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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산이 변해도 여전히 ‘국민 콘서트’/KBS 열린음악회 500회 특집

    안방에서 즐기는 국민 콘서트 KBS1 ‘열린 음악회’가 21일로 500회를 맞는다.1993년 5월3일 방송을 시작했으니 만 10년이 넘었다. 클래식부터 가요,팝,트로트까지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대중적인 선곡과 시기마다 적절한 기획에,전국을 돌며 직접 관객과 호흡하는 야외 콘서트 형식 등이 꾸준한 인기의 비결로 꼽힌다. 강산이 한번 바뀌었을 세월이다보니 그동안 쌓아올린 기록도 만만찮다.야외 공연횟수만 153회에 이르고,연 관람인원은 300만명에 육박한다.철원 노동당사(94년),국회의사당(94년),청와대 녹지원(95년),제4땅굴(98년)등 평소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 장소를 비롯해 웬만한 전국 대도시는 죄다 훑었고,미국 로스앤젤레스·오스트리아 빈·일본 지바 등 해외 공연도 여러차례 다녀왔다. 만 5년간 진행을 맡고 있는 최장수 MC 황수경(32)아나운서의 감회도 남다르다.입사후 5년간 뉴스 프로그램만 진행했던 그는 1998년 10월 ‘열린 음악회’의 마이크를 잡은 이후 편안한 미소와 차분한 말솜씨로 안주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는 “관객들과공감하는 무대에 서는 것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면서 “후배들에겐 미안하지만 능력이 닿는 한 오래 계속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욕심을 내비쳤다. 비슷한 포맷에 몇몇 노래 잘하는 가수들의 출연이 반복되어 식상하다는 반응에는 제작진도 고민하고 있다.유창욱 책임 프로듀서는 “시청자 참여 코너를 마련하고,새로운 출연자들을 적극 개발하는 등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5시30분 KBS홀에서 열리는 500회 특집 생방송에는 신효범 설운도 조영남 등 역대 최다 출연자들이 시청자들이 뽑은 애창곡을 부른다.가요는 ‘남행열차’,팝은 ‘라밤바’,클래식은 ‘오 솔레미오’가 최다 애창곡.테너 임웅균,파페라 가수 임형주,UN,슈가 등도 나온다. 각계 각층의 축하 메시지와 10년 역사를 돌아보는 하이라이트 영상물,‘열린 음악회’에 얽힌 시청자들의 사연도 마련된다. 이순녀기자 coral@
  • NGO / 지구촌 환경운동단체 ‘삼보일배’ 새기법으로

    ‘삼보일배(三步一拜)’가 지구촌 환경운동단체의 새로운 운동 기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15일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미국 콜로라도주 살리다에서 열린 미국 환경운동단체 ‘글로벌 리스판스’ 주최 NGO대회에서 파란 눈의 참가자들이 세 걸음마다 한번씩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는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된 대회에 참가한 75명 가운데 20명이 35분동안 직접 삼보일배를 실천에 옮겼다고 이 단체의 파울라 팔머 프로그램 기획국장이 전했다는 것이다.‘글로벌 리스판스’는 전 세계 92개국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며,대회 참가자 전원은 미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NGO단체 대표들이었다. 참가자들은 환경운동연합측이 보내준 새만금갯벌살리기 관련 영상물을 통해 성직자들과 시민단체 활동가,자원봉사자들이 65일동안 305km를 걷는 목숨을 건 삼보일배를 시청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아울러 이마를 땅에 대면서 자연과의 깊은 공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함께 절하고 일어나면서 경건함에 마음을 열었고 생명에대한 사랑을 깨달았다는 것이다.이런 흐름은 ‘반성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환경활동을 이어가자.’는 다짐으로 연결됐다. 참가자들은 “새만금 갯벌보전을 위해 36만여 걸음을 걷고 12만여배를 한 한국 참가자들의 희생정신에 깜짝 놀랐다.”면서 대회기간 중 진행된 6개의 프로그램 가운데 삼보일배 체험을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꼽았다. 글로벌 리스판스의 이번 ‘삼보일배 따라하기’는 즉흥적인 게 아니다.지난 5월 새만금갯벌 살리기에 적극 동참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삼보일배가 진행된 경위를 잘 알고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에서 삼보일배를 할 경우 한국의 종교나 문화에 대한 결례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의도 했다.환경연합은 이에 대해 ‘삼보일배 운동의 정신을 되새기면서 경건하게 한다면 새만금 갯벌보전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답신을 보냈다. 이처럼 미국 NGO단체들의 삼보일배 따라하기는 계속될 전망이다.한 시민단체는 지난 11일 9·11테러 2주년을 맞아 콜로라도주 텔루라이드에서 삼보일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덴버의 한 불교 NGO단체도 삼보일배에 동참했다고 한다.글로벌 리스판스도 이달 중 로키산 평화와 정의센터에서 삼보일배를 다시 한번 보여줄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 국제연대 김연지 간사는 “지난 8월 한달동안 전세계 67개국에서 5246명이 새만금 갯벌보전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와 이를 외교통상부에 전달했다.”며 새만금 보전문제가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노주석기자 joo@
  • 메트로 플러스 / 강남 주민대상 맞춤형 안보교육

    서울 강남구는 최근 ‘교류협약’을 맺은 국방대학교 교수진의 협조를 얻어 ‘맞춤형 안보교육’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우선 24일 구청 직원들을,10월 중에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안보강연을 갖는다.11월에는 29개 초·중등학교 인터넷방송국을 통해 ‘사이버 안보교육’을 실시한다.10월중 강남지역 케이블방송인 KNC에서 국방대학교 교수와의 ‘특별대담’을 방영할 계획이다.이 모든 내용은 구 홈페이지(gangnam.go.kr)에서 언제라도 다시 볼 수 있다.국내 최고의 안보분야 전문가인 국방대 교수진은 정부의 대북정책과 남북교류협력 현황과 과제,북한 핵문제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안보문제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준다.
  • 쌍용차 2년째 신차 올 스톱/순이익금 30% 채권단 몫

    ‘투자할 데는 많고,돈은 없고…’ 쌍용차는 무엇보다 포화상태인 평택공장을 증설해야 한다.‘렉스턴 신화’를 이어갈 후속모델 개발도 시급하다.하지만 버는 돈은 속속 채권단의 몫이다.투자비는 이익금의 일부만 할애된다.장기적인 청사진을 그리기에는 턱없이 모자랄 수밖에 없다. 쌍용차는 지난 99년 12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당시 부채가 3조 431억원에 이르렀다.이후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 지난 6월 현재 1조 514억원으로 줄였다.특히 렉스턴이 효자역할을 톡톡히 해냈다.‘제2의 봉고’라고 불릴 정도다. 렉스턴은 지난 2001년 9월 출시돼 지난 달까지 28만 6252대가 팔렸다.1대에 2000만∼4000만원의 고가인 점을 감안하면 알짜배기다.쌍용차는 그러나 2년동안 신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투자여력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내년 상반기에나 MPV(다목적 승용차) 신차가 나올 전망이다. 최근 정부로부터 평택공장 증설 허가방침이 발표되자 투자문제가 핫이슈가 되고 있다.쌍용차가 밝힌 증설 기대효과는 크다. 올해부터 2005년까지 1단계 투자금액은 1조 4280억원이라는 주장이다.2006년부터 2007년까지 2단계는 3965억원이라고 밝혔다. 박대출기자 dcpark@
  • 지상파 한문교육프로 ‘눈길’/EBS, 통문장학습 ‘알知서당’

    “기존의 ‘한자’ 암기 프로가 아닙니다.지상파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한문’ 교육 프로입니다.”(추덕담 프로듀서) 학습지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초등학생 4명 중 1명은 한자 학습지를 공부하고 있다.한자능력검정시험이 초등학교 생활기록부에 기록되고 대입 특별전형에도 반영되자 학부모들의 관심이 한자 조기 교육에 쏠리고 있는 것.이런 추세를 반영해 EBS는 지난주 토요일부터 새 한문 교육 프로그램인 ‘알知서당’(연출 추덕담·토 오후 2시20분)을 내놓았다. 단순하게 한자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한문 문장을 체계적으로 이해토록 해 인성교육이라는 토끼까지 잡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포부다.이를 위해 암기 위주의 강의를 지양하고 한문 특유의 운율을 랩 형식 등으로 소리내어 외우는 이른바 ‘통문장 학습법’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논어 맹자 중용 등 고전에서 문장들을 뽑아,‘배움’‘믿음’‘용기’‘지혜’‘사랑’‘정직’ 등 모두 8편으로 나눠 재미있는 문장교육이 되도록 구성했다. 한문 교육 프로에 주로 사용되는 천자문이나명심보감이 아니라 논어,맹자 등을 중심으로 구성한 것도 이색적이다. 프로는 학습의 재미를 북돋우기 위해 3가지 코너로 구성된다.‘한자야 놀자’ 코너는 그날 배울 문장 중에서 중요한 한자를 잡아 한자놀이를 통해 다양한 쓰임을 배운다.‘한자야 술술’ 코너는 상형문자,회의문자 등 한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통해 배운다.‘이야기가 술술’ 코너에서는 고사성어,한자숙어의 유래를 간단한 애니메이션으로 본다.그룹 슈가의 아유미,개그맨 김경식 등 연예인들이 ‘서당’에서 동문수학하며 재미를 더해준다. 채수범기자 lokavid@
  • “北核처리 ‘동시’ ‘병행’ 차이 뭔가”

    “‘동시’와 ‘병행’의 차이가 뭐냐.” 1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서는 지난달 말 베이징 6자회담에서 중국측이 발표한 회담결과의 문구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북한의 핵 포기’와 ‘미국의 대북 체제보장’을 동시에 추진하느냐,병행해서 하느냐의 미묘한 차이를 규명하는 문제였다.그동안 북측은 동시 추진을,미국은 선(先)북핵포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인식돼왔기 때문이다. 윤영관 외교부장관이 회담결과에 대해 “단계적,동시행동,병행실시 방식 추진”이라고 보고하자 한나라당 조웅규 의원은 “중국·러시아와 마찬가지로 한국도 동시 추진 입장인가.”라고 물었다.윤 장관은 “우리는 병행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용갑 의원이 “동시와 병행이 무슨 차이가 있나.”라고 물었고 윤 장관은 “차이가 애매하다.다음 회담에서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결국 같은 말 아닌가.”란 지적에 윤 장관은 “동시에 비해 병행은 약간 느슨한 의미”라고 정의했다.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는 “동시라는 표현은 북한이 써왔는데,우리 생각에 이 말은 시간을너무 속박하는 것 같아 병행으로 했다.”고 설명했다.이에 유흥수 의원이 “우리도 원래는 동시였는데,한·미·일 조율단계에서 반대에 부닥쳐 병행으로 바꾸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이 차관보는 “그렇다.”고 시인하면서도 “6자회담 현장에서 동시냐 병행이냐가 주요 관심사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미국은 북핵 포기 이전에는 대북 체제보장을 못한다는 입장이라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윤 장관은 “미국이 동시 이행 부분에서 분명히 합의하지 않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앞으로 이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흥수 의원은 “북한은 동시에 하자는 입장이 분명한가.”라고 물었다.윤 장관은 “핵 폐기가 북측 제안중 맨마지막 단계”라고 답했다.“그렇다면 동시가 아니네.”란 지적에 윤 장관은 “그렇게 해석될 소지가 있다.”고 답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이제부턴 갈지않고 웃길래요”개그콘서트 200회 맞는 ‘갈갈이’ 박준형

    개그맨 박준형(30)은 최근 ‘개그콘서트’의 ‘갈갈이 삼형제’ 코너를 접으면서 휴대전화 창에 이렇게 썼다.‘더 이상 갈지 않겠다.’그리고 휴대전화를 볼 때마다 다짐한다.“나는 다른 방식으로도 웃길 수 있어!” 1999년 대학로의 무대공연 형식 코미디를 안방극장에 처음 가져온 KBS2 ‘개그 콘서트’(연출 김영식,극본 김지선·이하 개콘)가 오는 31일 200회를 맞는다.지난 25일 특집공연 녹화 직전에 열린 자축연에서 연기자 대표로 나선 박준형은 “여기까지 온 것은 전적으로 사랑해 주시는 시청자들의 덕분이다.”라고 공을 돌렸다.개콘은 2001년 이후 줄곧 20% 중반에서 30%대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높은 인기를 누려 왔다. 개콘은 실력 위주의 무한 경쟁 체제로 코미디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심현섭 박준형 이정수 김시덕 정종철 등 역량있는 신인을 대거 발굴해낸 ‘개그맨 등용문’으로 통한다.그러나 그치지 않는 선정성·저질성 논란으로 일부 시청자 단체들이 시청 거부 운동을 벌이는 등 그늘도 없지 않다. 박준형은 “무한 경쟁이라는 프로그램의 특성이 심화되다 보니 그런 문제들도 일어나는 것 같다.”고 말한다.고참이라도 웃기지 못하면 당장 편집과정에서 잘려 나가는데,곁에서 엽기적인 행동으로 관객의 환호성을 이끌어내면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단다. 박준형은 “개인적으로는 높아진 기대치를 만족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고 털어놓는다.최근에는 출연 코너를 3개로 줄이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 인터뷰 중에도 쉬지 않고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박준형은 동료들 사이에서는 ‘지단’으로 통한다.‘슛’은 안 쏘고 ‘결정적 패스’만 하는 스타일이 프랑스 축구선수 지단을 닮았다는 것.박준형은 “‘계란 지단’이 안 되려고 애쓰고 있다.”고 익살을 떨면서 “50세가 넘어서도 개그를 하고 싶다.”며 웃었다. 200회 특집은 손범수,최은경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가수 자두,UN의 김정훈,미즈노,로버트 할리,슈가의 아유미와 수진,베이비복스의 심은진 등 다양한 게스트가 나온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조폭마누라2 / 가위 대신 철가방 든 ‘형님’

    ‘조폭 두목에서 기억을 상실한 중국집 배달부로’ 감 빠른 이라면 ‘조폭마누라 2:돌아온 전설’(제작 현진시네마)을 금방 떠올릴 것이다.촬영중 주인공 신은경의 눈 부상과 그 후유증으로 삐걱거리는 등 말 많고 탈도 많았던 그 영화가 새달 5일 개봉한다.지난 25일 시사회에서 제작자 이순열 대표,주연 신은경과 정흥순 감독은 하나같이 ‘숯검정이 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는 ‘돌아온 전설’에 쏠린 주요 관심은 모든 속편이 그렇듯 아무래도 530만 관객동원으로 흥행에 성공한 1편과의 비교다. 먼저 영화의 조율사가 ‘가문의 영광’으로 500만 인기몰이에 성공한 정흥순 감독으로 바뀌었다.코믹 드라마로 진가를 높인 그는 ‘조폭마누라 2’에서 장기를 맘껏 살렸다.무게 중심이 ‘조폭 세계’라는 음지에서 ‘가족과 이웃’이라는 양지로 휙 이동했다. 영화는 기승전결 방식으로 진행된다.가위파 보스인 ‘깔치’ 은진(신은경)이 고층건물 옥상에서 난투극을 벌이다 총에 맞아 추락하지만 닭장차 위에 떨어져 목숨은 건진다.하지만 술 취한 중국음식점 주인 윤재철(박준규)에게 발견돼 업혀가다 머리를 크게 다쳐 기억을 잃는다. 이제 조폭두목은 없고 기억을 되찾으려 몸부림치는 퓨전 중국음식점 ‘슈’의 배달원 ‘슈슈’만이 있다.그의 가위는 살상용이 아니라 주방용으로 바뀐다.이후 영화는 본격 코미디로 접어드는데,슈슈가 잃어버린 과거를 알기위해 몸부림치는 장면은 연신 웃음을 자아낸다.감전 충격으로 기억을 찾으려고 쇠꼬챙이를 콘센트 구멍에 꽂는가 하면,폭우 속에서 우산을 들고 번개를 기다린다.최면을 걸어보기도 하고 “나를 찾는다.”며 집을 나간 뒤 땅꾼차림으로 돌아와 뱀을 먹기도 한다. 옛날을 되살려주는 계기는 아직 녹슬지 않은 몸.은진은 우연히 3인조 은행강도를 때려 잡고 ‘용감한 시민상’을 받는다.그 장면을 본 라이벌 조직의 보스 백상어(장세진)가 은진을 알아차린 뒤 킬러를 보내 제거하려 하면서 영화는 속도가 붙는다. 피 튀는 싸움으로 얼룩진 거대 장면보다는 외롭고 힘없는 이들이 나누는 인정에 초점을 둔 게 특징.은진·재철과 딸 지현(류현경),사채업자 고사채(주현)와 백상어파의 주상복합건물 건립 음모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시장주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훈훈한 감동을 전달하는데 주력한다. 신은경은 잇단 코믹 연기와 한층 업그레이드된 결투장면 소화로 제몫을 톡톡히 한 느낌이다. 제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개성있는 볼거리들을 보탠 조연급 연기자들의 도움연기도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하지만 ‘있음직함’과는 거리가 먼 논리적 비약 등 허술한 구성은 허점으로 노출된다. 이종수기자 vielee@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7) 김우창 -격변기, 지성의 의미와 역할

    “유럽에서 도시공사를 하는데 아주 중요한 것이 역사적인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는 거예요.우리나라에서는 그걸 역사적인 유물을 소중하게 보존하려는 것으로 봅니다.엄밀히 보면 그게 아니죠.사람은 자기 사는 환경을 똑같이 유지하고 싶은 거예요.본능적으로.왜 고향이 좋겠어요? 같은 사람,같은 환경,이런 거죠.안정된 삶을 유지하고 싶은 것.좋은 건 고칠 필요가 없어요.그러니 무엇이 나쁘고 무엇이 좋은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보수니 하는데 나는 그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통 모르겠습니다.막 뜯어고치는 걸 좋아해야 하는 건 아니죠.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개혁파도 막 뜯어고치기만 하면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보수파도 나쁜 거 다 그대로 두라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참 이해하기 어려워요.사람이 깊이 필요로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이야기해야죠.” 선생께서 인터뷰를 평창동 무슨 호텔 커피숍에서 하자시기에 평창동도 그렇고 호텔도 그렇고 모두 상류층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말인지라 약간 의외라는 생각으로 호텔을 물어 찾아갔다. 그랬더니 호텔이생각했던 것보다 작고 한적하다.어떻게 보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다.어쩐지 호텔 이름이 생소하더라,했다.아침이라 그런지 손님은 선생과 인터뷰를 하겠다는 나와 녹취를 맡아준 작가 김신우,사진을 맡아준 작가 김상영씨뿐이다. 약속시간인 오전 10시를 약간 넘기면서 김우창 선생이 호텔 로비로 들어오시는데 잠시 산책 나온 듯한 간편한 차림이다.나는 선생께 세상을 보는 눈과 지성의 가치를 묻고 싶었던 참이다.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금방 쉽게 여쭈어볼 수만은 없다.나는 근일의 화제로,정몽헌 현대 아산 회장이 자살했던 사건을 들어 선생의 견해를 물었다.선생은 정몽헌 회장의 죽음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그와 같은 사회의 지도층이 죽음을 선택할 만큼 우리 사회가 어지럽고 고통스러운 상태임을 강조했다. ●확고한 정책의 두 의미 “오늘의 난맥상은 어디에 원인이 있는 건지요?” “변화란 건 괴로운 거지요.한국사회는 지난 150년 동안 줄곧 변화를 겪어왔습니다.최근에도 급격한 변화에 따른 고통을 맛보고 있는 셈입니다.그런데 변화에서 오는고통과 혼란이 심할수록 정부의 정책이 중요합니다.시민들이,노동자들이 갈팡질팡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정부 정책이 확고하지 못합니다. 확고하다는 건 두 가지로 얘기할 수 있습니다.하나는 소신대로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소신이 국민의 단합을 가져오는 쪽으로 집중된 소신이어야 한다는 거지요.이상한 고집과 소신으로 일관하면 갈등과 혼란은 더 심해집니다.현 정부가 보여주는 것은 정책상의 결핍이라고 생각해요.정부가 보여주지 못한 게 확실한 입장이죠.길을 가기 전에는 이 길이 있고 저 길이 있다,이렇게 이야기하지만 길을 가기 시작한 다음에는 나는 이 길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면 그 길로 가야죠.그걸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중도에 탈락할 거고,또 민주주의 제도가 좋은 건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 새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거죠.그런데 길을 가기 시작한 사람이 이 길도 있고 저 길도 있다는 식으로 갈피를 못 잡으면 반대하는 사람도 정신이 없고 따라가는 사람도 정신이 없는 거죠.” 선생이 바라보는 정부는 꽤나 혼란스럽고 정신없는 곳이다.이 대목에서 선생은 보다 주제를 넓혀야겠다고 생각하신 듯하다. ●너는 죽어라 나는 안 죽겠다… “우리나라에서는 문제를 한쪽으로 치우쳐 보는 경향이 많은 것 같아요.특히 삶을 ‘집단적 사생활’로 생각하는 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집단이라는 건 늘 개인을 통한 집단이 되어야 합니다.개인도 집단을 통해서 정의되어야 하고.서로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야 합니다.민족을 위해서 개인이 죽으라고 해도 안 되고 개인만 살고 민족은 죽어도 좋다고 해도 안 됩니다.‘집단적 사생활’을 중요시하면서 그것이 사실은 위선자들의 구실이 될 때가 많습니다.‘우리 집단을 위해서 너 죽어라’할 때는 ‘너는 죽어라,나는 안 죽겠다’하는 의도가 다분하거든요.요즘 신문이나 잡지를 보면 보수,개혁이 많지 않습니까? 나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생전 모르겠습니다.무엇에 관해서 보수적이고 무엇에 관해서 개혁이라고 해야 하는지는 없고 그냥 보수다,개혁이다 하는 거지요.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그냥 보수,개혁 같은 큰 카테고리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어요.구체적인 이슈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구체성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자기와 다르면 무조건 보수다,진보다,이렇게 이야기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합니다.” 나는 이쯤에서 화제를 옮겨본다. “선생님을 만나 뵙기 위해서 1992년 ‘솔’ 출판사에서 내신 선집,‘심미적 이성의 탐구’를 일독했습니다.거기에는 ‘궁핍한 시대의 시인’이 다시 게재되어 있었습니다.루시앙 골드만의 ‘비극적 세계관’이라는 것을 소개하신 대목이 인상 깊었습니다.자아의 진실과 세계의 허위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이 현실에 굽히고 들어가는 것 말고 생각할 수 있는 태도가 세 가지가 있다,첫째는 거짓된 지성을 버리고 세상 너머의 초월적 진실 속에 은폐하는 것이고 둘째는 세상을 뜯어고치기 위해 현실 속에서 행동하는 것이다.셋째는 현실과 진실이 건너뛸 수 없는 심연에 의해서 단절된 것으로밖에 볼 수 없을 때,그때 제3의 비극적인 태도가 나타나는데,그것은 진실의 관점에서는 세상을 완전히 거부하되,그러나 세상의 관점에서는 현실의 것을 완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다,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세계의 진실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세상밖에 서 있을 자리가 없음을 인정하는 자의 길이 바로 ‘비극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의 길이다…,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궁핍한 시대의 시인’은… “30년 전에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시를 읽으며 쓴 글인데 당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죠.유신이 선포되고 군사정권이 강화되는 상태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정치적인 사태에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그런데 나이가 들고 시대가 바뀌면서 생각하면 모든 게 참 쓸모없다는 생각이 듭니다.또 마르크스주의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마르크스는 100년 내지 150년 동안에 일어난 일을 보고 글을 썼습니다.그런데 사람이 지구 위에 사는 게 수십년이거든요.문명이라는 게 시작된 것도 1만년인데 너무 짧게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길게 봤을 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참 적다는 생각이 들어요.마르크스는 혁명적인 변화를 통해서 사회를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짤막한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나온 생각인 것 같습니다.이 세상이라는 건 우리가 간단히 생각하고 넘어갈 수 없는,복잡하고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사람의 판단으로 알 수 없는 것이 많다는 것이죠.그러나 진실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지금도 옳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에 김지하 시인의 시집 ‘중심의 괴로움’에 해설을 붙이신 것을 보았습니다.그 글을 통해서 김지하 시인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 것도 좋았습니다만 더 중요한 것은 김지하라는 하나의 현상을 지켜보는 선생님의 냉철한 태도였습니다.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성은 어떠한 기능을 할 수 있는 걸까요? 지성이란 일종의 현실과의 거리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렇지요.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힘,다 냉정하게 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또 한 사회에서 냉정하게 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모든 사람이 생활에 너무 각박하게 매달리는 게 좋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예를 들어,살인이 일어났을 때 가족이 그걸 직접 해결하려고 살인범을 잡고 복수를 하고 정의를 가려내려고 하는 것은 상당히 원시적인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죠.가족의 입장에서는 이해해줘야 하는 일이지만,그러나 그걸 직접적으로 당사자나 가족이 해결하는 게 아니라 법을 통해서 해결하는 게 문명사회죠.그러니까 어떤 거리를 갖는 객관성,사회성이 필요한 것이죠. 문명의 방법은 자기가 부닥친 문제를 거리를 갖고 생각하는 겁니다.사회 관습이 문명화되면 그 사회에 소속된 사람들도 그렇게 됩니다.자기 아이를 죽인 사람을 용서하기도 하는 일이 가능한 거죠.사회에 그런 습관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습관이 안 길러진 사회일수록,강퍅한 사회일수록 그게 잘 안 됩니다.그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모든 것을 당사자의 관점에서만 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회의를 가진 사람이 필요합니다.당사자의 입장을 이해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당사자가 제안한 것,당사자가 설명하는 상황,이것이 최종적인 현실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되죠.바로 지성이라는 것은 거리를 가지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말하는 거죠.참고 견디는 힘을 기르는 것이죠.일반 사람들도 문제를 초연하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심성을 가져야 하고 그 사회의 어떤 부분,지도자층에 있는 사람들도 그것이 필요합니다.그렇게 해서 그런 태도가 하나의 제도가 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의 주목할 만한 사회적 경향 가운데 하나는 이성이나 이지보다는 감각,육체,욕망의 차원을 중시하고 그것에 따라서 행동하거나 판단하려는 태도인 듯합니다.” ●아직 이성의 가치 신봉 “여러 문화적 풍조상 그걸 나무랄 수만은 없죠.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가장 직접적으로 제공해주는 감각적인 세계를 무시하고 모든 걸 논리적인 관점에서 판단해버리면 생활이 무미건조해지고 재미가 없어집니다.그러나 동시에 복잡한 사회일수록 사람이 사회 속에 산다는 현실을 알아야 합니다.나하고 다른 사람 사이에 여러 경계선이 필요하다는 거지요.그런데 그 경계선이라는 게 감각으로는 안 섭니다.합리적·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이란 전체를 파악하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그 전체 속에 구획을 만들어놓을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자유라는 것은 내 맘대로 살되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제한된 자유여야 합니다.내 맘대로 사는 것은 감각적인 자유죠.젊은 사람들이 감각적인 것만 좋아한다면 그 감각적 삶도 불가능하게 되는 혼란만 낳게 될 겁니다.칸트가 한 이야기가 있어요.사람이 서로 같은 걸 좋아하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겠는가.그러나 사회라는 게 그렇지가 않지요.일례로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오스트리아의 황제가 있습니다.나는 참 이 땅을 좋아하고 이 산을 좋아한다고 말합니다.그러니까 프랑스 황제가 우리 친구가 좋아하는 것을 나도 참 좋아한다고 합니다.이렇게 되면 결국 어떻게 되겠습니까? 감각적인 것은 좋은 면이 있습니다.서로 통한다는 것은 좋은 거지요.그러나 감각은 이성이 제공해주는 구별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면이 있습니다.그런 점에서 나는 아직도 이성의 가치를 신봉하는 사람이겠지요.” 선생의 말씀은 평범한 것 같은데도 세상을 오래 살면서 냉철하고도 차분한 생각을 가다듬어온 이력이 묻어난다. 인터뷰를 마치고 선생께서 밖으로 나가시기에 배웅을 해드리려고 호텔 현관 쪽으로 따라 나섰다.자동차를 운전해 왔다면서 열쇠를 꺼내 바로 앞 주차장으로 가셨는데 어느 자동차인가 했더니 낯익기는 하지만 단종된 지가 벌써 오래인 차종이다. 차가 워낙 오래되어 그런지 엔진 소리도 낡아빠진 차답게 괴괴,요란스럽다.그런 차를 몰고 선생은 훌쩍 호텔을 떠나버렸다.나는 사진을 찍어주러 함께 온 김상영 씨에게 물었다.저게 뭔 차죠? 뭐긴,엑셀이지.그렇군요.선생의 소탈함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펴온가 김우창 전쟁 후의 어려운 시기에 바다를 건너 미국으로 간 1930년대생 가운데 문학 비평을 하는 사람이 둘 있다.하나는 1937년생 김우창이요,다른 하나는 1938년생 백낙청이다. 대개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이 그곳 장점에 취해 이곳을 폄하하기 일쑤인데 이 두 사람에게는그것이 없다.이곳이라는 ‘제3세계’ 현실로 돌아와 시대와 함께 사색과 고난의 길을 걸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들이다. 김우창,1937년 전라남도 함평 출생.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와,서울대 정치학과를 다니다 영문과로 옮겨 학교를 졸업하고는 멀리 미국의 코넬대와 하버드대에 유학했다.서울대학교 교수를 거쳐 고려대학교에 재직했으며 얼마 전에 정년을 맞았다. ‘궁핍한 시대의 시인’(1974),‘지상의 척도’(1981),‘시인의 보석’(1992) 등으로 이어진 김우창 비평은 군사정권 아래서 살아가는 지성인의 사색과 고뇌의 깊이,야만적인 세계를 견디는 지성의 힘을 보여주었다. 최근들어 펴낸 비평집 ‘정치와 삶의 세계’(2000)는 그의 사상이 현실적인 세계 속에서 보다 구체화되고 있음을 시사해준다.
  • 美유권자 49% “부시재선 不願”/“재선 바란다”는 44%…첫 역전

    |워싱턴 AFP 연합|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선가도에 적신호가 들어왔다.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지난 21∼22일 18세 이상의 유권자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라크 전후복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1991년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고도 경제 등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재선에 실패한 아버지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9%는 지금 대선이 실시될 경우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그의 재선을 바란다는 응답은 44%에 그쳤다. 이라크전을 승리로 이끈 직후 인기가 급상승했던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지 않는다는 응답이 반대쪽 의견을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개월 전 실시된 뉴스위크의 똑같은 여론조사에서는 49%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원한다고 응답했고,그렇지 않다는 쪽은 43%였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내년 11월 대선에서테러와 국가안보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본 사람은 23%에 그친 반면 경제와 실업 문제를 꼽은 사람이 48%에 달해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을 좌우할 결정적인 요소는 경제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부시 대통령의 인기가 전반적으로 시들해지고 있지만 응답자중 대다수인 53%는 그의 국정 운영 방식에 동의한다고 답변했다.부시 대통령의 현 국정 운영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6%였다. 한편 미국의 유권자들은 대체로 테러에 대한 대응에서는 공화당의 부시 정권이 과거 민주당 정권보다 잘하고 있다고 보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그 반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러 대응 방식에서 부시 정권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57%,과거 민주당 집권 시절이 좋았다는 응답은 21%였다.그러나 경제 분야에서는 36%가 부시 정권이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고,다수인 45%는 과거 민주당 정권이 잘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 노대통령 8·15 경축사 담긴뜻/“자주·동맹 모순아니다” 전시작전권 환수 시사

    노무현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자주국방 의지’를 강조한 것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주한미군 재배치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으로 이해된다.용산기지 이전과 미 2사단의 한강 이남 배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외국 투자자들의 의구심도 풀어준다는 포석이다. 용산기지 이전은 2006년까지 완료하기로 이미 한·미간에 합의가 되어 있다.미국측은 2008년까지 오산·평택 지역에 2사단 이전기지 건설을 완료하겠다는 희망을 밝혀왔다.우리 정부는 그동안 2사단 이전 시기를 조금이라도 늦춰보려고 해왔으나,앞으로 그 입장을 누그러뜨릴 가능성이 있다.노 대통령의 발언을 확대해석하면 장기적으로 ‘주한미군 철수’까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도 여겨진다.그러나 청와대와 국방부측은 ‘주한미군 재배치와 우리 군의 역량 강화를 통한 총체적 안보능력 제고’의 의미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노 대통령은 ‘10년내 자주국방의 토대 마련’ 등 구체적인 타임스케줄을 제시했다.국방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장기간이 소요되는 군 전력증강사업에 있어서 10년은 사실상 최소한의 기간”이라며 “자주국방의 시급성과 관련 예산의 확보 등 현실을 모두 감안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우리 군이 아직 독자적인 작전 수행의 능력과 권한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점은 적절한 시점에 전시작전권 환수를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노 대통령은 자주국방 토대 마련을 위해 정보와 작전기획능력 보강 등도 언급했다.이는 작전 및 정보수집능력 분야에서 주한미군 의존도를 줄이고 군의 조직과 운영체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편집자문위원 칼럼] 어느 실향민의 자살과 언론

    지난 한 주는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자살 소식으로 뜨거웠다.대한매일 역시 8월5일자에 이와 관련한 기사로 1면을 크게 할애했고,3면부터 7면까지는 정몽헌 회장의 마지막 행적 재구성과 유서 내용,대북 송금 의혹에 대한 혐의 내용,각계 반응 등을 보도했다.정몽헌 회장의 죽음과 관련한 이러한 심층 보도는 자살 배경에 대한 각종 의문을 해소하고 그에 따른 정세변화 등을 미리 예측해 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타 언론과 마찬가지로 대한매일 역시 정몽헌 회장의 죽음이 몰고 올 사회적 파장을 대북 사업에 치중해 풀어나가지 않았나 싶다.거의 모든 언론들이 정 회장의 죽음으로 남북경협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 전망했다.대한매일 역시 ‘우리는 정 회장의 죽음으로 남북경협의 큰 축을 잃게 됐다고 보며 이로 인해 경협의 추진력 상실을 우려한다.’라고 8월5일자 사설에서 밝혔다. 물론 고 정몽헌 회장이 대북 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만큼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도 생각한다.그러나 마치 정 회장의 죽음으로 인해 남북경협 사업이 곧 중단이라도 될 듯한 우려조의 보도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오히려 대북 관계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시키지 않았나 싶다. 지난주에는 언론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다시피 한 자살 사건이 또 하나 있었다.바로 80대의 한 실향민이 정 회장의 자살 소식을 듣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었다.대한매일은 8월6일자 사회 플러스에서 ‘정회장 비보에 80代 실향민 자살’이라는 제목으로 이 소식을 전했다.대여섯 줄에 불과한 짧은 기사였다. 이 짧은 기사가 말해주는 것처럼 그 누구도 이 실향민의 자살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다.그저 “또 사람이 죽어나갔군.” 하는 식으로 안타까워했을 뿐이다.그러나 죽은 김 모씨의 아내는, 정 회장의 자살 소식을 뉴스로 접한 남편이 “저 분도 돌아가셨는데 나는 이북에 있는 형제들을 영영 못 만날 것 같구나.”라며 탄식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그는 이북에 있는 형제들과 상봉할 수 있는 희망이 사라졌다고 낙담하고 세상과 이별한 것이다.그리고 그의 생각이 그렇게 미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바로 언론이 있었다. ‘정 회장의 죽음=남북 경협 사업 차질’이 마치 공식인 것처럼 각 언론들은 떠들어댔던 것이다.언론들은 너나없이 고 정 회장이 남북경협 사업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맡았었는지를 앞다투어 보여주기에 바빴다.그런 보도태도는 마치 남북경협 사업이 당장이라도 중단될 듯한 긴장감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즉 실향민 김모씨의 죽음은 단지 정 회장의 죽음과 맞물린 자살 사건이 아니라 언론의 보도 행태가 낳은 희생이었다고도 생각한다.남북경협 사업이 고 정 회장과 현대아산을 주축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정몽헌 회장 개인의 힘이 아니라 이미 어느정도까지는 제도화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더라면 과연 자살까지 갔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정몽헌 회장의 자살 사건과 같이 사회적 파장이 큰 문제,이슈가 집중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론간의 견제도 중요할 것이라 생각된다.즉,어떤 큰 사안이 발생했을 때 자사 보도에만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타 언론의 보도행태에 문제가 없는지도 확인을 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김 모씨와 같은 제 2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대한매일이 앞장섰으면 좋겠다. 임 지 혜 명지대신문 前편집장
  • [스포츠 라운지]우슈 여자국가대표 윤선경

    ‘무림고수’를 꿈꾼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는 주먹,구름 위를 걷는 듯한 발놀림,허공으로 솟구치며 내는 파공음에서는 ‘살기’마저 느껴진다.홍콩 무술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우슈의 장권 여자 국가대표인 윤선경(22·부산외국어대 4년)의 훈련 모습이다.도복을 벗으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동료들과 수다를 떠는 신세대 여대생이지만 그녀는 올해 처음 국가대표에 발탁된 우리나라 장권의 기대주다. ●육상에서 우슈로 ‘변신’ 윤선경은 청주 남성중학교에 다닐 때까지는 육상 800m 선수였다.당시엔 홍콩 액션영화 열풍이 거셌다.또래들처럼 그녀도 그런 영화를 보면서 자랐고,그것에 마음을 빼앗겼다.맨주먹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강호를 평정하는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열광했다.각 파의 실력자들을 차례로 꺾고 무림의 고수로 우뚝 서는 꿈을 꿨을 정도였다. ‘사춘기 몸살’을 무술과 함께 앓은 그녀는 청주여상 1년 때인 지난 1997년 마침내 영화속 주인공이 되기 위해 우슈 도장의 문을 두드렸다.하지만 영화와 현실은 달랐다.기본자세 하나 배우는데 한달씩이나 걸렸다.보법,발차기 등등. 환상은 하루아침에 깨졌고,재미가 하나도 없는 고행의 시간이 이어졌다.그나마 “남자보다 훨씬 낫다.”는 주위의 칭찬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물론 이 와중에서도 남에게 지지 않으려는 근성과 타고난 운동신경은 빛을 발했고,덕분에 실력은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 98년 회장배전국대회 학생부 2위를 차지했다.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공동 4위에 올랐다.정용만 국가대표팀 감독은 “남자 못지않은 시원한 동작과 도약이 일품”이라면서 “늦게 시작한 탓에 유연성이 떨어지는 게 흠”이라고 평가했다. ●설움 속에 싹 틔운 희망 다른 비인기종목의 선수처럼 그녀도 ‘마이너리티’의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다.“태권도나 하지 웬 중국 무술이냐.”는 핀잔도 자주 듣는다.우슈가 홍콩 영화로 더 알려진 탓에 싸움을 잘하겠다는 소리도 자주 듣는다.하지만 그녀는 싸움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그런 상황이 될 것 같으면 일찌감치 ‘36계 줄행랑’을 치는 것이 최고의 기술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무엇보다 우슈가 아직올림픽 종목에 들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전국체전에서도 남자부 경기만 치러진다.오직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아시안게임만이 실력을 뽐낼 무대다.우선순위에서 밀려 국가대표 선수라고 해도 태릉선수촌에 입촌을 하지 못한다.외부에 숙소를 정해놓고 먹고 자는 문제를 해결한다.훈련만 태릉선수촌 시설을 이용한다. 이같은 역경은 오히려 그녀에게 오기를 불러일으켰다.반드시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로 모든 설움을 떨쳐버리고 있다.더욱이 아직 여자 장권에서는 금메달이 없다.‘선배의 한을 내가 풀겠다.’는 목표 의식도 그녀에겐 또 하나의 원동력이다. ‘어린 마음’에 우슈를 선택했지만 이젠 미지의 세계를 개척한다는 책임감에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한다.그녀에겐 오는 11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가 실력을 뽐낼 첫 시험무대다.한여름의 열기는 오히려 그녀의 투지를 자극할 뿐이다.사춘기 소녀 때의 꿈을 현실로 일궈내기 위해 그녀는 야무진 기합과 함께 허공으로 몸을 날린다. 글 김영중기자 jeunesse@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우슈란? 우슈는 중국의 전통 무예로 쿵후의 공식 명칭.우리나라에선 십팔기로도 불렸다.장권,남권,태극권 등 권법과 도술,검술,창술,곤술 등의 병기술이 있다. 장권은 동작이 크고 화려한데다 남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겨 홍콩 무술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다.대표적인 배우가 리롄제.그는 1980년대 히트한 ‘황비홍 시리즈’와 올해 개봉한 장이머우 감독의 ‘영웅’에서 화려한 액션을 선보여 팬들을 열광시켰다. 태극권은 신축성 있고 부드러우며 완만한 동작이 특징.중국의 공원에서 이른 아침에 수련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건강증진을 위해 많이 배운다.남권은 중국 양쯔강 이남에서 성행하며 기합 소리를 내는 게 특징이다.산수는 복싱 글러브와 보호대를 착용하고 11체급으로 나눠 자유대련을 펼친다.던지기와 꺾기도 허용된다.산수만이 태권도나 유도처럼 상대방과 맞붙어 승부를 겨루고,나머지 종목은 모두 표현 점수로 순위를 가린다.오는 1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처음으로 약속대련이 추가됐다. 90베이징아시안게임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으며,아직 올림픽 종목에는 포함되지 못했다.선수들은 전통 중국의상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 ‘미군 장갑차 점거’ 파장 / 재배치 협상 악영향 우려

    정부가 지난 7일 발생한 한총련 학생들의 경기도 포천군 미 8군 사격장 난입 사건의 파장 최소화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 건 국무총리는 8일 “어떠한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로 엄중 대처할 것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고,검찰도 “한총련 수배해제 조치와 별개로 주동자들을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경찰도 9일 긴급 전국 지방경찰청장 회의를 갖고 미군 시설 시위에 엄격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사건 발생 하루 만에 총리까지 나서 대책을 발표한 것은 이번 사안이 지난해 말 반미 촛불시위와는 질적으로 다른 양상을 띠기 때문이다.한총련 학생들이 취재진까지 대동,사격 훈련중인 미 8군 훈련장에 진입해 기갑부대 탱크를 점거하고 성조기를 불태운 것은 한·미 동맹의 근간을 뒤흔든,선(線)을 넘은 행위란 판단이다.찰스 캠벨 미8군 사령관이 “한국을 방어하고자 강도 높은 훈련에 참가중이던 미군 병사들이 과격한 학생들로 인해 혼란에 빠지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밝힌 것도 함축적 의미를 지닌 말로 풀이된다. 국민들의 안보 불안 심리를 이유로 제2사단의 한강 이남 재배치를 신중하게 하자고 주장해온 우리 정부로선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입지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나아가 미국내 주한미군 조기 재배치 또는 철수론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한총련과 통일연대(대표 한상렬 목사)·여중생 범대위측은 8일 기자 회견문을 통해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북침 훈련을 중단시키고 평화와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투쟁이었다.”면서 연행자 석방을 촉구했다.또 “군시설 침입이나 국기 훼손이라는 법의 잣대로 이들을 가두려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한총련의 합법화 검토와 수배해제 등이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핫이슈가 돼 있는 상황에서 시위 대학생들에 대한 법적 처벌 문제는 한·미 관계뿐 아니라,국내적으로도 또 한번의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한·일 미래 고사리손에 달렸죠”/아동극 ‘세가지 숲 이야기’ 공동연출 유홍영·켄

    “안녕하세요”“곤니치와” 배우들이 한국어와 일본어로 인사를 한다.객석을 가득 메운 아이들도 참새같은 입을 벌려 목청껏 무대쪽으로 소리를 지른다.“안녕하세요.” 지난 24일부터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공연중인 어린이연극 ‘세가지 숲 이야기’에는 한국 배우 3명,일본 배우 3명이 나란히 등장한다.대사보다는 놀이와 움직임이 중심인 연극이라 언어의 차이가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간간이 일본 배우들이 한국말로 대사를 하기도 한다. ‘세가지 숲 이야기’는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어린이극단인 극단 사다리와 극단 가제노코큐슈가 함께 만든 합작극이다.한국 극단이 일본에서 공연하거나 일본 극단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처럼 양국 어린이극단이 합동공연을 올린 예는 흔치 않다. ●지난해 첫 공연… 호응좋아 다시 뭉쳐 지난해 ‘만남’에 이어 두번째로 공동연극을 기획한 극단 사다리의 유홍영(작은사진 왼쪽·38)연출가와 극단 가제노코큐슈의 나카지마 켄(56)연출가를 만났다.이들은 이미 만들어진 작품을 교류하는데서 나아가 처음부터 어떤 얘기를 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과정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합작연극의 의의가 남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유 연출가는 “오래전부터 교류를 원해오다 지난해 처음 작품을 함께 만들어 한국과 일본에서 공연했는데 반응이 좋아 다시 작업을 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나카지마 연출가는 “역사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는 두나라의 미래를 푸는 열쇠는 아이들끼리의 자연스러운 만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극단 가제노코는 日아동극의 독보적 존재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아동극에 눈돌리기 시작한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은 이미 1950년부터 아동극단이 생겨났다.그중에서도 극단 가제노코는 독보적인 존재이다.‘어린이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는 구호아래 전국 각 학교를 돌며 꾸준히 활동해온 이 극단은 80년대 들어 각 지역마다 지부를 두어 전국 곳곳에 어린이극을 뿌리내리는 역할을 했다. 1973년 극단 가제노코에 입단한 나카지마 연출가는 1985년 후쿠오카를 근거지로 한 가제노코큐슈의 창단과 함께 이곳으로 옮겨 20년 가까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10년전만 해도 아동극을 실력이 낮은 연극인들이 연습삼아 하는 장르로 폄하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아동극 관계자들을 존경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출산율의 저하로 아동극 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기는 하나 일본에는 현재 전국적으로 100여개의 전문아동극단이 탄탄한 기반아래 활동하고 있다. “아동극을 시작할 때부터 모델로 삼았던 극단이 바로 가제노코였다.”는 유 연출가는 “1988년 교육극단을 창단하면서 우리도 전국 각 학교 순회공연을 기획했으나 학교마다 그럴 만한 공간이 없다는 걸 알고 포기했다.”고 아쉬워했다. 우리나라 아동극은 이제 막 전성기를 맞고 있다.지난 10년간 전문아동극단도 30∼40개를 헤아릴 정도로 양적으로 성장했다.일각에선 방학시즌이나 어린이날 특수를 노린 상업성 짙은 아동극의 범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지만,유 연출가는 양적 팽창이 질적 수준의 향상을 끌어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아동극서 가장중요한 요소는‘놀이’ 두 극단이 아동극을 만들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놀이’이다.연극(Play)이라는 말 자체의 의미가 그렇듯 놀이를 통해 상상력과 창조력을 키우는게 아동극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주제로 한 ‘세가지 숲 이야기’에도 갖가지 동물놀이와 솟대놀이,기차놀이,전래동요 부르기 등 두 나라의 다양한 놀이문화가 등장한다.일본 전통 종이공예(키리가미)로 만든 무대와 흥겨운 타악연주 등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색다른 놀이이다.유 연출가는 “인간과 인간,인간과 자연의 교류를 몸으로 느끼게 하는 놀이문화야말로 최고의 교육”이라고 강조했다.나카지마 연출가도 “노는 것은 아이들의 권리이자 인간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원칙과 규칙을 배우는 소중한 학습방법”이라고 호응했다. 지난 5월부터 두달간 후쿠오카,오사카 등 5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일본 공연을 먼저 마친 ‘세가지 숲 이야기’는 새달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계속된다.화∼일 오후 2·4시.(02)382-5477. 글 이순녀기자 coral@ 사진 도준석 기자 pado@
  • 창간99주년 특집-외국언론인 인터뷰

    뉴스, 사설과 분리 독립적으로 취급 신문제작과 회사수익·광고는 별개 참여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언론,특히 신문과의 관계 재정립 논의가 활발하다.이와 함께 신문들의 논조를 둘러싼 진보와 보수 논쟁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일부 신문들이 지면을 통해 특정 이념을 대변·확산시킨다는 비난과 함께 소수의 보수 성향의 신문들이 신문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 신문산업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도 높다.신문의 진보·보수 논쟁은 과연 필수적인가.미국과 유럽의 권위지인 워싱턴 포스트 편집국장과 프랑스의 르 몽드 편집 부국장으로부터 신문의 색깔론과 신문의 정도(正道)에 대해 들어봤다. ■워싱턴 포스트 스티브 콜 편집국장 |워싱턴 백문일특파원|“공정성을 바탕으로 권력을 견제하고 국내·외에서의 리더십을 추구할 뿐 이념적 색채는 없다.”500만부를 찍는 워싱턴포스트의 편집국장 스티브 콜은 뉴스에 보수주의나 진보주의와 같은 이념이 배어들 틈은 없다고 단언한다. 44세의 젊은 나이로 편집이사인 레너드 다우니에 이어 편집국 서열 2위인 그는“사설은 색채를 띨 수 있으나 뉴스는 다양한 시각을 바탕으로 엄정한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1990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한 기사로 퓰리처상을 탄 그는 입사 13년만인 1998년 편집국장이 됐다.기자 700명이 일하는 본사 편집국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에선 정부와 언론간 관계 설정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워싱턴포스트는 정부 정책을 어떤 잣대로 평가하나. -포스트는 정부 정책에 특정한 이념이나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모든 측면에서 의문점을 던진 뒤 공정하고 완벽하게 검토할 뿐이다.논설실은 편집국과 상의 없이 정부 정책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 결정하고 따른다.신문의 색채는 사설에서 나오고 보수나 진보 성향을 띠는 게 일반적 아닌가. -편집국엔 이념적 잣대가 없다.있을 수도 없다.우리는 다양한 관점에서 뉴스를 분석하고 편집하려 노력한다.핵심은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신문이 사설 때문에 특정 이념을 갖는다고 보지는 않는다. 일반 기사와 신문의 논조가 다르면 신문의 신뢰성에 흠이 되지 않는가. -오히려 정반대라고 생각한다.뉴스를 사설과 분리해 독립적으로 다루는 게 중요하다.사설이나 독자면의 글 때문에 편집국에서 기사 가치에 대한 결정을 바꾼 적은 한번도 없다.편집국과 논설실간에 의견을 교환하거나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그럴 필요도 없다. 신문사 오너가 신문제작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없나. -포스트의 경우 오너가 편집자들을 고용하고 해고할 권리는 갖고 있더라도 결코 편집국의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하는 일은 없다. 한국에선 일부 오너들이 편집에 간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많은 나라에서 이같은 이슈가 제기된다고 생각된다.오너나 민간기업,정치 집단 등 다양한 부문의 이익에 관심을 가질 때 공익은 실현되기 어렵다. 특정 기사가 광고주와의 이해관계와 충돌할 경우 어떻게 처리하나. -편집국에서 뉴스의 가치와 게재 여부를 결정할 때 광고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신문을 만드는 것과 회사의 수익이나 광고주와의 이해관계는 100% 무관하다고 보면 된다. 얼마전 뉴욕타임스가 ‘사기성 기사’를 내보내 편집국장이 사임했다.기자의 도덕성 문제를 어떻게해결하나. -기만적이고 교활한 개인에 의해 쓰여지는 사기성 기사를 잡아내기란 쉽지 않다.우리는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편집자와 기자들과의 대화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젊은 사람들은 신문을 읽지 않는다.새로운 매체의 시대에서 신문이 생존할 방법이 있다면. -포스트는 웹 사이트(washingtonpost.com)에 투자를 많이 한다.웹 사이트에 양질의 뉴스를 공급하기 위한 전담 부서도 만들었다.인터넷에 포스트의 최고 기사를 공급,미래의 젊은 독자를 확보하기를 바란다. 인터넷을 보는 것과 미래의 신문 구독자가 되는 것과는 별개가 아닌가. -그렇다.인터넷은 현재 구독자를 창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원천이라고 생각한다.따라서 우리는 사이트의 콘텐츠와 신문 기사와의 연관성을 증대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단언컨대 웹 독자 가운데 상당수는 콘텐츠를 보고 신문을 선택한다고 본다. 웹사이트를 유료로 운영할 계획은. -현재로선 그러한 계획이 없다. 신문제작에서 최우선 고려사항은. -지역과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다양한매체시대에 신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누구도 쓰지 않는 이야기를 다루며’,‘누구도 가지 않는 장소에 접근하고’,‘누구도 묻지 않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mip@ ■르 몽드 알랭 프라숑 편집부국장 |파리 함혜리특파원|“창간 이래 우리의 사시(社是)는 ‘모든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다.이것은 60년 가까이 지켜온 르 몽드의 전통이자,프랑스의 대표적 권위지로서 지위를 고수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프랑스 최고의 권위지 ‘르 몽드’의 알랭 프라숑(51) 편집국 부국장은 “정치권력이나 자본으로부터의 철저한 독립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중립적이고,또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때로는 외부의 공격을 받기도 하지만 언론 본래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지 않는다.”고 말했다.파리 ‘르 몽드’ 본사 편집국에서 프라숑 부국장을 만났다. 프랑스 언론은 분명한 색깔과 논조를 갖고 있다.르 몽드의 성격은. -우리는 중도(혹은 중도 좌파) 신문을 지향한다.르 몽드는 1995년에 이어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극우파에 대항하는 좌파연합을 주도했다.그렇다고 르 몽드를 열성적으로 정치 참여를 추구하는 신문으로 규정해선 곤란하다.우리는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사회에 대해 비판을 가한다. 중도 우파인 현 정부와의 관계는. -우리는 모든 면에서 엄격하게 중립을 지키고 있다.정부를 의도적으로 비난하는 일은 없다.대통령과 정부의 정책과 견해를 충분히 싣는다. 르 몽드의 정치적 색채는 어디에서 나오나. -사설이다.하지만 우리가 정치적인 색채를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적다.사설은 안쪽으로 배치되고 지면도 적은 편이며 익명으로 실린다.르 몽드가 프랑스 최고 권위지로서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르 몽드가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독립언론이기 때문이다.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소유구조 덕분이다.르 몽드는 창간(1944년)과 함께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했다.다른 신문과 다른 점은 직원들이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다는 점이다.기자들이 33%를 차지한다.이는 우리 신문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무기다. 사원지주제는 신문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기자들이 최대주주라는 것은 기자들이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힘을 갖는다는 의미다.우리는 사장을 직접 선출한다. 노조가 신문제작에 영향을 미치나. -노조는 신문의 정치적인 색채나 지면제작과 아무 관련이 없다.노조는 급여,휴가 등 근무조건과 관련해 사회·경제적 권리를 요구할 뿐이다. 지난 2월 출간된 ‘르 몽드의 이면’의 저자들은 르 몽드가 언론의 힘을 남용했다고 비난했는데. -르 몽드는 창간 이후 줄곧 공격의 대상이었다.좌파 정부든,우파 정부든 모두 우리를 싫어한다.우리가 거만하게 비쳐졌을 수도 있지만 큰 이유는 우리가 독립언론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르 몽드의 명성이 손상을 입었을 텐데. -그렇다.손상된 명예를 조기에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한가지다.언론 본래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선입견이나 고정관념도 배제하고 사실에 근거한 좋은 기사를 쓰고,좋은 분석을 하며,좋은 기획기사를 쓰는 것이다.문제의 복합성과 상황을 받아들임으로써 세계에 대해 정직한 시선을 제공하는것이 바로 ‘봉 주르날리슴(bon journalisme)’이다. 프라숑 부국장은 1974년 AFP통신에서 기자생활을 시작,이란·영국·미국 특파원을 거친 국제문제 전문가로 1985년부터 르 몽드에서 일하고 있다. lotus@
  • 월드컵 스타 그들이 돌아온다

    15일 개막하는 대륙별 클럽 대항전인 피스컵코리아축구대회는 지난해 한·일월드컵 이후 대규모 국제대회에 목말랐던 축구팬들의 갈증을 풀어줄 전망이다.세계 클럽대항전 사상 최고액인 200만달러의 우승상금이 걸린 만큼 출전 8개팀 모두 우승을 장담하고 있다.전문가들은 A조는 성남 등 비유럽 3개팀이 프랑스의 올림피크 리옹을 추격하는 양상을 띨 것으로 점친다.B조는 에인트호벤과 국제대회에 유독 강한 나시오날의 대결구도로 압축될 전망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 ●성남 지난 1993년부터 K-리그 3회 연속 정상에 올랐고 95년 아시아클럽컵,96년 아프로-아시아 클럽컵을 비롯해 아시아 슈퍼컵까지 1위를 휩쓸며 그랜드슬램을 달성,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최고클럽으로 선정되기도 한 ‘한국의 레알 마드리드’.이번 대회를 앞두고 60여억원을 들여 윤정환과 러시아 용병 데니스,김도훈 이기형 등을 영입했다.특히 2001년 입단과 동시에 타고난 순발력과 슛감각으로 13골을 터뜨리며 성남의 K-리그 2연패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리네의 활약이 기대된다. ●리옹 지난 50년 창단한 리옹은 89년 1부리그로 승격된 뒤 중·상위권을 유지하다 01∼02시즌 정상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봤다.올 시즌에도 물고 물리는 접전 끝에 19승11무8패(승점 68)를 기록,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투톱으로 호흡을 맞추는 노장 스트라이커 소니 안데르손(12골)과 프랑스 대표팀의 시드네 고부(7골)는 물론 조커로 나오는 페기 뤼앵뒬라까지 11골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진이 막강하다.여기에 ‘차세대 지단’으로 불리는 왼쪽 날개 에릭 카리에르(6골)는 화려한 돌파가 돋보이는 테크니션. ●베시크타스 터키 최초의 스포츠 클럽으로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클럽 창단 100주년을 맞는 올시즌 26승7무1패의 경이적인 성적으로 8년 만에 우승하는 등 통산 10차례 1부리그 정상을 차지했다.브라질 출신의 자고와 호나우두가 버티고 있는 수비력이 막강하다.올시즌 정규리그 34경기에서 21실점(게임당 0.62실점)에 그칠 정도로 물샐 틈 없는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공격은 2002월드컵 3위의 주역인 일한 만시즈와 타이푸루 하부트추,루마니아 출신의 다니엘 가브리엘 판쿠가 주도한다. ●카이저 치프스 지난 7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레나론을 연고지로 창단된 아프리카의 명문.국내 리그에서만 9차례나 정상에 올랐고,2000년에는 남아공 팀으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 클럽 챔피언격인 위너스컵(만델라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지난 시즌에는 6위를 차지했지만 득점 순위는 3위(42골)에 올랐을 정도로 공격력이 돋보인다.시즌 13골을 기록한 다비드 라데베와 8골을 기록한 카밤바 무사사,미드필더 존 모슈가 공격진을 이끈다.이들 ‘삼각편대’는 이번 대회에도 그대로 출전해 공격축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에인트호벤 우승후보로 꼽히는 에인트호벤은 거스 히딩크 전 한국대표팀 사령탑을 중심으로 이영표와 박지성이 뛰고 있어 많은 인기몰이를 할 전망.1913년 창단돼 지금까지 네덜란드 리그를 17번 제패했다.올시즌 87득점(3위) 20실점(1위)의 기록이 말해주듯 공수가 거의 완벽한 팀.최전방의 마테야 케즈만은 올시즌 팀 득점(87골)의 40%인 35골을 몰아넣어 득점왕에 오른 천부적인 골잡이며,그와호흡을 맞추는 헤셀링크도 191㎝의 장신을 이용한 고공 플레이가 위력적이다.박지성,렘코 반 데르 스하프 등 백업멤버도 풍부하다. ●나시오날 1899년 창단된 중남미 최초의 클럽팀으로 우루과이 리그에서 29회나 우승했다.2000시즌부터 3년 연속 정상에 올랐고 올 시즌도 선두를 달려 4연패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골키퍼 구스타보 무누아,수비수 아레한드로 렘보,구스타보 멘데스,미드필더 파비안 오닐,공격수 오라시오 페랄타 등 5명의 월드컵 멤버가 포진.무누아와 렘보,멘데스가 이끄는 탄탄한 수비가 강점.페랄타와 오닐,아브레우가 이끄는 공격진은 현란한 개인기와 빠른 스피드를 갖춰 단연 우루과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뮌헨 팀명에서 알 수 있듯이 1860년에 창단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리그 18회 우승을 차지한 같은 연고지의 바이에른 뮌헨 그늘에 가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지만 지난 시즌에도 10위(12승9무13패)를 차지하는 등 꾸준히 중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전통적으로 공격 위주의 축구를 구사하며,독일축구의 차세대 스트라이커 벤야민 라우트와 지난 시즌 14골(5어시스트)로 득점 6위에 오른 마르쿠스 슈로트가 팀을 이끌고 있다.이들 투톱이 얼마나 위력을 떨칠지 주목된다. ●LA 갤럭시 94미국월드컵의 영향으로 그해 6월 창단했으며,96년 미국 메이저프로축구(MLS) 원년 멤버로 서부 최고의 명문클럽이다.96메이저프로축구 원년을 비롯,99·2001년 준우승에 그쳤으나 3전4기 끝에 2002년 정상에 등극하는 기쁨을 맛봤다.‘영원한 리베로’ 홍명보가 이적,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하면서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팀이다.지난해 월드컵에 미국대표로 출전한 미드필더 코비 존스를 비롯,알렉시 랄라스,디내 클래프 등 스타들과 미드필더 사이먼 엘리엇(뉴질랜드) 등이 주전이다.
  • [편집자문위원 칼럼] 언론의 보도와 평가기능

    지난 한달 간 우리 사회는 또 여러가지 사회적 갈등을 노정했고,그 과정은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일들이 갖는 의미를 반추하는 계기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한편 그런 과정을 통해 언론의 기능이 단지 사실의 전달에 그치지 않고 사건을 예견하고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데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예는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공개는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보도하는 과정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대한매일은 6월27일자에서 이에 대한 자세한 기사와 함께 사설에서 그 의미를 다루고,6월28일자 ‘편집자에게’를 통해 반대 의견을 실었다.기사,사설,반박을 통해 합헌결정이 담고 있는 의미를 다각도로 조명함으로서 문제의 본질을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한가지 짚고 넘어갈 점도 있었다.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다루고 있는 범죄는 성매매뿐 아니라 성폭력·성폭행도 포함되어 있다.청소년 성범죄자의 구성에서도 성매매와 성폭행은 2대8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즉,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성매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위에서 언급한 보도와 논평들에서는 이 둘을 혼용하여 쓰고 있다.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를 다룰 때는 그 개념을 명확히 해줄 필요가 있다. 한편 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그 대상의 인격을 전면적으로 파괴할 뿐만 아니라 그 폐해가 성인이 된 후까지도 표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해야 할 범죄다.헌재의 합헌결정을 계기로 언론에서 좀 더 다양한 대책을 여러 각도에서 다루어 줘야 할 것이다. 또 6월18일자 ‘어린이 성폭행 하루 3건’이라는 기사에서도 다루고 있듯이 성범죄와 같은 유형의 범죄는 사회적 관심과 적극적 치유책이 제시될 때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드러내고 적극적으로 고발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그러므로 단기적으로 발생빈도가 늘어나는 현상만을 보고 신상공개가 범죄를 줄이는 데 기여하지 못한다는 판단과 평가는 큰 오류임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모든 사회과학이 연구자나 생산자의 의도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객관적 사실로 보여지는 숫자의 인용에는 주의가 요구된다.이러한 사례는 6월25일자 “대학생 47% ‘盧 스스로 권위 실추’”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사에서는 그 통계가 산출된 정황에 대한 자세한 기술을 하고 있지만,제목은 ‘대학생’으로 하여 특정학교의 특정 과목 수강생이라는 점이 드러나지 않았다. 어느 지인이 미국에서 열린 한국인과 미국인의 결혼식에 참석,한복의 우아함 때문에 하객들로부터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특히 2부에 한국식 전통혼례를 집전하면서 각 의례가 갖고 있는 의미를 설명해 주었는데,미국인들도 이런 문화적 의미에 대하여 깊은 감동을 받더라는 것이었다.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우리 문화로 무장할 때 가장 강해질 수 있다는,평범하지만 가끔은 잊고 지내는 진리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대한매일 6월9일자에 다뤄진 ‘옛날엔 저랬구나-전통의례 재현 풍성’기사는 전통의례 재현에 관해서 상세히 다루었다.우리 문화를 내세울 때 일반적으로 건축물을 비롯한 하드웨어를 생각하지만,전통의례 등 소프트 웨어가 얼마나 큰 힘과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잘보여 준 기사다.우리 생활 속에 담겨있는 가치있는 것들을 돌이켜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상 경 현대리서치연구소 대표이사
  • [이경형 칼럼] 새 야당 대표의 무게

    한나라당은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선거인단 투표를 그제 전국적으로 실시한 데 이어 오늘은 전당대회에서 개표를 통해 새 대표를 선출한다.이번 투표는 한국 정당사상 처음으로 전국 227개 선거구별로 선거인단 22만여명을 상대로 실시됐다.당원들의 참여도 높아 당초 절반도 안 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12만 9600여명이 참가, 57%의 투표율을 나타냈다. 오늘 새 당대표를 뽑게 되면 한나라당은 작년 대선 패배 이후 6개월 만에 당의 전열을 정비하고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 임하게 된다.정치적으로 금년 전반기가 노무현 정권의 출범 정국이었다면,후반기는 누가 뭐래도 17대 총선 정국이 될 것이다. 총선 정국에서는 여야가 항상 긴장관계를 유지하게 되며,모든 이슈가 정쟁의 대상이 되기 쉬운 법이다.지금 나라 안으로는 집단이기주의의 봇물이 터져 시위와 파업이 줄을 잇고 있으며,노무현 대통령정부의 국정 운영을 둘러싸고 법과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비판이 팽배해 있다.나라 밖은 북한 핵문제로 남북관계가 불안정한 가운데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국제 압박전략이 계속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지도체제의 한나라당은 스스로를 겸허하게 돌아봐야 한다.먼저 작년 월드컵 이래로 온나라에 풍미하고 있는 변화의 새 바람을 과연 제대로 읽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국민의 눈에 비치는 한나라당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라 오랫동안 기득권에 안주해온 ‘늙은 정당’에 불과하다.원내 제1당이라는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으면서도 과거의 야당이 그랬듯이 정부나 집권당의 실책에서 반사 이익만을 챙긴 것은 아닌지도 자문해야 한다. 오늘 선출되는 당대표는 과거 야당 당수와는 차원이 다른 정치적 무게가 실리고 있다.비록 전권을 휘두르는 ‘제왕적 총재’는 아니지만 그 이상의 힘이 부여될 것이다.당내 풀뿌리 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 이번 경선 방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7월부터 총선 정국이 본격화되면 정치권은 어떤 형태로든 지금과는 다른 판이 짜일 가능성이 크다.한나라당 안에서도 이미 소장 개혁파 의원들의 동요가 감지되고 있다.여당인 민주당의 신당 창당갈등이나 제3의 개혁신당의 태동 움직임도 정계 개편의 신호음으로 봐야 한다.이런 것들이 단순히 정치권 인력의 공급 과잉에서 비롯된다고 평가 절하하기 전에 이 시대가 한국정치에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곰곰 씹어봐야 한다. 당내 일부 소장 의원들이 탈당의 몸짓까지 보이는 것은 적어도 수도권 지역에선 지금의 한나라당 이미지로는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유권자들이 체감하는 한나라당은 ‘변화를 싫어하는 정당’ ‘흐르지 않는 웅덩이 같은 정당’‘국민과 스킨십이 없는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다.소장파 의원들의 불안감도 여기에서 연유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한나라당은 국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막강한 원내 제1당이지만 과연 여기에 걸맞은 정치 역량을 발휘했는지는 의문이다.국정은 입법을 통해 이뤄지며,이 과정에서 얼마든지 국민의 입장에서 국정 운영을 바로잡아 나갈 수 있다.현 정부의 정책 시행착오도 원내 다수당이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교정할 수 있는 것이다. 무조건 장관 해임건의안이나 발의하고,대통령 탄핵 운운하는 것이 당장은 속 시원할지 모르나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책임 있는 원내 과반수 정당의 자세는 아닐 것이다. 새 야당 대표 리더십의 발휘는 한나라당의 자화상을 냉철하게 비판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그런 다음 부단히 안으로 개혁하면서 국민들이 “이제는 됐다.”고 할 때까지 국민의 삶 속으로 다가가야 한다. 논설위원실장 khlee@
  • 초등생 토론프로 선보인다 / KBS2 ‘저요!저요!’ 첫방송

    ‘유승준 입국 허락해야 할까.’‘로또 복권,어떻게 보아야 할까.’ 여느 시사 토론 프로그램과 별반 차이가 없는 소재를 다룬다.그런데 또박또박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토론자도,그것을 주의 깊게 들으며 의견을 내는 방청객도 모두 초등학생이다. 25일 첫 방송되는 KBS2 ‘저요!저요!’(연출 이미경)는 최초의 어린이 토론 프로그램이다.제작진은 “어린이의,어린이를 위한,어린이에 의한 토론 프로그램”이라면서 “이슈가 되고 있는 여러 사안들을 어린이들의 순수하고도 참신한 시각으로 다양하게 풀어보겠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미경 프로듀서는 “ 초등학교를 찾아가 2일 동안 예비토론 과정을 거친 뒤 토론자를 선발하기 때문에 토론의 질은 걱정 안해도 된다.”고 자신했다. 어린이들에게 토론 문화를 익히게 하고,논리적인 토론 능력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한 목적의 하나다.찬반에 따라 원탁에 나누어 앉은 토론자 8명이 30여분 동안 토론을 벌인다.어린이 방청객 60명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중간중간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거나 토론자에게 직접 질문하는 방식으로 적극 동참한다.방청객 앞에는 버튼 방식의 전자투표시스템을 갖추어 실시간으로 토론자들과 시청자들에게 자신들의 의사를 전달할 수도 있다. 진행은 아나운서 신영일,‘토론 도우미’는 행정고시 출신의 개그맨 노정렬,어린이 프로그램 MC 길수현 등이 맡는다.그러나 이들은 의견을 정리하는 역할에 그치고 토론을 주도하는 것은 어린이들이다.또 단발성으로 토론이 끝나지 않도록 시청자들이 방송이 끝난 뒤에도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제작진은 “어린이들이 또래가 토론하는 과정을 보면서,한가지 사안에도 시각차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학부모들도 아이들과 논지나 전개방식,결론 도출 과정 등을 놓고 함께 대화를 나누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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