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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의 명과 암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의 명과 암

    ‘흰 티에 청바지 입고 방금 학생회관 앞 지나가신 분, 남친(남자친구)이 있나요?’ 대학생 김모(23·여)씨는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인상착의를 묘사하며 호감을 표시한 게시물을 봤다. 처음에는 ‘나와 친해지고 싶은가 보다’ 하고 넘어갔지만 점점 정도가 심해졌다. 익명의 상대방은 김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까지 몰래 엿본 뒤 공개 게시판에 올렸다. 학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라 같은 학교 학생일 거라는 추측 외에 단서가 없었다. 너무 무서웠다. 김씨는 “사진까지 올라왔을 땐 아무 생각도 안 나 엉엉 울었다”고 했다. 익명 커뮤니티 관리자 측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게시물 작성자의 신상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익명 사이트라 개인정보를 보관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고려대 ‘고파스’ 등 별도 커뮤니티 갖춘 곳도 요즘 대학생들에게 학내 익명 커뮤니티는 거리낌 없이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공간이다. 대표적인 곳인 에브리타임(에타)은 시간표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게시판 기능이 더 활성화됐다. 학생증·수료증 등으로 자신이 속한 대학을 인증해 커뮤니티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자유게시판과 비밀게시판을 비롯해 학생들이 직접 관심사에 따라 만든 다양한 게시판들이 있다. 서울대의 ‘스누라이프’나 고려대의 ‘고파스’처럼 별도의 커뮤니티를 갖춘 경우도 있다. 대학생들은 이곳에서 익명성에 기대 현실 친구에게 말하기 껄끄러운 이야기를 쉽게 털어놓는다. 일반 커뮤니티와 달리 같은 학교 학생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끼리 심리적 밀착감도 크다. 하지만 동시에 익명성에 기대 위험한 발언이 오가는 곳이기도 했다. 불필요한 욕설이나 혐오 표현이 오가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대학생들도 많았다. ●‘대면식서 女신입생 외모 품평’ 사건 등 고발 많은 대학생들은 익명 커뮤니티의 가장 큰 장점으로 실용성을 꼽았다. 학내 ‘꿀강의’(학점을 잘 주거나 재미있는 강의) 추천은 물론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되는 정보까지 서로 얼굴은 몰라도 같은 학교라는 동질감 아래 의외로 좋은 정보들이 오간다는 것이다. 정다은(21·여)씨는 “대학생으로서 하고 싶은 말을 맘껏 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다”면서 “분실물을 찾거나 알바나 방을 구하는 등 순기능도 꽤 많다”고 말했다. 실명으로는 말 못할 내부 고발도 오간다. 지난 3월 서울교대 익명 커뮤니티에는 “한 학과 남학생 대면식에서의 여자 신입생 외모 품평회 자료가 있고 이 자료가 졸업생에게까지 넘어갔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학생들은 이름을 밝힐 필요 없는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눴고 결국 이 일은 공론화됐다. 이후 서울교대는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21명에게 최대 3주의 유기정학 처분을 내렸다. 다만 당사자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져 징계 절차는 정지됐다. 같은 학교라는 연대 의식 속에 익명으로 편하게 수다를 떨 수 있다는 점도 대학별 익명 커뮤니티의 매력이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대학교별 ‘대나무 숲’이나 ‘대신 전해드립니다’ 등 페이스북 페이지보다 철저히 같은 학교만 이용할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들이 요즘 더 인기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교양 강의에서 우연히 본 이름 모를 학우들을 향한 고백글도 올라온다. “어제 학생 식당에서 흰색 모자를 쓰고 저녁을 먹던 분 성함이 궁금하다”는 식이다. 이모(21)씨는 “번호를 물어 볼 용기는 없지만 누군지 궁금한 마음에 올리는 것 같다”고 했다. ●“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표현도 많아져” 하지만 대학생들은 최근 익명성을 악용해 서로를 저격하거나 갈등을 조장하는 게시물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한 교대에 다니는 윤모(21·여)씨 역시 정치적으로 편향된 게시물을 본 뒤 커뮤니티에 발길을 끊었다. 어느 날부턴가 ‘달창’, ‘문슬람’(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를 비하하는 은어) 등 일부 커뮤니티에서만 쓰일 줄 알았던 단어들이 학내 커뮤니티에서도 보이기 시작했다. 윤씨는 “아무리 익명이라지만 그런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쓴다는 게 충격적이었다”면서 “이뿐 아니라 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표현도 흔히 눈에 띄었다”고 털어놨다.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민모(23·여)씨도 최근 학교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워버렸다. 결정적 계기는 총여학생회 폐지를 둔 찬반 논쟁이었다. 극단적이고 거친 혐오 표현이 오갔다. 민씨는 “얼굴 내놓고는 그런 얘기 못 할 거면서 온라인에서만 큰소리를 친다고 친구들과 이야기했다”면서 “게시글과 댓글을 익명으로 쓰다 보니 논의가 유난히 극단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이 도 넘은 게시물들을 신고하면 해당 계정 사용이 일정 기간 중지되는 등 제재가 있기는 해도 큰 효과가 없다고 느낀다. 민씨는 “계정 정지를 당하면 불편하긴 하겠지만 제재의 기준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아 경각심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규율이 없으니 ‘여기선 어떤 말이든 해도 돼’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원래 의도와 다르게 낙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방의 한 대학에 다니는 이모(21)씨는 “익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공간에서 무슨 말을 못 하겠느냐”면서 “학교나 총학생회 등에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물타기’를 하거나 거친 표현으로 비판 아닌 비난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리끼리’ 뭉치는 건 좋지만 ‘자정’ 필요 전문가들은 특정 집단의 관심사를 공유하기 위해 학내 익명 커뮤니티로 모이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다만 익명성과 ‘우리끼리’라는 폐쇄성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같은 학교 학생들끼리 유대감을 형성해 생산적인 이야기를 나눌 창구로서 학내 익명 커뮤니티는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익명이라는 특성이 도덕적 측면에서 자기 통제나 억제 수준을 낮추게 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익명성에 기대어 ‘특정 대학교에 다니는 우리끼리만 이야기하자’는 식의 특권 의식이 결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익명 커뮤니티에 모여 말하는 것은 학생들의 직접적인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이용자들이 스스로 어떤 표현은 문제적이고, 허용해선 안 된다는 나름의 규율을 만들어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건강한 공론 위해 ‘배심원 제도’ 커뮤니티 운영진도 대책을 고심 중이다.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학내의 건전한 공론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서는 지난 6월부터 배심원제도를 운영한다. 매일 이용자 중 4000~5000명이 랜덤으로 배심원 자격을 얻어 10건 이상 신고된 게시물에 대해 판정을 내린다. 신고글 작성자는 소명할 기회도 얻는다. “표현이 격해졌다”며 사과하기도 하지만 왜 이런 글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 해명하기도 한다. 고파스 운영진은 “성별 갈등 게시물에 운영진이 징계를 내릴 때마다 반발이 심했다”면서 “배심원제로 이용자들이 직접 제재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자정 작용이 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그래픽 이다현 기자 okong@seoul.co.kr
  • 주민이 정책 발의… 강서, 직접민주주의 싹 틔웠다

    주민이 정책 발의… 강서, 직접민주주의 싹 틔웠다

    지난 10일 오후 7시, 서울 강서구 화곡6동 주민센터 내 회의실에서 강서구 민주주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회의가 열렸다. 주민들이 직접 마을 발전을 위한 사업을 결정하는 ‘제1회 화곡6동 주민총회’가 개최된 것. 회의실은 120여명의 주민들로 북적였다. 주민이 주인이 되는 기념비적인 첫 회의를 축하하기 위해 노현송 강서구청장도 참석했다. 노 구청장은 주민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으며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진정한 자치시대’가 열렸다”고 역설했다. 이날 총회에선 자치·교육·문화예술·생활복지·미래발전 등 5개 분과에서 총 10개 마을의제를 발표했다. 자치분과는 동네 곳곳에 마을 소식을 전하는 ‘마을 소식 게시판 설치’ 사업을, 생활복지분과는 공동구매사업과 직거래장터 운영을 위한 ‘공유경제 마을’과 같은 골목을 공유하는 주민들과 골목밥상을 운영하는 ‘마을밥상’을, 미래발전분과는 동 발전을 위한 장기 사업인 서부광역철도사업과 먹자골목 등 지역 상권 활성화를 준비하는 ‘미래발전태스크포스(TF)’를, 문화예술분과는 주민 운동회인 ‘한마당 축제’와 ‘방울방울 물놀이 축제’를, 교육분과는 아이들에게 숲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숲이랑 놀자’ 등 3개 사업을 내놨다. 각 의제 발표 후 현장에서 진행된 전자투표와 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투표를 합쳐 사업 추진 여부가 결정됐다. 총 10개 의제 중 마을 소식 게시판 설치, 마을밥상, 미래발전TF, 한마당 축제, 숲이랑 놀자 등 5개 사업이 과반수 찬성을 얻어 내년 추진 사업으로 결정됐다. 추민총회는 화곡6동을 시작으로 오는 18일 우장산동과 화곡3동, 20일 등촌2동, 23일 방화3동 등 주민자치회 5개 시범 동에서 차례차례 열린다. 구는 지난 3월 11일부터 4월 12일까지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에 참여할 5개 동을 모집했다. 주민자치회는 기존 주민자치위원회보다 권한과 지위가 향상된 주민자치 조직이다. 주민자치위원회가 동 자문기구 역할에 머문 반면 주민자치회는 예산을 지원받아 동 발전을 위한 사업을 직접 계획하고 실행한다. 5개 시범 동에선 지난 4월 주민자치회가 출범해 임원 선출, 운영 세칙 수립, 분과 구성, 의제 발굴 등을 거쳐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자치계획을 마련했다. 노 구청장은 “화곡6동 주민총회를 계기로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제를 발굴하고 토론으로 결정하는 직접 민주주의 시스템이 지역에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유니버설 수석무용수 강미선, 낭만발레 ‘지젤’로 무대 복귀

    유니버설 수석무용수 강미선, 낭만발레 ‘지젤’로 무대 복귀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한동안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이 낭만발레의 정수 ‘지젤’로 다시 국내 발레 팬들을 찾는다. 이번 ‘지젤’ 공연은 4쌍의 남녀 무용수가 각각 주역을 맡아 각기 다른 매력을 뿜어낸다.유니버설발레단은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충무아트센터 발레 시리즈-지젤’을 무대에 올린다. 충무아트센터의 발레 시리즈는 2014년부터 유니버설발레단과 호흡을 맞춰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등 한국인에게 친숙하고 사랑받는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해마다 여름방학 기간 가족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해왔다. 이번 무대는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 ‘한상이-간토지 오콤비얀바’ ‘홍향기-이동탁’ ‘최지원-마 밍’이 각각 지젤과 연인 알브레히트 역을 맡아 애절한 사랑을 발레 무용으로 표현한다. 강미선의 파트너 콘스탄틴 노보셀로프는 뛰어난 감정 연기로 감동을 주는 무용수로 유명하다. 또 다른 커플인 한상이와 간토지 오콤비얀바는 지난해 ‘호두까기 인형’에서 첫 호흡을 맞추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지젤’은 1985년 국내 초연부터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버전을 지키고 있다. ‘지젤’은 크게 정교하고 우아한 안무 스타일을 살린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과 역동적이고 화려한 움직임을 살린 마린스키 버전으로 나뉜다. 국립발레단은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을 따르고 있다. ‘백조의 호수’와 함께 낭만발레를 대표하는 ‘지젤’은 귀족 신분의 남자와 평범한 시골 여성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배신,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선 ‘숭고한 사랑’을 담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유럽 도시 기행 1(유시민 지음, 생각의길 펴냄) ‘알쓸신잡’을 통해 남다른 여행법을 뽐냈던 저자의 유럽 답사기. 문명의 빅뱅이 일어난 아테네, 그렇게 탄생한 문명이 가속 팽창을 이룬 로마, 약 3000년에 가까운 오랜 기간 국제도시였던 이스탄불, 보잘것없는 변방에서 문명의 최전선이 된 파리까지 ‘콘텍스트’(맥락)를 파악하기 위해 부지런히 누볐다. 324쪽. 1만 6500원.마음의 여섯 얼굴(김건종 지음, 에이도스 펴냄) 우리는 왜 우울하고 불안하며, 미치고 사랑하는 것일까? 십수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해 온 저자가 우울·불안·분노·중독·광기를 살피며 이들 감정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 중 하나인 사랑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색한다. 248쪽. 1만 6000원.나무의 모험(맥스 애덤스 지음, 김희정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약 16만㎡의 삼림지를 사들인 고고학자의 숲속 생활 수기.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 먹는 바람에 추방되는 일화부터 1765년 미국 급진주의자들이 보스턴 항구 느릅나무에 영국 정부 대표를 상징하는 인형을 매달아 교수형에 처하기까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인간의 노력에는 늘 나무라는 상징이 뒤따랐다. 388쪽. 1만 6000원.심슨 가족이 사는 법(윌리엄 어윈 외 엮음, 유나영 옮김, 글항아리 펴냄) 30여년 간 미국 시트콤 및 애니메이션 사상 최장 기간 방영 기록을 매 시즌 갈아치우고 있는 ‘심슨 가족’으로 보는 철학 이야기.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음에도 삶을 사랑하는 순수한 얼간이 호머 심슨, 가족 내에서 유일한 지성인이지만 반지성주의가 팽배한 공동체에 어울리지 못해 외로운 리사 심슨 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면면을 철학 이론과 결부시켜 풀어냈다. 492쪽. 2만 2000원.널 만나러 왔어(클로이 데이킨 지음, 강아름 옮김, 문학동네 펴냄) 시름시름 앓는 엄마와 자신을 괴롭히는 학교 친구 때문에 회피와 포기가 더 빠른 소년, 열두 살 빌리. 물속에서 한창 수영 중인 빌리 앞에 말하는 고등어 한 마리가 나타난다. 영국 출신 작가는 이 데뷔작으로 브랜퍼드 보스 상 최종 후보, 카네기 메달상 후보 등에 올랐다. 360쪽. 1만 3800원.밀양을 듣다(김영희 외 지음, 오월의봄 펴냄) 한국 사회에서 처음으로 탈원전을 사회적 이슈로 만들었던 ‘밀양 할매’들의 이야기를 담은 구술집.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학술적 담론의 장으로 끌어들인 연구자, 활동가, 운동의 주도 세력인 마을 주민들의 말을 함께 실었다. 2014년 출간된 ‘밀양을 살다’의 후속 격이다. 656쪽. 3만 2000원.
  • 다양성·사회통합의 이름으로… 홍천에 전국 첫 공립형 대안초교

    다양성·사회통합의 이름으로… 홍천에 전국 첫 공립형 대안초교

    강원 51명, 수도권·경남 23명 등 74명 선발 공감소통·철학·예술 등 대안교과 운영도전국 첫 공립형 대안초교인 강원 홍천 노천초등학교가 11일 개교했다. 노천초교는 2017년 3월 폐교된 홍천 동면 속초초교 노천분교장에 9학급 규모로 신설돼 지난 1일부터 학생을 전입받고 있다. 74명의 전입 학생 가운데 강원도에서 51명, 서울·경기권 및 경남에서 23명을 선발했다. 다양성 전형(대안 교육 희망자)과 사회통합 전형(교육 취약층)을 절반씩 뽑았다. 학교는 경제·사회·가정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치유·돌봄 교육과 다양성 교육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안 교육을 펼친다. 국어, 수학, 영어 등 기본 교과와 자치, 공감소통, 철학, 프로젝트, 예술 등의 대안 교과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이날 열린 개교식에는 학생, 교사, 지역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지역주민들은 개교식을 위해 특별공연을 준비하고 아이들과 함께 합창하는 등 노천초의 개교를 반겼다. 최동운 노천1리 이장은 “오래전 노천리는 마을 인구 1300명 중 학생수가 600명일 정도로 학생수가 많았는데 인구가 줄면서 폐교돼 지역주민들의 상실감이 컸다”며 “노천초교 개교로 마을에 다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천초는 ‘나무를 닮아가는’이라는 철학을 갖고 학생들을 자라나는 나무로 보고 아름답게 가꿔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학년별 교실 이름도 ‘포도나무’, ‘도토리나무’ 등 나무 이름을 썼다. 교장실은 숲을 가꾸겠다는 의미로 ‘산림청’이라고 했다. 윤영소 교장은 “학교 구성원은 기존 삶의 방식을 벗어난 새로운 삶을 선택한 것이며, 지금보다 더 좋은 삶을 위해 모험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청은 2015년과 2017년 공립 대안 학교인 현천고등학교와 가정중학교를 설립했으며, 이번 노천초 개교로 초·중·고교 과정에서 대안 교육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홍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불길의 흔적 숲길의 전설

    불길의 흔적 숲길의 전설

    지난 7일 ‘한국의 서원’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우리는 이제 14개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나뉘는데, 우리가 가진 자연유산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이 유일합니다. ‘화산섬’이 한라산 일부와 성산일출봉 등을 포함하고 있다면 ‘용암동굴’을 품고 있는 곳은 거문오름입니다. 그 거문오름에서 7월 하순에 국제트레킹대회가 열립니다. 이 대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평소 굳게 닫힌 ‘용암길’이 이 대회 기간에 활짝 열리기 때문입니다. 일년에 단 9일만 장삼이사들의 발걸음을 허락하는 것이지요. 대회에 앞서 지난 5일 세계유산센터 서포터스들 틈에 끼어 ‘용암길’을 먼저 돌아봤습니다. 느낌을 요약하면 이랬습니다. 지질시대 제주 오름의 원형이 여태 유지되고 있는 곳.거문오름은 알고 가야 한다. 대부분의 여행지가 그렇듯, 알아야 더 잘 보이고 더 많이 볼 수 있다. 거문오름은 어떤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이 됐을까. 이름에 답이 있다. 정식 명칭은 ‘거문오름과 용암동굴계’다. 땅 위는 거문오름, 아래는 용암동굴이라 보면 알기 쉽겠다. 거문오름은 사실 그리 도드라진 오름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건 ‘용암동굴계’다. ●30만년 전 화산 폭발… 14㎞ 흐른 용암 따라 동굴 20여개 생겨 시계추를 10만~30만년 전으로 되돌리자. 거문오름이 마지막으로 용암을 뿜어내던 시기다. 당시 폭발적 분화는 없었지만 흘러나온 용암의 양은 많았다. 원형의 분화구 한쪽을 헐고 흐른 용암은-이 때문에 분화구 형태가 말발굽 모양이 됐다-월정리까지 흘러가면서 독특한 화산 지형을 만들었다. 이때 형성된 화산 지형이 선흘곶자왈과 벵뒤굴·대림굴·만장굴·김녕사굴·용천동굴·당처물동굴 등을 포함한 20여개 용암동굴이다. 한 화산에서 이처럼 여러 동굴이 만들어진 예가 세계적으로 드물고, 일부에서는 용암동굴과 석회동굴의 특성이 함께 관찰되기도 했다. 여러 동굴 가운데 앞서 언급한 6개 동굴 덕에 거문오름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고, 지난해 웃산전굴·북오름굴·대림굴이 추가됐다.아쉽게도 용암동굴은 모두 출입금지 구역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건 없다. ‘불의 길’이 만든 시원의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아주 오래전 용암이 흘러갔던 길이다. 거문오름 분화구에서 쏟아져 나온 용암은 월정리 해변까지 14㎞를 흘러갔다. 용암길은 이 가운데 약 5㎞ 구간을 걷는다. 제주의 숲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삼나무다. 반듯하게 솟은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어 조형미가 빼어나다. 한데 이를 제주 숲의 원형이라 보기는 힘들다. 대부분 조림을 통해 형성됐기 때문이다. 거문오름도 마찬가지다. 오름의 전면부는 예의 그 삼나무 숲이다. 그러나 용암길에 들어서면 확 달라진다. 붉가시나무 등 제주 고유의 나무들이 이리저리 얽혀 있다. 용암길 대부분은 곶자왈이다. ‘곶’은 숲, ‘자왈’은 자갈을 뜻한다. ‘자갈 더미 위에 형성된 숲’이 곧 곶자왈이다. 용암길의 나무들은 대부분 뿌리를 드러내고 산다. 토층이 얇고 바위가 많은 척박한 환경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나무가 선택한 삶의 방식이다. 이를 판근(板根)이라 부른다. 굵은 나무 주변은 이끼로 뒤덮인 화산석과 고사리 등 양치식물이 우거져 있다. 이 덕에 마치 선사시대의 숲을 어슬렁대는 느낌을 받게 된다.●미기후 형성 기온차 극명… 식물 300여종 서식 ‘생태계 보고’ 용암길은 식물의 보고다. 거문오름 일대에만 300여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버섯류는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하루가 멀다하고 미기록종이 발견된다. 어쩌면 그 숲에서 당신이 보고 있는 작은 버섯이 여태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한 미기록종일 수도 있다. 이곳은 미기후가 형성되는 곳이기도 하다. 미기후는 지표면에서 1.5m 정도 높이의 기후를 말한다. 지표면의 상태나 주변 지형지물의 영향으로 기후상태에 미세한 차이가 생기게 된다. 특히 풍혈 일대에 이르면 여름철 한낮에도 7~11도 정도로 기온이 뚝 떨어진다. 자연이 만든 에어컨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김상수 자연유산해설사는 “이처럼 극명한 기온차 때문에 불과 몇 m 고도 차이에도 꽃의 개화시기가 한 달 이상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공기정화능력이 탁월한 식나무도 흔하다. 정화 능력이 산세비에리아보다 5배 정도 높다고 한다. 김 해설사는 이를 두고 “용암길엔 외부와 다른 공기가 흐른다”고 표현했다. 숲에선 종종 긴꼬리딱새(삼광조)의 고운 울음소리가 들린다. 긴 꼬리에 코발트빛 테두리의 아름다운 눈을 가진 녀석이다. 숲의 정령이 있다면 아마 긴꼬리딱새를 닮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자태가 곱다. 체색이 짙어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어디선가 높은 휘파람소리가 들리거들랑 발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시라. 이전에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자태의 새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을 것이다. 모든 구간에서 발밑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뱀이 많기 때문이다. 살모사가 가장 흔하고, 꽃뱀과 유혈목이 등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날도 예닐곱 마리 뱀과 조우했다. 절반은 살모사였던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용암길을 걸었으니 이제 거문오름을 오를 차례다. 거문오름은 해발 456m, 둘레 4551m다. 높지는 않아도 품은 제법 넓다. 탐방은 예약제로 이뤄진다. 자연유산해설사가 동행한다. 탐방 코스는 모두 3개. 거문오름 정상만 갔다 오는 정상 코스(약 1.8㎞·1시간), 분화구 안쪽을 걷는 분화구 코스(약 5.5㎞·2시간 30분), 거문오름 정상과 분화구 안쪽을 둘러본 뒤 분화구 능선의 아홉 봉우리, 이른바 구룡 구간까지 마저 도는 전체 코스(태극길 코스·약 10㎞·3시간 30분)다. 이 가운데 분화구 코스가 사실상의 ‘거문오름 탐방로’다. 출발지는 세 코스 모두 자연유산센터다. 같은 시간에 출발한 뒤, 각 코스의 교차점에서 각자 시간과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 진퇴를 결정하면 된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64)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은 20~28일 열린다. 기간 중 용암길을 포함해 거문오름 전 코스를 예약 없이 탐방할 수 있다. 평소에는 반드시 세계유산해설사와 동행해야 하지만, 대회 기간에는 혼자 돌아볼 수도 있다. 거문오름 탐방 예약은 홈페이지(wnhcenter.jeju.go.kr)에서 받는다. 당일 예약은 불가. 710-8981. 탐방은 오전 9시~오후 1시, 30분 간격으로 하루 9차례 진행된다. 화요일은 휴무다. 탐방비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제주관광정보 사이트(www.visitjeju.net)에서도 거문오름 탐방 정보를 비롯해 각종 제주 관광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까망고띠 하우스(782-0200)는 거문오름 인근 주민들이 만든 브랜드의 음식점이다. 흑돼지 돈가스 등을 판다. 무더운 날 웬 돈가스냐 싶지만 트레킹으로 지친 몸에 은근히 잘 맞는다. 청귤차 등 특산 음료들은 갈증 해소에 딱 좋다. 방주할머니식당(783-1253)은 두부가 맛있는 집이다. 직접 농사 지은 재료를 써 맛이 담백하고 정갈하다. 두 집 모두 용암길 날머리에 있다.
  • 광명시, 기아자동차에 친환경차 복합충전소 설치운영 민·관 협력사업 제안 추진

    광명시, 기아자동차에 친환경차 복합충전소 설치운영 민·관 협력사업 제안 추진

    경기 광명시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에 대응하고자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태양의 도시 광명, 에너지 자립도시 추진‘을 목표로 지난해 9월 기후에너지 전담부서인 기후에너지과를 신설해 다양한 기후에너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고자 환경관리과를 중심으로 ‘광명시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 5대 중점정책과 시민실천방안 시는 2022년까지 미세먼지 농도를 18㎍/㎥까지 줄이는 게 목표다. 저감 종합대책은 미세먼지 진단과 알림과 에너지 절약사업, 사업장 미세먼지 저감, 공기정화 숲 가꾸기 등 7개 분야로 구성됐다. ▲취약계층 에너지복지 및 공기청정기 지원사업 ▲노후경유차 저공해화 사업 및 친환경 자동차 보급 ▲자동차배출가스 및 불법소각 단속 ▲실내공기질 관리 △친환경 저녹스버너 보급 ▲비산먼지 배출 사업장 및 공사장 관리 등 23개 정책이 포함돼 있다. 시는 이동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자동차 구매 시 보조금을 지원하고, 노후 경유차에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하거나 조기폐차 시에도 보조금을 지원한다. 미세먼지 배출원 관리도 강화했다. 시는 도시숲 2곳 조성을 비롯해 안양천 선형 공원화 사업을 통해 녹색공간을 확충하고, 취약계층에 미세먼지 차단마스크 11만 장을 보급했다. 공기청정기 설치와 임대료도 지원하고 있다. 또 2014년부터 올해까지 저소득층 1089가구와 사회복지시설 47곳 노후 형광등을 LED조명으로 무상 교체했다. 시는 지난달에 시민 100여명과 함께 ‘미세먼지 저감 시민토론회’를 갖고 5대 중점 정책과 실천방안을 찾았다. 토론회에서 나온 5대 중점 정책은 ▲버스 등 대중교통을 친환경자동차로 전환 확대 ▲초·중·고등학교의 공기청정기 설치 ▲도시숲 리모델링 사업 확대 ▲미세먼지 시민토론회 및 교육 확대 ▲대중교통 활성화다. 5가지 시민 실천방안은 ▲환경교육 적극적으로 참석하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쓰레기 줄이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전기사용 줄이기 등이다. 시는 미세먼지 토론회에서 선정된 최종 의견을 시민제안서로 받아 시 정책 수립에 반영할 예정이다. ●신재생 에너지 보급 노력 광명시는 올해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충전인프라 부족으로 보급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아자동차에 공장 인접 유휴부지를 활용해 친환경차 복합충전소를 설치, 운영하는 민·관 협력사업을 제안할 계획이다. 시가 수소·전기 복합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기아차는 복합충전소를 설치, 운영해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생각이다. 이 밖에도 단독주택 옥상과 아파트 베란다에 태양광설비 설치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신재생에너지 주택지원사업’ 국비 보조를 활용한다. 공공기관 유휴부지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신재생에너지 지역지원사업’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장려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도 다양한 기후에너지정책을 추진해 기후변화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 전환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에너지 민·관 거버넌스’ 구축 광명시는 ‘에너지 민·관 거버넌스’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에너지 시민학교나 에너지 프로슈머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해 시민들에게 에너지 절약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에너지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하반기에는 시민 및 에너지 다소비 기업체와 함께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에너지 포럼도 개최할 계획이다.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함께 한국에너지공단 2019년 재생에너지 민간단체 협력사업 ‘광명스피돔 주차장 태양광 가상 설치 프로젝트’를 진행해 재생에너지 설치 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요소를 파악해 사전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또 시민참여형 에너지 생산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광명시민에너지협동조합 준비위원회 행정지원도 하고 있다. 시민참여형 햇빛발전소 설립을 위해 관내 공공기관 유휴부지의 컨설팅을 진행해 광명·하안도서관과 소하2동 행정복지센터 옥상 임대 협의를 완료했다. 시는 에너지 민·관 거버넌스 정책 추진을 위한 민·관협력 중간조직으로 기후에너지혁신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앞으로 신중한 검토를 거쳐 법·제도적인 근거를 마련하고 기후에너지정책관을 채용해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다. 박승원 시장은 “미래도시를 위한 가장 핵심적인 기후에너지 분야에 대해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직접 참여하고 있”다며, “에너지 자립도시 광명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대화와 협력을 통해 에너지 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위대한 책의 도시를 가다 - 파주 지혜의 숲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위대한 책의 도시를 가다 - 파주 지혜의 숲

    #파주출판도시 #15만권_8m높이 책장 #활판인쇄박물관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 <빌게이츠(Bill Gates)> 최근 많은 사람들이 책이나 신문같은 전통적인 문자 텍스트 정보 매체보다 개인 모바일로 접근할 수 있는 유튜브(Youtube), 네이버tv, 카카오tv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동영상 컨텐츠에 더 익숙해지고 있다. 마케팅 컨설팅 업체 매그나 글로벌(Magnaglobal)사는 2018년 기준 인터넷 동영상 광고 시장은 연 290억 달러(32조 4500억)에 이르며 또한 매달 19억 명이 넘는 인구가 유튜브에 정기적으로 접속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닐슨코리안 클릭’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으로 유튜브 MAU(월간 실이용자 수)는 2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밴쯔, 윰댕, 대도서관, 씬님 등 이름도 생소한 1인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인기를 끌 뿐만 아니라 1년에 수십억이 넘는 수입도 거두고 있다. 이제 많은 초등학생들의 꿈은 대통령, 과학자, 의사가 아니라 인기 유튜버가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활자나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텍스트 세상은 어떻게 될까? 파주출판단지 내의 지혜의 숲에서 해답을 찾아보자.경기도 파주시의 위치 하나는 절묘하다. 그냥 남한과 북한의 경계다. 위로는 개성, 아래로는 서울과 맞닿아 있으며 판문점, 개성공단은 파주 탄현에서 임진강 너머 슬슬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다. 바로 이 곳에 파주출판단지가 위치해 있다. 파주출판단지의 정확한 명칭은 ‘파주출판문화정보국가산업단지’로 흔히들 파주출판도시라고도 부른다.# 민간 주도 출판산업단지 #주변 볼거리 풍부 #임진각_헤이리마을 주변 파주출판도시는 특이하게도 국가가 아닌 민간이 주도하여 설립한 산업 단지로 영국 웨일즈의 헤이온와이와 벨기에의 레뒤, 네델란드의 브레드봍 등과 같은 자생적인 책마을 형태와 더불어 독일의 라이프치히나 프랑스의 리옹과 같이 출판활동이 집적된 도시의 모습도 아울러 갖추고 있다. 총 면적 150만m²의 부지에 2007년 봄에 1단계 파주출판지구가 형성되었으며 현재는 출판사 및 출판 관련 업체, 영상 및 디자인 관련 업체, 북카페, 갤러리들이 대거 입주해 있다. 2019년 4월 기준으로 협동조합에 가입된 조합원은 총 106개사이며 이중 영상 29, 출판은 51, 디자인 4, 인쇄 17, 소프트웨어 2개의 업체가 있다.우선 파주출판도시에 들어서면 주변이 온통 건축박물관과 같은 느낌이 든다. 2004년 김수근 건축문화상을 비롯하여 2006년 세계적 권위의 ‘RIBA(Royal Institute of British Architects)’ 건축상, 2007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등 각종 세계적인 건축상을 받은 건물들이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져 있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중에서 방문객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공간은 바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에 위치한 ‘지혜의 숲’이다.지혜의 숲은 2014년도에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조성한 이래 재단의 자체 재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약 15만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8m 높이에 달하는 거대한 서재는 지혜의 숲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도 충분히 설명될 만큼 압도적이다.지혜의 숲은 총 1, 2, 3관으로 나눌 수 있는 데 1관은 학자, 지식인과 연구소에서 기증한 책들을, 2관에서는 유명 출판사에서 발간한 책들을, 3관에서는 게스트하우스인 지지향의 로비층으로 박물관, 미술관에서 기증한 책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지혜의 숲 지하 1층에서는 총 무게 20톤, 2만 2천 종, 자판 3천3백만 자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활자를 보유한 ‘활판인쇄박물관’도 있어 책을 좋아하는 방문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기도 하다. 세계 IT산업의 선구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는 개인 유튜브가 아니라 ‘게이츠노트(www.gatesnotes.com)라는 도서 추천 사이트를 개설하였다. 그는 여기에서 자신이 읽은 책을 추천하기도 하고 개인 서평을 올리면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앞으로의 세상에서도 여전히 책은 인류가 끊임없이 지혜를 나눌 수 있는 방식으로 존재할 듯하다. <파주 지혜의 숲에 대한 여행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 5개 만점) -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필수 방문 코스. 임진각과 헤이리마을을 함께 방문 2. 누구와 함께? - 초, 중, 고를 다니는 자녀가 있다면, 번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홀로 사색을 즐기고 싶다면 3. 가는 방법은? -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 2200번 합정역 > 파주출판도시(은석교 사거리) - 200번 합정역 > 일산신도시 > 교하신도시 > 파주출판도시(은석교 사거리 정류장 하차) 4. 특징은? - 지혜의 숲이라는 이름이 어울릴만한 책들의 천국.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잘 알려져 있지만 평일 방문객들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주말의 경우는 복잡하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활판인쇄박물관, 지혜의 숲 내의 높은 서고 7. 관람시 주의사항은? - 천천히 둘러보며 독서의 재미를 찾아야 한다. 여유롭게 가자.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forestofwisdom.or.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굉장히 많다. 북카페 파랑, 아르디움, 목카페, 북소리 책방, 이가고서점, 출판도시 정보도서관, 서축공업작은도서관, 돌베개BOOKSPACE 행관과 여백,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미메시스아트뮤지엄, 열화당 책박물관, 피노키오 뮤지엄, 행복한 마음, 파주나비나라박물관, 헌책방보물섬, 보림책방/인형극장, 보리책놀이터, 문발리헌책방골목, 인더페이퍼갤러리, 갤리리 박영, 명필름아트센터 10. 총평 및 당부사항 - 파주출판단지 내에 있는 시설을 제대로 다 방문하려면 한 달 이상이 걸린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면서 주변을 방문하기를 추천. 지혜의 숲에서 삶의 여백을, 여유를, 여가를 찾아보기를.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프랑스 디저트의 황홀한 유혹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프랑스 디저트의 황홀한 유혹

    삶의 즐거움은 때로 상상해 보지 못한 경험을 하는 데서 찾아오기도 한다.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놀라움을 동반한 즐거움은 전혀 모르고 있던 것에서도 오지만,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예상과 기대를 넘어서는 경험을 통해서도 온다. 프랑스 식사에서 디저트의 경우가 그랬다.프랑스에서 당연히 디저트가 좋고 훌륭한 것 아니냐 물을 수 있겠지만 놀라움을 느낀 포인트는 맛이나 아름다운 플레이팅이 아니다. 말하자면 디저트가 ‘밥처럼’ 나와서라고 할까. 식사에서 디저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메인 요리와 거의 비슷하게 등장하는 데서 느낀 놀라움의 표현이다. 여태 디저트라고 함은 식사가 끝나고 찾아오는 작은 즐거움 정도로 생각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에서 겪은 모든 식사 경험이 그러했다. 프랑스에서 몇 번의 요리를 맛본 뒤에 생각이 달라졌다. 디저트가 식사에 있어 하나의 독립된 영역으로서 강한 존재감과 지분을 갖고 있다는 것이 또렷하게 보였다. 적어도 이 나라에서 디저트는 정상적인 식사라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필수 불가결한 존재였다는 걸 새삼 확인했다. 프랑스인들은 어째서 디저트에 집착하게 된 것일까. 인류는 국적과 성별, 시대를 막론하고 보편적으로 단 음식을 선호해 왔다. 황홀감을 선사해 주는 단맛은 언제나 호화로운 식사와 궤를 같이했다. 성대하게 차려 놓은 식탁에서 단맛은 때로 고기 요리에 섞여 있기도 했고, 짠맛 요리 옆에 소화를 돕기 위한 용도로 놓이곤 했다. 중세 말까지만 해도 상류층이 즐기던 연회 요리에는 짠맛과 단맛이 한 식탁에 혼재된 형태였다. 지금처럼 식사를 다 하고 난 후 단맛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식사 중에 단맛을 함께 맛보는 게 당시의 문화였다.단맛이 따로 떨어져 나와 분화하기 시작한 건 17세기쯤 신대륙에 사탕수수 농장이 대규모로 생겨난 후 찾아온 설탕의 대중화와 연관이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유럽사회에서 설탕은 후추나 다른 향신료처럼 값비싼 약이자 양념이었는데, 설탕값이 폭락에 가깝게 낮아지자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당시의 호화로운 분위기와 맞물려 요리사들은 설탕공예로 거대한 건축물 모형을 제작하고 화려하고 다채로운 과자와 케이크를 만들어냈다. 여기서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18세기 프랑스 고전 요리의 아버지라 불리는 앙투안 카렘이다. 카렘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비견될 정도로 요리에 있어 천재성을 뽐냈고 많은 저작물을 남겨 후대 요리사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었다. 모두의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드는 정교하고 웅장한 크기의 설탕 모형이 인기를 끌었고 그로 인해 카렘은 프랑스 요리의 명성을 날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20세기 초의 요리사인 오귀스트 에스코피에는 웅장함 화려함을 뽐내는 고전 프랑스 요리의 종언을 선언하고 재료의 맛을 살리고 가벼운 맛의 디저트를 추구하는 등 현대 프랑스 요리의 기틀을 닦았다. 카렘은 프랑스 요리의 명성을 유럽 전역에 알리고 에스코피에가 문법으로 체계화하면서 프랑스 요리는 오랫동안 서양 고급 요리의 패권을 쥐었다. 오늘날까지 대부분의 조리용어는 프랑스어에 기반한다. 디저트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에클레어, 마카롱, 크렘 브륄레, 몽블랑 등 누구나 알 만한 디저트의 이름을 보라. 크게 전식과 본식 그리고 후식으로 구분되는 코스요리 문화, 디저트가 식사 후에 등장해 달콤하고 감미로운 기분으로 식사를 마무리하는 서양의 식문화는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은 결과물이다. 1970년대 프랑스 미식계에서는 큰 바람이 몰아친다. 간소함과 제철, 신선함을 중시하는 ‘누벨 퀴진’이 등장해 우리가 지금 떠올리는 고급 서양요리의 기반을 갖췄다. 큰 접시에 요리를 작고 예쁘게 담아내는 대신 코스가 길어지는 현대 고급 요리 경향도 멀리서 살펴보면 누벨 퀴진의 범주 안에 있다. 디저트도 요리의 경향성을 따른다. 1990년대 화학, 실험기구 등을 이용한 스페인의 분자요리가 유행을 타면서 디저트도 보다 현대적으로 변모했다. 흙과 나무의 에센스를 뽑아 숲을 걷는 듯한 기분을 준다든가 액체질소를 이용한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단맛·짠맛의 치환으로 디저트와 본식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는 새로울 것도 없는 방식이 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눈과 혀, 코를 즐겁게 한다. 단맛이 건강을 위협하는 맛으로 인지되는 오늘날이지만 디저트가 사라지는 날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디저트를 즐기고 또 창조해내는 인류의 열정을 보면 그런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 관악산 모험숲 문 열고 도림천 복원·으뜸공원 추진… 청정 삶터 일궈요

    관악산 모험숲 문 열고 도림천 복원·으뜸공원 추진… 청정 삶터 일궈요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이끄는 민선 7기 관악은 경제도시로의 도약뿐 아니라 청정한 삶터로의 진화도 앞두고 있다. 구민들에게 치유와 쉼, 다양한 체험을 선사하는 공원, 숲 조성 사업, 수변 공간 개선 사업을 잇달아 추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문을 연 ‘관악산 모험숲’은 도심 속 숲에서 흥미진진한 산림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관악산 야외식물원 위에 조성된 1만 4000㎡의 숲에서 집코스터, 그물 타기, 공중 징검다리 건너기 등의 다채로운 시설을 체험해 볼 수 있어 아동,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구는 관악산 기슭에서 발원해 서울 서남부를 흐르는 도림천 복원 사업도 추진한다. 현재 실시설계 중인 도림천 복원 공사는 오는 10월 시작해 2021년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도림천이 복원되면 관악산까지 생태축이 이어지고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쾌적한 산책로가 마련되면서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관악산 으뜸공원 조성도 동시에 이뤄진다. 2022년 말 신림선 경전철 개통 시기에 맞춰 관악산 입구의 낡은 휴게소를 새롭게 단장하고 기존 주차장 대신 만남의 광장, 야외 공연장 등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문화·휴식의 공간으로 되돌려 줄 계획이다. 서울시 최대 규모의 친환경 도시농업공원도 관악에서 탄생한다. 10월이면 삼성동 산86-6 일대(1만 5000㎡)에 경작 체험원, 허브정원, 치유의 숲 등을 품은 공원이 활짝 열린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관광객이 던진 먹이 때문에…27kg 뚱보 원숭이의 최후

    관광객이 던진 먹이 때문에…27kg 뚱보 원숭이의 최후

    관광객이 던진 먹이를 주워 먹다 초고도비만에 걸린 태국 원숭이가 실종 5개월이 지나도록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태국 현지언론은 지역을 대표하던 뚱보 원숭이 ‘엉클 패티’가 지난 2월 실종 후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태국 방콕 방 쿤 티안의 한 시장 근처에서 서식하던 긴꼬리원숭이 ‘엉클 패티’는 관광객이 던진 먹이를 주워 먹다 엄청난 뚱보가 됐다. 배가 땅에 질질 끌릴 정도로 살이 찐 원숭이를 본 관광객들은 신기해하며 계속 먹이를 던져주었고 ‘엉클 패티’의 비만도는 갈수록 심해졌고 급기야 27kg까지 몸무게가 불어났다. 보통 원숭이의 평균 몸무게는 8~10kg 정도다.보다 못한 방콕 야생동물관리국은 지역 동물보호단체들과 연계해 지난 2017년 이 원숭이를 보호소로 옮겨 치료에 나섰다. 당시 야생동물보호사무소의 수의사 나타논 판페치는 “원숭이는 초고도비만 상태로 심장병과 당뇨 위험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보호소 측은 고단백 저지방 식단을 제공하며 원숭이의 체중 감량을 도왔고 얼마 후 ‘엉클 패티’의 체중은 약 3kg가량 줄어들었다. 보호소 측은 이대로라면 엉클 패티가 조만간 퇴원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 견해를 내놨다. 그러나 지난 2월 엉클 패티는 보호소를 탈출했다. 원숭이보호단체 ‘위 러브 몽키 클럽’의 수장 카비나팟 몽코테크아찻은 현지언론에 “엉클 패티가 보호소에서 다른 원숭이에게 먹이를 빼앗긴 뒤 분을 이기지 못하고 탈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보호 당국은 달아난 엉클 패티를 찾기 위해 CCTV를 뒤지고 인근 숲을 수색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 그 어디에서도 원숭이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엉클 패티가 자주 출몰했던 지역에서조차 흔적을 찾지 못했다.엉클 패티 실종 후 5개월이 다 되도록 야생동물보호당국은 수색을 계속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생존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위 러브 몽키 클럽’ 측은 “실종 당시 원숭이는 20살의 고령으로 쉽게 피로해하곤 했다. 비만도도 아직 높은 상태라 살아있을 확률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원숭이는 자신이 쇠약해졌다는 것을 느끼면 무리에서 떨어져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다른 원숭이나 동물이 자신의 죽음을 보지 못하도록 하려는 습성”이라면서 엉클 패티 역시 어디선가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내놨다. 보호 당국은 일단 엉클 패티의 사체라도 찾을 수 있도록 수색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콕 야생동물보호국은 "관광객들은 엉클 패티에게 밀크쉐이크와 젤리, 쿠키 등 온갖 가공식품을 던져주었다"면서 원숭이의 비만에는 관광객들의 책임도 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함부로 먹이를 주는 행위는 야생 동물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 멕시코시티의 ‘녹색 도심’ 수혈

    서울, 멕시코시티의 ‘녹색 도심’ 수혈

    “영국 런던은 관내 약 43%를 차지하는 녹지공간을 2050년까지 50%로 끌어올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를 좀 더 앞당겨 2030년까지 녹지공간을 50%로 늘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2024년 역사 기념공원으로 재탄생을 앞두고 있는 효창공원, 2020년 마라톤 특화공원으로 조성될 손기정 체육공원, 용산 국가공원 등 관내 각종 도심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박 시장은 9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차풀테펙 도시공원’을 방문해 도심공원 구상 방안을 살폈다. 이날 현지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들으며 약 3시간에 걸쳐 공원 구석구석을 살핀 박 시장은 “공원으로 향하는 대로변에도 가로수가 무성해 녹음이 우거진 모습이 부럽다”면서 “서울시에도 활엽수로 가로수를 조성해 종묘에서부터 세운상가, 남대문, 해방촌, 용산, 한강, 관악산에 이르기까지 녹색 길이 연결되는 푸른 밸트를 만들 계획”이라고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조순 전 서울시장 여의도공원, 이명박 전 시장 서울숲, 오세훈 전 시장 북서울꿈의숲 등 역대 서울시장들은 모두 대표적인 공원을 하나씩 조성했다”면서 “저 역시 마곡 서울식물원에 이어 남은 임기 동안에도 도심 속 공원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표적인 예로 국립공원인 용산공원이 시민에게 되돌아오면 서울시 도심공원의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용산공원은 새 건물을 세우지 않고 역사성을 보존해 생태공원으로 만들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해나갈 것”이라면서 “서울시가 경비 인력과 비용을 책임질테니 철조망을 걷어내자고 미군에 제안하기도 했다”면서 열의를 보였다. 차풀테펙 도시공원은 서울숲 면적의 약 6배에 달하는 6.86㎢ 면적의 남미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의 도시공원이다. 과거 요새, 대통령 관저 등으로 사용되다 2000년대 들어 숲 개발이 시작됐다. 대규모 녹지와 호수가 조성돼있고 세계 4대 박물관인 ‘국립인류학박물관’을 비롯해 국립역사박물관, 동물원, 식물원, 미술관 등이 들어서 연간 1900만명이 방문하는 지역 명소로 자리잡았다. 멕시코시티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이병도 서울시의원, ‘마을 주도 통합돌봄 발전방향 토론회’ 개최

    이병도 서울시의원, ‘마을 주도 통합돌봄 발전방향 토론회’ 개최

    이병도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은평2)은 지난 8일(월) 오후 2시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마을 주도 통합돌봄 발전방향 토론회」를 주관하고, 토론자로 나서 지역통합돌봄의 개선과 발전을 위한 ▲지역과 지역주민의 역할 ▲민관협력 방안 ▲부서 간 장벽 해소 방안에 대해 의견을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는 10여 명의 서울시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영실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허현희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부연구위원의 ‘건강불평등 해결을 위한 주민참여와 마을 주도 통합 돌봄의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박봉희(치유공간 마음의 숲 협동조합 센터장), 유여원(살림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상무이사), 강내영(일본총합연구소 연구원), 이병도 의원,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이 의원은 먼저, “지역통합돌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과 그 주체인 ‘주민’인데 그동안 지역과 주민의 역할 범위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많이 부족했다”고 말하며, “진정한 지역통합돌봄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역주민과 지역공동체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전제되고, 이들을 조직화·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 흐름상 민·관협력이 강조되고 있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아직까지 민과 관 양쪽 모두 소통과 협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역량 강화와 교육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기반으로 수평적 협력자로서 정책 의제 발굴에서 집행까지 정책과정 전반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소통구조를 만들고, 주민의 의견이 정책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실질적인 민·관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또한, “지역통합돌봄은 관련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물고 함께 협력할 때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데 해소하기 매우 어려운 난제다. 향후 지역주민 공동체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함께 협력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역주민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동 단위에 마을건강센터를 설치한 부산광역시의 사례를 얘기하며 “현재로서는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볼 수 있으나 좀 더 지켜보며 다양한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의 경우 찾동추진지원단이 서울시복지재단에 설치돼 있는 것처럼 건강생태계 조성사업 지원단이 공공보건의료재단에 결합하는 것도 좀 더 안정적으로 건강생태계 활성화와 마을중심돌봄을 확산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제안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건강불평등 완화와 마을 주도 통합돌봄 실현을 위해서는 주민의 주도적 참여가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 주민의 역량 강화 방안 마련과 정책 전 과정에 걸친 민과 관의 동등하고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제시됐으며, 서울시에서도 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건강향상을 위해 참여하는 건강생태계 사업을 지원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골목에서 만나요”… 인문콘서트 시즌2 찾아갑니다

    “골목에서 만나요”… 인문콘서트 시즌2 찾아갑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직접 찾아가는 인문콘서트 ‘2019 골목콘서트’(포스터) 두 번째 시즌이 시작됐다. 이 콘서트는 대한민국 여러 지역의 일상 속에 존재하는 인문 콘텐츠들을 발굴하고 그 가치를 지역 주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12월까지 모두 5개의 테마를 한 달 단위 시즌제로 꾸려 강연·전시·문학·클래식·연극·대중음악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다음달 17일까지 이어지는 두 번째 시즌은 ‘일상을 바꾸는 소소한 놀이’를 테마로, 6개 프로그램을 녹였다. 9일 전북 정읍의 실버 작은도서관에서 진행한 첫 프로그램은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 내장산 실버아파트 내에 거주하는 거동이 불편한 동네 노인들을 찾아 마술 공연과 버블쇼, 그림 동화책 읽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웃음과 재미를 선사했다. 오는 12일에는 서울 관악 현대아파트로 무대를 옮긴다. 이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입체인형 낭독극 ‘미미랑 놀자’를 준비했다. 13일에는 서울 강동구 명일동 카페 ‘또봄’에서 영상에 클래식 음악을 가미한 그림책 콘서트를 이어 간다. 이 밖에 26일 충남 천안시 마을숲카페 ‘구름’에서 지역 청년들이 참여하는 프리마켓과 노래가 있는 토크콘서트를, 28일 충북 청주의 동네극장 ‘누구나 꽃’에서 주민들을 위한 음악무용극과 관객참여극 ‘동네잔치 누구나 꽃’을 진행한다. 8월 17일에는 경기 군포 청소년 전용카페 ‘Teen터’에서 두 번째 시즌 마지막 프로그램 ‘청춘, 너의 인문을 말해봐’를 선보인다. 청소년들의 문학 패러디, 엽서·책갈피 제작, 어쿠스틱 공연 감상 등으로 꾸몄다. ‘2019 골목콘서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문360 웹사이트(inmun360.culture.go.kr)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지친 일상서 잠깐 멈추고 숲으로… 산림치유로 새 희망 찾으세요”

    “지친 일상서 잠깐 멈추고 숲으로… 산림치유로 새 희망 찾으세요”

    녹음이 우거진 숲길을 걸으면 가슴이 탁 트이고 마음이 맑아진다. 숲속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숲은 단순히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몸과 마음에 걸린 병을 고치는 효과가 있다. 백두대간 소백산 자락에 들어선 국립산림치유원은 산림휴양 및 산림치유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산림치유’라는 주제로 국내 최초로 조성된 복합 단지다. 산림청이 경북 영주시 봉현면과 예천군 효자면 일대 142㏊ 부지에 1500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지난 2015년 11월 완공했다. 고도원 원장은 “백두대간의 수려한 산림자원을 이용해 국민건강을 증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공간”이라며 “산림치유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산림치유 효과 분석 및 연구, 교육 기능을 통해 산림치유의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원장은 마음을 다스리고 치유하는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유명하다.-‘고도원의 아침편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연설문 담당 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몸과 마음이 탈진했다.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졸도로 쓰러지기도 했다. 요즘 말로 ‘번 아웃’(burn out) 된 것이다. 이런 일을 겪은 후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기 시작했다. 스스로 치유해야 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되돌아보고 다잡기 위해 몇몇 지인들에게 아침편지를 이메일로 보내기 시작했다. 아침에 30초 동안 시간을 내서 편지를 읽으며 명상을 하고 마음을 치유하자는 취지에 많은 사람이 공감했다.” -아침편지에 어떤 내용을 담고 싶었나. “절망에 빠져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주고 새로운 희망을 얘기하고 평화를 주고 있다. 2001년 8월 1일 첫 아침편지의 주제는 ‘희망’이었다. 중국의 사상가이자 문인이 루쉰(1881~1936)이 쓴 글 ‘고향’ 중 ‘희망’에 관한 글에 설명을 달았다. 내용은 이렇다. ‘희망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희망은 처음부터 있는 게 아니다. 희망을 절망에 굴복하지 않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 생겨난다. 희망이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고, 희망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실제 희망은 없다. 일상과 회사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사람도 ‘잠깐 멈춤’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명상을 실천하며 희망을 찾도록 하는 게 목표다.” -아침편지를 통해 아픈 마음을 위로하는 작업과 산림치유는 어떻게 연결되나. “바쁜 일상 중 잠시 숨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마음을 추스르며 치유하는 것은 글로도 할 수 있고 산속에서 몸과 마음을 내려놓는 것을 통해 할 수도 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일상생활에서 잠깐 멈추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데는 장소가 매우 중요하다. 그곳이 바로 자연이요, 산이다. 숲속에서 새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앉아 있거나 잠깐 걸어도 정서가 순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2010년 충북 충주에 설립한 명상치유센터 ‘깊은 산속 옹달샘’을 운영하면 이런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은 하룻밤 300~400명이 숙박하며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새로운 꿈을 찾고 있다. 연간 10만명 이상이 찾아오고 있다. 이곳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국내 웰니스 관광(힐링+관광)지 25군데 중 한 군데로 선정되기도 했다. 옹달샘을 운영하면서 익힌 경험을 국가기관에 접목시켜 더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국민을 치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산림치유원을 힘들고 지친 삶을 위로하고 활력을 되찾아주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산림을 통한 치유 효과는. “산림치유는 숲속 생활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활동이다. 실제 병이 생기기 직전 숲에 들어와 거닐고 명상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되찾고 새로운 꿈과 희망을 발견하는 사람들을 많이 목격했다. 숲속에 잠시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에너지로 충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산림치유 효과의 과학적 근거가 있나. “숲은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안정된다. 숲속에서는 피톤치드는 물론 뇌에서 발생하는 알파파가 증가해 심리적 안정을 회복하고 긍정적인 감정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산림치유원이 마련한 산림치유센터인 ‘힐링 솔루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산림은 우울·신체·분노 증상 등 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 해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방공무원 272명을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를 위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외상 후 스트레스 지수 고위험군이 17명에서 11명 감소한 6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숲에서 가벼운 운동을 경험한 노인들의 면역력이 높아지고, 항암 및 노화를 지연시키는 멜라토닌 체내 농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울증·혈압·아토피 치유 효과도 있다. 이런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림치유에 대한 체계적·장기적 연구를 진행해 대상·증상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 이 과정을 통해 많은 국민이 산림치유 효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산림치유를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나. “산림치유원은 건강증진센터, 수(水)치유센터, 장·단기 숙박시설, 치유숲길, 산림치유문화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치유정원은 향기·맨발·한방체험·음이온 정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백산과 묘적봉, 천부산 등을 연결한 50㎢의 치유 숲길도 있다. 특히 힐러(치유자)를 적극 양성해 이곳에 들어온 사람들이 좋은 힐러를 만나 치유를 받고 삶의 에너지를 회복해 일상생활에 복귀하도록 하겠다. 지난해 9만여명이 다녀갔다.” -새로운 사업을 하고 싶다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 북한 평양 근교나 비무장지대(DMZ)에도 산림치유를 주제로 한 힐링센터를 세우고 싶다. 또 청소년수련센터도 만들고 있다. 입시 경쟁에 내몰리는 청소년들에게 웅대한 꿈을 키워주고 희망을 갖게 해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훌륭한 리더를 양성하고 싶다.” -앞으로 목표는. “산림치유는 미래의 유망산업이 될 것이다. 숲이 주는 힐링 효과를 경험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아프면 산에 가면 산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실제로 주변에서 약봉지를 달고 살던 이들이 산속에서 치유되면서 비타민만 먹는, 건강한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을 봤다. 가정 내에서의 갈등, 직장 생활에서의 갈등 등에서 오는 현대인의 정신적 스트레스도 산에서 날려버릴 수 있다. 국립산림치유원을 산림치유의 메카이자 세계적인 산림치유의 허브로 키우겠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고도원 원장은 누구 김대중 대통령 연설 담당 비서관… ‘고도원의 아침편지’ 유명 목사인 아버지의 뜻에 따라 연세대 신학과에 진학했으나 1975년 대학신문인 ‘연세춘추’ 편집국장을 맡으면서 쓴 사회 비판적 칼럼이 문제가 되어 긴급조치 9호로 제적됐다. 강제 징집돼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나온 이후 ‘뿌리 깊은 나무’와 중앙일보 기자로 20여년 동안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5년 동안 연설 담당 비서관으로 대통령 연설문을 썼다. 2001년 8월부터 지인들에게 보내기 시작한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현재 384만명이 받아보고 있다. 2009년 충북 충주에 명상과 산림치유를 접목시킨 명상치유센터인 ‘깊은 산속 옹달샘’을 열었다. 지난해 10월 제2대 국립산림치유원장에 취임했다.
  • 야생 동식물 멸종위기 커져…기후변화·열대우림 파괴 동시작용 탓

    야생 동식물 멸종위기 커져…기후변화·열대우림 파괴 동시작용 탓

    기후 변화와 열대우림 파괴의 동시 작용으로 야생 동식물의 멸종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최신호(8일자)에 실린 연구 논문에 따르면, 아시아와 중남미 그리고 아프리카 숲에 사는 야생 동식물들이 극심한 기온 상승의 영향에서 피할 수 있는 장소는 전체의 5분의 2 이하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영국 셰필드대학의 레베카 시니어 박사는 “2000년부터 2012년 사이 열대우림의 손실로 인도 국토보다 넓은 범위의 지역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종을 보호할 능력을 잃었다”면서 “숲의 손실은 서식지를 직접적으로 빼앗을 뿐 아니라 생물 종의 이동마저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온이 더 낮은 서식 환경으로 벗어날 통로가 부족하므로, 지구 온난화에 취약한 생물 종의 전국적, 전지구적 멸종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기후 변화 속도로 볼 때, 오늘날 고온의 영향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동식물은 2070년까지 20세기 후반보다 평균 2.7℃ 더 높은 환경에 노출될 것이라고 이 연구는 밝혔다. 인류가 지구 온난화를 2℃ 미만으로 억제하는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도 열대 지방의 생물 종은 2070년까지 기온 0.8℃의 상승을 겪게 된다. 하지만 최상의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마저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야생 동식물은 기후변화에 직면하면 산악지대를 오르내려거나 수온이 낮거나 높은 해역으로 서식지를 옮기는 것을 늘 반복했다. 하지만, 기후 변화가 이렇게 급격히 진행된 사례는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이른바 서식지 단편화라는 현상과 동시에 일어난 적도 없었다. 서식지 단편화는 인위적 또는 자연적 요인에 의해 생물 1종의 서식지가 분단 또는 분할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에 대해 시니어 박사는 “특히 열대의 생물 종은 기온 변화에 민감하다. 이들 종 대부분은 지구상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지만, 전 세계 생물 다양성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자연보전연명(IUCN)의 적색 목록(Red List)에는 가뭄과 극단적인 기온차 등의 영향으로 이미 550여 종의 열대 종이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됐다. 여기에는 붉은손짖는원숭이와 재규어 그리고 자이언트수달 등 포유류도 포함돼 있다. 또한 이미 세계 각지에서 양서류들은 의문의 병원균 습격으로 멸종 위험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양서류는 특정 서식지에 특화돼 있어 멀리 이동할 수 없으며 무더위와 건조에 매우 민감하다고 시니어 박사는 지적했다. 미국 메릴랜드대학의 연구시설 글로벌 포리스트 워치(Global Forest Watch)에 따르면 2014년 이후 파괴된 열대우림의 면적은 영국 잉글랜드 지방 면적의 5배인 약 60만 ㎢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전 세계적인 규모의 열대 서식지 감소와 기후 변화 사이의 상호작용을 조사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비디오스타’ 김장훈 심경고백 “제멋대로 살지 않겠다”

    ‘비디오스타’ 김장훈 심경고백 “제멋대로 살지 않겠다”

    오는 9일 방송되는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가 ‘개척자 특집, 방송가 콜럼버스의 재림’으로 꾸며지는 가운데 반가운 근황의 아이콘 김장훈, 브루노, 보쳉, 임은경이 출연해 공백기 동안의 근황을 전했다. 이날 김장훈은 ‘비디오스타’가 6~7년 만에 예능 출연이라 고백, 오랜만의 방송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을 내비쳤다. 공백기 동안 소극장 100회 공연을 목표로 콘서트를 해왔다는 김장훈은 최근 큰 화제를 모은 ’숲튽훈’에 대해 입을 열기도 했다. ‘숲툱훈’은 공연 중 ‘생목’ 발성을 하는 김장훈을 부르는 다른 이름으로, ‘숲튽훈 노래 모음 영상’은 최근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김장훈은 “처음에는 안티팬들이 나를 조롱하려고 만든 영상”이라고 밝히는 동시에 방송 활동이 없는 동안 홍보를 해 준 고마운 안티팬들에게 “절대 팬이 되지 말고 계속 ‘숲튽훈’ 영상을 만들어 달라”며 쿨한 면모를 보였다. 심지어 공연의 신답게 안티팬을 위한 특별 할인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현장을 폭소케 했다고. 또한 김장훈은 본인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입을 열며 “앞으로 제멋대로 살지 않겠다”고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장훈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는 물론 ‘김장훈 버전’과 ‘숲튽훈 버전’으로 꾸며진 환상의 미니 콘서트까지, 7월 9일 화요일 저녁 8시 30분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선비의 빈집, 대부의 정원… 마주 앉은 군자의 道

    선비의 빈집, 대부의 정원… 마주 앉은 군자의 道

    ●안동 권씨를 명문가로 발전시킨 권벌의 닭실마을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4대 길지라는 마을들을 꼽았는데, 경주 양동, 안동 하회와 내앞, 그리고 봉화의 닭실이다. 특히 닭실(유곡)마을은 ‘금계포란형’이라 하여, 마을을 감싸는 앞뒤 산이 닭 모양을 하고, 닭알을 품고 있는 형상의 명당이다. 예나 지금이나 집의 가치를 평가하는 최우선 조건은 그 집이 서 있는 위치, 즉 입지이다. 똑같은 크기와 구조의 아파트가 입지에 따라 수십 배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학군, 상권, 교통 등 인위적인 조건을 최우선으로 꼽지만, 과거에는 산과 강, 들판과 숲으로 이루어지는 자연 조건이 중요했다. 명당은 경제적 풍요를 가져오고 위대한 인물을 배출한다고 믿었다. 달걀을 품어 금병아리를 부화한다는 믿음대로, 닭실은 이곳에 사는 안동 권씨 가문을 최고의 명문가로 발전시켰다. 이 마을은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사대부 권벌(1478~1548)에서 시작한다. 그가 지은 종가가 실질적인 권씨 가문의 시작이었으며, 대를 이어 후손들의 주거지가 이 마을을 이루었다. 터만 좋다고 명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상을 받들어 효를 실천하고(봉제사), 손님들을 환대해(접빈객) 사회적 관계망을 이뤄야 한다. 무엇보다 구성원 개개인이 학문을 익히고 인격을 닦아 뛰어난 인물이 돼야 한다.권벌은 종가 옆에 충재라는 서재를 지어 수양공간으로 삼았고, 청암정을 지어 벗들과 교류하는 정원으로 삼았다. 그의 아들인 권동보는 마을 어귀에 큰 규모의 석천정사를 지어 학문 연마와 교육의 장소로 만들었다. 더 나아가 인근에 부친을 모신 삼계서원을 건립해 가문의 학문과 효를 향촌 공동체의 정규 시설로 승화시켰다. 또한 마을의 뒷산, 재궁골에 충재와 그 선대조상을 모신 선산을 마련하고, 묘 아래에재라는 재실을 지었다. 종가와 별당, 선산과 재실, 정사와 서원까지, 명문가와 명문마을이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구비한 것이다. 닭실은 권벌이 터를 세우고 권동보가 완성한, 부자가 대를 이어 발전시킨 마을이다. 닭실마을의 원래 입구는 석천정사가 있는 석천계곡이다. 절경을 이루는 경치와 아늑한 분위기를 가진 환상적인 장소다. 계곡 입구 너럭바위에 한자 초서로 ‘청하동천’이라는 네 글자가 붉은색으로 새겨져 있다. 권벌의 5대손 권두응의 글씨다. ‘청하’란 해지기 직전 반짝 나타나는 맑고 찬란한 푸른 노을을 뜻한다. ‘동천’이란 신선들이 영생을 사는 도교의 이상향이다. “순간의 찬란함을 영원히 지속하는 곳.” 청하동천의 깊은 뜻이기도 하고, 닭실마을의 꿈같은 바람이기도 하다.●사대부의 인격 드러내는 양용삼칸 ‘충재’·팔작지붕 ‘청암정’ 사대부의 ‘사’는 선비이고 ‘대부’는 벼슬아치다. 사로서 고향에 은거하면서 학문을 닦고, 대부로서 세상에 나아가 경륜을 펼쳐 나라를 이롭게 한다. 성리학을 통해 깨달은 진리를 목숨을 걸고 실천하는 지행합일의 인간이 진정한 사대부다. 충재 권벌은 영의정에 추증될 정도의 최고위 관료였고, 진정한 선비로서도 추앙을 받은 인물이다. 연산군의 폭정기간에 무오, 갑자사화로 이미 많은 선비들이 처참하게 피해를 입었다. 사화란 ‘사림지화’, 즉 선비 무리에 대한 박해를 의미한다. 권벌이 30세로 관직에 오른 때는 연산군을 몰아낸 중종반정의 이듬해였다. 조광조 등 급진사림파와 반정의 주인공인 훈구파의 대립이 극심하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온건사림인 권벌은 두 세력의 중재를 꾀했으나, 42세 때 기묘사화로 결국 파직을 당한다. 낙향해 터를 잡은 곳이 바로 닭실마을이다. 충재와 청암정을 지은 것도 이때, 14년의 은거생활 중이었다. 1533년 56세에 복직했다가 68세에는 을사사화 때 직언으로 다시 파직당한다.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2년 후 이른바 양재역벽서사건에 연루돼 평안도 삭주로 귀양 갔다가 유배지에서 71세 나이로 운명했다. 이 사건은 을사사화의 승자인 집권 소윤세력이 나머지 잠재적 정적들까지 말살하려 조작한 역모사건이었다. 권벌뿐 아니라 이언적, 노수신, 유희춘 등 20여명의 큰 선비들이 화를 입었고, 이들은 후대에 국가적 추앙을 받게 된다. 서재로 지은 충재는 권벌의 인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건물이다. 2칸 온돌과 1칸 마루의 총 3칸, 지붕도 가장 간단한 맞배지붕이다. 선비들은 자신의 거처가 이른바 ‘양용삼칸’, 즉 부엌-방-마루의 3칸이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상은 과욕이요, 낭비다. ‘비어 있는 집’이라는 이름답게 장식도 일절 없고, 오로지 극히 필요한 것만 갖추었다. 권벌의 호는 충재요, 자는 중허다. 모두 ‘비어 있다’는 뜻이다. 세속적인 욕망을 비워 내야 성리학의 도를 깨우칠 수 있고, 국가적 공익을 담을 수 있다. 권벌은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비어 있는 충재를 지었다. 아무 기교도 없는 것 같지만 문짝 하나의 모양, 부재 하나의 위치도 의미 없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최소의 물질로 만든, 그러나 선비정신으로 가득한 집이다. 반면 바로 뒤의 청암정은 크기나 형태가 대조적이다. 큰 거북모양의 바위 위에 10칸의 丁자형 건물을 얹은 모습이다. 추녀선을 활짝 펼친 팔작지붕에 단청까지 칠한 화려한 정자다. 거북바위 주위로 둥그렇게 인공 수로를 만들었다. 마치 연못 안의 섬에 정자를 세운 모습이 된다. 물 가운데 있는 정자는 ‘사’()라 하여 매우 귀한 정원 건축으로 친다. 보통의 정자는 멋진 바위를 즐기도록 건너편에 짓는데, 이처럼 바위 위에 올라탄 건물은 극히 드물다. 충재는 그토록 소박하게 만들었는데, 청암정은 왜 이런 호사를 부렸을까? 아마도 충재가 선비(사)의 청빈정신을 드러내는 집이라면, 청암정은 관료(대부)의 호연지기를 발하는 집일 것이다. 사와 대부가 사대부의 양면이듯이, 충재와 청암정은 권벌이 가진 두 방향의 정신세계를 표상하는 집이다.●선비의 피서법… “고요하니 시원하고 비워 두니 서늘하다” 공자는 군자의 조건과 즐거움을 논어 첫머리에서 밝혔다.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알고, 먼 곳의 친구를 만나는 것을 기뻐하며, 그리고 남이 나를 무시해도 화내지 않는 이가 군자라고 했다. 맹자는 더 나아가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을 더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재를 마련하고, 친구들과 교우하기 위해 정자를 짓고 정원를 가꾸며, 후학을 기르기 위해 정사와 서원을 세우는 수고는 모두 군자가 되기 위한 투자다. 선비의 궁극적인 롤 모델은 바로 군자이며, 산과 계곡을 거닐며 심신을 수련해 군자가 되려고 평생 노력한다. 이는 곧 선비들의 이상적인 은거생활이었다. 닭실의 충재와 청암정, 석천정사와 삼계서원은 은거생활을 위한 필요충분 시설이었다. 또한 선비는 지역 사회의 지도자로서 용모를 단정하게 하고, 타의 모범이 되도록 조신하게 행동해야 했다. 한여름에도 몇 겹의 옷을 껴입고, 머리에는 갓을 써야 했다. 아무리 정신적인 존재라지만 푹푹 찌는 더위를 어떻게 견뎠을까? 정약용은 ‘소서팔사’에서 8가지 대표적인 선비들의 피서법을 소개했다.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소나무 아래서 활쏘기/빈 누각에서 투호놀이/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 타기/연못에서 연꽃 구경하기/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비 오는 날 한시 짓기/달 밝은 밤에 탁족하기.’ 다산이 제시한 피서법은 무언가에 몰입해 더위를 잊는 방법이다. 몰입을 위해서는 우선 좋은 환경이 필요하다. 대자리와 누각 같은 인공 환경, 숲과 계곡 같은 자연환경이 조건이다. 연못의 정원, 누각과 정자와 같은 건물은 더위를 피하기 위한 필수 시설이었다. 권벌은 더운 여름날, 청암정에 올라 시를 짓고, 주변 연못의 연꽃을 바라보며 더위를 잊었을 것이다. 그의 후손들은 석천정사에서 공부하다가, 그 앞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을 것이다. 맹자가 말했다.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는다.” 이른바 탁영과 탁족은 선비들의 비교적 적극적인 피서법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너무 소극적이다. 갓과 옷을 벗고 냇물에 온몸을 담그지 않는다. 탁족은 오히려 물이라는 자연을 적극적으로 느끼며 자연에 몰입함으로써 더위를 잊는 방법일 것이다. 몰입은 고요한 가운데 정신을 집중하는 지극히 정적인 활동이다. 중국 시인 백거이는 더위를 쫓는 또 다른 방법을 시로 지었다. “마음이 고요하니 열기 흩어지고, 방안이 텅 비어 서늘함이 감도네.” 고요함은 시원함을 일으키고, 비움은 서늘함을 가져온다. 왜 충재는 비어 있고 청암정은 고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권벌이 잊고 싶었던 것은 더위만은 아니었다. 모략과 배신 따위의 온갖 세속적인 찌꺼기들을 비우고 잊기 위해, 자연 속에서 자기 수양에 몰입했을 것이다. 선비에게 피서법은 곧 은거법이었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선비의 빈집, 대부의 정원… 마주 앉은 군자의 道

    선비의 빈집, 대부의 정원… 마주 앉은 군자의 道

    ●안동 권씨를 명문가로 발전시킨 사대부 권벌의 닭실마을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4대 길지라는 마을들을 꼽았는데, 경주 양동, 안동 하회와 내앞, 그리고 봉화의 닭실이다. 특히 닭실(유곡)마을은 ‘금계포란형’이라 하여, 마을을 감싸는 앞뒤 산이 닭 모양을 하고, 닭알을 품고 있는 형상의 명당이다. 예나 지금이나 집의 가치를 평가하는 최우선 조건은 그 집이 서 있는 위치, 즉 입지이다. 똑같은 크기와 구조의 아파트가 입지에 따라 수십 배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지금이야 학군, 상권, 교통 등 인위적인 조건을 최우선으로 꼽지만, 과거에는 산과 강, 들판과 숲으로 이루어지는 자연 조건이 중요했다. 명당은 경제적 풍요를 가져오고 위대한 인물을 배출한다고 믿었다. 달걀을 품어 금병아리를 부화한다는 믿음대로, 닭실은 이곳에 사는 안동 권씨 가문을 최고의 명문가로 발전시켰다. 이 마을은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사대부 권벌(1478~1548)에서 시작한다. 그가 지은 종가가 실질적인 권씨 가문의 시작이었으며, 대를 이어 후손들의 주거지가 이 마을을 이루었다. 터만 좋다고 명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상을 받들어 효를 실천하고(봉제사), 손님들을 환대해(접빈객) 사회적 관계망을 이뤄야 한다. 무엇보다 구성원 개개인이 학문을 익히고 인격을 닦아 뛰어난 인물이 돼야 한다. 권벌은 종가 옆에 충재라는 서재를 지어 수양공간으로 삼았고, 청암정을 지어 벗들과 교류하는 정원으로 삼았다. 그의 아들인 권동보는 마을 어귀에 큰 규모의 석천정사를 지어 학문 연마와 교육의 장소로 만들었다. 더 나아가 인근에 부친을 모신 삼계서원을 건립해 가문의 학문과 효를 향촌 공동체의 정규 시설로 승화시켰다. 또한 마을의 뒷산, 재궁골에 충재와 그 선대조상을 모신 선산을 마련하고, 묘 아래에 추원재라는 재실을 지었다. 종가와 별당, 선산과 재실, 정사와 서원까지, 명문가와 명문마을이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구비한 것이다. 닭실은 권벌이 터를 세우고 권동보가 완성한, 부자가 대를 이어 발전시킨 마을이다. 닭실마을의 원래 입구는 석천정사가 있는 석천계곡이다. 절경을 이루는 경치와 아늑한 분위기를 가진 환상적인 장소다. 계곡 입구 너럭바위에 한자 초서로 ‘청하동천’이라는 네 글자가 붉은색으로 새겨져 있다. 권벌의 5대손 권두응의 글씨다. ‘청하’란 해지기 직전 반짝 나타나는 맑고 찬란한 푸른 노을을 뜻한다. ‘동천’이란 신선들이 영생을 사는 도교의 이상향이다. “순간의 찬란함을 영원히 지속하는 곳.” 청하동천의 깊은 뜻이기도 하고, 닭실마을의 꿈같은 바람이기도 하다. ●권벌의 인격을 드러내는 양용삼칸 ‘충재’·팔작지붕 ‘청암정’ 사대부의 ‘사’는 선비이고 ‘대부’는 벼슬아치다. 사로서 고향에 은거하면서 학문을 닦고, 대부로서 세상에 나아가 경륜을 펼쳐 나라를 이롭게 한다. 성리학을 통해 깨달은 진리를 목숨을 걸고 실천하는 지행합일의 인간이 진정한 사대부다. 충재 권벌은 영의정에 추증될 정도의 최고위 관료였고, 진정한 선비로서도 추앙을 받은 인물이다. 연산군의 폭정기간에 무오, 갑자사화로 이미 많은 선비들이 처참하게 피해를 입었다. 사화란 ‘사림지화’, 즉 선비 무리에 대한 박해를 의미한다. 권벌이 30세로 관직에 오른 때는 연산군을 몰아낸 중종반정의 이듬해였다. 조광조 등 급진사림파와 반정의 주인공인 훈구파의 대립이 극심하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온건사림인 권벌은 두 세력의 중재를 꾀했으나, 42세 때 기묘사화로 결국 파직을 당한다. 낙향해 터를 잡은 곳이 바로 닭실마을이다. 충재와 청암정을 지은 것도 이때, 14년의 은거생활 중이었다. 1533년 56세에 복직했다가 68세에는 을사사화 때 직언으로 다시 파직당한다.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2년 후 이른바 양재역벽서사건에 연루돼 평안도 삭주로 귀양 갔다가 유배지에서 71세 나이로 운명했다. 이 사건은 을사사화의 승자인 집권 소윤세력이 나머지 잠재적 정적들까지 말살하려 조작한 역모사건이었다. 권벌뿐 아니라 이언적, 노수신, 유희춘 등 20여명의 큰 선비들이 화를 입었고, 이들은 후대에 국가적 추앙을 받게 된다. 서재로 지은 충재는 권벌의 인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건물이다. 2칸 온돌과 1칸 마루의 총 3칸, 지붕도 가장 간단한 맞배지붕이다. 선비들은 자신의 거처가 이른바 ‘양용삼칸’, 즉 부엌-방-마루의 3칸이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상은 과욕이요, 낭비다. ‘비어 있는 집’이라는 이름답게 장식도 일절 없고, 오로지 극히 필요한 것만 갖추었다. 권벌의 호는 충재요, 자는 중허다. 모두 ‘비어 있다’는 뜻이다. 세속적인 욕망을 비워 내야 성리학의 도를 깨우칠 수 있고, 국가적 공익을 담을 수 있다. 권벌은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비어 있는 충재를 지었다. 아무 기교도 없는 것 같지만 문짝 하나의 모양, 부재 하나의 위치도 의미 없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최소의 물질로 만든, 그러나 선비정신으로 가득한 집이다. 반면 바로 뒤의 청암정은 크기나 형태가 대조적이다. 큰 거북모양의 바위 위에 10칸의 丁자형 건물을 얹은 모습이다. 추녀선을 활짝 펼친 팔작지붕에 단청까지 칠한 화려한 정자다. 거북바위 주위로 둥그렇게 인공 수로를 만들었다. 마치 연못 안의 섬에 정자를 세운 모습이 된다. 물 가운데 있는 정자는 ‘사’()라 하여 매우 귀한 정원 건축으로 친다. 보통의 정자는 멋진 바위를 즐기도록 건너편에 짓는데, 이처럼 바위 위에 올라탄 건물은 극히 드물다. 충재는 그토록 소박하게 만들었는데, 청암정은 왜 이런 호사를 부렸을까? 아마도 충재가 선비(사)의 청빈정신을 드러내는 집이라면, 청암정은 관료(대부)의 호연지기를 발하는 집일 것이다. 사와 대부가 사대부의 양면이듯이, 충재와 청암정은 권벌이 가진 두 방향의 정신세계를 표상하는 집이다.●선비의 피서법… “고요하니 시원하고 비워 두니 서늘하다” 공자는 군자의 조건과 즐거움을 논어 첫머리에서 밝혔다.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알고, 먼 곳의 친구를 만나는 것을 기뻐하며, 그리고 남이 나를 무시해도 화내지 않는 이가 군자라고 했다. 맹자는 더 나아가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을 더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재를 마련하고, 친구들과 교우하기 위해 정자를 짓고 정원를 가꾸며, 후학을 기르기 위해 정사와 서원을 세우는 수고는 모두 군자가 되기 위한 투자다. 선비의 궁극적인 롤 모델은 바로 군자이며, 산과 계곡을 거닐며 심신을 수련해 군자가 되려고 평생 노력한다. 이는 곧 선비들의 이상적인 은거생활이었다. 닭실의 충재와 청암정, 석천정사와 삼계서원은 은거생활을 위한 필요충분 시설이었다. 또한 선비는 지역 사회의 지도자로서 용모를 단정하게 하고, 타의 모범이 되도록 조신하게 행동해야 했다. 한여름에도 몇 겹의 옷을 껴입고, 머리에는 갓을 써야 했다. 아무리 정신적인 존재라지만 푹푹 찌는 더위를 어떻게 견뎠을까? 정약용은 ‘소서팔사’에서 8가지 대표적인 선비들의 피서법을 소개했다.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소나무 아래서 활쏘기/빈 누각에서 투호놀이/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 타기/연못에서 연꽃 구경하기/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비 오는 날 한시 짓기/달 밝은 밤에 탁족하기.’ 다산이 제시한 피서법은 무언가에 몰입해 더위를 잊는 방법이다. 몰입을 위해서는 우선 좋은 환경이 필요하다. 대자리와 누각 같은 인공 환경, 숲과 계곡 같은 자연환경이 조건이다. 연못의 정원, 누각과 정자와 같은 건물은 더위를 피하기 위한 필수 시설이었다. 권벌은 더운 여름날, 청암정에 올라 시를 짓고, 주변 연못의 연꽃을 바라보며 더위를 잊었을 것이다. 그의 후손들은 석천정사에서 공부하다가, 그 앞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을 것이다. 맹자가 말했다.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는다.” 이른바 탁영과 탁족은 선비들의 비교적 적극적인 피서법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너무 소극적이다. 갓과 옷을 벗고 냇물에 온몸을 담그지 않는다. 탁족은 오히려 물이라는 자연을 적극적으로 느끼며 자연에 몰입함으로써 더위를 잊는 방법일 것이다. 몰입은 고요한 가운데 정신을 집중하는 지극히 정적인 활동이다. 중국 시인 백거이는 더위를 쫓는 또 다른 방법을 시로 지었다. “마음이 고요하니 열기 흩어지고, 방안이 텅 비어 서늘함이 감도네.” 고요함은 시원함을 일으키고, 비움은 서늘함을 가져온다. 왜 충재는 비어 있고 청암정은 고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권벌이 잊고 싶었던 것은 더위만은 아니었다. 모략과 배신 따위의 온갖 세속적인 찌꺼기들을 비우고 잊기 위해, 자연 속에서 자기 수양에 몰입했을 것이다. 선비에게 피서법은 곧 은거법이었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정체불명 개떼 습격받은 美 남성 변사…물린 자국만 100여개

    정체불명 개떼 습격받은 美 남성 변사…물린 자국만 100여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한 40대 남성이 개떼의 습격을 받고 숨졌다. CNN 등 현지매체는 플로리다주 하이랜즈 카운티 레이크플래시드에서 45세 멜빈 올즈 주니어가 개떼에 물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하이랜즈 카운티 경찰은 이 남성이 지름길을 택해 귀가하던 중 들개 무리를 만나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올즈 주니어의 몸에서는 최소 100여 개의 이빨 자국이 발견됐다. 개에게 물린 흔적 외에 다른 부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인근 숲에 덫을 설치해 잡종 핏불테리어 6마리를 포획했으며 남성의 몸에서 발견된 이빨 자국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들개의 습격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맞는지 밝히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폴 블랙먼 하이랜즈 카운티 보안관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올즈 주니어의 시신에서 채취한 DNA를 들개의 것과 비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다섯 아이의 아빠이자 가장인 올즈 주니어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가족들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 신시아 힐은 “아들에게 개는 친한 친구 같은 의미 있는 동물이었다.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다니 믿을 수 없다”면서 “한순간에 훌륭한 아들을 잃어 상처가 크다”고 오열했다. 올즈 주니어의 약혼자 자넬 워드는 그를 공격한 들개 무리가 이웃집에서 배회하는 것을 몇 번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나도 일전에 개떼와 마주친 적이 있지만 으르렁거리기만 할 뿐 절대 접근하지는 않았다. 공격하려는 낌새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예기치 못한 사망 사건에 현지 경찰은 일단 개떼의 소유주를 추적하고 있다. 하이랜즈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 측은 “개에 물려 사망하는 보기 드문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분명 누군가 기르던 개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떼를 지어 다니는 개들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 당분간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개가 사람을 공격한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인천대공원 내 관모산에 출몰한 8마리 이상의 들개떼가 시민들을 공격했다. 조사 결과 어미 1마리와 새끼 7마리로 구성된 이 들개떼는 누군가 버린 유기견으로 밝혀졌다. 4월에는 의정부 일대에서 들개 4마리가 떼를 지어 돌아다니며 고양이와 닭 등을 공격해 재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반려견으로 길러지던 개들이 유기되면서 들개로 돌변, 공격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경고한다. 카라 김나연 활동가는 과거 기고글에서 “소위 들개라 불리는 유기견들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무책임에서 비롯된 희생양일 뿐“이라며 사람의 책임을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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