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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보스턴 레드삭스 투수와 최순실/김상연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보스턴 레드삭스 투수와 최순실/김상연 정치부 차장

    2013년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잘생긴 홈런타자 앨릭스 로드리게스(애칭 A로드)가 또다시 금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나자 야구팬들은 분노했다. A로드는 원정경기 때마다 상대편 관중으로부터 거친 야유 세례를 받았다. 지금도 선명히 기억나는 장면은 양키스의 숙적(宿敵)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였다. 유서 깊은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2회초 A로드가 첫 타석에 들어서자 “우~” 하는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놀라운 일’은 그다음에 벌어졌다. 마운드에서 A로드를 노려보던 레드삭스의 선발투수 라이언 뎀프스터는 몸쪽으로 세 번의 위협구를 던지더니 네 번째 강속구로 A로드의 옆구리를 직격했다. 누가 보더라도 일부러 맞히려 작정하고 던진 빈볼이었다. 그런데도 뎀프스터는 조금도 미안한 기색 없이 ‘너 같은 쓰레기는 맞아야 돼’라고 일갈하듯 당당하게 A로드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 뎀프스터의 눈을 피해 A로드는 허공을 잠시 응시한 뒤 항의 한번 못 하고 1루로 향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5년 한국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강타자 최진행이 금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발각됐다. 메이저리그의 기억이 생생한 나는 최진행이 어떤 고초를 당할지 궁금했다. 그런데 그후 벌어진 일은 ‘놀라운 일’이었다. 원정경기에서 그를 향한 관중의 야유는 거의 나오지 않았고, 위협구를 던진 투수는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최진행의 야구계 선배인 상대팀의 한 코치가 경기 전 최진행을 따뜻하게 안아 주는 눈물겨운(?) 장면을 연출했다. 한 야구 선수 출신 TV 해설자는 “최진행 선수는 금지 약물인지 모르고 복용했을 것”이라고 ‘변호’까지 했다. 양국의 야구장에서 벌어진 이 작은 도덕률의 차이가 미국에서는 최순실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토록 광범위한 국정 농단이 그토록 오랫동안 저질러지는데도 그것을 이미 감지했을 법한 정부기관, 권력기관, 정보기관, 경호기관 등에서 단 한 명의 공복(公僕)도 양심선언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금지 약물 응징에 무감각한 한국 야구계만큼이나 ‘놀라운 일’이다. 우리는 미국의 공직이 제도가 완벽해서 한국보다 깨끗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미국의 청렴도는 ‘인간’에게 빚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제도의 허점을 틈타 정의의 강물이 혼탁해질 때마다 뎀프스터처럼 응징의 빈볼을 던져 수질을 끌어올리는 ‘인간’들이 나타난다. 2013년 미국 국가정보국(NSA)의 무차별 통신정보 수집 실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2010년 미군의 민간인 살상 등 군사·외교 기밀 자료를 위키리크스에 넘긴 브래들리 매닝 같은 사람들이다. 이렇듯 공동체의 정의를 위해 자신의 안락한 삶을 내던지는 프로메테우스적 인간들의 뇌 회로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영국에서 메이플라워를 타고 건너온 청교도 정신의 유산일까, 조지 워싱턴 이래 200여년간 누적돼 온 민주주의 역사일까, 그것도 아니면 앵글로색슨의 유전적 특성일까. 어느 영민한 문화인류학자가 나타나 분석해 줬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면 최순실 사태의 원인을 인간이 아닌 제도 탓으로 돌리는 우리 일각의 문제의식은 답답하다. 한 줌의 권력이라도 쥐면 남용하려 드는 도덕의식과 불의를 보고도 외면하는 민주의식을 그대로 둔 채 헌법을 고치고 제도를 바꾸면 갑자기 이 땅의 ‘최순실’들은 모두 멸종할까. carlos@seoul.co.kr
  • 제2의 스노든?… 美 NSA 전 직원, 1급 기밀 훔친 혐의 체포

    컴퓨터 수십대 등 자택서 나와… 北·中 해킹 가능한 자료 포함 러시아나 중국, 이란, 북한 등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할 수 있는 컴퓨터 코드를 훔친 혐의로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근무했던 50대 컴퓨터공학자가 수사 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또 수천 쪽에 달하는 기밀문서 등 수 테라바이트 분량의 방대한 정보를 자택에서 보관했던 것으로 드러나 제2의 에드워드 스노든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 등은 NSA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했던 해럴드 마틴 3세(51)를 국가재산 절도 및 기밀문서 보관, 보안장치 미허가 해제 등의 혐의로 지난 8월 체포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틴의 체포 영장 등에 따르면 FBI는 지난 8월 27일 메릴랜드주 글렌버니의 주거지에서 그를 체포했다. 자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한 결과 1급 기밀문서 수천 쪽과 수십 대의 컴퓨터, 디지털 저장장치 등 수 테라바이트 분량의 기밀정보를 발견했다. 이 중 상당수는 1급 기밀로 외부 반출이 제한되는 것이었다. 그가 반출한 기밀정보 중에는 러시아와 중국, 이란 등을 상대로 해킹과 같은 사이버 공격이 가능한 컴퓨터 코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스코드는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컴퓨터에서 가동되는 방법을 기술한 일종의 명령어 모음이다. 이와 관련, FBI와 NSA 등은 지난 8월 NSA의 해킹 도구 파일 일부가 해킹 조직에 의해 공개된 것이 마틴과 연루됐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법무부도 마틴이 “2014년 정부기관에서 제작한 기밀문서 6건을 보관하고 있었다”며 “그 문서가 광범위한 국가 안보 사안과 직결된 정부의 활동 기능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해군 예비역 출신으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 소지자인 마틴은 1급 비밀 취급 인가를 갖고 있었다. 그는 NSA 근무 뒤에는 국방부에서도 계약직으로 근무했다. 특히 그는 NSA의 무차별적 도·감청 실태를 폭로했다가 러시아에 망명한 스노든이 속했던 컨설팅 업체 부즈앨런 해밀턴 소속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소개했다. FBI 등은 마틴이 해커 조직이나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연관돼 있는지, 정치적 동기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마틴에 대한 간첩 혐의 적용도 불분명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마틴은 체포 당시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으나 문서를 보여 주자 혐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틴이 정부 재산 절도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도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쉐일린 우들리, 가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시스루 드레스

    쉐일린 우들리, 가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시스루 드레스

    영화배우 쉐일린 우들리가 21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열린 ‘제64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San Sebasti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영화 ‘스노든(Snowden)’의 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EPA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추정 가치 14억…뱅크시 벽화, 주택 공사로 완전 파손

    추정 가치 14억…뱅크시 벽화, 주택 공사로 완전 파손

    영국 출신으로 얼굴도 본명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 예술가인 뱅크시가 정부의 감시 체제를 비꼬기 위해 영국 첼트넘에 있는 한 주택에 그린 벽화가 완전히 파손됐다고 현지 의회 관계자가 22일(현지시간) 밝혔다. 파손된 벽화는 2014년 4월 그려진 ‘스파이 부스’(Spy Booth)라는 제목의 작품. 그 가치는 100만 파운드(약 14억7000만 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룻밤 사이에 뱅크시의 벽화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해당 지역은 관광명소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후 집 주인이 벽을 해체해 팔아버리려 하자 벽화를 지키기 위한 지역보전단체가 구성되기도 했지만, 벽화가 생긴지 4개월 만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들에 의해 훼손되고 말았다. 그렇게 방치되다시피 했던 벽화는 집 주인이 공사를 하면서 완전히 파손됐다고 현지 의회 관계자는 밝혔다. 실제 공중전화부스 주위에 그려진 이 벽화는 트렌치코트를 입은 세 남성이 전화부스 주위에서 통화내용을 도청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었다. 작품 위치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직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기밀에서 수많은 도청 행위가 밝혀진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로부터 5㎞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어서 그림 속 세 남성이 GCHQ의 요원들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이번 벽화 파손의 원인이 된 주택 보수 공사는 지역 당국이 주택의 노후화를 막기 위해 통지한 것에 따라 시행됐던 것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해당 지역구의 알렉스 초크 의원은 “충격적인 소식”이라면서도 “신속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해킹 차단’ 양자통신 위성… 세계 최초로 쏘아올린 中

    중국이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위성을 쏘아 올렸다. 해킹과 도·감청에서 자유로운 통신을 가능케 하는 양자통신 위성은 기존 통신 기술을 대체하는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신화통신 등은 16일 오전 1시 40분 북서부 간쑤성 고비사막에 있는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세계 최초 양자통신 위성을 탑재한 장정2D 로켓이 발사됐고 위성이 본 궤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양자통신은 무작위로 생성되고 딱 한 번만 읽을 수 있는 양자 암호를 활용한 기술이다. 송신자와 수신자 외에는 정보를 정확히 읽을 수 없고 외부에서 해킹을 시도할 경우 양자 상태가 흐트러지면서 정보가 깨진다. 해킹 시도는 바로 발각된다. 특별한 보안이 요구되는 금융망 및 국가안전망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는 통신기술이어서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SKT가 올 초 양자통신 기술 시연에 성공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손대면 터지는 거품에 글씨를 써서 보내는 신기술 개발 경쟁에서 중국이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면서 “유전자 편집, 슈퍼컴, 전파망원경, 우주 암흑물질 탐사에 이어 과학기술 핵심 분야에서 다섯 번째 세계 1위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양자통신은 지상에서만 실험적으로 이뤄졌다. 2007년 독일 기술팀이 144㎞ 떨어진 두 지점을 양자통신으로 연결한 게 가장 긴 거리다. 중국은 ‘묵자’(墨子)로 명명된 이 위성을 활용해 1200㎞ 떨어진 베이징과 오스트리아 빈 사이에 양자통신망을 실험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춘추전국시대 사상가인 묵자는 빛의 직선전파를 주장하는 등 물리학과 광학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남겼다. 중국이 ‘우주 굴기’에서 또 한 번 신기원을 이룬 것은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 덕분이다. 2015년 중국의 기초과학 투자액은 1010억 달러(약 110조 5000억원)로 10년 전 19억 달러에 비해 53배나 늘었다.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이 자국 통신망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안 중국은 해킹에서 자유로운 양자통신을 국가 핵심 연구 분야로 선정했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연구소에 포진한 자국 과학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데, 이번 위성 개발 프로젝트를 책임진 판젠웨이(潘建偉) 중국 과학기술대 교수도 해외에서 복귀한 인물이다. 판 교수는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모조리 흡수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뒤 이를 다시 세계에 환원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도청 불가 양자통신 위성… 中, 세계 첫 발사 초읽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도청 불가 양자통신 위성… 中, 세계 첫 발사 초읽기

    중국에 ‘양자(量子)통신 시대’가 열린다. 중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과학 실험위성’(양자통신 위성)을 발사하는 데 이어 올해 말까지 2000㎞에 이르는 베이징~상하이 간 양자통신 네트워크 구축을 끝낼 예정이다. 중국이 경쟁국 미국과 독일 등을 따돌리고 차세대 통신 기술로 불리는 양자통신 분야에서 한발 앞서 나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상 시험 마치고 내몽골 발사센터서 대기 중국 신화통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오는 8월 중순 양자통신 위성을 쏘아올린다. 양자통신 위성은 이달 초 중국과학원에서 작동에 대한 지상 시험을 모두 마치고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와 간쑤(甘肅)성 접경 지역에 있는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로 옮겨져 막바지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 중국과학원은 온라인을 통해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에 필요한 시험을 모두 마치면 양자통신 위성은 창정(長征) 2호 로켓에 실려 우주 상공으로 발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성은 앞으로 2년간 지구 상공 600㎞ 궤도에서 90분마다 한 바퀴씩 지구를 돌며 지상국과 위성 간 장거리 양자통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현재 양자통신 위성기술은 중국과 미국, 독일 등이 상용화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2012년 소형 위성에 적용할 수 있는 양자통신 기술을 발표했지만 이후 보안상의 이유로 비공개로 전환했다. 미국 기술 수준은 2008년 발사된 ‘제이슨 2호’ 등 위성 5기가 지상에서 보낸 양자 정보를 반사해 지상으로 되돌려 보내는 역할을 한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10억 유로(약 1조 2536억원)를 투입해 2018년 발사를 목표로 지난해 양자통신 위성 ‘유텔샛 퀀텀’ 제작에 착수했다. ●지상 1200㎞ 원거리서 위성 통신 시험 계획 판젠웨이(潘建偉·중국과학기술대 교수) 중국과학원 양자정보과학 주임은 “양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로 분할할 수 없기 때문에 복제가 불가능하다”며 “해커 걱정 없는 안전한 통신을 구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러면서 “지상에서 1200㎞ 떨어진 우주 상공에서 위성을 이용한 무선 양자통신을 시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최장 기록은 2007년 독일의 144㎞ 수준이다. 이번에 발사하는 양자통신 위성은 중국과학원과 중국과기대가 공동 개발했다. 정상 운용에 들어가면 중국은 세계 최초로 위성과 지상 사이에 양자통신 시대를 실현하게 된다. 양자통신 위성은 지상에서 레이저로 보낸 양자 정보를 받아 다른 지상국으로 보내고, 양자 암호도 직접 생성하도록 설계돼 있다. 큰 차에 한꺼번에 실어 전달했던 정보를 작은 차 여러 대에 나눠 전달하는 방식인 양자통신 위성은 가장 작은 물리량인 양자의 물리적인 특성을 활용해 정보를 암호화해 전달한다. ●외부 개입·해킹 시도땐 정보 깨져 즉시 발각 양자 암호는 무작위로 생성되고 딱 한 번만 읽을 수 있는 까닭에 송신자와 수신자 외에는 정보를 정확히 읽을 수 없다. 외부에서 개입하거나 해킹을 시도할 경우 양자 상태가 흐트러지면서 정보가 깨지고 해킹 시도는 곧바로 발각된다. 이 때문에 양자통신은 도청과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차세대 통신 기술로 꼽힌다. 양자통신 중에서도 광섬유를 이용하는 유선 양자통신보다 위성을 활용하는 무선양자 통신이 훨씬 안전하다. 선이 파괴될 우려가 없고 이동성도 갖추고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2012년 11월 열린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7명의 상무위원에 누가 선출될지 유출되지 않은 것도 양자통신 기술을 이용한 통신망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특히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 세계 도·감청을 폭로한 후 양자통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보안이 중시되는 국방과 금융, 행정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양자통신망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양자통신 위성 발사와 함께 베이징과 상하이 간 양자통신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하는 등 지상의 양자통신망 건설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올 베이징~상하이 2000㎞ 양자통신망 완료 중국은 올해 말까지 정치 중심지인 베이징에서 허난(河南)성,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 등을 거쳐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까지 2000㎞에 이르는 양자통신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한다고 중국과학원이 밝혔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네트워크 구축 작업에 들어갔으며 연말에 완공되면 세계에서 가장 긴 양자통신 네트워크가 된다. 신화통신은 “양자통신 네트워크는 중앙정부와 군, 은행 같은 주요 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는 전 세계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천젠(陳劍) 중국 중신(中信)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양자통신 시장 규모는 전용망 105억 위안, 공공망 75억 위안, 기타 30억 위안 등 모두 210억 위안(약 3조 5765억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운영 부문 150억 위안, 설비 부문 30억 위안 등 양자통신 부가시장도 이와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khkim@seoul.co.kr
  • 세계 디지털 정보 싹쓸이 ‘정보 주권’ 위협하는 구글

    세계 디지털 정보 싹쓸이 ‘정보 주권’ 위협하는 구글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의 디지털 정보 독점에 맞서 각국에서 ‘정보 주권’이라는 방패를 꺼내 들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들어 구글에 반독점 혐의를 적용해 철퇴를 가한 데 이어 미국과 새로운 정보 공유 협정을 맺어 유럽의 데이터 통제 권한을 강화했다. 인도는 지난달 구글의 3차원 사진 지도 서비스인 ‘스트리트 뷰’ 서비스에 불허를 통보했다. 주요 안보 시설과 교통 요지 등이 스트리트 뷰에 노출될 경우 테러와 같은 안보 위협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도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구글이 지난달 정부에 대축척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정식으로 요구하고 나서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와 ‘정보 주권’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구글이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준비하는 자율주행차와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산업혁명에 뒤처져선 안 된다는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개인정보의 국가 간 이동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디지털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구글은 구글 검색과 지메일, 구글 지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등 다른 IT 기업들을 압도하는 방대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각국의 디지털 정보를 포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본사의 정책을 전 세계에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정보 주권’ 싸움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구글 스탠더드’에 가장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는 건 EU다. EU와 미국은 지난 12일 유럽으로부터의 데이터 반출 규정을 새롭게 정립한 ‘프라이버시 실드’ 협정을 체결했다. 유럽 내에서 수집한 정보의 자유로운 미국 반출을 보장해 온 기존의 ‘세이프 하버’ 협정을 폐기하고 보다 강화된 제동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2000년 체결된 ‘세이프 하버’ 협정을 발판으로 구글은 유럽에서 검색 시장 점유율을 90%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미국 정보 당국이 구글 등의 서버에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해 이용자들을 무분별하게 감시하고 있다는 전직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를 계기로 개정 논의에 불이 붙었다. 새롭게 마련된 ‘프라이버시 실드’는 미국 기업들이 유럽의 정보 보호 기준을 준수하고 있음을 스스로 인증하게 하는 등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글이 우리 정부에 반출을 요구하고 있는 지도 데이터는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작한 1대5000 축척의 지도로,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서비스하는 수준의 지도다. 오차 범위는 3.5m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하다. 국토지리정보원은 2014년 영문으로 제작된 1대2만 5000 축척의 지도를 해외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지만, 구글은 길 찾기와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이보다 정밀한 지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글코리아 측은 “정부의 검토와 승인을 거쳤으며 국내 기업들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데이터로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IT 업계에서는 단순한 지도 데이터라도 이용자 개개인의 위치정보와 결합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시대의 빅데이터는 스마트폰으로 수집된 개인의 실시간 위치와 이동 경로, 행적을 근간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위치추적 기능은 이용자의 이동 경로와 행적, 위치를 시간 단위까지 구글 지도에 타임라인으로 저장할 정도로 정교하다. IT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이용자들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인식하고 구글 지도에 결합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이를 구글이 자유롭게 가공해 위치 기반 광고 등 다양한 사업에 활용할 수 있어 사생활 침해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구글이 국내 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위성지도에서 청와대나 군사시설 같은 국가 안보 시설을 블라인드 처리할 경우 반출을 허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외로 가져간 지도 데이터에 대해서는 국내법상 사후관리 규정이 없어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는 이상 각종 심사로부터 자유롭게 된다. 이 때문에 데이터의 반출 여부를 넘어 글로벌 IT 기업으로부터 데이터에 대한 관리와 통제 권한을 확보하는 방안에 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맷 데이먼, 손석희에게 “제이슨본, 007본드와 아주 대조적”

    맷 데이먼, 손석희에게 “제이슨본, 007본드와 아주 대조적”

    “본드는 여성혐오적 캐릭터···본은 고뇌에 차있는 인물” “‘스노든 폭로사건’, 영화의 중요한 주제”···자신의 ‘소신 발언’ 견해도 밝혀 9년만에 ‘본 시리즈’ 영화의 주인공 ‘제이슨 본’으로 돌아온 맷 데이먼이 한국을 찾았다. 맷 데이먼은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개봉을 앞둔 영화 ‘제이슨 본’과 얽힌 경험을 비롯해 영화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게 된 배경, 그리고 자신의 ‘소신 발언’과 관련한 이야기 등을 풀어냈다. JTBC ‘뉴스룸’은 지난 7일 맷 데이먼과 진행한 사전 인터뷰 녹화 방송을 지난 14일 공개했다. 손 앵커는 본 시리즈 영화를 언급하며 ‘제이슨 본’과 007시리즈 영화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발음이 유사하다며 둘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물었다. 맷 데이먼은 “둘은 전혀 다른 캐릭터”라며 제이슨 본을 소개했다. “처음 이 영화를 만들 때, 그러니까 감독인 더그 라이먼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임스 본드와는 무관해요. 이건 정서가 완전히 다른 영화죠.’ 여성혐오적인데다 마티니를 단숨에 들이켜고 사람을 죽이면서도 농담을 내뱉는 본드는 본과는 아주 대조적인 인물이죠. 그러니까 본은 우리가 제작한 네 편의 시리즈 전체를 통해서 일관되게 회의적일 뿐 아니라 말할 수 없이 고뇌에 차 있고 누가 어떤 의도를 숨기고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 나갑니다. 어느 누구도 신뢰하지 못하면서요. 그런 점에서 둘은 전혀 다른 캐릭터라고 봅니다.” 맷 데이번은 이번 신작 시나리오 작업에도 직접 참여했다. 어떤 스토리(이야기)를 강조하고 싶었는지를 물은 손 앵커의 물음에 맷 데이먼은 “관객이 그 시리즈에서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게 무엇인지 확실히 찾아내고 충분히 담아내야 한다”면서 “하지만 그와 동시에, 푯값을 치르고 들어온 관객이 지난번과 똑같은 영화를 다시 한 번 보고 있다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영화에는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 이후의 상황이 반영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스노드 폭로 사건’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당시 NSA의 무차별 도·감청 실태를 폭로한 사건이다. 이 일로 NSA는 지난해 11월 무차별 도·감청 활동을 금지하도록 했다. 맷 데이먼은 스노든 폭로 사건 내용이 영화에 들어있다면서 “이 영화의 중요한 주제”라고 소개했다. “물론 그 실제인물에 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이미 스노든 이후의 세계를 살고 있는 만큼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매우 복잡한 질문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말하자면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안보의 중요성을 위해 포기할 수 있는 선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영화 속에서 그 답을 제시하려는 시도를 하진 않았습니다. 물론 이 영화의 중요한 주제에 속하긴 하지만요.” 그는 정치적인 문제와 최근 오스카상에 대한 비판 발언 등 ‘소신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는 손 앵커의 질문에 “자국 정치에 관심을 쏟는 일은 모든 사람의 의무”라면서도 “저는 또 한 번도 비열한 표현을 쓴 적이 없을뿐더러 단지 일부 정치인들의 정치행태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그들은 대중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할 자리에 나와 있는 만큼, 문제될 점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 모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위성 발사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위성 발사하는 중국

     중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오는 8월 중순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과학 실험위성’(양자통신 위성)을 쏘아올린다. 차세대 통신기술로 불리는 양자통신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 독일 등 경쟁국을 따돌리고 한 발 앞서 나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중국 정부가 내달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위성을 발사한다고 밝혔다고 지난 5일 보도했다. 양자통신 위성은 중국과학원에서 양자통신 작동에 대한 지상 시험을 모두 마치고 이달 8일 내몽고에 있는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로 옮겨질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온라인을 통해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양자통신 위성 발사에 필요한 시험을 모두 마치면 다음달 중순 위성이 창정(長征) 2호 로켓에 실려 발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과 미국, 독일 등이 양자통신 위성기술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2012년 소형 위성에 적용할 수 있는 양자통신 기술을 발표했지만 이후 보안상의 이유로 비공개로 전환했다. 미국의 기술 수준은 지난 2008년 발사된 ‘제이슨 2호’ 등 위성 5기가 지상에서 보낸 양자 정보를 반사해 지상으로 되돌려 보내는 역할을 한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오는 2018년 발사를 목표로 지난해 양자통신 위성 ‘유텔샛 퀀텀’ 제작에 착수했다.  중국과학원 양자정보과학 담당 주임인 판젠웨이(潘建偉) 과학원 원사(중국과학기술대 교수)는 “양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로, 분할할 수 없기 때문에 복제가 불가능하다”며 “해커 걱정없는 안전한 통신을 구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러면서 “지상에서 1200㎞ 떨어진 거리에서 위성을 이용한 무선 양자통신을 시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최장 기록은 2007년 독일의 144㎞ 정도이다. 이번에 발사하는 양자통신위성은 중국과학원과 중국과기대가 공동개발했다. 정상 운용에 들어가면 중국은 세계 최초로 위성과 지상 사이에 양자 통신을 실현하게 되는 것이다. 지상에서 레이저로 보낸 양자 정보를 위성이 받아 다른 지상국으로 보내고, 양자 암호도 직접 생성하도록 설계돼 있다. 양자 암호는 무작위로 생성되고 딱 한 번만 읽을 수 있는 까닭에 송신자와 수신자 외에는 정보를 정확히 읽을 수 없다. 외부에서 개입하거나 해킹을 시도할 경우 양자 상태가 흐트러지면서 정보가 깨지고 해킹 시도는 곧바로 발각된다. 이 때문에 양자통신은 도청과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차세대 통신기술로 꼽힌다. 보안이 중시되는 국방과 금융, 행정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양자통신망을 활용할 방침이다. 중국이 예정대로 내달 중순 양자통신 실험 위성을 쏘아올리면 중국은 양자통신 기술 경쟁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게 된다. 이 위성은 2년간 지상 600㎞에서 90분마다 한 바퀴씩 지구를 돌며 지상국과 위성 간 장거리 양자통신을 시도한다.  중국 정부는 양자통신 위성 발사와 함께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간에 양자통신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하는 등 지상의 양자통신망 건설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중국은 올해 말까지 정치 중심지인 베이징에서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까지 2000㎞에 걸친 양자통신 네트워크를 구축을 완료한다고 중국과학원이 밝혔다.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구축 작업에 들어갔으며 완성되면 세계에서 가장 긴 양자통신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신화통신은 “양자통신 네트워크는 중앙정부와 군, 은행 같은 주요 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는 전 세계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2012년 11월 열린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7명의 상무위원에 누가 선출될지 유출되지 않은 것도 양자통신 기술을 이용한 통신망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특히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 세계 도·감청을 폭로한 후 양자통신 개발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에드워드 스노든 “CIA 고문보고서 실수로 삭제? 있을 수 없는 일”

    에드워드 스노든 “CIA 고문보고서 실수로 삭제? 있을 수 없는 일”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2013년 미국 정부의 광범위한 도·감청을 폭로한 뒤 러시아에 임시 망명중인 에드워드 스노든(사진)이 최근 실수로 고문보고서를 삭제했다는 CIA의 해명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랄하게 반박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22일 전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고문보고서는 2014년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가 공개한 CIA 고문 실태 보고서의 유일한 사본으로 연방법원이 증거 보전 명령을 내린 것이다. 전체 보고서는 기밀 문건으로 취급된다.  보고서 사본에는 CIA가 개발한 각종 고문 도구와 수법에 관한 비밀 문건 수천 건이 담겨 있었다. 논란이 됐던 물고문과 수면 제한 등 CIA 비밀감옥 ‘블랙 사이트’에서 벌어진 잔혹한 고문 기법도 들어 있었다. CIA 감찰관실은 “(사본을) 실수로 없앴다”, “고의가 아니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야후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CIA 감찰관실 직원이 컴퓨터에 저장된 보고서 사본 파일을 삭제한 뒤 갑자기 하드디스크를 부순 것으로 알려졌다.  곧바로 크리스토퍼 샤플리 CIA 감찰관은 보고서가 삭제됐다는 사실을 상원 정보위에 알렸다. 다이언 파인스타인 정보위 부위원장(민주·캘리포니아)은 “(보고서가) 실수나 사고로 잘못 옮겨진 뒤 삭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서한을 CIA와 법무부에 각각 보냈다. 이런 사실은 영국 인디펜던트의 17일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스노든은 “CIA의 자료 파쇄가 실수로 이뤄지는 일은 없다”며 CIA가 의도적으로 자료를 파기했음을 암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스노든의, 스노든을 위한…佛 음악 거장, 스노든과 합작 앨범

    스노든의, 스노든을 위한…佛 음악 거장, 스노든과 합작 앨범

    파나마 페이퍼스의 폭로 이전에 '에드워드 스노든'이 있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통신정보 수집 실태를 전세계에 폭로하며 '내부고발자'로서 찬사와 '국가의 배신자'라는 비난을 함께 받고 있는 전 미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32)이 테크노 음악 앨범에 참여했다. 최근 영국 가디언등 외신은 스노든이 프랑스 출신의 ‘일렉트로닉 음악의 선구자’ 장 미셸 자르(67)와 콜라보곡에 내놨다고 보도했다. 현란한 테크노 댄스 음악인 이 곡의 이름은 '엑시트'(Exit). 다음달 6일 발표되는 자르의 새 앨범에 수록된 이 곡에 대해 해외언론들은 스노든이 이제는 '세계의 귀'를 타깃으로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신나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6분짜리 곡에서 스노든의 음성은 절반 정도 담겨있다. 그 내용 역시 '디지털 프라이버시'에 대한 것이다. 젊은층에게 이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제작됐다는 것이 현지언론들의 분석이다. 또한 스노든에 대한 자르의 평가를 감안하면 그에게 주는 헌정음악 성격이 강하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함께 음악을 하게 된 것은 자르의 전폭적인 지지 덕이다. 자르는 "스노든은 우리시대의 영웅"이라면서 "처음 그에 관한 기사를 읽었을 때 과거 레지스탕스였던 어머니가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에 자르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는 스노든을 찾아가 샘플링에 필요한 그의 목소리를 따왔다. 미국이 가장 잡고 싶어하는 스노든은 지난 2013년 6월 NSA의 개인 정보 수집 사실을 폭로해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미국 당국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혀 국제 미아 신세가 됐다가 러시아로부터 임시 망명을 허락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에드워드 스노든, 佛거장과 ‘테크노 음악 앨범’ 콜라보

    에드워드 스노든, 佛거장과 ‘테크노 음악 앨범’ 콜라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통신정보 수집 실태를 폭로한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32)이 테크노 음악 앨범에 참여했다. 최근 영국 가디언등 외신은 스노든이 프랑스 출신의 ‘일렉트로닉 음악의 선구자’ 장 미셸 자르(67)와 콜라보곡에 내놨다고 보도했다. 현란한 테크노 댄스 음악인 이 곡의 이름은 '엑시트'(Exit). 다음달 6일 발표되는 자르의 새 앨범에 수록된 이 곡에 해외언론들은 스노든이 이제는 '세계의 귀'를 타깃으로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신나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6분짜리 곡에서 스노든의 음성은 절반정도 담겨있다. 그 내용 역시 '디지털 프라이버시'에 대한 것으로 젊은층에게 이에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제작됐다는 것이 현지언론들의 분석이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함께 음악을 하게 된 것은 자르의 전폭적인 지지 덕이다. 자르는 "스노든은 우리시대의 영웅"이라면서 "처음 그에 관한 기사를 읽었을 때 과거 레지스탕스였던 어머니가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에 자르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는 스노든을 찾아가 샘플링에 필요한 그의 목소리를 따왔다. 미국이 가장 잡고 싶어하는 스노든은 지난 2013년 6월 NSA의 개인 정보 수집 사실을 폭로해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미국 당국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혀 국제 미아 신세가 됐다가 러시아로부터 임시 망명을 허락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프라이버시를 양보하는 사람들

    프라이버시를 양보하는 사람들

    당신은 데이터의 주인이 아니다/브루스 슈나이어 지음/이현주 옮김/반비/476쪽/1만 9000원 문명의 이기(利器)는 ‘양날의 칼’에 비유된다. 디지털 시대의 정보도 마찬가지다. 정보를 통해 얻는 편리함·안전에 수반되는 개인정보 노출과 감시, 통제, 프라이버시 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많은 사람은 디지털 정보 시대를 ‘거대 감시사회’로 부른다. 구글의 최고경영자 에릭 슈밋은 “우리는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도 알고 있다. 당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어느 정도 알아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세계 최고의 보안 전문가’로 유명한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버크먼 인터넷사회연구소 연구원이 이 책에서 고발한 ‘거대 감시사회’의 실상은 섬뜩하다. 감시사회에 대한 무감각을 깨고 적극 대처해야 할 이유가 설득력 있게 풀어진다. 책에서 드러나는 감시와 악용의 사례는 주변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수두룩하지만 피부에 와 닿는 ‘위기의 실상’이 도드라진다. 이를테면 페이스북은 약혼을 선언하기도 전에 약혼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커밍아웃 전이라도 동성애자임을 알고 있다. 그런가 하면 본인 모르게, 또는 본인 허락 없이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전파한다. 통계에 따르면 인류는 2010년에 이미 태고부터 2003년까지 만든 모든 데이터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매일 만들어 냈다. 산업 시대 인간 활동이 배기가스를 남겼다면 디지털 시대의 인간은 모든 흔적을 어김없이 데이터로 남긴다. 문제는 그 데이터들이 기록되고 영구히 저장된다는 점이다. 미국에선 성별과 생일, 다섯 자리 우편번호만으로 3억 인구 중 87%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고, 시간·날짜·위치 정보 등 단 4개의 메타데이터만으로도 미국인 95%의 이름을 식별해 낼 수 있다. 미국인 전체의 일상을 1년간 비디오로 기록하는 데 2억 달러(약 2300억원)면 충분하다. 컴퓨터, 스마트폰,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폐쇄회로(CC)TV, 냉장고, 주방기구, 의료장비, 자동차 등을 이용하는 그 누구도 감시에서 헤어나기가 어려운 셈이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이 발간된 이후 사람들은 전체주의 독재사회와 정보의 악용에 경계를 쏟아 냈다. 2013년엔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컴퓨터 기술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미 국가안보국(NSA)이 모든 미국인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수집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사람들은 정작 정보를 누가 어떻게 수집, 이용하는지 모르고 데이터 삭제 권한도 갖지 못한다. 그 이유로 가장 많이 들먹거려지는 게 ‘프라이버시 양보’다. 정보를 통해 편리함과 안전을 얻는 대신 프라이버시를 자발적으로 양보한다는 것이다. 그 ‘대가의 위험성’이 정부·기업의 개입과 감시·통제를 부추긴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정부는 기업의 감시 능력을 이용해 국민들을 관찰하기 일쑤다. NSA는 인터넷 기업들을 상대로 수천 명의 관심 대상에 대한 데이터 제공을 합법적으로 강요한다. 기업들은 자진 협력하기도 하고 법원에 의해 비밀리에 강제로 데이터를 넘겨주기도 한다. “정부와 기업이 저지르는 대량 감시는 인종, 종교, 계급, 정치 신념 등 모든 점에서 차별을 가능하게 한다.” 감시와 통제를 통해 가장 크게 희생되는 건 당연히 자유와 민주주의다. 결사와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가 하면, 반대자와 발전이 없는 사회를 낳기도 한다. 그 개선을 위해 저자는 정보기관이 감시 대상을 불특정 다수에서 특정하도록 강제하는 법을 마련하고, 정부와 기업들은 정보를 처리하는 알고리즘을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라고 주문한다. 특히 프라이버시의 요체는 인권임을 강조한 저자는 “관여하고 책임을 묻고 저항하며, 정치적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싸우라”고 주문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필리버스터’ 막전막후…도대체 무슨 말을 ‘뭘 가지고’ 그렇게 오래 했나

    ‘필리버스터’ 막전막후…도대체 무슨 말을 ‘뭘 가지고’ 그렇게 오래 했나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테러방지법)’ 제정안을 막기 위해 야당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해 이틀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무제한 토론은 지난 2012년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뒤 처음 시행되는 것인 데다 ‘필리버스터’에 관한 기록은 주로 1960년대에 머물러 있었다. 그만큼 최근 헌정사에선 유례가 없던 장시간의 필리버스터 행사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23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하면서 야당이 무제한 토론을 벌이기로 급히 결정된 데 비해 의원들이 최장시간의 기록을 거듭 깨면서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 이들에게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도대체 5시간, 10시간 동안 한 자리에 서서 어떻게 발언을 이어갈 수 있는 걸까.   무제한 토론의 ‘첫 타자’로 나선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대로 된 준비 시간을 갖지 못하고 단상에 올랐다. 23일 더민주가 정 의장에게 필리버스터 요구를 제출한 것이 오후 3시 45분쯤이고 김 의원이 발언을 시작한 것은 오후 7시 6분이다.  더민주 의원총회에서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맞서 무제한 토론에 돌입하기로 결정됐는데, 김 의원은 이 때 “내가 먼저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테러방지법을 심의해왔기 때문이다. 가장 젊은 의원인 점도 어느 정도 염두했던 것으로 보인다. ●첫 타자 김광진 의원, 지역구 있던 보좌진이 ‘카톡’으로…  김 의원이 첫 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결정되자 의원실은 분주해졌다. 의원실에는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비서관 1명만 자리를 지킨 상태였고 나머지 보좌진들은 20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전남 순천·곡성 지역에 있었다. 급히 자료가 필요하다는 김 의원의 연락에 보좌관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가지고 있던 파일을 전부 의원실에 있는 비서관에게 보냈다. 그럼 비서관이 그 파일을 열어 인쇄를 한 뒤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 그동안 상임위나 대정부질문을 위해 모아두었던 자료가 총동원됐고, 국회도서관에서 빌린 책도 모두 모았다. 그러나 김 의원은 발언 내내 A4 용지로 된 자료만 넘겼다.  단상에 가지고 간 자료의 목록을 달라고 하자 김 의원의 보좌관은 “너무 많아서 정리가 아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무제한 토론을 통해 테러방지법이 제정되지 않아도 현행 제도에도 대(對) 테러활동지침이 마련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발언을 이어갔다. 바로 대통령훈령 제47조인 ‘국가 대테러활동 지침’을 근거로 들면서다. 이 훈령은 1970년대 만들어진 것으로 대통령 산하에 테러대책기구를 두게 돼 있다. 김 의원은 테러방지법에서는 국무총리가 의장을 맡는 테러대책기구를 두게 한다는 점을 꼬집었고, “아마 (대테러활동 지침의 내용을) 대통령도 몰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토론 초반에 이 대테러활동 지침의 모든 조항을 낱낱이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그러면서 테러가 발생할 경우 각 부처·기관별로 어떻게 기능을 하게 되어있는지를 일일이 설명했다.   이후에 참고한 자료들은 김 의원이 평소에 상임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축적한 것들이라고 한다. 김 의원은 국방위원회에서 줄곧 활동했고 정보위 법안심사소위원으로 테러방지법을 직접 다뤘다. 발언이 마무리 될수록 테러방지법 제정안의 각 조항을 조목조목 따지며 수정·보안되어야 할 내용을 설명하기도 했다.   오후 7시 6분부터 24일 오전 12시 39분까지 김 의원은 총 5시간 33분 동안 발언했다. 이는 1964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준연 의원의 구속 동의안을 막기 위해 5시간 19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기록을 깬 것이다. 김 의원은 “기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그 긴 시간동안 반대토론을 하게 됐는지 그 이유를 같이 고민해 달라”고 호소했다.   발언을 마치고 나온 김 의원은 바나나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회의장 앞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발언에 나섰던 소회를 밝힌 뒤 다시 본회의장으로 들어와 더민주 두 번째 주자인 은수미 의원에게 준비사항을 일렀다. 24일 김 의원은 출마예정지인 전남 순천 지역으로 이동해 출근길 인사를 마쳤고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예비후보로서의 선거운동을 곧바로 이어갔다.  ●10시간 발언 은수미 의원 SNS에 SOS… “긴급 부탁”  본회의 ‘최장 발언’이라는 기록을 단 번에 깬 김 의원 다음으로 나선다면 더욱 부담이 컸을 듯 하다. 전체 야당 의원 가운데 세 번째, 더민주에선 두 번째 주자로 무제한 토론에 나선 은수미 의원은 무려 10시간 18분 동안 밤샘 토론을 했다. 24일 오전 2시 30분부터 오후 12시 48분까지다. 이는 ‘상임위 최장 발언’ 기록으로 남아있던 지난 1969년 박한상 신민당 의원이 3선 개헌 국민투표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10시간 15분 동안 반대토론을 한 것을 깬 기록이다.   은 의원이 들고 올라간 자료는 주로 시민단체들의 테러방지법에 대한 의견서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은 의원은 자료를 읽는 모습 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더 주력했다. 발언 초반부터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설명하면서 그 과정에서 국정원(과거 안전기획부)가 어떻게 권한을 남용했는지 역설했다. 은 의원은 서울대 사회학과 재학 시절 노동운동을 시작해 1992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으로 검거돼 6년간 복역했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 분실에서 고문당했고, 고문후유증으로 폐렴과 폐결핵, 종양 등 여러 질환을 앓았고 큰 수술도 두 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 의원은 또 10시간여 동안 발언을 한 뒤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을 인용하며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섭니다. 그게 참된 용기입니다”라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은 의원 측 관계자는 “앞서 김 의원이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잘 이야기하셨기 때문에 은 의원은 국정위의 인권 유린 및 침해 우려를 중심으로 하자는 콘셉트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은 의원은 특히 일찌감치 SNS에 힘을 보태줄 것을 당부했다. 전날 오후 7시 4분 페이스북을 통해 “긴급 부탁. 자료를 올려 주십시오. 준비할 시간 없이 필리버스터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면서 “여기에 올라온 내용을 받아 국민의 의견으로 발표하겠습니다. 같이 밤을 샌다 생각해 주셔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은 의원은 이와 관련, 토론을 마친 뒤 “댓글이 도움이 도움이 됐다”면서 “헌법 조문과 비교해서 테러방지법이 헌법이나 인권과 무관한 조치라는 이야기를 꼭 해달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래서 헌법 이야기도 하고 정치가 얼마나 올바라야 하는지, 테러방지법이 왜 문제인지 등을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은 의원은 ‘10시간여 발언’에 대해 “힘들었다.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온 몸이 아팠다”면서 “(제가) 그렇게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 버틸 수 있을까 고민도 했었는데 버티게 되더라 다행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시간 연설을 위해 전날 저녁부터 금식을 했다고 밝혔다. “아무 것도 안 마시고 수분을 뺀 상태”라고 덧붙였다. 결국 은 의원은 10시간 18분의 발언을 마무리하며 눈물을 쏟았다. ●박원석 의원 “10시간 동안 꼼짝 못 해” 본회의장에서 ‘공부’   최장 기록이 모두 경신된 뒤 나선 주자는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었다. 세 명의 의원이 17시간 동안 토론을 펼치는 것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준비를 했을까.  다른 의원들의 지쳐가는 모습을 보며 쪽잠을 자거나 끼니를 채우고 싶지는 않았을까. 그러나 박 의원은 10시간 동안 본회의장에서 “꼼짝도 못했다”. 은 의원이 무제한 토론에 들어간 뒤 30분쯤 뒤부터 자리를 지켰다. 이유는 “언제 끝날지 몰라서”였다는 게 보좌진의 설명이다. “앞 순서 의원이 발언을 모두 마친 뒤 박 의원을 찾았는데 만약에 자리에 없으면 바로 다음 의원으로 순서가 넘어간다”면서 “언제 부를지 모르니 본회의장에서 자리를 지켜야 했다”는 것이다. 앞서 의원들의 토론을 지켜보며 미리 준비한 것은 ‘운동화’ 뿐이었다. 은 의원도 이날 운동화를 신었다.   박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테러방지법을 직접 심의할 일은 없었다. 때문에 의원실에서도 테러방지법에 대한 ‘전문가’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박 의원이 몸 담고 있던 참여연대에서 지난 2001년부터 테러방지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온 만큼 박 의원 역시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보좌관은 “우리가 직접 작성해 드린 자료는 없다”면서 각종 자료를 들고 박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간 뒤 한참 뒤에 “마킹(표시)할 것 좀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자료는 주로 민변, 대한변협 및 법학 관련 교수 등 전문가 그룹에서 작성한 의견서 등의 자료를 추천 받았고, 국정원 및 정보기관의 문제점을 다룬 책 5권을 가지고 들어갔다. 또 최근 미국 대선의 쟁점으로까지 부상한 ‘애플’사의 ‘아이폰 잠금해제 불가 방침’과 관련된 자료들도 포함됐다. 박 의원은 토론에 들어가기 전 “한 두시간 만에 끝내면 안 되지 않겠느냐”면서 “하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는 현재 세 시간 이상 토론을 벌이고 있다.   한편, 전날 밤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한 때 “박원석 의원이 무제한 토론을 대비해 ‘요실금 팬티’를 준비했다”는 메시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의원 측 보좌관은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진작 그런 게 있는 걸 알았다면 미리 준비했을 텐데 안타깝다”며 웃어 보였다.   다음은 야당 의원들의 주요 자료 목록.   ●김광진 의원  -대통령훈령 제47조 (국가 대테러활동 지침) -테러방지법 제정안 전문 -테러방지법 관련 상임위 및 대정부질문 자료 (너무 방대해서 열거 불가능)  -관련 서적   ●은수미 의원  -‘북한의 대남테러 준비’ 국정원 보고 미덥지 않은 4가지 이유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테러방지법 관련 법률 의견서  -‘진보넷 정보운동’ 테러방지법·사이버테러방지법 의견서  -테러방지법·사이버테러방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각계 전문가들의 칼럼  -2014년 테러방지법 토론회 자료집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자료  -국정원의 잘못된 과거사 관련 자료들   ●박원석 의원  -헌법 전문  -박정희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언에 대한 특별담화문 -민변, 대한변호사협회를 비롯한 전문가 모임과 시민사회단체의 테러방지법 문제점에 대한 토론회 발제문  -국가정보원발전위원회 보고서  -정의당 국가정보원법 전면개정안 -애플 ‘아이폰’의 잠금해제 논란을 통해 본 정보기관의 수사편의성과 시민의 자유에 대한 전문가 의견서 -애플 팀 쿡 CEO가 고객들에게 주는 편지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논문 ‘박근혜 정권의 국정원 정치’  -국정원 진실위 보고서 -단행본 ‘조작된 공포 :세계 정보기관의 진실’ (전세계 정보기관의 부적절 행위를 다룬 해외번역서)  -단행본 ‘미국을 발칵 뒤집은 판결 31’ -단행본 ‘간첩의 탄생’ (유우성 간첩 조작사건 관련 참고 서적)  -단행본 ‘No Place to hide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미국의 ‘스노든 사건’을 취재한 전직 가디언 기자가 쓴 책)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홍콩, 마카오와 범죄인인도조약 협상 난항

     홍콩 출판업자의 실종 여파로 홍콩과 마카오 간 범죄인 인도조약 체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홍콩과 마카오가 2년 6개월 간 진행한 범죄인 인도 조약 체결 협상이 ‘코즈웨이베이 서점’ 주주 리보(李波·65) 등 출판업자 5명의 실종 사건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31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 내 특별행정구인 홍콩과 마카오의 법 체계 차이 등으로 험난했던 협상이 출판업자 실종 사건 여파로 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며 가까운 시일 내 조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극도로 낮다고 말했다.  홍콩 당국이 중국 당국의 납치설이 제기되는 리보의 실종과 관련한 의문을 한 달째 풀지 못하면서 해외에서 도피범을 인도받을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점 등이 협상에 걸림돌이 됐다는 설명이다.  홍콩 법조계 등에서는 실종 사건으로 다른 국가와의 범죄인 인도조약 체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이클 블랜치플라워 수석 법정변호사는 “리보와 동료의 실종과 관련해 풀리지 않는 의문점과 투명성 부족 등이 홍콩과 마카오 간 협상에서 논의돼야 한다”며 해외 도피범이 홍콩에 인도된 후 중국 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을 변호한 조너선 만 변호사는 실종 사건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과 홍콩의 도피범 송환 협상력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만 변호사는 중국 당국이 홍콩에서 개인을 체포하거나 구금할 수 있다면 홍콩의 법 체계와 자치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라며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도 조약 체결을 주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중국 당국 비판 서적을 주로 출간하는 출판사 ‘마이티 커런트(巨流)미디어’와 산하 코즈웨이베이서점 관계자 5명이 잇따라 행방불명돼 중국 당국의 납치 의혹이 제기됐다.  홍콩 경찰은 지난 18일 중국 공안으로부터 리보가 중국에 체류 중이라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지만, 리보와의 면담 요구에 대한 답변은 받지 못하고 있다.  앞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는 17일 마이티 커런트미디어 대주주 구이민하이(桂民海·51)가 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내고 나서 10년간 수배를 받아왔으며 지난해 10월 중국 당국에 자수했다고 보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직장에서 화나면 화내는 것이 생산성 향상에 도움” (英 연구)

    “직장에서 화나면 화내는 것이 생산성 향상에 도움” (英 연구)

    직장에서 화를 표출하는 것이 오히려 생산성을 높이는 등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리버풀대학 연구진은 직장에서 화가 나는 일이 생겼을 때 무작정 이를 억제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공정성 증가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를 ‘도덕적 분노’라고 표현했다. 일반적으로 불의를 참지 못하고 약자를 보호하며 다수를 위한 욕구에서 비롯된 감정 중 하나다. 여기서 도덕적 분노는 일반적인 분노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분노는 도덕적 분노에 비해 공격성과 적대심, 약자를 괴롭히는 등의 특성이 더 강하다. 이러한 도덕적 분노를 단순한 분노로 치부해 꾹 참는 것이 아니라 표출한다면, 오히려 사회적인 순기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연구를 이끈 리버풀대학의 더크 린데바움 경영학 박사는 “도덕적 분노는 중요한 도덕적 규범을 위반했을 때 등의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문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직장 구성원들의 의견대립과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에서의 내부고발 역시 도덕적 분노의 힘을 잘 입증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며 2013년 미국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수집 및 감시 등을 폭로한 전 CI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을 예로 들었다. 린데바움 박사는 도덕적 분노가 직장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심리학협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는 “특히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할 때 분노 등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건강에 좋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화가 나면 화를 내라…직장의 ‘도덕적 분노’는 긍정적(연구)

    “화가 나면 화를 내라…직장의 ‘도덕적 분노’는 긍정적(연구)

    ‘직장에서 일을 하다 화가 난다면 화를 내라.’ 화를 표출하는 것이 오히려 생산성을 높이는 등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리버풀대학 연구진은 직장에서 화가 나는 일이 생겼을 때 무작정 이를 억제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공정성 증가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를 ‘도덕적 분노’라고 표현했다. 일반적으로 불의를 참지 못하고 약자를 보호하며 다수를 위한 욕구에서 비롯된 감정 중 하나다. 여기서 도덕적 분노는 일반적인 분노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분노는 도덕적 분노에 비해 공격성과 적대심, 약자를 괴롭히는 등의 특성이 더 강하다. 이러한 도덕적 분노를 단순한 분노로 치부해 꾹 참는 것이 아니라 표출한다면, 오히려 사회적인 순기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연구를 이끈 리버풀대학의 더크 린데바움 경영학 박사는 “도덕적 분노는 중요한 도덕적 규범을 위반했을 때 등의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문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직장 구성원들의 의견대립과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에서의 내부고발 역시 도덕적 분노의 힘을 잘 입증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며 2013년 미국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수집 및 감시 등을 폭로한 전 CI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을 예로 들었다. 린데바움 박사는 도덕적 분노가 직장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심리학협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는 “특히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할 때 분노 등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건강에 좋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 애국법 바꾼 스노든

    2013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스노든 폭로 사건’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도·감청’ 활동이 29일(현지시간)부터 금지된다. NSA 국장실은 27일 성명을 내고 “11월 29일부터 과거 애국법 215조에 의거해 미국인은 물론 미국 국민이 아닌 사람들을 상대로 시행해 온 대량 통신기록 수집이 완전히 금지된다”고 밝혔다. 이는 NS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2013년 NSA의 무차별 도·감청 실태를 폭로하면서 불거진 논란 이후 미 정부와 의회가 기존 애국법을 폐지하고 ‘영장을 발부받은 선별적 감청’만 허용하는 미국자유법을 대체 법안으로 마련한 데 따른 것이다. NSA는 2011년 ‘9·11테러’ 이후에 도입된 애국법 215조를 토대로 수백만명의 통신기록인 ‘메타데이터’를 한꺼번에 수집해 5년간 보관하는 권한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미국자유법에 따라 개별 또는 특정 그룹의 통신기록에 대해서만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접근할 수 있다. 메타데이터는 소리, 동영상, 문서 등의 실제 데이터와 직간접으로 연관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으로, 대량의 정보 가운데 찾고 싶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찾아내 이용할 수 있도록 일정한 규칙에 따라 부여되는 데이터를 의미한다. 한편 NSA는 미국자유법에 따라 대량 통신기록 수집 중단 방침을 밝히면서도 새 감시 프로그램 적응 기간 필요 등을 이유로 이미 수집해 보관 중인 자료에 대해서는 3개월간 더 접근하는 방안을 법원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IS, 텔레그램으로 美 정보당국 따돌렸다

    파리 테러는 ‘세계의 보안관’을 자인하는 미국 정보기관의 완벽한 실패로 규정되는 분위기다. 테러의 배후인 이슬람국가(IS)가 범행에 앞서 모의 훈련을 한 것은 물론 무기 수송, 폭발물 지원 등과 IS 동조자들의 움직임을 사전에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무차별 도·감청 실태를 폭로한 이래 IS를 비롯한 테러 단체가 암호화한 애플리케이션(앱)이나 메신저를 이용해 테러를 모의하는 사이 이들의 저력을 과소평가한 미국 정보당국은 암호 해독·추적에서 무능을 드러냈다. 17일(현지시간) CNN머니 등에 따르면 IS의 새로운 선전장으로 ‘텔레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IS는 사용자들이 사진, 영상 등을 무수히 많은 구독자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텔레그램이 만든 ‘채널’이라는 서비스를 소통의 주요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이곳에서 테러를 모의하는 것은 물론 하루에 10∼20개에 달하는 공식 성명과 동영상을 공개한다. 최근 러시아 여객기 폭파 테러와 파리 테러가 자신들이 소행임을 주장하는 동영상을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했다. 텔레그램이 IS의 ‘사이버 은거지’가 된 것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경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보다 보안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러시아 출신의 파벨·니콜라이 두로프 형제가 2013년에 만든 텔레그램은 최대 200명과 그룹 채팅을 할 수 있고 메시지, 사진, 동영상 등 주고받은 콘텐츠가 일정 시일이 지나면 자동 삭제되는 비밀 대화방도 운영할 수 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형제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감시를 피하고자 복잡하게 설계된 의사소통 수단을 만들었다. 수익이 아니라 정권의 탄압에서 벗어날 목적으로 만든 텔레그램은 이중 암호화로 철통 보안이 보장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정부 기관의 카카오톡 사찰 논란이 불거지면서 많은 사용자가 텔레그램으로 옮기기도 했다. IS의 사이버 속도전은 놀라울 정도다. 앞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적극 활용해 서구 유럽의 10대 및 젊은 여성을 유인해 온 데 이어 신참 대원을 모집하기 위한 ‘24시간 온라인 상담데스크’(help desk)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BC 방송은 미 육군 대테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상담데스크에는 6명의 고위 조직원이 상시 대기하며 통신 내용 암호화 기술을 비롯해 사이버 공간에서 정보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는 요령 등 요원들의 궁금증을 즉시 풀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런 브랜틀리 테러 분석가는 “IS는 ‘대면 통신시대’를 넘어 ‘사이버 시대의 속도’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속수무책에 빠진 각국 정보당국을 대신해 일단 국제 해킹그룹 ‘어나니머스’가 나섰다. 이 그룹은 전날 예고한 대로 17일 IS를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개시, IS 조직원 트위터 계정 5500개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 지역 IS대원 모집인의 이름과 그가 사용하는 컴퓨터 하드웨어의 실제 주소 등도 공개했다. 아울러 IS의 해킹을 방지하기 위한 지침도 텔레그램을 통해 배포했다.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어나니머스는 IS와 연관된 웹사이트 149곳, 트위터 계정 10만 1000개, 선전용 비디오 5900건을 해체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실화가 뿜는 긴장감 “당신도 감시받고 있다”

    실화가 뿜는 긴장감 “당신도 감시받고 있다”

    스크린을 통해 도청(盜聽)이라는 소재를 전면적으로 다룬 작품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컨버세이션’(1974)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시당하고 있다는 공포에 짓눌린 도청 전문가 역할을 진 해크먼이 처절하게 연기했다. 고(故) 토니 스콧 감독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1998)에서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인공위성을 동원해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모습이 나온다. 에셜론(NSA의 통신 감청 시스템) 논란이 한창일 때 만들어진 작품이다. 우연히 NSA에 쫓기게 된 윌 스미스는 신용거래가 정지되고 휴대전화도 추적당하는 등 하루아침에 일상을 잃어버린다. 한때 NSA에서 일했으나 은둔하게 된 진 해크먼이 윌 스미스를 돕는 역할로 나와 영화 외적인 재미를 보탠다. 에드워드 스노든(32)은 ‘에너미…’가 그저 음모론에 기초한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 인물이다. NSA 파견 직원이었던 그는 2013년 미국 정부가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인 통신 감청과 개인정보 수집을 전 세계적으로 자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밀문서를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시티즌포’는 스노든의 폭로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이 작품에는 관객 눈을 사로잡을 만한 액션은 없다.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속도감도 없다. 최근 사건이라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여전히 생생하다. 현실 속 실제 사건이 영화의 스포일러다. 장르 특성상 이야기를 꾸미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러닝타임 113분 내내 앞서 언급한 두 작품 못지않은 긴장감을 뿜어낸다. 단순한 재연 다큐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개 다큐는 이미 과거가 된 사건이나 인물을 역추적해 재연하거나 자료 영상 등으로 재구성한다. 하지만 ‘시티즌포’는 스노든의 폭로를 바로 곁에서 실시간으로 담았다. 스노든이 미 정부를 비판하는 다큐를 여럿 찍었던 로라 포이트러스 감독과 사전에 접촉해 함께 준비한 덕분이다. 내부 고발의 문제의식 및 기획 단계부터 스노든이 치밀하게 준비해 왔음은 물론 그의 내부 고발이 단순히 충동적이거나 이해관계에 얽매인 결과물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보여 준다. 이 다큐를 통해 관객들은 스노든, 포이트러스 감독, 영국 가디언지 글렌 그린월드 기자와 2013년 6월 홍콩 호텔에서의 8일을 함께하게 된다. 지난해 카카오톡 감청 논란을 겪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묘한 기시감마저 들게 한다. 스노든은 현재 러시아에 망명 중이다. 시티즌포는 스노든이 제보할 때 사용한 이메일 아이디. 미국을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하게 한 그의 행동을 담은 이 다큐는 올해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 최우수 장편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지난달 29일 국내 시사회 뒤 이어진 인터넷 영상 대담에서 스노든은 “우리 모두가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책임을 가지고 있으며 위험을 봤을 때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폭로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나 혼자 한 번에 바꾸려고 했다기보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계속 놔둘지 아닐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주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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