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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북한폭탄주/이상일 논설위원

    수년전 러시아 검찰총장이 한국에서 배운 폭탄주를 우리나라 검찰총장에게 마시자고 먼저 제의했다고 한다. 역시 한국에서 폭탄주를 배운 일본의 고위층이 일본 나리타 공항에 한국 고위인사 접대를 위해 폭탄주 술자리를 준비했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박희태 의원은 자신이 일본 검찰에 폭탄주를 전파시킨 주인공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 리빈 주한중국대사는 이임전 “후임대사는 술을 잘 못하니 폭탄주를 강요하지 말라.”고 기자들에게 당부했다. 구로다 가쓰히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은 “폭탄주는 한국의 문화 수출상품”이라고 익살을 떨었다. 따지고 보면 수입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외국인에게 뚜렷하게 각인시켰으니 그런 해석도 가능하다. 수입원료로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한국의 가공산업 생산 구조와 비슷하다. 최근 북한의 웹사이트 조선인포뱅크는 “식당에 가보면 적잖은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다가 술을, 술을 마시다가 맥주를 마시는가 하면 맥주컵에 술을 부어 마시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폭탄주 술자리 분위기를 전했다. 맥주를 ‘술’과 구분한 것이 이색적인데 술은 아마도 들쭉술이나 보드카 등 알코올이 많은 주류를 가리키는 듯하다. 미국에서는 맥주와 양주를 섞어마시기도 하지만 대학생들은 맥주를 먼저 마시고 양주를 홀짝 마시기도 한다. 북한의 폭탄주 주법은 미국 젊은이와 비슷하다. 이에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6·15 민족대축전을 위해 방북한 정동영 통일부장관 등 남측인사들에게 “남에서는 폭탄주가 유행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누가 남에 가서 배워와 북한에 유행시키고 있다.”고 말했다.5년전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한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은 송호경 아태 평화위 부위원장과 함께 베이징에서 폭탄주를 마셨다고 밝혔다. 그런 남북접촉과정에서 북측이 폭탄주를 자연스레 접했을 것이다. 이제 북한에도 폭탄주가 들어간 것이 공식 확인된 셈인데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주변국보다는 늦은 것이다. 폭탄주 전파를 남북문화가 서로 가까워진 증거라며 기뻐할 수는 없다. 한국에서 서서히 퇴출되기 시작하는 폭탄주를 북한 주당들이 본격적으로 마시면서 얼마나 건강을 해칠까 걱정이 앞선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 [여야 의원연찬회 뒤풀이에선…] 홍천 ‘여흥의 밤’

    [여야 의원연찬회 뒤풀이에선…] 홍천 ‘여흥의 밤’

    한나라당 의원연찬회가 열린 30일 밤 강원도 홍천의 대명비발디파크. 무려 8시간의 ‘마라톤 토론회’에 지친 심신을 달래려는 의원들이 삼삼오오 술자리로 모여들었다. 못다한 얘기와 웃음, 노래소리가 새벽까지 이어졌다. 토론회가 끝나자 대구·경북·인천·강원 의원들은 객실에 술자리를 마련했고, 부산·서울 의원들은 일찌감치 콘도 지하 1층의 가요주점을 점령했다. 숙소 지하층에 마련된 술자리에서는 맹형규·한선교·전여옥 의원 등 방송 출신 의원들이 유감없이 ‘끼’를 발휘했다. 한 의원은 나훈아의 ‘고향역’, 전 의원은 혜은이의 ‘열정’을 불러 분위기를 띄웠고, 맹 의원은 ‘대니 보이’를 멋드러지게 불러 박수를 받았다. 다른 의원들도 이에 질세라 ‘트로트’를 부르며 노래솜씨를 자랑했다. 공성진 의원이 김수희의 ‘멍에’로 기선을 잡자 이군현 의원이 고운봉의 ‘선창’으로 응수했고, 박계동 의원도 ‘장밋빛 스카프’로 화답했다. 농담과 재담에서는 송영선 의원이 단연 으뜸. 송 의원이 경북 의원들이 모인 술자리에 합석하자 권오을 경북도당위원장이 폭탄주를 건네며 “오늘 따라 송 의원이 왜 이렇게 이쁘게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농담을 건네자 정종복 의원이 “그거 잘못하면 성희롱”이라고 주의를 줬다. 그러자 송 의원은 “성희롱은 받아들이는 사람이 기분이 나쁠 때 얘기고, 기분 좋게 받아들이면 성재롱”이라고 말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대구 의원들이 모인 방에선 안택수 시당위원장이 노 대통령의 연정론에 대한 비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안 의원은 “노 대통령이 연정이라는 꼼수를 꺼내든 것도 한나라당에 정권을 내주겠다는 게 아니라 DJ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연찬회 무대 밖 주연은 회갑을 맞은 정형근 의원과 결혼 발표를 한 안명옥 의원. 안 의원이 중앙일보 통일문제연구소의 길모 대기자와 조만간 결혼하기로 한 소식과 관련, 박근혜 대표는 연찬회 시작 전 “내가 시집가는 것 같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한편 일부 사무처 직원들과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재미없는 연찬회는 처음”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혁신안 등 주요 쟁점과 관련해 딱부러지게 결정되는 것도 없고, 일부 의원들은 자기 과시와 박 대표에 대한 충성 경쟁에 몰입하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홍천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여야 의원연찬회 뒤풀이에선…] 통영 ‘긴장의 밤’

    지난 29일 밤 통영 바닷가. 횟집 몇 곳이 자정 무렵에도 불이 환하다. 철 지난 피서지, 때늦은 단체손님 맞이에 식당 일손들도 가벼워 보인다. 횟집에는 워크숍을 마친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당료, 기자들이 얼굴을 맞대고 있다. 고즈넉한 바깥 풍경과는 달리 이들의 머리는 복잡하다.‘대연정’을 놓고 이미 한바탕 논쟁을 치른 상황이다. 손님들은 4개조로 나뉘었다. 당 지도부 의원 몇몇에 당료와 기자들이 십수명씩 배속된 형태다. 기자들의 표정은 뭔가를 바라고 있지만, 지도부는 현안을 피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술자리 분위기가 쉽게 달아오르기 어려운 구조다. 기사마감으로 기자들의 불참률이 높은 때문이기도 하다. 1조는 임채정 의원이 좌장이다. 이계안·김낙순 의원 등이 동석했다. 과거 무용담 등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띄우려고 애썼다. 폭탄주가 서너 순배 돌고서야 어색함이 잡혔다. 김덕규 국회부의장이 맡은 2조는 소주잔을 몇차례 주고받아도 썰렁함은 한참이나 이어졌다. 이 무렵 의원들은 조별토론에 이어 종합토론을 마쳤다. 몇몇 원내지도부는 ‘튀는’ 의원들의 민감한 발언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비공개가 많은 걸 이해해달라. 튀는 인간들은 카메라만 들이대면 책임 못질 말을 무차별적으로 한다. 애들처럼 이것들을 팰 수도 없고…”라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논의는 회의장 밖에서도 이어졌다. 송영길, 유시민, 정청래 의원 등은 새벽까지 이곳저곳 자리를 옮겨가며 찬반 논쟁을 이어갔다. 물론 연정론만이 화두는 아니었다. 한편에서는 젊은 의원 몇몇이 386 동료의원에게 “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지 않느냐.”고 다그치고 있었다. 여기선 김한길·신기남 의원, 진대제 정통부장관 등의 이름이 거론됐다. 한 관계자는 “의원 10명 중 3명은 연정론에 무관심하거나 무반응하고 있다. 나머지 7명 가운데 4명은 반대,3명은 대체적 지지인 것 같다.”고 나름대로 워크숍을 총평했다. 아닌게 아니라 ‘무관심·무반응층’도 눈에 띈다. 몇몇 의원들은 종합토론을 빼먹고 숙소 뒤편에 몰래 숨어 회를 먹으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목격됐다. 옆자리 관광객들이 찾아와 인사하며 술을 권하자 안주를 주거니받거니 하는 게 오랜 술친구 같았다. 통영 이지운 박준석기자 jj@seoul.co.kr
  • “과음으로 출근 지장 경험” 성북구공무원 20% 응답

    공무원 5명 가운데 1명꼴로 과음으로 출근에 지장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서울 성북구에 따르면 구가 지난달 10∼20일 구청직원 958명의 음주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과음으로 지각이나 조퇴, 결근을 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20.1%에 달했다. 또 ‘음주로 업무시간의 집중도가 떨어진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1∼2번 있다.’고 답한 사람이 34.9%,‘가끔 있다.’가 10.3%였으며,‘자주’와 ‘거의 항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각각 0.7%,0.3%였다. ‘술을 마시는 동기’로는 43.3%가 ‘직장 내 회식’을 꼽았으며,‘친척·친구 모임’이 23.3%,‘스트레스 해소’가 14.3%,‘습관적으로’가 5.3%여서, 응답자의 66.6%가 모임 때문에 술자리에 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 1년 동안 절주나 음주를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37.3%였으며, 그 이유로는 ‘건강’을 꼽은 응답자가 68.3%로 가장 많았고 ‘가정’(3.1%)과 ‘자기관리’(1.4%)가 뒤를 이었다. 이밖에 ‘건강한 회식문화를 위한 대체 프로그램 도입’에 대해서는 57%가 ‘필요하다.’,55%가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답해 술자리를 대신할 여가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용훈 대법원장 지명] 후배 재판지도 엄해 ‘벙커’ 별명

    ‘깐깐한 법이론가이면서 꼿꼿한 원칙론자’ 이용훈(63) 신임 대법원장 후보 지명자에게는 이런 설명이 어울린다. 의정부지원 판사로 재직하던 유신 초기인 1972년 시국사건 피고인에게 징역 2년 이상을 선고하라는 외압을 무시하고 징역 6월을 선고한 일은 그의 성향을 보여준다. 이 사건 이후 그는 시국사건은 물론 형사사건을 한 건도 배당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했다.●깐깐한 원칙론자 후배 판사들이 잘못하면 엄하게 꾸짖으면서도 소장판사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법관으로 같이 일했던 법관들은 이 지명자를 기억하고 있다. 판결문을 꼼꼼히 읽고 틀린 숫자를 찾아내 후배들이 쩔쩔매게 만들었고 후배 법관들에게 재판 지도를 엄하게 해 ‘벙커’(배석판사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재판장을 일컫는 은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판사에게 기록은 배우의 대본과 같다. 대본을 완전히 외우지 않고 배우가 연기할 수 없듯이 사건기록을 숙지하지 않고 재판에 임해서는 안된다.”이 지명자가 후배 법관들에게 자주 한 말이다. 대법관 때 그는 항소심의 잘못된 판결은 여지없이 깨어버렸고 소수 의견도 많이 냈다.97년 12·12,5·18사건 재판 당시 무죄를 확정받은 박준병씨에 대해 소수의견으로 유죄를 주장했고 끝까지 판결문에 ‘반란’이라는 표현을 넣어 단죄하려 했다.96년에는 삼청교육대의 민사상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됐다는 대법원의 다수 의견에 맞서 국가의 시효소멸 주장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 권리남용에 해당된다는 소수의견을 개진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 이 지명자는 후배 법관들이 청하면 못이긴척 술자리를 갖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5·6공 시절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 광주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지법 서부지원장 등을 거친 그는 윤관 대법원장 시절인 1993년 사법부의 엘리트 코스인 법원행정처 차장에 선임됐다. 이 때 법관 인사기준을 사법고시 서열에서 근무평정으로 바꾸는 개혁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듬해부터 2000년까지 대법관을 지냈으며,1999년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임했다. 대법원을 떠나 변호사로 지내던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 일해왔다.전남 보성 출신으로 광주일고, 서울법대를 나왔다. 부인 고은숙(63)씨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소신과 원칙있는 판결성향 이 지명자는 소신있고 원칙있는 판결을 많이 남겼다. 하지만 소수 약자 보호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 지명자는 95년 치료도중 숨진 환자의 사인에 대한 입증책임이 의사에게 있다며 기존의 판례를 뒤집는 판결을 내려 의료소송 전반에 큰 획을 그었다. 같은 해 재벌기업의 비업무용부동산 보유실태에 관한 감사자료를 폭로한 감사원 직원에 대해 “피고인이 공개한 재벌관련 자료는 공공이익에 부합된다.”며 무죄를 확정했다.97년에는 회계법인의 부실감사로 주식투자자들이 손해를 봤다면 회계법인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98년 ‘한국판 OJ심슨사건’이라는 ‘치과의사 모녀살해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지만 2003년 새로운 대법원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굵직한 시국사건에서 소신을 밝혔던 이 지명자도 경색된 남북관계를 앞서가진 못했다. 그는 99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북한주민 접촉 신청을 불허한 국가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또 이적단체 구성원 사이의 내부 토론은 국가보안법의 이적단체 반국가단체 찬양·고무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원심을 깨고 유죄를 인정하기도 했다.99년 당시 70대 중반의 할머니가 욕설과 폭행에 정신이상 증세까지 보인다며 80대 중반인 할아버지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 등 소송에서 할머니의 상고를 기각해 여성단체로부터 “가부장제적 권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홍희경 박경호기자 saloo@seoul.co.kr
  • [깔깔깔]

    ●학생과 직장인 *학생 : 직장만 들어가면 다 될 것 같았다. 직장인 : 회사만 그만두면 다 될 것 같았다. *학생 : 매일 술이 고팠다. 술자리 절대로 안 빠졌다. 직장인 : 그 사람(?)과 3차까지 가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 * 학생 : 주말이어도 별다른 의미 없다. 그냥 학교에 가서 친구를 보고 싶었다. 직장인 : 황금 같은 주말에 당직을 서라는 것은 사형선고다. *학생 : 학교 하루 안 나가면 그뿐이었다. 직장인 : 오늘 회사 안 나가면 영원히 못 나오게 할 것 같다. *학생 :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하겠다는 사람이 이해가 안 갔다. 직장인 : 어느 날 갑자기 사표 내는 사람이 멋있어 보인다.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두산그룹 (2)-4세 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두산그룹 (2)-4세 경영

    지난 4일 경기도 광주 선영에서 가진 고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의 32주기는 침울했다고 한다. 생전에 인화와 우애를 가르치고, 강조했던 선친 앞에 얼굴 들기가 부끄러웠던 탓이다. 이날 가문에서 축출된 박용오 전 회장과 경원, 중원씨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형제의 난’ 이후 두산가는 ‘언론 기피증’을 보이며, 숨을 죽이고 있다. 내부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하루빨리 이 악몽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눈치다. 또 검찰 수사 이후 몰아칠 ‘후폭풍’과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단속도 눈에 띈다. 재계 최초로 경영에 참여하는 두산가 4세들이 이를 극복하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관심을 끈다. ●악몽 같았던 일주일 두산산업개발은 지난달 15일 ㈜두산 지분 280만주(12.8%)를 계열사와 박용곤 명예회장,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에게 시간외거래를 통해 매각했다.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권 안정,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이유를 댔다. 경영권 분쟁을 대비하기 위한 ‘용곤(73)-용성(65)-용만(50)’ 3형제의 치밀한 정지작업이라는 사실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지난달 18일, 용성 회장은 용곤 명예회장의 지시로 대한상의 제주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서울로 올라왔다. 이어 두산그룹은 용성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추대하고, 용오(68) 현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난다고 밝혔다. 형제간 경영권 승계의 일환으로 두산가의 우애가 또 한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용곤 명예회장의 ‘연막’도 그럴듯했다.“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두산그룹의 회장으로 폭넓은 인맥과 신망을 얻는 용성 회장이 적임자”라고. 그러나 안으로는 이미 ‘용곤-용성-용만’ 3형제와 용오 전 회장 일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뒤였다. 우애 깊은 형제가 원수 사이라는 것은 사흘 후에 드러났다. 두산은 지난달 21일 용오 전 회장이 용성 회장 취임에 반발, 검찰과 모방송사에 그룹의 경영현황을 비방한 투서를 제출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이를 확인시켜 주듯 용오 전 회장은 이날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용성 회장의 그룹 회장 승계는 내가 용성 회장 등과 관련된 비리를 적발하자 나를 밀어낸 것으로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진실공방 게임은 이어 본격화됐다. 용곤 명예회장은 “그룹과 가족에 대한 반역 행위”라고 규정했으며, 용성 회장은 지난달 22일 “이번 사태는 두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용오 전 회장의 두산산업개발 경영권 탈취 미수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승자 없는 ‘형제의 난’ 두산가 ‘형제의 난’은 다른 국내 재벌가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궤를 달리한다. 대부분 재산과 ‘대권’ 싸움이어서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구분됐지만, 이번 두산가 분쟁은 승자가 없는 오직 패자만 있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비리 의혹을 폭로한 용오 전 회장 일가는 마지막 ‘무기’를 던짐으로써 가문에서 축출이라는 비애를 맛봤다. 또 지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두산산업개발 경영권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그야말로 ‘동생들과 조카의 사법처리’ 빼고는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용오 전 회장의 부인 최금숙 여사가 지난해 암으로 죽고 나서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어, 용오 전 회장이 극단적 행동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용오 전 회장 부부는 미국에서 만나 연애 결혼해 부부 금실이 아주 좋았다고 한다. ‘용곤-용성-용만’ 3형제도 ‘공동 소유, 공동 경영’이라는 집안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형제간 우애와 집안 망신,109년 전통의 명예, 경영 차질 등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또 자칫 집단 사법처리 가능성도 있어 위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단지 용오 전 회장 일가를 가문과 그룹에서 축출한 것이 유일하게 얻은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얻기 위해 이같은 처참한 분쟁이 일어난 걸까. ●‘원’자 돌림 4세 9명 경영수업 ‘원’자 돌림의 4세 15명 가운데 두산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이는 총 9명이다. 이들 사이의 신경전도 예사롭지 않다. 두산 3세간 일어난 ‘형제의 난’도 사실상 4세들을 위한 ‘대리전’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두산측 설명은 이렇다.“당사자가 아닌 이상 누가 알겠나.(용오 전 회장)눈에 뭐가 씌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그러나 결과가 뻔한 싸움에서 용오 전 회장이 나선 것은 자식들을 위해 총대를 멘 부문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자식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는가.” 4세간 역학 구도를 보면 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 가장 앞선다.4세 가운데 유일하게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 용성 회장의 장남 진원씨는 지난 5월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영관리 총괄 상무로 선임되면서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섰다. 두산 경영에 참여치 않는 박용현(62) 서울대 의대 교수의 장남 태원씨도 네오플럭스 상무로 일하며, 두산의 M&A(인수합병)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네오플럭스는 최근 삼성전자의 소형가전 자회사인 노비타를 인수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정원 부회장과 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가 5%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1999년 벤처투자로 대박을 터뜨리며 자신감이 넘쳐났던 용오 회장의 장남 경원씨는 두산가의 전통적인 경영 방식에 회의를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2001년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큰 손해를 보기도 했던 경원씨는 2003년 전신전자를 인수, 아예 독자노선을 걸었다. 수년 전부터 ‘밖’으로만 돌았던 경원씨의 행보를 보면 이미 ‘정원-진원’을 비롯한 4촌 형제와 경원씨간의 대립 구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용오 전 회장이 지난해부터 두산산업개발을 탐낸 것도 결국 두산 지분이 4세대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두 아들만 소외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형제의 난’ 이후 용오 회장과 자제들이 경영에서 빠진 만큼 두산의 경영구도에서 용만 부회장과 장손인 정원 부회장의 ‘파워’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용성 회장은 사실상 그룹의 상징적인 존재로 활동하고, 내부 살림은 용만 부회장과 정원 부회장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용만 부회장이 용성 회장에 이어 두산의 향후 ‘대권’을 잡을지도 관심사다. 정원 부회장은 두산가가 장자 상속의 전통을 이어온 점을 감안하면 미래의 그룹 총수 1순위다. 그는 올 초 그룹 사장단 회의로부터 ‘2004 두산 경영대상’ 특별상을 받을 정도로 경영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용만 부회장의 4세 경영 과외도 ‘형제의 난’이 마무리되면 빨라질 전망이다. 용만 부회장은 현재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사장과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등 두산 4세들의 경영수업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반면 가족간 우애는 예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가는 계속 ‘공동 소유, 공동 경영’을 원칙으로 가족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용오 전 회장 일가가 빠진 가족회의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최근 물밑에서 용곤 명예회장과 용오 전 회장간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경원-서미경 부부 곤혹 두산가 장손인 박정원(43)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은 공군 참모총장과 민자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인기 전 의원의 딸 소영(40)씨와 결혼했다. 부친인 박 명예회장과 김 전 의원은 경동고 선후배 사이로 동창회 모임에서 두 사람의 혼담이 오간 인연으로 맺어졌다는 후문이다. 김 전 의원은 포스데이타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상민(15)양과 상수(11)군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장녀 박혜원(42) ㈜두산 잡지BU 상무는 의사인 서경석(45)씨와 인연을 맺었다. 자녀는 주원(18)양과 장원(15)군으로 학생이다. 박지원(40)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평범한 집안 출신인 서지원(36)씨와 혼인했다. 아들 상우(11)군과 딸 상진(5)양이 있다. 두산가에서 요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는 박경원(41) 전신전자 대표의 부인 서미경(39)씨로 보인다. 박 사장이 이번 ‘형제의 난’에 깊숙이 연관된 데다 연일 시끄러운 ‘X파일’ 사태도 친정과 적잖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경씨의 부친은 서상철 전 동자부장관.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고려대 교수로 있다가 전두환 정권 때 경제관료로 영입됐다. 안타깝게도 1983년 아웅산 테러로 유명을 달리했다. 이번 ‘X파일’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자금 전달자로 나오는 서상목 전 의원이 바로 미경씨의 숙부다. 장남 상호(16)군과 차남 상모(13)군을 두고 있다. 용오 전 회장의 차남인 박중원(37) 전 두산산업개발 상무는 평범한 집안 출신인 정윤주(37)씨와 백년가약을 맺고, 아들 상윤(6)군과 딸 상이(4)양이 있다. 용성 회장의 장남 박진원(37) 두산인프라코어 상무와 차남 박석원(34) 두산중공업 차장은 모두 평범한 가문의 딸들인 김선영(34)씨와 정현주(35)씨를 배필로 맞아들였다. 상효(6)-상인(2)과 상현(7)-상은(2) 등 각각 딸만 두고 있다. 용만 부회장의 장남 서원(26)씨는 최근 구자철 한성 회장의 딸 원희(26)씨와 결혼했다. 구 회장은 범 LG가(家)로 구태회 LS 명예회장의 4남이자,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셋째 남동생이다. 박용훈(두산산업개발 부회장)-구선희(고 구철회씨의 4녀) 부부에 이은 두산가와 LG 구씨가의 두번째 사돈이다. ●두산의 역대 악재들 이번 ‘형제의 난’ 외에도 두산가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던 악재는 더러 있다. 대표적인 예가 두산중공업 노조원인 배달호씨 분신자살 사건과 낙동강 페놀 사태를 꼽을 수 있다. 2003년 배달호씨의 분신 자살은 두산가와 노조의 악연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용성 회장은 “결코 원칙을 저버릴 수 없다.”면서 “지금 당장 손실을 보더라도 불법 파업의 뿌리를 뽑겠다.”며 강경 대응을 천명했었다. 이는 노조의 극한 투쟁으로 이어졌고, 배씨의 자살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인화를 5대째 강조하는 두산가와 노조의 궁합이 맞지 않은 것도 꽤 아이러니하다. 두산가로서는 노사 합의만 되면 불법이 합법화되는 노조의 관행을 더 이상 둘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번 굳어진 노조와의 악연은 두산가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올 초 인수한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의 노조도 한동안 두산 인수를 격렬히 반대했다. 또 두산 계열사 노조는 이번 ‘형제의 난’과 관련해 그룹 회장직을 둘러싸고 형제들끼리 이전투구를 벌여 사회적 파장을 야기하고, 두산의 도덕성을 바닥에 추락시킨 책임을 지고 박용성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즉각 퇴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두산가가 다시 기억하기 싫은 사건으로 낙동강 페놀 사태가 있다. 여전히 반세기 최대의 환경오염 사건으로 꼽힌다.1991년 ‘맥주로 돈 번 회사가 먹는 물을 망쳐 놓다니….’라는 구호가 전국을 들끓게 했으며,2차 페놀 사건이 터지면서 당시 박용곤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었다. 또 두산 불매운동으로 매출액이 급감했으며, 당시 환경처 장관과 차관이 경질된 초유의 사건이었다. ●숨은 그림자 박용욱 회장 ‘용’자 돌림 가운데 막내인 박용욱(45) 이생그룹 회장은 두산가에서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공동 소유, 공동 경영’이라는 집안의 원칙을 가장 먼저 깨뜨리고 독자사업에 나섰을 뿐 아니라 ‘KS(경기고-서울대)’가 수두룩한 두산가에서 박 회장은 서울고-인하대를 나왔다. 또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을 수 있었지만 박 회장은 대학생 시절부터 홀로 무역상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당시 부친으로부터 받은 지분을 종자돈으로 삼아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대의 소그룹으로 키웠다. 반면 용곤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인 박용훈(63·박우병 전 고문의 장남) 부회장은 두산산업개발에 몸담고 있다. 박 부회장의 부인은 LG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인 구철회씨의 4녀 선희(61)씨다. 구철회씨는 1999년 LG화재를 갖고 LG에서 독립했다. 박 부회장은 두산식품 부사장을 거쳐 92년부터 두산건설(현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비상근으로 실제 경영에는 참여치 않고 있다. ●‘두산호’ 이끄는 전문경영인 유병택(61) ㈜두산 부회장은 일명 ‘면도칼’로 불린다.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기민함이 탁월하고, 현장 경험이 많다.69년 동양맥주에 입사한 후 두산기계와 두산음료 등 그룹내 요직을 거쳤다. 강문창(62)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68년 동양맥주로 입사한 이후 경리와 영업, 총무, 기획, 해외현장 등을 두루 거쳐 해박한 실무지식을 자랑한다. 제주에서 상고 야간을 나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수재형 경영인이다. 자신의 이력은 ‘두산 입사, 두산 퇴사’를 영광으로 생각하고 싶다는 두산맨이다. 건설업을 주력기업으로 만든 주인공이기고 하다.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경(55) ㈜두산 전략본부 사장은 두산그룹 ‘10년 구조조정’의 숨은 공신이다. 전략기획통으로 통한다. 두산은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부터 일찌감치 구조조정에 착수해 한국3M과 한국코닥, 코카콜라, 한국네슬레, 두산씨그램 등 돈이 될 만한 회사는 가리지 않고 팔았다. 모기업인 동양맥주도 매각했다. 이런 ‘무차별 구조조정’을 주도한 인물이 박용만 부회장이고, 그를 보좌한 이가 이 사장이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냉철한 판단력을 겸비했다는 평이다. 일 욕심 많기로 소문난 이 사장은 성격도 급하다.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북고 동기생이다. 김대중(57) 두산중공업 사장은 경북 안동 출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69년 동양맥주에 입사했다.㈜두산 주류BG와 ㈜두산 테크팩BG 사장을 거쳤다. 두주불사형으로 알려진 그는 주류업계의 ‘히트상품 제조기’로 불렸다. 청하, 설중매, 그린, 산 등 두산의 주류 히트상품은 그의 손을 거쳤다. 김 사장은 불도저 같은 업무 스타일로 유명하다. 노사 화합과 현장 경영을 토대로 그는 중공업분야에서 ‘신인’이라는 우려를 씻고,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고 있다. 최승철(57)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은 77년 두산메카텍의 전신인 두산기계에 입사한 뒤 기계업종 외길을 걸어왔다. 김홍구(59) 두산산업개발 사장은 건설사 사장 가운데 흔치 않은 수주영업 전문가로 통한다.‘똑똑하지만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 두뇌회전이 빠른 명석한 사람’이라는 뜻에서 ‘똑게’로 불린다. golders@seoul.co.kr ■ 6형제가 좌장… 이사회보다 막강 두산가(家)의 가족회의는 좀 특별하다. 단순히 형제간 화합과 우의를 다지는 모임일 뿐 아니라 사실상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그룹의 중요 결정 사항은 가족 회의에서 정해진다. 이 때문에 ‘옥상옥’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가족회의는 평상시 한 달에 한 번씩 3대(3∼5세)가 모여 선친 박두병 초대 회장이 강조한 ‘가화만사성’을 되새기며, 인화와 우의를 다진다. 가족 중 그룹경영 참가 선수인 ‘박용곤-용오-용성-용만’뿐 아니라 박용현 서울대 의대 교수(전 서울대 병원장)와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 등 ‘용’자 돌림 6형제가 가족회의의 좌장들이다. 집안 대소사 등이 화젯거리로 등장하지만 경영이나 사업 얘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룹에 위기가 오거나 비상 사태, 중대한 경영 결정을 내릴 때 열리는 가족회의는 ‘숨겨진’ 비공식 최고 기관이다. 경영진에 대거 포진한 ‘원’자 돌림의 4세들도 이런 경우엔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표시한다. 이 때문에 각 계열사 이사회는 가족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추인하는 역할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두산 오너가가 고작 5%대의 지분으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는 셈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그룹 경영과 관련된 모든 중요한 결정은 가족회의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형제의 난’ 기폭제도 사실상 가족회의에서다. 지난 5월 열린 가족회의에서 용곤 명예회장은 용오 회장 일가의 두산산업개발에 대한 M&A(인수합병) 시도 대가로 그룹 회장 교체를 언급했으며, 지난달 가족회의에서 용성 회장의 그룹 회장 추대와 용오 회장의 퇴진을 최종 결정했다. 당시 가족회의는 보안요원이 배치되는 등 살벌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회의의 경영 행위에 대해 “기업을 가족 소유물로 여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시민단체와 두산 노조 등은 “가족회의를 통해 그룹의 주요 경영사항을 결정하는 전근대적 족벌경영 체제가 두산그룹의 현주소”라며 기업을 족벌의 사유물로 여기는 이같은 그룹 체제는 즉각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4세들도 분기별로 한번씩 ‘패밀리 미팅’을 갖고 우애를 나눈다. 모임의 주관은 장자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 맡고 있다. golders@seoul.co.kr ■ 두산가 4형제 경영스타일 ‘아름다운 형제’에서 한순간에 ‘돈 앞에 형제도 없는’ 처지로 추락한 ‘박용곤-용오-용성-용만’ 4형제의 성격과 스타일은 어떨까. ▲ 2000년 초 우애 깊은 형제였던 박용오(오른쪽) 전 회장과 박용성(왼쪽) 회장, 박용만 부회장 등 3형제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용곤 명예회장은 집안의 장자로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그러나 그의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용오 회장이 ‘반란’을 일으킨 것은 그의 통제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과묵한 성품으로 말이 거의 없다. 내부 회의에서도 말을 듣는 입장이지 먼저 ‘입’을 열지 않는다. 그래서 회사 임원들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그를 가장 어려워한다. 그는 또 게임의 룰을 중요시 여긴다. 용오 회장의 이번 행위에 대해 “가문에서 빼버리겠다.”고 강경 대응한 것도 ‘공동 소유, 공동 경영’이라는 집안의 원칙을 깬 데 대한 분노로 보인다. 그는 골프에서도 룰과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사람과는 두번 다시 골프를 치지 않는다. 용오 전 회장은 어느 자리에서나 격의없는 대화와 만남을 좋아한다. 체면보다 실리를 챙기는 스타일이다.‘형제의 난’ 역시 이같은 그의 스타일과 무관치 않다. 그는 미식가이자 애주가로 통한다. 술을 통해 상대의 스타일이나 됨됨이를 파악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장 근로자들과도 곧잘 술자리를 갖고 어울린다. 그의 애주론은 이렇다.“술은 백년지기를 만나는 마음으로 즐겁게 마시면 오히려 호쾌해져 건강에 도움이 된다.” 용성 회장은 솔직하고 거침이 없다. 정부와 재계, 사회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때마다 비유를 동원하는 그의 발언은 화제가 된다. 어느 사업이 좋다면 경쟁 업체를 무조건 따라서 투자하고 보는 풍토를 비판한 ’들쥐떼론’과 전통 산업은 외면하고 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만 좇는 기업 풍토를 비튼 ‘첨단병론’ 등이 대표적이다. 또 소탈하면서도 집념과 추진력이 대단하다. 박 회장은 1995년 세계유도연맹회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서울에 돌아갈 생각하지 말고 모두 창 밖에 뛰어내리자.”고 할 정도였다. 그는 사진과 음악을 좋아한다. 해외출장 때는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틈만 나면 사진을 찍는다. 또 클래식 마니아로 소장한 CD만 2만장이 넘는다. 용만 부회장은 꼼꼼히 따져 보고, 분석하는 일을 좋아한다.2002년 디스크 수술 이후 의사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했을 때다. 강사의 수영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하고 분석했으며, 과도한 수영 연습으로 어깨 근육이 찢어지기까지 했다. 그는 또 재계의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통한다. 냉철하고 전략적인 그의 성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는 “두산의 구조조정 10년 동안 15개 기업의 M&A를 진두지휘한 경험을 책으로 풀어내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운이 작용하는 ‘감(感)의 경영’을 싫어한다. 경영은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6일 TV 하이라이트]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9시50분) 보헤미안의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이상은. 시처럼 섬세한 가사, 독특한 멜로디로 구성된 그녀의 음악은 ‘이상은 스타일’이라는 코드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상은은 어떤 이론이나 개념에 구애되지 않은 채 아름다울 뿐 아니라 느낌을 여과 없이 투영해줄 수 있는 그런 노래를 만든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20분) 케이크의 달콤한 유혹이 시작됐다. 특별한 날의 마스코트 케이크에서부터 어여쁜 꽃송이가 내려앉은 생화케이크, 취향따라 분위기따라 골라먹는 각양각색 조각케이크의 끝없는 변신까지 화려한 외모로 분위기를 띄워주고, 달콤한 맛으로 입 속 기분까지 상큼하게 살려주는 케이크의 유혹 속으로 빠져본다. ●자매바다(MBC 오전 9시) 석구가 노름으로 애들 학비를 다 날렸다는 것을 안 순영은 어떻게 믿고 애들을 맡겨놓겠냐고 다그치고, 석구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며 믿어달라고 애원한다. 순영이 계속 화를 내자 어느 순간 석구도 격분해 자식들 버리고 자기 인생 챙기겠다고 떠난 사람이 누나 아니냐며 대든다. ●해변으로 가요(SBS 오후 9시45분) 태풍을 기다리느라 애가 탄 소라는 태현의 손에 이끌려 무대 위로 올라간다. 어설프게 발을 맞추던 두 사람은 점차 자연스럽게 춤을 춘다. 소라에게 사과할 기회를 노리던 태풍은 빨래하는 소라를 도와주려고 갔다가 ‘킹카’를 만나게 해줘서 고마웠다는 말을 듣고 자존심이 상한다. ●TV소설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형주는 우연히 영실과 학수가 피복공장 앞에서 같이 차를 타고 가는 모습을 보게 되고, 재규가 국회의원 공천을 부탁한 사람이 다름 아닌 학수임을 떠올린다. 한편, 옥분의 일로 마음이 아픈 대출은 인표와의 술자리에서 잃어버린 딸 순님의 존재에 대해 말을 꺼내고…. ●슬픔이여 안녕(KBS2 오후 7시55분) 서영은 도진이가 정우의 험담을 늘어놓자 화를 내면서 연심이 정우를 반대할까 걱정한다. 진희의 가출에 충격받은 금실은 일호의 비밀을 흘리고, 여진은 일호가 성민을 반대했던 이유에 대해 더욱 의심을 한다. 연심은 도진에게서 정우가 백수나 다름없다는 얘기를 듣고 놀란다.
  • 손범수부부 후쿠오카 로맨스

    손범수부부 후쿠오카 로맨스

    아나운서 커플 손범수(40)·진양혜(36)씨가 둘만의 오붓한 여행을 떠났다. 가까운 일본 후쿠오카(福岡)로. 결혼 10년차인 이들은 모처럼의 부부 여행을 위해 아들 둘을 시댁에 맡겼다. 30분 단위로 시간을 관리하는 이들 부부가 바쁘고 바쁜 방송일정을 쪼개고 또 쪼개 겨우 짬을 냈다. 부부 모두 스케줄이 비는 주말은 ‘밧줄을 바늘귀’에 꿰기보다 어렵단다. 금요일 오후 인천공항을 출발, 일요일 밤 늦게 돌아오는 밤도깨비 여행이었다. 스타 부부의 일본 여행을 따라가봤다. 후쿠오카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밤도깨비 여행의 시작 후쿠오카 공항을 도착하니 오후 7시30분. 택시로 후쿠오카에서 가장 좋다는 시호크호텔에 15분만에 도착했다. 한국의 스타부부를 호텔 지배인 곤도 미쓰히사가 곧바로 안내한 곳이 6층 일식당 바라몬(波羅門). 갑오징어회·대구요리 등의 하카타지역의 정통 일식 코스요리 가이세키가 나왔다. 정종과 일본 소주가 서너순배 돌았다.(시호크호텔 0120-58-2586·www.nikkohotels.com) #도심 조망은 역시 전망대 짧은 여행일정, 한꺼번에 많이 보려면 전망대가 제격이다. 달려간 곳이 후쿠오카에서 가장 높은 후쿠오카타워. 타워는 높이 234m이지만 123m의 전망대에서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외관은 8000장의 반투명 유리로 된 것이 특징. 때문에 ‘미러 세일’로도 불린다. 후쿠오카 니시진(西新)역에서 걸어서 20분. 입장료는 800엔.(후쿠오카타워 092-823-0234·www.fukuokatower.co.jp) #옛날의 후쿠오카로 가려면 이전엔 무역항으로 하카타(博多)가 더 알려졌지만 시와 현의 이름이 후쿠오카로 바뀌었다. 통역 겸 안내를 맡은 고가 다케시는 “하카타가 1개 구로 남았지만 후쿠오카의 뿌리라는 자부심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찾은 곳은 하카타 마치야(町家)고향관. 하카타와 후쿠오카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민속촌 같은 시설이다. 하카타인형과 하카타직물의 제작과정을 보고, 기념품을 살 수도 있다.3개 건물을 들어가는 데 200엔이며, 중학생 이하는 무료. 지하철 기온(祇園)역에서 내리면 된다.(하카타마치고향관 092-281-7761) 바로 옆 구시다( 田)신사에 들렀다.757년 세워진 구시다신사는 불로장생과 상업번성의 신이 있다는 곳이다. 온갖 인형이 매달린 높이 3m의 호화로운 수레가 전시돼 있다. 고가는 “전염병이 창궐하자 조텐지(承天寺)의 쇼이치 고쿠시(聖一國師)스님이 큰 가마에 올라가 물을 뿌렸더니 전염병이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고 소개했다. 이를 기려 해마다 7월15일 열리는 축제인 기온(祇園) 야마가사(山笠)가 시작됐다. #개화기의 현관문 모지코(門司港)레토르지구 후쿠오카가 속한 규슈(九州)와 본섬인 혼슈(本州)를 연결하는 가교인 간몬(關門)해협에 조성돼 있다. 여기서도 한꺼번에 많은 것을 보려면 메카리(和布刈)공원 전망대를 찾으면 된다. 모지코는 일본 근대역사의 산실로서 150∼100년 전의 건물과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20세기초 국제무역항으로서 번창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인력거를 타고 한바퀴 도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3000엔. 간몬의 역사와 문화, 자연 등을 소개한 배모양의 해협드라마십도 들를 만하다. 대한 스크린과 종이인형이 간몬 해협의 역사를 재연하고 있다. 후쿠오카 시내에서 JR모지코역에서 지하철로 1시간가량 걸린다. 모지코역에서부터 메카리 공원이 5분거리다. 공원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산책코스로 알맞다.(해협드라마십 093-331-6700·www.dramaship.jp) #밤문화는 역시 캐널시티 건물 가운데 인공 운하가 흐르는 캐널시티는 언제나 쇼핑객과 관광객이 북적거리는 곳이다. 호텔과 백화점, 극장과 음식점이 밀집해 있다. 밤늦게까지 하는 식당도 많다. 괜찮은 음식점의 1인당 가격은 보통 3000엔.1500엔만 추가하면 소주·맥주·정종 등의 술을 마음껏 마실 수 있다. 대표적으로 4층 우마야(092-263-2340)가 있다. 우리의 돌솥비빔밥도 정식 메뉴로 내는 집이 많다. 지하철 나카스 가와바타(中洲川端)역 5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캐널시티 092-282-2525·www.canalcity.co.jp) 포장마차도 후쿠오카의 밤문화 가운데 하나. 덴진과 나가하마, 나카스 지구에 포장마차가 많다. 하타카라멘을 비롯해 닭꼬치 등 다양한 메뉴와 여러 종류의 술을 내놓고 있다. #망중한의 강유람 야나가와 다음날 아침, 가방 하나 달랑 차에 싣고 1시간 거리의 고색창연한 작은 도시 야나가와(柳川)로 향했다. 아기자기한 일본의 옛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야나가와 관광의 백미는 강유람이었다. 강은 야나가와 성의 주위를 둘러흐르는 해자를 따라 조성됐다.4㎞를 한바퀴 도는데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승선료는 1인당 1500엔. 배에서 내리면 기타하라 하쿠슈(北原白秋·1885∼1942)의 생가와 기념관도 필수코스. 근대 일본의 ‘시성’으로 추앙받는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은 1985년 개관됐다. 시에서부터 일본 단가 와카(和歌·일본 가요의 한 형식), 동시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약했다.‘물의 고향’ 야나가와를 자신의 시가의 모체로 삼았다. 생가엔 당시의 모습과 그가 쓰던 물건들과 책자, 육필원고 등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야나가와의 향토역사 박물관도 겸하고 있다. 출출할 때 야나가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 장어구이 덮밥(2100엔). 뱀장어를 가볍게 양념한 다음 찹쌀을 섞은 밥과 함께 찜통에 넣어 쪄냈다. 그위에 계란 노른자를 고명으로 올렸다. 장어는 특유의 냄새가 없으며 밥은 고소하고 찰지다. 이런 음식을 대표적으로 하는 곳은 오하나(御花). 오하나는 식사를 위해서가 아니라도 꼭 들러볼 만한 곳이다.1697년 야나가와의 영주 다치바나(立花)가문의 별저로, 자연을 그대로 축소해 옮긴 듯한 7000평에 이르는 쇼토엔(松濤園)이 무척 아름답다. 일본의 3대 풍광으로 꼽히는 미야기(宮城)현의 마쓰시마(松島)를 축소 모방한 정원이다. 메이지시대에 세워진 서양관은 지역과 가문의 역사자료관으로 쓰이고 있다.(오하나 0944-73-2189·www.ohana.co.kr) 한적한 시골 같은 정취를 살린 거리를 걷다 보면 오하나 바로옆의 쓰무라(0944-72-8148)도 빠질 수 없다. 여자 아이를 위한 작은 인형을 많이 판다. 작은 인형을 매달아 모빌처럼 보이는 사게몬 장식이다. 해마다 3월이면 장식품(사게몬)으로 여자 아이들의 첫돌을 축하한다.500엔부터. #학문의 신 덴만궁(天萬宮)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다자이후(太宰府)시의 덴만궁(天萬宮)은 한국사람들도 많이 찾는 일본 신사다. 학문의 신 스가와라 마치자네(菅原道眞)를 모시고 있다. 합격을 기원하는 수험생과 부모들이 많아 찾는단다. 서기 901년 우대신인 그가 권력다툼에 밀려 다자이후의 관리로 좌천됐다. 학문과 후학 양성에 힘쓰다가 그가 죽자 소가 그의 관을 끌고갔다. 하지만 현재의 자리에서 소가 가지않고 누워 여기에 묘를 썼다고 전한다. 화려하고 호화로운 본전은 1591년 건축됐으며 일본의 중요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교토에서 하룻밤만에 날아왔다는 ‘도비우메(飛梅)’가 명물이다. 관광객들이 우메가에모치(매화가지떡)를 사서 먹기도 한다.(덴만궁 092-922-8225) 뒤로는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를 통해 일본 4번째인 규슈국립박물관으로 바로 연결된다. 오는 10월16일 개관하는 박물관의 1층 어린이관은 어린이들이 세계 각국의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옷을 입어볼수 있는 체험식 박물관으로 꾸며졌다. 개관기념으로 50일간 ‘미의 나라 일본’전을 연다. 입장료는 1300엔. 후쿠오카(덴진)역에서 승차, 후쓰카이치(二日市)역에서 다자이후선으로 갈아탄 다음 다자이후역에서 내리면 된다.20분 가량 걸린다.JR하카타역에서 가고시마 본선을 탄 다음 후쓰카이치역에서 내려도 된다.15분쯤 걸린다.(규슈국립박물관 092-918-2807·www.kyuhaku.cpm/pr) 공항에 도착하니 오후 6시.8시20분 서울 도착. 짧지만 감미로운 스타 부부여행 동행취재는 이렇게 끝났다. ■ 진양혜의 ‘10년전 일기를 꺼내어’ 무작정 설다. 사실 후쿠오카는 여행객들에게는 그리 매력적인 곳은 아니다. 유명한 휴양지도 아니고, 세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미항도 아니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문화를 꽃 피운 곳도 아닌 그리 특별할 것이 없는 도시다. 그러나 내게는 한 낮 숲에서 즐기는 휴식같이 특별한 곳이다. 입사 1년 만에 ‘유부녀 아나운서’가 되고, 결혼 1년 만에 아이 엄마가 된 내 신입사원 시절은 늘 롤러코스터를 타고 다니는 것처럼 정신없고 분주했다. 숨 돌릴 틈이 없었다. 남편 범수씨도 마찬가지였다. 쏟아지는 방송 스케줄에 비명이 터질 지경이었다. 아이 때문에, 일 때문에 바쁜 내 얼굴을 보기조차 쉽지 않았다. “떠나자!” 그래서 간 곳이 후쿠오카였다. 신기하게도 남편과 내가 모두 일이 없던 주말-그 당시로는 기적 같은 일이었다-8개월짜리 아이를 부모님께 맡기고 특별한 계획도, 여행지의 정보도 없이 가장 짧은 비행시간과 비교적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무작정 떠났던 곳. 비 맞으며 걷기, 히히덕거리며 주전부리하기, 계속해서 또 걷기, 같이 소소한 물건사기, 전철 타고 교외로 나가 또 걷기, 배고프면 라면 먹기, 그리고 강가의 조그만 카페에서 맥주 마시며 얼굴 마주보고 이야기하기.“우리 이렇게 사는 거 사랑하며 열심히 사는 거 맞지?” 서로 확인하고 인정하고 눈물 찔끔 웃음 피식 났던 곳. 우리 부부의 추억이 서린 그 곳을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찾은 것이다. 여전히 후쿠오카는 조용하고 깨끗하고 맑은 공기로 우리를 맞았다.‘정말 다른 나라에 왔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까운 곳이지만 타지에서 느껴지는 낯설음과 약간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동시에 익숙함을 느끼면서. 이번 여행의 백미는 야나가와에서 즐긴 가와쿠다리였다. 가와쿠다리는 야나가와의 수로를 사공이 젓는 돈코부네라는 배를 타고 한 시간 10분 정도 유람하는 것인데 은근히 낭만적인 데가 있다. 주위의 경관도 아주 잘 가꿔져 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고, 사공 아저씨가 불러주는 단가도 들을 만하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배에 몸을 싣고 남편과 얼굴을 마주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니 시간을 거슬러 마치 ‘80년대식’ 연애를 하는 것 같다. 뺨까지 살짝 달아오르는 듯하다. 남편은 사공의 단가에 우리의 가요로 답해 흥을 돋웠다. 야나가와는 거리나 상점이나 전통적인 일본의 모습과 현재의 삶이 어우러져 있는 곳으로 일본에서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특히 여러가지 작은 박물관이 많았는데 어찌 보면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것들을 소중하게 정리하고 포장해 가꾸고, 또 그곳을 찾아 관심있게 자료를 보는 일본인들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이번 여행은 참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속내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사실 후쿠오카에서의 멋진 2박은 근사한 스카이라운지에서 가진 술자리나 후끈후끈 옆 사람의 체온이 느껴지는 야타이(포장마차)에서나 최근 자꾸 문제가 된 일본의 신사참배나 독도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을 피하기 어려웠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의 문화를 둘러보면서 ‘우린 참으로 다르구나!’하는 것을 깨닫는 순간 이해의 폭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거창하게 국가와 조국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결국은 개인의 삶이 모여 역사를 이루는 것! 그동안의 내 삶의 모습이 너무 불성실했던 것이 아닌가하는 반성을 거듭하게 된다.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더니 촌스럽게 2박3일의 짧은 일정동안 ‘애국 관광’을 한 것 같다.
  • [길섶에서] 1등은 뭔가 다르다/육철수 논설위원

    며칠전 대학동창 모임에서 한 친구가 들려준 부부교사 J씨 가정의 교육방식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J씨 부부는 중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두었다. 그런데 사교육비 한푼 안 들이고 순전히 부모자식간 합심노력으로 1등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비결은 벤치마킹은 물론이고 보통사람은 흉내조차 내기 어렵다. 어떻게 하기에? J씨 집에서는 저녁식사 후 7시부터 4시간동안 학교에서처럼 ‘가정수업’이 이루어진다.50분간 부모와 아이들 모두 각자 방에서 공부한 뒤, 휴식 10분동안 거실에 모여 읽은 책에 대해 토론하거나 독후감을 서로 나눈다. 공부시간이 되면 또 각자 방으로 흩어지고. 이런 방식으로 밤 11시까지 4교시가 진행된다고 한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J씨는 가끔 술자리 약속이 있으면 반드시 집에 전화해서 그날 할 일에 대해 아내와 아이들에게 지침을 내린다. 그런 날엔 집안 수업을 까맣게 잊고 술을 진탕 마시지만, 다음날엔 곧바로 정상적인 가정수업으로 돌아간다…. 모두들 바쁜 세상에 온 가족이 일심동체로 면학 분위기를 만드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1등의 이면에는 이렇게 남모르는 땀과 노력이 숨어있게 마련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서기원 前서울신문사장 별세

    서기원 前서울신문사장 별세

    소설가이자 전 서울신문 사장을 지낸 서기원(75)씨가 30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숙환으로 타계했다. 1930년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복중학교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으로 졸업은 하지 못했다.1956년 동화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딘 이후 서울신문 주일특파원,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으로 활동했다.73년부터 공직에 몸을 담아 경제기획원 대변인,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 청와대 공보수석 비서관 등을 맡았다. 이어 서울신문 사장을 비롯,KBS 사장,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 한국신문협회장,‘문학의 해’조직위원장,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장 등 다양한 직책을 거치며 언론계와 문화계를 이끌어왔다. 소설가로서도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56년 ‘현대문학’에 단편 ‘암사지도’를 발표, 이듬해 소설가 황순원씨의 추천으로 문단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데뷔작과 함께 ‘오늘과 내일’(60년) ‘잉태기’(60년) ‘이 성숙한 밤의 포옹’(61년) 등을 발표할 때까지는 전쟁의 이면에 숨어 있는 젊은이들의 방황과 가치관의 혼란, 세태와 풍속 등을 주로 그렸다. 1960년대 중반 이후 근대 역사와 인물을 소재로 정치ㆍ사회의 변화상과 사회적 비리 등을 강하게 풍자하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이 시기의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혁명’(64년) ‘조선백자 마리아상’(71년), 단편 연작 ‘마록열전’(71년) ‘왕조의 제단’(82년),‘광화문’(94년) ‘징비록’(96년) 등이 있다.91년 KBS 사장으로 재직시 평소 즐기는 취미인 낚시 이야기를 수필집으로 엮어 ‘물따라 고기따라’를 펴내기도 했다. 현대문학상(60년), 동인문학상(61년), 한국문학상(75년), 은관문화훈장(96년), 대한민국예술원상(2004년) 등을 받는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현직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언론계와 문단의 후배들이 줄줄이 고인을 방문, 술자리를 나눌 정도로 포용력과 인간미를 갖춘 이 시대의 지성인이었다. 유족으로는 성기원 여사와 3남1녀.3남 동철(현 사업기획부장)씨가 서울신문에서 기자생활을 하며 고인의 뒤를 잇고 있다. 장남 동준씨는 미국 연방기상청 책임연구원으로, 차남 동한씨는 도시공영 이사로, 사위 조일영씨는 교원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02)2072-2016. 발인 2일 오전 7시. 장지는 충북 옥천 선영.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소설가 이호철의 추모사 서기원 형. 서기원 인(仁)형. 지금 이 시각 저는 지난 50년간 수백 번, 아니 수천 번 노상 스스럼없이 익숙하게 불러왔던 이 호칭을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진정 억장이 무너지는 아픔 섞어 당신을 향해 부릅니다. 어찌 하루 사이에 별안간 형과 나 사이가 이승과 저승 사이로 이렇게도 멀어질 수가 있단 말입니까. 이제 이 시각을 끝으로 그렇게 늘 익숙했던 그 호칭,‘기원 형, 기원 형’ 호칭을 이제부터 그 어디에서도 이전처럼 쓸 수가 없다는 이 크나큰 상실감을 대체 무엇으로 채울 수가 있단 말입니까. 몇년 전 황순원 선생과 신동문 형 등 50,60년대 그 어렵던 명동시대를 살았던 선배 동료들이 줄줄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만 이제 서기원 형,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나고 보니 저 같은 사람으로서는 제 몸뚱이의 어느 반쯤이 뎅겅 잘려나가는 듯 갑자기 싱숭해지지 않을 수 없고 새삼 우리 주위를 휘둘러보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것은 1957년 폐허 속 명동의 돌체 다방이었지요. 시인 박시진의 소개로 형과 첫 대면했을 때, 첫 악수를 나눴을 때 형의 그 따뜻하고 기품 있었던 손아귀의 감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렇게도 선연하게 떠오르고 약여(躍如)하게 느껴집니다. 그때 형은 26세로 동화통신사에 몸담고 있었으며 저는 24세였습니다. 그 뒤로 거의 매일 저녁 술타령이었지요.4·19,5·16 같은 시대의 소용돌이를 겪으면서도 우리 사이는 별 상흔 없이 이어졌습니다. 형은 언론계에 몸담으며 서울신문 주일특파원으로 혹은 서울신문 사장으로,KBS사장으로, 관계에까지 뻗으며 활동무대가 넓어져 갔고, 저도 저대로 소위 재야에 몸담고 있으면서 경찰서 유치장으로 혹은 구치소를 드나들기도 하였습니다. 웬일이었을까요? 우리는 그 전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50년대에 처음 만났던 그 피차의 인연만은 깊이, 끈질기게 이어올 수가 있었지요. 우리 사이는 본원적으로 전혀 상처를 입지 않았죠. 우리 사이에는 바로 문학이 있었던 것입니다. 서기원 형. 서기원 형. 바야흐로 형을 영겁의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면서 나는 지금 이 순간 저 1957년 명동의 널찍했던 그 지하다방에서 처음 형을 만났을 때의 그 드물게 예쁘고 균형잡혀 있던, 무척 품위있게 생겼던 그 당신의 손, 열 손가락과 그 손톱 끝까지 새삼 절절하게 떠올리고 있습니다. 아픔으로, 그리움으로 떠올리고 있습니다. 부디 좋은 세상으로 가시길 손모아 빌면서….
  • 儒林(395)-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21)

    儒林(395)-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21)

    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21) 순우곤은 말을 이었다. “저는 다만 그 농부가 바치는 것은 적게 하면서도 바라는 것은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웃은 것입니다.” 순우곤의 대답은 재치가 번득이는 변설이었다. 즉 제물을 적게 바치면서도 바라는 것이 많은 농부의 예를 들어 조나라에 원공을 청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예물을 바치는 임금의 어리석음을 질타하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순우곤의 이 말에서 ‘돈제일주(豚蹄一酒)’란 고사성어가 나온 것.‘돼지발굽과 술 한 잔’이란 말로 ‘작은 물건으로 많은 성과를 얻으려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뜻’이었던 것이다. 무슨 뜻인지 알아차린 위왕은 당장 황금 1000일(溢)과 진주 10꾸러미, 수레 1000대, 말 4000필을 예물로 준비시킨다. 이를 가지고 초나라로 간 순우곤은 순조롭게 조왕을 설득하여 10만의 정병과 전차 400대를 이끌고 돌아올 수 있었으며, 이 소식을 들은 초나라의 군사는 야음을 타서 철수하고 말았던 것이다. 결국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초나라를 물리친 일등공신 순우곤을 위해 위왕은 크게 기뻐하여 주연을 베풀었다. 거나하게 주연이 무르익자 위왕이 순우곤에게 물었다. “그대는 술을 얼마나 마시면 취하는가.”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 순우곤을 빗대어 물었던 질문이었다. 이에 순우곤이 대답한다. “신은 한 되를 마셔도 취하고, 한 말을 마셔도 취합니다.” “한 되만 마셔도 취한다면서 어찌 한 말을 마실 수 있단 말인가. 무슨 뜻인지 말해줄 수 있겠는가.” 순우곤이 대답하였다. “만약 대왕 앞에서 술을 받았는데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곁에 서 있고, 어사가 뒤에 자리 잡고 있다면 제가 두려운 마음에 엎드려 술을 마셔야 할 것이니 한 되도 못 마시고 취할 것이며, 친척 중에 어른들을 모신 자리라면 어렵고 또 그들의 시중을 들어야 하므로 두 되도 못 마시고 취할 것입니다. 오랜 벗을 만나 옛날이야기를 하고 회포를 풀며 마신다면 대여섯 되쯤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만 동네남녀들과 노름을 하며 마신다면 여덟 되쯤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해가 지고 취가가 돌아 남녀가 같이 맞붙어 앉아 신발이 흐트러지며 ‘술잔과 접시가 어지럽게 흩어지고’ 집안의 등불을 내걸 무렵이 되어 안주인이 손님들을 모두 보낸 뒤 제집에서 속옷의 옷깃을 헤칠 때 은근한 향내가 풍긴다면 아마도 그때는 한 말이라도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문에 술이 극에 다하면 어지러워지고, 즐거움이 극에 다하면 슬픔이 생겨난다 했으며, 모든 일이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순우곤의 말은 최고의 명언이다. 뛰어난 말솜씨를 통해 순우곤은 왕으로 하여금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과 어사와 같은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싶지 않고, 임금과 단둘이서 독대하여 대작하고 싶은 심정을 교묘하게 나타내 보인 것이었다. 위왕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당장 주연을 파했으며, 이후 술자리가 있게 되면 순우곤을 곁에 앉혔다고 한다. 순우곤의 이 말에서 배반낭자(杯盤狼藉)란 성어가 나온 것. ‘술잔과 접시가 이리저리 흩어져 어지러움’을 의미하는 이 말은 사기의 ‘골계열전(滑稽列傳)’에 나오는 말로 술을 마시고 한참 신명나게 노는 모습을 가리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이다.
  • [25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60분-부모(EBS 오전 10시)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며, 엄마와 아이와의 애착관계는 제대로 형성되었는지를 살펴본다. 애착관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 새롭게 애착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과, 자녀의 불안감이나 부정적인 성격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놀이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5분) 수학과 미술이 만났다. 이 둘의 만남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단번에 깨뜨릴 전시회가 열렸다. 이 전시회에서 수학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학문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 깊은 연관성을 가진 존재로 다가온다. 보고, 만지고, 느끼며 미술작품 속에 숨겨진 수학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다. ●안녕, 프란체스카(MBC 오후 11시5분) 입사시험을 준비하는 두일, 공부하는 두일을 도와주려는 프란체 패밀리의 엉뚱한 학습법. 그들의 간절한 바람 때문이었는지 두일은 새로운 회사에 취직하게 되지만, 프란체스카는 워커홀릭 두일 때문에 점점 외로워진다. 점점 엽기적인 방법으로 치닫는 그녀의 외로움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SBS 오후 11시5분) 최성국 이범수 김일우 강성연 윤은혜 등이 나선다. 행복한 남녀들이 애인과 여름휴가를 계획하며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무엇인지를 남녀 1만명에게 들었다. 이밖에 내가 여자친구에게 점수를 따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두고 남자 9000명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TV문화지대(KBS1 오후 11시35분) 2001년 일본 무대 진출 후 지금까지 일본 최고 권위의 음반차트인 오리콘차트 정상을 휩쓸며 한류 열풍의 주역이 된 가수 보아. 그녀의 이런 한·일을 아우르는 활동은 양국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6개월 만에 5집 앨범을 들고 국내 활동을 시작한 보아를 만나본다. ●폭소클럽(KBS2 오후 11시5분) ‘최신늬우스’에서는 유민상, 이동윤이 1960년대 뉴스앵커로 등장한다.‘야식남녀’에서는 김인석과 요리사 이혜정이 출연해 술안주를 만들어보고 ‘술자리에 이런 사람 꼭 있다’에 대해 담소한다.‘록기&루키 개그퍼레이드’에서는 홍록기와 신인 개그맨 4팀의 흥미만점 개그퍼레이드가 펼쳐진다.
  • 구청서 행복한 가정 지켜줍니다

    구청서 행복한 가정 지켜줍니다

    ‘행복한 가정, 이렇게 지켜 나가세요.’ 가정 해체 현상을 막기 위해 양천구(구청장 추재엽)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가정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건강관리, 육아 등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소식을 알리고 있다. 건강한 구정은 건강한 가정에서 출발한다는 믿음에서다. ●‘NO 시리즈’ ‘NO 시리즈’는 가정해체 요인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를 알기 쉽게 분석, 정리한 것이다. 알코올 중독, 사이버 중독, 가정 폭력 등을 다루고 있다. 이번 달의 시리즈 내용은 알코올 중독.‘술 마시는 것을 거짓말하며 술자리에 참석한다.’는 등의 알코올 남용·중독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음주의 사회적 폐해등을 설명하고 있다. ‘차를 가져 와서 술을 마시지 못한다.’는 등의 술자리 피하기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양천구는 홈페이지(yangcheon.go.kr)의 내용을 매달 업데이트한다. 중년 여성은 한 가정의 ‘중심’이다. 어머니이자 아내, 그리고 직장인 1인3역을 맡아야 하는 여성들의 건강은 원만한 가정을 위해 필수적이다. ‘사모님, 보톡스입니다.’는 중년 여성들의 건강을 위한 정보지이다. 여성의 만성 질환인 요실금 치료법, 쪼그려 앉는 생활 습관의 문제점 등 알찬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양파 사용법도 알려준다. 양천구는 ‘사모님, 보톡스입니다.’를 구 여성교실과 어학강좌 수강생 등 주민들에게 매월 배포할 계획이다. ●‘꾀주머니’ 건강 가정의 또 다른 중요한 구성원은 자녀들이다. 이들이 좋은 성격을 지닌 채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서인 ‘꾀주머니’도 만들었다. 꾀주머니는 이성적인 아이로 키우기, 자신감 있는 아이로 만들기, 고집 불통인 우리아이 길들이는 방법 등 세 가지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일관성 있게 야단치지만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기,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구체적으로 칭찬하기, 절대로 안 되는 것을 정하기 등 다양한 지침을 선보이고 있다. 출생 신고를 하기 위해 관공서를 찾은 부모들에게 나눠주면서 교육 효과를 더욱 높이고 있다. 구청 직원들도 ‘가정 지킴이’로 나섰다. 가족애를 돈독히 하기 위해 ‘하루 한 번 안아주세요.’라고 적힌 스티커를 직원들에게 배부했다. 추재엽 구청장은 “구정의 시작은 가정의 행복을 지키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면서 “건강가정 구현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길섶에서] 술버릇/육철수 논설위원

    술을 즐기지 않다 보니 직장을 가진 뒤에 잦아진 술자리는 늘 고역이었다. 일보다 술마시는 게 더 힘들다고 느낄 때도 있었으니까. 어떤 선배는 술에 못이겨 졸면 “그것도 주정”이라며 나무랐다. 새벽 1∼2시까지 일행을 끌고다니며 이 술집 저 술집을 전전하는, 참으로 끈질긴 이도 있었다. 병아리 시절엔 싫어도 삐약소리 못하고 어울렸지만 이젠 술자리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고생 끝에 낙이라더니 그것만도 어딘가. 십수년간 술을 마시다 보니 적으나마 주량도 좀 늘고 술버릇도 생겼다. 몸이 안 받아주는 술과 안주도 알게 됐다. 양주는 냄새부터 싫다. 삼겹살 구워놓고 양주마시는 자리는 되도록 피한다. 그렇게 했다간 꼭 사흘을 고생하니까. 만취 직전엔 빨리 자리를 뜨는 게 상책이란 점도 일찍이 터득했다.‘필름’이 끊어진 적은 딱 한 번. 십몇년전 그날, 집에 못들어갔다가 뒷수습하느라 혼났다. 그 후로 견디기 힘들 만큼 취하면 술자리를 몰래 빠져 나오는 버릇이 생겼다. 물론 아무 자리에서나 그러지는 않는다. 처지를 알아주고 예의 안 따지는 사람들과 함께일 때 가끔 써먹는 수법이다. 실수 안하고, 욕 안 먹고, 건강도 지킬 수 있으니 굳이 갖다 붙이자면 일석삼조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탈옥수 최병국 도피중에도 납치 강도짓

    탈옥수 최병국(29)이 13일 탈옥 51시간만에 대전에서 검거됐다. 최씨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 S중고자동차 매매센터 인근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차 앞뒤 번호판 달라 경찰이 잠복 검거 경찰 10여명은 이날 센터 옆 H골프연습장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코란도 승합차의 앞뒤 번호판이 다른 점을 수상히 여기고 잠복해 있었다. 최씨는 차량으로 다가오다 경찰을 발견하고 100여m 달아나다 별 저항없이 투항했다. 최씨는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돈을 빌리러 갔다 되돌아오던 길이었다. 최씨는 경찰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교도소에서 허용하지 않아 불만이 컸었고 딸들이 보고싶어 탈옥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탈옥 후 대전으로 잠입,12일 유성구 C대학 주차장에 있던 검은색 코란도 승합차를 훔친 뒤 이날 오후 10시30분쯤 대덕구 중리동 모여관 앞에서 차 배달온 다방 여종업원 양모(19)씨에게 대학생 신분증을 보여주며 “학교 술자리 모임에 같이 가자.”고 꾀었다. 최씨는 양씨를 코란도 승합차에 태우고 서구 모대학 주차장으로 갔다 납치 3시간만인 13일 오전 1시30분쯤 유성 성심병원 앞에서 양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달아났다. ●“딸 보고 싶어 탈옥”… 결국 못만나 최씨는 전처(28)와 두 딸(10,6)을 보기 위해 춘천으로 가려다 포기하고 대전 보문산 팔각정 등에서 잠을 자면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최씨는 지난 11일 오전 11시40분쯤 전주교도소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다 운동장을 둘러싼 철망을 넘어 지나가던 교도소 직원을 뒤따라 철문을 통과했다. 이어 보안과 앞 내정문과 외정문을 빠져나와 탈출했다. 최씨는 교도소 안 빨랫줄에 걸려 있던 다른 수감자의 트레이닝복 하의를 입고 상의는 교도소에서 지급하는 티셔츠에 죄수복을 걸친 채 탈출한 뒤 운동장 철조망을 넘은 뒤 죄수복을 벗어버리고 택시를 잡아 타고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도주, 납치강도, 절도 혐의가 추가돼 잔여형기 3년 외에 4년6개월 정도 더 감옥에 살 것으로 보인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담배와 전쟁’ 성북구 “이번엔 술”

    ‘담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성북구가 이번엔 ‘폭음’과의 한판 승부에 나섰다. 서울 성북구(구청장 서찬교)는 7일 건전한 회식문화 정착을 위해 구청 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5NO 절주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5NO’는 ▲술권하지 않기▲잔돌리지 않기▲건배 제의 안하기▲폭탄주 제조 안하기▲술자리 2·3차 연속 참여 안하기 등 술자리에서 하지 말아야 할 다섯가지 항목이다. 구는 이미 지난 5일 6급 이상 공무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구청 대강당에서 절주헌장 낭독 및 결의대회를 가졌다. 서찬교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과도한 음주·회식문화는 개인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업무의 효율성과 조직의 인화단결을 저해한다.”고 전제한 뒤 “이제는 공무원들이 먼저 나서서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구는 음주·식사 위주의 구청 회식을 영화·연극 관람, 스포츠 등 다양한 형태로 바꾸는 한편, 자원봉사활동이나 소모임 등도 적극 권장할 방침이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길섶에서] 술자리 토론/이목희 논설위원

    술을 즐기는 대선배로부터 “한잔 하자.”는 연락이 왔다. 최근 음주를 자제하고 있는 터라 은근히 걱정이 됐다. 대선배가 주는 술잔을 사양하기가 어려울 듯싶었다.“오늘은 어차피 취하도록 마셔야 하는 날인가 보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약속장소로 갔다. 소박한 중국음식점에는 10여명이 모여 있었다. 국회의원, 공무원, 학자, 정당인 등 다양했고, 처음 만나는 이도 있었다.“아는 사람 몇이 술 마시는 자리가 아니었나.” 궁금해하는 사이 선배가 복사문건을 나눠주었다. 국내외 언론기사였다. 관심이 비슷한 사람끼리 자유롭게 얘기해보자는 취지였다. 격의없이 3시간여 의견을 나누다 보니 제법 토론의 형식을 갖춰갔다. 정상적으로 술을 마셨으면 혀가 꼬부라질 때가 됐지만 대체로 말짱했다.“다른 술자리도 주제를 정해 이런 식으로 하면 일석이조이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차 술자리가 문제였다. 연로하신 분들은 귀가하고, 몇몇이 토론을 연장했다. 좌장이 사라져서인지, 토론 열기가 뜨거워진 때문인지 술잔 비우는 속도가 빨라졌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토론 내용이 아슴푸레했다. “다음부턴 1차만 해야지.”라고 다짐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Love & Wedding] 김진세·김은화

    [Love & Wedding] 김진세·김은화

    2003년 회사 3층 건물에서 1층으로 내려오다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소로 주위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그녀를 봤다. 억지로 술자리 모임에 끼어들어 연락처를 알아내고 메신저를 연결하는 등 두달간의 열렬한 구애 끝에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04년 밸런타인데이를 손꼽아 기다리던 때 우리 사이는 사소한 일로 멀어지기 시작하더니 수습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은 하얀 눈을 맞으면서 눈물을 흘리며 떠나가는 그녀를 지켜봐야 했다. 그로부터 몇달 뒤, 새 출발에 대한 각오가 어느 정도 섰고 아픈 기억이 상흔이 돼 아물어가던 어느날 밤 익숙한 벨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지금 나와줄 수 있겠니?” 그녀의 말 한마디에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를 만나러 뛰쳐나갔다. 그렇게 다시 재회한 우리는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 그리고 서로가 해야 할 십계명까지 적어주는 등 지난날 서로에게 못했던 부분을 채워 주려고 더욱 열심히 노력했다. 다시 그녀는 내곁에, 나는 그녀곁에 함께 했다. 동갑내기라 너무 편해서인지 싸움은 잦지만 그래도 금방 풀어지는 그녀.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오지만 그녀는 내 얼굴이 더 웃긴다고, 내 머리가 더 크다고 약을 올린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친구 커플과 함께 간 여름휴가 제주도 여행. 제주도의 빼어난 풍경을 뒤로 하고, 해수욕장에서 하루종일 그녀와 함께 노는 시간은 정말 신혼이 따로 없었다. 그 후 300일째 그녀의 방에 걸어둘 블라인드에 멋지게 찍은 사진을 프린트해서 프러포즈를 했다. 말은 300일이지만 500일은 훨씬 넘긴 날이었다. 그녀는 야속하게도 내가 제대로 못해준 날은 만난 일수에서 빼버렸다. 하지만 꿋꿋하게 지금까지 왔다. 서로 즐겁고 기쁜 일도 많았지만 슬프고 운 적도 많았다.7월 9일 그녀와 나는 하나가 된다. 그녀가 이렇게 말한다. 귀엽고 밝은 미소로.“사랑해, 찐!!”
  • 남궁연 단편영화 ‘거짓말 폭탄’

    남궁연 단편영화 ‘거짓말 폭탄’

    ‘거짓말 폭탄’.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단편 영화다. 게다가 연출가는 음악인 남궁연(38). 눈에 띄는 배우는 신해철과 김민선, 그리고 ‘밀애’ ‘극장전’에 조연으로 나왔던 계성룡 정도. 그외에는 감독처럼 모두 ‘생짜’ 신인들이다. 스태프에는 최근 영화 ‘청연’을 끝낸 팀이 주로 참여했다. 어떤 내용일까. 거짓말 탐지기를 개발한 궁(계성용)은 빚에 쫓기다 악당 남 사장(신해철)의 강요에 거짓말을 하면 터지는 폭탄을 만들고 그것을 몸에 달게 된다. 궁은 첫사랑이었던 연(김민선)을 우연히 만나게 되지만, 거짓말 폭탄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눈치 챈 독자도 있겠지만 주인공 이름은 모두 ‘남·궁·연’ 석자에서 따왔다.2년전 술자리 안주로 삼았던 아이디어가 영상으로 이어졌다.“고위층의 거짓말을 막기 위해 거짓말 폭탄을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농담이 출발점. 또 남궁연이 지난 1월부터 케이블·위성 영화전문채널 OCN의 ‘오씨네 영화잡기2’를 진행하게 된 것이 기폭제가 됐다.“한 번 해보자.”는 통 큰 마음을 먹었던 것.OCN이 1000만원을 댔고, 찍으면 찍을수록 늘어나는 나머지 비용은 사재를 털고 있다. 지난 4일 전북 전주시 효자동 폐창고에 마련된 세트장에서 남궁연을 만났다. 그는 “지금까지 소리로 나의 느낌을 전달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 비주얼로 전달할 수 있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도전하고 싶었다.”면서 “불혹이 다가오는 내게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5일째 거듭되고 있는 촬영. 비는 그쳤지만 이번에는 더위가 엄습했다. 짜증도 나련만, 그래도 현장은 화기애애하고 웃음이 넘친다. 처음에는 현장 용어를 몰라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는 남궁연은 어느새 “슛, 액션, 컷”을 능숙하게 외치는 감독 모습이 배어 있었다. 그는 “3주 동안 철처하게 콘티를 짜왔는데 실제 촬영에 돌입하자 시시각각 상황이 변한다. 역시 만만치 않은 작업”이라고 토로했다.‘거짓말 폭탄’이 마냥 코미디로 무장한 영화가 아니라는 것도 강조했다.“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죽어야 하는 사람의 비극적인 이야기”라는 설명. 초보지만 강단은 있다. 네모난 모니터를 보며 ‘느낌’이 올 때까지 찍기를 반복하고, 대사도 즉석에서 손본다. 배우들의 연기에도 이런저런 주문이 많다. 물론 독단적인 것은 아니다. 배우, 스태프들과 끊임없이 의견을 나눈다. “동정(?) 출연을 해준 후배들과 초보 감독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스태프들이 정말 고맙다.”는 남궁연. 특히 신해철에 대해서는 “남들이 보지 못했던 모습을 화면에 담아낼 때 통쾌함까지 느낀다.”고 즐거워했다. 그는 “노출이 없어도 야할 수 있는 에로물을 찍어보고 싶다.”고 또 다른 도전을 넌지시 비치기도 했다. 단,“제작비 문제가 해결되면”이라는 단서를 달며 허허 웃었다. 남궁연의 ‘거짓말 폭탄’은 오는 31일 오후 9시20분 OCN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전주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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