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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숭례문 기둥 갈라짐 목재 변화 자연현상 구조적 안전 이상 無”

    “숭례문 기둥 갈라짐 목재 변화 자연현상 구조적 안전 이상 無”

    총체적 부실 논란을 불러온 ‘국보 1호’ 숭례문의 기둥 갈라짐과 뒤틀림 현상이 자연스러운 목재의 변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란 잠정 결론이 도출됐다. 지난해 10월 꾸려진 숭례문종합점검단은 최근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의 숭례문 감사에 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점검단의 의견은 곧바로 숭례문 사태의 목재 논란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17일 숭례문종합점검단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최근 점검단은 건축분과 회의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숭례문 기둥에 쓰인 목재의 부실 여부에 대해 “문제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애초 숭례문 기둥은 충분한 건조 과정을 거치지 않아 갈라짐과 뒤틀림이 생겼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점검단의 관계자는 “향후 구조안전진단을 한 차례 더 시행할 예정이나 이미 내부적으로는 구조적 안전성엔 이상이 없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숭례문 기둥 일부에 국내산 금강송이 아닌 러시아산 소나무가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확답을 내놓진 못했다. 그는 “애초 2주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 국립산림과학원의 유전자 분석이 이달 말까지 한 달 이상 이어질 것”이라며 “조사에 신중을 기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아울러 문화재청은 숭례문 복원에 ‘뒷돈’이 오갔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자체 검증에 한계가 있어 이렇다 할 답변을 할 수 없다. 계좌 추적 등 수사권이 없는 데다 경찰과 감사원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우리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문화재 수리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펼치고 있으며, 감사원은 현장 감사를 마무리한 상태다. 다만 ‘투트랙’으로 이뤄지는 감사원 특수조사단의 암행감사는 지속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날 오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문화유산의 보존체계를 강화하는 내용의 2014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오는 4~6월 북한 문화유산인 ‘개성역사유적지구’ 중 고려궁성(만월대)에 대한 남북 공동 발굴 조사, 5~9월 해당 지구 내 문화재 현황 조사와 보수 정비, 9월에는 평양 일대 고구려유적 공동 발굴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다만 경색된 남북 관계가 변수로 현장 발굴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문화재 관련 기금이나 기술 등을 지원하는 등 관련 사업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숭례문 기둥 갈라짐 목재 변화 자연현상 구조적 안전 이상 無”

    총체적 부실 논란을 불러온 ‘국보 1호’ 숭례문의 기둥 갈라짐과 뒤틀림 현상이 자연스러운 목재의 변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란 잠정 결론이 도출됐다. 지난해 10월 꾸려진 숭례문종합점검단은 최근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의 숭례문 감사에 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점검단의 의견은 곧바로 숭례문 사태의 목재 논란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17일 숭례문종합점검단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최근 점검단은 건축분과 회의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숭례문 기둥에 쓰인 목재의 부실 여부에 대해 “문제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애초 숭례문 기둥은 충분한 건조 과정을 거치지 않아 갈라짐과 뒤틀림이 생겼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점검단의 관계자는 “향후 구조안전진단을 한 차례 더 시행할 예정이나 이미 내부적으로는 구조적 안전성엔 이상이 없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숭례문 기둥 일부에 국내산 금강송이 아닌 러시아산 소나무가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확답을 내놓진 못했다. 그는 “애초 2주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 국립산림과학원의 유전자 분석이 이달 말까지 한 달 이상 이어질 것”이라며 “조사에 신중을 기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아울러 문화재청은 숭례문 복원에 ‘뒷돈’이 오갔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자체 검증에 한계가 있어 이렇다 할 답변을 할 수 없다. 계좌 추적 등 수사권이 없는 데다 경찰과 감사원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우리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문화재 수리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펼치고 있으며, 감사원은 현장 감사를 마무리한 상태다. 다만 ‘투트랙’으로 이뤄지는 감사원 특수조사단의 암행감사는 지속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날 오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문화유산의 보존체계를 강화하는 내용의 2014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오는 4~6월 북한 문화유산인 ‘개성역사유적지구’ 중 고려궁성(만월대)에 대한 남북 공동 발굴 조사, 5~9월 해당 지구 내 문화재 현황 조사와 보수 정비, 9월에는 평양 일대 고구려유적 공동 발굴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다만 경색된 남북 관계가 변수로 현장 발굴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문화재 관련 기금이나 기술 등을 지원하는 등 관련 사업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복원업체 “문화재청 6명에 뇌물”

    숭례문·광화문 부실복원 수사가 문화재 복원 전반에 대한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4일 숭례문·광화문 복원 부실공사 수사를 하던 중 복원공사 업체 대표가 공무원들에게 금품을 전달한 정황을 일부 포착했다고 밝혔다. 한 문화재 보수 전문 업체 대표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문화재청 공무원 6명에게 ‘공사 진행 과정에서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100만~300만원씩 상납해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2000년대 이후 국내 주요 문화재 보수와 복구 공사를 맡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거론된 공무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간부급 공무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 측은 경찰 수사 내용에 대해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문화재 관련 공사에 금품 비리가 많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를 확대해 가고 있는 과정”이라면서 “숭례문·광화문 수사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朴대통령 “안현수 문제 파벌주의·부조리 돌아봐야”

    朴대통령 “안현수 문제 파벌주의·부조리 돌아봐야”

    朴대통령 “안현수 문제 파벌주의·부조리 돌아봐야”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러시아에 귀화해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쇼트트랙 안현수 선수와 관련, “안현수 선수의 문제가 파벌주의, 줄세우기, 심판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안산의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열린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신년 업무보고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안현수 선수는 쇼트트랙 선수로서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다른 나라에서 선수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각 분야의 재능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사심 없는 지도자와 가르침이 필요하다”며 “선수를 발굴함에 있어 차별하는 지도자는 훌륭한 인재들의 역량을 사장시키고 우리의 체육경쟁력을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문체부에서는 선수들이 실력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심판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고, 체육비리와 관련해서는 반드시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비인기 종목, 사회체육, 엘리트 체육이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해서 국민체육시대와 건강시대를 열어가는데 체육이 중추적 역할을 해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문화재 부실 관리 문제에 대해 “그동안 쌓여 왔던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며 “자격증 불법 대여가 적발되고, 광화문과 숭례문 목재 바꿔치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전국의 문화재 실태 파악을 제대로 하고, 무형문화재 선정과정에서의 잡음도 없어져야 할 것”이라며 “감사원 감사가 마무리되면 책임을 확실하게 물어서 더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올해 문화재청은 환골탈태의 각오로 업무에 임해야 하고, 문화재 수리 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혁신하는 대책을 마련해서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재 수리시험 실기로… 관리체계 전면개편

    숭례문 부실 복구와 자격증 불법 대여로 도마에 오른 문화재 수리공사 체계가 내년부터 전면 개편된다. 현재 필기시험 위주인 문화재 수리기술자 자격시험은 단청·보존과학 분야 등에서 실기 시험 위주로 전환되고, 자격증 불법 대여자에 대한 자격 취소도 한층 쉬워진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3일 경기 안산시 서울예술대에서 열린 신년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우선 문화재 수리 자격증 취득자의 인성 강화를 위해 20시간의 소양교육과 2년 주기의 직무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학력·경력이 배제된 필기 위주의 자격증 시험은 내년부터 실기 시험으로 대체되고, 종전 세 차례 규정을 위반하면 취소됐던 자격증도 두 차례 위반으로 취소 기준이 낮아진다. 문체부는 또 내년부터 업체의 수리 능력을 3등급으로 분류해 입찰 자격을 제한한다. 종전 25%에 불과했던 문화재 수리공사에 대한 감리 비율도 8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문화재의 안전관리를 도맡을 ‘문화재 관리사’ 자격제 도입도 병행될 예정이다. 문체부는 이 밖에 국민이 생활 속에서 문화융성을 체감하도록 4대 전략과 13개 주요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12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곳의 지역 유휴시설과 노후 문화시설을 작은 도서관·영화관, 공연장, 연습실, 체육관 등으로 조성하는 생활문화센터(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 사업을 추진한다. 또 인문·정신문화 진흥을 위해 부처 내에 인문정신문화과를 신설하고 인문·정신문화진흥법 제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문화여가사’ 자격증제 도입 등 문화분야 서비스 인력을 2만 3000명 가량 양성하는 일자리 창출 방안도 마련했다. 문체부는 이 같은 정책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연말까지 문화예술관람률 73.7%(2013년 69.6%), 문화예술교육 참여자 260만명(2013년 215만명)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광화문 복원용 금강송 12본 신응수 대목장 목재소서 압수

    숭례문·광화문 부실 복원공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신응수(72) 대목장의 강릉 목재소에서 문화재청이 공급한 금강송으로 의심되는 소나무를 확보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주 신 대목장의 강릉 목재소에서 광화문 복원공사에 쓰였어야 할 금강송으로 보이는 소나무 12본을 임의 제출받았다고 10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2009년 광화문 복원공사에 쓰일 금강송을 강원 삼척시 준경묘와 양양군 법수치계곡에서 확보해 신 대목장이 속한 공사단에 보냈다. 이 목재는 광화문 복원공사에 쓰였어야 하지만, 경찰이 목재 반출입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일부 목재가 신 대목장의 목재소로 빠져나간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 대목장에게 제출받은 소나무를 경복궁 내부 목재창고에 보관하고 있으며 조만간 출처를 파악하기 위해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은 소나무 일부가 준경묘에서 기증된 금강송이라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확보된 소나무는 광화문 부실 복원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숭례문과는 연관이 없다. 한편 숭례문 공사에 러시아산 목재가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목재 DNA 분석을 진행 중이며 결과는 1~2주 뒤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숭례문 논란 해명 위해 책 낸 것 아냐”

    “숭례문 논란 해명 위해 책 낸 것 아냐”

    “결코 숭례문 복구에 관한 논란을 해명하기 위해 책을 낸 것은 아닙니다. 현재 시점에서 문화재를 다시 되살리는 현장의 한계와 고민을 공유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던 겁니다. 숭례문 복원 공사에 부실 꼬리표를 붙인 주범은 ‘전통과의 단절’입니다.” 숭례문 복구를 현장에서 진두지휘했던 최종덕(55) 문화재청 전 문화재정책국장(전 숭례문복구단장)은 복구 현장의 증언을 담은 책 ‘숭례문 세우기’(돌베개)를 펴낸 취지를 5일 이렇게 설명했다. 숭례문 복구와 관련해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5년여에 걸친 숭례문복구단의 현장 기록을 책으로 출간한 그는 이날 오후 전격 직위 해제됐다. 앞서 오전 인터뷰에서 최 전 국장은 “(숭례문 복구는) 옛 건축물을 원래 모습과 방식으로 복원, 복구, 수리하는 방법 자체를 잊고 있었던 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고백했다. “(장인들이) 전통 기법으로 나무를 켤 줄 몰랐고,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돌을 깨고 다듬는 일은 더더구나 어려웠다”며 “전통 철물을 만드는 방법을 아는 사람조차 드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 기와와 현대 기와의 차이에도 무지했으며 단청의 경우 색은 물론 칠하고 난 뒤 방염법에 대해 고민해 본 경험조차 희미했다”고 덧붙였다. 숭례문 사태의 단초가 된 단청만 해도 국산 안료는 일본산 안료에 비해 오히려 우리 전통 단청과 괴리감이 컸다고 했다. 국내에선 1977년부터 전통 단청 재료를 포기하고 화학제품으로 이를 대신해 왔다. 결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산이란 이유로 검증되지 않은 재료를 무리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모였다. “예컨대 대장장이가 만든 철을 숭례문 현장의 대장간에 갖다줬더니 쇠가 갈라져 작업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울러 가공은 물론 현장 운반까지 옛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정조 때 편찬한 ‘화성성역의궤’의 거중기는 정조 이후 누구도 실물을 만들어 사용해 본 적이 없었죠. 결국 크레인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출간 의도는 숭례문 복구 현장에서 전통 철물 생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부풀려지면서 왜곡됐다. 책에 실린 2011년 3월 서울 숭례문 현장 사무실 회동 내용 때문이다. 제철 분야 명장 이모씨의 제련 작업을 검증하는 회의에선 외부 전문가인 교수들이 이씨의 제련 기법이 전통 기법과 다르다고 지적했고, 결국 이씨가 고개를 떨궜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 회의는 “제련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는 복구단 직원의 보고에서 비롯됐다. 결국 숭례문 현장에서는 전통 철 생산을 포기하고 경복궁 관리사무소가 갖고 있던 경회루 수리 때(1998년) 나온 3t가량의 전통 철을 활용했다. 숭례문 복구에 사용된 못 등 31종, 3만 7000여개의 철물 가운데 상당수는 이렇게 회수된 전통 철로 대체됐다는 것이다. 최 전 국장은 “과거를 머금은 문화재를 현재의 관점에서 되살리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다시 우리 앞에 선 숭례문은 현실의 조건 속에서 오래전 단절된 전통 기법을 되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문화재 복구는 퇴보해 왔어요. 1956년 최초로 수리한 강진 무위사 극락전부터 1980년대 창경궁, 1991년부터 2011년 사이의 경복궁 복원까지 상황은 점점 더 나빠졌어요. 1960년대 말 일본에서 흘러 들어온 목공, 석공 기계가 문화재 공사 현장에서 살금살금 우리 전통 연장을 몰아낸 탓입니다. 장인들은 물려받은 연장과 기법을 뒷전으로 감추고 편리함에 탐닉했죠.” 이후 1977년 옛 문화재관리국은 공식적으로 전통 단청을 폐기했고 1980년대 들어선 전통 기와가 자취를 감췄다. 공업규격인 KS를 적용하면서부터다. 그는 “숭례문 복구 과정에서 적지 않은 충돌과 반발 그리고 타협이 있었다”면서 “복구를 담당했던 책임자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한 심정으로 요즘 현상을 지켜보고 있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숭례문 복구기’ 발간 최종덕 국장 대기발령

    문화재청이 숭례문 복구 과정의 비화를 단행본으로 담아낸 최종덕(55) 문화재정책국장을 6일자로 직위해제했다. 숭례문복구단장을 지낸 최 전 국장은 지난 3일 출간한 ‘숭례문 세우기’(돌베개)의 일부 내용이 폭로 형태로 와전돼 물의를 빚자 이날 전격 인사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5일 국가공무원법 73조에 따라 일반직 고위공무원인 최 국장의 직위를 해제하고 ‘별도 명령 시까지 문화재청에 대기근무할 것’을 명했다. 최 전 국장은 이날 오전부터 세종시 기획재정부로 출장을 떠나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던 중이었다. 기술직(기술고시 26회)인 최 전 국장은 한양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건설부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평소 전통 건축에 관심이 많아 미 오리건대 대학원에서 역사보존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1994년에는 자청해 문화체육부 문화재관리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8년 2월 숭례문 화재 직후부터 지난해 3월까지 교육 파견을 제외하고 줄곧 숭례문복구단 부단장과 단장을 맡아 일선에서 공사를 진두지휘했다. 이번에 펴낸 책에는 실무 현장에서 겪었던 문화재 보존 관련 현안들이 가감 없이 담겼다. 최 전 국장은 이날 오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화재는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되고 복구돼야 한다. 숭례문 복구는 앞으로 50년, 100년 뒤 다른 평가가 내려질 수 있다”며 복구 과정에 남다른 자긍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책을 쓴 계기도 “문화재청의 공식 기록과 달리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현장 기록을 남기고자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창 경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 미묘한 시점인 만큼 문화재청 내부에서는 최 전 국장에게 출간을 미루라는 제안이 있었다. 문화재청 고위 관계자는 “책이 전적으로 부정적인 내용만 담은 것은 아니지만 주요 피감기관의 실무 책임자로서 자세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숭례문 복원 단청장 ‘자격증 대여 장사’

    숭례문 복원에 참여한 무형문화재 등 15명이 ‘자격증 임대 장사’를 해 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4일 문화재 수리업체에서 돈을 받고 문화재 기술자 자격증을 빌려 준 혐의(문화재 수리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숭례문 복원 단청(목조에 무늬 등을 칠하는 것) 공사를 맡았던 홍모(58·중요무형문화재) 단청장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는 전 문화재청 과장 김모(66)씨와 현 문화재 수리기술 자격시험 출제위원 곽모(54)씨 등 문화재 관리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도 다수 포함돼 있다. 문화재 수리업을 등록하고자 이들에게 자격증을 빌린 보수건설업체 19곳과 대표자 19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홍씨 등 문화재 수리기술자들은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문화재 보수업체에 단청·조경 및 보수기술자 자격증을 빌려 주고 매년 1100만~3500만원씩 총 4억 63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씨에게 단청 기술자 자격증을 빌린 보수건설업체 M사는 숭례문 복원 공사에 참여했지만 홍씨가 직접 현장에서 단청 공사 관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수건설업체가 자격증을 불법으로 임대하는 까닭은 문화재 수리업체 자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다. 보수건설업체는 단청 기술자 1명과 보수 기술자 2명을 포함해 문화재 수리기술자 4명을 보유해야 문화재 수리업체로 등록할 수 있다. 보수건설업체로서는 문화재 보수공사 비중이 전체 공사 물량의 0.5%밖에 안 되기 때문에 좀 더 싼값에 등록 요건을 갖추고자 자격증만 빌려 온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문화재 수리기술자는 “문화재 수리기술자 역시 자격증을 업체에 빌려 주고 남은 시간에 다른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자격증 임대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런 관행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2010년 이전에도 자격증 대여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전국의 문화재 수리업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광화문광장~숭례문 도심거리 8월 교황 방한 때 대규모 미사

    광화문광장~숭례문 도심거리 8월 교황 방한 때 대규모 미사

    한국 가톨릭교회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8월 방한을 추진 중이며 교황의 방한 기간 경복궁 앞 광화문광장에서 숭례문 앞에 이르는 서울 중심부에서 신도 100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미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염수정 추기경은 21일 서울 명동성당을 방문한 정홍원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며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고, 정 총리는 긍정적인 뜻으로 화답했다고 가톨릭 서울대교구 관계자들과 배석했던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 장소로 경복궁 앞 광화문광장에서 시작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숭례문 앞 등 남대문 지역까지 이어지는 도로와 일대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교황의 방한은) 국가적 행사이며 국가 차원에서 적극 협조하겠다”고 호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교황 방한에 따른 서울 도심 내 대규모 미사가 실현될 전망이다. 서울대교구의 한 관계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8월 방한은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오는 8월 13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 기간에 맞춰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추진해 왔다. 염 추기경은 교황 방한에 대해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큰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정 총리와 염 추기경의 만남은 정 총리가 국내 세 번째 추기경으로 서임이 확정된 염 추기경에게 축하 인사를 하기 위해 서울 명동성당을 방문해 이뤄졌다. 정 총리는 “우리 사회의 평화와 치유를 위해 애써 달라”고 말했고, 염 추기경은 “한 가족으로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 중요하고 싸움보다는 화합하는 게 행복한데 그것이 잘 안 된다”면서 “너 나 할 것 없이 인간이 완벽할 수 없는데 부족함을 인정하고 소통하면 서로 함께 살 수 있다”고 답했다고 배석한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숭례문 복원 검증 교수 수첩에 “힘들다” 자살

    숭례문 부실 복원 검증조사에 참여 중이던 충북대 교수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18일 오후 3시 15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충북대 목재종이과학과 재료실에서 박모(56) 교수가 재료를 쌓아놓은 선반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했다. 부인은 경찰에서 “점심 약속에 남편이 나오지 않고 연락도 안 돼 학교에 찾아가 보니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학과 재료실 탁자 위에선 “힘들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수첩이 발견됐다. 문화재 제작에 사용된 목재의 나이테 등을 분석해 문화재 제작 시기를 검증하는 분야의 권위자인 박 교수는 숭례문 복원 공사의 부실 논란이 일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숭례문 종합점검단에서 활동해 왔다. 이후 금강송 대신 값싼 러시아산 소나무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증조사에 참여하면서 그는 자신의 연구결과로 금강송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누군가 다칠 수 있다는 것에 심적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교수는 “숭례문에서 채취한 목재 표본 19개 가운데 금강송이 아닌 것으로 유력시되는 게 2개이고 5개는 판단이 불가하다”는 전화인터뷰 내용이 지난 17일 밤 한 종편 뉴스에서 그대로 보도되자 사회적 파장을 걱정하며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교수의 컴퓨터에서는 종편 뉴스가 방송된 뒤 종편 홈페이지와 숭례문, 목재공사 책임자 등을 여러 차례 검색한 흔적이 발견됐다. 박 교수의 휴대전화에서 협박성 문자 등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의 한 지인은 “종편 보도 후 박 교수가 한 통의 전화를 받았지만 이 전화의 성격에 대해서는 가족들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시공업체가 검증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종합점검단을 고소해 지난 13일 경찰청에 출석해 참고인조사를 받으며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 교수가 숭례문 부실 복원 검증에 참여하면서 업무 스트레스로 신경안정제까지 먹고 있었다”면서 “내성적이던 박 교수가 업무 스트레스와 심적 부담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할 경우 박 교수의 통화내역도 조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숭례문 부실 검증하던 충북대 교수 숨진 채 발견

    숭례문 부실 검증하던 충북대 교수 숨진 채 발견

    숭례문 부실 공사를 조사하던 충북대 교수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8일 오후 3시 15분쯤 청주시 흥덕구 충북대학교의 한 학과재료실에서 이 대학 교수 박모(56)씨가 재료를 쌓아놓은 선반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부인은 경찰에서 “남편이 아침에 나간 뒤 오후까지 연락이 없어 이상한 느낌에 학교를 찾아가보니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박씨의 옷에서 “너무 힘들다. 먼저 가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인 수첩을 발견했다. 박씨는 지난해 숭례문 복원 공사에 값싼 러시아산 소나무가 사용됐다는 의혹과 관련, 경찰 의뢰를 받고 최근까지 검증조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유가족과 지인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구대 암각화 카이네틱 댐 설계변경 모색할 수도”

    “반구대 암각화 카이네틱 댐 설계변경 모색할 수도”

    “새로운 대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고, 내가 바꿀 상황도 아닙니다. 하지만 ‘설계변경’이란 것이 있지 않은가요.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합리적으로 이끌어 가겠습니다.” 나선화(65) 신임 문화재청장은 9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나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나 청장은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카이네틱 댐 건설에 대해 기존 방침을 따를 것”이라면서도 “큰 방향은 그렇지만 추후 문제점이 보이면 다시 의견을 수렴해 바꿔 나갈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국무조정실과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울산시가 합의한 이동식 물막이 댐 건설안을 당장 반대할 수는 없지만 시간을 두고 문화재계의 입장을 더 반영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화재계는 카이네틱 댐 건설안에 대해 암각화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해 왔다. 현재 댐 건설안은 반구대 일대에서 선사시대 공룡의 발자국이 발견되면서 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나 청장은 반구대 암각화와의 인연도 소개했다. “대학 졸업 후 학교 박물관 조사팀에서 일할 때 암각화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겼다”는 것이다. 그는 “암각화 손상의 원인을 아직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100년 갈 암각화를 지혜를 모아 200년, 400년 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같은 이화여대 사학과 미술사 전공인 전임 변영섭 청장에 대해선 “반구대 현장에서 함께 일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변 전 청장에 대한 경찰 수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부실 복원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지 경찰 수사 대상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현안인 숭례문 부실 복원 대책에 대한 질문에는 “한지를 만들려는데 닥나무가 없고, 비단을 짜려는데 뽕나무가 없는 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문화재 보존·복원에는 시대정신이 담겨야 하는데 단순히 기술만 논의되고 있다. 원형 복원을 원칙으로 역사 계승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숭례문 부실 복원에 대한 책임 논란을 일으킨 신응수 대목장에 대해선 “경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 등의 결과가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답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보인 반가사유상 해외 전시와 같은 사안에는 “전시도 많이 나가고 현지 활용도 해야 한다”며 “시간을 두고 사안마다 여러 의견을 취합하겠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전문가들도 “금강송-러시아산 구분 어렵다”

    단청을 칠한 건물의 기둥으로 그것이 금강송인지, 수입산 소나무인지 판별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복원된 국보 제1호 숭례문의 일부 기둥에 러시아산 소나무가 쓰였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시작된 논쟁은 3일 경찰이 숭례문 복원 작업을 주도했던 신응수 대목장의 목재상을 압수수색하면서 가열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8일 문화재청은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충북대 산하 목재연륜소재은행에 숭례문 기둥에서 채취한 시료를 보내 나이테 등을 분석 중이다. 또 국립산림과학원에는 동일 수종 여부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두 분석은 모두 금강송이 벌채된 강원도 삼척의 소나무 시료와 숭례문 기둥의 시료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은 지난달 초 숭례문 기둥 여러 곳에서 직경 8㎜의 나무심(코어)을 뚫어 시료를 채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료를 채취한 나무 기둥은 충전과 방부 처리를 거쳐 외관상 표시가 나지 않는다. 분석 작업에는 약 3주가 소요돼 다음 주쯤이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화재계에서는 벌써부터 의견이 갈린다. 충북대 측은 “지역별 수종에 대한 데이터가 상당히 축적돼 목재 연륜연대의 오차는 ‘0’에 가깝다”면서 “벌채한 계절은 물론, 장소까지 알아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반면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소나무 ‘종자’를 구별하는 것은 나이테·유전자 분석을 통해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하지만, 현미경으로 관찰한다고 해도 ‘품종’을 가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100m 떨어진 같은 품종의 소나무 나이테도 제각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무 박사’인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도 “현미경 분석이 가능한 미국산 일부 수종을 제외하면 나이테 등의 분석으로 목재의 산지를 구분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어렵다”면서 “수입 송장이나 다른 증거를 확보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신씨 목재상의 목재 사용 내역을 확보한 이유가 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곧게 자라며 황적색을 띤 금강송은 강원도 양양·강릉·삼척, 경북 울진·봉화·영양 일대에서 자란 소나무를 일컫는다. 수입산 가운데서도 전통 건축물에 주로 쓰이는 소나무는 독일산으로 금강송과 가장 품질이 비슷하다. 러시아산은 질적으로 가장 낮은 축에 든다. 숭례문에 쓰인 금강송의 가격은 그루당 5000만원 안팎으로, 러시아산(50만원)보다 100배나 비싸다. 한편 신씨는 이날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숭례문 공사에 러시아산 소나무가 쓰였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되며, 전국의 목수들을 모아 놓고 기둥의 겉만 조금 깎아 보여 줘도 검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995년 경복궁 흥례문 복원 때도 수입산 소나무가 사용됐다고 해서 난리였는데, 감사 결과 음해였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숭례문·광화문 ‘금강송’ 빼돌리기 의혹 수사

    숭례문·광화문 ‘금강송’ 빼돌리기 의혹 수사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3일 국보 제1호인 숭례문의 부실 복구 논란과 관련해 복원 공사 도편수인 신응수(72) 대목장을 횡령 혐의로 형사입건하고, 신씨 소유의 강원 강릉시 W목재상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광화문 복원 과정에서도 관급 목재가 아닌 값싼 다른 목재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문화재청의 관급 목재 공급 내용과 숭례문·광화문 공사와 관련된 전반적인 자료를 대조해 본 결과 관급 목재가 어떻게 쓰였는지 명확하지 않아 문화재청이 공급한 금강송 등이 실제로 공사에 쓰이지 않았을 수 있다고 보고 압수수색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장부상 관급 목재가 어떻게 쓰였는지 내용이 불투명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일 뿐 신씨에 대한 구체적인 범죄 혐의를 포착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숭례문 복구 책임자인 신씨가 문화재청으로부터 공급받은 금강송(태백산맥 지역에서 나는 국내산 소나무) 대경목 20본을 어디에 사용했는지가 불투명하다고 보고 자료 확보 차원에서 신씨의 목재상과 서울 자택, 서울 광화문 안에 있는 치목장(治木場) 등 5~6곳을 압수수색했다. 특히 광화문 치목장은 신씨가 숭례문 복구공사에 기둥으로 쓰인 대경재(大徑材)와 광화문 복원 공사에 쓰인 목재의 껍질을 벗기고 가공한 곳이다. 숭례문은 지난해 5월 복구 이후 대중에 공개됐지만 기둥에 균열이 가는 등 부실 복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숭례문에 쓰인 목재가 금강송이 아니라 러시아산 소나무 등 값싼 외국산으로 보인다는 제보도 접수된 바 있다. 경찰은 문화재청이 공급한 금강송이 숭례문 복구 때 쓰이지 않고 빼돌려졌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10년 광화문 복원 공사 때도 나무 공급 책임자였던 신씨가 고급 관급 목재가 아닌 다른 목재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열어 둔 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속보] ‘숭례문 부실 복원 논란’ 신응수 대목장 목재상 압수수색

    [속보] ‘숭례문 부실 복원 논란’ 신응수 대목장 목재상 압수수색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일 숭례문 부실 복원 논란과 관련, 신응수 대목장이 운영하는 목재상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숭례문 복원 과정에서 문화재청이 공급한 금강송 등 관급 목재의 사용 내역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자료 확보 차원에서 목재상을 수색했다. 앞서 일각에서 숭례문에 쓰인 목재가 금강송이 아니라 러시아산 등 외국산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신 대목장에 대한 혐의가 특정된 것은 아니며, 장부상 관급 목재가 어떻게 쓰였는지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큰 충돌 없이 해산…철도노조 수배자 1명 검거(종합)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큰 충돌 없이 해산…철도노조 수배자 1명 검거(종합)

    28일 민주노총이 주최한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친 일부 참가자들이 광화문과 세종로 일대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지만 오후 7시30분쯤 대부분 해산했다.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 4거리와 세종로, 남대문 일대, 대한문 앞 등 도로를 점거하고 산발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28일 174개 중대 1만 3000여명의 경찰관을 배치, 집회가 광화문광장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차벽으로 광화문 광장 바깥 차로를 에워쌌다. 그러나 오후 5시쯤 서울광장 집회가 마무리된 뒤 참가자들이 해산하면서 경찰의 차단막을 지나가려다 경찰과 대치하며 일부에서는 몸싸움이 벌어졌다. 참가자들이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향하자 경찰이 차벽으로 세종대로 양방향 차도를 막아 교통이 통제됐다. 그러나 뿔뿔이 흩어져 거리로 나온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부터 숭례문 앞까지 도로를 점거했다. 이어 경찰 차 벽을 따라 세종대로 동화면세점과 종로구청, 모전교, 대한문 등지로 이동해 산발적으로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오후 7시쯤까지 이들을 상대로 자진 해산을 요구하는 방송을 3차에 걸쳐 내보낸 후 선별적으로 검거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살수차를 동원해 물대포를 쏘겠다고 경고를 하기도 했다. 경찰이 강제 해산에 나선 뒤 세종대로 삼성본관 등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부분 시위대는 해산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는 크고 작은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충돌을 벌였지만 현재까지 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이날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친 뒤 금속노조 조합원 등 350여명이 민주노총이 입주한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에 들어가려고 하자 경찰이 이를 차단하면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때 경찰이 민주노총 건물을 다시 진입했다는 소문이 트위터 등을 통해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속노조 조합원과 대학생들이 경향신문사 건물로 들어가려는 것을 막았다”며 “경찰은 현재 민주노총 본부에 경찰력을 투입한 사실이 없으며 오늘 진입작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 집회 현장에서 철도노조 수배자 1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대구 동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서울 중구 의주로에서 철도노조 대구지부 간부 H(46)씨를 체포했다. H씨는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철도노조 지역본부 지도부 중 한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H씨는 이날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 집회에 참석하다가 경찰에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H씨에 대한 수사가 일단락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날 철도노조의 일부 주요 간부에 대한 추가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 보안을 이유로 정확한 추가 수배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앞서 김명환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 28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2명을 검거해 구속한 바 있다. 이 중 한 명은 이미 근무에 복귀해 체포 대상에서 제외했다. 경찰은 체포영장 발부자나 피고소인들이 자수하거나 업무 복귀 의사를 밝히면 신병처리 등 수사 과정에서 참작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참가자들, 세종로 점거…경찰 “물대포 쏘겠다” 경고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참가자들, 세종로 점거…경찰 “물대포 쏘겠다” 경고

    ‘철도민영화 반대’ 등의 기치를 내건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 집회 참가자들이 대거 세종로 사거리 등 차도로 몰려나와 세종대로 일대를 점거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은 살수차를 동원, 물대포 사용 경고를 하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해산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28일 174개 중대 1만 3000여명의 경찰관을 배치, 집회가 광화문광장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차벽으로 광화문 광장 바깥 차로를 에워쌌다. 그러나 오후 5시쯤 서울광장 집회가 마무리된 뒤 참가자들이 해산하면서 경찰의 차단막을 지나가려다 경찰과 대치하며 일부에서는 몸싸움이 벌어졌다. 참가자들이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향하자 경찰이 차벽으로 세종대로 양방향 차도를 막아 교통이 통제됐다. 그러나 뿔뿔이 흩어져 거리로 나온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부터 숭례문 앞까지 도로를 점거했다. 이어 경찰 차 벽을 따라 세종대로 동화면세점과 종로구청, 모전교, 대한문 등지로 이동해 산발적으로 경찰과 대치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의 차 벽 설치에 항의하며 경찰 버스를 흔들기도 했다. 시청 옆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는 경찰의 출입 통제에 항의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 20분 기준으로 도로를 점거한 시위자는 5000여명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도로를 점거한 집회 참가자와 시민들에게 해산명령을 내리고 있지만 일반 시민도 가세해 시위대 수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경찰은 도로 점거를 끝내고 집회를 해산하지 않을 경우 살수차를 동원, 물대포를 사용하겠다는 경고 방송을 했다. 이날 김명환 위원장이 있는 중구 민노총 사무실에서는 금속노조원 등 민노총 조합원들이 들어가려다 건물 인근에서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트위터 등을 통해 이날 경찰이 김 위원장을 체포하기 위해 민노총 사무실에 진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일대에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 선정 국내외 10대 뉴스] 댓글 파문·장성택 처형에 놀라고… 美 도청·日우경화에 화나고

    [서울신문 선정 국내외 10대 뉴스] 댓글 파문·장성택 처형에 놀라고… 美 도청·日우경화에 화나고

    2013년 국내외에서는 다양한 일들이 일어났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정치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이 불거져 온 나라를 뜨겁게 달궜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댓글 파문’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RO(혁명조직)가 연루된 내란 음모 사건이 정국을 흔들었다. 갑을 논란과 숭례문 부실 복원은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북한에서는 권력 2인자였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사형 판결 나흘 만에 처형되는 등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전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미국은 그간 전 세계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전화 도청과 이메일 해킹을 해 온 사실이 들통 나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중국은 동중국해 상공에 우리나라 및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구역을 포함한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해 아시아 국가들의 불만을 촉발시켰다. 건강보험개혁안을 둘러싼 갈등으로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정지)되기도 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타계했다. 편집국 종합 ■ 국내 뉴스 ①장성택 처형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핵심 후견인에서 ‘현대판 종파의 두목’으로 전락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의 비참한 말로는 북한 권력의 냉혹함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장성택을 처단한 김 제1위원장은 김정일 사망 2주기를 계기로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②사초 실종 논란 ‘사초(史草) 실종’으로 불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논란은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지시로 참여정부 인사가 고의로 폐기하고 이관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내리면서 일단락됐다. 노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③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사건 지난 8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진보 인사들이 ‘혁명조직’(RO·Revolution Organization)을 결성해 전시에 남한 체제 전복을 모의했다는 ‘내란 음모’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국회가 지난 9월 본회의에서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통과시키고 국정원이 이 의원 등 7명을 기소하면서 내란 음모 혐의로는 33년 만에 재판이 시작됐다. ④국정원 댓글 파문 지난해 대선에서 국정원이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로 인터넷과 트위터 등을 통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국정원 댓글’ 파문이 정국을 강타했다. 여기에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이 사건 수사의 축소, 은폐를 지시했다는 의혹까지 끊이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적용을 둘러싼 법무부와 검찰총장의 내분, 수사팀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과 항명 사태에 이르기까지 검찰 내부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⑤전두환 추징금 환수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전담팀을 구성해 16년간 끌어 온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도 미납됐던 추징금 230억원을 납부함으로써 추징금 2628억원 전액을 완납했다. ⑥경제민주화와 갑을 논란 경제민주화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다. ‘재벌 빵집’으로 상징되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일감 몰아주기’ 등 부의 편법 승계, 대리점주에게 ‘물건 떠넘기기’ 등의 횡포를 부린 남양유업 사태 등으로 ‘갑의 횡포’가 사회적 이슈가 됐다. ⑦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를 둘러싼 갈등이 올 5월부터 주요 사회문제로 재부각됐다. 경남 밀양시 일원에 건설되는 765킬로볼트(kV)의 고압 송전선 및 송전탑 설치를 두고 벌어진 주민과 한전 간의 갈등은 2008년 7월 이후 계속되고 있다. 국회 차원의 논의 등을 거쳐 가까스로 지난 10월부터 공사는 재개됐으나 희망버스 방문 등으로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다. ⑧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 아들 의혹으로 낙마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 아들’ 의혹으로 낙마하면서 검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가 부각됐다. 국정원 정치·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선거법 적용을 강행한 채 전 총장은 외형상으로는 혼외자 의혹 제기로 낙마했지만 사실상 정권의 ‘찍어내기’로 물러났다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⑨숭례문 복원 및 부실 복구 국보 1호인 숭례문이 5년간의 복원 공사 끝에 지난 5월 완공됐으나 완공 5개월 만에 20여곳의 단청이 떨어져 나가면서 부실 복원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논란은 단청뿐만 아니라 목재, 기와, 성벽 등으로 확산돼 급기야 변영섭 문화재청장 경질로 이어졌다. 숭례문 복구 때 철저한 고증과 전통 기법을 사용했다고 하지만 국내 전통 기법 대부분이 명맥이 끊긴 데다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완공을 서두르다 졸속 복원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⑩박근혜 대통령 취임 지난해 12·19 대선에서 승리한 박근혜 대통령이 2월 25일 제18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자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부녀(父女)가 모두 국가 정상에 오르는 진기록도 세웠다.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 문화 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 등 4대 국정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취임 첫해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30개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외교 지평을 넓혔지만 소통 부재 등의 지적도 만만치 않다. ■ 국제 뉴스 ①적나라하게 드러난 미국의 치부 ‘세계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의 치부가 유난히 커 보인 한 해였다. 컴퓨터 기술자 에드워드 스노든은 6월 국가안보국(NSA)이 전 세계를 상대로 전화 도·감청과 해킹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미 육군 브래들리 매닝도 8월 미군 헬리콥터가 민간인을 공격하는 동영상 등을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혐의로 35년형을 선고받았다. ②세계에 불어닥친 ‘우경화’ 바람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우클릭’ 행보가 거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집단적 자위권 부활 등을 밀어붙여 주변국의 반발을 샀다. 호주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등 주요 국가들에서도 잇따라 우파 정당이 정권 교체를 이뤄내고 독일도 우파 연합이 재집권하며 ‘보수 회귀’ 경향을 부채질했다. ③베네딕토 16세 퇴위와 새 교황 프란치스코 취임 교황 베네딕토 16세(85)가 건강상의 이유로 2월 퇴위한 뒤 그다음 달 열린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에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6) 추기경이 제266대 교황에 선출됐다. 1282년 만에 비(非)유럽권 출신 교황이 된 그는 청빈한 삶과 겸손하고 대중 친화적인 행보, 개혁적인 성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④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타계 세계 인권운동사에 큰 획을 그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12월 5일(현지시간) 95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백인 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차별) 정책에 맞서 투쟁하다 27년 동안 옥살이를 했던 그는 남아공 민주화의 증인이자 건국의 아버지로 불렸다. 흑인운동 공로로 노벨평화상도 수상하는 등 세계의 존경을 받았다. ⑤온난화의 저주? 필리핀 슈퍼 태풍, 베트남 폭설 올해도 지구 온난화의 전조로 여겨지는 재해가 많았다. 11월에는 역대 최고 수준의 위력을 갖춘 슈퍼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 중부 지역을 강타해 최소 6000여명이 숨지고 1779명이 실종되는 등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연평균 기온이 24도인 베트남에는 이달 들어 최대 20㎝에 달하는 폭설이 내리기도 했다. ⑥‘아랍의 봄’ 뒤에 찾아온 아랍의 겨울 민주화 바람이 거셌던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올해 역풍을 맞았다. 이집트는 7월 이슬람주의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강제 축출되면서 무르시 지지 세력과의 충돌이 일어나 1000명 넘게 숨졌다.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튀니지, 리비아, 예멘에서도 유혈 사태가 계속되면서 ‘아랍의 봄’이 ‘아랍의 겨울’로 다시 바뀌었다. ⑦전 세계에 부는 여풍(女風) 올해는 여성 엘리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9월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3선 연임에 성공했다. 칠레에서도 미첼 바첼레트가 당선되면서 남미 3대 강국(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의 수장이 모두 여성으로 채워졌다. ‘세계 경제 대통령’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새 의장도 여성인 재닛 옐런 부의장이 맡게 됐다. ⑧동북아 방공식별구역 설정 갈등 중국이 11월 동중국해 상공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위기가 커졌다.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은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지역뿐 아니라 한국의 이어도 상공까지 포함해 주변국들의 반발을 샀다. 세계 2대 강국(G2)인 미·중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⑨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디폴트 논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으로 예산안이 제때 통과되지 못해 2014회계연도가 시작된 10월 1일부터 연방정부가 셧다운돼 16일간 업무와 기능이 부분적으로 정지됐다. 세계 경제를 볼모로 한 양측 간 대립으로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기도 했다. ⑩시리아 화학무기 참사와 폐기 시리아 내전이 3년째 이어지면서 2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정부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사린가스) 공격이 발생해 어린이와 여성 등 민간인 1000여명이 사망했다. 국제사회의 제재 논의 끝에 시리아는 화학무기 폐기에 합의했고 유엔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주도 아래 관련 절차가 진행됐다.
  • 신임 문화재청장은 감감무소식

    신임 문화재청장은 감감무소식

    정부가 숭례문 부실 복구의 책임을 물어 변영섭 문화재청장을 전격 경질한 뒤 한 달 넘게 후임 인사를 내지 못하면서 초유의 인사 공백을 이어가고 있다. 숭례문 사태 해결 등 문화재 행정 전반에 걸친 과제가 산적해 있으나 청장 후보로 지목된 사람들이 잇따라 고사하거나, 승낙했더라도 까다로운 청와대의 인사 검증망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장 인사는 해를 넘겨 내년 초까지 결론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달 15일 경질된 변 청장의 후임 인사를 놓고 장고(長考)를 거듭하고 있다. 초대 서정배 청장부터 7대 변 청장까지 청장 사퇴 뒤 후속 인사를 한 달 넘게 미룬 것은 처음이다. 2008년 2월 유홍준 청장 사퇴 이후 이건무 청장이 임명될 때까지 보름 가까이가 가장 긴 공백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사퇴 이튿날 새 청장이 발표됐다. 일각에선 청장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문화재청장에 대한 ‘환상’이 깨졌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그간 문화재계에선 문화재청장이 문화재 행정 전반을 주무르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로 인식돼 왔다. 연간 문화재 관련 예산만 6148억원(2013년 기준)에 이른다. 하지만 장관 승진으로 중도에 사퇴한 최광식(5대) 청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크고 작은 구설에 휩쓸리며 사퇴의 빌미를 제공했다. 문화재계에선 문화재청장이 이미 파리 목숨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한 상황이다. 실제로 문화재청을 관리하는 상위기관인 문체부는 지난달 중순 이후 4~5명의 후보군을 선정, 꾸준히 개별 접촉을 벌여 왔다. 후보군은 전직 관료, 교수, 문화재 전문가 등을 포괄했으나 모두 완곡하게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이달 초까지 3~4명의 인사를 추가 접촉해 2명을 청와대에 천거한 상태다. 한 명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건립추진단에서 일했던 문화재 행정 전문가이고 다른 한 명은 대학교수 출신으로 문화재계에서 꽤 알려진 사람들이지만, 여지껏 청와대로부터 확답을 받지 못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예전 대학교수 출신 청장들에 대한 현 청와대의 평가가 썩 좋지 않은 데다 마땅한 관료 출신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난 10월 김종 문체부 2차관을 임명할 때처럼 청와대가 ‘깜짝 인사’를 내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청와대는 김종 전 한양대 예술체육대학장을 2차관에 내정할 당시에도 문체부가 추천한 2~3명의 인사들을 모두 배제한 채 자체 인력 풀과 검증망을 통해 최종 낙점한 바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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