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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컴퓨터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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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든 정의 TECH+] 소프트뱅크의 ARM 서버 시장을 탐하다

    [고든 정의 TECH+] 소프트뱅크의 ARM 서버 시장을 탐하다

    IT 업계에서 최근 있었던 가장 놀라운 인수 합병은 바로 소프트뱅크(회장 손정의)가 35조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ARM을 인수한 일입니다. ARM은 직접 프로세서를 제조하는 회사는 아니지만, 자사의 프로세서 설계를 라이센스를 주고 다른 회사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현재 스마트폰은 물론 사물인터넷(IoT), 임베디드 시장 등 여러 분야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엑시노스도 애플의 A 시리즈 프로세서도, 퀄컴의 스냅드래곤도 모두 ARM의 아키텍처를 사용하고 있죠. 사실 우리 주변에 있는 모바일 기기는 물론 전자 기기 상당수가 ARM 기반 프로세서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매출 규모는 작아도 ARM이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ARM도 넘보기 어려운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전통적인 컴퓨터의 영역인 슈퍼컴퓨터, 서버, 데스크톱 PC 부분입니다. PC는 사양산업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계속해서 성장세인 서버 및 고성능 컴퓨팅 부분에서도 점유율이 미미하다는 것은 앞으로 이 회사가 성장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전통의 강자는 인텔, IBM, 오라클 등이라고 할 수 있는데, ARM이 저전력의 작은 CPU에 집중해온 만큼 고성능 CPU를 지닌 이들과의 경쟁은 버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ARM은 다수의 CPU를 이용하는 새로운 그물망 아키텍처(mesh architecture)를 선보였습니다. 여러 개의 CPU로 승부를 보기 위해 4개의 ARM CPU를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고 다시 이를 32개까지 서로 연결했습니다. Corelink CMN (coherent mesh network) - 600이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는 최대 128개의 ARM CPU를 연결해서 성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CPU를 서로 연결하면 마치 도로에 차가 쏟아져나오는 것처럼 서로 병목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데, CMN -600은 이를 최적화해서 성능을 높였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이렇게 많은 CPU가 메모리에 접근하면 역시 여기에서도 병목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새로운 DDR4 메모리 컨트롤러인 DMC-620은 최대 8채널 DDR4 메모리 (3,200MHz)를 지원해서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각각 1TB 메모리 지원이 가능해 최대 8TB DDR4 메모리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매우 크지만, 서버 및 고성능 컴퓨터 분야에서는 필요한 성능이기도 합니다. ARM은 이 CMN - 600과 DMC-620을 통해서 전 세대 제품 대비 2.5배의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고성능 CPU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 IBM 같은 다른 경쟁자를 누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과거 인텔이 모바일 시장에 진입하려 했을 때 x86 CPU는 너무 크고 전력 소모도 커서 ARM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었지만, 반대로 서버 시장에서 승부를 보게 되면 ARM은 최신 CPU인 A72를 사용해도 인텔의 최신 CPU의 상대가 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버 시장에도 저전력 서버 등 여러 틈새시장이 있는 만큼 ARM의 시도가 계속해서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 시장에는 고성능 컴퓨터와 인공지능 같은 차세대 성장 동력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ARM의 시도가 앞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신통방통 기상] 슈퍼컴퓨터와 날씨는 무슨 관계일까/고윤화 기상청장

    [신통방통 기상] 슈퍼컴퓨터와 날씨는 무슨 관계일까/고윤화 기상청장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날씨의 변화는 점점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가 조금이라도 더 정확한 기상예보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고액의 슈퍼컴퓨터를 앞다퉈 도입하는 것이 대표적 예다. 날씨와 슈퍼컴퓨터는 무슨 관계일까. 슈퍼컴퓨터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보다 연산 속도가 훨씬 빠른, 말 그대로 고성능 거대 용량의 컴퓨터를 말한다. 컴퓨터 연산처리 속도를 기준으로 세계 500위 안에 드는 컴퓨터가 슈퍼컴퓨터다. 기상예보에서 슈퍼컴퓨터는 기상정보를 빠르게 생산하기 위해 존재한다. 전 지구를 대상으로 지금의 기상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의 날씨를 예측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수치예보모델이라고 한다. 수치예보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온과 바람, 구름의 양 등 방대한 양의 다양한 날씨 현상을 정해진 시간 내에 빠르게 계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계산에 슈퍼컴퓨터가 사용된다. 지구를 입체적으로 일정한 크기와 규모로 나눈 격자의 수평·수직 분해능이 조밀한 수치예보모델일수록 일기예보의 정확도가 올라간다. 고기잡이 그물의 그물코가 촘촘할수록 좀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렇다고 수치예보모델의 분해능을 무작정 높일 수는 없다. 수평·수직 분해능이 2배 조밀해지면 계산량은 10배 이상 증가하기 때문이다. 격자가 늘어나면 기온, 기압, 풍향, 풍속 등 기상요소에 해당하는 자료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슈퍼컴퓨터가 처리해야 할 연산량도 많아져 더 높은 성능이 요구된다. 슈퍼컴퓨터의 성능은 1초에 연산할 수 있는 속도인 플롭스(FLOPS)로 평가한다. 지난해 기상청이 도입한 슈퍼컴퓨터 4호기는 ‘우리’, ‘누리’, ‘미리’ 등 3대의 컴퓨터로 구성되는데 종합성능은 6.2페타플롭스로 초당 6200조번의 연산이 가능하다. 개별 성능을 살펴보면 전 세계 슈퍼컴퓨터 중 누리가 36위, 미리가 37위, 우리가 394위 수준이다. 기상예보의 정확도는 예보관의 능력 28%, 관측 자료의 품질 32%, 기상예보 소프트웨어인 수치모델 성능 40%로 결정된다. 전문가들은 기상예보 역량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을 수치예보모델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나라가 국가별 지형과 특성에 맞는 수치예보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19년까지 전 지구 해상도 10㎞ 내외의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날씨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날씨를 100%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자연의 변화를 사전에 예측하기 위해 많은 과학자와 기상 전문가들이 이 시간에도 노력하고 있다.
  • [아하! 우주] 태초의 은하 탄생하는 가스 구름 포착

    [아하! 우주] 태초의 은하 탄생하는 가스 구름 포착

    천문학자들은 아주 먼 우주로부터 뜨거운 수소에서 나오는 라이만 알파선(Lyman Alpha)을 방출하는 수수께끼의 거대 가스인 LAB (Lyman Alpha Blob)을 발견했다. 수십만 광년에 이르는 이 거대 가스 구름은 은하의 진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100억 광년 이상의 먼 거리로 인해서 정확한 정체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국제 천문학팀은 세계 최대의 전파 망원경인 ALMA를 이용해서 115억 광년 떨어진 거대 수소 구름인 LAB-1을 관측했다. 영국 하트퍼드셔 대학의 짐 기치(Jim Geach)와 그의 동료들은 ALMA 관측 데이터는 물론 허블 우주 망원경 데이터, 지상 망원경 관측 데이터를 통합해 나사의 플레이아데스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을 시행했다. 그 결과 이 거대 수소가스가 은하가 탄생하는 장소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가스 안에서는 우리 은하계의 100배가 넘는 매우 빠른 속도로 새로운 별이 생성되고 있으며, 그 중심부에는 자라나는 거대 은하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위성은하들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은하에서 가스 성운에서 별이 탄생하듯 아직 별이 거의 없던 우주 초기에는 거대한 수소 구름 속에서 별과 은하가 형성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원시 가스구름(primordial gas clouds)은 이론적으로는 알려졌으나 실제로 관측은 매우 어려웠다. 천문학자들은 매우 멀리 떨어진 천체를 관측해서 우주의 과거를 연구하는데 원시 가스 구름은 너무 멀어서 관측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115억년 떨어진 가스 구름을 관측하면 빛이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인 115억년 전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대신 매우 희미했다. 더구나 가스 구름 안에서 생성되는 젊은 은하는 가스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어 ALMA 같은 강력한 전파 망원경이 필요했다. 그러나 인류가 가진 가장 강력한 망원경과 국제 과학자팀의 노력으로 LAB-1 내부의 미스터리는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수소가스 내부에서 큰 은하와 주변의 위성 은하가 형성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 은하들은 미래에 우리 은하 같은 대형 은하와 위성 은하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우리 은하의 과거를 보기 위해서는 아주 멀리 떨어진 우주의 모습을 관측해야 한다. 우리 은하 역시 이런 원시 가스구름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차세대 망원경이 완성되면 우리는 우리의 과거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아하! 우주] 우주에도 방향이 있을까? - ‘우주 등방성’ 밝혀졌다

    [아하! 우주] 우주에도 방향이 있을까? - ‘우주 등방성’ 밝혀졌다

    만약 당신이 자신의 삶이 아무런 방향성이 없다고 느낀다면 그것을 우주 탓으로 돌려도 될 것 같다. 우주 자체가 전혀 방향성이 없다는 오랜 가설이 연구자들의 엄격한 과학적 분석 결과 밝혀졌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우주에서 가장 오래 된 복사를 분석한 결과 우주는 등방적으로 팽창하고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는 곧 우주에는 어떤 특정한 방향성은 없으며, 우주의 어느 방향을 보든 간에 전혀 다를 것이 없다는 뜻이다. 이를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등방성(等方性)이라고 한다. 과학 분야의 출판 전(preprint) 논문을 수집하는 웹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발표된 새 연구에서 영국 유니버스티 칼리지 런던과 임페리얼 칼리지의 우주론자들은 우주론의 표준 모델인 코페르니쿠스 원리의 기본 가설를 검증하기 위해 우주배경복사(CMB)에 대한 일련의 연구를 수행했다. 코페르니쿠스 원리란 ‘지구는 특별하지 않다'(우주의 중심이 아니다)는 것으로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는 곧 우주는 큰 스케일로 보았을 때 등방적이며 균일적이라는 뜻이다. 연구자들은 유럽우주국(ESA)의 플랑크 우주선을 이용해 빅뱅의 유물인 우주배경복사를 면밀히 측정했다.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우주배경복사에서 어떠한 불균형도 발견하지 못했으며,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조사에서도 어떤 숨겨진 패턴도 발견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우주가 어떤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거나 또는 다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초창기 우주는 중력파로 인해 어떤 방향으로 잡아늘여지고 짓눌렸다고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특정한 방향성을 시사하는 5가지 방식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최초로 우리는 평탄한 열린 우주에서 균일성을 보장하는 등방성이 보편적으로 시작된 증거를 찾아냈다”면서 "온도 정보를 추가해 기존의 우주배경복사 편파의 분석 틀을 새로 짰다. 그에 따라 현재 우주배경복사 데이터를 극도로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고 논문에 적었다. 그 결과 연구자은 우주의 등방성을 지지하는 압도적인 확률을 얻었는데, 그것은 우주가 등방적이지 않고 특정한 방향성을 가질 확률은 무려 12만 1,000분의 1이라는 것이다. 새 연구는 우주론자들이 오랫동안 믿어왔던 우주의 등방성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것이다. 물론 우주는 작은 스케일에서는 물질이 불균일하게 분포되어 있어 우주의 등방성에 위배되는 듯 보이지만, 큰 스케일에서 볼 때 우주는 거의 완벽한 등방성과 균일성을 가진 공간이라고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우주론자들은 이를 일컬어 “우주의 신은 공평하다”고 표현한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슈퍼청개구리’ 오명 벗을까…기상청 유능한 예보관 100명 육성

    ‘슈퍼청개구리’ 오명 벗을까…기상청 유능한 예보관 100명 육성

    몸값이 550억원에 달하는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도 잇따른 ‘오보’로 ‘양치기’, ‘슈퍼 청개구리’라는 오명을 얻은 기상청이 유능한 예보관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기상청은 29일 ‘중장기 날씨예보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상청은 오보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던 예보관의 능력을 제고시켜 10년 안에 유능한 예보관 100명을 확보할 방침이다. 우선 공모를 통해 예보관을 선발하는 자격제를 실시한다. 예보관을 4개 등급으로 분류하되 직급별로 경력이 있고 자격요건을 갖추며 교육훈련을 이수한 사람을 예보관으로 임명한다. 자격유지 요건도 명시한다. 예보관 교육훈련 체계도 대폭 강화한다. 기상 선진국 전문 교육기간에 장기 파견교육을 실시하고 올해 신설 예정인 ‘기상기후인재개발원’에 교육과정도 개설한다. 전체 예보관 20%의 상시 교육을 위해 1개조를 추가해 3∼4개월 일정기간 교대 근무하도록 한 후 1개월 정도 주간근무를 실시하는 등 근무체계도 개선할 방침이다. 그동안 기상청 예보관은 2~3년 단위로 순환보직을 해서 전문성을 축적하기 어려웠다. 능력있는 예보관이 나올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기상청은 역량있는 예보관이 예보 분야에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평생 예보관 제도’를 2019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수와 기온분야를 전문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단기예보 전문분석관과 중기예보 전문분석관제도를 적용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상청은 또 내년 장마와 폭염분야를 시작으로 ‘특이기상연구센터’를 지정·운영한다. 2019년까지 현재 개발중인 한국형 수치모델 협업화를 통해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이상기상현상에 최적화한 수치예측 기술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2017년 이후에는 중국과 일본의 실시간 레이더자료를 공유하고 선박과 항공기를 이용한 기상관측을 확대하며, 2022년이후에는 저궤도 기상위성을 자체 개발한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철 오보가 잦았던 것은 대기흐름 정체와 150년 만에 나타난는 폭염 등 유례없는 패턴이 나타났고, 수치모델 예측성이 낮아졌으며 예보관의 수치예측 한계성이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향후 10년 이내 강수예보 정확도를 현재 92%에서 95%로, 장마철 강수예보 정확도를 85%에서 90%로 각각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실패해도 좋다, 형식적 보고서도 거부한다… 삼성이 투자한 1조 5000억 ‘모험의 가치’

    실패해도 좋다, 형식적 보고서도 거부한다… 삼성이 투자한 1조 5000억 ‘모험의 가치’

    황인환 포스텍 교수는 2013년 ‘식물에서 의료용 단백질을 생산하는 기술’을 연구했다. 의료용 단백질이 포함된 샐러드를 먹으면서 비만과 당뇨병을 식이 치료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이 연구는 그해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받았다. 2년 뒤 지원은 ‘식물체 잎을 이용한 단백질 약 개발 및 전달 연구’란 후속 의약 연구로 이어졌다. 2014년 ‘인공번개 발전기 및 에너지 소실 없는 전하펌프 개발’ 과제로 지원을 받은 백정민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개량 특허를 출원하며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펀지처럼 많은 구멍이 뚫린 구조에 금속 입자를 집어넣어 정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인 나노발전기가 개발되면 기존 방식보다 제작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삼성전자가 설립한 미래기술육성센터가 16일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출범 3주년을 맞이해 이 같은 성과를 전했다. 삼성은 2022년까지 10년 동안 진행될 육성사업을 통해 총 1조 50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현안 해결형 과제는 삼성이 매년 두 차례씩 선정하는 신규 과제 목록에 빠지지 않고 있다. 특히 면역세포 기능을 규명해 안전한 바이러스 치료법을 개발 중인 신의철 카이스트 교수, 응급 환자를 위한 심폐소생 로봇 개발 과제를 수행 중인 서길준 서울대 교수 등의 연구는 삼성의 신수종사업인 바이오 분야와 관련된 사업화 기회를 이뤄 낼지 주목받고 있다. 올해에는 딥러닝 예측력 향상에 관한 이론적 증명을 시도한 김용대 서울대 교수, 세포막을 활용한 줄기세포 분화 유도 플랫폼을 연구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소연 선임연구원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삼성은 지난 3년 동안 기초과학 분야 92건, 소재기술 분야 59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60건, 미래기술 분야 32건 등 총 243건의 과제를 선정했다. 연구 참여 인력은 교수급 500여명을 비롯해 총 2500여명에 달했다. 실패 확률이 높아도 감행할 만한 모험적인 과제를 우대하고, 보고서 부담 등을 줄여 연구에 집중하는 환경을 조성한 게 육성사업의 특징이다. 치매와 알츠하이머 등 불치병 해결 열쇠로 단백질 거동을 연구하는 함시현 숙명여대 교수는 “육성사업 지원을 받아 마련한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그동안 시간·비용 부담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던 과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 교수는 “논문 게재와 같은 정량적 평가가 없는 대신 연구자의 자존심을 걸고 연구하고 있다”면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으니 제가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치열한 연구를 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新전원일기] 슈퍼컴 만지던 공학도 시골 친환경 멘토되다

    [新전원일기] 슈퍼컴 만지던 공학도 시골 친환경 멘토되다

    연일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하며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아스팔트 위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에 열기를 더하는 차량 행렬, 바스러질 것 같은 콘크리트 더미 사이로 비 한 방울, 바람 한 점 없는 들이다. 폭염 경보가 내려진 서울을 뒤로하고 세 시간 반을 달려 강원도 미시령을 넘었다. 맑은 하늘 아래 초록이 우거진 국도변의 수량 풍부한 강줄기들을 따라 달리다 만난 울산바위의 웅장함에 더위를 잊는다. 속초시 외곽을 돌아 대포항을 지나쳐, 물치항 앞에서 우회전해 천변을 따라 1㎞ 남짓 들어가니 강선리라는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휴가철 관광지로만 알고 있었던 그곳에 친환경 과수 농장이 있다 하여 찾아가는 길이었다. 양양군 친환경연구회 이경수(64) 회장이 운영하는 농장 ‘솔랜드 패밀리’는 시원스레 뻗은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동산 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주변에 풍채 좋은 소나무가 많아서 ‘솔랜드’라고 이름 붙였다는 농장의 입구로 들어서니 피톤치드 향이 물씬 풍겨 나온다. 실내 마감재로 쓰인 편백나무향이란다. 2008년에 이곳으로 내려와 지은 집이라는데,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 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에 새삼 나무의 생명력을 실감한다. # 환경 연구소장, 양양서 인생의 2막 열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양양군에 터를 잡아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전까지, 이 회장은 고향인 서울을 떠나서 살아 본 적이 없었다. 전기공학을 전공해 슈퍼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전국 환경측정 전산망을 구축한 것이 인연이 돼 환경신기술개발연구소를 설립했다. 기업과 정부의 지원을 받아 환경 연구와 더불어 국내산 측정 기구 및 프로그램 개발에 몰두했다. “연구에는 꽤 진척이 있었는데, 정기 성과 보고 논문에서 자기 표절 문제가 발생했어요. 저는 아니고 다른 분이 예전에 발표한 내용을 인용한 건데, 다들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각주를 일일이 달지 못했던 거죠. 그때까지 쓴 연구비를 전액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지요.” 이미 사용한 연구비의 반환도 큰일이었지만 연구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결국 대표인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리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일뿐만 아니라 그때까지의 삶의 방식에 대한 정리 역시 필요했다. 하지만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서울 근교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컸다. 마침 사회복지사이자 인체교정사(카이로프락터)로 오래 일해 온 아내 김영선(60)씨와 함께 봉사 활동을 다니며 알게 된 인연으로 양양군에 사 둔 야산이 있었다. 2000여평의 동산으로, 조금만 마음을 달리 먹으면 못 갈 것도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아내도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처음 집터를 다질 때에는 마을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어요. 몇 년씩 봉사 활동을 와서 며칠씩 있다 가곤 했던 터라 다들 잘 아는 사이였는데도, 야산을 깎아 집을 짓는다고 하니까 마을에 피해가 갈 것이라면서 민원을 넣고 난리도 아니었죠. 그런데 제가 명색이 환경 관련 일을 하던 사람인데, 주변에 피해 갈 일을 할 리가 없잖아요.” 우여곡절 끝에 집을 짓고, 농경용 미니 포크레인으로 직접 화전을 일구듯 주변 땅을 깎고 다져 밭을 일구었다. 평생 아스팔트만 밟고 살아온 터라 본격적인 농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아내에게 필요한 약초나 심고 텃밭이나 일구자는 심산이었다. # 귀한 친환경 체리와의 우연한 만남 집 뒤의 동산에 오십 그루의 체리 묘목을 심게 된 것도, 조경 사업의 일환으로 마을에서 집집마다 무상으로 나눠주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땅은 있고, 꽃이 피면 보기도 좋다고 해 다른 집보다 좀 많이 가져다 심었다. 이장님의 권유였다. 다른 농가에 비해 이 회장네 체리나무는 유독 잘 자랐다. 연구와 실험이 일상이었던 이 회장이 습관처럼 밤이면 책과 인터넷을 뒤져가며 공부하고, 낮이면 직접 시연해 보며 시행착오를 거듭한 덕분이었다. 거기에 재미를 붙여 1000평의 땅을 따로 떼어 아예 체리 농장을 조성했다. 혼자 하는 공부만으로는 한계를 느꼈지만 주변에는 마땅히 물어볼 만한 곳이 없었다. 재배 농장을 수소문해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신통한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일부 농민들은 동일 작물을 하겠다고 하면 자꾸 부정적으로만 얘기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방법을 달리했죠. 농협이나 국가기관에서 주관하는 강연이나 단기 코스의 교육을 통해 먼저 이론을 배웠어요. 강사로 오는 전문가들은 일단 가능성을 가지고 접근하니까요. 안 된다는 판단은 내가 직접 해보고, 나 스스로 내리고 싶었거든요.”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과 단체로 견학을 가기도 하고 농업을 연구하는, 특히 체리가 전문인 박사 부부를 집으로 초청해 농장을 둘러보게 하고 조언을 듣기도 했다. “열심히 하다 보니 차츰 눈을 뜨게 된 거죠. 친환경 농법을 알게 되었을 때 ‘당연히 이것이다’라고 생각했어요. 바탕은 엔지니어지만 환경, 특히 오염 분야에 대해 연구를 했던 터라, 저는 거의 처음부터 친환경으로 시작을 했죠.” 현재 국산 체리는 전체 수요량의 7~8%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전국에서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가는 네 곳뿐인데, 강원도에서는 이 회장의 ‘솔랜드 패밀리’가 유일하다. 체리는 묘목을 식재하고 4년째부터 열매가 달리기 시작해 판매로 이어질 만큼의 수확량이 나오려면 5~6년은 기다려야 한다. 1000평 규모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00㎏을 수확해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판매로 8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내년부터는 수확량을 1~1.3t으로 늘려 2000만~2500만원의 소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친환경 국산 체리가 워낙 귀하다 보니 이마트 친환경과수팀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전량 수매를 원했지만 이 회장이 적극 참여하고 있는 양양군 친환경 농산물 장터(토요일마다 열리는)에도 내놔야 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찾는 고객들이 있어 전량 다 줄 수는 없었다. # 주변 환경에 맞는 재배법을 연구하다 이 회장은 솔랜드 패밀리를 2000평 규모로 조성해 체리를 제외한 나머지 1000평에는 미니 사과와 감, 자두 등 과수를 심고, 지난해부터는 히카마(얌빈)이라는 열대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멕시코 감자로도 불리는 히카마는 껍질이 바나나처럼 벗겨지는 뿌리채소로, 달콤하면서 마 맛도 나고, 콩 맛도 나고, 배 맛도 나는 등 사람에 따라 대여섯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2012년 미국 포춘지가 발표한 세계 20대 ‘슈퍼 푸드’ 중 하나로 고혈압, 당뇨, 변비,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요가 급격히 높아져 일부 농가에서 멕시코와 베트남 남부에서 종자를 가져다 심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이후 농촌진흥청에서 직접 나서서 연구하고 보급했다. 이 회장도 2014년 양양군에서 최초로 시험 재배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그의 전문 분야인 연구와 실험이 진가를 발휘했다. 기본적 이론만 배워 와서 주변 환경에 맞는 재배법을 개발한 것이다. 올해는 400평의 땅에서 3t을 수확해 약 2000만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역시 이마트에서 전량 수매를 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이를 군청의 농업기술센터에 보고하고 주변 농가에 보급하도록 권유했다. 그리고 먼저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친환경연구회 회원 중 여섯 농가를 선별해 작목반을 구성하고, 베트남에서 직접 종자를 수입해 무상으로 보급했다. 재배 기술 일체를 전수한 것은 물론이고, 온라인으로도 피드백이 가능하도록 인터넷 작목반 커뮤니티(네이버 밴드)를 만들어 매일 재배일기를 나누고 있다. # 외지인이 정착해 지역사회를 이끌기까지 양양군은 바다를 끼고 있어 전통적으로 어업과 관광업이 발달했다. 농업은 열악했다. 바람이 세고 눈이 많이 내리며, 산짐승에 의한 농작물 피해도 심해 밭농사나 비닐하우스 재배도 어려웠다. 자연히 농민들의 관심도 부족해 선진농법 개발이 뒤떨어져 있었다. 그러한 지역에서 외지인인 그가 정착한 지 몇 년 되지도 않아 군청 산하의 친환경연구회 회장직까지 맡아 지역 사회를 이끄는 것은 신규 작물을 개발하고 친환경 농법으로 차별화해 기존 농가의 소득에 도움을 주고, 귀농·귀촌인들의 주소득원이 될 수 있도록 지역에 애착을 갖고 먼저 노력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양양군에도 귀농·귀촌 학교가 있습니다.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뒤에 오는 분들은 조금이라도 덜 겪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 경험을 나누고 있죠. 제가 요약해서 남들 가르치는 일 하나는 자신 있으니까요.” 분야는 달라도 컴퓨터 기술이나 농업 기술이나 어느 정도 지나면 이후의 과정은 비슷해지는 듯하다고 이 회장은 말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체계적 교육 과정을 계속 밟다 보니 기본적인 베이스가 쌓이고, 자신만의 노하우들이 더해져 이제는 거꾸로 가르치는 입장이 됐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사이자 카이로프락터인 아내 김씨는 몸이 불편한 마을 어르신이 있으면 한밤중에라도 달려 내려가 살펴드린다. 지역 사회에 더욱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농장 인근에 올해 귀농해 1대1 멘토를 해 주고 있는 분들의 농막이 있다고 해서 내려가 봤다. 농막의 주인은 서울에서 사업을 하며 귀농 준비를 위해 주말 농장을 일구고 있는 분이고, 다른 한 분은 한국 농촌문제 연구로 이름이 높은 윤석원 중앙대 교수였다. 칼럼집 ‘쌀이 주권이다’의 저자이기도 한 윤 교수는 올봄, 정년을 3년 앞두고 현장에서 직접 농사를 지으며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 귀농했다. 그런 이가 스스로 초보 농민이라 지칭하는 이 회장의 멘티가 되어 그의 현장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었다. 부인들과 함께 농막에서 토종닭을 삶아 나누고, 텃밭의 수박을 쪼개 나누고, 서로의 친환경 작물들을 품평하며 농담을 주고받고 일상을 주고받는 모습에서 양양군 농업의 미래, 나아가 한국 농업의 미래가 보이는 듯했다면 지나친 감상일까. 뙤약볕이 밭을 건너 설악산 자락을 넘어가며 동쪽 바다로부터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13년 ‘괴산’으로 EBS 라디오 문학상 수상. 소설집 ‘붉은 나무젓가락’, 장편소설 ‘수목원’ 등.
  • 재해 막을 수 있다? 한반도 태풍·홍수 2주 전에 예측 가능

    “인도양의 구름을 보면 2주 후 한반도 날씨를 알 수 있다.” APEC기후센터는 적도 인도양에서 발생하는 열대 구름의 변화 정보를 바탕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강수 여부를 14~20일 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정보를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한다고 16일 밝혔다. APEC기후센터는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합의에 따라 부산에 설립된 아·태 지역 이상기후 감시와 예측을 위한 국제협력기구다. ●APEC기후센터 예측 기술 개발 일반적으로 날씨 예보를 하기 위해서는 풍향과 풍속 같은 바람 정보와 대기 상태, 수증기량 등을 종합해 예측방정식을 만들고 슈퍼컴퓨터로 계산하는 과정을 거친다. 문제는 ‘베이징의 나비 날갯짓이 뉴욕에 토네이도를 만든다’는 말처럼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워낙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예보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로 예측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인도양 구름 변화 정보 바탕으로 이에 연구진은 적도 인도양 근처에서 발생하는 구름대인 ‘여름철 계절내 진동’(BSISO)에 주목했다. BSISO는 15~60일 주기로 인도양에서 만들어져 동쪽으로 이동하다가 다시 북진하면서 중국과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3개국의 여름철 장마의 시작과 끝, 대기 순환 같은 날씨에 영향을 주는 대규모 대류현상이다. 이 때문에 BSISO의 변화와 이동 추이를 바탕으로 한 예측모델을 활용하면 2~3주 뒤 강수 여부를 예상할 수 있다. BSISO를 이용하면 주기성이 있는 장마나 태풍 같은 중장기적 추정은 가능하지만 갑작스러운 국지적 호우나 지역 내 기압 변화로 인한 강수 예측은 쉽지 않다. 김해정 기후연구팀 박사는 “여름철 날씨 예측은 다양한 인자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라며 “BSISO는 여름철 강수 현상의 20% 정도를 설명하지만 기상학계에서는 강수에 있어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BSISO를 분석하면 아시아 지역의 건기와 우기를 미리 판단할 수도 있어 기상학적으로 가뭄과 홍수 등 물과 관련한 극한 기후현상을 예측해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기상레이더 30% 내구연한 넘겨, 툭하면 고장…날씨 오보 밥먹듯

    기상청의 레이더 장비 3대 중 1대, 지진관측 장비 4대 중 1대가 내구연한을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올해 기상관측장비들의 장애일 수가 23∼43일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장석춘(환경노동위원회)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기상레이더 10대 중 3대(30%)가, 지진관측 장비 150대 중 35대(23%)가 내구연한을 초과했다. 또 고층기상관측 장비는 18대 중 4대, 항공기상관측 장비는 16대 중 3대, 적설관측 장비는 127대 중 3대, 해양기상관측 장비는 98대 중 2대가 내구연한을 지난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장비의 내구연한은 대부분 8∼10년이다. 관측장비 불량 등으로 인해 장애일 수가 많았다. 장애일 수는 관측장비의 장애 시간을 합산해 일수로 환산한 것이다. 즉 100대의 자동기상관측장비 중 2대가 각각 12시간 고장을 일으켰다면 장애일 수는 1일이 된다. 장비가 많을수록 장애일 수는 많아진다. 기상레이더의 장애일 수는 2013년 42일, 2014년 24일, 2015년 34일로 나타났다. 올해도 7월 말 기준으로 이미 장애일 수가 43일이나 됐다. 예년의 1년 치 장애일 수를 넘어선 것이다. 지진관측 장비의 경우 장애일 수가 2013년 52일, 2014년 56일, 2015년 34일, 2016년 23일이었다. 황사관측 장비 27대는 내구연한이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23일의 장애일 수를 기록했다. 기상청의 관측장비는 슈퍼컴퓨터·예보관 경험과 함께 기상관측의 3대 요소이다. 장 의원은 “기상레이더 등은 예보에 가장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만큼 부품조달의 어려움과 정비 불량 등으로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IT 신트렌드] 인공지능 기술마저 서비스화되는 시대/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IT 신트렌드] 인공지능 기술마저 서비스화되는 시대/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지난 3월 ‘알파고 충격’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인간의 고유 영역인 지능적 활동이 인공지능으로 대체 가능해짐에 따라 미래 사회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지금도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로, 상용화된 신기술은 일일이 이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좋으나 싫으나 우리가 인공지능과 직면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인공지능의 성공 요인은 정보통신기술(ICT)의 환경 변화로부터 찾을 수 있다. 먼저 저렴한 고성능 하드웨어의 보급이 주된 요인이다. 최신 그래픽 카드 연산처리장치의 이론적 성능은 15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능가한다. 알파고의 핵심인 ‘딥러닝’과 같은 학습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은 막대한 계산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저렴한 컴퓨팅 파워의 보급이 기술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인공지능의 기술적 진입 장벽은 매우 높다.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알고리즘까지 모두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적 장벽을 해소한 것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다. 이것이 인공지능의 두 번째 성공 요인이다. 구글의 기계학습 공개 소프트웨어인 ‘텐서플로’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모두 공개하고, 그래픽 카드와 같은 고성능 연산처리장치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모델링하는 능력에만 집중하면 된다. 저렴한 하드웨어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인공지능의 기술적 장벽은 현저히 낮아졌다. 그럼에도 구글, IBM,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인공지능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주목할 만한 결과물로는 ‘인공지능 플랫폼’이 있다. 쉽게 말해 인공지능 기술을 빌려 쓸 수 있는 환경이다. 예를 들어, 이미지 인식은 영상이나 이미지에서 객체(object)를 분류하고 그 객체의 위치를 찾는 인공지능 기술인데, 이것이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것이다. 인공지능 플랫폼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인공지능 기술의 진입장벽을 현저히 낮췄다. 비단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서비스의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개발자들은 아이디어 중심의 창업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한국형’으로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해 다른 나라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이미 공개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창업을 장려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어려운 인공지능 기술을 쉽게 구현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해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의성 있게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 “10년새 이런 ‘도깨비’ 장마철 처음”

    “10년새 이런 ‘도깨비’ 장마철 처음”

    지난달 말 장마가 사실상 끝나고 오는 11일까지는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소나기를 제외하고는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과 밤에도 25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장마 기간에는 유독 기상청이 ‘오보’를 많이 생산해 내 ‘오보청’이라는 빈축을 샀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일반적으로 장마철에는 기압골 변화가 심한데 올해는 특히 대기 변화가 잦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억울해하고 있으나 국민들의 싸늘한 눈길은 변하지 않고 있다. 일기예보는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정확한 일기예보를 내놓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 우리나라 일기예보가 자꾸 틀리는 것은 슈퍼컴퓨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예보관의 능력이 선진국보다 떨어지기 때문일까. 일기예보가 국민들에게 전달되기까지는 ▲관측·감시 ▲모델 분석 ▲예보 생산 ▲전달 및 활용이라는 4개 과정을 거치게 된다. 관측·감시는 지상과 고층, 해상, 레이더, 기상위성으로 3차원 입체감시를 통해 기상 변화를 파악하고 전 세계 191개국 5000여곳에서 전달돼 오는 기상정보를 종합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얻어진 관측자료를 이른바 ‘예측 방정식’에 대입시켜 해답을 산출한 뒤 이를 바탕으로 기상현상을 예측하게 된다. 수치 예보모델은 방대하게 수집된 자료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슈퍼컴퓨터가 활용된다. 현재 기상청에서는 지난 2월부터 슈퍼컴퓨터 4호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컴퓨터는 48억명이 1년 동안 계산해야 할 자료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런 속도로 매일 10만여장의 일기도와 2.5테라바이트의 기상자료를 생산해 내는 것이 모델 분석 과정이다. 모델 분석이 끝나면 기상청에 있는 예보관들은 슈퍼컴퓨터에서 만들어 낸 자료와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예보관 회의를 거쳐 예보를 만들어 낸다. 기상학계의 분석에 따르면 날씨 예보 정확도에 미치는 영향력은 슈퍼컴퓨터의 수치예보모델 성능이 40%, 모델 입력자료로 쓰이는 관측자료가 32%, 예보관의 경험이 28%다. 슈퍼컴퓨터의 성능이 점점 좋아지고 기상 데이터가 조밀하게 수집된다고 할 때 결국 예보의 정확도는 예보관의 능력과 경험에 따라 좌지우지된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예보관의 역량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예보관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초급 예보관을 위한 예보기초실무과정과 중급 예보관을 위한 예보전문가과정을 개설해 매년 3개월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 가지 요소가 모두 완벽하다고 해서 100% 정확하게 날씨를 예측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조건의 변화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자연의 비선형성’ 때문이다. ‘베이징의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뉴욕에 토네이도가 일어난다’는 ‘나비효과’는 대표적인 날씨의 비선형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정확한 일기예보를 위해서는 나비의 날갯짓까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인데 나비의 날갯짓까지 다 파악한다고 하더라도 100% 정확한 예보는 어렵다는 것이다. 관측 지역을 촘촘히 만들고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높이고 수치예측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예보관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는 것도 ‘완벽’까지는 아니더라도 예보의 정확도를 좀더 높이기 위한 것이다. 국가별 예보 정확도는 많은 나라들이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비교하기가 쉽지 않지만 2015년 기준 한국의 예보 정확도는 평균 91.5%, 이웃 일본은 85.1%로 우리나라가 높은 편이다. 우리보다 과학기술 수준이 높은 일본보다도 평균 예보 정확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장마철 예보가 유독 틀린 이유는 뭘까. 기압계의 변화가 비교적 안정적인 봄과 가을에 비해 여름과 겨울의 날씨 예측은 쉽지 않다. 특히 장마철은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지역마다 날씨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보 정확도는 확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편서풍대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평소에는 동서 방향으로 기압계가 이동하지만 장마전선은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부딪치면서 기압계가 남북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 때문에 동서 흐름 뿐만 아니라 남북 흐름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데 미국이나 중국과 달리 좁은 국토 내에서 지리적 영향 때문에 기압계가 바뀌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날씨 예측은 더욱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김용진 기상청 통보관은 “올해 장마철에는 남북으로 움직이는 장마전선뿐만 아니라 베링해와 캄차카반도 주변에 거대한 ‘블로킹 고기압’이 자리잡으면서 공기흐름에 변화를 줘 예측하기가 더 어려웠던 것 같다”며 “10여년 동안 예보와 통보 업무를 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국민 “외국 앱으로 자체 예보” 기상청 “정확도 49% 선진국”

    국민 “외국 앱으로 자체 예보” 기상청 “정확도 49% 선진국”

    “정밀하게 측정된 기상자료를 못 믿는 게 아니라 기상청의 분석 능력을 못 믿는 거죠. 기상청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구름 위성사진을 분석해 3~4시간 뒤 비구름 방향을 예측하고 자전거를 타러 나갑니다. 워낙 예보가 안 맞고 예보 범위도 세밀하지 않으니까요.” 26일 만난 직장인 권모(29)씨는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과 주말 ‘라이딩’을 앞두고 매번 ‘자체 예보’를 만든다고 했다. 그는 “위성 레이더 통합 영상 화면을 통해 30분 단위로 구름의 이동 경로를 확인하면 향후 비구름의 이동 방향을 추정해 낼 수 있다”며 “야외 활동을 많이 하다 보면 기상청 예보를 점점 믿을 수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이어지는 무더위에 비 예보가 잇따라 빗나가면서 기상청에 대한 불신이 커진 시민들이 대안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상청이 공개하는 기상관측자료를 통해 자체 예보를 만들기도 하고 외국 기상센터가 예보한 우리나라 날씨를 참고하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 윤모(28)씨는 “기상청의 예보는 믿을 수 없어서 중요한 일정이 있으면 해외 날씨 앱을 사용한다”며 “동네 날씨처럼 세부적인 정보는 없어도 비가 오는지 여부에 대한 정확도는 더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해외 날씨 앱은 웨더 언더그라운드, 원웨더, 아큐웨더, 웨더앤위드젯 등이다. 기상청은 외국보다 강수예보 정확도가 높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해 장마 기간에 강수예보 정확도가 49%였으며 미국(33%)의 지난해 강수 예보 정확도보다 훨씬 높았다고 강조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슈퍼컴퓨터로 기상을 관측하는 13개 국가 중에 우리나라는 정확도가 세계 5~6위인 기상 선진국”이라며 “다만 지역별로 예보를 세분화하는 과정에서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부지방에 비가 온다고 예보한 것이 전반적으로 맞더라도, 중부 일부 지역에 비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또 개인의 경우 예보가 틀린 경우를 더 크게 지각하는 심리적 경향도 체감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 김용진 기상청 통보관은 “게다가 올해는 이상기상 현상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며 “베링해와 캄차카반도 부근에 형성된 거대한 ‘블로킹 고기압’의 영향으로 세계적으로 기후 변동성이 커져 정확한 예측이 예년에 비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시론]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준비는 되었는가?/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

    [시론]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준비는 되었는가?/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

    지난 3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결’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둑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들이다. 바둑에 대한 지식이 새로운 기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오히려 방해했던 것이다. 지식과 기술이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려면 더 많은 융통성과 적응력이 필요하고, 그것은 “내가 항상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대결 이후 이세돌 9단은 그전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감각’에 의존한 수법들을 냉정히 따져 보며 바둑에 대한 새로운 눈을 떴다. 이후 9연승을 거두는 등 최근까지 18승 4패를 기록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알파고 쇼크’ 이후 정부와 과학계, 산업계가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그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 4월 ‘한국형 알파고’를 개발하겠다면서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우려를 자아냈다. 이 프로젝트의 본질은 슈퍼컴퓨터 개발인데, 기상 시뮬레이션같이 반드시 실시간 계산이 필요한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개의 애플리케이션은 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을 통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예산 낭비가 우려됐는데 다행히 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한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은 절대 정부가 주도해서 성공할 수 있는 성격의 일이 아니다. 그보다는 인공지능 분야에 의욕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관련 과도한 규제를 개선하고,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는 등 제 역할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정부가 나서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중요한 과제는 컴퓨터와 구별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는 것이다. 로봇공학자 한스 모라벡은 “체스 인공지능을 만들기는 상대적으로 쉬운 반면 지각이나 운동 능력 면에서 한 살짜리 아기만 한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을 만드는 일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정보 업무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겠지만, 복잡한 의사소통을 하며 물질세계와 상호작용을 하는 업무는 여전히 인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지적인 문제 해결 능력보다는 대화와 공감 능력, 그리고 인간적인 매력이 훨씬 중요해질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해 우리는 다시 교육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받았던 교육과는 다른 방식으로 가르쳐야 한다. 객관식 보기 중에서 정답을 골라내는 일에서는 사람이 컴퓨터를 이길 수 없다. 이미 18세기에 계몽주의 작가 볼테르는 “어떤 답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질문을 하느냐로 사람을 판단하라”고 했다. 결국 위대한 질문들이 세상을 바꿔 왔다. 자꾸 질문을 하도록 격려해 줘도 모자랄 판에 우리는 질문하는 아이들에게 진도 나가는 데 방해가 된다고 눈치를 준다. 상상력(想像力)을 직역하면 어떤 모양을 떠올리는 능력이다. 상상력을 키우는 데는 독서가 최고다. 바둑도 큰 도움이 된다. 창의적인 생각은 멍하니 있을 때 많이 나온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학원 다니느라 너무 바쁘다. 인공지능과 더욱 밀착해서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여전히 문제지 열심히 풀게 해서 명문 대학 들여보내는 것이 그들을 위하는 길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 또 다른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하게 되면 그 분야는 어떻게 될지를 생각할 때 카스파로프와 딥블루 대결 이후 체스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1997년 이후에도 거의 십 년 동안 인간 챔피언과 인공지능의 대결이 이어졌지만, 인공지능이 오히려 인간보다 더 창조적인 체스를 구사했다. 또한 인간이 인공지능과 맞서는 데 유일하게 성공적이었던 방법은 인공지능의 창의력을 제한하기 위해 단순한 길로 이끄는 것이었다. 즉 적어도 체스에서는 창의력이라는 것이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바둑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두세 개 분야에 걸쳐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장인이며 철학자이며 의사이며 예술가를 지향했던 것처럼 말이다.
  • “슈퍼컴퓨터도 버거운 빅데이터 분석, 일반 PC로 가능”

    최근 과학기술 분야에서 핫이슈인 뇌과학이나 인공지능(AI), 신약 후보물질 추적 등의 연구에는 수많은 데이터를 그래프 형태로 표현하는 ‘신경망 빅데이터’가 많이 쓰인다. 이런 빅데이터는 용량이 방대하기 때문에 주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일반 컴퓨터 한 대로도 분석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정보통신융합공학전공 김민수 교수팀은 그래프형 빅데이터를 PC로도 분석할 수 있는 ‘지스트림 2.0’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 동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데이터 분야 국제학술대회 ‘2016 ACM 시그모드’에서 발표됐다. 김 교수팀이 개발한 지스트림 2.0은 GPU(그래픽 프로세서) 2개와 초고속 저장장치인 PCI-e SSD(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 2개가 장착된 컴퓨터로 그래픽 빅데이터를 처리하도록 한 분석 프로그램이다. 데이터를 컴퓨터에 저장한 뒤 GPU 2개를 활용해 순차적으로 연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작업하는 방식으로, 분석 속도를 높이고 메모리 사용량 문제도 해결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320억개 선으로 연결된 그래픽 데이터를 500초 만에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빅데이터 분석 성능이 가장 우수하다고 알려진 미국 카네기멜런대의 슈퍼컴퓨터로 같은 유형의 그래픽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는 1400초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지스트림 기술은 그래프 데이터 처리 속도가 슈퍼컴퓨터보다 월등히 빠르다”며 “뇌과학이나 인공지능 분야에서 쓰는 신경망 형태의 데이터 처리나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기반의 사이버 보안처럼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차세대 슈퍼컴퓨터 美·中 대첩’…美 자존심 되찾을까?

    [고든 정의 TECH+] ‘차세대 슈퍼컴퓨터 美·中 대첩’…美 자존심 되찾을까?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전통적인 강자는 미국이었습니다. 그런데 후발 주자인 중국이 2010년부터 계속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1위를 차지하면서 미국의 자존심에 흠집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의 슈퍼컴퓨터는 결국 미국의 프로세서를 이용한 것이었기 때문이죠. 기술적인 측면에서 미국의 우위는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새로 공개된 선웨이 타이후라이트는 미국은 물론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만든 프로세서를 이용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을 보고 우리도 놀랐지만, 사실 미국만큼 놀란 국가는 없었을 것입니다. 더구나 이런 슈퍼컴퓨터가 기초 과학 연구는 물론 핵무기 개발 같은 군사적 목적으로도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의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매우 강력한 슈퍼컴퓨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물론 미국 역시 현재의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 차세대 슈퍼컴퓨터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오크릿지 국립 연구소에 도입할 서밋(Summit)과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에 도입할 시에라(Sierra)가 그것으로 모두 100페타플롭스급 이상의 성능을 가지고 있어 선웨이 타이후라이트보다 더 빠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도입 시기가 2017년에서 2018년 사이이기 때문에 그사이 선웨이 타이후라이트도 성능을 높일 수 있습니다. 1~2년 후에 누가 1등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미국의 차세대 슈퍼컴퓨터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가진 것은 서밋입니다. 서밋은 IBM이 개발하는 Power9 CPU와 엔비디아가 개발하는 볼타 GPU를 사용하는 슈퍼컴퓨터입니다. 3400개의 노드(node·기본 구성 유닛)로 구성되는데, 각각의 노드는 다수의 CPU와 GPU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구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노드당 최대 GPU 8개가 들어가는 구성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노드당 적어도 40테라플롭스의 연산 능력이 있으므로 이론적으로 150페타플롭스의 이상의 성능이 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중국의 약진에 자극을 받은 미국 정부가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 200페타플롭스 이상의 연산 능력을 지니게 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서밋에는 현재 개발 중인 미국의 IT 기술이 집대성될 예정입니다. 엔비디아가 개발을 담당하는 볼타 GPU는 차세대 적층 메모리인 HBM2가 적용되어 적어도 1TB/s의 대역폭을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CPU에는 DDR4 메모리가 사용되는데, 512GB의 대용량 메모리를 CPU와 GPU가 같이 활용해서 거대한 용량의 데이터도 막힘없이 처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CPU와 GPU라는 두 가지 종류의 프로세서를 원활하게 연결하기 위해 NVLink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적용되는데, 현재 사용되는 PCI express 대비 5배 이상 넓은 대역폭을 제공합니다. Power9 프로세서 역시 아직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신의 미세 공정과 멀티코어 기술이 사용될 것입니다. 미국은 서밋과 시에라의 뒤를 이은 차차세대 슈퍼컴퓨터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들이 목표로 하는 것은 2020년까지 엑사플롭스 (1000페타플롭스)급의 컴퓨터를 중국보다 먼저 개발하는 것입니다. 다만 중국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서 누가 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현재로써는 예측 불가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영원한 1등은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약진은 이 평범한 진리를 다시 확인시켜줬습니다. 지금 우리 기업이 1등을 하는 IT 분야에서도 이와 같은 사실을 잊으면 안 될 것입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고든 정의 TECH+] 중국의 ‘슈퍼컴퓨터 굴기’ 마침내 미국을 넘어서다

    [고든 정의 TECH+] 중국의 ‘슈퍼컴퓨터 굴기’ 마침내 미국을 넘어서다

    지난 20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국제 슈퍼컴퓨터 콘퍼런스(ISC, International Supercomputing Conference)에서 큰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올해에도 중국 슈퍼컴퓨터가 top 500 리스트에서 1위를 달성했는데, 이번에는 미국에서 개발한 프로세서가 아닌 중국 자체 프로세서를 이용해서 1위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놀랄 만한 사건입니다. 이미 이전에도 1위 아니었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1위였던 중국의 텐허-2는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했습니다. 슈퍼컴퓨터는 핵무기 시뮬레이션 등 군사적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만큼 미국 정부가 수출에 제동을 걸었죠. 그러나 이는 중국의 슈퍼컴퓨터 굴기를 꺽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텐허-2의 34페타플롭스(PFLOPS)보다 거의 3배나 빠른 93페타플롭스의 선웨이 타이후라이트(Sunway Taihu Light)를 선보이며 지난 10여 년간 막대한 투자를 해온 중국의 프로세서 기술력을 과시했습니다. 선웨이 아키텍처 프로세서 선웨이 타이후라이트는 SW26010라는 64비트 RISC 프로세서를 사용합니다. 선웨이(Sunway, ShenWei, 神威) 아키텍처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아마도 과거 파산한 미국의 대표적 IT 기업인 DEC의 알파 프로세서 기술에 기반을 둔 프로세서로 생각됩니다. 사실 이 프로세서가 중국의 일부 연구소에서만 사용되다 보니 여러 가지 내용은 베일에 가려 있습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SW26010은 256개의 64비트 RISC 코어와 4개의 보조 코어를 가진 CPU입니다. 1.45GHz 클럭으로 작동하며 선웨이 타이후라이트는 4만 960개의 CPU(즉 1064만 9600개 코어)를 지니고 있습니다. 각각의 CPU는 3테라플롭스급의 성능을 지니고 있어 이론적인 최고 성능은 120페타플롭스급이지만, 보통 슈퍼컴퓨터의 실제 성능은 이론적 성능보다 약간 낮아지기 때문에 93페타플롭스가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SW26010은 갑자기 튀어나온 CPU가 아닙니다. 이를 개발한 장난 컴퓨터 연구소(江南计算技术研究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이를 준비했습니다. 이들이 2006년에 공개한 첫 CPU는 SW-1로 연구 목적의 싱글코어 CPU였습니다. 2008년에 등장한 듀얼코어 CPU SW-2 역시 성능은 기대하기 힘든 물건이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 이들은 SW-3 혹은 SW1600으로 알려진 16코어 64비트 RISC 프로세서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메니코어 (manycore)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SW1600은 65nm 공정에서 제조되었으며 1.1 GHz에서 140기가플롭스급 성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를 이용해서 만든 첫 슈퍼컴퓨터가 바로 선웨이 블루라이트 (Sunway BlueLight·神威蓝光))입니다. 이 컴퓨터는 8575의 CPU를 사용해 795.9 테라플롭스의 성능을 기록해 top 500 슈퍼컴퓨터 목록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오랜 세월 끈기 있는 투자 끝에 얻어낸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코어를 CPU에 집적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CPU 코어는 벽돌이 아니므로 그냥 무작정 밀어 넣는다고 해서 성능이 향상되지 않습니다. 코어 수가 많아질수록 코어 상호 간, 그리고 메모리와의 병목 현상이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SW26010은 중국의 자체적인 메니코어 기술이 이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뜻입니다. 이는 중국의 프로세서 설계 기술이 이제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성과는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오랜 시간 꾸준한 투자를 한 결실입니다. 미국의 반격은? 중국 슈퍼컴퓨터 기술의 약진에 가장 놀랄 국가는 물론 한국이 아니라 미국입니다. 아직 미국의 IT 기술은 전체적으로 중국보다 우위에 있지만, 중국이 이를 따라잡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슈퍼컴퓨터 개발은 민간 주도로 이뤄져 사실 중국처럼 이익을 볼 수 없더라도 지속적인 투자를 하기는 어려운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합니다. 미국 기업 가운데서 슈퍼컴퓨터 부분에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인텔, 엔비디아, IBM 등이 있습니다. IBM은 새로운 power9 CPU를 준비 중인데 이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GPU와 함께 미 정부 연구 기관에서 사용할 100~300페타플롭스급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것입니다. IBM은 CPU 개발을 담당하고 엔비디아는 병렬 연산에 특화된 GPU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엔비디아가 이번 국제 슈퍼컴퓨터 콘퍼런스에서 공개한 테슬라 P100의 경우 GPU 한 개가 최대 5.3테라플롭스의 배정밀도 연산이 가능하므로 이를 사용하면 다시 세계 1위를 찾아오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 인텔도 본래 서버용으로 개발된 제온 프로세서는 물론 병렬 연산용의 코프로세서인 제온 파이를 개발해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태입니다. 이들은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새로운 변수가 등장함에 따라 서로 협력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는 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오히려 이들에게는 희소식입니다. 슈퍼컴퓨터의 가장 중요한 고객인 미국 정부 기관들이 더 강력한 슈퍼컴퓨터를 도입해야 하는 시급한 이유가 생겼기 때문이죠. 과연 미국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가 앞으로 관전 포인트입니다. 여전히 답보 상태인 한국 한국이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크게 뒤졌다는 이야기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단순히 슈퍼컴퓨터에서 뒤졌다기보다는 이를 이용하는 기초 과학 연구 자체가 뒤처졌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정부에서는 몇 년 주기로 한국의 슈퍼컴퓨터 기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발표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2012년에는 2017년까지 세계 7대 슈퍼컴퓨터 강국이 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는데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역시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최근에도 새로운 계획을 들고 나왔지만, 역시 이전과 다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물론 이는 당장 나오는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10년, 20년간 관련 인력과 기술을 키우는 접근 방식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슈퍼컴퓨터 개발은 우리 입장에서 우선순위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슈퍼컴퓨터 굴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적지 않습니다. 한 과학기술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투자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자칭 IT 강국인 한국이 못했던 일을 중국이 해낸 것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사진=Jack Dongarra, Report on the Sunway TaihuLight System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소비 패턴·선호 트렌드 눈치챈 기업 ‘취향 저격’ 빅데이터로 마음 뺏는다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소비 패턴·선호 트렌드 눈치챈 기업 ‘취향 저격’ 빅데이터로 마음 뺏는다

    “한국은 빅데이터의 금광인데 제대로 캐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지난해 서울대 강연에서 톰 데이븐포트 미국 뱁슨칼리지 교수가 청중에게 던진 말이다. 세계 3대 경영 전략 애널리스트의 눈엔 천지가 금맥인데 이상하게 한국인들이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한다’는 것이다. 근거는 명확하다. 한국은 세계 1·2위를 다투는 스마트폰 보급률(83.0%)과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106.5%), 여기에 신용카드 사용액 비중(50.6%) 역시 글로벌 1위다. 심지어 국민의 정보기술(IT) 적응력도 뛰어나지만 정작 금융권의 빅데이터 활용은 걸음마 단계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1위인 도요타자동차는 최근 색다른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이오이닛세이도와손해보험과 공동으로 미국 시장에 보험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판매할 상품은 이른바 ‘텔레매틱스 보험’. 보험 가입자의 자동차에 이동통신 장비와 센서 등을 장착해 운전습관을 체크하고 이를 보험료에 반영하는 것이다. 과속과 급제동·급가속 빈도, 운전 시간대, 급회전 각도 등 수집된 데이터는 보험료 산출의 새 기준이 된다. 평소 레이싱하듯 도로를 달리는 운전자는 이듬해 보험료가 올라가지만, 안전운전을 습관화하면 보험료가 낮아지는 식이다. 운전습관을 연계한 보험은 이미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미국 등에서 판매 중이다. 미국 보험사 프로그레시브는 2011년부터 운행기록 자기진단 장치(ODB)로 운전습관을 분석한 뒤 보험료를 깎아주거나 할증하고 있다. 도요타는 분석에 한계가 있는 구형 ODB에 새 IT를 더해 좀더 정밀한 보험료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도요타의 행보는 단순히 사업영역 확장이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빅데이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위키본에 따르면 지난해 352억 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빅데이터시장 규모는 2020년 611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카드사도 다양한 방법론으로 빅데이터 시장을 파고든다. 비자(VISA)는 고객의 동의 아래 결제장소, 시간, 구입품목 등을 실시간 파악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 중이다. 점심시간마다 커피를 거르지 않는 A씨가 평소 애용하는 커피숍 근처를 걷고 있으면 곧장 휴대전화 문자로 할인 쿠폰을 발송하는 식이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AMEX)도 제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고객 계정을 자사 카드와 연동시켜 고객이 상품을 구매할 때 SNS를 통해 할인해 주는 ‘아멕스 싱크’를 출시했다. 고객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한 덕에 3년간 아낀 마케팅 비용만 900억원이 넘는다. 글로벌 은행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호주 웨스트팩은행은 고객의 파산으로 인한 대출 부실 위험을 줄이고자 고객의 행동변화와 관련한 질적·양적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분석한다. 독일 도이치은행은 SNS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도입해 기존 신용평가 방법과 함께 대출업무에 활용한다. 씨티은행 역시 슈퍼컴퓨터로 고객의 금융거래 내역과 SNS 데이터 등을 정밀히 분석해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있는 고객들을 걸러낸다. 글로벌 핀테크 기업과 인터넷 은행의 합종연횡은 더 광범위하다. 미국의 신용평가사는 SNS 속 맞춤법을 개인 신용도 평가 변수로 이용한다. 맞춤법을 틀리지 않는 고객은 그러지 않은 고객에 비해 돈을 연체할 확률이 15% 포인트가량 낮다는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연구를 근거로 삼는다. 심리 분석도 개인 신용도를 평가하는 잣대다. 영국의 ‘비주얼DNA’는 홈페이지 방문자 등에게 ‘나는 누구인가’를 알아보는 테스트를 진행한다. “친구와 약속이 있으면 보통 언제 나가나요”, “만약 인생이 연극이라면 당신의 역할은” 등 마치 심리테스트와 같은 질문을 던져 고객의 성향을 파악한다. 단순하고 가볍지만 심리학과 통계학을 기반으로 철저히 계산된 질문이다. 국내 금융권에도 빅데이터는 생존을 위한 화두다. 다만 여러 제약 요건 등으로 업종 간 융합을 하기보다는 초보적 수준에서 각자도생 길을 찾는 분위기다. 그나마 카드사와 보험사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신한카드는 최근 몇 년간 2200만 고객의 카드실적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별 소비패턴과 선호 트렌드를 찾았다. 이를 바탕으로 남녀를 각각 9개 고객군으로 추출한 후 유형별로 코드나인 카드를 출시했다. 삼성카드는 업계 최초로 자사 고객 카드결제 정보를 활용해 맞춤형 혜택을 추천해 주는 CLO서비스(Card Linked Offer) ‘링크’를 도입했다. 별도 쿠폰이 없어도 결제를 하면 자동으로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이 특징이다. 비씨카드는 올 하반기 카드 매출실적 빅데이터를 분석해 투자 참고자료로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전체 상장사 중 카드 매출 실적이 늘어난 곳과 줄어든 곳을 분석해 정기적으로 증권사·자산운용사에 참고자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해상은 미취학 자녀가 있는 고객의 교통사고 발생 위험도가 낮다는 점에 착안해 ‘어린이 할인 자동차보험’을 내왔다. 자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어린 자녀가 있는 운전자일수록 저속운전과 방어운전을 하고 교통법규도 잘 지킨다는 통계에 근거했다. 삼성화재는 10년 이상 된 1t 트럭의 보험료를 5~10% 인하해 준다. 통상 화물차는 운행거리가 길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노후한 1t 트럭은 거리에 주차된 채로 과일이나 간이 음식 등을 파는 일이 많아 오히려 사고 가능성이 낮다는 데이터에 근거했다. KB손보도 지난 3월 빅데이터를 활용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 실적이 많은 고객에게 최대 10% 할인해 주는 ‘대중교통 이용 할인 특별약관’을 내놨다. 대중교통시간과 반비례하는 자동차 이용률 등을 할인율에 반영한 상품이다. 하지만 여전히 은행권의 빅데이터 활용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모양새다. 일부 은행이 마케팅 분야에 빅데이터 분석을 사용하지만 과감한 투자보다는 대부분 시범서비스 정도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더 뜨겁고 독해지는 여름…40년 후 지구 90%가 폭염

    더 뜨겁고 독해지는 여름…40년 후 지구 90%가 폭염

     매년 여름철 더위 기록이 전년도 기록을 경신한다. 지난해의 무더위는 역대 3번째로 독한 ‘엘니뇨’ 현상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원인은 지구 온난화다. 매해 이런 지구 온난화가 이어진다면 40여년이 지나면 남극과 북극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여름 폭염에 시달릴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기후 및 지구역학분과 연구진이 1920년부터 2014년까지 전 세계 여름철 더위 기록을 분석해 미래 기후를 예측한 결과가 지구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기후변화’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와이오밍주립대 내에 설치된 슈퍼컴퓨터 센터의 대기변화 예측프로그램인 ‘옐로스톤’ 시스템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적용한 ‘RCP 8.5 시나리오’를 따르면 2061~2081년에는 극지방을 제외한 북미와 남미, 중부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육지의 90% 가까이 여름철 폭염에 시달린다는 예상이 나왔다. 특히 80% 이상의 지역은 매년 폭염 기록을 갈아치우게 될 것이라고도 연구진은 내다봤다.  RCP는 온실가스 농도값에 따른 기후변화 시나리오로 RCP 8.5는 온실가스 저감없이 현재 추세가 이어져 이산화탄소 농도가 940ppm일 경우를 말한다. RCP 6.0은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어느 정도 실현돼 670ppm 수준, RCP 4.5는 온실가스 저감정책이 상당히 실행돼 이산화탄소 농도가 540ppm 수준, RCP 2.6은 온실가스 배출이 사실상 제로(0)에 가까운 상태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재의 420ppm에서 멈추는 경우다. RCP 2.6은 실현불가능한 상태나 마찬가지다. 연구진은 온실가스 저감정책이 상당히 실행되는 RCP 4.5 시나리오를 따라가더라도 전세계 41% 지역이 매년 폭염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지만 온실가스 저감정책을 강도높게 실행할 경우 폭염 위험에 노출되는 지역을 39%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봤다. 전 세계가 온실가스 저감에 협력을 해야하는 이유다.  프레비오 레너 박사는 “지금 현재 온난화 대비 수준으로는 지구가 점점 더워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이라면서 “극단적인 여름철 폭염이 늘어나면 건강에 대한 위협 뿐만 아니라 가뭄으로 인한 작물재배의 어려움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맞닥뜨리면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세상을 여는 책] 구글의 미래? 세상 바꾸는 비전일까 허상일까

    [세상을 여는 책] 구글의 미래? 세상 바꾸는 비전일까 허상일까

    구글의 미래/토마스 슐츠 지음/이덕임 옮김/비즈니스북스/376쪽/1만 5000원 ‘세기의 대결’로 불린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인간 최고수’라는 이세돌의 대국은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예상과 다른 AI의 압승을 보면서 사람들은 AI가 인간 역할을 대신할 날이 곧 닥칠 것임을 실감했다. 세상의 충격은 미래 기술을 어떻게 감당할지에 대한 고민과 논란으로 급속히 번졌고, 그런 차원에서 미래 산업의 선두를 달리는 거대 혁신 기업 구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책은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실리콘밸리 특파원이 구글을 파고들어 현주소를 생생하게 전해 흥미롭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밋 등 핵심 관계자 40명의 인터뷰와 실리콘밸리 취재를 통해 미래를 상대로 한 구글의 도전을 샅샅이 밝혀냈다. 구글이 외부에 속사정을 공개하기는 처음이다. ‘제2의 알파고’를 비롯해 구글이 겨냥하는 미래상은 무엇인지, 무슨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를 통해 인간이 미래를 위해 뭘 준비해야 할지를 촘촘하게 추적하는 구성이 도드라진다. 생겨난 지 20년도 채 안 된 구글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이자 인간 삶에 최고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업으로 추앙받을 정도의 위상을 거머쥔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5년간 직접 만나고 관찰한 구글의 핵심 관계자와 프로젝트에서 거듭 확인한 경영 철학과 비전을 우선 주목한다. “구글의 임무는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하고 전 인류가 접근해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술을 통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저자는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본 구글의 야망은 ‘훨씬 크고 스마트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미래를 이해하려면 구글을 이해해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창업자인 페이지와 브린은 구글을 움직이는 프레임을 ‘문명과 인류 전체’로 설정하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한다. 그 혁신적 도전의 징후와 노력의 결과는 가공할 만하다. 구글 두뇌 프로젝트팀은 인간 두뇌를 모방한 컴퓨터를 개발하며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보통 슈퍼컴퓨터보다 계산 속도가 수천 배 빠른 양자컴퓨터를 실험하고 있다. 태양열발전기보다 더 싸고 많은 에너지를 창출하는 비행 풍력 터빈도 세상의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검색엔진 개발 엔지니어는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세상의 모든 지식을 구술 명령만으로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글이 새로 인수한 연구업체들은 수명 연장 방법을 찾고 있다. 구글이 지금 모습으로 변한 건 페이지가 다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나서면서부터였다. 그 과정에서 페이지가 공표해 가장 중요한 방편으로 삼은 ‘10배’(10x) 철학은 결코 예사롭지 않은 모토다. ‘구글이 하는 일은 모두 지금까지 경험한 그 어떤 것보다 10배 더 위대하고 더 나으며 더 빨라야 한다’는 철학과 사상의 응집인 셈이다. 그렇다면 ‘세상을 바꾸는 일’을 지상 목표로 세워 ‘우리의 삶을 인공 기계로 채우겠다’는 구글의 미래는 어떨까. 혹자는 구글을 19세기 존 데이비슨 록펠러가 이룬 ‘무자비한’ 석유 제국 스탠더드오일에 비교한다. 전기 시대를 연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 세운 제너럴일렉트릭과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고도 한다. 견제와 우려의 목소리는 단연 사용자 사생활 침해와 정보 권력 장악에 쏠린다. 구글이 세계를 감시하는 빅브러더로 성장하고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구글을 독점 기업으로 보고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한다.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구글을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민간 버전’이라 부른다. 구글 경영진도 그런 측면의 논쟁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위대한 비전일까, 아니면 거대한 허상일까.’ 저자는 책에서 기술낙관주의, 즉 기술을 통한 발전에 대한 믿음을 지지하는 시각을 줄곧 유지한다. 그러면서도 “구글은 물론 불사신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저자의 결론은 이렇다. “‘구글 공포’는 실리콘밸리 기업이 지금까지 자신의 미래 비전을 일사천리로 실현해 온 것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오히려 구글의 조직 구조와 야망은 다른 기업이 좀 더 대담하게 기술적 비전을 실현하도록 영감과 자극을 주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햇빛으로 메탄올 만든다

     국내 연구진이 지구온난화의 원인물질인 이산화탄소를 햇빛만으로 메탄올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카이스트 EEWS대학원 강정구, 김용훈 교수팀은 햇빛만으로 이산화탄소를 메탄올로 바꿀 수 있는 광촉매를 개발하는데 성공하고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 최신호에 발표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매년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약 250억t에 이르고 국내에서도 연간 6~7억t에 가까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미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땅 속이나 해저에 저장하는 포집·저장 기술이 활용되고 있지만 완전히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의 화학물질로 변환시키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산화티타늄이란 물질을 이용한 광촉매를 만들어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것처럼 햇빛을 쬐어 메탄올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메탄올은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경우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휘발유의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연구팀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원자 수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반응과 변수를 측정해 최적의 촉매를 찾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광촉매는 빛의 감지능력도 우수해 별도의 화학물질을 첨가하거나 전기 에너지를 투입할 필요 없이 빛만으로 이산화탄소를 메탄올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했으며 기존에 나와있는 기술보다 메탄올 생산량이 25배 이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이번에 개발한 광촉매 반응은 이산화탄소 이외의 다양한 물질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만큼 응용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산업체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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