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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기온 50년내 최고11도 ↑

    지구기온 50년내 최고11도 ↑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황장석기자|현재 추세대로 간다면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금세기 중반쯤에는 지구의 기온이 현재보다 섭씨 11도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등에 따르면, 현재 지구 표면 온도는 섭씨 15도 가량이다. 26일(현지시간) BBC방송 인터넷판은 전 세계의 개인 컴퓨터를 동원, 기후를 예측하는 거대 프로젝트 ‘클라이밋프리딕션(climateprediction.net)’의 실험결과, 기존에 예측한 상승치의 2배 이상의 기온 상승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실시된 예측 실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알려진 이번 실험 결과는 권위 있는 과학저널 네이처에 소개됐다. 클라이밋프리딕션의 실험은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제공하는 기후예측 프로그램을 전세계의 연구 참여자들이 개인 컴퓨터에 내려받은 뒤 동시에 가동시켜 슈퍼컴퓨터와 같은 분석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실험에는 150개국에서 9만 5000명이 참가했으며 각 기후조건들을 감안한 6만 종류의 기후예측 시뮬레이션을 가동시켰다. 시뮬레이션 결과 21세기 중반에 이르면 최소 섭씨 2도에서 많게는 섭씨 11도까지 지구기온이 상승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IPCC가 2001년 보고서에서 예상한 수치에 비해 2배가량 높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산화탄소의 양이 지금의 2배에 이르는 시기가 언제가 되느냐에 따라 지구 기온이 상승하는 시기가 다소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수 있지만 이번 세기 중에 닥칠 것은 확실하다. 이 프로젝트의 수석 과학자 데이비드 스테인포스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영향은 더 이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보다 더욱 강도높은 기후보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환경계획과 영국·미국·호주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기후변화 태스크포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류가 이산화탄소 배출로 기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1750년 산업혁명 이후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는 0.8도 이상 상승해 위험 수위인 2도를 얼마 남겨두지 않았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함유량은 현재 379으로 매년 2씩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어,10년 안에 위험 수위인 400에 도달하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그 경우 생태계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lotus@seoul.co.kr
  • [책꽂이]

    ●수취인 불명(캐스린 크레스만 테일러 지음, 정영문 옮김, 세종서적 펴냄)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전에 출간돼 독일 나치의 해악을 방관했던 영미권 지도층에 경종을 울리고 나치의 잔학상을 고발한 미국 소설. 히틀러의 등장을 전후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유대계 미국인 막스와 사업 파트너인 독일인 마틴이 주고받은 19통의 편지로 이뤄졌다.8300원. ●살아있는 김수영(김명인·임홍배 엮음, 창비 펴냄) 시인 김수영의 작품론과 시세계를 조명한 글 15편을 엄선해 엮었다. 강연호 김규동 김재용 남진우 유성호 최하림 등 문단 활동이 왕성한 평론가와 시인들이 김수영 대표작들에 대해 해설을 붙였다.1만 8000원. ●허니문(제임스 패터슨 지음, 임정희 옮김, 베텔스만 펴냄) 젊은 은행가가 의문사하자 FBI 요원 존 오하라는 유일한 목격자이자 은행가의 약혼녀인 노라 싱클레어를 의심한다. 부유층 인사의 죽음 옆에는 번번이 노라가 있었지만, 사람들은 아름다운 그녀를 의심하지 않는다. 미국인 작가의 신작 스릴러.8800원. ●현대문학상 수상시집(김사인 외 지음, 현대문학 펴냄) 2004년 제50회 현대문학상을 받은 김사인의 시 ‘노숙’을 비롯해 고진하·문인수·문태준·박형준·조용미·박정례 시인 등 수상 후보작들이 함께 실렸다. 현역 대표시인들의 근작시가 7편씩 실려 시단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을 듯.7000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권진아 옮김, 책세상 펴냄) 전5권. 영국 BBC의 라디오 대본작가였던 저자가 1978년 라디오용 코믹 과학소설로 시작했다가 폭발적 인기를 끈 뒤 TV 드라마, 컴퓨터게임, 연극 등으로 확장한 소설 시리즈. 지구를 초지성적인 외부 종족이 설계한 슈퍼컴퓨터로 설정하는 등 시공을 넘나드는 기상천외한 모험담.1996년 국내에 4권까지 번역됐으나 절판됐다가 완역 출간됐다. 각권 8000원.
  • 日, 초슈퍼컴등 10대기술 국가전략 과제로

    日, 초슈퍼컴등 10대기술 국가전략 과제로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는 초슈퍼컴퓨터, 초정밀전자현미경, 우주수송시스템 기술 등 10대 기간기술을 중기 국가전략과제로 선정, 향후 10년 이내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책정할 ‘제3기 과학기술 기본계획(2006년∼2015년)에 이런 내용을 포함시켜 예산과 인력을 집중 배분키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9일 보도했다. 우선 초슈퍼컴퓨터의 경우 유전자 정보 해석에 의한 신약 개발과 나노미터급 초미세 신소재 설계 등 바이오, 나노테크 분야의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고도의 시뮬레이션(모의실험) 능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중점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계측기술은 나노미터 이하 크기의 3차원 관찰과 가공에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방사광을 이용한 세계 최고 성능의 분석·해석 시설인 ‘Spring―8’(효고현 미카즈키초)의 후계기종을 역시 2010년까지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저탐사는 에너지 자원과 유용한 미생물·효소의 발견, 해저 지진 발생 메커니즘의 해명 필요성 등을 위해 중시했다. 2003년 5월 유실된 무인 탐사기의 후계기종으로 2010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저 1만 1000m까지 탐사가 가능한 작업로봇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우주개발분야에서는 H2A로켓을 이용한 기간로켓기술을 발전시켜 인공위성 발사는 물론 행성간 수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우주활동이 가능한 우주수송 시스템을 2015년까지 개발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taein@seoul.co.kr
  • 우주진화 과정 80일만에 구현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세계 최대규모의 우주진화 실험을 통해 천체생성의 과정과 형상을 뚜렷하게 재현해 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한국고등과학원(KIAS) 물리학부 박창범 교수와 김주한 박사팀이 세계 최대규모의 ‘우주진화 시뮬레이션(모의실험)’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박 교수팀의 연구는 지금까지 나온 우주생성 관련 가설들을 슈퍼컴퓨터에 입력시켜 우주의 진화모형을 만들어 냄으로써 망원경만으로는 관측할 수 없는 천체의 생성과정을 재현해 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 우주의 나이가 137억년이라는 기존 학설도 함께 증명됐다. KISTI는 “이번 실험으로 빅뱅(대폭발) 이후 현재까지 우주공간과 물질의 기원, 은하와 별의 생성, 행성과 생명체가 태어난 우주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박 교수팀은 우주생성 당시 은하에서 은하단, 초은하단, 우주 거대구조까지 다양한 천체들의 생성 원인이 물질분포가 달랐기 때문이라는 점에 착안,86억개의 질량을 가진 입자들을 우주생성 당시와 비슷한 상태로 슈퍼컴퓨터에 입력해 계산을 하도록 했다. 이는 기존에 이뤄졌던 것보다 8배 이상 큰 모의실험일뿐 아니라 박 교수가 1992년 세계 최초로 했던 실험에 비하면 2000배 이상 큰 것이다. 이 정도의 실험을 일반 컴퓨터로 하면 약 6만년의 시간이 걸리지만 첨단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KISTI가 보유한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80일 만에 완료됐다. 박 교수팀은 이 과정에서 ‘우주측량 프로젝트’에서 관측된 수십억광년 크기의 ‘슬론 장성’(Sloan Great Wall)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표준 우주모형에서는 구현되기 힘들다는 것을 밝혀내고 지금의 우주모형을 수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도 얻어냈다. 올해 7월 미국, 독일, 일본 등이 수행중인 ‘우주측량 프로젝트’(SDSS)에 공식 참여하게 될 우리나라는 박 교수의 이번 실험을 계기로 우주모형 검증과 우주구조 생성원리 규명에서 다른나라보다 한발짝 더 앞서나갈 수 있게 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검찰 “법규 미비 처벌 못한다”

    국내·외에서 무선전화 통신기술 가운데 가장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코드분할 다중접속방식(CDMA)2.5세대 기술이 외국계 회사로 사실상 넘어갔지만 법규의 미비로 무혐의처리됐다. 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부장 이득홍)는 26일 산업자원부가 고발한 현대시스콤의 CDMA기술 해외 불법매각 혐의에 대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올 4월 현대시스콤이 미국업체인 UT스타컴의 한국내 자회사인 UT스타컴 코리아와 1400만달러에 CDMA 2.5세대 기술 일체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2944개에 이르는 관련 특허의 명의가 UT스타컴 코리아로 이전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들간의 거래는 외국계회사의 국내 법인에 기술을 양도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수출로 보기 어려워 대외무역법 등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어 무혐의 처리했다.”고 밝혔다. UT스타컴 본사는 올 2월쯤 현대시스콤과 CDMA기술 이전 계약을 추진했으나 과학기술부가 난색을 표하자 한국내 법인을 설립해 계약을 체결하는 ‘우회로’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직 현대시스콤의 슈퍼컴퓨터에 저장돼 있는 CDMA 기술이 계약에 의해 UT스타컴 코리아로 넘어갈 경우, 미국의 UT스타컴 본사로 이전되는데 실질적인 제한이 없을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대외무역법은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국가들로 ‘전략물자’를 수출할 경우에만 산업자원부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그러나 ‘국제평화’,‘안전유지’라는 제한 이유가 모호할 뿐 아니라 ‘수출제한지역’이라는 개념을 UT스타컴의 본사가 있는 미국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UT스타컴 코리아가 계약에 따라 넘겨받은 CDMA 기술 특허권을 본사로 넘겨 사용하려면 기술개발촉진법에 따라 과학기술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검찰 관계자는 “전략기술은 기술개발촉진법에 따라 국가에 관계없이 해외수출시 과기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지만 전략물자 수출의 경우 대외무역법이 모호하게 규정한 특정 국가로의 수출에 대해서만 산자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어 법규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구름을 사랑한 과학자/리처드 험블린 지음

    이상 기후의 조짐이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슈퍼컴퓨터의 기술적 발전도 엄청난 위력을 지닌 자연의 변덕 앞에서는 속수무책.지금도 이러한데 18세기 후반 거대한 기상 이변의 소용돌이속에 휘말렸던 유럽 시민들이 겪었을 공포는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구름을 사랑한 과학자’는 구름 명명법과 분류법을 고안해 현대 기상학의 기초를 닦은 19세기 아마추어 기상학자 루크 하워드(1772∼1864)의 일대기이다.루크 하워드는 영국 런던에서 철제기구 제조업자의 아들로 태어났다.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금욕적인 생활을 강요당하며 자란 그가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창밖의 구름을 관측하는 것이었다.결국 아버지의 뜻에 따라 약제사의 길을 걷게 되지만 구름에 대한 관찰은 멈추지 않았다. 든든한 조력자 윌리엄 알렌의 도움으로 과학과 철학을 토론하는 모임인 아스케시안 소사이어티에 참여한 그는 1802년 런던의 한 허름한 건물 지하에서 ‘구름의 변형에 관하여’라는 논문을 발표한다.구름은 수증기가 상승하면서 응결되어 만들어진 것이며,나아가 몇가지 기본 형태로 구름을 분류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은 이 논문은 기상학의 역사를 다시 쓰는 중요한 연구물로 각광받게 됐다.영국의 지질학자인 리처드 험블린은 기상학의 기초를 닦은 인물이면서도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루크 하워드의 삶과 업적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되살려놓는 동시에 구름과 대기 현상 연구의 역사,그리고 현대 기상학이 형성되는 과정 등 19세기 영국 런던 과학계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1만 7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보일의 영화 속 수능잡기]‘트위스터’

    [김보일의 영화 속 수능잡기]‘트위스터’

    냄비의 물은 100℃에서 끓는다.물에 아무리 열을 가해도 온도는 100℃에서 더 올라가지 않는다.물론 기압이 낮아지면 물은 100℃보다 낮은 온도에서 끓는다.만약 압력솥에 물을 끓이면 어떤가.압력이 상승함에 따라 물의 비등점도 높아진다.따라서 조리하는 온도가 높아져 음식을 익히는 데 필요한 시간이 단축된다.보통 압력 밥솥은 내면의 1㎤당 1㎏의 압력을 받는데 이는 보통 기압의 두 배에 가깝다.따라서 물은 122℃에서 끓게 된다.그렇다면 물은 100℃에서 끓는다는 말은 수정돼야 한다.물이 끓는 데 영향을 주는 압력과 부피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실험을 할 때는 가급적이면 외부의 변수를 줄여가야 한다.실험을 하는 용액에 불순물이 가라앉으면 곤란하다.이 점을 고려해서인지 실험자들은 흰 가운을 입는다.침이라도 튈까 두려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실험자들도 있다.고성능 먼지 집진기를 설치한 실험실도 있다.완벽하게 습기를 제거하면 정전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실험실 창 밖에서 굴착기의 소음이라도 들려오면 곤란하다.완벽한 방음시설을 갖춘다 할지라도 실험자의 숨소리는 어찌할 것인가.게다가 실험실 위로 고압선이라도 지나간다면 문제가 심각하다.이래저래 실험실은 외부의 변수가 적은 외딴 곳에 설치될 수밖에 없다.이제 모든 변수들로부터 해방된 공간을 마련했노라,자부할 수 있는 실험실을 지었다고 해도 중력이란 변수가 버티고 있다.지구의 어느 곳도 중력의 값이 다르지 않은가.결국 아무리 변수를 줄여간다 할지라도 완벽하게 변수들을 제거하기란 불가능하다. 변수가 달라지면 실험의 결과도 달라진다.A에서 실험한 결과가 B라는 곳에서의 결과와 다르다면 A란 곳에서 타당한 것이 B라는 곳에서도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언제나 오차는 존재한다는 것이다.과학은 객관적이다.과학은 완벽하다는 환상은 사실 이런 오차를 모르는 데서 오는 헛된 믿음인지도 모른다.세상에는 무수한 변수가 있다.나는 모든 변수를 고려해서 이론을 만들었노라 자부할 수 있을지 모른다.그러나 예기치 못한 변수는 있기 마련이다. 초대형 돌개바람 토네이도가 어느 쪽으로 진행될 것인가를 예측하고,그 예측된 결과를 사람들에게 알려 토네이도의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이 영화 ‘트위스터’에서 주인공 과학자의 의도다.그러나 자연을 100퍼센트 이해하기란 곤란하다.토네이도의 앞길에는 무수히 많은 변수가 있고,아무리 엄청난 능력을 자랑하는 슈퍼컴퓨터를 동원한다 할지라도 인간은 존재하는 모든 변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오류가능성’이라는 사실 앞에서 과학자도 우리네 평범한 선남선녀들도 겸손을 배워야 할 듯싶다. 서울 배문고 교사 desert44@hitel.net
  • [근대 기상관측 100년] 한반도 2100년엔 6.5도 더워진다

    기상청이 지난 25일로 근대기상 100주년을 맞았다.기상청은 이에 맞춰 100년의 점검과 결산을 토대로 향후 한반도 기상을 연구하고 전망한 ‘한반도 기후 100년의 변화와 미래 전망’이란 자료를 내놓았다.이 자료는 우리 나라가 지구 온난화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뚜렷이 보여준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평균 기온의 상승이다.한반도가 갈수록 따뜻한 겨울과 무더운 여름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기온 상승의 원인은 지구온난화와 산업화로 꼽힌다.한반도 기후 변화를 중점 연구하고 있는 기상청 권원태 기후연구실장은 “한반도의 평균기온은 지구 온난화가 거의 멈췄던 1960년대와 1970년대에도 꾸준히 올랐다.”면서 “당시 급격히 일어난 산업화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후연구소에서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미래의 기후를 시뮬레이션했다.기준 시나리오는 2100년에 이산화탄소가 급격히 증가해 820이 되는 A2 시나리오와 완만하게 증가해 610이 되는 B2 시나리오 등 2가지다.시뮬레이션 결과 2100년쯤에는 한반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평균기온이 현재보다 6.5도(B2는 4.5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같은 기간의 전지구 평균 상승온도인 4.6도(B2는 3.0도)를 웃돈다. 권 실장은 “계절별로 분석하면 기온이 여름과 가을에 비해 겨울과 봄에 상승하는 폭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따뜻한 겨울과 무더운 봄이 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강수량도 마찬가지로 증가한다.2100년 강수량은 현재보다 10.5% 증가해 전지구 강수량 증가 예상치 4.4%보다 2배가 넘는다.강수량 증가는 특히 여름철에 집중될 전망이다. 또 전체 지구에 비해 동아시아 지역의 변화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만주 등 동아시아의 북서지역에서 기온이 가장 높게 상승하고 강수량은 유라시아 대륙 연안에서 큰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우리나라 기후는 전 지구 평균보다 2∼3배 정도 상승폭이 커 지구온난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전망이다.강수량도 늘어나지만 기온 상승으로 심한 가뭄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권 실장은 “기온상승으로 증발량이 늘어나 건조현상이 자주 나타날 것”이라면서 “강수 변동폭이 커져 한해에는 호우가 오다가도 다음해에는 가뭄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 지구 모델은 한반도와 같은 좁은 지역에는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우리나라는 지형이 복잡하고 남북으로 긴 데다,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지역에 따라 다른 기후 특성이 나타난다.기상연구소는 부경대와 공동으로 한반도에 국한해 분석한 제한지역 기후모델(RCM)을 이용,1951년부터 2100년까지의 기후 변화를 분석·연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결과 2040년에 비해 2090년에 기온이 더 크게 상승하고,특히 한반도 북부지역의 상승이 뚜렷할 것으로 나타났다.강수량도 2090년대의 증가폭이 더 컸으며 다른 계절에 비해 여름철에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또 서리일의 발생횟수 감소,겨울의 단축,강수일수 감소,호우 및 가뭄 증가 등 온난화에 따른 변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실장은 “이번에 사용된 기후 모델은 이산화탄소의 증가율이 중상과 중하 정도일 경우를 기준으로 삼았다.”면서 “실제 기후는 이산화탄소의 변화량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또 기온 증가율에 대해서도 “시뮬레이션상에서는 한반도 평균기온이 2090년에는 19도까지 상승한다.”면서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뮬레이션의 결과이므로 실제로는 달라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상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서둘러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기상청 윤석환 기상홍보과장은 “기후 시나리오는 가상적이기는 하지만 미래에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면서 “이같은 기후변화는 짧은 시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이를 지속적으로 전담할 기구와 기후변화를 예측,평가할 정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실장도 기후가 이산화탄소량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도 평균기온이 꾸준히 상승하고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변화의 방향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기온의 증가보다는 집중호우가 늘어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집중 호우의 가능성이 반영된 방재 대책과 함께 가뭄에 대비해 수자원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권 실장은 “가뭄의 경우 한해 정도는 견딜 수 있지만 2∼3년 정도 연속적으로 가뭄이 닥친다면 수자원 확보 차원에서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기상 전문가들은 또 기후변화가 사회경제 및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근대 기상관측 100년] “이웃집 딸 야외결혼 한다며 맑은 날 알려달랬을때 당황”

    근대 기상 100주년을 맞아 안명환(59) 기상청장은 “2004년을 기상관측 향후 100년의 새로운 원년으로 삼고 고객 중심의 기상예보 서비스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근대 기상관측 100년의 의미는. -역사를 되돌아 봄으로써 선현들의 기상 기술을 이어받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설정하자는 취지다.이를 위해 기상시스템의 혁신사업을 병행할 것이다. 태풍 루사와 지난 4일 쏟아진 폭설 등으로 예보 및 재난관리체계 허점이 노출됐는데. -우리나라의 기상예보 정확도는 85%로 예보 선진국인 미국 88%,일본 86%에 뒤지지 않는다.하지만 한반도의 3면을 둘러싼 바다와 높은 산의 영향으로 날씨 변화가 심해 예보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이같은 지역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 단위로 예보체계를 구성하고 국지예보구역 한 곳에 기상대 하나씩을 설치할 예정이다.또한 중앙재해대책본부 등과 연계해 방재기상 업무를 전담하는 기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기상청에 몸담은 34년 동안 기억나는 일화는. -이웃집 딸이 야외결혼식을 한다고 비가 오지 않는 날을 알려달라고 부탁을 해 무척 당혹스러웠다.또 염전사업이 호황을 이룰 때 여름철에 비가 오지 않는 날을 예측해 동업을 하자는 제안을 받은 적도 있다. 중점을 둘 기상 사업은. -우선 슈퍼컴퓨터 2호를 최대한 빨리 도입,집중호우와 태풍예보 정확도를 높여 기상재해를 최소화하도록 하겠다.또 예보브리핑 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태풍·황사 전문 예보관제 시행 등 고객위주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세상속으로] 기상청 예보관들 피 말리는 24시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지만 이들에겐 ‘한 길 하늘 속’도 모른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하늘 속’을 알아내려고 애쓰는 사람들.기상청 예보관의 세계는 어떠한가. ●어느날 오후3시 기상청 2층 예보실 “상층운을 보면 남쪽은 맑고 기온도 올라갔습니다.해상도 잔잔합니다.만주쪽 기압골은 체계적으로 발달하고 있습니다.”라는 총괄예보관의 말로 지난 15일 오후 기상 브리핑이 시작됐다.기상 브리핑은 예보국장,수치예보과장,원격예보관,총괄예보관,황사·위성·지진·관측 담당관등 20명이 모여서 여는 회의.전날 예보에 대한 평가와 그날 예보할 내용을 놓고 토론이 벌어진다.격론을 벌이기 일쑤고,요즘처럼 ‘이변’이라 부를 만한 극단적 기상현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해석이 분분하다. “강수가 새벽에 많겠다.”는 기상예보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른 참석자들의 반론이 이어진다.“기압도를 보면 아래로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새벽에 많겠다.’는 예상은 다시 검토해야 하지 않나.”“내일 아침 비는 따뜻한 기단에서 떨어져 적은 수준이다.남서쪽에서 수증기가 유입되는 낮 이후나 모레에야 비가 많을 것 같다.”“밑에서 고기압이 받치면서 기압골로 수증기가 유입되는 현상이 폭설이 왔던 지난 4일과 비슷하지 않나.”라는 지적이 이어진다.이런 토론을 거쳐 이날의 예보는 ‘흐리고 오후 한때 비’‘예상 강수량 5∼10㎜’에서 ‘흐리고 낮 한때 비’‘최대 20㎜’로 바뀌었다. 황사가 극심했던 2002년 이후 생긴 황사 담당 예보관을 맡고 있는 김승배(45)씨는 “예보하기가 정말 힘들다.지난번 폭설이 중부 지역을 강타할 때도,눈이 많이 내릴 가능성은 알았지만 어느 지역에 얼마나 올지를 예측하기는 힘들었다.”면서 “아무리 최첨단 과학을 동원해도 날씨를 정량화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상 브리핑이 끝나면 이어 대전·강원·광주·부산·제주 지역 예보관과 화상 회의를 열어 토론을 계속한다.“기온이 내일까지는 올라가다 급격히 하강할 듯하다.예상온도를 조정해야 할 것 같다.”“낮에 강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새벽부터 올 것 같다.시간을 당기겠다.”는 등 각 지역 예보관들의 지적이 이어진다. ●100% 확실하면 ‘예보’가 아니다 예보관들이 이렇게 토론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슈퍼컴퓨터를 이용한 기후 자료를 받아도 그것을 해석하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신호(54) 예보관은 “만약 예보에 한치의 틀림이 없다면 그건 예보가 아니라 확보일 것”이라면서 “이상 조짐이 보일 때마다 주의보를 발표하면 결국은 ‘양치기 소년’이 되고 만다.”고 안타까워했다.주의보가 맞지 않는 일이 잦으면 ‘기상청이 또 틀렸네.역시 믿을 수 없군.’하며 일기예보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희운(52) 총괄 예보관도 “날씨를 30년 봐왔지만 볼수록 어렵다.”라며 “역시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이 총괄 예보관은 “전체 지구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적 순환 예측은 오히려 쉽다.어려운 것은 지역 예보”라고 했다.이어 “요즘은 봄·겨울 날씨가 오락가락한다.기온도 평년보다 8∼10도 높다.이상기온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평소와 다른 형태를 보여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보관들은 중부지역을 강타한 지난번 폭설에 대해 늑장 예보를 했다는 논란을 아주 부담스러워했다.심우성(50) 예보사는 “100년 만에 처음이라는 폭설인데,말이 100년이지 이제껏 없던 일”이라면서 “많이 온다고 예보했지만 어느 누가 그 정도로 많이 오리라 예상할 수 있겠느냐.”면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슈퍼컴퓨터 교체 늦어 전산망 ‘먹통’ / 일손 놓은 경찰

    경찰청의 슈퍼컴퓨터 교체작업이 늦어지는 바람에 10일 밤 11시20분까지 전국의 경찰 전산통신망이 ‘먹통’이 됐다. 이 때문에 주민등록과 전과기록 조회 등 일선 경찰의 조회업무가 마비되는 등 혼란이 잇따랐다. 서울 S경찰서 관계자는 “오전 5시부터 10시간 동안 작동이 중단된다던 공문내용과 달리 오후 3시가 넘도록 전산통신망이 개통되지 않았다.”면서 “신원과 전과기록 조회가 불가능해 외근 형사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D경찰서 관계자도 “휴대폰 조회기나 개인용정보단말기(PDA) 조회기가 보급되지 않은 일부 파출소는 일손을 놓다시피 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경찰청 정보통신과 관계자는 “경찰청이 보유한 메인프레임급 컴퓨터로는 폭증하는 업무를 감당하기 힘들어 새 기종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면서 “생산회사측이 작업 소요시간을 잘못 예측,전산망 개통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전산망 불통에 대비해 휴대폰이나 PDA 조회기를 일선 파출소 등에 지급하고 있지만 차적이나 수배차량 조회 등만 가능할뿐 주민등록·범죄경력 조회 등은 불가능한데다 보급률마저 높지 않은 실정이다. 이세영기자 sylee@
  • 기상정보 경제가치 6조5천억

    우리나라의 기상 정보활용에 따른 가치가 연간 6조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또 기상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산업의 비중이 미국보다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강인식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와 삼성지구환경연구소 황진택 박사는 2일 발표한 ‘기상의 사회경제적 영향 및 상관관계’라는 공동 연구보고서를 통해 “건설업,소매업,금융보험업 등 기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산업분야에 대해 조사한 결과 기상 정보를 활용했을 때의 사회·경제적 가치가 연간 3조 5000억원에서 많게는 6조 5000억원에 달한다.”고 평가했다.또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건설업,운송업,보험업 등 기상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산업의 비율이 52%에 육박,미국의 42%보다 10%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있어 기상 정보 활용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기상청이 지난 1999년 도입한 기상용 슈퍼컴퓨터 1호기의 경제적 효과는 3년 동안 최대 1조 43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슈퍼컴퓨터 투자 비용에 비해 80배의 경제적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두걸기자 douzirl@
  • 기상예보와 생활 / 슈퍼컴퓨터 가동 ‘예보정확도 85%’

    지난 주 기상청은 올 장마가 23일 전국적으로 시작된다고 예보했다.그 예보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했다.‘기상청 예보는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기억을 갖고 있던 일반 시민에게는 다소 놀랍고 반가운 일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슈퍼 컴퓨터 등 기상 장비의 첨단화,우수한 인력과 예산의 확충 등으로 일기 예보의 정확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장비 첨단화의 첨병,슈퍼컴퓨터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기상청 단기 예보의 정확도는 80%를 조금 웃돌았으나 최근에는 85%를 넘기고 있다.80%대 후반인 ‘선진국 수준’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일기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상 장비의 첨단화이며,그 꽃은 슈퍼컴퓨터로 꼽힌다. 기상청이 처음 슈퍼컴퓨터를 도입한 것은 지난 99년 6월.일본 니혼전기주식회사(NEC)의 최신형 ‘SX5,16A’ 기종 슈퍼컴퓨터를 5년동안 1300만 달러에 빌려 쓰고 있다. 슈퍼컴퓨터의 가동으로 기상청은 기상예측에 소요되는 시간을 5시간에서 5분으로 60분의 1 정도 단축시켰다.또 한국의 기후와 식생등을 예보에 반영하는 한국형 기상예보 모델을 개발,정확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기상청 관계자는 “2004년에는 차기 슈퍼컴퓨터를 도입,선진국에 못지 않은 정확도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올 들어 기상 레이더 설치 장소를 7곳에서 9곳으로 늘렸다.장마철에 대비해 대기 고층을 자동으로 관측하는 ‘오토존데’,10분 간격으로 수직으로 이동하는 바람 자료를 관측하는 ‘윈드프로파일러’ 등 첨단관측장비도 외국에서 수입했다.기상청은 “2008년에는 국산 기상위성을 발사,현재 일본과 미국의 기상위성으로부터 영상 자료를 받는 방식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종합 기상예보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고 밝혔다. ●인력과 예산의 지속적 증가도 ‘한몫’ 기상청은 지난 48년 8월 문교부 소속 국립중앙관상대로 출발한 뒤 63년 2월 중앙관상대,82년 1월 중앙기상대로 개칭했다가 90년 12월부터 현재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인력은 지난 71년만 하더라도 500명 안팎에 머물렀다.그러나 지난 96년에는 1000명을 넘어섰고,해마다 20∼30명씩 충원되고 있다.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연구 직원은 단 한명도 없었지만 지금은 석·박사급 연구직만 209명이나 된다.이들은 국내에서 ‘한국식 기상’을 공부했을 뿐 아니라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기상기구(WMO)에서 연수를 받는 등 ‘국제적 경험’도 쌓았다. 예산도 선진국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88년 110억원 수준이었던 한해 예산이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15년 만에 10배 가까이 뛰었다.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상투자액도 0.017%를 기록,0.039%인 독일에는 못미치지만 호주나 스웨덴 등 기상 선진국보다는 높다. ●기상청 홈페이지 이용도 급증 일반 시민의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도 기상예보에 대한 시민들의 막연한 불신감을 씻는 계기가 됐다.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플러스가 지난해 10월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6%가 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기상 정보를 매일 1차례 이상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윤석환 홍보과장은 “예전에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하루 한차례씩 기상뉴스를 접했지만 이젠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기상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서 “기상청과 시민의 거리가 가까워져 기상예보가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훨씬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기상예보와 생활 / 김병선 기상청 원격탐사과장

    “장마 때면 연일 야근에 녹초가 되지만 발빠른 기상예보로 장마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 피로를 잊습니다.” 23년째 기상청을 지키는 김병선(51·사진) 원격탐사과장.지난 81년 첫발을 디딘 이후 4반세기 가까이 날씨와 씨름한 기상청 터줏대감이다.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기상기구(WMO)에도 2년 동안 파견 근무를 다녀왔다. 김 과장은 지난 76년 연세대 천문기상학과를 졸업한 뒤 공군에 입대,5년동안 기상장교로 근무했다.그는 “60년대 말 아폴로호가 달에 착륙하는 광경에 넋이 나가 천문학을 공부하게 됐다.”면서 “대학부터 시작하면 일생의 대부분을 기상도와 함께 보낸 셈”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이 기상청에서 처음 일을 시작한 8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기상예보는 예보관들의 경험에 크게 의존했다.지금의 슈퍼컴퓨터같은 최첨단 장비는 꿈도 꾸지 못했다.지금은 기본에 속하는 수치예보 모델조차 없었다.김 과장은 “예보관들이 경험과 감(感)으로 일기도를 해석하던 시절이라 기상 예보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고돌아봤다. 김 과장이 기억하는 결정적인 기상 오보는 지난 86년 아시안게임 개막식 당시 날씨 예보.‘맑음’으로 기상 예보가 나갔으나 비가 오는 바람에 한바탕 혼쭐이 났다.정권 수뇌부로부터 호되게 질책도 당했다.87년 태풍 셀마의 진로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나 지난해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천문학적인 피해를 봤던 것도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김 과장이 바라보는 기상청의 미래는 밝다.그동안 장비와 인력이 보강돼 우리의 기상예보가 선진국 수준에까지 근접했다는 것이다.김 과장은 “아직 이렇다 할 해양관측선 하나 없는 게 우리 기상청의 현실”이라면서도 “2008년에 쏘아 올릴 통신해양기상위성 1호가 출범하면 10대 기상선진국 대열에 우리도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 책 / 참여군중 / 최첨단 네트워크 함정에 빠진 현대인은 ‘윤똑똑이’

    급변하는 시대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낯선 이름의 ‘신(新)인류’가 등장한다.‘영리한 군중’(Smart Mob)도 그 하나다.휴대전화나 PDA(개인휴대단말기),인터넷 등 최첨단 기술기기로 무장하고 컴퓨터 네트워크로 연결된 군중의 속성을 일컫는다. 미국의 사이버 사회학자인 하워드 라인골드가 쓴 ‘참여군중’(이운경 옮김,황금가지 펴냄)은 ‘영리한 군중’의 빛과 그림자,그리고 그것이 가까운 미래에 미칠 영향 등을 다각도로 짚은,규모있는 사회비평서다. 책은 원제의 ‘영리한 군중’을 ‘참여군중’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개념으로 바꿔 불렀다.정치·사회·경제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실시간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대 군중의 속성을 최종 요약한 셈이다. 참여군중의 특징은 여러가지다.무엇보다 서로를 알지 못하더라도 조화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협력하는 사람들이다.물론,통신과 연산 기능을 모두 갖춘 장비를 지니고 다니는 덕분이다.참여군중에게 휴대전화는 가장 기본적인 기술이자 도구다.이들이 힘을 결집하는 네트워크는 생활 전반의 여러 목적을 광범위하게 아우른다.난치병 치료나 학술연구 등 실용적·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개인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를 공유,슈퍼컴퓨터급의 막대한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현재적 사실만을 나열했다면 책의 의미는 반감될 것이다.그러나 곧 전문가의 신중한 미래진단이 덧붙는다.목적에 따라 보이지 않게 요소요소에 인공지능 기기가 숨겨질 미래는 결코 장밋빛이 아니다.컴퓨터칩이 곳곳에 깔린 ‘스마트 룸’(Smart Room),역시 컴퓨터칩이 내장된 옷인 ‘스마트 클로드즈’(Smart clothes) 등 사적인 정보를 타인에게 노출하는 기능을 자발적으로 수용하게 되는 맹점부터 지적된다. 비디오카메라나 녹음기,‘스마트 클로드즈’ 등 착용식 컴퓨터가 상용화되는 때가 오면 개인정보가 큰 거부감 없이 국가에 귀속되거나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역기능을 낳을 수 있다고 예시한다.‘영리한 군중’이 자기함정에 제발로 빠지고 마는 결과다. ‘무선 누비이불’을 덮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책은 스스로를 속박하지 않는 진정한 참여군중의 길을 귀띔하기도 한다.네티즌들이 오프라인 활동을 자주 가져 ‘아날로그적’ 친분을 다지는 것도 한 방법.특정사안에 대해 토론할 때에는 웹을 먼저 뒤져 관련근거를 제시하고 인신공격을 피해야 한다는 등 세심한 조언들이 잇따른다. 첨단 네트워크를 ‘족쇄’가 아닌 ‘동반자’로 오래오래 주체적으로 활용키 위해서라면 귀기울일 가치가 충분하다.영리한 군중이 반드시 현명한 군중은 아니기 때문이다.1만 8000원. 황수정기자 sjh@
  • 삼성, 4GB DDR모듈 세계 첫 출시/정보저장용량 현존 최대 올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

    삼성전자가 19일 최첨단 D램인 4기가바이트(GB·1바이트=8비트) DDR(더블데이트레이트) 모듈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1기가비트(Gb) DDR 양산용 제품을 최초로 출시했으며 이번 4GB DDR D램 모듈도 메모리업계에서 첫번째 발표”라고 설명했다. 4GB 모듈에는 1Gb 짜리 DDR 36개가 탑재된다.이는 현존하는 메모리 모듈 가운데 최대 용량이며 ▲영자신문 26만 페이지▲단행본 5000권▲사진 1만 3000장▲음악(MP3 기준) 1만곡에 해당하는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슈퍼컴퓨터,고성능 서버,워크스테이션 등의 주기억장치로 쓰이게 된다. 모듈을 구성하는 1Gb DDR는 머리카락의 1000분의 1에 해당하는 굵기인 0.10㎛(미크론·100만분의 1m)급 초미세 공정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관계자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이를 통해 기존시장의 추종자가 아닌 ‘신규시장 크리에이터’로서의 역할을 한번 더 입증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 기관인 데이터퀘스터에 따르면,1Gb DDR 시장은 올 하반기부터 초기 시장을 형성,2006년에는 74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기상청 슈퍼컴 태백산맥 고도산정 한계 태풍루사 강수량 빗나갔다

    기상청 예보사가 현 기상청 슈퍼컴퓨터 기후예측모델의 오차 때문에 ‘루사’ 등 태풍의 강수량 예보가 3배 이상 크게 어긋났다는 분석을 내놨다. 부산기상청 장용환(40) 예보사는 19일 기상청 예보기술발표회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동해안지방의 집중호우 진단’이란 논문에서 “슈퍼컴퓨터의 수치모델에서 적용되는 태백산맥 고도가 실제보다 500m 이상 낮아 산악으로 인한 구름의 발달과 강제상승이 작게 묘사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장씨는 “태풍으로 동해안지역에 호우가 예상될 때 예측모델의 강수량 예상값보다 2∼3배 많이 예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31일 태풍 ‘루사’의 강릉지역 12시간 전 일강수량 예보는 355㎜정도였으나 실제로는 예상보다 2.45배 많은 870.5㎜가 내렸다.지난해 9월9일 태풍 ‘제비’와 ‘다니스’의 경우에도 경북 영덕에서 12시간 전 일강수량이 92㎜로 예보됐으나 실제로는 3배나 많은 277.5㎜의 폭우가 왔다. 장씨는 지난 10월19일 강원도 삼척과 울진에서 발생한 호우의 경우 슈퍼컴퓨터 모델의 지형 고도가 30㎞ 간격인 경우 일강수량이 30㎜에 불과했으나,5㎞ 간격 모델은 100㎜ 이상 예상강수량이 늘었다고 분석했다.이어 동해안지역에서 산악효과로 태풍의 하층기류가 강제상승,호우가 발생하는 남쪽한계선인 포항 주왕산 지역까지는 태풍으로 인한 강수량을 2∼3배 많이 예상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기상청 수치예보과측은 “슈퍼컴퓨터 예보모델의 지형도를 현실 지형에 맞게 개선하면 컴퓨터의 계산 시간이 24시간 이상 오래 걸리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
  • [2002 길섶에서] 낭떠러지 효과

    간혹 SF영화나 소설을 보면 인간에게 복종하도록 프로그램된 슈퍼컴퓨터가 어느 순간 홱 미쳐 오히려 인간사냥에 나선다.인간은 자기가 만든 기계에 속절없이 당한다.과학문명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고성능 컴퓨터일수록 미세한 요인에 의해 고장이 나거나 오작동되기 쉽다고 한다.그래서 계산능력이 초당 1조회를 웃도는 슈퍼컴퓨터는 충격은 물론 온도 변화,먼지 등까지도 막아줘야 한다. 미래학에서는 컴퓨터가 쉽게 망가지는 이런 현상을 ‘낭떠러지 효과’라고 부른다.슈퍼컴퓨터는 입력된 명령이 아닌 비정상적인 지시를 받으면 ‘낭떠러지’에서 뚝 떨어지듯 기능이 곤두박질친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미래학자들은 여기서 한발 나아가,기계문명을 맹신할 경우 예기치 못한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낭떠러지 효과는 인간사회에도 통용되는 것 같다.사회가 고도로 발달한 미국에서 이해되지 않는 총기난사 사건이 걸핏하면 일어나고 있다.기계나 사회나 너무 정교하면 취약해지는 것일까. 박재범 논설위원
  • 월드컵 극장가 SF 블록버스터 韓·할리우드 ‘충돌’

    월드컵과 함께 올 여름을 달굴 SF 두 편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한국 영화 최초로 본격 SF 블록버스터에 도전장을 내민 ‘예스터데이’.폐쇄된 지하 비밀 실험실의 탈출기를 그린 할리우드 영화 ‘레지던트 이블’.두 영화 모두 무모한 유전자 실험이 낳은 미래의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그렸다.하지만 영화의 질감은 사뭇 다르다. ■13일 개봉 ‘예스터데이' 미래도시를 그린 영화의 제목이 ‘예스터데이’(13일 개봉)라는 것부터 의미심장하다.어제 잘못 뿌린 씨앗으로 얽혀버린 미래를 풀 수 있는 열쇠는 과거뿐.‘예스터데이’의 진정한 주인공은 제목 그대로 ‘시간’이다. 2020년 통일 한반도.은퇴 과학자들만 노린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한다.특수수사대(SI)가 파견되지만 범인 골리앗(최민수)은 이를 조롱하듯 현장에 자신의 펜던트를 남기고 사라진다.한편 인터시티 한복판에서 경찰청장이 납치되고 청장의 딸인 범죄심리분석관 희수(김윤진)가 수사팀에 합류한다.비밀 파일을 열던 중 30년전 아이 몇명이 실종됐고 희생된 과학자들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비밀 실험에 연루된 사실을 알아내는데… 영화는 시종일관 청색 톤의 배경에 다양한 국적의 문화를 혼합시킨 소품들을 활용해 독특한 색감으로 미래도시를 창조해 낸다.특히 인터시티 외곽지역 게토에 자리잡은 클럽 말라카베이는 비닐옷,가죽옷,기모노,힙합패션이 한데 섞인 ‘퓨전’의총체.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낯익다. 리들리 스콧의 1982년작 ‘블레이드 러너’역시 공간의 혼성모방으로 정체성의 혼돈을 겪는 포스트모던 사회의 징후를 보여준 작품.수사관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는 설정도 비슷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블레이드 러너’의 계보를 잇는 SF의 걸작에 이름을 올리지못하는 것은 순전히 제작진의 욕심 때문이다.우선 과도한 액션장면이 주제의 심오함이나 차가운 배경과 겉돈다.귀를 찢는 총성과 쫓고 쫓는 추격전이 나와도 동기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으면 하품이 나오는 법. 배우들의 연기도 인간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의도에 멀찍이 떨어져 있다.SI 수석팀장 석(김승우)과 희수 모두 유전자 조작에 의해 자기도모르는 사이에 현재의 위치에 선 인물.잃어버린 기억의 통로로 들어서면서 느낄 상실감과 충격을 관객이 함께 느끼기에는 연기나 반응이 평면적이다.액션 위주의 볼거리와 인간·시간의 심오한 문제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지만,단순한 소재로서의 SF를 넘어서려는 시도는 값지다.총 제작비만 80억원이 들었다니 화려한 액션 신으로 주제의 모험을 만회하려는 제작진만 탓할 수는 없을 것 같다.정윤수 감독의 데뷔작. ■내일 개봉 ‘레지던트 이블' 영화 ‘예스터데이’가 ‘블레이드 러너’의 배경에 머물러 있을 때,‘블레이드러너’의 시각효과팀은 서늘하면서도 음산한 금속성의 폐쇄공간을 창조했다.인기게임을 영화로 만든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6일 개봉)은 이 공간을 치밀하게 이용하면서 공포영화의 문법을 따른다. 지하의 거대한 비밀 유전자연구소 ‘하이브’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유출된다.슈퍼 컴퓨터 레드퀸은 연구소를 봉쇄하고 모든 직원을 죽인다.레드퀸과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파견된 특공대에 주어진 시간은 3시간.특공대는 임무를 수행하기는 커녕 빠져나오기도 힘든 상황에 처하는데…. 밀라 요보비치를 정면에 내세운 이 영화를 미모의 여전사가 활약하는 영웅적 탈출기로 생각한다면 착각이다.영화 초반부에서 관객을 압도하는 것은 현란한 액션연기가 아니라,소름이 끼칠 정도로 고립된 느낌의 ‘공간’이다.어디서 어떻게 공격할지 모르는 슈퍼컴퓨터에 맞서 총을 들고 미로를 통과하는 특공대의 모습은 무력하기 짝이 없다.파란 레이저광선에 몸이 산산조각나기 직전 한 특공대원의 표정은 공포와 무력감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하지만 중반부터 등장하는 좀비들은 좀 엉뚱하다.공간으로만 승부하기에는 영화의 스케일이 너무 큰 탓일까.유전자 실험에 의해 잘못된 바이러스가 영혼 없는 시체들을 활보하게 하고,갑자기 잠재능력을 알게 된 특수요원 앨리스가 벽을 타며 이들을 무찌르는 설정도 이음새가 엉성하다. 하지만 매무새를 가다듬고 영화는 다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다.특히 동지였던 요원이 기억을 되찾으며 적으로 돌변하는 모습은 인간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게한다.또 암울한 미래를 그대로 남겨두는 결말도 신선하다.기억을 복원하면서 폐허가 된 공간에서 과거를 보는 것은 ‘예스터데이’와 흡사해 서로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정육면체 공간에 갇혀 하나하나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두뇌게임 ‘큐브’,폐쇄된 실험실에서 투명인간의 공격으로 공포에 몸을 떠는 ‘할로우 맨’,탈출에 성공한 줄 알았는데 적들의 소굴 한복판에 서게 된 황당한 반전이 뒤통수를 치는 ‘혹성탈출’.이 세가지 영화의 맛을 버무린 ‘레지던트 이블’은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이 될 만하다.폴 앤더슨 감독. 김소연기자 purple@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날씨 맞히기

    “난 기상학과야.”“그런 과도 있니? 그럼 내일 날씨 맞힐 수 있어?” 이정재가 기상캐스터로 출연한 영화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청춘 남녀가 나누는 대화다.이렇듯 사람들은 기상하면 날씨 예측을 떠올리고 그 예측은 ‘맞아야 한다.’는 전제를 깐다. 그러나 ‘맞히다.’의 사전적 의미와 같이 날씨를 맞힐수는 없다.날씨 변화는 인간이 다스릴 수 없는 오묘한 자연의 조화이고,벗길 수 없는 비밀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개봉에 앞서 기상청에서 가진 ‘오버 더 레인보우’ 시사회 덕분에 모처럼 멜로 영화 한 편을 본 김에 다소 감상적으로 날씨 얘기를 하고자 한다.볼 수도,잡을 수도 없는 공기의 변화는 다양한 형태의 날씨로 나타나 때론 평온하게때로는 사납게 그 성질을 표현한다.한 길 사람 속 모르듯,거대한 자연의 일부인 천 길 대기 속을 다 알 수는 없다.열 길 물 속은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지만. 날씨 예측은 과학이다.그것도 최첨단 기술과 기상,수학,물리,공학 등을 망라한 종합과학이다. 그러나 다루는 대상이 보이지도 않고 범위가너무나 넓다.수평으로 수천㎞,수직으로 수십㎞ 내에서 움직이는 공기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묻는 말이 고작 “내일 날씨 맞힐수 있어?”다.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주가,부동산,물가 전망도 정확히 맞히기는 어려운 것 같다.그 예측이 정확하다면 모두 부자가 돼 있을 터인데.자연계에서 벌어지는 날씨 변화를 예측하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사회현상보다 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다.과학을 총동원하여 로봇 인간을 만들었다고 치자.이 로봇이 신이 만든 인간처럼 완벽할 수 없어 ‘로보캅’처럼 걷고 사고의 폭도 좁을 수밖에 없다.마찬가지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최첨단 수치예보도 자연현상을 완전히 복제하여 재현할 수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날씨를 맞힐 수는 없는 일이다.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태풍이 온다는 예보에 플로리다해안에 사는 수십만명이 우리나라 명절 귀성객 차량 행렬처럼 고생하며 대피했는데 태풍 진로 예측이 빗나갔다고한다.이때 시민들이 보인 반응이 참으로 놀랍다. 겪었던 고생이 문제가 아니라 그 태풍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려준 자연,즉 신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못 맞힌 인간을 탓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곧 비와 태풍의 계절이 온다.여름철 비는 분명히 일년 동안 먹을 물을 댐에 채워주는 생명수이지만,때로는 수마(水魔)로 변하기에 두려운 대상이다.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집중호우가 내릴 수 있는 여름철을 앞두고 우리는무엇을 할 것인가? 올 여름엔 날씨를 잘 맞히나 못 맞히나 내기 할 것인가? 예상강수량 ‘200㎜’란 숫자는 1등의행운을 가져다 주는 복권번호 맞히기가 아니라 그만큼 많이 내릴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다.예상강수량으로 발표한 200㎜를 넘어 300㎜가 내려 피해가 났으니 틀렸다고 비난한다면 본질을 흐리는 무용한 논쟁이다. ‘내일 날씨 맞힐 수 있어?’ 대신 ‘내일 비 올 가능성있어?’로 인식될 때 기상예보는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올 여름 집중호우도 비켜갈 수 없는 자연의 공포이자 없어서는 안될 혜택이다. 안명환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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