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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눔의 신행, 서울 한복판서 번진다

    나눔의 신행, 서울 한복판서 번진다

    지난 2006년부터 전국의 사찰을 돌며 나눔과 봉사의 새 신행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108산사 순례기도회’(회주 선묵혜자 스님)가 창립 6주년을 맞아 기념법회를 갖는다. 31일 오후 2시 서울시청앞 광장 특설법단에서 ‘농촌사랑 나눔봉사 한마당’을 주제로 여는 법회와 영산재가 그 자리. 이날 행사는 사부대중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기도회 원래의 뜻을 살린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1부 ‘창립 6주년 기념법회’는 지난 6년간의 활동과 신행을 되돌아보는 자리. 홍보동영상 상영과 인사말, 발원문 등으로 꾸며진다. 이어서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인 영산재 시연이 열리며 ‘농특산물 직거래’, ‘다문화가정 고향 보내기’, ‘군장병 간식나눔 보시’, ‘농촌사랑 봉사 실천다짐’, ‘선묵 108장학금 시상’ 같은 부대행사도 곁들여진다. ‘108산사 순례기도회’는 지난 6년간 다양한 진기록을 세우며 신행문화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6년 10월 영축산 통도사를 시작으로 지난 18일 청도 운문사까지 73차례의 순례를 거의 빠짐없이 매월 이어왔다.신도들을 태우고 산사를 누볐던 버스만 해도 6000여대. 그동안 35만명이 순례에 동참해 총 2500여 가마의 쌀을 어려운 이웃과 사찰을 위해 보시했다. 혜자 스님이 원력을 세워 이어온 나눔과 봉사의 행사도 만만치 않다. 이 가운데 ‘108효행상‘은 각 지역 기관장이며 사찰 주지 스님의 추천을 받아 총 80명에게 시상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해온 ‘108선묵 장학금’과 의료혜택 불모지대의 이웃을 위한 ‘108약사여래 보시금’은 대가 없는 ‘무주상보시’ 실천 차원에서 다른 이웃종교의 눈길을 끌고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이 밖에 순례가 열리는 사찰에서 부대행사로 열어온 ‘농어촌 특산물 직거래 장터’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108산사 순례 환경지킴이’는 환경문제 해결 차원에서 다른 단체들로 확산되는 추세다. 군 장병들에게 간식거리로 제공된 총 300만개의 초코파이도 이 산사순례기도회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혜자 스님은 “이번 법회는 108산사 순례기도회를 점검하는 자리에 불과하다.”며 “수행·문화·생명·나눔·평화결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조계종 총림시대… 종단·승가 안정에 藥? 毒?

    조계종 총림시대… 종단·승가 안정에 藥? 毒?

    ‘조계종 총림(總林)’, 약일까 독일까. 다음 달 초 결정될 조계종 사찰 세 곳의 총림 추가 지정 여부에 불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9교구 본사 동화사, 13교구 본사 쌍계사, 14교구 본사 범어사가 대상이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지난 19일 총무원 종무회의에서 총림 지정 신청을 제청함에 따라 다음 달 1일 정기 중앙종회에서는 이들 사찰의 총림 지정 여부를 정하게 된다. 총림이란 선원과 강원(승가대학 또는 승가대학원), 율원(율학승가대학원) 및 염불원을 갖춘 사찰을 말한다. 최고 웃어른인 방장이 법과 수행의 상징으로 대중의 수행을 지도 감독하는 종합 수행 도량이다. 현재 조계종단의 총림은 가야총림 해인사를 비롯해 조계총림 송광사, 영축총림 통도사, 덕숭총림 수덕사, 고불총림 백양사 등 5대 총림 체제로 돼 있다. 따라서 중앙종회에서 동화사, 쌍계사, 범어사가 추가 지정되면 총림은 모두 8개로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2∼3개 사찰이 더 총림 지정을 추진하고 있어 만약 종회에서 지정할 총림이 늘어나면 조계종은 ‘총림의 시대’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총림 추가 지정을 둘러싼 불교계의 입장은 허물어진 수행 풍토를 다시 세우기 위한 ‘약’이라는 측과 승단의 권위주의와 세속화를 부추기는 ‘독’이라는 관측이 엇갈리는 형편이다. 이른바 ‘승려 도박 사태’로 드러난 종단과 승가의 부패, 부정을 척결할 수 있는 계기라는 주장과 그나마 남아 있던 수행 문화를 돌이킬 수 없는 곤경에 빠뜨릴 악수라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우선 총림 확대를 찬성하는 측은 총림 체제가 금권 선거를 비롯해 잇따른 종단 선거의 폐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바탕을 두고 있다. 총림은 본사 주지를 방장이 지명해 총무원장이 임명하도록 돼 있는 만큼 방장의 지휘와 지도 아래 선거 파행을 막고 산중가풍을 다지는 첩경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비해 반대 측은 현재의 총림 체제가 종단과 승가 안정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실제로 현 총림법에 따르면 방장은 총림을 대표해 대중 수행을 지도, 감독하는 한편 수좌, 선원장, 율주, 염불원장 등 총림 주요 소임을 추천, 임명할 권한을 갖는다. 따라서 자칫 방장이 대중을 잘못 인도할 경우 대중공의에 따른 민주적 운영을 살리지 못해 수행 문화 증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19일 총무원 종무회의에서 세 사찰의 총림 지정을 제청하면서 염불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이 미흡한데도 ‘2년 내 시설을 갖춰 운영한다.’는 조건을 달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총림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찰을 지정할 경우 다른 사찰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할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조계종 관계자들은 세 사찰의 총림 지정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승 총무원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총림 확대에 대한 의지가 강한 데다 총림 지정을 원하는 사찰이 많다고 관측한다. 따라서 결국 조계종 ‘총림 시대’ 개막 여부는 다음 달 1일 중앙종회의 판단에 달린 셈이다. 불교시민단체네트워크 정웅기 운영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원래 총림은 대중공의와 민주적 운영을 살린 불교 공동체 문화의 상징이지만 종전 해인사와 통도사, 백양사의 방장 추대와 주지 임명을 둘러싼 파행에서 보듯 세속적 운영의 경향이 짙어졌다.”며 “중앙종회의 판단과 결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종교플러스]

    25일 ‘살맛나는 콘서트’ 살맛나는공동체와 전국노인노숙인사랑연합회가 주최하는 ‘살맛 나는 콘서트’가 25일 오후 5시 30분 서울역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린다.전국노인노숙인사랑연합회 오준영 회장, 세계예술선교 윤준형 회장, 예수사랑선교예술단, 수도방위사령부 군악대가 함께하는 콘서트에서는 노숙인 생활을 벗어난 부부의 사연도 소개된다. (02)707-0944. 30일 조계종 노동委 공청회 조계종 노동위원회는 오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노동 문제의 불교적 해법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공청회에서는 유승무 중앙승가대 교수의 발제에 이어 주경 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원·‘불교계 노동운동의 역사와 사례’), 이근복 목사(NCCK 선교훈련원장·‘영등포 산업선교회 등 기독교 노동운동의 역사와 사례’), 장동훈 신부(천주교 인천교구 사목·‘천주교 노동사목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가톨릭 노동운동 역사와 사례’),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조계종 노동위원회에 바란다’)이 토론에 나선다. 故김수환 추기경 친전 출간 2009년 2월 선종(善終)한 김수환 추기경의 생전 육성과 메시지들을 고스란히 담은 ‘김수환 추기경의 친전’(위즈앤비즈 펴냄)이 출간됐다. 김 추기경이 생전에 맞닥뜨렸던 중요한 순간마다 전하거나 직접 남긴 의미 있는 짧은 말과 글을 5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묶은 책이다.1만 4000원.
  • 남북공동 ‘평양 불교회관’ 만든다

    남북공동 ‘평양 불교회관’ 만든다

    남북 불교계가 공동으로 북한 평양 지역의 불교 유적 발굴과 복원 작업에 나서며 평양에 불교회관 건립도 추진한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본부장 지홍 스님)와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중앙위원장 심상진)은 지난 16∼17일 중국 선양에서 실무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남북 불교계 실무회담은 지난 14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남북 공동 복원 5주년 합동 기념 법회를 봉행한 끝에 마련된 자리인 만큼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23일 민추본에 따르면 양측은 실무회담에서 적절한 시기에 평양 지역의 불교 유적 발굴, 복원 사업을 함께 추진키로 했다. 이와 연계해 보건복지시설을 포함한 ‘불교회관’(가칭)을 평양에 세운다. 특히 내금강 지역의 불교 유적 조사를 시작으로 남북이 공동으로 북한 불교 문화재를 전수조사한다는 데 합의했다. 장기적으로는 지리적 연관성에 기초한 남북 사찰 간 결연을 통해 상호 교류 및 협력하는 한편 남북 불교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의례 통합을 적극 추진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실무회담에서 양측은 남북관계 경색과 상관없이 부처님오신날 남북 합동 법회며 8·15 남북 동시 법회, 금강산 신계사 복원 기념 남북 합동 법회, 조계종 대표단의 평양 방북 등 남북 불교도의 협력과 단합을 위한 사업이 지속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회담에는 남측 민추본 본부장 지홍 스님과 총무원 사회국장 묘장 스님 등 4명이, 북측 조불련 중앙위원회 리규룡 서기장과 차금철 부장 등 4명이 참석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문화·학계인사 102명 “단일화는 시대정신” 성명

    문화·학계인사 102명 “단일화는 시대정신” 성명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범야권 진영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두 후보 간의 단일화 논의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자칫 박근혜·문재인·안철수의 3자 대결 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경우 야권이 필패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이 강하다. ●인터넷 카페 등서 서명운동 진행 문화계·영화계·미술계·종교계·학계 등 각계 인사 102명은 22일 “정치개혁과 단일화가 곧 민주주의이자 시대정신”이라며 문·안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했다. 소설가 황석영·정도상씨와 화가 임옥상씨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정권을 바꾸는 일로 우리는 두 후보를 모두 지지한다.”면서 “두 후보가 내놓는 정치개혁의 출발은 마땅히 단일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후보에게는 ‘민주당의 개혁’을, 안 후보에게는 ‘정치개혁의 구체적 청사진 제시’를 요구하면서 “후보 단일화 실패로 한국 민주주의와 사회발전 수준을 심각하게 후퇴시켰던 1987년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성명에는 소설가 황지우·김연수씨, 영화감독 정지영·송해성씨, 영화배우 박중훈·안석환씨, 명진 스님, 서일웅 목사, 홍창진 신부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앞으로 인터넷 카페를 통한 서명운동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소설가 이외수씨와 조국 서울대 교수는 이번 명단에는 빠졌지만 성명서 취지에는 동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원로 모임인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는 이르면 이번 주 내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원탁회의는 지난 18일 비공개 회의를 연 뒤 각계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 원탁회의 멤버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세웅 신부 등은 두 후보와 모두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탁회의’ 이르면 주내 입장 표명 이와 함께 ‘내가 꿈꾸는 나라’ 등 시민단체는 이날 ‘우리는 유권자다’라는 주제로 시민콘서트를 열면서 야권 단일화를 위한 분위기 만들기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행사에는 조국 교수,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진우 백양사 주지 취임법회 봉행

    백양사는 지난 20일 진우 주지 스님의 취임법회를 봉행했다. 진우 스님은 새달 2일부터 열리는 애기단풍축제에서 산사음악회를 연다.
  • 박근혜 “경제민주화 공약은 중산층 살리는 것”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30, 40대 직장인들과 ‘깜짝 점심’을 함께 하며 민심 구애 행보에 나섰다. 박 후보는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 구내식당에서 증권·선물업계의 30, 40대 직장인들과 점심 식사를 같이 하며 월급쟁이의 애환을 들었다. 인혁당과 유신,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문제에 발목이 잡혀 한달간 주춤했던 민심 행보를 재개한 셈이다. 그동안 박 후보는 행복교육, 주택정책 등의 민생 공약을 연이어 발표했지만 대선 표심을 좌우할 30, 40대 마음을 끌기엔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 자리에선 30, 40대의 주요 관심사인 육아·교육, 일자리 창출, 은퇴 준비, 중산층 살리기 등이 화두로 등장했다. 한 참석자가 “월급쟁이가 가장 가슴 아픈 건 세금을 많이 떼이는 거다. 복지 재원이 결국 월급쟁이 세금인데 우리들도 챙겨 달라.”고 제안하자 박 후보는 “제가 내건 경제민주화는 재벌 때리기, 복지 나눠 주기가 아니라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대기업과 공존해 중산층을 살리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창조 경제도 성장의 근본적 파이를 키우겠다는 정책 철학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가 직장 여성의 육아 고충을 호소하자 박 후보는 “확실히 고쳐야 되는 문제”라면서 “보육시설을 지원하니 집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사람도 (시설에) 보내게 되는데 낭비일 뿐 아니라 양육에 있어 선택권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낮 12시에 출근하는 대신 늦게 퇴근하고, 일찍 출근하면 일찍 퇴근하는 제도가 금전적 지원보다 더 좋다.”는 건의가 나오자 그는 “스마트워크도 좋은 방법이겠다. 이래서 현장에 와야 한다.”며 의견을 반영할 뜻을 내비쳤다. 이어 오후에 박 후보는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 스님,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정사를 차례로 예방하며 불심 잡기에 나섰다. 이후 종로구 대학로의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예술나무 발족식 및 예술가치 선언을 위한 1000인 선언’에 참석해 대통령 임기 내 ‘문화예산 비율 2%’ 달성, 문화기본법 제정을 약속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종교플러스] 청소년 문화재지킴이 포상

    청소년 문화재지킴이 포상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파라미타)는 다음 달 3∼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3회 청소년문화재지킴이 봉사대회’를 연다. 올 한 해 동안 문화재지킴이단으로 활약한 청소년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우수 활동자를 포상하기 위한 자리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의 특강과 활동 발표 대회, 박물관 답사, 시상식 등으로 진행된다. 희망자는 참가 신청서와 활동 보고 자료를 오는 26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02)723-6165. 가톨릭 청년 교리서 출간 가톨릭출판사는 가톨릭 청년 교리서 ‘YOUCAT’ 한국어판(오스트리아 주교회의 지음, 최용호 옮김)을 펴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전 세계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교황청 신앙교리성에서 ‘신앙의 해’ 추천 도서로 정한 천주교 교리서. 교리와 관련 된 527가지 질문과 답으로 구성돼 쉽게 가톨릭 교회의 교리를 알 수 있게 했다. 1만 5000원.
  • 욕심 비우면 행복이 찹니다

    욕심 비우면 행복이 찹니다

    불교방송에서 ‘행복한 미소’를 진행하는 성전(남해 용문사 주지) 스님. 그는 어렵지 않은 글로 ‘나’와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만드는 불교계의 ‘소문난’ 글쟁이다. 에세이집 ‘비움, 아름다운 채움’(마음의숲 펴냄) 역시 성전 스님의 쉽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글쓰기에서 벗어나지 않은 새 글 묶음이다. 남해의 용문사와 그 주변 자연, 사람들에게서 건져낸 짧은 글 64편으로 구성됐다. ‘미움과 버림’ ‘인연’ ‘수행’ ‘휴식과 떠남’ ‘인생’의 다섯 개 범주로 나뉜 글들은 읽다 보면 모두 비움과 사랑의 테마로 꿰어진다. ‘마음 그릇을 비울 때 행복과 만족이 채워진다.’는 메시지의 반복, 그 비우고 채우기의 바탕은 인연과 사랑이라는 평범하지만 지나치기 일쑤인 진실이 반짝인다. ‘일상에서 평범하게 마주치는 자연과 사람이 행복을 만드는 재료.’ 성전 스님의 글을 만드는 씨줄과 날줄은 항상 자연과 사람이다. “버림으로써 가벼워진다는 것이 성찰의 가르침”이라는 스님은 “어미가 자식이 되고 자식이 어미가 되는 나무의 생애에서 사랑을 보자.”고 말한다. 나무는 잎을 키웠지만 가을이면 그 잎은 나무의 겨울나기를 위해 어미의 마음으로 스스로 떨어져 내린다. 그래서 스님은 “아무것도 꺼리지 않고 사랑으로 감싸는 그 마음으로 익어 가는 나를 이 가을에 만나고 싶다.”고 조용히 외친다. 결국 삶은 자유를 찾아가는 긴 여정이다. 자기를 비워 본래의 자기를 찾아가는 그 길(죽음)이 슬픔인 이유는 스님 말대로 삶에 대한 집착 때문이다. “산 아래 살면서 나는 얼마나 나를 비우고 있는가.”라고 묻는 스님의 자책은 비단 스님만의 마음일까. 1만 3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믿음은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원동력”

    “믿음은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원동력”

    오는27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공연장에선 독특한 학술연찬회가 열린다. 밝은사람들연구소와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와심리연구원이 함께 주최하는 ‘믿음,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라는 주제의 연찬회다. 어찌 보면 종교의 바탕이자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믿음에 천착한 토론의 자리다. 과연 요즘 종교 전문가들은 믿음이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연찬회에 앞서 16일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선승과 비교종교학자가 나란히 앉아 ‘믿음론’을 털어놨다. 제방 선원에서 수행하며 전국선원수좌회 학술위원장을 지낸 문경 한산사 용성선원장의 월암 스님과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종교학과 명예교수. 절대 진리는 통한다고 했던가. 두 전문가는 이날 이상하리만큼 호흡과 마음을 차분하게 맞췄다. 조금은 다르지만 결국 믿음은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원동력이라는 점에 의견이 일치했다. “불교 선종의 견성은 결국 일체의 분별을 멈추고 자신의 본성을 자각하고 내면을 직관해 알아차리는 회광반조입니다.” 월암 스님은 자신의 영역인 선불교를 제시하며 믿음은 그대로가 깨달음으로 승화될 수 있는 바탕이라고 말한다. 선불교의 교리로 볼 때 자성은 청정한 것이므로 마음이 곧 부처이며 마음이 부처임을 확신해야 한단다. 곧 믿음은 견성의 씨앗이라는 것이다. 월암 스님은 특히 화두를 들고 깨달음에 이르는 간화선 수행에서 믿음이야말로 큰 수행의 방편이라고 거듭 말한다. “화두에 대한 의심을 통해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믿음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깨달음을 향해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결국 나 자신이 부처임을 믿고 수행을 통해 깨달음의 경지로 나아가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선지식(善知識), 즉 스승에 대한 믿음 또한 빠질 수 없는 대상이라고 말한다. ‘믿음은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는 디딤돌’이라는 명제에 비교종교학자 오 교수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러면서도 그 믿음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으며 잘못된 방향을 택할 때 자칫 믿음이 종교의 본질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선을 긋는다. “믿음에는 맹신과 광신, 경신으로 대표되는 이성적 통찰 없는 무조건적 믿음과 정말 참된 나를 찾아보자는 심층의 믿음이 있습니다.” 오 교수가 늘 강조하는 이른바 표층과 심층의 종교 차이다. ‘믿음은 이성에 어긋나는 게 아니라 이성을 넘어서는 것’이라는 오 교수는 지금의 내가 더 잘되기 위해 의지하는 표층의 믿음은 결국 해악이라고 말한다. 종교는 대부분 표층의 믿음에서 시작해 점점 심층으로 발전해 가는 것이 아닐까. 오 교수는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문자적 믿음이나 승인으로서의 믿음에 그치지 않고 신뢰하고 충성하며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게 바로 인격의 성장, 신앙의 성장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언제 어디서건 믿음 없이는 살 수 없으며 종교에서의 믿음도 천차만별일 터. 그중에서도 종교적 믿음은 결국 무엇을 어떻게 믿어야 윤택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궁극의 의문에 답을 내야 할 과업을 등에 지고 있다. 그래서 요즘 종교는 우리 삶에서 정신적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와 새로운 성장을 기약하는 희망의 방편이란 틈새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27일 연찬회에선 그 답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찬회에는 이화여대 철학과 한자경 교수를 좌장으로 정준영(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석길암(금강대), 권명수(한신대) 교수가 월암 스님, 오 교수와 함께 설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15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아침이면 고이 간직해 둔 분첩을 꺼내 곱게 단장을 하는 장춘이 할머니. 설레는 발걸음으로 향하는 곳은 집에서 십여 분 떨어져 있는 초등학교다. 올해 3월 81세의 나이로 입학해 2학년으로 월반한 장춘이 할머니는 고경초교의 최고령 학생이다. 아홉 살 친구 네 명과 할머니 다섯 명까지. 모두 춘이 할머니의 친구들인데…. ●울랄라 부부(KBS2 밤 10시) 빅토리아(한채아)는 수남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이로 인해 여옥이 두 사람의 그간 행각을 알게 돼 경악하고, 현우의 컴플레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한편 위기감을 느낀 수남은 여옥에게 호텔리어 특별 교육을 시키다 문득 합방을 해 보라는 스님의 말을 떠올린다. ●마의(MBC 밤 9시 55분) 말에 치인 성하는 정신을 잃게 되고, 이에 화가 난 정두는 성하를 다치게 한 말을 칼로 찌른다. 이를 눈앞에서 본 광현은 말을 살리기 위해 사암도인을 찾아간다. 8년이 흐른 뒤 광현은 목장에서 말뿐만 아니라 여러 짐승들까지 고쳐내는 마의로 성장한다. 한편 광현은 자봉과 함께 조정에서 맡긴 말을 위한 약을 구하러 도성으로 향한다. ●아침연속극 너라서 좋아(SBS 오전 8시 30분) 명한(박혁권)은 수빈(윤지민)에게 관계를 정리하자며 레스토랑도 그만둔다고 말한다. 진주(윤혜영)는 명한에게 JH유통에서 함께 일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명한은 계속 거절하고 자신의 일자리는 자신이 알아보겠다며 화를 낸다. 한편 나정자(이종남)는 수빈을 보고 마구잡이로 달려든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맑고 푸른 기운이 넘치는 남해 바다의 보물 고성. 바다는 어부들에게 기꺼이 길을 내어주었고 그곳은 어부의 땅이 되었다. 해 질 녘 조업을 나간 15년차 어부 이영일씨는 출항해 전어와 감성돔을 동시에 낚느라 분주하다. 프로그램에서는 은빛 물결이 찰랑이는 어부의 땅, 고성의 바다로 함께 떠나본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모든 상가들이 일찍 문을 닫는 한적한 시장 골목. 유일하게 불이 켜진 구멍가게로 들이닥친 한 남성이 순식간에 칼을 들이대며 상점 주인을 협박하기 시작했다. 목 주변과 왼손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상점 주인. 당시의 악몽을 말해주듯 현장 곳곳에는 혈흔이 남아있고 피해자의 남편은 범인이 칼을 들고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 올 첫 訪北 공동행사 남북 불교도 합동법회

    남북한 불교도가 지난 13일 북한 금강산에서 남북 통일을 기원하는 합동 법회를 열었다. 올해 방북을 통해 열린 남북 공동 행사는 이날 법회가 처음이다. 대한불교 조계종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와 조선불교도련맹(조불련) 중앙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금강산 신계사에서 신계사 복원 5주년 기념 합동 법회를 봉행했다. 법회에는 남측에서 지홍 스님 등 19명이 참석했으며 이 중에는 70년 전 신계사 법당 앞에서 결혼식을 했던 서울 불광사 신도 장인자(90) 보살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북측에선 리규룡 서기장과 차금철 부장, 신계사 진각 스님 등 22명이 참석했다. 조국 통일을 기원하는 다섯 번의 범종 타종으로 시작된 법회에서 조불련 리규룡 서기장은 인사말을 통해 “북남 불자들이 노력하면 신계사가 민족 통일의 참다운 도장으로 다시 화하는 시기가 오고야 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추본 본부장인 지홍 스님은 봉행사에서 “금강산 관광 중단과 함께 신계사에서 남북 불자들의 통일을 염원하는 기도 소리가 끊기게 돼 안타깝다.”면서 “남북 불교도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 민족의 성지이자 통일의 상징인 금강산을 보전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계승해 남북 사이의 전쟁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공동 발원문도 채택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산업박람회와 다른 ‘힐링·생태’ 미래형 축제”

    “산업박람회와 다른 ‘힐링·생태’ 미래형 축제”

    조충훈(사진 ·59) 순천시장은 “정원박람회는 산업박람회와 달리 푸른 정원도시를 만들어 가는 미래형 박람회”라며 “대한민국 최초의 생태박람회”라고 밝혔다. 미래도시는 ‘생태’라는 메시지를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에게 심어주겠다는 것이다. 조 시장으로부터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해 들어봤다. →박람회 개최가 6개월 남았다. -2009년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순천시가 유치 도시로 결정된 뒤 박람회장을 조성하느라 정신없이 시간이 지났다. 이제 막바지에 들어선 만큼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정원박람회 성공 개최 여부가 여기에 달려 있는 만큼 한층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준영 전남도지사, 이만의 전 환경부장관, 송영수 순천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함께 수시로 정책추진협의를 하고 있다. 매일 박람회 조성 현장을 점검하면서 진행사항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무려 6개월간 개최되는 박람회인 만큼 각종 문화행사를 알차게 준비하고, 사후 활용 계획 또한 빈틈없이 수립해 나갈 것이다. 남은 기간 동안 순천시민과 함께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아 정원박람회를 반드시 성공적으로 개최해 순천을 우리나라의 새로운 녹색성장 도시모델로 제시하고자 한다. →정원박람회의 산업적 측면도 궁금하다. -다른 로컬 박람회는 수익 창출을 위해 대기업을 대상으로 기념품 사업을 추진하고, 게다가 대부분 공산품 위주다. 하지만 순천만 정원박람회는 우리지역에서 직접 생산한 농특산품과 지역주민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선정해서 지역주민의 참여와 실질적인 지역 소득이 창출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관람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순천의 볼거리가 있나. -우선 천년고찰 선암사와 승보종찰 송광사 그리고 시간이 멈춰있는 마을 낙안읍성 등이 있다. 선암사는 천년을 이어온 차와 매화향기 그윽한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 중 하나다. 송광사는 조계종을 대표하는 사찰로 법정스님이 머물렀던 불일암 등 천년을 이어온 깨달음의 여정과 무소유의 삶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낙안읍성은 조선 시대 옛 읍성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 당시 서민들의 삶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곳으로 어린이 역사교육장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이외에도 순천은 정말 다양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고, 즐길거리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한 국내 명품도시다. →정원박람회가 여름에 열린다. 관람객 안전을 위해 먹거리에도 신경이 쓰일텐데. -이런 우려 때문에 여수세계박람회 때 사용된 최신 식품검사장비들을 도입했다.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가 전남도에 기증한 미생물배양기 등 11종의 식품검사 장비를 이관받아 내년 정원박람회 기간 동안 사용하기로 했다. 식품검사장비 이관으로 약 5000만원 상당의 예산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정원박람회 기간 동안 식중독 발생 억제 등 효율적인 식품검사를 통해 안전에 최우선을 둘 것이다. →미래 청소년들에게도 유익할 것 같은데. -지난 20세기와 달리 21세기는 생태가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도시는 생태여야만 한다. 청소년들에게 이처럼 좋은 생태체험장은 없을 것이다. 초·중·고 학생들의 수학여행지로 적극 추천한다. 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인사]

    ■전국은행연합회 ◇임원 선임△상무이사 마상천 ■이데일리 △광고국 부국장 차희진 ■연합인포맥스 △마케팅본부장 류정원 ■경희대 △성금캠페인 통합사무국 사무총장(부총장급·대외협력처장 겸임) 김운호△평화의전당 관장 김영목 ■동국대 ◇경주캠퍼스 <대학원장>△불교문화 정준기(유진스님)△사회과학(사회대학장 겸임) 김흥회△경영(경영·관광대학장 겸임) 이영기<대학장>△불교문화 윤영해△인문과학 고창택△과학기술(공학교육혁신센터장 겸임) 우흥식△에너지·환경 문주현△사범교육 권은주(대원스님)<실장>△경영관리 정윤길△정보관리 오승현△경영평가 김진석<본부장>△전략기획 이시영△학사지원(학부선진화사업단장 겸임) 심규박<처·단장>△입학처 전병길△산학협력단 남윤석<원장>△학생경력개발 이태경△교양교육 정성훈△국제교류교육 이영찬△평생교육 박명숙<관장>△도서관 최준상△박물관 안재호<센터장>△건강증진 이영현△동국미디어 류완하△교수학습개발 오원옥△학생상담 겸 여대생커리어개발 조애숙 ■KRA 한국마사회 △영천경마공원 사업단 TF 단장 전성원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9)문재인 쟁점행적(상)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9)문재인 쟁점행적(상)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참여정부 시절 별명인 ‘왕수석’에는 부정적 뉘앙스가 강하게 묻어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최측근이었기에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은 끊임없이 문 후보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며 공격했다. 그의 측근과 참모들은 문 후보가 항상 자신에게 엄격했다고 말하지만, 완전히 해명되지 못한 부분도 적지 않다. 쟁점이 되고 있는 참여정부 시절 문 후보의 행적을 살펴본다. 그의 참여정부 시절 국정운영 경험은 ‘동전의 양면’이다. 문 후보는 국정운영 경험을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시키고 있지만, 오히려 사회 갈등 조정 능력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문 후보는 당시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과 용산 미군기지 평택 이전, 부안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 선정 문제, 화물연대·철도노조 파업, 천성산 터널공사 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지만 갈등 조정에는 대부분 실패했다. 특히 2004년 천성산 고속철 터널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였던 지율 스님을 여러 차례 찾아가 중단을 권유했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천성산 터널공사는 2년 반 정도 중단됐고, 이로 인해 6조원 이상의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2003년 6월에는 조흥은행 파업에서 공권력 투입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당시 “경찰이 (조흥은행) 파업상황을 보고 결정할 문제이지만 노조가 정상적인 영업을 방해한다면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반(反)노조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해 8월에는 “화물연대에 파업책임을 묻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계 입문 뒤에도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친노(친노무현)·비노 프레임에 갇혀 갈등 조정 능력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그러나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10일 “참여정부 때 국정운영 경험은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조흥銀 공권력 투입 옹호 발언도 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두 차례 민정수석을 지내면서도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 관리에 실패했다는 평을 받는다. 대표적인 것이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향응 파문이다. 2003년 6월 가족 동반 새만금 방조제 공사장 헬기 시찰 사건으로 청와대 비서관 3명이 전격 경질되고 사흘째 되던 날, 양 전 실장은 충북 청주 시내 나이트 클럽에서 술 접대를 받았다. 특히 당시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기인 정모(56)씨가 동석한 사실이 축소·은폐됐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언론의 질타가 이어졌지만 민정수석이었던 문 후보가 ‘온정주의’로 일관하는 바람에 특검으로 이어졌다는 비난이 일었다. 당시 파문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고, 청와대 내부 인사와 친인척 관리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문 후보는 사건 이후 “민정팀이 ‘청와대의 공적(公敵)’으로 불릴 정도로 정보를 수집하고 문제점을 파악, 조사한 뒤 상응한 조치를 취해 왔다.”면서 ”일처리가 미숙했다는 지적에 결코 동의할 수 없고, 우리가 감안하지 못한 것은 언론의 악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아마도 ‘옛날 같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언론이 너무 세게 다루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꼬집었다. 문 후보가 두 번째로 민정수석을 지내던 2005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연루된 세종증권 로비에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개입된 혐의로 2008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박 회장은 정상문 총무비서관을 통해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에게 불법자금을 제공해 노 전 대통령 서거의 계기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자신의 저서 ‘운명’에서 “기업 쪽 사람들은 매우 강력하게 부인했고, 형님도 결코 아니라고 했다. 청와대는 수사권이 없어서 그 이상 파고들 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단서가 있었거나 형님이 사실대로 얘기해 줬더라면 결코 덮고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도적 한계를 지적했지만, 군색한 변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김정일 녹취록’ 의혹 제기 참여정부 시절 문 후보의 책임과 관련해 공방이 일었던 대표적인 사안이 대북송금 특검이다. 한나라당이 2003년 김대중 정부의 6·15 남북정상회담 때 거액의 대북송금이 있었고, 이를 현대에서 부담했다는 의혹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했다. 청와대는 이를 받아들였다. 당시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조사대상이 됐고 임동원 전 국정원장을 비롯한 측근들이 처벌받았다. 이에 대해 김대중 정부를 수사대상에 올려 친DJ계와 친노 세력 간 분열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문 후보는 저서 ‘운명’에서 “검찰 수사로 갈 경우 수사를 제어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 당장 통제를 한다 하더라도 일단 검찰 손에 파일이 생기면 언제 폭탄이 돼 터질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항변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당시 통치행위냐 아니냐가 논쟁이었는데, 다시 거론하는 것은 또 다른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2007년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에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는 발언이 담긴 ‘비공개 녹취록’이 존재한다는 의혹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당시 문 후보는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가 녹취록의 존재를 인지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문 후보가 참여정부의 민정수석을 맡을 당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을 놓고 ‘친삼성’, ‘재벌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2005년 10월 5일 참여연대는 “청와대의 금산법 개정 경위 조사가 사실상 ‘삼성 봐주기’로 결론 났다.”면서 “금산법 개정안은 일체의 정치적 전략을 배제한 채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문 후보는 “금산법의 개정 경위를 파악한 결과 개정안 마련에 절차상 문제는 있으나 정실 개입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입법기관도, 사법기구도 아닌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법 적용에 있어 유권해석까지 한 것은 대통령 참모조직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밝혔다. 이런 지적의 배경에는 참여정부의 ‘신자유주의 노선’으로 인해 삼성이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는 일각의 의구심이 자리 잡고 있다. ●법무법인 부산 매출 급성장 논란 문 후보는 또 2003년 부산저축은행의 금융감독원 검사 완화를 위해 금감원 담당국장에게 청탁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새누리당 이종혁 전 의원은 지난 3월 “문 후보가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부산이 2004~2007년 부산저축은행에서 59억원의 사건을 수임했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문 후보가 당시 부산저축은행 검사를 담당한 유병태 비은행검사1국장에게 “철저히 조사하되 예금 대량 인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히 처리해달라.”고 전화한 사실을 확인하기까지 했다. 문 후보 측은 이 전 의원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문 후보의 한 측근은 “전화를 받은 사람이 청탁이나 압력 전화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법무법인 부산의 참여정부 시절 특혜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이 전 의원은 “2003년 2월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에 취임한 이후 법무법인 부산의 연간 매출액이 13억 4900만원에서 2005년 4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법무법인 부산의 정재성 변호사는 “한 건에 엄청난 액수를 받는 로펌과 달리 우리는 소액 민사사건을 많이 맡는 박리다매 형식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법무법인 부산은 참여정부 이후인 2009년 말 매출액이 14억 3000만원으로 다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종교플러스]

    서울대교구 서소문역사문화공원 설계 공모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서울 서소문역사문화공원 조성을 위한 설계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 공모 내용은 서소문 공원을 활용해 종교·역사적 가치를 높이고 세계적 명소로 키워낼 개발과 활용 방안으로, 학생, 일반인 모두 응모할 수 있다. 서소문공원에 건립할 기념관, 박물관 등 시설물 전시계획과 활용방안 아이디어도 함께 공모한다. 응모요령과 지침, 관련자료는 홈페이지(http://seosomun.junggu.seoul.kr) 참조. 응모작은 오는 22∼26일 중구청 도시디자인과에서 받는다. 왕성교회 후임 목사로 길요나 목사 결정 왕성교회는 최근 공동의회를 열고 길자연 목사의 아들 길요나 목사를 후임 목사로 결정했다. 공동의회에서 세습 찬반 건이 무기명 투표에 부쳐져 투표에 참여한 교인 1530명 중 1035명이 찬성, 441명이 반대했다. 길요나 목사는 세습에 필요한 1020표보다 15표를 더 얻어 찬성률 70.1%로 후임 목사가 됐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 13일 ‘가을한마당’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인드라망·상임대표 도법 스님)는 오는 13일 서울 양천공원에서 ‘2012 가을한마당’ 행사를 연다. 인드라망 회원과 서울 양천구민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행사는 ▲추수감사제 ▲귀농귀촌 알림마당 ▲친환경 먹거리마당 ▲별난 공연축제 ▲전통 놀이마당 ▲아나바다 장터 등 풍성한 체험마당으로 꾸며진다.
  • 종교는 달라도 나눔은 하나

    ‘종교는 달라도 나눔의 마음은 하나’ 난치병을 앓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이웃 종교들이 마음을 모으는 서울 강북구의 아름다운 연례행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진다. 13일 오전 10시 서울 인수동 한신대 신학대학원 운동장에서 열리는 이른바 ‘종교연합 바자회’. 수유 지역의 개신교 송암교회(담임 김정곤 목사)와 천주교 수유1동성당(주임 이기양 신부), 불교 화계사(주지 수암 스님) 소속 신자들이 암·백혈병·심장병 등으로 고통받는 난치병 어린이를 위해 다시 모여 화제다. 세 종교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마음을 모으는 행사로 널리 알려진 이 연합 바자회는 지난 2000년 시작돼 올해로 13번째. 군복무 시절 군종신부와 군법사로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종교인들의 독특한 인연이 바자회의 시초다. 주인공은 수유1동 성당 이종남 주임신부와 화계사 주지 성광 스님. 제대 후 우연히 만나게 된 두 사람이 지역 주민을 돕기 위해 의기투합했고 이후 인근 송암교회 박승화(2009년 작고) 목사가 동참, 지난 2000년 세 종교의 연합 바자회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 연합 바자회는 종교 간 화합과 소통의 본보기로 입소문을 타면서 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성직자들의 뜻깊은 소통이 일반 신자들의 화합과 나눔으로 번진 흔치 않은 행사로 자리 잡은 셈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우리말 겨루기(KBS1 밤 7시 30분) 올해로 566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우리글, 우리말에 대한 참 의미를 되새기고 바른 말을 살펴볼 기회를 가져본다. 비속어 사용 등 언어파괴의 한 가운데서 바른 말길을 찾고 이를 실천하는데 앞장서온 ‘우리말 동아리’ 학생들이 함께한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 있는 내용으로 우리말과 맞춤법, 사자성어 등을 다양하게 조명해 본다. ●울랄라 부부(KBS2 밤 9시 55분) 정신이 돌아온 여옥과 수남은 본인들의 처지에 기가 막힌다.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해 스님을 찾아가고 별의별 쇼를 다 해 보지만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 생활하게 되는 두 사람. 집에서 살림만 하던 여옥은 호텔로, 호텔리어 수남은 그렇게 한심해 마지않던 대한민국 아줌마가 되어 버리고 만다. ●마의(MBC 밤 10시 25분) 광현과 영달은 왈패들과 명환의 수하 강정두로부터 도망친다. 그러던 중 광현은 영달이 계집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효종은 소현세자의 죽음에 관한 내용을 보고받은 뒤 도준의 무고함을 널리 밝히고, 그 가문의 모든 것을 신원하여 회복할 것을 명한다. 이 소식을 들은 석구는 12년 전 자신이 본 살인사건의 진실을 증언하려 한다. ●월화드라마 신의(SBS 밤 9시 55분) 필사의 함정에 빠지게 된 최영을 살리기 위해 다급해진 은수는 덕흥군(박윤재)과 계약을 한다. 그 소식을 들은 최영은 분노하며 달려와 은수에게 자기 옆에 있어주면 안 되는지 묻는다. 공민왕은 최영에게 궁을 탈취할 작전을 명하고, 덕흥은 기철과 손을 잡고 현고촌을 기습할 계획을 세운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11월의 세렝게티 초원에 우기가 시작되면 중부 지역에는 끝없는 초원이 펼쳐진다. 그리고 누, 얼룩말, 가젤처럼 무리 지어 사는 초식동물들이 신선한 풀을 찾아 이곳으로 몰려온다. 지상에서 가장 큰 대형 무리들이 몰려드는 이때가 사자나 치타, 표범, 검은등자칼 같은 포식자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는데….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늦은 밤, 부천 경찰서 지능팀에 한 여자의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자는 다름 아닌 성매매를 하는 성노동자. 빌린 돈을 다 갚았음에도 불구하고, 돈이 다 변제되지 않았다며 계속되는 성매매 독촉에 지쳐 신고했다고 털어놓았다. 불법 대부업을 하는 것도 모자라, 성매매 알선까지 하고 있는 업자들. 과연 돈과 성매매의 악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 화엄사에 방화 추정 화재 국보 ‘각황전’ 소실될 뻔

    5일 새벽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국보 제67호 각황전이 소실될 뻔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화엄사 종무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30분쯤 목조건물인 각황전 뒤쪽 문에 누군가 불을 질러 문 절반이 그을리는 피해를 입었다. 화엄사 측은 “이날 불은 아침 예불을 올리러 법당에 들어갔다가 시너 냄새를 맡은 우승 스님이 화재 현장을 발견했으며 청수물로 불을 꺼 큰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화엄사 측에 따르면 이날 등산복 차림을 한 건장한 체격의 한 남성이 신문지에 불을 붙이고 황급히 도망가는 장면이 각황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이번 방화 사건은 2008년 숭례문 방화 사건과 유사한 방식인 것으로 경찰과 문화재청은 보고 있다. 초기 대응 등이 빨랐던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각황전이 방염 처리가 돼 있어 각황전을 불길에서 구해낸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각황전은 2008년 1월에 다이메폭스Ⅲ라는 방염제를 써서 방염 처리를 했다. 방염 처리란 주로 목조문화재에 발화 혹은 착화를 막거나 지연시키는 약품을 뿌리는 일을 말한다. 경찰은 각황전 CCTV 정밀 분석에 나서는 한편 시간대별 출입 차량을 확인하고 있다. 또한 동종 전과자들을 상대로 수사하고 있다. 화엄사 측은 “소중한 민족의 문화유산인 각황전을 온전히 보존하지 못한 점을 깊이 참회하며 문화재 관계 당국과 협력해 문화재 보존을 위해 더욱 강화된 보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례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96)정선 정암사 주목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96)정선 정암사 주목

    세상의 모든 생명은 나무가 지어내는 양식으로 살아간다. 이 땅에 살아 있는 생명체 가운데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양식을 지어내는 건 식물밖에 없다. 땅 속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물 한 방울 위에 부는 바람과 햇살을 그러모아 나무는 자신의 삶을 이어갈 양식뿐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생명에게 필요한 양식을 지어낸다. 뿐만 아니라 나무는 자신의 생명을 고집하지 않고, 때로는 자신의 가진 것을 내려놓으며 다른 생명을 일으켜 세운다. 번잡한 세상살이에서 가진 것들을 내려놓지 못해 아등바등하는 사람들로서는 나무가 베푸는 생명의 넉넉함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불가에서 말하는 ‘아상소멸’(我相消滅)의 수행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자장율사가 정암사를 세운 증표로 남겨 강원 정선 함백산 골짜기에 자리 잡은 적멸보궁 정암사의 덕진(德眞) 스님은 불가(佛家)의 수행 과정을 아상소멸로 이야기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 없이 내려놓음으로써 세상의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말하고자 했다. “정암사를 세운 자장스님도 오랫동안 아상소멸의 수행을 거치셨지만 아쉬움이 있었죠. 살아 생전에 그토록 알현하고자 했던 문수보살을 뵙기 위해 이곳에 자신의 육신을 남겨두고 떠나신 겁니다.”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탑이 있어서 굳이 법당 안에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은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가운데 하나인 정암사는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세우고 주석하다가 입적한 명찰이다. 이곳에서 문수보살을 애태우며 기다리던 자장율사는 그러나 허름한 차림으로 찾아온 문수보살을 알아보지 못하고 돌려보낸 과를 범하고 말았다. 교만함, 즉 아상을 버리지 못한 탓이었다. 자장율사는 마침내 아상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육신을 정암사에 내려놓고 이 세상을 떠났다. “자장 스님은 ‘육신을 잘 보관해 두면 다시 돌아오겠노라’고 하셔서 절 근처의 동굴에 그분의 육신을 잘 모셔두었지만 굴 안에 불이 나면서 스님의 육신도 모두 사라지고 말았어요. 결국 스님이 남기신 발자취는 나무 한 그루밖에 없는 셈이지요.” 덕진 스님이 가리킨 나무는 자장율사가 이곳에 적멸궁을 처음 세운 증표로 꽂아두었던 주장자, 즉 지팡이 나무다. 전설대로라면 나무의 나이는 1300살을 넘는 고목이다. 덕진 스님은 조선 고종 때 정선군수를 지낸 오횡묵(吳宖?·1834~?)이 남긴 일기 ‘정선총쇄록’에도 이 나무가 나온다며, 책장에서 옛 문헌을 꺼내 왔다. ●꼭대기서 허옇게 말라죽은 나무 줄기 신비로워 1887년 기록인 정선총쇄록에서 오횡묵은 이미 죽은 나무이지만 장한 기세를 잃지 않고 꼿꼿이 오랜 세월을 버티고 서 있는 이 나무를 자장율사의 지팡이라고 한 뒤, “자장법사가 재생한다면 필시 다시 살아나 잎이 피고 무성할 것”이라고 했다. 120여년 전의 문인 오횡묵의 생각대로 자장율사의 주목은 다시 살아났다. 정확히 하자면 다시 살아난 것처럼 보인다. 자장율사의 상징으로 남은 나무가 죽은 채로 침묵하다가 어느 순간 다시 푸르게 생명을 일으켰다는 이야기다. 나무는 고깔 모양으로 자란 평범한 주목으로 보이지만 오래 바라보면 말로 채 다 하기 어려운 신비로움이 담겨 있다. 우선 나무 꼭대기가 그렇다. 꼭대기 위쪽으로는 허옇게 말라죽은 나무 줄기가 가느다란 꼬챙이 모양으로 1m 넘게 솟아 있다. 아랫부분의 주목과는 마치 별개의 나무인 것처럼 부조화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푸른 잎을 싱그럽게 돋운 중심 줄기 부분에도 야릇한 부조화가 담겨 있다. 분명 살아 있는 주목이건만 껍질 부분은 마치 죽은 나무처럼 시커멓게 썩은 데다 온통 푸른 이끼가 덮여 있기까지 하다. 그러나 죽은 나무로 보이는 이 주목에서 뻗어나온 가지와 푸른 잎은 매우 싱그럽게 살아 있다. 절집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자장율사의 지팡이로 알려진 이 주목이 처음 이 자리에 뿌리를 내린 것은 1300년 전이다. 물론 지팡이가 자란 것인지, 자장율사가 심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고승의 흔적이라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때의 나무는 그러나 오래전에 죽어서 여느 고사목처럼 줄기 안쪽부터 서서히 썩어 텅 빈 공간이 만들어졌다. 그 어두컴컴한 공간 깊은 바닥에서 한 그루의 주목이 태어나 지금처럼 자라난 것이다. 덕진 스님은 “누가 죽은 나무 안쪽에 어린 나무를 일부러 심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씨앗이 저절로 그 안에서 자라났다고도 하지만, 정확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근원은 알 수 없어도 지금 이 나무는 죽음을 뚫고 다시 태어난 자장율사의 현신처럼 느낄 수밖에 없다. 죽은 나무의 안쪽에 배어든 견고한 침묵과 칙칙한 어둠 속에서 생명의 싹을 틔운 나무의 생명력이 놀랍기만 하다. ●죽음보다 깊은 어둠 속에서 자라난 새 생명 새로 자란 나무는 조금씩 제 몸피를 키우며 자신을 둘러쌌던 죽은 나무의 껍질을 조금씩 부수는 중이다. 불과 이태 전만 해도 죽은 나무의 껍질이 견고하게 버티고 있는 까닭에 안쪽에서 새 나무가 자라났다는 걸 알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죽은 나무가 다시 살아났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을 정도다. 그러나 이태 사이에 죽은 나무의 껍질 가운데 상당 부분이 부서지고 떨어져 나갔다. 이제는 얼핏 보아도 살아있는 나무 줄기의 둘레에 죽은 나무의 껍질이 붙어 있다는 걸 알아볼 수 있다. “세상의 만물은 다 변하지요. 저 나무도 세월이 지나면서 겉 부분이 서서히 벗겨지며 거의 절반가량이 무너졌어요. 안쪽에서 자란 새 주목이 선명하게 보이잖아요.” 자신을 온전히 버리기 위해 육신을 내려놓고 이승을 떠난다고 했던 자장율사의 뜻을 따라 그의 지팡이 나무는 자신의 몸 전체를 덜어내고 그 안에 새 생명을 키웠다. 곱게 늙은 절, 정암사 뜰을 지키고 서 있는 늙은 고사목 한 그루에서 배우는 아상소멸의 수행이다. 글 사진 정선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강원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1. 중앙고속국도의 제천나들목으로 나가서 국도 38호선을 이용해 제천과 영월을 거쳐 정선으로 들어간다. 정선의 사북읍에 닿으면 사북터널과 고한터널을 지나게 된다. 고한터널을 빠져나가면 곧바로 상갈래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정암사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개울을 옆에 두고 꼬불꼬불 이어지는 산길을 2.5㎞ 남짓 가면 정암사 일주문 앞 주차장이 나온다. 일주문 앞에 문화재해설사 안내소가 있고, 나무는 정암사 경내의 적멸궁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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