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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음보살좌상, 부처 법 따라 제자리로”

    “관세음보살좌상, 부처 법 따라 제자리로”

    지난해 10월 일본 대마도로부터 밀반입된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을 원래 자리인 충남 서산 부석사에 봉안하기 위한 모임이 발족됐다. 불교계와 서산 지역단체, 문화재환수운동단체들은 21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공연장에서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제자리 봉안위원회’(봉안위) 발족식을 하고 불상 반환을 위한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부석사 불상이 한국에 봉안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봉안위 공동대표단에는 주경(서산 부석사 주지·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도신(서산사찰주지협의회장), 정범(수덕사 재무국장·조계종 종회의원) 스님과 김원웅 전 국회의원(조선왕조실록·의궤환수위 공동대표), 김경임 전 튀니지 대사, 엄승용 전 문화재청 정책국장 등이 참여했다. 이 밖에 이완섭 서산시장, 이철수 서산시의회 의장, 홍영표·성완종 국회의원, 박정현 충남도 정무부지사 등 서산 지역 단체와 문화재환수운동단체들이 힘을 보탰다. 불교계를 중심으로 문화재 시민단체, 정관계 인사, 서산 지역사회가 똘똘 뭉친 것이다. 이들이 발족식에서 밝힌 활동 내용은 한·일 양국 간 외교 교섭이나 국제법 차원의 해결이 아닌 불교적 방식에 의한 불상 방환이다. 최근 불상 반환을 놓고 양국 간 외교 마찰로 번지는 상황에서 자칫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불상의 일본 유출 경위를 사실상 명확히 따지기 힘든 상황에서 양국 불교 간 상생과 배려 차원에서 접근하겠다는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봉안위는 이에 따라 우선 관음사 스님들에게 부처님 법에 따른 원 소장처로의 불상 봉안을 적극 권유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와 국회, 나가사키현 등에 부석사 주지와 봉안위 입장을 공식 전달키로 했으며 유네스코에 불상의 관음사 소장 경위, 약탈 정황, 현 보관 상태 등을 전달해 국내 반환을 위한 국제적 여론을 환기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회 결의문 채택 등을 추진해 정부 관계자들을 적극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집행위원장 원우 스님(부석사 총무)은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을 부석사에 봉안하기 위해 여러 활동을 전개하던 중 이번에 봉안위를 발족하게 됐다. 불교계를 중심으로 환수를 둘러싼 국내외 활동이 더욱 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개신교 “차별금지법, 양심·종교의 자유·행복추구권 침해 소지”

    개신교 “차별금지법, 양심·종교의 자유·행복추구권 침해 소지”

    최근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대표발의한 이른바 ‘차별금지법’을 놓고 개신교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개신교계는 ‘차별금지법’의 절차와 내용, 법적 문제를 들어 법안 폐기 운동에 나서는 한편 발의한 의원에 대한 낙선운동을 선언하는 등 집단행동에 돌입해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차별금지법안’은 지난해 11월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안’과 지난 2월 12일과 20일 김한길, 최원식 민주통합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 등 모두 3건이다. 이 법안들은 대부분 모든 생활 영역에서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 지역, 용모 등의 신체 조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및 가족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 지향(동성애), 성정체성, 학력, 고용 형태,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예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신교계는 이에 대해 법안들이 국민의 보편적인 정서를 반영하지 않은 데다 공청회 등을 통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고 특히 헌법에서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제19조), 종교의 자유(제20조), 행복추구권(제10조)의 제한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 교계 동성애·동성혼 입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교계 지도자들을 초청해 법안 반대 운동을 추진키로 결정한 데 이어 18일 종교편향기독교대책위원회(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어 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또 20일 에스더기도운동을 비롯한 개신교계가 주축인 ‘차별금지법 반대 범국민연대’는 차별금지법 반대 국민 대회와 1000만명 국민 서명 운동 발대식을 가졌다. 이 가운데 대책위는 한국교회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미래목회포럼, 한국교회언론회 등 개신교 5개 단체와 주요 교단 총회가 모두 참여해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을 범 개신교계로 확산시킬 것임을 예고했다. 실제로 개신교계는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의원들을 상대로 항의 전화를 거는 것을 비롯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발의한 국회의원에 대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개신교계가 차별금지법안에 반대하는 가장 큰 명분은 법안이 상정, 통과될 경우 교육 현장과 사회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불교계를 비롯한 다른 종교계는 개신교의 주장과는 상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법안 내용 중 타 종교의 교리 비판 금지 부분을 개신교계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법안은 타 종교인을 향한 공격적인 전도와 선교가 발생할 경우 차별 행위 피해자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수 있고 시정 권고를 받은 자가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국가인권위원회는 30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계종 기획실장 주경 스님은 이와 관련해 “의원들이 대표발의한 법안의 내용은 이미 한국이 국제법이나 유엔 권고를 준수하고 있는 것들이며 최근 의원들의 잇따른 차별금지법 발의는 그것을 국내법으로 규정하자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변진흥 사무총장은 “한국 사회에서 종교 편향과 그로 인한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차별 금지와 예방을 위한 법제화는 당연한 일이지만 법안 내용은 특정 종교가 역차별로 인식할 수 있는 부분들을 담고 있는 만큼 상생과 공존에 바탕한 종교화합지원법 차원에서 조정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종교 플러스] 백련불교재단 육조단경 대강좌

    백련불교문화재단과 중앙신도회 불교인재원은 성철 스님 열반 20주기를 맞아 육조단경 대강좌를 진행한다. 강좌는 4∼11월 매월 둘째 월요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공연장에서 열리며 법사는 조계종 원로 의원 고우 스님이다. 백련불교문화재단은 “육조 혜능 스님은 선종(禪宗) 시대를 연 선지식”이라며 “법문집 ‘육조단경’은 선종 종지(宗旨)가 담긴 선 수행 지침서로, 성철 스님도 ‘육조단경’의 중요성과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강좌의 의미를 밝혔다. 백련문화재단은 9월 2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지하 공연장에서 ‘육조 혜능과 퇴옹 성철, 그리고 한국 불교’라는 주제의 학술대회도 연다.
  • temple stay ‘참된 나’를 찾는 행복한 여행③전나무 숲길 걷기 월정사

    temple stay ‘참된 나’를 찾는 행복한 여행③전나무 숲길 걷기 월정사

    전나무 숲길 걷기 월정사 전나무길에 마음을 내려놓다 전나무들이 나를 위로해 줄 거라곤 생각치 못했다. 기분 좋은 향기를 뿜어내는 나무들 사이로 도반과 함께 천천히 걸었다. ‘좋다. 참 좋다.’ 맘엔 절로 치유의 싹이 움텄다.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평창군 진부행 버스를 타고 2시간 30분을 달려가 다시 평창군 진부면에서 한 시간에 한 대씩 다니는 시내버스로 갈아타야 만날 수 있는 오대산 월정사는 다소간의 어려움을 감내하고서라도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오대산 국립공원 안내사무소를 지나 펼쳐지는 전나무 숲길도 월정사의 백미거니와 물이 너무도 맑아서 열목어가 산다는 금강연이 월정사 앞으로 굽이굽이 흐르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오대산은 신라 자장율사가 지혜의 상징 문수보살이 사는 산으로 믿기 시작한 이래 우리나라에서 불교성지로 이름을 알렸는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적멸보궁 상원사와 이웃하고 있어 불자라면 관심 있게 보았을 국내 대표 사찰이다. 고려시대 초기 10세기경 부처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건립된 국보 48호 팔각구층석탑과 <조선왕조실록> 등 귀중한 사서를 보관하던 오대산 사고史庫가 남아 있다. 강원도를 찾은 주말, 깊은 산골은 적막했고 여전히 눈발이 흩날렸다. 오대천은 꽁꽁 얼어붙었다. 월정사 템플스테이 사무국 지월당을 찾으려면 절의 가장 안쪽 끝으로 가야 한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의 숙소인 성적당, 제월당, 토월당 등은 매우 깨끗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해 배용준이 월정사 템플스테이를 다녀간 뒤 일본인들의 방문도 늘고 있다. 그도 여기 선방에서 묵고 새벽예불을 드리고 울력으로 월정사 9층석탑 옆 대웅전 마당을 쓸었다고 말해 주면 그렇게 좋아한다고 템플스테이 담당자가 귀띔해 주었다. 하룻밤을 머물게 된 성적당은 스님들의 선방을 마주보고 있어 문 여닫는 소리며 발자국소리, 소등시간에 특히나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온돌로 훈훈하게 데워진 방바닥이 뜨끈하게 달아올라 금세 노곤해졌다. 성적당 5번방에서 다홍색 생활한복으로 갈아입고 옷가지와 짐을 정리했다. 먼저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20시간 동안 행자로 분해 절하는 법, 절 생활 수칙을 배운다. 말과 행동을 줄이고 차수(두 손을 배 앞에 겹쳐 모은 자세)를 하며 경내를 조용히 질서 있게 이동할 것을 다짐받는다. 산사의 저녁은 빨리 찾아왔다. 공양간에선 단기출가자들이 공양게송을 외었다. “마음의 온갖 욕심을 버리고 이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깨달음을 이루고자 공양을 받습니다.” 미국에서 온 크리스티나와 앰버, 캐나다인인 캐서린도 밥을 두 번씩 펐다. 절에만 오면 배가 고픈 게 나만 그런 건 아니었나 보다. 저녁공양 후 모든 식기와 수저는 자신이 씻어 반납해야 한다. 물론 잔반도 없어야 한다. 절에서는 누구도 자신의 일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 지도법사 해인스님은 불안하고 화날 때, 슬플 때일수록 함께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자신을 낮춰 하심下心하라 했다. 새벽 3시30분 도량석을 담당하는 스님이 목탁을 치며 앞마당을 지났다. 가장 큰 법당인 적광전에서 행해지는 예불에 참여한 뒤 서별당에서 108배와 자신이 만든 연꽃등에 촛불을 켜고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죽비소리에 맞춰 절을 하다 보면 어느새 108배는 끝나 있다. 이후엔 가부좌를 틀고 10분간 참선하는 시간을 가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아침공양 후엔 담당 스님과 함께 전나무길을 걸으며 암자를 순례하는데 이 시간이 백미다. 월정사 입구에서 오대산 일주문까지 이어진 1km의 전나무 숲길은 우리나라에서 부안 내소사, 남양주 광릉수목원과 함께 3대 전나무숲길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전나무에서 싸-하게 퍼지는 피톤치드향은 맡는 순간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추운 곳에서 잘 자란다는 전나무는 상처가 났을 때 ‘젖’이 나온다고 하여 젖나무로 부른 데서 비롯됐다 한다. 평균 수령이 80년이 넘는 전나무 1,800그루가 그 위용을 뽐내고 있어 천년의 숲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단기출가학교 입학생들과 스님들은 매일같이 이 길을 걷는데 여름날이면 금강연, 오대천 가에 앉아 명상을 하기도 하고 삼보일배 등 수행을 이어나가기도 한다. 산사를 찾는 데 사실 큰 마음가짐이 필요한 건 아니니 편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월정사 전나무 숲에선 누구나가 위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은 숲길로 손꼽히는 곳이다 2 템플스테이 기간, 경내에서는 두 손을 모으고 조용히, 질서 있게 다녀야 한다 글·사진 강혜원 기자 취재협조 하나투어 02-2127-1566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월정사는 외국인 템플스테이가 가능한 전국 15개 사찰 가운데 하나로 외국어통역사가 전 일정을 함께하며 영어로 된 설명자료, 해설을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과학적 명상과 예술을 통한 심리치료, 통찰대화가 결합된 독특한 방식의 ‘Art Your Mind’ 명상 프로그램을 3월15일부터 2박3일간 진행한다(1기). 미술도구를 만져 본 적 없는 그림초보자, 명상수업이 처음인 초심자들도 지도강사의 안내에 따라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참가비 1인당 16만원이며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된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63 문의 033-339-6606~7 woljeongsa.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씨줄날줄] 신용카드 보시/육철수 논설위원

    불교의 8만 4000법문은 수행·기도와 행복·해탈 등의 실천법을 제시한다. 그중 육바라밀(六波羅蜜)은 신자들이 실천해야 할 여섯 가지 해탈의 길을 일러준다. 이는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선정(禪定)·반야(般若)를 일컫는데, 보시는 그 첫 번째 덕목이다. 지식·사랑·재산 등을 조건 없이 널리 베풀어 자비를 실천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보시를 하면서 반대급부를 바라면 부정을 타기 때문에 엄히 금하고 있다. 불가에서는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는 것 역시 훌륭한 보시라며 일상생활에서 이를 적극 권장한다. 흔히 말하는 무재칠시(無財七施)다. ▲언제나 환한 얼굴로 상대를 대하는 화안시(和顔施)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을 건네는 애어시(愛語施) ▲진심어린 마음으로 축원해 주는 심려시(心慮施) ▲자애로운 눈길을 보내는 자안시(慈眼施) ▲몸으로 남의 힘든 일을 도와주는 사신시(捨身施) ▲자리를 내어주는 상좌시(床座施) ▲집 없는 사람을 재워주는 방사시(房舍施)가 그것이다. 이는 불교도가 아닌 누구라도 평소 몸에 배어 있으면 인품이 달라지는 금언이다. 좋은 뜻을 품은 보시가 갈수록 재물을 탐하는 쪽으로 물드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불가에서 ‘빈자일등 부자만등’(貧者一燈 富者萬燈)이라 한 것은 재산이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많은 사람은 많은 대로 형편에 따라 성의를 표하면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금을 많이 보시하는 신자는 사찰에서 예우받고 적게 내는 신자를 업신여긴다면 이는 진정한 불교정신이 아닐 터. 게다가 사찰에서 지내는 망자의 49일재, 100일재, 천도재 등이 상업화하는 것도 보기에 딱하다. 심지어 일부 스님들은 이렇게 받은 보시로 술 마시고 도박까지 하는 추태를 보여 적잖이 실망스럽다. 조계종이 연말까지 전국 2500여 사찰에서 신도들이 보시할 때 현금 말고 신용카드도 쓸 수 있게 한단다. 문화재가 있는 유명 사찰의 입장료도 카드 결제가 가능해진다. 현금 보시로 사찰에 들어가는 돈이 얼마나 되고 어디에 쓰이는지 궁금했는데,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조계종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 결제를 시범 실시한 6개 사찰에서는 수입이 최고 6배까지 늘었단다. 그런데 신용시대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조계종의 움직임 또한 세속적이라는 느낌이 자꾸 드는 것은 왜일까. 하지만 시대가 변했으니 종교도 변할 수밖에…. 기왕 ‘신용카드 보시’를 받겠다면 불교의 신뢰 회복과 자정에도 적극 나섰으면 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시사기획 창(KBS1 밤 10시) 창업 4년 만에 기업가치 2조 2000억원으로 올라선 사이트가 있다. 일반 가정의 빈방을 여행자들에게 알선해 주는, 빈방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airbnb)다. 하루 평균 이용자가 5만명에 이르고, 누적 이용건수는 1000만건으로, 세계 최대의 호텔 체인인 힐튼을 능가할 정도다. 비결은 ‘공유’에 있다는데…. ■꼬마신랑 쿵도령(KBS2 오후 5시) 물 좋고 산 좋고 인정 많은 소래골은 ‘쿵도령’ 금룡이 있는 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마을 사람들은 일곱 살 진금룡을 어떻게 길들일까 고심하지만 그래도 하는 짓이 밉지만은 않다. 그런데 오늘 금룡이는 대체 어디를 저리 바쁘게 가는 걸까. 금룡이 덕분에 마을 사람들은 문단속하느라 정신이 없다. ■뽀뽀뽀 아이조아(MBC 오후 4시) 뽀뽀뽀 동산에는 어떤 신나는 일이 있을까. 옛날에는 달구라고 불렸던 닭에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또 반짝반짝 문화탐험대와 한지 체험 마지막 이야기도 함께한다. 나만의 특별한 한지를 만들기 위해 한지를 뜯고 찢어서, 예쁜 한지를 만들기에 도전한다. 과연 어떤 한지가 만들어졌을까. ■현장 21(SBS 밤 8시 55분) 이제는 더 이상 서민 음식이 아닌 값비싼 삼겹살 값의 진실을 파헤치고, 돼지고기 가격 불안정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한편 우리나라 문화재 절도단에 의해 국내에 반입된 불상을 두고 일본과 외교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 언론 최초로 도둑맞은 불상이 있던 쓰시마 관음사 주지 스님을 단독 인터뷰한다. ■달라졌어요(EBS 밤 7시 30분) 2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한 5년 차 부부. 하지만 신혼 초부터 시작된 싸움으로 부부는 서로에게 상처만 입혀 왔다. 아내의 언어폭력이 두려운 남편은 자꾸만 다른 사람에게서 위안을 찾게 되고, 침묵 속에서도 서로에게 끊임없이 칼끝을 겨누며 상처를 주고받았던 부부 사이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멀어지고 말았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5분) 우리 사회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소개하고, 우리 사회의 마지막 보루이자 희망인 가족을 재조명한다. 동시에 그들의 희노애락을 통해 이 시대의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 보며,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묶인 우리의 상처와 극복을 통해 더 깊은 사랑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전달한다.
  • 불교방송 스님 7명 방송중단 파문 확산

    BBS 불교방송을 진행하는 스님들이 이채원 사장의 종교 정체성과 스님 비하 발언을 문제 삼아 방송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들 스님들은 방송 진행 중단에서 그치지 않고 이 사장의 사퇴를 촉구할 방침이다. 더욱이 이번 방송중단 사태는 오는 19일 시작하는 조계종 193회 중앙종회에도 안건으로 상정돼 종단 차원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행복한 미소’를 진행하는 성전 스님 등 진행자 7명은 “그동안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이채원 사장의 언행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14일부터 방송 진행을 중단했다. 방송을 중단한 진행자는 성전 스님을 비롯해 정안(‘정안의 동행’), 정목(‘마음으로 듣는 음악’), 마가(‘함께하는 자비명상’), 자용(‘룸비니동산’), 주석(‘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지현(‘거룩한 만남’)스님등 진행자 전원이다. 방송을 중단한 스님들은 오는 21일 이 사장의 참회와 사퇴를 촉구할 방침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박춘희 구청장·박순호 세정 회장 대한민국 나눔봉사대상

    대한민국한빛회(회장 남종현)는 1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제2회 대한민국 나눔봉사대상 수상자 15명에 대한 시상식을 가졌다.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과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최고대상, 조용근 석성장학재단 회장과 도선사 주지 선묵혜자 스님이 종합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 밖에 유재중 새누리당 의원(복지입법), 김재윤 민주통합당 의원, 김석환 홍성군수(지역봉사), 강명순 세계빈곤퇴치회 이사장(빈곤퇴치), 탤런트 수애,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소외계층봉사), 가수 김용임(재능기부),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경로봉사), 프로골퍼 최경주(장학봉사), 김용호 대산농협조합장(농촌봉사), 이민주 전북장애인자활지원협회장(사회봉사) 등이 부문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흔들리는 청춘, 프로에게 길을 묻다

    흔들리는 청춘, 프로에게 길을 묻다

    새 학기를 맞아 대학마다 ‘토크 콘서트형 교양 강의’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토크 콘서트형 교양 강의란 대학이 각 분야의 전문가와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매주 개방형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하는 강의를 말한다. 과거 유명인사 특강과 달리 정규 학점도 챙길 수 있는 데다 다양한 시각을 가진 현장의 전문가를 초빙하면서 학생들의 호응도 높다. 동국대가 1학점짜리 교양과목으로 개설한 ‘프라이드 동국(Pride DONGGUK) 지성콘서트’는 이번 학기 수강신청 인원만 무려 400명에 달한다.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는 다양한 강사진에 있다. 조광래 나로호 발사추진단장, 손길승 전 SK 회장,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 스님 등 12명의 명사가 강사로 나선다. 동국대 관계자는 “강사진을 보고 수강인원을 늘려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많아 이번 학기에는 정원을 400명으로 늘렸다”면서 “강의가 알차다는 소문이 나면서 수강신청을 못한 학생까지 몰려와 청강생만 100명이 넘는 진풍경도 생겼다”고 말했다. 숙명여대의 ‘글로벌 리더십과 네트워킹’ 교양 수업도 학생들에게 인기다. 올해 새로 개설된 이 과목은 아우테프 샤라위 알제리 대사 부인, 아말 라흘루 모로코 대사 부인, 마날 알수라이 쿠웨이트 대사 부인이 강사로 나선다. 아랍권 주한 대사 부인들이 강사로 나서면서 평소 아랍권 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었던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강신청이 이어지자 학교 측은 애초 20명 정원을 45명으로 늘렸다. 서강대도 토크 콘서트형 교양 강의로 ‘인간과 이성’, ‘CEO 경영특강’을 운영 중이다. 2학점 교양과목인 인간과 이성은 이번 학기에 300명의 학생이 수강신청을 했다. 정훈 유도 국가대표 감독, 유인택 서울시 뮤지컬 단장,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의 김애란 작가 등 강사 12명이 매주 차례대로 강의에 나선다. ‘유도와 리더십’, ‘영화 및 뮤지컬 벤처인생’, ‘농담’, ‘소설의 미소’, ”네 꿈을 펼쳐라’ 등 강의 주제도 다양하다. CEO 경영특강도 200명 이상의 인원이 몰리면서 반을 2개로 나눠야 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시아나 윤영두 사장,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등 각 기업 CEO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자신의 경영철학과 노하우 등을 전수할 계획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몰려 갑자기 반을 나누는 바람에 CEO들이 두 번씩 나와야 했지만,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면서 “젊은 세대와 격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강사진 역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길섶에서] 어떤 횡재/서동철 논설위원

    주말, 강원도 철원 도피안사에 가볼까 하고 길을 나섰다. 경원선과 나란한 국도3호선을 타고 달리다 보니 신탄리역 앞에 막국수집이 보였다. 친절한 주인아저씨는 손님들이 막걸리를 따라주려 하자 “일할 때는 절대로 술을 안 마신다”며 손사래쳤지만, 낯빛은 벌써 불콰했고 결국 못 이기는 척 잔을 잡았다. ‘음주 제조’한 것이 틀림없는 막국수는 투박한 대로 순수한 맛이었고, 철철 넘치게 덤으로 담아준 사리에 마음까지 불러왔다. 우연한 횡재였다. 도피안사는 불사(佛事)가 한창이었다. 전쟁 통에 불타 버린 대적광전을 휴전 직후 이웃한 군부대가 나서 형편대로 복원했지만, 스님들은 흡족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주인인 국보 제63호 철조비로자나불은 가설 법당에 옮겨 모셔 놓았다. 흔치 않게 대좌까지 완벽하게 남아 있는 이 통일신라 철불은 조성한 내력을 꼼꼼하게 등에 새겨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불사 덕분에 옛 법당에선 수미단에 가려 있던 대좌의 아름다운 귀꽃과 신라인의 필치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기대하지 않은 횡재의 연속, 반나절 소풍에서 얻은 즐거움이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깔깔깔]

    ●유머는 유머로 스님과 신부님이 만나 식사를 했다. 신부님이 스님에게 농담을 던졌다. “스님, 돼지고기가 맛있네요. 한 점 드시지요.” 그러자 스님이 웃으면서 “감사합니다. 요즘에 고기가 땡기지 않네요. 나중에 신부님 결혼피로연에서 먹겠습니다.” ●경쟁 하나님과 인간이 창조경쟁을 했다. 먼저 하나님이 물을 창조했다. 그리고 인간이 술을 만들었다. 인간들은 기뻐서 밤새 술을 마시며 하나님을 이겼다고 자축했다. 그날 밤. 술에 잔뜩 취한 인간들이 일어나면서 말했다. “물…, 물…, 물 좀 주세요!”
  • [생명의 窓] 봄의 모든 것이 새롭다/보경 서울 법련사 주지 스님

    [생명의 窓] 봄의 모든 것이 새롭다/보경 서울 법련사 주지 스님

    춥고 긴 겨울이었다. 기록적인 추위를 생각하면 언제 이 지루한 터널을 지나는가 싶었는데 벌써 3월의 새 학기가 시작되었고, 기온은 이미 한겨울의 것이 아니다. 하지만 새벽 예불을 마치고 삼청공원을 돌아오는 한 시간가량의 산책길에는 여전히 사람이 뜸하다. 돌이켜보면 지난겨울의 초입에 나름의 10년 공부를 마친 상태였던 나는 상당히 홀가분한 기분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동안 미뤄뒀던 책도 보고, 모차르트도 진지하게 만나고, TV도 실컷 보면서 게으르게 겨울을 지낼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 지난 연말에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강의를 맡으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전공과목 하나에 교양과목 하나가 따라붙은 상태였다. 첫 강의의 부담도 부담이지만 새내기 학우들을 상대로 할 강의가 더 걱정이었다. 요즘은 PPT라 하여 빔 프로젝터를 활용한 방식이 대학 어디서나 대세이기 때문에 그 기법을 익혀야 하고 학생들의 정서도 알아야 한다. 겨울 속에 있으면서도 겨울을 잊어야 했던 저간의 사정 때문인지, 작금의 봄을 만나는 기분이 마치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난 뒤에 졸린 눈으로 새벽을 만나는 것처럼 낯설다. 미시마 유키오는 그의 어느 소설에선가 새벽의 이 느낌을 ‘회복기에 접어든 환자의 얼굴’이라고 표현했던 기억이 난다. 내 심경이 “국자는 국물 맛을 모른다”는 말과 다르지 않은데, 의문이 꽉 들어찬 이런 때가 공부에는 참 좋은 시절이다. 그런데 누구에게나 비슷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우리는 어떤 상황을 얻으면 곧장 그 상황에 안주하거나 매몰되고 만다. 선종(禪宗)의 언어로 ‘편의를 얻으면 편의에 떨어진다’(得便宜是便宜)라고 한다. ‘편의’는 속어로서, 우연한 기회를 얻거나 또는 치밀한 계획과 노력으로 유익하게 재미를 보는 것을 말한다. 중국인들은 이 말을 대단히 좋아한다고 하는데 “계략을 쓸 때는 계략에 떨어지고, 편의를 좋아할 때는 편의에 떨어진다”라는 말이 그것이다. 이 교훈이 헛되지 않아야 매사에 허다하게 일을 그르치는 어리석음을 멀리할 수 있다. 젊을 때는 몰라도 나이가 들수록 되돌아갈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더더욱 경계해야 한다. 내 응접실의 찻상에는 손잡이가 깨진 수구 한 개와 같은 크기의 온전한 수구 한 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파손된 수구는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진 것으로, 손잡이만 중간 부분이 깨져 나갔다. 처음에는 버릴까 하다가 그냥 써 보기로 했다. 오랫동안 함께해 온 것이라서 아깝기도 했지만 부족함을 앎으로써 마음이 편의에 떨어지는 것을 멀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와서 법문을 청한다면 손잡이가 나간 수구를 말없이 들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13세기 일본 조동종의 창시자인 도겐선사의 법문을 기록한 ‘정법안장수문기’에는 당 태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한 번은 외국의 사절이 오면서 천리마를 헌상했다. 그러나 당 태종은 즐거워하지 않는 눈치였다. ‘설령 천리를 달리는 준마라 할지라도 나 혼자 천리를 앞서 달린들 뒤에 신하들이 따라오지 못한다면 무슨 보람이 있겠는가?’ 한참을 생각한 그는 금과 옷감을 말 등에 가득 지워 돌려보내면서 끝내 천리마를 받지 않았다 한다. 코끝에 닿는 바람이 향긋해지더니 덩달아 만물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이 봄, 새 정부에 새 학기다. 더불어 살고, 편의를 얻어도 편의에 떨어지지 않는다면 나날이 새로울 것이다.
  • [저자와의 차 한잔] 역사소설 ‘담징’ 펴낸 원로 언론학자 김민환

    [저자와의 차 한잔] 역사소설 ‘담징’ 펴낸 원로 언론학자 김민환

    문학도의 꿈은 쉬 접히지 않는 모양이다. 너무 깊이 빠져들까 봐 50년 가까이 부러 소설과 시에 거리를 뒀지만, 은퇴와 함께 결국 마음 저 아래 깊이 쟁여 놓았던 문학적 감수성을 퍼올렸고 첫 소설을 내놓았다. 한국언론사 연구의 개척자로 꼽히는 원로 언론학자이지만 문단에서는 신인이나 다름없어 뿌듯하면서도 설레고, 걱정도 된다. 고려대 언론대학원 원장, 한국언론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2010년 8월 정년 퇴임한 김민환(68) 전 고려대 교수의 얘기다. 역사소설 ‘담징’(서정시학 펴냄)을 발표한 김 교수를 이달 초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에서 만나 소설가로 인생 제2막을 사는 ‘맛’에 대해 들었다. “학자 생활 29년 6개월 동안 공저를 포함해 18권의 책을 냈지만, 첫 소설이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최근 역사소설을 쓴 원로 학자나 언론인이 늘고 있어 왜 역사소설인가부터 물었다. “대학(고려대) 다닐 때부터 소설 쓰는 게 꿈이었다. 그런데 학생운동을 하면서 ‘감상적’이라는 건 치명적인 한계였고, 그때부터 문학적 감수성을 억눌러왔다”면서 문학도로서의 오랜 꿈에 대해 먼저 운을 뗐다. 이어 “한국 언론사 전공이어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이 담징으로 이끌었다”는 말로 답을 내놓았다. 일본서기에서 서기 610년 한국 종이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고구려 승려인 담징(579~631)이 국사로 일본으로 건너가 종이와 채색화, 맷돌, 연자방아를 처음 보급했다는 기록이 있었다. “학승이었던 담징은 수행 중에 욕(欲), 특히 애욕을 떨치기 위해 무단히 노력했고, (1949년 불타 없어졌지만) 호류지의 금당벽화에 철학이 녹아있는 미륵불을 그렸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고 했다. 이야기는 담징이 일본 여인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이 아버지 담징의 행적을 추적하는 것으로 시작해 “아버지께서는 (미륵불의)부드러움과 기품이 미래세에 중생을 구원할 것으로 믿으셨고 나도 믿는다”는 깨달음으로 맺는다. 그는 “정한숙의 소설 ‘금당벽화’에 나오는 담징은 민족주의자로 묘사돼 있지만, 나는 담징이 코즈모폴리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어디 가서든 자기 역할만 하면 된다는 것이 바로 미륵정토”라고 강조했다. 소설 ‘담징’은 당초 시나리오로 시작됐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임권택 영화감독과 만나 담징에 대해 얘기를 했더니 시놉시스를 만들라며 관심을 보였다. 우리 시대의 감독이 관심이 보인다면 시나리오 작가를 해보자고 생각해 퇴직후 보길도로 내려가 거의 1년을 매달렸다. 그런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소설로 방향을 바꿔 다시 2년을 ‘투자’했다.” 일본 나라 지역을 세 번 다녀왔고, 가톨릭 신자지만 불교 서적 40~50권은 족히 읽었다고 한다. 문제는 둔감해진 감정을 되살리는 것. “남녀 간의 애정을 느껴보려 했지만 쉽지 않더라.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 정호승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최동호의 ‘불꽃 비단벌레’ 등 시집들을 여러 번 읽으면서 서서히 감성이 살아났다고나 할까(웃음).” 제일 어려웠던 건 최고 학승의 연애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였다. 임 감독으로부터 “교수들은 섹스를 이렇게 싱겁게 하냐”는 핀잔을 받은 뒤 격을 유지하면서도 “담징은 훨씬 야한 스님이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읽어보면 ‘에이 이 정도 갖고 뭘’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최동호 고려대 교수와 서지문 교수가 소설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경희대 서하진 교수는 원고에 붉은 글씨로 과감하게 첨삭을 해준 ‘족집게 과외교사’였다고 한다. 김 전 교수는 자신의 소설이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일면식도 없는 평론가 서울대 방민호 교수가 쓴 “일본의 이노우에 야스시가 저 사라진 나라 누란의 이야기를 되살려 놓았듯이… 담징의 삶을 오늘에 새롭게 살려놓았다”는 추천글이 과하지만 고맙다. 앞으로 “1921년 한국 독립군과 러시아 적군이 교전했던 ‘자유시사변’을 모티브로 1920~30년대 만주를 배경으로 다양한 민족과 이념을 앞세운 세력들이 각축한 이야기, 우리 역사에서 제일 슬픈 드라마가 있는 사람들 얘기를 쓰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고희를 앞둔 김민환 전 교수에게 글쓰기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은퇴자들, 우리 사회 신화를 일군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쓰는 것으로 제2의 인생을 써나가는 붐을 일으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균미 문화부장 kmkim@seoul.co.kr
  • 조계종 ‘총림 확대’ 급제동

    조계종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총림 확대 종책에 제동이 걸렸다. 선원 수좌들이 총림 확대에 반대하기로 결의한 데다 종정 진제 스님까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집행부와 중앙종회 차원에서 준비해 온 총림법 개정이 차질을 빚게 됐다. 조계종이 총림 지정 확대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지난해 승려 도박 사태 이후 실추된 종단의 명예 회복과 승단 쇄신 차원의 수행 풍토 개선 성격이 짙다. 특히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전 교구본사를 총림으로 지정한다는 교구총림제까지 공식적으로 밝혔고 각 교구본사도 앞다퉈 총림 지정을 위한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선원수좌회 선림위원회가 회의를 열어 급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지난 1일 예산 정혜사 능인선원에서 선원수좌회 공동대표 무여·지환 스님을 비롯해 선원 수좌 31명이 참석해 열린 선림위원회는 “총림 지정 확대를 위한 총림법 개정을 유보하고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뜻을 모았다. 전국선원수좌회 선림위원회는 선원장급 이상 비구 수좌 스님들의 최고 의사 결정기구다. 따라서 선림위원회의 총림 확대 반대 결의는 전국의 제방 선원과 사찰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선림위원회의 이 같은 행보는 종정 스님의 입장과 맞물려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선림위원회는 회의 다음 날인 2일 종정 진제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총림법이 개정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전달했고 종정 스님은 선원 수좌들의 뜻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종정 스님은 지난달 중앙종회의장 향적 스님의 세배를 받는 자리에서 최근 집행부와 중앙종회의 총림 확대를 위한 총림법 개정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전달한 바 있다. 총림 확대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지난달 26일 중앙종회와 종단쇄신위원회가 마련한 ‘총림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서도 분출됐다. 공청회에서 일부 스님들은 총림법이 완화되면 총림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현행 총림법 유지와 강화 의견을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선원 수좌들의 총림 확대 반대 움직임을 놓고 불교계에서는 선원과 수좌들의 입지 약화에 대한 견제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1일 선림위원회에서는 총림법 개정안 중 ▲20안거 이상을 성만해야 한다는 총림 방장자격 조항 삭제와 ▲방장의 교구본사 주지 추천권 제약 조항에 민감한 방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선원 수좌들은 그동안 집행부의 종단 쇄신운동에 힘을 보탰지만 ‘교구본사 직선제’와 ‘산중총회법’등을 놓고 불만을 표출해 온 만큼 선원과 총림 최고어른인 방장의 위상과 관련해선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중앙종회는 오는 19일 열리는 제193회 임시회에서 총림법 개정을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총림법을 둘러싼 갈등이 자칫 그동안 잠재해 있던 종단의 큰 분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벼랑 끝에서 찾은 ‘삶의 진실과 비밀’

    벼랑 끝에서 찾은 ‘삶의 진실과 비밀’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손미’(배두나)는 죽음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하나의 문이 열린다.” 소설가 최인호(68)는 최근 출간한 ‘인생’(여백 펴냄)에서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 “꽃잎은 떨어지지만 꽃은 지지 않는다.” 아시아적 정서로 보면 ‘윤회’ 정도 되겠다. 서울고 2학년이던 196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서 가작으로 문단 활동을 시작한 최인호가 올해로 데뷔 50년을 맞았고 신간 ‘작품집’을 냈다. 2008년 5월 암 판정을 받고 투병에 들어간 작가가 쓴 5년간의 투병 기록이자 벼랑 끝에서 발견하게 된 인생의 비밀을 들려주는 책이다. 느닷없이 찾아든 병마와 항암치료의 괴로움, 죽음에 대한 공포, 불면의 밤과 신앙 고백으로 가득하다. 2011년 장편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이후 2년 만이다. 1부 ‘아무것도 청하지 말고 아무것도 거절하지 말며’는 서두에 “그동안 나는 암에 걸려 투병 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써 놓았다. 묵상록처럼 보이는 1부는 5개월 동안 가톨릭 ‘서울 주보’에 일주일에 한 번씩 연재한 글들이다. 2부는 연작 단편소설이다. 2부에서는 고(故) 법정 스님 등 세 사람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수단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다큐멘터리 ‘울지 마 톤즈’로 잘 알려진 고 이태석 신부, 고 김수환 추기경과의 인연이 그것이다. 특히 법정 스님에 관한 글은 2010년 9월에 쓴 미공개 작품으로 문학지에 발표하려다 ‘주제넘은 것 같아’ 그냥 갖고 있던 단편소설이라고 했다. 이태석 신부는 최인호가 2010년 1월 4차 항암치료를 위해 성모병원에 입원했을 때 만났다. 옆 병실이었다. ‘절대 안정’ 팻말이 붙어 있는 병실에는 쾌활하고 밝은 표정의 젊고 키 큰 신부가 있었단다. 그 신부는 “걱정 마세요. 나는 스무 번도 넘게 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라며 작가를 위로했다. 그때 작가는 “나나 신부님이나 이제 모든 운명이 엿장수 마음에 달렸음을 알고 있으니, (중략) 우리야말로 목판 위에 놓인 엿가락에 불과하지 않는가”라며 담담하게 죽음을 응대한다. 최인호는 2003년 김수환 추기경과 한 행사에서 만난 이야기도 들려준다. 행사를 마치고 떠나는 최인호를 향해 김 추기경이 “왜 함께 식사를 하지 그래”라고 했지만, 왠지 모를 자존심과 싸늘함으로 작가는 그 자리를 피했다. 그것이 마지막 대화가 됐다는 사실에 최인호는 김 추기경이 선종한 뒤 일주일을 울었다. 작가는 법정 스님과도 전남 송광사에서 만리장성을 쌓을 수 있었던 인연을 놓쳤다고 아쉬워한다. 그러나 작가는 “만나고 싶은 사람은 굳이 찾아가지 않더라도 인연이 닿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는 법”(269쪽)이라고 장담한다. 하나의 문이 닫히고 또 다른 문이 열리는 것일까. ‘인생’을 작가가 머리글에 올린 바람처럼 독자들이 읽어 주면 어떨까 싶다. “올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어서 어서 꽃 피는 춘삼월이 왔으면 좋겠다. 혹여나 이 책을 읽다가 공감을 느끼면 마음속으로 따뜻한 숨결을 보내 주시면 한다. 그 숨결들이 모여 내 가슴에 꽃을 피울 것이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의궤처럼 ‘조선왕실 갑옷·투구’도 돌아올까

    의궤처럼 ‘조선왕실 갑옷·투구’도 돌아올까

    일본으로 불법 반출된 뒤 국내에 반입된 국보급 불상의 처리 논란에 이어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왕실 투구와 갑옷 반환 요구까지 공론화되면서 한국과 일본 간에 문화재 환수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고종의 손녀인 이해경씨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종의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왕실의 투구와 갑옷을 돌려달라고 일본 정부에 요구하기로 하면서 반환 여부가 주목된다. 일본 정부는 3일 현재까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환을 요구하는 이씨의 편지가 아베 신조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제니야 마사미 도쿄국립박물관장 등에게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의 입장은 알 수 없지만 조선왕실의궤 반환 사례처럼 왕실 투구와 갑옷이 반환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은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약에 따라 정부가 공식적으로 반환을 요구할 수는 없다. 청구권이 이미 소멸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를 통한 공식 채널보다 의원 외교를 통해 일본 측을 설득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조선왕실의궤도 국회의원들이 결의안을 채택하고, 일본 측 의원들을 설득한 끝에 반환을 성사시켰다. 미국 뉴욕에서 반환 운동을 벌이고 있는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인 혜문 스님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도쿄국립박물관이 지난해 4월 투구와 갑옷이 조선 왕실에서 사용하던 물품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며 “의친왕의 따님인 이 여사가 조선 왕실의 물품에 대한 법적 상속권을 주장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일 양국은 논란이 되고 있는 금동관음보살좌상 등의 처리 문제를 놓고 실무 차원에서 의견 교환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최근 법원이 금동관음보살좌상이 일본으로 유출된 경로가 명확해질 때까지 반환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국내법과 국제법, 한·일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불상 처리 문제를 결정할 방침이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우리 문화유산이 춤무대 오른다

    우리 문화유산이 춤무대 오른다

    국내 유일의 한국창작춤축제인 ‘한국무용제전’이 오는 13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27회째를 맞이한 한국무용제전은 올해 주제를 지난해와 같은 ‘세계 속의 한국문화유산을 춤추다’로 정하고, 종묘제례악부터 아리랑까지 우리 문화유산을 재해석한 작품들을 준비했다. 축제를 준비한 한국춤협회의 백현순(한국체육대 무용과 교수) 회장은 “우리 문화유산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지지만 그런 뒤에는 관심이 사그라지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우리 문화유산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난해의 연장선에서 주제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 참여한 안무가들이 다른 시각으로 풀어낸 신작들로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13일 개막 축하공연은 문화유산의 원형과 창작이 어우러지는 공연으로 꾸며진다. 김영숙 정재연구회 예술감독이 진행하는 종묘제례악보존회의 ‘종묘제례악’, 법현 스님(동국대 한국음악과 교수)의 ‘영산재’, 국립국악원의 ‘강강술래’, 최정임 정동극장장의 ‘동백꽃 아리랑’, 윤덕경 서원대 교수가 강릉단오제를 바탕으로 안무한 ‘해가 뜨는 날’, 박재희 청주대 교수의 한영숙류 ‘태평무’, 한명옥 국립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의 ‘소고춤’이 펼쳐진다. 15일 공연에서는 채향순 중앙대 교수가 안무하고, 조주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연출한 ‘사당각시’가 오른다. 핍박 속에서도 처절한 예술혼을 피워낸 남사당패의 여정과 사랑을 그렸다. 정선혜 한예종 교수가 강강술래와 설화를 접목한 ‘문지기 문지기 문열어라~’, 최병규 서울예술단 지도위원이 안무한 ‘아리랑 수월래’가 이어진다. 17일에는 박시종 청주대 교수가 영산재 나비춤을 처연한 몸짓으로 표현한 ‘나비꽃 한 쌍’을 비롯해 김용복 얼몬무용단 예술감독이 판소리 춘향가를 몸의 언어로 변형한 ‘춘향’, 춤·전라북도 이경호 무용단이 ‘태조의 꿈’을 선보인다. 20일에는 김남용 한성대 무용과 교수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김은희무용단의 김은희 대표가 안무한 ‘처용’, 백정희 한국무용과학회장이 제주칠머리당굿에서 낯선 움직임을 끌어낸 ‘바람아래’를 펼친다. 2만~3만원. (02)410-6888.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종교 플러스]

    불광연구원 전법학술상 논문 공모 불광연구원은 제2회 전법학술상 논문을 공모한다. 전법학술상은 ‘도심포교 선구자’로 불리는 광덕 스님의 전법행을 계승해 전법·교화에 대한 학술적 담론을 개발하고, 현대사회에서 실사구시의 불교학을 열어가기 위해 지난해 제정됐다. 이번 공모 주제는 ▲전법교화에 대한 불교사상 연구 ▲전법교화의 역사적 사례와 전개과정 연구 ▲전법교화의 현대적 방법론 ▲전법교화의 모범사례 발굴과 해외사례 비교 ▲전법교화에 헌신한 인물 연구와 전법론 분석 등. 공모는 4월 30일까지 연구계획서를, 9월까지 완성된 논문을 접수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수상자 발표는 10월 30일. (02)971-3537. 천주교 ‘새로운 복음화 세미나’ 천주교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15일 오후 2시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강당에서 제2회 새로운 복음화 세미나를 ‘현대 세계의 문화 상황과 새로운 복음화’라는 주제로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세속주의와 상대주의로 집약되는 현대의 문화 사조·문화 현상을 다각적으로 분석·진단하고, 이에 적합한 새로운 복음화 방법론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 특히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첫영성체, 예비신자, 견진성사, 주일학교 등 한국 교회의 전통적 신앙교육 안에서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 어떤 방법론적 전회(轉回)가 필요한지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 자승 스님 “조계종 행정, 교구 중심 자치제 도입”

    자승 스님 “조계종 행정, 교구 중심 자치제 도입”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교구 단위의 행정책임제를 전격 선언하고 나서 주목된다. 중앙집중식 행정체계를 버리고 교구본사 중심의 행정과 포교, 복지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약속이어서 조계종단 운영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자승 총무원장이 지난 26일 공주 태화산 전통불교문화원에서 열린 교구본사주지회의 및 중앙종회의장단, 본사주지, 중앙종무기관 부실장 합동워크숍을 통해 밝힌 내용은 파격적이다. 자승 스님은 이날 “현재 중앙집중식 행정체계로는 종단의 현안과 미래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워졌다”며 중앙의 권한과 책임을 교구에 대폭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특히 “분담금의 규모는 물론 이에 의존한 종단운영은 한계에 다다랐다”며 교구의 행정력과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자승 스님의 자성 섞인 선언의 골자는 중앙에선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노력하고 교구본사는 중앙의 행정을 나누어 권한과 책임에 바탕을 둔 실질행정을 늘려 간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교육과 포교, 복지의 교구단위 실현에 필요한 재정 충당을 위해 본사별 직영사찰 지정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힌 점이 눈에 띈다. 총무원의 사찰증명 발급, 사찰변동사항 관리, 사찰예비등록, 포교소·산내암자 관리, 승려증 재발급, 결계 포살과 분한신고 업무도 교구본사로 이양할 뜻을 전했다. 말사 주지 인사와 관련해 자격심사를 교구에서 진행하고 총무원에서 신원조회와 임명장 발급 업무를 주관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종무행정 프로그램과 승적관리, 교육관리 프로그램 열람권한을 교구에 부여한다는 방침도 들어 있다. 한편 이날 합동워크숍에서 교구본사 주지들은 자승 총무원장의 전격적인 선언에 신중한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주지들은 교구행정 이관은 바람직하지만 교구본사 행정능력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과 종단 전체의 기관·인력에 대한 조정 속에서 검토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자승 스님은 확고한 입장을 거듭 밝힌 채 당장 실천 가능한 조치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된 교구부터 실질적인 인사와 재정 관련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중앙종무기관의 업무체계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자승 스님은 지난 2009년 제33대 총무원장에 출마하면서 형식적인 중앙종단의 인사권을 교구로 이양해 교구의 책임성을 높이고 교구별 장점을 지원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따라서 자승 스님이 합동 워크숍을 통해 선언한 종단 운영 개선방침은 새로운 게 아니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지난해 ‘승려 도박사태’ 이후 종단 안팎에서 줄곧 제기돼 온 종단 운영의 문제점을 의식해 8개월여를 남겨 놓은 33대 집행부의 마지막 종책으로 교구행정 책임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많다.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정웅기 운영위원장은 “중앙 종무기관이 지나치게 비대해진 반면 지방 본·말사 행정 체계는 갖춰지지 않아 불교계의 역량 결집이 제대로 되지않고 있다”며 “현재 범종단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쇄신의 결실을 위해서라도 교구책임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보영 “‘내 딸 서영이’는 잊지 못할 작품”

    이보영 “‘내 딸 서영이’는 잊지 못할 작품”

    “요즘은 종종 이름을 서영이로 바꾸라는 이야기를 들어요(웃음). 보영이보다 더 잘 어울린다면서요. 드라마를 끝내고 한동안 여운이 크게 남을 것 같네요.” 종영까지 2회분을 남겨둔 KBS 2TV 주말연속극 ‘내 딸 서영이’의 주인공 이보영(34). 8개월가량 이서영으로 살아온 그는 종영 소감을 물으니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하루하루 정말 행복하고 소중했다. 이렇게 좋은 대본, 좋은 환경에서 작업하는 날이 또 올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15일 첫 방송을 한 ‘내 딸 서영이’는 아버지와 딸의 끊을 수 없는 천륜을 바탕으로 한 가족애를 밀도 있게 그려내며 45%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배신과 복수, 음모 등의 자극적인 소재가 휩쓰는 안방극장에 부성애를 코드로 한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전화로 만난 이보영에게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유를 물었다. “보통의 드라마는 주인공 위주의 감정선만 따라가지만 우리 드라마는 여러 인물들의 행동이나 심리 상태가 차곡차곡 쌓여 있다가 폭발력을 발휘한 것 같아요. 사실 초반에 막장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저는 잘 이해되지 않았어요.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깨달은 점은 사람은 각자 자기 입장이 있고 내 상황을 남들에게 이해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죠. 어떤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고요. 저도 대사를 곱씹은 적이 많았는데 보시는 분들도 단순히 드라마를 소비한 것이 아니라 따뜻하게 느끼고 뭔가 생각하는 부분이 많았을 것 같아요.” 극 중 서영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도박으로 빚을 지면서 학업을 중단하고 돈을 벌어야 했다. 그 충격으로 어머니까지 돌아가시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서영은 아버지와의 관계를 끊어 버린다. 악바리 근성으로 법대에 진학해 사법시험을 패스한 서영은 아버지의 존재를 숨긴 채 강우재(이상윤)와 결혼하게 된다. “서영은 사춘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어른 아이’ 같은 인물입니다. 소통도 안 되고 표현을 할 줄도 모르고 사랑을 받는 것이 어색한 아이죠. 아버지와도 좋은 기억은 덮어버린 채 애증의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처음엔 결혼 생각이 없어서 의도하지 않게 아버지가 안 계시다고 말한 뒤 나중에 사실을 밝히려고 했지만 기회를 여러번 놓쳤죠. 하지만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구구절절하게 변명하지 않아요. 서영이는 자존심이 센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가족을 버리고 행복해지려 했던 자신에 대해서도 용서를 구할 염치가 없다고 느끼는 거죠.” 결과론적으로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하고 결혼한 딸은 이 드라마 갈등의 주요 줄기다. 이에 대해 이보영은 “서영은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 때문에 존재를 부정했지만 아버지가 안 계시다고 했지 돌아가셨다고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속이고 결혼한 것은 큰 문제이고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굉장히 무섭게 느껴질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개인적으로 ‘매도 먼저 맞자’는 주의이기 때문에 만일 내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빨리 고백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극 중 서영은 우재와 이혼한 뒤 홀로서기를 하지만 여전히 우재와의 재결합 가능성을 남겨 두고 있다. 이보영은 최근 서영의 전 시어머니 차지선 역으로 출연하는 김혜옥에게 받은 ‘스님의 주례사’를 읽으면서 서영과 우재의 관계를 떠올렸다고 했다. “책에 결혼은 내가 기대거나 도피할 누군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먼저 누군가를 온전하게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지금은 겉으로는 날을 세우고 자신을 포장해 왔던 서영이 감정에 솔직해지고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서영이가 이전에는 다소 우재에게 종속된 관계였다면 앞으로는 그를 ‘인간 대 인간’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겠죠.” 이보영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결혼관도 많이 바뀌었다. 그는 “결혼은 무조건 모든 것을 같이 나누고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자신을 놓지 않고 홀로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자식이나 남편에게 의지하는 마음만 있다면 극 중 차지선처럼 결국 외로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드라마에서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서영이와 아버지 이삼재(천호진)의 화해 장면이 그려졌다. 아버지에 대한 애증과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딸들은 이 장면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서영이가 아버지에게 죄송하다고 말하는 장면을 찍고 온몸에 기력이 다 빠져서 몸살기마저 생겼어요. NG 없이 촬영하기는 했는데 감정적으로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연기하면서 천호진 선생님을 제대로 못 쳐다보겠더라고요. 사실 우리나라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사춘기에 멀어지고 점점 무관심해지다가 엄마와 더 친해지는 게 보통이잖아요. 저도 예전에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한 적이 있었는데 어느 날 힘 빠진 아빠의 뒷모습을 보면 마음이 안 좋고 커 가면서 점점 이해하게 됐어요. 엄마와 드라마를 보면서 자식 노릇도 중요하지만 자식을 키울 준비를 갖춘 부모의 노릇도 참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나눴습니다.” 우리나라 정서상 아버지를 숨기고 결혼한 서영이 욕을 많이 먹을 것을 알고 시작했다는 이보영. 하지만 그는 “늘 주변에 민폐만 끼치고 비현실적인 캔디형 캐릭터보다 현실적인 서영이를 이해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인물에 살을 붙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늦게 작품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청순가련형의 대명사인 이보영에게 서영은 꼭 맞는 옷이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늘 정적이고 답답한 캐릭터만 연기하는 것 같아 싫었어요. 그래서 전작(MBC ‘애정만만세’)에서 변신을 시도했는데 시행착오를 거쳤죠. 하지만 KBS ‘적도의 남자’를 하면서 다시 행복해졌고 이젠 그냥 내가 잘하는 것을 하자는 생각이 들었고 거기에 감사하게 됐어요(웃음).” 캐릭터에 대해 생각은 많이 하지만 연기할 때는 힘을 빼는 스타일이라는 그는 “김혜옥 선생님을 비롯해 다른 분들도 조용조용 연기하시는 편이라 참 좋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에게 서영이를 떠나보내는 소감을 물었다. “‘내 딸 서영이’는 제게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아요. 길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서영이 힘내라’고 토닥여 주셨어요. 20대 때는 그런 관심이 부담스러워 숨고 싶었는데 30대가 되니까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제 이름만으로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믿고 보는 연기자가 돼야죠.”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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