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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61세에 떠난 베니그노 아키노와 남중국해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61세에 떠난 베니그노 아키노와 남중국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필리핀 대통령을 역임한 베니그노 아키노 3세가 24일 6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한창 일할 나이에 허무하게 스러졌다.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주초에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아키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재임하면서 주요 경제 개혁을 주도하는 동시에 대대적인 반부패 캠페인을 벌였다. 그 뒤 현역 대통령인 로드리고 두테르테에게 권좌를 넘기고 물러난 뒤 조용히 지내왔다. 그는 필리핀의 첫 여성 대통령인 코라손 아키노와 유명 정치인 니노이 아키노 주니어 전 상원의원 사이에서 지난 1960년 2월 8일 태어났다. 아키노 가문은 손꼽히는 대지주 집안이자 정치 명문가로 통한다. 그의 부친은 독재자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통치하던 지난 1983년 미국 망명 생활을 접고 마닐라 공항에 돌아오자마자 군인들에 의해 암살됐다. 부친의 사망을 계기로 필리핀 전역에서 시민들의 민주화 운동이 전개됐고 모친은 남편의 후광을 등에 업고 지난 1986년부터 1992년까지 필리핀을 통치했다. 코라손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여러 차례 쿠데타 시도를 이겨냈다. 특히 어린 아키노는 1987년 말라카낭 대통령궁에 잠입한 암살범이 쏜 총알 다섯 발 가운데 한 방을 목에 맞고도 살아남았다. 네 명의 누이들 틈바구니에서 어린 아키노는 늘 조용한 남동생으로 통했다. 결혼하지 않고 평생을 독신으로 보냈다. 명문가 자제들이 다니는 아테네오 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나중에 가족이 있는 보스턴으로 건너가 생활하다 귀국해 여러 기업에서 일하다 1988년 의회에 입성, 2007년 상원의원이 됐다. 2009년 모친이 암으로 스러지자 이듬해 대선에 뒤늦게 뛰어들어 당선됐다. 재임 기간 빈곤 퇴치에 주력했다. 자신에 대한 기대가 과대하게 표출되자 “날 보고 슈퍼맨과 아인슈타인을 합친 능력을 보여달라는 거냐”고 되물은 일로 유명하다. 취임한 지 몇달 안돼 전직 경관이 마닐라 한복판에서 홍콩 관광객들이 가득 탄 버스를 붙잡고 납치극을 벌이다 8명을 살해하고 자신은 경찰에 사살되는 과정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다시피 했다. 정부가 이를 잘못 처리했다는 이유로 궁지에 내몰렸다. 하지만 부패와의 싸움에 일정 부분 성과를 냈고, 여권을 신장시켰으며, 산아제한, 성역할 교육 등 필리핀 사회를 일정하게 진보의 길로 이끌었다. 또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던 남중국해 문제를 국제상설재판소(PCA)에 끌고 가 자국에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낸 것으로도 업적을 남겼다. PCA는 지난 2016년 중국이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 것을 2019년에 국제법에 근거가 없다고 결정했다. 테오도로 록신 외교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푸른 바다처럼 청렴했다”고 애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가사노동/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가사노동/김상연 논설위원

    ‘가사노동’에 대해 백과사전은 ‘가정 안팎에서 수행하는 여러 가지 일로 요리·세탁·청소 외에도 노인과 환자 돌보기, 친척 방문, 동회·은행·학교에서의 일처리 등’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가사노동이라는 용어는 최근에서야 일반화된 말로 사실 가사를 노동으로 인식하지 않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노동이라 하면 밖에서 일해 돈을 벌어 오는 것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가족이 하는 가사노동에는 금전적 보상이나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짧은 기간이라도 집안일을 전담해 본 사람이라면 가사가 얼마나 힘든 노동인지를 절감한다. ‘집안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말처럼 적확한 표현은 없다. 인간은 하루 평균 세 끼의 밥을 먹어야 하고, 매일 옷을 갈아입어야 하며, 하루만 지나도 집안에 먼지가 쌓이기 때문에 집안일엔 휴일도 없고 야근도 비일비재하다. 여기에 육아까지 겹치면 슈퍼맨급의 노동력이 필요하다. ‘집안일+육아’보다 직장에 출근하는 게 훨씬 편하다는 ‘비밀’을 들킬까봐 전업주부가 아닌 직장인들은 표정 관리에 힘쓴다. 가사노동에서 해방되고픈 인간의 염원은 테크놀로지의 발달을 불렀다. 세탁기에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까지 나날이 진보하는 가사의 기계화가 인간의 노동력을 덜어 주고 있다. 최근엔 요리하는 수고로움을 면제해 주는 ‘밀키트’ 배달 사업이 호황이다. 손질할 필요 없이 바로 요리하도록 다듬어진 식재료와 정량의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파는 상품이다. 재료를 구입하고 손질하는 시간과 함께 설거지까지 줄일 수 있어 1인가구는 물론 여러 명이 함께 사는 가족한테서도 인기다. 또 아예 공동식당에서 입주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아파트까지 등장했다. 요리와 설거지에서만 해방돼도 가사노동이 크게 줄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 인간이 가사노동에서 해방되는 날은 가까워 보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가사노동이 더 늘었다는 통계 자료가 나왔다. 지난 21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음식 준비, 청소, 돌봄 등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2019년 기준 490조 9190억원으로 5년 전에 비해 35.8% 증가했다. 15세 이상 1명당 한 해 평균 949만원어치의 무급 가사노동을 했다는 뜻이다. 가사노동의 증가는 핵가족화로 1인가구가 늘어난 데다 새로운 가사노동을 인간 스스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및 식물 돌보기에 들어간 가사노동 평가액이 2019년 기준 14조 4600억원으로 5년 전에 비해 111.2%나 증가했다. 결국 가사노동에서 해방되려고 기껏 머리를 짜내 온갖 발명품을 만들어 내면서도 한편으론 반려견 등을 돌보는 노동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인간, 참 재미있는 종(種)이다. carlos@seoul.co.kr
  • [임효진의 이슈En] “죄가 아니잖아요” 난임 고백하는 스타들

    [임효진의 이슈En] “죄가 아니잖아요” 난임 고백하는 스타들

    2013년 첫 방송된 MBC ‘아빠! 어디가?’와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육아 및 양육에 참여하는 연예인 아빠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관심도를 높였다. 이후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진 끝에, 최근에는 육아 및 양육의 전 단계인 출산과 임신에 대해 언급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졌다. 그 중 최근 눈에 띄는 예능 키워드는 바로 ‘난임’이다. ● 방송에서 난임 고백하는 연예인들 ‘난임’이란, 1년간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임신이 성공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일부 예능 속 연예인들은 자신의 난임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난임을 극복하는 방법을 낱낱이 공개한다. 심진화, 김원효는 난임을 고백한 대표적인 연예계 부부다. 올해로 결혼 10년 차인 두 사람은 인공수정, 시험관 시술을 받은 사실을 고백하며 간절히 아이를 바라는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김원효는 심진화를 위해 시험관 시술에 필요한 과배란 유도 주사를 놓는 방법을 배우는 등 애정 어린 노력을 기울였다.최근 둘째를 임신한 이지혜는 이에 앞서 유산 소식과 시험관 시술을 진행하는 과정 등을 모두 공개했다. 유산 경험이 있는 만큼 둘째 임신에 대한 걱정이 앞섰던 이지혜는 임신 테스트기를 확인하고 펑펑 우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 외에도 자산관리사 유수진은 네 번의 유산을 겪었다고 고백하며 “몸과 마음이 다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배우 윤주만 또한 아내 김예린과 함께 KBS2 ‘살림하는 남자들’에 출연해 난임 판정을 받고 시험관 시술을 통해 아이를 어렵게 갖는 모습을 공개했다. ● 현실 속 난임 부부의 증가 최근 난임을 주제로 한 방송은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KBS2 ‘살림하는 남자들2’(이하 ‘살림남2’), JTBC ‘1호가 될 수 없어’ 등과 같이 부부가 출연하는 예능에서는 물론 SBS플러스 ‘언니한텐 말해도 돼’, E채널 ‘맘 편한 카페2’, tvN ‘프리한 닥터’ 등 다양한 장르의 예능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같은 방송 흐름은 그만큼 난임을 겪는 부부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난임 환자수는 지난 2019년 기준 23만 명을 넘어섰다. 2017년 20만 8704명에서 2018년 22만 9460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9년에는 23만 802명으로 늘어난 것이다.난임에 대한 높은 관심도는 해당 방송 이후 훌쩍 뛴 시청률을 통해 드러났다. 윤주만, 김예린 부부의 난임 검사 에피소드를 다룬 KBS2 ‘살림남2’는 전국 기준 11.4%(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예능 가운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지혜의 둘째 임신 과정이 방송된 SBS ‘동상이몽2’도 수도권 기준 8.1%(2부 기준, 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예능을 통해 보여지는 난임 주제에 대해 박춘선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은 “난임 고백이 어려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연예인들을 통해 난임 부부가 겪는 과정과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고 평가했다. 다만 “자연임신을 할 수 있는 부부가 노력도 해보지 않고 난임 시술이나 난자 냉동 등을 부추기는 현상으로 이어지면 곤란하다”며 “건강한 상태에서 임신해 안전하게 출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 ‘난임’을 마주한 부부들의 태도에 공감 난임을 겪는 부부들뿐만 아니라 그 외 시청자까지 포용할 수 있었던 것은 ‘난임’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부부의 돈독한 모습 때문이다. 김원효는 시험관 시술을 힘들어 하는 아내 심진화를 향해 “절대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그냥 우리 둘이 행복하게 잘 살면 된다. 늘 감사하고 사랑한다”며 방송을 통해 영상편지를 남겨 감동을 안겼다. 심진화 또한 난임을 겪는 부부들을 향해 “죄 짓는게 아니지 않냐. 노력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멋진 일이니 부끄러워하거나 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난임 진단을 받은 날 윤주만은 자신의 잘못 같다며 미안함의 눈물을 보이는 아내에게 “아이보다 아내가 먼저”라고 말하며 위로를 건넸다. 화면을 통해 이들의 모습을 보던 하희라도 유산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눈물을 보였다. 박 회장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간의 지지와 배려, 응원과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로를 배려하는 환경 속에서 난임 극복을 위한 노력을 했을 때 성공률이 높았다”며 “여기에 더해 부모님, 지인 등 주변 사람들의 배려와 응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난임이란 ‘불임’이 아니라, (임신이) 어렵지만 충분히 가능한 상태”라며 “많이 힘들고 어렵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 온 힘을 다하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고 덧붙였다. ◆ 임효진 기자의 이슈En : 방송 및 연예계 최신 이슈에 대해 다룹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유아동 프리미엄 스킨케어 오가본, ‘벤틀리’ 새 모델로 발탁

    유아동 프리미엄 스킨케어 오가본, ‘벤틀리’ 새 모델로 발탁

    에코더마랩 (대표이사 조계정)은 오가닉 유아동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오가본’의 전속 모델로 벤틀리 해밍턴을 발탁했다. KBS 2TV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해맑은 미소와 귀여움으로 큰 사랑을 받는 벤틀리의 건강하고 순수함과 오가본이 지향하는 아이의 피부를 생각하는 오가닉 원칙이 잘 부합해 전속 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모델 발탁 소식과 함께 공개된 브랜드 영상에서 벤틀리는 천진난만하고 밝은 에너지가 가득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대체 불가한 비주얼을 선보였다. 특히 벤틀리는 깜찍한 미소와 맑고 촉촉한 피부를 뽐내며 스킨케어 모델다운 건강한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벤틀리는 모델 발탁 전 미리 제품을 사용해 본 후 발림성이 우수하고 향이 좋은 오가본 제품에 호감을 느껴 모델 제의를 흔쾌히 수락했다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오가본은 전 제품 코스모스 오가닉 인증과 독일 더마테스트 엑설런트 등급을 획득했다. 또한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THE VEGAN SOCIETY 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은 유기농 저자극 친환경 브랜드다. 또한 전 제품 독일 Dermatest Excellent 등급 획득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친환경 산림경영 인증시스템인FSC 인증과 유럽의 5개 유기농 인증 기관이 공동 설립한 COSMOS STANDARD ORGANIC 인증까지 받았다. 오가본 관계자는 “건강하고 순수한 에너지를 지닌 모델 벤틀리 해밍턴과 함께 글로벌 NO.1 유기농 브랜드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시작하겠다”며 “앞으로 아이의 건강한 피부를 위한 착하고 좋은 유기농 성분과 제품의 차별성을 널리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벤틀리와 오가본이 함께한 화보와 영상은 오가본 공식 인스타그램, 유튜브,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래도 예능도 ‘2000년대 이즈 백’…MZ세대 ‘취향 저격’

    노래도 예능도 ‘2000년대 이즈 백’…MZ세대 ‘취향 저격’

    2000년대 보컬그룹 콘셉트 방송 인기싸이월드 배경음악 100곡도 리메이크기성세대엔 추억, MZ세대엔 새로움 줘“요즘 레트로 갬성이라 저렇게 입고 대학 가면 레알 ‘핵인싸’입니다.” 딱 붙는 민소매 상의에 부츠컷 청바지. 어딘가 모르게 과한 2000년대 패션을 소개한 ‘05학번 이즈 백’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대학생들을 겨냥한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이 콘텐츠는 2000년대 학번인 밀레니얼 세대부터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Z세대’ 취향까지 저격한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과 음악 시장에서 2000년대가 대세로 떠올랐다. 1980~1990년대 문화를 새롭게 향유하던 ‘뉴트로’ 바람이 2000년대까지 넓어진 것이다. 코미디언 3명이 제작하는 ‘피식대학’은 2000년대에 유행한 장소, 패션 등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며 큰 인기를 얻었다. 대부분의 영상이 조회수 100만을 넘었다. 유튜브 관계자는 “최근 유튜브에서 2000년대 당시 인기를 끌었던 패션이나 문화를 소재로 하거나 당시 감성이 느껴지는 콘텐츠의 반응이 좋다”면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TV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는 2000년대를 풍미한 남성 보컬 그룹 SG워너비 콘셉트의 ‘MSG워너비’ 결성 프로젝트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회복했다. tvN스토리도 MZ세대를 겨냥한 LP바 콘셉트의 ‘곽씨네 LP바’를 선보이고 2000년대부터 활동 중인 코미디언 강유미와 슈퍼주니어 최시원을 진행자로 섭외해 세대 공감을 노렸다. 이종형 PD는 “LP를 즐겨 듣던 세대뿐 아니라 아날로그 감성에 흥미를 가진 MZ세대 역시 타깃으로 다양한 세대가 시청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17일에는 99학번 주인공들이 대거 등장하는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도 첫 방송해 2000년대 감성을 자극한다.대중음악에서도 당시 발매곡의 역주행이 매섭다. ‘놀면 뭐하니?’에 등장한 경연곡들과 SG워너비의 ‘라라라’, ‘내사람’ 등 관련 음원 9곡은 가온차트 디지털 차트 100위(7일 기준) 안에 포함됐다. 리메이크도 활발해 가수 폴킴, 벤, 마이티마우스 등도 2000년대 발라드 명곡들을 다시 불렀고, 가수 청하와 콜드는 그룹 샵의 2001년곡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을 리메이크해 8일 발표한다.아이돌 그룹 레드벨벳의 조이도 지난달 31일 발매한 첫 솔로 앨범 ‘안녕’을 2000년대 명곡으로 채웠다. 2001년 가수 헤이가 발표한 ‘쥬뗌므’ 등 6곡을 자신의 목소리로 실었다. 조이는 “엄마와 아이가 같이 공감하고 들을 수 있는 노래를 생각해 이 시기로 정했다”고 했다. 2000년대 초반 유행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의 배경음악 100곡도 재해석된다. 가수 소유, 에일리, 황치열 등이 참여한 ‘싸이월드 BGM 2021’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슈퍼맨씨엔엠은 “MZ세대의 감성에 맞는 가창자들이 다시 불러 폭넓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PD는 “같은 문화를 보고 느끼는 시선이 다르다”며 “1990년대를 넘어 2000년대 문화를 되짚는 레트로 열풍은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이지만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에겐 새로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슈퍼맨처럼 ‘빠르고 강하게’ 만드는 유전자 발견했다

    [사이언스 브런치] 슈퍼맨처럼 ‘빠르고 강하게’ 만드는 유전자 발견했다

    농구와 단거리 육상에서 세계적인 선수를 꼽아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마이클 조던과 우사인 볼트를 떠올린다. 이들의 공통점은 흑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운동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이들은 흑인인 경우가 많다. 의과학자와 의공학자들이 흑인들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이 필요한 경기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를 밝혀냈다. 스위스 취리히대 발그리스트대학병원, 약학·독성학연구소, 마이크로스코피·이미지분석연구센터, 취리히연방공과대(ETH) 바이오메카닉스연구소, 신경과학연구센터, 미국 델라웨어대 물리치료과, 스크립스연구소 신경과학센터, 하워드 휴즈 메디컬센터 공동연구팀은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힘줄세포가 기계적 스트레스를 어떻게 인식하고 힘줄을 어떻게 신체의 움직임에 적응시킬 수 있는지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의과학 및 의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의생명공학’ 5월 25일자에 실렸다. 힘줄은 근육을 뼈와 연결함으로써 근육의 수축력을 전달해 관절 운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한다. 단순히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물리적 역할 뿐만 아니라 신경이 많이 분포돼 길이가 늘어나는 것을 민감하게 감지하기 때문에 근육의 긴장도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포츠에서 힘줄의 역할은 더 크다. 적절한 훈련은 근육과 뼈 뿐만 아니라 힘줄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세포실험을 통해 힘줄세포 속 ‘E756del’라는 유전자가 힘줄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E756del 유전자를 변형시킨 생쥐는 일반 생쥐보다 힘줄이 강하고 운동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생후 14~18주된 암컷 생쥐를 훈련시켜 힘줄을 강화시킨 뒤 힘줄세포를 분석한 결과 E756del 유전자가 증가한 것도 관찰됐다.재미있는 것은 E756del 유전자의 변형은 서아프리카계 조상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지금까지는 E756del 변형유전자가 아프리카 일대에서 유행하는 중증 말라리아로부터 보호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이같은 이유로 E756del 변형유전자가 유전돼 온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운동선수가 아닌 아프리카계 미국인 65명을 무작위로 뽑아 E756del 유전자 변이를 분석하고 체력 측정을 실시했다. 그 결과 변이 유전자를 가진 22명은 나머지 사람들보다 점프능력이 뛰어나고 순간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정도도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E756del 변이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운동능력이 평균 13%, 최대 36% 정도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주도한 ETH취리히 정형외과·바이오메카닉스연구소의 제스 제릿 스네데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적인 운동선수들의 유전자를 파악하지 못해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흑인들이 단거리 육상경기, 멀리뛰기, 농구 같은 종목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를 부분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라고 설명했다. 또 스네데커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E756del 유전자를 강화시키거나 변화시킴으로써 운동기능 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외환위기 이후 살림 좀 나아졌을까요… ‘지하철 1호선’ 다시 달립니다

    외환위기 이후 살림 좀 나아졌을까요… ‘지하철 1호선’ 다시 달립니다

    김윤석·설경구·황정민 등 명배우 산실새 얼굴 박현선·김민성에겐 ‘큰 무게감’“든든한 동료 덕 극복” “꼭 해야 할 작품” IMF 이후 한국 사회 단면 신랄한 풍자정재혁 “사회 얼마나 나아졌는가 질문”김민기 대표 “모든 장면이 하나의 풍속화”올해 30주년을 맞은 극단 학전이 기념 공연으로 대표작인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운행을 재개했다. 1994년 5월 14일 개막해 2008년까지 장기 공연을 하며 247명의 배우와 연주자가 몸을 싣고 72만명의 관객들과 만났던 학전의 대표작이다. ‘학전 독수리 오형제’(김윤석,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를 비롯해 스타 배우들을 대거 배출한 산실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2년 만에 운행을 재개한 ‘지하철 1호선’에 새롭게 올라탄 주역들을 12일 연습실에서 만났다. “용 같은 존재였어요. 언제부터 알게 됐는지 모르지만 오래도록 전설로 알고 있었죠.” 세 배우에게 ‘지하철 1호선’은 존재감부터 거대했다. 작품이 처음 막을 올린 해 태어난 막내 박현선은 전설의 동물을 떠올렸다. 2017년 청소년극 오디션으로 학전과 인연을 맺은 그는 날라리 여고생 날탕 역으로 ‘지하철 1호선’에 올라탔다. “진짜 용을 만났으니 얼마나 무서웠겠느냐”면서도 “든든한 동료들이 있어 두려움을 이겨 냈고 함께 용을 타고 날 일만 남았다”며 발랄하게 웃었다. 2015년 학전 어린이 무대 오디션에 합격한 뒤 ‘슈퍼맨처럼-!’, ‘고추장 떡볶이’ 등에서 활약하며 어린이 관객들에게 최고의 아이돌로 꼽히는 김민성(제비 역)도 ‘지하철 1호선’은 처음이다. “대학 시절 ‘지하철 1호선’ 대본을 잘 분석해 A+를 받았다”던 그도 이 작품이 첫선을 보였을 땐 네 살이었으니, 차범석의 ‘산불’(1963)이나 박조열의 ‘오장군의 발톱’(1974), 나아가 셰익스피어 ‘햄릿’(1601)처럼 엄청난 고전의 무게를 느꼈다. 그래서 “언젠가는 꼭 해야 할 작품”이었다.2008년 이후 중단했다가 10년 만에 재개한 2018년 공연부터 함께하고 있는 정재혁은 “연기하려고 서울에 와 보니 연기 좀 한다는 선배들은 대부분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했길래 무척 궁금했다”고 떠올렸다. 혼혈 고아 철수 역으로 독일 공연까지 다녀온 정재혁은 이번에는 서울역 걸인 문디로 변신한다. 극을 경험한 정재혁조차 1989년생이니 1998년 11월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극이 모두에게 낯설 수밖에. ‘약장사’, ‘쓰리꾼’ 등 온갖 알 수 없는 ‘외계어’뿐이었고, 성매매, 원조교제, 제비족, 인신매매 등 ‘이래도 되나’ 싶은 일들을 대놓고 말하는 게 멋쩍었다. 그 생경함을 풀어 준 건 김민기 대표였다. “이 작품은 풍속화”라고 강조했다는 김 대표의 말을 배우들이 동시에 전했다. “김홍도 그림처럼 이 작품 어느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도 하나의 풍속화가 될 수 있게 많은 인물들이 저마다 가진 사연을 생생하게 잘 표현해 내야 한다고 하셨어요”(김민성). “그래서 어려운 단어나 불편한 대사도 그대로 남기신다고요.”(박현선)김 대표는 배우들이 연습을 시작한 지난 3월 3주 남짓 공들여 ‘강의’를 이어 갔다. 독일 그리프스 극단의 원작 ‘Linie 1’과의 차이, 번안 및 연출 의도, 극 중 모든 인물 설명과 그들의 배경, 당시 역사적 상황까지 방대한 수업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아무리 짧은 대사 한마디라도 허투루 뱉을 수가 없다”고 세 배우가 다시 한목소리를 냈다. 세 사람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의 단면을 신랄하게 비추고 풍자해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던 ‘지하철 1호선’이 “지금도 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재혁은 “과연 30년 전보다 지금이 얼마나 나아졌는가 질문을 던진다”면서 “여전히 세상엔 다양한 군상들이 있고 각자 힘들게 살아가면서도 그 안에서 행복과 감사함을 느끼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친정처럼 따뜻한 품”(박현선), “밥을 챙겨 주는 집 같은 곳”(정재혁)인 학전에서 이들은 선배들처럼 성장하고 뜻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30주년이라고 특별하진 않아요. 아마 김민기 선생님도 그러실 거예요. 운행을 재개한 ‘지하철 1호선’에 저희가 탔을 뿐 앞으로도 많은 배우들이 같은 경험을 하고 오래 명맥을 이어 갈 것라고 봐요.”(김민성) 글 사진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학전 30주년, 다시 달리는 ‘지하철 1호선’… “따뜻한 ‘전설’의 명맥 이어갈 것”

    학전 30주년, 다시 달리는 ‘지하철 1호선’… “따뜻한 ‘전설’의 명맥 이어갈 것”

    올해 30주년을 맞은 극단 학전이 기념 공연으로 대표작인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운행을 재개했다. 1994년 5월 14일 개막해 2008년까지 장기 공연을 하며 247명의 배우와 연주자가 몸을 싣고 72만명의 관객들과 만났던 학전의 대표작이다. ‘학전 독수리 오형제’(김윤석,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를 비롯해 스타 배우들을 대거 배출한 산실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2년 만에 운행을 재개한 ‘지하철 1호선’에 새롭게 올라탄 주역들을 12일 연습실에서 만났다. “용 같은 존재였어요. 언제부터 알게 됐는지 모르지만 오래도록 전설로 알고 있었죠.” 세 배우에게 ‘지하철 1호선’은 존재감부터 거대했다. 작품이 처음 막을 올린 해 태어난 막내 박현선은 전설의 동물을 떠올렸다. 2017년 청소년극 오디션으로 학전과 인연을 맺은 그는 날라리 여고생 날탕 역으로 ‘지하철 1호선’에 올라탔다. “진짜 용을 만났으니 얼마나 무서웠겠느냐”면서도 “든든한 동료들이 있어 두려움을 이겨 냈고 함께 용을 타고 날 일만 남았다”며 발랄하게 웃었다.2015년 학전 어린이 무대 오디션에 합격한 뒤 ‘슈퍼맨처럼-!’, ‘고추장 떡볶이’ 등에서 활약하며 어린이 관객들에게 최고의 아이돌로 꼽히는 김민성(제비 역)도 ‘지하철 1호선’은 처음이다. “대학 시절 ‘지하철 1호선’ 대본을 잘 분석해 A+를 받았다”던 그도 이 작품이 첫선을 보였을 땐 네 살이었으니, 차범석의 ‘산불’(1963)이나 박조열의 ‘오장군의 발톱’(1974), 나아가 셰익스피어 ‘햄릿’(1601)처럼 엄청난 고전의 무게를 느꼈다. 그래서 “언젠가는 꼭 해야 할 작품”이었다. 2008년 이후 중단했다가 10년 만에 재개한 2018년 공연부터 함께하고 있는 정재혁은 “연기하려고 서울에 와 보니 연기 좀 한다는 선배들은 대부분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했길래 무척 궁금했다”고 떠올렸다. 혼혈 고아 철수 역으로 독일 공연까지 다녀온 정재혁은 이번에는 서울역 걸인 문디로 변신한다.극을 경험한 정재혁조차 1989년생이니 1998년 11월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극이 모두에게 낯설 수밖에. ‘약장사’, ‘쓰리꾼’ 등 온갖 알 수 없는 ‘외계어’뿐이었고, 성매매, 원조교제, 제비족, 인신매매 등 ‘이래도 되나’ 싶은 일들을 대놓고 말하는 게 멋쩍었다. 그 생경함을 풀어 준 건 김민기 대표였다. “이 작품은 풍속화”라고 강조했다는 김 대표의 말을 배우들이 동시에 전했다. “김홍도 그림처럼 이 작품 어느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도 하나의 풍속화가 될 수 있게 많은 인물들이 저마다 가진 사연을 생생하게 잘 표현해 내야 한다고 하셨어요”(김민성). “그래서 어려운 단어나 불편한 대사도 그대로 남기신다고요.”(박현선) 김 대표는 배우들이 연습을 시작한 지난 3월 3주 남짓 공들여 ‘강의’를 이어 갔다. 독일 그리프스 극단의 원작 ‘Linie 1’과의 차이, 번안 및 연출 의도, 극 중 모든 인물 설명과 그들의 배경, 당시 역사적 상황까지 방대한 수업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아무리 짧은 대사 한마디라도 허투루 뱉을 수가 없다”고 세 배우가 다시 한목소리를 냈다.세 사람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의 단면을 신랄하게 비추고 풍자해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던 ‘지하철 1호선’이 “지금도 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재혁은 “과연 30년 전보다 지금이 얼마나 나아졌는가 질문을 던진다”면서 “여전히 세상엔 다양한 군상들이 있고 각자 힘들게 살아가면서도 그 안에서 행복과 감사함을 느끼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민성은 “우리의 가장 최근 역사를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면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우리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현선은 “저는 선녀가 걸레랑 이야기하며 ‘죽고싶다’는 말을 서슴 없이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라면서 “직설적으로 다 포기하고 싶다는 심정을 밝히는 이에게 ‘울 때마저도 아름다운 너’를 부르는 장면은 관객들에게도 큰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친정처럼 따뜻한 품”(박현선), “밥을 챙겨 주는 집 같은 곳”(정재혁)인 학전에서 이들은 선배들처럼 성장하고 뜻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30주년이라고 특별하진 않아요. 아마 김민기 선생님도 그러실 거예요. 운행을 재개한 ‘지하철 1호선’에 저희가 탔을 뿐 앞으로도 많은 배우들이 같은 경험을 하고 오래 명맥을 이어 갈 것라고 봐요.”(김민성)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씨줄날줄] 다크사이드/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다크사이드/전경하 논설위원

    세계적인 액션 영웅 시리즈의 양대 산맥은 미국의 마블과 DC다. 1939년 만화 출판사로 시작해 마블은 디즈니에, DC는 워너브러더스에 인수됐다. 마블의 캐릭터는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헐크 등이다. 다양한 인격의 소유자로 때론 실수도 하는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에 가깝다. DC의 캐릭터는 슈퍼맨, 원더우먼, 배트맨, 아쿠아맨 등이다. 별 고민 없이 자신을 던져 세상을 구하는 전통적인 영웅 캐릭터다. 판권 문제로 DC의 캐릭터와 마블의 캐릭터가 섞인 영화는 보기 드물다. 마블과 DC 영화는 평행우주 설정을 갖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외에도 다른 세계가 있다고 가정, 이야기가 충돌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하나의 세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세계관을 가진 많은 우주가 있다고 가정한다. 그래서 마블이나 DC 영화는 다른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면 영화 전반을 이해하기 힘들다. 마니아가 형성되는 이유 중 하나다. 마블 영화에서 악당은 타노스, DC 영화에서는 다크사이드다. 둘 다 엄청나게 힘이 세고 염력을 쓰며 우주를 말살하려는 절대 악의 존재다. 액션 영화답게 마블의 ‘인피니티 워’, DC의 ‘저스티스 리그’(잭 스나이더판)에서는 이들 악당이 영웅들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진다.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을 해킹한 집단이 다크사이드라고 발표했다. 동유럽에 기반을 둔 다크사이드는 지난해 8월 이후 주로 영어권 서방 국가의 80개 이상 기업을 상대로 랜섬웨어 공격을 저질렀다. 랜섬웨어는 컴퓨터를 일시적으로 쓸 수 없게 만든 뒤 이를 풀어 주는 조건으로 돈을 요구하는 해킹 공격이다. 랜섬(ransom)은 ‘인질의 몸값’을 뜻한다. 공격받은 송유관 회사는 텍사스주 걸프만에서 동부 뉴저지주까지 8850㎞ 규모의 송유관으로 하루 250만 배럴의 휘발유, 항공유 등을 수송한다. 이 회사 송유관에 의존하는 소비자가 5000만명이 넘는다. 아메리칸항공은 이번 공격 탓에 연료가 부족해 매일 출발하는 장거리 노선 2개를 중단했다. 다크사이드는 다크웹에 올린 성명에서 “우리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송유관 운영 중단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상황이 다크사이드에는 사회적 문제가 아닌 모양이다. 악당답다. 요즘은 가공을 뜻하는 ‘메타’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가 합쳐친 ‘메타버스’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서로 연동해 확장되는데 여기서도 보안이 주요 문제다. 기술 발전이 가져올 미래는 늘 또 다른 위험을 내포한다. lark3@seoul.co.kr
  • 7월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땐 “‘1박 2일’ 광고 시청률 약 30% 상승할 전망”

    지상파 중간광고가 오는 7월 정식으로 도입되면 기존 프리미엄CM(PCM)에 비해 중간광고가 26%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광고 시청률은 KBS2 ‘1박 2일’은 약 30%, MBC ‘놀면 뭐하니?’는 약 13%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PCM보다 광고량 평균 26% 증가 3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KBS2와 MBC의 주요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간광고가 시작되면 기존 유사광고인 PCM보다 중간 광고량이 평균 26%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2는 23%, MBC는 31%로 예상됐다. 코바코는 “양사 모두 광고주의 구매 우선순위 광고 상품이 늘어날 것”이라며 “지금까지 주요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PCM을 운용했으나 앞으로는 45분 이상 프로그램 대부분 중간광고를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 시청하는 시간 9.5% 늘어 MBC ‘나 혼자 산다’는 현재 120초의 PCM이 편성되지만, 7월부터는 60초씩 3회로 총 180초가 가능하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평균 90초에서 최대 180초로 늘어날 수 있다. 시청자가 광고를 시청하는 시간도 9.5%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중간광고 1회 용량이 60초로 PCM의 90~120초보다 짧아지고 극 몰입도가 높을 때 광고가 편성돼 광고 회피 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현재 PCM을 위한 분리 편성에 따르는 프로그램 종료 타이틀 및 등급 고지가 없어지는 것도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코바코의 분석이다. ●“유료방송보다 더 큰 효과 기대” 코바코는 “지상파는 킬러 콘텐츠는 물론 평균 시청률도 타 매체보다 높은 편으로, 중간광고 도입 시 유료방송보다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방송사업자 구분 없이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분야별 편성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방송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의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70년간 숨겨진 ‘시크릿 원더우먼’…만화 작가 조이 험멜 [김정화의 WWW]

    70년간 숨겨진 ‘시크릿 원더우먼’…만화 작가 조이 험멜 [김정화의 WWW]

    “너무나 영광스러워요. 정말 믿을 수가 없어요.” 2018년, 미국 최대 규모의 대중문화 박람회인 샌디에이고 코믹콘 인터내셔널의 주인공은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90대 노인이었다. 그의 이름은 조이 험멜(결혼 후 이름 조이 머치슨 켈리). 최근까지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그는 1940년대 DC코믹스의 최고 인기 만화 ‘원더우먼’을 쓴 고스트라이터(대필 작가)였다. 그가 지난 5일(현지시간)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DC코믹스가 홈페이지에 올린 추모 글을 이랬다. “‘원더우먼’ 시리즈를 쓴 최초의 여성으로서 험멜은 다이애나(원더우먼의 이름)를 영웅으로 만드는 것을 도왔다. 그는 오늘까지도 발자취를 따르는 수백명의 작가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다.”원더우먼 작가 조수로 시작…3년여간 대본 70편‘21세기 최고의 여성 히어로’로 꼽히는 원더우먼을 만드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험멜은 한번도 만화작가를 꿈꾼 적이 없다고 한다. 1924년 미국 뉴욕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던 부모님 사이에서 외동딸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밝고 야심찬 아이였다. 버몬트주에 있는 미들베리 칼리지에 입학할 만큼 성적도 우수했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고향에 돌아왔다. 교육을 마치기로 결심한 그는 여성 전문 직업 교육기관이었던 캐서린 깁스 스쿨로 진학하는데, 여기서 일생의 인연을 만난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윌리엄 몰턴 마스턴(1893~1947). 후에 거짓말 탐지기를 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한 심리학자 마스턴은 험멜이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던 심리학 수업의 강사이자 원더우먼의 만화 대본 작가였다. 당시 수업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19살의 험멜은 마스턴의 제의에 그의 밑에서 조수로 일하게 된다.1941년 만화잡지 ‘올 스타 코믹스’ 8호에 처음 등장한 원더우먼은 이듬해 1월 ‘센세이션 코믹스’ 창간호 표지를 장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슈퍼맨 등 남성 일색인 히어로 세계에서 근육질의 탄탄한 몸을 가진 강한 여성 히어로의 등장은 엄청난 충격과 놀라운 기쁨을 선사했고, 독자가 1000만명에 달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1940년대 역사적 상황과도 맞물린다. 가정과 사회를 책임지던 남성이 전쟁에 끌려가며 여성이 이들을 대신해야 했고, 여성도 남성과 같다는 인식이 퍼지던 때였다. 험멜이 원더우먼 대본을 쓴 첫 여성 작가였다는 저도 이런 상황과 궤를 같이 한다. 우연한 기회로 참여하게 됐지만, 마스턴과의 원더우먼 작업은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나중에 한 인터뷰에서 험멜은 “마스턴은 ‘여성들이 자유롭게 세상 밖으로 나가고, 공부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할 권리가 있다는 걸 안다’는 얘기를 자주했다”고 돌아봤다. 당시만 해도 급진적이었던 여성인권, 여성의 주체성은 대본 작업실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주제였다.처음엔 보조 역할만 하던 험멜은 몇 개월 뒤 마스턴이 소아마비에 걸리자 곧 단독 작가로서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솔로로 데뷔한 첫 작품은 1945년 ‘원더우먼과 비너스의 날개 달린 처녀들’(Wonder Woman and winged maidens of Venus). 원더우먼이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날개 달린 전사들의 도움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시작으로 그는 3~4년간 최소 70편의 대본을 썼다. DC코믹스는 “험멜이 참여한 시간은 길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그의 작업은 초기 원더우먼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봤다. 대필 작가로 숨겨졌다 70년 만에 이름 알려하지만 이 같은 사실은 비교적 최근까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어떤 작업도 ‘조이 험멜’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모든 원더우먼 만화는 마스턴의 필명이었던 ‘찰스 몰튼’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됐다. 험멜은 1947년 마스턴의 사망, 그리고 첫 번째 남편 데이비드 머치슨과의 결혼 등으로 대본 작업을 그만뒀다. 결혼 후엔 증권 중개인으로 제2의 경력을 쌓았고 수십년간 의붓딸과 두 아들을 양육하는 데 힘썼다. 집에는 옛날 작업물이 바인더 두 개에 꽉꽉 차있었고 두 아들은 이를 즐겨 읽었지만 이는 과거에 불과했다. 험멜은 손주들에게 원더우먼 얘기를 했지만, 아이들은 이를 믿지 않았다.수십년간 아무도 몰랐던 조이 험멜이라는 이름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건 불과 6년 전인 2014년,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 질 르포어가 책 ‘원더우먼 허스토리’(원제 ‘The Secret History of Wonder Woman’)를 펴내면서다. 페미니즘의 기원과 변천을 꾸준히 연구한 르포어는 그 과정에서 원더우먼이라는 ‘잃어버린 고리’를 발견하고, 마스턴의 편지와 기록물 등을 통해 험멜에게까지 가 닿았다. 르포어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험멜은 당시 거의 완전히 잊혀졌다. 나는 사람들이 그를 찾으려고 애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직접 전화를 걸어 ‘당신이 1940년대 원더우먼을 쓴 조이 험멜이냐’고 묻자, 그는 전화기를 떨어뜨릴 뻔했다”고 전했다. 르포어의 인터뷰 제안에 험멜은 몹시 기뻐하며 놀랐다고 한다. “강력한 페미니즘 메시지…후대에 엄청난 영감”세월을 거치며 원더우먼의 모습과 그를 둘러싼 평가는 양분됐다. 여성의 동등한 권리를 위해 싸우는 영웅으로 주목받았지만 쇠사슬이나 재갈 같은 속박 장면이 너무 잦아 비난받았고, 큰 가슴 등 여성의 신체를 지나치게 부각한다는 점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늘날까지 불멸의 캐릭터로 살아남은 건 그 안의 명백한 메시지 때문이다. 원더우먼은 1970년대 미국 페미니즘의 물결과 함께 여성운동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당대 최고 유명한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이 만든 여성 잡지 ‘미즈’의 1972년 창간호 표지를 장식한 것도 원더우먼이었다. 제호 아래에는 ‘원더우먼을 대통령으로’라는 문구가 적혔다. 스타이넘은 “어린 시절 원더우먼을 읽고 자랐는데, 1940년대 쓰인 이야기에 이렇게 강력한 페미니즘 메시지가 있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원더우먼에 대해 “놀라운 힘과 마법 장치로 무장한 아마존 공주는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여성 슈퍼 히어로로 깊은 문화적 영향을 미쳤다”며 “이 캐릭터는 동정심(compassion)과 힘(might)의 강력한 조합으로 후대에게 영감을 준다”고 평했다.물론 그 원더우먼을 만든 일등공신 험멜의 역할 역시 결코 작지 않다. 작가 겸 만화 편집자인 아니나 베넷은 “험멜은 무엇보다 진정한 페미니스트 작가였고, 그의 이야기엔 여성의 권리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며 “그가 계속 글을 썼으면 원더우먼은 다른 시리즈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르포어의 책으로 말년에야 유명해진 험멜은 94살이던 2018년 샌디에이고 코믹콘에 난생처음 참여하고,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으로도 불리는 아이스너상(Eisner Awards)에서 ‘빌 핑거 상’을 받았다. 주목받지 못한 작가들을 위한 상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조이 험멜은 누구 · Joye Evelyn Hummel (결혼 후 조이 머치슨 켈리 Joye Murchison Kelly)1924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출생1944 캐서린 깁스 스쿨 졸업1944~1947 ‘원더우먼’ 집필2018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빌 핑거 상 수상2021 미국 플로리다주 윈터헤이븐 자택에서 사망
  • “비혼출산 혐오 중단”…사유리 논란에 KBS 앞 기자회견

    “비혼출산 혐오 중단”…사유리 논란에 KBS 앞 기자회견

    한국한부모연합 등 시민단체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혼모 가정에 대한 혐오 중단을 촉구했다. 단체는 “최근 사유리씨가 KBS 가족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방송이 건강하지 않은 가정을 장려한다’는 혐오 발언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사유리씨의 출연을 범죄로 규정하며 방송폐지 운동에 나서겠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한 가정은 ‘형태’가 아닌 ‘관계’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며 “공영방송인 KBS는 우리 사회가 편견에 갇히지 않도록 새로운 가족 형태를 더 적극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는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지난해 11월 아들을 출산했다. 그는 “아이는 갖고 싶은데 난자 나이가 높아 자연 임신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렇다고 아이를 낳아줄 남자를 찾아 급하게 결혼할 수도 없었다”고 비혼 출산 계기를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측이 사유리 모자의 합류 소식을 밝히자 “비혼을 부추긴다”며 출연을 반대하는 국민 청원까지 제기된 바 있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슈퍼맨의 기원 담긴 83년 전 100원 짜리 만화책, 36억원에 팔렸다

    슈퍼맨의 기원 담긴 83년 전 100원 짜리 만화책, 36억원에 팔렸다

    전 세계에 100여 부 밖에 남아있지 않은 희귀 ‘슈퍼맨’ 만화책이 경매에서 고가에 낙찰됐다. CNN 등 현지 언론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슈퍼히어로 캐릭터인 ‘슈퍼맨’이 처음 등장한 이 만화 잡지는 1938년에 출간된 ‘액션 코믹 #1’로, 당시 10센트(현재 환율로 약 112원)에 판매됐었다. 이 책의 ‘슈퍼맨’ 챕터에는 슈퍼맨이 다른 행성에서 지구로 오게 된 계기와 과정 등 캐릭터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돼 있으며, 팬 사이에서는 슈퍼히어로 장르의 시작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판매를 중개한 온라인 경매 및 위탁업체인 코믹커넥트 측은 “이 잡지는 1938년 당시 수십 만 부가 팔린 슈퍼히어로 장르의 시작과도 같은 책이지만 현재 남아있는 것은 고작 100여 부 정도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이 책은 최근 온라인 경매에서 325만 달러, 한화로 무려 약 36억 4300만원에 낙찰됐다. 83년 전 만화책을 거액에 사들인 소유주의 개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책의 기존 소유자의 정보 역시 공개되지 않았지만, 판매 중개업자에 따르면 전 소유주는 해당 만화책을 구입한 지 3년 만에 경매에 되팔면서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 2000만원) 이상의 차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해당 만화책은 슈퍼맨의 기원이 포함돼 있는데다 현재 전 세계에 몇 부 남지 않은 희소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이후 꾸준히 가치가 상승했다. 2010년에는 150만 달러(약 16억 8000만원), 2017년에는 175만 달러(약 19억 6000만원)에 팔렀고, 2018년에는 205만 달러(약 23억 원)에 거래됐었다. 경매 업체 측은 “이 책은 현재 100여 권 안팎으로만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거래된 책은 그 중에서도 보존 상태가 가장 좋은 편에 속한다”면서 “오래되고 희귀한 만화책과 같은 수집품에 대한 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재명 “사유리는 ‘슈퍼맨’…육아기 보고싶다”

    이재명 “사유리는 ‘슈퍼맨’…육아기 보고싶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비혼 출산을 한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41)를 “슈퍼맨”이라 칭하며 “고군분투 육아기가 보고싶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홀로 부모의 역할을 해내겠다고 당차게 선언한 사유리 씨를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다”면서 “사유리 씨의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 소식에 일각의 우려가 있다고 하더라. 익숙하지 않은 사회문화에 대한 낯설음일 것”이라고 시작하는 글을 남겼다. 그는 “사실 아내, 두 아들과 행복하게 사는 저에게도 얼마간 생소한 모습이지만 저의 가족 형태가 행복하다고 해서 모두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각자의 가치관, 삶의 경로와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천차만별의 가족 형태가 형성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장시간 노동으로 엄마 아빠 모두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다면, 육아휴직 못하고 언감생심 충분한 휴가도 함께 즐길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제도나 사회문화적으로 가족 형태를 균일화하기보다 우리의 실제 삶의 양상을 바꾸는 정치가 필요한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치열하게 지켜야 할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지 제도나 관습 그 자체는 아닐 것”이라며 “무척 강하게 반대하시는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알지만 모쪼록 넓은 품으로 지켜봐달라. 그것이 옳든 그르든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참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지사는 이와 함께 <사유리 ‘슈돌’ 출연이 비혼 장려?…반대 청원에 집회까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하기도 했다.앞서 사유리의 KBS 2TV 스타 가족 관찰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슈돌) 출연 소식에 일각에서 비혼을 장려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 30일에는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 일부 시민단체가 사유리의 출연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에 KBS 측은 “사유리의 ‘슈돌’ 출연이 비혼을 장려한다는 주장은 과도하다”면서 “시대가 변하면서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생기고 있고, 사유리 가족 역시 그중 하나다. 가족 중 한 형태를 관찰하는 것일 뿐, 비혼 장려를 하려는 의도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사유리는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에 성공해 지난해 11월 아들을 출산했다. 그는 “자연 임신이 어렵고 지금 당장 시험관 시술을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임신을 위해서 결혼을 서두를 수 없었다. 이에 자발적 비혼모를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핵심은] 비혼모 가정은 비정상?…사유리 ‘슈돌’ 출연 논란

    [핵심은] 비혼모 가정은 비정상?…사유리 ‘슈돌’ 출연 논란

    “산부인과에서 ‘자연 임신이 어렵고, 지금 당장 시험관 (시술을)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엄마가 되는 건 오랜 꿈이었지만,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출산을 위해 무작정 결혼할 순 없었던 사유리씨는 고민 끝에 자발적 비혼모 되기를 택했습니다. 일본에서 정자은행을 통해 정자를 기증받아 지난해 11월 아들 젠을 출산했습니다. 돌아올 비난이 두려워 방송을 그만둘 각오까지 했다는 고백이 무색하게도 뜨거운 격려가 이어졌습니다. KBS 육아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슈돌)에서는 사유리씨가 혼자서 젠을 키우는 과정을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핵심 ① ‘비혼모=비정상 가족’이란 인식이 걸림돌 하지만 모두가 고운 시선을 보내는 건 아닙니다. 사유리씨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비혼모 출산 부추기는 공중파(지상파 프로그램) 방영을 즉각 중단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29일 기준으로 2800여명이 동의했습니다. 청원인은 “한국은 저출산 문제도 심각하지만 결혼 자체를 기피하는 현실(이 더 문제)”이라며 “공영방송이라도 올바른 가족관을 제시하고 결혼을 장려하며 정상적인 출산을 장려하는 시스템과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유리의 방송 출연으로 인해)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에게 비혼 출산이라는 비정상적인 방식이 마치 정상인 것 처럼 여겨질 수 있다”면서 “바람직한 공영방송의 가정상을 제시해주시길 요청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통적인 4인 가족이 아닌 비혼 여성이 혼자 아이를 낳아 기르는 가정은 ‘비정상’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 KBS가 ‘올바른 가정의 형태’를 보여줘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글에서는 한국 사회가 지금까지 지켜온 가족의 가치가 훼손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묻어나옵니다. 이처럼 사회 규범이 무너지는 데 대한 위기의식을 사회학에서는 ‘모럴 패닉’(moral panic)이라고 합니다. 상식이라고 믿었던 도덕 기준이 흔들리면서 대중은 극심한 불안을 느끼는 것이죠.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장애인 등 소수집단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런데 부부와 미혼 자녀로 이루어진 4인 가족을 아직도 전형적인 가족 모델로 볼 수 있을까요. 지난해 4인 이상 가구 비율은 2016년 25.1%에서 20.0%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가운데 39.2%(906만 3362가구)를 차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1인 가구와 2인 가구를 합한 비중도 전체 가구에서 62.6%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② 방송에서 더 다양한 가족 형태 볼 수 있어야 ‘가족이라 함은 혼인·혈연·입양으로 이루어진 사회의 기본단위를 말한다’(건강가정기본법 제3조) 4인 가족의 아성은 무너진 지 오래입니다. 관념 속에서만 ‘정상 가족’의 표상으로 존재할 뿐이죠. 그 형태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에서는 여성 두 명과 반려묘 네 마리로 구성된 ‘조립식 가족’이 소개되기도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가족의 개념은 확장되는 추세입니다. 독일에서는 민법에서 ‘혼인 외 자녀’라는 규정을 삭제하고, 동성혼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팍스’(시민연대협약)라는 제도를 도입해 꼭 혼인 관계가 아니어도 동반자로서 권한과 의무가 부여됩니다. 한국도 제도적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올해 1월 가족 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제시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안)’을 확정하면서 “가족 다양성 증가를 반영해 모든 가족이 차별 없이 존중받고 정책에서 배제되지 않는 여건 조성에 초점을 두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청원인의 요청처럼 KBS가 현재 가족상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비혼모 가정뿐만 아니라 동성 부부, 동거가족, 반려견·반려묘 가족 등 제도 밖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더 적극적으로 소개돼야 합니다. 실제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어린이 프로그램일수록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등장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코끼리 엄마가 아기 악어를 입양해 키우는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거나 프로그램에 세 명 이상이 출연할 땐 반드시 소수 인종을 포함하는 방식입니다. 인식의 변화는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 단단하게 얼어붙은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선 지속적인 도끼질이 필요합니다. 사유리씨 가족의 ‘슈돌’ 출연은 균열의 시작입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비혼 부추긴다” 청원…사유리 ‘슈돌’ 출연, 문제인가요?[이슈픽]

    “비혼 부추긴다” 청원…사유리 ‘슈돌’ 출연, 문제인가요?[이슈픽]

    사유리 ‘슈퍼맨이 돌아왔다’ 촬영 돌입“방송, 올바른 가족관 제시해야” 국민청원KBS 시청자권익센터에도 “출연 반대”“정상적 가족관 누가 정하냐” 갑론을박 ‘비혼 출산’으로 주목을 받은 방송인 사유리(41)가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소식에 “비혼을 부추긴다”며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해야 한다”는 반박도 나온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비혼모 출산 부추기는 공중파 방영을 즉각 중단해주세요’란 제목의 청원은 2500여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청원인은 “지금 한국은 저출산 문제도 심각하지만 결혼 자체를 기피하는 현실”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공영방송이라도 올바른 가족관을 제시하고 결혼을 장려하며 정상적인 출산을 장려하는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비혼모를 등장시켜서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에게 비혼 출산이라는 비정상적 방식이 마치 정상인 것처럼 여겨질 수 있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도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씨의 출연을 절대 반대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정자 기증을 받아 아이를 출산한 것까지는 개인적인 선택이므로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선택에 대해 KBS가 공개적으로 프로그램화해 방영하는 것은 절대 반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청원은 한 달 내 동의 1000명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해 KBS 측의 공식 답변을 듣게 됐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네티즌들은 “정상적인 가족관은 대체 누가 정하는 거냐”, “비혼주의는 누구에 의해 부추겨지고 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엄마도 슈퍼맨이 될 수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미혼도 아이를 낳을 권리가 있다”며 새로운 형태의 가족 구성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아이 낳을 권리” 화두 던진 사유리 앞서 사유리는 생후 140여일 된 아들 젠과 KBS 2TV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촬영에 돌입했다. 이는 유명인사 아빠들이 육아를 맡아 고군분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예능으로, 엄마가 ‘메인’으로 출연하는 사례는 사유리가 처음이다. 사유리는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자연 임신이 어렵고 지금 당장 시험관 시술을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급하게 찾아 결혼하는 게 어려웠다”고 비혼 출산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또 사유리는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 시술이 가능했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줬으면 한다”고 말해 ‘자발적 비혼모’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장덕철·더원·최정원·유하…故김현식 명곡 리메이크 이어진다

    장덕철·더원·최정원·유하…故김현식 명곡 리메이크 이어진다

    보컬그룹 장덕철과 가수 더원, 뮤지컬배우 최정원·싱어송라이터 유하 모녀가 고(故) 김현식의 노래를 재해석해 부른다. 김현식 30주기 리메이크 앨범 제작사인 슈퍼맨C&M은 이들이 참여한 ‘추억 만들기’ 파트7이 26일 발매된다고 밝혔다. 그룹 장덕철(장중혁·덕인·임철)은 김현식의 ‘사랑 사랑 사랑’(1991)을 레트로한 펑키 스타일로 부르며 원곡의 느낌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랩 파트를 더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더원은 ‘회상’(1984)에 로킹한 느낌을 더해 현대적으로 편곡했고, 최정원과 유하는 앨범에 최초로 참여한 듀엣으로 짙은 감성의 ‘어둠 그 별빛’(1984)을 재해석했다. 제작사는 “록발라드에 뮤지컬 색을 가미한 편곡으로 원곡과는 다른 무드를 담아냈다”고 전했다. 유하는 앞서 “엄마와 음원을 내는 게 처음이라 많이 떨리지만 유하답게, 최정원답게 표현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번 ‘추억 만들기’ 파트7에 수록된 곡들은 모두 김현식이 작곡한 노래다. 김현식 30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추억 만들기’ 앨범 프로젝트에는 규현의 ‘비처럼 음악처럼’, 다비치의 ‘내 사랑 내 곁에’, 김재환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여러 장르 장르의 뮤지션들이 재해석한 김현식 노래가 실린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서울광장] ‘저스티스 리그’의 부활과 차기 검찰총장/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저스티스 리그’의 부활과 차기 검찰총장/박홍환 논설위원

    히어로스 시리즈의 양대 산맥 가운데 하나인 DC의 영화 ‘저스티스 리그’는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 히어로들이 지구를 파멸시키려는 거대한 악의 무리에 맞서 힘을 합쳐 지구를 지켜 내는 줄거리다. 2017년 개봉했으나 경쟁사 마블의 어벤저스 기세에 눌려 폭망했다. 시나리오를 고쳐 쓴 탓에 뜬금없는 상황 전개 등 줄거리마저 엉성했다. 당초 메가폰을 잡았던 잭 스나이더가 개인사로 중도하차하자 대타 감독을 내세워 영화를 마무리한 게 실패의 근원이었다. 결국 팬들이 들고일어섰다. 잭 스나이더가 메가폰을 내려놓기 전 촬영 분량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DC팬들은 영화사를 상대로 ‘잭 스나이더판’의 공개를 요구했다. 청원인은 수십만명에 달했다. 주연배우들도 합세했다. 제작을 마치고 최근 HBO맥스를 통해 공개된 잭 스나이더판 저스티스 리그에 전 세계 DC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상영시간이 극장판의 두 배인 4시간에 이르지만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했다는 관람평이 잇따른다. 저스티스 리그의 ‘부활’은 여러 가지를 함축한다. 우선 팬들의 열화와 같은 ‘잭 스나이더판’ 공개 요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영화 ‘300’으로 이름을 알려 DC 영화의 맥을 이어 온 잭 스나이더라는 거장의 존재가 가장 중요한 부활의 밑바탕이 됐다. 봉준호 없는 ‘기생충’을 상상할 수 없듯 ‘저스티스 리그=잭 스나이더’의 공식이 확인됐다. 이런 이치가 영화에만 국한될까. 누가 지휘하느냐에 따라 오케스트라의 음색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조직의 운명이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하기도 한다. 오죽하면 ‘인사가 만사’라는 얘기까지 있을까. 윤석열 전 총장이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한 검찰의 차기 수장 인선 작업이 시작됐는데 전망과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등이 검찰 내부 인물로 거론된다. 봉욱 전 대검 차장,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조은석 감사원 감사위원,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 등 검찰 밖 인물도 물망에 오른다. 국민 천거 절차를 통해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이두봉 대전지검장 등도 명단에 올라 있다니 지켜볼 일이다. 이번 주초 검찰사무의 최고감독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언급은 귀를 의심케 했다. 박 장관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의혹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재검토 수사지휘에도 불구하고 관련자 불기소를 결정한 검찰 최고위 간부회의와 관련해 “절차적 정의에 의문을 품게 만드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질타했다. 불과 두 달 전 법무부 주도의 윤 전 총장 징계 결정 과정에서 제기된 의문이 바로 절차적 정당성이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박 장관의 언급은 실제 검찰 간부회의의 절차적 정의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내로남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미 각본을 짜 놓고 재미없는 영화를 만들 셈이라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맞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남아 있는 수사권이 6대 범죄에 국한돼 있고, 그나마 얼마 뒤면 모두 내놓을 판인 검찰의 총수가 누가 되든 상관없다는 비아냥 내지 비관론이 검찰 안팎에서 고개를 든다. 윤 전 총장 퇴진 과정에서 돌출된 갈등이 워낙 깊은 탓에 과연 검찰 조직 내부의 갈등을 봉합할 인물이 남아 있기는 한 건지 의문도 제기된다. 하지만 국가의 사정 칼날이 무뎌질수록 부패의 썩은 내는 진동할 수밖에 없다. 패독균은 기고만장하면서 감염 범위를 넓혀 나갈 것이다. 검찰이 밉다고 해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지금은 사정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 협력, 경쟁을 통해 이 땅에서 부패의 싹을 모조리 잘라 내야 할 국가적 중대 시기다. 피의자 신분임에도 후배 수사검사의 소환 요구에 네 차례나 이런저런 핑계로 불응하는 간부가 검찰의 수장에 올라서는 안 된다. 검찰 해체를 전제로 이런저런 트집만 잡으려는 인사도 부적격자다. 그렇다고 갈등의 대척점에 서 있는 소외된 간부의 몫이라고 할 수도 없다. 만신창이 일보 직전의 검찰을 제대로 수습하고, 살아 있는 권력의 부패 등을 포함해 모든 비리를 척결해 국가 중추 사정기관으로의 복귀를 이룰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내야만 한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의 역할이 막중하다. 흔히 영화는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한다. 저스티스 리그의 부활을 검찰 조직과 접목해 본다면 차기 검찰총장이 누가 돼야 할지는 명확하다. 어설픈 대타를 기용해 폭망의 전조가 보인다면 국민은 적임자 기용을 강력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 stinger@seoul.co.kr
  • ‘물 소송 원조’ 에린 브로코비치의 새 책 ‘슈퍼맨은 오지 않는다’

    ‘물 소송 원조’ 에린 브로코비치의 새 책 ‘슈퍼맨은 오지 않는다’

    미국 수돗물 소송의 원조 에린 브로코비치(61)가 새 책을 냈다고 영국 BBC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제목이 무척 길다. ‘슈퍼맨은 오지 않는다-우리의 국가적 물 위기와 우리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이다. 2000년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의 실제 주인공이다. MZ 세대가 기후변화의 위기를 절감하는데 브로코비치는 일찍이 수돗물에 섞인 화학약품의 위험성을 자각하고 회사에 배상을 요구해 받아낸 선구자다. 1982년부터 캘리포니아주 남부 힝클리란 마을에 살던 싱글맘 브로코비치는 법학이나 의학, 과학적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인물이다. 캔자스주립대를 졸업한 뒤 잠깐 취업했으나 그만 두고 미인대회를 기웃거린 경력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그는 법률사무소 말단 직원으로서 퍼시픽 가스전력(PG&E)을 상대로 소송에 나서 1992년 3억 3300만 달러란 당시로선 상상하기조차 힘든 배상금을 받아냈다. 하지만 영화의 달콤한 결말과 달리 힝클리 마을은 현재 사라지고 없다. PG&E는 사람들의 주택을 모두 사들여 불도저로 밀어버렸다. 지금은 사막이며 땅밑에는 독성 물질이 그대로 묵혀 있다. 그 회사는 말로만 방제하겠다고 하고 있다. 폐암을 유발하는 크로뮴(독일식 표기는 크롬) 6 수치는 여전히 높다. 그가 첫 원고로 설득했던 로버타 워커를 비롯해 600명 원고 중 많은 이들의 암이 재발했고, 방사능 문제에 시달리고 있으며 6명은 이미 세상을 등졌다. 브로코비치는 “소송은 결코 충분치 않았다. 돈이 도움은 됐지만 질병이 진행되는 것을 멈추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그와 변호인단이 배상금 몫을 많이 챙겼다는 비판도 듣고 있다. 법률사무소가 1억 3300만 달러, 브로코비치가 200만 달러를 챙겼는데 지역사회에 더 많은 돈이 돌아갔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브로코비치는 소송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갔고 만약 패소했으면 그 회사도 빚 때문에 파산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아가 물에 납이 들어가 6억 4000만 달러 배상을 보장받았던 미시간주 플린트 소송에서 변호사 비용으로 2억 달러를 내준 것에 비하면 양반이라고 덧붙였다. 플린트에서는 주정부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디트로이트 외곽 대신 플린트 강에서 오는 파이프로 바꿨는데 이 파이프가 낡아 납이 녹는 바람에 오염을 일으켰다. 브로코비치는 “절망적이다. 난 서른 살에 이 일을 시작했는데 지금 61세인데 똑같은 얘기가 되풀이된다.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환경보호청(EPA) 산하 비영리 연구자 모임 ‘환경작업그룹(EWG)’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2억명 가까이가 힝클리 독성물질과 비슷한 오염에 노출돼 있다. 2019년에만 34억 파운드의 쓰레기를 공기와 흙, 물에 퍼뜨리고 있다고 EPA의 독성유출인벤토리(TRI)가 전했다. EPA가 규제하는 8만개의 화학제품 가운데 상당수가 건강 및 환경에 대한 위협 정도를 검사받지도 않는다. EPA는 수돗물의 90가지 잔존물만 검사하는데 안전음용수법(SDWA)은 5년마다 한 번씩이라도 규제받지 않는 30여개 잔존물 검사 결과를 모니터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브로코비치는 이들 화학제품이 일단 시장에 유통된 뒤 나중에 연구하라는 식이라며 낙담했다. 독성 ‘영원한 화학제’을 한데 묶어 PFAS라고 하는데 일반적인 환경 여건에서는 절대 분해되지 않는다.마크 러팔로 주연의 영화 ‘다크 워터스’에는 테플론 화학제가 나오는데 듀퐁이 웨스트버지니아주 파커스버그의 물을 오염시킨 얘기다. 지난 20년 넘게 동료 과학자들이 검증한 수많은 과학 논문들이 많은 PFAS 화학제에 독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분해도 되지 않고 인체나 동물 몸에 쌓인다는 것을 입증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 97%의 인체에서 PFAS가 검출됐으며 아무리 미량이어도 “건강에 영향을 미치며 많으면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브로코비치는 “이 화학제는 소화기 거품과 옷감 등에도 많이 쓰인다. 하지만 모든 것에 있다. 플라스틱컵, 손잡이 없는 팬, 제지공장이나 옷감 산업 등에도 있다. 제2의 석면”이라고 단언햇다.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핏속의 PFAS는 코로나19 환자가 중증에 빠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CDC는 이 물질이 코로나19 백신의 효용을 낮출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그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따로 있다. 임상내분비 및 신진대사 학회지는 PFAS 합성물질인 PFOA와 PFOS가 정자 숫자를 낮추고 국부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연구도 이 물질이 불임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브로코비치는 “그럼 인류는 끝장인가?”라고 묻고는 과장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우리들이 그 영향을 목격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우리는 메인주에서 이런 내용을 살펴보고 있는데 PFAS가 우유에도, 소고기에도, 계란에도 들어 있다. 모든 주와 지역사회가 일제히 내게 전화해 불임 상태라고 말한다.” 역설적이게도 그는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흐름이 바뀌는 것을 느낀다. 사람들이 깨어나 문제를 깨닫기 시작했다.” 면책 세대(age of impunity)가 물 오염을 끝내도록 만들 것이란 점을 확신한다고 했다. 책 제목은 당국이 구조를 위해 달려와 주지 않으니 사람들이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한다는 힝클리의 교훈을 담고 있다. “사람들은 목소리를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목소리를 갖고 있다. 연구해보라.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 하면 안된다. 이웃과 얘기하라. 힝클리에서 우리는 로버타 워커로 시작했다. 그 뒤 다른 이웃에게 말을 건넸다. 그들은 같은 문제를 갖고 있다. 우리가 이걸 함께 해내지 못하면 내가 지금 밀어붙이는 일들의 어느 것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사진 에린 브로코비치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재인용
  • 사유리, ‘슈돌’ 합류…방송 통해 비혼모 육아 공개

    사유리, ‘슈돌’ 합류…방송 통해 비혼모 육아 공개

    ‘비혼 출산’으로 주목을 받은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가 방송을 통해 육아를 공개할 예정이다.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 측은 사유리가 새로운 슈퍼맨으로 합류한다고 23일 밝혔다. 사유리는 생후 140일 된 아들 젠과 최근 ‘슈퍼맨이 돌아왔다’ 촬영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을 비롯한 유명인 아빠들이 48시간 육아를 맡아 고군분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리얼리티 예능이다. 아빠가 아닌 엄마가 메인으로 출연하는 사례는 8년간의 방송 중 사유리가 처음이다. 사유리는 자신의 비혼 출산을 ‘KBS 뉴스 9’에서 가장 먼저 보도한 KBS와의 인연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유리는 지난해 11월 4일 아들 젠을 출산했으며, 같은 달 16일 출산 소식을 세상에 알렸다. 부모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사유리는 난소 나이가 48세라는 소식을 접한 뒤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비혼인 상태로 임신을 한 뒤 출산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자연 임신이 어렵고 지금 당장 시험관 시술을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급하게 찾아 결혼하는 게 어려웠다”고 비혼 출산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밝힌 바 있다. 또 사유리는 일본에서 정자 기증을 받은 이유에 대해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 시술이 가능했다”며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줬으면 한다”고 말해 ‘자발적 비혼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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