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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정이삭]

    ●경기 성남시는 13일(수)까지 여름방학 원어민 영어캠프에 참가할 초등학교 5학년생∼중학교 2학년생 180명을 모집한다. 캠프는 다음달 8일(월)부터 12박 13일의 일정으로 실시된다. 참가자는 홈페이지(www.cans21.net)를 통해 신청한 학생 중 컴퓨터 추첨으로 선발한다. 참가비 30만원.(031)729-3940. ●경기 김포시는 13일(수) 오후 김포 제일고교 체육관에서 ‘구인·구직자 만남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30여개 업체가 참여해 직업훈련·재취업 등 정보를 제공한다.(031)980-2278. ●인천 남동구는 22일(금)까지 ‘남동구 소년소녀 오케스트라’단원을 모집한다. 남동구에 살거나 남동구에 위치한 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이면 지원할 수 있다. 모집부문은 바이올린·첼로·클라리넷·플루트 등이다. 홈페이지(www.namdong.go.kr)에서도 접수할 수 있다.(032)453-2100. ●서울 광진구는 14일(목)까지 자연해설가 10명을 모집한다. 자격은 산림분야의 전문성과 숲해설에 필요한 기본소양 및 자질을 갖춘 사람으로 ▲숲해설가협회 등 숲해설 관련 기관으로부터 정기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숲해설가로 2년이상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산림 관련학을 전공한 전·현직 교사 및 대학교수로 숲해설이 가능한 사람 등이다.(02)450-1410. ●서울 노원구는 15일(금) 오전 10시 노원구민회관 대강당에서 ‘한방민간요법으로 본 중풍 및 치매예방법’을 주제로 강좌를 마련한다. 김호철 경희대 한의과대 교수가 강의에 나선다.(02)950-3027. ●경기 고양시 공원관리사업소는 18일(월)∼22일(금) 일산 호수공원에서 ‘호수와 함께 하는 자연생태학교’를 연다. 호수공원의 생태 등에 대한 강의 및 체험학습이 이뤄진다. 선착순 500명 모집.(031)961-2663. ●서울 서초구는 22일(금)까지 관내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애완견 에티켓 홍보용 표어·포스터를 공모한다. 표어는 가급적 16자 내외의 문장으로 짓고 포스터는 2절지 이내 크기로 만들어야 한다.(02)570-6366. ●서울 성북구는 23일(토) 개운산에서 구민걷기대회를 개최한다. 오전 7시에 고대 후문과 고명상고 정문 2개지점에서 동시에 출발한다. 매봉산을 지나 개운산운동장에 도착할 예정이다.(02)920-3058. ●서울 강북구는 23일(토) 강북구민회관에서 ‘엄마와 함께 여름 추억 만들기’ 행사를 개최한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면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짚-풀 문화체험, 빵·과자 만들기, 국악한마당 공연관람 등을 할 수 있다. 참가비 1만 8000원.(02)901-6326.
  • [일본을 다시본다] (6) 재도약 꿈꾸는 나고야

    [일본을 다시본다] (6) 재도약 꿈꾸는 나고야

    |나고야 특별취재팀|“88년 서울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도시에서 21세기형 만국박람회 성공도시로….” 인류 기술문명의 제전이라는 만국박람회(엑스포)의 21세기 첫 테이프는 일본이 끊었다. 일본 열도의 가운데에 자리한 아이치현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만국박람회에서는 ‘자연의 예지(Nature’s Wisdom)’를 메인테마로 지정,‘친환경국가’로서 차세대 세계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일본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을 기술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올림픽 유치 패배 직후 15년이 넘도록 치밀한 준비를 해온 아이치현을 찾았다. ●환경 강조한 박람회 현청 소재지인 나고야시 중심부에서 동쪽으로 20㎞ 남짓 떨어진 박람회장에 들어서자 나무와 연못, 꽃밭 등 경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와 자연과의 공존이라는 이번 박람회의 취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일본이 이번 박람회의 테마를 자연으로 정한 이유는 군수산업과 중공업 등으로 대표되는 나고야의 무거운 이미지를 벗어나 친환경기술의 메카로 거듭난다는 데 있다. 기기나 설비 등 산업기술을 중심으로 한 기존 박람회들과는 달리 환경을 강조함으로써 21세기 전인류가 직면한 과제를 앞장서서 고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가로 인정받으려는 것이다. 산소공급과 온난화 방지 등을 목적으로 만든 꽃과 식물들의 녹화벽 ‘바이오 렁(Bio Lung)’으로 둘러싸인 전시회장 곳곳에서는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강조하려는 메시지가 배어 있었다. 아이치현 전시관에는 일본을 전후 경제대국으로 끌어올린 ‘모노즈쿠리(만들기, 제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황금빛 두루마리벽이 설치되어 있다. 너비 25m, 높이 7m의 두루마리에는 나고야성 건축에서부터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친환경적인 미래형 제조기술 등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두루마리 밑부분에는 관람구멍을 설치해 클린에너지 기술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전기사업연합회가 설치한 전력관 외벽은 ‘우리들의 꿈, 지구의 미래’라는 주제로 일본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공모한 그림들로 장식되어 있다. 야마시타 요시노리 관장대리는 “어린이의 눈을 통해 본 ‘어머니’ 지구의 위대함을 강조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력 전시관에서는 빗물을 식물재배용수로 활용하고 풍력발전으로 야간조명 전력을 공급하고 있었다. 박람회 유치가 결정됐을 때 아이치현은 세토시 섬 전체를 개발, 숲을 깎아 전시회장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환경을 메인테마로 하는 박람회의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일자 계획을 수정, 따로 개발할 필요 없이 원래부터 공원이었던 나가쿠테로 장소를 옮겼다. 최대한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나무도 거의 자르지 않았다. 곳에 따라 400m정도의 표고 차이가 있는 지형은 전시회장을 빙 두르는 길이 2.6㎞, 폭 21m의 공중회랑 연결통로인 ‘글로벌 루프’를 설치해 들쭉날쭉한 전시회장의 문제를 해결했다. 박람회가 끝난 뒤에는 기존 박람회처럼 산업단지 등으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공원으로 되돌려 놓을 예정이다. 재단법인 2005년 일본국제박람회협회측은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아이치는 제조업뿐 아니라 관광과 이벤트, 친환경 기술 등의 중심지로 기억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가맹국에 가입비 대주며 표 확보…치열한 유치노력 아이치현이 박람회 유치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81년 9월,88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서울에 패배한 직후부터이다. 승리를 자신하던 나고야시는 바덴바덴 IOC총회에서 52대 27이라는 큰 표차로 좌절했고, 이로 인한 아이치 현민들의 박탈감은 엄청났다. 방대한 토지도 사용용도를 잃고 방치될 위기에 처했다. 대안으로 찾은 것이 바로 만국박람회였다. 나고야시와 아이치현은 즉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유치활동에 나섰다. 일본은 유치국 선정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국제박람회사무국(BIE) 회원국을 일일이 방문해 설득작업을 벌인 것은 물론이고, 아예 미가맹국가에 가입회비를 대줘 BIE에 가입하게 하는 적극적인 전략을 썼다. 그 과정에서 47개였던 BIE회원국은 82개까지 늘어났다. 인터넷을 이용해 접수한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고, 도요타자동차가 특별팀까지 결성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렇듯 민관이 함께 필사적으로 노력한 결과 아이치현은 97년 총회에서 경쟁국인 캐나다를 물리치고 유치를 확정했다. 지난 3월25일 개막한 아이치 만국박람회는 오는 9월25일까지 185일동안 계속된다. wisepen@seoul.co.kr ■ 다양한 친환경 아이템 선보여 |나고야 특별취재팀| 아이치 만국박람회에서는 ‘자연의 예지’라는 테마답게 다양한 친환경기술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나가쿠테 전시회장과 세토 전시회장을 잇는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버스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공급하기 때문에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가솔린이나 디젤 자동차와는 달리 물만을 배출한다. 철도의 고속성과 버스의 유연성 등을 결합한 IMTS(Intelligent Multimode Transit System)버스 역시 청정 압축천연가스를 연료로 역과 게이트 사이를 운행하고 있다.IMTS버스는 몇 대씩 대열을 이뤄 자동운전을 하다가도 필요에 따라 수동운전으로 1량만 분리시키는 것도 가능한 차세대 운송수단이다. 흡사 인력거처럼 자전거 뒤에 2명이 탈 수 있도록 좌석을 부착, 운전사가 페달을 밟아 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자전거 택시’도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사람이 걷는 것과 같은 속도로 ‘글로벌 루프’ 위를 다니는 ‘글로벌 전차’역시 전기배터리로 작동, 환경부담을 줄였다. 나가쿠테 도요타 그룹 전시관은 ‘재생가능한 파빌리온’을 목표로 전시관 건설에서부터 친환경적인 접근을 했다. 전시관 해체 뒤 자재의 재이용을 위해 철골재의 볼트구멍과 용접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마찰체결공법’을 이용했다.30m 높이의 외벽은 1년 동안 연구한 끝에 재생지 소재에 수지필름을 붙여 방수성을 보완, 실제 종이로 만들었다. 일본국제박람회협회는 박람회 뒤 다 쓰고 난 건축자재를 이라크 재건 등 평화사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도요타그룹이 전시관에 내놓은 미래형 1인승 자동차 ‘아이 유니트(i-unit)’의 덮개는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높은 2년생 식물 ‘케냐프(Kenaf)’로 만들어 친환경 최첨단기술이라는 모토를 충실히 살렸다. 하루 평균 1만 1000명의 관람객이 입장하는 ‘웰컴쇼’에서는 로봇악단인 ‘콘첼로(Concert+Robot)’가 등장한다. 인공폐를 가지고 있는 로봇들이 사람의 입술과 비슷한 재질의 인공입술을 진동시켜 직접 트럼펫 등 악기를 연주해 친근한 로봇상을 보여준다. wisepen@seoul.co.kr ■ ‘2012년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전 |나고야 특별취재팀|한국은 2012년에 여수에서 세계박람회를 열기 위해 유치작업을 벌이고 있다. 여수 역시 2010년 박람회 유치를 준비하다 2002년 열린 BIE총회에서 중국 상하이에 패배했다는 점에서 유치과정이 아이치 만국박람회와 닮아 있다. 하지만 BIE총회를 불과 3년 남기고서야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한 바람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하나둘이 아니다. 정부는 ‘바다,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이라는 테마를 잠정 확정하고,1조 3804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 10년 만에 대규모 국제행사를 열어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인다는 취지로 아이치 만국박람회 한국관에서 여수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무려 15년이 넘도록 유치를 준비한 아이치현에 비하면 준비기간이 턱없이 모자란다. 정부는 지난해 12월에야 여수 박람회 유치를 국가계획으로 확정했고,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들도 지난 5월에서야 정부합동으로 추진기획단을 꾸렸다.BIE실사단이 현지조사에 착수하는 2007년 상반기까지 경쟁국인 폴란드와 불가리아, 이란 등 보다 얼마나 앞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본국제박람회협회 다나카 아쓰히토 공보보도실 부실장은 “산업기술을 강조하던 20세기와는 달리 21세기 만국박람회에서는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BIE 참가국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이번 아이치 만국박람회를 여수 홍보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wisepen@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8·끝) 아틀란티스에서 해도출병까지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8·끝) 아틀란티스에서 해도출병까지

    여름이 되면 누구나 바다로, 섬으로 떠나고 싶어 한다. 누구나 ‘그 섬에 가고 싶다.’거나 ‘아무도 없는 섬에서 단 며칠이라도 쉬고 싶다.’고 생각한다. 생명의 원형질로 되돌아 가고 싶은 소망이다. 확실히 섬에는 뭔가 있을 것만 같다. 섬의 무엇이 우리를 부르는 것일까. 아득한 바다에는 오로지 수평선뿐이다. 먼 바다에는 새도 날지 않는다. 창공을 나는 새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육지나 섬이 가깝다는 증거이다. 망망대해를 거쳐온 이들이 모처럼 안식을 갖는 섬은 분명 ‘생명의 땅’이다. 그러나 ‘생명의 땅’이기는 해도 모든 섬이 풍족하고 윤택한 것은 아니다. 대체로 섬 주변에는 파도와의 오랜 싸움 끝에 날카롭고 강렬한 흔적이 남아 있다. 파도 바람 식량난 식수 표류 도망 무역 침략 등등의 단어들이 섬을 표상한다. 섬이 ‘파라다이스’는 아니다. 그러나 육지의 탐학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의 ‘파라다이스’는 섬에서 형성될 수밖에 없다. 때로는 산림으로 도망가서 무리를 이루기도 하지만, 그 숲 역시 육지의 일부분일 뿐이다. 섬은 뭔가 다르다. 가까운 섬은 분명히 육지의 연장선상에 있고, 도서민의 삶 역시 육지에 복속되기 마련이지만, 그렇더라도 섬의 실체가 바다 위에 존재함은 엄연한 사실이다. 지척에 있는 섬이라도 틀림없이 섬은 섬일 뿐이다. 누구든 썰물 때가 아니면 지척의 그곳을 걸어서 갈 수 없다.‘어떤 섬도 걸어서 갈수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섬의 존재 이유는 육지와 다르다. 문화적 원형질로 볼 때, 섬의 탄생 자체가 신화적이다. 신화적이라 함은 섬을 매개로 무수한 은유, 끝없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는 뜻이다. 신화는 그야말로 신화이기 때문이다. 인간 생명의 탄생이 바다라는 ‘미궁의 자궁’을 통해서 가능했다면, 섬은 그 ‘미궁의 자궁’에서 조건지워진 숙명의 땅이다. 서양인들은 미지의 섬 아틀란티스를 믿어왔다. 이상향인 아틀란티스는 플라톤 이래 수많은 철학자들의 탐구 대상이었다. 아틀란티스를 찾는 수많은 모험가들이 생겨났으며,‘아틀란티스학(學)´까지 탄생하였다. 우리의 제주 민중들도 나름의 아틀란티스를 갖고 있었다. 남쪽 어딘가에 있다는 이어도가 그것이다. 그런데 조선시대에 접어들면 그들 이상향적인 섬은 하나의 분명한 대망체계로 등장하고 있었다. 양대 전란을 겪으면서 민중들의 현실적인 피해는 물론이거니와 정신적 공황도 심각한 지경이었다. 조선 후기 민중들은 현실의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간단없는 노력을 쏟았다. 온갖 저항운동이 이를 증명한다. 그 대표격으로 이상향을 찾아나서는 노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민란의 기도나 민란의 배경인 진인의 해도로부터의 출래가 그것이다. 이미 숙종 연간의 갑술환국 당시에도 서인 측에서는 해도의 정진인을 거론하며 사노의 준동을 경계하기도 했다. 빈한하고 미천한 자들을 위하여 무신 망명 역적인 황진기가 장군이 되어 정진인을 모시고 그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울릉도 월변의 섬에서 나오고 있으니, 청주와 문의가 먼저 함락되고 이어서 서울이 함락될 것이며, 이씨를 대신하여 정씨가 가난 없고 귀천 없는 새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점이 괘서와 투서로 퍼져 당시 경기·충청도의 백성들을 동요시킨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왕조를 떠들썩하게 했던 것은 동해에 있다는 삼봉도였다. 삼봉도는 이미 15세기 말 성종 연간에 운위된다. 도부배국(逃賦背國)의 무리 1000여명이 삼봉도에 살고 있었으니 토지가 비옥하고 풍요로우며 멀리서 보면 산봉우리가 셋이 있어 삼봉도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그 위치는 경흥에서 청명한 날에 바라보이며, 회령으로부터 동쪽으로 7주야를 가면 도달한다고 했다. 조정에서는 몇 차례나 이 섬을 수색, 도부배국의 무리를 뿌리뽑으려 했으나 뱃길이 험하고, 위치가 정확하지 않아 성공하지 못한다. 이 곳은 백성들에게 세금을 내지 않는 자유의 땅으로 회자되므로 이런 백성들의 희망을 근절하기 위해 그곳에 갔다 왔다는 사람들을 사실무근인 말을 퍼뜨린 죄로 극형에 처했고, 그 시체를 일도에 돌려 백성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논의까지 제기된다. 섬에서 민중의 해방을 이끌 진인이 출래할 것이라고 믿었던 민중들의 심중에서 고통스러운 현실로부터의 해방을 갈구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은 해도출병설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순조 4년(1804)에 장연 등곡천 주위를 중심으로 이달우 등이 일대 변란을 꾸몄다가 모의자들이 체포된 장연작변(長淵作變)이 있었다. 군대를 모집하고, 군량미를 확보해 봉기할 것을 결의했다. 여기서도 섬이 등장한다. 백령도와 울릉도에 병영을 마련하여 군량미 1000여섬을 저장하고 병기를 만들기로 하였다. 1813년 2월, 성주 출신 향반 백동원은 ‘북적(관서 농민전쟁)이 나왔으니, 남적 또한 반드시 나올 때가 되었다.’고 하였다.1813년 12월에 실제로 제주도에서는 양제해가 홍경래의 기병에 용기를 얻어 변란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이 역시 해도출병설과 유관하다. 철종 2년(1851) 황해도를 중심으로 해서고변(海西告變)이 터진다. 주모자들은 대청도, 초도 등지에 병기를 저장하고 군사를 조련시켜 황해도와 평안도의 민인 4000여명을 동원하려 했다가 실패로 돌아간다. 철종 4년(1853) 12월 봉화에서는 역모를 도모하는 흉서가 나붙는다. 흉서 내용 중 ‘울릉도의 말’이 등장하고,‘선동’‘흉모’ 등의 구절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반역거병(反逆擧兵)을 도모했던 사실이 틀림없다. 이 흉서 때문에 삼남지방에 범인 체포령이 내려지는데 특히 호남의 뱃사람들에 대한 일대 수색령까지 내려졌다. 19세기 초반부터 요란스럽게 당대를 풍미했던 해도출병설은 100여년이 흐른 1898년에도 남학당(南學黨)과 방성칠난(房星七亂)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제주도의 독립국가 건설 방안을 제시한 바 있는 방성칠은 정감록류의 각종 비기에 바탕을 둔 민간 예언사상에 따라 민란의 의의를 부여하고 있다. 여기서도 진인이 섬에서 나옴을 명시한다. 해도출병설의 전형적인 전모는 일찍이 평안도 농민전쟁에서 그 단초를 발견할 수 있으니, 이미 19세기 초반에는 해도출병설이 사회변혁 이론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홍경래동란기(洪景來動亂記), 동국전란사(東國戰亂史) 등 여러 격문에 비슷하게 나타나는 내용을 살펴보면,‘다행히 제세(濟世)의 성인이 청북(淸北) 선천(宣川) 검산 일월봉 아래 군왕포 위의 가야동 홍의도(紅衣島)에서 탄생하였으니, 나면서부터 신령하였고 다섯살에 신승(神僧)을 따라 중국에 들어갔으며 장성하여서는 강계(江界) 사군지(四郡地) 여연(閭延)에 은거하기 5년에 황명(皇命)의 세신유족을 거느리게 되었으며, 철기(鐵騎) 10만으로 동국을 숙청할 뜻을 가졌다.’고 했다.. 격문 중의 홍의도는 정감록의 해도기병설이 말하는 바, 진인의 군사가 있는 해도를 의미하는 구체적인 섬의 명칭이다. 따라서 정감록의 해도기병설이 환상적인 예언이 아닌 현실적 사실로 되고 있고, 그 구체적 증거로서 홍의도의 존재를 보여준다. 돌이켜보면 16세기 정여립 변혁사건의 대미를 장식하였던 역사의 현장도 바로 죽도다. 죽도는 섬은 아니다. 금강 상류가 굽이치는 가운데 동그란 지형이 형성되어 섬을 방불케 한다. 풍수상으로는 물줄기가 감아 돌아가는 회회지지(回回之地)인 바, 상류에서는 입구로 들어오는 사람이 보이되, 입구에서는 상류 쪽이 보이지 않는다. 난세의 피난처로 요긴한 지형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니 오해를 살 법도 했다. 아틀란티스는 지구상에 없는 섬일 수도 있다. 이어도 삼봉도 홍의도도 모두 없는 섬일 수 있다. 그러나 민중들은 그 섬의 진실을 믿었다. 여름만 되면 섬에 가고 싶어 하고, 왠지 그 섬들에는 뭔가가 있을 것 같다는 착각, 미지의 섬을 찾아나서는 심리 속에는 전 세계 인류가 공통적으로 간직해온 ‘아틀란티스’적인 그 무엇이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섬은 무지랭이 백성들이 모여 사는 단절된 곳일까. 섬은 당대의 선진지식으로 무장한 세력들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귀양으로 쫓겨간 ‘유형지’였다. 수많은 인재들이 섬으로 귀양 갔으니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 모인 곳이 또한 섬이었다. 그리하여 시대를 예언하는 묵시록이 파도를 타고 뭍으로 뭍으로 전해졌다. 이제 섬은 육지로 떠난 사람들 덕분에 텅 비고 말았다. 강진 바닷가에서 18년 귀양살이를 한 정다산은 경세유표에서 ‘해도경영론’을 부르짖었으니, 섬들을 잘 챙기면 보물들이 수풀처럼 바다에서 일어나리라고 하였다. 그의 화두는 21세기에도 유효하다. 21세기의 새로운 이상향은 무엇일까. 아틀란티스는 여전히 ‘미궁의 바다’에 머물고 있다. 꿈과 약속을 이뤄주던 이상향은 1000년을 뛰어 넘는 하나의 기호로 각인되어 유전인자로 전승되고 있으니 섬은 그 자체로 자원이자, 금전이자, 희망이고, 또 이상향이지 않겠는가. ■ 대항해의 닻을 내리며 바다는 역시나 멀고 험했다. 바다는 크고 유장하여 동서고금의 야광주 같은 이야기가 많으며, 박람강기(博覽强記)의 절대적 지식이 요구되는 지구 유일무이의 미지의 공간임을 연재 서두에서 밝힌 바 있다. 출사표를 쓰고 대항해에 나선 지 꼭 1년. 다행히 심한 배멀미는 없었다. 다시 출행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지난 1년의 항해가 새로운 출항을 위한 안받침이 되리라 믿는다. 서울신문과 함께한 이 기나긴 바다여행에 인내심을 갖고 같이 떠나주신 점, 깊이 감사드린다. 부족한 게 있다면, 인간의 능력으로 바다의 그 깊고 심오한 뜻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탓이리라. 무사히 항해를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이름 모를 어민들, 그밖에 일일이 명단을 밝히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감사드린다
  • [쪽지 통신]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지난 17일부터 수능 전문 사이트인 EBSi(www.ebsi.co.kr)를 통해 고학 1∼2학년생을 대상으로 기말고사 대비 특강을 하고 있다. 고1 대상으로는 국어(상)와 영어, 수학10-가, 사회1(지리), 사회2(일반사회), 국사, 도덕,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11과목 36편을 다룬다. 고2를 위해서는 고전문학과 현대문학, 영어1, 영어2 등 24과목 78편을 강의한다. 한 과목당 보통 3편의 강좌로 구성되며, 고1의 수학10-가와 고2의 수학1·2는 6편으로 편성됐다. ●에듀토피아 중앙교육 씨사이트와 함께 기획한 ‘씨싸이트 적성검사’ 교재를 최근 출시했다. 한양대와 경희대, 홍익대, 인하대, 아주대 등 주요 대학이 올해 수시모집 1학기 전형에서 실시할 예정인 적성검사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반영했다. 다양한 적성검사 평가 영역을 유형별로 분석해 학생들이 해당 유형에 익숙하도록 만든 점이 특징이다. 입시코리아(www.ipsi.co.kr)에 적성검사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는 동영상 강의도 개설했다. 일반 서점이나, 에듀토피아닷컴(www.edutopia.co.kr)에서 살 수 있다.1만 9000원. ●두산에듀클럽(www.educlub.com) 최근 기말고사 특강을 개설했다. 마무리 핵심요점 강의와 실전 문제풀이, 파이널 모의고사, 키워드 페이퍼 등 모두 4단계로 구성됐다. 각 강좌별로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스파르타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영어 8종 교과서 온라인 강의도 제공한다. 학교에서 채택하는 영어교과서 13가지 가운데 채택률이 높은 8가지 교과서에 대해 강의한다. 문제집은 따로 살 필요 없이 학교에서 쓰는 교과서나 자습서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영등포평생학습관 오는 30일까지 2005년 하반기 평생학습교실 회원을 모집한다. 모두 59개 강좌에 1340여명을 뽑는다. 개강일과 모집 인원은 강좌마다 다르다. 강좌는 꽃꽂이와 사진촬영 등 취미·교양 부문과 홈페이지 만들기, 포토샵 등 컴퓨터 부문, 영어회화와 토익 등 영어 부문, 종이접기와 글짓기 등 유치·초·중등 강좌 부문으로 나뉜다. 신청은 평생학습지원과 1층에서 선착순으로 받는다.(02)2676-8884∼6 ●고덕평생학습관 오는 28일까지 여름 생태학교 초등학생 참가자를 모집한다. 모집 인원은 초등학교 1∼3학년 15명,4∼6학년 15명이다. 기간은 1∼3학년은 다음달 6∼7일,4∼6학년 다음달 13∼14일이다. 학습관 주변 산에서 다람쥐 놀이와 숲 속 보물찾기 등 자연체험 관찰학습을 하게 된다. 숲 해설가인 이재근씨가 강사로 나선다. 무료.(02)426-2018 ●경기도교육청 제2청 학교폭력 및 집단 따돌림 예방을 위해 제2청 학생선도위원회를 구성했다. 학생선도위원회는 학부모 대표와 의정부 YMCA, 의정부청소년상담센터 등 민간단체 및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등 유관기관 관계자 20명으로 구성됐다. 북부 8개 교육청 83개 고교생 생활을 지도하게 되는 제2청 학생선도위원회는 학생선도에 관한 자료 조사 및 분석, 학생선도 자문 및 현장지도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 서울숲 개장행사 놓치지마세요

    ‘문화의 숲으로 오세요.’ 서울숲이 개장과 함께 다양한 기념행사를 펼쳐 ‘문화의 숲’으로 태어난다. 서울시는 오는 18일 서울숲 개장에 맞춰 일주일동안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했다고 15일 밝혔다.●음악회로 여는 서울숲 서울숲은 18일 오후 7시 서울숲 가족마당(잔디광장)에서 열리는 개장식을 통해 시민에게 공개된다. 하지만 이날은 행사장에 초청받은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다. 행사에 참석하는 시민들을 위해 이날 여의도·잠실 선착장에서 서울숲을 오가는 유람선 요금이 33%할인된다. 개장식에 이어 시민의 숲에서는 시민 3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KBS 열린음악회’가 열린다.600회 특집으로 열리는 이날 음악회에는 가수 윤도현, 성시경,UN, 윤형주 등이 출연한다.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음악회는 환상적이고 이채로운 분위기를 자아낼 전망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개막식에 앞서 기념식수와 표석제막을 한다.●풍성한 생태체험 프로그램 서울숲이 본격적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19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동안 서울숲에서는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생명, 나눔, 문화’를 주제로 열리는 개원 프로그램 ‘열려라!서울숲’에 참가하면 서울숲의 속살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가장 특색있는 프로그램은 19일 오전 10∼12시,26일 오전 11시∼오후 5시 가족마당에서 열리는 무료 열기구 체험. 열기구를 타고 50m 상공에서 서울숲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19일 오후 2∼3시,25·26일 오후 2∼4시에 열리는 자연올림픽은 서울숲을 코스별로 둘러보며 문제풀이 등 간단한 게임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코스를 완주하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22일 오후 4시∼5시30분 생태숲에서는 ‘서울숲 동물친구들’이 열린다. 고라니·꽃사슴 등 서울숲에서 서식하는 동물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한지부채만들기·캐리커처 그리기 등 부대 프로그램도 개장 분위기를 돋운다.●음악·영화와 함께 하는 저녁 행사기간(18일제외) 매일 오후 7시부터는 야외무대에서 음악회와 영화상영이 이어진다.19일 오후 7시에는 재활용상상놀이단이 출연, 공사 자재·생활용품 등을 재활용한 타악연주를 선보인다.‘투모로(24일 오후8시)’,‘하울의 움직이는 성(25일 오후8시)’ 등 화제작을 풀내음 싱그러운 숲속에서 볼 수도 있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parks.seoul.go.kr/seoulforest)에서 확인하면 되고 일부 프로그램은 사전예약을 해야한다. 서울숲은 지하철2호선 뚝섬역 8번출구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다.2014·141 등의 노선버스도 서울숲을 경유한다. 여의도 등에서 한강 유람선이 운항한다.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Zoom in 서울] 뚝섬 서울숲 18일 문연다

    [Zoom in 서울] 뚝섬 서울숲 18일 문연다

    서울 뚝섬 35만평에 조성된 ‘서울 숲’이 2년5개월 동안의 공사를 마치고 18일 문을 연다. 시민들은 숲에서 사슴과 고라니 등 야생동물을 만나는 것은 물론 생태공원의 다양한 모습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서울 숲에 이어 청계천 복원사업이 완료되는 10월이면 광화문에서 출발해 청계천∼중랑천∼한강을 거쳐 서울 숲으로 연결되는 10.8㎞의 ‘그린웨이(Green-way)’가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18일 오후 7시 이명박 서울시장을 비롯,3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숲 문화예술공원 내 가족마당에서 개원식을 겸한 열린음악회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다양한 개원행사 시는 서울 숲이 시민을 위한 공간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먼저 개원일 오후 7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서울 숲 개원기념 및 600회 특집 KBS열린음악회’가 열린다. 서울 숲을 찾은 모든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으며 선착순으로 입장하게 된다. 이후 26일까지는 집중 홍보기간으로 ▲열려라, 서울 숲 열기구 체험 ▲공원설계자·명사와 걷기 ▲나뭇잎 티셔츠 만들기 ▲숲속음악회 ▲페이스페인팅 ▲서울 숲 생태교실 등 다채로운 행사가 숲 곳곳에서 펼쳐진다. 자세한 프로그램 일정 및 참여방법은 서울숲 홈페이지(Parks.seoul.go.kr/Seoulforest)를 통해 알 수 있다. ●시민들이 직접 관리 서울 숲은 시민이 직접 공원을 관리운영한다. 이를 위해 숲 조성과정부터 참여한 재단법인 서울그린트러스트 산하에 ‘서울 숲 사랑모임’이 구성됐다. 이 모임은 생태교육·홍보·마케팅·프로그램운영 등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분야를 맡게 된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3)진해와 포르투갈인 세스페데스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3)진해와 포르투갈인 세스페데스

    진해는 일본인들이 붙인 지명이다. 원래 웅천읍성이 자리했던 곳으로, 그 웅천 바닷가에는 ‘세스페데스 방한 400주년(1553~1993)기념’이란 설명문이 붙은 조각상이 서 있다. 그의 고향인 포르투갈 톨레도의 니야누에다 데알카르데테 시민들이 우정의 정표로 기증한 것이다. 그는 1593년 12월27일에 웅천포에 도착해 1년여를 이곳 왜성에서 묵었다. 그 34년 뒤인 인조 6년(1628)에 네덜란드인 벨테브레가 부산 근처에 표착했고, 그로부터 59년 뒤인 1653년에는 하멜이 표류해 왔다. 그러고 보면 그는 표류가 아닌, 자의로 이 땅에 온 최초의 서양인이다. 그가 머물렀던 웅천 남산왜성을 올랐다. 돌들이 웅장하다. 틀림없는 왜성인데 옛 모습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1593년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 축성했고 정유재란때 재침해 수축한 것이다. 경상도에는 유난히도 왜성이 많다. 웅천 안골포 양산 영등포 마산 고성 사천 남해왜성 등등 아예 장기 주둔을 염두에 두고 진을 쳤던 흔적들이다. 진해에는 웅천왜성 바로 건너편 안골포에도 왜성이 있다. 사면이 두루 보여 그만한 요새가 없다. 세스페데스가 웅천까지 온 이유를 알자면 조금의 설명이 필요하다. 임진왜란때 평양성을 공격했던 고니시 고니시는 포르투갈 예수회에 의탁한 천주교도였다. 고니시의 딸 마리아는 당시 19대 대마도주 소오 요시토시(宗義智)의 아내였는데, 소오는 임란 직전까지 대마도 병마사로 조선의 녹봉을 받았다. 그 역시 천주교 신자였다. 소오는 조선의 지리를 꿰뚫고 조선말에도 능통해 왜군의 앞잡이로 선봉에 섰다. 세스페데스는 이때 일종의 종군 신부로 온 것이다. 그의 수기에 의하면 조선의 훌륭한 문화재는 모두 고니시와 소오가 소장하고 있다고 했다.‘임진왜란은 문화전쟁이었다.’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그들은 문화재 약탈뿐 아니라 사람들도 엄청 붙잡아 갔다. 오죽했으면 강항이 ‘간양록’에서 ‘배 600∼700척이 몇 리에 걸쳐 바다를 메우고 있는데, 배마다 조선 남녀의 통곡소리가 바다와 산을 진동시킬 정도’라고 기록했을까. 고니시도 평양성 전투에서 6살 난 전쟁고아 소녀를 데려가 ‘오타’란 이름을 지어주고 길러 ‘줄리아’라는 세례명까지 얻게 했다. 도요토미가 죽은 뒤 천하의 패권을 두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벌인 대격전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고니시는 패하여 처형된다. 줄리아도 이때 외딴 섬으로 귀양가 신앙을 지키며 헌신적인 삶을 살다가 죽음으로써 하나의 ‘신화’가 됐다. 한편 고니시의 사위인 대마도주 소오는 마리아와 이혼하고 도쿠가와의 가신으로 들어간다. 세스페데스는 1597년 3월에 다시 내한했다가 도쿠가와의 선교사 추방령으로 수박골에 피신해 있다 두달 후 일본으로 되돌아간다. 임진왜란이라는 한·일간의 유쾌하지 못한 전쟁통에 묻어 오기는 했지만 서양인의 첫 방문은 역사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왜성이 위치한 안골포는 임란 전승지로 유명한 곳.1952년 7월 왜 수군의 주력부대가 한산도에서 참패를 당하자 그를 따르던 가토 기요마사의 42척 제2 주력부대가 당황한 나머지 안골포에 옮겨 정박한 것을 이순신이 추격, 격파한다. 한산도해전과 더불어 안골포해전은 왜 수군 주력부대를 격멸한 큰 전공지였다. 이듬해인 1593년 2월부터 한달동안 이순신 함대는 웅포에 무려 7차례나 출격해 해전을 치렀는데, 이때 웅포 남산왜성의 왜 육군이 엄호하여 많은 고초를 겪었다. 세스페데스는 그 해 겨울 웅천으로 들어왔다. 안골포에는 굴강(掘江)이 남아 있다. 방파제와 선착장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전남 여천에 선소(船所)와 굴강이 남아 있을 뿐 거의 사라진 지금 이곳의 해양문화사적 의미는 크다. 이순신의 대격전지에 이같은 해양 유적이 전해지고 있어 감회가 새로운데 머잖아 간척될 계획이라 운명이 풍전등화다. 매립하여 공원을 조성하고 바닷물을 끌어들여도 굴강만은 살릴 계획이라지만 이 희귀한 문화유산이 전해지는 임진왜란 대첩지를 매립해 땅을 얻어 써야겠다는 문화적 반달리즘을 두고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진해는 대마도를 거쳐서 규슈로 들어가는 지름길이다. 마산에서 여몽연합군이 후쿠오카쪽으로 진격해 들어갔듯 최단거리에 있는 곳이다. 그래서 조선 초기에는 본디 최초의 왜관이 자리잡은 곳도 또한 이곳 웅천이다. 왜관은 모두 세 군데에 있었으나 삼포왜란 이후에 변란을 걱정해 웅천왜성은 폐지되어 부산의 초량 왜관으로 통합됐다. 이같이 일본과의 관계를 끊을 수 없는 진해에 다시 왜인들이 나타난다. 근 300여년 만에 이번에는 왜가 아니라 일본제국주의로 변신해 나타났으니, 그들은 지형·정서적으로 가장 잘 아는 곳부터 점령을 시작한 것이다. 일본은 진해만을 동양 제일의 대군항으로 키우기 위해 한반도 최초로 조직적·계획적 도시계획을 입안한다. 진해라는 말부터가 일인에 의해 처음 쓰여졌고, 옛 웅천읍성과 무관하게 신도시로 재탄생했으니 식민지 항구도시 건설의 전형이라고 할 만하다. 당시 비동 현동 좌천 등 여러 마을을 합해 진해라 부르고 진해만 군항지를 편의상 진해만이라 칭한 것이다. 군항지 경영에 당시로서는 대단히 큰 돈인 800만원을 퍼부어 10개년 사업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바닷가 염습지와 황무지를 매립하여 땅을 얻고 농민들의 땅을 강제수용했다. 러일전쟁 직전인 1904년 1월12일에는 해군 함정을 거제도 송진포 연안에 대놓고 주민들을 강제로 쫓아내기도 했다. 송진포에 ‘일본제국 해군 가근거지 방비대’를 설치하고 러시아와의 전쟁준비에 돌입한다. 일제는 1905년 러일전쟁의 여세를 몰아 웅천지역의 토지를 강탈하기에 이른다. 당시 시가지는 12만평이었으며, 계획도시답게 모범적 시가를 만들기 위해 도로는 방사형으로 설계했다. 그래서 오늘날 진해의 중원로터리 등을 보면 사방팔통으로 도로가 교체하는데, 여타 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미관을 엄격히 고려하고 토지를 1∼3등으로 3분하여 건축을 제한했다. 건물은 2∼3층을 원칙으로 하고 4층 이상은 허가를 받아 짓도록 했다. 이곳 토지를 불하받은 일인은 히로시마 후쿠오카 도쿄 사세보 사가 조슈 나가사키 출신이 주류를 이뤘다. 한국에 오래 전에 나와있던 용산, 마산, 부산 등지의 일본인들도 이곳으로 몰려 왔다. 이로써 ‘일본인에 의한, 일본인을 위한, 일본인의 신도시’가 탄생한 것이다. 여기에는 그 어떤 조선인도 참여할 수 없었으며, 목포나 군산처럼 본래의 조선인촌과 병존하게 하지도 않은 식민도시였다. 그리하여 일제 해군본부가 들어서고, 한국뿐 아니라 극동의 군항으로 자리잡아 오늘날까지 한국 해군의 본거지로 자리매김했다. 진해에서 몇 가지 재미있는 풍경을 읽는다. 방사선으로 뻗어나간 로터리 모퉁이에 고색창연한 진해우체국이 서있어 식민지 시대를 전하고 있다. 도로들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영락없는 일장기 모습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충무공 동상으로는 전국 최초인 1951년에 창원 통영 고성 김해 마산 등에서 갹출해 북원광장에 조성한 것이다. 일장기형 도로와 이순신의 동상이 주는 이중창이 묘한 갈등으로 다가온다. 자고로 벚꽃이 유명하여 4월 초순에는 군항제가 열린다. 충무공의 구국의 얼을 추모하고 벚꽃도 즐기는 최대의 행사인데, 일본 사무라이를 상징하는 벚꽃이 휘날리는 풍경 속에 서 있는 충무공 동상의 이미지는 왠지 좀 거북한 느낌이었다. 제황산정에는 웅장하게 솟은 탑이 있다. 일인들이 세운 러일전쟁 기념탑을 광복 후 철거하고 1967년 해군의 기함사령탑을 상징하는 이 탑으로 교체했다. 시내 로터리에는 백범 김구 선생이 진해를 방문했을 때 남긴 기념휘호를 각인한 비석이 있는데 가장자리가 깨져 있다. 의도적으로 훼손한 것을 땜질해 붙여놓았다. 로터리 중심의 나무에 가려져 있어 외부인은 그런 비석이 있는 줄도 모른다. 반면에 진해 바닷가에는 도지정 무형문화재인 이승만 전 대통령의 별장과 전용 낚시터, 장제스를 만났다는 육각정 등이 잘 보존돼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본디 일본군 통신대가 쓰던 건물이다. 진해 사람들도 나름대로 불만이 많다. 해군기지와 해군사관학교가 있다 보니 도시의 주요 토지들은 모두 군용으로 묶여 발전이 없다. 군사도시인 탓에 규제가 심해 발족 당시의 인구에서 별반 늘어난 게 없다. 게다가 부산시와의 갈등도 내연 상태다. 신항만 건설부지의 80%를 내놓았지만 명칭이 부산신항만으로 결정되는 분위기여서 폭발 일보 직전이다. 부산신항인지, 부산·진해신항인지를 놓고 대격돌을 벌이는 중이라 이래저래 군사도시의 고충이 깊은 요즘이다. 스스로 성장하지 못하고 군항에 의지해 살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 게다가 이웃 거대도시 부산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에 진해 사람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어찌보면 가장 쾌적하고 맞춤한 인구, 공장이 적은 대신 맑은 숲과 바다를 지닌 천혜의 미항 진해이건만 미래가 투명하게 결정된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일제시대, 벚꽃 펄펄 날리는 조건에서도 소작쟁의는 물론 동양제사 노동자들의 대투쟁, 그리고 각종 학생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주기철 목사같이 끝까지 신사참배를 거부한 진정한 종교인을 배출한 곳이 진해 아닌가(황정덕의 ‘진해 항일독립운동사’ 참조). 진해예술촌장을 맡아 군사도시 속에서 문화를 가꾸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박차생 진해문화원장이 망산도로 안내하면서 간절하게 전한 말은 이랬다.“가락국 시조 김수로왕의 왕비인 아유타국 허왕옥 공주가 처음 내린 망산도도 진해지요. 역사적으로 손꼽히는 국제 항구도시였으니 부산·진해신항으로 결정돼 사람들 시름 좀 덜었으면 합니다.”
  • [서울이야기] 도시속 생태체험

    [서울이야기] 도시속 생태체험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은 모두 자연학습장 도시의 일상에서 자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책을 감명 깊게 읽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아직까지 여운을 진하게 남기는 책을 꼽는다면 포리스트 카터가 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라는 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언제부터인가 잊어버렸던 과거의 자연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게 하는 구절이 있다.“수백 수천 마리의 생물들이 개천을 따라 살고 있었다. 만일 거인이 되어 그 구불구불 흘러가는 개천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면 개천이야말로 생명의 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바로 그 거인이었다. 키는 겨우 1m 정도밖에 안 되었지만, 나는 거인처럼 쪼그리고 앉아 실개천들이 졸졸거리고 흘러내리면서 만들어낸 작은 웅덩이들을 연구하곤 했다. 개구리 알들이 웅덩이 속에서 잠자고 있었다. 포도송이처럼 오글오글 모여 있는 젤리 모양의 투명한 작은 공들 속에는 검은 올챙이들이 들어 있었다. 부화되어 나올 날을 기다리면서….” 물이 있고 흙이 있는 어느 공간에서나 우리는 움직이는 무언가를 관찰할 수 있다. 그것을 주의 깊게 바라보기만 한다면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서울에도 구석구석 관찰하고 생명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은 무한히 많다. 최근 환경교육에서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고 있는 체험학습 또는 체험교육은 주5일 근무제의 시행과 더불어 주말 여가활동의 일환으로도 어린이, 청소년을 비롯하여 일반 어른들에게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울은 전형적인 대도시이지만, 녹지 및 오픈스페이스의 면적이 서울시 전체면적의 40%에 달하는 등 풍부한 자연환경이 함께하고 있다. 도시 외곽의 산림과 도심을 가로지르는 한강, 그리고 많은 지천과 습지자원 등 녹지와 물로 이루어진 자연자원이 풍부하다. 이와 함께 자연을 느끼고 이해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져 생태체험은 이제 우리 생활 속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숲속 여행 2000년부터 시작된 서울시 숲속 여행 프로그램은 서울의 9개산과 서울대공원이 대상이며, 매월 1,3주 일요일 또는 2,4주 일요일로 나누어 매회 60여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신청은 서울시 공원과나 각 자치구 공원녹지과로 전화하거나 서울시 숲속 여행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만남의 장소에서 10명 정도로 그룹을 나누고 각 그룹별로 한 명의 숲 해설가 선생님을 따라 숲속여행을 시작한다. 때로는 어른과 아이를 구분하여 그룹을 나누기도 한다. 숲을 거닐면서 그동안 쉽게 지나쳤던 산과 관련된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내용을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자연과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 숲속 여행이 끝나면 모두 모여 자연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손수건에 나뭇잎 물들이기, 숲에서 주운 나뭇잎이나 꽃잎 등을 이용하여 작품 만들기 등 다양하다. 대부분 가족단위인 참가자들은 함께 모여 작품을 만든다.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산이 아닐지라도 틈날 때마다 가보지 않은 여러 산을 신청하여 참여하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숲속 체험을 하는 만남의 장소는 대중교통이 잘 연결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서울 어느 곳에서 출발해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또 특정한 산을 여러 번 반복해서 참가하는 것도 좋다. 동일한 공간이라 할지라도 안내를 해주는 해설가가 바뀌면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강변의 습지체험 태백시 금대산 계곡으로부터 김포시 월곶면으로 흐르는, 서울의 도심을 가로지르는 한강은 서울의 상징이다.1980년대 초부터 이루어진 한강종합개발사업을 통해 한강변에 공원이 조성되면서 과거의 수자원 이용 수준에서 벗어나 생태, 문화, 레저를 고려한 복합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한강에는 둔치를 따라 크고 작은 습지들이 모여 있다. 생명력이 풍부한 습지는 시민들에게 자연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체험 장소의 역할을 한다. 도심에서 보기 어려운 습지 생물들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강서습지생태공원은 강서구 개화동에 위치하며, 자연관찰 학습장, 운동시설, 자전거도로 등의 시설이 있다. 이곳은 한강의 배후습지로 갈대, 물억새 등과 같은 다양한 습지식물이 자라고 조류, 어류, 수서곤충의 서식처 역할을 한다. 강동구 고덕동 소재의 한강변에 조성된 고덕수변 생태 복원지는 물가에 새들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넓은 모래톱으로 형성되어 많은 철새들이 서식하고 있다. 물가의 버드나무숲은 꿩·해오라기의 서식처이며, 건생초지로 이루어진 얕은 둔덕은 야생화가 만발하여 나비나 잠자리와 같은 곤충의 서식처가 된다. 한강의 또 다른 명소인 여의도샛강 생태공원은 1997년 9월 국내 최초로 조성된 생태공원이다. 하천부지를 친환경적 생물 서식처로 복원하고, 생태적 자정능력을 갖추도록 하여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조성하였다. 이러한 습지와 생태공원에서는 자원봉사자가 진행하는 생태학교가 운영되고 있어, 미리 예약을 하면 안내를 받으며 자연관찰을 할 수 있다.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이용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각 관리사무소로 연락하면 된다. 한강에 조성된 자전거 길을 따라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인 자전거를 이용하여 생태체험장인 습지까지 찾아갈 수도 있어, 자전거여행의 즐거움과 자연관찰의 유익함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한강시민공원사업소에서는 공원 안내책자 및 자연학습기록장 등 다양한 관련 자료를 제작하여 생태학습을 돕고 있다. ●도심의 자연학습장, 공원 도심의 높은 건물들 사이에는 크고 작은 많은 공원들이 있다. 도심의 공원은 시민들에게 일상생활에서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주요한 공간으로 휴식 및 운동 등을 위한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현재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21개의 도시공원 중 11개 공원(남산공원, 낙산공원, 용산공원, 월드컵공원, 여의도공원, 보라매공원, 길동자연생태공원, 독립공원, 시민의숲, 천호동공원, 영등포공원)에서는 환경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독립공원, 시민의숲, 천호동공원, 영등포공원에서는 계절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나머지 공원에서는 연중상설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프로그램 내용은 자연생태 체험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문화 및 환경학습을 포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며, 부모가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각 공원 홈페이지 및 전화를 통해 참가 신청이 가능하다. 자원봉사자 선생님의 상세한 설명을 들으며 현장에서 관찰하거나 직접 작업을 해보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학습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자연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환기시킨다. 조류관찰과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해설가와 2시간 남짓 걸으며 관찰하면 내가 살고 있는 주변에 이렇게 다양하고 아름다운 새들이 있었나 하고 깜짝 놀라게 된다. 상기한 도시근린공원 외에 우면산생태공원, 아차산생태공원과 같은 자연생태공원도 다양한 생태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 모두 밖으로 나가 자연을 느껴보자. 자연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배움터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놀이공간이기도 하다. 장난감이 없어도 자연 속에 놓여진 아이들은 오랜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자연 속에는 함께 할 수 있고 계속해서 움직이는 그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자연체험은 아이들의 자연과 삶에 대한 이해와 학습효과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주말시간 등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한 주말 여가활동의 하나이기도 하다. 주5일제가 실시되면서 상당수의 사람들은 자기계발에 주말시간을 활용하고 있지만, 새로운 한 주의 충전을 위한 여가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아직도 도시를 벗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자연을 찾아 떠나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자동차여행을 대표적인 여가생활로 생각한다. 그러나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한나절 정도의 시간과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도시에서 온 가족이 진지하고 다양한 체험을 하며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관찰하고 체험하는 과정 속에서 도시에서의 생명과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되고 가족간의 사랑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다양하다. 경작지, 텃밭, 물웅덩이 등 크고 작은 다양한 생물서식지가 모두 그 대상이 된다. 생태체험을 시작할 때는 해설가의 설명이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모르는 것을 질문하면서 자연에 대한 이해를 다지게 되면, 개인적으로도 자연학습기록장을 가지고 체험학습을 할 수도 있다. 생물도감을 뒤적이면서 몰랐던 생물종의 이름을 찾아내면 내 것이 되어 잊혀지지 않게 된다. 서울시에서는 현재 산, 공원, 하천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생태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문제점 및 이에 대한 보완책을 살펴보면, 첫째,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공간의 생태적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프로그램 개발의 미흡함이다. 특히, 공원의 경우는 공원 조성방식이 비슷하여 차별성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새롭게 공원시설을 할 경우에는 생태프로그램까지 고려하여 특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생태체험의 공간유형을 보다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숲과 습지뿐만이 아닌 경작지나 재개발지 등 도시의 다양한 유형이 각기 나름의 생태적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인위적인 토지이용과 결합된 문화 및 생태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셋째, 해설가의 설명뿐만이 아닌 오감을 이용하여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훨씬 큰 흥미와 학습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오감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이를 위한 시설 도입이 필요하다. 넷째, 자연학습장으로서 실내외 공간의 적절한 활용방안 마련 등 향후 지속적으로 생태체험 공간 및 프로그램을 보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송인주 서울시정개발 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부연구위원
  • [서울이야기] 난지도 월드컵 공원

    [서울이야기] 난지도 월드컵 공원

    쓰레기 산이었던 난지도는 이제 맹꽁이가 울고 시민들이 즐겨찾는 쉼터로 자리잡았다.1998년 10월 난지도 일대에 월드컵 주경기장 건설이 시작되면서 1999년 초부터 그 주변을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쓰레기 매립지의 북측 80여만평에는 디지털미디어시티를 포함한 상암뉴타운을 개발하는 동시에 매립지 일대를 5개 단지로 구분하여 공원으로 조성하는 내용이다. 기본계획에 따라 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 앞 13만 5000평은 새천년 환경시대의 개막과 월드컵 경기개최를 기념하는 평화의 공원으로 조성됐다. 하천의 기능을 잃어버린 8만 9000평의 난지천에는 한강물을 난지천으로 흐르게 해 친수환경과 수변생태계를 복원했다. 미개발상태인 난지한강시민공원부지 23만 5000평에는 선착장 등 친수공간과 생태공원 등 난지한강공원을 조성했다. 평화의 공원에 인접한 매립지 상부는 초지생태공원인 하늘공원으로, 또 다른 매립지 상부 10만 3000평은 대중생태골프장과 생태관찰원이 포함된 노을공원으로 태어났다. 이제 난지도를 감싸고 도는 봄내음을 맡으며 산책을 나서 보자.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만남, 평화의 공원 월드컵공원 전체를 대표하는 평화의 공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새천년에 이루어야 할 자연과 인간, 문화의 공존과 공생 그리고 세계인이 화합할 때 비로소 도래하는 ‘평화’를 기원하는 공간이다. 유니세프광장은 미래지향적인 열린 광장을 의미하며 한강의 지류를 끌어들여 자연의 정취를 그대로 담은 7400평의 난지호수 둘레에는 물풀이 자라고 있다. 그 안에 ‘생명의 나무 천만 그루 심기’운동으로 조성된 희망의 숲과 월드컵공원 전시관은 이 공원 안의 다른 녹색정원과 더불어 휴식공간이자 살아있는 자연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하늘과 맞닿은 초원, 하늘공원 하늘공원은 월드컵공원 중 가장 하늘과 가까운 곳에 있다. 북한산 남산 한강 등 서울의 풍광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드넓은 평지에 북쪽에는 억새와 띠를, 남쪽에는 메밀, 해바라기 등을 심어 동식물의 서식지가 될 광활한 초지를 조성했다. 또한 2000년부터 3만 마리 이상의 나비를 풀어 나비공원이 되도록 했다. ●서울의 석양이 가장 아름답게 펼쳐지는 곳, 노을공원 노을공원은 대중골프장과 자연식생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식물이 자라는 곳), 산책로 등 시민이용공간으로 조성됐다. 대중골프장 조성은 앞으로 20년간 진행될 안정화기간에 지반을 안정시키고 동시에 환경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임시조치다. 넓은 잔디밭으로 조성된 진입광장은 휴게 및 운동공간으로, 바람의 광장과 서쪽의 노을광장에서는 서해의 낙조 등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생태관찰공원과 야생화단지는 토지의 안정성을 높이고, 야생동물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 ●버들강아지 피어나는 난지천공원 난지천공원은 그동난 쓰레기 침출수로 오염된 채 방치되어 있던 난지천을 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물고기와 새가 떼를 지어 찾아드는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했다. 그리고 하루 5000t 가량의 난지 호수 연못물을 하천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갈대와 버들이 우거진 하천공원으로 조성됐다. 인근에는 5만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는 푸른 숲이, 산책로를 따라 자전거 도로, 인라인 스케이트장 등 여가시설이 있다. 특히 천변공터에는 일반시민은 물론이고 장애인, 노인, 청소년을 위한 별도의 휴게공간이 조성됐다. ●강변의 정취, 난지한강공원 난지한강공원은 하천의 자연성과 시민이용을 조화시킨 공간이다. 상류측은 유람선 선착장, 요트장, 캠핑장 등의 친수활동구역이다. 중앙에는 운동장, 잔디마당이 있는 완충녹지구역, 하류측에는 생태공원구역이 들어섰다. 범람이 잦은 시민공원 특성상 수리적 안정성을 최대한 고려했다. 한강의 여러 명소를 잇는 유람선을 운영, 육로와 함께 월드컵공원의 또 다른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다시 찾아온 야생동·식물 쓰레기 매립이 끝난 1993년부터 사람의 간섭이 점점 줄어들게 되자 난지도에는 새로운 생명들이 깃들기 시작했다. 새로운 생명들은 또 다시 다른 생명들을 불러 모았다. 다양한 생물들이 살게 된 난지도에 보호할 가치가 있는 동물들도 찾아오고 있다. 매립가스, 건축 폐자재 등 악조건에서도 봄이면 능수버들의 연둣빛 잎이 아름답고,5월이면 아카시아 꽃향기가 코를 간질거린다. 지금 매립지 사면에는 가중나무가 가세해 세력을 넓히고 있다. 이 밖에도 구기자, 참오동, 층층나무, 고욤나무, 비술나무, 복사나무, 벚나무, 모과나무, 회화나무 등도 하늘공원의 사면과 노을공원의 사면에 자리 잡고 살아가고 있다. 매립지 상부에는 차단막을 깔고 약 1m깊이로 흙을 얇게 덮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큰 나무를 심지 않았다. 그래서 하늘 공원 위에는 나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생명의 힘은 놀라워 몇 그루의 나무가 제 스스로 터를 잡았다. 붉나무, 아카시아, 가중나무, 참싸리 등이 그들이다. 나비와 무당벌레 등 곤충과 여러 가지 새, 그리고 양서류 등의 다양한 동물들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고 난지도를 푸르게 만드는 것은 풀이다. 현재 난지도에는 400여종이 넘는 식물이 살아가고 있다. 그 중 100여종은 귀화식물이다. 그래서 난지도의 별명은 귀화식물의 천국이다. 난지도의 초지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무척 궁금하다. 하늘공원을 걷노라면 수많은 곤충과 함께 나불대며 날아다니는 배추흰나비, 네발나비, 노랑나비 등을 쉽게 말날 수 있다. 서울의 어느 지역보다도 많은 수의 나비를 만날 수 있다. 난지도를 대표하는 동물이라면 단연 맹꽁이를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흔히 볼 수 있었던 맹꽁이가 환경이 나빠지면서 우리 곁을 떠나 환경부에서는 보호야생동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난지도에서는 장마철에 시작되는 맹꽁이 울음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이 밖에도 무당개구리, 두꺼비, 참개구리, 아무르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 황소개구리 등 남한에서 볼 수 있는 양서류 총 18종 중 8종이 살고 있다. 특히 맹꽁이와 청개구리, 참개구리는 이곳에서 번식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겠지만, 난지도에는 다양한 종류의 파충류도 함께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파충류 27종 중 살모사, 쇠살모사, 누룩뱀, 유혈목이, 줄장지뱀, 붉은귀거북 등 6종이 살고 있다. 난지도에는 또 새가 얼마나 살고 있을까.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새 435종 중, 난지도에서 지금까지 관찰된 종은 약 90여종에 이른다. 여기에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솔부엉이, 수리부엉이, 소쩍새, 참매 등 5종과, 환경부지정 보호야생동물로서 조롱이, 새홀리기, 말똥가리, 수리부엉이 등 4종, 그리고 서울시 지정 관리야생동물로서 물총새, 오색딱따구리, 제비, 흰눈썹황금새, 박새, 꾀꼬리 등 6종이 포함되어 있다.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포유류로는 우리나라(북한 포함)에서 사는 102종 중 월드컵공원에서 서식이 확인된 종은 고라니, 멧돼지, 너구리, 족제비, 고슴도치, 안주애기박쥐, 멧밭쥐, 다람쥐, 청설모로 9종이지만, 확인되지 않은 종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난지공원을 찾는 이용객은 연평균 98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난지도를 생태적으로 복원하는 일은 완성된 것이 아니다. 이제 막 시작이다. 난지도 옛 이름에 걸맞은 시민과 야생동물의 진정한 쉼터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난지도 변천사 이름에서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난지도(蘭芝島). 난지도는 세월의 흐름속에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목가적인 풍경에서 쓰레기산으로, 다시 시민의 사랑을 받는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난지도에서 쓰레기 산으로 난지도는 난초와 지초가 자라고 철따라 온갖 화초가 만발해 그 이름만큼 향기로운 난지도라 했다. 물이 맑고 먹이가 풍부해 겨울이면 고니 떼, 흰뺨검둥오리 등 수많은 철새들이 날아들었다.1970년대 중반까지 70여가구의 토착민들이 수수, 땅콩, 채소를 가꾸고 젖소를 기르기도 하는 등 목가적인 풍경을 지니고 있었다. 갈대숲이 아름다워 연인들의 데이트코스이자 영화촬영장소로 애용되던 낭만적인 곳이기도 했다. 꽃이 만발하고 철새들이 날아들던 난지도는 단 15년 만에 쓰레기 섬으로 그 모습을 완전히 바꾸었다.1978년부터 1993년까지 1000만인구의 거대도시 서울에서 배출된 모든 쓰레기가 이곳에 묻혔기 때문이다. 당초 서울시는 5년 가량 난지도를 쓰레기매립지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팽창하는 도시공간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쓰레기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1993년부터 수도권매립지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으나 그동안 난지도는 해발 100m에 이르는 쓰레기 산으로 변했다. 오늘 우리가 한강변에서 바라보는 난지도의 모습은 바로 쓰레기더미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환경오염 난지도는 한강의 범람으로 만들어진 퇴적층으로 섬의 북단을 끼고 난지천이 흐르고 있었다. 난지천은 홍수철에는 배수로의 역할을, 평시에는 습지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난지도에 쓰레기가 쌓이면서 이러한 모습은 점차 사라져갔다. 습지와 화초는 쓰레기에 덮였고, 난지천은 쓰레기에서 흘러나온 침출수로 채워졌다. 위생매립이나 복토와는 거리가 먼 단순투기방식(Open dumping)으로 매립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매립지 인근은 먼지와 소음으로 가득했다. 쓰레기의 분해산물인 메탄가스에 의해 1400회 정도의 화재가 발생했고 어떤 화재는 45일 동안 계속되기도 했다. 매립지를 관리하던 사람, 쓰레기더미를 뒤져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접근하고 싶지 않은 섬이 되었으며, 더이상 철새도 야생동식물도 찾아오지 않았다. ●시민공원으로 탄생 1993년 3월, 난지도로 향하던 서울의 쓰레기 차량은 수도권매립지로 방향을 돌렸다. 난지도의 임무도 끝이 났다. 그러나 쓰레기만 들어오지 않을 뿐 환경문제는 그대로였다. 이즈음 난지도 매립지의 이용방안에 대해 업계와 학계에서 몇 가지 청사진이 제시됐다. 대표적인 것이 ‘조기개발론’과 ‘안정화 장기개발론’이었다.‘조기개발론’은 쓰레기를 당장 파내어 새로 조성된 해안매립지로 옮기고, 택지나 업무지구로 개발하자는 것이었다. 반면에 ‘안정화 장기개발론’은 오염방지시설과 안정화 시설을 설치하고, 공원을 조성해 시민휴식공간으로 활용하면서 개발여건이 성숙됐을 때 장기개발에 착수하자는 주장이었다. 상반된 주장을 심사숙고한 끝에 서울시는 ‘안정화 장기개발론’을 선택했다. 여의도공원의 15배,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비슷한 105만평의 크기로 조성된 친환경공원인 월드컵공원은 이렇게 시작됐다. ■ 안정화 사업 4단계 쓰레기산 난지도를 시민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첫번째 노력은 안정화사업이었다. 쓰레기가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가스와 오염된 물의 정화, 매립지의 안정화를 위해 1991년부터 1996년까지 5년 동안 설계에 들어갔다. 매립지 안정화 사업은 2001년 8월까지 공사완료를 목표로 시작됐다. 침출수 처리, 매립가스 처리, 상부 복토작업, 사면 안정화 등 네 가지가 관건이었다. 우선 침출수 처리를 위해 침출수가 새어 나오지 못하도록 매립장 둘레에 총 연장 6017m의 차수벽을 세우고, 차수벽 안쪽에 200m 간격으로 31개소의 집수정을 설치했다. 집수정의 오염된 물은 처리장에서 정화된다. 또 매립가스 처리를 위해 매립지 상부와 비탈면에 120m 간격으로 가스를 모아 뽑아내는 포집공을 40∼60m 깊이로 106개를 박았다. 여기에 14.1㎞에 이르는 이송관로를 연결해 가스를 뽑아내고 있다. 이 가스를 연료로 냉난방 에너지를 생산하여 월드컵경기장과 성산동의 아파트 4430여 가구에 공급하고 있다. 난지도는 일종의 발전소인 셈이다. 세번째 상부 복토작업은 매립지 내부로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고 매립가스 분출을 억제, 식물이 생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매립지 상부에 지지층(차수막의 훼손을 예방하기 위한 흙층), 차수막(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는 막), 배수층(차수막 위에 고인 물이 잘 빠지도록 하는 층), 식물생육토층(나무뿌리를 지지하고 수분을 공급하는 흙층), 표층(식물에 수분과 양분을 공급하는 흙층)을 층층이 쌓고 식물을 심었다. 마지막으로 사면 안정화는 불안정한 매립지 경사면을 보완하는 것으로서, 사면붕괴를 막기 위해 경사를 완만하게 조정하고,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토양층을 조성한 후 식물을 심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쓰레기산 난지도가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조용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 [레저+α] 오월오일 오!해피데이

    ●체험형 수족관 키즈아쿠아 개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는 5일 어린이날 방문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큰 선물 3가지를 준비했다. 첫째, 선착순 100명의 어린이에게는 책, 프로농구 선수 사인볼, 프로농구 T셔츠, 상어이빨, 레고 등 여러 선물들 중 가장 받고 싶은 것 하나를 마음대로 선택해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며 둘째 방문하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예쁜 캐릭터 머리띠와 얼굴에 캐릭터 스탬프도 찍어 준다. 또한 어린이들에게 ‘하지마세요’가 없고,‘해보세요’만 있는 키즈 아쿠아리움이 3일 문을 연다. 만져보고, 잡아당겨보고, 뛰어다니는 어린이 체험형 수족관이다.(02)6002-6200,www.coexaqua.co.kr ●개관10돌 신나는 행사 가득 서울 송파구 신천동 삼성어린이박물관은 박물관 개관 10주년을 맞는 5일 입장료 전액을 자선기금으로 기부한다. 또 ‘희망 매직쇼’가 오후 1시,3시, ‘축제 가면 만들기’가 오전 11시부터 하루 종일 진행된다. 야외에서는 ‘얼쑤 사물놀이 공연’이 오전 11시와 오후 4시에,‘덩더쿵 떡메치기’는 낮 12시와 오후 3시에 열린다. 이밖에 ‘생일 떡 드세요’,‘깜찍 페이스페인팅’,‘풍선을 내 손에’ 등의 행사가 하루 종일 가득하다.www.samsungkids.org,(02)2143-3600. ●꿈 담은 풍선 하늘높이 날려봐요 한국민속촌에서는 신명나는 ‘고성오광대’ 탈춤과 길놀이가 한껏 흥을 돋우어 주며 상품권을 넣어둔 ‘박’을 터뜨리는 대박터뜨리기, 자신의 소망을 적은 풍선을 동시에 날리는 어린이 꿈 날리기 등 특별행사가 열린다. 또 덜컹덜컹 소달구지 타기, 당나귀마차 타기,‘나룻배 타기 등 다양한 재미와 목공예, 누에 실뽑기, 대장간 체험 등도 할 수 있다.(031)288-0000,www.koreanfolk.co.kr ●유람선 타고 화이트 보드도 받고 ㈜한리버랜드(한강유람선)에서는 어린이날 유람선을 이용하는 어린이들 5000명에게는 아이들의 꿈과 마음을 그려볼 수 있는 귀여운 화이트보드(B5크기)를 선물한다. 또한 각 선착장에서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페이스페인팅도 무료로 해준다. 또한 여의도선착장 둔치 야외무대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재미난 ‘마임과 저글링 공연’이 오후 1시부터 1시간 가격으로 3번씩 펼쳐지며 뚝섬선착장 야외수상무대에서는 어린이 뮤지컬인형극’‘숲속의 왕국’을 오후 1시,3시 두번 공연한다.(02)3271-6900. ●63어린이날 한마당 63빌딩은 오는 5일 오전11시와 오후1시·3시에 열리는 ‘63어린이날 한마당’을 통해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코믹 마술, 댄스경연대회, 빙고게임 행사를 마련한다. 또한 어린이날 당일 전망대, 수족관, 아이맥스영화관 등 빌딩 내 관람시설을 방문하는 어린이 고객 모두에게 점광 캐치볼을 주며 피에로와 장대 인간이 강아지, 토끼, 쥐 모양의 매직풍선을 만들어 준다.(02)789-5663,www.63city.co.kr
  • [서울이야기] 거듭나는 뚝섬 ‘서울숲’

    [서울이야기] 거듭나는 뚝섬 ‘서울숲’

    뚝섬에서는 지금 뭔가 특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5월이면 푸른 도시 서울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명물인 ‘서울숲’이 뚝섬에 태어난다.‘서울숲’이 조성되는 뚝섬은 한강과 중랑천이 합치는 범람지역에 인공제방을 쌓아 침수지가 주택 및 공장지대로 바뀐 곳이다. 고려시대에는 호랑이가 나타나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혀 강감찬 장군이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태조임금의 매 사냥터로 자주 찾던 전관평(箭串坪)으로, 군의 무예검열장과 큰 깃발을 설치했으며 봄·가을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뚝섬은 깃발의 이름인 ‘독(纛)기’에서 유래해 ‘독도’ 또는 ‘독백(禿白)’으로 불려오다 ‘뚝섬’이라고 불렸으며, 도성민(都城民)들이 여가를 즐기던 곳이기도 했다. 근대에 와서는 1908년 서울 최초의 정수장인 뚝도정수장이 자리잡았으며,1940년 뚝섬유원지,1954년 서울경마장,1986년 체육공원 등으로 변천해왔다. 그 밖에도 뚝섬나루터는 한강 뱃길의 길목으로 물물교환이 분주했던 곳으로, 조세로 거둔 곡식을 나르는 세곡선(稅穀船)이 드나들고, 사람과 물자가 강남·북을 오가던 곳이다. 또한,1960∼1970년대 교통이 불편하던 시대에는 바닷가로 피서를 떠날 수 없었던 서민들이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놀이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의 뚝섬 일대는 서울의 도심부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35만평 대규모의 미개발지로 최근 서울시 청사 건립, 돔구장 건설, 문화관광타운 조성 등 여러가지 개발계획이 추진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들 계획을 모두 백지화하고 시민을 위한 대규모의 ‘숲’ 조성에 들어가 현재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있다. ●도심속 서울 숲 이렇게 태어났다 서울시는 성수동에 위치한 ‘서울숲’ 조성을 위해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2003년 3월 기본계획안을 결정하고, 이를 발전시켜 2004년 2월 최종설계안을 확정했다.2004년 4월에 본공사를 착공한 후 1년만인 오는 30일 완공된다.‘자연과 함께 숨쉬는 생명의 숲, 시민이 함께 만드는 참여의 숲, 누구나 함께 즐기는 기쁨의 숲’을 강조하고 있다. 숲은 ‘수풀’의 준말로서, 숲에는 나무만 있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그 안에는 많은 풀과 여러 가지 동물들도 함께 살고 있다. 따라서 ‘자연과 함께 숨쉬는 생명의 숲’ 개념은 ‘서울 숲’이 생물을 부양하는 생명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녹지, 또는 공원이라는 말을 두고 왜 꼭 숲이어야 하나. 숲이란 나무가 무성하게 들어찬 곳으로서, 녹지(풀이건 나무건 식물로 덮여 있는 토지)보다 좁은 의미의 말이다. 한편 도시공원은 자연경관의 보호와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조성한다. 이처럼 공원은 시민의 이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안에 도로 또는 광장, 놀이시설, 운동시설, 야외음악당, 주차장 등 다양한 시민이용시설이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시설면적을 제외하고 공원에 조성된 녹지에는 대개 잔디밭 또는 꽃밭 등이 들어서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숲을 찾아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올림픽공원에는 숲이 얼마나 있을까. 가보면 광대하게 펼쳐진 잔디밭과 체육시설에 감탄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무가 무성하게 들어찬 숲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도시공원에서조차 숲은 흔치 않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생물 부양효과, 도시 열섬 완화효과, 수자원 함양효과, 대기오염 저감효과 등 다양한 측면에서 숲이야말로 풀밭에 듬성듬성 몇그루 나무가 서 있는 보통의 녹지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가장 가치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도시 외곽의 산에 있는 숲, 다시 말해 산림은 많지만 평지 숲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대규모 숲이 평지에, 그것도 도심 한가운데 조성된다는 사실은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생명의 숲 조성을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는 우선 크고 높게 자라는 나무를 심어 울창한 숲을 조성했다. 숲이 생태적으로 건강하도록, 그리고 아름답게 돋보이도록 숲을 관통해 흐르는 물길과 연못 등 물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조성했으며, 다양한 생물이 살아갈 터전을 만들었다. 여기에다 풍부한 녹음 속에서 나무와 꽃의 계절적 변화와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고, 촉감과 향기 등 작고 사소한 발견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감성적 공원이 되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바닥포장재를 물이 잘 스며드는 자연재료로 하고, 공원 내 모든 건물의 옥상을 녹화하였으며, 지열과 태양열을 활용한 냉난방시스템과 태양열 조명을 도입하는 등 자연에너지 활용에도 공을 들였다. 숲은 정부 주도 하에 추진된 그동안의 공원 조성과는 달리 계획과정에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이 참여하고, 다양한 시민계층의 기부금으로 조성됐다. 시민들의 자원봉사로 관리된다. 참여의 숲인 셈이다. 실제로 사업추진과정에 다양한 전문가집단과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참여했다. 서울그린트러스트는 시민의 참여와 봉사를 바탕으로 하는 비영리 민간 환경운동단체로서, 도시화와 산업화로 회색도시가 되어버린 서울시에 녹색생명을 불어넣고, 다음 세대를 위하여 시민 1인당 녹지 1평을 늘리는 그린트러스트 운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2004년까지 총 4회의 시민 나무심기행사를 개최했고, 총 1만 3860평에 4만 7892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개인·가족·모임·단체·기업 등의 자발적인 참여로 서울트러스트기금 28억원이 모금됐다.‘서울숲’ 조성 후의 관리도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함께 하는 방안이 현재 검토되고 있다. ‘기쁨의 숲’ 개념은 서울시민의 일상적 문화를 담는 장소로 조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져 도심에서 한가로이 휴식하는 곳, 생활주변에서 예술체험이 이루어지는 곳, 시민들이 사시사철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서 일상의 기쁨을 체험하는 숲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 미리 가본 서울숲 ‘서울숲’은 구역별 토지여건과 주제에 따라 문화예술공원, 생태숲공원, 체험학습원, 습지생태원, 한강수변공원 등 모두 5개 구역으로 구분, 조성됐다. 이제부터는 상상의 나래를 펴고,‘서울숲’을 한번 둘러보기로 하자. #문화예술공원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내려 5분 정도 울창한 가로수 길을 걸으면 별안간 시야가 시원하게 열린다.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높다란 나무 장막 사이로 넓은 광장이 보이고, 광장 끝에서 저 멀리 응봉산 자락까지 끝없이 펼쳐진 듯한 잔디밭이 응봉산을 배경으로 한 눈에 들어온다. 광장을 지나 과거 골프장 잔디밭을 활용해 조성한 가족 피크닉장으로 들어서면 두 개의 응봉산과 접하게 된다. 하나는 진짜 응봉산이고 또 하나는 장방형 연못에 비친 응봉산이다. 연못에 비친 응봉산이 시들해져 눈을 돌리면 이번엔 나무 장막 사이로 좁게 느껴졌던 잔디밭이 사방으로 넓게 퍼지면서 우리를 반긴다. 다시 멀리 두었던 시선을 거두고 귀를 기울이면 졸졸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냇물이 시선을 잡아당긴다. 시냇물 소리와 넓은 잔디밭을 통과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가롭게 한참을 거닐다 보면 숲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던 또 다른 세상과 만나게 된다. 이번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장대한 연못이다. 물의 세상이다. 이쯤 오면 분위기도 무르익고, 흥도 나니 한 박자 쉬어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원레스토랑에서 시원한 차를 마시면서 걸어온 길이나 걸어온 인생길을 습지식물과 분수가 어우러진 예쁜 연못 너머로 되짚어 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에 온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문화예술공원에서는 시간과 장소별로 흥미롭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제공되기 때문에 다양한 이벤트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참여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장식화단에서는 봄꽃축제가, 스케이트파크에서는 X-Game 대회·인라인스케이트 및 자전거교실이, 가족마당에서는 민속놀이가, 야외무대에서는 각종 문화예술공연이, 숲속의 빈터에서는 바둑과 장기대회가, 숲속 산책로에서는 추억 만들기 사진촬영 대회가 각각 개최된다. 그리고 체육시설에서는 체육대회가, 열린 아틀리에에서는 청소년 사생대회가 개최된다. 지름길로 오느라 못 들러본 장식화단, 야외공연장, 숲속 쉼터, 야생초화원, 숲속 갤러리, 사슴우리, 숲속 놀이터 등은 돌아가는 길에 들러리라 다짐을 하면서, 가던 길을 계속 가보자. 그런데 레스토랑에서 나오니 길이 세 갈래로 갈라져 어디로 가야 할지 갑자기 난감해진다. #생태숲공원 레스토랑에서 나와 사방을 둘러보면 서쪽으로 곧게 뻗은 길이 먼저 우리를 유혹한다. 이 길을 곧장 걸어가면 터널을 지나게 되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오면 사방이 억새밭인 언덕 위에 서게 된다. 언덕에서 바라본 광경은 장관이다. 길게 뻗은 전망보행교를 제외하고는 온통 자연이다. 저 멀리 강남의 빌딩 숲과 발 아래 울창한 숲,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경관이 섞이지 못하도록 푸른 한강물이 선명하게 갈라놓고 있다. 강변북로에 접해 있으면서도 강변북로를 따라 전 구간에 5∼7m 이상의 흙을 돋우고 장대한 나무를 심어 도로 소음도 신경에 거슬리지 않는다. 전망보행교를 반쯤 건너 숲 중앙에 이르면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또 다른 풍경이 눈 아래 펼쳐진다. 이번에는 자연이 살아있는 연못이다. 잠자리·나비가 우리의 눈을 바쁘게 하고, 개구리 합창이 도시 소음에 찌든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한다. 아마 저 멀리 갈대밭 사이로 연신 머리를 처박는 청둥오리는 식사 중인 모양이다. 운이 좋다면 겁먹은 표정으로 잠시 물가에서 물만 먹고 숲으로 도망치는 노루나 고라니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쌍안경과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체험학습원 이번에는 공원 레스토랑 앞 세 갈래 길에서 남쪽으로 길을 잡아 문화예술공원의 사슴우리와 숲속놀이터를 지나고 다시 가파른 오솔길을 올라서면 숲 사이로 용비교와 뚝섬길을 잇는 도로가 길게 보이고, 이제야 이 언덕과 숲이 도로 위를 덮어 조성된 것임을 알게 된다. 언덕을 내려서면 이번에는 인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에 다다른다. 과거 정수장 시설을 개조해 만든 체험학습시설을 둘러볼 수 있다. 작은 시냇물을 따라 갤러리정원을 거쳐 나비온실, 그리고 주제별로 각종 풀과 꽃을 모아 놓은 정원과 야생의 풀과 꽃만 모아 놓은 정원 등이 제각각 발길을 붙잡을 것이다. 이곳에서는 청소년 미술작품축제, 나비축제, 곤충교실 등 체험학습이 이루어질 예정이므로, 아이와 함께 오면 즐거움이 두배가 될 것이다. 이곳을 다 둘러본 뒤 여유가 있다면 길을 반대방향으로 틀어 남쪽에 조성된 지킴이 숲을 방문, 서울이 고향인 나무와 서울시 각 자치구의 상징나무를 둘러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 습지생태원 아까 머물렀던 공원레스토랑에서 이번엔 북쪽으로 가보자. 개울과 나란히 구불구불 이어지는 울창한 숲 속 길을 걸어가노라면, 철마다 정성스레 가꾸어 놓은 예쁜 꽃밭이 우리를 반긴다. 어느덧 마주친 터널을 지나면 이곳부터는 습지생태원이다. 터널에서 나와 숲속 길을 조금 더 걸어가면 또 다른 연못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지금까지 만났던 연못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유수지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흔히 보던 유수지와는 전혀 다르다. 인접한 중랑천 철새보호구역의 새들이 즐겨찾는 습지식물과 새들의 낙원이다. 여기에서는 환경놀이터와 야외자연교실을 거쳐 조류관찰대를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입구의 관리소에서 허락한다면, 습지초화원(습지에서 자라는 풀과 꽃을 모아 심어 놓은 곳)과 정수식물원(물 속에 뿌리를 두고 물 위로 자라는 식물이 있는 곳)도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다. #한강수변공원 생태숲공원 바람의 언덕에서 시작된 전망보행교를 따라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산책하면서 생태숲공원을 가로질러 강변북로를 넘어가면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넓은 강변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시간과 여유가 허락된다면, 선착장으로 내려가 유람선을 타거나 수상스포츠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 서울 숲 개장을 기다리며 이제 5월이 되면, 옛날 옛적에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 살다가 환경오염 등으로 우리 곁을 떠났던 사슴·노루·고라니·원앙·청둥오리 등이 다시 돌아와 주인이 되는,‘생명의 숲, 참여의 숲, 기쁨의 숲’이 지하철 2호선 뚝섬역 5분 거리에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숲’은 서울의 중심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는 청계천 수변공원을 따라, 분당·강남에서는 탄천·양재천을 이용하여, 그리고 방화·난지지구 등 한강의 어느 곳에서든 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시민들이 모이는 중심이 될 전망이다.‘서울숲‘은 뉴욕의 센트럴파크, 런던의 하이드파크와 함께 한국의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적 공원으로 남게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서울숲’과 같은 숲이 서울에 더 많이 만들어져 푸른 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조용현 서울시정개발연구원·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 [큐! 아름다운 노년] ①일하는 실버 영원한 젊음

    [큐! 아름다운 노년] ①일하는 실버 영원한 젊음

    지난 3월15일 오전 서울 노원구 불암산 초입. 숲생태해설사 정문환(66)씨 등 ‘종로시니어클럽’ 회원들의 발걸음은 젊은이와 다름 없었다. 대부분 환갑을 넘겼지만 얼굴에는 생기가 잔뜩 묻어났고, 잎이 떨어진 나무를 바라보는 두눈에도 생기가 넘쳐났다.“일하면 젊어져요.” 산을 내려오던 중 한 여성 회원이 던진 말이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정예 멤버 대부분 문인 숲생태해설사들의 모임인 종로시니어클럽은 모두 59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숲생태학습에는 회장인 정씨를 비롯해 이광희(66), 이일선(62·여), 이윤옥(69·여), 국승윤(57·여), 이춘자(60·여), 정찬영(65·여)씨 등 모두 7명이 참여했다. 꼬박꼬박 얼굴을 비추는 이들이 클럽의 ‘정예 멤버’라고 한다. 멤버 대부분은 문인이다.33년간 경찰생활을 하다 1994년 정년퇴임한 정 회장은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이다. 경기도 이천시청에서 30년간 공직자 생활을 하다 퇴직한 이광희씨는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돌아본 인생’이란 수필집도 냈다. 은행원이었던 이윤옥씨와 미8군에서 30년간 근무한 정찬영(시인)씨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이다. 문인의 마음과 눈으로 나무와 꽃을 바라보고 이를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숲생태해설사로 나선 것은 2001년 6월. 노원구 재현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불암산에서 처음 실시했다. 숲생태해설사 활동의 효시(嚆矢)였던 셈이다. 정 회장은 “퇴직하고 여러 일을 생각하다가 혜화동 성공회 지성희 신부가 숲생태해설사를 모집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발걸음을 옮긴 게 이 일을 하게 된 계기였다.”고 말했다. ●일과 함께 건강도 좋아져 회원들은 건강과 삶의 활력을 되찾은 게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털어놨다. 이춘자씨는 “혈압이 높아 약을 먹어도 떨어지지 않았는데 숲생태해설사로 일하면서 혈색도 좋아지고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자랑했다. 회원들은 너도나도 젊어졌다고 한목소리다. 이일선씨는 “무릎이 아팠는데 이제는 말끔하게 가셨다.”면서 “좋은 공기 마시고 학생들과 대화할 수 있는 게 즐거움”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도 대단하다. 학생들에게 우리의 소중한 자연을 가르친다는 것이 기쁨 중의 기쁨이라고 했다. 국씨는 “자연과 대화할 수 있어 행복하고 생명이 귀중하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작품의 소재로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숲생태해설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평일과 토요일 어느날이든 학교에서 일정을 잡아주면 나간다.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2시간동안 학습이 이뤄진다. 처음에는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했지만 지금은 초등학교로까지 확대될 만큼 학교에서도 인기있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100회 이상 숲생태해설을 했다. 불암산, 수락산, 북한산, 안산 등 서울시내 산뿐만 아니라 경기도 양평의 풍류산, 축령산 등도 다녀왔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네트워크화돼 전국 각지에서 실시되고 있다. 4월부터 11월까지가 본격적인 시즌이다. 대신 비시즌에는 매주 한 차례 연구모임을 한다. 숲과 풀, 나무 등에 대한 심층연구가 이때 이루어진다. 또 광릉수목원 등에서 펼쳐지는 수목연구도 이들이 거쳐야 할 필수 코스다. ●“보수 좀더 많았으면 좋겠어” 회원들은 너나할 것 없이 노력 만큼 소득이 보장되기를 기대했다. 즐겁게 산에서 내려오던 이들도 ‘얼마를 버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표정이 이내 굳어졌다. 정 회장은 “초창기에는 숲생태해설 1회에 4만원을 받았는데 지금은 절반 수준인 2만원에 불과하다.”면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줬으면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회원들은 우리가 무슨 100만원,200만원을 바라겠느냐면서도 적정한 수입을 요구했다. 월 30만∼40만원을 적정선으로 제시했다. 국씨는 “학생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지 돈 보고는 못 나온다.”고 말했다. 숲생태해설사에 대한 예산은 국비와 시비, 구비 등으로 짜여진다. 그러다 보니 서울시내 일부 구청(종로, 도봉, 서대문, 관악, 강남)은 관내 노인들만을 대상으로 숲생태해설사를 선정, 운영한다. 정 회장은 “숲생태해설사를 하나의 노인직업으로 제도화하고 이에 걸맞은 예산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나도 60대” 최선길 도봉구청장 “과부 사정은 과부가 아는 것 아닙니까.” 노인 일자리 창출에 열성을 보이고 있는 이유를 묻자 최선길(66) 서울 도봉구청장은 이렇게 말하며 크게 웃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단순히 생물학적 나이가 많아 노인 일자리를 만드는 데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업만 바라볼 수 없고 이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최 구청장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을 볼 때 노인문제, 특히 일자리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될 단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얼마있으면 고령사회로 접어드는 만큼 노인의 노동력을 활용, 총체적 생산성을 높일 때 국가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그의 이런 마인드는 도봉구를 노인 일자리 만들기 모델 자치구로 자리매김시켰다. 지난해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전국 최우수 노인인력지원기관으로 선정돼 30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는 기쁨도 누렸다. 도봉구의 노인일자리 사업은 다양하다. 지난해부터 운영되고 있는 공동세탁장은 노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쌍문1동 경로당 등 3곳에 마련된 공동세탁장에는 모두 45명의 노인들이 세탁일을 하고 있다. 구는 대형세탁기를 지원했고, 노인들은 식당과 여관 등지에서 나오는 수건과 이불 등을 세탁해 주고 월 10만 정도의 용돈을 번다. 최 구청장은 “경로당은 더 이상 고스톱 치는 곳이 아니다.”며 일하는 경로당으로의 개편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65세 이상 노인 68명을 선발해 어린이공원과 마을마당 47곳의 관리를 맡겼다. 집 가까운 곳의 공원에 출근해 시설물 상태를 점검한 뒤 구청에 보고하고 청소를 하는 일이다. 구에서는 이들에게 10만∼16만원의 급료를 지급한다. 또 지난달 18일에는 노인일자리사업 발대식을 갖고 지역환경지킴이로 일한 87명 등 모두 157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최 구청장은 “지자체는 이제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노인들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과 낚싯대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65세 이상 취업 통계자료도 없어 현재 65세 이상 노인들에 대한 취업률과 보수 등 공식적인 자료는 정부조차 가지고 있지 않을 정도로 취약하다. 경제활동인구에서도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 유병희 사무관은 3일 “65세에서 74세까지를 취업가능자로 분류하고 있다.”면서 “300여만명 가운데 30% 정도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일부 연구조사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하는 노인 대부분은 취업이나 개인사업 등 사회적 일자리 차원이 아니라 사실상 평생직업이나 다름없는 농·임·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형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3만 5127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대부분 국비·지방비를 투입한 공익형 일자리다. 환경지킴이, 숲·문화재 해설, 공원관리인 등이다. 올해도 국비와 지방비 425억원을 투입해 3만 5000개의 노인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유 사무관은 “65∼74세 노인 중 일자리를 달라고 요구하거나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숫자는 30만명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정책이나 사업은 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고령자(55∼64세)에 대한 정책은 관심분야다. 조만간 ‘고령자종합대책’을 세워 발표할 계획이다. 2003년 현재 55∼64세 고용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인 50.8%를 약간 웃도는 57.8%다. 하지만 미국, 일본, 스웨덴 등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고령 취업자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훨씬 많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 광업 및 부동산, 임대업 등에 취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전문성을 요하는 통신업, 금융·보험업 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2)일본의 끝나지 않은 해양 정복욕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2)일본의 끝나지 않은 해양 정복욕

    아, 우리가 즐겨써 온 그 ‘현해탄’이란 이름 조차도 큐슈 북부의 특정 해변에서 비롯된 것이니, 식민 극복이 만만치 않음을 새삼 가슴으로 느낀다. 독도는 이같이 거대한 해류 위에 돌출된 시금석이리라. 독도를 독도 문제로만 국한할 경우, 결코 해양 패권의 세계사적 드라마를 읽지 못할 것이니, 제2차 세계대전은 끝났어도 제국의 바다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알 일이다. 지난 10일. 일본 시마네현의회 총무위원회가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한다는 조례안을 가결시켰다. 대통령과 한국 외무부가 아무리 ‘내 마누라론’을 주장하고, 침묵으로 묵살하고, 소극으로 일관해도 일은 끝내 벌어진 것이다. 사실 흥분할 것도 없다. 사태는 예정된 수순을 따랐을 뿐이므로. 주한 일본대사의 당당한 영유권 주장, 아사히신문 경비행기의 독도 진입작전, 게다가 한승조·지만원을 비롯한 국내 극우인사들의 맞불작전까지, 돌이켜 보면 우연은 하나도 없다. 영토분쟁을 표면화시켜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가기 위한 일본 지도부의 야욕이 마각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19세기 에도막부, 홋카이도 식민화 ‘다케시마’ 주장은 망언이 아니며, 망언은 실제로 없으니 망언이란 말을 써서도 안된다. 체계적이며, 장기지속적인 심대한 해양정책에서 비롯된 국가의지의 또다른 표현일 뿐 결코 돌출발언은 아니다. 일본의 노골적인 행태는 가히 고삐 풀린 망아지 수준이되, 관·민 합동으로 질서정연하게 치고 빠지면서 주연·조연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등 화려한 연출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시네마현의 조례 제정을 일본 정부가 만류했다고 하나 전혀 믿을 게 못된다. 양동작전일 뿐이다.‘식민지근대화론’의 미몽에 취해 선전·선동을 일삼던 지식인들을 비롯, 차제에 지난 수백년간 일본이 아시아 바다에 남긴 족적을 단계적으로 살펴 감고계금(鑑古戒今)의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19세기에 에도(江戶) 막부는 ‘숲속의 사람들’ 아이누족의 영토였던 북해도, 즉 홋카이도를 식민화한다. 일단의 식민경영 세력이 ‘숲의 섬’을 치고 들어갔다. 그 후 100여년이 지난 오늘, 보호구역에 갇힌 ‘아메리카 인디언들’처럼 아이누들은 박제화되어 일본에서도 차별받는 2만여명의 혼혈아로 잔존할 따름이다. 일본은 홋카이도에 이어 사할린으로 손길을 뻗친다. 러시아와 북방 4개 도서 반환문제로 시끌벅적하지만, 사실 러시아도 북방 영토에 대해서는 논할 자격이 없는 나라다. 차르 시절, 코사크 기병대를 앞세워 동진을 거듭해 사하·축치·에벤키·캄챠달 등이 살던 시베리아를 식민지로 만들었던 그들 아닌가. 일본은 이어 남쪽의 류쿠(우리측 사료에는 유구로 기록됨)를 병합한다. 오키나와는 일본이 붙인 이름이고 본래는 류쿠국이었다. 독립 왕국으로 중국은 물론 조선과도 문물교류를 활발히 하며 조공·중계무역에 힘써 문화가 크게 번성한 나라였다. 무역선 활동 범주가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인도 등 서남아시아까지 뻗친 해상국가였다. 그러나 도쿠가와 바쿠후 성립 6년째 되던 1609년 규슈 남부의 번주인 사쓰마한(薩摩藩)은 3000군사로 류쿠를 점령한다. 단, 정략적 입장을 취해 국제무역에서 엄청난 차익을 남기는 사탕수수 같은 경제적 수탈은 감행했으면서도 정치적으로는 ‘반란’을 일으키지 않는 수준에서 방관·조절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후 류쿠는 일면 일본에 수탈당하면서도 중국에 조공의 예를 갖추는 이중적 성격을 갖는다. 불행한 역사의 시작이다. 사실 사스마한의 점령 이전에도 류쿠는 왜구의 노략질에 시달려 왔으니, 류쿠와 일본의 악연은 해묵은 것이다. 그러던 일본은 1879년 드디어 ‘류쿠 처분’을 단행한다. 이로써 독립왕국 류쿠는 오키나와현으로 강등되어 일본에 병합된 이래 오늘에 이른다. 이처럼 일본의 해양식민화 정책은 전략적 포석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집요하게 기다리며 정확히 잡아먹을 시기를 노리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日정부, 남양군도 침략행위 전면 부정 1874년 청·일전쟁의 전후 보상으로 타이완을 챙긴 것은 교과서에 나온 상식.‘대륙 중국’이 타이완을 팔아넘긴 셈이 되었지만 사실은 그 중국이 타이완을 팔아넘길 자격이 있는지도 되물어야 한다. 타이완에는 푸젠(福建) 등 남부에서 이주해 온 중국인도 많았지만 이른바 타이완 원주민인 토착 타이완족이 살고 있었다. 일본의 타이완총독부가 설치되면서 그들의 운명 역시 아이누처럼 박제화되고 만다. 타이완총독부에서 갈고 닦은 식민경영의 노하우가 이후 고스란히 조선총독부로 전수되었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일본의 해양식민화가 홋카이도, 사할린, 류쿠, 타이완 같은 섬 정도에 그친 것은 아니다.1919년 파리강화회의 결과 일본은 사이판, 괌 등이 속한 이른바 남양군도를 자치령으로 분배받는다. 세계열강의 태평양 분할정책에서 그 지분을 챙긴 것. 남양군도는 서태평양 적도 이북의 작은 섬인 미크로네시아의 동쪽 끝 카리바시와 서쪽의 괌을 제외한 엄청나게 드넓은 바다.19세기말 이래로 독일이 지배하다가 제1차 세계대전 때부터 일본의 남양제도 위임통치령이 되었고,1947∼1986년에는 국제연합의 위임을 받은 미국의 태평양 신탁통치제도가 되었으니, 태평양은 태평과는 무관한 격동의 바다였다. 일본인들은 남양군도로 들어가 설탕, 술, 수산가공품 같은 사업을 펼쳤으며 한때 사이판의 일본인이 10만을 헤아리기도 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패전 후 최초로 오는 6월 극우인사인 모리 요시로 전 총리를 대동하고 남태평양의 미국령 사이판을 찾아 일본군 전몰자들을 추모할 계획이다. 남양군도에 대한 침략행위의 전면 부정이 자행되고 있으며, 그 선봉에 일왕이 선 격이다. 당연히 대표적 극우언론인 산케이는 일왕의 사이판 방문 소식에 ‘감격해 하며’ 이를 전면에 도배하는 충성을 과시했다.‘위령의 여행’으로 묘사하면서 ‘남양군도’를 지배하던 향수를 노골적으로 되살려 낸 것이다. 팔라우의 수도인 코로(Koror) 외곽으로 빠지다 보면 코발트빛 바다 위에 ‘아이고 브리지’가 떠있다. 머나먼 팔라우까지 징용왔던 한국인들이 기아와 고통 속에 ‘아이고’를 연발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하니 오죽하면 ‘아이고다리’로 명명되었겠는가. 정신대로 끌려온 나이 어린 여성들이 하루에 수십명씩의 일본군을 상대하며 피를 토하고 죽어간 남양군도로 ‘신의 아들’이 ‘위령 여행’을 떠날 것이 분명한 즉, 야스쿠니신사 참배에서 격을 높여 다시 대양으로 진출하는 셈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이른바 태평양전쟁이라 칭한 데서 알 수 있듯 세계대전의 본질은 해양패권의 각축이다. 일본은 실질적이고도 직접적으로 사이판과 괌은 물론 필리핀, 팔라우, 티니안, 얍, 뉴기니 같은 섬, 그리고 서진을 거듭하여 인도네시와, 말레이시아 등에 이르기까지 왕성한 식탐을 과시했다. 우리의 인식은 대륙 지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일본의 아시아정책은 예나 지금이나 해양이라는 거대한 또 하나의 영토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다. ●기다리다 덮치기… 집요한 日 해양정책 일본은 세계열강의 해양 재편성에 기초한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는 국제해양법 신질서에 매우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서남쪽으로 눈길을 돌려 기왕에 문제가 되어온 조어도, 일명 센카쿠열도 문제로 중국과 심각한 해양분쟁을 일으킨지 오래다. 미래의 해양자원을 염두에 넣는다면 일본이 조어도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너무도 확실하다. 남쪽으로 눈을 돌려 손톱만 한 바위에 불과한 오키노도리시마(沖鳥島)로 명명하고 자기 영토에 포함시켰다. 해양과학자들까지 동원해 섬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 침대만 한 섬 하나에 290억엔을 퍼부었다. 이로써 자신의 영토(38만㎢)보다도 넓은 40만㎢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확보하게 된 것. 나아가서 태평양 복판에 떠있는 미나미도리까지 영토로 선포했다. 이렇듯 일본은 해양 영토에 관한 욕망을 주체하지 못한다. 그러니 독도가 어찌 그들의 눈독에서 빠질 수 있었으랴. 이런 만행이 대중국 포위전략 측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미국의 암묵적 동의 없이 가능할까. 미국 역시 ‘해양제국’이다. 일제의 진주만 공격으로 미국이 태평양전쟁에 개입하는 단서가 마련되지만, 기실 일본과 미국이 가쓰라-테프트밀약을 통해 섬 국가인 필리핀과 반도국가인 한반도를 ‘빅딜’하는 국제적 공모에 가담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직·간접적 영향력에서 벗어나 있는 태평양의 섬은 거의 없다. 태평양은 공해가 분명하지만 미국과 일본이 ‘대주주’행세를 하고 있다. 오키노도리시마와 미나미도리는 남양군도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일본이 만들어낸 ‘바다 땅따먹기’의 야심작이 아니겠는가. 근래 일본 정부는 해양권 확보에 노골적이다. 경제산업성, 외무성, 국토교통성 등이 주동이 된 연락회의가 공개적으로 열린다. 숨길 게 없다는 식이다. 독도 영유권까지 인정받는다면 일본은 전체적으로 405만㎢의 배타적 경제수역, 즉 일본 영토의 10배를 뛰어넘는 방대한 해양영토를 확보하게 된다. 제주도 한경면에는 일본군이 옥쇄를 대비해 만든 거미줄처럼 얽힌 가마오름땅굴이 있다. 버려졌던 이 땅굴은 한 개인의 희생적 노력으로 현재 평화박물관이 되어 있다. 이곳 이영근 관장은 “현재 공개된 굴은 극히 일부로, 모두 바다를 향해 포신을 겨누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땅굴에서 바닷가 쪽으로 내려와 일본군 알트르비행장을 벗어난 송악산 해변에도 미군기를 겨냥했던 동굴들이 줄지어 있다. 태평양전쟁의 구체적인 해안진지가 한반도 곳곳에서 흔적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같은 ‘평화’라도 韓·日 인식 달라 가미카제 특공대가 출격을 감행했던 규슈 남쪽 가고시마현의 아름답기 그지없는 지란(指宿) 바닷가에도 같은 이름의 ‘평화관’이 존재한다. 그러나 소년병에 대한 애틋한 추억과 모정을 빙자한 최루성 역사 회고만 존재할 뿐 전쟁 자체에 대한 책임과 반성은 어디에도 없다. 같은 ‘평화’를 거론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인식차는 상상을 초월한다.‘제국의 바다’를 잊지 못하는 일본의 추억만들기가 계속되는 한 ‘현해탄’의 파고도 계속 높아질 것이다. 아, 우리가 즐겨 써온 그 ‘현해탄’이란 이름조차도 규슈 북부의 특정 해변에서 비롯된 것이니, 식민 극복이 만만치 않음을 새삼 가슴으로 느낀다. 독도는 이같이 거대한 해류 위에 돌출된 시금석이리라. 독도를 독도 문제로만 국한할 경우, 결코 해양 패권의 세계사적 드라마를 읽지 못할 것이니, 제2차 세계대전은 끝났어도 제국의 바다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알 일이다. 해방 60주년, 일본은 20세기형 제국의 바다를 21세기에 다시 ‘신장개업’했다.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우선 청와대와 외무부의 공식 입장 및 향후 일정부터 듣고 싶다. 또 ‘내 마누라타령’으로 일관하면서 질질 끌려다니다 끝내 국제사법재판소 법정마당까지 끌려가 내 영토를 약취당하고 말 것인가.
  • 제주엔 벌써 봄이…25일 벚꽃 축제 시작

    제주도가 본격적인 봄축제 시즌을 맞았다. 9일 제주시와 북제주군에 따르면 제14회 제주왕벚꽃축제가 오는 25∼27일 제주시 종합경기장 벚꽃 숲 일원에서 열리고, 제23회 제주유채꽃 큰잔치가 다음달 9∼10일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휴양단지에서 펼쳐진다. 왕벚꽃축제는 첫째날인 25일 개막행사로 대형 콘서트 등이 열리고, 둘째날에는 초·중·고교생 환경그림그리기대회와 폐품활용 모형만들기, 인라인스케이트 시연, 향토음식경연대회 및 시연회,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청소년 페스티벌, 재즈공연, 노래자랑, 건강걷기대회 등이 열린다. 제주의 토속음식인 빙떡과 오매기술, 해물파전, 흑돼지고기 구이 등을 맛볼 수 있는 먹을거리 장터와 봄꽃들을 한데 모은 봄꽃 전시·판매장도 개설되며, 종이로 왕벚꽃만들기 등 관광객 참여 이벤트도 마련된다. 유채꽃 큰잔치는 개막일인 4월9일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전국노래자랑과 풍물패 공연,10일에는 유채꽃길 한마음 건강걷기대회, 관광객 도전열전, 난타공연, 사물놀이, 한·몽골 민속음악 페스티벌, 브라질 민속공연 등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이외에 흑도야지 먹을거리 이벤트, 토종닭 페스티벌, 유채꽃길 따라 조랑말 타기, 어린이 유채꽃전 만들기 등이 부대행사로 마련되며, 행사장 주변에서는 농특산물홍보관과 향토음식점 등도 운영된다. 북제주군은 행사장 일대를 노란 유채꽃으로 뒤덮기 위해 지난해 9월 주 행사장 3만 4000여평과 진입로 22㎞에 유채씨를 파종, 관리하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그곳엔 특별한 ‘숲’이 있다. 천년 세월이 숨쉰다. 모진 비바람, 크고 작은 전쟁을 무수히 겪었음에도 그저 묵묵히 있을 따름이다. 그래서일까. 태고의 정적에 금방 압도당한다. 미묘한 향에 취한다. 부드럽다. 청정해진다. 일념(一念)의 문턱에 선다. 숲이 말했다.‘알면 얼마나 안다고, 네가 알고 있는 것, 죄다 비워버려.’라고. 1300여년 전이었다. 신라의 자장율사가 중국불교의 최고 성지인 산시성(陝西省)의 오대산을 처음 다녀오면서 역사는 시작됐다. 이윽고 강원도 오대산, 동·서·남·북·중대 오대(五臺)가 생겼다. 바로 ‘문수(文殊)성지’다. 맞다. 월정사(月精寺)…. 산사(山寺)는 일반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기댈 숲이 있기에 바람쐬러 가기도 하고, 속세의 풍진을 씻어내기 위해서 발길을 옮긴다. 지난주 초였다. 월정사 입구에는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살을 에는 바람, 영하의 차가운 날씨였지만 정월대보름을 맞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월정사에서 예불한 뒤 한결같이 상원사로 연결되는 20여리의 숲길을 걸었다. 다름아닌 천년의 숲길, 양 옆에는 하늘높이 솟은 전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문득 생각해본다. 사노라면 소원이 있을터, 나름대로 절박하고 소중하지 않을까. 월정사 안으로 들어갔다. 정념(正念·50) 스님. 월정사 주지로 취임한 지 1년째. 국내 처음 속세인을 대상으로 ‘단기 출가학교’를 열어 기대 이상으로 ‘출가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불교계는 물론 그를 주목하는 세인들이 많다. 지난해 5월 ‘오대산 천년의 숲길 걷기 대회’를 시작으로 ‘산사영화제’(달마야 서울가자),‘월정사 주지배 평창군민 족구대회’, ‘오대산 불교문화축전’ 등 파격행사를 연이어 열었다. 이때마다 수만명의 인파가 몰려 호황을 이루었다. 이뿐만 아니다. 올 상반기 중 월정사 산문 안의 모든 도로포장을 뜯어낼 작정이다. 숨쉬는 땅, 살아 있는 미생물, 빼앗긴 자연의 권리를 자연에 되돌려주기 위해서다. 때문에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파격’과 ‘개혁’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닌다. 천년의 고요를 한꺼풀씩 걷어내겠다는 의욕이다. 지난해 여름 그는 중국의 최고 불교성지인 오대산을 방문, 한·중 오대산 불교끼리 만나는 역사적 장을 열었다. 이는 자장율사 이후 천년을 뛰어넘는 ‘대사건’으로 불교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몇달 뒤에는 중국 고승들이 한국의 오대산을 답방, 양국간의 불교문화 교류를 재차 다짐하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눈이 하얗게 쌓인 절간 앞마당이 보이는 주지 집무실에서 정념스님과 2시간동안 마주앉았다. “스님, 요즘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가요.” “만사천래막강구(萬事天來莫强求)” “무슨 뜻입니까.” “만가지 일을 억지로 구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억지로 하면 일도 잘 안 풀릴 뿐더러 세상도 어지러워져 결국 다사다난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꼴이지요. 평상심과 심청사달(心淸事達)의 맑은 한 생각이 시비장단의 모든 일들을 가지런히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만사를 순리에 의하지 않으면 사회는 양극화로 치닫게 되며 결국 투쟁과 대립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시대일수록 오직 지혜만이 필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일등능제천년암(一燈能除千年暗) 일지능멸만년우(一智能滅萬年愚)라는 말처럼 한 등불이 천년의 어둠을 다 걷어버리듯, 한 지혜가 우리의 우매함을 한순간에 타파해버릴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지혜란 일심(一心)이 청정해야 하며 이는 곧 다신(多身)이 청정해지고 ‘시방세계’가 청정해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스님, 정월대보름입니다. 다들 소원을 빌곤 합니다. 올해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목계(木鷄).” “무슨 뜻이지요.” 스님은 장자(莊子)의 ‘달생편’에 나오는 이야기 한토막을 들려준다. 싸움닭을 만들기로 유명한 기성자(紀誠子)가 있었다. 그는 왕의 부름을 받아 싸움닭을 조련시킨다. 열흘이 지나자 왕이 “다 되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기성자는 “닭이 지금 한창 허장성세를 부리는 중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다. 기성자는 “아직 덜 됐습니다. 다른 닭의 울음소리나 그림자만 봐도 덮치려고 난리를 칩니다.”라고 했다. 이렇게 반복되길 40일째 되던 날, 왕이 묻자 마침내 기성자는 “이젠 됐습니다. 나무로 만든 닭과 같습니다. 망지사목계의(望之似木鷄矣), 기덕전의(其德全矣). 다른 닭들이 감히 대응하지 못하고 도망쳐버립니다.”라고 대답했다. 스님의 설명은 계속된다.‘목계’는 이기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재능이 있어도 ‘무심(無心)’으로 살아 사람들을 감화시키기 때문이란다. 이는 곳 ‘덕(德)’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덕이란 무엇입니까.”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주역의 첫장에 나옵니다. 선행이 쌓이면 반드시 집안에 경사가 온다는 뜻이지요. 인간은 각자 살아가는 팔자가 정해져 있습니다.60살에 죽는 팔자,80살까지 살 팔자, 그러나 이 팔자가 아무리 기구해도 선행이 쌓이면 운명이 바뀝니다. 일찍 죽을 팔자도 80∼90살로 바꿀 수 있지요. 살면서 화(禍)가 적어지고 축복받는 삶의 최선은 선행입니다.” 화두를 떠올릴 때 벽산(碧山)을 생각한다고 했던가. 스님이 뱉어내는 화두는 거침없었다. 깊은 수행의 내공, 일심(一心)과 즉심(卽心)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았다. 월정사 관계자에 따르면 정념 스님은 좌복에 앉은 지 10년만에 공부의 묘한 경계를 맛봤다. 평소 즐겨 독송하던 원각경이 온몸에 전율로 다가왔다. 이후 개미 한마리까지 환희로 보이고 생명에 대한 외경심이 넘쳐났다고 귀띔해줬다. 정념 스님은 이른바 불교계의 개혁파로 꼽힌다. 그는 올해로 법랍 26년. 경남 고성 출신으로 고등학교 졸업 직후인 18살에 출가했다. 이후 종교계에서는 처음으로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탄허 스님의 맏상좌(세속의 맏아들격)인 만화희찬 스님을 은사로 모셔 승려가 됐다. 월정사 주지를 맡기 전 그는 12년 동안 상원사에서 주지 소임을 맡았다. 그가 상원사 주지를 맡을 때 아직 젊고 공부의 묘미에 푹 빠져 있어 처음엔 거절했지만 소임과 수행, 이판과 사판이 따로 분리될 수 없다는 생각에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는 지난해 2월 나이 마흔아홉에 현해 스님이 동국대 이사장으로 떠나면서 제4교구 본사 주지로 발탁돼 주목을 끌었다. 월정사 문중서열상 여전히 젊은 편이지만 어른 스님들은 “시대적 흐름에 맞게 젊고 유능한 사람이 일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삶과 수행은 일치돼야 합니다. 과거의 수행은 정태적이었지요. 이젠 대중의 가치와 열심히 호흡해야 합니다. 종교는 역사를 주도하고 문화를 창달하는 것이 본질이며 예언자적 길을 걸어야 합니다.21세기의 문화가 놓여 있습니다. 수행자적 삶을 살 수 있다면 사회 전체가 행복해집니다. 출가학교를 개설한 것도 바로 이같은 취지입니다.” 지난 1년 동안 단기 출가학교 졸업생은 165명. 평균 10대1의 경쟁률에 이를 만큼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 올 4월에 여는 제4기 출가학교 응모자만 하더라도 60명 정원에 현재 400여명이 몰리고 있다. 정념 스님은 다음달 14일 기존 졸업생들과 함께 미얀마 등 남방불교 순례를 떠난다. 그는 “지금까지 ‘출가’라는 어휘 자체가 부정적이었지만 이제는 무상(無想)의 경험을 통해 인생을 슬기롭게 사는 길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올해에는 웰빙타운(명상센터)과 생태·문화마을을 조성해 대중들과 더욱 친숙하게 만나겠다.”며 문수동자처럼 환하게 웃었다. km@seoul.co.kr
  • 5만평 동백숲 만들기 23년 양언보씨

    “세계적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서 주인공 비올레타가 번갈아 들고 나오는 흰 꽃과 붉은 꽃은 바로 동백입니다. 그래서 ‘춘희’(椿姬), 즉 ‘동백아가씨’로 번역되지요.” 양언보(61·제주도 남제주군 안덕면 상창리 271)씨는 ‘동백아저씨’로 통한다.23년 전 어느날 굴삭기를 동원,‘대학나무’로 불리는 자신의 감귤나무밭을 확 갈아 엎었다. 이어 동백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주위에서는 ‘미친 사람’이라고 다들 손가락질했다. 극구 말린 부인과는 이혼의 위기까지 갔다. 하지만 오로지 동백나무 심기에만 전념했다. 또 중국과 일본 등을 오가며 기름을 짜는 동백나무 씨앗을 주머니에 슬쩍 넣어오기도 했다. 내친 김에 사업을 해 번 돈을 몽땅 ‘동백언덕 만들기’에 쏟아부었다. 집념의 결실이 맺어졌다. 지난해 상창리 일대에 ‘카멜리아힐’이라는 5만여평 규모의 동백나무숲이 장관처럼 조성된 것. 제주도 자생의 동백을 비롯,180여종의 동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섰다. 원래 동백나무는 거제도 등 남해안 섬지방에 군락지로 널리 퍼져 있으나 양씨처럼 개인이 동백나무 수목원을 가꾼 것은 극히 드문 일이어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양씨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최근 ‘동창아, 동창아 노오올자’라는 주제로 ‘춘(椿)페스티벌’을 열었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임동창, 아쟁 연주자 김영길, 사물놀이패 진쇠 등을 초청해 한바탕 동백축제를 벌인 것. 그가 동백나무에 애정을 쏟은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감귤나무의 수익성에 대한 회의감이었다. 최소 10여년 뒤의 감귤나무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두번째는 어릴 때부터 ‘눈물처럼 뚝뚝 떨어지는 동백꽃’을 너무 좋아했던 까닭이다. “동백은 우리 생활과도 친숙하지요. 혼례식에서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한다.’는 굳은 약속의 상징으로 통합니다. 또 옛 여인네들의 머릿기름으로도 사랑받아왔지요.” 그는 동백사랑 실천을 위해 “비올레타 같은 ‘동백아가씨’ 축제를 매년 열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카멜리아힐(www.camelliahill.co.kr)을 사랑하는 ‘카사모’를 결성했다. 제주 김문기자 km@seoul.co.kr
  • [책꽂이]

    |실용| ●웃음의 힘(토마스 홀트베른트 지음, 배진아 옮김, 고즈윈 펴냄) 웃음과 유머에 대한 자료와 다양한 연구 결과, 최신 유머정보까지 웃음이 필요한 삶과 비즈니스를 위한 유머 교과서.1만 1800원. ●머리가 좋아지는 창의力 쑥쑥 만화그리기(박무직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따라 그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만화 그리기 방법.8500원.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조영탁 지음, 휴넷 펴냄) 위대한 경영자와 학자들의 경험과 통찰력이 담긴 말과 글들.1만 2000원. ●베개 하나로 돈방석에 앉은 남자(황병일 지음, 랜덤하우스 중앙 펴냄) 신용불량자에서 170억원대 자산가가 된 한 CEO의 성공 과정.1만 2000원. ●손님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게 만들기(고다 유조 지음, 신정란 옮김, 예문 펴냄)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 사업, 내 가게를 위한 핵심 매뉴얼 100가지.9500원. |유아·아동| ●눈의 여왕(안데르센 지음, 김서정 옮김, 웅진닷컴 펴냄) 단순한 번역동화가 아니라, 안데르센 원작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재해석한 그림책. 악마의 거울조각이 박혀 포악하게 변해 버린 소년이 우정 덕분에 순수한 마음을 되찾는 줄거리.5세 이상.8500원. ●내 꼬리는 안테나(야마구치 기키 지음, 이끼북스 펴냄) 앙증맞은 강아지 사진들이 보드라운 손끝의 촉감을 생생히 전해 주는 감성교육 사진집. 꼬리, 발바닥 등 털북숭이 강아지의 여러 신체부위들에서 다른 질감의 감촉을 상상하게 된다.5세까지.4800원. ●우체부 슈발(오카야 고지 지음, 김창원 옮김, 진선 펴냄) 얼간이라 놀림받으면서도 33년을 한결같이 프랑스의 명물 ‘꿈의 궁전’을 지어올린 우체부 슈발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동화.6세 이상.8000원. |초등·청소년| ●해티의 지난 여름(앤 마틴 지음, 한정아 옮김, 아침나라 펴냄) 12세 소녀 해티와 정신분열증을 앓는 외삼촌 아담이 나누는 인간애와 희망에 초점을 맞춘 어린이 소설. 인생이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면 어쩌나, 불안한 소녀를 통해 우회적으로 인생을 성찰해 보게 만든다.2003년 뉴베리상 수상작. 초등생.8000원. ●나무의 비밀(알렝 니엘 퐁토피당 지음, 나선희 옮김, 사계절 펴냄) 나무의 수면시간 등 단순한 궁금증에서부터 산불의 열기로 싹을 틔우는 나무의 감춰진 속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숲의 정보를 알려주는 생태교양서. 나무그림에 해설이 다닥다닥 붙어 읽는 재미를 보탠다. 초등저학년.8000원.
  • [송두율 칼럼] 통일공간, 한반도의 꿈

    [송두율 칼럼] 통일공간, 한반도의 꿈

    지난해 한국 사회에 뜨거운 이념과 사상논쟁을 불러일으켰던 ‘경계인’ 송두율 교수의 칼럼을 싣습니다.‘송두율 칼럼’은 격주로 수요일자에 게재됩니다. 송 교수는 칼럼에서 분단의 현실, 진보와 보수, 통일문제 등에 대해 철학적이고 분석적인 시각을 전해줄 것입니다. 송 교수는 지난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독일로 출국, 현재 뮌스터대 사회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았다. 우리의 삶을 항상 규정하는 시간과 공간개념 가운데 어느 것이 보다 더 본질적인가라는 질문이 있다. 이에 대하여 많은 학자들은 대체로 시간개념이 더 본질적인 것이라고 대답하고 있다. 파리에서 오랫동안 망명생활을 했고 또 그 곳에 묻힌 독일시인 하이네는 파리에서 기차를 처음보고 기차로 인해 공간은 살해되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역시 긴 망명생활 끝에 런던에서 생을 마감한 마르크스도 ‘정치경제학비판대강’속에서 교통수단에 의해서 공간은 이미 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요히 정지하고 있는 ‘공간’에 대하여 역동적인 ‘시간’을 보다 중시해온 이러한 사고는 오늘날 ‘세계화’로 일컬어지고 있는 변화와 더불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특히 “빨리, 빨리”라는 말처럼 속도의 중요성을 극도로 강조해왔던 우리 삶의 양식은 ‘지구화’와 ‘정보화’ 속에서 시간에 의한 공간지배를 알게 모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전국을 하루생활권으로 만들고 있는 고속철의 등장도 그러한 예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원래 독일 말의 ‘공간(Raum)’은 울창한 숲 속에 삶의 터전을 세운다는 어원에 기초하고 있다. 즉 공간은 인간행위에 의해서 적극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공간은 그저 인간이나 사회를 담고 있는 ‘그릇’과 같은 수동적인 것이 아니다. 공간은 인간과 사회의 종합적 관계 속에서 적극적으로 설정된다고 보아야 한다.‘공간’을 흡사 인간이나 사회를 담고 있는 ‘그릇’처럼 보고 있는 통념은 사실 정치적인 공간을 경제적 또는 사회적인 공간과 동일시했다. 이로 인해 ‘국민경제’와 같은 제한적 개념을 낳았고 이는 ‘지구화’라는 오늘의 변화를 이해하기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공간개념은 더 이상 무의미한 것인가. 그러나 정보화와 도시발전의 상관관계를 보면 ‘지구화’로 인해 형성된 오늘의 ‘그물망사회’에서 공간은 오히려 시간을 조직하고 있다. 전세계를 상대로 움직이는 ‘지구적 기업’들이 도사리고 있는 새로운 공간인 ‘정보도시(Informational Cities)’나 ‘지구적 도시(Global Cities)’는 지구의 여러 시간대의 존재를 무력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런던, 도쿄와 같은 이러한 공간은 이제 ‘지구화’를 구체화하면서 또 지역화하고 있는 터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또 ‘지구화’의 과정이 구체적 ‘장소’가 지니는 사회적 삶의 관계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지구적 지역화(Glocalization)’라는 새로운 단어도 생겼다. 이는 구체적 사회적 공간이 ‘지구화’의 과정 가운데도 우리의 ‘집단적 기억’을 생산하는 특권을 여전히 누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지구화’가 요구하는 시간척도로 인해 한반도라는 기존의 공간개념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처럼 역사를 통해 미래의 공간을 확충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이 오히려 오늘 우리 주위의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남북이 그동안 각각 구성해온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공간개념들을 서로 확인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남북이 이제 국토의 종합적 발전, 나아가 이를 동북아적 시야에까지 투영시키는 장기적 전망에 대해서 함께 지혜를 모으는 일이 그러한 출발의 하나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우리는 이미 ‘메이드 인 개성’ 시대를 맞고 있지 않는가. 현대의 문턱을 들어서면서부터 인간은 공간보다는 시간에 의해서 지배되었다고 하지만 필자는 새로운 시간 단위인 새해를 맞으며 오히려 공간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된다. 공간에 대한 ‘집단적 기억’은 바로 그 사회의 꿈이다. 남북은 각각 60년 동안이나 훼손된 공간개념 속에서 살아 왔다.‘통일원년’이라는 시간개념과 함께 이제 ‘통일공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반으로 갈라진 한반도의 지도로부터 얻은 분단의 공간개념에서 우리는 통일에 대한 ‘집단적 기억’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송두율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 교수
  • [좋은도시 만들기] (8)서유럽 건축물의 공공성

    [좋은도시 만들기] (8)서유럽 건축물의 공공성

    서유럽 건물은 사유 공간이면서도 빌딩을 드나드는 사람이나 보행자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공용 공간을 의도적으로 배치한다. 건물을 둘러보면 대중이 친근하게 느끼도록 한 배려를 여기저기서 읽을 수 있다. 1층 건물의 일정 부분을 비워둬 사람들이 건물 안을 거쳐 통과하도록 하거나 도보로 여기저기 상점을 천천히 여유있게 구경할 수 있도록 했다. 보행자가 접근하기 어렵고 불편하게 만드는 국내 빌딩과 대조적이다. 보행이 쉽게 거리를 만드는 것은 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뿐아니라 자동차를 덜 타게 함으로써 친환경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한 의도이기도 하다. ●빌딩 1층은 개방공간 1990년대 조성된 런던시의 신도심 카나리 워프와 브로드게이트 지구는 ‘보행자 중심의 타운’으로 유명하다. 19만 5000여평에 달하는 카나리 워프지역에서 템스강변쪽은 우리의 주상복합빌딩과 흡사한 형태의 고급주거단지로 조성됐다. 주민들이 즐기는 공간은 ‘중정(中庭:건물 중간에 위치한 정원)’으로 최소화했다. 고급주택가라고 담을 둘러치지도 않았다. 가로나 물가에 산책길을 만들어 주민과 일반시민들이 함께 이용하도록 했다. 금융 관련 오피스가 밀집해 있는 업무지구 역시 보행자 위주로 설계됐다. 지하철역 주변을 중심으로 건축물의 1층을 통해 걸어서 쇼핑센터, 상가, 옥외광장, 옥외공원 등 중심지구의 대부분을 갈 수 있다. 상가와 거리가 활성화되는 정도는 “자동차 속도에 반비례한다.”는 도시 계획 원리를 충실히 따른다. 보행자가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아야 거리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사통팔달의 빌딩 숲 도심 또는 빌딩의 공공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은 브로드게이트지구에서 더욱 눈에 띈다. 빌딩들이 많지만 꽉 막힌 느낌은 덜하다. 3만 6000여평에 14개의 대형 빌딩으로 구성됐지만 어느 곳도 막힘이 없는 사통팔달의 보행통로를 확보하고 있다. 이 지구는 리버풀 스트리트역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건축물이 개발됐다. 구체적으로는 도심지역의 경관과 개별 기업의 이미지가 뚜렷한 빌딩군으로 짜여져 24시간 업무체계가 가능한 비즈니스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다른 곳과 달리 이곳의 빌딩들은 오픈 스페이스와 광장, 산책로, 매점, 저층부 상가와 부대시설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지구 전체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빌딩의 1층부는 열린 공간이어서 보행자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다. 빌딩의 아케이드는 철도역사와 일체화되어 있고 도심광장은 다양한 부대시설과 연계되어 상권을 형성한다.‘브로드게이트 어리나(arena)’로 불리는 야외극장은 빌딩숲 속의 중정공간을 하나의 무대장치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여름에 각종 콘서트와 전시 공간으로, 겨울에는 야외스케이팅 등 이벤트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빌딩 이용자뿐만 아니라 일반시민에게도 열린 공간으로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통일에 대비한 신도시 모델 독일의 포츠다머 플라츠지구는 동·서독으로 분리되었던 지역을 신도심으로 꾸민 곳이다. 이곳은 통독 수도 베를린의 새로운 도심으로 부상되고 있다.1990년부터 조성된 15만여평 규모의 이 지구는 소니사와 다임러 벤츠사 등 국제적인 기업들의 투자를 적극 유치한 사례로 꼽힌다. 기업투자가 많았음에도 사회 공공성이 부각된 성공적인 신도심 개발사례 중 하나다. 주거, 상업, 영화, 전시 등 복합기능이 어우러져 있다. 방사선도로를 따라 구획된 사각형 또는 삼각형의 도시블록에 각 건축물들이 중정을 두고 가로변으로 배치되는 전형적인 베를린의 ‘블록형 도시건축물’을 보여준다. 동쪽의 도시공원은 넓은 잔디공원으로 조성됐다. 이곳에 들어서면 시야가 탁 트인다. 또 인접한 하천과 연계, 남서측으로 생태 공간을 형성해 단지의 친환경적인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중심가로를 상업아케이드로 채워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인접 건축물의 양측 벽면을 유리 아케이드가 덮고 있는 전형적인 유럽의 갤러리아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이 유리 아케이드는 여닫을 수 있게 설계됐다. 실내외의 자유로운 아케이드 공간 연출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특히 소니센터 빌딩의 중정공간은 일본의 후지산을 형상화한 막구조 지붕이 씌워져 다양한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정형 중앙대 건축학과 교수 ■ 파리市 홍보담당관이 말하는 ‘도심개발 기준’ “고층건물에 대한 논쟁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파리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의견입니다.” 파리시청 홍보담당관 라이오넬 보르도씨는 “파리시 도심개발의 기준은 ‘과거를 존중하는 시민의 의견’에 있다.”고 밝혔다. 이는 105㎢에 불과한 좁은 지역에 200만명이 살고 있는 작은 도시 파리를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유지시켜온 힘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20년 후의 모습을 준비하고 있는 파리시로부터 도시계획의 철학과 시민의견 수렴방법, 공공성 확보 등 그들의 고민과 지혜를 가늠해 본다. 현재 추진 중인 도시기본계획(PL U,pan Local d‘urbanisme)의 주요골자는. -20년간 파리시를 변화시킬 기본 틀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건물의 신축, 기존건물의 이전, 공간이용계획과 유적지 보전 등을 포함하게 될 것입니다. 파리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지 그리고 파리 시민들이 파리에서 어떻게 살게 될지를 규정하게 될 것입니다. 도시계획상의 어려운 점은. -파리 구시가지(도심)에는 4000여개의 보호대상 건물이 있습니다. 이들 건물은 대개 200∼1000년에 달하는 낡은 건물들로 업무나 거주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최근 파리순환도로를 기준으로 건물높이 제한, 주거공간 비율 등 신·구시가지에 대한 개발형태를 놓고 찬·반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시민 정서상 과거 문화유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강해 21세기형 도시로 거듭 태어나는 데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규제 기준은. -파리만의 독특한 개성, 유적의 보전 등으로 아름답고 삶의 질이 향상된 도시건설이 PLU의 핵심입니다. 이에 따라 구건물의 모방을 자제하고 새로운 컨셉트의 건물 신축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축건물이 주변환경과 조화롭게 어울리고 지속적 개발의 논거와 맞아야 합니다. 건물의 최대높이 규정(37.5m, 최고 11층 정도)에 대한 변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상업지구와 서민임대주택단지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파리 중심부 및 서부지역의 거주용 건물신축에는 우선권을 줄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현재 서민주택이 많이 부족한 구역의 신도시계획 프로그램 작성시 사회복지주택(저소득층이 사는 공공임대주택의 일종)의 비율을 25%로 강제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결정 과정은. -2001년 9월 이후 지금까지 파리시는 121개 구역 의회를 통해 각 구역이 우선시하는 중점사안들을 자문했습니다. 전문가, 시민단체, 일반 시민들은 이를 통해 파리시에서 제기되는 건축, 유적, 거주정책, 교육, 고용확충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의견 1만 1000여건을 제안했습니다. 파리시는 이중 많은 부분을 내년 말 파리시의회에 상정, 오는 2006년 실행에 옮길 것입니다. 집단민원에 대한 기준은. -파리시의 입장은 주민보다 대상지역의 상인입장을 우선 고려합니다. 상인들은 피해보상위원회를 만들어 재개발 이전과 이후의 매출액을 비교해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에 대한 보상은 일반적으로 없습니다. 주민들에게는 집값의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개발 과정상의 불편은 ‘참아달라.’고 설득합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특별취재팀 ●북유럽팀 이상일 논설위원(특별취재팀장), 김세용 건국대 교수 ●서유럽팀 이동구 기자, 이정형 중앙대 교수 ●미 국 팀 장세훈 기자, 김도년 성균관대 교수
  • [서울 환경복원 원년] 도심속 녹지공간 ‘담장허물기’

    “확 트였어요.”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 혜화동캠퍼스(의과대학)앞.170m 길이의 학교 담장이 허물어진 자리에 6800여그루의 나무가 숨쉬는 숲이 조성됐다. 서울시와 종로구가 도심에 녹지공간을 만들기 위한 ‘담장허물기 사업’을 벌인 결과다. 시민 이혜영(29)씨는 “답답해보였던 담장이 사라지니 도로가 공원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03년부터 150억원의 예산을 들여 15개 대학과 공동으로 ‘학교 담장 허물기 녹화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 서울대 의대, 한국외국어대학교, 고려대가 이미 모습을 드러냈고, 올해 명지대, 서울산업대에 이어 내년에는 연세대, 숙명여대, 고려대병설보건대학, 한신대, 서울기독대, 숙명여대 등의 담장도 허물어진다. 한국외국어대의 경우 정문에서 후문으로 돌아가는 730m길이의 담장을 허문 자리에 1만 5000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교내에도 벤치와 조형물 등을 설치했다. 고려대는 인촌로 변 담장 및 방음벽 3.77㎞를 제거하고 5만그루의 나무를 심고 정자와 산책로 등을 만들었다. 서울시 조경과 김현팔 팀장은 “도심에 녹지를 만들려면 부지를 매입하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대학의 담을 허물면 적은 비용으로 시민들에게 녹지를 제공할 수 있다.”며 “대학들도 흔쾌히 동의하는 분위기여서 참여 대학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가에서도 담장 허물기가 확산되면서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마다 1곳씩 ‘녹색주차마을(그린파킹)’을 선정해 주택 담을 허물었다.1800여가구가 참여해 3000여대의 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 공간이 만들어졌고,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던 도로에는 보행로가 조성됐다. 서울시는 올해에도 자치구별로 1곳씩 녹색주차마을을 추가선정할 방침이다. 사업 지역에 속하지 않은 주민이라도 동사무소나 구청에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다. 시가 주택당 55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이 금액을 초과하면 주택 소유주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시는 도난사고 방지와 불법주차 단속을 위해 골목길에 폐쇄회로(CC) 카메라도 설치해준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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