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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英, 이스라엘 총리·EU 관리도 도청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가 우방인 이스라엘 총리는 물론 미 기업의 반독점 혐의를 조사 중인 유럽연합(EU) 관리도 도청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기밀 자료에 따르면 NSA와 GCHQ는 호아킨 알무니아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의 휴대전화를 집중적으로 도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무니아 부위원장은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의 EU 내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두 정보 기관은 2009년에는 에후드 올메르트 당시 이스라엘 총리와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의 이메일을 수시로 훔쳐봤으며, 프랑스 방산업체인 탈레스와 석유회사 토탈, 유엔개발계획, 세계보건기구 등 60여개국의 1000여개 기업 및 단체를 집중적으로 감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NSA는 “우리는 비상식적인 경제 활동을 감시할 뿐이며 특정 기업을 위해 정보 역량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 컴퓨터 보안 관련 ‘원천기술’을 가진 미 기업 RSA가 전산시스템에 몰래 접근할 수 있는 ‘뒷문’을 만들어 주는 대가로 NSA로부터 1000만 달러(약 106억원)를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앞서 9월 이 같은 의혹을 보도했으나, RSA가 이 대가로 거액을 받았다는 사실은 처음 드러났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무차별 도·감청파문 NSA 美 정부 통제·재정비 필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도·감청파문과 관련,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따끔하게 충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열린 연말 기자회견에서 “테러에 맞서려면 NSA 같은 조직은 필요하다”고 입을 떼고 “그러나 미국 정부의 통제와 운용방침에 대해서는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NSA에 대한 오바마 정권의 전폭적인 지원 사실에 놀랐다면서, 테러 방지를 위한 감시는 필요하지만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AP 등 외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NSA 불법 도청 폭로 후 러시아에 임시 망명 중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추가 폭로설에 대해서는 거듭 부인했다. 푸틴은 “나는 스노든을 만난 적도 없고 러시아 정보 당국 또한 스노든에게 NSA 관련 질문을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그를 보호만 할 뿐 어떠한 정보도 캐내려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지난 7월 영국 일간 가디언이 무차별 감청 프로그램 ‘엑스-키스코어’ 및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와의 커넥션 등 NSA를 둘러싼 의혹들을 추가 보도하자 일부에서는 스노든의 추가 폭로설이 돌았었다. 이에 러시아 당국은 스노든이 외부와의 접촉 없이 현지 생활에 적응 중이라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법원 “NSA 전화 정보수집 위헌”… 안보보다 사생활 보호 중시

    미국 연방 지방법원은 16일(현지시간)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휴대전화 통화기록 정보 수집은 위헌이므로 이런 행위를 중단하고 관련 자료를 파기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아직 상급심의 판단이 남아 있긴 하지만,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한 공권력의 사생활 침해보다는 국민 개인의 사생활 보호가 중요하다는 판결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워싱턴DC 지방법원의 리처드 리언 판사는 이날 시민단체 ‘프리덤워치’ 설립자 래리 클레이먼이 “NSA의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이 국민의 사생활 권리를 침해하는 만큼 이를 중단해야 한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클레이먼의 손을 들어줬다. 러시아로 임시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NSA의 대량 정보 수집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준 판결로, 오바마 행정부는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언 판사는 “이번 사건과 같이 모든 시민 개개인을 상대로 조직적이고 첨단 기술을 동원한 정보 수집보다 더한 사생활 침해는 없을 것”이라면서 “특별한 의심 대상이 아닌 실질적인 모든 미국민을 상대로 매일 이뤄지는 휴대전화 통화기록 정보 수집을 인정하는 재판부는 없다”고 밝혔다. 또 불합리한 수색과 압수를 금지한 수정헌법 제4조를 거론하며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헌법 제정에 참여한 제임스 매디슨도 이 같은 정부의 사생활 침해를 보면 경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언 판사는 이어 오바마 행정부에 무선 통신회사 버라이즌을 통한 원고 측의 통화기록 수집을 금지하고 현재 보유한 데이터를 파기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리언 판사는 “다만 이번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절차는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되는 만큼 이 사안에 얽힌 국가 안보 이익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판결 이행을 항소심 결정 때까지 유보한다”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판결과 관련, “현재 법무부가 판결문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與측 “예산 공개하면 정보전 전력 노출” 野측 “권력남용 막게 구체적 장치 필요”

    국회 국가정보원 개혁특별위원회는 공청회 이틀째인 17일 ‘예산 항목 공개’와 ‘국회 정보위원회 상설 상임위화’를 의제로 팽팽한 논리 대결을 펼쳤다. 여당 측 추천 전문가와 새누리당은 “예산이 공개되면 국정원의 정보전 전력이 적에게 노출될 수 있고 정보위가 일반 상임위가 되면 국회 통제권 강화로 국정원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야당 측 전문가와 민주당은 “국정원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며 반박했다. 이재교 세종대 교수는 “현재 정보위 권한이 부족하다고 보지 않으며, 정보위를 일반 상임위로 한 나라도 내가 알기론 없다”면서 “정보위를 상설화하고 거기에 비밀 보장이 안 되는 정보감독위원회 설치는 옥상옥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보위 예산 내역 공개와 관련해서는 “정보기관 예산은 비밀로 보호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면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계약업체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보기관의 비밀 예산을 폭로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난리가 났지만, 다른 나라 정보기관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정보위를 상설화하면 자주 모이게 돼 국정원 통제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지만 그 과정에서 기밀정보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 교수의 주장을 거들었다. 장 교수는 또 “치열한 정보전쟁 속에 경쟁자에게 자신의 카드를 모두 보여주는 것은 곧 경쟁에서의 패배와 직결된다”며 국정원 예산 비공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측 추천 전문가들은 국정원에 대한 국회의 감독·통제권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비밀 정보기관 존재는 인권과 민주주의에 상당한 위협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통제장치가 강화돼야 한다”면서 “실효적 통제를 위해서는 전문가 지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보감독위원회와 같은 국정원의 비밀성과 국회가 요구하는 민주성을 절충하는 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산 내역 공개와 관련해서는 “국정원이 집행해야 할 예산과 국민 앞에 공개해 국회가 심의해야 할 예산이 따로 있다”면서 “예산이 공개된다 해서 비밀 정보활동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동석 아주대 교수는 “국회는 정보기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감독해야 권력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고 헌법도 준수하며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서 “예산에 대한 회계감사도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씨줄날줄] 프란치스코 효과/안미현 논설위원

    지난달 초 한 장의 사진이 지구촌 많은 이들의 숨을 잠시 멎게 만들었다. 눈코입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얼굴이 온통 종기로 뒤덮인 한 남자와 그 남자의 얼굴을 만지며 키스하는 또 다른 남자. 한 남자는 ‘엘리펀트 맨’이었고 또 한 남자는 성직자였다. 신경섬유종증이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인 비니치오 리바(53)는 영화 ‘엘리펀트 맨’의 주인공처럼 얼굴 전체가 혹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에게 입을 맞춘 성직자는 올 3월 새 교황에 선출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6) 추기경이었다. 1282년 만에 배출된 비(非)유럽권 교황이라고 해서 세계가 떠들썩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새 교황은 나환자와의 입맞춤과 “나는 청빈과 결혼했다”는 말로 유명한 프란치스코 성인(1181~1226)에게서 공식 즉위명을 땄다. 그렇게 ‘빈자(貧者)를 위한 교회’를 선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후 일관된 말과 행동으로 지구촌을 달궜다. 첫 공식강령에 해당하는 ‘교황 권고’에서 “어떻게 홀로 죽은 노숙인보다 2포인트 떨어진 주가가 기삿거리가 되느냐”며 “우리 사회의 경제적 소외나 불균형도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만큼이나 명백하게 안 되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고도 했다. 지난 12일 공개한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에서는 “세계화는 우리를 이웃으로 만들었지만 형제가 되게 한 것은 아니다”라며 “국가가 빈자와 부자 간 격차를 좁히는 정책을 만들어야 간다”고 주문했다. 부(富)가 잘사는 사람에게서 못사는 사람으로 흘러내린다는 ‘낙수효과’도 반박했다. “교회가 길거리로 나가 더럽혀지고 다치는 편이 얌전하게 있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는 교황은 밤이면 몰래 교황청을 빠져나가 노숙자들을 돌본다고 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종북’ 딱지가 붙을 성도 싶다. 아닌 게 아니라 미국의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마르크스주의자”라며 교황을 공격하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교황의 인기는 파죽지세다. 올해 지구촌 검색어 1위로 등극했는가 하면,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기밀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을 제치고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도 뽑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새로운 ‘핀업’(벽에 핀으로 사진을 꽂아둘 만한 롤모델)의 등장”이라고 표현했다. 무엇보다 가장 시선을 붙잡는 것은 ‘프란치스코 효과’다. “교황이 가난한 이들을 도우라고 했는데 뭘 하면 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서 생겨난 신조어라고 한다. 가톨릭을 믿든 안 믿든 세밑에 이런 프란치스코 효과가 우리나라에서도 더 번져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 [오늘의 눈] NSA와 국정원 그리고 거짓말/최재헌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NSA와 국정원 그리고 거짓말/최재헌 국제부 기자

    올 한 해 국제뉴스의 최고 이슈메이커를 선택하라면 단연 에드워드 스노든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1년 5개월 남짓 국제부 기자로 일하면서 단일 인물·사건으로 스노든을 가장 많이 기사화하기도 했지만, 그의 폭로로 전 세계에 불어닥친 파문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의 전직 컴퓨터 기술자인 스노든은 지난 6월 10일 영국 가디언을 통해 NSA가 ‘프리즘’이라는 감시 프로그램을 이용해 전 세계적으로 무차별적인 전화 도청을 시도하고 컴퓨터를 해킹, 이메일을 들여다본 사실을 폭로해 국제사회를 경악하게 했다. 가디언 보도 직후 미 정보당국은 즉각 성명을 발표했다. 스노든의 주장은 과대망상에서 비롯됐으며, 자신들은 합법적인 정보수집 활동을 했다는 해명이었다. 하지만 성명이 거짓말로 드러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가디언은 스노든의 1급 기밀문서를 인용, 전 세계 970억건의 도·감청이 이뤄진 지역과 국가별 정보 수집 빈도를 담은 ‘첩보감시 세계지도’를 세상에 공개해 버렸다. 다급해진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프리즘이 미 의회가 허가한 비밀해외정보감시법원(FISC)의 승인 아래 이뤄졌다고 실토했다. 그러자 화살을 맞은 공화당은 스노든을 국가 기밀을 국외에 넘긴 ‘반역자’로 지목, 무차별 색깔론으로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스노든의 폭로는 미 워싱턴포스트와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을 통해 점점 더 확산됐다. 주미 대사관을 포함해 38개국의 외국 공관 인터넷과 팩스가 도청당한 사실이 드러났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전 세계 35개국 정상의 개인 통화도 감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메르켈이 도청당한 사실을) 알았다면 미리 말렸을 것”이라면서, 짐짓 자신은 몰랐던 일이라고 변명한다. 결국 이 해명도 NSA의 내부 고발자들에 의해 거짓말로 밝혀지자 오바마 대통령은 “NSA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며 불법 도·감청 행위를 시인하기에 이른다. 이 대목에서 또 다른 현재 진행형인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 조사로 댓글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나면서 이 사건이 ‘국가 기관의 대선 개입을 위한 의도적인 여론 조작’이라는 증거가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개인적 일탈’이라는 변명에서 한 발짝도 더 나가지 못하고 있다. ‘국익을 위한 합법적인 활동’이라는 두 정보기관장의 뻔뻔한 해명에도 수법과 전문성 그리고 정치적 의도에서 너무나 판이한 두 사건을 보고 있자면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그나마 미국은 뒤늦게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개혁의 길을 선택했다. 거짓은 숨길수록 나중에 치러야 할 대가는 더 커진다는 사실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직접 경험했던 역사적인 교훈 덕분이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다. 2013년 12월 국정원과 대한민국의 솔직한 고백이 필요한 때다. goseoul@seoul.co.kr
  • 구글·애플·MS·페북, 美 불법사찰 공동 대응

    구글과 애플, 트위터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미국 정부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무분별하게 자행되고 있는 정보당국의 인터넷 사찰 때문이다. 정부의 불법 사찰을 ‘악성코드’나 ‘사이버공격’ 등에 비유하며 원색적인 비난까지 쏟아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 5월 에드워드 스노든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이 미 정부의 감시 활동을 전면 폭로한 뒤 처음으로 공동 대응을 하고 나선 것이라 적지 않은 반향이 예상된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구글, 애플, 트위터,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AOL, 링크트인, 야후가 결성한 ‘정부 감시 활동 개혁 그룹’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의회에 공동 서한을 보냈다. 기업들은 서한에서 “정부의 국가 안보를 지켜야 하는 의무를 이해하지만 지난 여름 폭로된 정부의 감시 활동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은 정부가 IT 기업에 고객 관련 정보를 요청할 때 그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알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별도 관리 감독 등의 개혁도 주문했다. 이 서신은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 주요 일간지에 광고 형식으로 게재됐다. 이들은 또 정부 개혁 감시를 목적으로 한 별도 사이트(http://reformgovernmentsurveillance.com)까지 개설해 본격적인 실력 행사에 나섰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이 웹사이트에서 직접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감시 활동 폭로로 정부 기관의 정보 수집 활동에 적절한 한도를 정하고 투명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잘못된 일은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가디언은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가 캐릭터와 계정을 만들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X박스 라이브, 세컨드 라이프 등의 온라인 게임에서 사찰 활동을 해 왔다고 스노든의 문건을 바탕으로 새롭게 보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매일 50억건 위치정보 수집… 당신이 어딨는지 NSA는 안다

    매일 50억건 위치정보 수집… 당신이 어딨는지 NSA는 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하루 평균 50억건씩 전 세계인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몰래 수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잠재적인 테러 용의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불특정 다수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추적, 가공한 것이어서 위법성 논란과 함께 NSA에 대한 각국의 비판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워싱턴포스트는 NSA가 전 세계 이동통신망 기지국에 불법으로 접속해 지난 수년간 최소 수억개의 휴대전화기를 추적했고 이 과정에서 하루 평균 50억건의 위치정보를 수집해 왔다고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비밀 문서와 미 정보 당국자의 인터뷰를 토대로 보도했다. NSA는 여행 동반자란 뜻의 ‘코트래블러’(CO-TRAVELER)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특정 인물의 평소 동선을 조합한 뒤 지도 형태의 문서 자료로 만들어 보관했다. 자신들이 목표한 용의자가 과거에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NSA는 휴대전화 사용자가 전화를 걸 때 통신사업자에게 제공하는 개인정보를 추적하거나 전 세계 수백만 곳에 설치된 무선데이터(WIFI) 접속 기록과 개별 스마트폰에 설치된 위성항법장치(GPS) 정보 등을 두루 활용했다. 전화기만 들고 있다면 사실상 전 세계 모든 사람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신문은 당초 NSA는 이 프로그램이 미국인에 대한 위치정보 수집은 목표하지 않았지만 해외로 여행을 떠난 미국인 수억명의 정보도 ‘부수적으로’ 얻었다고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NSA는 미래에 나타날 테러범을 추적하기 위해 당장 쓰지도 않을 이 같은 정보를 지속적으로 저장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만 27테라바이트(1TB=약 100만MB)로 약 1억권의 장서를 보유한 미 의회도서관 출판물의 2배에 해당한다. 이는 지난 10월 “과거에 휴대전화 위치 추적 프로그램을 시도했지만 수집한 기록을 분석 용도로 사용한 적은 없다”던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의 상원 청문회 증언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NSA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터와의 인터뷰에서 “휴대전화 위치정보 수집 프로그램은 어디까지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기술 전문가 크리스 소고이언은 “위치정보를 숨길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혼자서 동굴 안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무슬림 급진주의자 흠집내려… NSA, 포르노 접속까지 염탐

    세계 정상과 자국민에 대한 무차별 도·감청으로 ‘공공의 적’으로 비난받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무슬림 급진주의자들을 의도적으로 흠집 내기 위해 이들의 인터넷 성인사이트 방문 기록까지 수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허핑턴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기밀문서를 인용해 NSA가 급진 무슬림의 명예와 권위를 실추시키기 위해 성인 사이트 조회 기록 등 개인적인 약점을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NSA가 표적으로 삼은 대상은 미국 밖에 거주 중인 6명의 무슬림으로 이들은 성인 사이트에서 노골적인 성적인 게시글을 보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적당했다. 신문은 미국에서 성인물 열람 자체는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NSA의 이번 자료 수집이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성난 印尼대통령… “韓, 도청 지원 의혹 해명하라”

    성난 印尼대통령… “韓, 도청 지원 의혹 해명하라”

    한국이 미국과 호주 정보기관의 도청을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현지 한국 대사를 불러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이번 사태가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자카르타포스트 등 인도네시아 언론에 따르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지난 26일 자카르타 주재 한국·싱가포르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도청 지원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호주 정부의 도청 의혹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싱가포르의 도청 지원 의혹을 언급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문건을 인용해 한국과 싱가포르가 ‘다섯 개의 눈’(Five Eyes)으로 불리는 영·미권 첩보 동맹국의 핵심 도청 파트너 역할을 하며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의 국제전화와 인터넷 도청·감청을 도와줬다고 보도<서울신문 11월 26일자 2면>했다. 이에 따라 이번 도청 파문이 양국의 우호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칠지 우려된다. 한편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드니모닝헤럴드 보도에 대해 “분명히 말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부인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한국·싱가포르는 美·호주의 亞국가 핵심 도청 파트너”

    한국과 싱가포르가 ‘다섯 개의 눈’이라고 불리는 영미권 첩보 동맹국(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의 핵심 도청 파트너 역할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5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내부 고발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내부 문건을 인용해 한국과 싱가포르가 미국, 호주 정보기관이 일부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자행한 도청의 핵심 조력자 역할을 해 왔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주로 미국과 호주의 정보기관이 환태평양 지역에 설치된 해저 통신망을 이용해 중국, 인도네시아 등의 국제 통화 및 인터넷 접속 내용을 도청하거나 감시하는 것을 도왔다. 부산의 해저 통신망이 중국과 홍콩, 타이완까지 뻗어 있기 때문에 미국의 정보기관이 이들 국가의 통신 정보를 도청하는 주요 허브로 한국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이후 동남아 지역의 통신 허브 역할을 해 온 싱가포르는 호주 정보기관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는 ‘다섯 개의 눈’ 정보기관들로 하여금 싱가포르를 환태평양 지역의 주요 도청 허브로 활용하도록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해저 통신망이 싱가포르를 거쳐 가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호주와 싱가포르 정보기관의 주요 감시 대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아울러 자국의 서부 해안과 하와이, 괌 등에 설치된 도청기지를 활용해 호주, 일본 등을 포함한 환태평양 지역을 오가는 모든 통신망을 감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코드명 ‘스텔라’로 불린 호주 서부 제럴드턴 인근 방위신호국(DSD) 도청기지와 코드명 ‘아이언샌드’로 불린 뉴질랜드 남섬의 정부통신보안국(GCSB) 기지 등 호주와 뉴질랜드의 정보기관들이 인근 국가의 위성통신 내용까지 도청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노무현 ·이명박 정부 사이… 韓, 주요정보 수집대상 됐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우방국을 전방위적으로 도청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전 미국 중앙정부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공개했던 기밀 문서를 재분석한 결과 NSA는 한국도 주요 정보 수집 대상 국가에 포함시켰다. 문서의 제목은 ‘미국 시긴트(SIGINT) 시스템 2007년 1월 전략 임무 리스트’로 돼 있고 작성일로부터 12∼18개월간의 임무를 담고 있다. 이 시점은 노무현 정부 말기와 이명박 정부 초기로 당시 한국과 미국 간에는 자유무역협정(FTA), 북핵 6자 회담, 전시작전권 등 민감한 현안들이 있었다. 문서에 따르면 NSA는 정보 수집 대상국을 미국의 이익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초점 지역’과 전략적 중요성이 있는 ‘인정된 위험’으로 분류했다. 한국은 외교정책과 정보기관 활동, 미군 주둔 지역, 전략 기술 등 4개 부문에서 초점 지역으로 분류됐다. 초점 지역으로 분류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러시아, 쿠바, 이스라엘, 이란, 파키스탄, 북한, 프랑스, 베네수엘라 등 17개국과 유엔이다. NSA는 한반도 전쟁 작전 계획인 ‘작계 5027’에 대한 한국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미군 주둔 지역 부문에서 초점 지역에 포함시켰다. ‘작계 5027’에 대한 한국 지도부의 의도는 인정된 위험으로 분류됐다. NSA는 또 영국, 호주, 한국, 일본 등에 있는 미군 기지와 공관에 특별정보수집국을 설치하고 정보 수집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NSA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시리아 화학무기 문제 등을 논의하려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났을 때 사전에 도·감청 등을 통해 반 총장의 예상 발언 요지를 미리 빼내기도 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NSA가 구글의 데이터센터에 불법적으로 침투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라면 용납할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라고 비난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미국 정부 내부적으로 NSA 국장과 사이버사령관의 겸임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5일 “동맹국 관계를 포함해 우방국가와의 신뢰를 손상시키는 행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미국 정부에 설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NSA, 한국·반기문 사무총장도 도청 ‘충격’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한국을 주요 정보 수집 대상국으로 지정하는 등 우방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정보 수집 활동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유엔의 수장인 반기문 사무총장도 도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전 미국 중앙정부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해 인터넷으로 공개한 기밀 문서에 따르면 NSA는 주요 정보 수집 대상 국가에 한국도 포함시켰다. 신문에 따르면 이 문서의 제목은 ‘미국 시긴트(SIGINT) 시스템 2007년 1월 전략 임무 리스트’로 작성일로부터 12∼18개월간의 임무를 담고 있다. 당시는 노무현 정부 말기와 이명박 정부 초기로 당시 한국과 미국 간에는 자유무역협정(FTA), 북핵 6자 회담, 전시작전권 등 민감한 현안들이 산적해있었다. 문서에 따르면 NSA는 정보 수집 대상국을 미국의 이익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초점 지역’(Focus Area)과 전략적 중요성이 있는 ‘인정된 위험’(Accepted Risk)으로 분류했다. 한국은 외교정책과 정보 기관 활동, 미군 주둔 지역, 전략 기술 등 4개 부문에서 초점 지역으로 분류됐다. 특히 정보 기관 활동 부문에서 중국,러시아,쿠바,이스라엘,이란,파키스탄,북한,프랑스,베네수엘라 등 9개국과 함께 초점 지역으로 분류된 것이 눈길을 끈다. 미국 주둔 지역 부문에서는 전쟁 작전 계획인 ‘작계 5027’이 초점 지역에 들어갔다. ‘작계 5027’은 2012년 8월 한반도의 안전보장과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한 연례 지휘소 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서 마지막으로 적용됐다. ‘작계 5027’에 대한 한국 지도부의 의도는 인정된 위험으로 분류됐다. NSA는 프랑스·독일 등은 외교적 이익을 위해, 일본·브라질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감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 중국, 북한, 이라크, 이란, 러시아 등 6개국은 ‘지속적인 감시 대상’(enduring tagets)으로 분류했다. NSA는 영국, 호주, 한국, 일본 등에 있는 미군 기지와 공관에 특별정보수집부(Special Collection Service)를 설치하고 정보 수집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NSA는 이외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기 전에도 도·감청 등을 통해 반 총장의 예상 발언 요지를 미리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獨 등 유럽 국가도 대규모 정보수집”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외국 정상 등에 대한 무분별한 도청에 강력하게 항의했던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비슷한 방법으로 대규모 정보수집 활동을 하고 있으며 영국 정보기관과 긴밀히 협력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미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의 내부 자료를 토대로 독일,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등 유럽 국가 정보기관들의 대규모 감시 의혹을 폭로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5년간 GCHQ와의 긴밀한 기술적 협력을 통해 인터넷, 전화 트래픽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GCHQ가 운영하는 ‘템포라’라는 프로그램처럼 광케이블을 직접 해킹하거나 미 NSA가 운영하는 ‘프리즘’과 같이 통신업체의 협조로 정보를 빼내는 방법 등이 거론됐다. 특히 GCHQ는 외국 정보기관들에 감시 활동을 제한하는 법규를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 도청 의혹으로 얼굴을 붉히고 있는 미국과 독일은 서로 감시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양자 협정을 맺을 예정이라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을 인용해 AFP통신이 2일 보도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열린세상] 사이버 공간의 권력정치와 한국/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사이버 공간의 권력정치와 한국/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국 정부가 외국 정상들과 대사관, 심지어 유엔본부 등을 무차별 도청해 왔다는 미 하원 청문회 증언과 언론 보도가 벌집 쑤신 듯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닐 테지만 충격이 크다. 우방국에 대해서도 예외 없는 도청과 감청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 주한 미국대사관이 청와대를 도청했다는 사실도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이번에는 주미 한국대사관을 도청했다는 것을 미국 정부가 사실상 시인했다. 이런 파문의 핵심에는 기술 발전과 정치적 의지가 깔려 있다. 정보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사회·정치적 변화는 두말할 나위 없이 크다. 그 효과가 얼마나 큰 지 별 감각 없이 지내곤 하지만, 이런 파문이 일면 법석을 떤다. 2010년 줄리언 어산지가 위키리크스에 미국 외교문서를 공개하면서 미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한 바 있다. 올해 6월에는 미 정보기관에서 근무했던 컴퓨터 전문가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부의 무차별적 정보수집 행태를 국제사회에 폭로했다. 미 하원 청문회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반응을 보고 있노라면 몇 가지 점에 눈길이 간다. 먼저 사람들이 정보시대에 들어와서조차 매우 순진하거나 또는 다른 사람들이 순진할 것이라고 전제한다는 사실을 강조해야겠다. 고도로 발달된 정보기술(IT)을 국가전략과 정보수집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을 ‘순진한’ 나라는 세상에 없다. 위키리크스와 스노든사태, 미 하원 청문회 폭로 건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해킹 전쟁이 벌어지고, 국가마다 사이버사령부를 만들어 새로운 전쟁에 대비하는 시대다. 세계 최고의 IT역량을 지닌 미국이 도청과 감청을 안 했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그동안 미국은 세계의 안정과 질서를 유지한다는 대의명분을 중시했다. 한·미동맹도 넓게 보면 이런 경찰기능의 일부로 작동해 왔다. 하지만 9·11테러 이후 일방주의 외교정책 노선은 노골적으로 강화되었다. 위키리크스나 도·감청 폭로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미국의 정보수집으로 우방국도 혜택을 누린 것 아니냐는 힐러리 국무장관의 반론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상상을 초월하는 기술발전과 더불어 이제는 명분조차 집어던진 국가적 실리 추구가 대세이다. 미국은 오래전에 ‘세계의 안정’이라는 구호를 포기하고 생존의 기회와 국가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인터넷 주소 자원을 둘러싼 갈등도 미국의 정치적 야심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인터넷 도메인네임을 관리하는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는 외견상으로 ‘다중이해 당사자주의’를 내세우면서 중립적 관리기구를 표방한다. 하지만 이면에는 미국 정부와의 직접적 계약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필요할 때마다 이런 갑을 관계를 통제함으로써 미국 정부의 입김을 강화할 수 있다. 최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가 이런 거버넌스 구조를 바꾸기 위한 도전장을 내민 것도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디지털 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급속도로 확산하는 사이버 공간은 현실 세계와의 경계선을 무너뜨리면서 기술적 우위를 노리는 선진국들의 싸움터로 바뀌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과 테러 위험에 직면한 우리도 국가정보원에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S)를 설치하여 사이버 위기를 관리해왔다. 2010년에는 국군사이버사령부를 설치하여 본격 대응하기 시작했다. 치열한 정보전쟁이 벌어지는 오늘날 세계정치 속에서 총력을 기울여 정보를 수집하고 지키는 일이야말로 최우선의 어젠다가 되고 있다. 세계정치는 예나 지금이나 권력정치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기술은 끊임없이 진보하면서 영원히 권력정치의 동반자로 남을 것이다. 도·감청 사건은 이런 추세의 아주 작은 일부 현상일 따름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정보전쟁에 뛰어들어 치열하게 싸워야 할 핵심기관들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논쟁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여야 모두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이유는 자못 다르다. 서로 다른 이유로 안타깝다고 말하는 상황이 더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치적 다툼을 봉합하고 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해법을 신속하게 모색할 때이다.
  • “美, 호주대사관 활용 아·태지역 정보 수집”

    미국 정보당국이 동맹국의 대사관을 활용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광범위한 정보수집 활동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나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반발하고 있다. 유럽 정상들에 대한 전방위 감청 의혹에 이어 파문이 아시아 전역으로까지 번지면서 이번 사태가 버락 오바마 정부 최대의 외교적 파문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31일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기밀 문건을 인용해 호주 정보기관인 ‘방위신호국’(DSD)이 아·태 지역의 자국 대사관에서 비밀리에 감시시설을 운영해 왔다고 보도했다. DSD는 대사관 직원들 몰래 해당 국가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창고 지붕이나 가짜 시설물에 감청용 안테나를 숨겨 운영해 왔다. 신문은 중국 베이징과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동티모르 딜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의 호주 대사관에서 이 같은 활동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전직 호주 정보요원은 “감시시설의 주된 역할은 (해당국의) 정치, 외교, 경제 정보를 모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영연방국가의 첩보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가 수행한 ‘스테이트룸’(Stateroom) 프로젝트로 호주는 영국과 캐나다, 뉴질랜드와 함께 동맹으로 참여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도 관련 보도를 엄중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이미 미국 측에 설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마르티 나탈레가와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는 외교 규범과 윤리를 위반한 것일 뿐 아니라 국가 간 우호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미 국가안보국(NSA)이 전 세계에 배치된 구글과 야후의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광섬유망을 파고들어 대량의 정보를 빼돌렸다”고 스노든의 문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올해 1월 9일 작성된 이 문서에는 두 회사의 내부 네트워크에 있는 데이터 수백만 건을 NSA 본부 저장소로 보냈다고 적혀 있었다. 수집된 정보는 이메일을 누가 주고받았는지 알려주는 ‘메타데이터’뿐 아니라 글과 영상, 음성도 포함돼 있었다. ‘머스큘러’(MUSCULAR)라고 이름 붙은 이 프로젝트에는 영국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도 참여했다. 데이비드 드러먼드 구글 최고법률책임자는 성명을 통해 “정부가 허가 없이 정보를 훔쳤다는 데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주간지 파노라마는 30일 ‘NSA, 교황도 도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NSA가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 소집을 앞둔 지난 3월 당시 바티칸에 모인 추기경들의 전화를 도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힘만이 ‘절대선’인 국제사회/이종락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힘만이 ‘절대선’인 국제사회/이종락 국제부장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는 1978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말죽거리에 있던 학교가 배경이다. ‘학교짱’ 자리를 놓고 학생들 간 치열한 세력 다툼을 리얼하게 그린 영화다. 기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영화의 배경인 1978년보다는 2년 뒤인 1980년에 새로운 중학교로 전학했다. 이 학교는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을 수용하느라 급조해 문을 열었다. 지방 각지에서 올라온 학생들이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자주 크고 작은 주먹 다툼을 벌였다. UFC와 K1 경기를 방불케 하는 혈전 끝에 최종 승리한 학생이 학교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었다. 요즘 국제사회의 돌아가는 형국을 보고 있노라면 33년 전 기억이 자꾸 떠오른다. 힘을 가진 국가가 ‘절대선’을 누리고 있는 모습이 주먹으로 가려진 학생들 간 위계질서와 꼭 닮았기 때문이다. 국가안보국(NSA)의 외국 정부기관과 정치인에 대한 광범위한 통화·인터넷 정보 사찰을 폭로한 스노든 사태에 대처하는 미국의 모습이 그렇다. 외국 정상 35명의 전화통화를 엿들었지만 아직껏 사과 한마디 없다. 차기 미국 대선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다른 우방국 지도자들은 그들의 안보를 위해 미국이 수집한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며 오히려 역공을 폈다.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제임스 클래퍼 국장은 “외국 지도자들에 대한 감시활동은 첩보의 기본으로 다른 나라 정보기관들도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힘으로 좌우되는 세계질서는 비단 이번 도·감청 사건뿐만 아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국가 간 문제에는 늘 등장하는 절대선이다. 이해관계가 나라마다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중동문제를 보면 힘의 논리의 절정을 보는 듯하다. 미국은 중동에서 ‘나쁜 놈이라도 우리 편이면 된다’(He is a bastard, but our bastard)라는 외교 원칙하에 독재자들을 엄호해 왔다. 1979년 혁명으로 쫓겨난 이란의 팔레비 국왕, 미국이 제거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최근 민주화 운동으로 몰락한 이집트의 무바라크, 예멘의 살레 등이 대표적인 친미 압제자였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자유, 평등, 형제애’라는 1789년 프랑스 혁명의 구호가 무색하게도 프랑스 지도자들은 반민주적인 중동정권을 지지해왔다. 알제리 군부가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을 해산하고 불법화한 것도, 튀니지의 벤 알리가 24년간 튀니지를 쥐고 흔들 수 있었던 것도 예술과 자유를 사랑하는 프랑스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럽국가들이 리비아 국민보호를 앞세워 가다피를 제거한 것도 민주주의의 가치를 심기보다는 리비아의 저유황 경질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서방국가들을 비난하며 중동 내정 불개입을 외치는 러시아와 중국도 만만찮다. 엄청난 공을 들인 리비아를 서방 영향권으로 넘겨준 러시아와 중국은 시리아를 사수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시선을 한반도로 돌려도 이런 힘의 논리가 영락없이 작용한다.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일의 연합전선에 한국의 선택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동북아의 불안정성이 높아질수록 세계질서의 힘의 논리가 더욱 기세를 떨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의 지혜로운 외교 안보 전략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jrlee@seoul.co.kr
  • [사설] 美 도청 파문, 우리 정보전력 강화 계기 삼길

    주요국 정상들에 대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청 활동 의혹으로 지구촌이 술렁대고 있다. 미 NSA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10년 넘게 도·감청하는 등 적국과 우방을 가리지 않고 38개국의 정부와 해외 공관 등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불법 정보수집 활동을 벌여왔다는 게 전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내용이다. 심지어 독일 슈피겔지는 미 NSA와 CIA가 유럽 19개국 등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 도·감청 시설을 두고 해당국 정상 등 주요인사들의 활동을 감시해 왔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감시망에서 동맹인 우리 정부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주미 한국대사관 도청 의혹에 대한 우리 외교부의 해명 요청에 미 정부는 “동맹국들의 우려를 이해한다”면서 “지금까지의 정보활동을 재검토할 것”이라 밝혔다고 한다. 사실상 도청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스노든의 폭로 자료를 갖고 있는 영국 가디언지는 조만간 한국 정상 등에 대한 도청 등 추가 폭로를 예고한 바 있어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뒤로는 동맹국과 우방의 정상들까지 감시하는 터에 앞으로는 사이버 정의를 외치는 미국의 행태는 위선적이다. 그러나 미 정부를 부도덕한 집단이라고 비판만 하면서 우리의 안보 현실에는 눈 감아서는 안 될 말이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방정보국(DNI) 국장이 어제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동맹국들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도청 행위를 해 왔다”고 볼멘소리로 말했듯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이 오늘날 지구촌 정보전쟁의 현실이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밝혔듯 미국의 정보 활동은 다소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방국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다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일이다. 훨씬 더 은밀하고 정교해질 것이고, 이는 다른 나라들 또한 마찬가지라고 봐야 한다. 차세대 전쟁의 승패는 핵이 아니라 정보능력에서 갈린다고 한다. 미 정부를 비난하는 데 그칠 일이 아니다. 피아(彼我)가 따로 없는 정보전쟁의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정보전에 임하는 우리의 창과 방패를 더욱 강화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 [씨줄날줄] 정보전과 도청/박현갑 논설위원

    최근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미국 내 외국공관을 도청한 데 이어 독일 등 35개국 정상들의 휴대전화 내용을 엿들었다는 도청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제사회가 시끄럽다. 동맹국인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10년 넘게 도청당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유럽은 미국 성토장이 됐다. 유럽연합 회원국 시민의 개인정보를 미국 인터넷 회사가 무단으로 빼내면 최대 1억 달러까지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반면 미국은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첩보활동은 정보기관 고유업무로 국제 평화와 안보에 필수적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도·감청은 공공연한 비밀이나 다름없다. 이번에 우리나라도 도청대상이었다는 외신보도도 나왔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등 세계 각국이 저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상대국이나 주요인사 동향을 챙기고 있다. 특히 미국은 테러 방지 등 자국 안보와 세계평화를 이유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런 정보활동을 해오고 있다. NSA는 그런 기구 중 하나인 셈이다. 미국은 2002년 9·11 테러 이후 ‘애국법’(Patriot Act)을 만들어 법원이 발부한 영장 없이도 통신회사나 인터넷 서비스 제공 기업, 은행 등으로부터 이용자 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등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수집 수단으로는 적외선·비디오 카메라가 장착된 위성이나 정찰기, 무인기 등이 사용된다. 외국 대사관의 벽에 고성능 마이크로폰을 설치하기도 하고 컴퓨터나 해저 광케이블을 해킹하는 기법도 사용한다고 한다. 이번에 논란이 된 미국의 도청 사실은 NSA의 계약직원이던 스노든이 제공한 기밀문서를 언론이 보도하면서 세상에 공개됐다. 아이러니지만 언론도 도청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년 전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 황제 머독은 취재과정에서 불법 도청이 문제돼 168년의 역사를 지닌 일요신문인 ‘뉴스 오브 더 월드’를 폐간했다. 이 신문사의 영국 왕실 담당기자와 사설탐정이 2006년 왕실 가족 보좌관의 휴대전화 음성메시지 600여건을 도청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연예인, 테러 사망자 가족 등 4000명의 휴대전화를 해킹했다는 증언이 추가로 나왔기 때문이었다. 정보기술 발달과 함께 정보전의 양상은 더 광범위하고 치밀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9·11테러 사태는 적대국의 개념을 바꾼 획기적 사건이었다. 글로벌 기업들도 보안문제 전문가 채용을 늘리는 등 안전문제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고 있다. 국가든 개인이든 세상 이치를 꿰뚫고 예기치 못할 변화에 대비하는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할 시대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오바마, 獨총리 도청 알면서 묵인… 한국도 감청”

    “오바마, 獨총리 도청 알면서 묵인… 한국도 감청”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35개국 정상 휴대전화 감청 파문이 채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미 정보 당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전화를 10년 이상 감청해 왔다는 폭로가 추가로 나왔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3년 전 이 도청 내용을 보고받았으며, 도청을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는 보도까지 나와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번 도청 파문은 오바마 2기 정권의 최대 시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해 보도한 기밀문서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야권 시절인 2002년 기독교민주동맹(CDU·기민당) 당수 때부터 감청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23일 오바마 대통령이 메르켈에 전화를 걸어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말한 대목이 사실상 최근까지 감청이 이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독일 일요판 신문인 빌트 암 존탁은 27일 NSA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NSA의 키스 알렉산더 국장이 2010년 메르켈 총리에 대한 도청내용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오바마가 도청을 중단시키지 않았으며 오히려 계속하도록 놔뒀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어 오바마가 메르켈과 관련해 자세히 보고받기를 원해, NSA가 메르켈이 소속 당 인사들과의 통화에 사용했던 휴대전화는 물론 메르켈의 암호화된 관용전화기까지 도청하는 등 감청 범위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NSA는 베를린의 미 대사관에 스파이 조직을 차리고 첨단 장비로 독일 정부를 감청하기도 했다. NSA와 CIA가 주도한 감청활동은 파리와 마드리드, 로마, 제네바 등 유럽 주요도시 19곳을 포함해 세계 80여개 지역에서도 이뤄졌다고 슈피겔은 덧붙였다. 리사 모나코 백악관 국가안보·대테러담당 보좌관은 USA투데이 기고문에서 “우리는 (도청을) 할 수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정보 수집에 필요하기 때문에 한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수도 워싱턴DC 중심가인 내셔널 몰에서는 ‘정부는 스파이활동을 그만두라’는 문구가 적힌 셔츠와 피켓을 든 시민 수천명이 모여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정계인사와 예술가, 시민운동가 등 각계대표 인사들은 “이번 사건은 ‘정치 문제’가 아니라 (사생활 보호에 관한) ‘헌법 문제’다”면서 성토의 장을 만들었다. 미 CNN 방송은 이날 전직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의 인터뷰를 통해 “NSA가 한국을 포함해 프랑스와 이스라엘 등 동맹국에 대해서도 ‘경제 스파이활동’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앞서 NSA 도청을 특종 보도한 영국 가디언은 지난 6월 한국을 포함한 38개국 주미대사관이 도청 목록에 있다고 폭로한 바 있지만, 미 당국 관계자의 입을 통해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한국과 미국은 2006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토대로 국방, 산업,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한 경제협력을 맺고 있는 만큼 스파이 행위가 사실로 드러나면 양국 간 갈등의 불씨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25일 가디언의 전 기자 글렌 그린왈드가 조만간 NSA의 한국 도청 기록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혀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미 NSA의 도청 의혹이 제기된 세계 지도자 명단에 한국 대통령이 포함됐는지 여부 등 관련된 사실관계 확인을 미국 측에 요구했다고 27일 밝혔다. 한편 교도통신은 지난 2011년 NSA가 일본 정부에 광케이블로 오가는 이메일과 전화 등 개인정보를 감청할 수 있도록 협력을 요청했다고 27일 보도했다. 동아시아를 연결하는 광케이블은 일본을 거치는데, 이러한 이유로 미국이 아시아 최대 동맹국인 일본을 통해 중국의 동향을 수집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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