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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보호시설 전국에 설치

    앞으로 가정폭력 피해 여성은 중·고교생 아들을 데리고 보호시설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여성가족부는 10세 이상의 남자아이를 동반한 가정폭력 피해자가 입소할 수 있는 가족보호시설을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지금까지 10세 이상 아들을 둔 폭력피해 여성이 보호시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들을 청소년 쉼터 등 별도의 시설에 맡겨야 했으며, 그 과정에서 자녀들의 거취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입소가 제한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여가부는 시행 첫해인 올해는 수도권 2곳을 비롯해 충청·경상·전라도 각 1곳 등 전국 5개 가족보호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는 전국 5곳을 증설하고 2013년에는 시·도별로 1곳씩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시설당 입소 정원은 동반자녀를 포함해 30명이며, 10세 이상의 남아를 동반한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우선순위가 주어진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노인 특화 사업으로 창업땐 최대 3년간 3억 지원

    보건복지부가 24일 발표한 ‘101가지 서민희망찾기’ 과제는 아동과 노인, 장애인 등 6개 분야로 나뉘어 추진된다. 이번 ‘서민 과제’에 담긴 노인 정책은 저소득층 노인에서부터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노인층까지 아우르는 점이 특징이다.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를 개소해 홀몸노인을 지원하고, 전국 16곳에 노인학대 피해자 전용쉼터를 설치해 학대피해 노인에 대한 심리치료와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시니어 인턴십을 도입해 노인을 채용하는 기업에는 실습훈련비 등을 매칭 지원한다.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특화사업을 창업하는 기업에는 기업당 최대 3년간 3억원까지 지원해 주기로 했다. 홀몸노인 말벗서비스 역시 민간 콜센터가 참여하는 민관 공동사업 형태로 추진된다. 인터넷 중독 아동에 검사·상담 지금까지 평가인증 여부만 공개되던 어린이집은 앞으로 평가등급과 세부항목별 점수까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다. 작년 11월 현재 전체 어린이집의 63.8%인 2만 2671곳이 평가인증을 받았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9월부터 주변의 우수 어린이집을 검색할 수 있는 스마트폰용 ‘우리 동네 좋은 어린이집 찾기’ 애플리케이션도 개발·보급할 계획이다. 어린이집 급식재료를 공동구매하는 시범사업도 추진돼 기관마다 차이를 보였던 급식의 질·비용 격차도 해소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14.3%가 인터넷 중독에 빠져 있다는 조사 결과와 관련, 3월부터 전국 평균소득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 증상이 있는 아동·청소년들에 대해 심리검사 및 상담, 사회성 향상 및 언어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도 실시하기로 했다. 국립재활원과 함께 중증장애인을 위한 운전면허 연습 기회를 확대한다. 이들을 위한 순회교육을 5월부터 시작하고, 국립재활원 시설을 활용해 장애인들에게 운전면허 취득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4월부터 결핵환자 의료비 경감 의료 사각지대로 불리던 북한 이탈주민에 대한 건강관리가 체계화된다. 북한 이탈주민 출신 상담사를 일선 보건소에 배치해 이들에 대한 지역사회 내 의료접근권을 강화하고, 결핵이나 B형 간염 등 감염성 질환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감염성질환은 꾸준한 약물치료가 이뤄져야 하지만 북한 이탈주민들은 대부분 하나원 퇴소 이후에 약물 복용을 중단해 결핵 유병률이 일반보다 10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관심을 피하기 위해 노출을 꺼리는 청소년 임산부에 대한 출산의료비 지원책도 4월부터 마련된다. 임신 중 산전관리와 출산에 소요되는 의료비를 연간 1인당 12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해 임신기간 중 적절한 산전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대부분이 서민층인 결핵환자의 의료비 부담 경감책도 4월부터 추진된다. 약 7만명의 결핵환자 진료비를 절반으로 낮춰 현재 10%였던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을 5%로 경감한다. 저소득층 ‘압류방지 통장’ 도입 재산 압류 처지에 놓인 저소득층을 위해 ‘압류방지 전용통장’ 제도가 도입된다. 이들에게 지원되는 기초생활보장 급여가 압류되지 않고 기초적인 생계비로 쓰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직장을 가진 기초생활수급자는 일반 직장근로자들처럼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또 탈수급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된다. 일하는 기초수급자를 대상으로 자립자금을 지원하는 희망키움통장 가입자가 수급 대상에서 빠질 경우 주택 개·보수를 지원하고 임대주택 혜택을 일정기간 유지해 빈곤층으로 재진입하는 악순환을 막을 방침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거제·통영·사천 ‘명품섬’으로

    거제·통영·사천 ‘명품섬’으로

    거제 내도를 비롯한 남해안의 3개 섬이 ‘명품 섬’으로 조성된다. 경남도는 오는 2014년까지 75억원을 들여 거제·통영·사천 지역의 3개 섬을 ‘명품 섬’으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도는 이를 위해 오는 4월까지 실시 설계를 완료한 뒤 5월에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원시 상태의 동백나무 숲이 잘 보전된 거제시의 내도(조감도)는 ‘잠 못 이루는 섬’을 테마로 자연 해수욕장과 낚시터, 해안 산책로, 해산물 채취장, 꽃동산 등이 만들어진다. 섬의 면적은 0.257㎢이고, 3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해양 경관이 수려한 통영시 연대도(면적 1.02㎢)는 ‘에코아일랜드’를 주제로 해수풀장과 해상 낚시터, 인근 섬과 연결하는 출렁다리, 탐방로 등이 들어선다.사천시 신수도(면적 0.972㎢·인구 400여명)는 ‘바다마을 쉼터’를 주제로 생태 체험장과 해변 공원, 둘레길 등이 조성된다. 도 관계자는 “휴양과 체험 관광이 어우러진 친환경 섬 개발을 통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강북구 “노인 위한 감동복지 실현”

    강북구 “노인 위한 감동복지 실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그러나 노인을 위한 구(區)는 있다. 종로·중구 등에 이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5번째(인구비율 대비)로 노인인구가 많은 강북구가 실버 복지에 발벗고 나섰다. 박겸수 구청장은 18일 “삶의 질을 높이는 감동복지를 실현해 좀 더 주민 곁으로 다가서겠다.”고 밝혔다. 강북구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34만 6520명 중 12%인 4만 1641명(지난해 12월 기준)에 달한다. 이에 구는 어르신들의 쉼터인 복지센터를 잇따라 건립하는가 하면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우선 다음 달 미아동 198-54 일대에 지하 1층, 지상 4층, 총면적 5366㎡의 강북실버종합복지센터 공사에 착수한다. 또 수유동 270-106 일대엔 데이케어센터를 포함한 노인복지복합관을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신축 중이다. 오는 4월 문을 열 예정이다. 5월에는 미아동에 지하 1층, 지상 3층 총 면적 574㎡의 노인복지복합관이 들어선다. 특히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등에 따른 한방의료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유동에 한방진료센터를 지난해 11월 개원했다. 지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무료진료를 받을 수 있다. 치매지원센터와 정신보건센터의 내실 있는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수유동 치매지원센터에서는 작업치료, 원예치료, 미술·음악치료를 주 2회 실시하고 있으며 예술치유사업과 연계한 연극치료를 병행해 어르신들의 인지·심리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정신보건센터(삼각산동)는 만성정신질환자를 위한 재활프로그램은 물론 자살고위험군으로 분류된 노인을 대상으로 매주 2회 전화상담서비스를 펴 호응을 얻고 있다. 보건소에선 올해부터 무료셔틀버스를 하루 6개 노선에 62회 운행, 취약계층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복지수요에 비해 행정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올해를 맞춤형 복지행정을 통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르신들의 눈물을 닦아드리는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꽁꽁 언 寒半島] 한파에 무료급식 행렬도 뚝 끊겼다

    [꽁꽁 언 寒半島] 한파에 무료급식 행렬도 뚝 끊겼다

    한반도를 덮친 한파에 서민들의 삶은 팍팍해지 고 있다. 노숙인들은 서울역과 영등포역 대신 만화방을 찾았고, 연탄 보일러를 다시 쓰는 집도 늘었다. 새로운 풍속도다. 지난 16일 밤 10시 서울 영등포역. 뼛속까지 파고드는 매서운 추위는 영등포역이라고 비켜가지 않았다. 오후 10시면 역 대합실을 가득 채우곤 하던, 한뎃잠에 익숙한 ‘그’들도 차가운 바닥의 냉기를 못 견뎌 상당수가 자리를 떠났다. 바닥에서 전해 오는 아린 한기가 신발을 뚫고 발바닥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땟국에 절은 침낭서 ‘새우잠’ 갈 곳이 없어 영등포역에 남은 몇 명은 땟국에 전 침낭 속에 몸을 말아 넣은 채 움츠리고 있었다. 머리맡엔 빈 소주병이 휑하니 뒹굴고 있었다. 술기운이 아니면 버티기 어려운 혹한, 종이박스 위에는 고추장과 쥐포 부스러기가 널려 있었다. 행여나 그들과 일반 행인들 사이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해서 대합실에 배치된 경찰 2명도 한가롭게 뒷짐을 지고 서성이고 있었다. 역 대합실을 서성이던 노숙인 김창순(59·가명)씨는 “날이 추워서 다 가부렀제.”라며 털어내듯 내뱉었다. 그는 “예전엔 점퍼를 5000원에 팔아 소주 2병을 사 마셨는데 올해는 날씨가 추워서 그냥 껴입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노숙인은 “요즘은 너무 추워서 일요일에 ‘현역’들이 ‘짤짤이’도 제대로 못한다.”며 투덜댔다. ‘짤짤이’란 인근 교회를 돌며 구호금 500원씩을 받는 것을 말하며, ‘현역’이란 하루에 교회 20여곳을 돌아다닐 만큼 체력이 좋은 젊은 노숙인을 지칭한다. 평소 짤짤이로 하루 1만 1000원까지 수입을 올릴 수 있었으나, 요새는 많아 봤자 1000~2000원에 그친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또 이날 영등포역 앞 무료밥차를 기다리는 노숙인 행렬도 그리 길지 않았다. 2년 전 겨울의 부산했던 영등포역 모습과 사뭇 달랐다. 한파가 만들어 낸 새로운 풍경이었다. 서울시 자활지원과에 따르면 2009년 12월 489명이었던 노숙인들은 2010년 12월 442명으로 10%가량 줄었다. 최근엔 더욱 줄었을 것이란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시설까지 합친 전체 숫자도 2935명에서 2971명으로 약 9% 감소했다. 추위에 쫓긴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한 복지사는 “올해 유난스러운 한파로 노숙인들이 PC방·만화방·다방·쉼터 등으로 뿔뿔이 흩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노숙인은 “요새는 하루 3000원 하는 만화방이나 피시방 등으로 많이들 간다.”고 말했다. 노숙인의 쉼터 안내와 구호를 위해 영등포역을 둘러보는 박철수 햇살보금자리 팀장은 “평소 100여명이나 되던 노숙인들이 지금은 50~60명에 불과할 정도로 줄었다.”고 전했다. ●달동네도 더 고달픈 삶 혹한에 서민들의 겨울은 더욱 고달팠다. 17일 오전 10시, 서울 중계본동 달동네에도 살을 파고드는 냉기가 가득했다. 골목골목 파고드는 칼바람을 따라 우종운(75) 할머니의 작은 방을 찾았다. 우 할머니는 “연탄에 의지해 겨우 몸을 녹이고 있다.”고 했지만, 방을 둘러싸고 있는 나무벽 틈새를 뚫고 들이치는 송곳 같은 칼바람은 속수무책이었다. 우 할머니를 동장군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것은 양말 두겹·내복·솜바지가 전부였다. 백민경·이영준·윤샘이나기자 apple@seoul.co.kr
  • 강원 태백 함백산 눈꽃 트레킹

    강원 태백 함백산 눈꽃 트레킹

    함백산(咸白山)에 갑니다. 백두대간의 일부이면서 눈꽃 트레킹 명산으로 제법 이름 높지요. 주변 풍광도 빼어나 베테랑 산꾼뿐 아니라, 초보 산꾼들도 즐겨 찾습니다. 도시인에게 겨울산행이 쉬운 도전은 아닙니다. 엘리베이터에 적응했던 두 다리는 쥐가 날 정도로 뻐근하겠지요. 맛있는 커피를 탐하던 입술은 밭은 숨결 내뱉느라 닳을 지경일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풍경은 고생한 자의 몫이란 겁니다. 발품 팔아 오른 그 산엔 당신만의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순결한 눈이 쌓여 은빛 세계로 변해 있을 함백산. 신기루처럼 눈앞에 아련하게 오버랩되더니, 조급증 걸린 두 발은 어느새 강원도 태백시로 향합니다. ●첩첩첩 산산산… 높은 산 깊은 풍경 설악산과 오대산, 대관령에서 뻗어온 백두대간이 남하하다 태백 인근에서 불끈 솟구친 산이 함백산(1573m)이다. 만항재와 화방재를 경계로 태백산과 이웃하고 있다. 함백산은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다. ‘태백의 지붕’이라 불리는 태백산(1567m)보다 높다. 예로부터 묘고산이라고도 불렸다. 불교에서 말하는 수미산과 같은 의미로, 신성한 산이란 뜻이다. 두문동재(1268m)와 은대봉(1422m), 피재(935m)로 이어지며 백두대간 코스를 이룬다. 산행에 앞서 온도계를 본다. 영하 17도다. 두터운 외투를 헤집고 살을 에는 칼바람이 밀려 온다. 태백시내가 이 정도면 산 정상은 얼마나 추울까. 산행 들머리는 두문동재다. 대체로 만항재에서 출발해 정암사나 두문동재로 내려 오는 게 일반적이다. 만항재가 1330m이니 함백산 정상까지는 243m만 오르면 된다. 하지만 길이가 짧은 대신 정상까지 된비알이 심하다. 넉넉한 마음으로 주변 풍경과 마주할 여유를 갖지 못할 바엔 쉬엄쉬엄 오르는 편이 낫다. 두문동재에서 만항재까지는 약 8㎞. 4시간가량 걸린다. 태백시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두문동재터널이 나온다. 터널 바로 위가 백두대간 선상의 두문동재다. 고개 이름이 독특하다. ‘두문불출’(杜門不出)의 ‘두문’과 같은 한자를 쓴다. 풀자면 ‘문을 닫아 둔다.’는 뜻일 터. ‘태백시지’나 태백문화원에서 발간한 ‘우리 고향 태백’ 등 문헌을 보면 이름에 특별한 사연이 깃들어 있다. 이성계의 조선 개국 이후, 고려 신하 가운데 72명이 조선의 녹을 먹지 않겠다며 벼슬을 버리고 현 황해도 개풍군 광덕산 기슭에 은거했다. 조정에서 이들을 밖으로 나오게 하려고 산에 불을 질렀지만, 이들은 뜻을 굽히지 않고 불타 죽고 만다. 그때부터 광덕산 일대를 두문동이라 불렀다. 그런데 72명의 충신 가운데 7명이 태백으로 내려와 인적 드문 함백산 아래 산간 마을에 몸을 숨겼고, 이를 계기로 마을 이름은 두문동, 고개 이름은 두문동재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은빛 설원과 파란 하늘 하나 된 풍경 은대봉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도로에서 한 발짝만 떼면 곧 백두대간 능선이다. 내심 기대했던 상고대(나뭇가지 등에 서리가 얼어붙어 눈꽃처럼 핀 것)는 없다. 하지만 숲은 여전히 눈밭이다. 다져진 등산로를 살짝 벗어나면 금세 무릎 언저리까지 푹푹 파묻힌다. 봄철 연분홍 꽃잎을 곱게 밀어올렸을 철쭉 가지에도, 길가에 낮게 몸을 움츠린 산죽의 푸른 잎에도 순백의 솜털 옷이 달렸다. 여기에 코발트빛 하늘이 멋진 조합을 이루며 잠시 산행의 피로를 잊게 한다. 신갈나무와 사스래나무 숲을 지나 능선에 올라 붙자니 뒤편으로 광활한 산경이 펼쳐진다. ‘첩첩첩 산산산’이다. 대간 능선 트레킹은 이런 매력이 있어 좋다. 멀리 산자락 위편엔 새하얀 풍력발전기 여러 대가 서있다. 삼수령(각각 동·서·남해로 흘러드는 오십천·한강·낙동강의 발원지) 인근의 매봉산 자락에 세워진 현대판 풍차다. 한때 백두대간의 정기를 훼손한다며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것이, 어느새 풍경의 보고가 됐다. 등산로 초입은 제법 가파르다. 대간 마루의 이름값을 하는 것일 게다. 코가 땅에 닿을 듯, 허리 굽혀 40분 남짓 오르면 은대봉 정상이다. 너른 공터에서 잠시 다리쉼 하기에 맞춤하다. 사방이 나무에 가려 조망은 그리 좋지 않은 편. 이후 1~3 쉼터까지는 내리막과 오르막이 번갈아 펼쳐진다. 3쉼터를 지나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함백산의 명물인 주목 군락지와 만난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장생의 나무다. 말라 비틀어져 고사목처럼 보이지만, 이 추위에도 끄떡없이 살아 있다. 주목의 푸른 바늘잎이 싱싱한 생명력을 새삼 일깨운다. 눈을 딛고 선 주목들의 장한 자태를 담느라 산꾼들의 카메라도 덩달아 바빠진다. 예서 정상까지는 줄곧 급경사다.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나고, 허벅지에 경련이 일어날쯤에야 함백산은 비로소 제 몸을 허락했다. 사방이 탁 트인 정상, 바람이 땀을 씻는다. 차긴 하되 더없이 맑고 상쾌한 바람이다. 온갖 잡념들도 한줌 남김 없이 바람에 실어 보낸다. 그리고 그 빈 공간에 백두대간의 힘찬 줄기를 품는다. 천천히 정상 이곳저곳을 돌아본다. 대간의 고산준봉들이 거칠 것 없이 줄달음치고 있다. 머릿속에 관념으로만 머물던 ‘일망무제’가 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북쪽 대간 길을 따라 은대봉, 싸리재, 금대봉이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고, 서쪽으로는 두위봉과 백운산, 장산이 산너울을 이룬다. 멀리 도심속에서나 보았던 검은 띠가 산과 하늘을 가르고 있다. 속세의 홍진이 모인 것인지, 대기오염 탓인지 알 길은 없으나, 승속을 구분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청명한 날이면 동해 앞바다까지 한눈에 찬다던데, 그런 행운은 없었다. 하지만 하늘과 맞닿은 곳에 서서 일망무제(한눈에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하게 멀고 넓어서 끝이 없음)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은 충분히 벅차다. ●태백산 눈조각전만 열려 구제역 여파로 ‘2011 태백산 눈축제’가 12일 전격 취소됐다. 하지만 핵심 행사인 눈 조각 전시회는 오는 21~30일 예정대로 진행된다. 태백산도립공원 당골광장과 함백산 아래 오투리조트, 그리고 시내 황지연못 등이 주 무대다. 올해 특징은 눈 조각의 대형화다. 지구촌 곳곳의 문명을 섬세하게 재현했다. 특히 주 행사장인 당골광장 사랑동산에는 ‘세계의 불가사의’라는 주제로 ‘진시황릉 병마용’과 ‘스핑크스’ 등 높이 4.5~11m, 길이 12~30m에 이르는 초대형 눈조각 11점이 전시된다. 글 사진 태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으로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내처 달리면 태백이다. 우리테마투어(www.wrtour.com)가 태백산 눈꽃열차 상품을 내놨다. 전세 기차를 타고 축제장과 주변 관광지를 돌아보는 당일 상품이다. 21~25일, 29~30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출발한다. 4만 3000원. 버스는 2만 4900원. ▲맛집 닭갈비가 별미다. 볶음식의 춘천 닭갈비와 달리 고구마, 냉이 등을 육수와 함께 끓여 낸다. 대명닭갈비(552-6515)가 입소문 난 집. 태백닭갈비(553-8119)는 복매운탕으로도 많이 알려졌다. 한우마을(552-5349)은 ‘가격 대비 성능’이 탁월한 쇠고기집. 강산막국수(552-6680)는 막국수와 감자 부침 등 토속 음식을 잘한다. ▲주변 볼거리 태백의 명소를 전부 둘러보자면 하루해가 짧다. 구역별로 묶어서 계획을 짜는 게 좋겠다. 귀네미마을과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는 대단위 고랭지 배추밭으로 유명한 곳. 설경도 이에 못지 않게 빼어나다. 인근에 삼수령, 자작나무 군락지도 있다. 구문소(求門沼)는 약 5억만년 전의 고생대 지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수능천석(水能穿石)의 격언을 실감할 수 있는 기이한 세계다.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과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철암역두 등을 한 코스로 묶을 수 있다. 태백체험공원은 폐광지를 체험관광지로 조성한 곳이다. 석탄박물관과 함께 돌아보면 훌륭한 테마여행이 된다. 한강 발원지 검룡소는 별도 코스로 계획하는 게 좋겠다. 예수원은 구제역으로 출입금지 상태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550-2081~5. ▲잘 곳 시내에 깨끗한 모텔이 많다. 5만원선. 가족과 함께라면 함백산 정상 아래 오투리조트(580-7000)를 고려하는 게 좋겠다.
  • [길섶에서] 근성/주병철 논설위원

    1년 반쯤 전의 일이다. 회사 일에다 저녁 약속까지 많아 밤늦게 집에 들어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집 아파트로 들어가려고 하면 인근 쉼터에서 누군가 줄넘기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매일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자정을 전후한 시간대에 귀가하면 항상 볼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등굣길에 나서는 둘째 딸의 홀쭉해진 얼굴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달밤의 체조’를 한 당사자가 내 딸이라니…. 그날 저녁 애 엄마에게 살짝 물었더니 학교 친구들한테 뚱뚱하다는 소리를 듣고 나서 줄넘기를 시작했는데,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고 했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간식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줄넘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때 게으르고 힘든 것을 싫어하는 것으로 각인돼 있던 둘째 딸의 이미지가 줄넘기를 통해 확 바뀌었다. 가족들에게 ‘근성’을 키워주는 멘토로 부각됐다. 결국 세 남매와 애 엄마도 줄넘기에 동참했다. 나만 외톨이다. 올해는 줄넘기 멤버로 가입해 건강한 가족의 일원이 돼 볼까 싶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보문호 ‘야간관광 1번지’로

    보문호 ‘야간관광 1번지’로

    경주 보문호가 ‘대한민국 야간 관광 1번지’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경북도는 그동안 경주 관광의 취약점으로 제기돼 온 콘텐츠 부족 및 야간 관광 문제점 등을 해소하기 위해 보문호 일대에 관련 인프라를 집중 구축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도는 우선 경주시 및 경북관광공사와 함께 올해부터 내년까지 70억원을 들여 보문호 주변 산책로와 자전거길 7.6㎞ 구간에 야간 경관조명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올해 힐튼호텔 쪽 탐방로에 조명등을 설치한 뒤 내년에 반대편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야간 조명등이 설치되면 일몰 때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불을 밝히게 된다. 또 관광객이 보문호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전망데크 12곳과 조명데크(1.6㎞), 쉼터를 조성하는 한편 경주월드~힐튼호텔 사이 및 수문 등 2곳에는 보행 교량을 각각 설치한다. 도는 이와 함께 오는 5월부터 보문호 수상 공연장에서 세계적인 거장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인상서호’ ‘인상유삼저’란 공연 행사를 열 계획이다. 또 민자 160억원을 유치해 역시 같은 장소에서 멀티미디어쇼를 야간에 연중 상시 선보일 계획이다. 보문호 수상 공연장은 지난해 국비 등 50억원을 투자해 관람석 2070석 규모로 건립됐다. 도는 이 밖에 보문호에 초대형 관광 유람선(음악회·뷔페)을 띄우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1963년 준공된 보문호는 길이 1.6㎞, 폭 500m, 깊이 22m 규모로, 사시사철 야경이 아름다워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북도 이상훈 인프라개발담당은 “이들 사업이 완공되면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연간 300여억원 이상의 경제적 이익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성범죄자 취업 ‘봉쇄’

    성범죄자 취업 ‘봉쇄’

    앞으로 사설 학원이나 교습소에서 성범죄 전력을 가진 사람을 채용했다가 적발되면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또 아파트 경비원, 택시운전사와 청소년 관련 시설을 포함, 성범죄 경력자가 발붙일 수 없는 취업 제한 기관이 전국 24만여곳으로 확대된다. 성범죄로부터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성범죄자를 사실상 취업 시장에서 배제하는 조치다. 5일 16개 시·도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 등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전국의 아동이나 청소년 대상 학원 및 교습소는 직원을 채용하기 전에 관할 경찰서에 성범죄 전력 여부를 반드시 조회해야 한다. 지난해 4월 개정된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은 청소년 성범죄로 형이 확정되면 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유예·면제된 날로부터 10년간 학교·학원·교습소 등 청소년 교육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원장이 조회 없이 채용하거나 직원의 범죄 사실을 알고도 은폐할 경우, 해당 직원에 대한 교육청의 해임 요구를 거절할 경우 300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까지 과태료를 물게 된다. 이와 관련, 여성가족부도 교과부, 보건복지부, 문화관광부 등 관련 기관과 공동으로 전국의 아동·청소년 이용 시설 24만여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성범죄 경력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전국 1만 9000여곳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등 교육기관, 유아 보육시설(어린이집) 3만 2000여곳, 체육관, 쉼터 및 청소년 활동시설 4만 5000여곳, 아파트 관리사무소(경비원) 2만 4000여곳 등이 포함돼 있다. 조사 결과 직원의 성범죄 경력이 드러나면 각 기관장은 곧바로 해당 직원을 해고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 조치와 함께 직장폐쇄 및 등록허가 취소 조치까지 받게 된다. 국토해양부도 지난해 입법예고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토대로 올해부터 성범죄 전력자의 택시 기사 취업을 영구히 금지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앞으로 성범죄자 취업 제한 대상 기관들을 중심으로 매년 두 차례 관계부처 합동 점검을 정례화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서울광장 ‘문화향기’ 없는 잔디밭 되나

    서울광장에서 열리던 문화·예술 행사가 올해는 자취를 감출 것으로 우려된다. 31일 서울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는 당초 올해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서울광장’ 사업비로 15억원을 편성했으나, 시의회는 지난 30일 사업비 전액을 삭감한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 사업은 매년 5~10월 광장에 마련된 상설무대에서 다양한 장르의 문화공연을 무료로 여는 것이다. 2010년에는 100회 공연에 21만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당장 5월부터 공연을 열려면 연초에 세부계획을 세워야 하나, 예산이 없어 출연진 섭외 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존폐 여부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비슷한 시기·장소에서 9일간 개최되는 ‘하이 서울 페스티벌’도 시의회에서 전체 예산 30억원 중 50%인 15억원을 깎았기 때문에 일정과 프로그램을 대폭 줄여야 할 형편이다.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서울광장이나 하이 서울 페스티벌 모두 개막까지 시간이 많지 않아 추경예산에 반영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시의 고민이다. 하이 서울 페스티벌과 함께 서울의 대표 축제로 꼽히는 ‘서울 드럼 페스티벌’도 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33%가량 줄어들었다. 국내외 유명 타악팀을 초청해 3일간 공연과 퍼레이드 등을 벌이는 서울 드럼 페스티벌은 1989년 시작 이후 세계적인 타악축제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 역시도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한강을 시민들의 쉼터이자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한강’ 사업의 일환으로 한강의 역사·문화를 발굴하는 스토리텔링 사업 등의 예산도 절반이 삭감됐다. 시는 민간 박물관과 개인 등이 소장하고 있는 각종 사료를 수집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로서는 시가 보유한 자료만을 활용해야 할 처지다. 시 관계자는 “생활 속 문화·여가 프로그램이자 서울의 대표적 관광명물 관련 예산이 대폭 감축된 상황”이라면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대책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미경(민주당) 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은 “행사 필요성은 인정되나 일부 과한 부분의 예산을 줄였다.”면서 “향후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다시 예산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집행부·의회 갈등 해소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집행부·의회 갈등 해소

    민선 5기 출범 6개월이 지났지만 집행부와 의회 간 갈등은 접입가경이다. 단체장과 다수당의 정당이 다른 지자체에서는 지자체 역점사업을 놓고 양보 없는 대결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만 터진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외면당한 지 오래다. 주민 복지는 뒷전이고 자신들의 이익에만 빠져 있는 의회도 꼴불견이다. 서울시의회는 새해 예산 법적 처리기일을 넘겼다. 집행부와 의회 다수를 점한 민주당과의 갈등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통과시킨 무상급식 조례를 ‘부자급식이자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시의회 민주당이 조례안을 의결하자 시정질문에 출석하지 않는 등 시의회와의 시정 협의를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회의 정당한 견제와 감시 권한이 훼손됐다.”고 주장한다. 성남시에서는 시의회가 이재명 시장의 핵심공약과 시 산하기관 상임이사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고 복지예산인 지역아동센터 지원금을 깎자 이 시장이 절차와 규정에 없는 의회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과천시는 의회가 의원발의로 개정한 ‘과천시 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안’이 단체장의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며 재의 요청을 검토하는 등 반발했다. 화성시의회는 예산심의를 하면서 교육 관련 예산을 줄줄이 삭감했다. 학교 지원 예산은 도교육청의 예산과 직결되기 때문에 해당 학교 입장에선 손해가 막심했다. 신입생 학부모는 “건물만 덩그러니 짓고 학생들만 뽑았다고 해서 명문학교가 되겠느냐. 이런 여건 속에 과연 21세기를 이끌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해결의 실마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경기도와 도의회도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도 공무원들은 도의회가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 계수조정을 통해 400억원을 삭감하자 “도를 무장해제시키는 것과 같다. 이 정도의 예산 칼질은 처음 본다.”고 혀를 찼다. 도와 도의회는 친환경급식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도는 무상급식이 아닌 친환경급식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친환경급식 등 지원’에 4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물론 삭감된 예산의 상당부분도 살려냈다. 양쪽 모두 명분을 찾으면서 ‘윈윈’하는 길로 합의를 본 것이다. 유연채 도 정무부지사는 “집행부와 의회 모두 파국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여당 집행부와 야당 도의회가 원만한 타결을 통해 새해 예산을 통과시킨 것은 새로운 정치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의원 모럴해저드 점입가경 외유성 해외연수·폭행에 성추행 추태까지 민선5기 지자체 출범 6개월이 지났는데도 지방의회 의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점입가경이다. 모라토리엄을 선언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기 성남시 의원들은 수천만원을 들여 외유성 출장을 나섰다가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지자체의 사업성 경비는 깎으면서도 별 소득 없는 해외 출장은 빼먹지 않고 다녀오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꼴불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방의회 존폐론까지 나올 정도다. 그래도 ‘숲’을 보자며 지방의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가 많지만 지방의회 의원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비난의 강도를 낮추지 않는다. 해외연수는 특히 지적의 대상이다. 말이 연수지 대부분 외유다. 상당수 지방의회가 남은 예산을 쓰기 위해 해외연수를 급조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임기 말에는 노골적인 외유성 출장이 극에 이른다. 성남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시가 지불유예를 선언한 지난해 10월 10박12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로 연수를 떠났다. 프로그램은 고작 워싱턴·뉴욕시내 관광, 나이애가라 폭포 관광, 캐나다 토론토·오타와 문화탐방 등에 그쳤다. 평택시의회도 두 달 넘게 파행을 겪다가 원 구성을 마치자마자 해외연수를 추진해 논란을 빚었다. 충북도의회 모 상임위원회는 해외연수 경비가 남자 해외연수를 급조, 3박4일간 중국으로 연수를 떠나기도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경기 과천시의회 등 일부 지방의회가 해외연수계획서는 물론 업무추진비 사용내역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하는 등 개선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충북 괴산군의회는 새해 예산안 가운데 의원 해외연수비 전액을 삭감하기도 했다. 폭행사건도 꼬리를 물었다. 경기 시흥시의회 A의원은 송년회 자리에서 몸싸움을 벌여 상대방이 입원하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대구시 중구의회 의원들은 공무원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공무원을 폭행하기도 했다. 대구시의회는 의원간담회 자리에서 의원들끼리 통장 심사 문제를 놓고 언쟁을 벌이다 찻잔을 집어던지는 사건을 일으켰다. 경기 고양시의회 모 의원은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 지방의회의 병폐를 개선해야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연수기획을 여행사가 아닌 정책전문기관이나 시민단체, 학계에서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현우 경기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의원들의 국외여행은 사후관리 결과보고서 작성만 의무화하고 있을 뿐 체계적인 로드맵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본래의 목적에 맞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절차적으로 사전 심의제도와 사후관리제도를 강화하고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종합·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주민행복 ‘3安(안전·안심·안정)’서 나온다 강북구 ‘아토피 안심학교’ 운영 수원시 24시간 민원상황실 인기 경기 안양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생 서예은(12)양. 서양은 지난해 말 가정 붕괴와 우울증으로 등교까지 거부하는 심각한 상태에 빠졌다가 안양시의 도움으로 겨우 행복을 되찾았다. 서양의 부모가 건강이 좋지 않아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데다 100일 된 동생을 사고로 잃었다. 치료비는 그만두고 생계비조차 벅찼다. 가정 불화는 아이의 우울증으로 번져 등교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이때 희망을 준 곳이 바로 안양시였다. 시는 서양과 부모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낡은 집도 고쳐줬다. 붕괴 일보 직전의 가정을 다시 세워주면서 서양은 웃음을 되찾았다. 민선5기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지방자치단체는 한결같이 ‘서민 속으로’를 외치며 현장 행정에 뛰어들었다. 특히 보편적 복지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며 재난관리 중심으로 형성됐던 지자체의 사회안전망이 폭을 넓혀 개인의 생활과 밀접한 곳으로 파고들고 있다. 또 정부-광역지자체-기초자치단체-민간으로 이어지는 통합시스템 구축은 해당 지자체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안전(安全)·안심(安心)·안정(安定)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편되고 있다. 주민들의 행복이 3安에서 나온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원·의정부시 등은 24시간 문을 여는 민원 상황실을 운영, 잠들지 않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했다. 도로파손 복구, 단수 지역 비상급수, 지하철공사로 인한 야간소음민원 현장출동, 가출여성청소년 여성전문쉼터 입소조치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주민 욕구가 새벽시간에도 해결된다. 안산시는 보건소까지 24시간 운영돼 새벽시간 생명과 직결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주민 안정을 위한 쉴 새 없는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청소년들의 안전을 위해 학교, 생활주변 145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노인과 청소년지도협의회 회원 400여명이 학교 주변 순찰에 나서 부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강북구는 아토피 질환의 예방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아토피 안심학교를 지정·운영하는 등 특정 질병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 지자체와 민간이 공동으로 단순한 취약계층 구제정책에서 벗어나 좀 더 촘촘하고 개인적인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바로 민선 5기 지자체들이 향후 추구하는 주민 행복정책 방향이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험한 세상 비빌 언덕 되려고 모였죠”

    “험한 세상 비빌 언덕 되려고 모였죠”

    지난 25일 낮 12시, 서울 영등포동2가 지하에 있는 한 교회. 김원도(63)씨가 두 손으로 노숙인 이창수(가명·52)씨의 차가운 손을 꼭 잡았다. “힘내라.”는 한 마디를 건넸을 뿐인데 이씨의 눈시울이 금세 발개졌다. 노숙인 쉼터 ‘행복한 우리집’에서 마련한 노숙인 송년모임이었다. 노숙인 10명과 노숙인 출신으로 자활에 성공한 사람 등 75명이 모여 좁은 교회를 꽉 채웠다. 행복한 우리집 원장인 문정순(57·여) 목사는 “연말 송년회는커녕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노숙인들에게 음식도 먹게 하고, 또 과거 노숙인이었던 사람들을 만나 희망을 품게 하려고 마련한 자리”라고 말했다. 노숙인들을 위로한 김씨도 2005년부터 2년간 노숙생활을 했다. 그는 “운영하던 횟집이 망하면서 2억원이 넘는 빚이 생겼고, 자식들 월급까지 압류 당하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어 집을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숙인 쉼터에 들어오면서 김씨는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쉼터 복지사들의 도움으로 파산신고도 하고, 생활습관도 바꿔 건강도 회복할 수 있었다. 김씨는 현재 서울시 일자리 지원사업에 참여해 월드컵공원에서 일하며 한 달에 80만~90만원을 벌고 있다. 2009년부터 꼬박꼬박 저축해 모은 돈이 1000만원을 넘었다. 김씨는 이씨에게 “용기가 가장 중요하다. 나도 잘난 건 없지만 우리가 서로 비빌 언덕이 되면 조금이나마 세상이 따뜻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종합대상 - 현대건설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종합대상 -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녹지율 52% ‘녹색 향연’ 현대건설의 인천 논현 힐스테이트는 주거공간의 미래를 점쳐 볼 수 있는 곳이다. 인천에서 처음으로 분양한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아파트로, 녹지율이 무려 52%에 달한다. 단지에는 소나무, 느티나무 등 73종의 나무들이 자란다. 지하 2층~지상 32층 5개동에 594가구 규모로, 유럽의 고대 건축물을 연상시키는 아파트 기둥과 정문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친환경 주거단지로 불리는 이유는 특화된 아이템에 있다. ●태양광 등 에너지 절감 아파트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해 주는 열교환식 환기 시스템을 비롯해 일광 소등 스위치, 주차 위치 통보·비상호출 기능도 갖췄다. 도서관 등은 입주민들의 건강한 여가생활을 보장한다. 23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지열 등을 이용한 에너지 절감형 아파트는 이미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대건설은 경기 김포 고촌 힐스테이트와 서울 반포 힐스테이트에 이런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반포 힐스테이트에는 태양광을 이용한 ‘온라인 뮤직 파고라’가 설치된다. 이는 정자 형태의 쉼터이다. 벤치 기능만 있던 곳과 달리 사람이 접근하면 센서가 작동, 조명과 음악을 자동으로 제공한다. 태양광을 활용하므로 전기료 부담도 없다. 김포 고촌 힐스테이는 ‘아파트도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명제를 증명한다. 국내 최초로 탄소 제로 디자인을 적용했다. 탄소 제로 디자인은 건축과 단지 조경 전반에 걸쳐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 발생을 억제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화석연료량을 줄이고 지하주차장의 천장을 통해 빛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또 단지의 지형을 활용해 소형 풍력 발전시스템을 가동하기도 한다. 힐스테이트에 적용되는 태양광 모듈은 기존의 발전 패널에 비해 내구성이 우수하고, 유지보수비가 적게 드는 장점도 갖고 있어 절감 효과가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벽에는 고단열재와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한다. 인테리어 아이템으로는 절수형 변기, 부엌 쓰레기 건조대, 온도조절 장치 등이 적용된다. 단지에선 발광다이오드(LED) 바닥조명, 빗물 집수·정화 기능의 생태 연못과 옥상·옹벽의 녹화를 통해 힐스테이트 생태 단지를 실현하게 된다. ●친환경 보증서 ‘에코라벨’ 개발 현대건설은 친환경 아파트의 보증서인 ‘에코라벨’도 개발했다. 친환경 자재에 대한 등급기준을 수립, 각 등급에 맞는 현대건설만의 라벨을 적용한다. 제품의 ‘생애 주기’에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수치화해 ‘로 카본(이산화탄소) 라벨’과 ‘그린 스퀘어 라벨’ 두 종류로 구분했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곳과 공기정화 효과가 뛰어난 곳으로 특화시킨 것이다. 현대건설은 대표적인 친환경 선도 기업으로서 탄소 발생을 억제하는 새로운 공법의 아스팔트 포장 공법도 보유하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건축대상 - 삼성물산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건축대상 - 삼성물산

    ■중수조처리시스템… 수돗물 사용 최소화 삼성물산(사장 정연주)이 건설한 우리금융상암센터는 그린 정보기술(IT)을 적용한 최고 수준의 스마트 데이터센터이다. 특히 우리금융상암센터는 시공과정에서도 친환경 기술을 사용하고 건물 곳곳에도 에너지·자원 절감을 추구한 것이 눈에 띈다. 삼성물산은 우리금융상암센터에 법정 기준인 대지면적의 15%를 넘어 18.7%까지 조경 공간을 마련해 친환경적인 요소를 극대화했다. 또 시공과정에서 BRD공법(구조체 양생 후 거푸집 지지틀을 재사용하는 공법)을 사용해 폐기물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건물의 모든 접착제 및 페인트를 친환경 제품으로 사용했다. 또 중수조 처리시스템을 이용해 사용한 물을 재사용함으로써 수돗물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2개의 건물 중앙에 우리 광장을 조성하고 곳곳에 플라워 가든, 어울림 가든, 가로쉼터 등을 조성해 입주자는 물론 외부와도 자연스러운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특히 입주자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옥상공원 역시 눈에 띈다. 한국형 정원을 컨셉트로 친환경적인 분수와 허브길, 물레방아, 산책길 등을 조성해 녹지공간을 넓혔다. 우리금융상암센터는 환경적인 요소 외에도 첨단 정보 보안시설도 갖췄다. 금융회사의 핵심 인프라인 전산장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현존하는 최고의 시설과 기술을 바탕으로 했다. 우리금융상암센터는 진도 7.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철골·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원자력 발전소 수준의 내진설계를 적용했다. 또 정전에 대비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한개 라인만 오는 전기 공급선을 2개 라인까지 확보했다. 여기에 전산 센터의 무중단 전원공급 장치인 UPS 장비를 비롯해 만약에 대비해 자체 발전기를 갖추고 있다. 삼성물산은 건설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친환경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오피스의 열환경 개선을 위해 냉방부하 과다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에어베리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또 유해화학물질 방출량 테스트를 거쳐 친환경자재 기준에 적합한 자재만을 사용해 입주자의 건강과 함께 환경오염도 감소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화석에너지 저감을 위해 지열, 태양광, 태양열, 풍력시스템 등을 건설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이미 준공된 서초가든스위트, 누리꿈 스퀘어 등에는 지열시스템을 적용했고 2011년 준공 예정인 국가대표 종합훈련원과 여의도에 세워지는 주상복합 파크원에는 태양열과 태양광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활용한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복합청사 임기 내 반드시 건립”

    “복합청사 임기 내 반드시 건립”

    “낡은 청사 탓에 최근 3년간 유지 보수비만 8억 8000만원이 들어갔습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22일 “지방자치단체의 호화 청사 논란 때문에 미뤘던 청사 신축을 논의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구 청사는 1967년 공화당 연수원 건물로 지어져 사무 공간이 비좁고 업무를 수행하기에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있다. 청사가 6개 건물로 흩어져 민원업무 불편이 크고 주차장도 60대밖에 수용할 수 없다. 사무실 공간도 턱없이 부족해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2·제3별관 옥상에 가건물을 덧댔고, 제3별관의 경우 복도를 막아 사무실로 쓰는 형편이다. 민원여권과는 임차한 구의동 민간건물에, 청소과는 광장동 행정차고지에 들어서 혼란마저 빚고 있다. 특히 제3별관은 올 4월 정밀안전진단 결과 C등급 판정을 받았으며 여름 태풍 땐 벽체 마감재가 떨어져 나가는 등 안전성 문제도 적잖다. 이에 따라 김 구청장은 지난 9월 신청사건립추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본격적인 추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2006년 12월~2007년 6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현 부지에 신청사를 짓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문제는 신청사 건립을 위해 마련한 기금이 20억원 정도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청사를 어떤 형식으로 지을지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 예산이 결정되겠지만 현재 기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건축비만 700억원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는 공유재산 위탁개발 자격이 있는 공기업에 청사 건립을 위탁하고 분양 등 수익사업을 병행,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비장한 어조로 “구민 쉼터 역할을 하는, 구의 중심광장 역할을 하는 복합청사를 임기 내에 반드시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폭설·무관심에 꽁꽁… 佛 노숙인 추운 겨울

    ‘유럽의 부국’ 프랑스의 노숙인들은 올해 유독 추운 겨울을 나야 할 듯하다. 기록적인 강추위와 폭설이 유럽을 덮친 데다 프랑스 정부가 매년 늘어가는 노숙인을 골칫거리로만 바라볼 뿐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노숙인과 격 없이 대화해 지난해 세밑을 달궜던 아름다운 이야기는 올해에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21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프랑스의 노숙 인구는 최근 들어 크게 늘었다. 올해 파리에만 4000여명의 노숙인이 길거리를 채운 것을 비롯해 14만 6000여명의 집 없는 사람이 프랑스 전역에서 풍찬노숙 중이다. 이는 역사상 가장 많은 규모로 2008년 경제 한파의 영향 때문이다. 프랑스 인권단체들은 길거리에 나앉는 국민이 급증하는데도 정부가 별다른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특히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대권주자였던 2006년 “2년 뒤 프랑스의 길바닥에서 잠을 자는 사람은 사라질 것이고 추위에 떨며 얼어 죽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했던 약속을 기억하는 사람의 분노는 더욱 크다. 사르코지 정부는 집권 이후 국민이 누릴 수 있는 법적 주거권의 수준을 교육권이나 건강권 정도로 높이는 법안을 만들었으나 적극적인 집행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권단체 ‘돈키호테의 아이들’ 대표 아우구스틴 레그란드는 “정부는 전국에 10만명이 머물 수 있는 노숙인 쉼터가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14만명이 넘는 노숙인이 길거리에서 추위와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일부 극빈층의 문제로만 여겨졌던 노숙 문제가 최근 사회에 폭넓게 퍼지면서 더 심각한 문제가 됐다. 지난 3년간의 경제위기 동안 프랑스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라 파리의 아파트 평균 가격이 3.3㎡(1평)당 3516만원까지 치솟았다. 우아하게만 보였던 ‘파리지앵’ 10명 중 6명 이상이 조만간 길거리로 내몰릴까 봐 걱정하는 것도 더 이상 이상한 일이 아니다. 프랑스 인권단체 회원들은 최근 노숙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끌려고 파리 센 강변에 100여개의 붉은 텐트를 치고 노숙 투쟁을 벌였다. 그러나 정부는 ‘미관상의 이유’ 등으로 이내 텐트를 철거했다. 레그란드 대표는 “크리스마스 때 잠깐 퍼지는 동정론은 노숙인의 마음에 상처만 남긴다.”면서 정부가 시민의 법적 주거권 보장을 위한 노력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관악구 ‘저소득층 자립’ 쑥쑥

    “열심히 일해 꼬박꼬박 저축한 500만원으로 월세방을 구해 노숙자 쉼터에서 나왔다. 관악지역자활센터와 아름다운재단 지원으로 음식점 간판을 내걸게 되었다. 성공적으로 가게를 운영해 어려움을 극복한 억척 대표 모델이 되어 다른 이에게도 ‘희망’을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데다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아이와 함께 노숙자 쉼터 신세까지 졌던 이모(44·여·관악구 청룡동)씨의 이야기다. 이씨는 지난 8일 관악구 ‘2010년 자활사업 평가대회’에서 이처럼 생생한 창업 성공기를 발표했다. 이날 대회에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노력해 온 자활참여자들을 격려하고자 동주민센터 근로유지형 자활참여자와 지역자활센터 자활참여자 등 총 350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대회에서는 성공회대 박태영 교수의 지휘로 ‘희망의 인문학’ 자활참여자 졸업생 46명이 합창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자활센터를 이끄는 김승오 관악지역자활센터장의 2010년 자활사업 추진 경과 소개에 이어 노숙자들의 취업·창업 성공기, 자활 참여자들의 사회적 기업 우수사례 등이 발표됐다. 특히 ‘푸른 꿈 어린이집 창업’, 관악봉천지역자활센터의 ‘학원창업 성공기’, 관악일터나눔지역자활센터의 ‘나눔방앗간’이 주목을 받았다. 관악구는 현재 저소득 주민의 체계적인 자활을 돕고자 ‘지역자활센터’ 3곳과 ‘청소년자활 지원관’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자활센터 자활근로사업단 235명, 동 근로유지형 260명, 복지도우미 35명 등 530여명이 자활성공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관악구의 올해 자활 성공률은 취업·창업 30명과 탈(脫) 수급 인원 30명으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각각 2배 증가했다. 긍정적 마인드 향상을 위해 시작한 희망의 인문학 과정을 통해 전체 자활참여자 181명 중 137명이 졸업해 25개 자치구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안정된 탈수급 지원을 위한 희망키움통장의 가입인원은 95명으로 1위에 올랐다. 유종필 구청장은 “올해 괄목할 만한 저소득층의 자활사업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2011년에도 ‘희망의 관악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지금 죽어도…노숙인 한명 더 자활시킬 것”

    “지금 죽어도…노숙인 한명 더 자활시킬 것”

    지난 10일 오후 4시. 불꽃이 튀고 날카로운 쇳소리가 가득 찬 서울 영등포동 2가의 한 공장. 소음 속에서 문정순(57·여) 목사의 목소리가 또랑또랑 울렸다. 이곳에 있는 노숙인 쉼터 ‘행복한 우리집’의 원장인 그는 35명의 노숙인을 자활로 이끄는 노숙자들의 ‘대모’(代母)다. 마침 문 목사는 이날 한 봉사단체에서 보내온 김치를 포장해 그가 운영하는 매입임대주택 11곳에 배달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날따라 진눈깨비가 몰아쳤다. 유독 진한 화장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항암치료로 얼굴색이 변해 진한 화장을 한다.”면서 “홈리스들한테 꿈을 심어줘야 할 목사가 병들어 있으면 안 되니까….”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훔쳤다. 문 목사는 지난해 6월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 좀 쉴 법도 하건만 그는 곧장 현장으로 나섰다. “노숙인들이 어른거려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지금 나가면 죽는다.”는 주치의의 권고도 그를 잡지 못했다. 그는 지금까지 노숙인을 위한 심리치료 및 자활프로그램과 주택 임대사업을 홀로 이끌고 있다. 특히 노숙인들의 진정한 자활을 위해 주거를 제공하는 주택 임대사업은 정부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일. 그는 사재를 털어 이 일에 매달리고 있다. 2006년 고척동에서 시작해 벌써 11곳 83가구에 수용한 노숙인만 135명에 이른다. 문 목사가 처음 노숙인 자활사업에 뛰어든 것은 1998년. IMF 외환 위기 때 국내 각 교단이 함께 ‘거리노숙 실태 역학조사팀’을 꾸렸는데, 당시 전도사로 이 일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그때 노숙인들과 만나면서 결국 교회로 돌아오지 못하고 거리에 남았다.”고 말했다. “목사라는 존재는 사회적 약자들의 최후 보루가 돼야 한다.”는 그는 “얼마 없던 재산을 다 잃고 빚더미에 올랐지만, 목숨까지 걸고 시작한 일인 만큼 한 명의 노숙인이라도 더 자활시킬 때까지 이 일만 하고 싶다.”며 담담히 웃어 보였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정관장 타이완 최고 건강식품으로

    정관장 타이완 최고 건강식품으로

    타이완에 ‘홍삼 바람’이 불고 있다. 9일(현지시간) 타이완 중부 타이중시 난툰구에서 홍삼농축액 정관장의 ‘플래그십스토어’(FS) 2호점 개설행사가 열렸다. FS는 정관장 상품 안내와 함께 홍삼과 관련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인삼박물관’ ‘홍삼 갤러리’ 등을 갖춘 일종의 고객 쉼터이다. 한국인삼공사가 2003년 2월 타이베이에 첫 직영 전시판매장을 개설한 뒤 정관장이 최고 품질의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지난 9월 타이완 남부 가오슝에 이어 두번째 FS의 문을 연 것이다. 타이중 FS는 3층 건물에 매장 면적이 595㎡에 이른다. 정관장이 타이완시장에서 한류의 중심으로 떠오른 비결은 현지 사정에 맞는 유통체계를 도입했기 때문. 오로지 수입상에만 의존하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중약점’은 수입상에게 맡기고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점은 공사가 직접 개척하는 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덕분에 직영점이 25곳으로 늘었다. 특히 백화점 판매제품은 타이완 젊은층들에게도 정관장의 명품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했다. 또 매년 매출액의 7% 이상을 꾸준히 투자한 결과, 인지도가 세계 지역시장 중에 최고인 80%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타이완 최대 홈쇼핑 방송에 론칭해 한순간에 1억 7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을 정도다. 올해 타이완법인의 매출은 전년 대비 218% 증가한 15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희준 타이완법인 대표는 “타이완 소비자들은 고려삼을 2세대 이상에 걸쳐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품질에 정통하고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라면서 “그런 속에서 정관장이 명품 브랜드로 인정 받은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타이중 오명숙기자 oms30@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이젠 내가 가장이다 기문이의 도전>(KBS1 오후 11시 30분) 3년 전 부모의 이혼 후 기문(18), 기영(10), 수연(8)이는 아빠와 함께 살게 되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가족은 행복했다. 하지만 5개월 전 갑자기 집을 비운 아빠. 그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생 기문이는 가장이 되었다. 남과는 조금 다른 성장기를 겪는 기문이에게 희망이란 무엇일까. ●정글피쉬2(KBS2 밤 8시 50분) ‘서율을 믿지마’라는 메시지 때문에 호수는 혼란에 빠진다. 효안에게 중요한 문건이 담긴 USB가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서율과 유미, 은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USB 찾기에 혈안이 된다. 한편, 학교에 임신 사실을 들킨 라이는 자퇴를 권고하는 학주에게 아이도 낳고 학교도 다니겠다고 폭탄선언을 한다. ●즐거운 나의 집(MBC 오후 9시 55분) 준하를 찾아간 윤희. 준하는 윤희에게 자신이 윤희를 위해 은필을 죽이고 사체까지 유기했다며 은필 사건을 미제 사건으로 남기려면 상현을 용의 선상에 올려야 된다고 말한다. 윤희는 재단 이사장을 선출하는 자리에 은필의 전처 수민을 데려오고, 당황한 은숙은 재단 이사장에 윤희를 추대하게 된다. ●한밤의 TV연예(SBS 오후 11시 15분) 요즘 많은 여성들의 부러움을 사는 여인은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 역을 맡은 하지원. 자체 발광하는 외모에 눈을 내리깔면 도도하고 치켜뜨면 반짝반짝하고, 화낼 땐 더 예쁜 그녀. 무엇보다 시크릿 가든의 남자 주인공인 현빈의 사랑까지 받고 있어 더 이상 부러울 게 없는 그녀를 만나본다. ●한국기행(EBS 오후 9시 30분) 알프스가 이보다 아름다울까, 경남 밀양의 산을 오르면 알프스 못지않게 수려한 경관들이 시야에 한가득 들어온다. 푸르른 하늘과 곱게 물든 단풍이 험난한 산중에 펼쳐지고, 바람에 흩날리는 천황산 아래 억새 평원은 끝이 없다. 보는 이의 넋을 잃게 만드는 천혜의 자연, 밀양의 품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본다. ●아름다운 이야기 보석상자(OBS 오후 11시 5분) 불우한 환경 탓에 10대 때부터 술을 마셔 20대 중후반을 ‘알코올중독자’ 딱지를 달고 산 동남씨. 견디다 못한 아내 역시 동남씨 곁을 떠났다. 절망의 나날을 보내던 중 노숙자 쉼터 ‘해 뜨는 집’에 들어가게 되고,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알코올중독, 노숙자에서 기업 대표로 변신하기까지 동남씨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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