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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세기를 새롭게 비전 ‘한국21’](6)전문·특성화된 대학

    ◆ 대학을 지식산업의 '허브'로 새천년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대학의 개혁이다.개혁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특성화·전문화에 매진해야 한다.지원자가 주는데다 꼭 대학에 가야한다는인식도 엷어지고 있다. 더욱이 대학의 경쟁력은 국가 발전과 고급두뇌 양성의 동력이다.미국·독일·일본 등 선진국이 교육개혁에 매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질적 경쟁 보다는 양적 팽창에만 관심을 기울여 왔다.양적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대학이 191개,전문대가 159개나 된다.대학생은 인구 1만명당 495명으로 미국의 540명 다음으로 많다. 그러나 질적 측면은 언급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다.국제적인 학문·연구 수준을 가늠하는 과학논문인용색인(SCI) 게재 논문수(97년 기준)는 국내 최고의대학인 서울대가 1,395편으로 126위이다.1위인 하버드대학의 6분의 1,2위인동경대학의 4분의 1 수준이다.대만대의 1,529편 보다도 적다.세계 700위권안에 드는 국내 대학은 서울대를 포함,8개 대학이다. 국내 대학의 가장 큰 문제는 ‘백화점식’ 학과 운영에 있다.없는 학과가없다.대부분의 대학이 그렇다.서울대에는 88개 학과가 있다.학과만 신설하면 학생들이 절로 들어온다. 하지만 2003년부터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2년제 이상의 대학의 정원이 71만5,000여명인 반면 지원자는 60만8,000명선이다.10만여명이나 부족하다.미달 대학이 속출할 수 밖에 없다. 대학도 ‘튀어야’ 살아남는다.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두뇌한국(BK)21’도 정부 주도의 대학 특성화인 셈이다.BK21에 선정된 대학은 학부의 통폐합과 정원 감축 등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대학교육협의회 이현청(李鉉淸)사무총장은 “이제 필요없는 학제나 학과는과감히 없애고 시장 수요에 맞는 학과를 개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립대는 시장경제에 신축성 있게 적응하는 교육,국립대는 기초 학문이나과학기술 교육을 강화하는 등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필요하면 대학간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맞교환도 해야 한다.지방대는 지역 산업적 특성에 맞춰 학사과정을 바꿔 산학협동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충남 호서대는 벤처기술·벤처경영으로 특성화에 성공한 사례다.일찌감치학부제를 바꾸는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벤처분야를 특성화해 BK21의 특화분야에 선정됐다.교수진도 벤처분야에만 17명이나 된다.국내 대학의 학과당 평균 교수는 5∼7명에 불과하다.대구대는 장애교육,경상대는 농업생명,건국대는 농축산,숭실대는 중소기업 등을 주력 학과로 내세우고 있다. 교육부는 2002년부터 교수 계약임용제를 전면 실시할 계획이다.교수의 업적평가 및 연봉제도 시행된다.교수의 경쟁력은 학과와 대학의 위상을 좌우한다. 업적평가제가 도입되면 교수들의 연구업적·연구비수주액·학자배출능력·특허 등을 종합 평가해 월급에 반영한다.65세까지 정년을 보장받는 ‘철밥통’이라는 말이 사라질 날도 멀지않았다. 김덕중(金德中)아주대 총장은 “21세기 대학은 지식산업과 국가경쟁력의 중추”라면서 “정부는 대학간 공정 경쟁의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최소한의 권한만 갖고 대학의 변화를 유도하는 한편 대학은 스스로 거듭나기 위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명진에어테크-한양대 산학협동 모델로 명진에어테크(서울 성동구 성수2가 3동·사장 林潤徹)는 환기장치를 전문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이 회사와 한양대 기계공학부 이재헌(李在憲)교수의 만남은 산학협동의 모델케이스로 꼽힌다. 대학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은 명진에어테크에 전수돼 성공적으로 상품화되고,대학에서는 그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석·박사까지 배출하고 있다.기술력이 점차 쌓여가면서 독창적인 제품들을 속속 개발,제품화를 앞두고 있다. “많은 시간과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해 제품을 개발했지만 아무리 해도 일본제품의 성능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습니다.선진국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일은 우리같은 중소기업으로선 넘기 힘든 장벽이었습니다.” 임사장은 전국의 도서관을 다 뒤지며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려 했지만 해답을 찾지 못했다.한양대 공대 교수들이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결성한 대학기술지원단(UNITEF)의 문을 두드렸다.이곳을 통해 한양대 공기조화냉동·전산유체(HVAC/CFD)연구팀의 이교수를 소개받아 제품성능 향상을위한 본격적인 협동연구를 시작했다. 명진에어테크가 이교수의 도움을 받아 개발한 제품은 지하주차장 환기용 ‘제트팬 방식의 환기시스템’.유체공학,소음공학,정밀금형기술이 동원된 이제품은 공인시험기관의 성능 테스트결과 일본제품보다 환기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최근에는 4개의 제트팬을 부착한 공기순환장치 ‘멀티팬’을 만들어 창원사이클경기장에 납품도 했다.이 장치는 실내공기를 도넛형태로 순환시켜 공간상층부와 하층부의 온도 편차를 줄여준다.체육관이나 대형 공장에 적용하면에너지를 크게 절약하면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준다. 임사장은 “자체적으로 극복할 수 없었던 문제들을 대학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해결,성능을 개폭 개선했을 뿐 아니라 독자적인 제품개발에 성공하는 등추가적인 기술성과까지 올리고 있다”며 흡족해 한다. 명진에어테크와 이교수팀은 국내 기술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기류분포 시험기준을 제시했으며 환기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적정배치 설계용 소프트웨어도 함께 개발했다.그동안 개발한기술을 중심으로 20여건의 특허 및 실용신안 특허를 출원했다.현재는 냉난방이 불가능한 대형공장에 작업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부분 냉난방이 가능하도록 하는 팬코일 유니트와 조선소 작업자들을 위한 용접흄(유해공기)제거장치를 공동개발 중이다. 이교수는 “연구결과가 신속하게 제품에 반영되면서 유기적인 협조체제가형성돼 제품개발은 물론 학문적인 성과까지 거두고 있다”며 “첨단분야이기때문에 학문적인 가치가 인정돼 석사논문 2편이 완성됐고 곧 박사 1명이 배출된다”고 전했다. 함혜리기자 lotus@ *외국 대학은 어떻게 미국과 일본 등 교육 선진국의 대학들은 몇몇 주력학과를 집중 육성,세계적인 명문으로 만들었다.많은 학과를 거느리며 ‘백화점식 운영’을 하는 우리나라와는 다르다.흔히 미국의 명문대학으로 하버드대나 프린스턴대,예일대,메사추세츠공대(MIT) 등을 꼽지만 특정 분야로 국한시키면 생소한 이름을 만나게 된다. 인문과학은 리드대,호텔 경영학과는 코넬대,소방학과는 우스턴대,지적재산권은 프랭클린 피어스 법대,마케팅 공학은 노스웨스턴대,기업가 정신분야는벱슨 칼리지를 세계 최고로 쳐준다. 자연과학분야도 마찬가지다.세라믹(요업)공학은 앨프리드대,임학은 워싱턴대,해양학은 UC 샌디에이고,지질 광산학은 콜로라도 스쿨 오브 마인드가 일류대학에 속한다. 이 가운데 뉴 햄프셔주 콩토드에 있는 프랭클린 피어스 법대는 학생수 150명의 초미니 법대지만 미국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US News &World Reports)지가 선정한 대학평가에서 97년부터 3년연속 지적재산권 분야 1위를차지했다.이 분야 전공 교수가 많은데다 관련자료만 20만건을 소장하고 있다. 뉴욕주의 앨프리드대는 미우주항공국(NASA)과 미국과학재단(NSF),코닝 등일류 기업으로부터 졸업생 스카우트 제의가 쏟아진다.우주왕복선 표면과 반도체 부문에 응용되는 세라믹 분야에 관한한 이 학교가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조치(上智)대와 도시샤(同志社)대도 국제화 추세에 발맞춰 대학 특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조치대는 전체 교수 500여명의 20%인 100명을 외국국적 교수로 채용했다.외국인 유학생도 500명이 넘는다.도시샤대도 외국인학생들을 위해 1년 유학생 과정을 따로 설치,운영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 *특성화 성공 대학 경기도 이천에 있는 청강문화산업대학 컴퓨터그래픽학과 2학년 김석희(金石熙·27)씨는 겨울방학이지만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그는 교내 인터넷 창업보육센터의 10평 남짓한 작업실에서 상용화를 앞둔 3차원 가상현실 쇼핑몰을 연구하고 있다.지난해 여름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학과 친구 2명과 전공을 살려 시작했으나 올해에 창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 96년 설립된 이 학교는 12개 학과 가운데 애니메이션,컴퓨터게임 등 8개 학과가 다른 대학에 없을 정도로 특화가 됐다.지난해 취업률은 87.4%였으며 특히 애니매이션학과는 사람이 없어서 못 보낼 정도로 업계의 요청이 쇄도했다.교수들의 평균 나이도 34세로 젊다. 청강문화산업대와 ㈜한겨레정보통신이 함께 운영하는 ‘디지털 드림 스튜디오’는 산학협동의 대표적인 예다.업체 사장이 교수를 겸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현장실습을시키면서 취업까지 알선하고 있다.올해도 이미 재학생 7명이졸업 후 취직을 보장받았다. 숭실대는 창업형 중소기업학부로 특화에 성공한 대학으로 꼽힌다.지난해에는 ‘두뇌 한국(BK21)21’ 대학으로 선정됐다.사업성 분석,여성창업,전자 상거래 등 종래의 경영학에서 다루지 않았던 30∼40여개의 특화된 과목은 중소기업학부의 특징을 잘 나타낸다.컨설팅회사나 중소기업 대표들도 강의를 맡아 산학협동은 물론 취업도 큰 도움을 준다. 청주과학대는 김치식품학과로 특성화에 성공한 대학으로 평가받는다. 제주관광대학도 지역특성을 살려 전공 학과를 국제회의산업과,카지노경영과,관광정보처리과,관광레저스포츠과 등으로 세분화 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중하위권大 대거 미등록 예고

    지난해에 이어 올 입시에서도 대입 합격자들이 상위권 대학으로 연쇄 이동,중하위권 대학에서 대규모 미등록 사태가 빚어질 전망이다. 1일부터 등록을 받은 서울대는 2일까지 합격자 4,786명 가운데 4,374명이등록,91.39%의 등록률을 보였다고 밝혔다.이는 지난해 이틀째의 등록률 90.86%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3일 등록을 마감하면 지난해의 93.14%보다 높아질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는 결원을 채우기 위해 4일과 9일,18일 3차례에 걸쳐 추가 합격자를발표,22일까지 등록을 마감할 예정이다. 서울대 복수합격자가 47%에 이르렀던 연세대는 2일까지 4,752명의 합격자가운데 65.7%가 등록,지난해 이틀째 등록률 63.4%를 웃돌았다.이화여대도 2일까지 82.4%가 등록해 지난해의 78.7%보다 높았다. 성균관대는 4,180명 가운데 2일까지 3,112명이 등록해 75%,한양대 74.4%,한국외국어대는 56.9%의 등록률을 나타냈다.숙명여대는 76%,중앙대 64%,동국대55%, 단국대 58.9%, 숭실대 50%, 세종대 48% 등 중위권 대학들은 마감 하루를 앞두고 40∼70%대의 등록률을 나타내상당수 합격자들이 상위권 대학으로 진로를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김재천 이창구기자 patrick@
  • 지하철 6·7호선 역세권 “뜬다”

    ‘상승가치보유,돈 되는 아파트를 노려라.’ 아파트를 마련하는 데 있어 살기도 편하면서 높은 투자수익을 동시에 얻을수 있는 입지를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특히 교통여건이라는 재료는 아파트 시세에 직접적이고도 강하게 반영된다. 이러한 점에서 올해 개통되는 서울 지하철 6·7호선 주변의 새로운 역세권아파트들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8월 개통된 지하철 8호선 잠실∼암사구간 역세권 아파트들의 경우개통을 전후로 아파트 값이 단계적으로 상승,최대 20%이상 올랐다.이같은 상승률은 인근의 다른 아파트 상승률에 비해 2배 가까이 되는 것이어서 교통여건이 얼마나 큰 재료로 작용하는 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됐다. 올해 새롭게 개통되는 지하철은 △지하철 6호선 신내∼상월곡 구간(7월개통)과 상월곡∼고대입구∼마포구청∼수색∼역촌 구간(11월 개통)△지하철 7호선 온수∼광명∼대림∼신풍(2월 개통),신풍∼장승백이∼숭실대입구∼반포∼강남구청∼뚝섬유원지∼건대입구(7월 개통)등이다. 이에 따라 새로 역세권에 편입되는 지역은 서울 서북부의 수색지역과 고려대역 인근,광명시 철산동 등을 꼽을 수 있다. □수색지역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성산∼수색∼증산∼새절∼응암∼구산∼연신내∼독바위∼불광∼역촌역으로 이어지게 된다.이 지역은 전통적인 주거지역이면서도 그동안 관심을 덜 받았던 지역.따라서 지금까지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지 않았으나 6호선 개통이후에는 개발의 본격화로 주거지역으로서의 면모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 고려대역 주변 지하철 6호선 창신∼보문∼안암∼고려대∼월곡∼돌곶이역이 이어지며 신흥 역세권 아파트들이 등장할 전망이다.도심권에로의 출퇴근 여건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눈여겨 볼 지역이다.걸어서 5분 거리에 한신아파트 등 기존 아파트의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 광명시 철산동 지역 지하철 7호선 온수∼천왕∼광명∼철산∼가리봉역으로이어지며 신흥 역세권을 형성한다. 특히 철산역 주변은 이미 철산동,하안동 등 대단위 아파트 주거지역으로 철산동 재개발 아파트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하철 개통과 맞물려아파트시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서울시 저밀도지구 개발사업과 맞물려 있는 7호선 반포역과 한강변의 뚝섬유원지역 등이 눈에 띈다.좋은 교통여건과 함께 한강 조망 프리미엄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발전 유망지역이다. 박성태기자 sungt@ *역세권 투자유의점 신흥 역세권 아파트는 보통 개통 6개월전부터 서서히 강세를 보이기 시작,개통후 2년정도 지나면 최고 시세에 이른다.주변 편의시설과 상권 등이 완벽하게 형성되려면 1∼2년 정도 걸리기 때문. 21세기 컨설팅의 양화석(梁華錫)대표는 “새로 역세권에 편입된 지역에서의신규 분양아파트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며 분양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그러나 기존 아파트의 경우 기대심리가 이미 가격에 상당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역세권이라도 걸어서 10분이상 걸리면 가격 상승에 크게 도움이 되지않으므로 투자할때는 반드시 현장방문을 통해 실제 소요시간을 파악해봐야한다고 조언한다.실수요자라면 법원 경매시장에 나온물건을 눈여겨 보는 것좋은 방법이다.역세권이라도 ‘되는곳만 된다’는 최근의 부동산 시장 특성을 기억해야 된다. 박성태기자
  • [4·13총선 시민혁명](2)젊은 유권자들의 자각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국회의원 낙천·낙선운동으로 유권자혁명의 물꼬를 튼 총선시민연대의 인터넷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떠오르는 문구다. 지난 12일 개설된 시민연대의 홈페이지에는 보름남짓 만에 무려 22만명의네티즌이 방문했다.이 가운데 80%안팎이 20∼30대 젊은 유권자라는 분석이다.특히 27일 현재 연령대별 ‘시민참여광장’코너에 의견을 올린 30대 이하네티즌은 6,044명으로 전체 7,489명의 80.7%를 차지했다.“정치는 딴 세상일”이라며 정치 무관심에 젖어 있던 젊은 층의 유권자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한 징조로 받아들일 만하다. 시민운동 일선에서 낙천·낙선운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20∼30대 젊은이들도 또래의 ‘폭발적인’ 열기에 스스로 놀랄 정도다. 시민연대 사무실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조현일(曺賢一·서울대 불어교육과 4년)군은 “당장 선거가 임박한 것이 아닌데도 엄청나게 많은 젊은 네티즌들이 홈페이지에 몰리고 있다”며 놀라워 했다.그는 “개학하면 학교 친구들을 상대로 총선 참여운동을 적극 벌여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20∼30대 네티즌의 정치참여 무대가 단순히 사이버 공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예측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30대 사이버 세대로 정치개혁시민연대에서 일하고 있는 성미(成美)간사도“젊은 층의 주권의식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인터넷을 통한 정보제공과 의사개진이 활발해지면서 젊은 유권자의 내재(內在)된 ‘정치 에너지’가 봇물 터지듯 분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이젊은 층의 정치 혐오나 냉소주의를 적극적인 의식개혁 운동으로 승화시키는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20∼30대의 네티즌 혁명이 4·13총선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는 속단하기 이르다.유권자 운동의 열풍 속에서도 지난 25일 인천 남동구청장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18.6%로 역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가운데 두번째로낮았던 점은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교훈을 일깨운다. 한나라당의 선거전략기획을 담당한 한 당직자도 “시민연대 등의 명단 발표로 총선 당락에 영향을 받을 야당 현역 의원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아야 5명 안팎”이라면서 “사이버 열기가 투표율에 일부 반영된다 하더라도텃밭지역의 선거구도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모처럼 달아오른 사이버 세대의 유권자 운동이 현실 정치에 제대로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시민단체의 점진적인 의식개혁 운동과 정치권의 자구(自救)노력이 필요하다.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인 강경근(姜京根) 숭실대 교수는 “여야 정당이 각종 선거의 공천과정에서 네티즌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스템을 제도화하는 등20∼30대의 참여 마당을 넓혀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각 정당의 공천작업 이후 시민단체들이 부적격자의 낙선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하는 것도 20∼30대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이버 공간에는 ‘지역주의’나 ‘당리당략’이 있을 수 없다”는 항변을 선거혁명으로 표출시키려는 젊은 네티즌들의 자각과 실천적 의지라는 지적이다.4·13 총선에서 20∼30대 유권자가 투표장에 몰려들어야 진정한 유권자 혁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등록금인상 반발 총장실 점거

    일부 대학 총학생회가 등록금 인상에 반발,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하는 등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한양대 총학생회(회장 이승훈·정치외교과 4년)는 24일 오후 ▲등록금 동결 ▲대학재정의 병원투자 의혹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총장실과 기획조정처사무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대학발전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학교측은 구리병원과건강진단센터 예산 52억원을 학교법인 예산안에 책정해 놓고 있다”면서 “이는 등록금을 병원건립에 무단 전용하겠다는 뜻으로 등록금 인상을 위한 짜맞추기식 예산편성”이라고 주장했다. 숭실대 총학생회(회장 박중원·경영학부 4년)도 이날 오전 7시부터 등록금13.5% 인상안 철회를 요구하며 정시모집 합격증과 등록금 고지서 배포장소인교내 한경직기념관을 점거했다.이들은 지난 20일부터 대학본부를 점거, 농성하고 있다. 전영우 김재천기자 ywchun@
  • [시베리아 대탐방](6)첼랴빈스크의 한국인 학교

    [첼랴빈스크 이도운특파원] 1999년 10월 24일 오전 10시.우랄산맥 동남쪽기슭의 첼랴빈스크 시(市)는 차갑지만 평온한 초겨울의 일요일 아침을 맞고있었다. 첼랴빈스크 중심부 샬레스키 구(區)의 인민예술센터 2층.러시아 주민들에게는 귀에 설은 말들이 자그맣게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나,너,우리” “아버지,어머니,감사합니다” 첼랴빈스크의 한국어 학당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어 선생님은 박(朴)바실리씨(63).첼랴빈스크 공대 교수였던 박씨는 3년전 은퇴한 뒤 지역 한인회 일을 돌보고 있다.98년 10월부터는 카레이스키(고려인·한국계 러시아인) 청소년을 모아 한국말을 가르치고 있다. 오(吳) 비알레타(15)와 안드레(9) 남매,지(池) 알렉산더(15)와 알로샤(9)남매,리(李) 알렉산더(14)와 발레라(8)남매,리 게나(14),박 이스크라,그리고 바실리씨의 한인회 업무를 도와주는 30대의 김(金) 로자씨 등이 이날 수업에 참가했다. 이들은 교육부 국제교육진흥원이 펴낸 ‘재외국민용 한국어’의 러시아판교재로 수업을 하고 있었다.박씨가 주(駐)러시아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이다. 그러나 교재가 너무 어렵기도 하고,또 모자라기도 해서 타슈켄트 고려인회가 만든 한국어 교재와 박씨가 스스로 만든 유인물을 함께 쓰고 있다. 박씨가 만든 교재에는 세고기(쇠고기),맵은(매운) 고추,바드세요(받으세요)등 철자법이 틀리는 단어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오자(誤字)를 지적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박씨 자신도 5년전부터 책과 비디오를 보며 스스로 한글을 익혀 가르치는 것이다. 똘망똘망한 눈동자를 가진 학생들은 난방도 되지 않는 추운 교실에서 두손을 ‘호호’ 불며 열심히 한글을 읽어나갔다. 박씨는 학생 한 사람,한 사람에게 책을 읽도록 하고 한국말로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2시간으로 예정된 한글 수업은 1시간만에 끝났다.날씨가 너무 추워 어린 학생들이 오래 앉아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박씨는 대신 학생들을 모두 피아노 앞으로 모이게 한뒤 음악수업을 시작했다.박씨의 반주에 맞춰 학생들은 한국어 교재에 나와 있는 애국가를 합창했다. 합창이 끝난 뒤 박씨는 ‘하느님’ ‘보우하사’ ‘보전하세’의 뜻이 무엇인지 물었다.박씨는 학생들에게 몇차례 애국가를 가르치면서도 세 낱말의 뜻을 몰라 가사를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업이 모두 끝난 뒤 발음이 좋은 오 비알레타에게 “왜 한국어를 배우느냐”고 물었더니 “그저 알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지 알렉산더는 “한국어는 발음이 너무 어렵다”고 푸념했고,리 게나는 “한국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한국어를 배워두면 나중에 한국 기업들이 진출했을 때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지않겠느냐”며 어린 학생들을 불러모았다고 한다.그러나 학생들이 그 말을 믿고 온 것은 아니다.그들은 생김새와 사는 방식이 러시아사회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적인 의문을 가져왔던 것이다.따라서 그들의 한국어 학습은 ‘나의 정체’를 찾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첼랴빈스크 주(州)에는 100여명의 카레이스키가 살고 있다고 한다.이들은추석이나 설날같은 명절이면 이 곳 문화센터에 모여 떡,김치,국수 등 한국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첼랴빈스크주 정부의 마카로브 블라디미르 문화원장은 “한국인을 비롯한소수민족의 전통을 존중하고,가급적 그들의 행사를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박씨의 집을 방문했다.러시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방 2개 짜리아파트였다. 첼랴빈스크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이스라엘 태생의 부인 이레나는 취재진을 위해 닭고기 요리를 준비했다.식사중에 박씨는 서울에서 온 편지 한통을 보여줬다.“어려운 환경에서 한국어 교육에 전념하는 것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이 편지는 국회 교육위원회의 박범진(朴範珍·국민회의)의원이 보낸 것이다.박의원은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에서 박씨의 활동을발견하고 격려편지를 보낸 것이다.박씨는 3주 동안 사전을 찾아가며 편지를읽어냈다고 한다. 부인 이레나는 “한국인이나 유태인이나 머리가 좋고 생활력이 강하다”고말하고 “그러나 유태인은 세계 어디를 가나 서로를 돕는 마음이 강한데,한국인은 그런 점이 부족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dawn@ *우랄지역에 사는 우리동포들시베리아를 여행하다 보면 얼어붙은 대지에 굳세게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우리 동포들을 자주 만날 수 있게 된다. 예카테린부르크 국립 우랄대학의 철학과 김근복(金根福·67·러시아명 블라디미르 김)교수.그는 우랄 카레이스키의 대부(代父)로 통한다.첼랴빈스크와페름 등 각 지역의 한인회는 김교수를 중심으로 연락체계를 갖고 있다. 국립 레닌그라드대 철학과를 졸업한 김교수는 우랄대학에서 뿐만 아니라 예카테린부르크 시와 스베르들로프스크 주 당국으로부터도 학문적,사회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우랄대학 본관 2층에는 ‘우랄고려인협회’ 사무실이 있다.대학에서 특별히 제공한 것이다.우랄대학은 한국의 광운대·숭실대·안양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물론 김교수가 다리 역할을 했다.김교수는 올해는하나로통신과 협조해 우랄 대학에 인터넷 설비를 확장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김교수의 큰 아들 아카디 씨는 서울대 전기공학과 교환교수를 지내다 지난달말 예카테린부르크로 돌아왔다. 예카테린부르크 오페라단의 오케스트라 지휘자도 한국인인게르만 김이다. 페름 주(州)의 고려인협회는 ‘아리랑회’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회장인 김수복씨(54·러시아명 레프 하리토노비치 김).사업가인 그는 아리랑회의 부회장인 김 게오르기 겐나디에비치 등 페름시에 사는 한국인들과 함께 ‘카레이스키 패밀리’를 이끌고 있다.김회장의 패밀리에는 카레이스키 뿐만 아니라북한을 탈출,중국을 경유해 이곳으로 넘어온 동포와 조선족도 섞여 있다. 김회장은 페름 석유대학을 나와 정유공장 고위간부를 지내다 4년전 “내 사업을 하고 싶어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김회장은 현재 시 중심부에현대식 시장을 짓고 있다.시장은 주로 고려인과 중국인에게 분양할 생각이다.갈수록 숫자가 늘어나는 중국인들은 카레이스키 패밀리의 잠재적인 경쟁자가 되고 있다. 1999년 10월29일 밤.김회장은 취재진을 공사가 한창인 시장터로 안내했다. 간이 건물에 한국식당이 차려져 있었다.중국에서 건너온 아낙네들이 준비한쌀밥과 두부를 넣은 청국장,고추장으로 볶은 닭·돼지·쇠고기로 만찬을 함께 했다. 페름의 인투리스트 호텔 옆의 재래시장에서 갖가지 김치를 팔고 있는 김올랴씨(35)를 만났다.김씨는 “내가 만든 김치는 고려인이 아니라 러시아인에게 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한국인들은 모두 김치를 스스로 만들어 먹기 때문에 사지는 않는다고 했다.최근에는 한국에서 유학이나 사업을 위해우랄지역으로 건너가는 한국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우랄공대의 이상동(李相洞·39)씨.부산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우랄공대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한편으로 그는 러시아 대학생 선교회를 이끌고 있다.이씨는 “러시아의대학생들은 한국학생 못지않게 똑똑하다”면서 “현지에 정착해 이들에게 한국의 각 분야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부인과 두 아이도 예카테린부르크로 데려왔다.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보일러 회사 ‘올림부스’ 러시아 지사 책임자 홍기정씨(26).2년전 예카테린부르크에 왔다.홍씨는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면서 맞게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세금과 물류비용”이라면서 “한국과 시베리아가 철도로 이어지기만 한다면 더없이 좋은 사업환경을 맞게될 것”이라고전망했다.
  • 교섭안 잠정확정…”표준 생계비 80% 확보”

    민주노총은 14일 숭실대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임금삭감분 원상 회복과 물가상승률,경제성장률을 감안한 표준생계비의 80%를 확보하기 위해 올해 임금교섭에서 15.2%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18일 열리는 대의원대회에서 이같은 임금인상 요구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올해 조합원 평균 부양가족인 3.6인의 표준생계비는 256만5,205원이나 조합원 임금총액은 178만2,210원에 그쳐 표준생계비 대비 임금 비중은 69.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부족한 생계비를 만회하려면 큰 폭으로 임금을 올려야 하나,경제가 이제 막 침체를 벗어나는 국면임을 감안해 표준생계비의 80% 수준 확보를 목표로 임금인상을 요구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임금인상 및 최저임금제 개선을 포함한 ▲주 5일 근무제 도입▲구조조정 중단과 임·단협 원상회복 ▲조세개혁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10%의 사회보장 예산 확보 등을 요구키로 했다. 한편 한국노총도 오는 17일 산별대표자회의와 중앙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최소 13% 이상의 임금인상 요구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우득정기자 djwootk@
  • 서양화가 오세영씨 ‘심성의 기호’ 展

    역학(易學)에 따르면 세상만물은 음양으로 이뤄져 있다.이 음양에서 오행이나온다.태어나서 자라고 열매 맺어 거두어 쉰다는 생장염장(生長斂藏),무위이화(無爲以化)의 사상이 음양오행이다.싫어하는 오행끼리 만나면 서로 미워하고 헐뜯는 상극 관계가 된다.반면에 상생은 글자 그대로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일종의 사랑의 관계다.원로 서양화가 오세영씨(61·숭실대 조형예술원교수)가 최근 붙좇고 있는 화두가 바로 음과 양,그리고 팔괘다.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오세영전’(16일까지)은 작가 특유의 역학적 세계관을 온전히 엿볼 수 있는 철학적 분위기의 전시다. 작가에게 태극과 괘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태극을 둘러싸고 있는괘는 우주의 근본요소와 질서를 상징합니다.우리 민족의 심성 기호는 이 태극 8괘에 있다고 봐요.우주의 생성원리를 음양으로 표현한 것,다시 말해 잔소리는 없어지고 뼈만 남은 형상,그것이 바로 제 작품입니다.”작가의 말대로라면 만물의 기원과 생성,조화의 원리가 모두 화폭에 담겨 있는 셈이다.그의그림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우주의 암호처럼 기묘한 느낌이 든다.그런가하면 폐허가 된 고대 도시의 거대한 그림자가 불현듯 떠오르기도 한다. 이번 개인전에는 ‘심성의 기호(Signs of Mentality)’연작 20점이 나왔다.4괘가 상징하는 하늘과 땅,물,불의 이미지를 해체한 뒤 작품에서 재구성한 것이 특징.컴퓨터 칩과 같은 현대사회의 오브제를 활용,인간과 기계의 화해를모색한 점도 주목된다. 작가는 196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매체실험과 표현기법을 통해 독자적인 예술의 성을 쌓아왔다.그는 이번 작품에서 혼합매체를 사용하면서도 질감 위주의 판화적 특성을 살리고자 힘썼다.단순한 평면적 붓질 보다는 칼붙이 등으로 긁고 그려내 요철 효과를 냈다.색깔은 기본적으로 우리 전통색인 오방색(五方色)을 사용하되,황색톤의 중간색을 강조했다.오방색은 청(방향으로는 동),백(서),적(남),흑(북),황(중앙)을 일컫는 말.백색과 흑색,적색이 재앙과악귀를 막는 주술적인 색이라면,황색과 청색은 각각 제왕과 희망을 상징한다.작가 특유의 음양론적 색채감각을 살펴보는 것이 관람의 포인트다. 오세영은 서울미대와 홍익대 대학원을 거쳐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아카데미오브 아트 필라델피아에서 공부했다.지난 79년 영국 국제판화 비엔날레 때옥스포드 갤러리상을 받으면서 해외에 이름이 먼저 알려진 국제파다.하지만그는 동양적 사유와 미감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이번 전시에서도 화면한쪽에 돗자리를 오려 붙이고 또 한편엔 컴퍼스를 이용해 정교한 원을 그려넣는 등 동서양의 정서와 기교를 모두 담아 냈다. 괘의 상징성과 그 해체작업을 통해 인간심성의 의미를 되새기는 그의 작업은 퍽이나 형이상학적이다.그의 작품들은 태극과 괘에 살아 숨쉬는 지혜를 현실의 삶 속으로 끌어들이도록 도와주는 정신적 나침반 구실을 한다.(02)544-8481김종면기자 jmkim@
  • [대한시론] 새 천년의 국가를 위하여

    필자는 올 6월부터 쓰기 시작한 대한매일 시론의 첫회에서,‘새로운 천년과 국가의 기초’란 제목으로 “히노마루와 기미가요가 법률의 수준에서 일본의 국기와 국가로” 인정된 것은 “거창한 구호 없이 일본은 패전국에서 거대국가의 터를 완벽하게 닦고 새로운 천년을 항해할 채비를 끝낸 것”임을지적하고,우리도 “새로운 국가를 위한 ‘국가 인프라스트럭처’를 기초부터짤 때다”라는 제언을 하였다. 오늘은 말 그대로 새 천년을 이틀 앞둔 날이다.사회의 발전이나 역사의 흐름에는 비약이 없는 만큼,구한말 금세기 초 우리 신문의 역사에 큰 발을 디뎌온 ‘대한매일’에 금세기 끝날을 하루 앞둔 오늘,‘새 천년의 국가를 위하여’라는 시론을 통하여,연면하는 역사 속의 국가를 보고자 한다. 시민의 시대에 국가를 운위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하지만 시민사회가 국가의 대체물이 될 수는 없는 일이고 또 그래서도 아니된다.시민사회론은 국가가 과부하되어 있는 공동체에서 태동했고 그 국가는 바로 시민사회에 기반을 둔 근대국가였는데 그런 근대국가의 원형을 우리는 일찍이,그리고 지금도 완숙하게는 경험하지 못하였기 때문에,이제라도 일반의지에 의하여 형성되는 근대국가가 지녀야할 국가의 ‘덕(virtue)’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도쿄대학 최초의 한국계 교수인 강상중이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라는책을 펴내는 데 늘 시사점을 제공받은 것은 미국 국적의 팔레스타인인으로컬럼비아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세계적인 문학자 에드워드 사이드의 저서 ‘오리엔탈리즘’이었다.그는 “서양이 이슬람과 아랍에 대해 품고 있는왜곡된 이미지와 표상이 일관된 문화적 패권 시스템을 통해 역사적으로 형성돼 왔음을 정밀한 텍스트 비판을 통해 규명해내는 탁월한 솜씨에 압도되었음”을 고백한다.일본의 아시아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의 반영으로 차별이나 편견에 고통받아온 재일 한국인인 그에게 사이드의 책은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복음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그는 ‘조국이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점을 생각하면서 70세에 비로소 조국을 방문하게 된 권희로(權禧老)를 떠올린다.권씨에 대해 그는 “조국에서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서투른 모국어로 인사를 하는 노인의 모습이야말로 씩씩하다 해야 할지 아니면 우직하다 해야 할지,가슴아프다는 외에 달리 표현이 떠오르질 않았다”고 하면서 “식민지 한국의 2세로 태어나 전후 줄곧 빈곤과 차별 속을 기어다니며 자멸적인 저항을 통해 일본사회를 진동시킨 권씨에게 있어 조국은 과연 무엇이었을까”라고 자문하고 “버려진 백성.그의 경우에 해당되는 말은 아닐까”라고 자답한다. “지금 조국은 이 아픈 역사의 희생자에게 영웅적인 내셔널리스트의 의상을 입히려 하고 있다”.그러나 “그것은 멀지않아 허탈감이 뒤섞인 실망으로변해버릴지도 모른다”고 하면서,“나도 어느 사이엔가 권 노인의 모습에 나의 자그마한 체험을 투영시키고 있었다”라고 자탄한다.그것은 “다름 아닌출입국 관리의 무표정하고 거만한 검사태도에 움츠러듦을 강요당했기 때문이다.나는 불안과 동시에 국가라는 것의 깊이를 알 수 없는 불길함 앞에 주춤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는 말 뒤에,그는 “지금 새삼 조국이란 무엇인가를되묻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0년간 우리는 서구문화의 충격 속에서 살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이제 다가오는 새 천년은 다국가적 중첩과 포용을 허용하는 가치관,상대방의 상이성을 받아들이는 한국의 국가문화를 인식하기위한 노력을 요구한다. 일본의 메이지유신은 영국의 청교도혁명과 명예혁명,미국의 독립혁명 및 프랑스의 대혁명처럼 ‘밑으로부터의’ 시민혁명이 아니었다.그것은 ‘위로부터의’ 개혁이었다.이로써 일본은 근대국가의 길로 들어섰지만 동시에 그것은 일본 국가의 한계를 드러내지 않을 수 없게 한 요인이었다.새 천년 먼동의 햇살이 터 온다.그 빛 속에 ‘아래로부터의’ ‘개혁’으로 축조되어 가는 한국의 국가적 모습이 보인다. [姜京根 숭실대교수·헌법학]
  • [대한시론] 판공비 회식문화를 없애자

    새 천년을 맞이하여 국가적 토대를 새롭게 정하고 나라의 위신을 다시 세움에 있어서 필수적인 과업은 ‘부패의 일소’다.그런데 기왕의 많은 논의에서 드러나듯 부패는 일종의 문화현상이므로 무슨 법을 제정한다고 하여 단숨에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또 새로이 강력한 부패방지기구를 만든다고 하여 일소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중요하고도 실질적인 방책은 부패현상을 일종의 문화적 야만으로 여겨 이를 멀리하는 ‘풍토의 조성’이다.그런 점에서 방만한 우리의 ‘회식문화’를 바꾸는 데 관이 앞장서 이를 수행한다면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는 여러 행사보다 더 내실있고 상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현재 사회 전체적으로 회식에 들어가는 비용은 결코 만만치 않은 액수일 뿐만 아니라 이에 충당하는 돈의 대부분은 개인 호주머니가 아니라 ‘판공비’등의 공금에서 나오는데,사실 그것은 ‘누구의 것도 아닌’ 일종의 ‘공돈’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인식하에 ‘무서운 줄 모르고’ 쓰고 또 기한 내에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주는 것이다.판공비에 대한 공직사회의 입장은 물론 긍정적이다.장관 비서실장을 지낸중앙부처의 공무원 A씨에 따르면 판공비라든지 업무추진비가 “밥값 걱정하지 않을 정도는 돼야” 하며,기관장이 일반인들 모르게 불우한 이웃도 슬쩍돕고 금일봉도 주고 해야 하는데 이런 활동을 나쁘게 본다면 기관장의 활동이 경색될 수 있다 하며,공직사회의 감시자인 감사원 관계자들조차 이에 공감을 표시한다. “시장·군수가 주민들과 만나 여론을 들으려면 판공비가 필요”하며 이런돈이 없다면 ‘검은 돈’을 만들어 쓰라는 것이냐는 반문도 나온다.최근 인천시장의 판공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등 일련의 법원의 판결을 이끌어낸 시민단체들의 기관장 업무추진비 내용공개 요구를 ‘도덕성의 과잉 추구’라고지적하는 학자도 있다.지금까지의 공직사회 ‘돈 씀씀이’의 관행에 비추어보면 틀린 말들은 아니다. 그렇지만 대전 법조비리로 촉발된 소위 ‘기묘검란(己卯檢亂)’은 전혀 부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검찰문화’인 회식비,전별금 등을 변호사에게부담케 하는 관행으로부터 촉발된 것이었고,특별검사를 불러온 ‘파업유도’ 발언 역시 고위 공직자가 근무시간 중 관행적으로 마시던 ‘폭탄주’의 뒤끝에 나왔다.작은 관행이 나라의 기강을 흔들리게 하는 큰 물결을 가져왔던것이다. 외부인사나 주민들의 의견 청취를 사무실 등에서 끝낸 후의 회식이 참석자들을 훈훈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없다 해서 서운해할 분들 역시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소회다. ‘내 돈 내고 밥 사먹는’ 일이 무에 그리 어려운가.불우이웃돕기나 금일봉등은 사회복지 국가를 이루어내기 위한 예산에 반영하여 제도화함이 옳고,일 잘하면 품위유지는 저절로 된다고 믿으며,그리고 자진하여 공개한 서울시장의 월평균 판공비 3,000만원은,능력있는 박사실업자 30명을 월 100만원에 시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큰 돈이라면 판공비 내역의 공개는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판공비 자체를 부인할 것까지는 없겠지만 일반예산으로 제도화할 수 있는것은 그쪽으로 보내고 각종 명목의 회식문화에 충당하는 판공비는 없애자.‘장’의 위치에 있는 분이 정 고생을 같이 한 직원들과 함께 밥을 먹고 싶다면 ‘내 주머닛돈’이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의 밥집에 간다면 굳이 밥 먹기위해서 ‘검은 돈’을 만들어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닌가. 姜 京 根 숭실대교수·헌법학
  • 벤처기업 지원체제 대폭 강화

    서울시는 13일 벤처기업들을 돕기 위해 내년부터 지원체계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강좌 개설부터 데이터베이스 구축,투자조합 설립 등 방법도 다양하다. 시는 우선 지난 6월 개관한 강남구 역삼동의 서울벤처타운에 내년 3월부터12월까지 벤처 아카데미 과정을 개설,벤처기업 운영 전반을 도와줄 방침이다. 지금까지 22명의 전문가들로 벤처자문단을 운영하던 것을 아카데미 과정으로 확대해 벤처 창업,기술 개발,자본투자 유치,지적재산 관리, 해외선진기법도입 등 5개 과정에 대해 2개월씩 강좌를 열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내년 7월까지 서울산업진흥재단 웹사이트에 벤처 및 중소기업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기로 했다.서울시를 비롯한각 기관의 지원사업 현황,벤처집적시설 지원계획,입주자 모집 현황,시장동향,신기술 정보 등을 올려 벤처기업 운영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또 내년에 서울시가 50억원을 출자해 민간기관과 125억원 규모로 서울창업투자조합을 결성,벤처기업 창업을 돕기로 했다.아울러 현재 8개인 자치구의창업지원센터도 내년에는 종로 중구 용산 등 8곳에 추가로 만들어 16곳으로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강서구 등촌동에서 운영중인 창업보육센터의 기능도 서울산업지원센터로 확대 운영하고 외국인 투자를 늘리기 위해 현지설명회도 확대하기로 했다. 광운대 숭실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등 4곳에서 시행하고 있는 ‘산·학·연기술개발 컨소시엄’도 내년에는 15곳으로 확대해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의기술개발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대학이 관내 10개 이상의 중소기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기업체의 기술개발에 도움을 주는 형태인데 개발비의 75%를 서울시와 중앙정부 등에서 지원해 준다. 조덕현기자 hyoun@
  • BK21 인문사회분야 11개大 선정

    교육부는 8일 고급인력 양성계획인 ‘두뇌한국(BK)21’사업의 인문·사회분야 지원대상에 서울대·고려대·성균관대 등 11개 대학 18개 교육연구단을선정,발표했다. 올해부터 7년 동안 해마다 100억원씩 모두 7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에뽑힌 연구단은 매년 2억4,000만∼12억5,000만원씩 지원받는다. 서울대는 인문대가 불참한 상태에서 7개 분야에 응모했으나 행정학·법학··교육학 등 3개 분야만 선정되는 데 그쳤다.고려대는 한국학·정치학·경제학 등 3개 분야가 뽑혔다.서강대는 경제학,이화여대는 정치학에서 각각 단독으로,언어학에서는 두대학 컨소시엄이 선정됐다.연세대와 중앙대는 각각 4개,5개 분야에 지원했으나 모두 탈락했다. 성균관대는 유교문화·경제학·사회학 등 3개 분야에서 단독으로 지원대상에 뽑힌 것을 비롯,동덕여대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아동학도 선정돼 신청 대학중 가장 많은 4개 분야에서 지원을 받게 됐다. 한양대는 경영학,동국대는 불교문화사상사,숭실대는 경영학,충남대는 백제학,대구대는 특수교육 분야에서 지원을 받게 됐다. 선정된 대학들은 지원조건으로 약속한 대로 ▲학부 입시제도 개선 및 입학정원 감축 ▲대학원 문호 60%까지 개방 ▲연구비 중앙관리 등을 이행해야 한다.또 2002학년도까지 서울대는 21명,고려대는 58명,이화여대는 31명,성균관대는 167명,서강대는 15명의 학부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한편 종전의 핵심·특화분야 지원사업에서 남은 예산 100억원은 핵심분야 사업에 추가 지원한연세대 17개,부산대·한양대 각각 7개 등 모두 78개 사업단이 선정돼 7,000만∼2억원씩 지원받는다. 박홍기기자 hkpark@
  • 수도권 33개대학 원서 지방8개시 공동접수

    서울대 등 수도권 33개 대학이 참여한 ‘대입원서 공동접수 운영위원회’는 28일 부산 등 지방 8개 도시에서 정시모집 원서를 공동으로 접수한다고 밝혔다.이중 22개 대학은 특차모집 원서도 함께 받는다.특차원서는 다음달 19∼20일,정시원서는 같은 달 28∼29일 접수한다.특차 및 정시원서 공동접수참여 대학 및 접수장소는 다음과 같다. ?특차(22개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국민대 단국대 덕성여대 동국대 동덕여대 명지대 서강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한국항공대 홍익대. ?정시(33개대) 특차 모집 22개를 포함,가톨릭대 경기대 경원대 상명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세종대 인천대 한성대. ?접수장소 부산 사직체육관·대구 시민운동장 체육관·광주 염주체육관·전주 전주체육관·대전 충무체육관·청주 한벌초등교 별관·강릉 문성고교 강당·제주 제주학생문화원. 박홍기기자 hkpark@
  • [대한시론] 국회가 변호사의 대리인인가

    무릇 한 집단이나 국가를 이끄는 직의 종사자는 남과 다르다는 자만을 버리고 사회 구성원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성심(誠心)을 보여주어야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호사인 국회의원들이 대다수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변호사를 대리하는 동업자 조합인 양 법안을 처리하는 작태(作態)를 보여 주었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애초 정부가 제출한 변호사법 개정안에 포함됐던 복수 변호사단체 허용조항과 법조비리 내부고발자보호조항 그리고 변호사 수임비리를 막기 위해 검사 출신 변호사가 최종 임지에서 2년간 사건수임을 제한하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기로 하였다.또한 변호사 및 사무장이 사건 유치를 목적으로 법원 및 수사기관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한 조항 부분에서 변호사의 출입은 허용하는 한편 변호사에 대한 정확한소득세 산출과 과다수임 방지를 위해 마련된 사건수임장부 작성 및 보관 의무규정 등을 원안보다 완화시켜 조문에 반영하거나 전체회의에서 다시 논의키로 했다. 법사위의 이러한 행태는 변호사법 개정에대하여 대한변호사협회가 작년 4월14일 법무부에 제출한 개정 건의안조차도 묵살한 것이다.당시 대한변협이‘판·검사 직에서 퇴임한 개업변호사에 대한 전관예우의 폐단을 제도적으로방지하기 위하여’ 건의한 변호사법개정안에는 ‘제24조의 2(수임 및 변론제한)’를 신설하여 “판사,검사,군법무관 직에 있던 자는 변호사의 개업신고 전 1년 이내에 근무지가 속하는 다음 각 호의 관할지역의 형사사건을 퇴직한 날로부터 2년간 수임하거나 변론할 수 없다”고 하는 강한 자정의 의지를 보였었다.나아가 법조비리가 분분하였을 때 법무부가 발표한 ‘법조개혁안’에서도 특정 사건 소개 금지나 취급의 금지,이를 어긴 자의 변호사 등록금지,사건 브로커를 이용하는 변호사 처벌 등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다시 원위치 시키겠다는 뜻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직자직무의 순결성을 정하고 ‘법관 및 검사’도 그 적용을 받는 ‘공직자윤리법’은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을 규정,대통령령이 정하는 직급 또는 직무분야에 종사하였던 공무원 등은 퇴직일로부터 2년간 퇴직 전 2년 이내에 담당하였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정규모 이상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퇴직공직자의 담당업무와 영리사기업체 사이의 밀접한 관련성의 범위와 영리사기업체의 규모는 대법원 규칙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러한 전관예우 금지규정의 취지에 따라 퇴임한 판·검사인 변호사가 퇴임직전 근무했던 곳에서 관할구역에 일정한 관련성을 지니는 한도에서라도 일정사건의 수임 등을 금지하는 것은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기는 해도,이는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가장 낮은 강도의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굳이 삭제하는 뜻이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 복수변호사 단체의 허용 여부 역시 국민의 입장에 서서,노동조합은 물론 교육계의 경우에도 이를 허용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복수 단체의 존재로 인한선의의 경쟁 체제가 국민에게 보다 양질의 노동권,교육권을 보장할 수 있음에 연유함을 생각하여,변호사단체의 단일 여부 역시 국민의 재판권 증진의시각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변호사 업무 역시 국민의 입장에서는 사법 ‘서비스’에 불과하다.이번 국회 법사위의 잠정 결정은 아직도 법률업무를 다른 직역과는 ‘무언가’ 다르다고 믿는 ‘직역신비주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국회에서 전문직 종사자 특히 의사의 윤리위반 행위에 엄격한 제재를 가하는 특별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시점에서 변호사라는 띠로 묶여진 ‘동류의식’의 패거리문화에서 국회의원들이 벗어나지 않는 한 국민의 대표자라는 국회의 터에는 지역이기주의가 혼재된 카오스만 남을 것이다. [姜 京 根.숭실대 교수·헌법학]
  • 냉전지대 DMZ ‘평화 생명마을’ 들어선다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가전리 비무장지대(DMZ)와 민간인 통제구역 사이 47만1,000여평에 세계평화 생명운동을 전개할 ‘한국DMZ평화생명마을’이 건설된다. 강원도와 인제군은 24일 춘천 강원공영빌딩에서 오정희(吳貞嬉·소설가)씨등 10명의 평화생명마을 제안자들과 함께 국내외 NGO(비정부 민간기구)가 참여하는 평화생명마을을 건설한다고 밝혔다.이를 추진할 민간기구는 내년초설립된다. ‘DMZ평화생명마을’은 서화면 가전리 일대를 가전리·송노평 등 2개지구로 나눠 국·도비와 민간단체 기금 등 50억원이 확보되는대로 내년부터 기반공사에 들어가 2002년까지 모두 조성을 마친다. 가전리지구(27만2,000평)는 통나무길과 목책,관찰장소를 갖춘 생태·평화공원과 토종 동·식물 유전자보전 농장이 들어설 생명마을로 꾸며진다.50년동안 방치된 폐허 농경지에는 생태연구학습관을 건립,자연생태 복원과정 학습장으로 활용하고 농민들의 출입영농도 허용할 방침이다. 송노평지구(19만9,000평)에는 통나무길과 목책으로 가꿔진 생태·평화공원과 전적유물 수집 전시 및 영상홀로그래피 시설을 갖춘 소규모 평화박물관이 들어선다. 강원도 관계자는 “평화마을이 조성되면 국내외 NGO의 네크워크를 통해 지구상 유일한 냉전지대를 평화지대로 전환시키는 모델을 제시하게 된다”고말했다. 평화마을 공동제안자는 권근술(權根述·남북어린이 어깨동무 이사장) 김지하(金芝河·시인) 김진선(金振컴·강원도지사) 민병석(閔炳錫·전 유엔평화유지단 단장) 오정희(吳貞嬉·소설가) 유재천(劉載天·민족통합연구소장) 이삼열(李三悅·숭실대 교수) 이승호(李升浩·인제군수) 정성헌(鄭聖憲·남북강원도 교류협력기획 단장) 조형(趙馨·이화여대교수)씨등 10명이다. 춘천 조한종기자 hancho@
  • [대한시론] 국회가 풀어야 한다

    태산이 무너질세라 다투고 있는 정당간의 ‘언론문건’ 공방은 처음부터 그 해법의 단추를 잘못 끼웠다.언론문건이 국회의원의 대정부 질문에서 나왔으므로 이 발언은 면책특권의 대상이라는 점을 ‘당연하게’ 인정해야한다. 그러나 헌법이 인정한 국회의 자율적 권한으로 풀겠다는 자세를 국회 지도부가 가지지 ‘않았다’ 또는 ‘못했다’는 점에서 나라가 북새통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발언내용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다면 국회 의장단은 속히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를 열어 해당 의원의 자격심사를 하든지 윤리심사를 하든지,아니면 징계를 하든지 등의 여부를 결정했어야 했다.윤리특별위원회는 활동기한의 제약이없으며 이로써 여와 야를 포함한 정치권은 사법권이나 검찰권의 개입이 없는 상태에서 과연 그 발언이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할것’을 요구한 헌법의 기준에 합당한 것이었는지를 따져 이를 바탕으로 자격심사 등을 할 수 있었다.헌법은 면책특권을 준 대신 자격심사 등을 받게 하고 이를 법원에 제소할 수 없게 한 것이다. ‘국회에서 벌인 판은 국회에서 풀라’는 이 헌법의 취지를 살리려면 국회윤리특별위원회는 ‘필히’ 열었어야 했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는 상황이다. 국정조사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논지도 있지만 이번 사건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국정조사가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하여 행할 수 있음은 사실이나 그본래의 기능은 정부 견제에 있는 것이지 국회 내에서의 발언과 표결에 관련한 내용을 조사하자는 것은 아니며 설사 조사를 하여 그 결과 관계자의 문책 등을 포함하는 시정의 요구를 하였다 해도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그 해당기관인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윤리특별위원회를 여는일 밖에 없는 도로(徒勞)에 불과한,말 그대로 ‘조사’에 그치는,소용없는일이다. 특별검사를 운위하기도 하는데 가당치 않다.해야 한다면 ‘보통’ 검사가할 일이다.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참으로 이상한 사람들이 국회의원이다.헌법에서 입법부의 기능을 살려 주기 위해 면책특권을 인정했는데도 그게 아니라고 하여 굳이 검찰에 떠넘긴다.검사가 무얼 해야 하겠는가. 이번 사건은 면책특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먼저 세워야 하는데 그게 물 흐르듯 되는 일도 아니려니와 자칫 ‘꼼수’가 나오기 쉬워 계책 중최상책이 ‘삼십육계’라고 이리궁리 저리궁리하다 보면 달아올랐던 정치인들의 분기(憤氣)가 식어 오히려 법의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일을,그걸 못 참고 ‘특검’ 운운하면 오히려 검찰을 정치화하기 쉽다.참고인 조사를 위한검찰의 출두 요구에 말을 듣는 국회의원이 드문 상황에서의 특별검사는 또무슨 힘이 있겠는가. 그나저나 불은 크게 번져 ‘언론문건’을 둘러싼 정파간 갈등이 국가를 파국으로 몰고 있다.문건의 주인공이 베이징으로부터 왔고 검찰에서는 철야 조사하고 야당은 국회를 떠나 거리에서 외치고 그 와중에서 ‘빨치산’ 운운의,면책특권의 대상이 아닌 발언들이 난무하고 시민단체마저 와중에 휩쓸려 있는데 국회가 꼭 처리해야 할 법안들은 산적하다. 국가의 운영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와 같다.지휘자가 악기의 고유한 음색을최대로 발휘하게 할 때 청중은 편안함을 느끼듯 국가의운영 역시 그래야 한다.첼로 연주가 시원치 않다고 해서 바이올린 주자를 데려다 놓고 그가 잘하니 못하니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시원한 첼로 연주자를 다시 모셔 오는 것이 정도다.그래야 오케스트라가 산다. 이번 사건의 1차적 책임을 져야 할 지휘자는 국회 지도부다.하지만 이미 국회의 손을 떠나 있다.국가의 지도자가 나서야 한다.언론문건의 내용,의도 등과 이를 본회의에서 발언한 국회의원의 책임은 국회 내에서 처리하도록 하고 검찰권이나 ‘여론권’(輿論權)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빨치산’ 발언에 사법적 판단을 할 수는 있지만 이 역시 내년 총선에서 표출하는 여론에 맡기는 것이 지도자의 금도(襟度)다. 문제는 국회가 걸핏하면 검찰을 찾는 습관이다.국회의 자율권을 인정한 헌법의 취지에도 반할 뿐 아니라 도대체 국회에서의 몰상식한 언동 등에 왜 온 국가와 사회를 빨려들게 하느냐 말이다.국회의원을 잘 뽑아야 한다.내년 총선은 새로운 국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姜京根 숭실대 교수·헌법학
  • 한국축구 최고봉 가린다

    ‘성인축구 최고봉을 가리자’-.올 시즌을 마감하는 삼보컴퓨터 FA(축구협회)컵 축구대회가 11일 개막,21일까지 창원 광주 제주를 돌며 펼쳐진다.올해로 4회째를 맞는 FA컵은 프로와 아마를 총망라해 성인축구의 최고봉을 가리는 무대.올해 역시 프로 10개 구단과 각종 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선정된 실업 및 대학 상위랭커 각 5개팀씩이 출전,토너먼트로 정상을 가린다. 실업은 강릉시청 상무 미포조선 한국철도 서울시청,대학은 단국대 숭실대 아주대 전주대 호남대가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으며 우승팀 5,000만원,준우승팀2,000만원,3위팀에 1,000만원의 상금이 각각 돌아간다. 대회 상금과 경비는타이틀스폰서인 삼보컴퓨터가 지원한 2억원으로 충당한다. 전례로 보아 올 대회 우승 역시 프로팀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후보 1순위는 프로 전관왕을 달성한 수원 삼성. 그러나 수원의 김호 감독은 일찌감치 1.5군 내지 2군으로 대회를 치를 것이라 공언,다른 프로팀들이 우승컵을 차지할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원년 우승팀 포항 스틸러스를 비롯,전남 드래곤즈(2회)안양 LG(3회)와 정규리그 준우승에 그친 부산 대우 등이 유력한 후보다. 물론 아마팀들도 초반부터 전력투구를 무기로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지만수원을 제외한 다른 프로팀들 역시 올시즌 단 한개 남은 우승컵을 양보할 수없는 입장이라 어느해보다 2회전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새천년의 국가비전과 전략] 대토론회 해설

    21세기의 변화와 도전을 어떻게 하면 도약의 기회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위원장 金泰東)와 새천년준비위원회(위원장 李御寧)는 8∼9일 이틀동안 서울 롯데호텔에서 새 천년의 의미와 과제를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새 천년의 국가비전과 전략’이라는 토론회에서는 냉전과 분단체제속에 일그러지고 변형된 정치경제 구조와 사회시민 문화를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모습으로 회복해 나가기 위한 총론과 16개 부문별 진단·대안이 제시되고 논의됐다. 주제 발표자들은 세계화·지식정보화·민주화라는 21세기의 화두를 놓고 개방화·투명화,시민 직접참여 및 공동체의 복구 등을 주창했다.이틀동안의 발표내용을 대주제별로 요약,정리했다. [편집자주] 새 천년,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고 어떻게 변화할까-그것은 민주주의가 꽃피는 다원적 공동체 안에서 정보가 물처럼 흐르고 누구나 복지 혜택을 누리는 세계 속에 우뚝 선 통일한국의 모습으로 요약된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새천년준비위원회가 8∼9일이틀동안 대토론회를 통해 제시한 ‘새 천년 5대 국가비전과 10대 전략’은 이같은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이는 다가올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국가경영 패러다임이기도 하다. 정책위와 준비위가 설정한 5대 비전은 다원적 민주주의와 역동적 시장경제,창조적 지식정보국가,협력적 공동체사회,아시아 중추국가이다. 이러한 국가비전 아래 ‘글로벌 혁신 한국 21’을 목표로 한 10대 전략이 마련된다.5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분야별 주요 실천과제라 할 수 있다.생산적 화합정치와 선도적 정부혁신을 비롯해 지속적 경제개혁,지식정보화와 교육혁신,생산적 복지체제,민주적 시민생활세계,공생적 환경공동체,문화적 다원주의,평화적 민족통합,진취적 세계참여 등이다. 주제별로 보면 21세기의 정치는 관용과 화해·공존을 기초로 국가로부터 시민사회로 권력이 이전된 시민민주주의와 세계적 현안에 적극 동참하는 글로 벌 민주주의를 지향한다.시장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한 경제민주주의와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도 역동적 시장경제의 주요 목표다. 인적자본 중심의 열린 전자민주주의의 사회를 목표로 정보의 남용과 사생활 침해가 근절되고,지식정보 자원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개방적 정보사회로 나아간다.중산층과 서민의 풍요로운 삶을 지원하고,빈곤‘소외‘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난 안전사회 구현을 종착점으로 하고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장점을 최대로 살려 대륙과 해양을 잇는 아시아 중심축으로의 발전도 꾀한다. 이를 위해 토론회에서는 금세기의 ‘실리콘 밸리’에서 ‘카본 밸리’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우리의 지적자산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현 광역시제도를 전면 재검토,기초단체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쏟아졌으며,동아시아 자유무역지대(FTA)협정의 장기 추진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또 지금의 부산항,경부축 외에 광양항,서남축을 신속히 개발해야 한다는 ‘2축2항체제 구축’ 제안도 있었다. 이밖에 공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로 이행하는 3단계 방안을 공식화하자는 견해 등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와 21세기 우리 사회의 청사진이 마련되는 계기가됐다. 양승현기자 yangbak@ * 국토 균형발전 모형■林岡源 서울대환경대학원 교수●토지개발이익 제한 국토 불균형 문제가 정부의 꾸준한 정책노력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가 없는 것은 토지 제도상의 결함 때문이다. 현행 국토·도시 관련 법령제도는 산업화 이전의 불완전한 틀을 그대로 유지한 채 땜질식 처방 위주로 개정돼 왔기 때문에 규정의 복잡화와 제도간 중복·상충 등의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이는 일반 경제부문과 함께 국가경제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경제 부문(토지)의 핵심 동인인 ‘개발이익’을 도외시한 정책추진에 기인한 것이다.이처럼 낙후된 국토관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발이익을 실효성있게 규제할 수 있는 근거마련을위해 현행 토지소유권에서 법제적으로 개발권의 분리를 시행해야 한다. ●편향적 국토구조 극복 동북아시대를 맞이한 현시점에서 국토 균형발전을 가장 효율적으로 촉진할 수 있는 전략은 서남축을 조속히 개발하는 것이다. 기존의 경부축(서울∼부산) 중심의 개발전략은 태평양∼일본경제권을 대상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동북아 시대 도래와 함께 그동안 소외됐던 서남축의 개발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서남축은 최소한의 인프라 시설투자로 발전기반을 조성하고 해외시장과의 접근성으로 제2의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산업거점축으로,12억 인구의 중국대륙과 접하고 태평양 기간항로와 연결되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남축의 개발은 동북아 시대의 개막과 함께 한반도가 동북아 산업·물류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선점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남축 개발을 통해 경부축과 서남축,부산항과 광양항의 2축2항 체제로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를 구현하는 국토개발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 새 천년의 시장경제 (曺尤鉉 숭실대 노사관계대학원장)●21세기 역동적 경제와 재벌개혁 21세기는 단일화된 국제금융시장과 다국적 기업의 국제간의 자유로운 이동성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장경제가 새로운 발전단계로 이행하는 데 가장 큰 장애요소는 시장의 작동을 뒷받침하는 사회경제적 기초 요소의 부재이다.사회적 규범의 확립과 시장규율의 제도화가 선행되지 않고는 시장의 효율적 기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 천년을 맞이하여 재벌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현재의 재벌체제로는 더 이상 한국경제를 이끌고 갈수 없기 때문이다.그 이유로는,첫째 재벌은 계열사간 간접적 순환투자를 통해 가공자본에 의한 계열사 지배라는,반(反)사유재산권제도에 의거하고 있다는 점이다.둘째 재벌이란 기업집단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집단과 개별기업간의 경쟁으로 성립해 공정한 경쟁이 될수 없다.셋째 재벌의 의사결정 구조가 전근대적이다. 따라서 시장 정합적 사유재산권 제도를 정립하고 선단식 경영구조의 획기적인 조정,경영투명성과 합리성을 제고하는 기업지배 구조,새로운 세계환경하에서 고객수요에 신속히 부응할수 있는 기술력 확보 등이 충족되는 방향으로 재벌개혁이 계속돼야 한다. ●생산적 복지참여와 협력적 노사관계 21세기는 인터넷 등 정보통신 혁명의 진전에 따라 유연성,적응력,신속성 측면에서 우위를 지닌 네트워크형 중소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개인의 창의성에 바탕을 둔 벤처 창업가가 기업과 연구기관 사이에 공동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공동으로 정보수집,기술개발에 협력하여 국제 경쟁력을 갖추어 나갈수 있도록 정부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선진 주요국에서 경험하였던 과다 복지로 인한 폐해를 시장 친화적이고 생산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자립·자조·자활을 강조하는 ‘생산적 복지체계’를 확립하여야 할 것이다. 새로운 환경·복지정책 ■金相鍾 서울대 교수●친환경 정부의 건설 우리 국토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친환경 정부’의 건설이 필요하다.소극적인 환경정책에서 탈피해 경제 사회 국토 교육 등 연관 분야의 정책과 조화를 이루는 획기적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경제 에너지 정책 등에서는 현재의 공급 위주에서 수요관리 위주의 정책기조로 바꾸어야 하며,자연과 인간을 함께 고려하는 생태학적 개념을 도입해 환경 용량(자연의 자정능력)을 고려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유해성 여부가 밝혀지지 않아규제기준에 없다는 이유로 자연 생태계에 무차별 방출되는 물질이 아직도 많다.따라서 생태계에 직접 피해를 주는 유해물질을 전체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독성 개념을 환경기준으로 도입해 제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나아가 국제적 환경기준을 주도적으로 도입해 ‘그린라운드’에 대비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소비를 친환경적으로 바꿔야 하고,특히 조세 구조를 환경친화적으로 하기 위해 일부 선진국에서 제기하고 있는 환경세를 도입해야 한다. ●국민건강증진 헌장 제정 새 천년 보건복지의 환경변화는 국민의 평균수명 증가로 노인들의 보건복지 수용의 증대와 전국민 사회보험화로 사회보험의 재정비 필요성이 대두되고,국민 최저생계 보장과 국민건강권 보장에 대한 국가책임이 증대될 것이다.이러한 상황에서 ‘생산적 복지’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실용주의적인 관념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선진국형 사회안전망을 확립하고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의 보험료를 하나의 독립된 기구에서 징수·관리하는 사회보험의 효율적 통합운영이 필요하다.또 국민연금의 개혁과 재정의 항구적 안정화 방안을 구축해야 한다. 국가는 국민들의 건강욕구 충족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질병발생 위험요인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새 천년 국민건강증진 헌장’을 제정해야 한다. *민주주의와 사회발전 ●새천년의 정치패러다임(白京男 동국대정치학과교수) ‘대의 민주주의·참여 민주주의의 병행발전’,‘고도의 개방성 및 공동체 의식에 기반한 사회’가 21세기의 바람직한 모델이다. 우선 대의 민주주의의 실천이 이뤄져야 한다.법과 제도의 정비,여성의 정치참여 개방이 주요 요소다.그 다음 참여 민주주의의 실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국민이 참여하는 행정 강화,주민 참여 지방자치,정보통신을 이용한 참여민주주의의 실천이 이뤄져야 한다. 또 국가·시장·시민사회의 대안적인 발전모델의 구축이 필요하다.이는 과거 국가주도의 발전 모델을 극복하고 국가·시장·시민사회간 상호 보완성의 원리에 입각한 ‘공동체적 시장에 기반한 민주주의 모델’을 의미한다. ●사회발전의 방향(成炅隆 한림대 사회학과교수) 새천년의 사회는 ‘미성숙한 시민사회’‘노사 대립’‘중산층 문제’‘지역대립 및 남북대립’이라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현실에서 그 극복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다양한 외부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사회구성원들의 개성을 존중하는 개방성을 지녀야 하고,동시에 불평등과 이질성으로부터 촉발되는 분열·해체적 경향으로부터 사회를 지켜낼 단단한 ‘사회적 연대성’을 지니는 사회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특히 국가는 시민사회와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을 형성,사회 전체의 문제해결 능력을 높여나가야 한다.또 ‘협의주의’와 ‘연방주의’의 정신을 살려 지역화합과 남북통일의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 나가야 한다.새 천년 의 새로운 사회통합 방식의 강구를 통해 유연하면서도 단단한 사회적 통합을 이뤄나가는 것이 21세기 사회의 발전방향이다. * 과학기술 발전방향 ●任志淳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과학기술은 앞으로 한 국가의 경제능력과 산업수준을 결정지을 것이다.국민 삶의 질과 국가의 문화적 수준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하고 있는 과학기술의 발전전략은 무엇인가. 첫째 새 천년 과학기술의 핵심이 될 정보통신과 생명공학,신소재를 집중육성,국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정보산업과 유전공학 등 생명과학은 앞으로 상당 기간 우리 경제를 이끌 견인차가 될 전망이다.농업·식품·환경관련생물공학 분야는 대규모 연구비가 필요치 않아 선진국들에 비해 경쟁력을 지닐 뿐 아니라 중국 등 동아시아 시장확보도 용이해 좋은 전망을 갖고 있다. 둘째,국가정보체계의 확립도 시급하다.각종 정보의 효율적 관리와 유통을 위한 공공 기관간의 분업·협업체제를 미래 지향적으로 지식기반 시대에 맞게 구축해 나가야한다는 것이다.정보의 활용,유통체계의 효율화를 통해 행정을 포함한 사회 전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현재 정보기술의 핵심이 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한국의 산업수준은 대만,인도,싱가포르,이스라엘보다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셋째,취약한 기초과학분야에도 눈을 돌려 체계적인 국가적 육성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기초과학을 상품화하는 상업화 사이의 거리와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첨단기술의 개발은 미래산업을 좌우하고 있다. 넷째 새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창의적인 교육풍토와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창의적인 교육 없이 진정한 과학기술의 도약은 생각할 수 없다.환경문제·생태계위기에 대해서 이해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다음세대를 길러내기 위한 노력과 관심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현세기의 실리콘밸리가 산업기술을 주도한다면 다음세기는 분자와 원자를 단위로 하는 ‘나노 테크놀로지’의‘카본 밸리’가 번영과 흥망을 주도할 것이다. *세계질서와 남북통일 ■새로운 세계질서(安錫敎 한양대 경제학부교수) 세계경제는 ‘하나의 열린 사회’를 향해 빠르게 통합되고 있다.우리 의식·관행·제도를 ‘전세계적인 기준(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고쳐나가는것이 필요하다.정보화 진전,기업활동의 범세계화,다자간 교역규범의 확산에 따라 주권개념과 경제적 국경이 무너지면서 국제경제의 상호 의존성이 심화되고 있다. 반면 역내통합이 강화되는 지역주의화는 강화되고 있다.이 과정에서 지역통합체를 결속하는 정치 중심세력과 지역통합체 간의 경쟁·갈등이 커갈 가능성도 크다. 이런 상황속에서 한국은 일본·중국을 포함한 주변국가와의 쌍무·다자 관계 강화노력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시장의 힘이 정부를 넘어서고 각국 정부의 경제 주권 및 통제력 상실도 세계화의 부산물로 더 두드러질 수 있다. 개별국가는 세계화·정보화과정에서 오는 불확실성 극복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남북통일로 가는 길(權萬學 경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북한의 군사주의는 한반도문제를 국제화해 남북의 자율성을 제약해 왔다.통일은 이런 제약을 극복하고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과정이다.‘공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라는 단계적 과정은 통일로 가는 바람직한 길이다. 남북 공존협력단계는 화해협력을 포함,평화공존 체제 및 공존규칙 확립을 통해 냉전 잔재를 걷어내는 과정이다.다음과정인 남북연합단계는 남북간 경제격차를 줄이고 군축을 실행,남북통일의 본궤도에 진입하는 단계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서 이를 모태로 ‘평화공동체’를 설치,군사적 신뢰구축과 군축역할을 담당하도록 하는 등 교류와 협력의 수준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 [굿모닝 새천년 이것부터 해보자] (14) 공기도 자원이다

    ‘공기도 자원’.우리가 매일 마시는 공기는 공짜가 아니다.맑은 공기를 유지하고,오염된 공기를 정화하는 데 드는 비용과 오염된 공기가 초래하는 질병으로 인한 경제·사회적 손실을 돈으로 계산하면 천문학적이다.반도체산업 등 맑은 공기를 필요로 하는 청정산업이 ‘클린 룸(Clean-room)’에 투자하는 돈도 엄청나다. 숭실대 경제학과 조준모(趙俊模) 교수가 96년에 발표한 ‘대기 오염의 사회적 비용’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94년 한해 동안 국내에서 이산화질소(NO₂)가 유발한 호흡기 질환의 사회적 비용(치료비 및 노동력 상실로 인한 손실)은 5조3,946억원이다.아황산가스(SO₂),탄화수소(HC),일산화탄소(CO) 등 다른 오염물질이 유발한 사회적 비용을 합치면 액수는 더 늘어난다. 반도체 및 의약품 제조업체들이 생산공정에서 맑은 공기를 확보하기 위해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하는가를 보면 공기가 중요한 자원이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공기청정협회에 따르면 반도체 업체는 전체 시설비 가운데 15% 정도를 ‘클린 룸’설치에 투자하고 있다.삼성전자 기흥공장의 경우 최근 256MD(메가 D램) 생산라인을 새로 설치하면서 총 투자비 1조 6,000여억원 중 2,400여억원을 ‘클린 룸’을 만드는 데 썼다.삼성전자 기흥공장은 지금까지 10번째 생산라인을 설치하면서 ‘클린 룸’에만 1조원 이상을 들인 것으로 추산되고있다. 반도체산업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제약회사가 K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기준)에 맞는 ‘클린 룸’을 설치하는 데 쓰는 돈도 적지 않다.국내제약회사들은 전체 시설비의 70% 가량을 쓰고 있다.‘클린룸’을 설치하면의약품 수출·입 때 검사를 면제받는 혜택을 받지만,의약품의 원가를 상승시켜 경영을 압박하고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맑은 공기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비용 못지 않다.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2020년 CO₂배출량을 기준안(아무런 정화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경우의 배출량)보다 5%줄일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0.96%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10% 감축할때는 1.99%,15%를 줄일 경우에는 3.22%의 GDP 손실을 가져 올 것으로 나타났다.2020년 CO₂를 15% 감축할 경우 감소되는 산업별 부가가치는 기초화학이6.0%로 가장 크고,운송 및 보관 4.8%,철강 4.1%,건설 4.1%의 순이 될 것으로분석됐다. 우리나라는 이처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때문에 97년 12월 온실가스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의 부속서 Ⅰ(Annex Ⅰ)에 서명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97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97년 화석연료 사용량은 1억5,299만5,000t으로 81년 사용량의 3.7배에 달했다.81∼97년 우리나라의 화석연료 사용량의 연평균 증가율은 8.4%인데 비해미국 등 선진국은 2∼3%밖에 되지 않았다. 선진국은 화석연료 사용량 증가율이 낮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조금만 노력하면 자기들에게 할당된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작용이 매우 크다.에너지경제연구원은 98년 보고서에서 부속서Ⅰ에 서명할 경우 2020∼2050년 3∼6%의 GDP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이에따라 우리나라는 국제적인 압력에도 불구하고 산업구조가 에너지 저(低)소비형으로 바뀐 뒤에나 서명한다는 입장이다. 문호영기자 alibaba@ *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입 임박이산화탄소(CO₂) 등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즉 공기를 오염시킬수 있는 권리를 사고 파는 배출권 거래제 도입이 국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의 기업이 산업시설이 적은 저개발국에 돈을 주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공장을 짓게 될 전망이다. 배출권 거래제는 97년 12월 체결된 교토의정서 부속서Ⅰ에 서명한 선진국을 포함,38개 국가가 도입을 원하고 있다.부속서에 서명한 국가는 일정한 기간안에 자국에 할당된 양의 온실가스를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한다. 부속서에 서명한 국가들이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온실가스 감축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자국 안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려고 할 경우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이다.현재 미국은 국내에서 이산화탄소(CO₂) 1t을 줄이는 데 193달러를 들이고 있다. 그러나 부속서Ⅰ 국가들 간에거래가 이루어지면 이 비용이 61달러,개발도상국까지 참여해 배출권이 전 세계적으로 거래되면 23달러로 떨어진다.미국의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0년 15억3,300만t에서 2010년 17억690만t으로 11.3%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현재 시카고거래소(CBOT)를 통해 아황산가스(SO₂)의 배출권을 자국내에서 거래토록 하고 있다.아황산가스 값은 시카고거래소가 문을 연 93년 1t에 122달러, 94년 140달러,95년 126달러였다가 현재 100달러 미만에 거래되고 있다.89년에는 아황산가스 1t을 줄이는 데 1,500달러가 들었으나 10분의1 이하로 떨어졌다. [문호영기자] [밀레니엄 인터뷰] 환경부 李圭用 대기보전국장 “공기는 누구나 자유롭게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자유재(自由財)가 아닙니다” 환경부 이규용(李圭用) 대기보전국장은 최근 국제적으로 이산화탄소(CO₂)등 온실가스 배출권을 사고 파는 배출권 거래제가 추진되고 있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공기가 유한한 자원임을 강조했다. 이 국장은 “우리나라의 연간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은 4억3,600만t으로,대기오염으로 인한 질병 및 그로 인한 노동력 상실,농작물 수확량 감소에 따른 피해는 천문학적인 액수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최근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의 오존(O₃)으로 감소한농작물 수확량이 연간 5억 달러 어치나 된다”라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물은 최악의 경우 다른 곳에서 가져다 쓰면 되지만,공기는 어느 곳에서나 늘 마셔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가져 올 수 없다는 사실을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 공기는 물에 비해 그 중요성이 덜 강조돼 왔지만,이제는 공기도 소중한 자원으로 관리할 때”라고강조했다. 이 국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아황산가스 등 일부 오염물질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설정한 환경기준에 적합한 수준으로 개선됐지만,미세먼지,오존,질소산화물,산성비 등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천연가스(CNG) 시내버스 보급 등을 통해 대기 오염의 주범인 자동차 매연을 줄이는 데 힘을쏟겠다”고 밝혔다. [문호영기자]
  • [대한시론] 국가적 명분의 허와 실

    “기무치는 김치가 아니다” ‘김치’는 소금에 절인 배추에 젓갈을 넣고 발효시킨 것이지만 ‘기무치’는 그렇지 아니한 ‘아사즈케’(淺漬)라는 ‘겉절이’ 김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Kimchi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인정한 김치의 국제적 표기이므로 일본의 아사즈케는 2001년부터 Kimuchi로 표기해 수출해야지 김치로 표기할 수 없다. 이렇게 되자 일본은 기무치를 김치의 국제규격에 포함시키려는 방향으로 물꼬를 트려고 하며,우리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문제는 일본 시장의 80%를 기무치가 차지하며 기무치가 이미 세계 김치시장의 78%를 선점하고 있다는 점이다.기무치가 국제규격을 갖추지 못한다 하더라도 세계시장에서 김치가 기무치를 극복하여 이기지 못한다면 기무치가 배추를 원료로 한 반찬의국제적 대명사로 되고 김치는 한국 등 일부에서만 선호하는 국지적 먹거리로 전락할 것이다. 세계인의 입맛을 김치로 먼저 길들여놓는 것이 실(實)이고 김치의 원조가이러하며 규격이 저러하다 하는 것 역시 중요한 사안이지만 실은 허(虛)임에도 불구하고 우린 명분의 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1603년 일본은 교토(京都) 천왕은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실권을 쥔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으로 일본 통치의 대권을 잡고 에도(江戶·지금의 도쿄)에 막부(幕府)를 세워 260년 이상 지속한다.천왕이 상징하는 정당성과 쇼군(將軍)이 ‘칼’로 보여주는 실효성의 균형이 팽팽하게 이어져 온 것이다.신적인 존재로까지 떠받들어진 쇼군의 치세는 그러나 1853년에도 근방 우라가(浦賀)에 무쇠덩어리로 만든 미국 페리제독의 흑선(黑船)의 함포 앞에 무력하게 스러진다. 지구의(地球儀)에서 본 먼 곳의 저들을 올 수 있게 한 흑선을 만든 서양오랑캐의 기술이 칼잡이 무사들의 마음을 깊은 곳에서부터 흔들어놓았다.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세계는 넓으며 육지보다 더 광대한 부분을 차지하는 바다를 통해서 쉽게 이동할수 있는 서세의 동점(東漸)에 굴복하지 않을수 있는유일한 길은 선진기술의 습득,이를 가능케 하는 교육,사회 전체가 뒷받침할수 있는 체제의 개편 등이었다. 그 몫을‘지사’라고 불리는 일군의 개혁가들이 담당하였고 그들 대부분은 칼을 업으로 하는 무사들이었다.기득권으로서 칼을 버리고,신분을 버리고,그리고 자기를 버렸다.명치유신은 이로써 이루어졌다.그들에게 명분은 천왕과 쇼군이었겠지만 흑선 제조라는 실질,즉 국가적 명분을 위해 버렸다. 우리의 김치가 이름에서 기무치를 이겼음을 일간지가 반은 대견하고 반은호기심으로 보도했을 때 적어도 인터넷으로 뒤져 본 일본의 중요 일간지에서는 이를 찾기 어려웠다.명분의 실은 그게 아니었다고 생각한 것일까. 명치유신을 이끈 일군의 지사라 불리는 자들은 혐한파(嫌韓派),정한론자(征韓論者)들이 많았다.페리제독이 했던 수법과 똑같이 운양호라는 흑선을 몰고 와 속칭 ‘강화도조약’을 체결케 하고 그들 중 질이 나쁜 낭인은 우리의명성황후를 자살(刺殺)하였다.국가란 무엇이고 국익은 또 무엇이며 국부는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이를 이끄는 정치 지도자,지식인들은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북한 대포동 미사일에 온 일본이 2년여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면서미·중의 원격조정까지 유도하는 등 민감하게 대응하여 결국 자위대의 세력을 키워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태연자약한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며,일본 방위청 장관인 니시무라 신고(西村眞悟)의 핵무장과 대동아공영권 발언에대범한 그런 우리들이야말로 일본 문화의 전면 개방이 임박한 21세기 한국의 진로를 어렵게 한다. 김치에 관하여 끝을 맺자면,오늘의 컴퓨터 시대를 주도하는 n세대,햄버거와 샐러드를 즐기는 신세대들은 혹 소금으로 절여 젓갈로 삭힌 김치보다 겉절이로 매콤하게 만든 ‘기무치’를 샐러드와 함께 더 찾을지도 모르겠다. 姜 京 根 숭실대교수·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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