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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FA 고위 간부 “러시아·카타르 월드컵 개최권 박탈 가능”

    국제축구연맹(FIFA)의 고위 간부가 2018년 러시아와 2022년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권이 박탈될 수 있다고 밝혔다. FIFA 내부 인사가 두 나라의 월드컵 개최권 박탈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도메니코 스칼라 FIFA 회계감사위원장은 스위스 일간지 존탁스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두 나라가 오로지 돈으로 표를 사서 개최권을 따냈다는 증거가 나오면 개최지 선정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영국의 BBC가 8일 전했다. 스칼라 위원장은 “오늘까지 그런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며 증거가 분명해야만 개최지 재선정이 이뤄질 것이란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스위스 사법당국이 두 나라 월드컵 유치의 비리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최권 논란이 표면화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검찰과 연방수사국(FBI)도 최근 기소한 FIFA 전·현직 임원 등 14명을 상대로 남아공월드컵 유치 비리를 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스칼라 위원장이 2013년 말에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지만 두 갈래 수사가 진행 중이고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물러나겠다고 공표한 뒤 처음으로 다시 언급한 것은 좀 더 진중한 경고의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치 비리에 블라터 회장이 연루된 정황도 드러났다. 전날 남아공 매체 선데이타임스가 입수한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의 이메일에 따르면 블라터 회장은 월드컵 개최지 선정의 대가로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 등 3명의 전 집행위원에게 건네진 1000만 달러(약 111억원)와 관련해 타보 음베키 남아공 전 대통령과 협의한 흔적이 드러났다. 발케 총장이 2007년 12월 7일 남아공 정부에 보낸 문제의 이메일에서 언제 1000만 달러를 송금할지에 관해 물으며 이 돈이 “FIFA와 남아공 정부, 우리 회장(블라터)과 음베키 대통령의 논의에 따른 것”이라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FIFA와 남아공 정부는 카리브해지역 아프리카계 후손들의 이산(離散·diaspora) 기금으로 지원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미국 검찰은 이 돈이 2008년 초 세 차례에 걸쳐 워너 전 부회장이 관리하는 계좌로 송금되는 등 뇌물로 건넨 것이 분명하다고 맞서고 있다. 8일 BBC에 따르면 워너 전 부회장은 자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JTA를 통해 현지 화폐로 돈세탁하거나 자신의 신용카드 결제, 현금 인출, 개인 대출 상환 등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알레이 에디네 헬랄 전 이집트 청년체육부 장관은 2004년에 워너 전 부회장에게서 2010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집행위원 7명의 표를 모아주겠다’는 말과 함께 한 표에 100만 달러씩, 모두 700만 달러를 건넬 것을 요구받았다고 폭로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청파동] 청파, 푸른 언덕이 있는 동네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청파동] 청파, 푸른 언덕이 있는 동네

    처음 그 이름을 들었을 때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청파靑坡, 푸른 언덕이 있는 동네. 일 년이 넘도록 몰랐던 우리 동네의 숨겨진 모습을 오늘, 골목길에서 만났다. ‘집 박물관’은 살아있다 청파동에 터를 잡은 지 일 년 하고도 넉 달째. 처음으로 카메라를 메고 동네를 걷는다. 오늘의 목적지는 슈퍼마켓도, 김밥집도, 단골 커피숍도 아니다. 숙명여대 앞길의 풋풋한 생기와 효창공원의 차분한 공기, 그보다 깊숙한 곳에 숨겨진 동네의 모습을 만나러 나섰다. 구글 지도를 켜고 청파동1가를 찍었다. 그쪽에 오래된 집이 많다고 들어서다. 지도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걷다가 하얗고 작은 골목길을 마주쳤다. 이끌리듯 들어가 셔터를 누르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대문을 열고 나오신다. “뭘 찍는 거요?” 동네 여행을 취재 중이라 하니 관심을 보이신다. 이광래 할아버지(77세)는 청파동장을 3번이나 지내셨다고 했다. “청파동은 일제 강점기에 부자들이 많이 살았던 동네야. 그 당시 150평, 200평씩 되는 집을 갖고 살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다 강남으로 넘어갔지. 지금도 이 동네엔 아주 오래된 집이 많아. 우리 집도 50년은 됐고, 이 옆집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있던 거야.” 할아버지 말씀처럼 청파동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많이 모여 살았던 곳이다. 그때 지어진 일본식 가옥들이 지금도 일부 남아있다. 이어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도시형 한옥이 세워졌고 1970년대에는 서민형 양옥이 들어섰다. 1980년대부터는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들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청파동은 이렇게 각기 다른 시간의 켜를 가진 집들이 한데 뒤섞여 부조화 속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건축학자 임석재 교수는 그의 책 <서울 골목길 풍경>에서 청파동을 ‘가히 20세기 집 박물관이라 할 만한 동네’라고 평하기도 했다. 학교가 많은 동네엔 우리 집이 있는 청파동3가는 청파동1가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숙명여대와 바로 닿아 있어 일찍이 개발이 진행된 때문이다. 숙명여대 정문으로 올라가는 길엔 아기자기한 카페와 디저트 가게가 많다. 그 길에서 한 블록만 안쪽으로 들어서면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나왔을 법한 하숙집들이 빼곡하다. 경쟁이라도 하듯 두 집 걸러 한 집마다 ‘하숙’이란 간판을 붙이고 있는 걸 보면 요즘에도 하숙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가 새삼스럽다. 청파동엔 학교가 많다. 숙명여대 말고도 청파초등학교, 선린중학교,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신광초등학교, 신광여자중학교, 신광여자고등학교까지 총 7개나 된다. 그래선지 오래된 골목길 틈새에도 활기찬 분위기가 맴돈다. 책가방을 맨 아이들과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 깔깔 웃으며 서로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여대생들을 여기저기서 마주친다. 학교가 많아 좋은 점은 또 있다. 싸고 맛있는 떡볶이 집이 많다는 것. 그러니 청파동에 놀러 오시려거든 많은 준비는 하지 마시라. 편안한 신발과 약간의 쌈짓돈만 있으면 흥미롭고 배부른 동네 여행을 할 수 있다. ●고서령 기자의 청파동 그곳? 입소문만으로 유명해진 일본 가정식당 로지노키친路地のKitchen 2인용 식탁 8개만이 옹기종기 들어차 있는 일본 가정식 식당. 요즘 청파동에서 가히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맛집’이다. 특별히 홍보를 한 적도 없는데 오직 입소문만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점심과 저녁, 시간을 정해 두고 딱 두 시간씩 오픈하는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긴 줄이 늘어선다. 그마저도 조금 늦게 찾아가면 ‘준비된 재료가 다 소진되었다’는 푯말만 보고 등을 돌려야 한다. 매일 신선한 재료를 준비해 한정 수량만으로 요리하기 때문이라고. 메뉴엔 일본식 닭튀김, 포크햄버그, 돈가츠, 돼지고기 야채 볶음요리 등이 있다. 메인 요리에 곁들여지는 일본식 두부튀김과 계란말이, 상큼한 양념의 샐러드와 토마토푸딩 후식 등 작은 접시 하나하나마다 정성이 느껴진다. 식사 시간 30분 전에 찾아가야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다. 협소한 공간과 높은 인기 때문에 중학생 이하 어린이와 5인 이상 손님은 받지 않는다. 예약 불가.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43길 11 02-6213-9689 점심 12:00~14:00, 브레이크타임 14:00~18:00, 저녁 18:00~20:00 모든 메뉴 7,000~8,000원선 1989년부터 지켜 온 추억의 와플 맛 와플하우스 청파동엔 26년 역사의 유명 와플집이 있다. 학창시절 이곳에서 먹었던 와플 맛을 잊지 못해 자녀를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손님의 대부분일 정도로 역사 깊은(?) 곳이다. 2대째 가족경영을 하고 있는 이곳은 1989년 아주 작은 와플가게로 시작해 조금씩 가게를 확장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대표 메뉴는 사과잼과 버터를 바른 미국식 와플과 딸기 빙수. 두 개가 항상 세트처럼 팔린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지만 반죽부터 햄버거 패티까지 최대한 홈메이드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 아이들도 많이 찾는 곳인 만큼 재료의 품질에 더욱 신경을 쓴다고.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45길 37 매일 11:00~23:00, 매달 둘째 주 화요일 휴무 버터 & 잼 와플 2,000원, 딸기빙수 6,500원 옛날 떡볶이 ‘무한리필’이요~ 달볶이 2000년부터 16년째 숙명여대 앞을 지키고 있는 작은 떡볶이 집. 이 집에선 떡볶이를 ‘달볶이’라고 부른다. 접시에 비닐을 씌워 내주는 옛날 떡볶이와 몽땅한 길이의 고소한 꼬마김밥을 맛볼 수 있다. 한 사람당 1인분 이상 주문하면 달볶이는 무한리필 해준다. 평일엔 숙대 학생들로, 주말엔 동네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47길 88 달볶이, 꼬마김밥, 순대, 튀김 각각 1인분 3,000원 쫄깃한 국물떡볶이의 정석 빨강떡볶이 청파동 중·고등학생들과 숙명여대생들의 숨은 떡볶이 맛집. 일반적인 볶음 떡볶이가 아니라 국물 떡볶이다. 떡을 건져 먹은 뒤 남은 국물에 김과 함께 밥을 비벼 주는데, 학생들에겐 떡보다 밥이 더 인기일 정도. 미리 만들어 놓지 않고 주문을 하면 그때그때 새로 끓여 내주는 것이 특징이다. 1단계부터 5단계까지 매운 정도를 선택할 수 있다. 매일 방부제 없는 떡을 새로 뽑아 만들기 때문에 방앗간에서 갓 나온 떡처럼 식감이 쫄깃하다. ‘안 끓인 떡볶이’ 재료를 전국 택배 배송 판매도 하고 있다. 떡볶이 소스가 라면스프처럼 가루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집에서 간편하게 요리해 먹기 좋다.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43길 29 02-703-3449 평일 10:00~21:00, 휴일 12:00~21:00 빨강떡볶이 2,500원, 공기밥+김 1,500원, 순대 3,000원 동네 사랑방 같은 동네 사진관 청파동사진관 삐뚤빼뚤한 간판 글씨와 파란색 대문이 눈길을 사로잡는 청파동사진관은 청파동에서 꽤 유명한 장소다. 사진만 찍는 게 아니라 음악회도 열고 동화 녹음도 하는, ‘청파동 사랑방’을 표방한다. 사진관 수익의 일부를 국내외 아이들을 돕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증명사진, 여권사진, 프로필사진, 가족사진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사진을 촬영한다. 건물 외관은 클래식하지만 30대 사진관 주인이 정성스럽게 포토샵을 해주니, 사진품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단 문을 닫을 때가 많으니 미리 전화로 예약한 뒤에 찾아가야 헛수고를 덜 수 있다.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49길 14 070-8639-4415 blog.naver.com/im1771 최고급 원두 ‘스페셜 티’만 취급 카페 실Cafe SIL 커피 원두에도 등급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카페 실’은 최고 등급 원두인 ‘스페셜티’만 취급하는 카페다. 30가지 종류의 커피를 볶아 베이커리 카페, 사무실 등에 납품하고 손님들에게도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 카페의 주인인 박영실 바리스타가 오랜 시간을 들여 직접 생두를 선별하고 볶는 작업을 한다. 카페 문을 연 2009년 이후 생두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이곳의 커피 가격은 6년 전 그대로다. 100g짜리 원두를 사면 200g 가까이 담아 줄 정도로 인심이 후하다. 영국·폴란드·이탈리아 등에서 수입한 커피 관련 도구도 백화점보다 30~40%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97길 13 평일 11:00~21:00, 토요일 14:00~21:00, 일요일 12:30~21:00 아메리카노 3,000원, 드립스페셜티(핸드드립커피) 5,500원, 원두100g 1만2,000원부터 청파동 가는 길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 8번 출구 또는 1호선 남영역 1번 출구로 나와 숙명여대 방향으로 걸어가면 청파동3가에 닿는다. 숙명여대 정문까지 올라가면 정면에 효창공원 입구가 나온다. 청파동1가는 서울역 서부역에서 찾아가는 편이 더 가깝다. 글·사진 고서령 기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중국서 ‘무인 편의점’ 첫 시도…결과는?

    중국에서 점원 없이 고객 스스로 대금을 내는 ‘무인 슈퍼마켓’(无人超市)이 한시적으로나마 처음 등장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에 따르면, 6일 베이징과 항저우에 있는 ‘반고’(Vango) 편의점 두 지점에서 ‘무인 슈퍼’가 이날 하루 동안만 실험적으로 운영됐다. 무인 슈퍼는 이름 그대로 고객이 제품을 선택한 뒤 스스로 대금을 내는 시스템. 편의점 안에는 점원이 없으며, 손님이 대금 지급 여부와 얼마를 낼지를 결정한다. 실험을 진행한 알리바바(阿里巴巴)의 민간 신용평가업체 즈마신융(芝麻信用)은 매년 6월 6일을 ‘신용의 날’로 정하고 후 타오 즈마신융 사장은 “이번 활동을 통해 신용을 중시하는 것을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항저우 지점을 방문한 세 여성이 돈을 내지 않고 물건을 가져갔으며, 어떤 남성은 반복해서 방문하며 자루 가득 값비싼 술이나 담배를 담고 10위안(약 1800원)만 내고 갔다. 즈마신융 담당자는 이번 무인 슈퍼는 단지 실험이므로,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제대로 대금을 내고 간 사람도 여럿 있었지만, 하루 동안 약 3000위안(약 55만 원)의 적자가 있었고 이날 매출은 약 1만 6700위안(약 302만 원)이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현지 네티즌은 “역시 규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있어도 도둑이 있는데 이렇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일부러 실험하지 않아도 중국인의 문화 수준은 세계인이 알고 있다”, “이런 방식은 세계 어디에서도 성공하지 못한다”, “법이 알몸 상태인데 도덕이라는 옷을 입으라는 것은 무리다”, “겨우 3000위안?” 등 혹평을 쏟아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주목! 이 상품] ‘롯데올마이쇼핑카드’ 백화점 등 全쇼핑업종 할인

    [주목! 이 상품] ‘롯데올마이쇼핑카드’ 백화점 등 全쇼핑업종 할인

    롯데카드가 동네 슈퍼마켓부터 백화점까지 모든 쇼핑 업종에서 할인되는 ‘롯데올마이쇼핑카드’를 판매 중이다. 이 카드는 백화점, 면세점, 편의점, 동네 슈퍼마켓, 홈쇼핑, 인터넷몰 등 모든 쇼핑 업종에서 5% 할인이 적용된다. 대중교통이나 이동통신, 점심 식사(낮 12시~오후 2시 결제금액) 등 생활 필수 비용과 해외 이용 금액은 10% 추가 할인된다. 오는 8월까지 월 100만원 이상 쓴 고객에게는 연회비 수준(1만 5000원)의 캐시백도 준다.
  • ‘경제난’ 베네수엘라, 생필품 줄 서 있다 사망까지

    ‘경제난’ 베네수엘라, 생필품 줄 서 있다 사망까지

    생필품을 사려고 줄을 서고 있던 70대 노인이 피로와 악천후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숨을 거뒀다. 사람이 쓰러졌지만 함께 줄을 서고 있던 사람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줄에서 이탈했다가 혹시라도 순서를 잃을까봐 염려해서다. 생필품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워진 베네수엘라에서 최근에 발생한 사건이다. 볼리바르에 사는 75세 노인 아니발 알바레스는 가루비누를 사러 이른 시간에 슈퍼마켓을 찾았다. 슈퍼마켓 앞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생필품을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슈퍼마켓 입장을 위해 긴 줄을 서는 건 일상적인 일이 됐지만 이날은 유난히 사람이 많았다. 당국의 명령으로 슈퍼마켓이 1주일간 생필품 판매를 중단했었기 때문이다. 노인은 줄을 섰지만 슈퍼마켓의 오픈까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노인이 4시간 정도 줄을 서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대로 비를 맞고 서 있던 노인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사람이 쓰러졌지만 꼼짝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노인은 길에 쓰러진 채 한많은 생을 마감했다. 사고현장을 취재한 현지 기자에게 줄을 서고 있던 주민들은 황당한 설명을 내놨다. 주민들은 "오래 동안 줄을 서고 있었는데 노인을 도와주려면 줄에서 이탈해야 했다"며 "자리를 빼앗길까봐 두려워 노인을 도와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당시 슈퍼마켓 앞에선 최소한 200명이 줄을 서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불황에 꽁꽁 얼어붙은 빙과류시장

    불황에 꽁꽁 얼어붙은 빙과류시장

    빙과업계 최고의 성수기 여름이 찾아왔지만 불황에 비정상적 유통구조로 빙과시장이 오히려 얼어붙고 있다. 4일 서울신문이 롯데제과, 롯데푸드, 빙그레, 해태제과 등 국내 4대 빙과업체의 아이스크림 광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여름철 아이스크림 광고를 하는 업체는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단 두 곳뿐이다. 해태제과는 2012년 7월 과일맛 아이스크림 ‘젤루조아’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당시 인기 있던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을 모델로 TV 광고를 방영했다. 이후 3년 가까이 유명 연예인을 기용한 TV 광고는 없었다. 빙그레는 2013년 2월부터 일반인 모델을 기용해 ‘참붕어싸만코’의 TV 광고를 방영했지만 2년 넘게 TV 광고는 찾기 어려운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TV 광고를 하면 100억원 정도 비용이 드는 데 투자한 만큼 이익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는 주식이 아니라 부식이기 때문에 가계가 어려워지면 바로 소비를 줄이게 되고 또 저출산으로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아이스크림 주요 소비층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 따라 빙과시장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펴낸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조사’에 따르면 2012년 1조 9722억원이던 빙과시장은 2013년 1조 9371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여름이 그다지 덥지 않았던 지난해는 1~3분기 말 기준 1조 501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5% 매출이 줄었다. 비정상적 유통구조도 빙과시장 축소에 한몫하고 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까지 빙과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유통 채널은 ‘독립슈퍼’로 전체의 71.7%(1조 768억원)를 차지했다. 문제는 이런 개인 슈퍼마켓들이 아이스크림을 미끼 상품으로 여겨 대거 할인하다 보니 제대로 마진이 생기지 않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주간 평균(5월 24일 기준) 롯데푸드의 ‘돼지바’(80㎖) 가격은 독립슈퍼 498원, 할인점 499원, 편의점 703원으로 편차가 컸다. 이기헌 한국소비자원 거래조사팀 부장은 “가격표시제를 지키지 않으면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실제 적발된 사례가 거의 없어 정부가 가격표시제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2.7g과 45.9g 사이/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2.7g과 45.9g 사이/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골프 대디’의 길은 험하디 험하다. 자신의 인생 전부를 자식에게 바쳐야 하고, 대회에 나간 자식을 지켜보는 자신이 행여 부담이 될까 카트길 대신 산길 숲속을 숨어 다니는 사람이 골퍼의 아빠다. 금전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다. 국내 여자골프를 호령하다 4년 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진출한 서희경의 아버지 서용환씨는 “골프쟁이 아빠가 되는 건 타고난 업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의 서희경을 만들기 위해 운영하던 슈퍼마켓 세 개를 차례로 아낌없이 날렸다. 서희경뿐이랴. 초등학생 시절 한국을 방문했던 타이거 우즈가 가장 먼저 보고 싶어 했던 장하나의 뒷사정도 다르지 않다. 만능 스포츠맨이었던 장창호씨는 무남독녀 외동딸을 지금의 장하나로 키우기 위해 꽤 잘나가는 서울 잠원동의 삼겹살집을 포함해 모든 것을 딸의 뒷바라지에 바쳤다. 골프 대디는 유난히 여자 골퍼들의 경우에 많다. 남자는 배상문의 어머니 시옥희씨 정도인데, 골프 대디가 아니라 ‘골프 맘’이니 여간해선 남자 골퍼의 ‘대디’를 기억해 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해외 선수라면 우즈의 부친 얼 우즈가 생각난다. 그는 엘드릭 톤트 우즈라는 본명 대신 자신이 복무했던 월남전 파병 부대의 마스코트였던 ‘타이거’를 아명으로 부르며 승부사의 DNA를 자식에게 심어 줬다. 우리 주위에도 노승열의 부친 노구현씨,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이진명)의 아버지 이상주씨 등 얼 우즈 못지않은 훌륭한 아버지들이 있다. 모두 골프 외길을 걸었다. 최근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안병훈의 골프 대디 안재형씨는 조금 특이하다. 3일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그는 한·중 커플 1호 탁구 선수 출신이다. 대다수의 골퍼 아빠들은 골프에 대한 내공이 상당하지만 그는 지금도 90대 타수를 치는 주말 골퍼 수준이다. 안재형씨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들의 그림자 노릇을 자처했다. 지금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캐디 딘 스미스가 따라다니지만 지난 8년 동안 안재형씨는 아들의 백을 멨다. 그런데 왜 그는 골프백을 내려 놓았을까. 안재형씨는 “캐디는 선수가 감정 기복 없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최고의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병훈이가 커 가면서 상호 간 감정의 간극이 벌어지는 것 같더라”고 털어놨다. “캐디 바꾸길 정말 잘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낸 안병훈은 결국 유러피언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 냈다. “좀 섭섭하지만 골프 대디라면 반드시 겪어야 할 ‘통과의례’”라고 말했지만 그의 얼굴에선 아쉬움이 배어났다. 하지만 이 사소한(?) 것만 빼면 그는 행복한 남자다. 2.7g의 탁구공과 45.9g의 골프공을 곡예하듯 모두 겪어 본 사람 아닌가. “중국에서 통신회사(옴니텔차이나) 대표로 있는 제 처(자오즈민)와 꽤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더니 갈라섰다는 얘기도 나오더라고요. 옛날에는 아이를 하나밖에 낳지 않은 걸 두고 천만 명이 자오즈민 하나를 못 이겼다 는 말도 우스갯소리처럼 돌았고요.” 파안대소 중에도 그는 곧 US오픈 골프대회에서 있을 가족과의 ‘재회’에 부풀어 있었다. cbk91065@seoul.co.kr
  •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농수산벤처 창업 K푸드·K투어 메카로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농수산벤처 창업 K푸드·K투어 메카로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혁신센터)의 핵심 사업은 ‘농수산품 고부가가치화’다. 도심지역의 사례를 무작정 따라하기보다는 기존의 장점을 살려 특화하는 게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남은 국내 최고의 친환경 농어업 기반을 보유한 곳이다. 최근 청년층의 귀농 귀촌이 증가하고 있어 농수산산업에 첨단기술을 접목해 고부가가치화를 실현할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혁신센터는 전국의 농식품·벤처창업 기관들이 참여해 협업하는 ‘농식품 벤처창업 지원센터’를 설치한다. 전문가 5명이 상주하며 농수산 관련 창업을 돕는 멘토 역할을 한다. 농수산물의 재배부터 판매 홍보 등을 집중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식품벤처 창업아카데미’는 연간 200명의 교육생을 대상으로 재배기술과 가공실무, 유통, 수출, 경영관리 등 전문 교육을 제공한다. 예비창업자와 고소득 농어업인을 연결해 실전 노하우도 전수받을 수 있게 했다. 특히 전남의 지역특산물인 톳, 울금, 비파 등을 기능성 식약품 등으로 개발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사물인터넷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농업에 접목시키는 교육도 지원한다. 이렇게 개발된 농수산물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확대될 중국시장 등을 겨냥한 한류 상품(K-푸드)으로 육성한다. GS는 우선 전국 270개 슈퍼마켓과 8300여개 편의점, GS 홈쇼핑 등에 이 같은 식품이 우선 입점할 수 있도록 해 기초체력을 쌓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천혜의 섬과 친환경 음식 등을 기반으로 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전남을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국제적인 웰빙 관광지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전남이 자랑하는 관광자원 정보를 분석해 세계적인 히트 관광상품(K-투어)을 개발하고 홍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남의 문화유산, 맛집, 전통장터, 축제, 숙박, 낚시 등을 보다 쉽게 검색해 여행계획부터 예약까지 가능한 관광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만들기로 했다. 연간 400명에 달하는 중국·동남아 등 해외 관광객 전문가이드를 육성하고 재교육하는 일도 진행한다. 혁신센터는 또 농어촌지역 체험형 관광상품을 연계하는 이른바 ‘6차 산업’(농어업, 가공, 유통·서비스가 융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을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전남 구례의 ‘아이쿱 생협 자연드림파크’의 성공 비법을 공유해 생산부터 가공, 판매, 체험·관광이 결합된 친환경 농식품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서글픈 금연? 최저 소득층만 담배 소비 줄었다

    서글픈 금연? 최저 소득층만 담배 소비 줄었다

    올해 담뱃세 2000원 인상으로 대부분의 소득계층에서 담배를 사는 데 쓴 돈이 늘어났지만 최저 소득층에서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문제 등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담뱃값 부담을 견디지 못한 최저 소득층이 어쩔 수 없이 ‘생계형 금연’을 하거나 흡연량을 줄인 탓으로 분석된다. 27일 통계청 가계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가 담배를 사는 데 들인 월평균 명목 지출액은 1만 785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6184원)보다 10.3% 증가했다. 담배 소비지출액은 2012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분기별로 0.7~8.8%씩 감소하다가 담뱃세 인상 영향으로 올 1분기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소득 1~5분위의 담배 소비지출액을 보면 최하위 20%인 1분위에서만 소폭 감소했다. 소득 1분위의 월평균 담배 지출액은 1만 5063원으로 전년 동기(1만 5142원) 대비 0.5% 줄었다. 나머지 2~4분위에서는 담배 소비지출액이 모두 증가했다. 소득 최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가 1만 3296원에서 1만 7075원으로 28.4%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한편 편의점 매출이 담뱃값 인상에 따른 담배 판매액 증가로 3개월 연속 크게 늘었다. 지난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이상 오르는 등 올해 시행된 담뱃값 인상의 최대 수혜를 편의점이 보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의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경기 침체에 따라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매출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편의점은 담뱃값 인상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매출은 담뱃값 인상에 따른 담배 판매액 확대와 점포 증가 등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4% 급증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상가 돌며 710만원 훔친 좀도둑… 훔친 장면 찍은 녹화장치도 챙겨

    도둑질을 하면서 추적을 피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까지 뜯어 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김모(31)씨 등 2명을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서울과 경기, 충남 일대에서 늦은 밤 슈퍼마켓, 음식점, 상가 사무실 등에 침입해 현금과 담배 등 710만원어치의 물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심야 시간 영업이 끝나 사람이 없는 상가 사무실 등을 물색해 출입문·창문 등을 부수고 침입했다. 현금뿐만 아니라 대형 텔레비전과 담배, 우의 등 다양한 물품을 훔쳤다. CCTV가 설치된 장소에서는 범행 장면이 녹화된 컴퓨터 본체, 셋톱박스 등 영상 저장장치를 훔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동네 친구 사이인 이들은 경찰에서 “교도소 출소 후 직업을 갖지 못했고, 유흥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9)잘 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독박(讀博) 육아일기](9)잘 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회사의 많은 워킹맘 선배들은 도대체 어떻게 10년, 20년 일을 해내고 있는 걸까. 무한한 존경심이 피어나고 있는 중이다. 워킹맘을 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애초에 슈퍼맘이 되겠다는 욕심은 부리지도 않았지만, 요즘 나는 일도 육아도, 집안일도, 어느 것 하나 잘하는 게 없는 것 같다. 남들은 다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회사로 돌아온 지 70여일. 매일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하루 24시간이 이렇게 짧은 시간이었나, 싶을 만큼 여유가 없다. 오전 8시 집에서 나와 9시부터 오후 7시 넘어까지 회사에서 일을 한다. 일찍 집에 돌아오면 저녁 8시 반. 아기를 봐 주시는 베이비시터 이모님에게 아이에게 있었던 일을 전해 듣고 옷을 갈아입고 9시부터 저녁 준비에 들어간다. 남편이 보통 집에 9시 반쯤 오기 때문에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금세 밤 10시를 넘긴다. 워낙 늦게 자는 아기였지만 복직 이후로 시간이 더 늦어졌다. 씻기고 같이 책 좀 읽다가 재우면 12시가 넘는다. 아기를 눕히고 거실에 나오며 바라보는 집안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제 겨우 70여 일…바닥이 드러났다 약 11주 동안 열여덟 번의 야근을 했다. 현재 있는 부서에서는 야근을 재택근무로 하게 돼 있어 복직을 하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날은 집에 6시에 와서 자정까지 일해야 한다. 그런데 집에서 야근을 하는 시간이 제일 고달프다. ‘나만 회사에 남아 야근을 한다고 할까’ 욱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컴퓨터만 붙잡고 있는 엄마가 못마땅한 아이는 심하게 보채고 안아 달라고 졸랐고, 기분이 좋아지면 식탁 위로 올라와 컴퓨터를 깔고 앉으며 마우스를 만지는 놀이에 빠지기도 했다.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다. 아이를 어르고 달래다가 울리기도 했다가 점점 ‘뽀로로’의 힘을 빌리는 시간이 늘어간다. 요즘에는 아기띠에 안고 억지로 잠을 재우고 안은 채로 일을 한다.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여섯 번 갔다. 세 번은 토요일 아침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서였고 나머지 세 번은 평일 퇴근 직후였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의 감기 증상을 빨리 낫게 하기 위해서였다. 1년 동안 휴가일수는 정해져 있고, 앞으로 어린이집의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그리고 아이가 심하게 아플 경우 등 휴가를 써야 하는 일이 너무 많이 기다리고 있다. 가능하면 아껴둬야 한다. 툭하면 아이 핑계를 대고 휴가를 쓴다는 뒷말을 최대한 적게 듣고 싶은 욕심도 있다. 맞벌이 아이라 콧물이 줄줄 흐르는 데에도 어린이집에 보냈다거나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식의 눈초리도 피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하루종일 남의 손에서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아기가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한밤 중에 병원에 데려갔다. 동네에 자정까지 문을 여는 병원과 약국이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러면서도 다음 날 아침 어린이집 가방에 약을 챙겨서 보내는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불편하다. 다섯 번의 일요일 근무를 했다. 격주로 주말 근무를 해야 해서 출근하는 일요일은 남편이 오롯이 육아를 전담한다. 2주의 하루꼴인데 그 때마다 1시간 안팎의 ‘시댁 찬스’를 쓰는 남편이 무척 부럽다. 남편 역시 주말에 근무를 해야 한다. 겹치지 않도록 조정해서 남편은 토요일에 회사를 나간다. 세 가족이 오롯이 주말 이틀을 보낸 적은 몇 번 되지 않는다. 온종일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지만 사실 주말이 더 바쁘다. 주말에도 어김없이 일찍 일어나는 아이와 아침부터 놀아주고 밀린 집안일을 하고, 오후 한 시간 동안 놀이수업에 참여했다가 끝나면 나들이를 간다. 봄 햇볕을 쪼이며 꽃구경을 하고 뛰어놀 수 있도록 매주 새로운 공원을 찾아 다니고 있다. 저녁이 되면 외식을 하고 일주일치 장을 봐 들어간다. 그 때부터 남은 집안일이 또 있고, 아이가 며칠 동안 먹을 반찬과 국을 만들어야 한다. 항상 비슷한 메뉴만 만들어 먹이는 부족한 엄마라는 자책이 짓누른다. 일요 근무가 있는 한 주는 토요일에 웬만한 걸 다 해결해 놔야 하니 시간이 더 짧다. 두 달 남짓의 워킹맘 생활을 겪으며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이가 웃는 모습을 볼 때, 아이와 함께 놀아줄 때다. 그나마 좀 쉬운 것은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이고 가장 힘들고 하기 싫은 것은 바로 집안일이다. 원래도 꼼꼼한 성격도 아니고 집안일에 소질이 있지도 않긴 했다. 잘하려는 욕심은 아예 없다. 기본만 하려고 하는데도 왜 이렇게 버거운지 모르겠다. 퇴근하고 저녁식사를 하고 나면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라 청소기를 돌릴 수도 세탁기를 쓸 수도 없다. 그러나 민폐인 줄 뻔히 알면서도 아기의 발바닥이 시커멓게 변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밤 11시에 청소기를 돌렸다. 다음 날 입을 속옷까지 똑 떨어졌을 때 밤 10시에 세탁기를 돌리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아끼던 아기 옷 하나를 버렸다. 해외에 사는 친정엄마가 사서 보내준 것이다. 젖은 수건들 속에 잘못 겹쳐져 있다가 그만 옷에 곰팡이가 피었다. 난생 처음 보는 옷에 핀 곰팡이가 나의 살림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 한심했다. 신혼 때에는 요리도 곧잘 했지만 아기가 생긴 뒤부터 매 끼니를 챙겨 먹는 것이 매우 부담스럽다. 그나마 복직한 뒤로 점심식사는 회사에서 해결을 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복직한 날에는 기념으로 근사하게 저녁상을 차렸다. 그러나 하루 만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체력이 바닥났다. 이모님과 교대하기 위해 서둘러 퇴근을 하다 보니 장을 볼 시간은 아예 없다. 이모님이 빨리 오라고 닦달을 하는 것도 아니고 조금 늦어도 흔쾌히 양해를 해주시는 좋은 분인데도 이상하게 집 근처 슈퍼마켓에 들어갈 여유조차 없다. 회사에서 지하철역까지 종종 걸음으로 가고, 계단을 뛰어 내려가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퇴근길이 아침보다 더 조급하다. ●가장 쉬운 것은 회사 일, 가장 힘든 것은 집안일 복직 다음날부터 일주일 동안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다. 짜장면, 피자, 치킨, 찜닭에 떡볶이까지. 온갖 종류로 시켜먹다 보니 배는 채웠는데 몸이 퉁퉁 붓는 느낌이 들었다. 그 다음부터는 반찬을 배달시키기 시작했다. 냉장고에 가득 채워진 반찬을 보며 든든함을 느꼈지만, 그걸 꺼낼 때마다 남편에게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게 된다. 괜한 부담감 때문에 저녁 9시 반, 10시에 밥도 못 먹고 퇴근하는 남편에게 저녁 좀 먹고 오라고 바가지를 긁기도 했다. 혼자서는 김치 한 접시로도 밥을 뚝딱 해결하면 그만이지만, 남편의 저녁식사는 아무리 불량주부라 해도 신경이 쓰인다. 친정엄마 옆에 살면서 반찬을 얻어다 먹는 친구가 제일 부럽다. 내 입맛에 딱 맞는 엄마가 해주는 밥, 그걸 먹으면 나도 더 힘내서 버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남편이 가부장적이어서 집안일을 아예 안 한다거나 반찬 투정을 하는 것도 전혀 아니다. 자상한 성격에 육아와 집안일을 성심성의껏, 최대한 나눠서 하려고 한다. 문제는 아침 6시에 집에서 나간 뒤 칼퇴근을 해야 겨우 저녁 9시에 집에 돌아온다는 것. 자는 시간 빼고 집에 있는 시간이 3~4시간에 불과하다. 가끔 ‘하숙생’이라 불러준다. 우리집 ‘하숙생’은 청소기 돌리기와 쓰레기 버리기, 분리수거를 전담해서 하고 나머지 집안일을 돕는다. 꼼꼼해서 나보다 더 집안일을 잘 하지만 나는 항상 부탁을 하는 입장이 된다. “다른 것 다 안 해도 되니 청소만 제때 해 달라”고 수없이 당부했지만, 주말마다 “미안한데 청소기 좀 돌려줄래요?”라고 말해야 움직인다. 남편이 알아서 집안 정리를 싹 해줘도 내 입에서는 꼭 “미안하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통계청의 사회조사 가운데 맞벌이 여성의 가사분담 실태 조사 결과, 부부가 공평하게 가사 분담을 한다는 응답은 19.3%에 그쳤다. 절반 이상(52.9%)이 부인이 주로 하고 남편이 도와주고 있다고 답했다. 맞벌이이면서 가사까지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경우도 25.7%나 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서는 영아기(0~2세) 자녀를 둔 취업여성의 평일 평균 육아시간이 4.2시간으로 조사됐다. 남편은 1.8시간이었다. 나도 하루를 ‘풀타임’으로 일하고 돌아오지만 가사노동·육아 시간의 양은 확실히 차이가 난다. 아예 집에 머무는 시간부터 다르다. 남편의 왕복 4시간 되는 출퇴근 시간은 나에게도 고역이다. 다음에는 회사에서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가기로 했다. 집값, 생활비를 생각하면 일을 그만둘 엄두는 감히 낼 수가 없다. 누구는 일하면서 대학원도 다니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운동을 하고 외모를 가꾸는 등 자기 관리도 철저히 하고, 취미생활이나 문화생활을 즐기며 산다. 그런데 나는 어느 하나 똑부러지게 잘하는 것이 없이, 아둥바둥 사는데도 늘 시간이 빠듯하다. 나의 문화생활이라고는 밤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드라마를 보는 게 전부다. 영화관에 간 것은 지난 2013년 6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 2주 전 주말 남편과 TV로 ‘국제시장’을 본 것이 올해 첫 영화였다. 지난해 초 ‘겨울왕국’을 집에서 본 뒤로 1년 만의 영화이기도 했다. 회사에서 하루종일 앉아서 일을 하고 운동할 시간은 아예 없으니 몸무게가 5kg이 늘었다. 임신 중에 쪘던 20kg이 휴직 기간 1년 동안 다 빠졌는데, 한 달 만에 5kg이 불다니. 그만큼 육아가 힘들었다는 방증일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매일 출퇴근길에 사람이 북적이는 지하철 안에 서서 외국어 학습지를 푼다. 하루 중 내 머리에 뭔가를 채워넣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리고 마는 게 문제이지만. 기저귀나 유아용품을 급히 사야할 때는 스마트폰으로 장을 봐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오롯이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사실 얼마 안 된다. 당장은 아무런 욕심 없이, 그저 아이가 아프지 않고 좋은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밝게 자라주고 있는 것에만 감사하려고는 한다. 내가 일을 하는 것이 나중에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는 것이 유일한 희망사항이다. 그래도 자꾸 위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몸은 너무 고되고 기껏 번 돈은 절반 가량을 이모님에게 보내야 한다. 회사에서도 지금은 ‘애 키우는 여사원’으로밖에는 딱히 존재감이 없다. 동기나 후배들이 ‘잘 나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복잡하다. 집은 늘 엉망이고,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하지만 제대로 티가 나는 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남편과 아이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잘 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무엇보다도 지난 1년 동안 내가 아이의 모든 ‘처음’을 함께 했는데, 그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게 가장 아쉽다. 지난달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아이가 이모님과 처음 놀이터에 가서 놀았다. 이모님이 시소에 탄 아이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울컥했다. 그날 밤 깜깜하고 텅 빈 놀이터에 아이를 데리고 나가 같이 그네를 탔다. 요즘 들어 말문이 트이려고 온갖 예쁜 짓을 하는 아이다. 과연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아이 얼굴이 끊임없이 고민을 요구한다. 우리나라의 ‘유리천장 지수’가 OECD 국가들 가운데 무려 꼴찌라고 한다. ‘대다수의 워킹맘들이 이런 삶을 살고 있겠지.’ 육아카페에 올라오는 직장맘들의 애환을 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갖고 공감을 하며 지낸다. ‘그래,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겨 매일 시댁에 가 눈칫밥을 먹어야 하는 것보단 낫지. 집안일에는 손도 안 대고 매일 늦게까지 회식을 하는 남편들보단 낫지.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이모님께 적응을 못해 힘들어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스스로 위로를 해본다. 아기가 아직 어린 지금이 그나마 가장 편안하고 안정된 시간이라는 것도 안다. 유치원, 초등학교, 그리고 이후까지. 고비마다 씩씩하게 이겨낼 수 있기를. 오늘도 문 앞에서 따라가겠다고 신발을 신으려는 아이를 뒤로하며 의지를 다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 해외여행 | 남아프리카의 손짓①남아프리카 공화국

    해외여행 | 남아프리카의 손짓①남아프리카 공화국

    나의 첫 번째 아프리카 여행은 뜻밖에도 아주 호사스러웠다. 초호화 리조트에서 묶으며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헬기를 타고 빅토리아 폭포를 내려다보았다. 사파리도 빠지지 않았다. 잠베지강에서, 초베강에서, 초베국립공원에서 야생 그대로의 사파리를 즐겼다. 내 인생에서 가장 호사로운 여행이었다. prologue 프롤로그 에볼라는 없다, 라볼라는 있다 아프리카에 오기 전 나는 남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북아프리카를 구별하지 않고 아프리카라 통틀어 불렀다. 하지만 이렇게 일반화시키기에 아프리카는 너무나도 거대하다. 아프리카는 말 그대로 대륙이다. 아프리카 대륙 남단에서 북단까지 거리는 장장 8,690km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는 ‘이렇고 이런’ 곳이라는 식의 편견을 떨쳐 버리지 못한 채 남아프리카 여행을 시작했다. 자연히 에볼라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 해 에볼라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에볼라는 희귀하지만 치명적이다. 고열, 두통, 관절근육통, 인후통, 구토, 설사, 복부 통증 증상을 보인다. 에볼라는 환자의 혈액이나 신체 분비물과 직접적으로 접촉했을 때 감염된다. 몇몇 환자들에게선 피부발진, 충혈, 출혈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여기까지만 보면 아주 무시무시한 질병임에 틀림없다. 내가 아프리카에 간다고 하니 어느 친구는 먼저 에볼라 걱정부터 했다. 하지만 나는 에볼라 발생지인 서아프리카의 기니나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콩고에 가는 게 아니다. 남아프리카에 간다. 남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발생지까지는 장장 7,000km 거리다. 말 그대로 아프리카는 대륙이다. 7,000km? 이는 대략 우리나라에서 알래스카까지 거리다. 하지만 에볼라가 발생하자 아프리카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남아프리카에서 만난 한 여행사 대표의 말에 따르면 에볼라 발병 후 한국인 여행객의 70%가 급감했단다. 하지만 사람들의 지나친 우려와 달리 실제 남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발병 사례는 없다. 남아프리카는 에볼라 발병 국가들과 어떤 국경도 접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남아프리카 인근 국가 어디에서도 에볼라 발병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사정이 이러하니 남아프리카에선 에볼라에 의한 위협을 전혀 느낄 수 없다. 그런데 실상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에 의해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에 위치한 남아프리카까지 에볼라 위험 지역인 것처럼 오해받는다. 내가 만난 어느 남아프리카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남아프리카에 에볼라는 없어요. 하지만 라볼라lobola는 있어요.” 라볼라는 남아프리카에서 결혼을 할 때 남자가 신부 부모에게 주는 결혼 지참금을 말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Republic of South Africa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프리카 여행은 요하네스버그의 샌톤에서 시작되었다. 샌톤은 만델라 스퀘어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금융과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와 소비의 중심지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부유한 거리Africa’s richest mile’로 여겨진다. 단적으로 남아프리카 모든 은행의 본사뿐만 아니라 요하네스버그 증권 거래소가 바로 샌톤에 있다. ▶Johannesburg Sandton 요하네스버그 샌톤 아프리카에서 가장 부유한 거리 88개의 숍이 입점해 있는 샌톤 시티 콤플렉스 쇼핑몰은 만델라 스퀘어와 바로 접해 있다. 몰을 둘러보다 보니 어느 북유럽 디자인 숍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핀란드 브랜드 마리메꼬와 이딸라의 원 플러스 원 행사를 하고 있었다. 이제 막 여행이 시작되었기에 지금 쇼핑을 하는 건 짐을 늘리는 일밖에 되지 않아 아쉬움을 뒤로하고 숍을 나서야 했다. 물건을 사지는 않았지만 내게 샌톤은 이 디자인 숍과 동일시되어 기억에 남았다. 세련되고 한가롭고 풍족하고 무엇보다 저렴하다. 숍뿐만이 아니라 카페들도 가만히 살펴보면 세련된 메뉴들이 돋보인다. 꽤 근사한 카페에 가도 커피 값은 우리나라의 반값 또는 그 이하다. 슈퍼마켓을 잠시 둘러보다가 이런 생각도 했다. “먹거리만 놓고 보면 여기는 천국이구나!” 시티 라이프의 모든 매력을 누릴 수 있는 곳이 바로 샌톤이다. 샌톤은 범죄의 온상이란 오명을 안고 있는 요하네스버그 속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Sun City 아프리카 첫날의 태양 www.sun-city-south-africa.com 잃어버린 아프리카 부족의 드라마 같은 호텔 아프리카에서의 첫 번째 점심은 야생동물 바비큐다. 카니보Carnivore 레스토랑은 쇠고기, 돼지고기는 물론 악어 고기, 얼룩말 고기, 타조 고기 등 온갖 야생동물 바비큐를 맛볼 수 있는 뷔페를 제공한다. 마사이 부족의 칼에 꽂아 갖가지 고기를 숯불에 굽는 아프리카 스타일 메뉴를 선보인다. 얼룩말 고기는 이름부터 생소하지만 아프리카까지 왔으니 어디 한 번 맛은 봐야겠다 싶어 포크를 집어 들었다. 좀 질겼다. 고기를 씹고 있는데 자꾸 초원의 얼룩말이 떠올라 더 이상 손이 가지 않는다. 악어 고기는 의외로 맛있다. 육질이고 모양까지 닭고기살 구이와 비슷하다. 악어 고기라는 사실을 숨긴 채 사람들에게 건넨다면 대개의 사람들은 냠냠 맛있게 먹을 맛이다. 아, 여기는 아프리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점심 후 여정은 선 시티Sun City로 이어진다. 선 시티는 복합 리조트다. 남아프리카의 라스베이거스란 비유처럼 특급호텔뿐만 아니라 골프장, 카지노에 인공 비치까지 휴양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다. 우리 일행의 숙소는 선 시티 안에 자리한 ‘더 팰리스 오브 더 로스트시티The Palace of the Lost City(이하 더 팰리스)’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더 팰리스’는 선 시티 콤플렉스 안에서도 유일한 5성급 호텔이다. 1992년 문을 연 더 팰리스의 건축과 디자인은 사라진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을 테마로, 방의 가구는 모던한 아프리카 스타일로 구성했다. 338개의 럭셔리룸과 스위트룸을 가진 더 팰리스는 그 외관부터 광대하고 장엄한 아프리카 대륙을 상징하는 한 편의 드라마 같다. 외관뿐만이 아니라 로비와 레스토랑도 장엄하다. 레스토랑을 장엄하다 썼으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의아할 것이다. 그런데 일단 엄청나게 높은 천장고와 천장에서 떨어지는 빛은 레스토랑에 장엄하다는 단어를 갖다 붙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른 아침에도, 어두운 저녁에도 장엄하다. 게다가 호텔을 구석구석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하나의 디테일도 살아있다. ‘팰리스’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더 팰리스에서 아프리카 여행의 첫 밤을 기쁘게 자축한다. 드디어 아프리카에 왔다. ▶Lion Park 포효하는 라이언 파크 www.lion-park.com 아프리카의 소리를 듣다 ‘라이언 파크’라는 이름 때문일까. 동물원 같은 분위기가 아닐까 지레 단정해 버렸다. 짐작은 완전히 틀렸다. 여기서 이번 여행의 가장 극적인 순간을 맞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생각대로 새끼 사자를 만나고, 인터액션Interaction이란 이름으로 사자를 쓰다듬으며 사진을 찍었다. 여기까지는 예상 그대로다. 레인저가 어린 사자와 포옹을 하고, 키스를 하는 제스처를 보여 줄 때까지만 해도 그저 재미있는 액티비티를 하는 곳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운 좋게도 그 소리를 듣고야 말았다. 가만히 아프리카 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떠올려 보면 여행의 클라이맥스라 할 만한 순간이다.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에 내가 오금이 저린 얼굴을 하고 있을 때 레인저가 말했다. “아프리카의 소리에요.” 그건 사자의 울음소리였다. 그저 울부짖는 소리라고 써 가지곤 전혀 그 느낌을 전달할 수 없다. 그 소리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도저히 그 소리를 글로 표현할 수 없다. 소름이 끼쳤다.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소리다. 한 마리의 동물이 저런 소리를 낼 수 있다니! 세상을 압도하는 포효였다. 처음에는 그게 사자가 내는 소리일 거라고 상상조차 못했다. 나는 그저 좀 넓은 동물원에 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소리는 동물원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지축을 울리는 포효였다. 사자 같은 작은 몸뚱이를 가진 짐승이 낼 법한 소리가 아니었다. 아, 그 한 번의 포효를 듣고 사자를 왜 밀림의 왕이라고 부르는지 진심으로 알게 되었다. 지금도 그 소리가 귀에 생생하다. 어쩌면 이번 아프리카 여행에서 빅토리아 폭포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긴 건 사자의 울음소리다. 그것도 라이언 파크의 울타리 안에 있는 사자였다. 라이언 파크는 동물원이 아니다. 라이언 파크에 왔기 때문에 이렇게 바로 눈앞에서 포효하는 사자를 볼 수 있었다. 라이언 파크에서는 흰 사자 외에도 하이에나, 치타, 기린 등 20종이 넘는 야생동물을 볼 수 있다. 레인저와 함께 둘러볼 수도 있지만 본인이 직접 운전을 하며 라이언 파크를 둘러볼 수도 있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일일투어로 다녀오면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남아프리카항공 02-777-6943 www.flysaa.com, Sun International www.suninternational.com, Thomson Gatraway www.thompsonsafrica.com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SPC그룹] 하루 1000만개 빵 생산… 2020년 그룹 매출 10조 달성 목표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SPC그룹] 하루 1000만개 빵 생산… 2020년 그룹 매출 10조 달성 목표

    SPC그룹은 2000년대 들어 급성장했다. 2004년 그룹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이후 매년 평균 20%를 웃도는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매출은 10년여 만에 400% 이상 성장한 4조 193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70주년을 맞은 SPC그룹의 목표이자 과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올해 70주년 맞이 신년사에서 ‘2020년 그룹 매출 1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매년 꾸준히 매출을 올려 현재 4조원대를 기록하는 SPC그룹의 매출액 현황 등을 봤을 때 무리인 것만은 아니다. SPC그룹이 하루에 생산하는 빵은 약 1000만개로 지름 11㎝의 단팥빵 기준 연간 생산량 약 36억 7000만개를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10바퀴 돌 수 있을 정도다. SPC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파리크라상, 삼립식품, 비알코리아를 중심으로 제분기업 밀다원, 2013년 인수한 육가공전문기업 그릭슈바인(전 알프스식품), 식자재유통기업 삼립GFS 등 국내외 모두 43개 계열사와 30개 브랜드, 전국 60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해외에서는 프랑스, 미국,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5개국에 걸쳐 180개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은 국내 1위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커피브랜드 파스쿠찌와 스무디 브랜드 잠바주스, 라그릴리아, 퀸스파크, 베라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 6352억원을 기록했다. 그룹의 뿌리가 되는 삼립식품은 슈퍼마켓이나 마트, 편의점에서 유통되는 양산빵 생산을 중심으로 최근 식자재 공급 및 식품유통 분야, 식품 원재료 제조 및 가공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립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 286억원을 기록했다. 비알코리아는 미국 던킨브랜드와 합작회사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와 커피&도넛 브랜드인 던킨도너츠를 운영하고 있다. 1993년 던킨도너츠는 한국 파트너 선정 시 SPC그룹이 맡아서 성공시켜줄 것을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이곳은 지난해 매출 5104억원을 이뤘다. 이처럼 탄탄하게 성장한 SPC그룹의 배경에는 품질이 있다. SPC그룹은 2012년 계열사별로 분리해 운영하던 연구·개발(R&D) 조직을 통합해 ‘이노베이션 랩’이라는 이름으로 출범시켰다. 이노베이션 랩 중심으로 지난해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500억원이며 이를 바탕으로 매월 500개 이상 그룹 내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 국내외 6000여개 매장을 꼼꼼하게 관리하는 허 회장답게 500여개 신제품 가운데 제빵 기술을 익힌 그의 꼼꼼한 입맛을 통과한 극소수의 제품만이 실제 판매용으로 나갈 만큼 제품 관리에 철저하다. 이처럼 질 좋은 제품을 무기로 SPC그룹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4년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해 중국,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 차례로 파리바게뜨 매장을 열었다. 특히 중국과 미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중국에서는 최고급 프리미엄 브랜드로 마케팅을 펼쳐 상하이, 베이징, 톈진, 난징 등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100호점을 돌파한 상태다. 미국에서는 뉴욕 맨해튼에만 6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 역시 싱가포르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앞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허 회장이 이상향으로 삼고 프랑스풍의 정통 베이커리를 표방하며 파리바게뜨를 만든 지 26년 만에 지난해 세계 최고의 제빵국가인 프랑스에 진출해 프랑스 파리 샤틀레점을 출점한 것은 최대 성과다. 이곳에서 프랑스 빵의 상징인 바게트가 일평균 700~800여개씩 꾸준히 팔려나가며 까다로운 입맛의 프랑스인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했다. 방문객도 개장 초기보다 20% 이상 늘어난 매일 850명에 이르고 있다. 일평균 매출도 국내 매장 평균 매출의 3배를 기록하는 등 현지 시장에 빠르게 연착륙하고 있다. 올해 프랑스 2호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물론 SPC그룹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주요 계열사인 비알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51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5.1% 감소한 428억원을 기록했다. 던킨도너츠가 직영점이 많아 지출이 많은 데다 경기가 어려워진 영향을 크게 받았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굶주린 자식 때문에 절도” 브라질 경찰 미담 화제

    “굶주린 자식 때문에 절도” 브라질 경찰 미담 화제

    브라질 경찰의 훈훈한 미담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굶주린 자식 때문에 순간적인 유혹에 빠진 절도범의 사연을 알게 된 경찰은 보석금을 대신 내주고 먹을거리까지 챙겨 집으로 돌려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너무 형편이 어렵고, 배를 주린 지 여러 날 된 불쌍한 남자였다"면서 "법대로 처리를 하면서 약간의 도움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은 최근 브라질리아에서 발생했다. 남자는 슈퍼마켓에 들어갔다가 쇠고기를 장바구니에 숨겨 몰래 갖고 나가려다 발각돼 경찰에 넘겨졌다. 그는 전기기술자였지만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인까지 사고를 당해 몇 개월 동안 의식을 찾지 못하면서 남자는 12살 아들을 홀로 돌보며 살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정직하게 살던 남자는 13일(현지시간) 아들을 위해 장을 보러 슈퍼마켓에 들어갔다가 충동적으로 고기를 훔쳤다. 경찰서로 넘겨진 남자는 "먹을거리를 몇 개 집고 보니 돈이 모자랐다"면서 "고기를 놔두고 나왔어야 하지만 이틀 째 먹지 못한 아들이 눈에 선해 그만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딱한 사연을 알게 된 경찰은 안타까웠지만 일단 법대로 사건을 처리했다. 그리곤 십시일반 돈을 모아 보석금을 대납했다. 법원이 쇠고기 2kg를 훔친 절도범에게 부과한 보석금은 90달러, 우리돈 약 9만7000원이었다. 경찰의 온정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경찰은 남자를 슈퍼마켓으로 데려가 쌀, 과일 등 식품과 청결용품을 사서 손에 들려줬다. 경찰 관계자는 "아들이 혼자 있는 집에 가보니 냉장고에 달랑 물만 있었다"면서 "당장 먹을 것이 없는 것 같아 경찰들이 모은 돈으로 약간의 도움을 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도움을 받은 남자는 "경찰들의 따뜻한 마음을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루빨리 직장을 찾아 다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겠다"고 말했다. 사진=브라질 경찰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생각나눔] 금융당국 “선택권 확대” vs 보험업계 “불완전판매 급증 우려”

    [생각나눔] 금융당국 “선택권 확대” vs 보험업계 “불완전판매 급증 우려”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보험슈퍼마켓’ 출범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6일 온라인 판매 채널인 ‘보험슈퍼마켓’을 연내 내놓겠다고 청와대에 정식 보고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소비자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 서둘러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국 발표에 ‘대놓고’ 반발하지 못할 뿐 보험업계는 ‘유사영업 채널과의 갈등, 불완전 판매’ 등을 우려하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10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믿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마련해 여러 보험상품을 비교·가입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특히 손해보험·생명보험협회가 비용과 신속성 측면에서 이 사이트를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다. 소비자가 다양한 보험 상품에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당국은 이 시스템의 도입이 경쟁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한 곳에 ‘장’(場)을 깔아 놓고 골라 보게 하는 만큼 보험사가 가격 등 상품의 질에 신경을 쓸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생각은 다르다. 보험은 한번 가입하면 쉽게 해약할 수 없는 장기 상품인 데다 약관의 중요 내용(보장범위, 보험금 지급 제한사유 등)을 개인별로 따져야 한다는 점을 정부가 간과했다는 것이다. 개인마다 건강, 재무 상태가 다른 만큼 설계사들의 꼼꼼한 설명을 들어야 ‘불완전 판매’를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는데 인터넷상에서 개인이 상품 비교를 통해 가입할 경우 주요 사항을 놓칠 수 있다는 얘기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전략실 연구위원은 “보험은 펀드나 예금과 달리 매우 복잡한 구조”라면서 “결국 보험슈퍼마켓을 통해 팔 수 있는 것은 자동차보험 같은 간단한 상품밖에 없는데 이는 현재 다이렉트 보험 등 기존 온라인 판매와 다를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보험상품을 살 수 있는 채널이 하나 더 늘어날 뿐 큰 의미는 없다는 뜻이다. ‘보험슈퍼마켓’은 지난달 첫돌을 맞은 ‘펀드슈퍼마켓’을 벤치마킹해 기획됐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펀드는 투자 상품이라 수익률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지만 보험은 특약과 보장 기간, 보장 내역이 다 달라 단순 비교가 안 된다”고 반박한다. ‘실효성’ 논란도 있다. 중장년층이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을 낯설어하는 만큼, 소비자의 편리성이 커진다는 정부의 주장에 업계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황진태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 연구위원은 “보험사가 인터넷 채널로 생명보험 상품을 파는데 전체 판매량의 1~2% 수준”이라면서 “온라인 판매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장 중복’ 문제도 제기된다. 업계는 여러 회사의 보험상품을 한 영업점에서 모두 취급하는 독립 보험대리점(GA)이 보험 상품별로 가격을 비교해 싼값에 인터넷으로 팔고 있는 만큼 ‘먹거리’가 겹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상품 틀’ 구성이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보험권 사정에 밝은 한 금융사 관계자는 “온라인보험이 성공하려면 쉽고 간편한 일종의 ‘홈쇼핑’ 형태가 돼야 한다”면서 “월 5만원, 사망보험금 1억원 같은 명확한 ‘순수보장성’ 위주의 상품을 내놔야 소비자가 사이트를 둘러보다 부담 없이 이해하고 가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주호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 금융은 ‘공시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의 수보다는 질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취약 계층을 위한 소수 보험이나 여행자 보험 같은 특화된 상품을 표준화해 파는 방안이 낫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용어 클릭] ■보험슈퍼마켓 고객들이 온라인상에서 보험사에 관계없이 여러 종류의 상품을 놓고 비교·검색한 뒤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 인터넷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다이렉트 보험과 상품 비교 사이트를 합쳐 놓은 개념이다.
  • 美서 집 따라와 13세 소녀 강간 시도한 男…CCTV 보니 ‘충격’

    美서 집 따라와 13세 소녀 강간 시도한 男…CCTV 보니 ‘충격’

    귀가하던 13살 소녀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7일 ABC7뉴스 등 현지 매체들은 성 맹수(아동을 대상으로 한 폭력적인 성범죄자, Sexual Predator)자가 귀가하던 13살 소녀 집으로 따라가 강간을 시도한 사건을 보도했다. 이 사건은 지난 5일 캘리포니아주(州)에 위치한 산호세에서 발생했다. 이날 한 남성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는 13살 소녀의 뒤를 쫓았고, 이 소녀가 집 현관에 들어서는 때를 틈타 뒤따라 들어갔다. 이후 그가 소녀를 힘으로 제압하며 강간을 시도한 것. 당시 정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소녀의 뒤를 따라오는 범인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어 소녀가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범인이 재빨리 안으로 따라 들어온다. 집안으로 들어온 범인은 소녀를 구석으로 몰아세우며 힘으로 제압을 시도한다. 이때 소녀가 범인에게 강하게 저항하며 그에게서 벗어나려 한다. 그러자 잠시후 범인은 가방에서 무언가를 찾다가 이내 현관문을 열고 외부를 살핀 후 밖으로 달아난다. 보도에 따르면 범인이 집을 나간 후 소녀는 문을 걸어 잠근 후 옷장에 숨었고 아버지에게 문자메시지로 상황을 전했다. 이후 집에 도착한 소녀의 부모가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사건을 접수받은 경찰은 범인은 30대 백인 남성이라고 전했다. 또한 경찰은 지난 4월에도 한 슈퍼마켓 여성 화장실에서 강간을 시도하다 미수에 그친 후 달아난 사건이 있었다면서, 이번 사건과 동일 인물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영상=Josh Bo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글로벌 시대] 공유경제, 지역사회에 녹아드는 것이 중요하다/정지훈 경희사이버대 모바일 융합학과 교수

    [글로벌 시대] 공유경제, 지역사회에 녹아드는 것이 중요하다/정지훈 경희사이버대 모바일 융합학과 교수

    지난 20일 서울시가 ‘공유서울 2기’ 정책을 발표하면서 교통·주차, 주거, 환경 등 다양한 도시 문제를 해결해 연간 120억원의 생활비 절감 및 1조 1800억원에 이르는 예산 절감을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공유경제는 지식의 공유, 개방형 접근, 그리고 협업을 통해 전통적인 산업이나 구조의 낭비 요소가 큰 부분을 찾아서 새로운 가치사슬에 연결을 하고, 버려지는 가치를 공유를 통해 재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급속도로 전 세계에 다양한 성공 사례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부정적인 목소리도 많다. 공유경제가 저소득층의 전유물이거나 불황기에 득세하는 일시적인 유행이라는 시각부터 소비 위축과 제조업 및 전문서비스업의 쇠퇴, 일자리 감소로 실물경제의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 기존 기업의 영업권 침해, 법적 책무의 혼란, 과세에 대한 어려움 등이 지적되고 있다. 고급 택시 공유 서비스를 제공했던 우버의 경우 여러 문제점들에 대한 비판도 많이 들었고, 현행법 위반과 관련해 서울시와 대립하다가 최근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우버의 실패는 국내에서 다양한 부정적인 이슈를 많이 생산했는데, 안타까운 점은 공유경제가 우버와 동격으로 간주가 되면서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주고 말았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서울시의 ‘공유서울 2기’ 정책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공유경제가 유럽과 미국 등에서 사회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를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유경제는 이용자와 중개자인 공유기업, 사회 전체에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기존의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를 통해 돈을 버는 수익활동과 사회 기여의 영역을 분리해 운영했다면, 공유기업은 기업의 수익이 사회적 기여로 연결되도록 할 수 있다. 유휴 자원이 수입원으로 변할 수 있고, 이용자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사회 전체로는 자원의 절약과 환경문제의 해소가 가능하다. 다만 문제는 어떻게 이런 장점을 지역사회에 잘 녹아들게 만드느냐 여부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의 이동통신사 글로브 텔레콤의 독특한 유통 모델을 소개하고자 한다. 글로브 텔레콤은 ‘지캐시’(GCASH)라는 모바일 화폐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개별적인 개인 유통업자에게 돈을 지불하고 전자 방식으로 휴대전화 사용권을 즉석에서 사서 사용할 수 있다. 유통업자들은 단순히 이동통신사 서비스 상품만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저소득층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거나 정기적인 필수 건강검진, 아이들의 예방접종과 같이 국민으로서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활용해야 하는 경우 지불의 성격을 간단히 파악해서 서비스에 필요한 현금을 지급하고, 이렇게 지급한 현금은 휴대전화로 모두 기록이 됐다가 나중에 국가로부터 해당 내역을 환급받는다. 현재 지캐시 플랫폼을 지원하는 곳은 필리핀 전국에 2만개가 넘는다. 형태도 다양해 은행과 전통적인 슈퍼마켓, 휴대전화 대리점, 일상적인 물건을 파는 잡화점 등이 있으며, 시골 지역의 구멍가게들도 많이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 곳곳에 파고들었다. 새로운 혁신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지역사회와의 상생이 중요하다. 공유경제의 성공 여부는 지역사회의 문화와 법제도, 이해 당사자들과의 분쟁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역사회를 고려하지 않는 자본을 앞세운 일방적인 공유경제 기업보다는 작더라도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공유경제 기업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 ‘언프리티 랩스타’ 치타, 클럽 화보… 男 모델에 농염하게 기댄 채 ‘뭘 좀 아는 언니’ 포스

    ‘언프리티 랩스타’ 치타, 클럽 화보… 男 모델에 농염하게 기댄 채 ‘뭘 좀 아는 언니’ 포스

    ‘걸크러쉬’, ‘센 언니’의 포스를 내뿜는 ‘언프리티 랩스타’ 우승자 치타의 4가지 콘셉트 패션화보가 공개됐다. 치타는 ‘코마 07(Coma 07)’, ‘썸씽 쿨(Something cool)’, ‘마이 타입(My type)’, ‘크레이지 다이아몬드(Crazy diamond)’ 등 본인이 작업한 곡들을 모티브로 스타일난다, KKXX, 락리바이벌, 룩옵티컬 등으로 구성된 콘셉추얼리한 화보를 선보였다. 4곡의 각기 지닌 매력만큼이나 이번 치타의 화보는 남달랐다. 이태원의 힙합 클럽 ‘루시드림’에서 진행된 이번 화보는 특히 치타의 진면목을 살렸다. 힙합 무드를 베이스로 하여 팝스타를 연상케 하는 ‘코마 07(Coma 07)’은 기존 ‘언프리티 랩스타’ 속 치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펑키한 스트릿 감성을 한껏 살린 ‘썸씽 쿨(Something cool)’에서는 ‘뭘 좀 아는 언니’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남성 모델과의 환상적인 호흡을 통해 ‘완벽케미’를 보여준 ‘마이 타입(My type)’은 그 동안 치타의 숨겨져 왔던 치명적인 섹시미와 아찔한 눈빛이 돋보였다. 마지막으로 ‘크레이지 다이아몬드(Crazy diamond)’에서는 사이드 뱅 스타일의 브라운 컬러 가발로 새롭게 변신한 치타를 만나볼 수 있다. 이 날 치타는 올드스쿨 래퍼처럼 스트릿 감성이 물씬 나는 스타일링을 연출했다. 특히 레드 트레이닝 팬츠 한 쪽을 걷어 올린 가운데 자연스럽게 매치된 블랙 망사 스타킹은 믹스매치 스타일을 완성했다. 화보 촬영에 이어진 인터뷰에서 치타는 “‘언프리티 랩스타’ 우승 타이틀이 사실 쑥스럽다”면서 “숏컷이나 속눈썹 화장이 의도치 않게 ‘쎈 언니’ 캐릭터를 만든 것”이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평소에도 워낙 패션에 관심이 많아 어릴 때부터 슈퍼마켓에 나갈 때도 화장을 하고 다녔다”고 전했다. 패션에 대한 관심은 다음에서도 자연스레 드러났다. “코마 07은 스스로에게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곡으로, 추후 뮤직 비디오 구상은 물론 패션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숏컷으로의 파격변신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센 언니’로 보이는 지 여성 팬들이 늘었다”며 “남성들 사이에서도 의외로 짧은 머리가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제시, 강남과의 듀엣 곡 ‘마이 타입’ 관련 인터뷰에서는 “실제 이상형은 낮에는 천사 같고 밤에 돌변하는 반전 스타일”이라고 답했다. 예상외로 왜소한 체격을 지닌 치타는 “풍기는 이미지가 세고 존재감 때문인지 키가 클 거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키는 160cm 정도 된다”라며 “‘언프리티 랩스타’를 찍기 전 운동을 틈틈이 했던 게 지금까지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방송 이후에도 이어진 키썸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치타맘으로서의 운명은 처음 100초 싸이퍼 때 이미 결정된 것”이라고 밝히며 “여자끼리 욕하고 싸우는(?) 가운데 중립적인 역할을 맡아 오히려 재미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치타는 “나에게 ‘언프리티 랩스타’란 예고편이였고, 본편은 이제 시작”이라며 “새로 발매될 앨범은 물론 앞으로의 다양한 음악 활동에 대해서도 많이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명견만리(KBS1 밤 10시) 매주 1명의 유명 인사가 출연해 각종 미래 이슈에 대해 취재한 내용을 강연 형식으로 청중에게 전달한다. 현재 일본에서는 돈벌이와 출세에 관심 없는 젊은이들, 이른바 ‘사토리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장진 감독이 일본의 청년을 직접 만나 장기 불황 속 소외된 청년 세대들의 생존 방식이 일본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취재했다. ■글로벌 가족 정착기(EBS 1TV 밤 11시 35분) 노아네 가족이 이사 온 대구 동구 봉무동은 재개발이 진행되는 지역이다. 5개월 전 노아네가 처음 이사왔을 때만 해도 없었던 건물들이 생기고, 오래된 슈퍼마켓은 어느 순간 사라졌다. 게다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생기면서 노아네가 살고 있는 집도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과연 노아네는 봉무동에서 오래오래 살 수 있을까. ■백 투 더 네이처(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밤 12시) 현대 문명을 떠나 스스로 늪지대, 숲 속 등 외딴 오지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5명의 ‘야인’들을 만나 본다. 이들은 의식주의 기본 조건들을 모두 자연에서 스스로 얻어가며 부족함을 모른 채 생활한다. 도시에서는 찾지 못했던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는 삶을 가까이서 들여다본다.
  • 정동영 등판으로 분열… “이번 선거는 야권의 위기”

    정동영 등판으로 분열… “이번 선거는 야권의 위기”

    서울 관악을은 이번 4·29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야당의 텃밭으로 ‘서울의 호남’이라고 불려 온 관악을은 국민모임 정동영 전 의원의 등판으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전패 위기론의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다. 관악을은 이해찬 의원이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 배지를 단 후 내리 5선을 했다. 이후 김희철 전 의원이 18대에 당선됐고 2012년 19대 때는 야권연대로 이상규 옛 통합진보당 의원이 날개를 달았다. 그야말로 27년간 야당의 요새였던 관악을 민심이 요동치는 형국이다. 이번에는 야당에서 여당으로 말을 갈아타자는 바닥 정서가 강세를 띠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권 지지층은 무엇보다 분열 구도에 실망감을 쏟아 냈다. 10년 넘게 서원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 중인 이모(52)씨는 7일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눠 먹어서 (당선) 되겠어”라고 반문했다. 이어 “야당 표만 80%씩 나오는 곳인데 국민모임, 정의당, 노동당 등 출마 후보가 몇명이냐”고 고개를 저었다. 관악을에서 현재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와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 국민모임 소속 정동영 전 의원 등 7명이다. 야권 분열로 인한 오 후보의 ‘스포트라이트 효과’도 적지 않았다. 재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난향동은 물론이고 야권 지지층이 포진한 삼성동, 서원동 등에서도 ‘기호 1번’을 외치는 이들이 상당했다. 삼성동 시장에서 만난 서재설(55)씨는 “이해찬 의원이 5선을 했지만 제대로 개발한 게 뭐가 있냐”며 “40대의 젊은 오 후보가 뭘 해도 열정적으로 하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광철(67)씨는 “다음 총선까지 1년 임기이니까 한번 뽑아 봐도 괜찮지 않겠냐”며 여당 일꾼론을 폈다.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 측은 위기론을 수긍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선거후보 등록(9~10일)이 시작되면 3자 간의 지지율 조정이 다시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젊은 층이 많고 유선전화가 거의 없어 여론조사에서도 잘 잡히지 않는 서울대 인근의 ‘고시촌 표심’과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30~40대 지지층에서의 막판 ‘사표 방지 심리’에서 동력을 찾고 있다. 이날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의 지원 결정도 호남 표심 복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호(40)씨는 “정태호 후보가 서울대 출신으로 현재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지역을 잘 알고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첫 출마라 인지도가 낮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원의 정치 인생을 건 승부수에도 민심은 쉽사리 손을 내밀지 않고 있다. 신림역 근처에서 만난 서정우(67)씨는 “옛날 말로 하면 ‘밤에는 여당, 낮에는 야당’ 소리 듣지 않겠냐”면서 “대통령 후보까지 했던 사람이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정 전 의원으로서는 ‘철새 정치인’ 이미지 극복이 난제인 셈이다. 정 전 의원 측에서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조금씩 수치가 오르면서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난곡동 우림시장에서 만난 이모(55·여)씨는 “단일화 변수도 있어 이번 선거는 예측불허”라고 말했다. 여야 후보마다 쏟아 내는 총선급 공약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많았다. 새누리당은 관악구 대학동 고시촌 경기 활성화를 타깃으로 ‘사법시험 존치, 당론 추진’등을 공약했고 새정치연합은 ‘난곡선(난향동~보라매 공원) 경전철 조기착공’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10년째 사법시험에 도전해 온 이모(35)씨는 “로스쿨 제도가 도입돼 운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시 제도가 유지될 수 있겠느냐”며 선거용으로 규정했다. 사법시험은 2017년 폐지를 앞두고 있다. 오 후보의 ‘관악에서의 여야 교체’ 호소에 정 후보의 ‘박근혜 정부 견제론’과 정 전 의원의 ‘새정치연합 심판론’이 맞붙으며 선거 프레임 각축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이 관악을 탈환 기대치를 높이고 있고 새정치연합과 국민모임 등 야권도 총력전 태세여서 아직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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