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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숲, 五感을 깨우다] 산림교육 현황과 과제

    [푸른숲, 五感을 깨우다] 산림교육 현황과 과제

    소득이 늘어나자 자연스레 삶의 질에 눈을 돌리게 되면서 ‘복지’가 화두다. 특히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복지의 한 분야로 산림분야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산림복지는 ‘숲’이라는 자산을 활용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도 적기 때문에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국토의 64%(639만㏊)가 산림으로 충분한 인프라를 갖고 있다. 더욱이 접근성도 뛰어나고 위험요소도 거의 없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우리 곁에 있는 산림을 제대로 이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서울신문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청소년 문제와 노령화사회의 고민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국민 건강을 실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푸른숲, 오감을 깨우다’ 시리즈를 기획했다. 산림교육과 치유를 주제로 모두 8회에 걸쳐 전문가 자문을 받아 국내외 산림복지 현황을 점검하고 대안을 찾아본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황폐화됐던 우리 산림은 1960년대부터 30여년에 걸친 녹화사업으로 푸르름을 되찾았다. 그러나 도시화와 산업화의 거대한 물결 속에 산림은 목재생산기지로 머물렀을 뿐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은 미약했다. 산림청은 2010년 ‘요람에서 무덤까지 산림에서 행복’이라는 기치를 내세운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프로젝트(G7·Green Welfare 7 Project)를 내놨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정책에서 ‘활용’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산림복지는 휴양·교육·문화·치유 등 4개 콘셉트로 이뤄졌다. 1980년대 후반 ‘산림휴양’이 등장한 후 20여년이 지난 2006년 산림 치유, 2012년 산림교육이 본격화되는 등 산림복지의 역사는 짧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정한 치산녹화국이다. 어린 나무를 가꾸고(교육), 성장한 자원을 관리(치유)해본 경험이 풍부하다. 산림복지는 숲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을 느끼는 원초적 감정에서 비롯된다. 숲과의 어울림이다. 숲에서 쉬는 휴양에 목적을 부여해 세분화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유아·청소년의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의 2012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7명이 공부와 직업 등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8.8%는 자살을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생활 스트레스(66.9%)가 가정(42.3%)보다 월등히 높다. 입시위주, 경쟁위주의 교육에서 청소년의 속병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외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산림교육이 왜 필요한지 알게 된다. 숲 유치원 유아가 일반 유치원 유아에 비해 주의집중력이 높고, 공격성 정도가 낮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숲 체험 활동 이후 스트레스 해소에 긍정적 변화도 나타나고 학교 폭력 예방과 사회성 향상 및 우울증을 줄인다는 분석도 보고됐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산림교육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전국의 자연휴양림과 수목원 등이 청소년의 산림교육 장소로 개방되고 숲해설가를 활용한 산림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산림청이 사회적 이슈인 학교폭력과 게임중독을 해결하기 위해 전개한 ‘숲으로 가자 운동’ 참가자가 50만명에 달했다. 125곳에서 열린 치유 캠프에는 5만 7478명이 참여했다. 유아 산림교육은 청소년 교육보다 앞서 있다. 지난해 제도가 시행돼 정부가 인정한, 유아숲지도사가 배치된 유아숲체험원은 없지만 보육시설과 연계해 산림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숲유치원이 2011년 기준 110곳(24만명)에 달한다. 산림청은 152개 휴양림과 수목원, 국유림 등을 활용해 2017년까지 250개 유아숲체험원을 조성하고,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산림교육센터도 10곳에 설치하는 등 인프라 구축과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22년간 대전에서 숲유치원을 운영 중인 민충기 원장은 “주 2회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교사 없는, 프로그램이 없는 ‘온숲반’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졸업생들이 인근 초등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니까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민 원장의 유치원 재등록률은 95% 이상으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산을 찾는 우리 국민의 80%는 건강을 생각한다. “산에 가면 몸에 좋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2012년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일반국민의 79.2%, 질환자의 74.6%가 산림치유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산림치유는 질병 치료가 아닌 경관·소리·피톤치드·음이온 등 산림의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해 인체 면역력을 높여 쉽게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자연요법이다. 숲에서 건강과 행복을 찾으려는 시대적 요구와 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산림치유가 조명받고 있다. 현재 치유의 숲은 국·공유림에 4곳이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 연간 방문객이 2011년 15만 7000명, 지난해는 2배 증가한 31만 4797명에 달했다. 산림치유는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하는 예방의학적 관점에서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다. 등산 활동으로 인한 의료비 절감액이 2조 80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산림청은 한국형 치유의 숲 모델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오는 2015년 문을 여는 ‘국립백두대간산림치유단지’는 국내 산림치유의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 치유·연구시설과 숲치유센터, 장·단기 체류 요양시설인 산림치유마을과 50㎞ 거리의 치유 숲길 등이 조성된다. 산림청은 2017년까지 단기 방문형 치유의 숲을 국·공유림에 34곳(국유림 10곳)을 조성하고, 중·장기 체류가 가능한 산림치유시설을 권역별로 조성해 100만명에게 산림치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삼림총합연구소 유코 쓰네쓰구 박사는 “시설보다 프로그램이 중요하고 특정 질환에 대한 지속적인 치유연구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산림분야 미래 먹을거리인 산림복지는 고급(전문) 일자리 창출 등 창조경제와도 연계돼 있다. 산림청은 2017년까지 유아숲지도사(1500명)와 숲길체험지도사(1500명), 숲해설가 등 산림교육전문가 1만명과 산림치유지도사(1500명)를 양성할 계획이다. 올해 양성기관도 추가 지정키로 했다. 산림복지가 정착하는 데는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산을 찾도록 만드는 계기도 마련돼야 한다. 교육분야는 더욱 시급하다. 산림청은 ‘유아·청소년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산림교육 활성화’를 정부 부처 협업과제로 상정했다. 누리과정 및 학교 교육과정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교원의 산림교육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직무연수에 반영하고, 각 부처에서 시행중인 청소년 프로그램에 산림교육을 포함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서는 숲 교육에 대한 효과 분석이 수반돼야 한다. 부족한 산림교육시설 및 프로그램, 전문가 양성도 필요하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정부가 개입하면 반드시 뭔가를 가르쳐야 하고, 지표에 따른 평가를 받아야 하기에 또 다른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치유는 효과에 대한 과학적, 증거 중심의 연구결과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산림청은 중장기적으로 산림치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 연착륙을 위해 민간을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된다. 자체 숲을 보유한 유아시설이나 동일한 콘셉트의 시설들이 운영되고 있다. 민간 참여시 인프라 확보 및 향상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다만 비용 부담이 뒤따르면서 복지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범권 산림청 산림이용국장은 “치유와 교육이 반복,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 부처 간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긴급출동 24시(KBS1 밤 10시 55분) 2005년 10월 13일 경북 칠곡군 지하 가요주점.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유독가스와 매연으로 가득 차 있었던 화재의 현장. 그 속에 살아 있을지 모를 누군가를 위해 최희대·김성훈 소방관은 바닥을 손으로 더듬으며 새까만 어둠과 매캐한 연기와 사투를 벌이는데…. ■월화드라마 상어(KBS2 밤 10시) 해우(손예진)를 등지고 호수를 바라보고 서 있던 사람은 김준(김남길)이다. 그는 조상국(이정길)의 초대를 받고 별장에 온 손님이었다. 해우와 이수는 예전에 왔던 숲길을 나란히 걸으며 아픈 추억을 나눈다. 별장에서의 식사자리에 해우에게 작은 선물상자가 도착한다. ■MBC 특별기획 구암 허준(MBC 밤 8시 55분) 학도는 인사의 부당함을 알리겠다며 양예수를 찾아가고 학도의 말을 들은 양예수는 분노하며 내의원 감사를 단행한다. 도지는 예진이 내의녀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혜민서의 약재창고에서 약재가 사라지고 약재창의 출납을 관리하던 예진과 채선은 약재를 빼돌렸다는 의심을 받는다. ■TV소설 삼생이(KBS2 오전 9시) 봉무룡(독고영재)은 사기진(유태웅)과 결탁했던 고위직 인사를 만나 삼생(홍아름)을 구해주겠다면 뭐든지 주겠다며 그와 협상을 한다. 한편 사기진은 금옥(손성윤)에게 물어 봉무룡의 땅문서를 빼돌린다. 한편 체포된 삼생은 봉무룡의 부탁으로 한고비를 넘긴 뒤 자신에 관한 얘기를 하게 된다. ■달라졌어요(EBS 밤 7시 30분) 9년의 결혼 생활, 아내는 남편의 주식 부채를 작년에야 알게 되었다. 깊은 배신감에 집을 나가게 된 아내는 남편에게 이혼서류를 보냈다. 그러나 남편은 이혼을 받아들일 수 없다. 빠듯한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고자 시작했던 주식투자였다. 남편은 아내의 마음을 되돌리고자 프로그램에 문을 두드린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종업원 혼자 있던 남양주의 한 편의점에서 강도사건이 발생한다. 10초도 걸리지 않고 범행을 저지른 뒤 흔적도 없이 사라진 범인은 편의점 내부 구조와 주변 지형에 익숙한 것 같다. 이런 점으로 미뤄 주변에 사는 단골손님이 아닐까 의심된다. 날이 갈수록 극성을 부리는 편의점 강도를 막고자 강력반 형사들이 나선다.
  • 수화 통역 서비스·점자 소식지 비치… 관악, 장애없는 장애인 복지

    수화 통역 서비스·점자 소식지 비치… 관악, 장애없는 장애인 복지

    관악구가 장애인 복지 행정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구는 21일 청각·언어 장애인의 원활한 민원 처리를 돕기 위해 청사 1층 민원실에 수화 전문 통역사를 배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청각·언어 장애인에 대한 상담은 글을 쓰거나 수화통역센터 영상전화를 거쳐야 해 민원 처리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 앞으로 수화 통역사는 장애인을 직접 대면해 민원 안내부터 일상 생활 및 고충 상담, 의료 통역까지 담당할 예정이다. 민원실과 수화통역센터 서비스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제공된다. 사회 약자를 위한 따뜻한 행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구는 구정 소식과 생활 정보로부터 소외될 수 있는 시각 장애인을 위해 점자 소식지를 만들어 복지시설과 동주민센터, 구청 민원실, 공공 도서관 등에 비치하고 있다. 1~3급 지체·청각 장애인과 1~6급 시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책 배달 서비스도 인기다. 도서관 직원이 장애인 가정을 손수 찾아가 대출과 반납을 돕는다. 일반 치과 방문이 힘든 장애인을 위해 2010년 난곡 보건분소에 만든 장애인 치과 진료실은 연간 1600여명이 방문할 정도다. 이와 함께 구는 지난달 대인접촉 기회가 적은 여성 청각 장애인을 위해 ‘예술치료를 통한 힐링 프로젝트’ 2개월 과정을 시작했고, 이달 초에는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등산로인 무장애숲길도 만들었다. 열녀암 전망 쉼터에 오르면 남산과 63빌딩까지 조망할 수 있다. 구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 1월 시각 장애인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실로암 카페모아’를 청사 1층에 들여놓았다. 시각 장애인 안마사가 중증 장애인에게 안마 서비스를 제공하는 안마 바우처 사업도 꾸리고 있다. 일반 명함 외에 점자 명함도 갖고 다니는 유종필 구청장은 “신체 불편이 생활 불편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며 “장애인이 불편 없이 생활하고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7일 TV 하이라이트]

    ■시사기획 창(KBS1 밤 10시) 지난해 8월부터 개정된 입양특례법이 시행됐다. 입양 보내길 원하는 친부모는 반드시 출생신고를 해야 하고, 입양하고자 하는 양부모도 이전보다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졌다. 한편 입양법이 지나치게 까다로워진 탓에 친부모와 양부모 모두 입양을 기피하는 것은 물론 미혼모들은 ‘아동 유기’라는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된다. ■해외 특별 기획 드라마 초한지(KBS2 밤 12시 40분) 신희는 장한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쓰러지고, 그녀를 어릴 때부터 진료했던 어의 장림이 찾아온다. 신희는 그에게 장한의 위태로움을 전하고 자신과 장한이 살길은 조고를 타도하는 것이라 말한다. 한편 유방은 옹치를 치기 위해 항우에게 병마 5000을 빌려 패현으로 향한다.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필리핀에서 온 결혼 11년차 주부 이은희씨. 한 종교단체의 소개로 남편 윤동원씨를 만난 은희씨는 2009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후 본명인 카테린 반딘에서 이은희로 이름을 바꿨다. 또한 영어 방문 교사로 5년째 활동하고 있다. 게다가 2006년부터는 외국인 며느리 배구단에서 주장으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현장 21(SBS 밤 8시 55분) 베스트셀러는 가장 잘 팔리는 책이다. 그만큼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책이 독자의 사랑이 아닌 출판사의 사재기 힘 때문이라면 당신은 그 책을 선택할 것인가. 취재진은 지난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책들에 대한 대형 온라인 서점들의 구매 목록을 확보해 분석한다. ■엄마 없이 살아보기(EBS 밤 8시 20분) 여덟 살 동갑내기 진규와 지후, 그리고 일곱 살 개구쟁이 이안이와 태훈이까지. 네 명의 엄살쟁이와 사진작가 선생님이 함께 떠난 곳은 지리산 둘레길. 푸른 숲길과 정겨운 시골길을 걸으며 아이들은 소박한 둘레길의 매력을 발견해 나간다. 그런데 다리가 아파 오면서 아이들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오간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5분) 전남 곡성 기차마을 전통시장에 몸뻬 아저씨가 떴다. 몸뻬 바지에 밀짚모자, 한복 저고리까지 갖춰 입고 춤을 추는 조상열씨를 보고 사람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딱 한 사람, 이런 상열씨를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다. 바로 결혼한 지 35년 된 그의 아내 박미임씨다.
  • 봄 기운 맞으며 걷는 힐링 숲길

    신록의 계절, 봄 기운을 맞으며 ‘숲길’을 걷고 싶다면 국립공원을 찾아보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달 30일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거닐 수 있는 ‘힐링 숲길 30곳’을 추천했다. ‘힐링 숲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숲이 우거진 오솔길로, 등산보다는 가벼운 산책을 하기에 좋은 곳이다. 남녀노소가 쉽게 걷고 자연을 느낄 수 있다.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 숲길은 단풍나무와 신갈나무의 연둣빛 새잎이 가득해 케이블카에서 신록의 풍광을 내려다보는 경관이 일품이다. 내장사에서 원적암을 거쳐 벽련암에 이르는 3.5㎞의 원적골 자연관찰로는 어린이와 노약자도 무리 없이 탐방할 수 있는 곳이다. 지리산 기슭 경남 하동의 쌍계사에서 불일폭포에 이르는 2.5㎞의 숲길도 찾아볼 만하다. 쌍계사의 고즈넉한 사찰 분위기를 품고 1시간 반 정도를 걷다 보면 높이 60m의 절벽에서 떨어지는 불일폭포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시끄러운 세상을 떠나 조용하고 아늑한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설악산은 이달 중순 이후 신록이 피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백담사에서 수렴동까지 이르는 백담계곡길은 가족과 함께 걷기 좋은 코스다. 백담계곡은 폭이 넓은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신록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신록은 1년 중 5월 초에서 중순까지 보름 동안 연둣빛 풍경을 연출한다. 고요한 숲길에서 나무 냄새와 함께 새소리를 듣다 보면 오감을 통한 힐링이 가능하다. 국립공원의 힐링 숲길 30곳은 공단 홈페이지(www.knps.or.kr)에 소개돼 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백제의 미소길’ 7월에 웃는다

    충남 가야산을 지나는 ‘백제의 미소길’이 7월 완공된다. 3년간의 첨예한 환경훼손 논란 끝에 민·관이 뜻을 모아 만든 길이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충남도는 23일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에서 가야산 5부 능선쯤에 있는 퉁퉁고개까지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까지 이어지는 6.5㎞의 생태탐방로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길에는 맨발 황톳길, 소공원 7곳, 소형 공연장 1곳, 연못 2곳, 가야산 자생식물 수목원 1곳 등이 만들어져 있다. 이는 남연군묘를 시작해 대문동 쉼터, 가야산 수목원, 으름재 쉼터, 백제의 미소공원, 퉁퉁고개 쉼터, 소나무 쉼터, 보원사지, 서산마애삼존불 등 가야산의 빼어난 자연과 문화재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명품 숲길이다. 도는 이 길을 알리기 위해 오는 27일 주민, 지역산악회 회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주차장에서 보원사지까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는 ‘백제의 미소길 걷기와 자전거 대행진’을 개최한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벚꽃에 홀리고 음악에 취하고

    서대문구는 벚꽃이 절정을 이루는 20~21일 봉원동 안산도시자연공원 연희 숲 속 쉼터에서 ‘벚꽃 스토리텔링 음악회’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안산은 해발 296m로 약수터 22곳과 층층나무, 메타세콰이어 숲길, 자작나무 숲길이 벚꽃나무와 조화를 이루는 지역의 명소다. 새 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벚꽃 둘레길은 1.5㎞에 걸쳐 펼쳐져 있다. 또 노약자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손쉽게 걸을 수 있는 무장애 자락길 구간이 이어진다. 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너나 우리 국악예술단’의 국악 공연을 시작으로 명지대 밴드의 영화 음악 및 재즈 앙상블, 요벨팝스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이어진다. 이후 오후 7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칵테일쇼와 락밴드 공연 등 흥겨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21일에는 오전 7시부터 벚꽃을 감상하며 둘레길을 걷는 ‘구민 가족 걷기 대회’가 열린다. 구청 광장에서 출발해 1시간가량 안산을 돌며 서대문구의 전경을 만끽할 수 있다. 오후 2시와 오후 7시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음악회 공연이 이어진다. 구 관계자는 “안산 벚꽃 둘레길은 도심 속 일상에서 찌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에 좋은 지역”이라면서 “벚꽃길 인근에 연간 40만명이 찾는 서대문 자연사박물관도 있어 삶의 피로를 풀기 위해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향기로운 봄바람 맡으며 소풍가는 길

    향기로운 봄바람 맡으며 소풍가는 길

    서울시는 세 가지 테마로 나누어 ‘봄에 걷기 좋은 서울길 10선’을 15일 소개했다. 시내 전역에 걸쳐 자리한 133개 생태문화길 중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를 도보여행 전문가로부터 추천받은 것이다. 초급과 중급 각 4곳, 고급 2곳이다. 아이들과 함께 봄소풍 가듯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아이들과 소풍가는 길’에는 독산 생태길, 청룡산 생태숲길, 강동그린웨이 3길 코스가 있다. ‘강변 불어오는 봄바람에 설레는 길’에는 구로 안양천길, 반포한강 수변길이 뽑혔다. ‘꽃향기 가득한 역사문화 숲길’로는 백련산 안산 숲길, 초안산 오패산길, 북악 하늘길, 구로 지양산 숲2길, 서달산 숲길을 손꼽았다.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에서 오른쪽 아래의 ‘걷고 싶은 서울길’ 배너를 클릭하면 서울길 10선을 포함한 서울시의 생태문화길 133선에 대한 자세한 노선도, 코스 정보 등을 찾을 수 있다. ‘아름다운 도보여행’ 다음 카페(cafe.daum.net/beautifulwalking)에서 매주 마련하는 서울길 10선은 걷기 행사에 참여하면 도보여행 전문가와 함께 걸을 수 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전남 강진 백련사 동백숲

    전남 강진 백련사 동백숲

    참 역설적이지요. 꽃이 져야 봄이 온다니 말입니다. 동백(冬柏)은 겨우내 키운 꽃을 훈훈한 갯바람이 불면 봉오리째 떨어뜨립니다. 피보다 붉은 동백은 땅의 냉기를 지우고 머뭇대던 봄도 그제야 완연해집니다. 그러니 꽃이 진다고 계절을 탓할 일은 아닌 것이지요. 전남 강진의 백련사 동백숲에 들면 꽃 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수백년을 살아낸 동백들이 절집 주변을 빼곡하게 감싸고 있으니, 과장 좀 보태면 투둑대며 꽃 떨어지는 소리가 빗방울 듣는 소리와 닮았습니다. 땅은 붉고, 숲은 푸른 풍경, 상상이 되십니까. 내친 걸음, 주작산까지는 가봐야 겠습니다. 강진을 두고 흔히 ‘남도 답사 1번지’라 하지요. 하지만 단언컨대, 강진 땅 남쪽을 떠받치고 있는 주작산에 오르지 않는다면 이 말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몇 번을 곱씹어 봐도 질리지 않을 보석 같은 풍경들이 두 눈 가득 담기기 때문입니다. 석문산에서 덕룡산을 거쳐 해남 땅 두륜산으로 이어진 산군(山群)들의 위용 또한 몇 마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렵지요. 장비의 장팔사모가 그리 뾰족했을까요. 창날처럼 솟은 희디 흰 암릉들은 꿈틀대는 백룡을 보는 듯했습니다. 꽃이 진다. 봉오리째 툭툭 떨어진다. ‘자의식’이 강한 꽃이지 싶다. 가지 끝에서 하루하루 시들 바에는 차라리 떨어져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남겠단다. 그 결기를 품고 낙화한다. ‘떠나는 모습이 아름다운 나무’, 동백이다. 갯바람이 닿는 남도 이곳저곳에 동백숲이 흩뿌려져 있다. 중부 이남에서 잘 자라는 성질 때문이다. 그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전북 고창의 선운사 동백숲(천연기념물 제184호)과 전남 강진의 백련사 동백숲(천연기념물 제151호)이다. 두 곳 모두 빼어난 풍경을 가졌지만, 다른 점도 있다. 선운사 동백숲은 사람과 꽃 사이에 울타리를 쳤다. 이에 견줘 백련사 동백숲은 일부 구역을 제외하고는 사람과 꽃의 경계가 없다. 동백꽃은 두 번 핀다. 나뭇가지 끝에서, 그리고 떨어져 땅 위에서 또 한번 핀다. 동백꽃은 늘 푸른 잎에 감춰졌을 때보다, 되레 땅 위 떨어졌을 때 더 아름답다는 이들이 많다. 가수 송창식도 노래했다.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이라고. 동백꽃이 세 번 핀다는 주장은 이런 이유에서 나왔다. 가지와 땅에 이어 뭇사람들의 가슴 속에서도 피기 때문이다. 백련사 주차장에 서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비포장의 숲길, 오른쪽은 경내로 직행하는 아스팔트 길이다. 동백숲은 터널을 이뤘다. 사실상 절집의 일주문 노릇을 하는 숲이다. 떨어진 꽃들이 땅 위에 붉은 비단처럼 깔렸다. 꽃의 속내를 아는 이라면, 이를 ‘사뿐이 즈려밟고 갈’ 수는 없다. 철없는 아이조차 꽃술 하나 다칠까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긴다. 숲은 벌이 날며 내는 소리로 가득 찼다. 노련한 ‘월하노인’(月下老人)답게 여기저기서 붕붕댄다. 동백꽃 암술과 수술의 중매는 주로 동박새 등이 맡는다더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게다. 길 양옆으로 키 5~7m 정도의 동백나무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예서 백련사까지 거리는 대략 300m. 그 구간 약 5만 2000㎡(약 1만 6000평)에 수백년 묵은 고목 1500여그루가 자란다. 백련사 동백숲의 면적과 나무 숫자 등에 대한 견해가 제각각이어서 문화재청 홈페이지의 기록을 기준 삼았다. 동백나무 사이사이엔 후박나무, 비자나무 등 늘 푸른 나무가 섞여있다. 거개가 남녘에서만 만날 수 있는 나무들이다. 허리 숙여 땅을 보면 들꽃 천지다. 보랏빛 현호색 등 키 작은 들꽃들이 땅에 떨어진 동백꽃과 어우러져 있다. 동백숲 그늘을 지나면 곧 백련사 경내다. 절집 뜨락, 명자나무가 붉디 붉은 꽃술을 열었다. 동백꽃을 시샘한 까닭인지, 늘 이맘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핀다. 절집은 수수하다. 단청 벗겨진 대웅전이 정겹고, 응진전과 만경루도 고즈넉하다. 고려 8국사(國師)를 배출한 남도의 명찰이니, 어쩌면 소박한 게 당연한 노릇일 터다. 개창 연대는 신라 문성왕 1년(83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국내 대다수 절집과 마찬가지로 임진왜란 등 전란 통에 소실되는 비운을 겪고 새로 지어졌다. 절집 뒤편의 만덕산(408m)은 예부터 ‘다산’(茶山)이라 불렸다. 차나무가 많았기 때문이다. 백련사와 이웃한 초당에 유배됐던 정약용(1762~1836)도 이곳의 지명을 따 자신의 호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동백숲과 더불어 백련사를 세상에 알린 공신 중의 하나가 ‘다산오솔길’이다. 백련사와 정약용이 기거했던 다산초당을 잇는 조붓한 오솔길이다. 길은 삼남대로를 따라가는 ‘정약용 남도유배길’의 한 구간이기도 하다. 총 4코스(65.7㎞) 가운데 2코스에 해당하는 다산오솔길은 다산초당~백련사 동백숲길~남포마을을 지나 강진 읍내의 영랑생가로 이어진다. 다산오솔길의 일반적인 들머리는 다산유물전시관이다. 두충나무 숲길을 지나 다산초당과 야생차밭, 그리고 야트막한 산등성이를 따라 백련사까지 걷는다. 하지만 사유를 위한 길에 진입로가 따로 있으랴. 어디로 가든 자신만의 철학의 길은 완성될 터. 백련사를 들머리 삼아 걷는 게 다소 수월하다. 다산초당 주차장에서 백련사로 가는 길은 가파른 고갯길이 이어진다. 허덕대며 오르기보다는 오솔길을 따라 걷는 게 훨씬 운치 있다. 다산오솔길 곳곳엔 다산과 혜장선사(1772∼1811)의 이야기가 스며 있다. 다산은 1808년부터 10여년 동안을 다산초당 등 강진땅에서 보낸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힘든 나날들이었겠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일생에서 가장 빛났던 시절이기도 했다. 저 유명한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방대한 양의 저술이 모두 다산초당에서 완성됐다니 말이다. 다산은 이 길을 따라 백련사를 오가며 혜장선사와 교분을 나눴다. 혜장은 다산이 유배 생활을 하는 동안 스승이자 제자, 그리고 벗이었다. 다산이 자신의 사상을 정립하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산오솔길은 결국 당대의 실학자였던 다산이 학승 혜장과 교유하며 사상의 토대를 세웠던 ‘철학의 길’인 셈이다. 절집 못 미처 왼쪽으로 다산오솔길이 시작된다. 안내판은 다산초당까지 거리를 800m, 소요시간은 30분이라 적고 있다. 하지만 쉬엄쉬엄 걷다 보면 족히 한 시간은 걸린다. 또 다산초당에서 주차장이 있는 다산유물전시관까지 30분 이상 걸어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다산초당 주변엔 다산의 흔적이 여태 남아있다. 다산은 초당 동쪽에 동암을 지어 기거했고, 물을 끌어다 인공연못을 만들었다. 텃밭을 일궈 남새도 길렀다.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초당 뒤편 바위에 ‘정석’(丁石)이란 글자를 새기기도 했다. 천일각도 옛모습 그대로다. 멀리 강진만이 한눈에 담기는 곳. 다산은 종종 천일각에 올라 흑산도로 유배 간 형 정약전을 생각하며 시름을 달랬다고 한다. 백련사를 찾았다면 당연히 주작산(428m)을 돌아보는 게 순리다. 거리도 가깝고, 오르기도 어렵지 않다. 오가는 길에 ‘강진의 소금강’ 석문공원 등 볼거리도 많다. 특히 주작산 정상에서 맞는 풍경은 나라 안 어디서고 쉽게 만날 수 없을 만큼 빼어나다. 지도로 보면 강진은 빨래집게를 닮았다. A자형 집게 다리 사이엔 강진만이 들어찼다. 강진 위쪽은 월출산이다. 국내 대표적인 악산이다. 집게 다리 왼쪽, 그러니까 도암면과 신전면 등 해남과의 경계 지역엔 주작산과 덕룡산(432m)이 불쑥 솟았다. 북으로는 월출산, 남으로는 덕룡산 등이 강진땅을 감싸 안은 형국이다. 특히 덕룡산은 규모에서 뒤질 망정, 기세로는 월출산과 견줄 만한 악산이다. 주작산은 진달래가 아름다운 산이다. 대규모로 군락을 이루기 보다, 암릉과 산허리 등 꼭 피어야 할 곳에 소박한 규모로 핀다. 진달래가 만개하는 4월이면 이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산꾼들이 몰려 든다. 트레킹 수준의 산행을 원하는 여행객이라면 주작산 휴양림을 들머리 삼으면 된다. 왕복 2시간이면 정상까지 돌아볼 수 있다. 승용차로도 오를 수 있다. 다만 길이 비포장인 데다 좁고 굴곡이 심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휴양림 주차장에서 구불구불 산길을 50분 정도 오르면 일출전망대다. 개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름의 전망대지만, 객들에게 선사하는 풍광 만큼은 정말 빼어나다. 왼쪽으로는 덕룡산과 그 품에 안긴 강진의 들녘이 두 눈에 가득찬다. 사신(四神) 가운데 남쪽을 지키는 주작(朱雀)의 등을 타고 앉아 동쪽에서 용솟음치는 청룡(靑龍)을 굽어보는 듯한 느낌이다. 석문산과 멀리 월출산으로 이어지는 암릉의 자태도 기막히다. 오른쪽으로는 어미의 뱃 속 아기집을 닮았다는 강진만이 넉넉한 자태로 펼쳐져 있다. 야트막한 산이 차려낸 상차림 치고는 다리가 휠 지경이다. 일출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10분 정도 더 올라야 한다. 정상에서 맞는 풍경은 일출전망대와 사뭇 다르다. 발은 강진땅을 딛고 섰으되, 눈을 사로 잡는 건 해남과 그 너머 다도해다. 해남기맥의 창끝 같은 암봉과 그 아래 매달린 절집, 그리고 ‘명품’이라 부를 만한 두륜산의 장엄한 자태가 일품이다. 강진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는 곳이 가우도다. ‘강진만의 여의도’라고 불리는 섬이다. 여의도가 대방동, 마포와 다리로 연결됐듯, 가우도 또한 도암면과 대구면 방향으로 각기 다른 연륙교로 이어져 있다. 교량의 길이는 1.12㎞, 폭은 2.2m다. 차로는 갈 수 없고, 걸어서 오가야 한다. 너른 강진만을 횡단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우도는 강진군 8개 섬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다. 거북이를 닮은 섬에 5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섬 안에 한옥형 숙박시설도 마련돼 있다. 글 사진 강진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61)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간다면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나들목으로 나가서 2번 국도를 타고 강진읍까지 간 뒤 해남 방면 18번 국도로 갈아타고 곧장 가면 백련사 이정표가 나온다. 주작산 휴양림, 석문공원 등도 이 도로를 타고 가다 만날 수 있다. 요즘 봄꽃이 한창인 만큼 오가는 길에 구례 산수유마을이나 영암 백리 벚꽃길 등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백련사 종무소 432-0837, 주작산 휴양림 430-3306. →맛집 강진은 한정식집이 많다. 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알싸한 홍어삼합과 산낙지, 꽃게찜 등을 푸짐하게 차려낸다. 강진읍내의 흥진식당(434-3031)과 둥지식당(433-2080), 청자골 종가집(433-1100), 명동식당(434-2147) 등이 알려졌다. 병영면 수인관(432-1027)의 달달한 돼지불고기도 맛있다. →잘 곳 읍내 프린스행복모텔(433-7300)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정한 ‘굿스테이’ 업소다. 부성파크모텔(434-2081), 탑모텔(434-8816) 등이 비교적 깔끔하다. →주변 관광지 강진읍내에 다산이 머물렀던 주막집 사의재가 복원돼 있다. 시인 김영랑이 나고 자란 생가도 지척이다. 병영면의 ‘하멜기념관’과 근대문화재 제 264호로 지정된 돌담길도 둘러볼 만하다.
  • 산림청 ‘산림치유’ 의료보험 적용 추진

    예방의학적 측면에서 숲의 질병 치유 기능에 대해 의료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산림청은 2017년까지 산림복지서비스 혜택을 국민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의 하나로 다양한 치유시설 확대와 함께 의료보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이를 위해 산림청이 운영하는 치유의 숲 등에 자가 측정이 가능한 치유센터와 치유 숲길, 체험공간 등의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숲의 질병 치유에 의료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병원에서 숲 치유 처방을 내리면 보험회사의 검토를 거쳐 이뤄진다. 숲 치유는 평균 3주간이며, 이 기간 자녀 부양비와 대체근무 비용까지 보험회사가 지원한다. 독일은 각 주의 산업노동관광부 장관이 인증한 373곳의 숲 치유 요양지에서 보험 지원을 통한 숲 치유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숲 치유의 보험 적용을 위해서는 숲 치유의 효과에 대한 규명이 선행돼야 한다. 해외의 경우 오랜 경험과 연구를 통해 치유 기능이 자연스레 인식되고 있다. 이주형 영남대(산림자원학과) 교수는 “국민의 부담을 줄여 건강을 챙긴다는 취지는 바람직하다”면서도 “보험 체계와 프로세스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temple stay ‘참된 나’를 찾는 행복한 여행③전나무 숲길 걷기 월정사

    temple stay ‘참된 나’를 찾는 행복한 여행③전나무 숲길 걷기 월정사

    전나무 숲길 걷기 월정사 전나무길에 마음을 내려놓다 전나무들이 나를 위로해 줄 거라곤 생각치 못했다. 기분 좋은 향기를 뿜어내는 나무들 사이로 도반과 함께 천천히 걸었다. ‘좋다. 참 좋다.’ 맘엔 절로 치유의 싹이 움텄다.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평창군 진부행 버스를 타고 2시간 30분을 달려가 다시 평창군 진부면에서 한 시간에 한 대씩 다니는 시내버스로 갈아타야 만날 수 있는 오대산 월정사는 다소간의 어려움을 감내하고서라도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오대산 국립공원 안내사무소를 지나 펼쳐지는 전나무 숲길도 월정사의 백미거니와 물이 너무도 맑아서 열목어가 산다는 금강연이 월정사 앞으로 굽이굽이 흐르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오대산은 신라 자장율사가 지혜의 상징 문수보살이 사는 산으로 믿기 시작한 이래 우리나라에서 불교성지로 이름을 알렸는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적멸보궁 상원사와 이웃하고 있어 불자라면 관심 있게 보았을 국내 대표 사찰이다. 고려시대 초기 10세기경 부처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건립된 국보 48호 팔각구층석탑과 <조선왕조실록> 등 귀중한 사서를 보관하던 오대산 사고史庫가 남아 있다. 강원도를 찾은 주말, 깊은 산골은 적막했고 여전히 눈발이 흩날렸다. 오대천은 꽁꽁 얼어붙었다. 월정사 템플스테이 사무국 지월당을 찾으려면 절의 가장 안쪽 끝으로 가야 한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의 숙소인 성적당, 제월당, 토월당 등은 매우 깨끗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해 배용준이 월정사 템플스테이를 다녀간 뒤 일본인들의 방문도 늘고 있다. 그도 여기 선방에서 묵고 새벽예불을 드리고 울력으로 월정사 9층석탑 옆 대웅전 마당을 쓸었다고 말해 주면 그렇게 좋아한다고 템플스테이 담당자가 귀띔해 주었다. 하룻밤을 머물게 된 성적당은 스님들의 선방을 마주보고 있어 문 여닫는 소리며 발자국소리, 소등시간에 특히나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온돌로 훈훈하게 데워진 방바닥이 뜨끈하게 달아올라 금세 노곤해졌다. 성적당 5번방에서 다홍색 생활한복으로 갈아입고 옷가지와 짐을 정리했다. 먼저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20시간 동안 행자로 분해 절하는 법, 절 생활 수칙을 배운다. 말과 행동을 줄이고 차수(두 손을 배 앞에 겹쳐 모은 자세)를 하며 경내를 조용히 질서 있게 이동할 것을 다짐받는다. 산사의 저녁은 빨리 찾아왔다. 공양간에선 단기출가자들이 공양게송을 외었다. “마음의 온갖 욕심을 버리고 이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깨달음을 이루고자 공양을 받습니다.” 미국에서 온 크리스티나와 앰버, 캐나다인인 캐서린도 밥을 두 번씩 펐다. 절에만 오면 배가 고픈 게 나만 그런 건 아니었나 보다. 저녁공양 후 모든 식기와 수저는 자신이 씻어 반납해야 한다. 물론 잔반도 없어야 한다. 절에서는 누구도 자신의 일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 지도법사 해인스님은 불안하고 화날 때, 슬플 때일수록 함께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자신을 낮춰 하심下心하라 했다. 새벽 3시30분 도량석을 담당하는 스님이 목탁을 치며 앞마당을 지났다. 가장 큰 법당인 적광전에서 행해지는 예불에 참여한 뒤 서별당에서 108배와 자신이 만든 연꽃등에 촛불을 켜고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죽비소리에 맞춰 절을 하다 보면 어느새 108배는 끝나 있다. 이후엔 가부좌를 틀고 10분간 참선하는 시간을 가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아침공양 후엔 담당 스님과 함께 전나무길을 걸으며 암자를 순례하는데 이 시간이 백미다. 월정사 입구에서 오대산 일주문까지 이어진 1km의 전나무 숲길은 우리나라에서 부안 내소사, 남양주 광릉수목원과 함께 3대 전나무숲길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전나무에서 싸-하게 퍼지는 피톤치드향은 맡는 순간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추운 곳에서 잘 자란다는 전나무는 상처가 났을 때 ‘젖’이 나온다고 하여 젖나무로 부른 데서 비롯됐다 한다. 평균 수령이 80년이 넘는 전나무 1,800그루가 그 위용을 뽐내고 있어 천년의 숲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단기출가학교 입학생들과 스님들은 매일같이 이 길을 걷는데 여름날이면 금강연, 오대천 가에 앉아 명상을 하기도 하고 삼보일배 등 수행을 이어나가기도 한다. 산사를 찾는 데 사실 큰 마음가짐이 필요한 건 아니니 편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월정사 전나무 숲에선 누구나가 위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은 숲길로 손꼽히는 곳이다 2 템플스테이 기간, 경내에서는 두 손을 모으고 조용히, 질서 있게 다녀야 한다 글·사진 강혜원 기자 취재협조 하나투어 02-2127-1566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월정사는 외국인 템플스테이가 가능한 전국 15개 사찰 가운데 하나로 외국어통역사가 전 일정을 함께하며 영어로 된 설명자료, 해설을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과학적 명상과 예술을 통한 심리치료, 통찰대화가 결합된 독특한 방식의 ‘Art Your Mind’ 명상 프로그램을 3월15일부터 2박3일간 진행한다(1기). 미술도구를 만져 본 적 없는 그림초보자, 명상수업이 처음인 초심자들도 지도강사의 안내에 따라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참가비 1인당 16만원이며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된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63 문의 033-339-6606~7 woljeongsa.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누구나 걸을 수 있는 배봉산 ‘힐링 숲길’

    동대문구는 주민들이 즐겨 찾는 배봉산 공원에 휠체어와 유모차도 불편 없이 다닐 수 있는 무장애길(데크로드)인 ‘자락길’을 조성하고 7000㎡ 규모로 자연친화형 숲체험장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구는 시비 12억원을 지원받아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 어린이 등 누구라도 쉽게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배봉산에 자락길을 조성한다. 또 5억 8000만원(시비)을 투입해 친환경 자연 소재를 사용해 숲체험이 가능한 야외학습장을 설치한다. 현재 실시 설계 중인 배봉산 자락길 조성 사업은 2010년 마련된 ‘서울시 근교산자락길조성 기본설계’에 따라 4월 중순까지 설계를 마치고 6월에 착공해 올해 말 개방할 예정이다. 특히 자연친화형 유아숲체험장은 설계 단계부터 ▲유아숲체험 전문가 ▲교사 ▲학부모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이용협의체(가칭)를 구성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사업의 내실화를 기할 예정이다. 배봉산 자락길 조성 구간은 총연장 2.7㎞로 2014년까지 추진하는데, 올해는 무장애 구간인 데크로드 1㎞를 조성한다. 무장애길은 제1만남의 광장~배봉산연륙교~동성빌라 앞까지 산책로 폭 2m, 경사도 8% 미만의 데크(나무 계단)를 깔고 산책로를 조성한다. 산책객들이 쉴 수 있도록 원형의자, 평의자, 휴게 데크를 설치하는 등 쉼터도 만든다. 구간 거리, 소요 시간을 알 수 있는 안내판을 설치하고 다양한 자생 수종을 심는 등 생태를 복원해 주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게 된다. 유덕열 구청장은 “배봉산 근린공원에 조성하는 배봉산 자락길과 유아숲체험장은 수준 높은 주민의 휴식 공간과 친환경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봄과 겨울 사이-가평 보납산·북한강

    봄과 겨울 사이-가평 보납산·북한강

    설리춘색(雪裏春色). 봄은 이미 눈 아래 당도해 있다는 뜻이랍니다. 엄혹했던 계절이 지나고 봄이 발 아래까지 차오른 이맘때를 일컫기 적합한 표현이겠습니다. 경기 가평의 보납산(寶納山·330m)을 다녀왔습니다. ‘뒷동산급’의 높이에 ‘국립공원급’의 풍경을 매달고 있는 산이지요. 푸름은 아직 일러 당도하지 않았지만, 그 산에서 본 북한강엔 봄빛이 완연했습니다. 눈 녹은 물 흘러가는 가평천의 버들강아지는 꽃망울을 틔웠고, 나무들마다 봄물 올라 불그레해진 가지를 매달고 있었습니다. 가평은 산이 많다. 경기도 최고봉인 화악산(1468m)을 비롯해 명지산(1267m)과 석룡산(1147m) 등 높고 빼어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다. 종종 ‘녹색백화점’이라고 불리는 것도 그런 이유다. 청평, 대성리 등 중·장년층이 청춘의 기억을 묻어둔 여행지들도 즐비하다. 전철도 놓였다. 상습적인 교통정체를 피할 수 있게 된 것. 가평 관내 여행지를 촘촘하게 잇는 경춘선은 요즘 ‘인기 폭발’이다. 주말이면 객차 안은 행락객들로 발디딜 틈을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여럿이 부대낀들 어떠랴. 길 위에서 시간을 버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보납산은 낮다. 북한강과 가평천의 합수머리에 불쑥 솟았다. 산을 즐기는 이들의 시선에서 보자면 딱 마을 뒷산이다. 가평 주민들도 곧잘 운동 삼아 오르내릴 정도다. 한데 정상에서 보는 조망만큼은 국립공원 뺨친다. 굽이쳐 흐르는 북한강의 자태는 물론 마루금을 좁힌 주변 산자락들의 위세도 남다르다. 산행 들머리는 가평역이다. 북한강을 휘휘 돌아 보납산으로 향하는 코스다. 승용차라면 보납산 입구까지 쉬 가겠지만, 그 차이는 불과 한 시간 남짓이다. 특히 북한강변을 자박자박 걸으며 맞는 봄의 훈풍은 값으로 따질 수 없다. 가평역에서 내려 물안길, 이른바 ‘가평 올레길’에 오른다. 가평읍 주변을 에두르는 길이다. 그 가운데 1코스로 방향을 잡는다. 해마다 재즈 축제가 열리는 자라섬을 돌아보는 길이다. 자라섬은 줄달음치던 북한강이 춘천 끝자락, 그러니까 가평 초입에 이르러 숨 한 자락 내쉬며 만들어 놓는 반달모양의 예쁜 섬이다. 자라목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지어졌다. 이름과 달리 뭍과 연결돼 있어 고립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예전엔 ‘중국섬’이라고 불렸다. 해방 이후 중국인 몇 명이 이 섬에서 농사를 지었기 때문. 그 이전에는 이름조차 없었다. 이웃한 남이섬보다 전체 면적은 넓지만 많은 비가 내리면 섬 일부가 물에 잠긴다는 단점 때문에 그동안 버려지다시피 했다. 그러다 2004년 국제재즈페스티벌이 열리면서 가평의 랜드마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자라섬은 동도, 서도 등 4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서도에는 오토 캠핑장이 조성돼 있다. 캐러밴사이트, 오토캠핑 등 하루 최대 1500여명이 머물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또 다목적 운동장과 인라인장, 자전거대여소 등의 놀이시설도 마련돼 있다. ‘오토캠핑의 성지’다운 풍모다. 자라섬 초입의 자연생태테마파크 ‘이화원’(二和園)도 둘러볼 만하다. 국가 간(한국·브라질), 지역 간(수도권, 영호남, 지방) 화합을 꾀한다는 큰 화두가 이름에 담겼다. 경남 하동의 녹차나무, 전남 고흥의 유자나무 등 영호남의 식물과 커피나무 등 브라질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수목들이 온실 속에 식재돼 있다. 자라섬 강변길에서 맞는 바람이 싱그럽다. 바람 끝에 머물던 겨울의 결기는 사라졌고, 그 자리에 촉촉한 봄내음이 가득 찼다. 북한강물은 장판을 깐 듯 잔잔하다. 주변의 모든 풍경들이 물 위에 수렴된다. 그야말로 명경지수다. 봄날의 수채화를 그린다면 딱 이런 모습일 게다. 자라섬을 나와 가평교를 건너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가평천 산책로, 오른쪽은 보광사로 향하는 길이다. 어느 길로 가도 보납산 정상에 오를 수 있지만, 가급적 보광사 코스를 이용하길 권한다. 산길이 완만하고 한결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왼쪽 길을 따르는 사람들도 많다. 정상으로 곧바로 오르는 급사면의 지름길이다. 종종 심술궂은 코스와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고도 차에 따른 조망의 변화는 빼어나다. 보납산을 말할 때 조선 최고의 서예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한석봉을 빼놓을 수 없다. 등산로 안내판에 따르면 한석봉은 선조 32년(1599년) 가평군수로 내려와 보납산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한석봉은 유난히 보납산을 아꼈다고 한다. 그의 호인 석봉(石峯)도 전체가 하나의 돌로 이루어진 보납산에서 따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보납산이란 이름도 그가 가평을 떠나며 아끼던 벼룻돌과 보물을 산에 묻은 데서 유래했다고 전한다. 후대에 ‘스토리텔링’이 덧씌워졌다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한때 그가 묻었다는 벼루 등을 찾겠다며 사람들이 찾아오는 등 작은 소동이 일기도 했단다. 보광사 초입에서 오른쪽 산길로 방향을 잡는다. 이리저리 휘고 굽은 산길이 제법 가파르다. 밭은 숨 몇 번 내쉬고 나면 정상이다. 노송 몇 그루가 벼랑 위에 매달려 있고, 주변에 목재 데크를 깔아 전망대를 조성해 뒀다. 예서 맞는 풍경이 장관이다. 봄빛 머금은 북한강이 물돌이동처럼 돌아가고, 강줄기 너머로 강원의 산들이 마루금을 좁히고 섰다. 노루의 뿔처럼 솟은 물안산이 손에 잡힐 듯하고, 삼악산과 굴봉산도 아련하다. 오래전 유행했던 광고문구처럼 ‘작은 산 큰 기쁨’이다. 전망대에서 정상 표지석까지는 10m 남짓. 예서 보는 풍경도 빼어나다. 가평천과 북한강의 합수머리, 가평 시가지, 자라섬, 그리고 유명산 등 가평 이남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찬다. 보납산은 정상 조망을 즐긴 뒤 원점회귀하는 가벼운 산행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자주 등산을 즐기는 이들에겐 싱거울 수 있다. 마루산(425m)이나 북쪽 물안산(443m)으로 이어지는 능선 종주를 즐기는 산꾼들이 느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앙상한 나뭇가지 너머로 검푸른 북한강과 동행할 수 있다는 건 이 계절만의 호사일 터. 야트막하게 이어진 잣나무 숲길을 따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 ‘밀러스 크로싱’(1990)의 도입부를 떠올리게 하는 숲길이다. 겨우내 푸르렀을 잣나무 아니던가. 언제든 곁을 내주는 나무가 새삼 고맙다. 글 사진 가평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31) →가는 길 서울 용산역, 청량리역에서 ITX-청춘을 타고 가평역까지 간다. 40분 안팎이면 닿는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상봉역 또는 국철 망우역에서 경춘선으로 환승해 갈 수도 있다. 가평역에서 보광사 입구까지는 택시로 10분가량 걸린다. 승용차로 갈 경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나들목→46번 국도→가평, 또는 올림픽대로→팔당대교→45번 국도→샛터삼거리→46번 국도→가평순으로 간다. →맛집 가평과 청평, 설악 등 가평 관내 곳곳에 있는 한우명가는 가평축협에서 직접 운영하는 음식점이다. 1등급 이상의 가평 한우만 사용한다. 584-4220. 특산물 잣을 이용한 요리집도 많다. 명지쉼터가든(582-9462)은 잣국수, 잣손두부집(584-5368)은 두부 요리로 많이 알려졌다.
  • [2013 구정을 말하다] 문병권 중랑구청장

    [2013 구정을 말하다] 문병권 중랑구청장

    “올해라고 특별히 다르지 않아요.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매사에 최선을 다할 따름입니다.” 서울 시내 기초단체장으로는 유일한 3선의 문병권 중랑구청장이 4일 민선 5기 3년차의 각오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을 되새긴 것이다. 문 구청장은 한 사례로 민선 3기인 2001년 7월 처음 부임했을 때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환경미화원 209명이 일하고 있었는데 민간 위탁 채용에 견줘 급여를 평균 50%나 많이 지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운을 뗐다. 이후 퇴직자가 많아도 추가로 채용하지 않았다. 그는 “인기를 의식하면 그럴 필요가 없지만 단체장으로서 양심에 비춰 지나칠 수 없었다”고 되뇌었다. 400여명이던 공익근무요원도 100명 미만으로 줄였다. 문 구청장은 “자치단체 역시 경영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하는데 공무원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는 게 못마땅해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올해 추진할 주요 사업으로는 대규모 둘레길 조성을 손꼽았다. 문 구청장은 “국민들에게 건강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라 운동이나 여가를 위한 공간이 절실하다”면서 “사가정·면목시장 및 면목동 패션거리를 연계해 자연과 관광을 접목한 테마가 있는 길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크게 대순환, 소순환 두 코스로 나뉜다. 중랑천 상류~묵동천~중랑천 중간지점~망우산~용마산~중랑천 하류를 잇는 길은 16㎞다. 5시간 30분 걸린다. 망우산~용마산~용마폭포공원~사가정공원~배밭공원~저류조공원 코스는 8.5㎞, 3시간 거리다. 올 2분기 안에 기본·실시 설계 용역을 마무리한 뒤 곧바로 첫 삽을 뜬다. 시비 121억원을 들인다. 토지보상을 해야 하는 구간은 내년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한 녹지, 등산로가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둘레길과 연계한 숲길 조성에 29억원을 투입해 오는 6~10월 공사를 벌인다. 일자리 창출에도 의욕을 다졌다. 문 구청장은 “지역 30인 이상 사업체는 전체 9145개 가운데 191개로 2%뿐”이라며 “이처럼 소규모 영세업체가 절대 다수여서 고용 여건과 경제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예산 121억 6000만원을 투입해 4130여명에게 일자리를 안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공근로·지역공동체·노인 일자리, 자활근로사업 등 29개 사업에 106억 8700만원을 들여 2280여명의 일자리를 만들 참이다. 창업 지원을 위해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소자본 창업 강좌 등 4개 사업에 2억 2000여만원을 들여 일자리 240여개를 발굴한다. 고용서비스 지원 분야에서는 중소기업 육성 자금 지원, 취업정보센터 운영,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에 40억 5000만원을 투입해 1370여명의 취업을 돕는다. 그는 “아울러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지원에 11억원을 투입해 24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등 양적인 성장에서 벗어나 길게 내다보고 지속 가능한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데 애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청정 강원의 자연을 팝니다

    “물·바람·숲…, 청정 강원의 자연을 팝니다.” 강원도가 전국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청정 자연자원을 주제로 한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강원도는 29일 먹는 샘물과 백두대간 산림, 대관령 바람 등의 자연자원을 판매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먹는 샘물을 테마로 한 샘물 명품화 사업은 기존 7개 업체에서 생산하는 샘물을 공동 브랜드로 개발, 이미지가 업그레이된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연내에 공동 브랜드 개발을 마치기로 했다. 산림치유 기능을 중심으로 하는 백두대간 산림문화체험단지는 내년에 문을 연다. 정선 임계면에 435㏊ 규모로 조성되는 이 체험단지에는 치유센터, 야영장, 치유의 숲길, 숲속의 집 등이 들어서며 의료관광과도 연계된다. 영월 망결대산 일대에도 별도의 ‘치유의 숲’을 조성하기로 하고 연내에 실시설계를 추진한다. 백두대간 마루금 대관령에 있는 평창 지역은 바람을 상품화한다. 이 지역에는 현재 조성된 104기 이외 풍력발전기기를 131기 더 세워 에너지 판매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또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맞물려 세계 관광객들이 몰려 올 것에 대비, ‘바람의 고장’ 평창을 알리기 위해 미국 할리우드와 라스베이거스 같은 대형 홍보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도는 자연자원을 활용한 마케팅 효과 극대화를 위해 유엔생물다양성협약총회(UNCBD) 유치, 지정이 유보된 비무장지대(DMZ) 일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 알펜시아 주변 도로의 태양광 제설 시스템 구축 등의 녹색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홍성태 도 녹색자원국장은 “강원지역의 물, 바람, 산림 등의 자연자원과 환경의 가치는 그동안 잠재력만 인정받았다”면서 “이제는 자연자원을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소득원과 지역을 알리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숲은 복지다

    숲은 복지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가 109조원으로 평가됐다. 국가 전체 복지예산을 웃도는 액수로 국민 1인당 연간 216만원에 해당하는 ‘무형의 혜택’을 받고 있다.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공익적 가치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소득 증가와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화두가 된 복지의 지향점을 숲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산림복지는 ‘숲’이라는 건강 자산을 활용,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복지라는 점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국토의 64%(639만㏊)를 차지하는 산림을 배제하고 어떠한 ‘행위’를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8명이 1년에 1회 이상 등산을 즐기고, 숲길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등 산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도시화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숲은 힐링(치유)의 공간이자 안식처로 자리매김했다. 산림복지는 건강과 삶의 만족을 높일 수 있도록 숲을 활용한 3차 서비스다. 과거 목재 자원 공급기지에 국한됐던 ‘산림’이 휴양·교육·문화·치유의 공간이자 일자리 창출까지 스스로 역할과 가치를 높여 가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산림에서 행복’이라는 기치를 내세운 산림청의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프로젝트(G7·Green Welfare 7 Project)는 2010년부터 본격화됐다. 나무를 심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서 활용하는 정책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G7 프로젝트’는 출생에서 사망까지 인간의 생애를 7주기로 나눠 각 단계에 적합한 산림 서비스를 제공한다. 등산 및 휴양, 중·장년층 등 일부 세대에 한정됐던 산림 서비스를 전 세대가 공유할 수 있도록 체계화했다. ‘탄생기~유아기~아동·청소년기’에는 인성을 배울 수 있는 산림교육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숲 태교에서 숲 유치원, 산림학교 등으로 연계된다. 현재 산림교육 시설 및 프로그램 확대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산우 산림청 산림휴양문화과장은 “어릴 적부터 산·숲에 대한 친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체험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크면서 자연스레 숲과 자연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년기’에는 기존 임도를 활용한 산악레포츠와 트레킹 등 레저·문화활동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지리산 둘레길을 비롯한 숲길 조성을 통해 산을 찾는 인구의 저변을 확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트레킹 숲길은 정복이 아닌 자연생태와 문화·역사를 즐기고 체험하는 ‘슬로 워킹’으로 각광받고 있다. ‘중·장년기~노년기’에는 산림치유와 산림요양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산림치유는 산림이 지닌 보건·의학적 기능을 활용한 산림치유 기반을 확대해 국민 건강 증진 기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봉자연휴양림 등 장기체류형 휴양림과 조성된 산촌생태마을을 산림요양마을로 전환해 운영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산림의 공익 기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지구 또는 단지 형태인 산림복지단지(가칭)를 조성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회년기’는 수목장이라는 자연으로의 회귀다. 2008년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수목장 제도가 도입됐다. 현재 국유림(1곳)과 공유림(2곳)을 포함해 전국에 57개 수목장림이 운영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면서 뇌과학자인 이시형 박사는 2007년부터 강원 홍천에서 ‘힐리언스 선마을’이라는 힐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세로토닌 전도사로 알려진 그는 ‘행복은 자연에서 온다’는 믿음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 질병 치료를 위해 숲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숲이 병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산림치유는 휴식보다 치유 기능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산림휴양과 구별되고 산림욕보다 한 단계 발전된 개념이다. 산림치유는 경관·소리·피톤치드·음이온 등 산림 내 다양한 환경 요소를 활용해 인체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다. 숲에 들어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과 활력을 느끼는 이유다. 산림청은 숲 치유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반영해 경기 양평(산음 휴양림)과 전남 장성(편백나무숲), 강원 횡성(청태산 휴양림)에 치유의 숲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2011년 15만 7000명이 방문했고 지난해에는 방문객 31만 4797명, 프로그램 이용자 3만 1215명에 달했다. 숲 치유는 노인 의료비 지출 감소 등의 효과와 함께 삶의 질도 높여 줄 수 있다. 등산 활동에 따른 연간 의료비 절감액이 2조 8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숲 치유는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정책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산림청은 2017년까지 100만명에게 산림치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총 5000억원을 들여 숲을 건강 자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산림교육도 본격화됐다. 산림교육은 지난해 7월 ‘산림교육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전국의 자연휴양림과 수목원 등이 청소년의 산림교육 장소로 개방되고 숲 해설가를 활용한 산림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지난해 산림교육 참가자가 50만명에 달했다. 특히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게임중독 등을 해결하기 위한 ‘숲으로 가자’ 운동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산림교육이 학교폭력 예방과 함께 사회성 향상 및 우울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 125곳에서 열린 치유 캠프에는 5만 7478명이 참여했다. 산림이 잘 보전된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산림을 활용한 복지 프로그램이 제도화돼 있다. 산림과 숲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은 산림법에 근거해 산림교육을 진행하는데 1993년 정식 교육과정으로 인정받았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숲유치원이 1000여개에 달하고, 14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산림학교도 설립됐다. 일회성 방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본은 2001년 삼림·임업기본법이 제정됐다. 임업기술자 양성을 위한 전문임업교육과 함께 삼림환경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삼림환경교육은 다양한 체험과 이용 등을 통해 산림의 이해와 관심을 증진시키자는 것이 취지다. 집단따돌림 등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간으로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산림복지에 대한 개념이나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예산 지원이 가능해지는 등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전문 프로그램 개발과 인력 양성에 나서야 한다. 숲유치원협회가 결성되는 등 변화하고 있지만 대학에 산림치유 관련 학과가 없는 등 사회적 인식과 기반이 열악하다. 인프라도 매우 부족하다. 일회성 방문으로 학생들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산림 서비스를 받기 위해 장거리를 이동해 찾아가는 것은 무리다. 정책 추진 시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조사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유민영 생명의 숲 정책실장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산림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면서 “취약계층 대상 치유 시설은 국가나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이어 “산림 훼손에 대한 우려가 높은 만큼 숲 관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빨래/김세영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빨래/김세영

    몽돌해변을 바라보면 겨우내 입어서 찌든 내의를 빨래판에 쉴새없이 문지르는 어머니의 흰 손이 보인다 오십 년 넘게 입고 다녀 때에 절고 해어진 속내를 누가 빨아주겠는가 몽돌해변에 눈을 감고 누워서 늑골판에 속내의를 문지르는 마디진 손가락을 온종일 느껴본다 젖은 내의를 입은 채 곰솔 숲길을 걸어가면 어머니 미소 같은 햇살이 솔잎을 흔들듯 말려준다.
  • 아름다운 이별 ‘해넘이’ 뜨거운 만남 ‘해돋이’

    아름다운 이별 ‘해넘이’ 뜨거운 만남 ‘해돋이’

    연말연시 즈음의 여행 목적지로는 해넘이와 해돋이 명소가 첫손에 꼽힌다. 가는 해의 마지막 해넘이와 오는 해의 첫 해돋이를 한곳에서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서울신문이 올해 돌아본 여행지 가운데 해가 뜨고 지는 풍광이 가장 빼어났던 곳들을 골랐다. 접근성과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성도 고려했다. 글 사진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들녘서 맞이하는 일출 강릉 정동진:연말연시가 아니더라도 강원도 강릉의 정동진은 일년 내내 사람들로 붐빈다. 워낙 해돋이 장면이 빼어나기 때문이다. 쉼 없이 밀려드는 거대한 파도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어디서고 쉬 보기 어려울 만큼 장관이다. 정동진 역 앞 해변은 어디나 감상 포인트.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관광열차 ‘해랑’을 이용하면 한결 편하게 해돋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오죽헌과 경포대, 선교장, 하슬라아트월드, 에디슨과학박물관 등 주변에 둘러볼 만한 곳도 많다. 강릉시청 문화관광과 (033)640-5420. 영암 활성산:전남 나주와 영암이 경계를 이루는 곳에 불쑥 솟은 산(498m)으로, 정상에 강원 평창의 대관령 목장에 견줄 만한 목초지가 펼쳐져 있다. 숲보다는 넓고 평탄한 구릉이 인상적인 곳. 활성산 산정에서 맞는 새벽 풍경은 정말 빼어나다. 동쪽으로 내륙의 산들이 마루금을 좁히며 달려오고 웅장한 월출산과 영암 들녘이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월출산 국립공원과 왕인 박사 유적지가 지척이다. 구림마을, 덕진차밭도 멀지 않다. 맛집을 찾는다면 독천 낙지마을이 제격이다. 영암군청 문화관광과 (061)470-2255. 태백 태백산:지난해 한 여행사에서 조사한 전국 해돋이 여행지 가운데 정동진을 제치고 1위에 올랐던 일출 명소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에 핀 상고대와 장엄한 해돋이가 어우러져 선계를 펼친다. 해마다 12월 마지막 날에 강원 태백 시내와 태백산 일대에서 해넘이 행사를 연 다음 새벽 3시부터 산에 올라 일출을 감상하는 행사를 벌인다. 구문소, 매봉산 바람의 언덕, 흑백사진 같은 철암마을, 예수원, 귀네미마을, 하늘 아래 가장 높은 추전역 등 둘러볼 명소도 많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033)550-2085. 장흥 소등섬: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동진이 강릉이라면 정남진은 전남 장흥이다. 장흥에서 가장 빼어난 일출 장면을 선사하는 곳은 소등섬이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의 배경이 됐던 남포마을 앞의 작은 섬이다. 득량만을 붉게 물들인 해가 소등섬 위로 떠오르는 풍경이 더없이 서정적이다. 삼산리 정남진 바닷가의 전망대(46m)에서 맞는 해돋이도 좋다. 소록도, 거금도 등 남해의 섬들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억불산 아래 우드랜드와 보림사, 맛집들로 가득 찬 토요시장 등도 둘러볼 만하다.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해송과 함께 보내는 일몰 화성 궁평항:경기도 화성 8경의 하나로 꼽히는 게 ‘궁평 낙조’다. 길이 2㎞, 폭 50m에 달하는 백사장과 수령 100년이 넘는 해송 500여 그루가 어우러져 빼어난 경치를 펼쳐낸다. 길이 193m짜리 ‘피싱 피어’에서 맞는 해넘이 풍경도 빼어나다. 인근 화옹방조제는 반드시 들를 것. 서신반도와 우정반도를 잇는 4차선 도로로, 일직선으로 달리는 드라이브의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송산면 고정리에는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공룡알 화석지도 있다. 화성시청 1577-4200. 부안 채석강:전북 부안 변산반도의 채석강은 시루떡 수천 겹을 포개 놓은 듯한 바닷가 절벽이다. 채석강 일대에서 펼쳐지는 저물녘 풍경은 예부터 변산 8경의 하나로 꼽힐 만큼 빼어나다.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듯 온 하늘을 주홍빛으로 물들이며 사라지는 해와 억겁의 세월이 깃든 해안 절벽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인근 솔섬 일몰도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촬영 포인트로 꼽힌다. 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내소사와 새만금 방조제, 곰소만 염전 등이 부안의 관광명소다.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224. 안산 탄도항:경기 안산 탄도항은 시화방조제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화성시 마산포에서 배를 타야 닿았던 섬이다. 지금은 도회지의 끝자락이 됐지만 아직도 갯마을 풍경을 적잖이 담고 있다. 탄도항 해넘이 풍경은 들물과 어우러질 때 한결 빼어나다. 포구와 누에섬을 연결하는 노둣길에 세워진 풍력발전기와 붉은 노을이 어우러져 기괴한 풍경을 그려낸다. 시화호 갈대습지공원과 구봉도, 대부도 등이 안산의 대표 볼거리들이다. 물때는 탄도항 초입의 어촌민속박물관(032-886-2912)에서 알려준다. 창원 해양관광로:이제는 경남 창원에 통합된, 옛 마산에서 옛 진해에 이르는 바닷가에 해양관광로가 조성돼 있다. 장구섬 등의 무인도와 멀리 내륙의 산들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길이다. 이 길이 전하는 풍경이 얼마나 빼어난지는 저물녘에 여실히 드러난다. 해가 진 뒤 10분여 동안 불이라도 난 듯 호수 같은 바다와 하늘이 온통 시뻘겋게 물드는데 화려하다 못해 선정적이란 느낌마저 든다. 저도 연륙교와 팔용산 돌탑, 주남호, 마산합포구 오동동의 ‘아귀찜 거리’를 묶어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경남종합관광안내소 (055)673-9503. ●철새 군무의 무대, 일·출몰 서산 간월호:지형적인 특성상 해넘이만 볼 것 같은 서해안에도 해돋이 명소가 많다. 그 가운데 충남 서산의 간월호 일대는 철새들의 군무와 어우러진 일·출몰을 볼 수 있는 명소로 꼽힌다. 해 질 녘엔 가창오리가, 동틀 무렵엔 기러기가 무리지어 날며 장관을 펼쳐낸다. 해 뜨기 전 검푸른 빛이던 간월호가 시간이 흐를수록 주홍빛과 금빛 옷을 갈아 입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탐조용 망원경을 가져가면 한결 빼어난 새들의 춤사위를 만끽할 수 있다. 서산마애삼존불상과 해미읍성, 개심사 등이 지척이다. 서산버드랜드 (041)664-7455. 하동 금오산:경남 하동을 3월 매화꽃, 4월 벚꽃의 고장으로만 알고 있다면 채 절반도 모르는 것이다. 하동과 남해 경계 어름에 있는 금오산에 오르면 남녘 다도해의 장쾌한 풍경 위로 해가 뜨고 지는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정상까지 승용차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 남해고속도로 진교나들목에서 불과 11㎞ 거리에 있다. 어른 손바닥만 한 벚굴이 나는 만덕포구와 북천역, 화개장터, 지리산 자락의 자연 차밭과 천년 차나무 등 볼거리도 많다.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055)880-2380. 거제 홍포:경남 거제의 ‘여차~홍포 해안도로’는 전 구간이 일출·일몰 전망대나 다름없다. 거리는 고작 4㎞ 남짓에 불과하지만 품은 풍경만은 거대하다. 대병대도, 소병대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죽 펼쳐져 있고 멀리 일본 땅 대마도가 아련하다. 해가 대병대도, 소병대도 사이에서 떠 통영 쪽으로 질 때면 홍포(紅浦)란 이름에 걸맞은 풍경이 펼쳐진다. 상동동 계룡산(566m) 자락의 포로수용소 유적지도 유명한 해넘이 전망 포인트다.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거가대교 등 주변 볼거리를 돌아보자면 하루해도 짧다. 거제관광안내소 (055)639-3399. 무안 도리포:전남 무안의 해제반도는 서남해안에 치우쳐 있지만 북쪽으로 튀어나온 지형을 하고 있다. 이 덕에 해넘이와 해돋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명당’은 돌머리 해변 끝자락. 갯바위 위에 조성한 정자에 앉아 임자도 방향으로 잠기는 해를 바라보는 맛이 각별하다. 무안은 볼거리보다 먹을거리가 풍족한 곳. 특히 ‘검은 비단’ 갯벌이 드넓게 펼쳐진 해제반도 주변에 맛집이 즐비하다. 무안공용터미널 뒤편의 낙지 골목과 명산리 장어구이, 사창리 돼지 짚불구이 등도 미식가들을 불러 모으는 곳이다. 무안군청 문화관광과 (061)450-5224.
  • 캐나다 국립공원 ‘밴프’ 겨울 레포츠의 천국

    캐나다 국립공원 ‘밴프’ 겨울 레포츠의 천국

    섭씨 영하 21도. 온천지가 눈밭이다. 출발. 쉬이이익~. 시속 30㎞. 의자엔 두 명이 구겨 앉아야 한다. 별다른 바람막이도 없다. 칼바람이 달려든다. 휘날리는 콧물은 곧장 고드름이 된다. 볼때기는 이미 얼어 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연신 환호가 쏟아진다. ‘오빠 달려.’가 아니라, ‘개님들아 달려.’라다. 어디까지? 로키산맥 끝까지. 이만하면 ‘고고씽~’ 할 만하다. 캐나다 국립공원의 ‘아이돌’ 밴프로 체험여행을 떠난다. 겨울 밴프에서 만난 개썰매(dog sledding)는 내 맘을 꽁꽁 붙들어맸다. 그 찬 돌바람 맞으며 개썰매 타는 게 혀를 내두를 일이라고? 맞다. 혀를 내두를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면 한 번 더 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에 말이다. 밴프에선 이처럼 다양한 겨울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름하여 ‘해피해피한 개, Go, 生’이다. 꺄아아아~악, 출발. 북미 대륙의 로키산맥은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와 앨버타주에서 미국의 뉴멕시코주까지, 남북으로 약 4800㎞에 걸쳐 뻗어 있다. 그 가운데 캐나다 쪽의 로키를 ‘캐나디안 로키’라고 부른다. 밴프 국립공원은 재스퍼 국립공원과 함께 캐나디안 로키를 대표하는 국립공원이다. 겨울이면 스키와 스케이트는 물론, 스노 슈잉, 눈꽃 트레킹, 개썰매 등 겨울 레포츠의 천국으로 변한다.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인 밴프는 앨버타주의 산악도시 캘거리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쯤 떨어져 있다. 주민수는 약 5000명에 불과하지만 연간 약 1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개썰매를 타기 위해서는 밴프 타운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캔모어로 이동해야 한다. 1983년 시작된 개썰매는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되고, 여전히 인기 상종가를 치는 겨울 여가 활동이다. 개썰매 투어는 BC주와 앨버타주를 가르는 관문인 컨티넨털 디바이드에서 출발한다. 전체 길이 16㎞를 1시간 30분 동안 내달린다. 최대한의 방한 장비가 준비물이라면 준비물. 고글을 껴야 빠른 속도가 주는 스릴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개썰매는 알래스카 허스키종의 개 7마리가 끈다. 주인의 ‘오케이 보이’ 출발음을 듣고 나면 정말 열심히, 묵묵히, 신나게 달린다. 반환점까지는 로키의 설경을 뱃놀이하듯 유유히 즐긴다. 거대한 침엽수림에 내려앉은 눈꽃과 고산 준봉들이 빚어내는 풍경은 일품이다. 반환점을 돌아 500여m를 지나고부터 분위기가 확 바뀐다. 길이 없을 것 같은 숲으로 방향을 튼 뒤,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는데, 도그 머싱(Dog Mushing)이라 불리는 개썰매 경주를 하는 듯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숲길 중간쯤에서 양 갈래로 이어지는 200여m의 코스에서는 마치 실제 경주를 하듯, 총알 같은 속도로 짜릿한 풍경 사이를 지난다. 밴프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재미가 곤돌라 탑승이다. 해발 1123m의 설퍼산 중턱에서 출발해 2281m까지 솟구친다. 그 8분여 동안 지상 최고의 전경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캐스케이드산과 랜들산의 기기묘묘한 풍경이 펼쳐지고, ‘저주받은 자의 영혼’이라는 뜻의 미네완카 호수와 메릴린 먼로의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1954년)의 촬영지였던 보 강(江) 등도 한눈에 담긴다. 설퍼산 여행의 절정은 노천 유황 온천이다. 정상의 바람에 덜덜 떤 여행객들이 추위와 여독을 풀기에 안성맞춤이다. 섭씨 영하 10도의 찬바람이 쌩쌩 부는 곳에 야외 온천이라니…. 눈덮인 로키를 이마에 이고 유황 머금은 수분에 온몸을 마사지한다. 코끝을 스치는 ‘얼음 바람’에 맞춰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천혜의 절경과 함께 걷는 트레킹도 일품이다. 밴프 국립공원 내 트레킹 코스는 무려 1800㎞에 이른다. 그중 앞줄에 서는 건 존스턴 캐니언 트레킹이다. 밴프 국립공원에서 ‘꼭 해야 할 일 10가지’에 포함될 정도로 유명하다. 길이는 5.4㎞. 천천히 걸어도 4~5시간이면 충분하다. 빙하가 녹은 로 폭포와 어퍼 폭포가 만든 깎아지른 계곡과 그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이어진 길을 따라 걷는 맛이 각별하다. 하얀 눈꽃 치장을 한 ‘쭉쭉빵빵’ 미녀 침엽수들이 함께해 더욱 즐겁다. 아그네스 호수 트레킹에 도전해도 좋겠다. 가는 길에 ‘로키의 진주’ 루이스 호수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코스 길이는 6.8㎞로 산정호수를 따라 걷는다. 코스 중간의 루이스 호수에서는 흥미진진한 놀이가 기다린다. 스노 슈즈를 신고 호수 중심부를 걷거나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다. 캐나다엔 호수가 200만개에 이른다고 한다. 모두 합치면 한국의 96배에 맞먹는 면적이다. 그 가운데 미네완카 호수는 몇 안 되는 인공호수 가운데 하나다.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크며 길이 28㎞, 최고 수심이 142m에 이른다. 겨울 호수는 랜들산과 어우러지며 색다른 풍경을 빚어낸다. 크루즈 선박도 운행되는데, 아쉽게도 5~10월에만 탑승할 수 있다. 아울러 배를 타고 거대 송어를 낚는 맛도 각별하다고 현지 가이드는 말했다. 4인승 헬기로 로키를 돌아보는 카나나스키스 헬기 투어도 인기 만점의 프로그램이다. 비행 시간은 20분에서 50분까지 다양하다. 카나나스키스 헬기 투어를 즐기려면 밴프에서 캘거리 쪽으로 1시간가량 되짚어 나와야 한다. 헬기 위에서 로키를 굽어보고 있노라면 진정한 신의 선물을 만끽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쉬 볼 수 없는 풍경을 접하는 벅찬 감동도 그렇거니와, 바람이 많아 취소되기 일쑤일 만큼 자연의 허락을 얻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글 사진 밴프·캘거리(캐나다) 조두천 기자 cdc@seoul.co.kr ●여행수첩 레포츠 체험 뒤엔 온천으로 피로를 풀면 좋다. 여행사 상품에선 옵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곤돌라 40달러, 온천욕 20달러, 헬기 투어는 15분에 80달러, 개썰매는 90분에 200달러(이상 캐나다 달러) 선이다. 1캐나다 달러는 약 1100원. 하나투어(02-2127-1202), 모두투어(02-728-8616), 인터파크(02-3479-4221), 세계로여행사(02-2179-2518), 파로스트래블(02-737-3773) 등에서 로키 겨울 체험상품을 판매한다. 밴프 타운이나 캘거리 외곽의 대형 마트에서 쇼핑을 즐기기에 좋다. 아웃도어 용품이나 옷을 정가의 절반 또는 그 이하로 파는 경우가 많다. 전기 콘센트는 100V, 11자형 플러그를 사용하므로 멀티탭을 준비하는 것이 필수. 앨버타는 최고 등급의 소고기 ‘앵거스’로 유명한 지역이다. 오븐에서 ‘천천히’(aged) 익힌 앨버트 스테이크의 독특한 맛이 일품이다. 한국인에게는 10온스짜리가 적당하다. 가격은 약 30달러. 밴프에서는 사람보다 동물이 우선이다. 경적을 울리거나 내려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관광객에게도 벌금 약 17만원이 부과된다. 주한캐나다관광청 홈페이지(www.canada.travel) 참조. (02)733-7790.
  • 나를 치유해준 숲길, 이젠 내가 치유해야 할 길

    나를 치유해준 숲길, 이젠 내가 치유해야 할 길

    “백두대간 종주니 지리산 종주의 헉헉 앞사람 발뒤꿈치만 보이는 길 잠시 버리고 어머니 시집올 때 울며 넘던 시오리 고갯길, 장보러 간 아버지 술에 취해 휘청거리던 숲길… 그 잊혀진 길들을 걷고 걸어 그대에게 갑니다.”(이원규의 ‘지리산 둘레길’ 중에서). 연말연시 징검다리 휴가를 이용해 숲길 걷기가 열풍이다. 눈이 살포시 쌓인 숲길을 걷는 호젓함은 등산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숲길은 산림에 조성된 길과 이와 연결된 산림 밖의 길을 통칭한다. 정상으로 향하는 수직 형태의 길이 ‘등산로’라면 마루금을 지나지 않고 산자락을 잇는 수평한 길이 ‘트레킹길’이다. 등산의 매력이 ‘도전과 정복’이라면, 트레킹은 ‘사색’이다. 숲길을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을 느낀다. 숲이 잘 조성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세계적인 음악가와 철학자가 많이 배출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숲길 조성 확산은 환영받을 일이다. 그러나 보여주기식 사업에 매몰돼 ‘짝퉁’ 숲길을 양산하고, 부실 관리로 산림 훼손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경제적 이익을 노린 상업적 투자가 발생하는 등 ‘불편한 진실’도 현실화되고 있다. 숲길에 대한 체계적인 운영과 함께 이용자 스스로 질서를 지키는 착한 공정, 책임 여행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주민까지 살린 지리산 둘레길 국내 첫 장거리 도보 숲길이자 트레킹의 진원지가 된 ‘지리산 둘레길’ 전 구간(274㎞)이 지난 5월 25일 완성됐다. 2007년부터 조성에 나서 2008년 4월 27일 함양~남원(21㎞) 첫 구간이 개통된 뒤 5년 만에 하나로 이어졌다. 지리산 숲길은 지리산국립공원 외곽 5개 시·군(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하동·산청·함양군)의 20개 읍·면, 117개 마을에 걸쳐 있다. 정상을 오르내리는 길이 아니라 임도,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옛길, 고갯길 등을 복원했다. 새로 만든 길이 전체 5%도 안 되는, 산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길이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올해 지리산 둘레길을 찾은 사람은 40여만명에 이른다. 연말까지 5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둘레길은 단절된 마을을 잇는 가교 역할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사라진 5일장이 다시 등장하고, 오지에 버스 노선이 생기는 변화를 이뤄냈다. 트레킹길에 5만명이 방문하면 인근 지역에 45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53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6월 이용객(300명)과 주민(52가구) 대상 조사 결과 주민들은 민박과 특산물 판매를 통해 연간 307만원의 추가 소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산 둘레길은 숲길의 ‘모델’이다. 길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완성됐고, 유지에도 주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숲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주민이 스스로 숲길 ‘지킴이’가 되면서 산림을 보호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용객들의 수요에 맞춰 길도 변화한다. 운봉~인월 구간 농로에는 가로수가 조성됐다. 그늘을 원하는 탐방객들의 요구를 주민들이 수용했다. 오미~방광 구간은 주민들의 요구로 두 갈래길이 생기는 등 ‘살아 있는 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의 운영관리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숲길의 이기원 사무국장은 “둘레길은 관광이나 정복을 위한 산행이 아닌 개인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순례길로 설계됐다.”면서 “속도와 경쟁의 일상에서 탈출해 여유를 느끼고, 소외된 농촌사회의 속 모습을 보며 함께 고민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산림청, 5대 명산 둘레길 구축 산행이 건강 중심에서 가족 중심의 체재·체험형 활동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숲길은 숲에서 생태와 역사를 배우고 문화 체험 등이 가능한, 새로운 트레킹 문화를 상징한다. 등산 인구 증가로 등산로 훼손이 심각한 점을 감안, 등산로에 집중된 이용객을 분산해 산림을 보호한다는 정책적 목적도 뚜렷하다. 숲길은 ‘철학’을 담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고, 이용·보전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 활력 증진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 기존 길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원지역은 피하며, 전체 노선의 50% 이상은 숲을 통과해야 한다는 조성 원칙도 만들어졌다. 산림청은 향후 2021년까지 1조 3000억원을 들여 전국 숲길을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숲길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가 트레킹길(5600㎞)과 지역트레킹길(2000㎞)를 조성하고, 등산로(1만 2300㎞)를 정비하기로 했다. 국가 숲길은 백두대간·비무장지대(DMZ)·서부종단·남부종단·낙동정맥 등 5대 트레일과 설악산·속리산·덕유산·지리산·한라산 등 5대 명산 둘레길이 기본 축이다. 지역 숲길은 큰 틀인 국가 숲길과 연계, 지역 특성을 고려해 조성한다. 내포문화숲길과 서울둘레길, 남도오백리역사숲길 등이 대표적인 지역 숲길이다. 둘레길은 시작과 끝을 구분하지 않기에 ‘종주’나 ‘완주’의 개념이 없다. 길은 끝나지 않기에 오늘 선 자리가 언제나 시작점이다. 순위를 따지는 ‘대회’ 대신 ‘축제’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간 구분을 마을 이름으로 표시한 것은 탐방객들이 지역을 더 많이 알게 하자는 ‘상생’의 정신을 담고 있다. 이준우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는 “숲길은 길만 내서는 안 되고 운영 관리까지 고려한 착한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역활성화에 기여하고 산림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등 한국적 숲길이 추구하는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택가 ‘짝퉁 숲길’ 등 문제도 우리나라는 주변에 산이 많은, 천혜의 인프라를 보유해 작은 노력으로 숲길을 조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숲길은 산림 훼손을 줄일 수 있고, 장애인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등 환경·복지와 연계가 가능해 효과는 배가 된다. 국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마다 제각각 숲길을 선보이고 있다. 둘레길·자락길·누리길·탐방로 등 명칭뿐 아니라 역사와 자연을 연계한 스토리텔링, 힐링 숲길 등 모습도 다양하다. 숲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건강과 자연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를 반영하는 동시에 이용자는 최소 비용을 부담하면서 건강과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처럼 숲길이 전국에 걸쳐 ‘우후죽순’으로 조성되면서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즉흥적이고 단기적 추진에 숲길의 일관성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도심 숲길의 상당 구간이 주택가와 대로변을 통과하고, 등산로와 구분이 안 되는 짝퉁 숲길이 등장해 불쾌감을 준다. 운영관리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즉각적인 보수가 이뤄지지 못해 이용에 불편을 주면서 오히려 인식이 나빠지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용객의 인식 개선도 시급하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지난 7월 한달간 5600㎏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외지에서 장사꾼이 몰려들고, 단체 관광객의 음주와 고성방가,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농작물 훼손도 끊이질 않아 지역 주민들의 원성을 사는가 하면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경제적 이익을 노린 투자 움직임이 일고 있다. 펜션이 들어서는가 하면 편리하고 시설 좋은 민박으로 바꾸는 곳이 생겨났다. 자율이 제 역할을 못하면 제약이 뒤따른다. 리플릿의 유료화, 쓰레기 봉투 구매 등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고,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해 예약제 등이 고려될 수도 있다. 이기원 사무국장은 “지역민의 이기심과 이용자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고착된다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처음 같은 길’을 만들겠다는 꿈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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