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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몬교 마크 피터슨 교수 “경찰, 로버트 할리는 무죄” 주장

    몰몬교 마크 피터슨 교수 “경찰, 로버트 할리는 무죄” 주장

    마크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대 교수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60)의 무죄를 주장했다. 피터슨 교수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6개월 전 다른 연예인이 마약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그 연예인이 잡혔을 때 ‘마약을 한 다른 사람들의 이름을 대면 형량을 가볍게 해 주겠다’며 회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경찰은 할리가 마약을 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게 지난해 10월에서 11월 사이”라면서 “할리가 의심받는 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나에게 이야기했다. 할리는 ‘내가 마약 투약 현장에 없었다고 이야기했는데 경찰이 나를 유죄라고 확신하며 진술을 강요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이) 할리에게 정말 예의 없이 굴었다. 최근 한국 연예인들의 마약 사건이 다시 터지면서 경찰 고위층이 연예인 마약을 잡기 위해 사건을 찾던 중 할리를 대상으로 잡고 재수사를 지시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마약을 인터넷으로 주문했다고 알려진 정황 자체도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피터슨 교수는 “누군가에게 마약 혐의가 있는데 그것을 할리가 뒤집어쓴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그의 아들일 수도 있다”고 생각을 전했다. 지난 5일 마지막으로 로버트 할리와 만난 그는 경찰에서 할리에 관해 증언해 달라고 한다면 언제든지 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피터슨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할리는 죄가 없다”며 “그의 아는 사람이 죄인인데 벌을 적게 받으려고 할리를 지목했다. 슬픈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미국 변호사 출신 피터슨 교수는 할리와 같은 몰몬교 신자로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왔다. 몰몬교는 초대 교회를 회복했다고 주장하는 조셉 스미스에 의해 1830년 창시된 기독교계 신흥종교다. 특히 술, 담배, 마약과 함께 커피, 홍차, 녹차 등의 음료를 금하는 율법을 지키는 것이 특징이다. 몰몬교의 본거지인 미국 유타주 출신의 로버트 할리는 한국에 몰몬교 포교를 위해 왔다. 그런 그가 필로폰 투약을 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재준 고양시장 관사 입주계획 자진 철회

    이재준 고양시장 관사 입주계획 자진 철회

    이재준 경기 고양시장이 ‘구시대 유물’로 취급받아 퇴출된 관사 입주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9일 “이 시장이 고양시의회와 언론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관사에 입주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고양시는 지난 주 개회한 고양시의회 제230회 임시회에 이 시장 관사 전세금과 관리비 등 5억여원의 지출승인을 요청해 각계의 비판을 받아왔다. 앞서 고양시는 시의회에 관사(아파트) 임차보증금 4억 6000만원과 인테리어 비용 2200만원, 쇼파 및 가전제품 등의 물품구매비 2300만원 등 5억 500만원의 소요예산 목록을 제출했다. 특히 목록에는 관사운영에 필요한 일반 경비 2135만원, 세제 구입비를 비롯한 소모품 구입비 500만원, 이사비용 200만원, 부동산 중개수수료와 등기비용 250만원, 관리비와 및 전기료 등의 공공요금 585만원 등 3670만원을 요청했다. 전체 비용은 5억 4170원이다. 이 예산은 해당 상임위를 통과해 지난 5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쳤으며, 오는 10일 의결되면 11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를 비롯한 각계에서는 “관사는 임명직 관선 시대 때 시장 군수가 출퇴근이 어려울 경우 재임기간 동안 임시 사용하던 중 지방자치 실시 후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폐지됐다”며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이자,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이 시장이 이럴 줄 몰랐다”고 비판했다.특히 최근 공직자 재산등록 때 17억여원을 신고하고, 자신의 40평대 아파트는 임대를 준 사실이 드러나 ‘제2의 김의겸’이라는 비난을 샀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재산의 상당부분은 어머니 것이며, 3기 신도시 지역 발표에 불만을 가진 일부 시민들이 술을 마시고 밤늦은 시각 집 앞에 찾아오셔서 소란스럽게 해서 관사 입주 계획을 세웠던 것”이라며 “호화스럽게 마련하거나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도 아닌데 정 문제가 된다면 의회에서 예산을 깎으시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양시는 1984년 덕양구 주교동에 지상 1층 단독주택으로 신축된 시장관사가 있었지만, 황교선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 2000년 7월 전통예절 등을 교육하는 ‘예절원’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전국적으로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이 관사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김종천 과천시장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 전세를 빼고 부시장이 사용하던 같은 단지 내 관사에 입주해 비난을 받았으며, 경북 구미시가 지난 연말 시장 관사 임차예산을 신청했으나 각계의 비난이 일자 시의회가 전액 삭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단독] 신기남 전 의원 아들, 트로트 가수 데뷔 ‘Mr. 싱싱’

    [단독] 신기남 전 의원 아들, 트로트 가수 데뷔 ‘Mr. 싱싱’

    신기남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장의 아들 신인선이 트로트 가수 ‘Mr. 싱싱’으로 전격 데뷔한다. 뮤지컬배우로 활동해온 신인선은 11일 트로트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타이틀곡 ‘사랑의 빠라빠빠’로 활동할 예정이다. 신인선의 큰 아버지는 ‘술이란’과 ‘이별의 제주공항’을 부른 트로트 가수 신기철이며 아버지는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신기남 위원장이다. 신기남 위원장은 지난 1월 장편 소설 작가로 데뷔했으며 형님 신기철의 노래에 작사를 해주기도 했다. 신인선은 유튜브 채널 고트로트 TV에서 1호 가수로 선발되면서 트로트 장르에 데뷔했다. 신인선은 “어려서부터 큰아버지 덕분에 트로트를 접해왔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트로트가 잘 어울린다는 칭찬을 들었다”면서 “정해진 틀이 없는 트로트는 나의 무한한 잠재력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예명인 ‘Mr. 싱싱’이라는 언제나 싱싱한 목소리와 싱싱한 에너지를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지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사랑의 빠라빠빠’를 비롯해 ‘남자의 술’ 등이 실렸으며 유명 프로듀서와 작곡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장윤정의 ‘살만합니다’, 김대훈 ‘비가 온다’ 한혜진의 ‘그리워라’ 한가빈의 ‘꽃바람’ 등을 프로듀싱한 강우경을 비롯해 여러 편의 드라마를 통해 활발하게 OST 곡 작업을 해오고 있는 작곡가 박현암이 참여했다. 앨범을 제작한 고트로트엔터테인먼트 측은 “‘사랑의 빠라빠빠’는 빠른템포와 중독성있는 후렴구로 트로트의 새바람을 몰고 오자는 의도로 만들어진 곡”이라면서 “‘남자의 술’은 현실에 찌든 우리의 가슴을 속시원히 뚫어주는 권주가로 경쾌한 트로트 리듬의 희망가”라고 설명했다. 고트로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음원이 정식 등록되기 전인데도 신인선은 다양한 행사에 초대를 받았다”면서 “오는 16일 전주 KBS 공개홀을 시작으로 5월 서울 풍물시장공연까지 전국을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제공=고트로트엔터테인먼트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설리, 노브라 지적 네티즌에 “시선 강간이 더 싫어”

    설리, 노브라 지적 네티즌에 “시선 강간이 더 싫어”

    그룹 f(x)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가 노브라를 지적하는 네티즌들을 향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9일 설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약 1만 5000명 이상의 팬들과 소통했다. 이날 설리는 친구들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평소 속옷을 입지 않은 모습을 당당하게 보였던 설리는 이날도 속옷을 착용하지 않았다. 이 모습에 네티즌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이 설리의 민소매에 대해 지적하자, 그는 옷을 살짝 내린 뒤 “이건 겨드랑이”라며 개의치 않은 모습으로 말했다. 이어 한 네티즌은 “노브라로 당당할 수 이유를 알려 달라”고 물었고, 설리는 “‘노브라’에 당당할 수 있는 이유? 아이유? You know IU?”라고 답하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에 설리의 지인은 “너를 걱정하나 보다”라고 위로했고 설리는 “나는 걱정 안 해줘도 된다. 나는 시선 강간하는 사람이 더 싫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설리는 이날 만취한 상태에서도 많은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을 이어갔지만, 비난의 댓글을 다는 일부 네티즌들에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못하고 결국 방송을 종료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비극·활극 버무린 ‘오락 영화’ 식민지 조선의 청춘을 위로하다

    비극·활극 버무린 ‘오락 영화’ 식민지 조선의 청춘을 위로하다

    ‘청춘의 십자로’(1934)는 현재 한국영상자료원에 보존된 일제강점기 조선극영화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다시 말해 공식적으로 한국에 존재하는 최고(最古)의 무성극영화이다. 이 영화는 필름의 발굴 과정에서도, 또 영화사적 의미로도 무척 흥미로운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그동안 한국영상자료원의 조선영화 발굴 작업이 2004년 이후 중국전영자료관을 통해 본격적인 성과를 보인 데 비해 이 영화는 2007년 국내 소장자를 통해 입수되었다. 또 중국에서 찾은 작품들이 ‘미몽’(1936) 등 발성영화의 프린트(상영용) 필름이었다면 ‘청춘의 십자로’는 무성영화의 네거티브(원판) 필름으로 수집되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아리랑’을 볼 수 없는 지금의 우리에게 조선 무성영화의 수준과 당시 조선인 관객에게 전달했을 영화적 에너지를 상상해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가 크다.●조선 무성영화의 대표작 먼저 ‘청춘의 십자로’가 등장한 1930년대 전반의 조선영화계부터 살펴보자. 1935년 ‘말하는’(talkie) 영화 ‘춘향전’의 제작 성공으로 발성영화 국면에 진입하기 직전의 시기, 조선영화는 과도기적 변화를 겪고 있었다. 나운규의 친구였던 배우 윤봉춘이 감독 데뷔작 ‘도적놈’(1930)에서 철공소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아리랑’의 정서를 이었고, 황운이 연출한 ‘딱한 사람들’(1932)은 흥남의 조선질소비료주식회사의 노동자 해고 사건을 다루며 카프(KAPF) 영화의 계급적 관점을 이었다. 두 작품 다 일제 당국의 검열로 만신창이가 되었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일본 교토의 영화스튜디오에서 견습하고 돌아온 이규환이 ‘임자없는 나룻배’(1932)로 데뷔했다. 나운규와 문예봉이 출연한 이 영화 역시 식민지 농촌의 현실을 그리는 것으로 나운규 영화의 저항성을 잇고 있지만, 표현의 수위는 전보다 낮아졌고 그 대신 조선의 로컬 컬러를 담아내는 것으로 연출 방향이 전환되었다. 이처럼 이규환을 시작으로 1930년대 중반 일본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돌아와 조선의 향토색을 담아내는 영화를 만든 이들을 2세대 영화인으로 규정할 수 있다. 한편 ‘청춘의 십자로’는 배우 출신 안종화(1902~1966)의 세 번째 연출작으로, 무성영화시기 조선에서 형성된 신파 양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이다. 즉 비극과 활극을 절묘하게 버무린 신파 화법을 기반으로 대중오락으로서의 영화라는 한 방향으로 명쾌하게 밀고 나갔다. 조선인 관객들의 평가 역시 좋았다. 1938년 11월 조선일보가 개최한 조선 최초의 영화제에서 그동안 만들어진 조선영화를 대상으로 관객들의 인기투표를 실시했는데, ‘청춘의 십자로’는 2175표를 받아 무성영화 부문 6위를 차지했다. 1위는 ‘아리랑’(4947표)이었고, 그 뒤로 ‘임자 없는 나룻배’(3783표), ‘인생항로’(3075표), ‘춘풍’(2921표), ‘먼동이 틀 때’(2810표)가 뽑혔다. 주목할 부분은 ‘청춘의 십자로’뿐만 아니라 3위를 차지한 ‘인생항로’(1937) 역시 안종화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그가 대중이 원하는 영화를 능숙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감독이었음이 입증된다. 안종화는 신파극단의 여형(女形) 배우 출신으로(초창기 신파극 무대는 여성 역도 남성 배우가 맡았다), 부산 조선키네마주식회사가 제작한 ‘해의 비곡’(1924) 등에서 주연을 맡았고, 1930년 ‘꽃장사’를 시작으로 감독의 길을 걸었다. 같은 해 두 번째 작품 ‘노래하는 시절’을 연출했고, 1934년 ‘청춘의 십자로’를 내놓으며 감독의 역량을 주목받는다. 2세대 영화인 신경균이 감독 데뷔 전 평문을 쓰던 시절 “화면의 연락(숏의 연결을 의미)의 정비와 템포, 리듬의 고조”가 잘 구축된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어서 역시 직접 각본을 쓴 ‘은하에 흐르는 정열’(1935)과 ‘조선 최초의 갱영화’인 ‘역습’(1936)을 연출했고, 1937년 ‘인생항로’를 끝으로 일제시기의 필모그래피를 마무리했다. 그는 무성영화 감독에 머물렀지만 조선영화의 무성시기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평가할 수 있다. 1930년대 중반 조선 무성영화가 가장 성숙기에 이르렀을 때 전성기를 구가한 감독이기 때문이다. 해방 후 그는 ‘수우’(1948)를 시작으로 ‘춘향전’(1958)을 거쳐 ‘견우직녀’(1960)까지 6편의 영화를 더 연출했다. 안종화는 일제시기 영화사 연구자들의 중요한 참고도서인 ‘한국영화측면비사’(1962)를 남기기도 했다. 2007년 ‘청춘의 십자로’ 필름이 한국영상자료원에 입고되었을 때 제목도 크레디트 자막도 없어 어떤 영화인지 특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안개 속의 초기 조사 단계에서 가장 기본이 된 자료가 바로 그가 기록한 ‘한국영화측면비사’였다.●식민지 청춘들의 슬픔, 분노 그리고 복수 ‘청춘의 십자로’는 그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서로 연결돼 있지만 만나지 못하고 엇갈리다 결국은 다시 조우하는 청춘들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영복(이원용)은 서울역에서 수하물 운반부로 일하고 있다. 무거운 짐을 들고 내린 한 모녀를 흔쾌히 도와준 그는 떠나온 고향 생각에 빠져든다. 성품이 우직한 영복은 봉선네 집 데릴사위로 들어가 7년 동안 뼈가 으스러지게 일했으나 결국 마을 지주의 아들 명구(양철)에게 봉선을 뺏기고 고향을 떠난 것이다. 영복의 누이동생 영옥(신일선) 역시 어머니를 잃고 오빠를 찾으러 서울에 왔다가 카페의 여급이 된다. 영복은 이를 모른 채 서울역 부근 주유소에서 일하는 계순(김연실)과 친하게 지낸다. 한편 명구 역시 서울로 올라와 모던보이 개철(박연)의 집에 머문다. 어느 날 영옥은 개철 일당의 술책에 걸려들고 결국 개철에게 몸을 더럽히고 만다. 실직한 계순 역시 개철 일당에 걸려들어 고초를 겪게 된다. 영화는 선술집의 영복이 술에 취해 사과를 발로 차는 장면과 개철 일당의 술자리에서 양복 상의가 사과를 덮는 장면(영옥의 겁탈을 암시)을 연결시키며, 서울에서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하지만 영복과 영옥 남매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또 계순의 아버지가 진 빚 때문에 개철에게 구타를 당하고 나온 영복과, 명구에 의해 개철의 집으로 끌려가다시피 하는 계순이 길에서 서로 엇갈리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분명 당시 관객들이 안타까운 탄성을 내뱉었을 장면들이다.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온 계순이 개철의 악행을 영복에게 알리고, 그는 복수를 위해 개철을 찾아간다. 개철의 집 안으로 들어간 영복이 처음 마주친 이는 다름 아닌 누이동생 영옥이었고, 그간의 사정을 나눈 둘은 끊임없이 눈물을 흘린다. 안종화의 연출이 탁월한 점은 영화의 마지막 복수 장면의 파토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영복과 영옥, 계순이 고초를 당하는 장면들을 겹겹이 쌓아 놓은 것이다. 영복이 자신과 여동생과 애인을 위한 복수를 펼치는 곳은 개철과 명구가 개최한 화려한 피로연 자리이다(실제 이 클라이맥스의 격투 장면은 당시 서울 장안의 3대 요정 중 하나인 국일관에서 촬영되었다). 결국 영복은 사정없는 주먹세례를 날려 개철을 쓰러트린다. 그의 복수가 끝나고 이제 셋은 함께 살게 된다. 영복과 계순이 각자의 직장으로 향할 때 영옥이 천주교식의 십자성호를 그으며 축복하는 마지막 장면으로 그들의 새로운 출발이 암시된다.고향의 지주 아들과 서울의 모던보이로부터 주인공들이 겪은 고초와 울분, 참다 참다 폭발하는 우직한 주인공의 활극, 그리고 해피엔딩까지 ‘청춘의 십자로’는 조선인 관객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민초를 괴롭히는 지주, 여동생 영희(신일선)를 겁탈하려는 마름, 그를 응징하는 영진(나운규)을 등장시킨 ‘아리랑’에서 가장 대중적인 요소만 취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인 혹은 친일파를 연상시킬 수 있는 인물과 이들을 낫 혹은 주먹으로 벌하는 주인공의 구도는 무성영화에서만 가능한 것이었다. 193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면 조선영화가 묘사할 수 있는 활극적 에너지는 거의 사라지게 된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강경준 “6살에 처음 본 아들, 지금 6학년” 울컥하는 모습

    강경준 “6살에 처음 본 아들, 지금 6학년” 울컥하는 모습

    강경준이 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8일 오전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이하 ‘철피엠’)에서는 배우 강경준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강경준은 “최근에 운 적 있냐”는 질문에 “운 적은 없는데, 감동 받은 적은 있다”며 아들과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강경준은 “제가 저녁을 먹으면서 반주를 하고 있었는데, 아들이 제가 혼자 술을 먹는 게 안쓰러웠나보다. 아들이 ‘아빠 한잔 먹어’라고 말하는데 감동이 왔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DJ 김영철은 “벌써 아빠 나이를 이해해 줄 나이가 됐다. 다 컸다”라고 칭찬했다. 강경준은 이어 “아들이 6살일 때 처음 봤는데, 지금 6학년”이라고 말하며 훌쩍 큰 아들 생각에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김영철은 “강경준 씨가 지금 또 눈시울이 붉어졌다”라고 전했다. 사진=SBS 파워FM ‘철피엠’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쥐어짜는 배앓이에 설사·변비… 초특급 예민한 대장, 포드맵 싫어해요

    쥐어짜는 배앓이에 설사·변비… 초특급 예민한 대장, 포드맵 싫어해요

    극심한 복통·시도때도 없는 배변감 동반 발병 원인 명확하지 않아 증상완화 초점 젊은층 오래 앓아도 대장암 악화 드물어 사과·수박·유제품·양파·마늘·밀·버섯 등 장내 발효돼 가스 유발하는 식품 피해야 잡곡에 섬유질 풍부한 채소군 섭취 권유직장인 이모(39)씨는 6년째 과민성 장 증후군을 앓고 있다. 술을 마시거나 맵고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꼭 설사를 한다. 평소에도 장에 가스가 찬 듯 속이 불편하고, 용변을 봐도 잔변감이 들어 다시 화장실을 찾는 일이 잦다. 가장 큰 고통은 복통이다. 설사 직전에는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아랫배를 쥐어짜는 듯한 배앓이를 한다. 설사를 다해야 복통이 사라지기 때문에 바쁜 업무 시간에도 화장실을 떠날 수 없다. 잠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상이 더 심하다. 예기치 않고 조절이 어려운 배변으로 2시간에 걸쳐 올라간 산을 30분 만에 뛰어내려 온 적도 있다. 병원에도 여러 번 가고 내시경도 해 봤지만 장 자체에는 이렇다 할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씨와 같은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는 전 세계 인구의 7~9%로 추정되며, 국내에서 계속 늘어나고 있다. 국내 소화기내과 환자의 10명 중 3명이 과민성 장 증후군 진단을 받을 정도로 흔하다. 증상은 있으나 특별한 원인을 콕 집어 말하기 어렵고,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도 없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배가 아픈데 내시경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니 환자는 의사의 진단을 의심하기도 하고, 자신의 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염려와 불안을 안고 산다. 2008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 273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삶의 질 수준은 0.889로, 국민건강영양조사 제3기(2005) 자료와 비교했을 때 치질(0.925), 아토피 피부염(0.924), 위십이지장궤양(0.901)보다도 낮았다. 또 응답자의 6%는 3개월간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직장에 3일 이상 나가지 못했으며, 10.8%는 일을 하는 데 상당한 지장을 받았다고 답했다. 질환이 건강뿐 아니라 삶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설사는 단순 소화불량이나 장염으로도 올 수 있어 설사한다고 모두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진단하진 않는다. 환자 중에는 설사 대신 변비가 있는 경우도 있고, 설사를 하다 변비가 오거나 변비로 고생하다 설사를 하는 ‘혼합형’도 있다. 가장 중요한 증상은 복통으로, 배가 아프면서 설사나 변비가 발생하고 변을 보고 나면 복통이 없어지는 증상이 한 달에 3일 이상 3개월간 지속되면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장 증후군 환자의 대장은 정상인보다 예민하다. 환자의 대장에 가스를 주입하거나 풍선을 넣어 조금만 부풀리면 정상인은 반응하지 않을 적은 용량에도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음식이나 가스가 조금만 차 있어도 장이 반응하니 ‘배에 가스가 가득 찬 것 같다’, ‘복부에 불쾌감이 느껴진다’는 증세를 호소한다. 대장의 움직임도 빨라서 보통 사람은 식사 후 50분 정도 장이 움직이고 다시 평소 움직임으로 돌아오지만, 장 증후군 환자의 장은 운동량 증가폭이 크고 50분이 지나도 계속 빠른 움직임을 보인다고 한다. 밥을 먹은 지 얼마 안 됐는데 바로 화장실에 가는 것도 이런 현상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명승재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7일 “장이 예민해지고 수축하면서 쉽게 말해 장에 쥐가 나 배가 아파지는 것”이라며 “장의 수축성이 배설물을 항문까지 전달하는 장내 운동파와 일치하면 설사가 발생하고, 운동파와 관계없이 전체적인 수축이 일어나면 배가 아프면서 변비형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장이 왜 예민해지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원인으로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 특정 음식에 대한 과민 반응, 대장 내 유해균 증가 등을 꼽지만 명확하진 않다. 민양원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가족 중에 과민성 장 질환 환자가 있으면 과민성 장 증후군 발생 위험이 2~3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과민성 장 증후군에도 유전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가족 내 같은 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환경이 같은 영향도 있고, 과민성 장 증후군과 연관된 유전자가 뚜렷하게 확인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력으로는 소화궤양 질환이 가장 많고, 비뇨기과 질환과 고혈압을 동반하기도 한다. 환자 중에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환자도 많다. 위와 장은 서로 연결돼 있고, 신호를 주고받으며 긴밀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장 증후군 환자는 대개 위도 좋지 않다. 또한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다 보니 치질이 생기기도 한다. 전문의들은 먼저 음식부터 조심해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평생을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어서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에 초점을 두고 치료한다. 장이 무척 예민하기 때문에 장을 자극할 수 있는 음식은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이다. 호주에서는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 치료를 위해 ‘저(低)포드맵 식단’이란 식이요법을 고안했다. ‘포드맵’은 장내에서 발효되기 쉬운 올리고당, 이당류, 단당류, 폴리올을 뜻한다. 사과·망고·아보카도·체리·수박·우유·유제품·양파·마늘·밀·버섯·과일주스 등에 많이 들었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위, 소장을 거쳐 대장으로 가는데 대부분의 영양소는 소장에서 흡수되고, 흡수되지 않은 음식은 대장으로 간다. 이 중 잘 발효되지 않는 음식은 변으로 배출되나, 발효가 잘되는 포드맵은 대장에서 발효되며 가스를 내뿜는다. 건강한 사람의 장에선 유산균을 비롯한 장내 유익균이 이런 발효 음식을 영양분 삼아 무럭무럭 자란다. 하지만 장 증후군 환자는 이런 음식이 내뿜는 가스에도 통증을 느낀다. 대표적인 건강식품인 포드맵이 증세가 심한 장 증후군 환자에게는 복통과 설사를 유발하는 독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포드맵이 장 증후군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완벽하게 입증되지 않은 데다 발효 음식을 과도하게 제한하면 장내 유익균이 잘 자랄 수 없어 저포드맵이 음식 선택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증세가 심할 때 당분간만 식이요법으로 활용해 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좋다고 한다. 쌀을 제외한 잡곡에도 포드맵이 많이 들어 설사가 심할 때는 잡곡보다 쌀을 먹는 게 좋다. 포드맵 가운데 평소에도 조심해야 할 것은 ‘액상 과당’으로 주로 과일 주스에 들었다. 육류나 기름진 음식, 잘 소화되지 않는 우유도 장에서 부패해 독소와 가스를 내뿜을 수 있어 되도록 적게 먹고, 육류를 먹을 때는 꼭 채소와 함께 먹어야 한다. 고섬유질 식품을 먹으면 변이 빨리 배출돼 변비형 장 증후군 환자에게 좋다. 다만 식이섬유가 가스를 유발할 수 있어 가스가 많이 찰 때는 피한다. 콩과 감자 등을 먹어도 배에 가스가 차기 때문에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하다면 당분간 피하는 게 좋다. 술은 장 증후군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범인데, 특히 맥주는 장을 자극하는 알코올인데다 성질이 차고 탄산에 맥아당까지 있어 치명적이다. 굳이 마셔야 한다면 맥주보다는 막걸리나 소주가 낫다. 설사와 복통이 오래가면 대장암으로 악화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지만, 실제 과민성 장 증후군이 대장암으로 진행되는 일은 드물다고 한다. 명 교수는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경우는 50세 이상의 나이, 대변에서 피가 나오고 식사를 잘하는 데도 체중이 감소하는 증상 등”이라며 “가령 65세 환자가 복통이 있으면서 변비가 갑자기 발생했다면 대장내시경으로 대장암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지만, 20대 회사원인데 매우 힘든 프로젝트를 맡아 복통과 설사가 생겼다고 하면 대장암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번엔 관악서 경찰 2명이 유흥업소 술자리 접대받아

    이번엔 관악서 경찰 2명이 유흥업소 술자리 접대받아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관할 유흥업소에서 술자리 접대를 받은 혐의로 입건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관악경찰서 소속 A 경위 등 현직 경찰 2명이 관악구 신림동의 한 유흥주점 업주로부터 술자리 접대(뇌물) 등을 받은 혐의로 입건됐다고 오늘(7일) 밝혔다. 지수대는 경찰 중 한 명이 유흥업소 관계자들과 술을 마시면서 나눈 대화가 녹음된 파일을 비롯해 해당 유흥업소 업주 A씨의 휴대전화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관악구 신림동의 일대 유흥주점에서 향응을 받은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다만 이번 사건은 최근 클럽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이 불거진 버닝썬 사태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9일 버닝썬·아레나 클럽 유착 관련 수사에 지능범죄수사대 2개 팀을 추가로 투입해 총 6팀 56명으로 보강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일본 직장인들, “입사 지원” 유혹 여대생 성범죄 잇따라

    일본 직장인들, “입사 지원” 유혹 여대생 성범죄 잇따라

    올해 일본 도쿄의 사립대를 졸업한 여성 A(22)씨는 한창 직장을 구하던 재작년 봄, 모르는 남자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걸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난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당시 가장 가고 싶었던 회사의 남성 직원을 한 명 소개받았다. 입사 성공을 위한 정보와 노하우를 얻어보려는 바람에서였다. 그 남성은 “일이 많다”는 핑계로 저녁시간에 술집에서 만날 것을 요구했다. 1차에 이어 2차로 데려간 바에서 그는 A씨에게 독한 술을 먹인 뒤 강제로 입맞춤을 하며 자기 집에 가자고 했다. A씨는 “정보는 없이 순전히 자기 자랑만 늘어놔서 자리를 떠버리고 싶었지만, 자기도 채용에 관한 권한을 갖고 있다고 하니 강하게 뿌리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나는 그때 당한 일을 다 극복했는데, 평생 마음에 상처로 남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여자 대학생들이 취업에 도움을 얻을 목적으로 만난 남성 직장인들로부터 당하는 성희롱 문제가 심각하다고 도쿄신문이 6일 보도했다.지난 2월에는 대형 건설회사 오바야시구미 남성 직원(27)이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 남성은 취업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대학생과 직장인간 만남을 연결하는 스마트폰앱에서 여대생을 만났다. 그는 처음 보는 여대생에게 “업무 설명은 아무래도 컴퓨터를 보며 해야 한다. 면접에 대비한 지도도 해주겠다”며 자기 집을 사무실이라고 속여 데려가 추행을 했다. 지난달에는 많은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대기업 스미토모상사 남성 직원이 여학생에게 술을 먹이고 난폭한 행위를 했다가 회사로부터 해고당한 뒤 구속됐다. 최근에는 특히 오바야시구미 사건에서와 같이 스마트폰 만남 주선 앱의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다. 직장인이 자신의 출신대학과 현재 근무회사 등 정보를 등록하면 재학생들이 검색한 뒤 연락해 만나는 방식의 앱이다. 자신이 들어가고 싶은 기업 또는 업종의 살아있는 정보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되지만, 여성을 유인하기 위한 ‘불순한 목적’으로 등록하는 직장인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학생 취업을 지원하는 하나마루 캐리어종합연구소 우에다 아케미 대표는 “여대생의 경우 원래 여성 직장인을 만나야 처우 등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지만, 직장 여성은 수가 적을뿐 아니라 육아 등에 신경쓰느라 좀체 만나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그는 남성 직장인에 의한 성희롱 피해 등을 막기 위해 낮시간에 카페와 같은 개방적인 장소에서 만날 것을 여대생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기업들은 사내 성추행에 대해서는 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취업 준비생 성추행 문제에 대한 대책은 없다”며 “여학생 성추행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사원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경발위 접대’ 의혹에 당시 강남서장 “먹은 부분, 자신이 결제”

    ‘경발위 접대’ 의혹에 당시 강남서장 “먹은 부분, 자신이 결제”

    경발위 관계자 “연회비로 결제”…연회비는 150만원클럽 ‘버닝썬’이 입주했던 호텔 대표가 위원으로 활동한 서울 강남경찰서의 경찰발전위원회(경발위)가 정례회의를 명목으로 경찰관들에게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당시 강남서장을 지낸 서울지방경찰청 간부는 “자기가 먹은 부분은 자기가 결제한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지난해 4월 16일 오후 6시 30분 강남구 대치동의 한 음식점에서 강남서 경발위 위원장과 강남서장 등이 참석한 경발위 회의가 열렸다고 연합뉴스가 7일 전했다. 이날 음식점 2층에서 열린 자리에는 경발위원 30여명과 강남서 경무계·생활질서계 직원 등 최소 경찰관 6∼7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녁 식사 비용은 위원회의 연회비로 결제한 것으로 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경발위 연회비는 위원들이 내는 사비로 충당한다. 이 관계자가 공개한 메시지를 보면 2017년 경발위 사무국장은 자신의 계좌번호로 위원들에게 연회비 150만 원을 입금하라고 통지했다. 경발위 위원들이 연회비를 내는 경우는 이전부터 매해 반복돼온 것으로 전해졌다.이 관계자는 “경발위가 경찰관들과 함께 음식점을 찾은 날은 세월호 참사 4주기였던 날이다. 슬픈 현실”이라며 “저녁 자리에서는 술도, 건배도 오갔다. 박카스 한병을 마신 공무원도 징계받는데 이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식사 접대 의혹과 관련해 당시 강남서장을 지낸 서울경찰청 간부는 “(결제는) 실무자가 한다”며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자기가 먹은 부분은 자기가 결제한다”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강원 화재]타버린 탈곡기와 경운기…“앞으로가 막막해요”

    [강원 화재]타버린 탈곡기와 경운기…“앞으로가 막막해요”

    화재 진압 마무리 단계…생계 걱정 앞선 이재민들“작물·농기계 타버려 걱정”…노후 생활 꿈도 무너져외지 가족들 찾아와 위로…집 잃은 가축들도 배회고성·속초·강릉·동해·인제 등지에서 발생한 강원 산불 사흘째인 6일 재발화 없이 화재는 진압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정부의 총력대응으로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던 화재 규모와 비교해 인명피해 등을 줄였다. 하지만 이재민들은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재민의 가족·친척·지인들은 현장을 찾아 놀란 이재민들을 달래고 현장 정리를 도왔다. ●생계 수단까지 삼켜버린 대형 산불 6일 오전 강원 속초시와 강릉시의 주민들은 화재에 까맣게 잿더미가 된 농작물을 보며 눈물을 삼켰다. 마을 건물 50여채가 전소된 속초시 장천마을 주민 엄기찬(64)씨는 “이제 퇴직하고 40년 만에 내 고향에 와서 살려고 장천마을에 먼저 고사리 농사 450평을 짓고 있었는데 다 타버렸다”면서 눈물지었다. 엄씨는 “이번 주에 고사리를 거두고 다음 달에 아내와 고향에 돌아와 살려고 했는데 그 계획이 물거품이 됐고 생가는 잿더미가 됐다”면서 허무해했다. 이어 “재건하려면 몇 년은 걸릴 것 같은데 그동안 꿈꿔왔던 노후 생활도 2~3년 미뤄질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농기계가 모두 타버린 탓에 막막함을 호소하는 농민도 많았다. 이 마을에서 40년 넘게 거주한 엄기만(80)씨는 “우리 아들, 딸, 손주들 주려고 직접 심고 거둔 쌀 열댓 가마니가 흔적도 없이 타버렸다. 탈곡기까지 다 망가져버렸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이어 “속초에 대피했다가 돌아올 때만 해도 이 꼴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엄씨의 집 앞 마당에 있던 쌀 저장고에는 쌀 한 톨 남김없이 새까맣게 타버린 상태였다. 강릉시 옥계면에 거주하는 정계월(59)씨는 “농사지어 팔려던 고추랑 고구마 모종 총 1600만~1700만원 어치가 순식간에 타버렸다”고 발을 굴렀다. 정씨는 “수천 만원 들여서 마련한 경운기, 용접기, 사각 베일러(짚 묶는 기계), 이양기, 볍씨 발아기까지 죄다 타고 틀만 남았다”면서 “당장 다음달부터 농작물을 심어야 하는데 올해 농사 전체를 글렀다”며 한숨을 쉬었다.정씨는 화마에 농작물뿐 아니라 살던 집도 잃었다. 앞산에서 붙은 불덩어리가 집 뒷산까지 날아와 집 곳곳에 붙자 200평 대지가 5분도 안돼 전소했다. 정씨의 남편 허금석(64)씨는 “농기계 사고 집 사고 애들 교육시키느라 평생을 빚만 갚다가 작년에 겨우 다 갚고 이제 좀 살 만하다 하니까 이렇게 다 타고 없어져버렸다”면서 속상해했다. 이어 “아들 결혼할 때 반지 하나 못해줬다”면서 “없이 사니까 미안해서 (아들에게) 무사하다고 연락만 하고 오지 말라고 했는데 온다고 하더라”라면서 덧붙였다. ●이재민 걱정에 만사 제쳐두고 현장 찾은 가족들 화재 피해를 입은 강원 지역 일대에는 6일 하루종일 외부차량이 드나들었다. 다른 지역에 사는 가족들이 찾아와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불안에 떠는 이재민 가족을 끌어안았다. 장천마을 박춘랑(85)씨는 큰 아들이 차를 몰고 달려와 불안에 떠는 어머니를 안심시켰다. 박씨의 집은 타지 않았지만 바로 옆 소 축사와 그 안에 저장해뒀던 비료가 불타 온 집안에 탄내가 진동하고 잿가루가 날렸다. 집안 곳곳을 살피고 돌보는 박씨 아들의 뒤를 까맣게 그을린 백구가 좇았다. 박씨는 “아들이 일전에 데려와 맡겼던 백구가 검둥이가 돼선 이따금 눈물을 흘린다. 많이 놀랐다보다”라면서 “대피하면서 다칠까봐 풀어주고 갔는데 내내 집 주위를 배회한 것 같다”고 백구를 쓰다듬었다. 백구의 집은 다 녹아서 없어져버렸다. 80대 고씨 형제는 장천마을에 모셔둔 부모님 묘지가 걱정돼 현장을 찾았다. 고수길씨는 “장천마을이 다 탔다고 했을 때 얼마나 놀라고 걱정했는지 모른다”면서 “싹 타버린 부모님 묘에 술 한 잔 올리고 내려왔다. 다음에 다시 와서 싹 정리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재민이 걱정돼 속초·강릉·고성 일대를 찾은 가족과 친지들로 인해 강원 일대는 차량으로 붐볐다. 이재민들은 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공식] 신기현 “영화배우 신씨 아냐..승리는 손절할 수 없는 친구”

    [공식] 신기현 “영화배우 신씨 아냐..승리는 손절할 수 없는 친구”

    탤런트 겸 가수 신기현이 성관계 몰카 및 단톡방 유포 의혹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영화배우 신씨’는 제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신기현은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정준영 카톡방’ 멤버가 맞냐는 네티즌들의 질문에 직접 댓글을 달며 해명했다. 그는 “영화배우 신씨는 제가 아니다”라며 “소속사 측에서 부인했다는데 저는 현재 소속사도 없다. 저런 동영상에 대해 들은 적도 없고 본적도 없다. 신모씨라고 하니까 저인 줄 알더라. 살려달라”고 말했다. 이어 ‘승리, 정준영과 왜 친하냐’는 댓글에 승리는 약 14년 전 ‘배틀신화’ 오디션 프로그램, 정준영은 ‘FC앙투라지’ 예능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제 친구들은 저 의심도 안 한다. 애초에 술을 입에 거의 안 대서”라고 밝혔다. 신기현은 이날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에서도 적극 해명했다. 신기현은 ‘승리 팔로잉을 왜 끊지 않냐’는 질문에 “팔로워를 왜 안끊냐고 하시는데, 여러분들의 정말 친한 친구가 죄를 지었는데 그냥 손절할 수 있겠나.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죄를 지었으니 벌을 받는게 맞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SBS ‘8뉴스’은 영화배우, 모델, 대기업 자제, 아레나 MD 등이 단체 카톡방을 만들고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공유해왔다고 보도했다. 이중 영화배우 신씨와 한씨가 포함됐다고 전해, 여러 배우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기현은 지난 2018년 12월 예능프로그램 ‘FC 앙투라지’에 정준영, 로이킴, 에디킴, 우디 등과 함께 출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중국 ‘톈안먼 사태’ 기념주 제조자에 3년 6개월 징역형 선고

    중국 ‘톈안먼 사태’ 기념주 제조자에 3년 6개월 징역형 선고

    중국의 ‘6·4 톈안먼(천안문) 민주화 시위’(톈안먼 사태)를 기념하는 술을 만들었다가 체포돼 3년가량 구금 생활을 한 중국인 4명 중 1명인 천빙이 ‘사회소란죄’(사단도발죄)를 적용받아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중국 쓰촨성 청두 중급인민법원은 4일 ‘톈안먼 시위 기념주’를 만들었던 천빙에게 사단도발죄를 적용해 이같은 형량을 선고했다고 명보(明報), 빈과일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사단도발죄는 중국에서 트집을 잡아 분규나 소동을 일으키는 행위를 한 사람들을 처벌하는 죄목이다. 천빙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 발생 27주년을 앞둔 2016년 5월말 푸하이루, 장쥐안융, 뤄푸위 등과 함께 ‘밍지빠지우류쓰’(銘記八酒六四)라는 이름의 기념주를 만들어 그 사진을 웨이신(위챗)에 올렸다가 적발됐다. 이들 4명은 당시 ‘국가정권 전복 선동’ 및 ‘사단도발’ 혐의로 체포돼 지금까지 3년 가까이 구금 생활을 해왔다. 중국어로 술(酒)과 구(九)는 ‘지우’로 발음이 같기 때문에 ‘밍지빠지우류쓰’라는 기념주의 이름은 ‘89년 6·4 시위를 기억하자’는 뜻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이들은 술병의 스티커에 톈안먼 시위를 당국이 탱크로 진압하는 장면을 배경으로 ‘영원히 잊지 말자, 영원히 포기하지 말자’는 문구도 적어놨다. 톈안먼 사태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을 말한다. 천빙은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8개월가량 더 복역해야 한다. 천빙은 비공개로 열린 재판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고 천빙의 지지자들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밝혔다.앞서 푸하이루, 장쥐안융, 뤄푸위 등 3명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또는 집행유예 5년형을 선고받아 석방됐다. 중국 당국은 석방된 이들 3명에게 10일간 방문객이나 외국 기자들을 접촉할 수 없도록 보호관찰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법원이 구금 후 3년가량 선고를 미루다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선고한 이유에 대해 ‘톈안먼 시위를 기념하는 행위를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중국 법원이 천빙에게 3년 6개월 형을 선고하고, 나머지 3명에게 이미 복역한 형기보다 긴 집행유예를 부과한 것은 앞으로 당국에 거슬리는 언동을 하면 즉각 구금하겠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소박한 행복 넘치는 ‘불의 고장’…느긋한 풍경 익어 가는 ‘맛의 고장’

    소박한 행복 넘치는 ‘불의 고장’…느긋한 풍경 익어 가는 ‘맛의 고장’

    여행은 회복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며 몸과 마음을 다스린다. 좋은 풍경 앞에 서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안한 숙소에서 쉬다 보면 지친 영혼이 조금이나마 치유되고 회복되는 것 같다. 어디 낯선 곳으로 가 사나흘 푹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일본만큼 적당한 곳이 있을까. 한두 시간이면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 저가항공도 많아 항공권도 비싸지 않은 데다 물가도 한국과 비슷해 금전적인 부담도 적다. 도쿄, 오사카와 함께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일본 도시는 후쿠오카다. 규슈에서 가장 큰 도시로 후쿠오카 시내를 다니다 보면 한국인이 행인의 반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다. 후쿠오카가 규슈의 대표 도시로 성장하게 된 계기는 신칸센이 들어오면서부터. 그 전까지 규슈의 중심은 구마모토였다. 우리에게는 후쿠오카, 미야자키, 나가사키 등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다. 구마모토현의 전체 인구는 약 180만명. 이 가운데 구마모토시에 약 80만명이 살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정확히 1시간 20분 만에 구마모토공항에 도착했다. 구마모토공항은 국제선 공항이 국내선보다 규모가 훨씬 작다. 해외에서 여행객이 많이 찾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수속도 얼마 걸리지 않아 10여 분 만에 끝난다.●일본 온천 랭킹 1위… 구로카와 온천마을 공항을 빠져나와 첫날 숙소로 향하는 길,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제주와 비슷하다. 부드러운 곡선의 구릉이 아득하게 펼쳐져 있다. 일행 중 어떤 이는 이 풍경이 홋카이도와 비슷하다고도 하고 어떤 이는 하와이와 비슷하다고도 말한다. 필리핀 보홀과 비슷하다는 이도 있다. 어쨌든 지금까지 다니던 일본과는 약간 다른 풍경이다. 첫날 숙소는 구로카와 산아이 고겐 호텔. 1967년에 문을 열었다. 오래된 료칸호텔이지만 리뉴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룸 컨디션이 아주 좋다. 다다미방과 양실방이 모두 있다. 방도 방이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풍광이 일품이다. 끝없는 아소 평원이 탁 트인 전망을 보여 준다. 구릉지대가 드넓게 펼쳐지고 갈대가 봄바람에 한가롭게 흔들린다. 멀리 옛 화산 분화 흔적이 보이는 높다란 산봉우리들이 이어진다. 방에 트렁크를 놓자마자 유카타(목욕용 가운)로 갈아입고 로텐부로(노천탕)로 향한다. 구마모토는 구로카와 온천마을로 유명하다. 깊은 산속에 위치한 구로카와 온천마을은 옛 온천 요양지의 소박한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일본 온천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로텐부로의 운치는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몸을 뜨거운 물에 담그는 순간 지극한 호사를 누리는 기분이 든다. 사방이 탁 트인 로텐부로가 일본 여행의 백미라면 이 료칸의 로텐부로는 지금까지 경험한 일본의 여러 온천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어느새 해가 뉘엿하게 지고 푸르던 하늘이 보랏빛으로 물든다. 지평선에 환하게 돋는 별. 여행을 떠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세계 최대 칼데라 화산… 아소산 구마모토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아소산이다. 다카다케(高岳·1592.3m), 나카다케(中岳· 1506m), 네코다케(根子岳·1408m), 에보시다케(烏帽子岳·1337m), 기시마다케(杵島岳·1270m)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를 통칭해 아소오악(阿蘇五岳)이라 부른다. 아소산은 세계 최대의 칼데라를 가지고 있는 화산으로, 가운데 자리한 나카다케는 지금도 활동 중이다. 료칸에서 나와 아소산으로 향한다. 아소는 ‘불의 고장’으로 통하는데, 일본에서 화산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일본 전역에 분포된 화산 수는 111개. 이 가운데 아소에만 11개가 있다. 아소 지역은 평평한 분지 형태인데 이는 23만년 전에서 9만년 전 사이 4번의 거대한 화산이 폭발하면서 생긴 칼데라 때문이다. 칼데라는 남북 25㎞, 동서 18㎞에 이른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여기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 여전히 수증기를 내뿜으며 화산 활동 중인 나카다케가 위험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여기에 여전히 살고 있는 이유는 물이 풍부하고 토양이 비옥하기 때문이다. 용암이 굳어서 생긴 땅은 오랜 시간이 지나 용암이 부서지면서 흙이 된다. 이 흙은 많은 영양을 함유하고 있는데 그 위에 다시 다양한 광물질을 함유한 화산재가 쌓이면서 농사짓기에 좋은 기름진 땅이 된다. 아소 지역에는 1만년 전부터 사람이 거주했다. 5~6세기 일본 나라시대에는 이 지역에서 사육된 소와 말이 왕에게 진상될 정도였다. 그만큼 품질이 좋았다는 것이다. 료칸을 출발한 버스는 고원도로의 오르막길을 30분 정도 달려 넓은 초원에 도착한다. 아소산 서쪽에 자리한 구사센리(草千里)다. 해발 1000m에 자리한 구릉 초원으로 동쪽으로는 아소오악을, 반대 쪽으로는 구마모토를 달리는 거대한 산줄기와 평원을 조망할 수 있다. 차가 구사센리에 다가가면 산 정상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이는데 바로 나카다케다. 수증기는 땅속에 있는 마그마가 스며든 빗물을 끓여서 다시 내놓으면서 생기는 것이다. 나카다케가 자리한 평원은 27만년 전 화산이 터지면서 만들어진 칼데라의 바닥이다. 원래는 물이 가득 찬 호수였지만 지금은 약간의 물이 보일 뿐이다. 평원 뒤로 펼쳐진 산줄기는 칼데라의 외벽으로 총길이가 128㎞에 달한다. 예전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나카다케의 분화구를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중단됐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유황이 날려 위험하기 때문. 실제로 살짝만 맡아도 가슴에 고통이 느낄 정도라고 한다. 나카다케는 796년 처음으로 폭발했다.●일본 3대성 구마모토성 아소산과 함께 구마모토를 대표하는 여행지는 구마모토성이다. 구마모토시는 구마모토성을 중심으로 거리가 조성돼 있다. 구마모토성을 만든 인물은 우리가 잘 아는 가토 기요마사다. 임진왜란의 선봉장이던 그는 전쟁에서 돌아와 이 성을 만들었다. 성벽의 높이가 20m에 달하는 이 성은 히메지성, 나고야성과 함께 일본 3대 명성으로 꼽힌다. 보기에도 육중하다. 해자 바닥에서 재면 가장 높은 성벽이 무려 30m나 된다. 이는 일본 성 중 최고다. 가토 기요마사는 1597년 울산에 왜성(학성)을 쌓고 4만 7000명의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의 포위 공격을 견딘다. 그의 군대는 1만 5000명. 물과 식량이 떨어진 상황에서 악전고투를 벌이는데, 조선과 명나라군은 우세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성을 함락하지 못했다. 이 전투를 거울삼아 기요마사는 구마모토성을 쌓는다. 그는 소변과 말의 피를 마셨던 기억을 되살려 성내에는 우물을 120개나 파고, 만약의 경우 비상식량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구마 줄기로 다다미를 짰다. 은행나무를 많이 심은 것도 은행을 비상식량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이 때문에 구마마토성의 별칭이 은행나무성(銀杏城·긴난조)이다. 1977년 사이고 다카모리가 일으킨 세이난전쟁(西南戰爭)에서 규슈를 석권했던 그가 이 구마모토성만은 끝내 함락하지 못했다. 당시 다카모리의 군사는 1만 4000명, 구마모토는 고작 3400명이 있을 뿐이었다. 이 구마모토성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보여 주는 일화다. 하지만 지진은 견디지 못했다. 2016년 4월 구마모토 지진이 났을 때 무너져 내렸다. 아직도 곳곳에 지진의 잔해가 남아 있다. 성을 둘러싼 강은 무너진 돌이 가득 채우고 있고, 각종 건설 장비들이 성을 복원하고 있다. 구마모토성 앞에는 에도시대의 옛 거리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거리인 사쿠라노바바 조사이엔이 있다. 각종 기념품 가게와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오사카에 뒤지지 않는 구마모토의 음식 구마모토를 대표하는 음식은 말고기다. 가토 기요마사가 임진왜란 뒤 먹을 게 없을 정도로 궁핍했을 때 죽은 말고기를 먹게 했다는 데서 말고기 식용이 시작됐다고 하는데 확실치는 않다. 말고기는 다양한 방법으로 먹는다. 구마모토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방식은 사시미. ‘바사시’라고 부르는데 마늘과 생강을 곁들인 간장에 찍어 먹는다. 맛은 소고기와 비슷한데 한결 진하다. 레몬을 살짝 뿌리면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혀를 튀겨 먹기도 한다. 닭모래집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식감이 더 부드럽다. 말고기는 도저히 못 먹겠다고 겁먹은 사람도 한 번 맛보면 젓가락이 바빠진다. 구마모토성 앞에서는 말고기 고로케도 맛볼 수 있다.‘가라시렌콘’도 구마모토의 명물 요리다. 연근을 유채 기름에 튀겨 낸 것인데 연근 구멍에 보리 된장을 섞은 겨자를 채워 넣었다. 연근의 아삭한 식감과 코를 톡 쏘는 매운맛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맥주 안주로도 좋다. 일본은 와인 생산국이다. 전국에 200여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구마모토에도 와이너리가 있다. 생각보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기 때문이리라. 시내에서 자동차로 40분 정도 외곽을 나가면 ‘기카 와이너리’가 있다. 이 와이너리는 정말 멋진 샤도네이를 만들어 낸다. 향과 맛이 프랑스나 호주 등 유명 와인 산지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 오크통에서 숙성한 와인도 수준급이다. 식용 포도인 거봉으로 만든 레드와인은 디저트 와인으로도 좋다. 곧 피노누아 등도 생산한다니 기대가 된다. 와이너리를 돌아본 후 료칸으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시 온천에 몸을 담갔다. 어느새 별이 환하다. 별을 바라보고 있으니 인생이 게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잘 것 없다는 게 아니라 뭐랄까, 인생이란 게 꼭 커다란 이념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부와 명예 같은 걸 이루어야 꼭 제대로 산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냥 즐거운 음악을 듣고, 맛있는 술과 음식을 먹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이나 다니는 인생 정도면 성공한 것 아닐까.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여행수첩 구마모토 시내 가미토리에 ‘디엠시 투어 플라자’(096-276-6875)가 있다. 일종의 여행자 안내소다. 한국어가 가능한 안내원이 상주한다. 구마모토현 내 여행상품도 판매한다. 구마모토의 마스코트인 구마몬 캐릭터 상품과 특산물인 딸기로 만든 쿠키, 바질페트, 차, 소바 등도 판매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짐 보관도 가능하다. 항공은 티웨이와 에어서울이 운항한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이 걸린다. 구마모토 라멘도 맛보자. 고쿠테이(亭·096-321-6202)가 유명하다. 샛노란 날달걀 두 개가 얹혀져 나오는 ‘다마고이리 라멘’을 내놓는다. 돈코쓰라멘인데 국물색이 다소 붉고 뻑뻑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진하다. 탱탱한 면발은 후쿠오카의 그것보다 조금 더 쫄깃쫄깃하다.
  • [2030 세대] 입시지옥이 “모든” 20대를 망쳤을까/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2030 세대] 입시지옥이 “모든” 20대를 망쳤을까/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20대에 대한 말이 많다. 이들은 무기력하고, 보수화되고 있고, 무엇이든 서열화하려 하고, 아래를 깔아뭉게려 한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많은 사람이 ‘입시경쟁’을 지목한다. 요컨대 격화되는 입시경쟁에 매몰된 아이들은 일탈도 할 수 없었고 독립적 자아를 형성할 수도 없었다. 이로 인해 또래문화가 상실됐다는 지적도 있다. 다함께 뛰놀며 인격을 키울 그 중요한 시기에 학생들은 집, 학교, 학원만 챗바퀴처럼 오가며, 옆자리 친구를 경쟁상대로 인식하며 문제집만 풀었다. 그 결과 지금의 20대, 즉 서열화에 집착하고 혐오를 긍정하는 초유의 세대가 탄생했다. 혹시 지금까지 소개한 분석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셨을 수도 있겠다. 나 또한 일견 동의하는 부분이 없지는 않았다. 나조차도 우리 세대에는 미성숙한 부분이 유별나다는 느낌을 가끔 받는다. 자율적 또래문화는 청소년 인지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인 것도 맞다. 사실 이런 식으로 두 이야기를 엮는 설명은 본질적으로 새로운 설명은 아니다. 기성세대 지식인들은 입시경쟁으로 삭막해진 교실이 학생들을 망친다고 늘 지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4년에 태어난 한 명의 20대로서, 이 분석에는 결코 공감할 수 없는 점이 있었다. 우리 동네는 그렇게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인구 4만명의 조치원읍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2010년경 조치원에서 집, 학교, 학원을 쳇바퀴 돌 듯 다니는 학생은 극히 드물었다. 오히려 학생들은 과거부터 그래 왔듯 언제나 어른들을 속여 먹고 자신들의 일탈을 즐겼다.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은 학원이 아니라 PC방을 더 많이 갔고, 민증을 속여 술을 마시는 일도 흔했다. 아마 여느 시대 여느 학교와 다를 것이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각박해진 20대에 대한 분석은 모두 틀렸고, 기성세대 지식인들이 본 20대의 집단경험은 전부 가짜란 말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진실을 보았을 것이다. 다만 그 진실이 내 경험과 일치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 20대가 두 집단으로 나뉘었기 때문 아닐까 추측해본다. 대학을 나온 지식인들로서, 안정적 기반을 갖춘 지식인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사회경제적 조건의 청년을 주로 만났을 것이다. 그 청년들은 정말로 ‘입시지옥’을 뚫고 온 이들이었다. 반면 그렇지 않은 학생들, 예컨대 조치원의 학생들은 관찰 대상에서부터 배제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관찰은 내 경험과 겹칠 수 없었던 것이다. 많은 지식인이 ‘청년의 보수화’를 논한다. 아마 그들은 ‘인서울’에 다니는 학생이 보여주는 서열화 정서를 보며 혀를 찰 것이다. “우리 기성세대가 애들을 저렇게 만들었어”하면서 한탄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20대로서 내가 한탄하고 싶은 것은 소위 식자라는 사람들의 좁은 시야다. 입시지옥을 거친 이들이 우리 세대의 전부고 그 밖의 세계는 조명될 가치조차 없는가? 집, 학교, 학원의 쳇바퀴를 돌지 않던 수많은 학생은 다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 [단독] 체대인가, 군대인가 꿈도 짓밟힌 신입생

    [단독] 체대인가, 군대인가 꿈도 짓밟힌 신입생

    숭실대 고발로 본 도 넘은 학내 군기 올해 ‘체육계 미투’ 폭로가 쏟아지며 한국 스포츠계의 억압적 위계질서가 사회적 논란이 됐다. 하지만 일선 대학 체대의 일명 ‘똥 군기’ 문화(선배가 후배에게 가혹행위를 하는 것)는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다. 최근 숭실대 학생들이 이용하는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인 ‘숭실대학교 대나무숲’에 스포츠학부 내 신입생 군기 문화와 부조리를 고발하는 글이 올라온 가운데 또 다른 학생이 “체대 군기 탓에 체육인이 되려는 꿈을 버렸다”고 폭로했다. ●“똥 군기 시달리다 학과도 바꿔” 숭실대생 A씨는 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싶어 재수 시절 부상도 이겨내고 원하던 학교에 입학했다”면서 “그런데 군대도 아닌 대학에서 온갖 부조리한 일을 겪은 뒤 꿈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악몽 같은 기억을 고백했다. 막 20대가 된 재기 발랄한 신입생들은 군대에서도 사라져가는 관행을 따라야 했다. 후배들은 선배들에게 말할 때 ‘~해요’ 등 일상적 말투 대신 ‘다나까’ 말투를 쓰도록 강요받았다. 카카오톡 대화방에서도 선배와 대화할 땐 ‘안녕하십니까, OO학번 OOO입니다’라고 관등성명을 먼저 말했다. 선배가 멀리 보이면 뛰어가 모자를 벗은 채 인사하라는 관행도 있었다. 얼굴을 처음 봐 지나쳤는데 ‘인사하지 않았다’며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쑤였다. A씨는 “후배 기강을 잡는다며 아침 7시에 새내기 전체를 강당에 ‘집합’ 시킨 뒤 선배들이 돌아가며 인신공격을 퍼부었다”면서 “집이 멀어 첫차를 타도 집합시간까지 학교에 도착할 수 없는 동기들은 친구 집이나 학교에서 자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1학년이 끝난 뒤 스포츠와 관련 없는 학과로 전과했다. 앞서 ‘숭실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스포츠학부 내 신입생 대상 ‘다나까’ 말투 강요, 새벽 집합, 주머니 손 넣기 금지 등 부조리를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뿌리 깊은 폐쇄성… 인재 이탈의 원인 체대 군기는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이다. 지난해 경기대 스포츠과학부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정문 앞 술집 출입 금지, 선배에게 술 받을 때마다 관등성명 외치기 등 ‘행동 통제 강령’을 시행해 논란이 됐다. 고려대 농구부와 한국체육대 수영부에서는 신입생에게 땅바닥에 머리 박기, 엎드려뻗치기 등 가혹행위를 했다. 숭실대 체대 군기는 2014년에도 폭로된 바 있다. 군기 문화 뒤에는 체대 특유의 폐쇄성이 숨어 있다. A씨는 “스포츠학부는 한 학년에 50여명뿐이라 불합리한 관행을 공개비판하면 학교생활이 불편해지고 학점 불이익도 따른다”면서 “교수들도 문제를 알지만 묵인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잘못된 군기 문화 탓에 체육계 인재가 중도이탈하고 결국 체육계 역량이 떨어지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렬 체육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체육학과에는 ‘우리는 하나’라는 인식 속에 단체 생활과 집합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다”면서 “학교와 교수가 나서 악습을 바꿨던 중앙대 등의 사례처럼 학교 본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관용 없다’…차 빼려고 100m 음주운전 징역 8개월

    ‘관용 없다’…차 빼려고 100m 음주운전 징역 8개월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수위가 강화되는 가운데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이동 주차하기 위해 100m가량 운전했던 30대가 8개월간 감옥살이를 하게 됐다. 두 차례 음주운전 전력은 치명타가 됐다. 대전지법 형사11단독 서재국 판사는 4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음주운전으로 두 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어 엄벌이 필요하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 1월 13일 오전 8시 6분쯤 대전 유성구 한 도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던 도중 잠이 들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42%였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전날 술에 취해 승용차에서 잠이 들었다가 깨어 차를 이동 주차하기 위해 100m가량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조사결과 2013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400만원을, 2016년 역시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 판사는 A씨가 깊게 반성하는 점을 감안한다면서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2회 이상 있음에도 상당히 술에 취해 운전했다”면서 “음주운전의 위험성과 그 폐해가 큰 점, 동종범죄로 집행유예 기간에 또다시 범행을 저질러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통과된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특정범죄 가중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시 징역 2~5년, 벌금 1000만~2000만원을 부과한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게 한 경우 최저 3년 이상에서 최고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개정법은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음주운전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운전면허 자격정지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를 0.03~0.08% 미만로 엄격히 바뀌었다. 개정 전에는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게 한 경우에도 1년 이상 징역으로만 명시돼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윤창호법’은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운전차량에 치여 숨진 윤창호(당시 22살) 씨 사망사건을 계기로 법안이 만들어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예타 제도 문턱 낮춰 ‘지방’ 통과 쉬워진다

    평가 기준 이원화… 20년 만에 대수술 앞으로 진행되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업의 평가 기준이 달라진다. 평균 19개월이었던 조사 기간도 1년 이내로 줄인다. 제도 도입 20년 만의 전면 개편이다.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점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방안’을 확정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별 특성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비수도권의 지역균형 발전 평가 비중을 확대하고, 경제성 평가 비중은 줄여 지역에 필요한 사업의 적기 추진을 최대한 도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1999년 도입된 예타는 공공투자사업 중 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고지원 300억원 이상인 건설·연구개발(R&D)·정보화 사업과 중기재정지출 규모 500억원 이상인 복지 사업이 대상이다. 20년간 386조 3000억원 규모의 849개 사업이 예타를 받았고, 이 중 300개(35.3%)가 예타를 통과하지 못해 나라의 곳간을 지키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대부분 예타를 통과하지 못한 사업이 지역 개발사업이라 지방자치단체들에는 ‘통곡의 벽’으로도 불렸다. 이번 개편안은 모든 지역에 동일하게 적용됐던 평가 기준을 수도권은 ‘경제성’, 비수도권은 ‘지역균형발전’의 평가 비중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수도권 사업의 예타는 경제성(평가 비중 60~70%)과 정책성(30~40%)만으로 평가하고, 감점 요인이었던 지역균형 항목은 사라진다. 비수도권 사업의 예타는 경제성 비중이 30~45%로 이전보다 5% 포인트 줄어드는 대신 지역균형 평가가 30~40%로 5% 포인트 늘어나 이전보다 예타 통과가 쉬워질 전망이다. 정부는 또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뿐인 예타 수행 기관에 조세재정연구원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승철 기재부 재정관리관은 “이번 개편으로 지역거점도시 사업의 통과율이 상승하는 등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여기는 남미] 음주운전 단속하던 여성 경찰, 예쁘다는 말에 무사통과

    [여기는 남미] 음주운전 단속하던 여성 경찰, 예쁘다는 말에 무사통과

    경찰이라도 외모에 대한 칭찬에 넘어가지 않기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음주운전 단속을 하던 여성 경찰을 징계해야 한다는 여론이 멕시코에서 빗발치고 있다.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보이는 남자의 달콤한 칭찬에 넘어간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멕시코 치안이 엉망인 이유를 알 만하다고 개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한 여성 경찰은 멕시코시티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하다가 문제의 운전자와 만나게 됐다. 경찰이 혈중 알코올 테스트를 하기 위해 운전석으로 다가서자 운전자는 "내리게 하려고요? 혈중 알코올 테스트를 하려고요?"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운전자는 경찰에게 "당신 정말 예쁜데요. (그런데) 나를 테스트하려고요?"라고 덧붙인다. 이런 말을 건네면서 그는 경찰을 스마트폰으로 찍고 있다. 문제의 경찰은 촬영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미인이라는 말에 이미 경계심이 풀어진 듯하다. 경찰은 웃으면서 "페이스북에 올리지 마세요"라고 말한다. 이때 이미 운전자는 무사통과를 자신한 듯 "올리지 않을 테니 키스 한 번 날려주세요"라고 경찰에게 다시 말을 건넨다. 이에 경찰은 쪽 소리를 내며 키스를 보내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동차를 그냥 보내준다. 운전자는 "귀여운 여인아, 몸조심하세요"라며 가속페달을 밟는다. 상황은 23초 분량의 동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운전자는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진 않았지만 대신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 페이스북에 올리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킨 셈이지만 인터넷 여론은 부글부글 끊어올랐다. 특히 지난 주말 멕시코시티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하던 경찰이 3명이나 잔뜩 취한 운전자들의 공격을 받아 부상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노는 더욱 격화됐다. 인터넷에는 "동료들은 몸을 다치면서까지 단속을 하는데 장난처럼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비난 글이 쇄도했다. 입장이 난처해진 건 경찰이다. 그냥 넘어가자니 인터넷 여론이 부담스럽고 문제의 경찰을 징계하자니 마땅한 혐의를 적용하기 힘들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은 "문제의 운전자가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다면 (음주운전자를 보내준 것이 돼) 해당 경찰의 징계가 가능하지만 뒤늦게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사진=영상 캡쳐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방씨 일가 겨누는 조사단… “시효 끝나도 장자연 사건 진상규명”

    성접대 관련 사건 대부분 공소시효 지나 법조계 안팎 “사법처리는 사실상 어려워” 처벌 관계없이 조선일보 연루·외압 초점 윤지오씨 통해 정치·언론계 리스트 확보 “장씨 자주 만나” 보도에 방정오측 부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과 함께 조사 기간이 연장된 장자연씨 사망 사건은 김 전 차관 사건과 달리 공소시효가 대부분 만료돼 형사 처벌이 어렵게 됐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다만, 조사단은 처벌과 관계없이 조선일보 연루 의혹과 수사 외압 의혹 등 진상규명을 목표로 조사하고 있다. 5월 말까지 활동 기간이 2개월 연장된 조사단은 ‘술접대’ 상황의 철저한 재구성과 함께 부실수사·외압 의혹의 사실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 장씨가 2009년 3월 7일 세상을 떠난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만큼 공소시효가 남지 않아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이 쉽지 않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실제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사건에 대해 “김학의 전 차관 사건보다 급하다. 공소시효가 거의 지났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강제추행, 직권남용 등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게 사실상 없다”며 “과거사위 조사 보고서에 사실관계를 밝혀내 공표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사법처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추행(10년), 강요(7년), 직권남용(7년) 등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사전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장자연씨 사망 사건은 ▲문건에 명시된 ‘술접대’ 등의 강요가 실제로 있었는지 ▲과거 수사가 부실했는지 ▲수사팀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중심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과거사위는 공소시효가 임박한 기자 출신 조모씨의 강제추행 사건에 대해서 우선 수사권고를 내렸다. 조씨는 2008년 8월 5일 장씨의 소속사 대표였던 김모씨의 생일파티에 참석해 장씨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같은 해 7월 본조사 대상으로 결정되면서 조사단은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 등을 불러 조사했다. 조사단은 장씨가 사망하기 전 자필로 남긴 문건에 적힌 ‘조선일보 방 사장’과 관련된 사실 관계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또한 ‘장자연 문건’의 목격자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씨를 지난달 두 차례 불러 리스트에 등장하는 정치계 및 언론계 인물과 이와 관련된 여배우들의 명단을 확보했다. 이날 방정오 전 대표가 장씨와 자주 통화하거나 만났고, 지인을 통해 사건을 무마했다는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대해 방 전 대표 측은 TV조선을 통해 입장을 내고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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