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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 정책마당] 여행으로 특별해지는 가을/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월요 정책마당] 여행으로 특별해지는 가을/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여행이 친근한 일상이 되고 있다. 여름휴가, 주말여행뿐 아니라 ‘한달살이’, ‘금까기’, ‘호캉스’, ‘혼행’, ‘빵지순례’ 등 다양한 형태의 여행이 어색하지 않다.생각해 보면 20년 전만 해도 여행을 1년에 한 번쯤, 여름철에, 큰맘 먹고 갔던 것 같은데 참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이라는 단어가 품는 범위도 넓어졌지만, 여행 참여자 자체가 많이 증가했기 때문일 것이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도 여행 프로그램이 대세다. 10여년간 전국의 숨은 명소를 찾아다니며 국민의 웃음과 여행지를 책임진 공로로 관광의 날 대통령 표창을 받은 ‘1박 2일’뿐 아니라 다양한 인문학적·과학적 이야기로 지역의 의미를 재조명한 ‘알쓸신잡’, 제주도 여행의 판도를 바꿨다는 ‘효리네 민박’까지 내로라하는 예능들이 여행을 다루고 있다. 여행 프로그램이 많이 제작된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여행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여행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여행경험률은 90.1%, 1인당 평균 여행 횟수는 5.9회, 이동총량은 4억 7967만일이며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통계청 사회조사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 1위(71.5%)로 관광을 꼽았다. 여행 프로그램이 다시 여행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거대자료(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알쓸신잡’ 통영편이 방영된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통영 여행 언급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서피랑마을, 충렬사의 내비게이션 검색률이 무려 125%와 320% 증가했다. ‘효리네 민박’은 제주공항을 중심으로 동쪽에 집중돼 있던 제주 여행을 서쪽으로도 분산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한다. 강릉 주문진은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이후 지난해 가장 뜨거운 관광지로 부상했다. 여행은 흔하지만 특별한 행위다. 몰아치는 업무에, 고갈되는 체력에 커피 한 모금이 회복제가 되듯 여행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는 마음에 재충전의 계기가 된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만드는 추억이 되고, 평소의 일상에서는 들여다보기 어려웠던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순간이 된다. 적당한 쉼표가 곡의 완성도를 높이듯 적당한 휴식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16일간 가을 여행주간이 시행된다. 2014년부터 시작된 여행주간은 여름뿐 아니라 다른 계절이 가진 매력을 적극 알리는 데 기여해 왔다. 올해 여행주간의 광고 문구(캐치프레이즈)는 ‘여행이 있어 특별한 보통날’이다. 국민들의 평범한 보통의 일상이, 여행으로 특별해지는 소중한 경험을 꼭 누리고, 기왕이면 복잡한 주말보다는 한가한 평일에 여행한다면 그 특별함이 더해질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여행주간에만 운영되는 특별 프로그램은 ‘텔레비전 속 여행지’를 주제로 기획했다. 드라마, 영화, 광고 등에서 명장면으로 등장하는 보석 같은 장소들 중 가족, 친구, 연인, 때로는 홀로 가봄 직한 곳들을 엄선해 소개하고, 좀더 깊게 담아 가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곧 단풍이 절정이니 자연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겠다. 기왕이면 이번 가을에는 공간에 새로이 덧입혀진 이야기를 지닌 텔레비전 속 여행지를 찾아가 보면 어떨까. 감명 깊게 보았던 영화나 드라마 속 장면이 촬영된 곳이라면 더욱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여행을 떠나기 전, 다시 한번 보고 떠난다면 더더욱. 가을 여행주간을 통해 소소하지만 확실한, 가깝지만 작지 않은 특별한 행복들이 높아지는 가을 하늘을 채울 만큼 가득하길 기대한다.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머리 안 쓰고 머리에 돈 쓴다고요?…뷰튜버와 1만원으로 ‘얼·완·헤’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머리 안 쓰고 머리에 돈 쓴다고요?…뷰튜버와 1만원으로 ‘얼·완·헤’

    전국 630만 중·고교생의 헤어스타일이 불쑥 뉴스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27일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내년부터 학생들의 두발 길이는 물론 파마·염색 허용도 전향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국적 이슈가 됐다. ‘여학생은 귀밑 3㎝ 단발머리, 남학생은 단정한 스포츠형 머리’ 등으로 전교생이 대동단결하던 모습은 추억이 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염색·파마 등으로 마음껏 멋내는 데는 학생생활규정(학칙)상 제약이 있다.교육감 등 기성세대는 학생 두발 자유화를 선언하며 ‘인권’이라는 무거운 담론을 언급했지만, 요즘 학생들은 헤어스타일을 ‘개성의 완성’ 정도로 받아들인다. 아이들은 ‘헤완얼’(헤어스타일의 완성은 얼굴. 얼굴이 잘 생기면 헤어스타일이 어떻든 잘 어울린다는 뜻)이라는 표현을 곧잘 쓰지만, 그래도 ‘얼완헤’(얼굴의 완성은 헤어스타일)가 상식이다. 2018년 대한민국 10대들은 어떤 머리 스타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을까. 또 두발 자유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서울신문이 요즘 10대들의 생각을 들으려 서울 강·남북과 경기도 등의 고교, 미용실 등을 찾아 직접 물었다.●“레이어드·투블록컷… 내 스타일은 내가” “우린 엄청 보수적인 학교에요. 기껏해야 앞머리에 롤을 마는 정도니까요.” 지난 12일 서울 강북 지역 A여고의 2학년 교실에서 만난 교사 김인숙(가명)씨가 말했다. 남녀공학에서 최근 전학왔다는 이 반 학생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전 학교에 비하면 여기 애들은 별로 안 꾸민다. 전 학교에서는 여학생 10명 중 9명은 (남학생 등을 의식해) 화장하고, 머리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스포츠·단발 머리 밖에 모르고 학교를 다녔던 30대 후반 기자의 눈에는 ‘착하다’는 이 반 학생들이 모두 교칙 위반처럼 보였다. 학생 30명 중 대부분은 머리카락을 어깨 한참 밑까지 길렀고, 허리춤까지 내려뜨린 아이도 있었다. ‘두발을 자유롭게 선택하되 염색·파마·펑크머리 가발 등은 금지한다’는 정도가 교칙이라고 한다. 김 교사는 “염색이나 파마를 하면 원래 벌점 2점을 줘야 하지만 엄격하게 단속하지는 않는다”면서 “노랑·초록 염색 등 심한 위화감을 줄 정도가 아니면 놔둔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이 근엄하고, 진지하게 ‘선언’까지 했지만 이미 고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을 크게 옭죄던 두발 규제가 많이 사라진 상황이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시내 708개 중·고교 가운데 두발 길이 제약 학칙이 있는 학교는 111곳(15.7%)뿐이었다. 이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는 “사실상 지금도 거의 자유화된 상태인데 거창한 선언까지 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그렇다면 요즘 아이들은 어떤 헤어스타일을 선호할까. 학생과 미용사들에게 물었다. 여학생은 이마가 보이게 앞머리를 가볍게 내린 ‘시스루 뱅’ 스타일이 수년 째 유행하는 가운데 ‘레이어드 컷’(머리 뒤를 자연스럽게 층을 져 다듬는 스타일)과 ‘C컬’(머리 끝을 안쪽으로 말아 넣는 스타일) 등을 많이 한다는 의견이었다. 남학생은 2010년대 들어 투블록컷(앞·윗머리를 남기고 옆·뒷머리를 짧게 깎는 스타일)이 장수하는 가운데 ‘다운펌’(머리카락의 숨을 죽여 옆머리 등이 뜨지 않도록 하는 파마), ‘가르마펌’(5대5 가르마를 타 자연스럽게 웨이브를 주는 스타일), ‘애즈펌’(가르마펌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한 스타일)과 ‘쉼표머리’(눈썹까지 내려오는 앞머리 끝을 쉼표(,)처럼 휘어 올린 스타일)이 유행이라고 한다. 가르마펌은 드라마 ‘도깨비’에서 배우 공유가 선보인 헤어스타일이었다. 경력 10년차인 한 미용사는 “1990년대 후반 핑클·SES 등 1세대 아이돌 영향으로 ‘뽀글 파마’로 불린 강한 웨이브가 유행했고, 2000년대에는 보아·동방신기 등의 영향으로 샤기컷과 브리지 염색(부분 염색) 등이 유행했다”면서 “하지만 2010년대 아이들은 자연스러움을 선호한다. 아이돌보다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한 다양한 헤어스타일 중 자신에 어울리는 것을 택하는 식”이라고 귀띔했다.●“여고생 헤어롤 필수품… 앞머리는 셀프컷” 파마·염색까지 허용하는 완전한 두발 자유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비용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우려도 나온다. 돈 버는 성인에게도 부담스러운 수만원의 염색·파마 비용을 학생들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다. 남학생이 선호하는 투블록컷과 파마, 여학생에게 인기인 레이어드컷과 C컬 파마를 하는 데는 비싼 미용실은 비용이 9만~10만원까지 한다. 헤어스타일에서 가정 형편이 드러나 일부 학생들의 박탈감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요즘은 ‘홈살롱’이 대세”라며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이다. 앞머리 커트 등 간단한 손질뿐 아니라 염색·파마 등도 약품만 사면 얼마든 혼자 할 수 있다. 과거 맥주나 과산화수소로 염색·탈색하던 세대에겐 ‘상전벽해’다. A여고의 한 학생은 “염색약은 미용용품 판매점인 ‘올리브○’ 등에서 만원이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뷰튜버’(화장법 등 미용 방법을 소개하는 유튜브 창작자)도 ‘천군만마’다. 이들이 선보이는 헤어스타일링법만 잘 배워도 미용실 갈 필요가 없다. 미용실 관계자는 “여학생 앞머리를 자르면 3000원 정도 받는데 이 돈도 아까워 집에서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요즘 오전 시간 여고 교실을 들여다보면 반 학생의 3분의 1가량이 분홍색 롤을 말고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앞머리에 컬을 넣는 스타일이 유행인 까닭이다. A여고의 한 학생은 “교탁 밑에 반 친구들이 공용으로 쓰는 롤도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학칙 안 지키는데…” 회의적 시각도 10대들은 학내 두발 자유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반대보다 찬성이 많은 분위기였지만, ‘열에 아홉은 찬성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회의적 답변도 나왔다. A고 선도부 소속이라는 한 학생은 “지금도 학칙을 잘 안 지키는데 두발 자유화하면 학내 규율이 무너져 질서가 없어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염색한 머리가 보기 좋지 않다”고 말한 학생도 있었다. 김 교사는 “염색을 허용하면 아이들이 피어싱이나 문신 등 더 나갈까봐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2년 전 두발을 완전 자유화한 서울 한 혁신고의 교감은 “전교생 300여명 중 20명 정도만 노랑머리”라면서 “처음에는 더 많은 애들이 호기심에 노랑머리를 하기도 했는데 스스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하거나 시선이 불편해서 다시 검은 머리로 염색한 아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시내 모든 학교의 두발이 완전 자유화되면 학교 안에 노랑머리가 넘실댈 것이라는 걱정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 스스로 질서를 찾아간다”고 덧붙였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해가 떨어진다 노을을 품는다 얼굴 붉어진다

    해가 떨어진다 노을을 품는다 얼굴 붉어진다

    ‘봄여어어름갈겨어어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갈수록 길어지는 여름과 겨울에 비해 봄과 가을은 한없이 짧음을 단어의 장단(長短)으로 나타낸 것이지요. 가을은 찰나입니다. 높아진 하늘과 선선한 바람에 좋아하기도 잠시, 옷을 조금씩 껴입다 보면 가을은 서둘러 사라져 버립니다. 짧은 계절의 하루를 내어 충남 태안의 해변길 중 5코스인 노을길을 걸었습니다. 숲길부터 바닷길까지, 한낮의 가을 햇볕부터 어스름 질 무렵의 석양까지, 태안은 욕심 많은 여행자가 가을 여행에서 기대하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줍니다. 노을길을 걷다 보면 정신이 퍼뜩 듭니다. ‘내가 지금 가을을 가로지르고 있구나, 곧 석양이 지겠구나’ 알아차리는 순간이 옵니다. 여행은 현재를 사는 것, 지금의 계절에 빗대어 말하자면 ‘가을을 사는 것’이었습니다.●백사장항~꽃지해수욕장, 태안해변길 5코스서해를 옆구리에 끼고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땅, 굽이치는 해안선이 아름다워 40여년 전에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땅, 바다와 소나무 숲과 갯벌과 해안사구가 공존하는 땅, 충남 태안이다. 태안의 아름다움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7개 코스로 된 태안해변길을 걷는 것이다. 길은 북쪽 학암포에서 남쪽 영목항까지 서해를 따라 이어진다. 그중 백사장항과 꽃지해수욕장을 잇는 5코스, 노을길은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구간이다. 솔숲과 바다가 어우러지고 서해를 품을 수 있는 전망대가 곳곳에 있어 걷는 내내 지루함이 끼어들 틈이 없다. 꽃지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노을길의 클라이맥스다. 한낮의 파도에 파랗게 물들었던 마음이 석양에 붉게 물드는 길, 노을길을 걸으며 마음은 총천연색으로 물든다. 노을길은 12㎞, 걸어서 4시간이다. 백사장항에서 출발해 삼봉해수욕장을 지나 두여전망대에서 숨을 고르고 꽃지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여정이다. 출발 전, 시간을 거꾸로 계산해 보자. 일몰 시각이 점점 앞당겨지는 가을에는 이른 오후에 길에 올라야 꽃지해수욕장에서 일몰을 볼 수 있다. 길을 걸으며 만나는 눈부신 풍경은 덤이다. 해가 이울기 시작하는 오후 시간대에는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반짝대니 어딜 봐도 발길이 멈춰서는 풍경뿐이다. 길의 시작점은 백사장항, 안면도를 대표하는 어항이다. 백사장항은 이맘때 대하 잡이로 분주하다. 항구에 늘어선 횟집은 호객을 하느라, 서해의 맛을 즐기러 온 관광객은 먹느라 바쁘다. 장날처럼 붐비는 백사장항을 지나면 분위기가 몰라보게 달라진다. 소란스러움은 간데없고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삼봉해수욕장 뒤편, 600m 길에는 소나무가 숲을 이뤘다. 생각에 잠기기 좋다고 ‘사색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폭신폭신한 솔잎, 오독오독한 솔방울이 고루 밟혀 걷는 맛이 쏠쏠하다. 사색의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안쪽은 모래 깔린 숲길, 바깥쪽은 기지포해수욕장의 해안사구 위에 만들어진 나무 덱 길이다. 총 길이가 1004m여서 ‘천사길’로 불리는 길은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등 보행약자도 걸을 수 있는 무장애탐방로 구간이다. 솔숲과 바다가 눈에 반반씩 걸리니 사진을 찍는 족족 작품이다.태안해안국립공원만의 특징, 해안사구를 잘 볼 수 있는 곳이 기지포해수욕장이다. 사구는 모래가 쌓인 언덕, 해안의 모래가 북서 계절풍에 쓸려 육지 쪽으로 이동하다가 오랜 기간 쌓여 만들어졌다. 사구에는 육지에서 볼 수 없는 갯방풍, 갯메꽃, 갯완두 등이 모래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 기지포해수욕장은 만리포해수욕장이나 몽산포해수욕장 같은 태안의 유명 해수욕장보다 인지도가 낮지만, 풍경으로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해변을 훑은 파도는 땅에 금빛 이랑을 일구고 간다. 햇볕에 반짝이는 갯벌을 쉬엄쉬엄 걷는 동네 주민, 갯벌 구멍으로 숨어드는 게, 일렬로 바다를 향해 앉은 갈매기까지, 한갓진 풍경에 마음의 쉼표가 찍힌다. ●사색의 길·해안사구·일몰, 가을 무르익다 걸어온 길만큼 걸어갈 길이 남아 있는 지점, 두여전망대에서 바라본 경치는 ‘회색빛, 갯벌, 잔잔함’으로 압축되는 서해의 이미지를 깰 만큼 극적이다. 두여해수욕장의 끝자락에서 계단을 따라 15분 정도 산길을 오르면 두여전망대다. 바닷가 언덕에 자리한 전망대에서는 반달같이 어여쁜 해안선 너머 앞으로 걷게 될 밧개해수욕장까지 내다보인다. 눈길을 사로잡은 건 해안습곡이다. 대규모 지각운동으로 엿가락처럼 휜 검은 지층이 해안가에 드러나 있다. 해안에 융기한 습곡과 쉼 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세상의 끝에 온 듯 아득하다. 두여전망대에서 내려와 밧개해수욕장, 방포해수욕장, 방포항을 지나면 노을길의 종착지, 꽃지해수욕장이다. 말해 무엇하랴. 꽃지해수욕장은 서해안에서 제일가는 일몰 명소다. 할아비바위, 할미바위라 부르는 두 개의 돌섬 너머로 지는 해를 보려 사시사철 여행객이 줄을 잇는다. 썰물 땐 바위 사이로 모래톱이 드러나 섬까지 걸어갈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포항 인근의 꽃다리 위나 꽃지해수욕장 주차장 맞은편의 꽃지일몰조망공원에 자리를 잡고 석양을 기다린다.태안은 점점 노을빛에 물든다. 일몰 10분 전, 주홍빛, 연분홍빛, 선홍빛으로 하늘의 색이 시시각각 바뀐다. 일몰 5분 전, 수평선에 해가 빠르게 내려앉는다. 사무실에 갇혀 보지 못했던 해, 스마트폰을 보느라 관심 줄 겨를이 없던 해가 어느덧 두 눈에 와락 안긴다. 저 홀로 빛을 내는 것도 모자라 하늘마저 붉게 만든다. 지는 해를 숨죽여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붉은 물이 든다. 대지를 덥히고 햇볕을 뿌리며 오늘 할 일을 끝마친 석양이 마지막 빛을 뿜어낸다. 내일의 해가 다시 떠오르기까지 우리 모두 안식의 밤을 갖자고 속삭인다. 노을길의 끝에서, 붉은 물이 든 태안의 모든 것 위로 가을이 무르익는다. 가을바람 분다 팜파스 춤춘다 마음 일렁인다●백제의 미소,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 ‘백제의 미소’로 알려진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국보 제84호)보다 100여년 전에 먼저 만들어진 마애삼존불이 태안에 있다. 백화산 중턱에 있는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국보 제307호)이다. 때는 백제, 조성 시기는 6세기로 추정되니 만들어진 지 1500여년은 된 셈이다. 당시 중국 석굴에 새겨진 불상과 닮아 서해를 따라 자리한 백제가 중국과 교류했음을 알 수 있단다.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을 보러 가는 길은 두 갈래다. 백화산 입구부터 40분가량 산을 타거나, 백화산 중턱에 있는 작은 암자, 태을암 앞에 차를 두고 올라가는 것. 태을암까지 도로가 닦여 있어 자동차로 가기에 편하다. 대웅전 옆의 돌계단을 몇 개만 오르면 보호각에 모셔진 마애삼존불이 나타난다. 배치가 흥미롭다. 대개의 마애불은 암벽 가운데에 불상을, 양옆에 보살상을 새긴다. 이와 달리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은 가운데에 보살상을, 양옆에 불상을 두었다. ‘1보살 2여래’라고 하는 파격적인 배치다. 불상의 크기 역시 특이하다. 왼쪽의 석가여래와 오른쪽의 약사여래불은 키가 2.88m에 달해 체격이 장대하다. 사람에 빗대면 기골이 장대한 씨름선수다. 얼굴은 1500년 세월 동안 비바람에 마모되어 세세히 알아보기 힘들지만, 가만히 바라보자니 하회탈마냥 너털웃음을 머금은 듯하다. 부처님 가슴팍 정도 되는 키의 보살은 두 분의 부처님 사이에서 세상 풍파를 피하는 듯 안락해 보인다.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에 새겨진 백제의 미소는 대번 드러나지 않는다.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긋이 보아야 마땅하다. 부처님의 널따란 품 안에서 쉬어가기 좋은 가을날이다.●은빛 팜파스가 물결치다, 청산수목원 태안의 연관 검색어로 ‘청산수목원 팜파스’가 뜬다. 최근, 이름도 생소한 외래종 식물의 인기가 뜨겁다. 팜파스는 서양 억새로, 남미의 초원과 뉴질랜드 등지에 자라는 볏과 식물이다. 우리가 아는 억새보다 키가 훌쩍 크다. 최대 3m까지 자라는 것도 있다. 꽃은 누런 강아지의 복슬복슬한 털인 듯, 동화 속 꼬마 마녀가 타는 빗자루인 듯 탐스럽다. 청산수목원 팜파스원에서 새파란 하늘 아래, 팜파스가 한들거리는 풍경은 완연한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팜파스에 둘러싸여 사진을 찍는 이들의 얼굴에도 꽃이 피었다. 가을바람에 순하게 휘는 팜파스를 보면 손을 대고 싶은 충동이 인다. 하지만 팜파스는 잎이 날카로우니 만지지 말고 가까이 갈 때도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청산수목원은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라는 구절로 유명한 ‘청산별곡’에서 이름을 따왔다. 수목원은 팜파스원 외에도 눈여겨볼 곳이 많다. 동물 농장 앞의 핑크뮬리 포토존, 화르르 붉게 핀 홍가시나무 포토존, 밀레, 반 고흐 등 유명 화가의 작품 속 배경을 나타낸 테마 정원까지 곳곳에서 발길이 멈춘다. 글 이수린(여행작가) 사진 장명확(사진작가) ■여행수첩 (지역번호 041) → 가는 길 :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지나 천수만로를 탄다. 의왕터널 진입 후,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를 따라가다 비봉교차로에서 313번 지방도로 들어간다. 서해대교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57㎞가량 이동하다 홍성IC에서 안면도, 홍성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갈산터널 진입 후 천수만로를 직진, 백사장사거리에서 삼봉해수욕장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백사장항이다. → 맛집 : 태안의 대표적인 밥도둑은 우럭젓국이다. 태안읍에 자리한 토담집(674-4561)은 꾸덕하게 말린 우럭으로 끓인 우럭젓국, 간장게장 등 태안의 토속음식을 낸다. 태안의 별미, 박속낙지탕 맛이 궁금하다면 원풍식당(672-5057)을 추천한다. 맑은 육수에 박속, 감자 등속, 산낙지 등을 넣은 박속낙지탕은 깔끔하고 담백하다. 해물칼국수와 만두전골을 파는 홍두깨칼국수(672-7379)는 태안버스터미널과 도보 5분 거리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자에게 접근성이 좋다. → 잘 곳 : 백사장항부터 꽃지해수욕장까지 노을길을 따라 펜션이 빼곡하다. 화이트샌드 펜션(672-5771)은 안면해수욕장, 두여해수욕장과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테라스에 바비큐장이 있어 바다를 마주하고 바비큐를 먹을 수 있다. 리솜오션캐슬(671-7000)은 스파와 꽃지해수욕장의 낙조를 더불어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안면도자연휴양림(674-5019)에선 수령 100년 남짓의 안면도 소나무에 둘러싸여 하룻밤 묵어가기 좋다. 홈페이지(www.anmyonhuyang.g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 “아무 것도 안하다 보면…” 당신을 위한 힐링 영화 ‘곰돌이 푸’

    “아무 것도 안하다 보면…” 당신을 위한 힐링 영화 ‘곰돌이 푸’

    “아무 것도 안하다 보면, 대단한 뭔가를 하게 되지.” “가끔 어딘가 가야할 때 이렇게 기다리면 어딘가가 내게로 와.’ “무슨 요일이지?” “오늘이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이군.” 듣고 있으면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짧지만 묵직한 이 문장들. 빨간 스웨터를 입은 작고 통통한 ‘곰돌이 푸’의 명쾌한 메시지는 어쩐지 지친 마음을 다독인다. 인생의 쉼표가 필요한 당신이라면 새달 3일 개봉하는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를 보는 건 어떨까. ‘귀여운 철학자’ 곰돌이 푸가 전하는 꿀같은 ‘인생 명언’이 곳곳에 가득하다. 디즈니의 세 번째 라이브액션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는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인 ‘곰돌이 푸’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재창조한 작품이다. 푸를 비롯해 피글렛, 티거, 이요르, 캉가, 루 등 숲 속에 사는 동물 친구들은 원작 소설의 설정처럼 봉제인형으로 등장한다. 크리스토퍼 로빈은 영국 출신 배우 이완 맥그리거가, 로빈의 아내 에블린은 헤일리 앳웰이 맡았다. 1926년 출간된 원작 동화는 기숙 학교에 입학하게 된 소년 크리스토퍼 로빈이 헌드레드 에이커 숲에 사는 봉제인형 곰돌이 푸에게 이제 진지하고 성숙한 어른이 되어야 할 때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영화는 아내와 딸을 둔 가장으로서, 불황에 빠진 가방 회사의 직원으로서 위기를 겪는 로빈의 이야기에서 새로 시작한다.중년이 된 로빈은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잊은 지 오래다.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을 제일 좋아했던 소년은 행복을 위해서라면 끝없이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 불행한 어른이 돼버렸다. 회사의 비용 절감 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가족과의 주말 여행도 포기할 정도로 팍팍한 삶을 사는 그다. 인생의 미로에서 길을 잃은 듯한 그의 앞에 때마침 어린 시절 절친한 친구였던 곰돌이 푸가 나타난다. 로빈은 30여년 만에 만난 자신을 바로 알아보는 푸가 신기하면서도 자신의 일을 방해하는 푸가 그저 귀찮다. 결국 푸를 집으로 데려다 주기 위해 헌드레드 에이커 숲으로 향한 로빈은 숲에서 생각지 못한 깨달음을 얻는다. 뻔한 줄거리 같지만 이 영화가 뻔하지 않은 건 매사 느긋하고 긍정적인 푸가 전하는 뜻밖의 위로 때문이다. 푸는 자신의 마음을 돌볼 새도 없이 일상에 치여 사는 우리에게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진리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뮤지컬 갈라 ‘음표’… 천원의 ‘쉼표’

    뮤지컬 갈라 ‘음표’… 천원의 ‘쉼표’

    추석 연휴를 맞아 서울 도심에서 단돈 1000원으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마련된다.세종문화회관은 오는 27~2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뮤지컬 갈라 콘서트로 꾸며진 ‘9월의 온쉼표’ 공연을 선보인다. 서울시뮤지컬단이 준비한 이번 공연은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포기와 베스’ 등 유명 뮤지컬의 대표적인 곡을 들을 수 있다. 또 20세기 뮤지컬을 대표하는 안무가이자 연출가인 밥 포시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올 댓 재즈’, ‘미 앤 마이 베이비’, ‘아가씨와 건달들’ 등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서울시뮤지컬단이 준비하고 있는 가족뮤지컬 ‘애니’의 대표곡 ‘투모로우’(Tomorrow)도 미리 들을 수 있다. 가격은 전석 1000원으로 오는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접수를 받고 추첨을 통해 13일 당첨자가 발표된다. 당첨자들의 우선 좌석 예매가 6일간 진행된 후 잔여석은 20일 오전 10시부터 예매가 가능하다. 세종문화회관은 1000원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천원의 행복’을 2007년부터 시작한 이후 시민에게 문턱을 낮춘 공연을 마련해 왔다. 2016년부터는 ‘온쉼표’라는 새 이름으로 시작해 세종문화회관뿐만 아니라 북서울 꿈의숲 아트센터, 돈화문 국악당 등으로 공연장을 확대해 왔다. 지난 3월 클래식 공연 ‘봄이 오는 소리’로 올해 첫 온쉼표 공연을 시작한 세종문화회관은 5월과 9월 공연에 이어 연말에는 국악과 클래식 레퍼토리를 준비할 예정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소녀시대 유닛 Oh!GG 응원한 서현 “기대하고 있어, 응원하겠어♥”

    소녀시대 유닛 Oh!GG 응원한 서현 “기대하고 있어, 응원하겠어♥”

    소녀시대 서현이 새 유닛 ‘소녀시대-Oh!GG’를 응원했다. 27일 서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소녀시대 새 유닛 Oh GG♥ #기다리고있오쥐쥐 #기대하고있오쥐쥐 #응원하겠오쥐쥐”라는 글과 함께 해당 유닛 이미지를 올렸다. 소녀시대 새 유닛 Oh!GG는 오는 9월 5일 오후 6시 멜론, 지니, 아이튠즈,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샤미뮤직 등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싱글 ‘몰랐니 (Lil’ Touch)’를 공개한다. 태연·써니·효연·유리·윤아가 참여한 이번 싱글에는 타이틀 곡 ‘몰랐니 (Lil’ Touch)’와 ‘쉼표 (Fermata)’ 등 상반된 매력의 신곡 2곡이 수록된다. 특히, 유닛명 소녀시대-Oh!GG는 감탄사 Oh!와 소녀시대의 영문약자인 GG가 결합한 형태로, 멤버들의 여러 조합으로 보여줄 수 있는 다채로운 스타일의 음악과 매력을 선보여 글로벌 팬들을 매료시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빈틈없이 야무지다’는 뜻의 표준어 ‘오지다’를 연상시키는 재미있는 발음을 가진 이름으로, 멤버들의 의견을 기반으로 탄생해 눈길을 끈다. 더불어 이번 싱글은 소장을 원하는 팬들을 위해 키노 앨범을 특별 제작, 28일부터 각종 온,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예약 판매가 진행되는 만큼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뉴스1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소녀시대 유닛, 9월 신곡 발매 예고..팀명 ‘Oh!GG’ 무슨 뜻?

    소녀시대 유닛, 9월 신곡 발매 예고..팀명 ‘Oh!GG’ 무슨 뜻?

    소녀시대의 새로운 유닛, 소녀시대-Oh!GG(소녀시대-오!지지)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소녀시대-Oh!GG는 오는 9월 5일 오후 6시 멜론, 지니, 아이튠즈,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샤미뮤직 등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싱글 ‘몰랐니 (Lil’ Touch)’를 공개하며, 태연·써니·효연·유리·윤아가 참여한 이번 싱글에는 타이틀 곡 ‘몰랐니 (Lil’ Touch)’와 ‘쉼표 (Fermata)’ 등 상반된 매력의 신곡 2곡이 수록된다. 특히, 유닛명 소녀시대-Oh!GG는 감탄사 Oh!와 소녀시대의 영문약자인 GG가 결합한 형태로, 멤버들의 여러 조합으로 보여줄 수 있는 다채로운 스타일의 음악과 매력을 선보여 글로벌 팬들을 매료시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빈틈없이 야무지다’는 뜻의 표준어 ‘오지다’를 연상시키는 재미있는 발음을 가진 이름으로, 멤버들의 의견을 기반으로 탄생해 눈길을 끈다. 또한 소녀시대-Oh!GG는 발표하는 곡마다 히트 행진을 기록해 전 세계에 걸그룹 열풍을 일으킨 소녀시대의 색다른 면모를 만날 수 있음은 물론, 솔로 가수, 연기자, MC, DJ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으며 활약하고 있는 멤버들의 환상적인 케미를 선사한다. 더불어 이번 싱글은 소장을 원하는 팬들을 위해 키노 앨범을 특별 제작, 28일부터 각종 온,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예약 판매가 진행되는 만큼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냉정하게 뜨겁게… ‘이성민 대 이성민’ 흥행 대결

    냉정하게 뜨겁게… ‘이성민 대 이성민’ 흥행 대결

    말과 말로 이어진 차가운 심리전 ‘공작’ 일상적인 공간 속 극적인 사건 ‘목격자’ 전혀 다른 캐릭터·서사 관객들 호응 얻어 “한꺼번에 두 작품 개봉하니 민망하기도”요즘 극장가는 ‘이성민 대 이성민의 대결’이다. 올여름 한국 영화 대작 네 편 가운데 두 편의 주인공을 그가 꿰찼다. 지난 8일과 15일 각각 개봉해 나란히 박스오피스 선두에 올라 있는 ‘공작’(2위)과 ‘목격자’(1위)다. ‘목격자’는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공작’은 개봉 12일 만에 400만 관객을 모았다. 연기 인생 34년차에 가장 뜨겁고 벅찬 여름을 누리고 있는 배우 이성민(50)은 다소 난감한 표정이었다. “‘공작’은 개봉이 예상보다 늦어진 거였고 ‘목격자’는 (대작이 맞붙는) 여름에 선보일 거라 상상도 못한 영화였어요. 제가 나오는 영화가 시간 차를 두고 소개되면 좋은데 극장에 제 얼굴 포스터가 다른 영화로 두 장이 붙어 있으니 민망할밖에요.” 일부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두 영화의 주연이 겹치며 관객들의 몰입이 어려울 거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공작’과 ‘목격자’는 전혀 다른 매력의 서사와 캐릭터로 집중도와 긴장, 공감을 높인다.‘공작’에서 북한 외화벌이 총책인 조선노동당 대외경제위 리명운 처장으로 나서는 그는 조국과 민족을 위해 안기부 대북 공작원 ‘흑금성’과 손잡으며 냉철함과 용의주도함 뒤에 뭉근히 끓고 있는 인간애를 보여 준다. ‘목격자’에서는 한밤중 우연히 아파트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목격했지만 가족을 위해 침묵을 지키는 가장으로 절박한 가족애를 드러낸다. 동시에 이기심으로 뭉친 우리 사회의 공포스러운 민낯을 환기시킨다.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들어간다”는 게 작품 선택 기준이라는 그는 “이번 두 작품 모두 만만한 줄 알고 들어갔다가 진이 쭉쭉 빠졌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두 영화는 공기가 판이하게 달라요. ‘공작’이 끊임없이 차가운 공기가 흐르고 끝까지 일정한 심박수를 냉정하게 유지하는 작품이라면 ‘목격자’는 심박수가 빠르고 뜨거운 공기가 도는 이야기죠. ‘공작’이 대화와 인물 간에 오고 가는 기류를 다이내믹하게 분석하느라 힘에 부쳤다면, ‘목격자’는 숨가쁜 상황에서 쓰이는 에너지가 많아 감독님이 ‘컷’을 외치면 맥이 쭉 빠지는 상황이 이어졌어요.” 특히 ‘공작’은 의중을 파악할 수 없는 상대와 말과 말로 심리전을 벌이는 전개, 실상이 잘 드러나지 않은 북한 고위층 인사 연기 등으로 큰 중압감을 느낀 작품이었다. “쉼표 없는 악보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다”는 그는 “기존 북한 사람들보다 조금 더 사람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자기 나라와 주민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했다. ‘목격자’는 공포물을 보지 않는 그가 처음 뛰어든 스릴러 영화다. 그는 “공포스럽고 심장이 쪼인다기보다는 우리 현실을 일깨우는 가슴 아픈 이야기이고 아파트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극적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이성민은 뒤늦게 ‘송곳’을 드러낸 배우다. 1985년 연극으로 데뷔한 그는 2012년 드라마 ‘골든 타임’에서 첫 주연을 맡으며 자신처럼 평범함 속에 진가를 드러내는 인물들로 연기의 깊이를 인정받았다. 요즘 그가 그리워하는 곳은 첫발을 뗀 연극 무대다. 특히 그는 ‘공작’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황정민이 ‘공작’ 촬영을 하다 부족함을 느껴 지난 2월 셰익스피어 작품인 ‘리처드 3세’에 출연했다는 이야기가 거론되자 혀를 내둘렀다. “정민이는 진짜 대단해요. 연기하는 걸 보면 타고난 팔자가 천상 배우다 싶죠. 특히 ‘공작’ 끝나고 어려운 연극을 또 하는 걸 보니 일부러 자신을 지옥에 던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또 후달렸죠. ‘쟤는 저렇게 하는데 나는 뭐지? 나는 왜 집에서 이러고 있지’ 하면서요. 연극 출연 제의는 지금도 계속 받고 있는 만큼 조만간 저도 무대에 한번 서고 싶어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쉼표가 있는 주말]

    [쉼표가 있는 주말]

    ●영화 ‘목격자’아내와 딸, 아파트 한 채가 가진 것 전부인 상훈(이성민)은 퇴근길 새벽, 아파트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목격한다. 살인자 태호(곽시양) 역시 이를 눈치채고 이미 그의 집을 점찍어 뒀다. 시작부터 범인을 까놓는 영화는 범인을 밝혀내며 긴장을 높이는 다른 스릴러와 다르다. 살인을 보고서도 내 가족을 위해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한 가장의 절박한 심리와 집값 하락 우려나 ‘내 일이 아니니 상관없다’는 심보로 뭉친 주민들의 집단 이기주의 등이 교차되며 우리 일상이 더 공포스러울 수 있음을 서늘하게 보여준다.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 회고전하늘을 뜻하는 청색과 땅의 색인 암갈색을 섞은 오묘한 검정색을 큰 붓으로 푹 찍어내려 그었다. ‘한국 단색화의 거목’ 윤형근(1928~2007)의 대표작인 ‘청다색’ 연작들은 이렇게 흙의 뚝심과 정취를 내보이며 우리 고유의 미학을 현대적 회화 언어로 전한다. 그의 작품 세계가 12월 16일까지 종로구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펼쳐진다. 작가의 아틀리에도 그대로 꾸며져 생전 작가가 사색하고 작업했을 풍경을 상상하게 한다. ●뮤지컬 ‘명성황후’창작뮤지컬 ‘명성황후’의 올해 마지막 공연이 성남아트센터에서 19일까지 열린다. ‘명성황후’는 조선 제26대 왕 고종의 비이자 대한제국의 첫 황후였던 명성황후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대형 창작 뮤지컬로 올해로 초연된 지 23주년을 맞았다. 실제 부부인 김소현, 손준호 배우가 극중 ‘명성황후’와 ‘고종’으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이 전하는 바로크 음악고음악 전문연주단체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이 고전파 음악의 문을 여는 질풍노도 시기의 음악을 선보인다. 하세, 글루크, 하이든, 바흐의 아들들의 음악을 통해 고전파로 옮겨가는 1700년 전후 유럽음악계의 모습을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주에서는 앞서 20여회 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지휘자 빈프리트 톨이 다시 한번 무대에 선다. ●‘싸이 흠뻑쇼 서머 스웨그 2018’부산, 대구, 서울, 대전을 뜨겁게 달군 싸이의 흠뻑쇼가 18일 오후 6시 42분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기를 이어 간다. 최고의 여름 축제로 소문난 흠뻑쇼를 즐기러 오는 관객은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공연 내내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월드스타’ 싸이의 신나는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아끼는 옷 대신 편한 복장으로 놀 준비를 하고 가야 하는 이유다. 비옷과 비닐 백팩이 제공된다.
  • 글길 위에 쉼표…‘고래도시’ 닮은 도서관이 웃었다

    글길 위에 쉼표…‘고래도시’ 닮은 도서관이 웃었다

    울산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인 시립 ‘울산도서관’이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전국에서도 내로라하는 수준에 걸맞게 개관 이후 하루 평균 5350명이 찾고 있다. 울산도서관은 책을 읽고 공부하는 기존의 도서관 개념을 뛰어넘었다. 작가와의 만남, 북콘서트 등 책을 주제로 한 각종 행사와 영화 상영, 인문학 강좌, 전시, 예술공연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데다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여유를 주는 힐링 공간이기도 하다. 100일 남짓 지난 도서관을 둘러봤다.9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도서관은 사업비 615억원을 들여 2015년 12월 남구 여천동 3만 2680㎡(9886평)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연면적 1만 5176㎡·4590평)로 착공해 지난 4월 26일 개관했다. 종합자료실, 대강당, 전시장, 종합영상실, 문화교실, 세미나실, 동아리실, 북카페, 식당 등을 갖춘 복합문화·교육공간으로 꾸려진다. 종합자료실은 최대 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또 현재 14만 6000권에 이르는 책을 보유했다. 앞으로 매년 2만 5000권씩 추가로 구매해 2023년까지 총 장서 31만 5000권 이상을 목표로 삼았다. 도서관 규모만큼 방문객 수도 급증세다. 지금까지 44만 9393명이 방문했다. 대출 도서가 모두 19만 597권으로 일일 평균 2269권이나 된다.울산도서관은 ‘고래 도시’라는 이미지를 반영해 고래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야외는 어린이 놀이터 ‘꿈마루동산’과 복합문화공간 ‘101인의 책상’, 암반을 이용한 폭포 등으로 조성됐다. 도서관에 들어서자 울산 대표 도서관의 위상과 지식의 장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거대한 벽면 서가가 손님을 맞았다. 1층은 어린이·유아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유아 자료실’과 ‘수유실’, ‘놀이터’ 등으로 구성됐다. 또 장애인자료실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책 3000여권과 저시력자를 위한 큰글도서 800여권을 갖췄다. 대면 낭독실 3곳에서 낭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첨단 디자털 자료실도 눈길을 끈다. 2층엔 사무실, 북카페, 식당, 문화교실, 세미나실 등이 자리를 잡았다. 도서관 이용객들의 편의시설로 이뤄져 있다. 3층은 울산도서관의 핵심인 종합자료실로 이뤄졌다. 종합자료실은 자연 채광 방식을 채택한 ‘톱 라이트’ 구조로 독창성과 실용성을 뽐낸다. 종합자료실 내에는 ‘ㅁ’ 구조로 된 지역자료실을 별도로 마련했다. 이용자의 동선과 책이 하나가 되는 ‘글길’ 등 특성화된 공간을 곳곳에 만들었다. 종합자료실 동쪽에 자리한 문학존은 항상 이용객들로 북적인다. 5만 8974권을 들여놓은 문학존은 총 여섯 구역의 벽면 서가로 이뤄졌다. 크게 한국문학존과 외국문학존으로 나뉜다. 한국문학존에 가면 우리 시, 희곡, 소설, 수필 등 다양한 장르의 문학을 접할 수 있다. 외국문학존은 중국, 일본, 영미, 독일, 프랑스 등 해외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중국·일본 등 ‘아시아권 문학’, 영국·미국 등 ‘영미권 문학’,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권 문학’ 등으로 구분된다. 아울러 울산도서관에선 독서와 함께 공연·전시·영화를 관람하고 세미나 등 컨벤션을 개최하는 데도 알맞다. 대강당, 전시실, 종합영상실, 문화교실(4개실), 세미나실(3개실), 동아리실(2개실) 등 총 12개실의 맞춤형 문화공간을 뒀다. 도서관 자체 행사뿐 아니라 일반 시민이나 각종 단체, 기업 등이 저렴한 가격에 빌려 공연, 전시, 독서모임, 토론회, 교육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300석 규모의 대강당은 최신 음향 장비와 조명을 설치해 북콘서트, 문화공연, 워크숍에 널리 쓰인다. 전시실(면적 231㎡)에는 무빙월을 이용해 필요에 따라 공간 조정이 가능하고 전문미술관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최근 ‘독자의 발견, 독서의 기쁨’ 특별전시회가 열려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각종 단체가 특별전시회를 계획하고 있고, 하반기에는 도서관 자체 전시회도 준비 중이다. 50석 규모의 종합영상실은 영화 상영과 소규모 강의, 북콘서트 등을 개최하기 좋은 곳이다.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이곳에서 영화를 상영한다. 토요일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이 줄을 잇는다. 문화교실과 동아리실, 세미나실도 소규모 모임 활동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21세기 도서관은 각종 첨단 장비로 이용객들의 편의를 돕는다. 울산도서관도 이를 위해 1층에 디지털 자료실을 갖췄다. 자료실에는 인터넷 검색 및 정보 검색, 원문 데이터베이스(DB) 열람이 가능한 디지털 자료 열람석과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는 1인 부스도 마련됐다. 영상 시청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열람석과 영상실, 오디어 자료를 듣기 위한 오디오 열람석도 인기를 끈다. 이용자들이 대여 가능한 태블릿PC도 마련됐다. 또 도서관 전역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시스템도 완벽히 구축됐다. 울산도서관은 최근 지어진 전국의 도서관 가운데 최대 규모, 실내 공간, 도서관 대표 이미지(LI) 디자인,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 도서관 운영 계획 등 통합공간디자인 개념이 반영된 국내 최초의 공공도서관이다. 전국에 소문이 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기관에서 앞다퉈 견학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남도립도서관, 부산시립도서관, 제주도서관, 아산도서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등 총 27개 기관에서 울산도서관을 벤치마킹하려고 다녀갔다. 인도네시아 초등학교 교장단 등 외국인 방문객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175면 규모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지만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주차난을 겪고 있다. 방학 기간이라 자녀를 태워 주는 차량까지 겹쳐 주말과 휴일에는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이용객들이 시내버스·마을버스 등 대중교통보다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면서 빚어지는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용객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차난 해결 방안이 시급하다. 또 부지 자연 침하 현상으로 인한 보도블록 파손 등 하자도 더러 발생하고 있다. 주태엽 울산도서관 운영지원과장은 “시민들의 열망으로 광역시 승격 21년 만에 문을 연 대표 도서관인 만큼 앞으로 지역 내 19개 공공도서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시민의 욕구를 채워 줄 계획”이라며 “도서관 운영이나 시민의식 부문에서 미흡한 점도 발견되고 있지만, 시민들과 함께 국내 최고 수준에 걸맞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쉼표가 있는 주말]

    [쉼표가 있는 주말]

    ●공작첩보 영화에서 수시로 등장하는 총성, 주먹질 한번 없다. 하지만 치밀하게 직조된 대사를 통한 심리전으로 그 어떤 첩보물보다 서늘하게 긴장감을 높인다. 1990년대 북핵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북한에 잠입했던 안기부 대북공작원 ‘흑금성’을 주인공으로 다루며 갈등이 극에 달했던 남북 관계와 권력을 위해 북한 고위층과 거래하는 정치인들의 추악한 민낯을 돌아보게 한다. 체제와 신념을 떠나 인간을 존중하고 껴안는 결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윤종빈 감독, 황정민·이성민·주지훈·조진웅 출연 ●국제갤러리 ‘칸디다 회퍼 개인전’인간이 사라진 자리에서 인간의 지성과 예술이 쌓아올린 경이로운 자취를 사진에 포착한다. 지난 50년간 도서관, 미술관, 공연장 등 민주화된 공공장소를 찍으며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사유한 독일의 사진작가 칸디다 회퍼(74). 그의 네 번째 개인전이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오는 26일까지 열린다. 최대한 자연광을 활용한다는 그의 사진 속 공간들은 드라마틱한 색채와 조형미로 인간이 공간과 맺어온 역사에 경외감이 들게 한다. ●클럽M 두 번째 정기 공연 ‘새로운 시대’젊은 팬들의 인기를 받고 있는 연주단체 클럽M의 두 번째 정기 공연이 1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클럽M은 클래식음악 연주자들의 소셜 클럽을 뜻하는 말로, 한국을 대표하며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차세대 기악주자들로 구성된 실내악단이다. 올해부터 플루티스트 조성현과 첼리스트 심준호가 합세해 더욱 다채로운 사운드를 들려줄 예정이다. ●시티 서머 페스티벌 ‘낭만식당’‘멀리 떠나지 않고도 휴식과 위로를 주는 힐링 페스티벌’을 모토로 마련된 콘서트다.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10~12일 열린다. 노리플라이, 멜로망스, 정승환, 이루마 등 ‘감성음악’을 대표하는 대중적인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선보인다. 정승환은 앞서 출연 예정이었던 선배 뮤지션 루시드폴의 손가락 부상으로 대신 합류했다. ●2018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올해 13회째를 맞은 국내 최대 록 음악 축제. 록 음악의 살아 있는 레전드로 불리는 나인 인치 네일스,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 등 해외 유명 밴드를 비롯해 국내외 뮤지션 약 70팀이 열기를 달군다. 10일부터 12일까지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펜타포트 파크). 현장 판매 금요일 1일권 8만원. 토·일요일 1일권 12만원. 3일권 20만원. 인천시민 20%, KB국민카드 15% 할인.
  • [포토 다큐] 577.9㎞짜리 인생 스펙 한 줄

    [포토 다큐] 577.9㎞짜리 인생 스펙 한 줄

    37도가 넘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아스팔트 위로 144명의 청춘들이 걷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서 출발해 21일 동안 총 577.9㎞를 걸어 종착지인 전남 목포를 향해 가고 있는 이들은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대원들이다.학기보다 방학이면 더 바빠지는 게 요즘 대학생들이다.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와 학비를 위한 아르바이트까지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생활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금쪽같은 21일을 국토대장정을 위해 사용했다. 국토대장정 참가도 이력서에 넣을 한 줄의 스펙을 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고 3일 동안 이들 옆에서 함께 걸어 보았다. 폭우가 쏟아질 때도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도 대장정 행렬에서는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았다. 이성 친구 이야기부터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걷는 동안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었다.히잡을 쓰고 참가한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눌자헌(23·구미대) 대원은 “한국 학생들은 개방적이다. 나를 외국인이 아닌 친구로 대해 준다. 이곳에서 많은 친구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도보 중 나누는 대화는 힘들어하는 서로를 북돋아 주는 역할뿐 아니라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대원들에게 143명의 동반자를 만들어 주는 듯했다.숙영지가 가까워지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구호소리가 처진 발걸음에 박차를 가했다. 행진요원이 뿌려 주는 물세례를 맞으며 숙영지에 도착하자 대원들은 다시 활기를 충전했다. 천막으로 만든 간이샤워장에서의 3분간의 짧은 샤워에도 행복해하고 퀘퀘한 땀냄새에 대해 서로에게 장난스럽게 사과하고 발바닥에 잡힌 물집 크기를 자랑했다. 우울한 표정의 대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장정 참가를 위해 미국에서 귀국한 서던유타주립대 항공운항과 2학년 강태림 대원은 “감이 중요한 비행기 조종 연습을 잠시 멈추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조금 천천히 간다고 해서 긴 인생에 지장이 생긴다고 생각하지 않게 됐다”면서 대장정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대원들 중에는 대장정을 스펙 쌓기의 일환으로 생각해서 참가한 경우도 있었다. 한남대 이재열 대원은 방학 동안 계획했던 외국어 공부, 공모전 준비 그리고 12시간씩 하는 주말 아르바이트를 잠시 접어 두고 참가했다. “처음에는 대장정 또한 스펙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으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이 대원은 말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600㎞ 가까이 되는 거리를 걷는 것이 오히려 ‘삶의 쉼표’가 됐다고 말하는 것이 요즘 청춘이다. 잠깐의 휴식에도 뒤처짐을 걱정해야만 했던 대원들에게 이번 대장정이 한 줄의 스펙보다 더 큰 의미로 기억될 것 같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포토다큐] 577.9km짜리 인생스펙 한 줄

    [포토다큐] 577.9km짜리 인생스펙 한 줄

    37도가 넘는 폭염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전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아스팔트 위로 144명의 청춘들이 걷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서 출발해 21일 동안 총 577.9 km를 걸어 종착지인 목포를 향해 가고 있는 이들은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대원들이다.학기보다 방학이면 더 바빠지는 것이 요즘 대학생들이다.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와 학비를 위한 아르바이트까지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서 생활해야 한다. 하지만 대장정에 참가한 이들은 금쪽같은 21일을 국토대장정을 위해 사용했다. 국토대장정 참가도 이력서에 넣을 한 줄의 스펙을 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고 3일 동안 이들 옆에서 함께 걸어보았다. 폭우가 쏟아질 때도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도 대장정 행렬에서는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았다. 이성친구 이야기부터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걷는 동안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었다. 히잡을 쓰고 참가한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눌자헌 대원(23세 구미대학교)은 “한국 학생들은 개방적이다. 나를 외국인이 아닌 친구로 대해준다. 이곳에서 많은 친구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도보 중 나누는 대화는 힘들어하는 서로를 북돋아 주는 역할 뿐 아니라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대원들에게 143명의 동반자를 만들어 주는 듯 했다. 숙영지가 가까워지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구호소리가 쳐진 발걸음에 박차를 가했다. 행진요원이 뿌려주는 물세례를 맞으며 숙영지에 도착하자 대원들은 다시 활기를 충전했다. 천막으로 만든 간이샤워장에서의 3분간의 짧은 샤워에도 행복해하고 서로에게 나는 퀘퀘한 땀냄새를 장난스럽게 사과하고 발바닥에 잡힌 물집크기를 자랑했다. 우울한 표정의 대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장정 참가를 위해 미국에서 귀국한 서던유타주립대 항공운항과 2학년 강태림 대원은 “감이 중요한 비행기 조종 연습을 잠시 멈추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조금 천천히 간다고 해서 긴 인생에 지장이 생긴다 생각하지 않게 됐다.”면서 대장정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대원들 중에는 대장정을 스펙쌓기의 일환으로 생각해서 참가한 경우도 있었다. 한남대학교 이재열 대원은 방학동안 계획했던 외국어 공부, 공모전 준비 그리고 12시간씩 하는 주말 아르바이트를 잠시 접어두고 참가했다. “처음에는 대장정 또한 스펙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힘든 21일을 보내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나는 쉬고 있다.”고 이 대원은 말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600km 가까이 되는 거리를 걷는 것이 오히려 ‘삶의 쉼표’가 됐다고 말하는 것이 요즘 청춘이다. 잠깐의 휴식에도 뒤쳐짐을 걱정해야만 했던 대원들에게 이번 대장정이 한 줄의 스펙보다 더 큰 의미로 기억될 것 같다.
  • 577.9km짜리 인생스펙 한 줄

    577.9km짜리 인생스펙 한 줄

    37도가 넘는 폭염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전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아스팔트 위로 144명의 청춘들이 걷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서 출발해 21일 동안 총 577.9 km를 걸어 종착지인 목포를 향해 가고 있는 이들은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대원들이다. 학기보다 방학이면 더 바빠지는 것이 요즘 대학생들이다.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와 학비를 위한 아르바이트까지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서 생활해야 한다. 하지만 대장정에 참가한 이들은 금쪽같은 21일을 국토대장정을 위해 사용했다. 국토대장정 참가도 이력서에 넣을 한 줄의 스펙을 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고 3일 동안 이들 옆에서 함께 걸어보았다. 폭우가 쏟아질 때도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도 대장정 행렬에서는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았다. 이성친구 이야기부터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걷는 동안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었다. 히잡을 쓰고 참가한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눌자헌 대원(23세 구미대학교)은 “한국 학생들은 개방적이다. 나를 외국인이 아닌 친구로 대해준다. 이곳에서 많은 친구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도보 중 나누는 대화는 힘들어하는 서로를 북돋아 주는 역할 뿐 아니라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대원들에게 143명의 동반자를 만들어 주는 듯 했다. 숙영지가 가까워지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구호소리가 쳐진 발걸음에 박차를 가했다. 행진요원이 뿌려주는 물세례를 맞으며 숙영지에 도착하자 대원들은 다시 활기를 충전했다. 천막으로 만든 간이샤워장에서의 3분간의 짧은 샤워에도 행복해하고 서로에게 나는 퀘퀘한 땀냄새를 장난스럽게 사과하고 발바닥에 잡힌 물집크기를 자랑했다. 우울한 표정의 대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장정 참가를 위해 미국에서 귀국한 서던유타주립대 항공운항과 2학년 강태림 대원은 “감이 중요한 비행기 조종 연습을 잠시 멈추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조금 천천히 간다고 해서 긴 인생에 지장이 생긴다 생각하지 않게 됐다.”면서 대장정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대원들 중에는 대장정을 스펙쌓기의 일환으로 생각해서 참가한 경우도 있었다. 한남대학교 이재열 대원은 방학동안 계획했던 외국어 공부, 공모전 준비 그리고 12시간씩 하는 주말 아르바이트를 잠시 접어두고 참가했다. “처음에는 대장정 또한 스펙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힘든 21일을 보내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나는 쉬고 있다.”고 이 대원은 말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600km 가까이 되는 거리를 걷는 것이 오히려 ‘삶의 쉼표’가 됐다고 말하는 것이 요즘 청춘이다. 잠깐의 휴식에도 뒤쳐짐을 걱정해야만 했던 대원들에게 이번 대장정이 한 줄의 스펙보다 더 큰 의미로 기억될 것 같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대통령은 ‘쉼표’가 절실하다

    대통령은 ‘쉼표’가 절실하다

    지난달 28~29일(목~금) 문재인 대통령은 과로에 따른 몸살감기로 몸져누웠다. 변호사 시절부터 ‘워커홀릭’이었던 데다 아프고, 힘들어도 좀처럼 ‘내색’을 않는 문 대통령의 스타일을 잘 아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당시 대통령 주치의로부터 검진 결과를 보고받고서 대통령의 연가를 ‘선 조치’ 하고, 대통령에게 ‘후 보고’ 했다는 후문이다. 일종의 ‘강제 연가조치’ 였던 셈이다. 하지만, 연가 중에도 문 대통령은 일부 수석비서관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리는 등 ‘워커홀릭’의 면모를 잃지 않아 참모진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이번달 말쯤 휴가 앞두고 청와대는 고심중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1일 “문 대통령은 업무가 끝나고서도 관저로 서류보따리를 챙겨가 새벽 2~3시까지 꼼꼼하게 검토하는 일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름휴가만큼은 업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재충전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통령의 스타일상)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현실적으로 제한된 휴가지를 놓고 경호계획과 동선, 프로그램 등을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연초부터 ‘한반도의 봄’을 끌어내기 위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혹사했던 문 대통령으로선 ‘쉼표’가 절실한 시점이다. 때문에 청와대는 이번 달 말쯤으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여름휴가 장소 등을 놓고 고심 중이다.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북·미대화의 촉진자 역할과 체감할 수 있는 혁신성장과 이를 위한 규제 혁파, 문재인 2기 내각 구상까지 난제들이 쌓여 있지만 잠시라도 대통령에게는 숨돌릴 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3주씩 국내외 고급휴양지에서 여름휴가를 갖는 서방 선진국 정상들과 달리 한국 대통령은 경호상의 이유로 마땅히 쉴 곳도 부족하고, 기간도 짧은 게 현실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 강원도 평창과 경남 진해 해군기지 내 휴양시설에서 6박7일 일정의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휴가 직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 발사 도발 탓에 수시로 안보관련 동향을 보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역대 대통령들도 휴가에 인색 역대 한국 대통령들도 휴가에 인색한 편이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강원 고성군 화진포의 별장을 여름휴가 때 즐겨 찾았다. 1954년 지어진 화진포 별장은 1961년 철거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사랑했던 또 다른 휴가지는 경남 거제의 ‘저도’(猪島)다. 저도는 누워 있는 돼지를 닮았다 해 ‘저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1954년 이 전 대통령이 휴양지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2년 저도 내 별장을 ‘바다의 청와대’란 의미로 ‘청해대’(靑海臺)로 공식 지정했다. 이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충남 아산의 도고 온천도 즐겨 찾았다. 이 때문에 이곳에는 별장도 지어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은 충북 청주의 ‘청남대’(靑南臺)를 즐겨 찾았다. 전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83년 만들어진 청남대는 ‘남쪽에 있는 청와대’란 의미로 대청호의 너른 풍경을 볼 수 있고 산책은 물론 축구,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전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은 골프를 즐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매년 이곳을 찾았다. 조깅이 취미였던 김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매일 2㎞가량 되는 조깅 코스를 달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임기 중 3차례나 이곳을 찾아 산책을 즐겼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는 이 별장을 국민 여러분께 돌려 드립니다. 사사로운 노무현을 버리기 위해서입니다”라며 2003년 충북도에 소유권을 넘겼다. 현재 청남대는 대통령 테마파크로 이용되고 있다. 경호가 쉽고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군부대시설은 대통령의 전통적인 휴가 장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3년 8월 대전 유성의 계룡스파텔에서 첫 휴가를 보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휴가 기간 대부분을 8·15 경축사 구상에 힘을 쏟았다. 경호실장과 두세 차례 골프를 즐기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대전에서 열린 현충일 기념식에 참석한 이튿날 하루 연가를 내고 계룡대 부근의 군 시설에서 하루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7월 경남 진해의 해군 휴양소에서 첫 휴가를 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7월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보낸 추억의 장소인 저도를 첫 휴가지로 골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푸른색 블라우스에 긴 치마를 입고 저도 해변 백사장에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씨를 쓰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전 마지막 여름휴가를 보낸 곳은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이었다.호화 골프 즐기는 美대통령, 입방아에 오르기도 해외 정상들은 휴가 사용에 적극적이다. 2주 이상은 기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달 첫째 주와 둘째 주 주말마다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주말휴가를 보냈다. 골프광으로 유명한 그는 전 세계에 골프장 19개를 운영하고 있고 틈만 나면 휴가를 가서 골프를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장소로도 종종 이용하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는 겨울에,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은 여름에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8년 동안 533일을 휴가로 썼다. 주로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한 달간 여름휴가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5년 휴가를 지나치게 중요시한 나머지 휴가 기간 발생한 태풍 카트리나 피해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역풍을 맞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여름에는 매사추세츠주의 마서즈비니어드섬에서 휴가를 즐겼다. 겨울에는 하와이의 호화 별장에서 보름 이상을 휴가로 보내곤 했다. 특히 골프광으로 유명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골프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못지않은 골프광이다. 휴가 때마다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2014년 8월 휴가 중에 히로시마 산사태로 9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골프를 쳐 비판을 받았다. 유럽 정상은 해외를 즐겨 찾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08년부터 이탈리아 쥐트티롤 줄덴에서 휴가를 보낸다. 2014년 1월에 스위스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다 넘어져 몇 주간 목발 신세를 졌다. 다만 최악의 정치위기를 맞은 메르켈 총리가 올해 여름휴가를 가지 않을 것이란 보도가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서 나오기도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쉼표가 있는 주말]

    [쉼표가 있는 주말]

    ●김유빈 플루트 리사이틀 21세의 나이에 유럽 명문 악단의 플루트 종신수석에 오른 플루티스트 김유빈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첫 공연. 프랑스와 독일의 플루트 곡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것도 공연의 또 다른 포인트. 2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3만~4만원. (02)338-3816.●가족뮤지컬 ‘번개맨과 블랙홀 대모험’ 2012년 초연 후 부모들 사이 입소문을 타며 더욱 유명해진 ‘번개맨 시리즈’의 최신판. 그동안 규모를 넘는 최대 제작비를 투입해 준비했다는 공연의 퀄리티를 확인할 수 있다. 21일부터 8월 19일까지. 한전아트센터 4만~6만원. 1544-1555.●인크레더블 2 ‘어벤저스 군단’ 못지않은 슈퍼 히어로 가족이 14년 만에 돌아왔다.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의 스무 번째 작품으로 아드레날린을 샘솟게 하는 현란한 액션은 기본이고, 가족 건사, 독박 육아의 고됨, 아이들의 미세한 심리 등을 촘촘하게 짚으며 우리 현실을 꿰뚫고 인간을 보듬는 통찰이 뛰어나다.●김세종 민화 컬렉션 ‘판타지아 조선’ 지난 20여년간 문자도, 책거리, 화조, 산수, 삼국지, 까치호랑이, 무속화 등 민화 수집에만 몰두해 온 김세종(평창아트 대표) 컬렉터의 소장품 가운데 70여점을 처음 공개했다. 8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2층. 3000~8000원. (02)580-1300.●SM 뮤직토크콘서트 ‘더 스테이션’ SM엔터테인먼트의 디지털 음원 공개 채널 ‘스테이션’에서 공개된 음악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첫 번째 공연이 열린다. 스테이션을 통해 엑소 백현과 NCT 텐, 래퍼 페노메코가 출연해 다채로운 무대를 꾸민다. 오는 21일 오후 4시, 7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 내 SM타운 시어터. 전석 5만 5000원.
  • 직접 PT한 오승록 노원구청장… 색다른 취임식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헤드셋을 쓰고 직접 주민 앞에서 프레젠테이션(PT) 형식으로 민선 7기 구정 방향을 밝혔다. ‘지자체장 약력 소개→ 취임 선서→ 취임 선언문 낭독’으로 이어지는 뻔한 취임식에서 탈피했다. 노원구는 “취임식이 열린 지난 6일 노원구민회관 대강당이 구민 1000여명으로 가득 찼다. 계단 곳곳에 구민들이 자리를 펴고 앉을 정도였다”면서 “쌍둥이 엄마, 어린이, 환경미화원, 다문화가정 이웃, 탈북민 등 주민대표 9명도 취임식을 함께해 의미가 더 컸다”고 9일 밝혔다. 오 구청장의 발표는 일방적인 소통에서 벗어났다. 그는 마이크 없이 헤드셋을 쓴 채 구민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 눈에 쉽게 들어오는 사진과 그래픽들이 딱딱한 선언문을 대체했다. 발표 끝 무렵에는 오 구청장이 자신의 이름인 ‘오승록’으로 구민과 함께 3행시를 하며 소통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 구청장이 밝힌 민선 7기 구정 방향은 총 6개 분야다. 자연에 휴식을 더하는 힐링도시, 쉼표가 있는 문화도시, 나눔이 있는 따뜻한 건강복지도시, 미래를 향한 젊은 교육도시, 더 빠르고 더 편리한 교통도시, 일자리로 활력 넘치는 미래도시 등이다. 오 구청장은 연세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95년부터 7년간 국회의원 비서관을 지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청와대 의전팀에서 5년간 보좌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오승록 노원구청장, 파격의 PT 취임식…구민에게 메시지 직접 전하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파격의 PT 취임식…구민에게 메시지 직접 전하다

    ‘지자체장 약력 소개→취임 선서→취임 선언문 낭독’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취임식 모습이다. 참석 주민들은 엄숙하고 지루한 분위기 속에 자리만 지키다 집에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선언문 속에 자치단체의 구정방향, 지자체장의 약속이 담겨있지만 정작 구민들 머릿 속에 남는 건 없다. 매번 다를 게 없으니 구민들도 지자체장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반복돼 ‘관행’이 된 것이다. 민선 7기 오승록 신임 노원구청장의 시도가 파격적으로 다가 온 이유다.오 구청장이 6일 마이크 없이 헤드셋을 쓰고 프레젠테이션(PT) 형식으로 민선 7기 구정방향을 밝혔다. 눈에 쉽게 들어오는 사진과 그래픽들이 딱딱한 선언문을 대체했다. 발표 끝 무렵에는 오 구청장이 자신의 이름인 ‘오승록’으로 구민과 함께 3행시를 하며 소통하는 모습도 보였다. 구민들이 큰 목소리로 ‘오’라고 외치면 오 구청장은 ‘오늘이 행복한 노원’으로 화답했다. 이날 취임식이 열린 노원구민회관 대강당은 구민 1000여명으로 가득찼다. 계단 곳곳에 구민들이 자리를 펴고 앉을 정도였다. 쌍둥이 엄마, 어린이, 환경미화원, 다문화가정 이웃, 탈북민 등 주민대표 9명도 취임식을 함께 했다. 노원갑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와대에서 행사 기획을 했던 분이라 확실히 다르다”며 차별화된 취임식을 높게 평가했다.오 구청장이 밝힌 민선 7기 구정방향은 총 6개 분야다. 자연에 휴식을 더하는 힐링도시, 쉼표가 있는 문화도시, 나눔이 있는 따뜻한 건강복지도시, 미래를 향한 젊은 교육도시, 더 빠르고 더 편리한 교통도시, 일자리로 활력 넘치는 미래도시 등이다. 그는 지난달 18일 균형발전, 문화체육, 푸른도시, 건강복지, 교육청소년, 도시교통 등 7개 분과의 ‘새로운 노원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2주 동안 각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노원의 청사진을 만들었다. 슬로건은 ‘자연과 문화 속으로! 힐링 도시 노원’으로 정했다. 오 구청장은 연세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95년부터 7년간 국회의원 비서관을 지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청와대 의전팀에서 5년간 보좌했다.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도보로 ‘노란선’이 그려진 군사분계선을 건너는 장면은 그가 연출한 대표작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그는 득표율 64.9%를 기록했고 23.4%에 그친 임재혁 자유한국당 후보를 여유롭게 제쳤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천시 5번째 공공도서관 ‘마장도서관’ 개관

    이천시 5번째 공공도서관 ‘마장도서관’ 개관

    경기 이천시는 지난 5월 30일 마장택지개발지구 내에 조성한 마장도서관 개관식을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개관식에는 조병돈 시장을 비롯한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회 의원 등 관내 기관·사회단체장 및 지역 주민 150여 명이 참석했다. 36억여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마장택지개발지구 내에 조성한 마장도서관은 1층에는 어린이 자료실(책나무) 2층에는 종합자료실(책숲), 디지털 자료코너 3층은 사무실, 보존서고, 열람실(꿈꾸는 숲), 카페형 열람실(생각숲), 스터디 룸(가온, 다온, 라온) 4층에는 다목적실(지혜숲), 휴게실(쉼표) 등으로 구성됐다. 2만 여 권의 장서와 40여 종의 정기간행물이 비치된 마장도서관은 앞으로 시민들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휴식 공간과 책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마장도서관 운영시간은 어린이 자료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종합자료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과 국가지정 공휴일은 휴관한다. 열람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설날,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휴관일 없이 운영된다. 조 시장은 “마장도서관 개관으로 책을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며 “시민들이 꿈과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는 독서문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6 ·13 판세 분석-노원구청장 후보] “창동차량기지 부지에 컨벤션센터…문화·복지 등 구민 삶의 질 높일 것”

    [6 ·13 판세 분석-노원구청장 후보] “창동차량기지 부지에 컨벤션센터…문화·복지 등 구민 삶의 질 높일 것”

    “청와대와 국회, 서울시의회 경험까지 두루 갖춘 제가 바로 적임자입니다.”오승록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국회의원 비서관 7년, 청와대 행정관 5년, 서울시의원 8년 등 총 20여년간 국정 운영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쌓아 왔다는 점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오 후보는 27일 “우리나라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청와대에서 일했고, 국회의원 비서관을 하면서는 전체 나라 살림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면서 “서울시의원으로 노원구 문제에 대해 깊이 들여다볼 수 있어 구청장으로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연세대 ‘88학번’으로 1993년 총학생회 부회장을 맡았다. 1991년 노태우 정권의 ‘서울 수서지구 택지 특혜분양 비리’가 터지면서 규탄 시위를 주도하다 집시법 위반으로 열 달 동안 실형을 살았다. 자연스럽게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7년여간 국회의원 비서관을 지내며 정책 능력을 쌓았다. 2002년에는 당시 노무현 대선 후보 캠프 의전팀에서 선거운동을 하다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쳐 청와대에 들어가게 됐다. 의전 파트를 맡아 임기 내내 노 전 대통령의 곁에서 국내외 행사를 함께했다. 이후 2010년에는 지방선거에 출마해 8, 9대 시의원을 지냈다. 그는 당시 ‘오세훈 저격수’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2011년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돼 오 전 시장이 물러날 때까지 서울시의회 민주당 측 대변인으로 치열하게 싸웠다. 오 후보는 “서울시의원으로서는 서울시립과학관을 노원구에 유치하고 완공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오 후보는 민선 7기 목표로 ‘문화 도시’, ‘힐링 도시’, ‘건강·복지 도시’를 내세웠다. 그는 “노원구민 대다수는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쉼표가 있는 삶을 위해 노원구에 있는 공연관과 미술관의 질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오 후보는 또 “노원구는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가 많아 주거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아파트 주변 공원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고 낡은 배관을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노후화된 주거 환경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해 원인을 제대로 파악할 계획이다. 창동차량기지 이전 후 부지에 대해서는 대기업 본사나 컨벤션센터 등을 유치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오 후보는 구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이제 지방자치는 일방이 아닌 쌍방향의 시대”라면서 “주민 참여를 활성화해 노원구의 발전 계획을 숙성시키고 세련되게 다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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