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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회 교정대상 시상식…봉사정신에 박수

    대한매일신보사와 한국방송공사가 주최하고 법무부가 후원한 제18회 교정대상 시상식이 26일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시상식에서 취업알선 등을 통해 불우 재소자를 지원해온 서울 영등포구치소정명규(鄭銘奎·43)교위가 대상을 받았다.수용자 1,200여명의 직업훈련을 지원한 대구구치소 박재화(朴載和·46)교위 등 17명의 교도관과 교화,종교위원이 본상과 특별상을 수상했다. 김정길(金正吉) 법무부장관은 “공동체의식이 점점 약해지는 오늘날,여러분들의 숭고한 봉사정신은 우리 사회의 건전한 가치를 지켜나가는 표상”이라며 수상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차일석(車一錫) 대한매일신보사 사장은 식사에서 “재소자들을 갱생의 길로이끌어준 수상자들과 그들의 가족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격려했다. 시상식에는 박권상(朴權相) 한국방송공사 사장,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병근(李秉根)변호사를 비롯,교정공무원과 가족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종락기자 jr
  • 5·18 특별법 조속히 제정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8일 “정부는 5·18 항쟁의 고귀한 정신과 값진헌신이 역사속에 영원히 기억되고 크게 선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광주 5·18 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이같이 다짐한 뒤 “이에 따라 5·18 희생자들을 민주화 유공자로 예우하고 5·18 묘지를 국립묘지로 승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5·18 관련단체 회원과 광주시민,해외인사 등 2,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5·18정신을 ▲인권정신 ▲비폭력정신 ▲시민정신 ▲평화의 정신으로 규정하고 “각종 기념사업을 실시하여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분들의 명예와 자긍심을 높이고 5·18의 숭고한 정신을 길이 계승·발전시킬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광주항쟁이 구현한 고귀한 뜻과 정신이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언제나현재로서 뜨겁게 불타오르도록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광주항쟁의 정신을받들어 인권을 더욱 신장시키고,민주주의를 완성하는 데 노력을 다해야 할것”이라며 인권법의 조속한 제정과 인권위원회 설치를 통한 인권 선진국가건설을 다짐했다. 특히 “광주 민주화운동 20주년이 되는 오늘을 기해서 이제 지역간·계층간의 모든 분열과 대립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지적한 뒤 “망국적인 지역감정의 사슬을 단호히 끊고 화합과 협력의 새시대로 힘차게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 대통령은 아울러 “불신과 적대로 점철됐던 지금까지의 남북관계를 생각할 때 남북 정상간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획기적인 역사의 진전”이라고평가하고 “이번 회담이 민족사의 물줄기를 신뢰와 화합으로 돌려놓는 커다란 분수령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대통령은 광주 무등파크 호텔에서 5·18 행사 참석을 위해 방한한노벨평화상 수상자 동티모르의 카를로스 벨로 주교 등 국내외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새로운 내일을 개척하려는 민족애와 열린 마음으로 북한을 대하되 현실을 똑바로 보고 가능한 문제부터 풀어나가는 실용주의적 태도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또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간 불신을 씻고 신뢰를 이루는 것”이라며 “이번 회담이 그런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리뷰 / 서울시향 새 상임지휘자 에름레르 취임 연주회

    세종문화회관이 재단법인으로 바뀌면서 산하단체의 하나로 노동쟁의에 휘말려 줄곧 어수선했던 서울시 교향악단이 외국의 저명한 상임지휘자를 영입해새 출발을 했다. 상임지휘자 정명훈 퇴진 이후 키타옌코를 맞아 과도기를 수습해가고 있는 KBS교향악단과 함께 연륜이나 연주 수준,영향력 등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고있는 서울시향은 최근들어 문화한국,국제적 도시 서울의 위상에는 너무나도걸맞지 않은 초라한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사 왔다.서울시향의 43년 역사속에는 숭고한 뜻을 가졌던 김생려씨를 비롯한 음악가들의 노력과,그래도 문화적양식을 갖췄던 몇몇 관리들의 배려에 힘입어 1,000여만 시민의 자랑과 긍지가 됐던 시절도 있었다.이제야말로 시교향악단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저질서구문화에 황폐화 된 서울 시민의 마음을 정서적인 면에서 가다듬어줄 수있는 선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할 때이다. 음악적인 면에서 볼때 러시아 볼쇼이 오페라의 음악감독 마르크 에름레르의영입은 어쩌면 시향에게는 과분한 떡인지 모른다.개인적으로는 KBS향이 키타옌코를 영입했으면 시향은 러시아가 아닌 다른 나라 출신 지휘자를 영입하는것이 더 슬기로운 일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지난 11일 연주회에서보여준 에름레르의 지도적 역량은 탁월한 것이었다. 그는 사회주의 체제속에서 성장한 소비에트연방의 대표적 지휘자이지만 오늘의 신러시아시대에도 세계에 자랑할만한 음악가임이 분명하다.그는 확고한음악적 신념을 가지고 진지하게 음악에 접근하는,어떤 의미에서는 정통적인음악해석의 최후의 보루이다. 서구나 미국의 음악가들과는 달리,지나친 상업주의 틀속에 물들지 않고 자기 음악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다.그렇다고 권위주의적인,군림하는 지휘자가 아니고 인내와 포용,부드러운 음악적인 영도력을 지녀 시향을 이끌어가기에 적절한 인물로 보인다. 그런 지휘자이기에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은 근래드문 감동의 연주였다.오베론 서곡의 진지함,그라프 무르자를 독주자로 맞은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협주곡의 해석도 오랜 동안의 굳은 체제속에서도 긍지와 사명감을 잃지 않은예술가의 참모습을 읽게해 주는 것이었다.시향의 앞날에 서광이 비치는 연주회였다. 이상만 (음악평론가)
  • 남북 정상회담 2차 준비접촉/ 이모저모

    27일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2차 준비접촉은 단비 속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북측은 지난 94년 7월8일 남북정상회담 실무접촉 대표단 이후5년9개월만에 군사분계선을 넘은 남측 대표단을 반갑게 맞았다. ■양영식(梁榮植) 수석대표 등 남측 대표단은 회담 시작 5분전인 이날 오전9시55분쯤 회담장인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 도착했다.통일각 현관 앞에서기다리던 김령성 단장 등 북측 대표단은 남측 대표단을 반갑게 마중했다. 서로 “반갑습니다”라며 악수를 나눈 뒤 양 수석대표가 “날씨가 좋아졌다”고 말하자 김 단장은 “남측 대표단이 오니 오전 비가 멎었다”며 간단한 인사말을 나눴다. ■남·북측 대표단은 오전 10시 정각 서로 약속이나 한듯 동시에 회담장에입장했다.북측 김 단장은 회담장 입장 직후 사진기자들이 좌우에서 포즈를취해달라고 요청하자 남측 양 수석대표에게 “이쪽도 한번 더 봅시다”라고제의하는 등 여유를 보였다. ■회담이 진행되던 오전 11시25분쯤 남측 수행원이 회담이 끝나간다는 사실을 회담장 바깥에 알리기 위해 회담장 문을 열자 회담이 끝난 것으로 오인한일부 기자단이 회담장으로 몰려 들었다.갑작스런 기자들의 등장으로 일부 남·북측 대표단의 표정이 굳어졌다.이 과정이 잘못 알려져 “회담이 잘 풀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었으나 곧이어 회담장 바깥에서 들릴 정도로 웃음소리가 터져나와 회담장 주변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회담 직후 양측 대표는 사이좋게 악수를 나누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북측 김 단장은 “오늘 회담이 잘 됐느냐”라는 질문에 “잘 됐습니다”라고대답했다.이에 남측 양 수석대표는 “판문점 길은 평화와 통일의 길”이라며“계속 밝은 얼굴로 만나자”고 화답했다.남측 대표단과 취재단은 오전 11시37분쯤 군사분계선을 넘어 자유의 집으로 돌아왔다. ■앞서 남측 대표단을 지원하기 위한 행정 지원팀이 오전 9시30쯤 남측 일행으로서는 처음으로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옆 군사분계선을 넘었다.이어 9시40분쯤 국내 풀기자단 23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풀기자단은 북측의 외신기자 취재 거부로 국내 언론사 기자만으로 구성됐다. 남측 대표단은 오전 9시20분 판문점 남측지역 ‘자유의 집’에 도착, 이날접촉을 최종 점검했다. ■북측 대표단은 전날 개성에서 1박한 뒤 이날 오전 9시 통일각에 도착,준비접촉을 위한 최종 점검 작업을 벌였다.이날 회담장 탁자에는 자개 필통과 ‘영광 담배’,평양역사(驛舍)가 그려진 성냥갑,재떨이,필기용기가 가지런히놓여 있었다. ■이날 회담장 주변에는 북측기자 16명이 남측기자들과 환담하며 회담전망등을 둘러싸고 의견을 나눴다.1차접촉때 기자단으로 평화의 집을 방문했던박용남조선중앙방송 기자(44)는 “준비접촉이 열릴 때마다 그동안 가물었던한반도에 역사적인 회합이 잘 되라는 ‘통일의 단비’가 내리고 있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날 실무접촉이 열린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 옆에는 김일성 주석의 ‘통일유훈비’가 눈길을 끌었다.김 주석이 사망하기 직전인 지난 94년 7월7일통일문제와 관련한 중요한 문건에 명기한 자필 서명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김 주석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서명한 문건인 셈이다. 길이 9.4m,너비 7.7m인 통일친필비는 김 주석이 사망한 이듬해인 지난 95년8월 11일 광복 50주년을 맞아 세워졌다. 전면에는 ‘김일성,1994.7.7’이라는 아홉 글자가 새겨져 있다.비석 뒷면에는 ‘민족분렬의 비극을 가시고…김일성 주석의… 숭고한 뜻 후손만대에 길이 전해가리’라는 74자의 해설문이각인됐다. ■박재규(朴在圭)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는 5월3일 3차 접촉에서 절차문제를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박 장관은 오후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서 우리측 대표단의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밝히고 의제와 관련,“오늘은 1차 접촉에 대해 북한이 반응을 보인 만큼 양측이 공부를 해서 3차때시험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차접촉 날짜는 북측이 제시했다”며 “1,2차 접촉보다 시기가 늦춰진 점은 양측이 좋은 답안지를 작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 金대통령 4·19 40돌 기념사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9일 수유리 4·19 국립묘지에서 열린 ‘제 40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국민의 정부는 4·19혁명의 숭고한 정신을실천하기 위해 자유 인권 정의의 실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또 “정치참여 확대와 인권 신장,합법적 집회와 시위의 보장,시민사회의 역할 증대 등을 통해 아름다운 민주주의 꽃을 피워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화적 정권교체는 4·19로 시작된 민주화 대장정의 과정으로 4·19정신의맥을 잇고 있다는 의미다.김대통령이 헌화와 분향만을 했던 98,99년과 달리기념식에 참석,처음으로 기념사를 낭독한 것도 이러한 의지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특히 지난해 11월17일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순국선열 추모제전에 참석한 이래 올해들어서만도 2·28 대구학생의거,3·15 마산의거 기념식 참석과 연관시켜 볼 때 김대통령의 향후 의지를 읽게 하는 대목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김대통령이 기념사에서 “세계는 지금 거대한 격변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중차대한 국가적·민족적기로에서 우리가 살 길은 국정의지속적인 개혁과 발전 뿐”이라고 강조한 부분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는 여야가 협력해 국정을 안정시키고 미래지향적인 정치를 펼치라는 것”이라며 정치개혁과 참여민주주의 발전 등을 거듭 다짐한대목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않고서는 사회정의도,국민통합도 기약할수 없다”면서 “이러한 개혁의 막중한 과업을 임기중에 기필코 이룩하겠다”는 약속으로 4·19 정신을 기렸다.김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4·19 관련단체 관계자들을 연무관으로 초청,다과를 베풀고 위로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4·19’ 40돌 與野표정

    4·19혁명 40주년인 19일 여야 지도부는 잇따라 수유리 4·19 국립묘지를참배하고 ‘4·19정신’을 기렸다.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는 이날 오전 이인제(李仁濟)전 선대위원장,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박상천(朴相千)총무 등 당직자 100여명과 함께 4·19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4월혁명이 제시한 자주,민주,평화의통일원칙은 국민의 정부가 추진하는 햇볕정책의 기조가 되어 남북 정상회담을 맞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도 오전 김덕룡(金德龍)부총재,맹형규(孟亨奎)총재비서실장 등 당직자 100여명과 함께 수유리 4·19기념탑을 찾았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현 정권은 3권 분립,대통령직과 여당 총재직 분리 등 민주화를 위한 권력구조 개편을 시행해 4·19혁명정신에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도 당직자 50여명과 함께 4·19묘역을 찾아 헌화,분향했다.김학원(金學元)대변인은 “정치권은 독선과 독주의 정치를 청산하고 상생의 정치를 회복함으로써 권력의 오만을 심판한 4·19 영령의 숭고한뜻을 역사 속에 심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민주화운동 1세대로 60세 안팎인 4·19세대는 정치권 내에서 갈수록입지가 줄어들고 있다.특히 이번 총선에서 일부 4·19세대 정치인은 30·40대 후진에게 속속 밀려나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한나라당 이우재(李佑宰)부총재는 30대인 민주당 장성민(張誠珉)전 청와대상황실장에게 배지를 내줬다.한나라당 이세기(李世基)의원은 386세대인 민주당 임종석(任鍾晳)후보에게,한나라당 김중위(金重緯)의원은 50대 초반 민주화투사 출신인 민주당 심재권(沈在權)후보에게 각각 지역구를 내줘 5선 고지도전에 실패했다. 민주국민당 이기택(李基澤)최고위원은 부산시의원 출신으로 40대인 한나라당 권태망(權泰望)후보에게 2만여표 차이로 패배했다. 그나마 민주당 김원길(金元吉)·한나라당 박명환(朴明煥)·신경식(辛卿植)의원 등이 총선에서 살아남아 4·19세대의 정치적 명맥을 이었다. 박찬구 김성수기자 ckpark@
  • 4·13 이후/ 민주당‘한나라당 움직임

    *민주당 움직임. 16대 총선은 ‘안개 정국’을 낳았다.‘야당의 제1당 유지’와 ‘양당(兩黨) 구도 조성’ 등 15대와는 다른 판세를 만들어낸데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모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탓이다. 그러나 정국운영을 주도해야 할 여당으로서는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어떻게든 여소야대(與小野大) 극복에 나설 것’이라는 전제 아래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우선 대두되는 것은 ‘정면 돌파’다.115석을 얻은 민주당이 영입과 흡수등의 방식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자민련 17석과 호남지역 무소속 4석을 흡수,136석을 만든 뒤 어떤 방식으로든 1석을 더 보태면 어려울 것도 없다는 계산이다. 여기에는 선거법 위반으로 다른 당에 당선 박탈자가 나오면 보궐선거 등으로 몇 석 더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이 포함됐다.민국당의 2석이나 한국신당의 1석도 노려볼 만한 흡수대상이라는 생각도 깔려있다. 그러나 이는 너무 숫자에 집착한 분석이라는 반론도 있다.민주당이든 한나라당이든 당장 무리한 의석 확보를 시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민심 이반이 생겨날 수도 있고 오히려 상대당의 내부 결속을 가져올 수도 있다. 민주당은 먼저 국정 흐름을 남북관계 개선이나 경제회생 등 국민의 지지를얻을 수 있는 것들로 유도,야당의 협조를 구하겠다는 생각이다.한나라당도이런 문제로 초반부터 ‘파워 게임’을 벌이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6월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그에 앞서 무리하게 과반 의석을확보하려다 야당을 자극,16대 원 구성문제 등에서부터 정국이 경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일단 높다. 다음으로는 감정의 골이 남아있는 자민련과의 관계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다.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을 간접 지원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인위적인’ 공조로 야당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내주중 우선 친여(與) 무소속의 4명을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런 점에서 본격적 정계 개편 움직임은 당분간 눈에 띄지 않을 것이라는예상이 더 설득력이 있다. 오는 6월 국회 개원을 앞두고서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다.각 당은당분간 민심을 파악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잠복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지운기자 jj@. *한나라당 움직임.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을 유지하게 된 한나라당이 정국의 주도권을 선점(先占)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회창(李會昌)총재가 1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야간 ‘대화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는 ‘자세전환’을 의미한다.지금까지는 당내 기반이 취약한 이총재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여권을 몰아붙이는 등 강공(强攻) 일변도로 나왔으나 앞으로는 사안에 따라타협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총재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회담문제에 대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만날 것”이라고 선수를 치고 나온 것을 보더라도 그렇다.총선에서 제1당의 위치가 흔들렸다면 내놓을 수 없는 ‘제스처’다. 이총재는 “이제 선거가 끝난 만큼 여야는 승패를 떠나 서로 협력해 선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하루빨리 민생으로 달려가야 한다”면서 “김대통령과 여당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큰 정치를 펼친다면 흔쾌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산불문제와 구제역 파동 등 국가적 재난에 대해서는 여야가 힘을 합쳐 대처해야 하며,남북정상회담 문제도 여야간 입장차를 떠나 머리를맞대고 진솔한 대처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협조할 뜻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정치권 일각에서 나돌고 있는 ‘정계개편’을 경계했다.“만약대통령과 여당이 원내 과반수를 확보하기 위해 또 다시 야당 파괴와 인위적정계개편을 시도한다면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의 숭고한 뜻을 배반하는것”이라고 미리 쐐기를 박았다. 이총재가 이처럼 거침없이 나오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총선의 여세를 몰아 다음 달 치러질 조기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재장악하고,차기 대권가도를 향해 달려나가겠다는 복안이다.그는 전당대회와 관련,“이미 총선전에 약속한 대로 일정과 절차를 감안해 빠른 시일내 개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총재측은 전당대회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다.총선에서 기대 이상의 수확을 거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또 공천을 통해 절대 다수의 지구당 위원장을 ‘계파’로 끌어들인 상황이어서 총재 경선을 하더라도 낙승을 자신하고 있다.그렇다고 이총재에 대한 불만이 수그러든 것은 아니다. 당내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총재의 지도력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고,김덕룡(金德龍)부총재나 강재섭(姜在涉) 강삼재(姜三載)의원 등 비주류들도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오풍연기자 po
  • [대한광장] ‘지역감정 쟁점화’ 안된다

    선거언론이 비틀거리고 있다.지역감정이라는 폭탄을 실은 전투기가 선거언론을 맹폭격하자 신문과 방송의 시사 보도가 온통 그 불길에 휩싸이고 흙먼지를 일으켜 국민들의 시야를 가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참정권을 행사할국민들은 이성적 능력을 타고 났지만 지역감정의 맹폭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고강도여서 16대 총선의 투표라는 정치적 의사결정을 앞에 놓고 갈팡질팡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정치에 무관심한 대중들까지 오직 지역문제로만 모아지는 선거판의 선전 선동에 현기증을 느끼다 못해 쓰러질 지경이다.고향의 물과 흙과 공기로 빚어진 인간이기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출신지역에대해 건전한 애착의 표현으로 ‘애향심’을 갖는다.이같은 지역사랑은 숭고하고 이타적이어서 때로는 이 감정이 승화하여 애국심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정서를 과잉 자극하여 득표로 연결하겠다는 계산은 곧 소집단이기주의의 발동이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오늘날 우려할 만한지역대결로 치달아 모든 국민을 흙탕물 패싸움에 끌어들이고 국론마저 사분오열로 찢어놓고 있다.총선이 끝난 후에도 후유증을 남기게 될 이 두려운 일이 이번에는 선거운동 초장부터 정당에 따라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매우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영남정권창출론’이나 ‘영도다리 풍덩론’의 주창자나 추종자들은 당초소속정당의 공천에서 떨어진 사람들인데,이들의 대부분은 시민운동 세력에의해 이제는 물러나야 할 구시대 정치인으로 꼽혀진 바 있다.이들은 시민운동이라는 원심력과 소속정당의 구심력이 상호작용하여 개인으로서는 크나 큰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시민운동진영을 질시하거나 때로 어떤색깔을 칠하려 하지만 그에 앞서 미국의 연방대법원 판사들이 반대했음에도불구하고 케네디 대통령이 선거 때의 정치적 시민운동을 적극 지지했던 선진정치 사례를 알아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런데도 하필이면 자신들이 입은 상처를 선거용 정당의 급조와 지역감정의선동을 통한 지역대결 구도를 통해 치유하려는 것은 본인에게 어떠한이익이돌아갈지 모르겠지만 공동체를 위해서는 불행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 되고 매우 큰 손실을 가져올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객관보도라는 명분으로 선거언론이 능수능란한 미디어 조정능력을 갖고 뉴스만들기에 노련한 이들 정치인을 추수(追隨)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언론이 공익에의 봉사라는 사명을 망각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를 갖게 한다. 미국의 정치언론학자인 에델만은 뉴스가 사회적 리얼리티를 재현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언론이 사건과 뉴스대상이 되는 객체에 대한 신념을 만들고있음을 주목한다.독일의 언론사회학자 노엘르 노이만 교수는 나선형 침묵의학설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를 통해 언론이 선거국면에서 지배적인 여론을 만들 때 그에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그 쟁점에 대해 침묵을 지키려는 속성이 있음을 밝혔다. 접근시각에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두 학자의 이론은 선거시기 언론의 공정성을 강조하는 논거가 될 만하다.또한 이 이론들의 함축된 의미는 언론이 지역감정 선동과 같은 유사사건의 꽁무니를 뒤쫓지 말고 언론의 공통적 지향목표인 중립성,다원성,계도성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된다. 언론기관은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라 보도대상에 대한 가치판단을 통해 정보를 생산하는 사회적 제도인 만큼 흥분을 가라앉히고 또 다시 위기를 맞을지모르는 한국 경제환경을 냉정하게 감시하면서 선거의제를 정책대결로 이끌고사회적 계몽으로 역사발전과 국민통합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지역감정이선거보도의 의제가 되는 한, 충청권의 소지역대결 양상은 물론이고 호남권의싹쓸이도 정치선진화에 제동을 거는 일이 될 뿐이다. 선거언론이 한국민주주의의 미래를 선도하는 정치적 책임을 다시 한번 절감하고 지역감정을 선거쟁점으로 부각시키려는 자들로부터 어서 빨리 독립하기를 바란다. 柳 一 相 건국대교수·언론홍보대학원장
  • 자민련 지구당대회

    자민련이 중부권 공략에 나섰다.‘안보벨트’를 중심축으로 설정했다.접경지역인 경기 북부로부터 수원,오산·화성,평택 등으로 확산을 꾀하고 있다. 강원도까지 북상(北上)은 물론이다. 29일 이한동(李漢東)총재의 연천·포천지구당 개편대회를 총선 출정식으로삼았다.안보론으로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이총재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 분명히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고 천명했다.김대통령의 ‘공조유지 발언’에는 “공동정부니 공조니 하는 말은 자민련 사전에 영구히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또 ‘왕건론’을 들어 ‘중부권 대망론(大望論)’으로 이어갔다.이총재는“우리 고장은 신라와 후백제간의 지역감정의 극한대립을 포용하여 고려를창건한 태조 왕건의 숭고한 얼이 살아 숨쉬는 고장”이라고 상기했다.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색깔론’까지 제기하면서 민주당측을 겨냥했다.먼저 “개혁이라고 하면서 밤에 잠을 못자게 뒤흔들고 있다”고 개혁방법론에 이의를 제기했다.시민단체들의 낙천·낙선운동에 대해서는 “남을 끄집어내려야만 성미가 풀리는 사람이 있다”고 꼬집었다.또 “뻘건 띠를 두르고다니는 사람이 있는데 국회에 보내서는 나라가 결딴난다”며 일부 운동권 출신들을 공천한 민주당과 한나라당측을 공격했다. 자민련은 대대적인 세몰이를 시도했다.행사장인 포천 종합체육관에는 3,000여명이 모였다.충청권 의원들은 지역구를 잠시 뒤로 하고 거들었다.서울의백남치(白南治·노원갑)·노승우(盧承禹·동대문갑)·이상현(李相賢·관악갑),경기의 이택석(李澤錫·고양갑)·김일주(金日柱·안양만안)의원 등 중부권에서 대거 참석했다.중부권 원외(院外)후보들도 40여명 가세했다. 포천 박대출기자 dcpark@
  • 군가산점 폐지 탈락자들 인터넷 통해 대응

    군필 가산점제도가 폐지된 지 두달여가 지나도록 ‘생존권’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끊이지 않고 있다.특히 인터넷을 통한 논쟁은 식을줄 모른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곳은 ‘제대군인의 정당한 평가와 역차별을 폐지하기 위한 모임’인 ‘싸우’(www.ssaw.co.kr).18일까지 9만여명이방문했고,회원도 300여명에 이른다. 이 사이트의 특징은 오로지 군필가산점에 관련된 주장만을 담고 있다는 것. 또한 여성에 대한 사이버테러가 아님을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징병제를 반대하거나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등의 주장 역시 거부하고 있다. 가산점에 대한 네티즌의 의견을 모은 ‘토론방’에는 군필자의 처지에서 볼때 ‘눈물나게 옳은 말’만 올라와 있다.‘난 이땅에 태어난 것이 부끄럽다’는 제목의 글을 올린 강모씨는 글 속에서 “군대 제대 후 복학생,늙은이라해도 난 숭고한 병역의 의무를 마친 것이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나의 희생에대해 조금도 고맙게 생각하지 않는 사회가 난 부끄럽다”고 말했다. 분을 삭이는 곳인 ‘해우소’코너에는 “이제 이 부끄러운 군번을 반납하고 싶다”(포비병장)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힘을 한곳으로 모으지 않으면 안된다.TV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문제를 다시 부각시켜야 한다”는 행동론도 보인다. 이밖에도 가산점 폐지로 불합격한 이들의 사례를 모은 ‘피해상황실’을 만들어 군필 가산점 부활 운동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이트 운영자 박모씨(23)는 “‘싸우’는 군필 가산점 사수를 위해 싸우는 모든 분들을 위해 만들었다”면서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군필 가산점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가산점 폐지로 올해 교원임용고시에서 불합격의 쓴잔을 마신 이모씨(31·경기 중등임용시험 탈락) 등 10여명은 최근 ‘교원임용시험 군가산점 구제 대책위’를 구성하고 행정심판을 제기하기로 했다. 이씨는 “인터넷을 통해 만난 수험생 100여명과 조만간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면서 “이들과 함께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
  • 장관 10명의 애독서

    새 밀레니엄을 맞아 사회의 각 분야마다 새로운 실천을 위한 첫발을 힘차게 내딛고 있다.사회전반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각 부처 장관들의 관심 영역은 어느 때보다 궁금증을 끈다.급변하는 지식·정보화시대를 이들은 어떤 마음자세로 맞으려 하고 있을까.이를 알아보기 위해 대한매일은 주요 장관으로부터 애독하는 책을 추천받았다. ?미래의 결단(Managing in a Time of Great Change)(피터 드러커) 미국 일본 등 거대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될 것인지를 예측하고 있다.정부 재창조의 방향도 암시해,21세기의 지도계층에게 유익한 지침서라 할만하다.[강봉균 재정경제부장관]?팡세(파스칼)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로 알려진 팡세는 모순에 차있는있는 존재의 불완전성의 심연을 성서의 입장에서 해명하면서 그리스도의진리를 변증론적으로 탐구해 낸 명상록이다.이 책은 나의 인생고뇌에 대해많은 깨달음을 주었을뿐 아니라 그후 인생 역정에서 사고의 지침이 됐다. [홍순영 외교통상부장관]?목민심서(정약용) 목민관이 갖춰야 하는 덕목을 잘 알려준다.부패가 극에달했던 조선후기 사회의 정치상황과 민생문제를 수령의 책무와 결부시켜 고발하고 있다.국민이 재난을 당했을때의 공직자 처신에 대해서도 말한다.행정을 수행하다가 답답하거나 부하직원들에 대한 지침을 내릴 때 이 책을 펼친다.[김정길 법무부장관]?처칠에게서 배우는 리더쉽(스티븐 헤이워드) 영국수상이었던 처칠의 리더십을 통해 리더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리더의 기본적 자질과 조건을 경험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최고 경영자나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공직자의 대민관계 리더십이 한층 높게 요청되는 요즘 공직자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김기재 행정자치부장관]?메가 챌린지(한존 나이스비트) 지식기반사회의 변모하는 모습을 문화 경제 정치 등 3분야에 걸쳐 전망한다.새 시대의 주역은 아이디어와 호기심을 갖춘 개인이며,정보통신의 발달은 개인의 능력이 최대한 활용되는 새로운 민주사회를 만든다고 주장한다.미래사회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한다.[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다라면’(류시화) 인생을 되돌아 보면서 여생을 비춰볼 수 있도록 돕는 잠언시집이다.인생을 새로 설계하거나 결심을굳히는데도 좋은 명약이 된다.“난 당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걸 보았어요.그래서 난 때로는 인생이라는 것이 힘들며,우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님을알았어요”란 잠언시를 읊으며 삶의 지향(志向)이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을가다듬어 본다.[김성훈 농림부장관]?What will be (마이클 더투조스) 사이버의 새로운 세계로 독자를 안내하는 미래서.저자는 사이버 시대를 맞아 국가와 개인,기업이 각각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제시한다.또 미리 준비한 자와 준비하지 못한 자가 각각 가진 자와 못가진 자로 판가름날 것이라고 경고한다.[남궁석 정보통신부장관]?제3의 길(앤서니 기든스) 사회주의의 경직성과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극복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좌·우 이념의 대립을 겪고 남북분단이라는특수상황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의미가 깊다.모든 국민이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는 복지국가의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정방향을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차흥봉 보건복지부장관]?독일 국민에게 고함(요한 고트리프 피히테) 숭고한 인류애와 투철한 역사관,확고한 민족의식에 바탕을 둔 저자의 강론과 절규는 마음에 안정을 주고용기도 불어넣어 준다.나라의 어려움을 방관하는 지식인의 허물을 꾸짖으며개인이나 집단의 이기심이 나라를 망친다는 경고도 새겨들어야 하는 경구다. [서정욱 과학기술부장관]?싯달타(헤르만 헤세) 싯달타(석가)가 구도자 시절 거친 세상을 헤매면서반성과 사유를 통해 득도(得道)해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또 서양 물질문명에 대한 동양 정신세계의 중요성도 강조한다.이 책은 청소년이던 나에게 인생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슬기롭게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쳐 줬고,아직도 그때준 감동을 잊을 수 없다.[이건춘 건설교통부장관]정기홍기자 hong@
  • TV드라마 ‘날마다 짜증’

    사람이란 다면적이어서 고매하고 숭고한 것을 보면 고양되기도 하지만 유치하거나 통속적인 것에도 그런줄 뻔히 알면서 빨려들어간다.그런 심리를 겨냥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오히려 홍보효과를 높이려는 ‘역마케팅전략’같은 것도 나오곤 한다. 최근 공중파 드라마들을 보노라면 이런 역마케팅이 바야흐로 창궐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평범하지만 훈훈한 보통사람들의 삶은 찾아보기 힘들고 온통 비정상적 상황설정,몰지각한 인물들이 엮어가는 파행적 관계들,억지스럽고 오버하는 연기들로 아침부터 밤까지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SBS 밤시간대 월화드라마 ‘맛을 보여드립니다’는 시청자 상식을 어디까지우롱할수 있는지 시험해보기로 작심이라도 한 듯한 경우.종잡을수 없는 인물에 그로테스크한 해프닝들이 꼬리를 문다.아들 못 낳는다고 엄마와 네딸을소박놓은 아버지가 20년이 흐른뒤 배다른 아들을 데리고 나타났는데 여자들은 집안에 남자가 기둥이라며 흔쾌히 안방을 내준다. 저녁시간대는 어떤가.MBC 일일극 ‘날마다 행복해’의 과부댁은 딸 둘을 둔주인집에 자기네도 딸뿐이라고 속이고 세살러 들어왔건만 사기계약으로 쫓겨나기는 커녕 아들 둔 유세에 기세등등이다. 아침시간대라고 안전지대는 아니다.중년 유부남이 20대 대학후배와 사랑에빠진다는 기둥줄거리로 초반부터 의혹의 눈초리를 샀던 MBC ‘아름다운 선택’은 등장인물들을 이리저리 가지쳐가며 설득력없는 연장전을 계속하고 있다. 이 드라마들이 모두 시청률 효자 종목이라는 점은 부인할수 없다.30%를 넘나드는 ‘날마다…’,20% 후반대의 ‘맛을…’은 물론,10% 후반대의 ‘…선택’도 아침프로로서는 선전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싸게 산 것은 꼭 그만한 댓가를 치르기 마련이다.시청률도 마찬가지다.저질 취미에 호소하는 드라마는 올라가는 시청률 만큼 거세지는 네티즌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나름대로 뭔가 귀기울여볼만한 말을 지녔기에 사랑받았던 ‘장미와 콩나물’,‘마지막 전쟁’,‘사랑해 당신을’,‘국희’ 등 ‘고품격’ 인기드라마가 그리워진다. 손정숙기자
  • [외언내언] 아름다운 布施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한 사람이 탈출했다.분노한 나치 수용소장은 그 탈출자 대신 유대인 10명을 무작위로 뽑아 아사형(餓死刑)에 처하기로 했다.재수없게 뽑힌 사람중 한 명이 불쌍한 마누라와 가엾은 아이들 때문에 자신은죽을 수 없다며 울음을 터뜨렸다.그때 마르고 여윈 한 사내가 수용소장 앞으로 걸어 나가 “저 사람 대신 내가 죽겠소.나는 아내와 아이들이 없으니까”하고 말했다. 이렇게 남을 대신해 수용소 지하 아사감방에 끌려가 죽은 사내의 이름은 막시밀리안 콜베.폴란드인 가톨릭 신부다.처음엔 그를 비웃던 간수들도 죽기직전까지 아사감방에 함께 수감된 사람들을 위로하며 기도하는 그의 담담한시선을 나중엔 마주 쳐다보지 못했다.나치가 패망하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사람이 콜베 신부 이야기를 책으로 써 내면서 그의 “고귀한 희생이 바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었다”고 회상했다.콜베 신부는 영국 성공회의 본산 웨스트민스터 성당이 지난 97년 종파를 초월해 전 세계적으로 뽑은 ‘20세기의성인-순교자’ 10명에 포함됐다. 콜베 신부의이야기에 버금갈 만한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자기희생이 최근우리나라에서도 있었다.전북 남원 승련사의 용봉 스님(29)이 기독교 신자인신부전증 환자에게 신장을 기증했고 신장 기증을 받은 환자의 남편은 자신의 신장을 또 다른 환자에게 기증하는 릴레이 장기이식 수술이 지난 17일 이루어졌다. 타인의 생명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이 릴레이 장기이식은 불신과 증오와 이기심이 만연한 사회에 사랑의 불씨를 점화시킨 생명의 보시(布施)인 셈이다. 이런 생명 나누기 릴레이가 있기에 세상은 그래도 살 만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 생명 나누기 릴레이가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은 장기 기증자가 스님이었고 그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가 기독교 신자이기 때문인 듯싶다.우리사회에 종교간의 벽이 그만큼 높다는 이야기다.초등학교에 세워진 단군상이신앙의 대상인가 아닌가 시비가 붙어 목이 잘려 나가고,불교 사찰에 타종교광신도의 소행으로 보이는 의문의 방화가 잇따르는 현실을 반영하는 반응이다. 그러나 용봉 스님은 “모든 만물의 이치가 인연을 따라 서로 돕고 사는 것인데 하물며 생명을 살리는 데 종교의 벽이 있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한다.어리석은 중생을 질타하는 일갈(一喝)로 들린다.유태교와 가톨릭 사이의 벽도 높지만 콜베 신부는 예수의 사랑을 실천했고 용봉 스님은 불교와 기독교의 벽을 넘어 부처의 자비를 실천했다.두 종교인이 실천한 숭고한 자기희생을 모든 사람이 그대로 따라하기는 어렵겠지만 ‘옷 로비’ 사건이 보여주는 것 같은 이기적이고 추악한 종교인의 모습은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으면좋겠다. [任英淑 논설위원 ysi@]
  • [미술] ‘삶과 신앙’ 최홍록 조각전

    중견 조각가 최홍록 개인전이 24일부터 30일까지 인사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는 오염과 부패로 찌든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을 깊이 반성하고 화합과일치로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자는 것이 전시회 취지라고 말한다.종교적 주제에 어울리게 작품 소재도 깃발,별,선물상자 등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야적소성으로 구워낸 깃발의 의미는 세상의 정화이며 별은 성서의 ‘상처입은 별’로서 천상에 찬란히 빛나는 대신 깨지고 널부러진 모습으로 전락했다.대리석의 선물상자는 물질문명으로 오염된 세상을 뜻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너무 설명적이어서 작가 스스로 숭고와 순수에 속박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지만 자신의 삶과 신앙에 밀접한 조형적 작업으로 내일을 향한희망적인 인간의 의지를 읽게 된다”는 평(유재길 평론가)을 듣는다. 김재영기자 kjykjy@
  • 항일애국 숭고한 넋 추모/ 오늘 60돌 순국선열의 날

    11월17일은 올해로 제정된 지 60년째를 맞는 ‘순국선열의 날’이다.일제하국권회복을 위해 일제와 맞서 싸우다가 순국한 애국선열들을 기리기 위해 임시정부가 1939년 11월21일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제31차 정기회의에서 제정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문서’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이청천·차이석등 6명의 의원이 ‘순국선열기념일’을 제정하자고 제안,원안대로 통과된 것으로 나와 있다.다만 순국선열들을 일일이 기념하는 것은 번거로우니 1년 중 하루를 잡아 공동으로 기념키로 의견을 모으고 11월17일로 정했다. 기념일을 11월17일로 정한 것은 “우리나라가 망한 것은 1910년 8월29일 경술국치이나 합방 발표는 그 형해(形骸)만 남았던 국가의 종국을 고하였을 뿐이요,실은 을사년(1905년) 보호5조약으로 이미 국가의 운명이 결정된 것이니실질적 망국조약이 늑결(勒結)된 11월17일을 순국선열기념일로 정하는 것이마땅하다”는 의정원 문서에 따른 것이다. 한국전쟁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년 유족회나 정부 관련 부처 주관으로 기념식과 추모제전을 거행해왔으며 지난 60년에는 윤보선 대통령이,61년에는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참석했다.97년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이래 올해는 국가원수로는 38년 만에 행사에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다.이날기념식에는 김 대통령을 비롯,3부요인·유족 등 각계 인사들이 대거 기념식에 참석,전국민 차원의 기념행사가 될 전망이다. 정운현기자 jwh59@
  • [대한광장] 죽어야 산다는 진리

    사이비가 아닌 이상 모든 종교의 근본 교리나 가르침은 숭고하고 가치지향적이기 마련이다.그러나 그 종교를 에워싼 소위 종교인들이 본질보다는 표피에 관심을 쏟는 행태를 타락 혹은 세속화라고 지칭한다.세속화의 외형은 물량화라든지 배금주의화라는 것으로 드러나게 된다. 더욱 치졸한 외형은 맞붙어서 육박전을 치른다든지,각목을 휘두른다든지,깨진 병을 던지는 따위의 행동으로 나타난다.그 종교를 시작한 교주로선 통탄할 일이고 가슴칠 일이다. 그래서 뜻있는 사람들은 개혁을 외치고 정화를 강조하기도 한다.그러나 의를 이루고 진리의 빛을 발하려면 촛불처럼 녹아내려 죽고 없어지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원리를 따라야 한다. 나 살기 위해 너를 죽이는 것은 살인이고 타살이다.그러나 내가 죽어 너를살리는 것은 순교이고 순국이다. ‘마누라 죽이기’라는 코믹영화 장면이 떠오른다.꼴보기 싫은 마누라를 죽이기 위해 남편은 전문킬러를 고용하는가 하면,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한다.뒤질세라 아내도 남편을 죽이기 위해 가능한 기지와 수단을 총동원해 너 죽이기 전쟁을 벌인다는 것이다.영화의 진행은 코믹스럽다 치더라도 상황의 설정은 소름이 끼친다.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라는 느낌이 들어 속이 편치 않다. 서로를 죽이겠다고 악 쓰고 꾀를 동원하다 보면 결국 공멸의 종점에 이르기 마련이다.‘나 살고 너 죽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망하고 함께 죽고 만다.예수의 ‘죽음’으로 인류가 구원받는다는 것은 성서의 가르침이고 ‘공자가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것은 김경일씨의 강변이다.그리고 ‘무아’에 들어서야 ‘해탈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은 부처의 가르침이다.성현들의 가르침을 한데 모으면 ‘죽어야 산다’는 것이다. 필자의 서가 벽에는 서예가 장전 선생이 써준 족자 한폭이 걸려있다.‘아생교회사 아사교회생(我生敎會死,我死敎會生)’이라는 족자이다.그 뜻은 ‘내가 살면 교회가 죽고 내가 죽으면 교회가 산다’는 것이다.이것은 위대하고도 변치 않는 진리이다. 이 원리는 정치 경제 교육 문화 예술을 통틀어 적용돼야 한다.그런데 요즘세상꼴은 세기말적 투쟁과 갈등으로만 치닫고있다.상대편이나 상대당이 초토화돼야 내가 산다는 논리와 가치관으로 너 죽이기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그리고 그 꼴을 바라보는 소시민들은 역겹고 하품 난다. 움베르토 에코는 ‘진실을,오로지 진실만을 말하는 방법’이란 칼럼에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종합하고 단순화하기 위해,또는 일을 더욱 빨리 진행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하며 때론 악의를 품고 더러는 확고한 신념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그리고 바로 이 신념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가장 비극적이다’라고 했다. 나 살기 위해 청문회에서 내뱉는 거짓말들,문건 어쩌고 하며 쏟아내는 거짓말,사주의 거짓말,간부의 거짓말,그리고 우리들의 거짓말….그래서 우리시대는 거짓말 왕국,너 죽이기의 전장으로 피폐되어가고 있다. 남을 죽이고 나 살겠다는 논리나 발상은 내가 사는 방법이 못된다.그 이유는 그 누군가 나를 죽이기 위해 호시탐탐 총구를 겨누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빈부의 격차와 계층 간의 골을 좁히고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일궈나가는 것이다.성큼성큼 다가서는 새 천년 문턱에서 잿밥 싸움에 여념없는 정치인들에게 하고픈얘기가 있다. “치졸하고 꼴사나운 너 죽이기 싸움은 이제 그만 중단하시오.새 천년 맞을준비를 하시오. 국민을 우롱하지 마시오.자신을 내던짐으로써 나라를 지키고살렸던 진정한 애국자들, 지금도 삶의 현장에서 말없이 살신성인의 길을 걷고 있는 살아있는 순교자들과 민초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시오”라고. [朴鍾淳 충신교회 담임목사]
  • [외언내언] ‘국경없는 의사회’

    국제 인도주의 단체인 국경없는 의사회(MSF)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선정됐다.MSF는 세계각지의 분쟁·참변지역에 신속히 들어가 구호활동을 펼침으로써 인도주의를 실현하고 일반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한 것이 수상 배경이다.잘 알려진대로 MSF는 71년 설립이후 체제,종교,문화의 차이에 관계없이 중립(中立),공평(公平),자원(自願)원칙에 입각해서 충실한 구호활동을 벌여온 대표적 비정부기구(NGO)다.의사,간호사 등 45개국 81명의 전문의료진과 2,900여명의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MSF는 설립이후 지금까지 18년간 80여개국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벌여왔다. 지난 88년 이라크가 이란에 화학무기를 사용했을때 가장 먼저 현장에 들어가 의료활동을 했고,그 참상을 국제사회에 알린 것은 큰 업적으로 기록된다. 91년 걸프전때는 무려 60여대의 전세비행기를 동원해 난민7만여명을 구출해세상을 놀라게 했다.또 95년 북한에서 대홍수가 발생했을때 NGO로는 유일하게 의료지원반을 투입하고 100만달러의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기부하면서 구호활동을 벌였다.그러나 지난해 ‘북한은 구호활동도 자유롭지 못한 나라’라는 이유를 들어 철수했다. 그동안 MSF는 전쟁이나 재해로 고통받고 있는 많은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존경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노벨평화상 수상은 당연한 결정으로 본다.특히 지구촌에 버려진 사람들에게 인술(仁術)의 참빛을 봉사로 실천한 업적은 수상의 영광을 더해주고 있다.그리고 MSF는 수상소감에서도 의미있는 교훈과 감동을 보여 주었다.MSF의 제임스 오르빈스키 회장은 수상소감을통해 “우리가 봉사하고 있는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대신해서 노벨평화상을받는 만큼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잊혀진 사람들에 대한 인도주의가 되살아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또“이번 수상이 어떤 측면에서는 인도적인 구호활동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결과도 된다”며 MSF로서는 일종의 위기라고밝힌 것은 숭고한 봉사정신의 참뜻을 일깨워준 대목이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예수그리스도의 박애와 봉사정신을 웅변으로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깊은 진리를 함축하고 있다.작은사회봉사를 침소봉대하고 선전효과를 먼저 생각하는 우리의 얄팍한 세태에서볼때 소중한 교훈을 주기에 충분하다.사회봉사는 남에게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희생함으로써 얻어지는 정신적 행복에 진정한 의미가 있다는것을 음미시켜 주고 있다.그런면에서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국경없는 의사회의 활동은 세계평화에 기여한 어떤 업적보다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장청수 논설위원
  • [대한광장] 위기를 사는 현대의 인간

    얼마전 일본 이바라키현의 한 핵연료 회사에서 사상 최악의 방사능 피폭사고가 일어나 인근 주민 30여만명이 도피해야 하는 사건이 있었고,또 그 사건이 발생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도 월성 원자력발전소의 중수가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나 국민의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원자력 발전으로 생산되는 전기에너지의 반대쪽 그림자가 너무 큰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지난 86년 옛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일어난 방사능 누출사건을 생생하게 기억한다.45년에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수백배나 많은 죽음의 재를 뿌린 이 사고로 수천명이 사망했고,피해자는 수백만명에 이른다고 한다.또 많은 기형아가 태어나 그중 상당수는 사망했고,아직도 체르노빌 원전 주변 지역은 죽음의 땅으로 불리고 있다. 핵에너지의 발견은 금세기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견이라고 평가된다.핵에너지로 인해 인류의 삶의 질이 완연히 변화됐으며,이로 인해 인류가 누리는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의식주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이 가장 고마워해야 할 대상이 핵에너지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현대 인간은 핵에너지 때문에 또 가장 큰 두려움을 갖는다.일본의 상황에서 본 것처럼 방사능 피폭사고로 인근 주민 30여만명이안전한 곳으로 피신해야 했고,월성 원자력발전소의 중수누출 사고가 국민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만들지 않았는가? 뿐만 아니라 오늘날 인류가 큰 두려움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가까운 미래에 있을지도 모를 핵전쟁에 의한 인류의 멸망이라는 것이다.우리는 금세기에 이 세상에 대한 인간의 지배 영역에서 이루어진 전대미문의 거창한 진보가어쩌면 가장 철저하게 인간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이나마 깨달아가면서 위협을 느낀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빚어진 자연환경 오염과 생태계 파괴의 위협이라든가,끊임없이 발생하는 무력충돌의 위협과 원자탄·수소탄·중성자탄,이와 유사한 무기들의 사용으로 자멸할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가 인류를 실존적위협으로 몰아가고 있다.이와 같은 현실에서 우리는 현대의 인간을 실존적인 위기에 처해있는 인간이라고 정의내릴 수도 있겠다. 현대 인간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 거창한 진보를 이뤘지만 그러한 진보가 인간에게는 위협이 돼버리고 말았다는 현실에서 이러한 진보개념은 인간을 거스르는 거대한 불의의 형태로 이 세상에 등장하고 만 것이다.거창한 진보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핵에너지분야뿐 아니라 생명공학 분야는 그야말로 눈부시게 진보하고 있다. 멀지않아 에이즈도 극복될 것이고,인간의 평균수명은 지금보다 훨씬 더 길어질 것이다.공상과학소설 속의 복제인간도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현실의 인간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질병이 전혀 없는 인간,유전적인 결함을 제거하고 태어나는 인간,나아가 어떤 특수목적을 위한 맞춤 인간도 가능할지 모른다.그러나 과연 그러한 현실이 인류에게 참된 축복이 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매우 회의적이다.온 인류가 축복과 혜택이라고 굳게 믿어왔던 핵에너지가 인류에게 위협이나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지않은 현실이 아닌가? 과학기술의 발전이 진실로 인간의 것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인간존중의 숭고한 사상이 기초가 돼야 한다.인간을 소외시키지 않고 위협하지 않으며,어떤 것보다도 인간 생명을 존중하는 한에서의 발전이어야 할 것이다.그렇지않을 때 인류는 자기 자신의 온갖 재능과 창의력을 쏟아 이룩해 놓은 업적에위협받고 파멸될 수도 있을 것이다. [李東益 가톨릭대 교수·윤리신학]
  • [사설] 상록수부대에 성원을

    동티모르 파병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우리 국군이 유엔 다국적군일원으로서 동티모르의 치안유지와 주민보호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국방부는 29일 전투병력과 의료·공병·통신 등 지원요원 419명으로 상록수부대를 창설,다음달 초 현지로 파견한다.우리 군은 지난 93년 이후 앙골라와 소말리아 등지에서 유엔의 평화유지활동(PKO)에 6차례나 참여했지만 전투병력의 해외파병은 월남전 이후 34년 만이다. 국군의 동티모르 파병은 충분한 명분과 의의가 있다.민주주의와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범세계적인 노력에 동참하는 것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당연한 책무라 할 것이며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에도 걸맞은 일이다.더구나 6·25전쟁 당시 유엔의 도움을 받은 우리로서 은혜를 갚는다는 의미도 있다.독립을바라는 다수의 주민들이 이를 반대하는 민병대에 의해 무참히 학살되고 있는 동티모르사태를 수습하고 민주주의와 독립을 돕는 것은 그 자체로서 가치있는 일이기도 하다.전투를 목적으로 했던 월남전 파병과는 성격과 차원이본질적으로 다르다 하겠다.동티모르 상황은 지금 대단히 불안하고 복잡하다.유엔 다국적군의 임무가치안유지와 주민보호라하더라도 상당한 위험과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무장한 민병대원들과의 충돌이 우려되며 교전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어떤 어려운 사태에서도 희생 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철저한 교육·훈련과 만반의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인도네시아와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해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며 그들의 민족감정을 자극해서도 안될 것이다.특히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들을 어렵게 만드는 사태는 경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상록수부대의 활동은 치안유지와 주민보호라는 기본 임무를충실히 수행하고 최소한의 자위행위에 국한해야 할 것이다.학살과 굶주림의공포에 시달려온 동티모르 주민들에게 따뜻한 인류애와 희망을 심어주는 것도 상록수부대가 해야 할 주요한 임무의 하나이다. 국회의 파병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비록 야당이 반대하긴 했지만 이는 전투병력의 파병으로 국익에 손실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이었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그러나 이제 파병이 결정된 이상 야당도 우리 군대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해서 국제적인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초당적인 지원과배려를 다 해야 할 것이다.국민들의 적극적인 성원도 필요하다.상록수부대는 한국을 대표해서 국제평화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분쟁지역으로 떠난다.그들이 숭고한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국위를 높일수 있게끔 뒷받침하는것은 국민의 몫이자 도리라 할 것이다.상록수부대의 활약과 성공적인 임무수행을 빈다.
  • [발언대] ‘인천상륙’ 참전 在日학도군 조국애 본받자

    15일은 49년 전 UN군 사령관 맥아더장군의 지휘로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된날이었다.인천상륙작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면서 작전부대 속에 재일 학도의용군이 참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근세 최초의 조국수호전쟁에 자진 참여해 세계 전사를 찬란하게 장식한 재일학도의용군의 용맹성과 애국정신에 대해 무심히 지나치고 있음은 애석한일이다.재일학도의용군은 6·25가 발발하자 일본에 거주하던 거류민단산하청년과 학도 642명이 의용대를 조직하여 조국의 위기를 구하고자 분연히 일어선 것이다. 이들의 구국충정은 1967년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 해외유학생들의 전쟁참여보다도 17년이나 앞선 값진 것으로 높은 희생정신과 조국애는 개인주의가만연하고 애국심이 희박해져가는 요즘 세대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리라 생각한다.병역의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누가 요청한 것도 아니었지만 이들은 스스로 가정과 직장을 버리고 학업을 중단한 채 조국의 전선으로 달려왔던 것이다. 지금도 기회가 주어지면 갖가지 명목으로 병역을 기피하려는 일부계층의 부조리를 볼 때 이들의 숭고한 참전정신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이들은 인천상륙작전을 시작으로 수많은 전투에 참가하여 혁혁한 전공을 세웠으며 이 와중에서 135명의 귀중한 목숨이 조국의 산하에 잠들었다.이들 가운데 265명은 임무를 수행하고 일본으로 돌아갔으나 52년 미·일 샌프란시스코협약에 따라 주권을 되찾은 일본정부의 재입국 거부로 242명은 가족과 헤어진 채 50여년 동안 긍지 하나로 살아오고 있다. 오늘도 노병들은 재일학도의용군 동지회를 조직,49년 전 조국의 전선에 자진참여한 숭고한 애국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그 일환으로 매년 9월 말경 인천 수봉공원에 세워진 재일 학도의용군 참전기념탑 앞에서 6·25참전 기념행사를 거행해 뜻을 기리고 있다.이제 우리는 충용스런 얼이 서린 참전기념탑 앞에서 옷깃을 여미고 뜨거운 조국애로 뭉쳐진 이들의정신을 가슴깊이 새기면서 우리가 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하겠다. 황주극[국가보훈처 단체지원과 행정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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