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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한복판, 전 세계 초호화 와인 라인업… 먹고 마시고 즐겨요[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광화문 한복판, 전 세계 초호화 와인 라인업… 먹고 마시고 즐겨요[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서울의 심장, 빌딩숲 속 광화문 한복판에 펼쳐진 잔디밭에서 놀라운 와인 축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16일부터 3일간 중구 프레스센터(서울신문 본사) 앞 야외광장에서는 ‘월드와인앤푸드투어’ 첫 회가 열리는 중인데요. 다채로운 각국의 와인과 음식을 맛보며 자신의 취향을 찾을 수 있는 ‘세계 여행’이 콘셉트랍니다. 서울에서 열리는 유일한 와인 관련 ‘야외 축제’이기도 하죠. 서울신문은 2016년부터 온·오프라인으로 술과 음식 관련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소개해 왔을 정도로 먹고 마시는 문제에 ‘진심’이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년 반 동안 해외에 자유롭게 나가지 못해 답답했던 독자들의 마음을 뻥 뚫어 드리기 위해 이번 와인 페스티벌을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취지에 동감한 주한 호주대사관, 롯데마트 보틀벙커가 행사를 후원하고, 글로벌 와인 전시 전문업체 와인비엠이 주관합니다. 축제에선 전 세계 주요 와인생산국인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비롯해 동유럽, 한국까지 10여개국의 와인과 음식을 통해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나라셀라, 신세계L&B, 동원와인플러스, 비노테크, 가자무역, 와이넬, 퍼플독, 비니아시아, 한국와인생산협회 등 초호화 라인업을 가진 국내 주요 와인업체들이 특정 국가의 와인을 선별해 ‘와인 러버’들의 취향 찾기 여정을 도와줍니다. 와인과 환상적인 페어링을 이룰 음식도 빼놓을 수 없지요. 벽제그룹의 외식 브랜드 봉피양의 돼지갈비, 을지로 힙스터들의 성지 ‘보틀러’의 파스타, 청담동의 정통 스위스 레스토랑 ‘르 샬레’의 치즈 플래터, 그리고 요즘 가장 핫한 주류 보틀숍 보틀벙커의 명물 부라타랩의 떡볶이를 즐길 수 있답니다. 입장 티켓(2만 5000원)을 구매하면 자유롭게 와인을 시음할 수 있고, 바틀 와인을 구입하면 잔디밭의 테이블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취향껏 와인과 음식을 드시면서 이벤트도 즐겨 보세요. 와인과 ‘솔 메이트’인 골프를 좋아한다면 매일 오후 4시에 열리는 ‘골프 퍼팅왕을 찾아서’ 이벤트에 참여하기를 추천합니다. 퍼팅에 성공하면 푸짐한 경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각에 자신이 있다면 오후 5시부터 진행되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에 도전해 보세요. 와인의 품종과 생산 지역을 맞추는 이들에게도 경품이 주어집니다. 티켓을 구입하면 한국프레스센터 건물 1층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스페이스 호화’의 전시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음악이 빠지면 안 되겠죠? 오후 6시엔 영국 런던에서 온 뮤지션 ‘션’이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함께 감미로운 보컬로 늘 바쁘게 돌아가는 광화문 일대에 따뜻한 여유를 선물합니다. 첫날엔 19층에서  ‘VIP리셉션’도 열렸습니다. ‘월드와인앤푸드투어’가 아시아 최대 와인 축제인 홍콩의 와인앤다인을 뛰어넘는 글로벌 문화 교류 행사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죠. 곽태헌 서울신문 사장을 비롯해 이상화 외교부 공공외교대사, 박명순 문화체육부 해외문화홍보원장, 줄리 퀸 호주대사관 무역투자대표, 문정훈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 교수, 최경주 서울시 관광체육국장, 요리연구가 홍신애 등이 참석했습니다. 프랑스 최고 요리학교인 리옹 폴 보퀴즈를 졸업하고 부르고뉴에서 와인 국제 무역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양진원 강사의 ‘레스토랑에서 내 손으로 직접 와인 고르기’를 주제로 한 강연도 열렸습니다.
  • “이번엔 뉴욕, 공중에 고립된 인류 그리기엔 딱”

    “이번엔 뉴욕, 공중에 고립된 인류 그리기엔 딱”

    “스스로 불멸의 존재라 믿는 인간이라는 종이 지닌 취약성을 그리고 싶었죠.” 한국어로 낸 책의 누계가 3000쇄에 달하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고양이’(2018), ‘문명’(2021)에 이어 최근 ‘행성’(2022)을 출간해 고양이 3부작을 완성했다. 그는 앞서 2015년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를 겪으며 3부작을 기획했다. 행성 1,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전미연 옮김  열린책들/376·312쪽/각 1만 6800원프랑스에서 2020년 발표된 ‘행성’은 코로나19 영향 탓인지 전작에 비해 디스토피아적 성격이 강해지고 인간에 대한 비판도 강화됐다. ‘진화의 정점에 도달한 종이라는 인간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한 가지 생각밖에 없어. 자기 파멸’, ‘인간들 유전자 깊숙한 곳에는 죽음의 충동이 새겨져 있어. 외부의 적을 향해 파괴적 본능을 표출하지 않으면 끝내는 자기 자신을 향해 총구를 돌리는 게 인간들이지’ 등 인간을 비관적인 존재, 혐오의 존재로 그린다. 베르베르는 최근 서울신문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3부작에서 인류의 멸망을 초래하는 것은 페스트와 내전인데, 코로나 바이러스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오늘날 우리 눈앞에서 벌써 그런 재난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인류가 직면할 위협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바이러스, 또 하나는 인류 스스로를 향한 공격성”이라며 “이 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인류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배경은 뉴욕이다. 주인공인 고양이 ‘바스테트’는 쥐들이 없는 세상을 찾아 파리를 떠나 신세계 뉴욕으로 오지만, 뉴욕 역시 이미 쥐들에게 점령당한 상태다. 4만명만 남은 인간들은 200여개 고층 빌딩에 숨어 살고 있다. 그는 “공중에 고립된 인류를 그리기엔 초고층 도시 뉴욕만 한 곳이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하늘에 닿을 듯한 빌딩들이 숲을 이룬 뉴욕이야말로 지상을 점령한 쥐들에게 쫓겨 높은 곳으로 올라간 인류의 모습을 그리는 데 적합한 무대”라고 소개했다.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삼기 위해 수시로 수의사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물론 자신이 키웠던 고양이 세 마리에게 큰 영감을 얻었다. 주인공을 암컷으로 설정하고 어머니를 계속 언급하는 이유를 놓고는 “3부작에서 남성 캐릭터보다 여성 캐릭터를 강하게 그린 것은 우리의 미래가 여성적 에너지에 달렸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는 특이하게 힐러리 클린턴과 같은 실존 인물이 등장한다. 작품에서 힐러리는 살아남은 인류의 총회를 이끈다. 그는 “힐러리에게 일종의 복수의 기회를 준 것”이라고 했다. 베르베르는 한국을 주 무대로 한 소설을 쓰겠다는 약속을 재차했다. “올가을 출간할 신간은 한국이 주 무대가 아니에요. 하지만 한국적 색채가 짙은 소설을 조만간 쓰게 되리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제 집필 계획에 들어 있으니까요.” 
  • 소방관·간호사의 이름으로… 편백숲·바닷물멍 ‘치유의 시간’

    소방관·간호사의 이름으로… 편백숲·바닷물멍 ‘치유의 시간’

    편백나무길에서 말을 타고, 바닷물멍하고….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소방관·간호사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물한다. 너무 지쳐 쉬어도 쉬는 게 아닌 그들에게 필요한 치유의 시간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16일부터 18일까지 소방관, 간호사 등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트라우마 직업군을 대상으로 위안과 치유를 동시에 주는 ‘2022 제주 마을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5월 1차에 이은 2회차 프로그램으로 1회차의 피드백을 반영해 여가 체험 내용이 더욱 풍성해졌다. 대상자는 총 10명이다. 일정은 ▲편백나무길 승마 체험 ▲와흘 밭담 골목 투어 ▲하도리 해녀의 길 바닷물멍 체험하기 등 여가 체험과 제주의 가치있는 마을 자원을 결합해 구성했다. 이와 함께 사회 공익직군의 트라우마 치유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나에게 맞는 쉬는 법·노는 법’을 알아 가기 위한 여가 상담과 체험 프로그램이 제공될 예정이다. ‘잘 쉰 몸’을 발견할 수 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공사는 앞으로도 머무는 마을 여행 카름스테이, 여유와 힐링을 만끽할 수 있는 제주의 지역 여행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 “내가 땅장사 하는줄 아시오”…‘친환경’ 글로벌 리더 일군 최종현 50년 나무 사업

    “내가 땅장사 하는줄 아시오”…‘친환경’ 글로벌 리더 일군 최종현 50년 나무 사업

    “내가 땅장사하자고 이 사업 시작한 줄 아시오? 인재를 키우듯 나무를 기르자는 말입니다.” 1974년 한 임원의 보고를 받은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의 입에서 불호령이 떨어졌다. 2년 전 세운 서해개발주식회사의 사업계획에 대한 최 회장의 지시는 “개발 가능성이 없는 산간오지 땅을 알아보라”였다. 당시 해당 임원은 최 회장에게 땅값 급등 가능성이 높은 수도권 용지 매입을 건의했지만 최 회장은 정부의 개발 계획이 미치지 않으면서, 전쟁과 무분별한 벌목으로 민둥산이 된 곳을 사들이라고 당부했다. 사명을 ‘SK임업’으로 변경하며 본격적인 조림사업에 뛰어든 최 회장은 충북 충주 인등산과 청안 광덕산, 영동 시항산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지난 15일 SK임업 창립 50주년을 맞아 과거 황무지였던 인등산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SK그룹은 최 선대회장이 직접 땀으로 일군 이곳에 그룹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역사와 비전을 담은 전시관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을 열었다. 서울에서 차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인등산은 아침부터 내린 비 덕에 물기를 머금은 풀내음이 가득했다. 발걸음을 전시관으로 옮기는 동안 오솔길 사이로 다람쥐 한 마리가 분주히 뛰어다녔다. SK임업 관계자는 “50년 동안 관리 직원 외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공간이라 오소리, 너구리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공존하고 있다”라면서 “날이 개면 독사도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자랑(!) 섞인 유의사항을 안내했다.이번에 문을 연 전시관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에서 외신과 글로벌 기업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당시 SK는 CES 현장을 SK임업이 인등산에 조성한 자작나무 숲으로 꾸몄는데, 이번에는 그룹 친환경 경영의 시발점인 인등산에 전시관을 마련하고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제로) 경영의 전진기지로 삼기로 했다. 전시관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상징하는 ‘생명의 나무’를 중심으로, 그 주변에는 넷제로 달성을 위한 SK의 9가지 실천 방안이 담긴 키오스크가 배치됐다. 스마트폰 단말기로 키오스크 아이콘을 비추면 SK가 구축한 친환경 기술 생태계와 탄소절감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SK는 그룹사별 역량을 총집결해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t)의 1%(2억t)를 줄이는 등 넷제로 경영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생태계를 조성해 탄소 3730만t을 줄이고, 저전력·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어 탄소 1650만t 저감 달성 등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SK 관계자는 “‘기업의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라는 시각으로 나무와 인재를 키우는 일에 매진했던 최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이 SK의 ESG 경영을 비옥하게 만드는 토양이 됐다”라면서 “숲을 소재로 글로벌 무대에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슬람 개종자 스코틀랜드 고원 순례하는 이유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슬람 개종자 스코틀랜드 고원 순례하는 이유

    스코틀랜드 북서부 하일랜드 글렌 카론 지역의 숲속 주차장에 차들이 잇따라 들어왔다. 곧이어 스무명 정도가 차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다. 약간의 비가 예보돼 모두 모자를 쓰거나 후드로 덮었는데 여성들은 히잡을 두른 것을 보면 무슬림들이다. 이들은 이곳으로부터 10㎞정도 떨어진 웨스트 로스의 글린 피오드헤이그에 있는 이블린 코볼드 부인의 묘지를 찾아 가는 순례자들이다. 주말이면 이곳 주차장에 수백대의 차량이 주차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고 BBC는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왜 무슬림들이 빅토리아 시대 귀족 부인의 묘를 찾는 것일까? 이블린 부인은 영국에서 태어난 여성으로는 처음 이슬람으로 개종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까지 성지순례 하지를 다녀온 인물이다. 해서 영국의 많은 무슬림 개종자들이 에딘버러, 리버풀, 레스터 등에서 자동차로 운전해 와 성지 순례하듯 이곳을 찾는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이 순례 행사는 영국의 자선단체 개종무슬림재단이 지원한다. 창립자 바툴 알토마는 아일랜드 출신 개종자로서 맨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의 기억을 소환했다. “이블린 부인에 대해 알게 된 뒤부터 그녀의 사연에 빠져들었다.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스스로 물러서지 않는 엄청난 부인이었다.” 이블린 부인이 세상을 떠난 것은 1963년 1월이었다. 그녀는 이 길을 걸어 묻히고 싶었던 곳까지 걸어갔다. 자신의 영지 안 고립된 언덕배기에 묻혔다. 인버너스 모스크 홈페이지에 남겨진 기록에 따르면 백파이프 연주가 있었고, 서리주 워킹에서 온 이맘이 장례 예식을 집전했다. 워킹 모스크의 관계자가 거의 60년 만에 이날 추모 행사에 함께 했다.1867년 에딘버러에서 태어난 이블린 부인은 어린 시절을 스코틀랜드와 북아프리카에서 지냈다. 1891년 이집트 카이로를 여행하다 존 코볼드를 만나 결혼했는데 알제리 친구들과 카이로의 모스크를 찾았다가 처음 이슬람 세계를 접하게 됐다. 나중에 “무의식 중에 마음 속으로 이슬람을 품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언제 개종을 결심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탈리아 로마를 찾아 교황을 알현한 뒤에 믿음을 확신하게 됐던 것으로 보인다. “교황 성하가 갑자기 날 지목하며 가톨릭 신도냐고 묻길래 멈칫했다가 무슬림이라고 답하고 말았다. 오랫동안 이슬람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아는 척하지 않으려 했다.” 아라비아 이름 자이납을 받아들이고 65세 나이에 메카 순례를 다녀왔다. 이번 순례객 중에는 아프가니스탄 종군 기자로 일하다 2001년 탈레반에 체포됐다가 이슬람에 귀의한 이본느 리들리도 있었다. 지금은 스코틀랜드 보더스에 살고 있는데 “탈레반에 구금돼 있을 때 개종을 고민하게 됐다. 처음에는 학문적으로 접근했는데 갈수록 영적 영혼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책 ‘In the Hands of the Taliban’에서 탈레반 남자들이 보여준 존중과 호의에 놀랐다고 했다. 억류돼 있을 때 꾸란을 공부하겠다는 약속을 지켰고 풀려났다. 리들리는 터키에 있을 때 알토마에게서 이블린 얘기를 처음 들었다. “이 각별한 스코틀랜드 여성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찾아 읽었고, 우리 둘은 이슬람 개종자들을 모아 커밍아웃하게 하고 이블린의 묘지에까지 순례를 가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3시간 뒤에 묘지에 도착한 이들은 각자 추모의 기도를 올렸는데 일부는 눈물을 훔쳤다. 알토마가 이블린 부인의 책 ‘Pilgrimage to Mecca’ 가운데 메카 순례 대목을 낭독함으로써 추모식을 마무리했다. “지난날들은 끝없는 관심과 경이로움과 아름다움 말고 또 무엇을 내밀었는가? 내게 놀라운 신세계가 펼쳐졌다.” 알토마는 이블린 부인이야말로 막 개종한 이들이 스코틀랜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문화를 간직하면서도 새로운 신앙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했다.
  • [문화마당] 나의 만화책방/위원석 딸기책방 대표

    [문화마당] 나의 만화책방/위원석 딸기책방 대표

    코 찔찔 흘리며 작대기 하나 손에 쥐고 마포 언덕을 내달리던 대여섯 살 시절 마을 초입에 있어 늘 지나치지만, 한 번도 들어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의 문이 열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책 숲 한가운데 들어섰던 날이다. 기껏해야 나보다 두어 살 많은 동네 형과 함께 들어선 곳은 책방도 도서관도 아니었다. 형형색깔의 책 표지들이 삼면 벽을 뺑 둘러싸고 있던 그곳은 만화방이었다. 놀라웠다. 수많은 책이 꽂혀 있는 책장을 따라 빙 둘러서 놓인 장의자 위에는 극성맞게 뛰어놀던 동네 형들이 무릎 위에 책을 올려놓고 독서에 몰입해 있었다. 더러 낄낄대거나 쏙닥쏙닥 재잘대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조용한 분위기였다. 꽤 많은 아이들이 모여 이렇게 가만히,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나를 만화방으로 이끈 동네 형은 나에게 한글 깨우친 것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다. 게다가 한 권 읽는 데 10원인지 20원인지 했던 ‘만화값’을 내게 내라고도 했다. 달고나 뽑기나 라면땅 하나를 사서 먹을 수 있는 돈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깝지 않다.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 주었을 뿐 아니라 떠듬거리며 만화책까지 읽어 주었으니…. 그날 이후 용돈이 생기면 ‘책 읽어 주는 남자’, 동네 형을 찾았다. 하지만 나의 책 읽어 주는 남자가 언제나 나를 반겨 준 것은 아니었다. 읽은 책을 자꾸 다시 읽어 달라고 하니 그 형인들 왜 짜증스럽지 않았을까. 그런 날엔 혼자라도 만화방에 찾아가 동네 형이 읽어 주었던 만화책의 책장을 넘겼다. 다 넘기고 다시 앞에서 시작, 다시 넘기고 다시 앞에서 시작, 내가 한글을 익히는 과정은 이랬다. 만화방은 내게 처음 마주한 독서의 전당이고 만화는 내가 처음으로 사랑한 책이다. 나만 그랬을까? 변변한 한글 교재도 없던 그 시절 대부분 아이들은 만화 책장을 넘기며 글을 깨치고 책과 친해졌다. 지금처럼 도서관이 흔하지 않던 시절 만화방은 웃음, 재미, 감동을 주는 이야기의 세계로 아이들을 환대하며 받아 주었고, 더러 힘들고 슬플 때 현실에서 달아나 웃을 수 있는 상상과 공상의 재료들을 아이들 손에 쥐여 주었다. 돌이켜보면 비좁은 만화방 장의자에 빼곡히 앉아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 있던 아이들 모습은 얼마나 예뻤나. 자기가 쥐고 있는 책에 따라 한쪽에서 낄낄대고, 한쪽에서 눈물짓던 모습은 또 얼마나 예뻤나. 조용히 읽어야 하지만 조용하지 못했던 아이들 모습은 얼마나 사랑스러웠나. 그 속에 우리가 있었다. 아이들 마음과 상관없이 학교에서는 조회와 종례 때마다 만화가게에 가지 말라는 훈화 말씀을 늘어놓았다. 어린이날이면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만화책을 쌓아 놓고 불을 지르는 어른들의 모습을 내보냈다. 불량 만화가 어린이들을 타락시킨다고 했다. 그때부터인지 난 쉰이 된 지금도 어른들 말을 쉽게 믿지 않는다. 그리고 여전히 만화책을 본다. 하루 치 용돈과 맞바꿔 빌려 읽은 만화 중 대부분은 제목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만화의 장면들은 지금도 가슴속에 분명하게 남아 있다. 무엇이 멋진 건지, 무엇이 옳은 건지, 무엇이 떳떳한 건지…. 세상도 계속 변했고 나 또한 꾸준히 성장했으니 구체적 판단 기준은 때마다 달라졌겠지만 내 생각의 기원, 혹은 원형은 열 살 이전까지 낄낄거리며 넘겼던 어느 만화책 페이지 사이에 담겨 있었을 것 같다. 편리하게 볼 수 있는 웹툰이 있지만, 만화책이 주는 정감과 온기를 전해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올여름 휴가 계획에 만화책 몇 권이 담겨 있어도 좋겠다.
  • 태양광 시설에 훼손된 산림… 규제 강화해 부작용 막겠다 [최광숙의 Inside]

    태양광 시설에 훼손된 산림… 규제 강화해 부작용 막겠다 [최광숙의 Inside]

    올해만 산불 10번… 진화의 어려움 초기 진압할 초대형 헬기 6대뿐 인명 보호하며 불끄기 진행 더뎌 산림 망가지는 청정에너지 경계를 생태계 보전할 개선안 입법 추진 탄소중립 실현과 정책 변화 탄소 흡수만 생각한 나무심기 그만 경제수종으로 바꾸고 고용 창출을 숲 활용한 코로나 우울 치료 ‘효과’ “재임 동안 산림 르네상스 시대로” 평소 1년에 2~3건 발생하던 대형 산불이 올해 벌써 10건이나 발생했다. 기후 온난화와 건조한 날씨 등으로 인한 현상이다. 지난달 취임한 남성현 산림청장을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만나 산불 진화 대책과 산림 분야의 탄소중립 방안을 비롯한 산림 정책 변화 등에 대해 들었다. -지난 3월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강릉과 동해에 이어 최근 경남 밀양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이유는. “올해는 예년보다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피해 규모도 훨씬 크다.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지구 온난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상 기후로 강수량에 변화가 오면서 1년 내내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봄 들어 날씨가 건조해지고 돌풍이 부는 데다 영동 지방에 많이 자라는 소나무 군락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대형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형 산불로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 진화가 중요하지 않나. “우리나라같이 산이 많은 지형에서는 진화 헬기가 산불을 초기 진압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강풍과 짙은 연기에도 뜰 수 있는 초대형 진화 헬기가 필요한데 단 6대뿐이다. 이번 추경 예산에도 불과 1대 더 도입할 수 있는 계약금 정도가 반영됐을 뿐이다.” -그동안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첨단 시스템을 구축했는데도 왜 산불 진화가 잘 안 되나. “산 주변에 전원주택, 요양원, 교도소, 송전 철탑 등 인명과 시설을 우선 보호하면서 산불을 꺼야 하기에 시간이 걸린다. 5~6월에 발생하는 산불은 숲이 우거지면서 연기가 많이 나 헬기가 접근하기 어렵고, 헬기에서 물을 뿌리면 나뭇가지에 물이 걸려서 밑에까지 내려가지 않는다. 공중에서는 물을 뿌리고 임도(산길)를 따라서 차를 타고 사람이 직접 가서 마지막으로 불을 꺼야 하는데 임도가 없는 곳이 많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임도를 더 내고 싶어도 산림 훼손을 이유로 환경단체들이 반대해 여의치가 않다.” -대형 산불 피해 지역에 대한 대책은. “지역 주민과 지자체, 임업인 등으로 구성된 ‘산불피해 복원 방향 설정을 위한 협의회’를 구성해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협의회는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산불 피해지 복원의 기본 원칙과 방향을 설정하고 지자체 주관으로 정밀조사, 주민설명회, 연구용역 등을 거쳐 복원 계획을 수립·추진할 계획이다.” -소나무 송진이 대형 산불의 원인 중 하나인데 산불 피해지에 활엽수를 심으면 되지 않나. “소나무 피해 지역에 활엽수 등 다양한 수종을 같이 심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송이버섯 채취 등 소나무를 중심으로 한 지역주민들의 경제활동 때문에 산림청이 일방적으로 활엽수를 심을 수 없다. 어떤 나무를 심을지는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에서 결정한다.” -요즘 산불 이외에도 문재인 정부 때 산에 태양광 시설이 마구잡이로 들어서면서 산림 훼손이 심각하다. “기본적으로 산림에 태양광·풍력 발전 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한다. 태양광·풍력 시설이 대부분 평지에 들어서 있는 유럽, 미국, 캐나다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국토의 63%가 산지이다 보니 태양광·풍력 시설이 주로 산지, 바다 등에 들어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연적 환경이 다른 만큼 이들 국가의 재생에너지 정책을 그대로 따라갈 수는 없다. 청정에너지를 만든다고 산림을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 불가피하다면 산지의 경우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산림청은 그동안 태양광 설치로 산림이 망가지는 것에 대해 뒷짐지고 있었던 것 아닌가. “문재인 정부 초창기에 강하게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림 훼손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2018년부터 태양광 설치 경사도 허가기준을 기존 25도에서 15도로 강화하는 등 산지 관련 법령을 개정했다. 앞으로 더 엄밀한 설치 기준을 세워 부작용을 막는 등 규제를 더 강화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 -전형적인 ‘뒷북’ 규제였다. “당시 누가 산림청장이었다고 해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역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지만 산림이 망가지면서 청정에너지를 만들 수 없다는 점에서 반성한다. 앞으로 교훈으로 삼겠다.” -특히 전임 정부에서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면서 산림청이 오래된 나무들은 탄소 흡입 능력이 떨어진다며 무분별하게 벌목에 나서 비판을 받았다. “2050년까지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3400만t의 탄소를 흡수하게 한다는 탄소중립 정책은 사실 숲이 탄소 흡수원이라는 측면만 강조했다는 점에서 너무 나갔다.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맞추다 보니 여러 가지 실수가 있었다. 산림이 갖고 있는 경제·환경·사회문화적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게 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다. 그런데 그런 얘기는 쏙 빼고 탄소 흡수원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생긴 일이다. 대규모 벌채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숲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수림대 존치 등 벌채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산림은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데 대규모 벌채가 이뤄진 것은 문제 아닌가. “일부 지역에서 과다한 벌채가 문제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목재를 이용하기 위한 정상적인 벌채는 권장돼야 한다. 최근 나이 든 숲이 젊은 숲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흡수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연구 결과 우리나라와 같은 산림은 나이가 들면서 생장이 줄어들고 온실가스 흡수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저출산 고령화’ 숲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숲을 조성하려면 어린나무를 심어서 연령층이 골고루 분포돼야 한다. 그런 차원의 숲 가꾸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탄소중립과 관련해 산림 정책 기조에 변화가 있는 건가. “탄소중립 실현은 이번 정부에서도 중요하게 추진해야 할 국제적 어젠다이다. 특히 산림을 통한 탄소중립 전략은 지난해 산림청 주도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목표를 설정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부이행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 계획은 폐기됐다. 산림의 탄소 흡수 기능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종합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것이다.” -정부 부처 간 산림을 보는 시각이 다른데 산림청의 입장은. “환경부는 산림 보호,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개발 쪽이라고 할 수 있다. 산림청은 두 가지 다 살려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이들 부처 간에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산림청은 산림자원의 순환경영 차원에서 경제·환경·사회문화적 가치를 어떻게 조화롭게 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산림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국내 목재 수요의 84%인 6조원어치를 수입한다. 16%인 목재자급률을 2027년까지 2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활용도가 높은 경제수종으로 바꿔 나가는 한편 임도 등 경영 인프라를 확충하겠다. 양질의 산림 일자리도 창출하겠다.” -점차 산림휴양과 치유 등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숲에서 마음의 위안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산림청은 코로나 우울을 숲을 활용해 극복하는 심리회복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의료진 등 코로나 대응인력 4000명에 대한 산림치유 지원 결과 정서 상태가 안정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코로나 사태로 등교하지 못한 학생 9000여명에 대한 심리회복 지원사업도 벌였다. 이런 것이 바로 산림복지이고 산림의 사회문화적 가치이다.” -재임 기간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숲을 가꿔 공익적 가치를 증진하는 산주 등 임업인 소득안정과 산림복지 서비스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다. 산림도 보전할 곳은 보전하고 이용이 필요한 곳은 지속가능한 자원 순환이 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산림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싶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1978년 고교 졸업 후 만 18세에 7급 공채로 산림청에 입사해 평생 산림청에서 뼈가 굵었다. 입사 초기 가슴에 품은 “꼭 산림행정의 총수가 되겠다”는 꿈을 이룬 의지의 사나이다. 야간대학을 다니며 실력을 쌓고 주요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친 정통 산림 행정가다. 작지만 매섭게 몰아붙이면서 일한다고 해서 ‘나폴레옹’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 한낮 땡볕만큼 뜨겁게… 쇳물 녹이는 불야성 [이우석의 미시 여행]

    한낮 땡볕만큼 뜨겁게… 쇳물 녹이는 불야성 [이우석의 미시 여행]

    광양 9경에 광양제철소 야경 꼽혀밤새 불 밝혀 미래도시 풍경 같아섬진강·백운산 품은 배산임수 지형 성불·동곡·금천·어치 4대계곡 일품백운산 정상 숙박 가능한 워터파크야영시설 갖춘 자연휴양림 가볼만“밸로 옹삭하지 안응께 싸게 오소.”다소 특이한 말씨다. 전남 목포에서도, 화순에서도 들을 수 없다. 귀에 짝짝 붙는 ‘과냥’(광양) 사투리다. 의역하자면 ‘(광양이) 좋은 곳이니까 빨리 오라’는 소리다.광양이라 쓰고 ‘과냥’이라 읽는다. 빛(光)과 볕(陽)이 두 개나 붙을 정도로 초여름 볕 좋은 남도 땅 전남 광양(光陽) 이야기다. 전국 최고 수준 일조량 지역이란 설명에 자부심이 우러난다. 어디 햇볕뿐일까. 매화 송이가 터지는 봄이 아니라도 어디서부터 둘러볼까 고민될 정도로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 그리고 맛있는 먹을거리로 가득 찬 곳이다. 전남 동남부 끝에 위치한 광양은 흔히 ‘여순광’(여수, 순천, 광양)으로 묶인다. 광양을 기준으로 남쪽 여수, 서쪽 순천 등 비슷한 규모의 지방도시 3곳이 같은 생활 경제권으로 묶여 있는 까닭이다. 북쪽 구례와 동쪽 경남 하동은 광양 연계 관광 루트로는 좋지만 도시 규모나 행정구역이 달라 한 생활권으로 엮기엔 적합하지 않다. 경남의 마창진(마산, 창원, 진해)과도 닮은 듯 다르다.광양의 옛 이름은 ‘천하일미 마로화적(광양불고기)’이란 말로 유명한 마로(馬老), 모루(牟婁), 물혜(勿慧) 등이다. 말(馬)에서 나온 이름이란 얘기도 있고 백운산 꼭대기를 의미하는 마루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통일신라가 광양을 차지하고 희양(晞陽)으로 불렀는데, 그때 역시 볕이 좋았는지 이때부터 ‘양’자가 지명에 붙기 시작한다. 현재 지명인 광양이 된 것은 고려 때부터다. 1995년 동광양시와 광양군이 통폐합되면서 광양시가 탄생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뚜렷하게 두 시가지가 구분된다. 구시가인 광양읍 권역은 순천시와 가까워 순천 웃장 아랫장으로 장을 보러 나가기도 한다. 순천 시내버스(77번)와 990번, 991번 등 버스가 두 지역을 샅샅이 훑고 있어 다니기도 편리하다. 여전히 ‘동광양’이라 불리는 권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포스코광양제철소와 광양항, 산업단지가 있어 번쩍번쩍하다. 상업단지는 전국에서 인구 5만명으로 가장 큰 동(洞) 단위인 중마동에 있는데 각종 식당과 주점, 상가 등 편의 시설이 밀집해 있다. 광양의 지세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이다. 앞에는 바다가 놓이고 진월 쪽으로 섬진강이 흘러들어와 망덕포구에서 광양만에 합류한다. 비교적 너르고 낮은 땅이 광양만 연안과 섬진강을 따라 이어지고 북쪽엔 기세 좋은 백운산(1218m)이 우뚝 버티고 있다. 목포에서 부산으로 이어지는 2번 국도와 남해고속도로가 순천에서 들어와 하동으로 연결된다. 세로로는 순천완주고속도로가 개통되며 서울 쪽으로 한층 가까워졌으며 남쪽으론 이순신대교를 통해 ‘여수 밤바다’까지 이어진다. KTX 광양역이 없대도 다른 ‘비역세권’ 지역처럼 섭섭해할 것은 없다. 전라선 고속철도가 순천까지 이어지니 광양읍은 바로 지척이고 여수엑스포역에선 이순신대교만 건너면 동광양이다. 뭐니 뭐니 해도 광양의 자랑은 백운산과 섬진강 그리고 광양제철소다. 둘은 자연이, 또 하나는 인간이 만든 상징이다. 광양이 자랑하는 9경 중에 구봉산에서 바라보는 포스코 야경이 빠지지 않는다. 밤새 불을 밝힌 신기루 같은 풍경은 만화영화 ‘미래소년 코난’의 배경인 ‘인더스트리아’처럼 경이롭다.전형적인 중공업 도시 이미지가 있지만 찾아보면 곳곳에 때묻지 않은 들판과 숲, 실개천이 그대로 살아 있다. 옥룡과 봉강, 진상, 진월, 다압 등은 얼핏 봐도 그냥 푸근한 농어촌 마을이다. 지난해 11월 7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한 ‘오라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황금산단에 들어서면 첨단 정보통신 도시란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다. 김을 양식하던 어촌에서 매실과 감나무를 키우는 농촌, 세계적 제철 도시 그리고 정보통신 4차산업 도시 광양으로 늘 변화하는 옷걸이다. 여름맞이 여행을 떠나게 될 광양땅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은 여기까지. 초여름 매력 포인트인 광양의 계곡과 문화체험, 먹을거리에 대해 설명할 시간이다. 땅은 가물고 하늘은 뜨겁다. 이제 6월 하순, 벌써부터 시원한 계곡이 떠오르는 시기다. 사실 한여름 피서는 더위를 피한다는 뜻인데, 가장 뜨겁고 더운 바다를 많이 찾는다. 물에서 나오면 뜨겁고, 반쯤 들어 있었대도 나머지를 이글이글 태우는 곳이 바다다. 그럼 산? 실컷 더웠다가 잠깐 시원한 곳이 산이다. 시원하기론 뭐니 뭐니 해도 산그늘 짙은 계곡이 제일이다. 고개를 갸웃할 이들도 많겠지만 광양의 계곡은 명품으로 소문났다. 서울 근교의 것과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경기 북동부와 강원도 계곡은 부지런한 이들의 몫이다. 벌써 사람들로 가득 찼다. 또 거리가 가까운 만큼 여행의 재미도 덜하다.광양의 좋은 계곡들은 그나마 사람 구경을 덜하는 곳이다. 백두대간에서 뻗어나와 너른 호남벌을 질러 남해 한려수도 수많은 섬을 코앞에 두고 우뚝 멈춘 백운산이 품은 계곡들이다. 봉강면 성불계곡, 옥룡면 동곡계곡, 다압면 금천계곡, 진상면 어치계곡 등 주로 4대 명품 계곡을 이야기하는데 각각 다른 매력을 품었다. 백운산은 물가(광양만)에서 치솟은 광양의 진산이다. 억불봉을 중심으로 사방에 수많은 폭(瀑)과 소(沼)를 거느리고 있다. 수량도 풍부해 언제나 청량한 물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좁은 계곡으로만 5~6㎞ 이상 이어지는 어치계곡은 콸콸 쏟아지는 그 많은 물이 전혀 탁하지 않다. 수돗물이래도 믿을 판이다.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산그늘 속 계곡을 이리저리 누비며 길을 오르면 그만 계절을 잊고 만다. 외부보다 적어도 5~6도는 낮은 듯. 시간을 두 달 전의 풋봄날로 되돌려 놓고 만다. 산 아래부터 용처럼 똬리를 틀던 물이 구불구불 산정으로 이어진다. 계곡을 거스를수록 더욱 세차다.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데 길은 마지막 진경산장에서 끝이 난다. 보통 이곳에서 돌아가지만 좀더 걸으면 계곡 속 숨은 구시폭포가 나온다. 말구유의 방언인 구시에서 나온 이 폭포에서는 에어컨이 따로 필요없을 정도로 차가운 물이 펑펑 쏟아져 내린다. 구시폭포는 아래보다 위에서 내려다보기 좋은 폭포다. 길 위에서 보면 열 길 이상 꺼진 땅속으로 떨어진다. 차가운 계곡물에 세찬 낙수 소리까지 더해 단박에 더위를 날린다. 옥룡면 동곡계곡 하류는 여느 계곡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넓은 하천처럼 보이기도 한다. 상류에 오르면 유려한 곡선미를 드러낸다. 빙빙 휘감아 도는 너무도 잘 뚫린 아스팔트 길에선 나무에 가려 계곡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계곡 아래로 내려가서 보면 깊은 골을 따라 흐르는 물이 맑고 차갑다. ‘과냥’ 토박이들이 쉬쉬하며 피서지로 즐겨 찾는 곳이다. 반전은 정상 부근에서 펼쳐진다. 숲속에 갑자기 워터파크(포스코 백운산수련원 하계수련장)가 나타난다. 그냥 풀장 수준이 아니다. 공중에서 시원한 물을 쏟아내는 물바가지와 이리저리 휘감으며 씽씽 내려오는 슬라이드 등을 갖췄다. 규모는 작지만 이름난 민간 워터파크의 라이드 시설이 부럽잖다. 게다가 맑고 차가운 계곡물을 써 더욱 매력적이라는 평이다. 포스코 가족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다. 하계 운영을 시작하면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시원한 워터파크를 이용한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신기하다. 계곡과 워터파크, 숙박, 야영시설이 함께 있다. 이름처럼 성불계곡은 가장 클래식하다. 옛날 경기 안양 유원지나 송추 일영계곡처럼 곳곳의 포인트마다 천막이 하늘을 가리고 물 위엔 평상이 놓였다. 계곡이 휘감아 돌면서 남긴 바위틈은 물을 막아 가족용 천연 풀장을 만들어 놓았다.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다. 골바람이 불어오는 너럭바위 평상은 낮잠 한숨 자기 딱이다. 졸졸 계곡 물소리는 자장가 역할로 충분하다. 한 이십 분 잠들어도 피로가 싹 가신다. 이것이 진정한 휴가다. 얼음장 같은 물이 떨어지며 차가운 바람을 일으킨다. 사나운 땡볕은 이미 진록의 천연 커튼으로 가렸다. 수많은 이들의 더위를 씻어내는 차가운 물은 봄과 여름 사이를 소요하며 흘러내리고 있다. 이 모든 계곡의 주인은 당연히 표고 차를 제공한 백운산이다. 옥룡면 백운산 자연휴양림은 강원도 여느 산에 못지않다. 전국 어느 유명 휴양림과 비교해도 당당할 만큼 최적의 위치에 있다. 보약 한 첩이라도 된 것처럼 맑은 공기를 밤새 흡입하며 잠드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곳이다. 숲속에 편안한 숙박시설(종합숙박동)과 야영시설을 갖춰 놓았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황톳길을 걸으면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간단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삼림욕장, 잔디마당, 산림문화휴양관, 목재문화체험관, 치유의 숲 등 휴양림 안에서 체험할 시설도 잔뜩 있다.원도심 격인 광양읍 쪽에 새로운 문화체험 시설이 생겨났다. 2021년 봄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에 얼어붙은 동토에서 틔운 문화예술의 싹이다. 광양예술창고는 원래 쌀 창고였는데 지금은 현대인의 생명을 유지해 주는 양식과도 같은 ‘예술의 쌀’을 품고 있다. 옛 광양역 앞 폐창고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광양예술창고는 마침 열린 엔데믹 시대에 맞춰 상대적으로 조용한(?) 광양읍 권역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있다. 허름한 외벽과 지붕의 목재를 그대로 보존한 광양예술창고 내부에는 첨단 미디어 영상실과 모던한 느낌의 전시실이 갖춰져 있다. 미디어A동이 전시 위주 기능이라면 소교동B동은 소통과 교류, 동행을 테마로 한 문화공간이다. 미디어 영상실에선 전국 최대 스크린에 8K 빔프로젝터로 ‘광양의 현재와 미래’ 등 테마 미디어 작품을 상영하고 있다. 전시실에는 광양 출신 고 이경모 사진작가의 아카이브를 조성해 놓았다. 보도사진가인 이 작가는 문화재, 건축물, 도시개발, 생활사 등의 시대상을 셔터로 기록했다. 작가의 다양한 사진자료를 디지털 작업을 통해 대형 터치스크린에 담았다.평일과 주말에는 놀이 체험과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언제 들러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근에는 함께 개관한 전남도립미술관이 있어 이를 연계해 둘러보기에 적합하다. 2년 만의 휴가, 엔데믹을 맞은 광양의 초여름은 그전보다 더욱 뜨겁고 시원할 듯하다. 놀고먹기연구소장■ 여행수첩 도시 규모는 비록 작지만 먹을거리의 명성만큼은 거대도시에 못지않다. 광양을 방문한다면 누구나 귀에 익은 광양 불고기를 맛볼 수 있고, 그 이름값에 뒤지지 않는 광양 닭숯불구이도 즐길 수 있다. 광양읍사무소 뒤편 ‘금목서회관’은 ‘광양불고기’라 불리는 한우 숯불고기의 명성을 제대로 지켜 가고 있는 곳. 즉석에서 살짝 양념한 불고기를 구리 석쇠에 올려 참숯에 구워 먹는 맛이 가히 최고다. 광양 사투리로 ‘피라미’를 의미하는 피리탕도 별미다. 명산에 계곡이 좋아, 청명한 물에서 잡히는 피라미는 비린내가 나지 않고 고소하고 달달한 맛을 낸다. 매콤하면서도 시원하게 끓여 낸 피리탕은 지역 입맛대로 제피 가루를 넣어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옥룡면 ‘옴서감서’는 시원하게 끓여 내는 피리탕이 별미다. 시원한 야외 평상에서 맑은 공기와 함께 소풍 나온 듯 음식을 즐길 수 있다.여기다 패각은 작아도 속살 부드럽고 투실투실한 섬진강 재첩(갱조개)과 전국적 명성의 다압면 매실 요리는 진월면에서 맛볼 수 있다. ‘청룡식당’은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는 강변 평상에 앉아 재첩 한 상을 받아 들 수 있는 곳이다. 칼칼한 매운 고추에 부추를 넣고 한소끔 끓여 내 시원한 재첩국은 감칠맛 덩어리다. 대부분 곁들이게 되는 재첩 회무침은 호박과 오이에다 새콤한 양념을 비벼 먹는 요리인데 밥과 함께 먹으면 당장 입맛이 살아난다. 광양읍내 ‘왕창국밥’은 속풀이 해장국으로 소문난 집. 돼지고기를 넣고 진하게 끓여 낸 육수가 구수하면서도 담백하다. 시원한 맛이 담긴 이유는 바로 콩나물. 머리국밥의 맛을 내는 육수와 콩나물 채수가 함께 시너지를 낸다.
  • “아무것도 안 하기엔 무료해… 축적된 경험 적극 이용해야”

    “아무것도 안 하기엔 무료해… 축적된 경험 적극 이용해야”

    “평창동계올림픽을 열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어요. 외지에서 강원도로 와서 일 끝내고 빠져나가면 건물만 덩그러니 남고 계속해서 이어지지가 않아요. 은퇴자 마을은 끊임없이 사람이 유입된다는 점에서 올림픽 같은 일회성 행사보다는 지방을 위해 좋은 프로그램이죠.” 손명자(65) 사무장은 강원도 영월 삼굿마을에서 귀농·귀촌 체험을 하는 은퇴자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자신도 50대 초반이었던 2009년 영월로 귀촌했다. 시골살이를 선택하기에 앞서 지리산을 한 바퀴 돌면서 살 곳을 물색했다. 강원도는 지역적 편견이 덜하고 땅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영월에서 살기로 결정했다. 남편과 함께 직접 목조주택을 지었는데, 골조만 맡기고 단열재부터 합판까지 집 내부는 부부가 만들었다. 2800㎡(약 850평)의 땅에 집을 짓고 1000㎡는 텃밭으로 일구고 있다. 땅이 부부가 농사를 짓기에는 넓어서 몇 이랑은 놀고 있다. 그가 은퇴한 이들에게 해 주는 조언은 경험에서 우러난 진솔한 것이다. 마음은 늙지 않고, 몸만 늙으므로 축적된 경험을 버리지 말고 이용하라고 한다. 가만히 있기에는 젊은 나이고, 아무것도 안 하기에는 무료하기에 손씨 자신도 숲 해설사 자격증을 따서 숲이 주는 기쁨을 나누고 있다. 손씨가 사무장으로 일하는 산촌체험관은 코로나19가 오기 전에는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바쁘게 돌아갔지만, 코로나 이후 공실로 있다가 현재는 은퇴자 공동체마을로 운영되고 있다. 은퇴자들은 2개월간 월 30만원의 사용료를 내고 공동체 생활, 지역탐방, 봉사활동 위주의 체험을 한다. 그는 한 해 세 차례 운영되는 은퇴자 마을 참가자들과 영월군을 잇는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은퇴자 공동체마을에 참여하는 퇴직 공무원들을 ‘선배님’으로 부르며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영월군의 마음과 지방으로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그의 입을 통해 전해진다. 손씨는 “도시에 살았으면 할 일이 없었을 것 같은데 영월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생활을 하기 어렵고 외식을 하기 힘들어 삼시세끼를 손수 지어 먹어야 한다는 점은 불만이다. 도시와 비교해 의료 수준의 차이가 심한 것도 시골살이의 힘든 점이다. 그럼에도 자연에서 치유를 맛볼 수 있는 영월은 피곤하고 지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와서 살아 볼 만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 딸기 수확철에 뜬 슈퍼 문, 그래서 ‘스트로베리 문’

    딸기 수확철에 뜬 슈퍼 문, 그래서 ‘스트로베리 문’

    1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빌딩 숲을 배경으로 평소보다 크고 밝은 보름달이 떠 있다. 달과 지구의 거리가 가까워져 달이 크게 보이는 슈퍼 문 현상으로, 지난달 ‘슈퍼 블러드 문’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슈퍼 문이다. 그중에서도 딸기 수확 철인 6월에 뜨는 보름달은 ‘스트로베리 문’이라고 불린다. 프랑크푸르트 로이터 연합뉴스
  • “올림픽같은 일회성 행사보단 사람 꾸준히 와야 지방 살아”

    “올림픽같은 일회성 행사보단 사람 꾸준히 와야 지방 살아”

     “평창 동계올림픽을 열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어요. 외지에서 강원도로 와서 일 끝내고 빠져나가면 건물만 덩그러니 남고 계속해서 이어지지가 않아요. 은퇴자마을은 끊임없이 사람이 유입된다는 점에서 올림픽 같은 일회성 행사보다는 지방을 위해 좋은 프로그램이죠.”  손명자(65) 사무장은 강원도 영월 삼굿마을에서 귀농·귀촌 체험을 하는 은퇴자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자신도 50대 초반이었던 2009년 영월로 귀촌했다. 시골살이를 선택하기에 앞서 지리산을 한 바퀴 돌면서 살 곳을 물색했다.  강원도는 지역적 편견이 덜하고 땅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영월에서 살기로 결정했다. 남편과 함께 직접 목조주택을 지었는데, 골조만 맡기고 단열재부터 합판까지 집 내부는 부부가 만들었다. 2800㎡(약 850평)의 땅에 집을 짓고 1000㎡는 텃밭으로 일구고 있다. 땅이 부부가 농사를 짓기에는 넓어서 몇 이랑은 놀고 있다.  그가 은퇴한 이들에게 해 주는 조언은 경험에서 우러난 진솔한 것이다. 마음은 늙지 않고, 몸만 늙으므로 축적된 경험을 버리지 말고 이용하라고 한다. 가만히 있기에는 젊은 나이고, 아무것도 안 하기에는 무료하기에 손씨 자신도 숲 해설사 자격증을 따서 숲이 주는 기쁨을 나누고 있다.  손씨가 사무장으로 일하는 산촌체험관은 코로나19가 오기 전에는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바쁘게 돌아갔지만, 코로나 이후 공실로 있다가 현재는 은퇴자 공동체마을로 운영되고 있다. 은퇴자들은 2개월간 월 30만원의 사용료를 내고 공동체 생활, 지역탐방, 봉사활동 위주의 체험을 한다. 그는 한해 세 차례 운영되는 은퇴자 마을 참가자들과 영월군을 잇는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은퇴자 공동체마을에 참여하는 퇴직 공무원들을 ‘선배님’으로 부르며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영월군의 마음과 지방으로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그의 입을 통해 전해진다. 손씨는 “도시에 살았으면 할 일이 없었을 것 같은데 영월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생활을 하기 어렵고 외식을 하기 힘들어 삼시세끼를 손수 지어먹어야 한다는 점은 불만이다. 도시와 비교해 의료 수준의 차이가 심한 것도 시골살이의 힘든 점이다. 그럼에도 자연에서 치유를 맛볼 수 있는 영월은 피곤하고 지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와서 살아볼 만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 영화관 스크린으로 루브르 한눈에 봐요

    대형 스크린으로 세계 유수 미술관의 작품을 더 생생하게 둘러보고 깨알 같은 전문 해설까지 들을 수 있는 ‘영화관 내 미술관’이 2년 만에 돌아온다. 메가박스는 오는 20일부터 연말까지 9개국 11개 도시 21개 미술관을 스크린을 통해 찾아가는 ‘2022 시네 도슨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메가박스의 큐레이션 브랜드 ‘클래식 소사이어티’가 마련한 이번 시네 도슨트는 세계 유명 미술관들의 작품과 예술사를 전문가 해설과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2019년 처음 선보여 이듬해까지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한 인기 강연이다. 특히 올해는 미국 최대 규모 미술관인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와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 박물관’, ‘벨베데레 궁전 박물관&레오폴트 미술관’ 강의가 추가됐다. 안현배 미술사학자가 다시 강연자로 나선다. 프랑스 파리1대학에서 역사학과 프랑스 근대 정치 문화사를 전공한 그는 대학 강단 등에서 서양 예술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강연은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다. 세계 최대 박물관이 보유한 방대한 소장품들을 20일 오전 11시, 21일 오후 7시 30분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만날 수 있다. 27~28일 예정된 두 번째 강연에선 반 고흐의 작품 대부분을 소장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빈센트 반 고흐 미술관과 오테를로 국립공원 숲속에 있는 ‘제2의 반 고흐 미술관’ 크뢸러 뮐러 미술관을 찾아간다. 2022 시네 도슨트는 앙코르 강연을 포함해 모두 15회차로 구성됐다. 모든 강연은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진행된다. 관람료는 회당 1만 5000원.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 메가박스 관계자는 “2020년 8월 프로그램 중단 뒤 문의 고객이 많았다”며 “미술 애호가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땅 주인은 세금 면제, 서울시는 보상비 절감, 시민은 녹지 만끽

    땅 주인은 세금 면제, 서울시는 보상비 절감, 시민은 녹지 만끽

    서울시가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민간 토지 소유자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대신 무상으로 해당 녹지를 시민들에게 개방할 수 있도록 하는 부지사용계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시에서 토지보상비를 지출하지 않고도 시민이 누릴 수 있는 자연공원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민간 소유권도 존중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윈윈’ 정책이다. 시는 부지사용계약(무상) 대상지 확대를 위해 토지가 있는 자치구 공원녹지과(푸른도시과·녹색도시과)에서 신청을 받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자연환경 보호 등을 위해 개발할 수 없도록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된 곳 가운데 민간이 소유한 땅에 대해 시가 토지 재산세를 100% 감면해 주는 조건으로 시민들에게 사유지를 개방하도록 하는 계약이다. 등산·산책로같이 접근성이 좋아 시민들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곳들이 주요 대상지다. 2018년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부지사용계약의 근거가 마련된 이후 시는 13개 시설공원 내 사유지 토지 소유자들과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방배근린공원, 노량진근린공원, 용마산근린공원, 중랑캠핑숲근린공원, 북악산근린공원 등에 있는 7만 3000여㎡ 면적의 사유지를 개방공원으로 확보하면서 약 700억원의 토지보상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이에 시는 시설공원뿐 아니라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토지를 대상으로도 부지사용계약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첫 사례로 지난 4월 관악산 도시자연공원구역 570㎡ 면적의 개인 소유자와 부지사용계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토지보상비 약 40억원을 절감한 효과를 거뒀다. 계약이 체결되면 공원구역 내 사유지도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녹지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나 토지 수용을 원치 않는 토지 소유자는 자신의 소유권을 지킬 수 있고, 시는 토지보상비를 투입하지 않고도 시민들에게 사유지 공원을 개방할 수 있도록 하는 중재안인 셈이다. 계약을 체결하면 추후 도시자연공원구역 협의 매수 신청 시 가점도 받을 수 있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협력 및 상생을 통해 시민들에게 쾌적하고 아름다운 공원을 제공할 수 있는 부지사용계약을 앞으로도 보다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아카시나무 심으면 꿀벌 돌아올까

    아카시나무 심으면 꿀벌 돌아올까

    꿀벌 대량 실종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주요 먹이원인 아까시나무 등 밀원수 식재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14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대표 밀원수인 아까시나무의 분포 면적은 지난 1980년대에는 32만㏊였으나 2000년대 12만㏊, 2010년 3만 6000㏊, 2016년에는 2만 6500㏊로 급감했다. 아카시나무는 번식력이 강해 숲을 망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제거 대상으로 전락했다.이때문에 꿀벌 폐사의 주요 원인으로 이상기후, 병해충, 바이러스, 대기오염 외에 아까시 나무의 감소가 꼽히고 있다. 꿀벌 실종을 막으려면 밀원수 분포 면적과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북양봉협회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벌꿀의 70%를 아카시나무에서 채취하고 있는데 벌목, 산불 등으로 아카시나무 임지가 줄어든 반면 양봉농가 증가로 꿀벌 개체수가 늘어 채밀 환경이 열악해 졌다”고 주장했다. 밀원수가 줄어 꿀벌의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응애, 바이러스 등이 찾아와 집단 실종사태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농촌진흥청은 여러 요인으로 발생한 꿀벌 집단 폐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림청, 농림축산검역본부, 환경부와 협의하고 기상청의 협조를 얻어 ‘꿀벌 보호를 위한 밀원수종 개발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이상기온으로 꿀벌이 활동하는 시기와 꽃이 피는 시기가 맞지 않는 만큼, 꽃이 늦게 피는 수종을 늘리는 등 밀원수를 다양화 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꿀벌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 벌꿀 생산도 크게 감소했다. 평년에는 평균 2만 9163톤 정도가 생산됐지만, 지난해에는 평년의 45%인 1만 3123톤으로 줄었다. 2020년에는 벌꿀 생산량이 2322톤으로 평년의 8%에 불과했다.
  • [포착] 야간 공습 실제 영상…숲에 은신하던 러軍에 드론 공격

    [포착] 야간 공습 실제 영상…숲에 은신하던 러軍에 드론 공격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격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야간 전투에서 드론으로 러시아군을 공습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47보병대대가 공개한 영상은 야간 열화상 조준경(열영상 조준경)을 이용해 러시아군의 위치를 파악한 우크라이나군이 공격용 드론을 이용해 공격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열화상 조준경은 야간에도 상대편의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으며, 연막이나 안개, 연기 등을 투과하여 표적을 관측할 수 있는 장비다.드론이 접근하는 소리를 들은 러시아 군인 4명은 숲에서 나와 탈출을 시도했고, 우크라이나군은 곧바로 포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미처 피신하지 못한 최소 3명의 러시아군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이 찍힌 정확한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동부 돈바스 지역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밝혔다.현재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향하는 관문이자 핵심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를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의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스트리우크 세베로도네츠크 시장은 우크라이나군이 도시를 3분의 1 가량 장악한 채 러시아군에 저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점령군의 핵심 전술 목표가 바뀌어 세베로도네츠크 안에서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말 그대로 미터(m) 단위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주(州) 주지사도 세베로도네츠크 도심에서 거리 단위로 전투가 펼쳐지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세베로도네츠크 민간인들은 다른 지역으로 대피할 통로인 주요 교량이 무너져 고립된 상황이다. 세베로도네츠크를 빠져나가는 교량은 총 3개였으나, 러시아군이 2개를 파괴해 하나만 남게 됐다. 이에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포격으로 마지막 다리까지 무너지면 진짜 단절”이라며 “자동차로 빠져나갈 방법이 아예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베로도네츠크의 민간인 수백 명은 현지의 한 화학공장에 은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우크라이나군이 세베로도네츠크에서 패퇴하면, 러시아군은 루한스크주 전체를 점령할 수 있게 된다. 침공 초기부터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포진해 있던 동부지역을 노린 러시아는 루한스크주 점령으로 전쟁의 목표 중 일부를 달성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우크라이나군이 소련제 장비와 탄약의 마지막 비축분을 쓰며 버티고 있으며, 서방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13일 영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무기 지원이 지연되는 데 따른 비용은 우크라이나인의 핏값이다. 우리는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그런데 서방이 약속한 무기가 신속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 온다고는 하는데 조만간이라거나 1주일 내, 아니면 2주일 내라고 하는 식”이라고 호소했다.
  • 보성 윤제림으로 힐링여행 오세요

    보성 윤제림으로 힐링여행 오세요

    “주변에서 잘 보지 못했던 울긋불긋한 꽃들이 천지에 피었네요. 울창한 숲에 둘러싸여 말 그대로 자연의 품에 안긴 것 같습니다.” 13일 오전 11시 전남 보성군 겸백면 주월산 일대에 자리잡은 ‘윤제림’ 숲을 찾은 김모(58·광주)씨는 “주변 사람들이 추천해서 왔는데 아주 멋지다”라며 “나이 든 부모님들도 부담없이 걸으셔서 오길 잘했다”며 활짝 웃었다. 1964년 조림 사업을 시작한 이래 2대에 걸쳐 ‘산림명문가’ 가족들이 가꿔 온 숲 윤제림이 3년째 무료 개방되면서 힐링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산림청은 대를 이어 산림을 모범적으로 경영하는 가문을 산림명문가로 지정한다. 가족들은 2020년 산림명문가로 지정됐다. 윤제림이란 이름은 1964년 나무 심기를 시작한 윤제 정상환 선생의 호에서 따왔다. 윤제 선생은 “숲은 후대에 물려줄 가장 값진 유산”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조림 사업에 몰두했다. 2005년 부친이 별세하자 미국에서 무역업을 하던 아들 정은조(72)씨가 가업을 이어받았다. 이곳은 337㏊(약 100만평) 규모를 자랑한다. 지금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안개나무꽃이 제철을 맞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수국 4만 그루도 개화를 앞두고 있다. 1969년 식재한 해송과 편백나무 6만 그루가 내뿜는 피톤치드를 만끽하며 산림욕을 즐길 수도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편백 향이 물씬 풍기고 국내 최초 상수리 시배지(12㏊)이자 굴거리나무, 고로쇠나무 등이 늘어선 아름드리 조림지가 수려한 풍경을 자랑한다. 규모가 넓다 보니 즐길거리도 다양하다. 전남도 민간정원 제12호인 성림원과 야외공연장, 숲속캠핑장, 체험용 모노레일과 임도 등 둘레길, 휴양·치유 등 대단위 휴양 시설이 조성돼 있다. 주말에는 1000여명, 평일에는 200여명이 찾아온다. 윤제림 관계자는 “부산과 창원, 광주 등 각지에서 찾아온다”며 “사람과 자연의 소중함, 생태 다양성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있어 더 뜻깊다”고 말했다.
  • 산림명문가 2대에 걸쳐 가꿔 온 숲 ‘윤제림’ 무료개방 ‘눈길’

    산림명문가 2대에 걸쳐 가꿔 온 숲 ‘윤제림’ 무료개방 ‘눈길’

    “주변에서 잘 보지 못했던 울긋불긋한 꽃들이 천지에 피었네요. 울창한 숲에 둘러쌓여 말 그대로 자연의 품에 안긴것 같습니다.” 13일 오전 11시 전남 보성군 겸백면 주월산 일대에 자리 잡고 있는 ‘윤제림’ 숲을 찾은 김모(58·광주시)는 “주변사람들이 추천해서 왔는데 아주 멋지다”며 “나이 든 부모님들도 부담없이 걸으셔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활짝 웃었다. 지난 1964년부터 조림 사업을 시작한 이래 2대에 걸쳐 ‘산림명문가’ 가족들이 가꿔 온 숲 ‘윤제림’이 3년째 무료 개방하면서 힐링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산림청은 대를 이어 산림을 모범적으로 경영하는 가문을 ‘산림명문가’로 지정하고 있다. 가족들은 2020년 산림명문가로 지정됐다. 윤제림 창시자인 ‘고 윤제 정상환’의 호를 따 ‘윤제림(允濟林)’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윤제 선생은 “숲은 후대에 물려줄 가장 값진 유산이다”는 철학을 가지고 조림 사업에 몰두했다. 2005년 숲 가꾸기에 헌신했던 부친이 돌아가시자 미국에서 무역업을 하던 아들 정은조(72) 씨가 가업을 이어받아 산림경영에 힘쓰고 있다. 40대 막내 아들도 산림명문가로 지정돼 있어 3대가 숲 전문가다.이곳은 337㏊(100만평) 규모를 자랑한다. 지금은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안개나무꽃이 제철을 맞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수국 4만본도 개화를 앞두고 있다. 1969년 식재한 해송과 편백나무 6만본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만끽하며 산림욕을 즐길 수도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편백 향이 물씬 풍기고, 국내 최초 상수리 시배지(12㏊)이자 굴거리나무, 고로쇠나무 등 아름들이 조림지가 수려한 풍경을 자랑한다.규모가 넓다보니 즐길거리도 다양하다. 전라남도 민간정원 제12호인 성림원과 야외공연장, 숲속캠핑장, 체험용 모노레일과 임도 등 둘레길, 휴양·치유 등 대단위 휴양시설이 조성돼 있다. 주말에는 1000여명, 평일에는 200여명 이상이 찾아온다. 윤제림 관계자는 “부산과 창원, 광주시 등 각지에서 찾아온다”며 “사람과 자연의 소중함, 생태 다양성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있어 더 뜻 깊다”고 말했다.
  • SK텔레콤, 환경재단과 ‘착한 기프트’ 캠페인… 휴대전화 구입 시 환경기금 적립

    SK텔레콤, 환경재단과 ‘착한 기프트’ 캠페인… 휴대전화 구입 시 환경기금 적립

    SK텔레콤은 13일 환경재단과 함께 강원도 산불 피해 복구 등 나무심기 사업 지원을 위한 ‘착한 기프트’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착한 기프트 캠페인은 SK텔레콤의 T다이렉트샵에서 휴대전화 구입자가 해당 기프트를 선택할 때마다 1만원이 환경재단 기금으로 적립되는 행사다. 모인 기금은 전액 강원도 산불 피해 복구 등 나무심기 사업에 지원된다. SK텔레콤은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자 ‘우리에겐 숲이 필요해’라는 이름의 착한 기프트를 만들어 참여자들에게 감사 선물로 전달할 예정이다. 착한 기프트는 에코백, 리유저블 컵, 손수건, 다회용 유리 빨대 등 일상 속 환경 보호 실천을 돕는 물품들을 담은 지관통(종이로 만든 통) 패키지로 구성됐다. 지관통은 추후 수납용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불탄 숲이 회복되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생태계 동식물이 돌아오기까지는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산불 피해지 복구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캠페인에 많은 분의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포착] “삽 사게 기부 좀”…러시아 군의 ‘급이 다른’ 모금활동

    [포착] “삽 사게 기부 좀”…러시아 군의 ‘급이 다른’ 모금활동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3개월을 훌쩍 넘긴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이어 러시아군도 전쟁자금 및 무기 조달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해외 언론의 6일 보도에 따르면, 구독자가 12만 5000명에 달하는 러시아 항공 커뮤니티의 텔레그램 채널에는 러시아 조종사 중대가 헬멧을 쓰고 무전기를 손에 쥔 채 낡은 전투기 앞에 선 사진 등이 올라왔다. 사진 속 한 조종사는 군화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 부대가 적절한 장비와 무기 없이 전장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사진이었다. 해당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는 무전기와 손전등, 헬멧 등 군수물자와 보급품 부족 현상을 겪는 러시아 군인들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한다고 밝혔고, 채널 구독자들은 이에 동참하기 시작했다.펀딩 관련 게시물에는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지지하며, 조종사 등 러시아 군인들을 격려하는 댓글이 달렸다. 일부 구독자들은 러시아군이 비참할 정도로 ‘준비가 덜 된’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러시아 군 당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한 채널 구독자는 “(러시아군의 물품 부족 상황은)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이제 일반인이 나서서 군대에 보급품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채널의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으로 일부 러시아 군인들은 이미 새 보급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채널에 올라온 사진은 민간인이 기증한 무전기와 쌍안경, 정찰용 드론 등을 받은 러시아 군인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번 전쟁, 크라우드펀딩 이용한 최초의 무력 충돌일 것”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이번 전쟁은 아마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크라우드펀딩을 전쟁에 이용한 최초의 무력 충돌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초, 전쟁자금 조달과 러시아군에 의해 파괴된 인프라 재건을 위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개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한 번의 클릭으로 우리 군인들을 보호하고 시민들의 생명을 구하고 우크라이나를 재건할 자금을 기부할 수 있다”면서 “모든 기부금은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으로 이체되고 관련 부서에 할당될 것이다. 모든 기부는 승리를 위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초기인 지난 3월에도 전쟁 자금 조달을 위한 국제적인 기부금 모금 활동을 벌였다. 체코 수도 프라하에 있는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지난 2월 26에 시작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크라우드펀딩은 한 달 도 채 지나지 않아 10만 명이 참여해 3000만 달러(한화 약 377억 원)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해당 기금은 체코 내 제조업체에서 무기, 군사 장비, 탄약 등의 군수품을 사들이는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주에는 리투아니아 유명 기자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시작했고, 무려 5일 만에 500만 유로(한화 약 67억 원)가 모였다. 우크라이나군은 해당 기부금으로 터키의 바이락타르 TB2 무인기를 구매했고, 이 무기를 이용해 러시아 탱크를 파괴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기 위한 크라우드펀딩 수백 개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펀딩 기금, 우크라이나군은 공격용 고급 장비, 러시아군은 보급품 구입에 주로 사용 우크라이나군 고위 간부는 독일 국영 국제방송인 도이체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에서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은 우크라이나에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해당 기금은 장갑차와 드론 등 고급 장비를 구매하고 유지하는데 사용된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는 무전기와 의료용품, 소형무기와 같은 전쟁의 기본 필수품을 조달하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러시아군을 지원하기 위한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운영하는 한 러시아 시민은 텔레그래프와 한 인터뷰에서 “펀딩을 통해 러시아군이 가장 많이 요청하는 장비는 열화상 카메라와 삽”이라고 말했다. 이 장비들은 들판과 숲이 많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전투를 할 때 반드시 필요한 기본 도구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동부 돈바스 지역의 루한스크주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말 이 도시의 70%까지 점령했으나, 지금은 우크라이나군이 20%를 탈환해 절반은 러시아군 통제 하에 나머지 절반은 우크라이나군 통제하에 있는 상황이다.
  • [마감 후] 황금종려상보다 더 중요한 것/이은주 문화부 차장

    [마감 후] 황금종려상보다 더 중요한 것/이은주 문화부 차장

     3년 만에 정상화한 칸영화제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 세계 4000여명의 취재진이 영화제 주 행사장인 팔레드페스티벌을 바쁘게 오갔고, 상영관이나 칸 시내에서 마스크 쓴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프레스 등록 때 나눠 준 영화제 로고가 새겨진 마스크만이 팬데믹의 잔재를 상기시킬 뿐이었다.  하지만 2020년 개최 무산, 2021년 약식 개최를 거친 칸의 변화는 영화제 기간 내내 눈에 띄었다. 거리 곳곳에는 영화제 공식 파트너로 선정된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광고가 나부꼈고, 영화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상영관 앞에서 배지 색깔별로 나눠져 길게 줄을 서던 풍경도 사라졌다. 올해부터 모든 상영작이 온라인 예매로 전면 개편됐기 때문이다.  큰 변화의 중심에는 한국 영화가 있었다. 올해 칸은 ‘오징어 게임‘’의 흥행 주역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의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섹션 상영을 영화제 초반에 배치하고 경쟁 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를 각각 중후반부에 배치하며 사실상 영화제 흥행 카드로 한국 영화를 활용했다. 비평가 주간 폐막작에 선정된 ‘다음 소희’와 단편 경쟁 부문에 진출한 애니메이션 ‘각질’까지 합치면 한국 영화 초청작 다섯 편의 장르마저 안배한 듯했다.  변방에 머무르던 한국 영화가 주류로 우뚝 서게 된 이유는 사실상 아시아를 아우르는 영화의 중심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은 중국 배우 탕웨이를 주연으로 기용했고, ‘브로커‘’는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두 작품 모두 한국 자본이 투입됐다. 박찬욱 감독은 “아시아의 인적 자원과 자본이 교류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이라며 “1960∼70년대 유럽에서 힘을 합쳐 좋은 영화를 만든 것처럼 한국이 중심이 돼서 이런 식의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칸에서는 유독 연출, 출연, 제작 등에 복수의 국가가 참여한 다국적 영화가 많았다. 황금종려상을 받은 ‘슬픔의 삼각형’은 미국, 영국, 벨기에가 협력한 결과물이고,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클로즈’는 3개국, 각본상을 받은 ‘보이 프롬 헤븐’은 4개국 합작품이다.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올 더 피플 아일 네버 비’는 오광록·김선영 등 한국 배우가 출연했지만, 캄보디아계 프랑스인 데이비 추 감독이 연출한 프랑스 영화다.  이처럼 영화에서 국가 간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영화제를 축제가 아닌 국가 대항 올림픽처럼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올해도 우리는 영화제 개막 전부터 박 감독과 송강호의 수상 여부에 관심을 집중했다. 이를 의식했기 때문인지 송강호는 “영화제에 출품하고, 수상을 하기 위해 연기를 하는 배우는 없다”고 말했고, 고레에다 감독도 “칸에 가도 올림픽처럼 깃발을 들고 입장하는 건 아니다. 문화로 국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 영화가 가진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물론 칸 최초 한국 영화의 본상 동시 수상이라는 쾌거는 기분 좋은 일이지만, 지나치게 트로피에만 집착하다 보면 더 큰 숲을 보지 못할 수 있다.  올해 칸에서 얻은 수확 중 하나는 한국 영화는 ‘믿고 본다’는 해외 영화 관계자들의 신뢰를 확인한 점이었다. 이제 세계로 무대가 확대된 만큼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좀더 열린 시각으로 전 세계와 적극 소통하고 국경을 넘어 문화를 포용하는 ‘큰 그림’을 그려 보는 건 어떨까. 결국 황금종려상보다 중요한 것은 전 세계 관객들과의 소통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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