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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로2008] 이번엔 ‘5+α골’ 득점왕 나오려나

    경쟁은 이제부터다. 남은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유로2008 챔피언이 탄생함은 물론, 득점왕의 향배도 갈린다. 23일 현재 득점왕 경쟁은 스페인 다비드 비야(사진 왼쪽·27·4골), 독일 루카스 포돌스키(가운데·23), 러시아 로만 파블류첸코(오른쪽·27·이상 3골) 등 4강에 오른 각국 대표 킬러들의 ‘삼파전’으로 정리됐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해묵은 징크스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비야가 첫 경기 러시아전부터 해트트릭의 골폭풍을 몰아치자 유럽은 들뜨기 시작했다. 이번에야말로 지난 1984년 미셸 플라티니(현 유럽축구연맹 회장)가 세운 역대 유로대회 최다골(9골)이 깨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비야는 2차전 스웨덴전까지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가 이후 침묵이다. 비야의 뒤를 바짝 뒤쫓는 포돌스키 역시 마찬가지. 폴란드와 첫 경기에서 2골을 몰아 넣어 따끈따끈한 득점왕 경쟁을 원했던 전세계 축구팬들을 흥분시켰다. 하지만 그 또한 2차전 크로아티아전에서 연속경기 득점을 만들더니 세 골에서 멈춰 섰다. 다시 한 번 ‘5골의 벽’ 앞에서 주저앉을 우울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역대 12번의 유로대회에서 득점왕이 5골을 뛰어 넘은 것은 단 두 번이었다. 플라티니에 앞서 1964년 덴마크의 ‘원조 득점기계’ 올레 마드센이 7골을 기록한 바 있다. 나머지 10번의 대회에서는 모두 5골 이하였다. 하지만 비야와 포돌스키가 주춤하며 심기일전을 다지는 사이 ‘러시아의 로망’ 파블류첸코는 야금야금, 그러나 쉼없이 따라왔다. 벌써 3골이다. 스페인과 그리스에 한 골씩 집어 넣은 파블류첸코는 네덜란드와 8강전에서도 어김없이 골망을 흔들었다. 더욱이 파블류첸코의 러시아가 4강전에서 만날 상대는 조별리그 대패의 수모를 안겨준 스페인. 스페인의 비야가 해트트릭 영광 재현을 꿈꾼다면 그는 명예 회복을 꿈꾸고 있다. 지금까지 우승팀에서 득점왕을 배출한 것은 모두 6번이다. 하지만 조별리그와는 또다르게 살얼음판 승부인 토너먼트에서는 승기를 잡았다하면 수비를 꽁꽁 잠그는 전술을 택할 수밖에 없기에 다득점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새로운 스타 탄생을 열망하는 축구팬들이 입맛을 쩝쩝 다신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마음의 벽 허물고 ‘NO’라고 말하라

    관료와 정치인이 다수를 이룬 청와대 새 참모진은 국정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40대 후반 대학교수가 주축이었던 1기 참모진보다 안정감을 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러나 1기 참모진의 ‘실패’가 국정 운영의 미숙함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2기 참모진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1기 참모진의 실패 요인은 곧 2기 참모진의 성공 조건인 셈이다. ●수석·비서관끼리 의사소통하라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후 일성 가운데 하나는 “칸막이를 없애라.”였다. 소통하라,‘딴짓’하지 말고 열심히 일하라는 주문이었다. 칸막이는 바로 사라졌다. 수석비서관실 벽은 투명유리로 대체됐다. 그러나 그것뿐이었다. 정작 참모들의 마음 속 칸막이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높아지고 단단해졌다. 그 속에다 자신을 숨기고 타인을 관찰했다.A비서관은 이렇게 말했다.“솔직히 내 부하라도 어디서 왔는지, 어떤 사람인지를 모른다. 그러니 그들에게 속내를 다 털어놓을 수 있겠나. 당분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지난 넉 달 많은 참모들이 그랬다.‘복지안동(伏地眼動)’, 납작 엎으린 채 ‘어찌 돌아가나’ 하며 눈만 굴렸다. 어쩌다 내부 사정이라도 물으면 청와대 사람 대다수는 “내가 뭘 알겠나. 알아도 지금은 말 못한다. 우선 (내)자리부터 잡고 얘기하자.”고 답했다. 인사전횡이나 검증 부실 논란이 터졌을 때도, 이번 쇠고기 부실협상 파동에서도 참모진은 칸막이 너머로 네탓 공방을 벌였다. 이 대통령은 일로 경쟁하라고 당부했을지 몰라도, 참모들은 쉼 없이 ‘힘’을 겨뤘다. ●대통령 자주 만나 고언 아끼지 말라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첫 확대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비서관들에게도 몇번씩 전화하겠다. 비서관들도 직접 내게 보고하라.”며 활발한 소통을 강조했다. 이후 일부 비서관들은 이 대통령의 전화를 받기도 했고, 직접 보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비서관은 소수에 그쳤다. 시간이 갈수록 이 대통령에 대한 대면보고를 꺼리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갔다고 한다. 심지어 지난 20일 물러난 B수석은 소관부처 장관이 ‘대통령에게 ○○○를 보고해 달라.’고 요청하면,“직접 청와대에 들어와서 보고하시라.”며 대면보고를 피하기까지 했다. 요점만 간략히 보고받기를 좋아하는 이 대통령과 달리 B수석의 경우 장황하게 보고하는 스타일이어서 몇차례 이 대통령의 지적을 받았고, 이 때문에 나중에는 이 대통령과 마주 서는 것조차 꺼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처음엔 이 대통령 주문대로 회의에서 활발히 의견을 내기도 했으나, 이 대통령이 면전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모습을 몇차례 보면서 점점 입이 굳어져 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직언을 하려 해도 다른 쪽으로부터 어떤 공격을 받을지 몰라 입을 닫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면서 “이러니 그 누가 대통령에게 ‘NO’라고 말할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민심과 눈높이를 맞춰라 이 대통령의 실용 코드가 성과지상주의로 변질되는 일이 잦다. 일만 잘하면 그만이라거나, 결과가 좋으면 과정은 문제가 안 된다는 식이다. 청와대 수석 재산 공개가 대표적 사례다. 재산 형성과정을 놓고 많은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청와대 내부 반응은 “그게 일과 무슨 상관이냐.”는 식이었다.C수석은 변변한 해명자료조차 내지 않은 채 ‘소나기’가 지나가기만 기다렸다. 그런 강심장의 배경은 물론 성과를 강조하는 이 대통령의 CEO마인드다. 대통령실장 직속의 위기종합상황팀 관계자는 “촛불 동향이 심상치 않음을 보고 여러차례 얼러트(alert)를 울렸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제대로 거들떠보려 하지 않더라.”며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는 청와대의 둔감성을 안타까워했다. 진경호 윤설영기자 jade@seoul.co.kr
  • 송파 “주민입장에서 일합니다”

    “주민의 입장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 거꾸로 생각하라.” 송파구가 민선 4기 후반기를 맞아 출발선상에 서서 새롭게 생각하는 ‘역발상 프로세스 혁신 100일 작전’에 돌입한다고 16일 밝혔다. 프로세스 혁신 100일 작전은 구청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민원의 처리과정을 주민의 입장에서 새로 시작한다는 가정 아래 모든 업무를 원점에서 재설계하고 개선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구는 9월17일까지 전직원의 소관 업무를 대상으로 현상 진단과 혁신안을 발굴할 계획이다. 업무처리가 복잡한 민원 사무는 매뉴얼을 단순화시키고 2회이상 방문이 필요한 민원사무는 1회 방문처리 또는 택배서비스를 하도록 개선한다. 민원인이 여러 창구를 찾아야 하는 사무는 통합해 절차를 줄이고, 구술회의나 서면 통보 등으로 처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예정이다. 또 민원인 모니터링 제도, 아이디어 공모, 주부구정평가단 활동, 프로세스 혁신방 개설 등으로 성공적인 혁신을 꾀할 방침이다. 김영순 구청장은 “지난해 획기적인 행정 절차 개선의 대표적인 사례가 된 긴급여권발급과 같이 변화가 필요한 민원 업무가 많다.”면서 “늘 새로운 물이 샘솟듯 쉼없이 주민의 필요에 맞춘 정책과 대안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EURO2008] 오렌지 화력에 빗장수비 ‘와르르’

    고작 한 경기씩을 치렀을 뿐이지만 역시 ‘죽음의 C조’였다. 뚜껑을 따자마자 물고 물리는 혼전이 치러지며 18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까지 생존자를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아무리 죽음의 조지만, 이탈리아-네덜란드전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세계 최강의 ‘카테나치오(빗장수비)’도, 현역 세계 최고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30)도, 단단히 벼르고 나선 네덜란드의 불같은 공격을 막아낼 수 없었다. 특히 선제골을 터뜨린 뤼트 판 니스텔로이(32)와 추가골을 넣은 베슬레이 스네이더르(24) 공격 조합은 이탈리아 빗장수비를 유린하는 열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3-0 완파. 네덜란드는 10일 스위스 베른의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열린 C조리그 1차전에서 2006월드컵 챔피언이자 유로2008 참가팀 중 최상위 랭커로서 우승후보 ‘0순위’인 이탈리아를 초토화시키며 ‘죽음의 조’ 생존 경쟁에서 소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니스텔로이는 첫 경기부터 ‘구관이 명관’임을 각인시켰다.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92∼93·PSV에인트호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2002∼2003·맨체스터유나이티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06∼07·레알마드리드) 등 유럽 무대 득점왕을 모두 해보는 등 현존 스트라이커 중 최고의 동물적 감각을 가진 것으로 꼽히는 니스텔로이다. 이날도 역시 전반 26분 오프사이드 논란을 낳기는 했지만 예의 감각적으로 공의 방향을 살짝 바꾸는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또한 경기 내내 스네이더르와 발을 맞춰 이탈리아의 포백을 쉼없이 허물어댔고 비록 공격포인트는 추가하지 못했지만 전반 31분 스네이더르의 추가골과 후반 34분 히오반니 판 브롱크호르스트(33)의 쐐기골까지 얻도록 수비진을 휘저었다.같은 날 프랑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 루마니아와 0-0으로 비기며 “루마니아에 승리하지 못하면 제네바 호수에 빠져야 할 것”이라고 공언했던 레이몽 도미니크 감독을 머쓱하게 했다. 문제는 승점 1점만을 추가한 상황에서 14일 상승세인 네덜란드와,18일 여전한 최강팀 이탈리아와의 경기가 남아 첩첩산중이라는 점이다.C조의 생존자는 단 두 팀뿐이다. 또한 불운한 조편성을 탓하며 눈물을 흘릴 ‘우승후보급’ 희생양 역시 두 팀이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아름다운 간판 2008] (4) 도로변 ‘불청객’ 몰아내다

    [아름다운 간판 2008] (4) 도로변 ‘불청객’ 몰아내다

    불법 간판은 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요 도로나 관광명소 주변에서도 불법과 무질서가 난무해 방문객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심지어 한적한 농촌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음식점이나 상점들은 손님끌기용 초대형 입간판과 이동식 간판 등을 도로변에 마구 내걸고 있다. 미관상의 문제를 차치하고라도,‘초대받지 않은 손님’인 불법 간판이 인도까지 점령하기 일쑤다. 이 탓에 정작 보행자들은 위험한 도로로 내몰리는 등 안전상의 문제까지 우려된다. 장삿속에만 급급해 이용자들의 편의나 입장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간판이 크고, 화려하고, 많아야 장사가 잘 된다는 왜곡된 인식만 확산시킬 뿐이다. 이처럼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경기 파주시의 노력을 들여다봤다. 통일로(국도 1호선)나 자유로를 달리다 보면 파주시 구간에서 시원스럽다는 인상을 받는다. 정확한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해 본 경험이 있는 운전자들을 위해 그 원인을 들여다봤다. ●도로변 흉물 원천봉쇄 보통 차량 통행이 빈번한, 주로 도로변에서는 높이만 무려 3∼4층 건물에 해당하는 10m가 넘는 초대형 지주간판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또 빨강·노랑 등 원색을 활용해 운전자들의 눈을 자극한다. 여기에 거대한 풍선 형태의 ‘에어라이트’와 현수막 등으로 도로변은 어지러울 지경이다. 파주시는 지난해 1월 통일로 주변을 ‘옥외광고물 특정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를 계기로 지주간판 등에 대한 신규 설치가 원천 봉쇄됐다. 특구 지정 이전에 설치된 지주간판은 허가기간인 3년이 지나면 재허가를 내주지 않고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업주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업소들을 한데 모은, 산뜻한 디자인의 통합형 지주간판으로 대체하고 있다. 신동주 파주시 도시미관과장은 “내년 이후에는 파주를 통과하는 통일로 주변에서 볼썽사나운 지주간판이 자취를 감출 것”이라면서 “다만 운전자들에게 필요한 주유소와 휴게소의 자주간판은 예외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자·보행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 도로변에서는 또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대화’,‘만남’ 등 불법 현수막이나 전단지를 흔히 접할 수 있다. 파주시에서는 12개반,32명의 전담공무원들이 불법 광고주와 쉼없는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다. 한 단속 직원은 “얼마 전까지 불법 현수막이나 전단지를 뿌리는 ‘블랙 리스트’도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도시가스·통신선로·상하수도 등 도로변에 세워진 지하매설물에 대한 표지판도 눈에 거슬리는 존재다. 이에 파주시는 통일로를 비롯한 주요 도로변에 설치된 지하매설물 표지판 1300여개의 위치도 바꿨다. 이창우 파주시 광고물설치팀장은 “차도·보행로와 수직 방향으로 세워져 있던 표지판을 수평 방향으로 조정했다.”면서 “굳이 보행자나 운전자가 볼 필요가 없고,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으면 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향락지 황폐화 차단 먹을거리, 볼거리 등이 풍부해 사람이 몰리는 지역은 어김없이 원색의 대형 간판들로 몸살을 앓는다. 깊은 산 속에 가도, 시원하게 펼쳐진 바닷가에 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같은 ‘시각 공해’는 향략지의 명성을 잃어버리고 황폐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통일로와 자유로 등을 통해 접근이 쉬운 임진강 주변에도 장어·참게·황복·매운탕 등을 전문으로 하는 대형 음식점이 밀집해 있다. 특히 자유로 당동IC 인근 문산읍 내포리 일대는 음식점 25곳이 몰려 있어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파주시는 지난해 이곳 업소를 대상으로 기존 간판을 모두 철거했다. 이후 크기는 4m 이하, 색상은 원색 배제, 갯수는 1개로 제한한 새 간판을 재설치했다. 김은숙 파주시 광고물정비팀장은 “간판이 바뀐 뒤 단골 이용객들은 길을 잘못 들었다고 오해할 정도”라면서 “주변 경관과 조화로운 간판이 보기 좋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간판으로 바꾼 마을 이미지 도시를 벗어난 마을들은 주로 도로를 따라 기다랗게 형성돼 있다. 이중 상당수는 세월의 때가 뭍은 낡은 간판 등으로 을씨년스러움을 더한다. 파주읍 파주리도 도로를 따라 형성된 전형적인 마을. 미군을 상대하는 업소가 몰려있어 1970년대에는 호황기를 누렸지만,30여년간 정체의 늪에 빠져 쇠퇴하는 공간으로 방치됐다. 최근까지 70년대 시골을 재현하는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활용됐을 정도. 하지만 지난해부터 인적이 끊긴 시골 동네같은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500여m 구간에 200여개 업소를 대상으로 간판을 대대적으로 정비한 것. 간판의 규격·색상·갯수 등을 제한하고 낡은 건물의 외벽은 도색했다. 김 팀장은 “판류형 간판이 획일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간판 교체비용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한 방식”이라면서 “또 건물 외벽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입체형 간판으로 전면 교체할 수 없다는 한계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파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프로야구] 박재홍 2경기 연속 만루포

    [프로야구] 박재홍 2경기 연속 만루포

    김성근 SK 감독은 물론, 그의 제자로 통하는 조범현 KIA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스몰볼 소신론자’다. 쉼없이 작전이 걸리고, 걸핏하면 투수가 바뀌고, 대타가 들어선다. 이들이 만난 만큼 경기는 지지부진했지만, 결과는 의외로 호쾌한 만루홈런으로 갈렸다. SK는 29일 광주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의 경기에서 또다시 터진 박재홍의 만루홈런을 앞세워 7-2로 승리,KIA전 7연승을 이어갔다. 반면 KIA는 27일 그랜드슬램 두 방을 얻어맞고 패한 뒤 또다시 만루홈런 탓에 무너져 ‘만루홈런 트라우마’에 빠질 처지가 됐다. 박재홍의 2경기 연속 만루홈런은 호세(전 롯데)와 김태균(한화)에 이어 통산 세번째. 27일 각각 9명(SK),7명(KIA)의 투수를 등판시켰던 두 팀은 전날 비로 하루를 쉬면서 투수 자원을 보충한 덕분인지 이날도 인해전술을 펼쳤다. 김 감독은 이날도 8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며 승리에 대한 강한 집착을 내비쳤다. 조 감독도 ‘제자’답게 6명의 투수를 내보내며 맞섰다. ‘스몰볼’의 전형은 8회초 한꺼번에 쏟아졌다.3-2로 SK가 앞선 가운데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가던 8회 KIA는 수비수를 교체했다. 좌·우익수를 바꿨고 2루수는 올시즌 첫 출전한 김형철로 채웠다.KIA 투수 유동훈이 첫 타자 조동화를 처리했지만, 다음 타자 정근우를 2루수 김형철의 실책으로 출루시키자 조 감독은 여지없이 투수를 갈았다. 몸이 덜 풀린 채 등판한 양현종은 폭투를 던졌고,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다음 타자는 대타 정경배. 조 감독이 오른손 투수 오준형으로 교체하자 김 감독은 다시 좌타자 이진영으로 바꿨다. 이진영의 안타로 1사 만루. 오준형 역시 불펜에서 충분히 몸을 풀지 못한 탓인지 제구가 불안했다. 풀카운트까지 끌고간 박재홍은 끝내 만루홈런을 뿜어내 KIA를 넉다운시켰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4시간52분 연장혈투 끝에 11회초 대거 5점을 뽑으며 LG를 8-3으로 꺾었다. 한화는 상승세의 롯데를 4-1로 눌렀고, 삼성은 7-2로 승리하며 우리 히어로즈를 7연패로 몰아넣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강원도 인제 ‘서든 어택 얼라이브´ 경기장

    강원도 인제 ‘서든 어택 얼라이브´ 경기장

    온라인에서 즐기던 전투 시뮬레이션 게임을 오프라인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강원도 인제군이 컴퓨터 슈팅 게임의 절대 강자 ‘서든 어택(Sudden Attack)´을 현실 속에 구현한 ‘서든 어택 얼라이브´ 게임을 신종 레포츠로 선보인 것.6월 초엔 같은 이름의 세계 최대 모의 전투대회도 열린다. # 신개념 게임 ‘서든어택 얼라이브´ 게임 마니아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FPS게임(1인칭 슈팅 게임)을 현실 속에 그대로 재현해 놓은 서든 어택 얼라이브는 비비탄이나 페인트볼 등을 사용하는 기존 서바이벌 게임과는 차별화된 신개념의 게임이다. 우선 총기류. 정밀성과 공정성 등을 담보하기 위해 호주에서 레이저 건 90정을 들여왔다. 얼굴과 옷 등에 페인트가 묻거나, 부상당할 위험이 없는 것이 장점. 가격은 일반 전투원용 ‘스콜피온’이 대당 200만원, 저격수용 ‘M-16’은 300만원 정도다. 총에서 발사되는 레이저를 감지하는 센서는 헬멧에 부착한다. 기존 서바이벌 게임에서처럼 부상방지를 위해 무더운 여름철에 방탄조끼를 입거나, 무거운 헬멧을 쓰지 않아도 된다. 전용경기장도 마련됐다. 인제군은 서든어택 얼라이브의 활성화를 위해 5억원을 들여 군 외곽의 남북리에 특별 경기장 3개를 조성했다. 컴퓨터의 게임 맵(warehouse)과 최대한 동일하게 재현했다. 영화 스튜디오처럼 시가지 전투를 상정해 꾸며진 다양한 맵에서 기습·침투·저격·건물탈환 등 자유자재의 팀배틀이 가능해졌다. 또 ‘리스폰’(전사자의 부활) 제도를 도입해 전사자도 끝까지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특히 ‘길드’(게이머들의 결속단체)가 그대로 참가할 수 있어 온라인에서 쌓은 팀워크를 실전에서 맘껏 펼칠 수 있다. # 게임 방법 多 알려주마 지난 21일 남북리 전용경기장에서 본 대회를 앞두고 최종 리허설이 열렸다. 블루팀과 블랙팀 간의 대결이다. 팀당 인원은 5명. 일반 전투원 4명과 저격수 1명으로 구성됐다. 각자 25발의 총알이 장전된 탄창 15개와 통신용 무전기 등을 지급받았다. 총알과 탄창 수는 총 뒷부분의 계기판에 숫자로 표시된다. 단발과 연발 모두 가능하다. 일반 총처럼 총알이 떨어지면 탄창을 교환해야 한다. 이때 걸리는 시간이 7초가량. 적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순간이다. 총알 수를 의식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자동으로 쏘아댔다간 죽음(?)을 면키 어렵다. 주심의 신호에 따라 팀원들이 경기장에 들어섰다. 다소 머쓱한 표정들이다. 하지만 모두에게서 승부욕이 ‘활활’ 타오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적’에게 ‘킬’(kill) 당하면 총에서 ‘으악’ 소리가 나면서 방아쇠를 당겨도 격발이 되지 않는다. 동시에 경기장 밖 전광판에 킬 숫자가 표시된다. 정해진 시간 동안 킬 수를 많이 확보한 팀이 게임의 승자가 된다. 킬당한 팀원은 총을 머리 위로 치켜든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야 한다.‘전사’(戰士) 체면이 말이 아니다. 전사자는 ‘리스폰’(부활지역)에서 주심의 조치를 받은 후 다시 경기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벽을 엄폐물 삼아 총구만 내놓고 쏘던 팀원들도 영문을 모른 채 ‘쓰러져’ 갔다. 총에도 센서가 부착돼 있기 때문. 센서는 헬멧 앞뒤에 각 1개, 그리고 총 윗부분에 1개 등 모두 3개가 부착돼 있다. 센서 주위 45㎝ 범위 내로 레이저가 지나가면 곧바로 킬이다. 이날 결과는 32킬을 기록한 블루 팀의 승리. 블루팀 이승근(37)씨는 “경기장이 크지는 않지만 쉼없이 오가기 때문에 운동량이 제법 많다.”면서 “보일 듯 말 듯한 상대방을 쏘기 직전 짜릿하고 스릴이 넘쳤다.”고 말했다. # 5명씩 한 팀 이뤄 대회 참가해 볼까 강원도 인제군은 6월14일∼7월13일 남북리 전용경기장에서 ‘제1회 인제 서든어택 얼라이브’ 대회를 연다.5명이 한 팀을 이뤄 전투를 벌이는 방식이다. 후보 선수는 2명까지 가능하다. 참가비는 팀당 10만원.32강 이후 본선 진출팀은 최소 20만원의 상금을 확보한다.1위 팀에 주어지는 상금은 2000만원이다. 만 18세 이상 남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매 주말에만 열린다. 서든어택 추진위원회 www.injebattle.co.kr,02)583-2698. 한편 인제군은 대회 후 일반인들에게 특설경기장을 상시 개방할 계획이다. 참가비 2000원(1인 1시간)만 내면 장비 일체를 대여 받아 ‘서든어택 얼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인제군청 미래기획단 033)460-2162. 글 사진 인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 서울→양평→홍천→44번 국도→인제. ▶주변 볼거리 : 방태산 휴양림은 녹음 짙은 활엽수림과 다양한 야생화로 소문난 곳. 인근에 물맛 좋기로 유명한 방동약수가 있다.463-8590. 기린면의 아침가리, 적가리 등은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계곡들. 각종 수상레포츠의 요람인 내린천도 지척이다. 인제군청 문화관광과 460-2089. ▶맛집 : 피아시 식당은 추어탕과 메기 매운탕이 전문. 곁들여지는 반찬도 토속적이다. 읍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든다. 추어탕 7000원, 매운탕 2만∼4만원.462-2509.
  • [여성&남성] 슈퍼맘·슈퍼파파의 스트레스

    [여성&남성] 슈퍼맘·슈퍼파파의 스트레스

    가사와 양육 그리고 회사일을 모두 훌륭하게 해낸다는 슈퍼맘은 그 반면에 모든 것을 해내야 하는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힘들 때도 많다. 최근에는 젊은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슈퍼파파도 급증하고 있다. 돈만 잘 벌어오는 아빠가 아닌, 육아와 가사까지 도맡아 하는 이들은 슈퍼맘 못지않은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슈퍼맘과 슈퍼파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가정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맞벌이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요즘, 슈퍼맘과 슈퍼파파들이 서로에게 외치는 호소를 들어보았다. 사건팀 kdlrudwn@seoul.co.kr ●女-돈은 같이 버는데 양육은 내 몫? 중학교 교사인 최모(31)씨는 두 돌된 아이를 키우는 슈퍼맘이다. 최씨의 남편도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이기 때문에 최씨는 육아문제를 분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육아분담의 원칙은 시간이 흐르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에 맡겼던 아이를 퇴근 무렵이면 데려와야 하는데 남편은 동호회 등의 저녁 약속을 이유로 늦는 일이 잦아졌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요즘에는 최씨가 아이를 찾아오는 게 당연해졌다. 학교 회식은 물론 동료들과의 저녁 약속조차 어려워졌다. 최씨의 불만 섞인 잔소리에 남편은 그래도 한 명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야 하지 않겠냐면서 출세욕(?)을 보여 최씨의 화를 돋웠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남편이 얄밉더라고요. 같은 학벌에, 같은 직장에 처음에는 당연히 같이 아이를 책임지게 될 줄 알았는데, 결국 육아는 여자 몫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어학원 강사인 이모(28)씨는 육아휴직을 내지 못해 얼마전 아예 신혼집을 친정 근처로 옮겼다. 이제 백일이 갓 지난 아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신청하려 했지만, 학원에서는 그만두라고 눈치를 주었다. 맞벌이를 못하면 집을 장만할 수 없다는 생각에 어렵게 친정 근처행을 택했다. 친정 엄마가 아이를 돌보면서 이씨의 마음은 편해졌다. 하지만 남편이 오히려 얄미워졌다. 전에는 서로 힘들다면서 조금이라도 일찍 들어오는 성의는 있었는데 아예 장모를 믿고 양육을 나몰라라 하기 때문이다. 회사 핑계대고 일주일에 3∼4차례씩 술을 마시고 밤늦게 들어오는 남편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이씨는 얄미운 남편에게 “우리 엄마 몸도 안 좋다. 누구는 부탁하고 싶어서 한 줄 아느냐.”고 짜증을 냈더니, 남편은 “내가 시켰냐.”고 모른 척했다. “조금만 틈이 있으면 가사와 양육은 자기책임이 아닌 척하는 남자들 너무 얄미워요. 돈도 같이 버는데 왜 자기 피곤한 생각만 하는 거죠.” ●가사·양육·시어머니의 아들타령 ‘삼중고´ 이제 7개월 된 딸을 둔 회사원 윤모(28)씨는 시어머니의 아들타령 때문에 일과 양육도 모자라 또 다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딸을 낳자 시어머니는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해서 둘째 이야기를 꺼내곤 하신다. 손녀는 바꾸어 달라고도 안 한다. 하루종일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진이 빠지게 아이를 돌보다가 전화를 받으면 화가 지나쳐 눈물이 난다. 남편은 새벽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근무를 해야 하고, 윤씨가 시간을 내 시어머니 이야기를 꺼낼라 치면 슬며시 자리를 피한다. 한번은 너무 서러워 딸을 안고 엉엉 울기도 했다. 남들은 아이를 낳으면 살이 찐다는데 윤씨는 스트레스 때문에 오히려 살이 5㎏ 빠졌다. “매일 딸을 돌보는 일과, 남편 뒷바라지, 집안 일, 직장 일을 모두 소화하려다 보면 제 생활 속에 제 자신은 없을 정도예요.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데 애 낳은지 이제 7개월밖에 안된 저에게 아들타령을 하는 시어머니를 보면 정말 말도 하고 싶지 않아요.” 꿈꾸던 ‘슈퍼맘’의 날개가 어이없이 꺾여버린 사례도 있다. 전문직 황모(33)씨는 연애로 만난 남편과 결혼 직후인 2년 전 바로 아이를 가졌다. 직장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기가 버거울 것이란 생각도 있었지만, 꿋꿋하게 일도 하고 아이도 잘 키워내리라 다짐했다. 방긋 웃는 아이 얼굴을 보면 일도, 아이도 포기할 수 없다는 맘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가 선천적으로 병을 갖고 태어나 생후 몇 개월도 안돼 큰 수술을 2∼3차례 해야 한다는 병원 측의 말을 듣자 시부모와 남편은 애꿎은 황씨에게 화살을 돌렸다.“여자가 너무 책을 많이 보고 공부를 많이 해서 아이가 저렇게 태어났다.”는 것이었다. “부부가 함께 가진 아이인데 남편이 함께 맞벌이하는 저만 계속 탓하더군요. 더 이상 기댈 곳도 없고 너무나 절망스러워서 결국 이혼을 결심했죠.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아이가 완치될 때까지 한동안 직장도 쉬어야 했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 우는 아이 달래느라 진땀 3살짜리 아들을 둔 교사 김모(29)씨는 아침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가까이 사시는 친정어머니가 손자를 돌보려고 아침마다 들러지만 아들은 엄마가 아침에 씻고 메이크업을 하려는 순간부터 울어대기 시작한다.3살짜리 어린 아들이지만 엄마가 출근준비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크업과 헤어드라이를 하는둥 마는둥 대충 끝내고 울어대는 아들을 달래며 정신없이 아침시간을 보낸다. 처음엔 달래보다가 협박(?)도 해보며 갖은 방법을 써봤지만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김씨를 붙잡는 아들을 볼 때마다 그녀는 속상하다. 가끔은 남편이 돈을 잘 벌어서 집에서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현모양처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침마다 울어대는 아들을 데리고 하루종일 씨름하시는 친정어머니께도 죄송할 따름이다. “다른 집 애들을 가르치는 게 직업인 저로선 제 아들 하나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이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우리 아들을 위해서 한 푼이라도 더 벌어놔야죠.” ●男-슈퍼파파 “슈퍼맘 못지않죠.” 서울 광진구에 사는 김모(32)씨는 부인과 가사와 양육을 나누어 하는 슈퍼파파다. 직장 3년만에 대리 승진을 앞두고 있는 그는 일과 가정 둘 다 충실하다는 평을 듣는다. 하지만 김씨는 솔직히 육체적·정신적 만성피로에 시달린다고 호소한다. 그는 아침 6시 일어나 돌이 막 지난 아이와 놀아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 7시 출근해서 저녁 10시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자신이 맡은 저녁 설거지를 하고 아이와 밤 12시까지 놀아준다. 주말에는 대청소를 한다. 평일에 시간이 없기 때문에 빨래와 음식은 부인이 맡고 자신은 설거지와 청소를 맡았다. 주말약속은 꿈도 못꾼다. 아직은 잘 버티고 있지만 김씨는 체력과 정신 모두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서로 상황에 따라 보충해주자고 시작했는데 가사의 영역을 정하지 않으면 안 되더군요. 둘 다 일은 힘들고 가사는 많고, 솔직히 남들은 주말동호회를 통해 상사와 친해지는데 전 늘 걱정됩니다.” 4살 아들과 2살 딸을 둔 허모(35)씨는 요즘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간호사인 아내가 지난 3월 다시 병원에 나가기 시작한 데다 애들을 봐주던 어머니도 힘들어서 그만 보겠다고 했다. 아내가 주간근무일 때는 낮에 애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저녁에 찾아오기만 하면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아내가 야간근무일 땐 거의 죽음(?)이다. 퇴근하면서 애들을 어린이집에서 찾아오는 순간부터 둘째의 우유타기, 첫째 밥먹이기, 집안청소, 빨래 등 잠들기 전까지 쉼없이 움직여야 한다.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첫째는 잘 놀다 곤히 잠들지만 둘째는 자다가도 시시각각 잠이 깨 울기 일쑤다. 다른 아이들은 돌이 지나면 괜찮다고 하지만 허씨의 딸은 예외다. 하루는 자다 깬 둘째가 하도 울어서 어디가 아픈 줄 알고 병원을 한걸음에 내달았다. 그런데 병원에 도착하니 다시 둘째는 곤히 잠든 것. 결국 허씨는 한숨도 못 자고 출근했다.“일주일에 하루라도 제대로 잘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서글프지만 어쩔 수 없죠.” 대학 시간강사 조모(34)씨는 최근 아내와 심하게 다퉜다. 아내가 집안일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서다. 조씨는 박봉을 받으면서 대학교 세 곳에서 강의를 한다. 아내는 자그마한 편집디자인 회사의 대표여서 연일 야근이다. 조씨는 바쁜 아내를 대신해 집안 일을 도맡아 했다. 갓 돌을 지난 딸도 돌봤다. 딸아이는 낮 동안에는 조씨의 부모가 돌보고, 밤에는 조씨가 맡았다. 서울과 지방의 대학을 오가며 강의하랴 공부하랴 심신이 피곤했지만 아내에게 내색하지 않았다. 집 안팎에서 열심히 사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아내도 달라질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아내는 자신과 일만 알았다. 조씨는 지난달 초 아내에게 “회사일도 좋지만 집안일에도 관심을 좀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아내는 대뜸 “나도 여유롭게 살고 싶으니 돈 좀 많이 벌어와달라.”고 쏘아붙였다. 순간 조씨는 시간강사인 자신에 대해 자격지심을 느꼈다. “서글프지만 어쩔 수 없죠. 그 사람도 마음이 어디 편하겠어요. 자신의 위치에서 되는 대로 일과 가정 모두에 최선을 다해야죠.” 아직 돌이 되지 않은 아들을 둔 김모(30)씨는 출산휴가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는 아내를 못잡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 아내는 철저한 양성평등주의자로 결혼할 때도 집안일을 50대50으로 철저히 구분해서 분담했다. 김씨는 집안에서 결혼 3년이 지났는데도 아이가 없냐며 닦달하기에 아내에게 사정사정해서 아이를 가졌다. 아내는 아이를 가질 경우 육아도 50대50으로 철저히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아이를 원하던 김씨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약속했다. 둘은 하루씩 돌아가며 애를 보고 있다. 하지만 회사 회식이 있는 날이면 아내는 하루를 봐주는 대신 이후 이틀의 부담을 덮어 씌운다. 그래서 회식이 자주 있는 분기말에는 일주일을 내리 아이를 보는 경우도 생긴다. 아들이 새벽에 울고불고 해도 아내는 자기가 담당하는 날이 아니면 꿈쩍않고 잠을 잔다. 김씨는 “그럴 때 아내가 정말 밉다.”면서 “당당한 모습이 좋아 쫓아다녔던 내가 바보였다.”고 말했다. ●“행복한 가정 위해 당연한 일” 반도체업계에 종사하는 박모(35)씨는 직장에서는 한 팀의 리더이고, 집에서는 엄마·아빠 역할을 모두 하고 있다.8년차 박씨는 기술개발팀의 팀장이다. 일의 성격상 야근이 잦아 보통 밤 9시를 전후해 퇴근하지만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는 아내는 더 늦는다. 회사에서 밤을 새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집안일과 육아는 항상 박씨 몫이다. 밤 10시면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빨래를 한다. 다음날 아침에 먹을 밥도 미리 해놓고, 다섯 살배기 아들의 잠자리도 챙겨준다. 아들은 낮 동안엔 인근에 사는 부모님에게 맡겼다가 퇴근길에 데려온다. 박씨는 집 안팎에서 여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내에게 불평 한 마디 하지 않는다. “저와 결혼해준 아내에게 늘 고마움을 느껴요. 일하랴, 살림하랴, 아이 돌보랴 몸이 힘들긴 해도 아내가 제 곁에서 힘이 돼주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 [거리 미술관 속으로] (63) 대치동 코스모타워 앞 ‘다함께 부르는 노래’

    [거리 미술관 속으로] (63) 대치동 코스모타워 앞 ‘다함께 부르는 노래’

    공공미술의 역할에는 지친 몸을 달래고, 작은 여유를 주는 ‘쉼’의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 서울 대치동 코스모타워(KT&G) 앞 분수 ‘다 함께 부르는 노래’도 이 같은 역할을 다하고 있다. ‘다 함께’(5×7×4.5m·1998년)는 출근길과 점심시간, 퇴근길 등 하루 세 번, 수백개의 스테인리스 스틸 막대 사이로 물줄기를 뿜어낸다. 주변에 시원한 그늘을 만드는 나무들이 서있고, 그늘 아래에는 나무 의자가 놓여 있는 작은 공원이다. 이 작품을 설계한 화가이자 설치미술가 임옥상(57·문화우리 대표) 화백은 처음 이 작품을 음악에 따라 춤추는 분수로 만들었다. 바닥에 센서를 설치해 떨어지는 물의 강도에 따라 다른 음악이 나오도록 한 것이다. 음악은 자연의 소리와 테크노를 접목해 작가가 직접 만들었다. 작품에 대해 묻자 임 화백의 첫 마디는 “그거 제대로 가동해요?”였다. 그토록 심혈을 기울여 부드러운 색채와 소리를 내는 휴식의 공간으로 만들었지만 언젠가부터 음악이 나오지 않아 작품이 100%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데 대한 언짢음이다. 주어진 예산을 훌쩍 넘기는 비용을 투자해 만든 작품인데 제대로 관리받지 못한 데 대한 불편함이기도 하다. 임 화백은 “공공미술은 거리를 예쁘고 명품으로 치장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면서 “왜 이곳에 있는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이곳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갈등을 조절하고 마음을 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분히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는 이 작품에 대해 작가가 불만을 품는 이유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1970∼80년대 한국 민중미술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던 임 화백은 1990년대 후반부터 대중과 일상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초기 작품의 소재가 된 민중이 ‘저항’과 ‘시대의 고발’이라면 이 시기의 민중은 ‘대중’과 ‘일상생활’이다.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한 단체인 문화우리를 이끌고 있는 임 화백은 인사동에서 거리미술 이벤트를 열고, 시민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하며 대중 속에 미술을 녹이면서 ‘공공미술’을 실천하고 있다. 다 함께 소리 높여 부르짖어도 눈과 귀를 막은 높은 곳은 듣지 못하는 요즘이다.‘다 함께 부르는 노래’가 노래를 부르는 제 기능을 다하는 날엔 저 높은 곳에서도 낮은 곳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혁명가 중엔 ‘맏이’가 없다?

    혁명가 중엔 ‘맏이’가 없다?

    코페르니쿠스, 데카르트, 다윈, 마르크스, 볼테르. 이들에겐 어떤 공통분모가 있을까. 진화심리학과 사회과학의 경계 지점에서 그 해답을 모색해본 책이 ‘타고난 반항아’(프랭크 설로웨이 지음, 정병선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이다. 미국의 저명 과학사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지은이가 찾은 답은 완전히 예상을 빗나간다. 그들은 하나같이 ‘맏이’가 아닌 ‘후순위’ 출생자들이었다. 인류역사는 혁명의 역사였다. 익숙한 사고방식, 이데올로기와 결별하는 혁명적 발상이 인류의 추동력이었다. 코페르니쿠스 혁명, 종교 개혁, 프랑스 대혁명, 진화론, 상대성 이론…. 인류역사를 고쳐쓴 대사건들의 이면에는 그러나 의문이 있어왔다. 낡은 사고틀을 깨고 변혁에 열광하는 이는 누구였으며,‘현재’를 옹호하는 온건주의자들은 또 누구였던가. 무엇이 그들을 판이한 관념의 세계로 갈라놓았는가. 책의 고민은 정확히 이 지점에서 출발했다. 형제자매의 후순위 출생자들이 전환적 사고방식으로 역사를 이끌어온 주역이라는 결론을 향해 쉼없이 재담을 늘어놓는다. ●첫째는 대부분 체제 순응적이며 보수적 종교개혁, 프랑스 대혁명, 공산주의 혁명 등 세상이 기억하는 121개의 역사적 사건들을 비롯해 코페르니쿠스 혁명, 진화론, 상대성 이론 등 28가지 과학혁신을 요소요소에 동원했다. 이 대사건들에 엮인 인물만도 6500명을 훌쩍 넘는다.6500여명의 개인사료를 일일이 분석한 결과, 역사를 바꾼 인물은 첫째보다는 후순위 출생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추론이 가능했다. 저자에 따르면, 역사의 최고 원동력은 쉽게 말해 다윈의 자연선택론에 맥이 닿아 있다. 생태계에서 동일한 자원을 놓고 둘 이상의 종이 다투는 경우 점차 세력이 분화돼 서로 다른 생태적 지위를 점유하는 다윈의 ‘분화의 원리’가 가족 울타리 안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주장이다. 부모의 보살핌을 한정된 자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형제(자매)들은 독특한 지위를 선점하려 저마다의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 출생순위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른 인격성향으로 나타난다는 해설이다. 첫째들은 자신을 권위와 동일시해 체제순응적이고도 보수적인 반면, 후순위 출생자들은 모험적이고 창조적이면서도 현재에 의문을 제기하는 반항적 성향을 보인다고 피력한다. ●후순위 출생자들 반항적 성향…인류역사 뒤바꿔 태어날 때의 유전자가 다른 게 아니라 부모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경쟁에서 행동양식이 서로 다르게 진화한다는 얘기다. 책의 매력은 단순히 출생순위에 따른 성향을 분석하는 데에만 머물진 않는다. 대사건의 전후 맥락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돌아보게 하는 묘미가 ‘덤’으로 따라붙는다. 예컨대,19세기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다윈의 진화론. 다윈이 창조론을 뒤엎는 학설을 내놓았을 때 서구 기독교 사회는 온통 충격에 휩싸였다. 갈라파고스 제도의 동물들을 조사하고 5년 만에 돌아와 진화론을 발표한 다윈은 6형제 중 다섯째.“살인을 고백하는 것 같다.”고 고백했을 정도라니 그의 저술 ‘종의 기원’이 얼마나 획기적 산물이었는지는 미뤄 짐작할 만하다. 당시 다윈의 학설에 동조했던 토머스 헉슬리는 막내, 반대로 그를 맹렬히 비판했던 애덤 세즈윅과 루이 아가시는 신기하게도 모두 맏이였다. 그러나 물론 예외 사례도 적지 않다. 프로이트, 뉴턴, 갈릴레이만 해도 모두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한 맏이였다. 논의의 범주에 넣은 한정된 역사인물들을 줄세워 산술적 결론을 이끌어낸 책은 진화심리학과 사회과학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데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어쩌면 진정한 의미는 전혀 딴 데서 독자들 스스로가 건져올려야 하지 않을까. 가족(관계)이 육중한 역사를 밀고간다는, 평범하지만 지나치기 쉬운 진리를 새삼 대면하게 만든다.4만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쉼 없는 걸음, 새로운 다짐’

    민변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새출발을 다짐하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갖는다.‘쉼 없는 걸음, 새로운 다짐’을 주제로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다. 먼저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18대 국회, 이것만은 바꾸자’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린다. 민생, 노동, 여성, 평화·통일, 언론방송, 사법개혁, 경제민주화, 사상의 자유, 지방자치, 과거사 등 10개 분야에 걸친 이날 토론회는 사회 양극화, 고령화에 따른 사회권 보장에 관한 입법적 방향을 국회와 정부에 제시할 계획이다. 29일에는 ‘민생, 공익 분쟁사례집’ 발간을 기념하는 ‘법, 민생을 말하다’ 토론회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다. 부동산, 서민금융, 소비자보호, 교육, 도박, 차별시정 등 민생과 밀접한 분야와 관련한 법원 혹은 준사법기관(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환경분쟁중재위원회 등)의 판례, 심결, 조정, 중재 등의 사례를 수집해 이에 대한 분석 평가를 통해 우리 사회의 현 주소를 확인할 예정이다. 백서와 20년사도 발간한다. 백서는 1998년 첫 10주년 백서에 이어 1999년부터 2008년까지 10년간 민변의 발자취를 담았다.20년사는 지난 20년간 한국 사회를 민변 활동 속에서 조명하는 형식으로 꾸몄다. 다달이 열린 월례회 토론과 발표내용을 모은 ‘민변과의 대화’도 선보인다. ‘사람이 하늘입니다’를 주제로 한 ‘인권전시회’는 서울 종로구 관훈동 모란갤러리에서 28일부터 1주일간 계속된다. 인권을 주제로 한 작품 30여점과 민변의 역사를 증언하는 자료, 민변을 후원하는 작가나 소장자들이 기증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신학철 화가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당한 자신의 작품 ‘모내기’를 다시 그린 작품을 비롯해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다룬 박불똥 화가의 ‘나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부끄럽습니다’ 등이 볼 만하다. 인권변호사로 유명한 고 조영래 변호사의 육필 원고를 포함해 민변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사진과 각종 문서도 선보인다. 지난 20년간의 활동을 영상으로 정리한 50분 분량 다큐멘터리도 전시회장과 기념식장에서 상영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조용기목사 사역 50주년 출판기념회

    조용기목사 사역 50주년 출판기념회

    14일 원로목사로 추대돼 은퇴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72) 목사의 사역 50주년 겸 교회 창립 50년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가 13일 오후 6시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이날 행사를 계기로 ‘여의도순복음교회 50년사’를 비롯해 조 목사 설교집과 선교화보집,‘신약성경강해전집’ 등 100여권이 함께 출간됐다. 행사는 책자 헌정과 선교비 전달에 이어 김장환 극동방송사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상득 국회부의장,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엄신형 목사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권오성 목사, 대학생선교회(CCC) 설립자 김준곤 목사, 극동방송 사장 김장환 목사,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등 교계 지도자와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한 각계인사 800여명이 참석했다. 조용기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1958년 대조동 산기슭에서 하나님에게 젊음을 바친 후로 쉼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서 “폐병에 걸린 보잘 것 없는 소년을 택해 종으로 삼으신 주님이 주신 꿈을 품었을 뿐인데 여의도순복음교회가 75만 성도를 이루며 세계 최대 교회로 성장한 것은 오로지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원로목사로 추대되는 조 목사의 후임 담임목사직은 이영훈(54) 목사가 승계해 오는 21일 취임예배를 갖는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中 쓰촨성 대지진] 中지도부 잇단 악재 곤혹

    중국 정부가 연이은 악재로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달 28일 산둥성에서 열차끼리 정면 충돌해 70명이 죽고 420명이 다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이 쓰촨성 일대를 강타해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중국의 악재는 올들어 쉼없이 터졌다. 먼저 지난 3월14일 중국의 자치구인 티베트 수도 라싸에서 대규모 분리독립 요구시위가 발생했다.중국은 즉각 군경을 파견해 무력으로 진압했지만 중국내 다른 티베트 자치구와 해외에서 동조시위가 잇따랐고 중국의 티베트 인권 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의 강도도 높아졌다. 지금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어지만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휴화산으로 남아있다. 또한 욱일승천하는 중국을 과시하는 마당으로 활용할 베이징 올림픽도 개막하기 전부터 흠집이 생겼다. 지난 3월24일 그리스에서 채화된 올림픽 성화는 한달여 해외 봉송 과정에서 수난을 겪었다.프랑스 파리에서 성화가 3차례 꺼지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성화 봉송로를 단축하는 등 가는 곳마다 반중국 시위로 힘든 여정을 보내야 했다. 게다가 독일, 체코 등 각국 정상들이 개막식 불참을 잇따라 선언했고 일부 인권단체들을 중심으로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성공적인 인류의 제전으로 승화되기는 어려운 상태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산둥성에서 사상 최악의 열차 충돌사고가 발생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안전 우려마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이번에 강진까지 발생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민심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 중국 지도부는 더욱 난처하게 됐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자연에 대한 경외 담은 회화 집중 소개

    국내 대표적 추상미술가 이우환(72)과 함께 모노파(物派) 운동을 주도한 일본 현대 조각가 세키네 노부오(66)가 서울 이태원동 표갤러리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모노파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놓아둔 채 사물, 공간, 위치, 상황, 관계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예술운동. 흙을 파서 원통형으로 제작한 1968년작 ‘위상-대지’는 모노파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그는 ‘환경미술’이란 개념조차 낯설었던 1970년대 초 환경미술 전문스튜디오를 설립한 선구적 작가이기도 하다. 국제적 스타로 떠오른 것은 1970년 베니스비엔날레 일본관 대표작가로 발탁되면서부터. 이후 그는 세계 주요 미술관들에서 쉼없이 초대전을 열어왔다. 일본 도쿄도청사, 도쿄 세타가와미술관, 노르웨이 오슬로시, 서울 신라호텔, 부산 아시아드 조각광장 등에 그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이번 서울 전시에 내놓은 작품은 조각 및 회화 40여점. 금박의 평면 화면을 찢고 긁고 구멍을 내는 작업방식으로 자연에 대한 경외를 담은 회화 작품들을 집중 소개한다. 최근 전시를 앞두고 내한한 작가는 “원래 전공은 평면 회화였다.”며 “조형물이든 회화이든 매체가 다를 뿐 작품에 담기는 뜻은 똑 같다.”고 말했다. 새달 13일까지.(02)543-7337.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국악 뮤지컬’ 감동이야!

    ‘국악 뮤지컬’ 감동이야!

    창극(唱劇)은 서양의 오페라나 뮤지컬에 견줄 수 있는 전통 공연 장르지만, 그 역사는 생각보다 짧아서 100년을 조금 넘는다. 북재비를 동반하여 소리꾼 혼자서 부르던 판소리가 관현악 반주에 도창(導唱)이 줄거리를 이끌어 가고 여러 소리꾼이 배역을 나누어 부르는 창극으로 발전한 것이다. 문제는 판소리가 부채 하나를 손에 쥐고 상황에 맞게 몸짓을 하는 발림으로 연기적인 요소를 해결한 정적인 장르인 반면 창극은 무대 전체를 활용하는 폭넓은 연기가 필요한 동적인 공연형태라는 데 있다.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중국의 경극(京劇)이나 17세기 초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의 가부키(歌舞伎)는 오랜 역사를 거치며 뚜렷하게 연기의 양식화가 이루어졌지만 창극은 그런 양식이 자리잡을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따라서 창극은 오늘날에도 소리는 옛 것을 유지하되 연기는 서양 연극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창극이 귀로는 지극히 전통적으로 들리지만, 출연자들이 한복을 입고 있음에도 몸짓으로는 국적을 알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풀기가 쉽지 않은 과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통 공연을 표방하는 본격 창극이 아니라 창극적인 요소를 극의 효과를 높이는 재료로 사용한 연극이나 뮤지컬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연극이나 뮤지컬 쪽에서 보면 창극적 요소를 도입하여 내용이 풍요로워지고, 국악 쪽에서 보아도 창극 형태의 다변화라는 긍정적인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창극원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제목부터가 창극적이라기보다는 연극적이다.1997년 TV 미니 시리즈로 방송됐던 드라마작가 노희경의 작품을 박종철이 연출했다. 이 작품은 당초 ‘드라마 창극’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이제는 ‘국악 뮤지컬’을 자처한다. 실제로 ‘창극’을 내걸었다면 지나치게 연극적이라는 평가를 면치 못했겠지만 ‘창극적 요소를 수용한 뮤지컬’로 성격을 정리함으로써 기대에 걸맞은 공연물이 될 수 있었고 관객의 호응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21일 서울 돈화문 앞 국악로 창덕궁소극장의 개관 기념 공연으로 막을 열었다.100석 남짓한 객석에 매회 70∼80명의 관객을 꾸준히 불러 모으면서 5월12일 막을 내리기로 했던 계획을 바꾸어 5월 말까지 연장해서 공연하기로 했다. ‘세상에서’는 창극과 뮤지컬은 물론 TV드라마의 요소까지 한데 어우러진 작품이다. 반주는 가야금의 김나영과 장구의 신동선이 맡는데, 두 사람은 노래 반주뿐 아니라 TV드라마처럼 배경음악과 효과음도 넣는다.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 상주댁을 지극 정성으로 모시면서, 의사로 무뚝뚝한 남편 정 박사와 두 자식을 뒷바라지하느라 여념이 없는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 인희가 어느날 말기 자궁암을 진단받고 가족 모두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한다는 줄거리이다. ‘국악 뮤지컬’답게 출연진도 국악인과 연극인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인희 역은 판소리 이수자로 다양한 무대를 경험한 김안순, 상주댁과 딸 역의 조수예와 남편의 의사후배인 윤박사 역의 박자영, 그리고 망나니 도박꾼이었지만 누나의 죽음을 앞두고 마음을 잡은 남동생 근덕의 아내 역의 백희정은 국악인이다. 남편 정박사 역의 한승환과 근덕 역의 김정호, 아들 정수 역의 임창혁은 연극배우이다. 죽음이 주제인 만큼 빠른 장단의 밝은 가락은 쓰기 어려웠을 것으로 이해하지만, 그래도 느리고 슬프면서 감정의 기복도 별로 없는 소리 일변도인 것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어머니 역을 맡은 김안순 정도의 실력이면 극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질펀한 ‘아리아’ 하나쯤은 있어도 좋았겠다. 그럼에도 어머니의 죽음이 가까워지면서 여성은 물론 남성 관객까지도 손수건을 펴들고 훌쩍이게 된다. 아무리 최루성있는 원작이라도 연출과 연기가 제대로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세상에서’는 우리 창극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여기에 국악적인 바탕으로 가진 뮤지컬도 ‘롱런’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것이 뜻깊다. 국악로에 전통 공연에 적합하도록 꾸며 놓은 새로운 소극장이 하나 생겼다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 화·수요일 쉼. 일반 2만원, 학생 1만 5000원.(02)742-7278.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누드 브리핑] ‘ML시구’ 성동구청장은 야구 특훈중

    덕수고등학교로 ‘밤마실’을 나가는 이호조 성동구청장의 사연이 절절합니다.‘에너자이저 체력’을 자랑하는 현동훈 서대문구청장의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시죠.●매주 금요일 밤엔 덕수고로 이호조 성동구청장이 매주 금요일 밤 덕수고등학교 야구부를 찾아 특별훈련을 받는답니다. 팔에 근력을 키우는 팔굽혀 펴기를 시작으로 역기들기, 어깨운동을 마치고 그라운드에 섭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변화무쌍하게 날아가는 공을 보고 참다 못한 이 구청장이 “어디 리모컨으로 조종되는 공이 없나.”라며 볼멘 소리를 했다고 하네요. 한국인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 시구를 하게 됐다는 중압감이 큰 것 같습니다. 이 구청장은 오는 21일 애틀랜타에 연고를 둔 메이저리그팀 브레이브스의 초청으로 홈구장인 터너필드에서 벌어지는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 시구자로 나설 예정입니다.●일찍 져버린 벚꽃 “울고 싶어라” ‘기상청에 속고 선거에 밀리고.’ 서울의 대표적인 봄꽃축제로 자리잡은 여의도 벚꽃축제가 우여곡절 끝에 15일 끝났는데요. 축제를 준비한 영등포구 관계자들은 행사 중간 일찍 져버린 벚꽃 때문에 애간장을 태웠답니다. 사실 올해 기상청으로부터 점지받은 날짜는 16∼20일이었습니다. 당연히 그 시기에 맞춰 모든 행사를 준비했는데요. 이상고온으로 벚꽃이 일찍 만발하기 시작한 것이 문제의 단초였습니다. 평소 같으면 무리해서라도 행사날짜를 앞당기면 그만이지만 4·9총선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 그럴 수도 없었지요. 게다가 비까지 내려 연약한 꽃잎들을 흔들어 반쪽자리 행사로 끝났답니다. 영등포구 한 관계자는 “축제 중간 우수수 떨어지는 꽃잎들을 보며 마지막 잎새를 보듯 속이 타들어갔다.”면서 “꽃놀이가 꽃놀이가 아니다.”고 애로사항을 토로했습니다.●체력 좋은 건 알았지만… 최근 서대문구 직원들은 현동훈 구청장의 ‘불꽃 체력’에 혀를 내둘렀는데요. 지난 13일 안산 벚꽃길에서 열린 구민걷기대회에 참가한 현 구청장이 놀라운 속도로 쉼없이 팔각정까지 오르자 나름대로 체력을 자랑하던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변호사 출신인 현 구청장은 주량을 물으면 ‘몹시 센 편’이라고 할 정도의 주당으로 꼽히는데요. 직원들은 “체력이 받쳐 주니 그렇게 술을 마셔도 다음날 끄떡없는 것 아니냐.”라며 입방아를 찧었답니다. 그나저나 현 구청장이 속도를 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제일 먼저 팔각정에 올라가 참가한 주민들과 빠짐없이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후일담입니다.시청팀
  • 송파구 민원처리 서비스

    송파구 민원처리 서비스

    구청이 종합 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14일 송파구에 따르면 법정민원 처리기간을 파괴하고 민원편의시설은 확충하는 등 ‘신속+편리’한 행정혁신을 선보이고 있다. 필요한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찾던 구청에서 민원은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하고 남는 시간에 독서, 영화감상, 휴식, 식생활 상담 등을 받을 수 있다. ●민원처리는 스피드가 생명 민원 서비스는 민원인의 방문 횟수를 줄이고 처리기간을 단축하는 원스톱(One-Stop) 서비스가 대세이다. 이에 따라 구는 ‘공장등록 1일 처리제도’와 ‘중소기업 육성기금 융자기간 단축제도’를 도입했다. 4개 관련 부서를 찾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서류를 간소화했다. 지역 기업인 살리기의 하나다. 공장등록 신청 업무는 7일에서 하루로 단축하고, 중소기업 육성기금 융자는 40일에서 7일로 줄였다. 더 빠르고 정확한 민원응대를 위해 세무상담 담당 직원에게는 헤드셋을 지급했다. 임대주택·건축분양 등 부동산 취득 감면, 아파트 공공분양 등 취득 비과세·감면 신청절차도 간소화했다. 세무2과와 교통행정과로 이원화된 자동차세 선납, 승용차요일제 감면신청은 세무2과로 통합해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여가공간에서 건강검진까지 여유시간은 구청 안에 있는 소극장, 쉼터, 도서관에서 보내면 된다. 구청 2층 홍보관 옆 소극장에서는 최신영화를 하루에 두 차례 상영한다. 목요일 낮 12시에는 차와 간식이 제공되는 ‘목요영상카페’를 운영해 추억의 옛 영상들을 보여준다. 10층 자료실에서 독서를 즐길 수도 있다. 커다란 창문으로 석촌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자료실은 지역에서 가장 전망 좋은 장소로 꼽힌다. 겨우내 둔해진 몸을 추스르고 싶다면 비만도를 재고 영양 컨설팅을 해주는 보건소 1층 식생활정보센터를 이용하면 된다.2명의 영양사가 체내 지방량·근육량 등 비만도를 확인하고 맞춤형 식단도 추천한다. 깔끔하고 저렴한 웰빙식단을 제공하는 구내식당,1층 로비에 설치된 인터넷광장, 급할 때 요긴한 휴대폰급속충전기 등 편의시설이 무궁무진하다. ●5월 리모델링 후 공간 확대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1,2층 공간을 리모델링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 10층 자료실과 독서실 공간을 통합해 설치하고, 갤러리, 카페테리아 등을 만들 예정이다. 로비는 전면으로 200여㎡ 정도 넓어지고 통유리를 설치해 열린 공간으로 조성한다. 청사 안팎에 각각 1개씩 생태연못과 주민쉼터를 설치한다. 갤러리가 생기고, 카페테리아가 새롭게 들어서 문화와 쉼이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구청 리모델링은 석촌호수에 들어서는 송파문화예술센터와 이어지는 문화벨트의 한 축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면서 “리모델링이 끝나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마키아벨리 ‘깊고 넓게 읽기’두권의 책 눈길] 마키아벨리의 덕목 / 하비 맨스필드 지음

    마키아벨리(1469∼1527)를 깊고 넓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면 눈길을 잡는 책 두 권이 있다. 그와 관련된 논문과 평론들을 집대성한 ‘마키아벨리의 덕목’(하비 맨스필드 지음, 조혜진·고솔 공역, 말글빛냄 펴냄)과 그가 불후의 명저 ‘군주론’의 모델로 삼았던 체사레 보르자의 숨겨진 진면목을 들춰낸 ‘체사레 보르자’(세러 브래드퍼드 지음, 김한영 옮김, 사이 펴냄). 두 사람은 치열하게 동시대를 호흡했다.‘군주론’에 체사레 보르자의 사상이 투영됐다면, 거꾸로 체사레 보르자의 삶은 그 자체로 마키아벨리의 영감이 됐다. 이 책은 마키아벨리의 삶을 그저 평면적으로 되짚은 저술이 아니다. 마키아벨리의 사상, 저서, 정치관 등 그와 관련된 논문과 평론들을 집대성했다. 마키아벨리를 근대정치학의 초석이 된 ‘군주론’의 저자쯤으로 편협하게 인식했다면, 이 책을 통해 사고의 영역을 한층 넓힐 수 있다. 책은 우선 ‘군주론’의 덕목부터 상기시킨다.“군주란 가능하면 선(善)으로부터 떨어지지 않아야 하겠지만, 필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을 때는 악에 가담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사상적 덕목을 조명한다. 과연 인간의 필요성이 악과 타협할 것을 요구하는지에 의문부호를 찍은 다음 “바로 이 대목이 마키아벨리의 (사상적)덕목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마키아벨리가 ‘전술’에 대해 논의한 부분에도 방점을 찍는다. 그가 ‘군주론’에서 규정한 ‘전술’의 개념은 ‘명령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유일한 기술’이었다.“이 기술이 없으면 군주는 자신의 국가를 잃을 것이고, 있다면 국가를 얻을 것”이라는 마키아벨리의 말을 책은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마키아벨리가 주창한 정치를 초월한 새로운 가치는 당시로선 반(反)기독교적 가정으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얻었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군주이자 공화국의 창시자였던 마키아벨리에게서 ‘종파 창시자’로서의 덕목까지 발견할 수 있는 근거이다. 나약한 면모의 르네상스 인본주의를 공박하고 군대의 가치와 영광에 가치를 뒀던 마키아벨리의 사상적 스펙트럼을 책은 쉼없이 펼쳐 보인다. 중세의 도덕률이나 종교관에서 벗어난 강력한 군주만이 분열된 이탈리아를 구원할 수 있다고 역설한 ‘군주론’은 기실 후대에 두고두고 ‘전제군주 찬미’라는 식의 오해와 비판을 받아오기도 했다. 저자는 학구적 독자들을 위해 그 오해를 둘러싼 진실과 거짓을 다양한 학문적 연구결과를 빌려 풀어 준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마키아벨리에 관한 고찰’을 쓴 레오 스트라우스 등 마키아벨리에 끊임없이 생명력을 불어 넣은 학자들의 논문과 저술을 동원한다. 방대한 정보와 깊이있는 접근이 돋보이는 책이다. 원문 직역 어투의, 문맥파악을 흐리는 거친 번역이 아쉽다. 저자는 미국 우파학계를 주도하는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2만 2000원.
  • 남녘의 4월은 봄꽃축제 세상

    남녘의 4월은 봄꽃축제 세상

    올해도 남녘의 4월은 온통 봄꽃축제로 채워진다. 봄의 전령사인 매화에 이어 만개한 벚꽃이 꽃세상을 이룰 전망이다. 개나리, 유채가 산야(山野)의 색깔을 더하며 지역마다 무릉도원 같은 축제 마당을 연출한다. 지역별 주요 축제를 찾아가 본다. ●화개장터~쌍계사 10리 벚꽃터널 장관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변에서는 매화꽃 잔치에 이어 벚꽃이 영·호남 우의를 다지며 상춘객을 부른다. 4일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에서는 벚꽃 축제로 강변을 들뜨게 한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에 이르는 아름드리 고목나무에서 피워낸 10리 벚꽃길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길 양편 가지에 달린 꽃봉오리가 늘어져 꽃터널이 된다. 이곳은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길이다. 영·호남 장터거리인 화개장터에서 빈대떡, 파전, 막걸리로 시장기를 면해도 된다. 또 같은 날 화개장터에서 10분쯤 올라간 전남 구례군 문척면 섬진강변에서도 하얀 눈꽃 세상이 펼쳐지는 벚꽃축제가 이어진다. 가족이나 연인들과 함께 차를 타고 달리면 잡념이나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환상의 드라이브 길이다. 앞서 다음달 1일부터 국내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가 막이 오른다.13일까지 벚꽃길 시가지를 따라 경연·전시·축하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해군 군악대 시범과 함정이 일반에 공개된다. 또 일본에 천자문을 전한 왕인 박사의 고향인 전남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 월출산 서쪽 자락은 100리 벚꽃길이다. 영암읍에서 819번 국도를 따라 왕인 박사 유적지를 지나 세발낙지로 유명한 학산면 독천리까지 20㎞는 쉼 없는 꽃 세상이다. 승용차 차창 밖으로 벚꽃이 우수수 떨어지면 영화의 주인공처럼 누구나 착각에 빠져든다. 인근의 도갑사, 구림리 전통마을, 도자기문화센터 등도 들를 만하다. ●유채꽃 향기에 싸여 즐기는 숭어회 5일 경남 거제 학동 몽돌해변에서는 봄꽃 숭어축제가 이틀 동안 열린다. 숭어는 진달래와 매화, 유채꽃이 필 무렵 가장 맛있다. 해안도로와 행사장 주변에는 유채꽃과 벚꽃이 활짝 핀다. 숭어 떼를 아 맨손으로 고기잡기, 잡은 숭어로 회나 튀김, 무침 만들기 등 별난 체험거리도 있다. 이날 남해군 상주면 양아리 두모마을에서는 유채꽃 개메기축제도 시작된다. 또 전남 목포 유달산에서는 개나리와 매화, 여수 영취산에서는 진달래가 손님을 반긴다. 영취산 진달래는 온 산을 붉게 적신 진달래 꽃밭으로 보는 이의 탄성이 절로 나온다. 또 거제 대금산 정상 10만여㎡에서 진달래 축제, 함양군 백전면에서 벚꽃축제, 창원 천주산에서 진달래 축제가 마라톤 경기처럼 이어진다. 창녕군 남지의 유채 축제(18∼22일), 양산 서운암의 들꽃 축제(25∼30일) 등도 나들이를 재촉하게 만든다. 창원 이정규·무안 남기창기자 jeong@seoul.co.kr
  • 동백꽃 지다/강요배 그림

    제주에서 나고 자라 쉼없이 고향을 그려온 화가 강요배(56)씨가 4·3항쟁의 처음과 끝을 기어이 그림으로 증언했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았건만 여전히 상처가 아물지 않은 고향의 아픈 기억을 붓으로 쓸어내 화집 ‘동백꽃 지다’(보리 펴냄)에 살뜰히 담았다. 제주에서 한발짝도 떠나지 못하고 그림을 그릴 만큼 고향사랑이 깊은 작가로서는 오랫동안 별러온 작업이다. 1948년부터 1949년까지 피의 참극이 빚어진 섬 곳곳의 이야기를 생생한 현장 증언들을 바탕으로 화폭으로 불러냈다. 저항운동의 뿌리가 된 1945∼46년 해방공간의 역사도 함께 그림으로 상기시켰다. 6개 부문으로 나눠 전개되는 화집에 등장하는 그림은 모두 59점. 이 가운데 51점은 4·3항쟁의 전 과정을 시간순으로 묘사한 것들이다. 꼬박 3년을 매달린 결실이다. 4부 ‘항쟁’편에는 4·3항쟁의 잊혀진 기억들이 종이 위의 목탄 그림들로 어제 일인 듯 생생히 불려 나왔다. 이승만의 남한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는 무장항쟁 결의 회의, 산으로 피신한 항쟁대원들에게 위험을 무릅쓰고 식량을 나르는 여인들,‘오라리 방화 사건’을 무장대의 책임으로 조작하는 미군들, 군의 무차별 토벌작전 와중에 겁에 질린 채 망을 보는 아이들…. 금방이라도 꿈틀댈 듯한 목탄 터치들이 현장의 비극을 그대로 돋을새김한다. 그림에 덧붙여진 해설 글은 철저히 목격자들의 증언에 근거했다. 전국에 흩어진 70∼80대 현장 증언자들의 구술을 정리하는 작업은 ‘제주 4·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 전문위원인 김종민 씨가 맡았다. 제주 4·3연구소 이사장을 맡은 작가는 화집 출간에 즈음해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새달 1일부터 6월30일까지 제주 4·3평화기념관 개관 기념전에서 책에 실린 작품들을 소개한다.2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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