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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원, ‘슈가맨’ 김정훈과 대기실 인증샷 공개 “카메라 있어. 말 조심”

    최정원, ‘슈가맨’ 김정훈과 대기실 인증샷 공개 “카메라 있어. 말 조심”

    UN 최정원 김정훈이 ‘슈가맨’에 소환된 가운데 대기실 인증샷이 눈길을 끈다. 최정원은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형 뒤에 카메라 있어. 말 조심”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한 장 게재했다. 사진에는 대기실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는 최정원과 장난기 가득한 표정의 김정훈의 모습이 담겨 있다. 최정원 김정훈은 5일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에서 UN으로 다시 뭉쳐 히트곡 ‘선물’을 비롯 ‘그녀에게’, ‘파도’, ‘평생’ 등을 선보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In&Out] 잠자는 전통무예진흥법을 깨워라/허건식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원회 수석전문위원

    [In&Out] 잠자는 전통무예진흥법을 깨워라/허건식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과거 무예는 국가적인 필요성에 의해 또는 민간에서 체력 단련이나 놀이 형태로 전승돼 왔다. 지금은 교육과 세계적인 스포츠로도 손색이 없는 문화유산으로 다양한 영역으로 자리하고 있다. 일본의 유도와 우리나라의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자리하고 있고, 최근 우즈베키스탄의 쿠라시와 일본에서 유래된 주짓수(柔術)가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됐다. 그리고 중국의 우슈가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 종목에 수차례 도전하고 있다. 왜 각국은 자국(自國)의 무예를 세계화하는 데 노력하고 올림픽에 포함시키려 노력하고 있는가. 그 이유는 스포츠 외교처럼 무예를 통한 외교와 국가 문화 브랜드로서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태권도는 1950년대부터 해외에 진출한 태권도 사범들이 일궈 놓은 민간 외교라인을 시작으로, 지금도 208개국에 보급된 태권도가 한류 문화로서 그 활동을 공고히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택견이 가세해 활동 폭이 넓어지고 있다. 2008년 우리 무예계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는 듯했다. 한국의 전통무예를 진흥해 국민의 건강증진과 문화생활 향상 및 문화국가 지향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전통무예진흥법’(무진법)이 제정된 것이다. 제정 당시 중국과 일본이 그들 무예의 전통을 되살려 현대적인 체육 활동으로서 그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치고 있는 반면 우리 전통무예의 경우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거의 없이 명맥만 유지되고 있고, 무분별한 상업주의에 의한 전통무예단체의 난립과 이에 따른 소모적인 전통성 논쟁 등으로 인해 전통무예단체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전통무예의 본질이 왜곡돼 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입법 조치로 평가됐다. 그러나 2009년 이 법이 시행된 후 8년째인 지금 이 법은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법 시행 초기 간혹 공청회라는 이름으로 무예인들의 의견 수렴을 하던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지난 3년간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다. 이러한 와중에도 일부 지자체들은 무예진흥과 관련해 국제적인 활동을 통해 큰 성과를 얻어 오고 있다. 바로 충주시가 유치한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ICM)와 오는 9월 60여개국 2100여명이 참가하는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등 굵직한 사업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 더욱 확실한 지원을 보장하고 지원해야 할 무진법은 이 사업들과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태권도’, ‘전통무예’, ‘전통 스포츠’라는 용어를 쓰며 스포츠산업과 문화 콘텐츠 육성을 말해 왔다. 이러한 이야기도 무색할 정도로 이에 대한 정책에서도 전통무예는 뒷방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무예계에서는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유네스코 세계 본부인 국제무예센터를 유치해 놓고도 이에 대한 법률적 지원이 미흡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종합무예대회인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개최를 눈앞에 두고도 법률적인 근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진법이 8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데, 종목별 법률에 대해서는 발벗고 나서는 정부의 모습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지금 잠자는 무진법을 깨우는 것은 문체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리고 국회에서도 움직일 때다. 20대 국회는 주무 부처에 무진법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을 촉구하고 이를 이끌어 내길 바란다. 무예 관련 단체들의 단합도 중요하다. 무예계가 소극적이라고 본다면 주무 부처는 무예계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다.
  • [시론] 브렉시트 실체와 환율 전쟁/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전 금통위원

    [시론] 브렉시트 실체와 환율 전쟁/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전 금통위원

    지난달 23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세계 5위 경제대국인 영국이 예상과 달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했다. 대다수의 전문가 집단, 세계 정상 및 경영인들은 물론 좀처럼 의견 일치를 보이지 않던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유럽연합(EU) 잔류를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의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이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저성장으로 소득이 정체되고 기득권층 위주의 정책들로 인해 중산층의 적대감이 확산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민자 급증에 따른 반감, 사회 양극화, 다문화주의에 대한 반발 등으로 민족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하는 시각이 형성된 것도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브렉시트는 예전의 금융 거품이나 실물 위기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나 유럽의 재정 위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정치적 이슈가 부른 금융위기란 점에서 사상 초유이고, 그만치 충격은 쉽게 예단할 수 없다. 설마 했던 브렉시트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져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검은 금요일(6월 24일) 하루에만 세계 증시에서 3000조원이 사라졌고, 우리 증시에서도 47조원이 날아갔다. 그러나 비교적 단기간에 미국, 유럽, 아시아 증시가 브렉시트 공포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이어 갔다. 급락했던 파운드와 유로화도 진정세로 돌아섰고, 대표적 안전 자산인 주요국 국채 가격 급등세도 한풀 꺾였다. 안정을 가장 먼저 되찾은 곳은 아시아 시장으로 한국과 일본 증시는 지난달 27~30일 모두 상승했고, 미국과 유럽 증시도 28일부터 반등하며 안정을 찾았다. 이처럼 시장 패닉이 비교적 빠르게 진정된 것은 브렉시트는 전적으로 정치적인 이슈로서 세계 경제에 가해진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점이 원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국이 EU와의 ‘결별 절차’를 마무리하기까지 불확실성이 계속돼 안심하긴 이르다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다. 최근 회복세가 단기 반등에 그치고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이 꽤 오래갈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로 실업이 늘어나고 양극화가 확대되면서 영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패러다임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는 배경에서 나온다. 가뜩이나 세계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시점에서 보호무역주의의 강화가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의 저하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한국 경제도 예외가 아니어서 현재도 부진한 우리 경제를 더욱 침체에 빠뜨릴 것이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과의 직접 교역 규모는 크지 않지만 유럽 지역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중국을 통해 더 큰 부정적 여파가 밀려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도 감소 추세인 세계 교역량이 중장기적으로 더 위축되면 한국 경제의 어려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로 영국의 직접 투자 규모가 작지만, 안전 자산인 달러와 엔화 선호가 강해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대규모 자본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 또 다른 불확실성은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되고, 글로벌 무역 위축 등으로 각국의 실물경제가 지금보다 더 나쁜 침체 국면을 맞게 됐을 때도 각국의 공조 기조가 유지될 수 있느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각국은 시장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국제 공조에 나섰지만, 고립주의 바람이 거센 지금은 보호 무역과 자국 통화 가치의 경쟁적 하락으로 각자도생의 길을 걸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처럼 환율전쟁이 벌어지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 간의 공조가 깨지고 자기만 살겠다고 하면 공멸의 길로 갈 수도 있다. 현재 한국 경제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라는 ‘내우’에 브렉시트라는 초대형 ‘외환’이 덮치는 상황이다. 이에 대비해 우선적으로 낙관도 비관도 아닌 객관적 시각으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변할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다음으로 급격한 자본 유출에 대비한 외환 방패를 든든히 쌓아야 한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통화 스와프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환율전쟁에 대비해 환율의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외 충격에 취약한 수출 비중을 줄이고 내수산업을 키우는 노력과 함께 신성장산업 육성과 구조조정 같은 체질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거리형 아파트’ 미동 아파트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거리형 아파트’ 미동 아파트

    오래된 아파트 중에서도 세운상가, 낙원상가, 서소문 아파트, 충정 아파트 등 소위 ‘스타급’들은 자료가 넘쳐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른 아파트들은 그렇지 않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미동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자료가 없는 편에 속한다. 부동산 정보, 혹은 간단한 언급 정도다. 나 자신이 그 존재를 알게 된 것도 불과 얼마 전이다. 충정 아파트 답사에 건축 사진작가 김용관 선생이 동행했는데, 이 근처에 또 다른 오래된 아파트가 있다고 해서 가본 것이다. 이번 연재에서 소개하는 아파트들은 대부분 지금 기준으로 보면 단지형이 아닌 ‘나 홀로’ 아파트다. 일반적으로 나 홀로 아파트는 소위 ‘주촉법’(주택공급촉진법) 등에서 요구하는 각종 제약을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 전략으로 알려져 있어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 그러나 오래전에 지어진 나 홀로 아파트들을 바라보는 관점은 좀 다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건물과 도시가 만나는 방식에서 그렇다. 따라서 이들에 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나 홀로’보다는 ‘단지형’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거리형’ 아파트라는 명칭을 적용할 것을 제안한다. 미동 아파트는 거리형의 대표적인 사례다. 단지형 아파트의 경우 내부 환경은 좋을지 몰라도 거리에 대해서는 배타적이다. 결국 도시를 수많은 ‘빗장 공동체’(gated community)로 쪼갠다. 도시적 ‘발칸화’(Balkanization)다. 거리형 아파트는 물론 장단점이 이와 반대다. 길에 면해서 지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층부가 상가가 되고 결과적으로 가로의 활력에 기여한다. 물론 조경이 잘된 단지형 아파트가 거리를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상업가로의 중요성은 도시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거리형 아파트는 고립되지 않은 도시의 일원으로 작동한다. 상가에서 일하는 사람이 바로 위에 거주함으로서 직주근접의 삶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 또한 중요하다. #아파트 앞길 넓지 않아 건물 더 크게 느껴져 문제가 되는 것은 주거 부분의 질이다. 거리와 상가의 소음, 냄새, 채광, 환기, 안전 등 삶의 기본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단지형이 수많은 사회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파급효과를 누려온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한편 거리형이 전 세계적으로 더 보편적인 유형이라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팽팽한 대결이다.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동부 이촌동 한양 맨션(1971)이나 반포동 주공 1단지(1974) 등 대규모 단지형 아파트는 물론이고, 제기동의 홍파 아파트(1971), 홍제동의 고은 아파트(1975), 연희동의 연화 아파트(1975) 등의 소규모 단지형 아파트에서도 거리와 만나는 부분에 상가아파트를 배치했다. 그러나 그 이후 아파트 단지는 점점 더 도시라는 바다에 떠 있는 섬과 같은 개념으로 변해갔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거리에 대한 배려는 다시 중요한 이슈가 되어가고 있다. 얼마 전 접한 한 아파트 계획안은 대단지이면서도 거리형 상가아파트를 높은 비중으로 설치하고 있었다. 이 연재 또한 한국 아파트의 역사를 통해 단지형과 거리형이라는 상반된 구도 속에서 벌어진 다양한 시도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미동 아파트는 흥미로운 사례다. 일단 건물의 규모가 상당하다. 지상 8층, 지하 1층에 건물의 길이가 37m에 달한다. 지하 전체가 상가고 1층의 길에 면한 부분 또한 그렇다. 나머지 7개 층은 모두 아파트인데 그러다 보니 아파트에 대한 상가의 비율이 7개층 대 2개층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있다. 총가구 수가 97가구로서 한 개의 동으로 구성된 거리형 아파트로는 엄청난 규모다. 이에 필적할 만한 것으로는 서소문 아파트(1972년, 126가구), 그리고 숭인상가 아파트(1976년, 110가구) 등이 있다. 아파트 앞길이 그리 넓지 않아서 건물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정면에서 보면 돌출창이 질서정연하게 배열되어 있어서 아파트라기보다는 사무실 건물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건물의 후면이 완전히 다른 디자인이라는 것도 특이하다. 한편 이 당시의 아파트들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한 노란색의 페인트 도색이 되어 있는데, 미동 아파트 또한 예외가 아니다. 약간 동부 유럽을 연상케 하는 이 놀라운 색채적 통일성은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일부 자료에 의하면 미동 아파트는 1970년 12월에 입주했다. 그런데 건축물 관리대장상의 완공, 즉 사용승인일은 1969년 6월 13일이다. 기록만으로 보면 완공 후 무려 1년 반 후에 입주를 했다는 것인데 그 실상은 알지 못한다. 1969년은 1970년과 더불어 중요한 상가아파트가 많이 지어졌던 해다. 이미 소개한 낙원빌딩과 효자 아파트가 그렇고, 지금은 일부만 남은 청계천변 삼일 아파트가 또 그렇다. 상가아파트는 아니지만 현재 완전히 철거되어 윤동주 언덕이 된 청운동의 청운 아파트도 같은 해에 지어졌다. 한국 아파트 역사에서 음으로 양으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례들이 이렇게 1969년 한 해에 대거 등장했다. #중정 없지만 계단 워낙 넓어 층간 통풍에 기여 몇 년 전 스웨덴 스톡홀름에 출장을 간 적이 있다. 마지막 밤을 보낼 숙소를 찾는데 중앙역 근처의 비즈니스 호텔을 알아보니 뜻밖에도 외기에 면하지 않은 방이 있었다. 체험 삼아 하루 묵어보기로 했다. 원래 사무실로 지어진 건물이었으나 임대가 잘 안 나가서 호텔 체인이 몇 개 층을 빌려 개조했다고 한다. 건물의 폭이 넓은 것이 문제였는데, 결국 복도를 두 개 두고 그 사이에 방들을 배치했다는 것이다. 프런트 직원은 씩 웃으면서 막상 가서 보면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람선 같은 평면’이라고 했다. 인터넷에서 유람선을 찾아보니 실제로 그렇다. 건물이건 배건 폭이 넓다 보면 생기는 문제다. 막상 방에 들어가 보니 프런트의 말이 그리 틀리지 않았다. 복도로 난 창도 모르고 보면 그냥 블라인드를 내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음식점 등에서도 종종 쓰는 디테일이다. 전반적인 설계가 세심해서 나름 쾌적한 분위기였다. 어차피 밤늦게까지 구경 다니다가 잠만 자러 들어가는 것이었으므로 별다른 느낌도 없었다. 외기에 면하지 않은 숙소에서의 하룻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그리고 몇 년 후, 그런 공간 배치를 한 건물을 또 하나 알게 된 것이 바로 미동 아파트다. 통상 이런 답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간단히 설명한다. 우선 현장에 가보기 전에 인터넷으로 대강의 정보를 파악한다. 다행히 한국 네티즌들은 관심의 폭과 깊이가 상당하다. 어떤 아파트들은 상당히 자세한 자료며 답사기가 올라와 있다. 특히 부동산중개업 종사자 중에 단순히 사업을 위한 자료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애정 넘치는 글과 사진, 자료들을 소개하는 분들이 있다. 일을 일로만 여기지 않는, 소위 ‘덕후스러운’ 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증거다. 중요한 사실관계는 전문 서적, 혹은 건축물 관리대장과 같은 공공서류 등을 찾아 재차 확인한다. 이전의 신문 기사가 궁금하면 네이버의 뉴스 라이브러리가 천군만마와도 같은 존재다. 이에 못지않게 매우 유용한 도구는 네이버나 다음 등의 지도 서비스다. 모든 건물을 직접 답사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서 그렇지, 건물의 외관에 대해서는 이 지도 서비스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지원군은 브이월드(www.vworld.kr)라는 사이트다. 국토교통부가 개발한 한국판 3D 지도다. 한국 정부가 국가지리정보를 제공했으면 구글어스가 이미 했을 일이기는 하지만, 디테일의 수준은 오히려 그 이상이다. 미동 아파트는 갑자기 가게 되어 사전 절차가 없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찾았다. 그런데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아파트 평면의 깊이가 무려 25m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공동 주거에서 이 정도 깊이가 되면 환기와 채광을 위한 중정이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항공사진을 보니 건물의 옥상이 그냥 매끈했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세 가지다. 우선 중정이 있되 그 위에 평지붕을 덮은 경우다. 그런데 이런 경우라면 중정의 환기와 채광을 위해 건축 측면에라도 커다란 창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보이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중복도가 하나 있고 양쪽의 단위 가구 평면이 아주 비정상적으로 깊은 경우다. 마지막으로는 복도가 두 개고 그 가운데에 외기에 면하지 않은 공간이 한 줄 더 있는 것이다. #미동아파트의 중정 역할 하는 뒷면 계단실의 실체 양해를 구해 건물 내부를 답사해 보니 세 번째 경우였다. 갑자기 이전에 묵었던 그 호텔 생각이 났다. 그 가운데 부분의 거주 환경이 어떨까 궁금해졌다. 설계 여부에 따라 의외로 쾌적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미 경험한 바가 있어서 더욱 그랬다. 현장에서 들은 바로는 여름에 조금 더 덥고 답답한 정도라고 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부분도 전체가 주거는 아니고 일부는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고 한다. 계단이 워낙 넓어서 층간 통풍에 기여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것과 유사한 경우는 낙원빌딩에서도 본 적이 있다. 낙원빌딩은 6층부터 아파트가 시작되는데 그 유명한 수직 중정은 7층부터 있다. 그러다 보니 중정 바로 아래의 6층에 공간이 한 줄 더 생겼다. 이 부분에 주거가 아닌 관리 사무소, 창고 등이 들어가 있다. 나중에 소개할 남가좌동의 좌원 상가아파트(1966)에도 유사한 상황이 있다. 지금으로서는 이런 설계를 상상하기 어렵다. 중복도형, 심지어 편복도형조차도 공동 주거 건축에서 잘 시도되지 않는다. 소위 계단실형이 거의 천하통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생활수준이 향상된 덕이니 다행스러운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주거 건축의 다양성이 이에 비례해서 현저히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이 건물들이 지어지던 당시 도시적 밀도의 압박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 건물이 완공된 다음해인 1970년의 신생아 수는 100만 7000명으로 역사상 가장 많았다. 그뿐 아니라 서울 인구는 1960년 244만명에서 1970년 553만명으로 평균 일 년에 30만명씩 늘고 있었다. 당시 대전 인구가 약 30만명이어서 ‘일 년마다 대전, 대전’ 하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이 아파트들은 그런 초고속 성장 시대의 산물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밀도의 압박이 대단했던 것이다. 미동 아파트는 만약 리모델링하여 밀도를 일부 덜어낸다면 본격적인 중정형으로 거듭날 수도 있을 것이다.
  • ‘라디오스타’ 이경규, 이윤석-윤형빈 진심 고백에 “멘탈 붕괴”

    ‘라디오스타’ 이경규, 이윤석-윤형빈 진심 고백에 “멘탈 붕괴”

    ‘라디오스타’에서 이경규가 충성심 높기로 유명한 규라인 충신들 이윤석-윤형빈의 진심을 듣고 ‘멘탈붕괴’에 빠졌다. 김구라의 폭로에 “’라디오스타’ 나와서 이런 진실을 다 알고 가게 되네!”라며 흥분과 너털웃음을 지었다고 전해져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오늘(29일) 방송될 고품격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기획 조희진, 연출 황교진)는 ‘킹경규와 네 제자들’ 특집으로 이경규-이윤석-윤형빈-유재환-한철우가 출연한다. 입만 열면 웃음이 폭발하는 예능 대부 이경규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한다는 소식에 인터넷 검색어까지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출연 소식만으로도 이슈가 되는 그가 스튜디오를 쉴새 없이 폭소케 만들었다는 후문에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이경규는 김구라로부터 자신과 함께 코미디공연을 앞둔 이윤석-윤형빈의 진짜 속마음을 알게 됐다. 김구라는 “지난 겨울쯤에 굉장히 표정이 안 좋더라구요. ‘갑자기 경규 형이요 공연을 하자 그래가지구요’”라고 말했다며 뒤이어 “그런데 윤형빈도 똑같은 얘기를 했어요”고 폭로한 것. 이경규는 이윤석과 윤형빈이 사실은 자신과 함께 공연하는 것을 내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돼 순간 멘탈이 붕괴됐고, 한참을 특유의 ‘호통 세례’를 이어가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 그에게 이윤석과 윤형빈은 “사실은 개그계의 입지가 좁아져 있어요. 제일 큰 형님이 먼저 움직여주신 것이 대단한 일이다”라며 급 훈훈한 마무리를 지었고, 이경규는 이 같은 호통의 진원지인 김구라를 지목하며 “날씨 외에는 얘기 안 해야겠다”라고 새침하게 말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경규는 술 마실 때면 쏟아져 나오는 자화자찬 명언을 공개했다. 그는 이윤석과 윤형빈에게 유명 철학자의 제자들처럼 자신의 어록을 작성해두라고 당부했고, 이윤석과 윤형빈에 의해 공개된 명언에 스튜디오가 웃음바다로 변했다. 그런가 하면 이경규는 과거 김국진-윤형빈과 함께 출연했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호주 촬영 당시 공황장애 증상이 처음 나타나 촬영 도중 돌발행동을 했던 사연을 고백할 예정이다. 그는 당시 심각했던 공황장애의 아픔마저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뼛속까지 예능인의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 이처럼 원조 독설 캐릭터 이경규를 쓰러지게 만든 무한 폭로 열전과 이경규의 입만 열면 배꼽을 쥐게 하는 웃음 폭탄 토크는 오늘(29일) 밤 11시 10분 ‘라디오스타-킹경규와 네 제자들 특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라디오스타’는 김국진-윤종신-김구라-규현 4MC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촌철살인의 입담으로 게스트들을 무장해제 시켜 진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독보적 토크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슈가맨 마골피-KCM, ‘비행소녀’ ‘흑백사진’ 반응 폭발 “예의없는 아티스트였다”

    슈가맨 마골피-KCM, ‘비행소녀’ ‘흑백사진’ 반응 폭발 “예의없는 아티스트였다”

    ‘슈가맨’으로 소환된 가수 마골피와 KCM이 뜨거운 화제다. 28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에는 이수훈, 파이브, 이장우, 마골피, KCM이 ‘슈가맨’으로 소환됐다. 2007년 ‘비행소녀’로 사랑받았던 마골피는 방송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기에 등장하자마자 관심을 모았다. 마골피는 과거 독특한 콘셉트에 대해 “사장님이 예의 없는 아티스트 콘셉트로 가자고 하셔서 주변에 인사를 하지 않았다”며 “노사연 선배님께도 인사를 하지 않아서 곤욕을 치른 적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마골피는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근황에 대해서는 “낮에는 8월에 공연하는 대학로 연극을 연습하고 있다. 밤에는 동료들과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마망’이라는 새 이름으로 음반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KCM은 지난 2004년 발매된 첫 정규앨범 타이틀곡 ‘흑백사진’을 불러 많은 이들을 감성에 젖게 했다. KCM은 근황에 대한 질문에 “음악 준비하고 사업도 새롭게 시작했다. 집안 자체가 제지업을 한다. 그래서 제가 지금 대표로 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29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8일 방송된 JTBC ‘슈가맨’ 시청률은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2.51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1일 방송분이 기록한 2.660% 시청률보다 0.141%P 하락한 수치다. ‘슈가맨’은 오는 7월 12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Surprising China] 신장웨이우얼 자치구-광활함 속에 숨어 있는 보물창고

    [Surprising China] 신장웨이우얼 자치구-광활함 속에 숨어 있는 보물창고

    광활함 속에 숨어 있는 보물창고신장웨이우얼 (신강유오이, 新疆維吾爾) 자치구 모래가 물결치는 사막을 지나면 울창한 침엽수가 가득한 숲이 나오고, 양이 풀을 뜯고 있는 광활한 초원이 등장한다. 비단길을 오가는 상인들이 쉬어 가던 도시에는 도파를 쓴 노인들이 한가롭게 두타르를 연주하며 흰 수염을 휘날리고 있다. 하루 종일 걸어도 중국에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이곳, 바로 신장웨이우얼자치구다. 신장(신장, 新疆)은 광활하다. 신장이라는 이름은 ‘새로 넓혀진 땅’이라는 뜻이다. 중국에서 가장 큰 성급 행정지역으로, 면적이 166만 평방킬로미터다. 중국의 6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보다 16배 이상 크다. 고대 중국인들은 이 땅을 서역이라고 불렀다. 신장이 중국에 편입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청나라 때다. 그도 그럴 것이 신장은 베이징에서 3,000km나 떨어져 있다. 끝도 없이 이어진 땅에는 우뚝 솟은 산부터 메마른 사막, 푸른 초원, 고원 지대까지 다양한 자연이 반짝이고 있다. 투루판(토로번, 吐魯番)과 카스(객십, 喀什), 우루무치(오노목제, 烏魯木齊), 쿠처(고차, 庫車 )등 신장의 주요 도시들은 실크로드의 중요한 통로였다. 이곳에는 빛나는 역사와 함께 위구르족의 독특한 문화가 숨 쉬고 있다. 어디에 가든 전통복장을 입고 모스크에서 기도하는 위구르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자연과 역사, 문화를 만나는 것과 함께 불에 막 구워 낸 양꼬치를 먹는 것도 신장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불의 선물, 투루판 명품 포도 신장은 달다. 하미(합밀, 哈密)의 하미과를 비롯해 이리(이리, 伊犁)의 사과, 투루판의 포도 등 지역별로 맛 좋은 과일들이 풍성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중국 최고의 생산량과 품질을 자랑하는 투루판의 포도다. 여름이 되면 투루판은 도시 전체가 포도세상으로 변한다. 시장에도 길거리에도 포도가 넘친다. 시내 중심에 있는 약 3km 길이의 청년로에 포도터널이 만들어진다. 포도 덩굴 아래서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가족들은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눈다. 낭만적이다. 주렁주렁 열린 포도 아래에서 오가는 대화는 달디 달다. 투루판 어디에서든 포도를 쉽게 볼 수 있지만, 그것으로 만족하기 힘들다면 투루판에서 7km 떨어진 포도 밸리를 찾으면 된다. 8km에 달하는 협곡에 포도송이가 끝도 없이 이어진 장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투루판의 포도는 일반 포도와 비교해 당도가 두 배 이상이라고 한다. 포도 몇 알만 먹어 봐도 입 안에 확 퍼지는 단맛을 느낄 수 있다. 종류도 그렇다. 백포도, 홍포도, 장미향 포도 등 500여 종의 포도가 있을 정도다. 투루판 포도는 급이 다르다. 투루판에서 이렇게 맛있는 포도가 생산되는 이유 중 하나는 고온 건조한 날씨 덕분이다. 연평균 강수량이 16.6mm인 데 비해 증발량은 3,000mm다. 서울의 연평균 강수량이 1,350mm 정도니 투루판이 얼마나 건조한 땅인지 상상할 수 있다. 7~8월이 되면 투루판의 온도계는 45~50도를 오르락내리락한다. ‘하늘에 태양이 10개 있다면 그중 9개는 투루판에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불의 도시’라는 별명이 딱 맞다. <서유기>를 읽어 본 이라면 한 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화염산이라고. 손오공이 파초선을 빌려 불을 껐다는 화염산이 투루판에 있다. 멀리서 보면, 산 전체가 불이 난 것처럼 보인다. 투루판에서 놀라운 것 중 하나는 천년의 지혜라 할 수 있는 카레즈다. 카레즈는 ‘지하 만리장성’이라고 불리는 인공 지하수로로, 천산의 눈 녹은 물을 포도밭까지 이어 주는 역할을 한다. 지하로 연결된 카레즈 길이가 5,000km에 달한다니, 눈앞에 두고도 믿기지 않는다.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투루판 투루판은 2,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실크로드의 주요 도시다. 그래서 투루판 주변에는 교하고성交河古城과 고창고성高昌古城, 베제클리크 천불동千佛洞, 이스타나 고분군 등 유적지가 즐비하다. 손오공과 삼장법사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화염산을 지나면 베제클리크 천불동이 나타난다. 베제클리크는 ‘아름답게 장식한 집’이라는 뜻으로, 산허리에 조성된 석굴 안에 5세기에서 9세기 사이에 만들어진 불상과 벽화가 가득 담겨 있다. 둔황의 막고굴과 함께 실크로드에서 불교예술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으로 손꼽히지만, 대부분 파괴되어 안타까움이 남는다. 고창고성은 499년 한족인 국문태가 세운 성으로, 신장에 남아 있는 가장 큰 고성이다. 흙빛의 고성은 뜨거운 태양에 사라지지 않고 긴 시간을 버텨 왔다. 고창고성 안에서 여행자들이 꼭 찾는 곳 중 하나가 현장법사가 설법한 것으로 알려진 공간이다. 인도를 향하던 현장법사가 잠시 고창국에 들렀는데, 고창국 왕이 현장법사의 설법에 감동받아 설법을 청했다. 이를 계기로 현장법사는 한 달간 고창국에서 설법을 펼쳤다고 전해진다. 투루판에서 10km 떨어진 곳에는 중국 고대 차사전국의 수도였던 교하의 고성이 남아 있다. 교하고성에서는 사람들이 살던 동쪽 거주지 지역과 불교 사원이 있던 북쪽 지역 등 수천년 전 도시의 형태를 엿볼 수 있다. 특이하게 자연적으로 생긴 섬 위에 만들어져, 성을 걷다 갑자기 나타나는 가파른 절벽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위구르 사람들의 정신적 고향, 카스 중국 서쪽 끝에 있는 카스는 중국과 인도,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던 실크로드의 중심도시다. 카슈가르Kashgar라고도 한다. 전성기는 실크로드가 한창일 때였지만, 오늘날의 카스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파키스탄을 비롯해, 키르키즈스탄, 타지키스탄 등 주변 국가로 연결해 주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스가 국경을 나누고 있는 나라는 6개국. 국제적인 도시인 데다 위구르족의 문화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도시다. ‘신장에 와서 카스를 보지 않고서는 신장을 본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위구르 사람들은 카스를 정신적인 고향으로 생각한다. 카스 중심에는 신장 최대의 모스크이자 ‘작은 메카’라고 불리는 이드가 모스크가 자리하고 있다. 남북 140m, 동서 120m로 약 2만명이 동시에 예배를 올릴 수 있다. 평일에도 기도하러 오는 이들로 언제나 북적거린다. 카스 시내에서 4km 떨어진 곳에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품은 향비묘가 있다. 청나라 건륭제는 카스의 여인 향비가 아름답고 총명하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그래서 중국으로 불러들였는데, 첫눈에 반하고 만 것. 건륭제는 향비에게 궁에 머물 것을 요청했지만 향비는 정절을 굽히지 않았다. 괘씸죄를 받은 향비는 타향에서 비극적인 삶을 마감했다고 한다. 위구르 사람들은 몸은 중국에 있지만 마음은 위구르족에 남겨 둔 향비의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있다. 반면 중국 쪽에서는 비슷하지만 다른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향비는 건륭제의 총애를 받아 잘 지냈다고 한다. 그러다 향비가 죽자 건륭제는 평소에 고향인 카스로 돌아가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던 향비의 소원을 들어 주기 위해 향비를 카스로 보낸 것이라는 이야기. 어떤 이야기가 진실인지 알 수 없지만, 향비의 위구르족에 대한 사랑만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위구르족의 생활을 볼 수 있는 시장구경 카스에서 빠트리지 말고 가 봐야 할 곳이 시장이다. 카스는 실크로드의 중심도시로, 오래 전부터 수많은 나라에서 흘러 들어온 물건들이 차고 넘쳤다. 시내 북동쪽에 있는 일요시장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위구르족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옛날에는 일요일마다 열렸지만, 지금은 매일 열린다. 일요일마다 열릴 때는 위구르 사람들이 서로 안부를 묻고 교류하는 역할을 담당했지만, 상설시장으로 변한 이후부터는 교류의 역할이 많이 줄었다. 그러나 오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상점이 있고 구역 또한 잘 나누어져 있다. 들어가자마자 사탕을 파는 가게들이 눈을 달달하게 만들어 준다. 위구르 사람들이 쓰는 털모자와 악기, 카페트가 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위구르 사람들이 치장하는 것을 좋아해서인지 반짝거리는 비즈가 달린 화려한 옷감들도 산처럼 쌓여 있다. 북적거리는 시장을 오가며 케이크를 파는 아이들은 시종일관 밝게 웃고 있다. 그 웃음에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일요일이 되면, 카스 외곽에서 열리는 가축시장에 가야 한다. 신장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양을 키우는 지역이라, 가축시장의 주요 거래 품목은 역시 양이다. 시장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양과 씨름을 벌이는 할아버지, 풀을 먹이며 달래 보는 아저씨, 아빠를 따라 시장구경 온 아이들. 시장 입구부터 각양각색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도파를 쓴 할아버지들이 양을 살펴보고 흥정하는 모습이 진지하다. 양을 다루는 시장이다 보니, 양을 묶을 때 쓰는 줄과 방울, 양을 다룰 칼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용품들도 볼 수 있다. 신장의 중심, 우루무치 투루판과 카스가 신장의 주요 도시지만, 신장웨이우얼자치구의 성도는 우루무치다. ‘아름다운 목장’이라는 뜻을 가진 우루무치는 옛날부터 중앙아시아로 연결되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우루무치에서 가장 유명한 여행지는 천지天池. 천지라고 하면 백두산을 먼저 떠올리지만, 우루무치에도 천지가 있다. 1,950m 높이에 넓은 호수가 펼쳐져 있어 놀라움을 안겨 준다. 높은 곳에 펼쳐진 호수도 멋지지만 천지까지 오르는 길 또한 장관이다. 폭포와 숲으로 가득해 걷는 것만으로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주변에는 해발 5,445m인 보고다봉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더 없이 평화로운 풍광을 연출해 낸다. 초록이 주는 편안함에 빠져 볼 수 있는 또 다른 곳이 남산목장이다. 온통 초록 세상이다. 이곳에서는 게르에 머물며 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감상할 수도 있고, 낮에는 말을 타고 여유롭게 목장을 둘러볼 수도 있다. 남산목장은 우루무치 시민들의 주말 여행지로도 인기다. 카스의 시장만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우루무치의 바자르도 여행자들을 끌어당기는 곳이다. 이슬람 양식의 건축물로 지어진 국제 대바자르에 가면, 위구르 사람들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 견과류가 가득한 가게부터 흥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악기점까지 신기한 것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다. 또 주변에는 두툼하고 맛있는 양꼬치를 파는 식당도 있다. 감탄사를 멈출 수 없는 쿠처의 신비대협곡 지금은 빛 바랜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실크로드의 핵심도시 중 하나가 쿠처다. <서유기>에서는 ‘여인국’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고 고구려 고선지 장군의 주요 활동 무대였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에도 나오는 동아시아에 불교를 전파했던 핵심 도시가 바로 쿠처다. 쿠처에는 키질 천불동이나 이슬람 사원인 쿠처대사 등 둘러볼 곳이 많지만, 천산신비대협곡이 가장 인기가 있다. 그랜드캐니언을 연상하게 하는 협곡들이 이어져 있다. 여기에 천산신비대협곡은 한술 더 떠 협곡 전체가 붉게 물들어 있다. 철분 성분 때문이란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협곡 속으로 들어간다. 놀라운 자연의 신비로움에 감탄사만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투루판과 카스, 우루무치를 거쳐 쿠처를 돌아보니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지역 자체가 쿠처의 신비대협곡 같다는 생각이 든다. 놀라움이 가득한 보물창고 같은 그런 곳 말이다. *본문에 나오는 중국의 지명은 중국어 발음으로 적고 한자 음과 한자를 동시에 표시했다. 관광지, 사람 이름, 산 등 지명 이외의 것은 한자 음을 적고 한문을 병행 표기했다. ▶travel info Airline대한항공과 중국남방항공이 여름과 가을 인천에서 우루무치까지 직항편을 운항한다. 매년 직항편 운항시작 시기는 다르기 때문에 미리 확인해야 한다. 직항편을 이용했을 때 걸리는 시간은 약 4시간 30분. 인천에서 우루무치까지 거리는 3,376km로 한중 항공노선 중 비행거리가 가장 길다. 직항편이 없을 때는 베이징이나 상하이를 경유해 우루무치로 들어간다. TIP신장타임│꼭 기억해야 할 것이 시간대다. 공식적인 시간은 베이징시에 맞춰져 있지만, 신장은 신장 시간이 따로 있다. 베이징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여름에는 11시가 되도 해가 지지 않을 정도다. 관공서나 버스터미널에서는 베이징시를 사용하지만, 비공식적인 시간은 대부분 2시간 차이가 나는 신장 시간이기 때문에 현지인과 약속을 할 때 신장 시간 기준인지 베이징시 기준인지 확인해야 실수가 없다. 양꼬치의 고장│신장은 양꼬치의 신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곳. 두툼한 살코기를 꼬치에 막 구우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한꺼번에 느껴진다. 길을 가다 냄새를 맡고 나면 발걸음은 절로 양꼬치집으로 향하게 된다. 빤미엔拌面│위구르인은 국수를 주식으로 먹는다. 양고기와 토마토, 고추, 피망을 볶은 소스를 면에 얹어 비벼 먹는데, 중국어로 ‘빤미엔’이라고 부른다. 매콤하면서 느끼하지 않고 고소한 맛이 난다. 신장에 간다면 꼭 맛볼 것. 글·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 에디터 트래비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정지원 고용노동부 정책관에게 들어 본 ‘근로기준 확립 대책’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정지원 고용노동부 정책관에게 들어 본 ‘근로기준 확립 대책’

    근로기준법 제1조는 ‘헌법에 따라 근로기준을 정해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고 균형 있는 국민경제 발전을 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는 곧 국민이며 기업이 성장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단순히 ‘기계의 부품’ 정도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노사가 서로 협력해야 함께 발전할 수 있지만 일부 기업은 이른바 ‘슈퍼 갑질’ 사건을 일으켜 공분을 산다. 명예퇴직을 거부한 직원에게 책상에 앉아 벽만 바라보게 하는 ‘면벽 근무’를 시키거나 결혼한 여직원에게 퇴사를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 여론에 직면하기도 했다. 27일 정지원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을 만나 기업의 갑질을 근절할 수 있는 근로기준 확립 대책에 대해 들었다. 명예퇴직을 거부한 직원에게 벽을 보고 근무하도록 한 두산모트롤과 중앙노동위원회의 복직명령에도 불구하고 직원을 화장실 앞에 배치된 책상에서 근무하게 한 휴스틸 등 기업들의 갑질 사건에 국민들이 분노했습니다. 결혼한 여직원에게 퇴직을 강요한 금복주, 운전기사 폭행 논란을 빚은 대림산업처럼 이런 문제를 일으킨 기업들은 예외 없이 근로감독을 해서 사법처리하거나 시정하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갑질 사건을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해 왔습니다. 우선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는 갑질 사업장은 올해 500곳을 목표로 수시감독을 진행하도록 지방고용노동청에 지시를 내렸습니다. 면벽 근무나 화장실 앞 근무 같은 불공정 인사 관행에 대해서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근절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노사 모두에 배포할 계획입니다. 직장 내 따돌림, 폭행 등 심각한 불공정 행위 사례를 최대한 다양하게 담을 예정입니다. 근로감독도 중요하지만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사건을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의 정책도 충실히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근로감독은 매년 2만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전체 사업장 수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법 위반 취약사업장을 각종 데이터를 통해 미리 분류한 뒤 문제 사업장을 집중 감독하는 ‘스마트 근로감독’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신고 사건이 많거나 고용·건강보험 등 4대 보험 납부 문제가 있는 사업장, 청소년 고용이 많은 사업장, 임금 체불이 있는 사업장을 미리 취약사업장으로 선정한 뒤 근로감독을 나가면 실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근로감독을 시행한 결과 각종 위반 사례 측면에서 기존 근로감독에 비해 효과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올해는 청소년 분야 감독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사업주의 최저임금 위반에 따른 청소년 피해 사례가 많습니다. 올해부터 해마다 8000곳에 대해 청소년 최저임금 감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 최저임금 위반에 대해 즉시 과태료 2000만원을 부과하도록 실효성 있게 법을 개정할 예정입니다. 청소년근로권익센터(1644-3119)와 센터 익명게시판을 활용한 신고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차별도 이슈가 되고 있는데, 지난해 1600곳에 이어 올해는 1만 2000곳에서 비정규직 차별을 필수적으로 점검하도록 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구조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자근로계약서도 확산해 나가려 합니다. 근로자 10명 중 4명은 여전히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고 일하고 있습니다. 앱을 통해 쉽게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전자근로계약서를 활용하면 근로자와 기업 모두 ‘윈윈’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민간 회사에서 시작했는데 다음달부터는 정부 공식 일자리 사이트인 워크넷(www.work.go.kr)에도 도입해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이은경 개인전 ‘과일상회’라는 제목으로 인간의 욕망을 일상적인 사물과 비즈라는 오브제를 이용해 새로운 조형작품으로 재구성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지난달 광주에서 시작된 전시로 8월엔 제주에서 관람객들을 만난다.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네이터포엠 306호 갤러리U. (02)544-2985. ●임태규 초대전 조용하고 잔잔하며 따뜻한 작품들을 선보여 온 한국화가 임태규의 근작전. 한지 위에 백토수묵담채로 그린 ‘연포분교’ 등 예술이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하게 하는 서정적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7월 15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화랑. (02)543-1663. 대중음악 ●두번째달 판소리 춘향가 앙코르 공연 8시간에 달하는 전통 판소리 춘향가를 소리꾼 김준수·고영열과 함께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앨범을 선보인 에스닉 퓨전 밴드 두번째달의 무대. 관객이 추임새를 넣는 참여형 공연으로, 기존의 히트곡도 들을 수 있다. 7월 2일 오후 4시·7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베어홀. 4만 4000원. 1544-1555. ●오렌지 유나이티드 세계적인 앰프 오렌지를 국내 유통하는 오렌지 코리아와 엔도서(후원) 관계에 있는 크라잉넛, 해리빅버튼, 슈가도넛이 꾸리는 록 공연. 특별 게스트로 중국 록밴드 다이 프롬 소로, 국내 밴드 스트릿건즈, 여성 밴드 마르멜로가 참여한다. 7월 2일 오후 5시, 서울 도봉구 창동 플랫폼 창동61 레드박스. 1만 9800원. (02)322-8487. 연극·뮤지컬 ●연극 ‘사물의 안타까움성’ 술꾼 가문에서 자란 드미트리 베르휠스트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비루한 삶 속에서도 서로의 희망이 되는 가족을 경쾌하게 그려낸다. 2014년 초연부터 이번 무대까지 한결같이 함께하는 배우들의 화합이 돋보인다. 7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름다운극장, 전석 2만원. (070)4185-4524.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보수적인 가톨릭계 고등학교 성 세실리아 기숙학교에서 벌어지는 청소년들의 성장통을 그린 작품.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감각적으로 풀어낸 노래들과 대담한 가사 등으로 지난해 초연 당시 호평을 받았다. 29일부터 9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6만 6000~8만 8000원. 1588-5212. 클래식·무용 ●배정혜의 신(新)전통Ⅱ 전통 춤의 대모로 일컬어지는 배정혜가 펼치는 한국 전통 무용의 진수. 전통 춤의 기본을 고스란히 살린 창작무용으로, 전통에 기본을 두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생산되고 있는 창작무용에 식상한 관객들에게 제격. 30일부터 7월 3일까지,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전석 2만원. (02)2263-4680. ●클래식 해설 콘서트 ‘하루키, 미야자키 하야오를 만나다’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세계에 대한 해설과 함께 하루키의 소설에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과 ‘하울의 움직이는 성’, ‘원령 공주’ 등 미야자키의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감상할 수 있다. 7월 3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만~4만 5000원. (02)2658-3546.
  • [데스크 시각] 200년 만의 대륙봉쇄령/박상숙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200년 만의 대륙봉쇄령/박상숙 국제부 차장

    1806년 나폴레옹은 영국을 고사시킬 요량으로 대륙봉쇄령을 단행했다. 산업혁명의 원조 영국에 대한 금수 조치는 오히려 유럽의 물자 부족을 야기했다. 유럽 이외에 시장(식민지)이 있었던 데다 해상권도 장악하고 있었던 영국은 다른 지역과의 활발한 교역을 통해 더욱 번성했다. 실패한 나폴레옹의 작전이 200여년 만에 부활할 조짐이다. 이번엔 영국이 스스로 대륙봉쇄령을 자처한다. ‘브렉시트’로 불리는 유럽연합(EU) 탈퇴를 두고 오늘(24일) 영국에선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다. 과연 영국은 나폴레옹 때처럼 유럽 대륙 없이 독야청청할 수 있을까. 사실 영국은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한 지역 통합체에 처음부터 미지근했다. 통합 과정에서 단 한 번도 민의를 묻지 않은 결과 내정과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브렉시트가 고개를 들었다. 캐머런 보수당 정권이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이전과 달리 최대 이슈가 된 것은 최악의 난민·이민 문제 때문이다. EU 내에서 영국의 위상 따위는 서민층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망명자와 이민자에게 너그러웠던 ‘신사의 나라’는 곳간이 비어 가면서 인심이 바닥을 드러냈다. 몰려드는 이민자와 줄어든 일자리를 다투게 되면서 민심이 들끓은 것이다. 브렉시트가 몰고 올 경제파탄의 경고음 대신 탈퇴파의 구호(EU 밖에서 더 잘살 수 있다)만 요란하다. 이민자를 막고, EU 분담금도 내지 않으면 경제가 살아나 ‘우리끼리 잘 먹고 잘살 수 있다’는 맹목적 선동만 먹혀 D데이가 다가올수록 탈퇴 지지 여론이 급증했다.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의 저자 이언 모리스가 답답한 마음에 한마디 했다. 최근 기고에서 그는 “브렉시트는 영국의 문제(양극화, 주권상실, 이민)를 해결할 가장 나쁜 방법”이라고 단언했다. 역사학자인 모리스는 문명사적 관점에서 지난 2000년간 서양이 점유했던 부와 권력이 동양으로 이동하고 있기에 영국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묘책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EU는 유럽의 패권이 쇠락한 데 대한 위기감에서 탄생했다. 유럽 통합 논의는 1950년대 이후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 낀 존재로서 위상을 지키려 몸집을 키우는 데서 나왔다는 것이다. 게다가 21세기 들어 부와 힘의 동진(東進)이 가속화하고 있어 영국의 운명은 유럽을 벗어나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 모리스는 고대 인도 서사시 ‘마하바라타’에 나오는 ‘물고기 법칙’, 즉 가뭄(위기)에는 큰 물고기가 생존을 위해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다는 대목을 원용한다. 소련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을 뿐 2강 체제가 굳건한 글로벌 현실에서 EU라는 큰 물고기에서 떨어져 나와 작은 물고기가 되려는 영국의 행보는 시대착오적 자충수라는 것이 그의 비판이다. 그럼에도 영국민은 왜 EU 바깥의 ‘낙원’을 꿈꿀까. 지도자들의 무능과 무감각 탓이다. 경제난과 상관없이 안락을 누리는 기득권층은 살인적 물가와 실업으로 매일 사투를 벌이는 서민층과 괴리돼 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을 보듬지도 못하면서 “잔류”만을 외치는 특권층에 민심은 폭발했다. 선거를 위해 브렉시트를 정략적으로 이용한 캐머런 내각은 물론 반이민 정서만을 부추겨 민의를 오도하는 극우 인사들이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국민과 함께 호흡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이 나라를 망치는 바보짓을 저지른 셈이다. 결국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다. alex@seoul.co.kr
  • [금요 포커스] 위험 관리의 생태계를 바꾸는 방법/김수봉 보험개발원장

    [금요 포커스] 위험 관리의 생태계를 바꾸는 방법/김수봉 보험개발원장

    필자가 중학교를 다녔던 시절에도 체력장이 있었다. 달리기, 턱걸이, 공 던지기 등의 기초체력 종목 위주로 실시했는데 고등학교 입시에 등급별 점수가 반영되었던 만큼 중요한 테스트였다. 체력장 대비를 위해 방과 후 친구와 공 던지기 연습을 할 때 그날의 사건이 발생하였다. 힘껏 멀리 던진 공이 불규칙하게 튀어서 지나가던 여학생의 머리를 맞추었고 그 학생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여학생은 곧바로 응급실로 실려 갔다. 두려운 마음으로 집에 가서 어머니께 사정을 얘기하고 함께 병원에 갔다. 다행히 피해학생이 크게 다치지 않아 그 학생과 부모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당시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치료비를 보상하면서 사건은 무사히 종료되었다. 사고와 위험은 이렇게 갑자기 다가와서 갈등과 사과, 보상 등의 단계를 거치면서 해결된다. 우리의 자동차보험 제도는 도입 이후 꾸준한 개선을 거치면서 국민의 교통사고 피해 위험을 감소시켜 왔다. 우선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해 안정적으로 교통사고 피해자를 보호하도록 했다. 또 국토교통부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을 통해 자칫 보험 보상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는 뺑소니 사고나 무보험 차량사고로 인한 피해자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자연재해와 달리 화재, 교통사고, 환경오염과 같은 인적·사회재난의 경우 사고책임이 있는 자의 배상능력을 확보해 피해자를 구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 가입률이 96% 정도로 가입 관리가 원활히 운영되고 있어 의무보험으로서의 실효성을 제대로 확보하고 있다. 불의의 사고에 대한 국민 안전보장의 대표적인 모범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사고나 재난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고, 시민의식이 성장할수록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에 대한 보상 이슈가 커진다. 이때 가해자 측의 배상능력이 부족하다면 사회적 갈등과 비용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러한 갈등의 해소는 결국 적절한 손해배상으로 귀결된다. 과거부터 소비자의 보험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보험료는 사고가 안 나면 낸 만큼 못 받는 소모성 비용이고, 보험사기 등으로 인해 보험금은 눈먼 돈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보험은 기본적으로 사고 후 경제적 보상을 통해 피해자가 자신의 안정적인 생활 터전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지원해 준다. 또한 우리 사회 속에 내재돼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한 객관적인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전적 위험관리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는 기능도 담당한다. 예컨대 무사고 보험료 할인 제도는 재정적 유인을 통해 보험가입자 스스로 방재시설을 설치하거나 안전운전을 하게 한다. 한편 보험회사는 손해를 줄이기 위해 교통안전 캠페인, 사고다발지역 개선사업 등을 함으로써 국가의 위험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경영학에서 주주(국가·국민)와 대리인(위험주체)의 상충된 이해관계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대리인 비용이라고 한다. 이 중 대리인의 행위가 주주의 이익으로부터 이탈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주주가 부담하는 것이 감시비용(행정비용)이다. 국가가 보험을 활용하면 자연재해, 사회재난, 환경오염 등 커다란 위험에 소요되는 감시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보험회사는 보험사고 발생을 최소화해야 이익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사고 방지를 위해 철저히 노력한다. 이해상충 문제를 비교적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위험 측정·예방 전문가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고용이 증가하는 효과는 덤이다. 이래저래 이득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는 경제가 인간의 합리적, 이성적 판단에 의해서만 돌아가지 않고 비합리적인 본성도 경제를 움직이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이라는 개념을 언급했다. 국가가 시장의 잠재된 창의성을 인정하되 인간의 야성적 충동으로 인한 부동산 버블, 증시 과열 등과 같은 부작용을 억제해야 하므로 정부의 적극적 시장 개입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빗대어 보면 위험의 생태계에서는 보험이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사회 안전을 보장해 가는 것도 좋은 대안일 수 있다. 중학시절 남을 다치게 하거나 재산상 피해를 주었을 때 이를 배상해 주는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더라면 어머니의 가계부담을 덜어드리고 피해학생에게도 충분히 더 보상해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여야 “양극화가 문제”… 대선 쟁점 되나

    ‘양극화 해소’가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여야 3당의 20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공통적인 핵심 주제가 되면서 차기 대통령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력 정치인들은 빈부격차는 물론이고 보수·진보 진영으로 갈라진 정치, 남녀·세대·계층·지역 등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극단적인 갈등을 빚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양극화 해소’를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논의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좀 더 많은 공감대를 얻으려 애쓰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우리 사회의 불평등 정도가 너무 심해지고 있다. 불평등이 이렇게 심하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없다”면서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나눠 먹을 파이를 키우는 일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 분배의 문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 구조를 바꿔 양극화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취지로 사회적 대타협을 제시했다. 복지 혜택이 상대적으로 많은 상층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기득권을 양보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재벌의 불법·탈법적 경영승계도 비판하며 재벌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교섭단체 연설에서 당론인 ‘포용적 성장’을 좀 더 구체화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지난 21일 연설에서 포용적 성장에 대해 “대기업 중심 경제정책으로 벌어진 소득격차를 해소해 내수를 확보하고 성장을 모색하자는 전략”이라고 소개하며 궁극적으로 ‘격차 해소’가 목표임을 재확인했다. 이어 재벌 개혁을 통한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를 강조하고 스위스 국민투표를 계기로 이슈가 됐던 기본소득제 도입을 제안하는 등 더민주의 내년 대선 집권전략을 소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22일 “격차해소가 시대정신”이라고 단언했다. 안 대표는 “기득권이 만들고 제도화한 것이 격차”라며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우리 공동체는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로드맵을 마련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이 같은 구상은 차기 대선의 잠재적 주자들에게서도 꾸준히 제기된 내용이다. 유승민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인 2014년 4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진영을 넘어선 합의의 정치’를 선언하며 고통 분담을 통한 공정한 시장경제를 주장했고, “비정규직 차별 해소 정책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강력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무성 전 대표도 같은 해 10월 ‘고통분담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 운동’이라는 제목으로 연설을 갖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격차 해소”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다당제를 통한 연정과 노사 간 사회적 대타협, 재벌 개혁 방안에 대한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양극화된 구조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국가의 의사 결정구조를 바꿀 수 있는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수요 에세이] 달인과 원로/유재웅 을지대 홍보디자인학 교수·전 해외문화 홍보원장

    [수요 에세이] 달인과 원로/유재웅 을지대 홍보디자인학 교수·전 해외문화 홍보원장

    ‘달인’이 우리 사회에 넘쳐 난다. 요리에서부터 묘기에 이르기까지 탄복할 만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달인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는다. ‘달인’이라는 타이틀로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던 개그맨이 있다.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달인을 소개하는 ‘생활의 달인’이라는 TV프로그램이 대중의 사랑을 받을 정도로 달인은 우리에게 친숙한 단어가 됐다. 달인은 늘어나는데 ‘원로’라는 말은 어느 순간 우리 사회에서 사라졌다. 원로라는 말을 꺼내면 왠지 구식에, 생경하게 느껴질 정도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사회의 원로라고 할 만한 분들을 한번 꼽아 보라고 하면 선뜻 답하기가 쉽지 않다. 정치권만이 아니다. 경제, 사회, 문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학문을 하는 대학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에는 자타가 공인하는 원로라고 부를 수 있는 분들이 여럿 계셨다. 사회적 갈등 이슈가 생기면 많은 이들이 원로를 찾아 가르침을 구했다. 원로의 말씀이라면 정파와 이념과 이해관계를 떠나 귀를 기울이는 사회 분위기가 있었다. 원로들은 우리 사회의 갈등 조정자이자 길을 읽고 헤매는 많은 이들에게 등불과 같은 가르침을 주었다. 1989년, 정치권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서로 ‘네 탓’만 외치며 갈등을 부채질할 때,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내 탓이오’라는 말씀으로 우리 사회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 한동안 사회 곳곳에서 ‘내 탓이오’가 캠페인처럼 퍼져 나갔다. 자기주장만 고집하기보다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이는 사회 분위기가 생겼다. 1981년, 조계종 종정에 추대된 고 성철 스님은 행사에 참석지 않는 대신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법어를 발표했다. 있는 그대로가 진리라는 이 말씀은 불교 신도 여부를 불문하고 한동안 우리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원로가 우리 사회에서 사라진 이유는 여럿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세태의 변화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문명의 이기가 급속히 발달하면서 사람보다 기계에 더 의존하는 세상이 되었다. 궁금증이나 고민거리가 생기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인터넷이 되었다. 원로를 키우지 않는 사회 풍토도 원인 중 하나다.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는 이가 있다면 그대로 두지를 않는다. 정치권 등에서 징발해 감투를 주고 활용한 다음 버리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원로 후보군의 씨를 말리는 것이다. 원로로 추앙받을 수 있는 분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자신의 전문 분야를 평생의 업으로 생각해 천착하기보다 타 분야에서 불러 주면 기웃거려 스스로의 격을 떨어뜨리는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본다. 선진국은 1인당 국민소득의 수치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전문성과 더불어 오랜 시간 닦아 온 경륜으로 신망받는 원로들이 많아야 강건한 나라가 된다. 이제 ‘달인’만 찾지 말고, 우리 사회 각 분야별로 ‘원로’를 찾아 모시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젊은 세대의 열정과 원로들의 경륜이 조화를 이룰 때 어떠한 난관도 능히 극복하는 강한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 국내 주식투자 대기 자금 26조원 사상 최대

    국내 주식투자 대기 자금 26조원 사상 최대

    하루 새 2조원 가까이 증가… 코스피 1.58P 올라 관망세 주식 투자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다소 가라앉은 모습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26조 1809억원으로 지난해 7월 20일(24조 703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지난 16일(24조 2183억원)과 비교하면 하루 새 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한 조 콕스 하원의원이 반대파의 총격에 피살되면서 브렉시트 이슈가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 놓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앞으로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심리로 지난 10일 2조 4366억원까지 증가한 투자자예탁금은 이후 브렉시트 우려가 불거지며 정체됐다. 주식 시장 ‘공포 심리’도 완화됐다. 지난 17일 17.73까지 치솟았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16.10으로 떨어졌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중대형 우량주 200개의 시가총액을 지수화한 코스피200의 향후 변동성을 나타낸다. 이날 코스피는 1.58포인트(0.08%) 오른 1982.70에 거래를 마치는 등 관망세를 보였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中 비밀무기상 리팡웨이…안 잡나, 못 잡나

    中 비밀무기상 리팡웨이…안 잡나, 못 잡나

    전통적으로 북한과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를 유지해 오던 중국이 지난 14일, 돌연 북한에 대해 핵·미사일 전용 가능 품목 40여 종에 대한 대북 수출 금지를 발표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가 공고문을 통해 밝힌 대북 수출 금지 품목은 핵물질 추출에 사용될 수 있는 화학물질과 미사일 부품 제조에 쓰이는 특수합금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국제사회는 중국의 이러한 조치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사실 중국의 이러한 제스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할 때마다 UN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결의에 찬성표를 던지며 국제사회의 북한 봉쇄에 뜻을 함께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하지만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부터 사치품에 이르기까지 북한 정권을 떠받치고 있는 거의 모든 물품은 중국을 통해 반입될 정도로 중국은 국제적 결의를 이행하지 않아 왔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중국의 전략물자 대북 수출 금지 선포에 환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다른 경로를 통해 우회적으로 북한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아주지 않을지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北 주체기술, 알고 보면 ‘메이드 인 차이나’ 청와대 상공을 비행하며 몰래 사진을 찍어간 무인기부터 신형 300mm 방사포 KN-09, 미국 일부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 KN-08과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최근 이슈가 되었던 북한 신형 무기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부품과 기술의 상당 부분이 중국을 통해 들어왔다는 점이다. 2014년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는 중국제 SKY-09P를 들여와 무기개발을 담당하는 조선인민군 제1501군부대에서 개조개발한 제품이었고, 계룡대는 물론 영남과 호남, 제주 지역을 제외한 한반도 전역의 모든 공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신형 KN-09 300mm 방사포는 중국군도 사용하는 XC2030 8톤 트럭 차체에 중국의 수출형 방사포 AR-3 기술을 참고해 개발한 발사대와 로켓을 얹은 물건으로 그 형상과 추정 성능이 중국제 오리지널과 대단히 흡사하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입수한 무기 부품과 기술은 무인기와 방사포 같은 전술 무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해 UN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 1874호를 통과시킨 이듬해인 2010년,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3000만 위안을 받고 삼강특수차량(三江瓦力特特种车辆有限公司)이라는 업체 주도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차량 WS51200을 개발해 북한에 ‘목재 운반용 차량’으로 위장해 직접 공급해주기까지 했다. 무려 16개의 바퀴를 갖는 대형 트럭인 WS51200는 그 계열 트럭이 중국군 전략미사일 부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트럭이었는데, 북한은 이러한 트럭을 아무런 제재 없이 정식으로 계약해서 반입, 불과 1년 만에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차량으로 개조해 등장시켰다. 북한은 이러한 신형 무기들이 북한의 ‘주체기술’로 개발한 고유의 모델이라고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암시장을 통해 구한 기술과 부품을 활용해 기존의 무기체계와 결합하거나 개량한 것들이 대부분으로, 이들 무기들은 중국의 도움 없이는 개발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북한은 군수산업을 제2경제라고 칭하며 막대한 예산과 인원을 투입해 육성하고 있지만, 폐쇄된 사회 구조의 특성상 외국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어렵고, 경제력의 한계 때문에 첨단 무기 개발에 투입할 자금이 항상 부족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북한은 해킹 등을 통해 해외 업체의 기술을 빼돌리거나 공작원을 이용해 상용 부품을 밀수하여 부족한 기술과 부품을 조달했다. 북한이 중국을 통해 기술과 부품을 얻는 방식은 간단했다. 중국 각지에 일반 기업으로 위장한 업체를 차려놓고 중국의 대학이나 기업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의뢰하거나 부품을 구매해 북한으로 가져가는 것이었다. 북한은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중국인 또는 조선족을 매수해 업체를 차려놓고 합법적으로 기술과 부품을 구입해 자국으로 빼돌려 왔다. 최근 단둥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수십여 명의 북한 기업인들과 중국인들이 바로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던 공작원들이었다. 이들은 미사일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전자부품을 밀수하다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은 오래 전부터 미사일의 관성유도장치에 사용되는 중앙연산처리장치(CPU)나 메모리 카드, 각종 센서와 장거리 통신용 송수신 안테나 등을 밀수해 왔고, 이 밀수품들은 대부분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을 넘어 북한으로 반입됐다. 덕분에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신형 무기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부품을 조달할 수 있었고, 이러한 방법을 통해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KN-09 방사포와 같은 위협적인 무기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中 정부 비호 받는 죽음의 상인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이 ‘파키스탄 핵무기의 아버지’라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가 만든 핵기술 밀거래 암시장 ‘칸 네트워크(Khan Network)'의 도움을 받았다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중국인 무기 밀거래상 리팡웨이(李方偉)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데이비드 리(David Lee)나 카를 리(Karl Lee), 패트릭(Patrick) 등 사용하는 가명만 15개가 넘는 리팡웨이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대량살상무기 판매 혐의로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있는 중국 국적의 무기 밀매상이다. 미 국무부에서 비확산·군축담당 차관보를 역임한 로버트 아인혼(Robert Einhorn)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리팡웨이는 칸 박사 다음가는 거물”이라고 평가할 만큼 악명이 무기 밀매업자다.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다롄(大連)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 리팡웨이는 표면적으로는 합법적인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이다. 그러나 FBI와 미 연방검찰은 리팡웨이가 운영하는 다롄 소재 무역회사 림트(LIMMT)가 탄도 미사일 부품과 우라늄 농축 재료를 밀수하는 업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를 쫓고 있다. 이 회사는 미사일 추진체에 사용될 수 있는 특수합금 철봉 24.5톤과 특수 알루미늄 합금 15톤을 이란국방산업기구(DIO·Defense Industries Organization)와 같은 이란 국영 업체는 물론 핵무기 개발에 연루되어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던 이란기업 샤히드 헤마트 산업그룹(SHIG·Shahid Hemmat Industrial Group)과 샤히드 바커리 산업그룹(SBIG·Shahid Bagheri Industrial Group)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FBI가 추정하는 거래 건수는 최소 165건, 거래액은 1000만 달러 이상에 달한다. FBI는 그가 북한-중국-이란에 걸쳐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미사일 기술 및 부품 거래를 중개하고, 양국에 기술과 부품을 직접 판매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과 해외 전문가들은 그 사례로 북한 미사일과 이란 미사일 사이의 기술적 유사성을 제시했다. 북한이 지난 2월 발사한 광명성 4호는 페어링(위성덮개)과 3단 추진체의 크기와 형상이 이란이 2009년에 발사했던 위성발사체 사피르 2호(Safir-II)의 페어링 및 2단 추진체와 거의 똑같거나 대단히 흡사하다. 또한 북한이 올해 초 공개한 고체연료 로켓 연소실험에 등장한 추진체는 이란의 고체연료 중거리 미사일 세질(Sejil)과 동형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과 이란이 중거리 미사일 기술에서 기술을 교류하고 있다는 증거다. 또한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정부의 비밀 외교전문에는 이란이 북한제 무수단 중거리 탄도 미사일 19기를 중국 다롄항에서 화물선에 선적, 자국의 반다르아바스(Bandar Abbas)항을 통해 반입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중국 다롄이 이란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거래 중개소 역할을 해왔던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는 무기 중개뿐만 아니라 무기 부품 개발에도 나서 미사일 부품이나 우라늄 농축 시설에 필요한 특수강이나 정밀연마기, 심지어 현재 탄도 미사일 유도장치에 쓰이는 광섬유 자이로스코프 등을 제조하는 업체를 12개나 가지고 있는 것으로 FBI는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리팡웨이와 그의 회사가 아직도 건재하며, 그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을 개연성이 대단히 크다는 것이다. 그동안 리팡웨이의 주요 고객이었던 이란은 핵 협상이 타결되면서 더 이상 리팡웨이와 거래할 필요가 없어졌다. 더욱이 이란과의 거래를 위해 리팡웨이가 미국 등 세계 각국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가 FBI에 적발되면서 해외에 있는 대부분의 계좌가 동결 및 압수 조치되어 더 이상의 해외 활동이 어려워졌다.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The 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무기 개발에 필요한 부품과 기술을 조달하는데 리팡웨이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었다. 월스트리트 저널 역시 지난 1월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특수강과 정밀연마기 등 미사일 제조에 필요한 재료와 관련 기술들을 중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제조에 협조하고 있는 중국 기업이 바로 리팡웨이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리팡웨이가 중국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 연방검찰이 리팡웨이를 기소한 이후 미 국무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에 리팡웨이의 신병을 넘겨줄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중국은 이를 번번이 거부했다. 중국정부는 UN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리팡웨이를 체포하거나 단속하지 않았고, 덕분에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을 고도화시킬 수 있었다. 최근 중국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국경 지역에서 북한 무기 밀매상들을 대거 체포한 것은 기만작전이다. 이번에 단둥 지역에서 검거된 중국인 밀수업자들은 북한의 제2경제위원회 공작원들과 전자제품과 귀금속류를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이들에게 무기제조에 필요한 전자제품을 북한과 거래한 혐의를 적용했지만, 이들이 거래한 품목은 일반적인 상거래로도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제품들이었다. 가령 컴퓨터용 SD램 메모리나 중앙연산장치(CPU), 그래픽카드(GPU), 디지털카메라에 흔히 쓰이는 CCD카메라 등은 전자상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품목이지만, 고성능 CPU와 GPU는 미사일의 관성유도장치의 연산장치로, CCD 카메라는 미사일의 유도장치에 적용될 수 있어 대북 수출 금지 품목에 해당된다. 실제로 우리 해군이 인양한 은하3호의 미사일 잔해에서 국내 S모 업체가 제작한 SD램 카드 2개와 중국산 CCD카메라 및 전선과 같은 상용 제품이 발견되기도 했다. 즉, 이번에 중국 공안이 검거한 밀수업자들은 일반적인 상용품을 북한에 판매해온 ‘잔챙이’들에 불과하며, 마치 중국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한 연극에 동원된 희생양일 뿐이다. 중국정부가 진정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막고자 했다면 국제사회가 오랜 기간 추적해온 거물인 리팡웨이부터 체포하고 처벌했어야 했지만, 리팡웨이와 그의 회사는 아직도 건재하다. 중국이 이러한 연극을 벌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드(THAAD) 때문이다. 사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도움이 대단히 컸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거론하며 한반도 사드 배치를 추진하자 북한을 제재·압박하는 역할을 해주는 척 하면서 한반도 사드 배치 필요성을 희석시키기 위한 노림수에서 이번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차후 이러한 자신들의 ‘공(功)’을 거론하며 우리나라에 사드 배치 논의 철회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일본, 인도, 나아가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들이 합세해 구축하고 있는 대중국 포위망을 극복하기 위해 태평양 연안의 협력국가가 반드시 필요한 중국은 오랜 기간 순망치한의 관계였던 북한을 버릴 수 없다. 이런 국제정치적 역학관계를 무시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너무 순진한 발상이 아닐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서울시의회 진두생의원 ‘청소년환경 문예대전’ 시상식서 축사

    서울시의회 진두생의원 ‘청소년환경 문예대전’ 시상식서 축사

    서울시의회 진두생 의원(새누리당, 송파3)은 지난 6월18일 (사)한국교육문화원이 주최하고, 교육부,환경부,서울특별시,시도의회,시도교육청이 후원하는 2016 세계 환경의 날 기념 ‘지구환경 보전과 환경 오염방지’를 위한 ‘청소년 환경 문예대전’ 시상식에 참석했다. ‘청소년 환경 문예대전’은 최근 환경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이래로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로, 환경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갖고 동참한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에게 수여하는 행사로 전국 초.중.고 학생 50여명이 국회부의장상, 교육부장관상, 환경부장관상, 서울특별시장상, 서울특별시의장상, 각 시도교육감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날 행사에는 세계 3대 팝페라 테너 임형주 교수가 (사)한국교육문화원으로부터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고 ‘나의꿈, 나의도전’이라는 주제로 초청강연을 하여 참석한 청소년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다. 진의원은 축사에서 참석한 청소년들께 아름다운 지구를 위해 지구가 병들어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될 때 후회 하지 말고, 평소 자원봉사활동을 통하여 주변을 돌보는 환경지킴이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美FBI, ‘中 무기상 리팡웨이를 잡아라!’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美FBI, ‘中 무기상 리팡웨이를 잡아라!’

    전통적으로 북한과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를 유지해 오던 중국이 지난 14일, 돌연 북한에 대해 핵·미사일 전용 가능 품목 40여 종에 대한 대북 수출 금지를 발표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가 공고문을 통해 밝힌 대북 수출 금지 품목은 핵물질 추출에 사용될 수 있는 화학물질과 미사일 부품 제조에 쓰이는 특수합금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국제사회는 중국의 이러한 조치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사실 중국의 이러한 제스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할 때마다 UN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결의에 찬성표를 던지며 국제사회의 북한 봉쇄에 뜻을 함께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하지만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부터 사치품에 이르기까지 북한 정권을 떠받치고 있는 거의 모든 물품은 중국을 통해 반입될 정도로 중국은 국제적 결의를 이행하지 않아 왔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중국의 전략물자 대북 수출 금지 선포에 환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다른 경로를 통해 우회적으로 북한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아주지 않을지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北 주체기술, 알고 보면 ‘메이드 인 차이나’ 청와대 상공을 비행하며 몰래 사진을 찍어간 무인기부터 신형 300mm 방사포 KN-09, 미국 일부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 KN-08과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최근 이슈가 되었던 북한 신형 무기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부품과 기술의 상당 부분이 중국을 통해 들어왔다는 점이다. 2014년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는 중국제 SKY-09P를 들여와 무기개발을 담당하는 조선인민군 제1501군부대에서 개조개발한 제품이었고, 계룡대는 물론 영남과 호남, 제주 지역을 제외한 한반도 전역의 모든 공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신형 KN-09 300mm 방사포는 중국군도 사용하는 XC2030 8톤 트럭 차체에 중국의 수출형 방사포 AR-3 기술을 참고해 개발한 발사대와 로켓을 얹은 물건으로 그 형상과 추정 성능이 중국제 오리지널과 대단히 흡사하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입수한 무기 부품과 기술은 무인기와 방사포 같은 전술 무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해 UN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 1874호를 통과시킨 이듬해인 2010년,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3000만 위안을 받고 삼강특수차량(三江瓦力特特种车辆有限公司)이라는 업체 주도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차량 WS51200을 개발해 북한에 ‘목재 운반용 차량’으로 위장해 직접 공급해주기까지 했다. 무려 16개의 바퀴를 갖는 대형 트럭인 WS51200는 그 계열 트럭이 중국군 전략미사일 부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트럭이었는데, 북한은 이러한 트럭을 아무런 제재 없이 정식으로 계약해서 반입, 불과 1년 만에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차량으로 개조해 등장시켰다. 북한은 이러한 신형 무기들이 북한의 ‘주체기술’로 개발한 고유의 모델이라고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암시장을 통해 구한 기술과 부품을 활용해 기존의 무기체계와 결합하거나 개량한 것들이 대부분으로, 이들 무기들은 중국의 도움 없이는 개발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북한은 군수산업을 제2경제라고 칭하며 막대한 예산과 인원을 투입해 육성하고 있지만, 폐쇄된 사회 구조의 특성상 외국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어렵고, 경제력의 한계 때문에 첨단 무기 개발에 투입할 자금이 항상 부족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북한은 해킹 등을 통해 해외 업체의 기술을 빼돌리거나 공작원을 이용해 상용 부품을 밀수하여 부족한 기술과 부품을 조달했다. 북한이 중국을 통해 기술과 부품을 얻는 방식은 간단했다. 중국 각지에 일반 기업으로 위장한 업체를 차려놓고 중국의 대학이나 기업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의뢰하거나 부품을 구매해 북한으로 가져가는 것이었다. 북한은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중국인 또는 조선족을 매수해 업체를 차려놓고 합법적으로 기술과 부품을 구입해 자국으로 빼돌려 왔다. 최근 단둥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수십여 명의 북한 기업인들과 중국인들이 바로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던 공작원들이었다. 이들은 미사일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전자부품을 밀수하다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은 오래 전부터 미사일의 관성유도장치에 사용되는 중앙연산처리장치(CPU)나 메모리 카드, 각종 센서와 장거리 통신용 송수신 안테나 등을 밀수해 왔고, 이 밀수품들은 대부분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을 넘어 북한으로 반입됐다. 덕분에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신형 무기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부품을 조달할 수 있었고, 이러한 방법을 통해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KN-09 방사포와 같은 위협적인 무기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中 정부 비호 받는 죽음의 상인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이 ‘파키스탄 핵무기의 아버지’라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가 만든 핵기술 밀거래 암시장 ‘칸 네트워크(Khan Network)'의 도움을 받았다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중국인 무기 밀거래상 리팡웨이(李方偉)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데이비드 리(David Lee)나 카를 리(Karl Lee), 패트릭(Patrick) 등 사용하는 가명만 15개가 넘는 리팡웨이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대량살상무기 판매 혐의로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있는 중국 국적의 무기 밀매상이다. 미 국무부에서 비확산·군축담당 차관보를 역임한 로버트 아인혼(Robert Einhorn)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리팡웨이는 칸 박사 다음가는 거물”이라고 평가할 만큼 악명이 무기 밀매업자다.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다롄(大連)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 리팡웨이는 표면적으로는 합법적인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이다. 그러나 FBI와 미 연방검찰은 리팡웨이가 운영하는 다롄 소재 무역회사 림트(LIMMT)가 탄도 미사일 부품과 우라늄 농축 재료를 밀수하는 업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를 쫓고 있다. 이 회사는 미사일 추진체에 사용될 수 있는 특수합금 철봉 24.5톤과 특수 알루미늄 합금 15톤을 이란국방산업기구(DIO·Defense Industries Organization)와 같은 이란 국영 업체는 물론 핵무기 개발에 연루되어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던 이란기업 샤히드 헤마트 산업그룹(SHIG·Shahid Hemmat Industrial Group)과 샤히드 바커리 산업그룹(SBIG·Shahid Bagheri Industrial Group)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FBI가 추정하는 거래 건수는 최소 165건, 거래액은 1000만 달러 이상에 달한다. FBI는 그가 북한-중국-이란에 걸쳐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미사일 기술 및 부품 거래를 중개하고, 양국에 기술과 부품을 직접 판매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과 해외 전문가들은 그 사례로 북한 미사일과 이란 미사일 사이의 기술적 유사성을 제시했다. 북한이 지난 2월 발사한 광명성 4호는 페어링(위성덮개)과 3단 추진체의 크기와 형상이 이란이 2009년에 발사했던 위성발사체 사피르 2호(Safir-II)의 페어링 및 2단 추진체와 거의 똑같거나 대단히 흡사하다. 또한 북한이 올해 초 공개한 고체연료 로켓 연소실험에 등장한 추진체는 이란의 고체연료 중거리 미사일 세질(Sejil)과 동형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과 이란이 중거리 미사일 기술에서 기술을 교류하고 있다는 증거다. 또한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정부의 비밀 외교전문에는 이란이 북한제 무수단 중거리 탄도 미사일 19기를 중국 다롄항에서 화물선에 선적, 자국의 반다르아바스(Bandar Abbas)항을 통해 반입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중국 다롄이 이란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거래 중개소 역할을 해왔던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는 무기 중개뿐만 아니라 무기 부품 개발에도 나서 미사일 부품이나 우라늄 농축 시설에 필요한 특수강이나 정밀연마기, 심지어 현재 탄도 미사일 유도장치에 쓰이는 광섬유 자이로스코프 등을 제조하는 업체를 12개나 가지고 있는 것으로 FBI는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리팡웨이와 그의 회사가 아직도 건재하며, 그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을 개연성이 대단히 크다는 것이다. 그동안 리팡웨이의 주요 고객이었던 이란은 핵 협상이 타결되면서 더 이상 리팡웨이와 거래할 필요가 없어졌다. 더욱이 이란과의 거래를 위해 리팡웨이가 미국 등 세계 각국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가 FBI에 적발되면서 해외에 있는 대부분의 계좌가 동결 및 압수 조치되어 더 이상의 해외 활동이 어려워졌다.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The 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무기 개발에 필요한 부품과 기술을 조달하는데 리팡웨이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었다. 월스트리트 저널 역시 지난 1월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특수강과 정밀연마기 등 미사일 제조에 필요한 재료와 관련 기술들을 중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제조에 협조하고 있는 중국 기업이 바로 리팡웨이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리팡웨이가 중국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 연방검찰이 리팡웨이를 기소한 이후 미 국무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에 리팡웨이의 신병을 넘겨줄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중국은 이를 번번이 거부했다. 중국정부는 UN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리팡웨이를 체포하거나 단속하지 않았고, 덕분에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을 고도화시킬 수 있었다. 최근 중국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국경 지역에서 북한 무기 밀매상들을 대거 체포한 것은 기만작전이다. 이번에 단둥 지역에서 검거된 중국인 밀수업자들은 북한의 제2경제위원회 공작원들과 전자제품과 귀금속류를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이들에게 무기제조에 필요한 전자제품을 북한과 거래한 혐의를 적용했지만, 이들이 거래한 품목은 일반적인 상거래로도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제품들이었다. 가령 컴퓨터용 SD램 메모리나 중앙연산장치(CPU), 그래픽카드(GPU), 디지털카메라에 흔히 쓰이는 CCD카메라 등은 전자상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품목이지만, 고성능 CPU와 GPU는 미사일의 관성유도장치의 연산장치로, CCD 카메라는 미사일의 유도장치에 적용될 수 있어 대북 수출 금지 품목에 해당된다. 실제로 우리 해군이 인양한 은하3호의 미사일 잔해에서 국내 S모 업체가 제작한 SD램 카드 2개와 중국산 CCD카메라 및 전선과 같은 상용 제품이 발견되기도 했다. 즉, 이번에 중국 공안이 검거한 밀수업자들은 일반적인 상용품을 북한에 판매해온 ‘잔챙이’들에 불과하며, 마치 중국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한 연극에 동원된 희생양일 뿐이다. 중국정부가 진정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막고자 했다면 국제사회가 오랜 기간 추적해온 거물인 리팡웨이부터 체포하고 처벌했어야 했지만, 리팡웨이와 그의 회사는 아직도 건재하다. 중국이 이러한 연극을 벌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드(THAAD) 때문이다. 사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도움이 대단히 컸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거론하며 한반도 사드 배치를 추진하자 북한을 제재·압박하는 역할을 해주는 척 하면서 한반도 사드 배치 필요성을 희석시키기 위한 노림수에서 이번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차후 이러한 자신들의 ‘공(功)’을 거론하며 우리나라에 사드 배치 논의 철회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일본, 인도, 나아가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들이 합세해 구축하고 있는 대중국 포위망을 극복하기 위해 태평양 연안의 협력국가가 반드시 필요한 중국은 오랜 기간 순망치한의 관계였던 북한을 버릴 수 없다. 이런 국제정치적 역학관계를 무시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너무 순진한 발상이 아닐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국내 英자금 38조원… 떨고 있는 금융시장

    일각선 “탈퇴해도 2년 협상… 과민 반응”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되면 국내외 금융시장이 단기 ‘패닉’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가운데 국내에 들어와 있는 영국계 자금 38조원의 향방도 주목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영국계 자금은 상장주식 36조 477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외국인 보유액(433조 9600억원)의 8.4%로 미국계(172조 8200억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채권 보유액 1조 3250억원어치를 합하면 38조원에 달하는 영국계 자금이 국내에 들어와 있다. 지난 3~4월 국내 주식을 1조 7860억원어치 순매수했던 영국계 자금은 브렉시트 이슈가 떠오른 지난달 416억원을 순매도했다.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영국계 자금 유출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변지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되면 코스피는 큰 폭의 단기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에 대한 위험노출이 높은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등 유럽계 자금이 회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달 말 기준 아일랜드(15조 5740억원)와 네덜란드(14조 2850억원)의 국내 주식 보유액을 합치면 30조원에 이른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17일 17.73을 기록하며 지난 2월 17일(18.55) 이후 넉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시장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이 작고, 영국이 EU에 잔류하면 위험 지표들이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 하원의원 피살 사건으로 부동층이 브렉시트 반대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 증시를 포함한 위험자산의 가격이 일부 회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되더라도 EU 조약에 2년의 협상 기간이 남아 있는 점도 시장의 우려를 덜어주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양성평등·병력 충원”… 여성 징병제 글로벌 이슈로

    “양성평등·병력 충원”… 여성 징병제 글로벌 이슈로

    최근 국내에서 향후 군병력 부족에 대비해 병역특례 제도를 손질하고, 군복무 기간 연장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 인력 공급이 화두가 됐다. 미국에서도 전쟁이 날 경우 여성의 군 의무 복무를 위해 당국에 신고하도록 하는 법안이 상정돼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국민에게 의무 복무를 부과하는 나라들 사이에서 군 인력 확충과 남녀평등 구현 등을 이유로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군 복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이슈가 되고 있는 여성 징집 논의에 대해 살펴봤다. 미 상원이 비상시 징집에 대비해 18~26세 여성들도 징병관리청(우리의 병무청에 해당)에 의무적으로 등록하게 하는 국방수권법 개정안을 찬성 85 반대 13으로 통과시켰다고 AP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AP는 “남녀에 관계없이 모든 청년을 징병하는 데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美 국방 의무 강조… 저출산 선제 대응 포석인 듯 미국은 베트남 전쟁 막바지인 1973년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를 도입했다. 그럼에도 만 18세가 되는 남성은 지금도 징병관리청에 자신의 신원을 등록한다. 전시가 되면 징병제를 재가동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국방수권법 개정안이 상하 양원 협의를 거쳐 최종 통과하면 2018년부터 여성도 전시 징집 의무를 지게 된다. 역사상 여성이 전쟁에 참여해 싸워 온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은 1941년부터 여성 징병제를 실시했다. 전쟁이 절정으로 치닫던 1943년에는 공군 내 여군 비율이 16%에 이르기도 했다. 소련도 1941년 독일의 기습 공격을 받자 자녀 없는 여성을 징집 대상으로 삼는 법령을 공포했다. 소련에서 여군은 한때 100만명이 넘었고 저격수 등 전투 병과에서 특출한 활약을 보인 여군도 많았다. 하지만 1990년대 소련이 붕괴된 이후 더이상 대적할 나라가 없는 미국에서, 전시도 아닌 상황에 이런 법안이 나온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여성에게 군대의 모든 지위를 개방한 만큼 징병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며 사실상 여성 징병제를 지지하고 있다. 이미 미군은 1998년 “남녀의 신체적 특성이 아닌 개인 역량에 의해 관리되고 평가받아야 한다”고 천명했고 2000년대부터 중동 등 최고 위험 지역에도 여군을 실전 배치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던 공화당 덩컨 헌터(메인주) 하원의원은 “미국인 대부분은 우리 딸들이 징병 대상이 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여성을 징병 대상에 포함시키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서명 여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국방수권법 개정안이 발효된다고 해서 곧바로 미국이 여성 징집에 나서는 건 아니다. 의무 징집은 전시 등 비상 상황에만 해당하는 것이고, 군 수뇌부 역시 “지금도 군 인력이 충분한 만큼 여성 징집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은 당장 여성 군인을 충원하기 위해서라기보단 ‘국토 방위는 남녀 모두가 함께 져야 하는 신성한 의무’라는 인식을 넓히고 세계적 추세인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군 인력이 부족해질 수도 있는 상황에 미리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노르웨이 女정치인 남녀평등 차원 女징병제 주도 전 세계에서 여성 징집제를 채택한 나라는 북한과 이스라엘, 쿠바 등 10여개국이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당시부터 여성을 징집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미스 이스라엘’ 출신 배우 갤 가돗(31)은 2005년 군 입대 당시부터 ‘미녀 여군’으로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최근 그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군 생활 경험이 인생의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성 징병제를 도입한 나라들은 대부분 내전 상태인 아프리카 국가들로, 전쟁이 길어져 군 인력이 부족한 곳들이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도 있다. 노르웨이가 대표적이다. 다음달부터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1년간 의무 복무를 하게 된다. 유럽 국가들이 대부분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하고 있는 것과 달리 노르웨이는 정반대로 징병제를 강화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일원인 노르웨이는 전쟁 위험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해마다 생겨나는 신규 징집 대상 3만여명 가운데 군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인력도 1만명 정도밖에 안 된다. 굳이 여군을 뽑아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노르웨이가 여성 징집에 나서는 것은 국가적 목표라 할 수 있는 ‘양성평등’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우리 시각에선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지만 노르웨이에서 여성 징집 논의를 주도한 곳은 사회주의 정당들의 여성 당원들이다. 노르웨이 의회에서도 전체 의원 95명 가운데 90명이 찬성해 여성 징집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현 노르웨이 국방장관(에릭센 쇠레이데)도 여성이다. 노르웨이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 비율은 70% 후반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0%대를 훨씬 넘는다. 성별 간 임금격차도 거의 없으며 여성임원 할당제를 도입해 공기업과 상장기업 임원들의 최소 40%가 여성이다. 노르웨이에서는 여성 차별은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다. 이런 사회적 기반이 갖춰지자 여성들이 나서 ‘이제 우리도 남성들처럼 군대에 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웃 나라인 스웨덴도 노르웨이 사례를 참고해 징병제 재도입(여성징병 포함)을 검토 중이다. 여성 징병제가 시행된다고 해서 노르웨이의 모든 여성이 군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엄밀히 말해 이들의 징병제는 ‘무늬만 징집제’라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노르웨이의 군 병력은 2만명 정도이며, 이 중 징집 인력은 절반이 조금 넘는 1만 1000명 정도다. 노르웨이의 남성은 법적으로 18세부터 44세까지 병역 의무가 주어지지만 학업이나 건강, 종교적 신념 등 다양한 사유로 어렵지 않게 면제받을 수 있다. 이는 여성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만큼 이스라엘처럼 거의 모든 여성이 의무 복무를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韓, 군 가산점 탓 논란… 여성 일부 “여성 軍복무를” 우리나라에서 여성 징병제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1999년 헌법재판소가 군 가산점제(군 복무자에게 공무원 취업 등에 가점을 주는 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부터다. 군필 남성을 중심으로 “인생의 황금기를 국가에 희생한 남성에게 아무것도 보상해 주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여성도 의무 복무하게 하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금도 군 복무 학점인정제 추진 등 기사가 나올 때마다 여성 징집 논의가 심심찮게 거론된다. 다만 이는 군 인력 확보나 남녀 평등 구현의 차원이라기보다는 ‘너희(여성)도 군대에서 고생해 봐라’는 분풀이식 의견 개진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미군 특수부대 레인저 스쿨 교육과정에서 남성 지원자 381명 중 287명이 탈락한 가운데 여성 지원자 2명이 기준을 통과해 화제가 됐다. 단순히 신체 능력 차이를 이유로 여성 징병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뜻이다. 현대 전쟁이 정보전 양상으로 바뀌면서 여군의 중요성이 커지는 현실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우리 군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여파로 심각한 병역 자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여성 단체에서도 헌법 제39조 제1항(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을 내세워 여성도 군에서 의무 복무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꼭 전투병이 아니더라도 군 행정, 간호, 대체복무 등을 통해 국토방위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의무 복무에서 배제하는 것은 남녀 평등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병영문화 혁신을 전제로 우리 군도 어떤 방식으로든 여군 확대 움직임이 대세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해피투게더 바다, 유재석 혀 내두른 ‘미친 예능감’ S.E.S 외모경쟁 고백

    해피투게더 바다, 유재석 혀 내두른 ‘미친 예능감’ S.E.S 외모경쟁 고백

    바다가 유재석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의 미친 예능감을 뽐냈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이하 ‘해투’)는 ‘옛날 언니 요즘 동생’ 특집으로 걸 그룹 언니라인 바다-박정아-제아와 새내기 걸 그룹 I.O.I의 임나영-정채연-최유정이 출연해 세대를 넘나드는 핵꿀잼 걸 그룹 토크로 안방극장을 웃음으로 초토화시켰다. 이 가운데 1세대 걸 그룹 S.E.S의 바다는 왕 언니다운 독보적인 예능감을 뽐내는 동시에, 후배들을 아끼는 따뜻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다는 등장부터 본인의 솔로 히트곡인 MAD(매드)를 열창하며 숨길 수 없는 에너지를 발산했고, MC 유재석이 시작부터 필요이상으로 과열된 바다를 자제시켜 웃음을 자아냈다. 더욱이 유재석은 “바다 씨는 힘을 실어드리는 게 아니라 힘을 빼드려야 한다”며 평소와는 다른 진행 스타일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날 바다는 그야말로 거침없는 입담을 선보였다. 그는 “나는 1997년도 데뷔”라면서 스스로 걸 그룹 ‘시조새’임을 쿨하게 인정했다. 이어 “내 밑으로 다 눈 깔아”라고 외치며 밉상 전현무 마저도 쥐락펴락해 절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또한 바다는 S.E.S 내에서 홀로 외모 경쟁을 펼쳤음을 고백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는 “사실 나도 참 예쁜데 유진과 슈가 워낙에 예뻐서 제가 평범하게 보였을 뿐”이라며 외모 상대성 평범화론을 설파했다. 이어 바다는 “(내가) 아직 젖살이 남아있어서 그룹의 외모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유진과 슈에게 탄수화물 위주로 먹였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바다는 “유진과 슈는 살찌우고 나는 청담동 에스테틱에서 돌려깎기 마사지를 받았다. 결국 중간에서 만났다”고 밝혀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날 바다는 온몸으로 열정을 불태웠다. 무대 공연 중 끼의 강약을 조절했을 때를 비교하며 ‘매드’의 무대를 다시 꾸민 것. 바다는 세트장을 종횡무진하며 그야말로 ‘매드’의 ‘매드버전’을 선보였고 화끈한 무대에 안방극장 역시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나아가 바다는 남다른 애교로 시청자들을 배꼽 잡게 만들었다. ‘나 꿍꼬또 기싱 꿍꼬또’라는 애교 멘트를 ‘나 꿍꺼또 귀순 꿍꺼쪄”라고 발음 한 것. 생각지도 못한 ‘귀순’ 발언에 MC들이 폭소를 금치 못하자 바다는 “나는 남한이 좋아”라고 덧붙이는 센스까지 발휘해 시청자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이날 바다는 새내기 걸 그룹 I.O.I의 멘토를 자처하며 든든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과거 10억 계약금을 받고 슈퍼카를 구매했었다. 심지어 면허도 없었다. 3일간 세워만 뒀다가 환불했다”며 세상물정을 몰랐던 철부지 시절의 이야기를 고백했고 I.O.I를 향해 “너희는 절대 따라 하면 안돼”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바다는 녹화 쉬는 시간에도 시간을 쪼개 I.O.I에게 조언을 해주고 “힘들 때는 언제든 상담을 해주겠다”고 약속하는 등 따뜻한 선후배의 정을 드러내 훈훈한 미소를 자아냈다. KBS 2TV ‘해피투게더3’는 매주 목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KBS 2TV ‘해피투게더3’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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