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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를 여행하러 간 청년 세상을 배우게 된 만남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뒷골목에서 만난 매춘부와 그녀의 방에서 성산업에 대해 토론하고, 악명 높은 파나마 감옥에서 13명을 살해한 무기수를 만나 그를 위로했다면. 또는 요르단 아카바에서 피리 파는 소년에게 비즈니스 전략 강의를 들었다면…. 이런 말을 늘어놓으면 ‘대단한 허풍선이’라는 비웃음을 살지도 모른다. 하지만 달랑 24만원을 들고 영국 런던으로 떠난 스물네 살 청년은 실제로 이 모든 일을 겪었다. ‘클럽 죽돌이’였던 청년(1985년생)은 복학 전 ‘미친 듯이 고생해 보자.’는 결심에 통장에 있는 돈으로 비행기 티켓을 사고, 남은 돈을 환전해 런던으로 갔다. 그곳에서 세계여행 자금을 벌고, 유럽과 미국, 중남미, 중동 등을 돌았다. ‘어쩌면 가능한 만남들’(홍선기 지음, 웅진리빙하우스 펴냄)은 그 경험담과 사람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은 책이다. 런던에서 가진 첫 일자리는 민박집이었다. 또래 한국인 여행객의 콘돔 심부름을 하고, 막힌 변기를 맨손으로 뚫는가 하면 이유 없이 미움을 받아 37일 만에 ‘잘렸다’. 첫 경험은 고통스러웠으나 매 순간 큰 배움과 의미 있는 만남으로 극복해 갔다. 영국에서 유일하게 펍(영국식 술집)을 운영하는 김진욱씨에게서 책임감을 배웠고, 두 살 어린 영국인의 청소부 일을 돕다가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를 느끼는 등 소소하지만 값진 가치를 깨달았다. 악명 높은 파나마 감옥에서 만난 무기수 가르시아의 이야기는 무척 흥미롭다. 미국 인기 TV 시리즈의 배경이 된 곳을 구경 삼아 갔다가 무기수와 면담까지 하게 됐다. 이곳에서 한 인간의 잔혹한 처지와 참회를 접하면서 저자는 대입 논술시험에서 ‘사형제도’에 대해 쓴 답안지를 떠올리고, 다시 질문을 던진다. “살인자에게는 당연히 사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지금 그 문제를 다시 접하면 어떤 답을 쓸 수 있을까.” 아카바에서 만난 열 살 소년 알아사드의 ‘명강의’도 재미있다. 1달러짜리 피리를 팔아 볼 요량으로 소년에게 피리 몇 개를 받았는데 하도 안 팔려서 떨이를 시도했다가 따끔하게 혼났다. 자신이 직접 만든 피리의 값어치를 떨어뜨렸고, 판매 대상을 잘못 잡았기 때문에 판매가 안 됐다는, 야무진 충고를 듣고 사업 수완을 배웠다. 그의 여행은 2009년 초에 끝났으니, 책은 3년 만에 나온 셈이다. 원고를 들고 출판사를 다녔는데,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고 했다. 저자는 “유명인도 아닌 데다 재미가 없었나 보다.”고 분석했는데, 생각보다 글솜씨가 좋다. 이야기 자체가 워낙 독특한 데다 표현력도 좋아 가끔 단편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쏟아지는 여행서 중 하나로 치부하기에는 청년의 고군분투가 눈물겹고, 한 청년의 성장기로 보기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꿀 만한 정보가 많다. 1만 45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버티던 김진규 건대총장 사퇴

    버티던 김진규 건대총장 사퇴

    최근 빚어진 건국대 내홍과 관련, 김진규 총장이 자진 사퇴하기로 했다. 김 총장은 23일 “6월 2일 이전에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의 사퇴 결정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 행정관에서 열린 학교법인 이사회 회의 결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사진은 회의에서 김 총장에 대한 해임안을 발의, 다음 달 2일 심의하기로 결의했다. 김 총장은 이사회의 입장이 자신의 해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자 자진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진은 김 총장의 해임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김 총장은 최근 교수·교직원·학생 등 학내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거취를 표명하지 않았다. 2010년 9월 취임한 김 총장은 학교 발전을 위한 개혁을 추진했지만 ‘설익은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학내 구성원들과 번번이 부딪쳤다. 여기에 업무추진비 증빙 없이 사용, 부당 진료비 수령, 성희롱 발언, 강남 술집 여사장과의 소송건 등 각종 비리 의혹과 전횡이 최근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이날 김 총장의 자진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학내 구성원들은 일제히 “정의가 승리했다.”며 환호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현대건설, 카타르 9억8000만弗 도로공사 따내

    현대건설, 카타르 9억8000만弗 도로공사 따내

    현대건설이 카타르에서 1조 1000억원 상당의 도로공사를 따내는 등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화 9억 8000만 달러(약 1조 1067억원) 규모의 카타르 루사일(Lusail) 고속도로 공사 계약을 카타르 현지에서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로써 현대건설의 올해 해외 수주고는 30억 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현대건설은 올 들어 사우디아라비아 알 사나빌 380㎸ 변전소, 콜롬비아 베요 하수처리장,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알루미나 제련소 공사 등을 수주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60여년 동안 해외공사 수주 누계가 861억 4812만 달러로 늘어나게 됐다.”면서 “올해 수주목표 100억 달러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 공공사업청에서 발주한 루사일 고속도로 프로젝트 가운데 첫 번째 패키지이자 최대 규모인 이번 공사는 카타르 수도인 도하 시내에 약 5.8㎞(16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총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40개월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고속도로 공사에서 카타르 고속도로의 랜드마크가 될 각종 조형물과 교량 2개, 고가차도 및 지하차도, 경전철 터널과 소형터널, 변전소 및 배수펌프장 등 토목·전기·기계·건축 공사 등 다양한 공종의 기술집약적인 공사를 수행하게 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자승 물러나라” 조계종 수행승 첫 집단성명

    전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을 비롯한 수좌(선방에서 수행에 정진하는 스님) 10명이 ‘조계종 도박 파문’과 관련해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수좌들의 움직임은 ‘조계종 사태’이후 총무원장 거취를 직접 겨냥한 첫 조치이자 수행승들의 이례적인 집단행동이어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수경 스님과 연관(봉암사 선덕), 영진(백담사 무금선원 유나), 현진(전 봉암사 선원 입승), 원타(봉암사 주지), 함현(전 봉암사 주지), 철산(문경 대승사 선원장), 월암(문경 한산사 용성선원장), 혜안(선원 수좌), 성종(선원 수좌)스님은 22일 성명을 내고 현 사태에 대해 참회했다. 스님들은 ‘부처님오신날 목놓아 통곡하며’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정녕 조계의 깃발은 찢어지고 말았는가. 오늘 이 후안무치의 작태는 불교라는 울타리와 무관하게 온 나라 사람들의 심기를 어지럽힌 과보를 떨쳐낼 수 없게 되었다.”며 탄식했다. 성명에 참여한 스님들은 종단 행정에 관여하지 않은 채 제방 선원에서 수좌들을 이끌고 있는 중진들이다. 수좌 스님들의 집단 행동도 이례적인 것이지만 이들의 요구가 총무원장과 집행부를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스님들은 “총무원장은 지금의 모든 책임을 통감하며 퇴진해야 한다.”면서 “자승 원장은 마지막 참회의 기회로 건전한 사부대중에게 그 임무와 책임을 순조롭게 넘겨주는 소임에 충실하고 그나마 명예롭게 퇴진할 것”을 요구했다. 혼란을 빙자한 일체의 음모를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총무원장이 수임기구를 설치해 종단을 정상화하라는 것이다. 총무원장의 이권과 관련 있는 연주암을 즉각 포기할 것도 주문했다. 그러면서 “인구에 회자되는 도박, 술집, 성매매, 폭로, 조폭 등 세속에서조차 언급하기 난감한 말이 조계종의 핵심부를 향한 사회적 비난에 동원되고 있다.”고 질책했다. 최근 사태해결과 계율 확립을 위해 출범한 승가공동체 쇄신위원회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스님들은 폭로를 일삼고 있는 훼불 행위자에게도 더 이상의 망동을 삼갈 것을 엄중히 촉구했다. 한편 조계종 소속 승려들의 도박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허철호)는 22일 억대 도박을 한 혐의로 고발당한 승려 2명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21일 조계종 호법부로부터 도박 관련 진상조사 결과를 건네받아 승려 8명의 신원을 파악, 개별적으로 소환 일정을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승려 가운데 일부는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극도로 신분 노출을 꺼리고 있어 소환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이들을 상대로 지난달 23일 전남 백양사 인근 호텔에서 도박을 한 경위와 돈의 출처, 판돈의 규모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김성호 선임기자·최재헌기자 kimus@seoul.co.kr
  • “부당한 업무추진비·성희롱 건대 김진규 총장 퇴진을”

    김진규 건국대 총장의 거취 문제로 학교가 내홍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이 학교 직원노동조합 안진우 위원장은 16일 “갈등 상황이 ‘학교 측의 대학개혁 추진에 교수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라는 김 총장 측의 해명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교수와 직원들이 김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총장의 부적절한 행실과 실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총장의 ▲총장 관용 차량으로 벤츠·에쿠스 두 대 사용 ▲업무추진비 1억 5000만원을 증빙 없이 사용 ▲매주 수요일 출근하지 않고 KU파빌리온에서 골프 ▲직원 오찬자리에서 성희롱 발언 ▲강남 술집 여사장과의 채무 소송건 ▲진료하지 않고 연간 2300만원 진료 수당 수령 등을 지적했다. 건국대 원로교수 모임도 이날 ‘노조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원로교수 39명은 “김 총장은 학내 구성원들 간의 갈등을 조장했을 뿐 아니라 직무 수행 능력과 지도력도 함량 미달임이 드러났다.”면서 “교수협의회가 의결한 총장 해임 권고안과 노조가 발표한 총장 신임 평가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해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열린세상] 한·중 산업분업 20주년 회고와 전망/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한·중 산업분업 20주년 회고와 전망/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작년까지 한·중 간 교역은 연평균 20.5%의 성장률을 기록해 대(對)세계 무역보다 2배 정도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대중 교역은 1992년 64억 달러에서 작년에 2206억 달러로 34.5배 증가했다. 한·중 간 무역이 확대되면서 두 나라는 상호 핵심적인 무역 파트너로 부상하였다. 2004년 이후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하였고, 우리나라는 중국의 2위 수입국, 4위 수출국으로 부상하였다. 중국의 내수와 수입 수요가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확대되면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1992년 3.5%에서 작년에는 24.1%로 크게 높아졌다. 이는 물론 대선진국 수출의존도의 하락을 수반한 것이었다. 한·중 간 비교우위에 따른 교역의 확대는 우리 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구조 고도화에 기여해 왔으나, 다른 한편으로 저숙련 노동을 중심으로 한 ‘고용측면 탈공업화’를 야기한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기계, 석유화학, 전기전자 등 자본·기술집약적 부품소재 부문에 대중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반면 섬유 등 노동집약분야, 철강 그리고 항공, 바이오 등 첨단기술 분야에 비교열위를 가지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품 중 50% 이상이 중국에서 가공돼 재수출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중국의 대선진국 수출과 동조화되는 현상을 보여 왔다. 향후 한·중 간 분업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최근 세계경기 침체로 우리의 대중 수출이 부진하나 중장기적으로 세계 경제가 정상화되고 중국의 내수 및 수입 수요가 세계의 평균 수준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 우리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12차 5개년 계획기간’(2011~2015) 중 7%의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나, 실제 성장률이 목표 성장률을 상회한 과거의 전례가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둘째, 수출 주도형에서 내수 주도형으로 성장 패턴을 전환하려는 중국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는 한·중 간 분업에 양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즉, 가공무역 형태의 대중국 수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관세 환급을 받지 못하는 내수용 중간재, 소비재, 서비스업의 대중 분업 확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한·중 간 분업 패턴의 변화 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중국은 ‘12·5 기간’ 중 기존 산업의 질적 구조 고도화, 7대 전략형 신흥산업의 육성 등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한·중 간 기술격차와 내수 성장 등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는 엔지니어링 기술 노하우에 이점이 있는 중화학 분야에 비교우위, 상대적 저숙련 노동집약 부문에 비교열위를 갖는 분업구조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는 한·중 산업 간 경쟁 심화와 동반 고부가가치화를 촉진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론적·경험적으로 볼 때, 정보기술(IT) 등 기술집약 부문과 같이 한·중 간 경쟁력의 격차가 작고 기술적 제품차별화 정도가 큰 산업에서는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발생하는 산업 내 분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한·중 양국의 산업구조 조정에 대한 요구로 인해 서비스 무역과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12·5 기간’ 중 서비스업의 비중을 43%에서 47%로 높여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조화로운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서비스업의 공급능력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모색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향후 중국의 내수 확대 전략을 활용, 서비스 분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달 초 한·중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였다. 한·중 FTA는 한·중 간 분업을 확대 혹은 고도화하여 상호 경제적 이득을 보자는 논의와 다름없다. 한·중 FTA가 한·중 간 분업의 양적 심화만이 아니라 산업구조 고도화와 일자리 창출 등 경제기조에 부응하고, 손해 보는 산업 혹은 경제주체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함으로써 사회후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 길거리 댄서, 연매출 350억 요식업 대부 되다(인터뷰①)

    길거리 댄서, 연매출 350억 요식업 대부 되다(인터뷰①)

    지하단칸방에서 프리미엄 분식 ‘스쿨푸드’ 대표가 되기까지… “먹고 살려고 시작했어요. 단골 분식집이 있었는데 어느 날 ‘에그마리’(계란말이 김밥)를 먹게 되면서 형과 함께 ‘이거다.’라고 생각했죠.” 연매출 350억원 프리미엄 분식의 신화 ‘스쿨푸드’ 이상윤 대표는 이렇게 ‘장사 한 번 해볼까?’란 생각을 실천에 옮겨 만 44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식업계 대부로 자리매김했고 분식의 고급화와 차별화를 통해 젊은 층 특히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스쿨푸드’ 이상윤 대표 영상 인터뷰 보러가기 ●불우했던 시절, 춤으로 위안 삼아… 그런 그에게도 불우했던 시절은 있었다. 부모의 이혼으로 중학교를 중퇴해야 했고 신문 배달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를 벌어야만 했다. 이 때문에 검정고시마저도 중도에 포기했다. 이때 친형의 권유로 춤을 접하게 됐던 그는 남다른 운동신경으로 불과 1년여 만에 이태원 일대를 평정하게 된다. 이후 춤을 천직이라 생각해 밤무대, 백댄서 등 가리지 않고 활동하며 전업 댄서로 나서게 된다. “춤추는 게 좋았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었거든요. 같이 춤추던 친구들이 가수로 성공하는 걸 보면서 저도 가수로 성공하길 꿈꿨어요.” 하지만 그에게 장밋빛 인생은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1997년 C4라는 남녀 혼성 댄스그룹으로 데뷔해 두 장의 앨범까지 냈지만, 매니저와의 불화 등으로 제대로 된 음반 활동을 하지 못한 채 실패하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늑막염 결핵까지 걸려 수차례 수술을 받아야 했다. 결국 지금껏 번 모든 돈을 잃고 가수의 꿈마저 접게 된 것이다. “못 먹고 힘들게 살다 보니 몸이 상했었나 봐요. 예전에 결핵은 죽을 병이었잖아요. 그래서 독한 약을 먹으면서 몸이 더 안 좋아졌던 거 같아요.” ●‘장사 한 번 해볼까?’란 생각을 실천에 옮겨 투병생활 이후 그는 이태원을 전전하며 밤무대 디제이, 매니저 등으로 생계를 이어 나가야 했다. 밤일을 하다 보니 끼니를 값싼 분식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엔 먹고 살려고 시작했어요. 단골 분식집이 있었는데 어느 날 ‘에그마리’(계란말이 김밥)를 먹게 되면서 형과 함께 ‘이거다.’라고 생각했죠.” 그야말로 생계를 위해 그는 친형과 2002년 서울 논현동에 지하 셋방을 얻어 근처 유흥가와 미용실 등을 상대로 김밥 배달업을 시작했다. 평범한 김밥이 주류였던 당시 두 사람이 개발한 에그마리는 곧 입소문을 통해 유명세를 탔고 하루매출 최대 180만원을 찍으며 승승장구했다. 이에 이 대표는 형과 함께 지금까지 번 돈을 투자해 본격적으로 가게를 차리기로 했다. 때마침 다른 메뉴를 찾는 손님도 늘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스쿨푸드’ 본점이 2005년 초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픈했다. 이 대표는 ‘이왕 하는 거 멋지게 해보자.’는 생각에 분식의 프리미엄 화를 시도했다. 그렇게 가로수길 명물이 탄생한 것이다. “당시 총 2억 5000만원 정도 들어갔어요. 분식은 대충 때우는 싸구려 음식이란 이미지가 강한데 이를 나름대로 재해석하고 고급화시켰죠. 가게 분위기도 고급스럽게 꾸몄고 담는 그릇에도 신경을 썼어요. 물론 메뉴 개발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죠.” ●다시 찾아온 위기, 그리고 극복 하지만 너무 일에만 매진해서일까. 이 대표에게는 또다시 악재가 찾아왔다. 건강이 악화됐고 급기야는 디스크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또 경영 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해 직원들이 하나둘 타 업체로 스카우트돼 떠나갔다. 이때 이 대표는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이로써 그는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기보다는 평생 사업을 한다는 생각으로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그는 직원은 물론 말단 아르바이트생까지 하나하나 신경 써 나갔고, ‘스쿨푸드’는 예전의 맛을 되찾아 다시 성장해 나갔다. 그리고 2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일매출 740만원을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2011년) 연매출은 350억원 정도 되는 거 같아요. 인이 박인다는 말이 있듯 처음 음식을 맛있게 드신 고객이 다시 찾게 되고 또 그분들이 다른 사람을 데려오게 돼요. 초심을 잃지 않고 처음 그 맛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시 친형이 반대했지만 결국 설득해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고 한류 열풍에 힘입어 ‘스쿨푸드’는 순풍을 타고 급성장했다. ●분식 이어 캐주얼 한식, 세계화 이 대표는 현재 직영점 13개를 포함해 가맹점 42개(미국 L.A 포함)의 매장을 운영 및 관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홍콩과 일본 진출도 준비 중이다. 이 밖에도 2개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에이프릴마켓’, 1개의 선술집 ‘모퉁이’도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프리미엄 분식을 지향하고 있으며, 점차 캐주얼 한식을 시도하려고 해요. 앞으로 국내보다는 해외 쪽으로 더 많은 지점을 늘릴 계획이에요.” 이렇듯 이 대표는 자신 만의 한식 세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도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앞으로 ‘스쿨푸드’가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아 널리 한식 문화를 전파하길 기대해 본다. 사진=스쿨푸드 제공(유니타스 브랜드) 영상=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글=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단독] 곽승준, CJ회장과 부적절한 술자리

    [단독] 곽승준, CJ회장과 부적절한 술자리

    현 정권의 실세 가운데 한 명인 곽승준(52)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09년 6월부터 이재현(52) CJ그룹 회장으로부터 서울 강남의 고급 룸살롱에서 6~7차례 향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술자리에는 신인 여성 연예인들도 동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는 탤런트 장자연씨가 같은 해 3월 기획사 대표의 성 접대 강요 등으로 고민하다 자살해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도덕성 문제가 크게 대두됐던 때다. 사정당국은 당시 곽 위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파악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서울신문이 23일 단독 입수한 ‘CJ그룹 회장과 정부 인사에 대한 정보보고’ 문건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09년 6월부터 8월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C룸살롱에서 곽 위원장과 6~7차례 만났다. 신인 여성 연예인 A씨 등 5~10명이 접대했다. 사정 당국은 술자리에 합석한 A씨 등 연예인들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문건에는 또 ‘곽 위원장이 당시 3개월여간 C룸살롱을 수십차례 드나들었다.’고 적혀 있다. ‘여종업원 봉사료를 포함해 한 차례 평균 수천만원대의 술값은 이 회장이 지불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곽 위원장과 이 회장은 술자리에서 미디어법 등 정부정책과 관련한 대화를 주로 나눴다고 동석한 여성 연예인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은 경찰이 2009년 10월 전속 연예인을 술집 접대부로 고용시켜 봉사료를 뜯는 연예기획사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곽 위원장과 이 회장의 만남 사실을 포착했다. 2009년 당시 C룸살롱 사장이었던 H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시 (경찰) 조사 받고 다 끝난 일이다.”면서 “다 지나간 일이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CJ 측 관계자는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 사이”라면서 “C룸살롱에서 술을 마셨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곽 위원장은 “이 회장과는 고등학교 때 집도 서로 왔다갔다하고, 대학(고려대)도 같이 다닌 막역한 사이여서 지금도 가끔 술을 마신다.”면서 “그러나 C룸살롱은 잘 모르고, 이 회장과 미디어법을 얘기할 처지도 아니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곽 위원장은 “여성 연예인들의 술자리 동석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누군가 손만 내밀어 준다면…”

    “누군가 손만 내밀어 준다면…”

    ‘각종학교’인 A고의 박군(19)은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태권도 특기반으로 인기 있는 학생이었다. 그러나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뒤 성적이 좋지 않게 됐고 설상가상으로 무릎에도 이상이 생겨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다. 한번 뒤처진 공부를 따라 갈 수 없어 고심 끝에 고3 때 자퇴를 했다. 하지만 배움을 포기할 수 없어 A고에 등록했다. 이 학교는 여러 사정으로 학령기를 놓친 사람들에게 제2의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2년제 대안적 교육기관이다. 박군과 같은 학교를 다니는 이양(18)은 이른바 ‘문제아’였다. 결석도 잦고 등교를 하더라도 싸우고 화장을 하는 등 늘 교무실의 ‘관찰대상’이었다. 하지만 대중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할 땐 전혀 다른 모습이다. 싹싹하고 부지런하다. 음식점 사장은 ‘보물 덩어리’라고 말한다. 또 다른 각종학교인 B고의 김군(18)은 원하는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못하자 학교를 그만뒀다. 뷔페식당에서 서빙도 하고 PC방도 다녀보고, 술집도 다녀봤다. 1년쯤 하고 싶은 대로 해봤지만, 뭔가 허전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교복 입은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다. 교육당국 입장에서 보면 이들은 ‘학교 부적응 중도 탈락자’다. 하지만 이들도 학교에서 배우는 친구들처럼 꿈 많은 10대다. 성적이 좋지는 않지만, 누군가 옆에서 조금만 도와주면 잘할 수 있을 것만 같다고 이구동성이다. 박군은 “고교 자퇴 뒤, 1년을 허송세월로 보내다 친구 소개로 현재의 고교로 왔다.”면서 “방황을 많이 한 만큼 앞으론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양도 “성적은 좋지 않지만 그래도 배우고 싶다. 휼륭한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김군은 “ 친구들보다 1년 늦게 다시 학교에 들어간 만큼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진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세 학생은 고양에서 발생한 또래 여학생에 대한 폭행치사 및 암매장 사건도 잘 알고 있었다. 박군은 “가해자들이 남보다 강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과시욕구도 있는 것 같고… 한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쌍하게 생각돼요.”라고 말했다. 김군도 “가해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청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밖의 말을 했다. 성인은 잘못을 하면 감옥을 가는데 청소년들은 학생이라고 집행유예나 보호관찰 처분을 하니까, 같은 잘못을 반복한다는 주장이다. 이양은 “친구들이 주변에서 말려 주고 부모님도 관심을 놓지 말고 이해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A고의 늦깎이 학생인 한모(54)씨는 “문제학생 옆에 앉아 보면 거짓말은 많이 하지만 매우 착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고 돈이 많으면 나도 좋은 학교 갈 수 있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난다.”고 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한국만화 명작 100선] “동서양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작가 양성을”

    [한국만화 명작 100선] “동서양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작가 양성을”

    2010년 8월 ‘비정시공’ 출판기념회 이후 1년 8개월 만에 만난 이현세 화백은 수척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초 위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이 화백은 수술 경과가 좋다며 웃는다.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일단 끊었다. 그랬더니 친구들과 동네 술집 주인들이 모두 비상이란다. 보리밥만 먹고 집에서 화실까지 걸어 다닌다. 창작 활동에 지장은 없느냐고 했더니 “평생 살면서 이렇게 머리가 맑은 상태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술 먹을 시간에 더 그릴 수 있으니 오히려 더 많이 그릴 수 있다. 전혀 지장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공포의 외인구단’이 한국 만화 명작 100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회화적 완성도에서 완벽한 작품도 아니고 더 좋은 작품이 많으니까…. 굳이 분석해보자면 캐릭터 설정, 갈등 구조, 중첩된 복선 등 당시로선 익숙지 않은 이야기 구조와 한국 전통 곡선에서 벗어나 직선의 미학을 사용한 점 등이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지 않았나 싶다.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아동 만화가 아닌, 남녀노소가 모두 읽을 수 있는 만화를 그려보려 했다. 집요한 사랑 이야기가 여심을 사로잡았다. 강한 것이 아름답다, 도전하고 승리한다는 메시지는 남성층을 만족시킨 것 같다. 통과 의례를 거치면 적어도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살게 해 주겠다는 메시지는 암울한 사회에 좌절하고 번민했던 수많은 젊은이의 일성이 아니었나 싶다. →아쉬움이 많은 작품은. -‘천국의 신화’다. 우리 민족 상고사를 주제로 한 대작을 그리려고 했다. 필생의 역작으로 생각해 100권을 목표로 했다. 음란물 시비로 6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하다가 결국 절반가량 줄여 끝내야 했다. →최근 웹툰 심의 논란이 있었는데.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아직도 우리 사회의 자정 능력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한심했다. 하지만 웹툰 작가들에게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요즘 웹툰 작가들은 상당히 개인적이라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번 일로 한자리에 모여 뜻을 나누게 됐다. →‘천국의 신화’ 사건 뒤 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는데. -‘천국의 신화’를 하며 신명이 없어졌다. 협심증과 당뇨도 그때 생겼다. 일단 의지도, 체력도 꺾였으니 그런 평가가 있을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이현세라는 작가 개인에겐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처음으로 만화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많이 부드러워지는 등 인간적으로 성숙해졌다. →한국 만화의 미래는. -출판 만화 시장이 위축된 게 문제지만 상황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찾았다. 일본을 제외하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행복한 거다. 세계적으로 자체 시장을 갖고 있는 나라도 드물다. 일단 웹툰 체제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본다. 누구나 만화를 그릴 수 있기 때문에 또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영화, 드라마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새로 제정된 만화 진흥법은 작가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던 해외 마케팅에 도움을 줄 것이다. →만화가 한류 콘텐츠로 자리 잡으려면. -이미 일본과 유럽에 우리 작가들과 작품이 진출해 있는 상태다. 남은 게 미국 그래픽 노블 시장인데 작가를 직접 보내 현지에서 공략하는 게 어떨까 싶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를 만들어 성공을 거둔다면 소녀시대나 빅뱅을 뛰어넘는 한류 만화 스타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다음 작품 계획은? -‘천국의 신화’가 끝나니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 인기 캐릭터 베스트 10에 까치와 엄지가 없더라. 까치와 엄지로 밥 먹고 살 때는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내 자리를 찾으려면 보통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를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10년 동안 해왔다. 내 만화를 좋아하던 독자들이 골프를 즐기고, 아이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세대가 됐더라. 그래서 세계사·한국사와 ‘버디’를 그렸다. ‘창천수호위’ 등 이현세류 작품도 냈지만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앞으로 작업 방향에 대해 고민이 크다. 내년이면 환갑이다. 70세 이후엔 동화를 하기로 마음먹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10년이 정말 중요한 시기다. 눈이 보이는 한 붓을 놓지 않을 것이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강남 고급빌라 돌며 빈집털이 50차례 3억원 상당 명품 훔쳐

    서울 방배경찰서는 13일 서초구 일대 고급 빌라를 돌아다니며 빈집을 골라 3억여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최모(31)씨 등 2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1월 13일 오후 6시 10분쯤 서초구 반포동 김모(43)씨의 빌라에 몰래 들어가 다이아몬드 반지 1개와 명품 까르띠에 시계, 루이비통 명품 가방 등 3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는 등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반포동, 양재동 일대의 고급 빌라를 대상으로 50여 차례에 걸쳐 3억 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빈집인지 확인한 뒤 한 명이 건물 밖에서 망을 보고 다른 한 명이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창문을 드라이버로 열거나 유리창을 깨고 침입했다. 또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훔친 번호판을 붙인 대포차를 매달 바꿔 타기도 했다. 훔친 돈은 벤츠, 인피니티 등 고급 외제차를 렌트하거나 강남의 고급 술집을 드나드는 데 썼다. 경찰은 이들이 일주일에 2~3회, 하루에 2~3건 정도 범행을 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독자의 소리] 음주문화와 전통주/농협 구미교육원 원장 황보걸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술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이다. 16조원에 달하는 국내 술 소비시장에서 전통주의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경쟁력을 갖춘 전통주류의 명품화가 필요하다. 전통 민속주는 종류도 다양하고 여러 가지 기능성을 지니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지역 관광상품이나 수출상품으로도 유망하다. 더불어 우리의 음주문화도 단순히 마시고 취하는 음료 문화에서 술의 향과 맛을 즐길 줄 아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오랜 역사에도 세계적 명성을 가진 전통주가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전통주는 우리 민족의 정신과 혼이 담겨 있으며, 건강이나 영양 측면에서 매우 우수하고 그 우수성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농산물 소비 촉진과 농촌경제의 활성화 그리고 전통문화의 계승, 나아가 민족 자존심의 고취를 위해서도 전통주는 육성되어야 한다. 앞으로 술집이나 식당에서 “아줌마, 전통주 한 병 주세요!”라는 말을 자주 들었으면 한다. 농협 구미교육원 원장 황보걸
  • [수원 20대여성 피살 파장] “가로등·CCTV ‘드문드문’… 밤 되면 무서워 밖에 못나가”

    [수원 20대여성 피살 파장] “가로등·CCTV ‘드문드문’… 밤 되면 무서워 밖에 못나가”

    “날이 어두워지면 무서워서 밖에 나갈 수 없어요.”, “ 혼자 귀가할 때는 누군가 따라오는 것 같아 택시를 탑니다.” 지난 1일 밤 20대 여성이 조선족에게 피살된 이후 수원시 팔달구 지동일대가 얼어붙고 있다. 조선족 등 외국인들에 의한 범죄가 적지 않게 발생하는 가운데 터진 엽기적인 살인사건이어서 주민들은 폐쇄회로(CC)TV 추가 설치를 요구하는 등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한모(61)씨는 9일 “평소에도 가로등이 없어 늦게까지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는 낙후지역인데 살인사건까지 났으니 주민 불안감이 오죽하겠느냐.”며 “일부 술집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상점들이 일찍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50여년째 지동에서 살고 있다는 김모(63)씨는 “지동은 20년 전만 해도 중상층 이상의 주민들이 사는 전형적인 주택가였으나 10여년 전부터 쪽방이 생겨나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슬럼화의 길을 걷게 됐다.”며 “그러다 보니 각종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불안해했다. 주민수 1만 7989명 가운데 외국인은 1374명으로 7%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4일 오후 8시쯤 이번 사건발생 지역에서 400여m 떨어진 성빈센트병원 인근에서 중국인 남성이 내연녀와 다투다 상해를 입혔다. 1월 15일 오후 5시 30분쯤에는 지동시장 인근 골목에서 중국인 2명이 시비끝에 서로 폭행하는 일도 있었다. 수원시는 지동 주민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지동초등학교에서 못골놀이터 구간에 CCTV 2대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현재 이곳에는 방범용 6대와 스쿨존 2대 등 모두 8대의 CCTV가 있다. 외국인 최대 밀집지역인 경기 안산시 원곡동 주민들도 이번 사건으로 신경이 예민하다. 원곡동 인구 1만 6000여명 중 외국인은 65%를 넘는다. 1만명 가까이 추정되는 불법체류자까지 포함하면 10명 중 8명은 외국인이다. 외국인 수가 급증하면서 외국인 범죄도 덩달아 늘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중국통신] ‘첩’도 직업? 구인사이트에 모집 광고 등장

    [중국통신] ‘첩’도 직업? 구인사이트에 모집 광고 등장

    중국의 한 구인사이트에 이른바 ‘얼나이’(첩, 애인)를 구한다는 구인광고가 게재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정저우완바오(鄭州晩報)10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광저우(廣州)의 구인구직사이트 판위쥔차이왕에 ‘얼나이’와 술집 여종업원을 뜻하는 ‘샤오제’를 찾는다는 광고가 등장했다. 해당 사이트의 특정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모델’과 함께 ‘얼나이’, ‘개인비서’를 찾는 페이지가 나타나고 심지어 장기간의 ‘원조교제’ 파트너를 뜻하는 ‘바오양’(包養)구인광고까지 등장했다. 이 사이트를 통해 ‘얼나이’, ‘샤오제’ 등의 구인광고를 낸 모 호텔 관계자는 “광고 내용이 모두 사실” 이라며 “준수한 외모라면 지금 바로 출근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바이윈(白雲)구의 산위안리(三元里)에 위치한 호텔의 이 관계자는 “월 수입은 3만~8만 위안(한화 약 540만~1450만원) 수준으로 돈을 벌고자하는 개인의 의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접대 등 문란 구인구직 내용으로 네티즌들의 신고를 받은 판위 공안 인터넷감독과는 조사를 벌인 뒤 해당 사이트에 관련 불건전 내용을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 현재 사이트에 얼나이 등 검색어가 차단되고 기존에 게재되었던 내용 또한 모두 사라졌지만 관련 법률이 마련되지 않아 법적 처벌 여부는 불확실한 상태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092tct07woori@hanmail.net    
  • 김제동 “사찰·압력 느낀적 없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5일(현지시간) 2010년 국정원 직원과의 만남과 관련, “사찰이나 압력으로 받아들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미국 메릴랜드주립대에서 열린 ‘청춘콘서트’를 마친 뒤 한국특파원들과 만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행사를 앞두고 국정원 직원이 찾아와 함께 술을 마신 자리에서 (행사에) 안 갔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결국 나는 갔다.”면서 “압력으로 느꼈다면 (추도행사에) 안 갔을 텐데 갔기 때문에 압력이라는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아는 분이 국정원 방송 담당자가 있는데 한 번 만나 얘기해 보면 좋겠다고 해서 집 근처 술집에서 만나 인사했고, 이어 두 번째 만났을 때 추도행사 사회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직원은 굉장히 매너가 있었고 깔끔했다. 내가 가겠다고 했더니 ‘그럼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떠올린 뒤 “사실 국정원보다 훨씬 치열하게 (추도행사 사회를) 말렸던 것은 제 어머니였다.”고 농담했다. 소설가 공지영씨가 민간인 사찰 논란과 관련, 트위터에 ‘김제동, 약 없이는 잠들지 못한다.’라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서도 “잠이 안 올 때 수면제를 먹고 잘 수도 있다.”면서 “그게 꼭 사찰과 연결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찰 논란이 터지기 전에 사찰받는다는 느낌을 가진 적은 없었다.”고도 했다. 김씨는 추도행사 이후 방송출연이 끊기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그 이전부터 제 능력에 의해 끊기고 있었다.”면서 “다만 ‘도전, 골든벨’ 프로그램은 가만히 놔뒀어도 제가 없어졌을 텐데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든 것 같다. 저를 자꾸 거물로 만들어서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112 신고하자 범행 장소 대신 황당한 질문하며 시간만 허비

    경기도 수원에서 터진 성폭행 피살 사건은 경찰의 허술한 초동대응이 빚은 ‘인재’나 다름없었다. 경찰은 사건 재발방지를 다짐하고 있으나 피상적인 경찰의 근무행태가 지속되는 한, 이 같은 사건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획기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5명 동원수색 해명 거짓으로 들통 A(28·여)씨가 112신고센터에 다급한 목소리로 “여기 ○○놀이터 전의 집인데요, 저 지금 성폭행 당하고 있거든요. 어느 집인지 모르겠어요.”라고 신고한 시간은 지난 1일 오후 10시 50분. 순찰차 2대와 경찰 7명이 3분 만에 출동했다. A씨로부터 “○○초등학교 좀 지나서 ○○놀이터 가는 길쯤으로요.”라는 범행장소에 대한 부연설명도 들은 뒤였다. 하지만 경찰수색은 신고받은 장소부근이 아닌 놀이터 인근 공터와 폐가에 집중됐다. 통상 성폭행 범죄의 경우 공터나 폐가 등에서 이뤄진다고 판단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영장 없이 개인주택을 수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색도 불이 켜진 술집이나 가게 등에 대한 탐문수사에 그쳤다. 주민들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영장 없다며 공터·폐가만 찾아다녀 범행장소는 A씨의 신고처럼 ○○초등학교에서 약 60m 떨어진 놀이터로 향하는 길목에 있었다. 경찰이 신고접수 즉시 출동시켰다던 35명을 동원한 현장 수색은 사건발생 7시간 40분이 지난 다음 날 6시 30분쯤 시작됐다. “어젯밤 부부싸움 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범행현장 인근 페인트 가게 주인의 제보를 토대로 조선족 우모(42)씨를 붙잡은 시간은 2일 오전 11시 50분. 신고접수로부터 13시간이 지났고 A씨는 이미 잔인하게 살해된 뒤였다. ●현장상황 무시한 신고매뉴얼도 문제 이번 사건은 112신고센터의 허술한 대응도 한몫을 했다. 신고 접수지침인 매뉴얼에 따르면 경찰관은 신고 접수시 신고인, 발생일시, 장소, 범인의 얼굴 생김새 특징, 수단 방법 등을 묻게 되어 있다. 매뉴얼 훈련은 선발 면접시 기본 매뉴얼을 나눠 주고 테스트하는 것이 전부다. 일년에 두번 교육이 있지만 전 직원이 참여하지도 않는다. 때문에 개인 능력에 따라 대처 요령도 천차만별이다. 이번에 신고전화를 받은 담당자 역시 경찰경력이 13년이나 되지만 112센터에서 근무한 지는 두달밖에 안 됐다. 이 근무자는 “성폭행 당하신다고요?”라는 질문을 반복하고, “어느 집인지 모르겠다.”는 신고인에게 “주소 다시 한번 알려주세요.” 등의 황당한 질문만 계속했다. 경기도 112신고센터에는 4개팀 99명의 경찰관이 2교대로 근무한다. 하루 6000~7000건의 신고접수를 받는다. 김병철·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카오스(CHAOS)의 힘/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카오스(CHAOS)의 힘/오일만 경제부 차장

    4월 11일, 남북한 모두 주요한 정치 일정이 있다. 남한은 4년간의 의회권력, 나아가 대권의 향배를 결정하는 19대 총선을 치르는 날이고 북한은 세습 3대째인 ‘김정은 체제’ 굳히기를 위한 제4차 당대표대회가 열린다. 날짜가 겹친 데에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그리 중요한 포인트는 아니다. 분단 64년 동안 각자 걸어온 체제의 특징이 농축돼 있다. 선거는 원래 시끄럽다. 정반대의 견해와 이데올로기가 공존하니 갈등으로 표출되기 일쑤다. 여야 모두 격렬해질 수밖에 없다. 정책대결이 바람직하다고 하지만 상대방을 욕하고 깎아내려야 더 관심을 끄는 것이 선거판의 생리다. 초단위로 전달되는 스마트폰 혁명이 멱살잡이식 네거티브 전략에 활용되면서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북한은 일사불란함 그 자체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제4차 대표자회 대표자선거를 위한 조선인민군, 도·시·군 당대표 선거가 조용하고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이미 내정된 후보가 100% 당선되니 싸울 일도 없을 것이다. 아마 11일 당대표대회에서도 김정은 군사 부위원장이 위원장이나 당 총서기로 승진할 것이 확실하다. 북한 체제의 단결과 안정성을 대내외에 선전하는 좋은 호재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시끄러운 민주주의가 좋다. 당장 내일 지구가 망할 것같이 싸우더라도 우리는 미래를 낙관한다. 무정형의 혼돈 속에서 정형의 질서를 찾아가는, 바로 카오스(Chaos·혼돈)의 질서를 믿기 때문이다. 다소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생생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민주주의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오스가 질서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원칙이 있다. 바로 법치주의 시스템의 작동이다. 법이 전제되지 않은 카오스는 억압된 질서보다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인간이 자랑하는 문명사회는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는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생각하기조차 싫은 끔찍함이다. 요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민간인 불법사찰을 보자. 연일 언론들이 그 심각성을 외치고 동네 술집마다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안주 삼아 울분을 토로하는 이유가 대체 뭘까. 법치 시스템을 허무는 권력 남용이라는 근본적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권력은 늘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려는 속성이 있다. 권력은 국가 보위라는 거창한 명목을 앞세운다. 법이라는 것은 자신들의 통치행위를 가로막는 방해물이 되기도 하고 일반 국민들이나 지키는 권력의 부속품쯤으로 치부한다. 온갖 이유를 만들어 권력은 법망 저 밖에서 손짓하는 인치의 유혹에 빠져든다. 마치 수학공식처럼 권력의 농단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런 의미에서 1974년 닉슨 미 대통령을 하야시킨 ‘워터게이트 사건’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대통령이 몰래 하수인들을 시켜 불법 도청을 했는데 그들 중 일부가 법망에 걸렸다. 처음엔 단순한 절도사건으로 알려졌지만 최고 권력자와의 연결고리가 드러나면서 백악관을 향해 수사망이 좁혀진다.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권력을 이용해 증거를 은폐 조작하고 돈으로 범인들의 입을 막으려 하는 등 온갖 탈법을 저질렀다. 등장인물은 다르지만 지금 맹렬하게 번지는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의 ‘데자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38년 전 당시 미국의 사법부가 살아 있는 권력을 단죄하지 못했다면 오늘의 미국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제국주의적 속성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좌파 쪽 사람들조차 미국의 결연한 법치 시스템에 박수를 보낸 것도 이런 이유였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해 요즘 이른바 ‘깃털’들이 속속 구속되는 상황이지만 아직도 몸통은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역대 권력형 비리처럼 유야무야, 용두사미 격으로 막을 내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권력이 법의 감시망을 벗어나는 순간 카오스의 에너지는 파괴의 본질을 드러내게 된다. 민주주의의 역린(逆鱗·용의 노여움)을 건드리는 권력은 결국 우리 사회를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다. oilman@seoul.co.kr
  • [깔깔깔]

    ●사진속의 아내 한 남자가 술집에 들어와서 맥주 한 잔을 시켰다. 남자는 술이 나오자, 술을 마시면서 셔츠 주머니 안을 들여다보았다. 남자는 한 잔을 다 마시고 또 한 잔을 시켰고, 계속 주머니 안을 들여다보면서 술을 마시는 게 아닌가. 술집 주인은 그의 행동에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손님 셔츠 주머니 속에 무엇이 들었기에 자꾸 들여다보는 건가요?” 그러자 남자가 대답했다. “주머니 안에 우리 마누라 사진이 있는데…. 마누라가 예뻐 보이기 시작하면 집에 갈 시간이거든요.” ●난센스 퀴즈 ▶술 취한 남편이 현관에 들어와서 마누라를 부르는 이유는? 안방을 찾아가려고. ▶씨암탉의 천적은? 사위.
  • 현직 부장검사, 여기자 성추행 파문

    최재호(48) 서울남부지검 형사 5부장검사가 출입기자단과의 회식 자리에서 여기자 2명을 잇따라 성추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자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최 부장검사는 지난 28일 오후 10시쯤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술집에서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해 모 일간지 A기자와 또 다른 일간지 B기자의 허벅지를 여러 차례 쓰다듬고, 얼굴을 손으로 만졌다. 또 “이따 같이 나가자.”는 말도 반복했다. 회식에는 신유철 차장검사와 최 부장검사를 포함해 검사 6명과 기자 10여명이 함께했다. 최 부장검사는 1차 회식이 끝난 뒤 2차 회식장소로 가는 과정에서도 A기자에게 “○○야.”라고 반말을 하며 억지로 손을 잡았다. A기자가 뿌리치자 깍지를 껴서 손을 뺄 수 없도록 했다. 2차 호프집에서는 옆자리에 앉아 A기자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귀 가까이 얼굴을 대며 “같이 나가자.”고 했다. 또 손을 A기자의 허벅지에 올려 놓기를 거듭했다. A기자가 “지금 실수하는 거다. 내일 아침에 나에게 사과하고 싶은 거냐.”고 수차례 항의했지만 최 부장검사의 추태는 계속됐다. B기자 역시 비슷한 추행을 당했다. A기자가 다른 자리로 옮기자 이번에는 B기자에게 접근했다. 최 부장검사는 B기자의 허벅지에 다리를 올린 뒤 B기자가 손으로 다리를 밀쳐내자 어깨에 손을 올리고 머리를 만졌다. 또 “집이 어디냐, 같이 가자. (사무실로) 차 마시러 오라.”는 말도 10차례 넘게 했다. B기자가 “이러지 말라.”며 자리를 피해 앉자 따라와 앉았다. 자신의 다리를 뻗어 발 끝으로 B기자를 툭툭 건드리기도 했다. 또 건배사를 하던 모 방송사 남자기자와 건배를 할 때에는 “넌 어리니까 눈 깔아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리에 있던 기자들은 참다 못해 신 차장검사에게 정식으로 항의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신 차장검사는 회식 자리를 끝냈다. 이어 “이 자리를 만든 게 애초에 잘못인 것 같다. 이틀만 시간을 달라. 입장을 정리하겠다.”고만 답하고 자리를 떴다. 최 부장검사는 29일 오전 해당 여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술에 취해 내가 한 행동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결례를 저지른 것 같아 죄송할 따름”이라고 사과했다. B기자는 “공식적으로 검사와 기자로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 차장검사도 사과했다. 대검찰청은 최 부장검사를 30일자로 광주고검으로 인사조치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 위해 감찰 조사에 들어갔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불법 정치후원금 英·佛 정계 강타

    불법 정치후원금이 유럽 정계의 ‘시한폭탄’으로 떠올랐다. 대선을 4주 앞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다시 불거진 ‘베탕쿠르 스캔들’이라는 대형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300만 파운드(약 416억원)의 기부금을 낸 재벌 등 보수당 후원자들을 총리 공관에 4차례나 불러 사적으로 만찬을 가진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은 “독립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그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최근 프랑스 툴루즈 지역에서 발생한 국제적인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동조하는 알제리계 프랑스인에 의한 연쇄 테러사건으로 보수 표 결집에 성공하며 사회당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와의 격차를 줄인 사르코지 대통령이 때맞춰 터진 불법 선거자금 문제로 타격을 입고 있다. 프랑스의 유명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의 모녀 간 상속권 소송 사건의 특별검사로 지명된 판사가 사르코지가 2007년 대선 당시 로레알 상속녀인 릴리언 베탕쿠르로부터 불법 선거자금 80만 유로(약 12억원)를 받았다는 의혹을 입증할 새 증거를 입수했다고 인디펜던트가 프랑스 언론을 인용,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르도에서 활동하는 장미셸 장티 수사판사는 베탕쿠르가 2007년 2월 파리의 한 술집에서 당시 사르코지의 선거운동본부 회계 담당자였던 에릭 뵈르프(전 노동장관)에게 40만 유로를 건넸으며 같은 해 4월 27일 두 번째 40만 유로는 사르코지 자신에게 직접 줬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장티 판사는 베탕쿠르의 내연남인 사진작가 프랑수아 마리 바니에의 일기를 입수했는데 사르코지가 두 번째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바로 그날 바니에가 자신의 일기에 “베탕쿠르가 사르코지가 또 돈을 요구하길래 알겠다고 말했다.”고 썼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장티 판사는 또 지난 22일 베탕쿠르의 전 재정관리자였던 파트리스 드 메스트르를 체포해 조사했다. 그가 2007년 뵈르프에게 불법자금을 건넸다고 인정한 날짜보다 이틀 앞서 베탕쿠르의 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비밀리에 돈이 인출됐다는 정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베탕쿠르 스캔들’은 2009년 베탕크루와 그녀의 딸 프랑수아즈가 재산 분쟁에 들어가며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사르코지는 “근거 없다.”며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한편 캐머런 총리도 정치헌금에 발목이 잡혔다. 이번 사건은 보수당의 재무책임자인 피터 크루다스가 재단 관계자라고 위장 접근한 영국의 선데이타임스 기자에게 “1년에 20만~25만 파운드의 정치헌금을 내면 총리와 다른 주요 인사를 만나게 해 주겠다.”고 제안한 동영상이 공개되며 촉발됐다. 지난 24일 크루다스는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가 영국 총선이 끝나고 2개월 뒤인 2010년 7월 기업인들과 미디어 대표 등을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관으로 초대해 ‘감사의 만찬’ 자리를 마련한 데 이어 2011년 2월 28일부터 지난달까지 세 차례 더 이렇게 후원자들과 특별한 식사 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여론에 떠밀린 캐머런 총리는 26일 참석자 명단을 공개하고 “어떤 저녁식사 자리도 정치 후원금을 모으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으며 국민들의 세금을 쓰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동당은 내부 조사에 나서겠다는 집권 보수당의 계획을 묵살했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보수당이 조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부당한 일”이라고 반발하면서 “캐머런 총리가 직접 의회에 나와 기부자들과 나눈 대화의 내용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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