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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캔맥’에 육포~ 아껴 씹는 재미 혼술족 입호강

    ‘캔맥’에 육포~ 아껴 씹는 재미 혼술족 입호강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마시는 맥주 한 캔은 이제 너무도 친숙한 일상이 됐다. 맥주에 육포는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최고급 안주 중 하나다. 마른 오징어나 쥐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탓에 조금씩 아껴 먹는 재미(?)가 있는 육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생각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육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내가 먹는 육포가 소고기가 맞긴 한 걸까?’, ‘제조 과정에서 다른 식품이 첨가되는 건 아닐까?’, ‘위생은?’ 그래서 직접 확인해 봤다. 국내 간장시장 1위 업체 샘표가 2010년부터 가동하고 있는 충북 영동군에 위치한 육포 공장을 찾았다. 공장을 찾은 지난 24일 차가운 초겨울의 칼바람이 불었지만 육포를 말리는 건조실에서는 뜨거운 훈풍이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샘표의 육포 공장 생산라인 작업자들은 공장에 들어가기 전에 꼭 들르는 곳이 있다. 화장실이다. 육포 공장 내부에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이다. 육포 공장에 근무하는 오현우 샘표 영동생산2팀장은 “육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위생인데 작업 중간에 화장실에 다녀오게 되면 위생상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혹시 작업 중에 화장실을 가고 싶으면 작업복을 다시 갈아입고 나가 밖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한 뒤 다시 처음부터 작업복을 갈아입고 에어샤워를 마친 뒤에야 라인에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육포는 제조 과정 중 특히 건조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화장실을 통해 습기가 들어갈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처음에 공장을 설계할 때부터 화장실을 내부에 넣지 않았다고 오 팀장은 덧붙였다. ●“미생물도 들어갈 수 없는 생산공정” 샘표의 육포 공장에는 2단계의 위생 구역이 있다. 1단계 위생구역은 처음 들어온 원료육을 우리가 먹는 육포 모양으로 건조시키는 과정까지다. 밖에서 입었던 옷을 모두 벗고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뒤 에어샤워를 하고 소독된 장화로 갈아 신어야 들어갈 수 있다. 2단계 위생구역은 마지막 포장 단계다. 포장 과정에서 조그만 이물질이라도 들어가면 수분이 들어 있는 육포의 특성상 포장재질 내에서 제품이 변질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더 엄격한 조건이 요구된다. 1단계의 위생 복장을 입은 상태에서 방진복을 덧입고 에어샤워를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 이생재 샘표 영동 공장장(상무)은 “장류와 달리 육포는 미생물 최소화가 관건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공장 출입을 위해 2~3번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면서 “처음에는 직원들도 불편해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직원들이 조금이라도 하자가 있는 제품을 손수 폐기처분한다”고 말했다. ●8단계 과정 중 기계가 하는 일은 건조뿐 육포는 시작부터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거의 모든 공정이 사람의 손을 거치는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이 공장장은 “처음에는 기계로 하는 자동화 작업도 시도해 봤지만 원료육의 특성이 모두 제각각이고 이를 일정한 크기로 나눠 제품화하는 것은 기계가 사람을 따라갈 수 없어 결국 수작업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영동 공장에서 육포를 만드는 과정은 총 여덟 단계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 단계로 원료육이 들어오면 2단계로 엑스레이를 통해 육류 내부에 불순물이 들어 있지 않은지 검사한다. 호주와 뉴질랜드산 소고기를 수입해 사용하는 샘표는 소의 엉덩이와 뒷다리 부분인 홍두깨 부위만 사용한다. 오 팀장은 “홍두깨 부위가 육질의 결이나 질감이 일정해 육포로 사용하는 데 가장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3단계는 원료육의 지방을 제거하는 ‘정선’ 과정과 우리가 먹는 육포 모양으로 고기를 자르는 ‘슬라이스’ 작업이다. 모두 작업자가 일일이 손으로 지방을 제거하고 일정한 두께로 고기를 자른다. 잘라진 고기는 핏물을 빼내는 ‘제혈’과 간장을 베이스로 한 양념에 담그는 ‘염지’ 과정인 4단계를 거친다. 오 팀장은 “일반적으로 다른 육포 공정에서는 핏물을 제거하지 않고 바로 염지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핏물을 제거하지 않으면 고기의 중량이 조금 늘어나고 육향이 더 배인다는 장점도 있지만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잡내가 없는 깨끗한 맛을 더 선호한다는 판단 아래 중량이 줄고 추가 공정으로 비용이 더 들어도 제혈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양념에 담가진 고기는 육류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섭씨 4도 이하에서 제품에 따라 12~72시간의 숙성 기간을 거친다. 이 과정이 5단계다. 일정 시간 숙성된 고기는 마지막으로 우리가 제품으로 만나는 모양인 넓적하고 긴 모양으로 형태를 잡아 주는 ‘성형’과 건조 과정(6단계)을 거친다. 여기서 비교적 쉽게 도전할 수 있다는 성형 과정을 직접 체험해 봤다. 숙성을 거친 고기를 잘 마를 수 있도록 펴서 길다란 건조대에 하나씩 손으로 거는 작업이었다. 작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르게 고기를 건조대에 걸었지만 옆의 작업자가 네 조각을 걸 동안 겨우 한 조각을 걸었다. 오 팀장은 “하루에 작업자 1명당 30~33kg의 고기를 성형하는 작업을 하니 하루에 400개 이상의 고기를 하나하나 건조대에 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건조 과정서 육질·양념 뱀 등 최적의 맛 결정 마지막 제조단계는 양념에 숙성된 고기를 우리가 먹는 ‘육포’로 만드는 건조 과정이다. 건조기에 들어간 고기는 60도에서 최고 85도까지 3시간에 걸쳐 건조된다. 건조 과정에서 육포의 육질과 양념이 배이는 정도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라고 오 팀장은 설명했다. 오 팀장은 “3시간 동안 분 단위로 온도를 달리해 최적의 맛과 육질을 잡기 위한 건조 작업을 택하고 있다”면서 “뜨거운 공기를 통해 고기를 건조시키는 과정에서 살균 과정도 함께 일어나게 된다”고 말했다.이후 제품이 포장되기 전 다시 한 번 엑스레이를 통해 금속 이물질을 점검(7단계)하고 산소를 제거해 진공효과를 가져오는 탈산소제가 포장재 내부에 제대로 들어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8단계 검사 작업을 거치면 완제품이 나오게 된다. ●성장하는 시장…아이들 간식으로도 인기 국내 육포 시장은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국내 육포 시장은 2014년 750억원에서 지난해 790억원, 올해 9월 누적 기준 860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최근에는 혼자 집에서 술을 즐기는 혼술·집술족(族)들이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육포를 찾는 수요가 더 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술안주뿐 아니라 100% 고기를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아이들용 간식으로 육포를 찾는 수요도 적지 않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육포 시장이 28억 달러(약 3조 4000억원)에 달한다.이 공장장은 “소금이나 후추 등으로 밑간을 하는 미국식 육포와 달리 우리나라 육포는 간장을 기본 양념으로 하기 때문에 더 부드럽고 깊은 맛이 난다”면서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 음식인 간장을 통해 맛을 낸 육포는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장은 “특히 일본 사람들이 우리 육포를 맛본 뒤 박스째 사 갈 정도로 좋아한다”면서 “일본으로 육포가 수출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국내 육포 시장은 샘표의 ‘질러’와 코주부비엔에프의 ‘코주부’가 가장 높은 점유율(지난 9월 기준 질러 25%, 코주부 육포 24%)을 보이고 있다. 이어 동원F&B가 뒤를 쫒고 있으며 기타 중소 업체들이 나머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영동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④맥주가 음식을 만났을 때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④맥주가 음식을 만났을 때

     맥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물론 사람의 입맛이라는 것이 매우 주관적이므로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을테지만, 10명 중 8명은 ‘치킨’이라고 답할 겁니다. ‘치맥(치킨+맥주)’은 한국인의 소울푸드(Soul food) 같은 것이니까요. 실제로 시원한 라거맥주는 청량감이 뛰어나고 깔끔해 후라이드 치킨의 느끼함을 잘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비슷한 이치로 치즈를 듬뿍 얹은 피자와 바삭하게 튀긴 군만두도 라거맥주의 훌륭한 짝궁이죠. 그러나 단지 튀긴 음식이나 느끼한 요리만이 맥주와 환상적인 궁합을 이루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맥주가 ‘라거 맥주’는 아니니까요. 맥주도 음식처럼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의 향과 맛을 내뿜기 때문에 각각의 맥주에 어울리는 안주도 제각각입니다. 특히 최근 크래프트맥주 열풍이 불면서 맥주와 함께 즐기는 음식 또한 기존의 ‘치맥’, ‘피맥(피자+맥주)’ 등을 벗어나 다양한 페어링(pairing)이 시도가 되고, 떠오르고 있는데요. 맥주와 아주 잘 어울리는 의외의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순맥, 순대에 페일에일(Pale ale)맥주 대표적인 것이 ‘순대’입니다. 돼지 창자 속에 고기나 각종 채소, 당면 등을 넣어 삶아 만드는 순대는 묵직하고 영양가 높은 훌륭한 음식이지만 계속 먹다보면 고기 냄새와 기름진 맛에 질릴 때가 있습니다. 이런 순대에 특히 잘 어울리는 맥주가 바로 미국식 페일 에일입니다. 페일 에일은 에일 맥주의 일반적인 스타일로, 볶거나 열을 가하지 않은 맥아를 에일 방식(높은 온도에서 활동하는 효모를 넣어 만드는 방식)으로 발효시킨 맥주를 뜻합니다. 그 중 미국식 페일 에일은 맥주의 쓴맛과 향에 관여하는 홉(hop)의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는데요. 홉의 쌉쌀함과 향미가 순대와 어우러져 느끼한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그렇다고 순대가 맥주 맛의 개성을 헤치는 것도 아니고요. 순대는 페일 에일보다 홉이 더 많이 들어간 인디안페일에일(IPA)과 먹어도 맛있습니다.  홍맥, 홍어와 사워에일(Sour ale)맥주 푹 삭힌 홍어와 사워에일 맥주는 예상치 못한 맛을 선사합니다. 홍어는 특유의 암모니아 향과 시큼하고 쿰쿰한 맛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음식이죠. 그러나 홍어를 좋아한다면 ‘홍어+사워에일’ 조합을 강력추천합니다. 사워에일은 현재 전 세계 크래프트 맥주 씬에서 가장 트렌디한 스타일인데 야생효모나 젖산을 넣고 맥주를 만든 뒤 일정 시간의 숙성 기간을 거치기때문에 시큼한 맛이 납니다. 사워에일을 음식에 비유한다면 묵은지 김치 같은 것이죠. 신기한 건 시큼한 홍어와 시큼한 사워에일을 함께 먹으면 단 맛이 느껴진다는 겁니다. 맥주전문지 비어포스트의 장명재 에디터는 “홍어+사워에일 페어링의 매력은 각각의 음식에서는 날 수 없는 맛이 입 안에서 합쳐지면서 새로운 맛을 낸다는 점”이라며 “다만 사워에일 맥주와 홍어를 먹을 때는 홍어만 단독으로 즐기는 것이 좋다. 사워가 강해서 삼합으로 먹으면 돼지고기 맛이 죽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맥주디저트, 브라우니+스타우트 맥주 순대와 홍어로 배부르게 식사하셨다고요? 디저트로 브라우니와 스타우트 맥주 어떠십니까. 볶아서 어두운 색이 된 맥아를 에일 방식으로 양조하는 스타우트 맥주는 주로 다크초콜릿과 커피 맛이 나는데요. 진한 초콜릿 맛이 일품인 브라우니와 함께 먹으면 초콜릿 맛이 증폭돼 궁극의 ‘카카오 세계’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게스트로 펍 ‘파이루스’의 이인호 대표는 “스타우트와 브라우니는 초콜릿 과 맥주의 커피 뉘앙스, 쌉쌀함이 조화를 이뤄 디저트로 딱”이라며 “펍에서 가끔 페어링 행사를 하는데 스타우트와 브라우니를 디저트로 내면 반응이 좋다”고 말합니다. 또 그는 “스타우트는 브라우니 뿐만 아니라 떡갈비, 산적 등 한국의 간장양념 베이스 음식과도 아주 잘 어울려 식사할 때 곁들여도 좋은 맥주”라고 조언합니다.  맥주가 음식을 만났을때 ‘치맥’만이 진리가 아니듯 맥주에 어울리는 음식을 고르는 일에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 두 가지 페어링 원칙을 기억한다면 맥주 뿐만 아니라 술과 어울리는 음식을 찾는 것이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첫번째, 서로의 맛을 잡아 줄 수 있는 조합입니다. 순대와 페일 에일 맥주, 치킨과 라거 맥주는 각각 느끼함과 쌉쌀함, 느끼함과 청량감으로 반대되는 특징을 지닙니다. 이런 페어링은 맥주와 음식이 물리지 않도록 도와주죠. 두번째, 서로의 맛을 증폭시킬 수 있는 조합입니다. 홍어 혹은 블루치즈와 사워맥주, 스타우트와 브라우니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요. 비슷한 맛이 입 안에서 합쳐져 해당 맛의 진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맥주와 어울리는 나만의 ‘소울푸드’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설리 응급실 찾을 당시 만취상태였다” 손목 부상 ‘무슨 일이?’

    “설리 응급실 찾을 당시 만취상태였다” 손목 부상 ‘무슨 일이?’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설리가 손목 부상으로 응급실에 다녀왔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만취상태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24일 더팩트는 서울대병원 관계자의 말을 빌려 “설리가 이날 새벽 만취상태로 응급실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응급실 치료당시 술냄새가 났다’는 소문이 확인된 것. 항간에 떠도는 ‘자살 기도’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설리가 자살 기도는 아니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설리는 매니저와 동행해 약 30분간 응급처치를 받고 X-레이 촬영을 마친 뒤 귀가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집에서 부주의한 팔 부상이 생겨 새벽에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고 귀가한 상황”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히며 루머를 일축했다. 사진=스포츠서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역도요정 김복주’ 이성경·남주혁, 달달한 케미 ‘꿀 떨어지는 눈빛’

    ‘역도요정 김복주’ 이성경·남주혁, 달달한 케미 ‘꿀 떨어지는 눈빛’

    ‘역도요정 김복주’ 이성경 남주혁이 달달한 케미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에서는 남주혁이 위기에 처한 이성경을 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김복주(이성경 분)는 역도부 친구들과 함께 술을 먹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옆자리 취객들과 시비가 붙게 됐고, 우연히 술을 먹으러 왔던 정준형(남주혁 분)은 이를 목격했다. 역도부가 나간 뒤 정준형은 취객들을 흠씬 때렸다. 이후 보복이 두려웠던 정준형은 김복주를 비롯한 역도부 친구들과 함께 있는 힘껏 달렸다. 이후 무리는 뿔뿔이 흩어졌고, 정준형은 김복주와 둘만 남게 됐다. 정준형이 그 자리에서 나와 자신과 함께 뛴 것을 이상하게 여긴 김복주는 “넌 거기 언제 왔는데? 다 봤냐 혹시? 나 때문에 시비 붙은 거냐?”라고 물었지만 남주혁은 “나 그렇게 의협심 강한 놈 아니야. 오지라퍼(오지랖이 넓은 사람)는 더 아니고”라고 말했다. 사실은 김복주를 지켜주고자 갔던 것이지만 정준형은 자신의 마음을 숨겼다. 정준형의 짝사랑을 눈치 챈 네티즌들은 “눈빛 달달한 것 봐ㅠ 진짜 좋아하나 봐”, “이성경 남주혁 둘 다 너무 사랑스러워”, “연출 너무나 설레는 것” 등 댓글들을 달았다. 한편, MBC ‘역도요정 김복주’는 24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MBC ‘역도요정 김복주’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비루한 충성’이 만연하는 사회/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비루한 충성’이 만연하는 사회/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 고대 사상가 한비(韓非·기원전 280~233년)가 펴낸 ‘한비자’는 ‘제왕학의 전범’으로 불린다. 법가사상을 집대성한 이 책은 전국시대라는 극심한 혼란기에 제왕들이 난세를 평정하고 나라를 통치하는 방법을 명쾌하게 풀어냈다. 한비자의 ‘열 가지 허물’편에는 이런 얘기가 나온다. “예전에 초공왕(楚共王)이 진여공(晉?公)과 언릉(?陵)에서 전쟁을 치렀다. 초나라는 패하고 공왕은 눈을 다쳤다. 전투가 한창일 때 사마(司馬) 자반(子反)이 목이 말라 마실 것을 찾았다. 시종 곡양(谷陽)이 술을 한 잔 가져와 바쳤다. 자반이 말했다. ‘이건 술이 아닌가? 물려라.’ 그러자 곡양이 말했다. ‘술이 아닙니다.’ 이에 그는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자반은 사람됨이 모주꾼이었다. 일단 한 잔 들어가면 끝을 봐야 할 만큼 술을 좋아하는 그는 끝내 취해버렸다. 전쟁은 초나라의 패배로 끝났다. 공왕은 전투를 다시 하려고 자반을 불렀다. 그러나 술이 덜 깬 그가 ‘가슴이 아프다’며 출전이 어렵다는 전갈을 보내왔다. 다급한 공왕은 말을 달려 자반의 막사를 직접 찾았다. 막사 안에 술 냄새가 진동하자 공왕은 말없이 되돌아왔다. 공왕이 말했다. ‘이번 전쟁에서 내가 부상당해 믿을 자는 자반뿐이다. 그런데 그가 저렇게 취한 것은 자반이 초나라의 사직을 망각하고 백성들을 가엾게 여기지 않는 행동이다. 다시 싸울 기력도 없다.‘ 그러고는 군대를 철수시키고 환궁했다. 공왕은 자반의 목을 베어 저잣거리에 내걸었다. 한비는 “곡양이 물 대신에 술을 바친 것은 결코 자반을 미워해서 그런 게 아니다. 그를 충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이다”고 부연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루한 충성’이 ‘바른 충성’을 해쳐 오히려 자반을 죽이고 나라를 망하게 했다고 폄하했다.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는 ‘사일로(Silo) 충성’이라는 말이 회자된다. ‘사일로’는 원래 곡식 및 사료를 저장하는 굴뚝 모양의 창고인 사일로에 빗대어, 조직 부서들이 다른 부서와 담을 쌓고 자기 부서 이익만을 챙기는 것을 일컫는 경영 용어이다. 이를 빌려 백악관 직원들이 대통령이나 국가라는 보다 넓은 범위의 목표에 충성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만 충성하는 정치 용어로 워싱턴 정가에 정착된 것이다. 사일로 충성, 즉 두목의 말이라면 깜빡 죽는 뒷골목 주먹패들의 너절한 충성인 셈이다. 우리 사회에도 비루한 충성이 대로를 활보하고 있다. 국민과 국가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대통령만 바라보며 호시탐탐 반격의 기회만 노리는 집권당 대표와 친박 세력, “(회의나 면담을 통해 대통령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눠보니) 대통령이 오랫동안 공부를 많이 해서 너무 많이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자주 있었는데, 대통령이 너무 많이 알면 국정이 일방적으로 경직되기 쉽다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며 호위무사로 자처한 직전 총리, 대권욕에 눈먼 나머지 사안별로 자기에 유리한 쪽으로만 해석해 줏대 없이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대선 잠룡들, 최고 권력에 빌붙어 가이드라인에 맞춰 사명감 없는 수사로 일관하는 검찰이 바로 이들이다. 220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런 군상들이 활개치고 다니는 걸 보니 ‘역사가 발전한다’는 말은 이제 믿지 않는다. khkim@seoul.co.kr
  • [말빛 발견]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을 덧붙이는 ‘강-’

    술은 좋아해도 안주는 싫어하는 술꾼들도 있다. 저녁 시간이어도 이 술꾼들은 술이면 족하지 밥이나 안주에는 관심이 없다. 추측해 보건대 그들이 안주를 먹지 않는 이유는 온전히 술맛을 느끼는 게 좋아서일 수 있다. 아니면 안주가 주는 텁텁함 같은 게 싫어서일 수도 있겠다. 그러고 보면 막걸리를 마실 때보다 소주를 마실 때 안주를 먹지 않는 이들이 더 있었던 것 같다. 소주는 막걸리보다 쓰고 독해서 더 안주를 찾게 되는데, 그들은 안주보다 술에 관심을 더 둔다. 이렇게 ‘깡소주’를 마시는 이들은 뭔가 괜히 독해 보이기도 한다. 안주 없이 마시는 소주를 더 강하게 표현하고 싶어서였을까. 독해 보인다는 의미를 세게 담아내고 싶어서였을까. 본래 ‘강소주’였던 말인데, 지금은 대부분 ‘깡소주’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현재도 규범에 맞는 표기는 ‘강소주’다. 이때 ‘강-’은 ‘강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것만으로 된’,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이라는 뜻이다. 순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니, ‘강한’ 것과 통할 수도 있겠다. 이 ‘강-’이 붙었으니 ‘강소주’는 ‘안주 없이 먹는 소주’를 가리키는 말이 됐다. ‘강추위’의 ‘강-’도 ‘강소주’의 ‘강-’과 같은 의미를 덧붙인다. 이때의 ‘강추위’는 바로 짐작되는 ‘추위’가 아니다. ‘눈이 오고 매운바람이 부는 심한 추위’를 뜻하지 않는다. ‘눈도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으면서 몹시 매운 추위’를 가리킨다. 요즘이야 눈이나 바람이 있다는 ‘강(强)추위’가 주로 쓰이지만, 예전에는 ‘순수한’ 추위만 있었다. 이경우 어문팀장 wlee@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30>TBWA코리아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대표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30>TBWA코리아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대표

    야구선수의 타율이나 방어율과 비슷한 지표가 광고인들에게도 있다. 기업들이 어느 광고 대행사에 자사 광고를 맡길지를 정하는 경쟁입찰에서 얼마만큼의 수주를 해내느냐가 그것이다. 통상 2할5푼(4회 입찰해 1회 수주) 정도가 광고업계의 평균인데 박웅현 대표는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10건의 입찰에 참여해서 9건을 수주한 해도 있었다. 그에게 광고를 맡기면 다른 곳보다 확실한 결과를 낸다는 것을 광고주들이 두루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제일기획에서 17년을 보낸 뒤 글로벌 광고회사 TBWA코리아로 옮겨 2014년부터 크리에이티브 대표(CCO)를 맡고 있다. 광고만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콘텐츠를 책, 다큐멘터리, 공연 등 다양한 틀에 접목 해보는 실험가이기도 하다. 그의 ‘책은 도끼다’와 ‘여덟 단어’가 요즘 출판계에서 보기 드물게 각각 ‘100쇄’를 돌파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해졌다. ▲1961년 경기 동두천 출생 ▲돈암초, 용호중, 배재고,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뉴욕대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 ▲제일기획(1987년), TBWA코리아 제작 전문임원(2004년) ▲칸국제광고제 심사위원, 아시아퍼시픽광고제 심사위원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 ‘다시, 책은 도끼다’ 등 저술 그에게 명함 뒷면은 하얀 도화지다. 줄이 쳐져 있지 않은 작은 공책이다. 그때그때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일들을 글자나 그림으로 새겨 넣는다. ‘진심이 짓는다’와 같은 광고 카피가 그곳을 채운 적도 있었고, ‘돈키호테’의 이미지가 거기를 다녀간 적도 있었다. 지금은 ‘망치’란 두 글자가 빨간색 해머와 함께 그려져 있다. 2014년부터 젊은이들의 꿈과 창의력을 키워 주기 위해 진행해 온 강연 프로젝트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 ‘세상을 두드리는 작은 망치질’의 의미를 소리 높여 말해 주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박웅현(55) TBWA코리아 크리에이티브 대표를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1993년 가을 어느 날. 우리는 오디션 경연장에 선 가수 지망생 같은 심정으로 앞에 앉은 사람들의 표정을 살폈다. 제일모직 의류 브랜드 ‘빈폴’의 TV CF 최종 시안 발표를 조금 전에 막 끝낸 참이었다. 우리 앞의 그들은 우리에게 CF 제작을 의뢰한 제일모직 간부들이었다. 몇 달을 고민한 결과를 쏟아낸 우리는 그들이 ‘OK’ 사인을 내주기만을 숨죽여 기다렸다. 당시 제일모직은 커져 가는 고급 캐주얼 시장에 자체 브랜드 ‘빈폴’을 내놓았지만 ‘폴로’, ‘라코스테’ 같은 외국 회사들에 밀려 고전하고 있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라는 메인 카피를 배우 한석규의 목소리에 담아낸 영상이 끝났지만, 그들은 한참을 팔짱만 끼고 있었다. 얼마 후 한 임원이 입을 열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에 들어와서 뭐가 어쨌다는거요?” 아, 우리가 만용을 부린 걸까. 사실 광고주들이 처음부터 일관되게 요구했던 카피가 있긴 했다. 브랜드의 슬로건이 ‘도심 속의 자연주의’이니 그 표현을 그대로 광고에도 살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 카피로는 소비자들에게 아무것도 전달할 수 없을 게 뻔했다. 나는 ‘라코스테’의 악어나 ‘폴로’의 말(馬)과 같은 ‘빈폴’의 자전거에 주목했다.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오잖아요. 사랑하는 여인의 가슴에 붙은 상징 또한 오래도록 기억에 남지 않을까요.” -차가운 반응 속에 시안 발표 자리가 파하려는데, 한 임원이 불쑥 제안을 했다. “40~50대인 우리들이 빈폴의 주요 타깃 고객층은 아니잖아요. 20, 30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들어봅시다.” 잠시 후 제일모직의 젊은 여직원들이 불려왔고, 상황은 그걸로 끝이었다. 빈폴은 우리가 제작한 CF를 기점으로 소비자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하지만 광고를 잘 만들어서 브랜드가 떴다고 말해 주는 광고주는 없다. 자신들이 브랜드 콘셉트를 잘 잡고 제품을 잘 만들어서 그렇다고 말할 뿐이다. 반대로 제품이 뜨지 않으면 광고주들은 “광고를 못 만들었기 때문”이라 탓을 돌린다. 그것은 우리 직업의 어쩔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1975년 중2 때부터 나의 방대한 양의 책 읽기가 시작됐다. 이유는 수업 때문이었다. 당시 선생님은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같은 작품들을 읽고 감상문을 써오는 숙제를 많이 내주셨는데, 나는 독후감 낭독에 단골로 호명이 됐다. 그때 나 같은 친구들이 몇 명 더 있었는데 ‘내가 좀더 잘써야지’, ‘내가 더 많이 읽어야지’ 같은 일종의 경쟁심리 같은 게 생겼다. ‘호밀밭의 파수꾼’(샐린저), ‘개선문’(레마르크), ‘폭풍의 언덕’(브론테), ‘수레바퀴 아래서’(헤세), ‘인간의 굴레’(몸) 같은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배재고에 들어가서는 학교신문을 만드는 데 빠져 살았다. 누가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언제나 ‘칼럼니스트’였다. 결국 재수까지 해서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갔고, 여기에서도 꿈을 이루겠다며 14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학보사에 발을 들였다. 대학 때에는 한국문학에 심취했다. 이문열, 황석영, 이외수, 김원일, 이청준, 오정희 등을 찾아 도서관에서 살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책읽기는 내가 기자가 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문학과 철학, 역사를 두루 섭렵하는 것을 기자가 되기 위한 소양으로 생각하던 나에게 사법시험 준비 수준의 언론사 공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었다. ‘피터팬 신드롬’이니 ‘레임덕’이니 하는 시사용어를 모르면 기자가 될 수 없다는 건 내게 난센스였다. 상식책을 덮어버린 그날, 나는 친구들 보란 듯이 도서관에 가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펼쳐들었다. 친구들이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나는 그들에게 독한 말투로 쏘아붙였다. “그게 상식이냐, 이게 상식이지.” -대학을 졸업한 1987년의 크리스마스 이브, 나는 학교 다닐때 상상도 하지 않았던 광고회사(제일기획)에 들어갔다. ‘뉴스 콘텐츠’ 대신에 ‘광고 콘텐츠’를 생업으로 택한 것이었다. 내 또래에 나만큼 책을 많이 읽은 사람도 없고 사고의 깊이가 나만 한 사람도 별로 없을 거란 막연한 자신감이 나에겐 있었다. 하지만 그건 요즘 말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다. 다독(多讀) 때문이었을까, 광고인으로서 나는 너무 사변적이었다. 81학번으로 군사정권 치하에 학교를 다녔고, 대학 학보사 기자로서 현실을 비판해 왔으며, 학과 선배들과 사회과학의 벽을 깨는 훈련을 받아 온 나는 논리적으로 정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쓸 수가 없었다. “야, 박웅현, 향수 파는데 무슨 논리가 그렇게 장황하냐.” 선배들은 나와 함께 일하기를 싫어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이 주는 배움과 성장의 섭리는 나에게도 아주 예외는 아니었다. 입사 4년 정도가 지난 1992년. 당시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던 오영곤(현재 서울광고기획 부사장) 국장이 우연히 내 카피를 보게 됐다. “야, 이거 누가 썼냐. 광고의 맥을 아주 잘 짚었네. 특히 논리가 뛰어나다.” 그는 이후에도 나를 여러 번 칭찬해 주었다. ‘지나치게 사변적이고 논리적인 게 나의 발목을 잡았는데, 그래서 나는 이 바닥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외려 그것 때문에 칭찬을 받게 되다니….’ 자신감은 성과로 이어졌다. 얼마 후 나는 ‘성깔 있는 두부’라는 풀무원 제품 카피를 써서 사내 입지를 확연히 넓힐 수 있었다. 선배들이 “같은 팀이 돼서 일해 보자”며 손짓을 해 왔다. -1995년 삼성그룹 이미지 광고 카피로 나온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시리즈는 ‘빈폴’ 못지않은 성공을 거뒀다. 삼성의 ‘세계 일류’ 캠페인이었는데, 신문광고를 통해 ‘(닐 암스트롱에 이어) 달에 두 번째로 도착한 사람이 누구인지 아느냐’, ‘손기정이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일등했을 때 2등이 누구였는지 아느냐’와 같이 1등을 강조하는 광고였다. -어떤 광고에 가장 만족하느냐는 질문을 꽤 많이 받는데, 우리 사회에 담론을 던졌다는 측면에서는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엔 도전한다’(KTF) 같은 것들이 의미 있었다고 본다. ‘진심이 짓는다’(대림 e편한세상)는 아파트 광고의 프레임을 바꾸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가 지은 책들이 이렇게 잘 팔릴 줄은 나는 물론이고 출판사도 상상하지 못했다. 2011년에 출간된 ‘책은 도끼다’가 5년이 흐른 지금도 인기가 있는 걸 보면 신기하다. ‘책은 도끼다’가 107쇄, ‘다시 책은 도끼다’가 26쇄를 찍었고 ‘여덟단어’는 119쇄까지 갔다. 100쇄 도서가 많지 않은 요즘 한 사람의 책 2권이 동시에 100쇄를 넘어간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들었다. 사람들에게 어떤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책에 대해 말한 기존의 도서들이 “이 책들을 통해 내가 뭘 배웠다”고 이야기하는 식이라면, 내 책은 그냥 ‘책으로 접근하는 다리’ 정도의 역할만 해준게 외려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책을 잡아도 잘 읽히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그건 사실 나도 똑같다. 눈으로 받아들인 활자의 내용이 머리에 와닿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에는 안 읽는 게 답이다. 잘못하면 보석 같은 페이지를 다 놓칠 수 있다. 어떤 책이 눈에 안 들어오면 다른 책을 읽어 보고 그것도 안 읽히면 놓는 것이 상책이다. 사람이 물리적 시간만 확보된다고 텍스트에 빠져드는 게 아니다. 심리적인 시간이 확보돼야 한다. -책읽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한 존중이다. 같은 책이어도 10대 때 읽은 것과 50대에 읽은 것이 다를 수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중국·일본 기행 ‘천상의 두 나라’가 나에겐 딱 그랬다. 40대 중반쯤에 그 책을 읽었는데 카잔차키스의 다른 책들과 달리 그다지 재미있게 읽히지 않아서 서가에 꽂아 두고 있었다. 2~3년 후 서가를 뒤적이다 우연히 책이 손에 잡혀서 펼쳐봤는데 완전히 달랐다. 물리적인 상태의 책은 전과 지금이 같겠지만, ‘나’라는 유기체와의 관계에서 본 그 책은 전과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좋은 책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책이 될 확률은 적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권장도서’, ‘고전 100선’ 같은 것들을 믿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이유다. 그건 바깥에서 부여한 권위일 뿐이다. 나라는 유기체와 불꽃이 튀겨야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내가 낸 책들이 잘 팔리면서 마치 ‘인문학의 전도사’ 같은 평가를 받게 됐는데 사실 부담스럽다. 나는 광고를 만들어서 먹고사는 사람이다.(인터뷰를 하는 3시간여 동안 그의 휴대전화에는 업무와 관련한 전화, 문자메시지, 이메일이 쉴새없이 들어왔다.) 그럼에도 앞으로 책으로 다뤄 보고 싶은 단어를 고르라고 하면 ‘사유’나 ‘사색’을 고르겠다. 작은 불 하나 켜 놓고 눈감고 20~30분 동안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내 위치도 한번 돌아보고 하면서 느끼는 것들이 중요하다. ‘인풋’도 ‘아웃풋’도 없는 ‘노풋’의 시대가 와야 한다.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강박이 있다. 그 결과 지식과 정보의 소화불량에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수요미식회 육개장 맛집 3곳 어디? “추억을 먹는 느낌”

    수요미식회 육개장 맛집 3곳 어디? “추억을 먹는 느낌”

    tvN ‘수요미식회’ 23일 방송에는 추운 날씨에 어울리는 육개장 맛집이 소개됐다. 문 닫기 전에 가봐야 할 가게 중 첫 번째로 선정된 집은 2대를 이어온 60년 전통의 육개장 집 다동 부민옥이었다. 황교익은 선짓국 양곰탕 각종 탕 종류가 많아서 해장하러 가기에 좋은 가게라고 했다. 권인하는 “한쪽 방 안에서 한잔을 하면서 육개장을 먹는데 추억을 먹기 위해서 온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산들은 60년 전통임에도 20대가 먹어도 손색이 없다면서 고기가 맛이 있다고 했다. 권인하는 조금 짠 맛이 단점이라고 지적을 했다. 신동엽 역시 식었을 때 강하게 느껴지는 짠맛이 있다고 했다. 두 번째 가게는 대구 토박이들이 사랑하는 육개장 집 대구 진골목식당. 1980년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이 가게는 깔끔한 맛으로 대구 토박이들이 좋아하는 집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으로 일반적인 대구식 육개장과 달리 이 가게의 육개장은 무가 없이 오로지 파만 들어가 있는 게 특징이다. 이현우는 스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이 집의 호박전은 호박향이 퍼지면서 아삭한 느낌이 감자전을 생각하게 한다고. 황교익은 한정식에서 호박전을 내놓으면 맛이 없는 이유가 호박 분말로 만들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집에서는 진짜 호박을 일일이 긁어서 하는 곳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가게라고 칭찬했다. 홍신애는 한우 양지를 쓰기 때문에 오래 끓이면서 흩어져서 고기가 적게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세 번째 가게는 진한 사골 국물 맛을 느낄 수 있는 육개장 집 강남구 역삼동 동경 전통육개장. 빨간 국물과 두툼한 지단이 올라간 30년 전통의 육개장 집으로 단골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직장인이나 술 마신 사람들에게 유명한 집이기도 하다. 국물의 개운함을 위해 지단 형식으로 계란을 올리게 됐다. 홍신애는 보통 생각하는 육개장의 이미지에 9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권인하는 육개장 칼국수의 면이 탱탱하지 않아서 아쉬움이 있다면서 아쉬움이라고 했다. 홍신애는 제육볶음이 진짜 맛이 있다면서 돼지고기가 양념을 드레스처럼 입었다고 했다. 육개장과 제육볶음이 찰떡 궁합이라고 했다. 황교익은 육개장의 이름의 유래에 대해 “개장국에 넣는 고기를 개가 아닌 소고기로 바꾸면서 앞에 고기 육 자를 붙이게 된 것이라는 설이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자연 속에 ‘심플’하게 자리잡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자연 속에 ‘심플’하게 자리잡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자그마한 화면 속에 아름다운 색채와 아기자기한 이미지들이 어우러진 장욱진(1917~1990)의 작품을 보고 가장 먼저 떠 오르는 단어는 단순함이다. 산, 집, 아이, 호랑이, 산, 까치, 나무 등 평면적이고 단순한 도상들은 어린 아이의 그림처럼 순수해서 들여다 보면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그저 맹숭맹숭하게 단순한 것은 아니다. 인생을 달관한 선승의 그림처럼 작은 화면 속에는 깊은 내면의 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드넓은 이상의 세계가 공존해 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계명산 자락에 자리잡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http://changucchin.yangju.go.kr/)은 박수근,이중섭과 함께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장욱진의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양주시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이 손을 잡고 설립한 미술관이다. 서울시내 중심에서 북쪽으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미술관은 온전히 자연 속에 자리잡고 있어 찾아가는 것 만으로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매표소 건물을 나오면 야외 조각공원을 지나고 구름다리를 건너야 미술관이다. 미술관 개관(2014년 4월) 당시에는 개천 건너편 미술관 오른쪽이 주 출입구였는데 지난 해부터 조각공원이 통합운영되면서 조각공원의 매표소를 이용하고 있다. 봄 여름에 나무가 우거졌을 때엔 잘 보이지 않을 테지만 나뭇잎이 다 지고 난 늦가을인지라 언덕 위의 흰색 건물이 파란 하늘 아래서 비현실적으로 도드라져 보인다. 외관은 현대와 전통이 적당히 버무려진 모습으로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고 심플하다. 알싸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미술관으로 들어서니 벽면에 커다란 장욱진의 흑백사진이 반겨준다. 평생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원없이 그림만 그리더니 죽어서도 이렇게 훌륭한 자연 속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단 미술관을 가졌으니 참 복이 많은 예술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1917년 충남 연기군에서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난 장욱진은 시·서·화에 안목을 지닌 부친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그림을 가까이 했다. 가족과 함께 상경한 뒤 공부보다 그림에 열중했던 그는 1926년의 보통학교 3학년 시절에 전일본소학생미전에 까치그림을 출품해 1등상을 받았다. 이 때 상품으로 유화물감을 받아 유화를 처음 시작했다. 경성 제2고등보통학교(지금의 경복 중·고교)에선 미술반 활동을 하며 동경미술학교 출신 미술교사인 사토 구니오의 수업을 통해 입체파와 피카소의 미술세계를 접할 수 있었다. 일본인 역사교사에게 대들었다가 3학년에 중퇴한 그는 수덕사에서 3년간 수양의 시간을 보내고 양정고등보통학교에 편입학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의 가족은 미술을 본업으로 하는 것을 극구 반대했지만 제 2회 전국학생미전에서 특선을 하면서 집안의 반대도 수그러들었다.이듬해인 1939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제국미술학교(지금의 무사시노 미술대학) 서양화과에서 공부했다.  제국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한 후 얼마 안되어 해방을 맞은 그는 1945년 가을 국립박물관 진열과에 취직했다가 1947년 사직하고 김환기, 백영수, 유영국, 이중섭 등과 함께 신사실파를 결성해 미술운동을 하기도 했다. 그의 나이 34세에 6·25전쟁이 발발했다. 전쟁은 그의 작품에 이상세계에 대한 염원을 촉발시킨 계기가 된다. 전쟁과 함께 닥쳐온 불안과 공포, 육체적 고달픔 속에서의 그는 오히려 자신의 꿈꾸는 삶을 그렸다. 유학시절을 포함한 그의 초기 그림 색상, 형태 면에서 토속적인 특성이 강했지만 1·4후퇴 때 고향인 충남 연기에서 작업하는 동안 색감이 선명해지고 형태가 더욱 간결하게 정돈된다. 이 시기의 대표작이 누런 황금들판 사이를 연미복 차림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담을 ‘자화상’이다.  전쟁이 끝난 후 1954년 장욱진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취임하지만 재직 6년만에 교수직을 사임하고 1963년 덕소에 화실을 마련하고 장장 12년동안 혼자 자취생활을 하며 중년의 시대를 보냈다. 자연 속에서 밤 산책과 새벽의 신선미를 즐기며 고요와 고독 속에서 그는 그림과 씨름하다 건강을 해쳐 사경을 넘나들기도 했다. 덕소시절의 마지막 3년간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한결 절제된 작품을 많이 그렸다. 1975년 봄 그는 덕소생활을 청산하고 서울 명륜동으로 작업실을 옮겨 79년까지 머물렀다. 명륜동 시절 그의 작품에는 시골남자와 여자, 가족, 정자와 원두막, 산과 동산 등이 화면에 등장하고 색채는 동양화의 담채풍으로 묽어지고 단순해진다. 그는 서울의 번잡함을 벗어나 수안보로 다시 작업실을 옮겼다가 1986년 봄부터 마지막 5년을 경기도 용인군 구성면 마북리의 고택에서 보냈다. 자연과 더불어 창작에만 몰두하는 심플한 삶을 원했던 장욱진은 따뜻하고 정감어린 작품들을 남기고 1990년 12월 27일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80년대와 90년에 유난히 많은 작품을 제작했다. 특히 용인에서 지낸 마지막 5년간은 평생에 걸쳐 그린 720점의 작품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20여점을 그렸다. 마지막까지 얼마나 철저하게 화가로서의 삶을 살려고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다.  장욱진은 그림을 그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천생의 화가임을 글과 말을 통해 자주 고백하곤 했다. “나의 지나간 40년은 오직 그림과 술 밖에 모르고 살아온 인생이었다. 그림은 내가 살아가는 의미요, 술은 그 휴식이었던 것이다.” “산다는 것은 소모하는 것, 나는 내 몸과 마음과 모든 것을 죽는 날까지 그림을 위해 다 써버려야겠다. 남는 시간은 술로 휴식하면서. 내가 오로지 확실하게 알고 믿는 것은 이것 뿐이다.”(샘터 1974년 9월호)  장욱진의 작품들은 대부분 작다. 그가 끝까지 30호미만의 그림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욱진 자신은 ‘세대’ 1974년 6월호에 이렇게 쓰고 있다. “회화에 있어서의 회화성은 30호 이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그러냐하면 규모가 커지면 그림이 싱거워지고 화면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한면을 지배하지 못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은 내게 어려운 일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는 작은 화면에 세상에서 가장 보편적인 이미지들을 가장 단순하게 표현해 냈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장욱진의 작품처럼 작고 심플하지만 깊이가 있다. 장욱진의 그림 ‘호작도’와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집’의 개념을 모티브로 최-페레이라 건축에서 설계한 건물은 중정과 각각의 방들로 구성된 독특한 구조다. 대지면적 6204㎡에 연면적 1852㎡에 이르는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각층에 위치한 두개의 전시실 외에 영상실, 강의실, 아카이브 라운지를 갖추고 있다. 매끈한 흰색 외관부터 내부의 마무리까지 현대적인 감각과 전통적인 디테일이 조화롭게 설계돼 있는 건물은 미술관이 개관한 2014년에 김수근 건축상을 수상했고 한국건축가협회 올해의 베스트7, 영국 BBC의 2014년 8대 신설 미술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외양은 단순한데 호랑이를 평면으로 그린 듯한 구조인지라 내부 공간은 단조롭지 않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처럼 공간이 이어져 나타나는 1층 전시실을 지나 가파른 각도로 꺾어진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영상실이 있다. 그 입구에 커다란 벽화가 그려져 있다. 소 돼지 개 닭 등 동물을 그린 ‘동물가족’이란 제목의 벽화는 덕소화실에 그려졌던 것을 그대로 옮겨와 미술관에 영구기증한 작품이다. 장욱진은 덕소시설 우시장 구경가기를 즐겼는데 소 그림에는 실물 쇠 코뚜레와 워낭을 걸어놓아 웃음을 자아낸다.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층계참의 벽면에는 덕소 작업실의 부엌 벽에 그려져 있던 ‘식탁’이 설치돼 있다.  미술관은 벽화, 유화, 판화, 먹그림 등 장욱진의 다양한 작품 23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2014년 봄 개관 이후 소장작품을 중심으로 국내외 근·현대 미술에 대한 다양한 주제기획 전시를 열었다. 지난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행복’이라는 주제로 장욱진과 민화를 보여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변종필 관장은 “개관이후 지금까지 장욱진 예술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한 기획전시를 다양하게 진행해 왔다”면서 “2017년 장욱진 탄생 100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아 장욱진의 삶과 예술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수 있는 상설관을 개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 북부의 유일한 공공미술관인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2년 6개월밖에 안된 신생 미술관이지만 탄탄한 기획전시 외에도 시민들을 위한 교육, 공공프로젝트, 미술창작스튜디오(777레지던스), 전국 대학생 대상 드로잉 공모전 등의 운영을 통해 지역 문화의 구심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낙동강 인근 담낭암 1위… 민물고기회 기생충 원인일 수도

    식습관·음주·과잉 진료 영향 고위험 음주율 높은 울릉군 간암 발생률 15년간 가장 높아 ‘간암은 경북 울릉군, 담낭암과 담도암은 낙동강 유역’, 이런 식으로 지역마다 유독 잘 걸리는 암이 따로 있는 이유는 뭘까. 보건복지부는 지역 고유의 식습관과 음주율, 검진율 간의 연관성을 제시했다. 복지부가 22일 발표한 ‘시·군·구별 암 발생통계 및 발생지도’를 보면 담낭암과 기타 담도암은 낙동강 인근 지역 주민에게서 발생률이 매우 높은 특성을 보였다. 남성의 담낭암과 기타 담도암 발생률은 1999~2003년 부산 강서구에서 인구 10만명당 19.2명으로 가장 높았고, 같은 암의 여성 발생률도 부산 강서구가 2004~2013년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경남 함안군·밀양시·창녕군, 전북 순창군 등에서 담낭암과 담도암 발생률이 높았다. 보건당국이 추정하는 이유는 간흡충증이란 장내 기생충이다. 낙동강 인근 지역은 민물고기를 회로 먹는데, 간흡충증이 민물고기에서 많이 검출된다는 것이다. 이 기생충은 쓸개즙이 내려오는 통로인 담관에 기생해 병을 일으킨다. 실제로 지난 8월 질병관리본부가 낙동강, 섬진강 등 기생충 감염 고위험지역 주민 4만명을 대상으로 기생충 감염률을 조사한 결과 전체 장내 기생충 감염률은 평균 5.3%, 낙동강 인근 주민의 기생충 감염률은 7.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민물고기를 날로 잘 먹지 않고, 간흡충증 감염률도 다른 지역보다 낮은 부산 강서구 거주 여성에게서 담낭암 등이 잘 발생하는 이유는 보건당국도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간암 발생률은 경북 울릉군이 최근 15년간 줄곧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일단 의심 가는 원인은 술이다. 울릉군은 2008년 질병관리본부의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고위험 음주율 1위를 했고, 2011년에는 3위를 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음주가 간암 발생에 미치는 위험도는 3.4% 정도다. 간암 발생의 주요 원인은 B형 간염(68.5%)과 C형 간염(16.0%)인데, 울릉군을 대상으로는 지금껏 간염 유병률 조사를 하지 않아 주민 가운데 B형·C형 간염 감염자가 얼마나 있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이강현 국립암센터 원장은 “울릉군의 고위험 음주율이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B형이나 C형 간염이 직접적인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간암 발생률이 높은 경남, 전남은 2009년에 시행된 전국 29개 병원 B형 간염 항원 항체조사에서 B형간염 항원양성률이 각각 4.5%, 5.6%로 전국 평균(4.0%)보다 높았다. C형 간염 유병률도 부산·경남·전남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 갑상선암, 유방암, 전립선암은 서울 등 대도시에 집중됐으며 환경 요인과 지역민의 생활습관보다는 병원의 과잉진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3개 암의 공통점은 초기 증상이 약하고 매우 느리게 진행되며 주로 건강검진을 하다가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갑상선암은 ‘한국에서만 많은 암’으로 꼽힌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2003~2007년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여성 90.0%, 남성 45.0%는 과잉진단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갑상선암 남성 환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1999~2008년 전남 여수시였지만, 2009년 이후부터는 서울 강남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울 서초구가 나란히 1~3위를 했다. 권준욱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서울·대전 등 대도시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선암 검진율이 증가하면서 대도시 지역의 갑상선암 발생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의 유방암, 남성의 전립선암도 서울 강남·서초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가 최근 15년간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다. 모두 소득 수준과 의료 이용률이 높은 지역이다. 게다가 유방암은 초경 연령이 이를수록, 첫 출산 연령이 늦을수록, 출산 횟수가 적을수록, 모유 수유율이 낮을수록 여성호르몬에 더 오래 노출되면서 발생 위험이 커지는데, 서울 강남 3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는 여성이 이런 특징을 보이고 있다. 서울은 12세 이하에 초경을 경험한 비율이 4.6%로 다른 도시보다 높고, 출산한 적이 없는 여성의 비율도 9.3%로 가장 높다. 괴산·증평군 등 충북 일부 지역의 대장암 발생률이 높은 이유도 대장암 검진율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10년과 201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대장암 시·도별 검진율에서 충북은 1위를 했다. 대장암은 대전 유성구와 충청 일부 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는데 대장암과 연관이 있는 흡연율, 고위험 음주율, 비만율,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에서 다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충북, 경북, 전북 경계지역에서 위암 발생률이 높게 나타난 이유와 전북 순창군, 전남 화순군, 경북 군위군에서 폐암이 많이 발생한 원인도 명확하지 않다. 위암에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식습관, 흡연력 등이 영향을 미치는데 이 지역 주민들이 특별히 짜게 먹거나 다른 지역보다 담배를 많이 피우지는 않는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지역별 분포도는 조사 자료가 없어 이 지역 폐암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어렵다. 폐암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남 지역의 흡연율은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원장은 “흡연은 노출 시점으로부터 10~30년의 오랜 기간을 거쳐 폐암을 유발하기 때문에 현 시점의 폐암 발생률과 현재 흡연율 분포는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2. “자니?”...연애, 그 찌질함에 대하여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2. “자니?”...연애, 그 찌질함에 대하여

    연말을 맞아, 달이 차오르는 것 마냥 술 약속이 차오른다. 온통 크리스마스 무드가 범벅이 된 거리에는 빨강X초록 물결이 넘실댄다. 급한 마음에 소개팅은 했지만, 썸녀(남)은 카톡이 오는 둥 마는 둥하다. 날도 춥고, 술도 먹었겠다 생각나는 전 남(여)친. 술 기운을 빌어 보내본다. “자니...?”   ◆ 구질구질해지기 쉬운 시즌, 우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질구질해지나? 헤어진 연인에게 할 수 있는 ‘구질구질’의 표상은 술 먹고 보내는 카톡 ‘자니...?’ 혹은 ‘잘 지내니...?’가 대표적이다. 문자 그대로 말하자면 ‘Are you sleeping?’ 정도가 되겠지만, 그걸 액면 그대로 해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풀이하자면 “나는 이 시간에 네 생각에 깨어 있는데, 너는 어떠니?” 정도가 될 것이다. 또 미끼를 덥석 문 단톡방 떼톡커들과 함께 짚어 본 ‘자니?’ 또는 ‘잘 지내니?’ 에 함축된 의미는 이런 식이었다. “(나 없이도) 잘 지내니”“(설마 벌써 애인이 생긴 건 아니지?) 잘 지내니”“(술 먹어서 하는 말이지만) 잘 지내니” “요새 나 이렇게 저렇게 지내고 있는데, 너는 어때?” 라며 자신의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타입도 있다. ‘나 너 생각만 한 거 아냐. 나는 나대로 잘 지내고 있어. 그때의 일은 그만 잊고, 이제 우리 쿨하게 한 번 볼래?’ 정도를 의도한 멘트라고 하겠다. 그러나 쿨한 게 쿨한 게 아님은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모두가 알고 있다. 근황 보고도 이쯤 되면 프로급인 ‘선수’도 있다. 전여친이잊지못하는매력의소유자(30·남·이하 전매남)에게는 4개월 만났다 헤어진 여친에게서 지속적으로 ‘장문의 카톡’이 왔다.“‘나 이렇게 지내고 있고, 다시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편지 같은 카톡을 보내. 그러다가 내가 하도 연락을 안받으니까, 나중엔 통보를 하는 거야. ‘○○역 몇 번 출구 사물함에 편지를 넣어놨으니 꼭 가서 봐라. 비번은 니 생일로 해놨다’ 이렇게. 그런 카톡이 한 두 세번 왔어. 나중에 가서 보니 자격증을 따서 거기 넣어놓은 거야. 조그마한 등록증 같은 걸. 자기 열심히 살고 있다구.” 우리는 어떨 때, 이토록 구질구질해지는 걸까. 전 남친에게 다시 연락하는 걸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돌아와니가있어야할곳은바로여긴데(29·여)는 “혼자 있는 걸 못 견디겠을 때”라고 한 마디로 정의했다. 구체적으로는 “(전 남친이) 소개팅을 할까봐, 다른 여자와 있을까봐 두려운 금요일 밤, 토요일 밤”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 재회한 연인은 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진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헤어진 연인의 재회에 관한 일반론은 ‘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 만나 얼마간의 민망하고 버름한 사이를 기적적으로 극복하더라도 지난 결별의 이유가 반복돼서, 또는 그 때 그 일이 계속 유효하게 작용해서 또 헤어진다는 것이다. ‘세상에 둘도 없을 차칸 남자’ 먹고놀자(35·남)가 바로 그랬다. 십여 년 전, 힘들던 재수 시절을 함께 견딘 여자친구가 그에게 느닷없이 이별을 통보해왔다.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 붙잡아도 소용 없었다. 먹고놀자가 이별의 아픔으로부터 조금씩 치유되어 갈 무렵, 웬 여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녀는 흐느끼며, 당신 여자친구가 자기 남자친구와 바람을 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3년 뒤 “오빠, 잘 지내?”가 도착했다. (그 때는 문자 메시지였다.) ‘역시나 차칸 남자’ 먹고놀자는 옛 정이 있고, 또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 “무슨 일 있니?” 하며 답했다고 한다. 그렇게 몇 달 사귀다 보니 그 여자 하는 얘기가 가관이었다. “그 때 왜 오빠가 나 안 붙잡았어?”라고 하는 거야. 홧김에 얘기해 버렸지. 전화 받은 거.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더라고.” 천하의 차칸 남자도 감당 못 할 나쁜 여자였다. 앞서 나온 전매남은 그 ‘선수’와 다시 만났을까. 만났다. ‘자격증’이 도화선이 돼 결별 4개월 만에 재회한 그 날, 그들은 불꽃이 튀었다고 한다. (파바박) 그러나 4개월을 못 넘겨 또 다시 헤어졌다. (이들 커플에게는 4·4·4 법칙이 적용된다.) 전매남은 말했다. “그냥 만나서 좋은 게 좋은 거였는데, 여자들은 사귀었다 헤어지면 그 시간 버린 걸로 생각한대매. 나는 그 친구를 결혼 상대로는 생각 안 했고, 그 쪽은 급할 거 같아서…” 물론 다시 만나 잘 사귀는 사례도 무수히 많다. ‘눈 돌려봤자 별 놈 없다’는 평범한 진리에 이른 커플들이다. 주변 친구들이 우후죽순 결혼하고 있다는 잠실동수저(32·남)은 주변에 명멸하는 사례를 얘기했다. “결혼 적령기까지 오래 사귀었던 커플들이 순간의 권태기를 못 참고 헤어졌다가 다시 봉합하는 경우 왕왕 봤어요. 그러곤 바로 결혼하더라고요? 딴 사람들 봐 봤자 별 놈 없었나봐.” ‘충분히 좋은 사람’이었지만 이별을 상황탓으로 이해한 이들도 얼마든지 재회에 성공한다. 이러한 이들은 전술 복습을 거쳐 더욱 살뜰히 서로를 배려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간다. 2년 만난 연인과 헤어졌다 4년만에 재회한 삼고초려슬러시의뮤즈(29·여·이하 뮤즈)는 말했다. “처음 만났을 땐, 둘다 첫 사랑이고 너무 어리고 서툴러서 좋아하긴 해도 막 많이 부딪치고 싸우고 그랬다? 근데 헤어진 몇 년 동안 그 상처가 아물고 다른 사람도 만나고 이런저런 경험도 생기면서 다시 만났을 땐 전혀 그러지 않았어. 서로를 한 번 잃어봤으니까…” 마포청년(29·여)도 3년 반을 만난 전 남친에 대해 ‘충분히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그는 “X나 소울메이트였는데 연인으로 만나 X됐어”라는 필설로는 차마 옮기기 힘든 터프한 말로 전 남친에 대한 소회를 대신했다. ◆ 한밤중 ‘자니...?’를 보낼 수 있는 용감함 그러나 그렇게 애틋했던 뮤즈도 차마 밝힐 수 없는 이유로 다시 헤어졌다. “연인이 헤어지면 헤어지자고 한 사람이든, 헤어짐을 당한 사람이든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망설이게 되잖아? 한쪽은 ‘내가 헤어지자고 했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한쪽은 ‘내가 못 잊어도 쟤가 나 싫다는데…’ 이러고 말이야. 근데 그걸 뛰어넘고 어쨌든 둘이 다시 만나기로 결정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난 되게 엄청난 인연이라고 생각해.” 여전히 헤어진 연인의 행복을 빈다는 뮤즈는 전에 없이 자못 진지했다. 술 기운을 빌었든 어쨌든, 찌질할 수 있는 용기를 응원한다. 물론, 순간의 외로움을 못 참아 덤벼드는 상습적인 찌질함까지 응원할 생각은 없지만, 누구나 실수는 하는 거니까. 연말에는 실수도 용납되는 법이다. (내 맘대로.)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탁류는 서해로 흘렀다…군산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탁류는 서해로 흘렀다…군산

    '오늘이 아득하기는 일반이로되, 그러나 그런 사람들과도 또 달라 ‘명일(明日)’이 없는 사람들…이런 사람들은 어디고 수두룩해서 이곳에도 많이 있다.' 위 글이 나온 채만식의 소설, ‘탁류’가 당시 신문에 연재되기 시작한 해가 1937년이었다. 딱 80년 전의 시대풍광이, 세태가 지금과 별반 다르지는 않았는 듯하다. 전라북도 군산(群山) 출신의 소설가, 채만식(1902~1950)의 대표작 ‘탁류’는 1930년대 말, 일제의 미곡 수탈의 현장이었던 군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밑천없이 미두(米豆·곡물) 투기를 하는 3류 인생‘하바꾼’인 정주사와 그녀의 고운 딸, 초봉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작품은 일제 강점기 말엽 군산의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1899년 5월 1일에 근대항으로 개항된 군산을 모항(母港)으로 삼아, 일제는 전라북도의 만경평야와 동진강 유역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은 김제평야에서 산출되는 미곡들을 일본으로 실어 날랐다. 그러다보니 군산이라는 도시는 자연스레 일본인 지주들과 더불어 미곡(米穀) 관련 연계 사업장이 번성하였다. 또한 1930년대 군산 거주 일본인 비율과 한국인 비율이 반반이었다고 하니 부유한(?) 항구도시의 명성을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뜻하지 않게 누리게 되었다. 바로 그 때의 기억과 기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이다. ● 일제 강점기 시기의 유산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역사는 미래가 된다"는 의미를 다시금 찾기 위해 2011년 9월 30일에 개관하였다. 현재 일반인들에게는 주로 일제 강점기 시절의 문화 유산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알려졌으나 원래는 ‘국제 무역항 군산’의 모습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과거 번성했던 해상 무역항이자 서해 해상물류유통의 중심지였던 예전 군산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항일운동의 역사까지 아우르는 전라북도 지역의 대표 문화체험관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실제 군산은 일제 강점기 당시의 문화 유산 원형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바로 이런 근대 문화 유산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게끔 하는 공간으로서 박물관이 만들어졌다. 공사의 시작은 2009년 3월 20일이며 2011년 5월 3일에 준공하였다. 박물관의 대지면적 8347㎡이며 건축연면적은 4248㎡ 규모로 박물관으로서는 큰 편이다. 현재는 지하1층 지상 4층으로 전시장이 꾸며져 있으며 해양물류역사관, 어린이박물관, 수장고, 근대자료 규장각실, 근대생활관, 기획전시실, 세미나실 등이 갖추어져 있다. ● 소설 ‘탁류’의 주무대인 군산 거리 모습을 재현 박물관을 좀 더 구석구석 살펴보자면, 입구 1층에는 ‘국제무역항 군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해양물류역사관’이 구성되어 있다. 해양물류역사관은 ‘국제무역항 군산’, ‘삶과 문화’, ‘해상유통의 중심’, ‘해상유통의 전성기’, ‘근현대의 무역’, ‘바다와 문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연출공간에 관련 유물과 영상을 배치하여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2층에는 ‘군산의 자랑스러운 독립영웅들’이라는 주제로 ‘독립영웅관’이 열려 있다. 이 곳에는 의병장 임병찬 장군의 여러 유품과 아울러, 호남 최초 3.1만세운동과 전국 최대 농민항쟁이 있었던 민족저항 도시로서의 군산을 기념하고 있다. 특히 군산에서 1927년 11월에 일어난 옥구농민항일항쟁은 당시 일본인 지주의 75%라는 높은 소작료 요구와 혹독한 착취, 폭압에 맞서 봉기한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농민항쟁이었다. 3층은 박물관의 꽃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근대생활관’이 있는 곳이다. ‘1930년 9월, 군산의 거리에서 나를 만나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하여 ‘도시의 역사’, ‘수탈의 현장’, ‘서민들의 삶’, ‘저항과 삶’, ‘근대건축물’, ‘탁본체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연출공간에는 1930년대 군산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어 볼거리가 아주 풍부하다. 특히 이 곳에서는 1930년대 군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당시의 잡화점, 인력거 조합, 고무신 상점, 술 도매상, 토막집 등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특히,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주무대 공간으로 미곡을 매점매석하여 투기하는 공간인 ‘미곡취인소’가 있어 일제 강점기 당시의 군산의 모습을 민낯으로 만나게 된다. 이 외에도 박물관에는 기획전시실, 기증자전시실, 어린이체험관 등이 있어 관람객들에게 풍부한 역사적, 문화적 체험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우리는 군산 금강(錦江) 상류의 맑은 물이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탁류가 되어 서해 바다로 빠져 나간 역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군산 근대역사 박물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박물관이다. 박물관 자체 방문도 의미있지만 주변에 있는 일제 강점기 시절의 문화 유산도 같이 거닐어 보면 더더욱 좋을 듯하다. 2. 누구와 함께?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족들이라면 3. 가는 방법은? -전라북도 군산시 해망로 240(장미동 1-67)/ 063-443-8283 -군산 시내에서 1~2, 8~9, 11~14, 88~89번 버스 이용⇒박물관 앞 승강장에서 하차 4. 감탄하는 점은? -일제강점기 시절의 가옥이나 문화 유산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점.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대표적인 관람장소로 군산의 근대 문화 유산의 거리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거리 인근에 관광을 위한 인프라(식당, 숙박, 쇼핑)가 좀 더 갖추어져야 할 듯. 6. 꼭 봐야할 장소는? -3층 근대 생활관 내에 있는 다다미방으로 만든 영화관 7. 먹거리 추천? -군산 현지인들의 추천 장소 ‘이성당’. 빵집으로 빙수도 유명함.(063)445-2772/ ‘일해옥’ 콩나물국밥집(063)443-0999/ ‘정원’ 가정식 백반집으로 반찬이 많음.(063)452-2561 8. 홈페이지 주소는? -museum.gunsan.go.kr/index.js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새만금 간척지, 은파 호수공원, 고군산군도, 금강호 시민공원, 금강 철새 조망대, 진포 해양 테마공원 등이 있다. 10. 총평 및 당부사항 -군사 근대 문화의 거리를 여행하기 전에 꼭 채만식의 ‘탁류’를 읽고 방문하길 바란다. 이해와 감상의 폭이 커질 뿐만 아니라 근대문화거리가 채만식의 ‘탁류’의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부분들이 많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2. “자니?”...연애, 그 찌질함에 대하여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2. “자니?”...연애, 그 찌질함에 대하여

    연말을 맞아, 달이 차오르는 것 마냥 술 약속이 차오른다. 온통 크리스마스 무드가 범벅이 된 거리에는 빨강X초록 물결이 넘실댄다. 급한 마음에 소개팅은 했지만, 썸녀(남)은 카톡이 오는 둥 마는 둥하다. 날도 춥고, 술도 먹었겠다 생각나는 전 남(여)친. 술 기운을 빌어 보내본다. “자니...?”   ◆ 구질구질해지기 쉬운 시즌, 우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질구질해지나? 헤어진 연인에게 할 수 있는 ‘구질구질’의 표상은 술 먹고 보내는 카톡 ‘자니...?’ 혹은 ‘잘 지내니...?’가 대표적이다. 문자 그대로 말하자면 ‘Are you sleeping?’ 정도가 되겠지만, 그걸 액면 그대로 해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풀이하자면 “나는 이 시간에 네 생각에 깨어 있는데, 너는 어떠니?” 정도가 될 것이다. 또 미끼를 덥석 문 단톡방 떼톡커들과 함께 짚어 본 ‘자니?’ 또는 ‘잘 지내니?’ 에 함축된 의미는 이런 식이었다. “(나 없이도) 잘 지내니”“(설마 벌써 애인이 생긴 건 아니지?) 잘 지내니”“(술 먹어서 하는 말이지만) 잘 지내니” “요새 나 이렇게 저렇게 지내고 있는데, 너는 어때?” 라며 자신의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타입도 있다. ‘나 너 생각만 한 거 아냐. 나는 나대로 잘 지내고 있어. 그때의 일은 그만 잊고, 이제 우리 쿨하게 한 번 볼래?’ 정도를 의도한 멘트라고 하겠다. 그러나 쿨한 게 쿨한 게 아님은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모두가 알고 있다. 근황 보고도 이쯤 되면 프로급인 ‘선수’도 있다. 전여친이잊지못하는매력의소유자(30·남·이하 전매남)에게는 4개월 만났다 헤어진 여친에게서 지속적으로 ‘장문의 카톡’이 왔다.“‘나 이렇게 지내고 있고, 다시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편지 같은 카톡을 보내. 그러다가 내가 하도 연락을 안받으니까, 나중엔 통보를 하는 거야. ‘○○역 몇 번 출구 사물함에 편지를 넣어놨으니 꼭 가서 봐라. 비번은 니 생일로 해놨다’ 이렇게. 그런 카톡이 한 두 세번 왔어. 나중에 가서 보니 자격증을 따서 거기 넣어놓은 거야. 조그마한 등록증 같은 걸. 자기 열심히 살고 있다구.” 우리는 어떨 때, 이토록 구질구질해지는 걸까. 전 남친에게 다시 연락하는 걸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돌아와니가있어야할곳은바로여긴데(29·여)는 “혼자 있는 걸 못 견디겠을 때”라고 한 마디로 정의했다. 구체적으로는 “(전 남친이) 소개팅을 할까봐, 다른 여자와 있을까봐 두려운 금요일 밤, 토요일 밤”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 재회한 연인은 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진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헤어진 연인의 재회에 관한 일반론은 ‘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 만나 얼마간의 민망하고 버름한 사이를 기적적으로 극복하더라도 지난 결별의 이유가 반복돼서, 또는 그 때 그 일이 계속 유효하게 작용해서 또 헤어진다는 것이다. ‘세상에 둘도 없을 차칸 남자’ 먹고놀자(35·남)가 바로 그랬다. 십여 년 전, 힘들던 재수 시절을 함께 견딘 여자친구가 그에게 느닷없이 이별을 통보해왔다.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 붙잡아도 소용 없었다. 먹고놀자가 이별의 아픔으로부터 조금씩 치유되어 갈 무렵, 웬 여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녀는 흐느끼며, 당신 여자친구가 자기 남자친구와 바람을 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3년 뒤 “오빠, 잘 지내?”가 도착했다. (그 때는 문자 메시지였다.) ‘역시나 차칸 남자’ 먹고놀자는 옛 정이 있고, 또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 “무슨 일 있니?” 하며 답했다고 한다. 그렇게 몇 달 사귀다 보니 그 여자 하는 얘기가 가관이었다. “그 때 왜 오빠가 나 안 붙잡았어?”라고 하는 거야. 홧김에 얘기해 버렸지. 전화 받은 거.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더라고.” 천하의 차칸 남자도 감당 못 할 나쁜 여자였다. 앞서 나온 전매남은 그 ‘선수’와 다시 만났을까. 만났다. ‘자격증’이 도화선이 돼 결별 4개월 만에 재회한 그 날, 그들은 불꽃이 튀었다고 한다. (파바박) 그러나 4개월을 못 넘겨 또 다시 헤어졌다. (이들 커플에게는 4·4·4 법칙이 적용된다.) 전매남은 말했다. “그냥 만나서 좋은 게 좋은 거였는데, 여자들은 사귀었다 헤어지면 그 시간 버린 걸로 생각한대매. 나는 그 친구를 결혼 상대로는 생각 안 했고, 그 쪽은 급할 거 같아서…” 물론 다시 만나 잘 사귀는 사례도 무수히 많다. ‘눈 돌려봤자 별 놈 없다’는 평범한 진리에 이른 커플들이다. 주변 친구들이 우후죽순 결혼하고 있다는 잠실동수저(32·남)은 주변에 명멸하는 사례를 얘기했다. “결혼 적령기까지 오래 사귀었던 커플들이 순간의 권태기를 못 참고 헤어졌다가 다시 봉합하는 경우 왕왕 봤어요. 그러곤 바로 결혼하더라고요? 딴 사람들 봐 봤자 별 놈 없었나봐.” ‘충분히 좋은 사람’이었지만 이별을 상황탓으로 이해한 이들도 얼마든지 재회에 성공한다. 이러한 이들은 전술 복습을 거쳐 더욱 살뜰히 서로를 배려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간다. 2년 만난 연인과 헤어졌다 4년만에 재회한 삼고초려슬러시의뮤즈(29·여·이하 뮤즈)는 말했다. “처음 만났을 땐, 둘다 첫 사랑이고 너무 어리고 서툴러서 좋아하긴 해도 막 많이 부딪치고 싸우고 그랬다? 근데 헤어진 몇 년 동안 그 상처가 아물고 다른 사람도 만나고 이런저런 경험도 생기면서 다시 만났을 땐 전혀 그러지 않았어. 서로를 한 번 잃어봤으니까…” 마포청년(29·여)도 3년 반을 만난 전 남친에 대해 ‘충분히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그는 “X나 소울메이트였는데 연인으로 만나 X됐어”라는 필설로는 차마 옮기기 힘든 터프한 말로 전 남친에 대한 소회를 대신했다. ◆ 한밤중 ‘자니...?’를 보낼 수 있는 용감함 그러나 그렇게 애틋했던 뮤즈도 차마 밝힐 수 없는 이유로 다시 헤어졌다. “연인이 헤어지면 헤어지자고 한 사람이든, 헤어짐을 당한 사람이든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망설이게 되잖아? 한쪽은 ‘내가 헤어지자고 했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한쪽은 ‘내가 못 잊어도 쟤가 나 싫다는데…’ 이러고 말이야. 근데 그걸 뛰어넘고 어쨌든 둘이 다시 만나기로 결정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난 되게 엄청난 인연이라고 생각해.” 여전히 헤어진 연인의 행복을 빈다는 뮤즈는 전에 없이 자못 진지했다. 술 기운을 빌었든 어쨌든, 찌질할 수 있는 용기를 응원한다. 물론, 순간의 외로움을 못 참아 덤벼드는 상습적인 찌질함까지 응원할 생각은 없지만, 누구나 실수는 하는 거니까. 연말에는 실수도 용납되는 법이다. (내 맘대로.)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검찰 ‘엘시티 비리 의혹’ 현기환 전 수석 자택 압수수색·출국금지

    검찰 ‘엘시티 비리 의혹’ 현기환 전 수석 자택 압수수색·출국금지

    검찰이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임관혁)는 22일 오전 수사관들을 보내 현 전 수석의 서울 자택을 압수수색 했다. 또 현 전 수석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이 엘시티 시행사가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유치하거나 부산은행을 주간사로 하는 대주단과 1조 7800억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약정을 맺는 데 개입한 것이 아닌지를 살펴보고 있다. 18대 국회의원(부산 사하갑)을 지낸 현 전 수석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현 전 수석이 청와대에 근무할 때인 지난해 7월 포스코건설이 ‘책임준공’을 전제로 엘시티 사업에 뛰어들었고, 지난해 9월에는 부산은행을 주간사로 하는 대주단이 엘시티에 1조 7800억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이뤄졌다. 현 전 수석은 사석에 있을 때 이 회장을 ‘형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이 이 회장의 57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를 수사하자마자 의혹의 중심 인물로 떠올랐다. ‘이 회장이 회원제로 운영하는 고급 유흥주점에서 현 전 수석이 이 회장과 자주 술을 마셨다’, ‘이 회장과 현 전 수석,부산 국회의원, 부산 금융권 고위인사가 자주 골프를 쳤다’, ‘검찰이 엘시티 수사를 시작하자 이 회장이 현 전 수석에게 수사를 무마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의혹을 다룬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실도 현 전 수석이 엘시티 비리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첩보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려고 조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권익위 “경찰, 피의자 조사 때 수갑·포승 풀어줘야”

    국민권익위원회가 경찰이 피의자를 조사할 때 특정 강력범죄나 마약 관련 범죄, 자살, 자해, 도주, 폭행의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갑, 포승 등 경찰장구를 풀어줄 것을 권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청 훈령인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에서도 이같이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14년 8월 강원 속초의 한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다 옆 테이블 손님들과 몸싸움을 벌여 현행범으로 체포된 A씨는 당시 속초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은 후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체포된 다음날 두 손목에 수갑을 차고 포승으로 몸이 결박당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지난 8월 경북 영주에 거주하는 B씨는 경찰관 모욕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가 영주경찰서에서 손목에 수갑을 찬 상태로 조사를 받았다며 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이와 관련, 강원 속초경찰서와 경북 영주경찰서에 “피의자 조사 시 수갑, 포승 등을 사용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 방어권 보장에 어긋날 수 있어 피의자 체포 때 경찰장구 사용을 보다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며 시정권고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경찰이 체포현장에서 수갑을 채우는 것은 현장이 개방되어 있어 자해나 도주, 폭행의 우려가 높기 때문”이라며 “두 고충민원 사례의 경우 피의자 A씨와 B씨는 자해, 폭행, 도주 등의 우려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한혜진, “남편 기성용, 아직까지는 으르렁거리는 개”

    한혜진, “남편 기성용, 아직까지는 으르렁거리는 개”

    한혜진이 남편 기성용의 성격을 밝혔다. 18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한혜진은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의 말을 들며 “남자의 행동은 으르렁거리거나 징징거리는 것 둘로 나뉜다”고 말했다. 이에 엄마들은 저마다 자신의 아들들이 ‘으르렁거리는 개’와 ‘징징거리는 애’ 중 어떤 타입인지 꼽아봤다. 엄마들은 모두 자신의 아들이 징징거리는 타입이라기보다는 으르렁거리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동엽은 김건모는 ‘으르렁거리는 애’라고 설명했고, 서장훈은 김건모에 대해 “술마실때 가지말라고 그렇게 징징덴다”며 공격했다. 허지웅의 엄마는 “우리 애는 필요할 때는 으르렁거린다”고 답했다. 한편 신동엽은 MC 한혜진에게 남편 기성용은 어떤 타입인지 물었다. 한혜진은 “아직까지는 으르렁거리는 것 같다. 현역이니까”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신동엽은 “하긴 경기 중에 파울을 당했는데 으르렁거리지 않고 ‘쟤가 나 밀어쪄’하면서 징징거리면 안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회적경제 배운 성북 아이들 “이제 협동조합 빵 살래요”

    “학교 매점에서 생활협동조합이 만든 건강한 빵을 사먹을 생각을 하니 신나요.” 서울 성북구 어린이들이 협동조합 견학과 체험을 통해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깨닫고 있다. 성북구는 21일 석관초등학교 6학년생 100여명이 강원 원주시의 우수 협동조합을 직접 찾아 술빵을 만들고 도자기를 빚는 체험을 했다고 밝혔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협동조합의 가치를 일깨우는 ‘우수 협동조합 벤치마킹 사업’은 어린이들에게 경쟁과 개인의 이익보다는 협력을 통해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협동조합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원주시는 시와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하는 산업관광활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전국에서 오는 방문객에게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협동조합 산업관광을 알리는 등 ‘협동조합의 대표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성북구 어린이들은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토요인 협동조합’을 찾아 건강한 향토 음식으로 이뤄진 점심을 먹고 마을공동체이자 사회적기업인 ‘서곡생태마을’을 방문해 체험활동을 했다. 이어 직접 협동조합을 운영해 보는 보드게임 ‘렛츠쿱’을 하면서 몸으로 사회적경제에 대해 배웠다. 이날 견학을 마친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맛있고 건강한 음식도 먹고 서로 협동해야만 끝낼 수 있는 게임을 통해 협동의 소중함을 알게 되어 즐거웠다”며 “우리 학교에도 협동조합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성북구의 계성고와 길음중이 학교협동조합을 설립해 운영을 준비 중이다. 김영배 구청장은 “성북의 어린이들이 돈의 가치가 아니라 인간의 가치를 나누는 사회적경제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취객 탓 지구대 근무 기피 만연…상습 주취자에 과태료 부과해야”

    “취객이 지구대에 와도 보낼 곳이 없습니다. 지자체도, 병원도 모두 인계를 거부하는데 지구대에 둘 수도 없고 시간만 버리는 일이 허다합니다.” “상습 주취자는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사람처럼 과태료를 부과해야 합니다. 상습 주취자 처리에 낭비되는 행정 비용이 어마어마합니다.” 일선 지구대·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의 가장 큰 애로 사항인 주취자 문제에 대해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1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주취자 보호조치 업무 개선을 위한 현장간담회’에 모인 서울·경기 현장 경찰 80여명은 주취자 보호에 의료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만취한 정신질환자, 노숙자를 보호할 곳이 없다”며 “초동 조치 후에 인계할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취자를 보호하기 위해 2012년 7월부터 주취자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었지만 응급환자가 아닌 경우 의료기관에서 거부할 수 있어 사실상 단순 주취자는 보호할 곳이 없다.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는 의료기관에 경찰이 상주하면서 의료진과 합동으로 주취자를 보호하거나 치료하는 시설이다. 주취자들이 행패를 부리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면서 과거 경찰서에 있던 주취자 안정실과 다를 것 없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청 관계자는 “서울청에서는 서울시와 협의해 경증환자인 주취자를 보호할 수 있는 주취해독센터를 다음달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며 “주취자 안정실에서 술이 깬 뒤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응급의료센터는 예산과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남부청 소속 한 경찰은 “현장 경찰의 업무를 덜어 주기 위해 응급의료센터에서 단순 주취자까지 받고 있지만 몰려드는 노숙자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인천청 관계자도 “술이 깬 노숙자를 돌려보내도 다시 술에 취해 응급의료센터로 오곤 한다”며 “응급의료센터에 상담사가 상주하면서 알코올 중독 치료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대에서 16년 동안 근무했다는 한 경찰은 “경찰이 단순 주취자인지 만취자인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본청에서 마련해 달라”며 “범죄 예방을 위해 경찰이 됐는데 지구대·파출소는 주취자 처리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토로했다. 이 경찰은 “매일 밤 주취자에게 시달려 현장은 황폐화되고 지구대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해 있다”며 “주취자 처리와 관련한 예산도 필요하지만 상습 주취자에 대해 행정처분할 수 있는 방법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경찰의 발언이 끝나자 현장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경찰청은 앞서 영남, 중부, 호남 등 권역별로 현장간담회를 가졌다. 여기서 나온 의견을 모아 현장활력 태스크포스(TF)에서 주취자 보호 방안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인상 경찰청 생활질서과장은 “수십년 전부터 주취자 문제는 현장의 가장 큰 애로 사항이었다”며 “주취자 보호 매뉴얼을 만드는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생가 표지판 훼손,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훼손도

    박근혜 대통령 생가 표지판 훼손,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훼손도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영향으로 박근혜 대통령 생가터 표지판과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훼손이 잇따랐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1일 박근혜 대통령 생가터에 설치한 표지판을 훼손한 혐의(재물손괴)로 백모(5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백씨는 18일 오전 2시께쯤 대구 중구 삼덕동에 있는 박 대통령 생가터 표지판에서 박 대통령 모습과 생가 안내 글을 붉은색 래커로 지운 혐의다. 경찰조사결과 백씨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불만을 품고 술에 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에 ‘독재자’라고 스프레이를 뿌린 혐의(재물손괴)로 대학생 A(19)군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군은 지난 4일 오전 3시 20분쯤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옆 공원에 있는 동상, 기념 시비 등 3곳에 붉은색 스프레이를 뿌려 훼손한 혐의다. 경찰조사에서 A군은 “역사책을 보다가 박 전 대통령이 일본강점기에 천황에게 굴복하고 이후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는데도 동상을 세워 찬양하는 점을 참을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6 공직열전] 국민 먹거리 정책 총괄… 식량 국제협력·검역도

    [2016 공직열전] 국민 먹거리 정책 총괄… 식량 국제협력·검역도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과 식량·축산 정책, 농산물 유통과 가격 안정 등을 두루 책임지는 곳이다. 정부부처 서열은 ‘중간’ 정도이지만 생활의 기반이 되는 먹거리 전반을 관장하기 때문에 관련 이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쌀값 하락과 배추값 급등,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고민이 많다. ‘수출 지렛대’로 활용되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때마다 눈치를 봐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수산 업무와 농·축산물 위생 안전 기능이 각각 해양수산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이관되면서 조직이 축소됐다. 그럼에도 다른 부처에 비해 여러 보직을 두루 거치는 ‘장수(長壽) 국장’들이 많고 고시 기수에 비해 국장직에 일찍 오르는 편이다. 장차관 직속과 차관보실은 정책 홍보와 감사를 하면서 농촌·식량 정책과 국제 협력, 검역을 총괄한다. 농식품부의 ‘얼굴’인 셈이다. 이준원(54·행시 28회) 차관은 어머니 같은 리더십으로 농식품부를 이끌고 있다. 아랫사람과 격의가 없고 권위를 내세우지도 않는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일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그는 “몸으로 때우는 시대는 지났다. 업무에 대한 이론적·논리적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생군사교육단(ROTC) 소속으로 공부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가운데서도 행정고시에 합격을 했다. 윗사람과 생각이 달라도 자기주장을 펴는 경우가 별로 없어 ‘예스맨’ 소리를 듣기도 한다. 한 과장급 직원은 “차관이 사무관급까지 직접 불러 업무 협의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때는 간부나 중간 관리자들이 당혹스러워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오경태(57·27회) 차관보는 업무의 맥을 잘 짚고 선이 굵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잘한 것은 신경 쓰지 않고 후배들에게 맡기는 편이다. 이 차관과는 다소 대비되는 업무 스타일이다. 같이 일했던 공무원은 “잘못이 있으면 대놓고 혼내는 직선적인 성격이어서 모시기가 쉽지 않지만 잔정이 많은 상사”라면서 “고생한 직원들을 뒤에서 잘 챙겨준다”고 전했다. 농식품부 내에서 ‘호인’으로 통하는 안호근(54·29회) 농촌정책국장은 상대방을 잘 배려하는 스타일로 주변에 ‘적’이 거의 없다. 부하직원에게 업무적으로 싫은 소리를 못해 추진력이 약하는 평도 있다. 고유 업무 외에 아는 것이 많고 노래도 잘 불러 ‘팔방미인’으로 통한다. 그의 노래방 십팔번은 ‘토함산’과 ‘옛 시인의 노래’다. 정일정(51·32회) 국제협력국장은 국제기구에서 오래 근무했다. “학자 같은 공무원”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대민 갈등 업무를 접한 경력이 별로 없어 “지나치게 유하다”는 얘기도 듣는다. 김종훈(49·36회) 식량정책관은 대변인 출신으로 친화력이 뛰어난 편이다. 동료나 선후배뿐 아니라 언론과의 관계도 좋다. 그렇다 보니 대외 교섭에 능하다. 한 동료는 “술을 잘 마시고 배포도 두둑해 보이지만 성격은 여려서 화나는 일을 혼자서 삭이는 편”이라고 전했다. 농식품부에서 근래에 보기 드문 ‘장수 대변인’ 민연태(55·37회) 국장은 호탕하고 스킨십이 탁월하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정부부처 정책홍보 평가에서 1위를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종청사내 다른 부처에서 그에게 “언론과의 스킨십 비결이 뭐냐”고 물어오기도 할 정도다. 술자리 때마다 준비된 건배사는 그의 스킨십 노력을 잘 보여준다. 그는 ‘자주 보고, 오래 보자’는 의미로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건배사로 자주 인용한다. 주량이 약한 기자들은 그와 만나는 걸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 김진진(49·기시 25회) 감사관은 중국으로의 농산물 수출 기반과 시스템 구축에 공이 많은 ‘중국통’이다. 중국 유학을 거쳐 주중 대사관 농무관으로 근무했다. 과묵하면서 분석적으로 일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접근하기에 쉽지 않은 상사”라는 얘기도 있다. 양창호(48·별정직) 장관 정책보좌관은 김재수 장관의 국회 소통을 도와주는 업무를 맡고 있다. 사실상 새누리당이 파견한 ‘어공’(어쩌다 공무원)이지만 업무 열정만큼은 ‘늘공’(늘상 공무원)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한 과장급 직원은 “기존 공무원들이 못 보는 것들을 합리적인 시각으로 끄집어내면서 우리 부에 대한 외부의 시선들도 잘 전달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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