구속자와 쌍용자동차 한상균 노조 지부장은 사회갈등 해소의 상징적 의미가 있어서 특별사면에 반드시 포함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자승 스님은 지난 2월 용산참사 구속자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지난 4월 5일 쌍용차 노조 관계자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특별사면 노력과 희생노동자 천도재 개최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생명의 窓] 아름다운 것들의 힘/성전 남해 용문사 주지

    [생명의 窓] 아름다운 것들의 힘/성전 남해 용문사 주지

    방송을 하는 나는 매주 서울에 간다. 서울에 있다가 이곳에 내려오면 온몸에 생기가 도는 것을 느낀다. 사방을 둘러보았다. 코끝을 스치는 맑은 공기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꽃들의 미소와 연둣빛 산색. 그렇지, 바로 저것들이었어. 내게 생기를 불어 넣어주고 가슴에 행복을 남기는 것들이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밤이면 쏟아질 것 같은 별들과 아침이면 투명한 햇살들과 새들의 울음소리. 이 모든 것들을 만날 때마다 내 마음의 빛들이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모든 생명이 빛을 의지해 크듯이 나의 마음에도 빛들이 찾아오고 그 속에서 평화롭게 성장해 가는 나를 느낀다. 내가 사는 곳은 남쪽 끝에 자리한 섬, 남해다. 이 섬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는 가깝다. 이들은 다 친구고 친척이다. 이방인이 별로 없는 섬에서 나는 이방인이다. 나는 이들의 친척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7년을 살고 있다. 100년을 살지 못하는 인생에서 7년은 긴 시간이다. 7년 동안 이곳 사람들과도 친숙해졌지만 이곳의 산하와 더욱 가까워졌다. 남해의 바다와 산을 보면 이제 마음이 끌리는 것을 느낀다. 내가 어딘가 가 있으면 이곳의 바다와 바람과 햇살이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한다. 내게 돌아가고 싶은 생각을 일으키는 곳이 남해가 되어버렸다. 본시 구름처럼 물처럼 떠돌기를 좋아하는 우리네 삶에 고향처럼 타향이 다가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수채화 같은 남녘의 섬이 내 마음속으로 나도 모르게 들어와 향수를 일깨우는 것이다. 화전. 이곳의 옛 이름은 화전이었고, 그 옛 이름을 통해 이곳이 얼마나 꽃이 많았던 곳인가를 상상할 수 있다. 두모 마을에는 유채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다정 저수지 앞에는 해마다 오월이면 튤립이 한창이다. 군에서 관리하는 튤립 군락지는 자그마한 저수지를 앞에 두고 있어 꽃들이 더욱 예쁘게 보인다. 물빛 머금은 튤립의 그 신선함. 튤립이 한창일 때면 나는 이른 아침에도 나가서 꽃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일몰 시간이면 다시 꽃들을 찾아가고는 한다. 그때마다 나는 꽃구경을 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꽃들과 만나고 있다. 이들이 어디서 그토록 환한 미소를 지어 보았겠는가. 지치고 두려운 세상 속에서 이들이 짓는 이토록 환한 미소는 꽃들이 보내는 선물인 것이다. 사랑도 잠시인 것이 되고 정직도 지키기 어려워진 세상에서 그들은 튤립이 건네는 정직과 영원한 사랑의 언어를 듣는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꽃처럼 행복하게 미소짓는 곳. 이제 그곳이 과거로 사라져 갈 형편이 되었다. 내년이나 후년이 되면 그 아름다운 꽃밭을 4차선 도로가 관통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아름다운 꽃대를 짓밟으며 아스콘 도로가 깔리게 되고 차들이 고속으로 달리는 그 길 위에서 사람들의 행복한 미소와 꽃들의 영원한 사랑의 말들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야 말 터이다. 남해는 그 옛 이름이 화전이었듯 사람들이 꽃처럼 모여 살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역 중의 하나이다. 도로보다는 꽃길 하나 더 내는 것이 현명하고, 자동차들의 질주보다는 사람들의 환한 미소가 머물게 하는 것이 더 남해에 맞는 일이다. 법정 스님은 남해를 수채화 같은 섬이라고 했다. 언젠가 불일암에서 뵈었을 때 제주도보다도 더 친근감이 간다고 했다. 남해는 수채화 같은 서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나는 그것을 아름다움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꽃이 있고 별이 돋는 곳에서 사람들은 영혼의 힘을 얻는다. 삶에 지친 자, 마음의 화를 다스리지 못한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다시 평화롭게 일어서는 것을 보라. 아름다움이 얼마나 큰 힘인가를 알 수 있지 않은가. 아름다움을 잃는 것은 곧 생기를 잃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가 산사에서 만난 별들과 다정에서 만난 튤립들. 그들은 모두 내게 영혼의 힘을 선물한다. 그것이 어디 나에게만 국한된 일이겠는가. 사람들은 모두 이 아름다운 것들을 통해 맑은 생명의 힘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 청도에서 만난 세 가지 추억…산과 물, 인심 맑은 三淸의 땅

    청도에서 만난 세 가지 추억…산과 물, 인심 맑은 三淸의 땅

    파릇한 잎, 울긋불긋한 꽃. 산과 들이 색색으로 물듭니다. 그야말로 화양연화(花樣年華)입니다. 내 나라 안 구석구석이 가장 화사해지는 이때, 경북 청도를 찾아 나섰습니다. 산과 물, 그리고 인심이 맑아 ‘삼청(三淸)의 땅’이라고도 불리지요. 어디 맑기만 한가요. 산마루 곳곳에 살구꽃, 벚꽃이 흐드러지고, 마을 어귀의 연분홍 복사꽃은 한없이 객의 가슴을 설레게 했습니다. 혹시 가을철 ‘청도 반시’의 고장으로만 기억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당신은 청도의 절반밖에 보지 못한 것입니다. 시인의 연정, 그리고 편지 파란 하늘. 눈이 부시다. 시골마을 내호리를 찾아가는 길이다. 청마 유치환(1908~1967)에게서 5000여 통의 연서를 받았다던 여류 시인의 생가가 있는 마을이다. 어렵게 찾아간 이호우·이영도 시조시인 생가(등록문화재 제293호)의 대문은 그러나 굳게 잠겼다. 시인과 외사촌 사이라는 옆집 노부부의 양해를 얻어 2층 베란다에서 생가 안쪽을 살핀다. 천리향의 그윽한 향기가 코를 간질이고, 뜨락엔 키 작은 풀들이 뾰족뾰족 자라고 있다. ‘ㄱ’자 모양의 담벼락 옆엔 허우대만 컸지, 도무지 튼실해 뵈지 않는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필경 시인 오누이도 저 나무 아래서 술래잡기, 소꿉놀이를 하며 놀았을 게다. 정운 이영도(1916~1976)와 유치환, 두 시인의 사랑이야기는 애틋하기 짝이 없다. 이종기 청도군청 문화관광해설사 등에 따르면 경남 통영여자중학교 국어교사로 근무하던 청마는 같은 학교 가사교사 정운에게 마음을 빼앗겨 거의 매일같이 연서를 보내 구애했다. 1947년부터 1967년 청마가 사망할 때까지, 무려 20년 세월이다. 그동안 보낸 편지가 5000통을 넘는다. 청마가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임은 물같이 까딱않는데//날 어쩌란 말이냐”라고 절규하면 정운은 “오면 민망하고 아니 오면 서글프고/행여나 그 음성 귀 기우려 기다리며/때로는 종일을 두고 바라기도 하니라”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청마는 이미 결혼한 몸. 정운 또한 남편과 사별하고 외동딸을 키우는 형편이니 그 사랑이 온전하게 결실을 맺을 리 없다. 결국, 청마는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란 시를 남기고 부산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이영도 시인은 그에게 받은 편지 중 200여 통을 추려 서간집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를 낸다. 시인의 생가 앞쪽 길은 꼭 영화 세트장 같다. 흙으로 쌓은 담과 여닫이 나무문이 달린 ‘영신정미소’,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듯한 ‘사료판매소’, LP판에서 오래된 노래가 흘러나올 듯한 ‘중앙소리사’ 등 낡은 풍경들이 이어져 있다. 시인의 집 바로 앞은 오래된 극장 건물이다. 영사기를 거꾸로 돌릴 수 있다면, 영화를 보려고 줄 섰던 사람들 틈에서 시인 남매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가에서 50m쯤 떨어진 강변에 오누이 공원이 조성돼 있다. 동창천과 청도천의 함수머리로, 강물은 이웃한 밀양시에 접어들면서 밀양강으로 이름이 바뀐다. 공원은 단출하다. 남매를 기리는 시비 두 개와 몇 그루의 벚나무, 정자 한 채가 고작이다. 도드라지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정감이 간다.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화양연화(花樣年華)라 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표현하는 말이다. 시인의 생가가 있는 청도의 끝자락에서 안쪽으로 되짚어 가는 길이 그렇다. 살구꽃, 자두꽃이 흐드러지고, 복사꽃도 연분홍으로 물들었다. 특히 청도는 복숭아 산지로 명성이 자자한 곳. 보이느니 복숭아밭이요, 즈려 밟고 가는 땅 위는 죄다 복사꽃잎이다. ‘새마을 운동 발상지’인 신도마을 앞 능수버들의 실핏줄 같은 가지엔 초록의 기운이 완연하다. 청도는 날개 펼친 나비를 닮았다. 도시가 옆으로 펼쳐진 형국이다. 이종기 해설사에 따르면 곰티재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산동, 왼쪽은 산서 지역으로 갈린다. 각 지역의 정서도 조금씩 다르단다. 평탄한 산서 쪽과 달리 산동 쪽은 상대적으로 험하다. 초야에 묻혀 살길 원했던 양반들의 고택이 즐비하고, 운문사 등 대가람도 산동 쪽에 몰려 있다. 매전면 동산리의 처진 소나무(천연기념물 295호)와 하평리 은행나무(도 기념물 109호) 등을 줄줄이 지나면 금곡리 삼거리다. 동창천 맑은 물이 흐르는 삼거리 가운데엔 삼족대(三足臺)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조선 중기의 문신인 김대유가 후학양성의 근거지로 삼았던 정자다. ‘요족하지 않아도 먹을 게 떨어지지 않고, 나이 60세 넘게 산 데다, 벼슬도 할 만큼 했으니 이만하면 족하지 않으냐.’고 길손에게 묻고 있는 듯하다. 갈래길 어느 쪽으로 가도 운문사에 가 닿지만, 다리 건너 오른쪽 길을 ‘강추’한다. 여든여덟 칸짜리 운강고택과 만화정 등 청도를 대표하는 고택과 정자가 죄다 이 길가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선암서원도 잊지 말고 돌아봐야 한다. 길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어 지나치기 십상이다. 삼족당 김대유와 소요당 박하담의 위패를 모신 서원으로 크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건물마다 세월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신지리와 이웃한 임당리 마을의 김씨 고택도 독특하다. 임진왜란 직전부터 16대에 걸쳐 내시(內侍)들이 살았던 고택이다. 성이 다른 내시를 양자로 들이다가 18대 이후부터 자식을 통해 대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세상 모든 존재에게 진리를 발걸음을 채근해 신라 고찰 운문사로 향한다. 국내의 대표적인 비구니 사찰이다. 가람 초입, 수백m 늘어선 솔숲이 객을 맞고 있다. 자태 단아하고 공기는 청량하다. 소나무 사이사이 진달래가 활짝 피어 화사함을 더하고 있다. 운문사에 들기 전, 꼭 찾아야 할 곳이 북대암이다. 솔숲 진입로를 지나면 왼편에 북대암 오르는 길이 나온다. 산자락 8부 능선까지 차로 오를 수 있으나, 그 뒤로도 가파른 산길이 이어진다. 북대암에 서면 운문사 대가람의 전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운문사는 비구니 사찰인 동시에 수백 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공부하는 4년제 승가대학이다. 여승들의 수도 도량답게 깔끔하면서도 화사하다. 하지만 객들이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은 여느 사찰에 견줘 매우 적다. 운문사에선 ‘사물’소리를 꼭 들어야 한다. 가죽 있는 축생에게 진리를 전한다는 ‘법고’, 물속의 중생을 제도한다는 ‘목어’, 하늘을 나는 새와 허공을 헤매는 영혼을 천도하는 쇠로 된 ‘운판’, 지옥의 중생까지 제도한다는 ‘범종’을 통틀어 ‘사물’이라고 부른다. 새벽예불 직전과 저녁 공양 이후(오후 5시 45분경) 사찰 입구의 2층 종각에서 울려 퍼지는 사물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운문사는 법보의 보고이기도 하다. 비로전(보물 제835호), 삼층석탑(678호) 등 보물이 7개다. 만세루 옆 처진 소나무는 천연기념물(180호)이다. 이 나무는 해마다 음력 삼월삼짇날 막걸리 12말을 받아먹고 기를 보충한다. 글 사진 청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중부내륙고속도로나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동대구JC에서 신대구~부산간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청도나들목으로 나온다. 조금 더 내려가 매화로 유명한 삼랑진 나들목에서 되짚어 올라오는 것도 좋다. ▶맛집:청도읍 한재미나리마을은 평일에도 식도락가들로 북적댄다. 방문객이 돼지, 오리고기를 사와 농가 미나리밭에서 구워 먹는다. 미나리 한 접시에 1만원 안팎이다. 마을 초입에 미나리와 고기 일체를 파는 일반 식당도 즐비하다. 청도역 앞은 추어탕 거리다. 원조 청도추어탕(371-5510) 등이 알려졌다. 금천면 동곡리의 강남반점(373-1569)은 ‘스님짜장·짬뽕’으로 입소문이 났다. ▶잘 곳:비슬리조트관광농원(372-0900)은 한국관광공사 지정 ‘굿스테이’ 업소다. 각북면에 있다. 선암서원(070-4150-8445)은 한옥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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