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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학교에 화장실 후원

    베트남 학교에 화장실 후원

    ‘달리는 승려’로 유명한 대둔사 주지 진오(오른쪽 네 번째) 스님이 최근 달리기를 통해 확보한 후원금으로 지은 베트남 농촌 초등학교 화장실 앞에서 봉사자와 함께 벽화를 그리고 있다. 진오 스님은 내년 1월 베트남에서 1000㎞를 달려 후원금을 모아 화장실을 추가로 짓는다. 진오 스님 제공
  • [책꽂이]

    [책꽂이]

    잠시라도 내려 놓아라(뤄위밍 지음/나진희 옮김/아날로그 펴냄) 중국 고전문학의 대가로 통하는 뤄위밍 중국 푸단대 중문과 교수가 선(禪) 사상을 담은 중국 고대시가 100여수를 소개했다. 삶의 철학이 담겨 있는 선종 스님들의 화두와 한시를 접목해 바쁜 일상과 목표에 쫓겨 정작 챙겨야 할 것을 놓치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한다. 332쪽. 1만 3800원. 세계 전자책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류영호 지음/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펴냄) 세계 전자책 시장을 둘러싼 제반 환경을 분석했다. 해외 기업의 전자책 사업전략과 마케팅 성공사례를 통해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전망 및 우리의 대응 방향을 구상한다. 296쪽. 1만 8000원. 경제학이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우자와 히로후미 지음/차경숙 옮김/파라북스 펴냄) 성장이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경제학자인 저자가 근현대 경제학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인간을 중심에 둔 경제학을 역설했던 저자가 지난 9월 세상을 떠나기까지 남긴 저서, 강연, 기고문 등에서 핵심 내용을 모았다. 224쪽. 1만 2000원.
  • [부고] ‘일엽 스님 아들’ 일당 김태신

    [부고] ‘일엽 스님 아들’ 일당 김태신

    일제강점기 일본인과 한국의 신여성 사이에서 태어나 기구한 운명을 산 일당(日堂) 김태신 스님이 25일 원적(圓寂)에 들었다. 93세. 일당 스님은 1922년 일본 도쿄에서 유학 중이던 어머니와 일본 명문가의 아들 오다 세이조 사이에서 태어났다. 두 사람은 집안의 반대로 결혼하지 못하고 아들은 일본에 남겨졌다. 어머니는 나혜석 등과 절친하게 지내며 문인 신여성으로 살다가 출가해 수덕사에서 수행했다. 일당 스님이 성장한 뒤 어머니인 일엽 스님을 찾아갔지만 자신을 어머니라 부르지 말고 스님으로 부르라는 대답을 듣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일당 스님은 이당 김은호(1892~1979) 화백에게 그림을 배운 뒤 일본 도쿄제국미술학교에 입학했다. 한·일 양국을 오가며 활동하다가 60대 중반에 출가해 그림을 그리는 스님인 화승으로 살아왔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9시 벽제화장장에서 치러진다. (02)927-4404.
  • 교황 방한·세번째 추기경 탄생 ‘경사’… 조계종 분열 ‘눈살’

    교황 방한·세번째 추기경 탄생 ‘경사’… 조계종 분열 ‘눈살’

    2014 갑오년은 종교계에도 굵은 일이 다발한 해였다. 세 번째 추기경 탄생과 교황 방한이란 겹경사로 천주교계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불교계에선 탈종과 분리의 메가톤급 불협화음이 잇따랐고 개신교계 역시 연합과 일치보다는 분열과 일탈이 우세했다. 그런 한편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반성, 회개하자는 참회의 움직임이 종교계 곳곳에서 잇따랐다. ●겹경사로 주목받고 큰 과제 안은 천주교 ‘한국천주교의 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천주교계엔 경사가 이어졌다. 8월 4박 5일간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은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 ‘아시아청년대회와 125위 한국순교자 시복식 참가’를 위한 사목방문에서 교황이 보여준 낮은 사목과 소통 행보는 감동의 물결을 자아냈다. 세월호 유족들이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장애인 등 상처받고 소외된 이들을 만나 눈을 맞춰 위로하고 전한 사랑의 메시지는 ‘지도자 부재’의 한국에 교황신드롬까지 일게 했다. 방한 마지막 날 출국 직전 집전한 명동성당 ‘화해와 평화를 위한 미사’에선 한반도 화해와 통일을 위해 이해하고 용서하라는 굵은 메시지를 만방에 전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1월 염수정 서울대교구장의 추기경 서임은 한국 세 번째 추기경 탄생으로 관심이 쏠렸다. 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19명의 추기경 중 한 명으로 교황 선출권을 갖는다. 교황청을 비롯한 세계 천주교의 개혁에 앞장서고 있는 교황이 첫 아시아 단독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고 오랫동안 세 번째 추기경을 기다려왔던 한국에 큰 선물을 안긴 만큼 한국 천주교계도 개혁과 역할 측면에서 화답해야 하는 적지 않은 과제를 안게 됐고 고민 중이다. ●탈종과 이탈로 이타의 보살행 가려진 불교 천주교와는 달리 불교계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악재의 연속으로 곤욕을 치렀다. 그중에서도 한국불교 선지식인 송담 스님(법보선원 이사장)의 조계종 탈종과 선학원의 조계종 이탈은 불교계 전체를 뒤흔들 만큼 여파가 큰 사태이다. 특히 조계종의 정신적 지주라는 송담 스님 탈종은 종단 초유의 일. ‘법보선원과 조계종의 수행전통이 맞지 않아 승려로서 의무와 권한을 내려놓는다’는 충격 선언을 한 스님의 탈종은 공양(시주)거부와 부패·도박·은처승·정치승을 스님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재가불자 선언까지 부르는 등 논란이 계속 중이다. 법인관리법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선학원은 결국 조계종이 선학원 이사장인 법진 스님을 승적 박탈하는 멸빈 조치해 파국을 맞았다. 선학원은 ‘제2의 정화운동’을 선포하며 맞서 선학원 소유권을 둘러싼 다툼이 계속될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자승 총무원장 체제의 조계종은 ‘승려 도박사건’이후 종단 차원에서 추진해온 자성과 쇄신의 한편에서 ‘10·27법난 기념관’이 포함된 조계사 성역화를 강하게 밀어붙여 눈길을 끌었다. ●일치와 연합 구호만 무성했던 개신교 김영주 목사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재임과 이영훈 순복음교회 목사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취임, 양병희 목사의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취임…. 연합기관 대표들의 연임과 경질을 둘러싼 잡음이 적지 않았다. 특히 연초부터 교회연합과 일치에의 기대가 컸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NCCK는 김영주 총무의 재선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최대교단 예장통합의 반발로 정의와 에큐메니컬(교회일치)에 바탕한 진보적 연합기구 위상에 적지않은 상처를 입었다. 그동안 NCCK에 속했던 여의도순복음교회(기하성)의 이영훈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옮긴 것도 관심 사안. 이 목사는 한기총에서 분리된 한교연의 새 대표회장과 긴밀한 접촉을 갖고 교회연합을 거듭 천명했지만 좀처럼 감정의 골을 메우지 못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이후 ‘나 부터 반성해 종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회개 운동이 잇따랐고 NCCK와 진보 성향 목회자 단체들은 ‘세월호 백서’ 발간사업 등 재발방지와 사태해결 측면의 목소리를 높였다. ●차분히 내실 닦기에 매진한 민족종교 천도교·원불교·유교 등 민족종교는 종단 자체의 기념사업에 충실한 채 조용히 한 해를 보냈다. 천도교는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사업을 다양하게 벌였다. 특히 동학농민혁명유족회와 손잡고 농민혁명 정신선양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원불교는 3대 종법사 대산 종산의 탄생 100주년 사업에 주력하는 한편 원불교 창교 100주년을 맞기 위한 준비를 차분히 벌였다. 유교는 최근덕 관장 구속 이후 취임한 서정기 관장이 유림사회의 화합과 친목에 바탕한 개혁작업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서 관장이 행사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비상 체제에 돌입한 상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정동영 신당참여 검토…27일 지지자들과 비공개 토론 후 결정 내릴 듯

    정동영 신당참여 검토…27일 지지자들과 비공개 토론 후 결정 내릴 듯

    ‘정동영 신당참여 검토’ 정동영 신당참여 검토 소식이 전해졌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국민모임(이하 국민모임)’은 지난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국민모임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당적, 계파와 소속을 넘어 연대·단결해 평화생태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새롭고 제대로 된 정치세력의 건설에 함께 앞장서자”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선언에는 김세균 전 서울대학교 교수와 이수호 전 민노총 위원장, 명진 스님, 영화감독 정지영 등 사회 각 분야의 저명인사 10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달 말부터 진보 노선의 신당 창당을 추진할 예정인데 정동영 고문 등 새정치연합 내 일부 인사들이 동참을 검토 중에 있다. 그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인물은 바로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고문. 정동영 고문은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이분들의 선언이 시대 요청에 부응한 것이라고 본다”며 “저를 아끼고 성원하는 분들의 말씀을 듣고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6일에는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민주진영과 진보진영 지도자들이 함께 국민선언을 한 것이 충격적”이라고 평하며 본인의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신당 건설을 촉구한 것이지 아직 신당이 출현한 것은 아니다. 제안은 받았지만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신당참여 검토는 오는 27일쯤 가닥이 잡힌 듯 보인다. 정동영 고문은 27일 전국의 지지자들과 비공개 토론을 갖고 방향을 정할 방침인 걸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처님 법대로”… ‘절구통 수좌’ 법전 스님 열반

    “부처님 법대로”… ‘절구통 수좌’ 법전 스님 열반

    ‘봉암사 결사’의 마지막 주인공이자 조계종 제11·12대 종정을 지낸 도림당 법전 대종사가 23일 오전 11시 25분 대구 도림사 무심당에서 입적했다. 법랍 73년, 세수 90세. 전남 함평 태생인 법전 스님은 한국불교의 대표적 선승. 어린 시절 서당에 다니면서 한학을 공부했으며 ‘속가에 두면 단명할 팔자’라는 말을 들은 부모님 결정으로 열네 살 때 출가했다. 영광 불갑사에서 설제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 장성 백양사에서 만암 스님을 계사로 비구·보살계를 각각 수지했다. ‘타사시구자’(拖死屍句子·무엇이 너의 송장을 끌고 왔느냐)를 화두로 평생 정진 수행했으며 선방에 한 번 앉으면 구들장에 붙어 움직이지 않았다 해서 ‘절구통 수좌’로 통한다. 특히 1949년 성철·청담·자운 스님 등과 함께 ‘부처님 법대로 살아보자’는, 이른바 봉암사 결사에 참여했다. 이때 ‘탁발도 수행’이라며 자운 스님 등과 탁발을 다닌 것으로 전해진다. 법전 스님은 특히 성철 스님과의 인연이 아주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1951년 통영 안정사 천제굴에서 성철 스님을 은법사로 모시고 정진하던 중 ‘도림’(道林) 법호를 받았다. 이후 경북 문경 대승사 묘적암에서 홀로 정진하던 중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 한겨울 쌀 다섯 되로 밥을 지어 김치 단지 하나 두고 ‘내가 저 쌀이 다 떨어지기 전에 공부를 마치든가, 죽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겠다’며 석 달간 목숨 건 수행을 했던 이야기는 유명하다. 성철 스님이 파계사 성전암에서 10년간 동구불출에 들 때 철조망 울타리를 친 주인공이며 인가도 성전암에서 성철 스님에게 받았다. 종단이 어렵던 1981년 중앙종회의장을 맡아 교단을 안정시켰고, 1982년 총무원장을 잠시 맡은 뒤 1985년부터 해인총림 수좌로 선원에 주석했다. 해인사 주지, 해인총림 방장, 원로회의 의장 등 종단 주요 소임을 두루 거쳤다. 2002년 3월 조계종 제11대 종정으로 추대된 이후에도 해인사 퇴설당에서 수행 정진을 계속했고 12대 종정까지 추대돼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어른 역할을 해왔다.영결식은 27일 오전 11시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대한불교 조계종단장으로 봉행된다. (055)934-3000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삼국유사 최치원 고장을 소개합니다

    삼국유사 최치원 고장을 소개합니다

    ‘삼국유사의 고장’ 경북 군위군이 삼국유사를 바로 알리기 위한 각종 사업을 활발히 펼쳐 눈길을 끈다. 고려 후기에 일연(1206~1289) 스님이 편찬한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더불어 한국 고대사의 양대 문헌으로 평가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군위군은 오는 21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국악방송과 함께 ‘천년의 소리, 향가’ 음악회를 마련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찬기파랑가, 헌화가, 안민가 등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져 오는 향가 14수를 국악으로 만들어 소개한다. 류형선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예술감독, 김승근 서울대 교수 등 국악계 중진 작곡가 10명이 참여했으며 최숙희, 황숙경, 한창화 등이 부른다. 앞서 군은 지난 5~6월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국악방송과 함께 ‘삼국유사 특별강좌’를 6주간 운영했다. 10회 강좌와 삼국유사 현장 답사 기행 2회, 삼국유사 문화 콘텐츠 세미나 등으로 구성됐다. 삼국유사를 홍보하고 교육용으로 보급하기 위해서다. 군은 또 올해부터 2016년까지 국비 등 총 18억원을 투입해 ‘삼국유사 목판 복각사업’을 추진한다. 군은 이를 위해 지난 10월 31일 군위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학술대회를 열었다. 군은 우선 국보 306-1호로 지정된 송은본 등 현존하는 인쇄본 중 상태가 가장 좋은 것을 선정해 이를 219판의 목판으로 만들 계획이다. 삼국유사의 목판본은 현재 남아 있지 않다. 군은 이와 함께 2009년부터 매년 전국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삼국유사 골든벨’ 행사를 개최한다. 청소년들에게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삼국유사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워 주기 위해서다. 올해까지 모두 6회 행사에 3700여명이 참가하는 등 갈수록 인기다. 이 밖에 군은 매년 일연 선사와 삼국유사를 기념하는 문화축제인 ‘삼국유사 문화의 밤’ 행사를 연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우리 민족의 빛나는 문화유산인 삼국유사를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 정읍 지역에서는 최근 ‘최치원 관광 프로젝트’를 추진하자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됐던 고운 최치원(857~?) 초상화가 47년 만에 정읍 무성서원에 장기 임대 형식으로 돌아온 게 계기가 됐다. 지역에서는 최치원 관련 설화 등을 관광자원화하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시는 ‘토황소격문’으로 당나라 전역에 이름을 떨친 최치원 기념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유·불·선 통합을 주창한 최치원을 신격화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정읍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

    “이제 밥값을 한 것 같아 마음이 조금 놓입니다. 성철 스님이 살아계시면 뭐라 말씀하실지….” 성철(1912~1993) 스님을 평생 시봉한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70) 스님은 어쩔 수 없는 ‘가야산 호랑이’의 상좌(제자)였다. 바람이 코끝을 에는 듯한 찬 날씨에 환한 얼굴로 기자를 맞는 스님. 신도들이 연신 합장하며 인사를 건네자 일일이 맞인사를 한다. 이른 아침 ‘한국 불교 1번지’ 조계사 대웅전 앞 만남에선 좀 생뚱맞은 질문일까. 더군다나 총무원이 들어 있는 조계사는 성철 스님과는 인연이 없는 곳이나 마찬가지일 텐데 최근 나온 성철 스님의 ‘백일법문’ 개정증보판 소감을 물었더니 망설임 없는 답이 돌아온다. “돌이켜 보면 감회가 새롭지요. 큰스님이 설법한 지 반세기인 47년 만에 이렇게 대중에게 온전한 법 보시를 하게 됐으니 말입니다.” 성철 스님이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方丈)에 추대된 뒤 첫 동안거를 맞아 대중에게 백일간 불교 전반에 대해 강설한 법문이 백일법문이다. 불교의 핵심 내용을 경론과 조사어록 등을 인용해 알기 쉽게 풀어낸, 한국 불교의 퇴색하지 않는 대중 교과서다. 선(禪)과 교(敎)를 불교의 핵심인 중도사상으로 회통해 일갈한, 성철 스님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법문이다. 그 법문을 일반 대중에게 처음 소개한 책이 성철 스님 열반 한 해 전인 1992년 세상에 나온 ‘백일법문’(장경각)이다. 이번 개정 증보판은 첫 판에서 빠진 법문 내용 중 테이프 14개 분량을 보완한 것이다. 처음 나온 초판 ‘백일법문’ 책을 보곤 시큰둥했다는 성철 스님이 살아 있다면 이번 백일법문에는 무슨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진다. 그때의 백일법문은 말할 것도 없고 22년 만의 개정 증보판 출간은 전적으로 상좌 원택 스님의 공이다. 억센 사투리 억양에 말까지 빨라 알아들을 수조차 없고, 녹음 상태도 썩 좋지 않은 그 법문을 일일이 풀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된 일이었을까. 2004년 원택 스님이 이끄는 성철선사상연구원에서 낸 CD가 첫 판 백일법문과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증보판을 내기로 작심했단다. 스님의 백일법문 내용을 전한 책이 빈약했다는 자책과 스승에 대한 죄송함 때문이었다. 2007년부터 다시 시작해 탄신 100주년인 재작년, 그리고 열반 20주기인 지난해에 개정판 출간을 맞추려 했지만 작업이 너무 어려워 늦어졌다. 찬바람을 피해 총총걸음으로 인근 백련불교문화재단 사무실로 옮겨 ‘개정판에 만족하느냐’고 묻자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불쑥 법정 스님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저를 법정 스님에게 보낸 게 필생의 길이 되었군요.” 바로 성철 스님 법문집 ‘선문정로’(1981년)와 ‘본지풍광’(1982년)이 세상에 나오게 된 이야기다.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은 묘한 관계였어요. 경쟁자이면서 서로가 가장 인정하는 도반이랄까. 원고 뭉치를 꺼내더니 법정 스님에게 가져가라고 했지요. 그래도 글은 법정이 최고라면서….” 자신의 글에 대한 윤문을 부탁했으니 성철이 법정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 만한 대목이다. “법정 스님도 글자 하나, 토 하나, 받침 하나도 그 사람의 성격을 나타낸다면서 최소한의 교정으로 성철 스님 글의 윤문을 마쳤어요. 그 스님에 그 스님이지요. 더군다나 법정 스님은 성철 스님의 돈오돈수에 대해 비판을 가장 많이 했던 스님이었는데….” 원고 뭉치가 든 걸망을 메고 법정 스님을 찾아가 불일암과 유스호스텔을 돌며 윤문 작업을 한 끝에 ‘선문정로’ ‘본지풍광’을 냈고, ‘백일법문’도 그 바탕에서 시작해 결실을 볼 수 있었다. 얼마 전부터 시작한 선종 소의어록 ‘고경’ 시리즈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한다. 원택 스님이 대학을 졸업하고 고시 공부를 하던 무렵 고향 친구와 함께 경남 합천 해인사를 찾은 건 지금으로부터 43년 전인 1971년의 일이다. ‘성철 스님이라는 큰스님이 있으니 한번 만나 보자’는 친구의 권유에 그저 평생의 지남이라도 받아 볼 요량으로 방문했는데 그게 평생의 인연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 “쏙이지 말그래이.” 기대 속 첫 대면에 받은 지남치곤 허접했을까. 대실망이었단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속이지 말라’는 그 말이 가슴에 켕겼고 결국 자신의 몸이 화장당하는 꿈을 꾼 뒤 해인사를 찾아 ‘삼서근’(麻三斤) 화두를 받아 ‘가야산 호랑이’의 상좌가 됐다. ‘살아서 20년, 죽어서 20년.’ 스승 성철 스님을 시봉한 햇수를 담아 영원한 시자 원택 스님이 즐겨 하고 즐겨 듣는 말이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괴팍한(?) 스승을 모시느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변함없이 성철 스님을 모셨고, ‘가야산 호랑이’의 마지막 임종을 지킨 것도 원택이었음을 알 만한 이는 다 안다. 성철 스님 입적 후 경남 산청 출생지에 겁외사를 세었고, 그곳에 다시 기념관을 지어 얼마 전 회향식을 했다. 힘겹게 지은 사리탑이며 연꽃 봉오리 모양의 연화대에 법구를 모신 관을 넣고 불을 넣은 파격적인 다비식을 치른 일 말고도 스승을 향한 그의 정성과 시봉 일화는 숱하다. ‘성철 스님 상좌.’ 자신에게 언제나 따라붙는 이 말이 질리지 않을까. 그래도 큰 소식 한번 하겠다며 출가한 납자인데 성철 스님을 뺀 ‘스님 원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가야산 호랑이’ 스님에게 받은 화두 풀이는 잘됐을까.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었나 보다. 무거운 침묵 끝에 돌아온 말은 역시 스승을 향한 자책이었다. “속이지 말라 하셨는데 여전히 속이고 살지요. 죽을 때까지의 숙제겠지요. 법정 스님과 함께하라며 보냈던 그 일은 일찌감치 성철 스님이 제게 내준 길이었어요. 그 길 뜻을 더 일찍 알고 풀었어야 하는데….” 그래서 원택 스님의 ‘백일법문’을 향한 집념은 그렇게 질겼나 보다. “큰스님은 제게 첫 대면에서부터 글을 보지 말라 하셨어요. 글 모르는 무식쟁이인 육조 스님(혜능)도 진리를 깨우쳤는데 대학까지 나온 녀석이 뭐하러 글을 보느냐며 글을 보는 저를 항상 나무라셨지요.” 크게 맘을 먹고 ‘스님 법문을 책으로 내야 스님 뜻이 온 세상에 퍼질 것 아니냐’는 직언을 드렸는데 그게 받아들여졌단다.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글 보지 말라’던 성철 스님의 지론과는 딴판이었다. “백일법문은 불교의 핵심이 잘 설명된 책입니다. 많은 이들에게 진리를 알려주는, 꺼지지 않는 횃불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삼척동자에게도 친숙할 법한 이 말처럼 성철 스님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거인이다. ‘왜 달을 안 보고 달 가리키는 손가락만 쳐다보느냐’고 세상을 혼내던 쩌렁쩌렁한 목소리, 절집을 찾는 이에게 어김없이 삼천 배를 시키던 그 무서운 호령은 여전히 ‘먼저 나를 낮춰 내려놓으라’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다른 매다. 그 거인의 외침은 왜 열반한 지 21년이 지난 지금도 울림이 여전할까. 기다렸다는 듯이 상좌가 돌려주는 한마디. “세상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고집이지요. 스님이라고 왜 유혹과 회유가 없었겠습니까. 흔들리지 않고 본분을 지킨 것이 그 답이 아닐까 합니다.” 그 ‘가야산 호랑이’는 ‘세상의 고통을 외면한 스님’이라는 세상 한편의 비판도 받았었다. 군사독재 시절 ‘보편의 정의’를 몸으로 보여줬던 천주교 김수환 추기경과 왜 다르냐는 물음이기도 했다. “스님은 항상 자기를 바로 보라고 하셨지요. 남을 위해 기도하라 하셨습니다.” ‘중은 논두렁 베고 잠들다 죽어야 한다’는 성철 스님은 출가자의 속가 출입을 절대 용납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집을 찾지 않아 상좌가 문상을 대신 했다. 원택 스님도 그 스승을 따랐다. “출가한 지 얼마 안 돼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성철 스님이 시좌를 시켜 ‘느그 아부지 돌아갔다’는 말만 전해준 기억이 생생합니다. 결국 장례를 잘 못 치렀어요.(웃음)” ‘내 상좌는 죽어도 해인사 본말사 주지가 될 수 없다’는 성철 스님 유지도 그대로 지켜진 셈이다. 절집 표현대로라면 ‘친인척 간 다툼과 알력’을 미리 막았다고나 할까. 상좌 36명 가운데 해인사 본말사 주지는 단 1명도 없다. 상좌들은 주로 선방을 지켰고 열 군데 사암 주지를 맡고 있을 뿐이다. 원택 스님도 해인사에서 멀리 떨어진 부산 고심정사의 주지다. 성철 스님이 주석하던 해인사 백련암은 스승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자주 찾아 머무는 편이다. “형제간 다툼이나 알력도 피하고 폭넓게 퍼져 산 셈이니 일석이조 아닌가요.” ‘도망가지 말고 중노릇 잘해라.’ 출가한 지 얼마 안 된 어린 상좌가 안쓰러웠던지 성철 스님이 툭 던졌다는 말씀이다. ‘희한한 놈’ ‘곰새끼’라 부르면서도 ‘아무한테나 중 되란 소리 안 한다’던 스승의 말 한마디가 요즘 부쩍 가슴에 박힌단다. ‘참선 잘하그래이.’ 성철 스님이 임종 때 곁을 지킨 원택 상좌에게 남긴 유언이다. 그 유언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 이제 자신만의 만행을 떠나고 싶은 건 아닐까. 세상 사람들은 흔히 ‘원택이 없었으면 성철이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을 상좌 원택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찰나의 틈도 없이 손사래가 허공을 휘젓는다. “스님 뜻을 제대로 전하기나 한 건지 걱정인데….” 한국 불교계에 이름난 ‘절집 효자’, 원택이다. 옷깃을 여민 ‘절집 효자’가 인터뷰 말미에 얹은 마지막 말은 역시나 ‘스님 뜻을 완전하게 전하고 죽고 싶다’였다. 백련암 이름을 딴 백련불교문화재단은 그 희망의 텃밭이다. 30년쯤 전 ‘한국엔 왜 남방불교를 잘 아는 범어 전문가가 없느냐’는 스님의 질타에 ‘그럼 우리가 백련암에서 범어학자들을 키우자’고 원택 스님이 제안해 만들어진 재단이다. 그 재단을 토대로 스님의 정신을 올곧게 세우겠단다. 지난 11일부터 석달 일정으로 백일법문 강좌를 진행 중이다. 해마다 이맘때쯤 열어 왔지만 47년 만의 개정판 출간으로 올해엔 더 신경이 쓰일까. “백일법문 개정판이 나왔다고 스님 뜻이 바뀌는 건 아니지요. 항상 해 온 대로 하고 있습니다.” 타협 모르는 ‘괴각쟁이’ 수행자 성철 스님, 그의 그림자는 여전히 크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선불교 거두 성철의 그림자 원택 원택 스님은 근현대 한국 선불교의 거두인 성철 스님의 상좌(제자). 경남 해인사에 주석하던 성철 스님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며 일거수일투족을 챙긴 성철 스님 삶의 산증인이다. 1967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를 준비하던 중 고향 친구와 함께 해인사에서 성철 스님을 만났고 이듬해 출가했다. 일만 배를 올려 첫 대면한 성철 스님에게 들은 ‘쏙이지 말그래이’ 한마디가 가슴에 박혀 떠나왔던 백련암을 다시 찾아 제자가 된 인연담이 유명하다. 당초 ‘성철 스님 뺨이라도 한 대 올리겠다’며 호기 있게 찾았지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니 고마 중 되라’는 한마디에 머리를 깎았다. 성철 스님 생전 20년간 꼬박 시봉한 유일한 상좌다. 입적 후에도 ‘큰스님’ 뜻을 따라 20여년간 온몸을 바쳐 살고 있다. 성철 스님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챙겼고 입적 후에는 유지 받들기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사리탑과 새 형식의 다비장으로 스승을 기려 불교계를 놀라게 한 ‘소문난 효자’다. 늘 “마음을 다해 시봉한다 했건만 돌아보니 큰스님을 보아도 보지 못한 것 같고, 만나도 만나지 못한 것 같다”며 존경과 그리움을 감추지 않는다. 성철 스님 생가터에 성철 스님 친딸이자 출가자인 불필 스님과 뜻을 모아 겁외사를 세웠고, 그곳에 기념관을 다시 지어 최근 개관했다.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을 역임했고 성철 스님의 뜻에 따라 1987년 설립된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도서출판 장경각 대표, 해인사 백련암 감원, 부산 고심정사 주지를 겸한다. 1998년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 1999년 제10회 대한민국 환경문화상(환경조형부문)을 수상했다. 성철 스님 입적 전해인 1992년 출간한 성철 스님 법문집 ‘백일법문’이 대업으로 평가되며 22년 만인 최근 그 개정증보판을 내 화제가 되고 있다.
  • 亞 청소년 돕기 국악 나눔 콘서트

    우리 전통 음악으로 아시아 청소년들을 돕기 위한 나눔 콘서트가 열린다. 사단법인 경기향제줄풍류보존회는 16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문화의 집(코우스)에서 ‘아시아 영 나눔 콘서트’를 개최한다. 아시아 국가 중 식수, 의료, 교육 등에 취약한 청소년들을 돕기 위한 기부 콘서트로 공연의 수익금은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에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공연은 줄풍류(경기향제), 범패무(천수바라), 경기민요(창부타령, 청춘가, 너영나영), 퓨전실내악, 판소리(춘향가), 사물놀이, 굿풍류 등의 순서로 진행되며 길덕석 경기향제줄풍류보존회 이사장과 송암사 주지인 대혜 스님과 범패 스님들이 출연한다. 청소년 관현악단 ‘누리동’ 출신의 젊은 국악인들도 연주에 동참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시론] 성지화 갈등, 주어사의 경우/정웅기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시론] 성지화 갈등, 주어사의 경우/정웅기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조선 정조대인 1779년 한 무리의 선비들이 관헌의 눈을 피해 경기도 여주의 한 사찰에 모였다. 권철신의 지도로 정약전, 권상학, 이벽 등 남인 시파의 유생들이 서학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이때 그들이 배운 서학에는 천주교가 포함돼 있었다. 천주교 최초의 강학회를 연 사찰이 여주 주어사(走魚寺)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절에서 강학회를 열었을까. 정황을 추측하기 어렵지 않다. 당시는 정부가 서학을 금하던 때였으니 외진 사찰이 안전했을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사찰의 조력을 받기 쉬웠다. 당시만 해도 유생들이 절에 들러 숙식을 하거나 스님들을 산행 길잡이로 세우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주어사 측의 협조가 강압 때문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모임 장소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관아의 해코지를 당할지 모르는 일을, 그것도 비주류 유생들을 위해 위험을 자초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강학회 장소를 잘못 알고 맞은편 천진암으로 찾아간 유생들을 승려들이 산길을 넘어 안내했다는 기록으로 보아서는 지역 불교계가 대체로 이 불온한(?) 모임에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어사가 언제 왜 폐사됐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2009년 여주시 발굴 조사 결과 사지에서 발견된 기와 도편 등이 17~18세기 것이었다고 하니 강학회 이후 오래지 않아 폐사된 것으로 짐작될 뿐이다. 폐사 이유가 어쨌든 주어사가 갖는 의미는 오늘 새겨도 남다르다. 지배 이념인 유교가 변질되고, 당쟁으로 날밤을 지새울 때 권력의 눈을 피해 새로운 시대를 갈구하며 서학을 탐구하던 유림의 아웃사이더들. 그들을 위해 사회적 약자인 사찰과 승려들이 기꺼이 공간을 제공하고 밥을 지어 나르는 광경. 생각만 해도 따뜻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아닌가. 이 아름다운 역사를 간직한 주어사를 둘러싸고 최근 불교계와 천주교계가 갈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천주교 입장에서는 최초로 강학회를 연 이곳을 한국 천주교의 성지로 가꾸고 싶은 마음이 남다를 것이다. 불교계 입장에서도 아름다운 미담을 간직한 주어사지를 본래의 사찰로 복원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불교계의 속내로 치자면 인근의 천진암 복원 과정에서 천주교 측에 의해 몇 곳의 사지가 멸실된 경험이 있어 정서적 반발도 깔려 있다. 두 종교가 주어사 복원을 놓고 점유권을 고집한다면 갈등은 필연적이다. 200년 전 아름다운 역사 전통을 꽃피웠던 그곳이 종교 간 갈등의 장소가 된다면 이는 두 종교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불행한 일이다. 이러한 흐름을 우려하면서 종교평화적 해법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지난달 말 열렸다. ‘붓다로 살자’라는 불교 모임이 주관했는데, 그 자리에는 한 가톨릭 언론사 대표도 나와 주어사지를 종교평화의 공간으로 복원하자는 의견을 나누었다. 마침 주어사지는 현재 산림청이 관리하는 국유지이니 두 종교가 제 입장만을 고집할 처지도 아니다.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시민의 입장에서도 반길 일이다. 주어사에 이르는 7.5㎞는 차량이 다닐 수 없는 오솔길이라 한다. 그 길도 시민들이 옛 선조들의 미담을 나누며 걸을 수 있도록 잘 보존되면 좋겠다. 지금 우리 종교계에 부족한 것은 사찰, 성당, 교회와 같은 시설이 아니다. 오히려 주어사와 같은 시대정신, 아름다운 전통의 부재가 더 문제다. 주어사 문제를 풀기 위해 불교와 가톨릭 두 종교가 빨리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최근 논란이 일기 시작한 서소문공원 성지화 사업도 마찬가지다. 황사영 등 구한말 천주교인들의 순교를 기념하기 위해 정부와 서울시가 500여억원을 들여 순교기념관과 성당 등을 세우는 이 사업은 서소문이 갖는 역사적 상징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 서소문 일대는 비단 천주교인들의 성지일 뿐만 아니라 조선 대표의 충신 성삼문, 개혁가 허균, 동학 지도자 최시형, 김개남, 안교선, 최재호 등이 효시됐고, 일제강점기 서대문 감옥이 있던 곳이다. 무리한 사업 추진에 앞서 충분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일이다. 사회적 대화의 실마리가 주어사 문제에서부터 풀려 나가기를 기대한다.
  • 티베트 수행자들 한국서 ‘법석’

    티베트 수행자들 한국서 ‘법석’

    세계적으로 유명한 티베트 명상 수행자들이 국내에서 잇따라 법문할 예정이어서 불교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동국대 국제선센터 초청으로 ‘담마 토크’라는 이름의 법석에 오르는 아남 툽텐 린포체(왼쪽)와 글렌 멀린 라마(오른쪽). 아남 툽텐 린포체가 13일 오후 2시 먼저 법석에 올라 ‘언제나 행복한 나’라는 주제로 설법한다. 티베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닝마파 불교수행에 입문한 아남 툽텐 린포체는 평생 은둔자로 산 라마 추르 로에게 가르침을 받아 199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인물. 2005년 다르마타 재단을 설립해 미국을 중심으로 수행 지도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티베트 스님의 노프라블럼’ ‘알아차림의 기적’같은 책들이 번역, 소개됐다. 법문에서 복잡한 불교교리 강의보다는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유머를 많이 쓰는 게 특징이다. 이어서 20일 법석에 오르는 캐나다 퀘벡 출신의 글렌 멀린 라마는 티베트 불교 학자이자 저술가 겸 티베트 고전 번역가. 탄트라 명상 지도자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인도 다람살라에서 12년간 티베트 불교 4대 종파 스승 35명에게 불교 교학·수행을 배웠고, 특히 14대 달라이라마의 스승 ‘깝제 링 돌제창’과 ‘깝제 티장 돌제창’에게 밀교수행을 전수받았다. 멀린 라마는 티베트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세계순례를 하고 있으며 미국 25개 주요 도시를 매년 두 차례 순회 강연한다. 필라델피아 등 전 세계에 12개의 불교센터 건립을 돕거나 공동설립했으며 최근 ‘위대한 지도자-열네 분 달라이라마의 삶과 가르침’을 출간했다. ‘웃는 붓다’(laugh buddha)란 별명을 가질 만큼 위트 넘치는 법문으로 유명한 멀린 라마는 한국 법석에 올라 ‘자비, 지혜 그리고 에너지’ 주제의 법문을 한다. (02)2260-3991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자랑스러운 한국인대상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한국언론인연합회(회장 이상열)가 ‘2014 자랑스러운 한국인대상’ 수상자로 최고대상(정치혁신 부문)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종합대상은 송필호 중앙일보 대표이사 부회장(언론경영 부문),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교육발전 부문), 오영호 코트라 사장(무역진흥 부문)이 받는다. 부문별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교정봉사 법명 스님(법성사 주지) ▲노인복지 이심(대한노인회장) ▲미술발전 홍석창(홍익대 명예교수) ▲국위선양 이영현(세계한인무역협회 명예회장) ▲지자체발전 김석환(홍성군수) ▲건설발전 정성욱(금성백조 회장) ▲음악예술 김남윤(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창의교육 유석성(서울신학대 총장) ▲의료발전 오병희(서울대병원장) ▲경호산업 백봉현(코세스그룹 회장) ▲대중예술 김한민(영화감독) ▲의료봉사 박태선(신호드림치과 원장)
  • 종교 뛰어넘은 이웃사랑

    서울 강북구는 최근 ‘난치병 어린이돕기 종교연합바자회 성금 전달식’을 통해 각종 난치병 어린이 23명에게 각각 성금 300만원씩을 전달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 29일 강북구 수유동의 화계사에서 열린 성금 전달식에는 박겸수 강북구청장, 화계사 수암 주지스님, 송암교회 김정곤 담임목사, 천주교 수유1동 성당 유기상 보좌신부 등을 포함해 3종교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아이들이 힘들까 봐 30분 만에 전달식을 서둘러 마쳤다. 그동안 구의 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3종교는 연합해 2000년부터 해마다 바자회를 열고 수익금을 난치병 어린이에게 전달해왔다. 올해는 지난 10월 4일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운동장에서 바자회를 개최했고 6900만원의 수익금과 성금을 모금한 바 있다. 올해 15회째로 도움을 받은 난치병 어린이는 총 285명, 성금액은 약 8억 7000만원이다. 그간 주지 스님은 두 번, 교회 목사는 두 번, 성당 신부는 네 번 바뀌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생명의 窓] 힐링의 만능치료기제, 대치법/서광 스님·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생명의 窓] 힐링의 만능치료기제, 대치법/서광 스님·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힐링’이라는 단어가 엄청나게 유행하고 있다. 우리말로 ‘치유’라고 번역되는 ‘힐링’(healing)이라는 영어 단어는 원래 심리치료에서 치료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 ‘세러피’(therapy)와 구분해 쓰였다. 정신치료의 원조인 프로이트는 치료의 목적을 비정상적인 신경증을 정상적인 신경증으로 전환하는 것을 최대 목표로 삼았다. 반면에 불교 수행에 기반을 둔 명상 치유는 완전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따라서 명상을 심리치료에 접목하는 데 관심을 두었던 초기 연구자들이 완전한 치료를 전제로 하지 않는 심리치료와 명상 치유를 구분해 사용하기 위해서 ‘치료’라는 말 대신 ‘치유’라는 용어를 사용했던 것이다. 치유의 진원지인 미국에서 그 원동력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정신치료와 불교 명상의 만남이고, 그 다음은 뇌과학과 불교 명상의 만남이다. 전자는 과학의 한 분야로 성장해 온 서양 심리학이 불교의 명상 수행을 심리학의 연구 주제에 포함시키고, 명상 기법을 치료 과정에 도입함으로서 불교의 지혜와 자비, 깨달음을 일상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현실에 맞게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후자는 주관적인 명상 체험을 과학적·합리적·객관적 방법에 의해 연구하고 입증함으로써 불교 명상이 심리치료에서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나아가 이들의 만남은 단순한 개인적 건강, 치료의 차원을 넘어 인간 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해 다양한 학문, 과학 분야들과 연대하면서 사회조직, 교육, 환경, 경제, 군사, 생태 등 사회 전반을 치유의 대상으로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힐링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정신치료와 달리 힐링이 어떻게 우리가 일상에서 직면하는 모든 문제들, 다양한 개인적 사회적 문제를 완전하게 치유해 줄 수 있는지 그 근본적인 치유 기제가 궁금할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에는 우리 인간이 고통하는 수만큼이나 셀 수 없이 많은 힐링의 종류들이 있다. 이들 힐링의 만능 치료 기제 가운데는 마주 짝을 지워서 치료해야 한다는 의미로서 대치법(對治法)이라 불리는 치유법이 있다. 예를 들어 동창 모임에 나갔다가 명품백, 명품구두에 값비싼 차를 탄 친구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고 치자. 어떻게 주눅이 드는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 명품백, 명품구두에 값비싼 차를 타는 사람들 앞에서 주눅이 든다면 단 한 번의 사유, 즉 자기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어려운 사람들 앞에 갔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돌이켜 생각해 보면 된다. 분명 가난한 사람 앞에 가면 우쭐대는 마음이 생겨날 것이다. 자기보다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 앞에 가서 잘난 척하면서 자기보다 더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 앞에 가서 주눅이 들지 않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주눅이 들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형편이 더 어려운 사람 앞에서 잘난 척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은 반드시 자기보다 형편이 나은 사람 앞에서 무시받는 느낌을 갖게 된다. 상대가 실제로 무시했나 무시하지 않았나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다른 사람을 무시하기 때문에 상대방과는 관계없이 스스로 무시를 받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원리를 모르면 형편이 더 나은 사람에게 질투심·공격성을 품게 되고, 마음에 비굴심이 생겨나게 돼 스스로를 무시하고 화와 불만족이 쌓이게 된다. 대치법은 열등감과 우월감 콤플렉스를 잠재우는 최고의 치유법이다.
  • 조계종 스님·신도 현안 타개 함께 나선다

    조계종 스님·신도 현안 타개 함께 나선다

    조계종이 종단 문제를 해결하고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종전과 판이한 형식의 대중공사를 진행한다. ‘2030 조계종 100인 대중공사’가 그것으로 출가자와 재가 신도들이 모두 모여 종단의 현안과 문제점을 논의하는 대화광장이 될 전망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7일 조계종 총무원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종단 주요 현안을 놓고 100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하는 열린 대화마당 대중공사가 매월 한 차례씩 열린다. 100인 위원회는 교구본사, 중앙종회, 중앙종무기관, 원로중진, 강원, 선원, 율원, 비구니회, 포교신도단체, 시민사회단체, 학술 및 여성단체 등에서 추천한 출가자와 재가자 등으로 구성된다. 이를 위해 현재 대중공사 참석자 100명을 추천받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대중이 확정되면 다음달 23일 오후 2시 서울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에서 ‘100인공사 출범식’을 거행한다. 총무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 25일 경기 화성 용주사에서 열린 제36차 교구본사주지회의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고 참석자들이 박수로 동참을 결의했다고 전했다. 불교에서 대중공사란 산중에서 스님들이 모여 현안을 논의해 결론짓는 회의를 말한다. 조계종이 대중공사의 새로운 형태인 ‘2030 100인 대중공사’를 천명한 것은 종단에 산적한 문제뿐 아니라 불교계의 현안과 미래 준비를 출가자와 신도들이 머리를 맞대 상시적으로 숙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조계종은 백양사 ‘승려 도박 사건’ 이후 자성과 쇄신운동을 범종단적으로 벌였고 그 연장선상에서 ‘생명평화 1000일 정진’도 이어왔다. 조계종은 15년 후인 2030년을 백년대계 수립의 목표 해로 정해 그때까지 종단 대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먼저 내년을 1차 추진의 해로 잡았다. 조계종의 계획대로라면 대중공사는 철저하게 자유로운 난상토론으로 열리게 된다. 학술회의 형식을 지양하고 이해관계의 득실이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 무차평등 토론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조계종 총무원은 이와 관련해 “문제를 투명하고 정직하게 다루면서 대화와 토론을 통한 지혜와 뜻 결집, 그리고 그것을 통한 성찰과 탁마의 문화 정착을 유도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총무원이 그와 관련해 정한 주제를 보면 승가청규와 승풍진작, 총무원장 선거제도, 사찰재정, 국고보조금, 불사, 사부대중 공동체 구현, 종헌종법 등 당장의 현안부터 장기적 과제까지 망라됐다. 종단의 백년 대계를 수립하는 기초를 마련하면서 신자들의 갈등 해소를 위한 공론의 장, 사부대중 지도자들의 열린 광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게 조계종의 설명이다. 첫 대중공사는 내년 1월 28일 충남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오만과 편견(MBC 밤 10시) 법과 원칙, 사람과 사랑을 무기로 나쁜 놈들을 벌하는 검사들의 이야기. 동치는 열무에게 15년 전 열무 동생 한별 사망사건의 목격담을 털어놓는다.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동치와 열무는 한별이 사건에 대해 서로 알고 있는 사실들을 모아 그날의 일을 재구성해 본다. 한편 취준생 사건을 맡은 이장원은 고소인의 말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도리어 그를 자극한다. ■오 마이 갓(tvN 오후 6시 50분) 홍창진 신부와 마가 스님, 인명진 목사가 종교의 벽을 뛰어넘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현대인들의 고통과 상처를 어루만지는 다양한 장르의 토크를 진행한다. 이번 시간에는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무겁고 치열한 삶을 버텨 온 중년 남성들에게 희망의 이야기를 전한다.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불행과 슬픔에 지혜로운 처방을 내려준다. ■명탐정 코난 시즌 2 (애니맥스 밤 8시) 코난과 친구들은 새로 생긴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놀이공원행 미니 열차에 탑승한다. 이곳에 대학생 셋도 함께 열차를 탔는데, 그 학생들은 점점 사라져 가는 미니 열차를 사진으로 남기려는 사람들이다. 한편 대학생 홍준기는 정면 사진을 찍기 위해 차에서 내려 사다리에 올라서다 그만 선로에 떨어져 차에 치일 위기에 처한다.
  • [新국토기행] 전남 순천시

    [新국토기행] 전남 순천시

    <볼거리> 물과 숲으로 둘러싸인 전남 순천은 남도의 부드러운 대지의 기운을 받아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조상들의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고풍이 간직돼 있어 곳곳이 힐링의 명소다. 교통이 편리하고, 도심에도 유명 관광지가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순천은 다양한 문화재를 종류별로 보유한 유일한 도시다. 순천만, 선암사, 승선교, 송광사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 ‘미슐랭’으로부터 최고 점수인 별 세 개를 받았다. [낙안읍성] 조선시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실제로 사람이 사는 마을이다. 1983년 민속마을(사적)로 지정됐다. 성곽 높이 4m, 둘레 1410m 안에 초가 108가구가 정겹게 살아간다. 500여년 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어 한국 영화,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한국의 옛 삶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짚으로 만든 짚물공예체험,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열매·잎·풀과 황토로 하는 천연염색, 대장간 체험 등이 있다. 외국인에게 가장 한국적인 관광명소다. [송광사] 보조국사 지눌을 비롯해 16국사를 배출한 한국 삼보 사찰 중 하나다. 목조삼존불감 등 희귀 불교 문화재가 많다. 우리나라 대표 불교박물관인 성보박물관이 있다. 부속 암자인 천자암에는 천연기념물 제88호로 지정된 곱향나무 두 그루 쌍향수와 사찰에서 국재를 모실 때 몰려든 대중에게 나눠 주려고 밥을 저장했던 목조 용기인 바사리 구시 등이 있다. 송광사는 평생 무소유로 살다 가신 법정 스님과도 인연이 깊다. 산속 암자 불일암은 1975년부터 법정 스님이 혼자 지내면서 수많은 글을 집필한 곳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는다. [선암사] 신라 말기인 서기 875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 무지개 모양의 보물 400호 승선교와 강선루에 이르는 숲길 양옆에는 참나무, 삼나무 등의 많은 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아름다운 사찰의 옛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최고의 산사로 꼽을 정도다. 선암사는 매화 피는 봄철이 으뜸이다. 선암매로 불리는 매화 50여 그루는 200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선암사에는 꼭 봐야 할 세 가지로 철불, 보탑, 부도가 있다. 산비탈에 있는 녹차 야생차밭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귀한 차로 대접받는다. [순천 드라마 촬영장] 3만 9600㎡(약 1만 2000평) 부지에 200여채가 들어선 대규모 오픈 세트장이다. 1960년대 순천읍내, 1970년대 서울 변두리, 1980년대 변두리 번화가 등을 지었다. 아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으로,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준다. 이웃과 따뜻하게 숨 쉬는 모습이 담겨 있어 갈수록 인기다. SBS ‘사랑과 야망’, KBS ‘제빵왕 김탁구’ 등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주무대로 주목받는다. [순천만] 세계 5대 연안습지의 하나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김승옥의 단편소설 ‘무진기행’에서는 순천만을 이렇게 표현했다. 순천만 갈대는 4계절 색깔이 다르다. 봄은 보리색, 여름은 초록색, 가을은 은빛이다. 겨울은 앙상하게 남은 누런 갈대들이 색다른 아름다움을 준다. 용이 누워 있는 모양을 한 용산의 전망대는 필수 코스. 순천만의 유명한 S자 수로와 낙조, 수많은 철새를 볼 수 있다. 매년 8만~12만 마리의 철새가 온다. 흑두루미·노랑부리저어새 등 천연기념물 30종과 먹황새·뜸부기 등 희귀 조류의 천국이다. 순천만을 30분간 돌아보는 생태체험선 ‘에코피아’는 예약해야 탈 수 있다. [순천만정원] ② 지난해 440만명이 찾아와 성공한 대회로 평가받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이 지난 4월 순천만정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순천시가 미래 100년을 만들어갈 새로운 도약으로 삼고 있다. 개장 6개월 만에 300만명을 돌파했다. 111만 2000㎡ 규모의 정원이 주는 편안함과 싱그러움 덕에 최고의 힐링 장소가 됐다. 봄에는 튤립, 철쭉동산, 유채꽃, 꽃양귀비, 여름에는 물놀이체험, 호수정원, 가을에는 억새, 겨울에는 눈꽃 얼음 등 계절별 맞춤형 테마로 운영된다. 2~5m 높이로 설치된 국내 유일의 무인궤도차를 타면 순천만 인근과 동천 등을 볼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소요시간은 20여분.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전남 순천은 연중 풍성한 농작물을 수확해 좋은 음식을 만들기에 최고 적합한 조건을 지닌 고장이다. 남도의 건강한 토양에서 재배되는 각양각색의 농산물은 훌륭한 식재료로 손색이 없다. 한정식과 백반은 나오는 반찬의 가짓수에 놀라고, 그 맛에 한번 더 놀라고, 마지막으로 값을 치를 때 또 한번 놀란다. 임금님이 순천 한정식을 맛봤더라면 수라상을 거절하고, 순천의 음식을 택했을 것이라는 약간의 과장 섞인 이야기도 흔히 나오는 말이다. [순천한정식] 남도 맛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보통 토하젓·정어리젓·새우젓 등 각종 젓갈을 비롯해 음식 가짓수도 15개가 넘는다. 한끼 6000~7000원 하는 기사식당만 해도 고등어조림, 김치찌개 등 15개 이상 반찬이 나온다. 정통 한정식집 대원식당은 4인 기준 한상에 8만~10만원이지만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다. 상다리가 휠 정도의 20여 가지 음식에 눈이 동그래진다. 이 식당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순천을 찾을 정도다. 음식이 나올 때마다 직원이 재료와 먹는 방법을 알려줘 고향의 어머니가 주는 느낌을 받는다. 1966년부터 장천동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시 찾은 손님은 몇 년이 지나도 단번에 기억하는 주인 이혜숙(64)씨의 눈썰미에도 놀란다. [짱뚱어탕] 순천만은 썰물 때 광활하게 펼쳐지는 갯벌이 아름답다. 바로 이곳에 청정한 갯벌을 상징하는 짱뚱어가 산다. 도마뱀처럼 잽싸게 갯벌 바닥을 돌아다닌다. 색깔도 거무튀튀한 게 메기를 닮았다. 무척 영리해서 그물을 피해 다닌다. 솜씨 좋은 낚시꾼들이 홀치기 낚시로 한 마리씩 잡을 뿐이고, 양식도 어려워 그 수가 많지 않다. 짱뚱어는 봄부터 가을까지 잡히지만 겨울잠을 자기 전에 영양분을 비축하는 가을에 가장 맛이 좋다. 짱뚱어를 100마리 먹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일찍부터 순천에선 보양음식이었다. 1980년대 언론에 소개되면서부터 순천의 별미가 됐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한 달을 사는 짱뚱어의 특징 때문에 스태미너 음식으로 알려졌다. 청정 갯벌이 줄어들면서 순천만을 상징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짱뚱어는 전골로 끓이거나 그냥 구워 먹는다. 순천에서는 탕으로 즐겨 먹었다. 추어탕처럼 삶아 체에 곱게 거른 뒤 육수에 된장을 풀어내 시래기, 우거지, 무 등과 함께 걸쭉하게 끓여낸다. 시원한 국물이 일품. 순천만 인근 식당들은 짱뚱어를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항상 북적댄다. [화월당] 순천에는 1928년부터 3대째 이어오는 전통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빵집이 있다. 찹쌀떡과 볼 카스텔라 딱 두 종류만 판매한다. 택배로 주문하면 사나흘 만에야 올 정도로 제품이 달린다. 매장으로 찾아가더라도 오후 늦은 시간엔 빵이 동난다. 화월당은 1920년 현재의 자리에 일본인이 문을 열었다. 1928년부터 점원으로 일하던 조병연씨의 아버지가 광복 때 인수했다. 특히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레시피를 고수한다. 화월당 찹쌀떡은 크기가 프랜차이즈 제과점 등에서 파는 것보다 50% 이상 더 크다. 피가 얇고 대신 팥소의 양이 많다. 하얀 떡살이 물렁물렁하면서 씹히는 게 부드럽다. 볼 카스텔라는 테니스 볼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반죽을 얇게 펴 카스텔라를 만든 뒤 팥소를 넣고 말아 공 모양으로 빚는다. 방부제는 물론 떡이 딱딱해지는 걸 막는 첨가제도 넣지 않는다. [웃장 국밥] 순천 웃장 하면 국밥이다. 먼 곳에서 먹으러 오는 이들도 많다. 순천 웃장 국밥은 맛도 있지만 다른 곳과 차별화돼 있다. 국밥보다 먼저 수육이 나온다. 6000원짜리 국밥 두 그릇 이상 주문하면 1만원 상당의 수육이 공짜로 나온다. 100년 된 동외동 순천 웃장에 있는 국밥골목에는 가게가 15개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재료만 쓴다. 냉동실에 들어가지 않은 돼지머리 고기, 콩나물, 야채 등의 싱싱한 재료만을 사용한다. 일반 국밥과는 달리 돼지 창자인 곱창을 재료로 사용하지 않고 삶은 돼지머리에서 발라낸 살코기만 쓴다. 국물 맛이 깔끔하고, 뒷맛이 개운한 게 특징이다. 순흥식당은 35년, 상원·신화식당은 30년 됐으며 대부분 10~20년 이상 된 식당들로 특유의 맛을 자랑한다. 주말이면 대형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달마 이전에 中서 禪문화 융성”

    “달마 이전에 中서 禪문화 융성”

    중국 선불교(禪宗)의 창시자인 보리달마 이전, 중국에 선(禪) 문화가 융성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불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념과는 달리 중국 선불교의 역사가 남북조시대 인도에서 건너간 보리달마 이전으로 확장된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화제의 주인공은 동국대 외래교수 형운 스님. 형운 스님은 양나라 혜교의 ‘고승전’ 속 선 용어를 분석해 펴낸 ‘달마 이전의 중국선’을 통해 달마 이전에 이미 ‘선종’의 종파적 의식이 가미되지 않은 선 수행법을 비롯해 다양한 선적 용어와 문구들이 있었음을 밝혀냈다. 고승전에는 후한 영평 10년(67년)부터 양나라 천감 18년(519년)까지 453년간의 대표 고승 257명의 업적과 수행이 기록돼 있다. 선종이라는 종파 의식이 들어 있지 않은 선 수행법을 살펴볼 수 있는 불교 문헌인 만큼 스님의 파격 주장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학계에선 거의 의심 없이 중국 선종의 초조라는 달마를 중국 선의 연원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형운 스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승전에는 인도에서 전래된 선을 닦은 인물이 상당수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역경승 아나마저(阿那摩低)가 항상 사원의 나무 아래에서 좌선에 매진했고, 7000명의 제자를 배출한 법통 스님은 30년간 종산에서 좌선에 임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달마보다 앞선 선사들이 좌탈 입적했다는 기록들도 상당수 나타났고 정림사나 정관사, 선각사 등 선수행 공간임이 확실한 선찰 이름도 곳곳에 들어 있다고 한다. 형운 스님이 가장 주목한 부분은 고승전 시대에 이미 선 어휘들이 풍부했다는 점이다. 선나(禪那)·선정(禪定)·입정(入定)·돈오(頓悟)에 심지어는 총림·선림·선원 같은 용어도 눈에 띄었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을 감안할 때 지금 통용되는 ‘선’은 고승전 당시나 인도의 선 전체를 포함하지 않고 보리달마 이후의 선을 지칭하는 극히 제한적 용어라는 것이다. 형운 스님은 “선종에서 최상승선을 추구하는 경향은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문자나 방편들을 거부했고 결과적으로 최상의 근기만이 행하는 간화선을 탄생시켰다”며 “간화선의 대중화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라도 달마 이전의 풍부한 선어들이나 선법을 통한 교화방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트로트가수 하동진, 사기분양범 석방해준다며 금품챙겨 구속 ‘노래나 부르지’

    트로트가수 하동진, 사기분양범 석방해준다며 금품챙겨 구속 ‘노래나 부르지’

    ‘트로트가수 하동진’ 트로트 가수 하동진(54)이 수감자 석방을 도와주겠다며 수천만원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2000년대 초반 굿모닝시티 사기 분양 사건의 주범 윤창열 씨의 측근 A씨로부터 윤 씨에 대한 석방 로비 대가로 33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하동진은 2008년 8월부터 12월까지 5차례에 걸쳐 금품을 챙겼다. 굿모닝시티 분양대금 370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2003년 구속기소돼 징역 10년을 받은 윤 씨는 2008년 당시 영등포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평소 친분이 있는 하동진에게 “형집행정지로 석방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평소 자신의 일을 봐주던 A씨와 하동진이 만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하동진은 300만원을 받고 의정부교도소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던 스님 김 씨를 A씨에게 소개해줬고, 교정공무원 상대 로비자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더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도 A씨에게 2000만원을 받았다가 이달초 구속기소됐다. 그러나 윤 씨는 지난해 6월 만기출소했다. 검찰은 하씨와 A씨가 실제로 교정공무원들에게 로비를 벌였는지 확인 중이다.  ‘트로트가수 하동진’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트로트가수 하동진, 이게 무슨 일이야”, “트로트가수 하동진, 무슨 힘이 있다고”, “트로트가수 하동진, 노래나 부를 것이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로트 가수 하동진, 법무부 홍보대사의 위엄? 수감자에게 수천만원 받아내 ‘경악’

    트로트 가수 하동진, 법무부 홍보대사의 위엄? 수감자에게 수천만원 받아내 ‘경악’

    ‘트로트 가수 하동진’ 트로트 가수 하동진이 교도소 수감자에게 석방을 도와주겠다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21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강해운 부장검사)는 “교도소 수감자가 석방될 수 있도록 로비해주겠다며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하동진을 구속기소했다”고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하동진은 2008년 8월부터 12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굿모닝시티 분양사기’ 사건의 주범인 윤창렬 씨의 측근 최모 씨에게서 로비자금 명목으로 3300만원으로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윤씨는 굿모닝시티 분양대금 370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2003년 구속기소돼 징역 10년이 확정된 바 있다. 2008년 서울 영등포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윤씨는 평소 친분이 있는 하동진에게 “형집행정지로 석방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이에 하동진은 우선 300만원을 받은 후 의정부 교도소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던 스님 김 모씨를 최씨에게 소개해줬다. 이후 하동진은 교정공무원 상대 로비자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더 챙겼으며, 추석선물과 연말인사·화환비용 명목으로 1천만원을 더 받아냈다. 한편 지난 1988년 노래 ‘선 채로 돌이 되어’로 가요계에 데뷔한 하동진은 지난 2007년에 법무부 홍보대사로 활동한 적이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트로트 가수 하동진 소식에 네티즌들은 “트로트 가수 하동진, 법무부 홍보대사라니”, “트로트 가수 하동진, 완전 충격이다”, “트로트 가수 하동진, 누군지 모르겠지만 충격은 충격”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방송캡쳐(트로트 가수 하동진)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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