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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바다’ 빠진 親與 인사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오락게임을 둘러싼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와 게임개발업체의 주주나 임직원 가운데 상당수가 여권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친여 성향의 인사인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22일 노무현 대통령의 조카인 노지원씨가 이사로 있던 우전시스텍의 설립에 깊이 관여한 A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의 핵심 실세로, 특히 ‘바다이야기’ 게임개발업체의 주주인 B씨와 인척관계라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상품권 발행업체 선정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우종식 원장은 ‘IT분야의 노사모’로 불리는 ‘현정포럼’의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측은 이날 “게임산업개발원 내 고위 인사의 사촌형이 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C씨와 친하게 지냈고, 사촌형을 통해 이 고위 인사와 C 전 장관이 서로 연결됐다.”면서 “C 전 장관이 이 고위 인사의 임명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측은 “이 고위 인사가 술자리 등 사석에서 C 전 장관과 친하게 지내는 사실을 밝히며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과 관련해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말했다.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내에도 ‘386세대’와 ‘긴급조치세대’ 등으로 불리는 친여 성향의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상당수 몸을 담고 있는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업체는 후발 상품권 발행업체인 D사와 H사 등으로 여권 인사들이 해당업체의 이사로 재직하면서 초기 업체 지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H사의 대표인 K씨는 긴급조치세대로 여당 내 같은 세대 의원 모임과 토론회, 문화공연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교류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는 물론이고 게임개발업체 등에도 친여 성향의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다.”면서 “특히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을 놓고 구여권 인사들과 신여권 인사들이 파워게임을 벌인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 업(YTN 오후 1시20분) 불빛조차 구별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의 몸으로 역경을 극복하고 미국 행정부에서 한국인 이민자중 최고위직에 오른 인물이 있다. 불가능할 것 같은 꿈을 현실로 만든 주인공,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 강영우 박사. 운명과 환경을 탓하지 않고 기회와 축복으로 이끈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문화 예술 36.5(EBS 오후 10시5분) 홍대앞 거리는 지금 미술 전시와 공연으로 넘쳐난다. 누구나 참여해 자유로운 상상력과 실험정신을 펼 수 있는 대안 문화축제인 동시에, 차세대 예술인을 발굴하고 문화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한 축제들이다. 독립예술인들의 축제, 새로운 예술 발견의 장이라 할 수 있는 프린지 페스티벌을 살펴본다.   ●체인지 업!가계부(SBS 오후 7시5분) 술자리에 끝까지 남아서 친구들 대리운전까지 해주는 친구를 향한 무한 애정은 보증으로까지 이어지고,6년간 사기당한 돈만 해도 1100만원. 친구로 인해 쓴 돈 총 3200만원. 월 수입 280만원, 월 지출 330만원. 매달 마이너스 52만원이 발생하는 이 가족의 가계부를 위해 KBO 사무총장 하일성이 나선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김C 교수님과 희진 교수님은 드디어 약혼을 하기로 한다. 약혼 소식에 의철은 마음이 무너져 교수님의 약혼식에 참석하지 않고 멀리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의외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한편, 기자인 붐오빠가 생기면 좋은 일들이 생길 것이라 생각했던 은비는 붐과 의남매를 맺는다.   ●추적 60분(KBS2 오후 11시5분) 사망 46명, 실종 16명, 재산피해 1조 8000억원. 강원도 인제와 평창을 초토화시켰던 수해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당시 정부와 정치권은 너나할 것 없이 현장을 찾아 수재민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현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내 집 마련과 투자, 재산상속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안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일반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는 부동산. 많은 이들의 숙원인 내 집 마련을 중심으로 어떤 부동산을 사는 것이 좋은지, 부동산 투자의 적절한 시기는 언제인지 등을 꼼꼼하게 짚어본다.
  • [이종현의 나이스 샷] 골프공에 대한 단상

    얼마 전 국내 골프장 해저드에서 골프공 150만개(3억원 상당)를 전문적으로 훔쳐 판 사람들이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그동안 골프공을 훔쳐 파는 절도범들은 해외토픽에서만 접해왔던 내용이다. 국내서는 골프장 직원이 몰래 해저드에 망을 쳐놓고 팔다 적발되거나 오너가 직접 내다 팔아 손가락질을 받는 정도였다. 그러나 일본과 미국처럼 잠수장비를 갖추고 골프공을 훔쳐 파는 것을 보면서 남의 나라 일이 아님을 느낀다. 일본과 미국서는 해저드에서 골프공을 훔치려고 잠수하다가 산소 부족으로 숨지는 사건도 일어난다. 그런가 하면 일본, 미국엔 정식 계약을 통해 골프장 내 로스트볼을 전문적으로 수거해 재생 판매하는 회사가 있다. 국내서도 곧 유사한 회사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골프공은 골퍼에겐 희로애락이, 어떤 이들에겐 생존수단이 되기도 한다. 동남아시아에선 골프공이 해저드에 빠지면 주변에서 기다리던 아이들이 쏜살같이 뛰어들어 볼을 건져와 돈을 요구한다. 공의 가치보다는 뛰어든 아이의 정성에 대부분 달러를 건넨다. 또 중국 청도의 A골프장은 아예 공이 떨어질 지점에 텐트를 쳐놓고 공을 슬그머니 주워가는 사람들도 있다. 골퍼들은 이곳을 블랙홀이라고 말한다. 텐트 주인에게 심증은 가나 물증이 없어 웃으며 지나치곤 한다. 이들이 이렇게 공에 집착하는 이유는 하루 노동으로 버는 돈보다 수입이 더 좋기 때문이다. 하루 노동으로 2∼3달러 버는 것에 비해 운만 좋으면 20달러 이상을 챙기니 골프공이 황금알처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고 보면 지름이 4.26㎝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공 하나가 타이거 우즈에겐 한 해 1000억원을 벌게 해 주는 신통한 도구이고, 동남아 골프장 주민들에겐 하루 양식이 되기도 한다. 골프공은 국내서도 많은 골퍼들을 웃고 울리고, 술자리서는 안주거리가 되기도 한다. 공 아까운 줄 모르는 여성 골퍼에겐 ‘볼 한 개 값이 계란 두 판’이라고 말하면 아까워서 안절부절한다. 티샷 한 볼이 러프에 살아 있자 신발로 꾹 밟는 동반자나 주머니에서 슬그머니 볼을 꺼내 찾았다며 한판 실랑이를 벌이는 이들 역시 공 하나에 희비가 교차된다. 또 외국의 모 프로골퍼는 우연히 집으로 날아든 골프공이 예쁘고 신기해서 골프를 시작해 톱 골퍼가 됐다. 골프공이 자신이 낳은 알인 줄 알고 봄 내내 품고 있는 새, 암 투병중인 아들과의 라운드에서 터진 홀인원 공이 아들을 살릴 수 있는 징조로 굳게 믿는 어느 골퍼의 내용은 가슴이 따듯하게 한다. 골프공엔 희망과 꺼지지 않는 열정이 있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두 ‘데이트 코치’ 실전 연애 승부

    두 ‘데이트 코치’ 실전 연애 승부

    ‘생생 연애비법을 알려드립니다.’ 케이블 액션채널 수퍼액션이 18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10시 자체 제작 오락프로그램인 리얼러브 프로젝트 ‘러브액션WXY’를 방영한다.‘이론으로 배운 연애법을 실전에서 적용해본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토크와 리얼 상황극을 통해 연애비법을 알려준다. 멋진 연애와 솔로 탈출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위해 홍록기와 최성국이 메인 MC로 나섰으며,‘청담동 호루라기’ 이진성과 ‘도곡동 안테나’로 불리는 일반인 연애박사 ‘정대만’이 진행에 참여한다.‘어려서부터 여자가 좋았다.’는 홍록기,‘감정에 충실할 뿐’이라는 최성국,‘아직도 한창’이라는 이진성,1000여명의 퀸카들을 만났다는, 연예인 못지않은 외모와 화술을 지닌 다크호스 정대만이 한자리에 모여 그들만의 비법을 풀어낼 예정이다. 매주 한 가지 주제를 설정, 진행자들과 게스트들이 솔직담백하게 자신의 연애비법을 공개하는 ‘선수 가라사대’와, 비법을 배우기 위해 직접 나선 일반인 신청자에게 실시간 데이트 코치를 해주는 ‘데이트 배틀’로 구성된다.18일 첫 회에서는 ‘술자리에서 여자에게 호감 얻는 법’을 주제로 가수 크라운J와 데프콘이 게스트로 참여, 다양한 경험담을 쏟아낸다. 또 ‘데이트 배틀’에서는 MC들이 팀을 이뤄 2명의 남성 도전자들이 맘에 드는 여자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도록 코치한다. 내성적인 도전자가 코치를 받으며 ‘연애의 달인’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 또 주위 사람에게는 관심을 주지 말고 단도직입적으로 관심을 표시하라는 홍록기 팀과, 옆에 있는 친구까지 챙겨주는 매너 있고 순수한 모습으로 어필하라는 최성국 팀의 자존심 건 승부도 기대해 볼 만하다. ‘데이트 배틀’ 참여는 수퍼액션 홈페이지(www.superaction.c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수퍼액션 김의석 국장은 “자칫 가벼운 신변잡기로 다뤄질 수 있는 ‘연애’, 혹은 ‘작업’이라는 소재를 재미있고 진지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브라운관 적극녀들 “사랑만은 양보못해”

    브라운관 적극녀들 “사랑만은 양보못해”

    “그 남자는 내거야. 건들지 마.” 요즘 드라마들을 보면 여자 주인공들의 공격적인 애정 공세가 심상치 않다. 소위 ‘필이 꽂힌’ 남자들에게 서슴지 않고 접근하는 대담함이 눈에 띈다. 사랑에 소극적이 아니라, 오히려 먼저 대시하는 적극녀들이 뜨고 있다.KBS 일일극 ‘열아홉 순정’에서 부잣집 둘째딸 박윤정 역의 이윤지는 오빠의 친구이자 아버지 회사 직원인 홍우경(이민우 분)을 상대로 적극적인 구애 작전을 펼친다. 원래 우경을 좋아했지만 다른 남자와 결혼 직전에 파혼한 뒤 우경을 다시 찾아 “나랑 사귀자.”며 매달린다. 억지로 만든 술자리에서 우경이 취하자 뺨에 키스를 하기도 한다. 우경이 좋아하는 옌볜 처녀 양국화(구혜선 분)를 협박하는 것은 다반사다. SBS 월·화드라마 ‘천국보다 낯선’에서는 톱가수 유희란(김민정 분)의 로드매니저 강산호(엄태웅 분)를 쫓아다니는 철부지 아가씨 기은수 역의 김빈우를 만날 수 있다. 이마에 상처를 입은 산호에게 호들갑스럽게 약을 발라주는 등 막무가내식 대시를 한다. 산호와 형제로 묶이는 노윤재(이성재 분)에게 다가가는 희란도 경쟁이라도 하듯 적극적이다. 청춘남녀의 무대를 향한 열정을 보여주는 MBC 수·목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의 여주인공들도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과감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스타 지망생 정희수(김옥빈 분)는 가수가 되기 위해 톱스타인 렉스(환희 분)에게 접근, 그와 사랑을 나누고 원래 남자친구인 댄서 권혁주(지현우 분)를 차버리기도 한다. 렉스의 팬으로 시작했다가 그에게 접근하는 마상미(서지혜 분)도 솔직한 사랑을 보여준다. 8등신 배우 최여진은 KBS 수·목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에서 소매치기 터프걸로 변신, 자신을 체포했지만 형을 낮추기 위해 노력한 시한부 인생의 경찰 최장수(유오성 분)를 일방적으로 좋아한다. 장수의 아내 소영(채시라 분) 앞에서 당당하게 장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 자기를 좋다고 따라다니는 젊은 경찰을 외면한 채, 장수를 향한 헌신적인 애정 공세를 펼치지만 그의 여자가 될 수 없음을 깨닫는데…. 이와 함께 MBC 일일극 ‘얼마나 좋길래’의 푼수녀 이선주(조여정 분)도 시골 총각 서동수(김지훈 분)를 적극적으로 붙잡아 결혼에 골인하며,KBS 월·화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의 포도밭 주인 손녀 이지현(윤은혜 분)도 좋아하는 선배 김경민(김지석 분)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MBC 주말드라마 ‘누나’의 럭셔리 대학원생 윤승주(송윤아 분)도 애인 사이인 선배 대학강사 김건우(김성수 분)보다 애정 표현에 더 적극적이다. 방송계 관계자는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들이 내숭을 떨기보다는 다소 뻔뻔하고 과감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사랑에 적극적인 요즘 여성상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100년만의 귀향 항일 허위가문 후손들] (중) 이국 망명생활

    [100년만의 귀향 항일 허위가문 후손들] (중) 이국 망명생활

    의병장 왕산 허위가 서대문 형무소에서 교수형을 당한 뒤 더 이상 집성촌인 구미에 모여살 수 없었던 왕산의 일가와 후손들은 짐을 싸서 만주로 야반도주를 했다. 만주도 안전하지는 않았다. 왕산의 후손의 목에는 신고보상금이 걸려 있었다. 일본 순사가 눈치챘다는 말이 들리면 자다가도 일어나 국경을 넘어야 했다. 고향을 떠난 뒤부터 그들의 삶은 격동의 시대만큼 흔들렸다. ●술마시면 독립운동 얘기하던 허금숙씨 아버지 왕산의 바로 위 형인 성산 허겸은 만주에 정착했다. 쫓기는 와중에도 허겸은 만주에 조선어 학교를 세웠다. 이 학교에서 성산의 아들이며 이번에 귀화한 허금숙씨의 아버지인 허선(1987년 사망)씨도 배웠지만, 상급학교에 다닐 수는 없었다. 허선씨는 배운 게 없으니 헤이룽장성에서 평생 소작농으로 일했다.14살 때 허선씨에게 시집온 어머니는 어렸을 때 친어머니를 여의고 만주 등지에서 생활해서인지 솜씨가 야물었다. 허금숙씨는 어머니가 장아찌와 김치를 담가 일년내 가족들의 반찬을 댔다고 회상했다. 지금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더 짜고 덜 매운 음식이었다. 아버지 허선씨는 말이 없으셨지만, 힘이 장사였다. 친구들과 술이라도 마시면 아버지인 성산보다는 삼촌인 왕산 얘기를 꺼냈다. 서대문 형무소에서 왜군들에게 호통치며 취조에 응했던 이야기, 의병활동을 하면서 썼던 격문…. 술자리에서 나오던 집안 얘기가 뚝 끊긴 것은 1966년 중국에 문화대혁명 바람이 분 뒤부터다. 아버지가 어딘가 끌려갔다 온 뒤부터 큰 소리로 집안 얘기를 하지 못했다. 그 때만 해도 남조선이라고 부르던 고국은 중국의 최대 적국이고, 독립운동 얘기는 금기가 됐다. 할아버지 허겸은 일본 국적의 호적을 만들 수 없다며 아버지 허선씨를 낳은 뒤 이름을 관청에 등록하지도 않았다.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피해를 감수해야 했던 것처럼 장녀인 허금숙씨도 동생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했다. 그는 우리나라로 치면 초등학교인 소학교밖에 나오지 못했다.3남3녀 중 다른 동생들은 덕분에 상급학교에 진학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한국에 대해 다시 말할 수 있게 됐지만, 아버지는 서울올림픽이 열린 바로 전 해에 사망했다. 허금숙씨의 어머니도 한국땅을 밟지 못하고 1997년에 숨을 거뒀다. 경상도 출신인 어머니는 “집앞에 감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지금도 그대로일지….”라며 궁금해했었다. 허금숙씨의 한국말은 철저하게 부모의 말투 그대로다.“‘나라말’을 잊어버리면 정신을 잃게 된다.”는 아버지의 경상도 말씨를 집안에서는 꼭 써야 했기 때문이다. ●광복되자 고국으로 보내달라고 스탈린에게 편지썼던 아버지 허국 허위의 직계 후손들은 주로 구 소련 땅으로 도주했다. 허위의 4남 허국의 아들로 이번에 귀화한 허게오르기씨와 블라디슬라브씨는 한국말을 쓸 수 없었다. 쫓는 일제의 눈길이 무서워 부러 집안에서도 러시아말을 쓰게 했다. 허국(1971년 사망)씨는 만주 군경을 피해 연해주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중앙아시아로 가족들과 함께 떠나야 했다. 기개가 대단했던 허국씨는 고국에 돌려 보내달라고 직접 스탈린에게 편지를 썼다. 나갈 수 있다는 예상 밖의 답장이 왔다. 하지만 나가고 싶다고 한 의도가 뭔지, 당국이 캐고 있다는 말을 지인에게 전해듣고 그날로 허국씨는 가족들과 함께 고려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방으로 야반도주를 했다. 정착한 곳이 키르기스스탄이다. 험한 일을 해보지 않았던 허국씨는 여기에서 소작농으로 일하며 육체노동을 했다. 하지만 곧 십장으로·반장으로 직위가 올랐고, 감독일을 맡게 됐다. 교육열이 유달리 강했던 허국씨는 자녀들에게 엄했다. 게오르기씨를 비롯한 자녀들을 모두 대학교육까지 시켰다. 허게오르기씨가 20대 중반이 되던 1971년까지 허국씨가 살았지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많지는 않다. 머리가 큰 뒤부터 기숙학교에 다녔고, 여름에만 잠시 집에 돌아와 생활했던 탓이다. 허게오르기씨는 고려인과, 허블라디슬라브씨는 연구소 동료이던 러시아 여성과 결혼을 했다. 이들도 동·서 화해무드가 조성되던 1980년대 후반까지 한국에 대해 자유롭게 알아보지 못했다. 김일성대학을 나와 모스크바대 교수를 하는 아저씨뻘 되는 친척과는 연락을 했지만, 남한과는 소통하지 못했다.1988년 텔레비전을 통해 서울을 처음 봤을 때는 충격을 받았다. 소수민족의 비애는 구소련이 해체된 뒤 찾아왔다. 자국민 우선정책을 쓴다며 둘다 직장에서 나가라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일제를 피해다니던 아버지가 이주정책 때문에 다시 쫓겨가 소작농부터 시작한 것처럼 형제도 소작농과 트럭운전사로 일해야 했다. ●만주서 귀국한 허벽씨가 귀화에 도움 줘 왕산의 친척 허벽씨는 이들과는 다르게 광복 직전 만주에서 귀국했다. 허벽씨가 갖고 있던 허씨 일가 사진이 이번에 허게오르기씨 등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40년 전에 찍은 사진을 필름까지 갖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 그는 “아버지가 만주에서 도망을 다니느라 사진을 한장도 찍지 않았다. 영정사진으로 쓸 사진 한장 없는 게 한이 맺혀서 중학교 때부터 사진을 배웠다.”고 말했다. 허벽씨는 “한국에 살면서 내가 가장 힘든 시대를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이국에서 온 친척들 모두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시대에 희생당하며 살았다.”면서 “낯선 고국에 돌아온 이들이 어떻게 다시 정착하고 살아갈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책꽂이]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마여 앤젤루 지음, 김욱동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 인종차별이 심한 미국 남부 아칸소 주의 스탬프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의 삶을 그린 자전적 소설. 강간, 혼전 섹스, 동성애 문제 등을 거리낌없이 다뤘다. 저자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으로 꼽히는 작가이자 가수, 영화감독, 여성운동가다.9800원. ●한 권으로 읽는 한국의 소담(김원석 엮어씀, 문학수첩 펴냄) 어느 날 정철과 유성룡이 교외로 놀러 나갔다가 우연히 이항복과 심일송, 이월사 등을 만나 술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각자 소리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정철은 ‘맑은 밤, 달 밝은 때에 다락 위로 구름 지나는 소리’가 제일 좋다 했고, 심일송은 ‘바람 앞에 원숭이 우는 소리’를, 유성룡은 ‘새벽에 술 거르는 소리’를 꼽았다. 이에 이항복이 껄껄 웃으며 “제일 듣기 좋기에는 뭐니뭐니해도 동방화촉 좋은 밤에 신부가 치마끈 푸는 소리가 좋지.”라고 했다고 한다. 항간에 전해오는 해학넘치는 소담(笑談)모음집.9000원. ●몬타우크(막스 프리쉬 지음, 이정린 옮김, 고려대출판부 펴냄) 1960년대 전후 독일어권 문학의 대표 작가인 저자의 소설. 작가 스스로 “나는 고백하기 위해서 쓴다.”라고 말한 바와 같이 이 소설은 자신의 삶을 증언한다. 인디언식 지명인 몬타우크는 미국 맨해튼에서 110마일 떨어진 롱아일랜드의 북쪽 끝. 자서전도 일기도 아니지만 독자가 프리쉬의 친구, 후원자 등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작가 자신을 드러냈다. ●사랑 하면 죽는다(마르셀라 이아쿱 지음, 홍은주 옮김, 세계사 펴냄) 온몸을 내던지는 열정적 사랑은 끊임없이 변주되고 반복되는 영원한 테마다. 이 책은 정신과 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온 7명의 환자와 의사의 치명적 사랑 이야기를 다룬 심리소설. 열정적 사랑의 허상이야말로 테러리스트보다 위험하고 잔혹하다는 메시지가 담겼다.9500원.1만원.
  • 김홍수씨 진술인정 법관비리 수사탄력

    김홍수씨 진술인정 법관비리 수사탄력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오던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결국은 구속됐다. 고위 법관 출신이 구속된 것은 사법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번 사건은 전체 법관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은 물론 사법부에도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물론 유죄 확정까지는 재판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번 사건은 사법부를 비롯한 법조계 전체의 각성과 법조비리를 척결할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제살 상처낼 수밖에 없게 된 법원 조 전 판사는 혐의를 시종일관 부인했지만 이날 밤늦게까지 영장을 검토한 영장전담판사의 판단은 구속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구속하지 않을 경우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도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영장 기각의 가능성도 없지 않았지만 함께 영장이 청구된 검사와 경찰을 구속하면서 법관은 구속하지 않는다는 여론의 비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도 여겨진다. 법원은 결국 얼마전까지 재판을 담당하던 고위 법관을 스스로 구속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이로써 검찰의 법조비리 수사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검찰은 김씨의 수첩에 기재된 법조인 수십명의 혐의 여부도 확인 중이다. 검찰은 김씨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대법원 K재판연구관, 부장검사 출신 P변호사의 사법처리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또다른 현직 부장판사 등 5,6명의 혐의를 캐고 있다. ●의심받던 김홍수 진술 일단 증거력 인정받아 8일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조 전 판사와 민오기 총경은 김씨의 진술 등이 믿을 게 못된다며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와 참고인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고, 김씨가 금품제공 내역을 적어 놓았다는 다이어리도 믿을 수 없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특히 2001년부터 김씨에게서 금품을 받아 김씨와 참고인들의 진술 외에 뚜렷한 물적 증거가 없었던 조 전 판사의 반감은 더했다. 3개월여 동안 검찰은 김씨의 진술을 뒷받침할 참고인들의 진술과 정황이 확보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비록 본안 심리가 아닌 구속영장 심리단계지만, 일단 김씨의 진술이 믿을 만하다는 판단을 받은 검찰은 안도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 전 판사 “검찰이 날 범죄자로 꾸몄다.” 마지막 방어선을 친 조 전 판사는 이날 열린 실질심사에서 검찰 조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검찰에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신문할 때 6하원칙에 따라 물어봐야 하는데도 검사는 내게 두루뭉술한 질문을 했다.”면서 “이는 불리한 진술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편”이라고 비난했다. 자신이 김씨에게서 금품을 받았는지 확인하려면 날짜와 장소를 특정해 물어봐야 하는데 “김씨와 술을 마시며 사건청탁을 받은 적이 있죠.”라는 식으로 물어 “기억이 안 난다.”는 답변을 유도했다는 주장이다. ●조관행 부장판사 누구인가 조 전 판사는 김홍수씨가 법조브로커인 줄 알면서도 10년이 넘게 교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소개로 술자리에서 조 전 판사를 만났던 사건 청탁자 한 명은 “조씨가 김씨를 가리키며 ‘이 사람은 브로커인데, 당신도 브로커냐.’며 농담을 했다.”고 회상했다. 조씨는 1990년쯤 자신의 연수원 동기를 통해 김씨와 처음 만나 교분을 나눴다. 조씨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형사지법과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지법 부장판사를 거친 이른바 ‘엘리트 법관’이다. 홍희경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女談餘談] 바캉스/주현진 산업부 기자

    바야흐로 바캉스의 계절이다. 기다리고 또 기다려온 여름 휴가. 어디서 누구와 만나도 화두는 단연 휴가로 옮겨간다. 8월이면 시내가 텅빌 만큼 서구인들에게 여름 휴가는 1년 중 가장 큰 행사로 통한다. 휴가 기간이 무려 한달가량이나 되기 때문이다. 서유럽인들은 대부분 휴가기간 동안 고향집을 찾아 평소에 읽지 못한 책을 읽고, 아이들과 놀아주며, 건강을 위해 집중적으로 운동하는 등 경제적이고 한가롭게 보낸다고 한다. 부러운 일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국내 모 유통업체가 최근 2만여 고객을 상대로 실시한 여름휴가 설문조사 결과 가족(72.6%)과 함께 2박3일(45.3%) 동안 바다(48.9%)를 찾아 콘도(30.3%)나 펜션(30.2%)에 묵을 계획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온 가족이 인파가 북적이는 바닷가를 찾아 2박3일 동안 지내며 삼겹살을 구워먹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표준형 여름 휴가’인 셈이다. 상대적으로 짧고 피곤해 보인다. 바캉스란 개념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30년도 넘었지만 아직도 여름휴가 계획을 잡을 때면 직장에서 눈치 보이기가 일쑤다. 추석 설날 등 우리만의 최대 연중 행사가 별도로 있기는 하지만 여성들은 오히려 ‘명절 증후군’에 시달린다. 밤늦은 야근이나 술자리까지 고려하면 주말은 피로를 풀기에도 부족하다. 휴가를 포함한 육아 조건이 열악하다 보니 국가 차원의 문제로 여겨지는 저출산 현상은 젊은 여성들에게는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프랑스는 일찍이 ‘바캉스’를 국가 정책으로 독려했었다. 동료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직장인들의 생활을 감안할 때 우리도 이제 여름휴가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바캉스란 단어의 어원은 ‘텅 비우다.’란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됐고, 프랑스에서 ‘휴가’란 의미로 쓰이게 됐다고 한다. 바쁘고 스트레스의 연속인 일상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가족들과 한가롭게 보내는 길고 긴 휴가. 기자도 그런 휴가를 떠나고 싶다. 주현진 산업부 기자 jhj@seoul.co.kr
  • 막가는 노래방 요지경 실태

    막가는 노래방 요지경 실태

    노래방이 중병을 앓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팔지 말라는 술과 안주는 기본이 됐다. 여기다 도우미 아가씨까지 끌어들여 성매매금지 특별법으로 한물간 룸살롱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름만 도우미이지 접대부 뺨친다.가족끼리 찾던 건전노래방은 퇴폐일로의 노래문화에 오래전 갈 곳을 잃었다. 한 건물에 학원과 퇴폐 노래방이 병존하면서 교육현장에도 적지 않은 문제를 낳고 있다. 학부모들은 퇴폐 노래방의 급증을 걱정하며 관할 경찰서와 합동으로 주민들의 신고를 당부하는 사례도 있다.일각에서는 얼마 전 철퇴를 맞은 사창가와 룸살롱 등의 몰락이 이같은 기형적인 사회병리 현상을 가져온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요즘의 노래방 속으로 들어가 본다. ●노래방 갈 데까지 갔다 얼마 전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김모(62·기흥구 구갈동 가현마을 신한아파트))씨는 생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인근 노래방을 찾았다가 낯뜨거운 장면을 목격했다. 노래방에 들어서자 40대로 보이는 남자가 복도에서 화장을 짙게 한 여인을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가족과 황급히 업소를 빠져 나왔다. 김씨는 업소 문앞을 나오면서도 접대부로 보이는 아가씨들이 줄줄이 노래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김씨는 “자식한테 노래방 출입을 삼가라고 했다.”며 “노래방이 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퇴폐 노래방의 행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간당 2만원가량을 지불해야 하는 도우미들이 고객을 위해 술을 부어주고 안주 시중까지 서비스한다. 분위기에 맞춰 술도 같이 마셔 주고 손님들의 짓궂은 요구도 받아준다. 여기다 팁까지 얹어 주면 즉석에서 ‘쇼’까지 보여준다고 한다. 옷을 벗어 신체부위를 노출하기도 하고 신체접촉을 허용하기도 한다. 그나마 이 정도는 나은 편이다. 도우미들이 노골적으로 2차를 권유하는 경우가 갈수록 늘고 있다. 게다가 노래방 룸에서의 즉석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노래방 도우미들이 2차를 나가는 가격으로 받는 돈은 10만∼15만원가량. 돈 맛을 본 아가씨들이 손님들을 그냥 보낼 리 없다. 진한 화장과 향수로 치장한 도우미들은 대부분 속살이 훤히 드러나는 상의와 초미니스커트, 혹은 배꼽과 복부를 그대로 드러낸 청바지 차림으로 손님들의 시선을 자극한다. 핸드백은 꼭 지참한다. 남자 고객과 일행인 것처럼 하기 위한 위장이다. 눈이 맞으면 지속적인 관계로 발전하기도 한다. 주말을 이용해 고객과 영화를 보기도 하고, 술자리를 따로 갖는 등 데이트를 즐기기도 한다. 직접 고객을 확보해 보도방과 노래방에 떼어주는 수수료까지 챙겨 보겠다는 심산이다. 도우미로 나선 여성들의 나이도 일찌감치 제한이 없어졌다.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아가씨들로 무장했던 룸살롱의 경우와는 달리 30·40대 아주머니들도 많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파출부나 가사도우미, 식당 등의 일자리를 구했던 이들이 이제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노래방을 택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식당이나 소규모 맥주집 등에서 아주머니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란 전언이다. ●보도방이 주범 얼마 전 창원에서 파출부 사무실을 운영하던 최모(44·창원시 성남동)씨는 파출부 인력부족으로 장사가 되지 않아 고민하던 중 보도방으로 업종을 변경한 뒤 떼돈을 벌었다고 한다. 20대에서 40대까지 도우미 20여명을 고용해 노래방에 보내기 시작하면서 하루 40만∼1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성남시 분당에서 40여명의 아가씨를 고용해 보도방을 운영하는 50대 여성은 주말이면 하루 200만원의 수입을 올린다고 소문이 나 있다. 그래서인지 보도방을 하기 위해 창업(?)을 서두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아가씨가 있어야 장사를 할 수 있으니 명함을 만들어 곳곳에 돌리거나 화장실 벽 등에 부착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정보지를 이용, 고소득 수입을 보장한다며 유혹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자식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가족들 모르게 노래방을 전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보도방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보도방 업주 대부분이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아가씨 대기실로 사용해 적발이 쉽지 않다. 최근에는 아예 덩치가 큰 봉고차를 구입, 차 속에 아가씨들을 대기시켜 놓고 핸드폰으로 주문을 받기도 한다. 이동식 사무실인 셈이다. 보도방은 노래방에 도우미를 보내기도 하지만 수도권 외곽지역에서는 티켓다방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용인경찰서는 이들 보도방의 적발이 좀처럼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주민들과 함께 신고를 요청하는 전단지를 만들어 상가지역에 주기적으로 배포하기도 했다. 문구에는 ‘아이들과 노래방에 갈 수가 없어요.’라고 적혀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보도방 통해 ‘도우미’ 공급받아 한 건물에 학원과 동시에 영업 분당과 일산, 용인 등 신시가지 아파트 밀집지역내 상가를 중심으로 퇴폐 노래방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널직한 가죽 소파에 편히 기댈 수 있는 등받이, 아예 신발을 벗고 들어가도록 방으로 만든 거실형 노래방도 우후죽순이다. 수입 대리석에 사치스러운 조명등을 갖추기도 하고, 도우미들이 함께 이용할 것을 예상해 룸도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다. 용인시 기흥구 아파트 밀집지 인근에 위치한 K노래방은 벽을 고가의 수입 방음벽돌로 치장, 각종 소음을 차단하고 복도는 카펫으로 치장하고 있다. 속이 들여다보이는 창을 설치해야 하지만 대부분 광고 전단지 등을 이용해 가려 놓았다. 분당에는 현재 220여개의 노래방이 성업 중이며 상당수 노래방이 보도방을 통해 도우미들을 공급받고 있다. 사창가와 룸살롱 등에 종사하던 아가씨들도 아예 노래방이 수입이 낫다며 보도방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보도방 업주들이 대형 룸살롱을 돌며 아가씨들을 빼내오기도 한다. 노래방을 찾는 도우미들은 보건소의 점검도 받지 않는다. 질병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에이즈의 감염경로가 사창가나 유흥주점보다 노래방이나 나이트클럽 등에서의 무분별한 만남이 더욱 위험하다는 한 보건소장의 말이 범상치만은 않다. 유흥주점에 비해 청소년들을 보호하기에는 턱없는 낮은 규제도 문제다. 건물에 학원이 있을 경우 수직제한이 4m에 불과, 한 층만 피하면 노래방 영업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신시가지의 경우 한 건물에 노래방과 학원이 상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저녁시간 보도방 차량과 학원 차량이 뒤섞이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학원생들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에 밤이면 도우미와 술취한 손님들이 뒤섞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분당구 관계자는 “퇴폐를 부추기는 노래방 업주와 보도방도 문제이지만 도우미를 찾는 고객들도 다를 게 없다.”며 “오는 10월부터 접대부를 고용하는 업주는 물론 도우미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법제를 개정한다고는 하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보건소 점검대상서 제외 성병·에이즈 감염경로로 성남시의 한 보건소장은 최근 에이즈 환자의 감염경로를 추적해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룸살롱이나 사창가보다 나이트클럽 등지에서의 무분별한 만남이 발병의 더 큰 원인이 되고 있으며, 노래방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에이즈 감염자들 대부분이 자신의 감염경로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창가나 룸살롱 등은 보건소가 주기적으로 성병 감염여부 등을 체크해 오히려 안심(?)할 수 있다고 한다. 사창가는 보건소의 꾸준한 점검과 진료 덕분에 가장 안전한 곳으로 꼽힌단다. 노래방의 경우 행정관청의 손길이 닿지 않는 데다 단속도 쉽지 않다. 술을 파는 것이 다반사여서 단속조차 융통성이 없어 보인다. 경찰도 신고가 들어와야만 단속에 나설 정도다. 보도방 아가씨들의 출입이 잦지만 제지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노래방 입구에서 지켜 서있을 수도 없고, 일일이 문을 열어 관계를 따져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동행한 손님이라는 데야 경찰도 속수무책이다.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노래방에 왔다고 하거나, 회사 동료라고 하면 그만이다. 노래방이 주류판매 묵인으로 적발될 경우 10일간 영업정지나 이를 대신하는 과징금이 부과되지만 주인들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도우미 사용의 경우 1차 적발시 영업정지 30일,2차는 3개월이지만 영업정지가 끝나면 똑같은 영업행태를 반복하기 일쑤다. 분당의 경우 지난해 처음 도우미 단속에 나서 220여개의 노래방 가운데 118곳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노래방에서 직접 도우미를 적발하기보다는 보도방 단속에 의존했다. 보도방에서 도우미를 보낸 장부를 압수해 줄줄이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들 노래방은 여전히 건재하다. 도우미는 타 시·군에서도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 적발이 쉽지 않으니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또 다른 문제는 도우미들이 보건소의 점검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점이다. 무분별한 퇴폐영업 속에 무단방치돼 있어 음지에서의 질병확산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용인시 신갈오거리에 위치한 한 비뇨기과 의사는 2∼3년 전부터 노래방에서 성병에 감염돼 오는 사례가 적지않다고 말한다. 가장 골칫거리는 자각증상이 없다는 에이즈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그래서 최근 노래방의 퇴폐문화를 우려하고 있다. 분당내 에이즈 환자의 감염경로 가운데 절반 이상이 유흥업소가 아니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공무원들은 얼마 전 한 사창가 단속이 노래방 퇴폐문화로 이어진 게 아닌가 하고 분석하기도 한다. 노래방이 이같은 사회병리 현상을 대신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열린세상] 판·검사들,쓴소리 경청해야/강지원 변호사

    세상에 쓴소리 듣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쓴소리라면 너 나 없이 듣기 싫어하겠지만 그 중에도 유독 이 나라 판·검사 집단은 극심하다.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가 들리면 발끈하고 외마디 소리를 지른다. 왜 그럴까. 대체로 공직자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쓴소리를 듣게 마련이다. 대통령이 대표적인 존재다. 미국의 한 대통령은 오죽하면 신문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고 했을까. 그런데 이 나라 판·검사들은 자신은 절대불가침의 권위집단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누가 감히 대드느냐라는 듯한 태도다. 판·검사란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그들 역시 다른 공직자와 마찬가지로 세금으로 월급을 받아 먹고 일자리를 얻어 일하는 심부름꾼 아닌가. 그런데 어찌하여, 그야말로 ‘감히’, 그렇게 오만불손할 수 있는가. 아마도 그 지독한 선민의식 때문일 것이다. 알량한 고시에 합격하자마자 느닷없이 신분이 돌변했다고 생각한 나머지 그런 의식이 생겨났을 것이다. 지금은 옛날 ‘사또’ 시대가 아니다. 이 시대에 그 따위 태도는 결코 공복(公僕)의 자세일 수 없다. 어디 이 나라 판·검사들이 쓴소리를 들을 구석이 한 두 군데인가. 지금 세간을 시끌시끌하게 하는 브로커 사건에 전·현직 판사 검사 경찰관이 줄줄이 코 꿰였지 않은가. 과거 대전비리·의정부비리 등 아직도 뇌리에 쟁쟁한 사건들, 전직 법무장관·검찰총장·검찰차장 등 고위직이 거꾸로 재판받는 신세가 된 사건들, 어디 크고 작은 사건이 한둘이었는가.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이렇게 들통난 비리는 극소수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비리가 있으리라고 믿는 우리 국민의 의식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난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판·검사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또 어느 정도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왜 국민은 그토록 불신할까. 그 불신의 원인을 찾는 일에 법원·검찰은 오히려 발끈하여 눈을 밝히지 않으면 안된다. 남의 탓에서 찾으려 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내부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판·검사가 술자리에 퍼질러 앉아 분별없이 어울리고 골프나 치고 다니지 않았는가. 변호사 개업할 때 사건이나 가져다 줄까 싶어 이사람 저사람 사귀고 다니진 않았는가. 유력자들과 교제해 한 자리 올라가고자 기웃기웃한 적은 없는가. 여기저기 청탁전화한 사실은 없는가. 우리 사회의 각계각층에서는 법원·검찰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온다. 여성단체, 소비자단체, 환경단체, 보수·진보단체 등등은 물론 각종 이익단체들까지 제 입맛에 따라 걸림돌이니 디딤돌이니 하며 찬성·반대의 목소리를 낸다. 그것은 민주사회에서 당연한 일이고 오히려 권장할 일이다. 그런데도 판·검사들은 자신들을 압박했다고 목청을 높인다. 부당하게 재판과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당신 판·검사들이 하는 일에는 찍소리하지 말고 입다물고 있으란 말인가. 판례 비평은 왜 있는가. 수사에 관해선 아무 소리도 못하게 되어 있는가. 판·검사가 무엇이기에 국민에게 함부로 입 다물고 있으라고 압박할 수 있는가. 오히려 판·검사는 국민의 쓴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것도 한가지 소리만이 아니라 여러 소리를, 또 존중하는 자세로 경청하여야 한다. 어디 여성운동의 목소리가 없었다면 이 나라 정부와 국회가 호주제를 폐지하고 이 나라 대법원이 여성 종중회원을 인정하려 꿈이나 꾸었겠는가. 오히려 새로운 문명의 시각을 열어준 데 대해 감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 모름지기 공복이라면 고개부터 숙여야 한다. 겸손하라. 그리고 감사하게 경청하라. 또 잘못이 드러나거든 가차 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라. 덮으려 해서는 안된다. 그런 자기 고백의 모습이 국민에게 신뢰를 주고 장래의 모습을 기대하게 할 것이다. 강지원 변호사
  • [연예in] 가까운 사람에게 먼저 인정받아라

    우리가 알고 있는 연예인 이미지는 도대체 어떻게 생성되고, 오늘에 고착된 것일까. 그들과 같이 생활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렇다고 모두가 가까운 친지이거나 이웃에 살지도 않는데 대중이 특정 연예인의 사생활을 마치 너무 잘 아는 사람처럼 입에 올리는 것을 보면 사뭇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인터넷 연예 기사의 댓글을 보면 연예인 대부분이 악성 댓글에 시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간혹 상당히 근거있는 내용이 올라와 눈길을 끌기도 한다. 반면 연예인에 대한 존경과 격려로 가득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초 한 광고회사가 유명 연예인의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작성한 ‘X파일’사건이 터졌다. 당시,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내용들로 도배된 X파일을 열람한 대중이 주목한 연예인들이 있었다. 소위 모범적인 사생활과 연예생활로 높은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는 몇몇이었다.X파일 내용이 정확한 조사에 의한 결과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 ‘X파일’ 사건은 연예인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언제나 감시와 평가 대상이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각인시켰음을 부정할 수 없게 했다. 그렇다면 연예인의 인격과 대인관계, 이러한 사생활들이 어떤 경로로 확산되는 것일까. 바로 최측근에 의해서다. 음주 운전과 폭행 등에 의한 범법 행위 사실은 뉴스로 전달되어 엄중한 평가를 받겠지만 연예인들의 인격과 사적인 대인관계의 진상은 실제로 주변에서 말을 옮긴다. 모든 세상사가 똑같다. 연예인이라고 예외는 없는 법이다. 연예인을 관리하는 매니저가 그 말을 옮긴다면 선뜻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반복되는 안하무인격 처사에 된통 시달린 매니저를 생각해보라. 가족이나 막역한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그 하소연을 늘어놓는다면 매니저로서 직분을 망각했다고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그림자처럼 연예인의 뒤를 돌보는 매니저가 자신이 관리하는 연예인의 그릇된 처사를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리하여, 매니저가 또다른 측근에게 내뱉는 한마디가 모양새를 갖추어 천리를 날아간다면 시간이 걸릴뿐이지 알 만한 사람들은 그 연예인이 어제 무엇을 했는지 다 알게 된다. 측근들에게 신뢰를 인정받는 일보다 대중의 인기가 더 중요한 연예인이라면 그 위상은 참으로 위험한 모래성과도 같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 육군소령이 부하20명 성추행

    경기도 연천군 육군 모 부대에서 영관급 간부가 부사관과 사병 수십 명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육군 모 부대 헌병대는 지난 21일 부사관과 사병 20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육군 모 부대 중대장 류모(40) 소령을 구속하고 정신감정을 의뢰했다고 24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류 소령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최근까지 부대 회식자리나 자신의 집무실, 내무실 등에서 부하 병사 11명, 부사관 9명 등 20여명을 60여 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류 소령은 처음에는 중대원들과 친밀도를 높인다며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쓰다듬는 척하다가 바지 안에 손을 집어넣는 등 점점 추행의 강도를 높여 갔다고 한다. 류 소령은 지난 5월 이같은 사실을 인지한 행정보급관으로부터 부하들이 입은 정신적 충격 등을 전해듣고 피해 사병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까지 했지만, 한 달 뒤 술자리에서 또다시 부하들을 성추행한 것으로 군 조사결과 드러났다.류 소령의 성추행 행각은 지난 8일 부대 내 교통사고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상급부대의 부대 정밀진단 중 장병의 고충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밝혀졌다.연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서울출판예비학교’ 26명 첫 배출

    ‘서울출판예비학교’ 26명 첫 배출

    “나 떨고 있니?”출판계에 소문이 퍼졌다.“웬만큼 이 바닥에서 굴렀다는 사람보다 한국어 실력이 더 낫다더라.”,“영어나 중국어, 일본어도 잘해서 번역에 문제 없다더라.”이런 소문을 몰고 온 출판계의 젊은 피, 서울출판예비학교 1기생들이 7월부터 드디어 현업에 투입됐다.6개월간의 담금질 끝에 배출된 졸업생 26명이 그들이다. 좋은 책에는 필자뿐 아니라 ‘제대로 된 편집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출판시장의 영세함 때문에 공채제도가 없어서다. 그러다 보니 출판계 지망생들은 방법을 몰라서, 출판사는 한창 현장에서 뛸 2∼3년차 직원들을 구하지 못해 애태웠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한 것이 바로 서울출판예비학교.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강성남·정연호기자 ■ ‘서울출판예비학교’ 어떤곳 ‘서울출판예비학교’란 노동부로부터 3억원을 지원받아 176개 출판사가 만든 ‘중소기업 직업훈련 컨소시엄’이다. 민음사·김영사·창비 등 국내 주요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가 만들었다. 수강생들은 ‘교육훈련생’ 자격이기 때문에 월 30만원과 점심 식비를 받는다. 배우는데다 웃돈까지 얹어준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하루 6시간씩 주5일간 교육의 강행군이다. 지금 당장 내놔도 책 한권 뚝딱 만들 수 있는 편집자를 내놓겠다는 게 목표이다 보니 교육은 철저하게 실습 위주다. 물론 매번 실습 때마다 냉정한 평가가 뒤따른다.5개팀으로 나뉜 이번 교육생들은 팀별로 책 1권씩을 만들었고, 또 공동으로 참가한 ‘서양문명의 힘-기독교’는 정식 출간을 앞두고 있다. 출판인회의는 1기의 성공에 고무돼 있다. 그래서 내년 과정은 더 세밀화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론과 실무 수업의 비율이나 순서 등에서 드러난 시행착오를 보완하고, 지금보다 선발인원을 좀더 줄이는 대신 상·하반기 두차례로 나눠 뽑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더 세부적인 교육을 위해서다. 출판예비학교의 목표는 하나 더 있다. 출판인회의 사무국 노승현 팀장은 ““예비학교 졸업생들은 어쨌든 ‘기수’가 있기 때문에 이들끼리 뭉치면 출판계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벌써 1기 졸업생들 사이에서 소소한 모임이나 스터디가 만들어진다고 하니 일단 성공이다. ■ 새내기 ‘세계사’ 이소영씨 교육을 마치고 ‘세계사’에 취직한 이소영(25)씨는 자신을 ‘운 좋은 여자’로 표현한다. 이씨의 대학전공은 ‘항공우주’다. 어릴 적부터 편집을 꿈꿨다지만, 그동안 ‘공순이’로 살아왔기에 방법을 찾지 못했다.“친구가 출판사에 들어가는 걸 보고 어렵게 용기를 냈는데, 출판쪽은 모집공고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 알아볼 곳도 없고, 정말 답답했어요.”이런 저런 출판 관련 동호회니 모임이니 하는 곳에 기웃거리기도 하고 혼자 끙끙 준비했지만 맥풀릴 수밖에. 그러다 우연히 출판예비학교 소식을 듣고 들어갔는데 역시나 충격이었다.“모두들 ‘오라’가 넘치는 게 제일 당황스러웠어요.” 동기생들은 평소 인문학이나 출판쪽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이었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정말 매일매일이 부끄러웠어요. 같은 팀 (신)두영 언니한테 충고도 듣고 이런 책은 좀 읽으라고 면박도 듣고…. 아는 게 없으니까 처음에서 끝까지 일일이 다 물어봤거든요.” 그 덕에 성과는 있었다.“그래도 막판 교정·교열 시험 때는 2등을 해서 조금은 잘난 척할 수 있었어요.” 고민도 없진 않았다. 취업은 걱정하지 않았다. 이씨는 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인정받아 교육 중간에 일찌감치 채용이 결정됐다.“출판 현업에서 뛰시는 교수님들이 적성을 보고 적당한 출판사를 추천해주시고, 세심하게 상담해주니까 별 문제는 없었는데, 대우가 문제였죠.” ‘월80만원’ 준다는 얘기까지 들렸다.‘어쨌든 좋아하는 일을 하자.’며 스스로를 다독일 수밖에. “그래도 고마운 건 교수님들이 ‘일정 수준 이상 대우 안해주면 안 보내겠다.’면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래서 ‘생각보다는 후한 보수’를 받게 됐단다.“길을 몰라 걱정되시더라도 힘 내시고, 또 언젠가 내놓을 제 책도 기대해주세요.” ■ 재교육 받은 ‘북21’ 이용우씨 ‘북21’에 들어간 이용우(35)씨는 이미 출판 경험이 있다. 대중음악평론가로서 일간지에 기고도 하고, 한국 대중음악을 다룬 책도 몇권 냈다. 또 대중음악 웹진의 편집위원도 했다. 어깨너머로라도 출판쪽 일을 접해볼 기회가 있었다.“술자리에서 농담처럼 ‘나도 출판사나 해볼까.’하다가 출판예비학교 소식을 듣고는 지원했죠. 처음이라 그나마 경쟁률이 낮을 때 들어와서 다행이에요.” “얼추 따져보니까 대학 1년 과정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과정이더라고요.” 처음에는 빡빡한 일정 때문에 고생했지만, 무엇보다 ‘편집자’를 재발견하는 수확은 있었다.“흔히 생각하듯 저도 필진 선정하고 교정교열하는 수준으로만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해보니 ‘제2의 저자’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편집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 거죠.” 원고의 수준이란 게 워낙 천차만별이라서다. “동기들 중에는 ‘저자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는 사람도 있어요.” 교육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자산은 든든한 지도교수들. 선발·교육·취업에 이르기까지 출판예비학교가 신경을 써주니 거의 ‘원스톱 서비스’다. “거기다 AS까지 해주신다던데요. 현업에서 어려움 겪으면 언제든지 전화달라고 그러시더라고요.” 그가 북21에서 담당하게 된 분야는 ‘21세기북스’의 경제·경영서적 분야.‘전공’이랄 수 있는 대중문화쪽과는 어울려보이지 않는다. “대중문화나 예술·인문쪽이 낫다고는 할 수 있는데, 어쨌든 경제·경영파트가 지금 제일 잘 팔리는 쪽이니까 이쪽에서 출판의 ‘실제’를 한번 겪어보고 싶습니다.” 잘 팔리면서도 가치있는 책을 꼭 내보고 싶다는 게 이씨의 소망이다.
  • 수해 입은 강원서 “굿 샷”

    한나라당 경기도당 간부들이 집중 호우 피해를 입은 강원도 정선지역에서 단체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지난 20일부터 오는 30일까지를 ‘이재민 고통분담 주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 중 골프 자제령을 내렸으나 이들은 평일에, 그것도 주간 첫날부터 ‘배짱 골프’를 친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한나라당에 따르면 홍문종 위원장 등 경기도당 간부들은 전날 오후 강원랜드 골프장에서 2개 팀으로 나눠 골프를 쳤다. 김용수·김철기 도당 부위원장과 홍영기 용인갑 당원협의회장, 이재영 평택을 당원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130만원 정도의 그린피는 함께 골프를 친 사업가가 신용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라운딩을 마친 뒤 인근 유명 식당에서 술자리를 가졌으며, 강원랜드 골프텔 내 스위트룸에 숙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재영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회비를 20만원씩 걷었으며 골프텔의 일반 온돌방 3곳에 나눠 잠을 잔 뒤 다음날 오후에는 강원지역에서 수해 복구 지원활동을 벌였다.”고 해명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충북 단양 수해현장을 방문한 뒤 대국민 사과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로서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자기 반성과 도덕성 회복을 위해 ‘참정치실천운동본부’를 빨리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앞서 국회에서 열린 당 종합수해대책회의에서 “이상한 일이 또 일어났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즉각 당 윤리위 소집을 지시했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홍 위원장이 당에 사퇴 의사를 밝혀와 사표를 수리했다.”고 말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초대석] 이대엽 성남시장

    이대엽 성남시장은 재선이 단 한번도 없던 지역에서 처음으로 재 신임을 받았다. 그동안 전직 시장들이 구속이란 불명예 절차를 밟은 점을 감안하면 이 시장의 재선은 더욱 빛을 발한다. 시청사 앞 도로를 청백리 길로 이름지은 데서도 이 시장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재선에 성공한 이 시장의 포부는 남다르다. 칠순을 넘긴 나이지만 젊은 공무원들과 술자리를 같이하며 화합과 창조를 외친다. 이 시장은 새 임기동안 구시가지(수정·중원구)지역의 전면 재개발을 역점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시장은 “분당신시가지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추진되는 구시가지 재개발사업을 원칙과 순리로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신구시가지의 조화로운 발전이야말로 주민화합의 초석임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청회와 사업설명회를 수시로 개최, 사업시작 전부터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방침이다. 아파트분양가를 낮추기 위한 이 시장의 뚝심이 돋보였던 판교신시가지개발은 전체면적 281만여평에 의료와 교육, 치안, 문화, 교통, 쇼핑 등이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최첨단 선진도시모델을 제시한다. 자연발생적인 최적의 교통여건과 천혜의 자연조건을 활용해 쾌적하고 완벽한 복합도시 탄생을 예고한다. 첨단기술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와 신도시 자족기능강화를 목적으로 판교에 조성되는 연구개발단지(20만평)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문화산업(CT)분야의 연구개발기능을 집적된 전략 거점으로 육성할 복안이다. 이 시장은 “비즈니스 거점이자 신기술의 실험·전시·홍보의 장으로 활용해 세계 첨단 기술의 메카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판교 IC의 상습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판교 IC에서 경부고속도로로 서울방면 진입 전용 지하차도(분당∼벌말 간 1.5㎞) 연결로를 설치하되 판교 개발 계획의 변경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경부고속도로에서 국지도 23호선 연결로를 설치해 판교IC 상습정체를 점차 해소한다. 공약사항의 하나로 하수종말처리장(약 8700평) 자리에 100만 인구돌파를 기념해 밀레니엄파크를 조성한다. 이곳에는 수영장, 헬스장, 영·유아 보육시설, 취미활동공간, 전망대 등을 갖춘 여성전용체육센터와 게임방, 탁구장, 동아리 미팅방, 청소년 상담실, 독서실 등이 들어선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건강 칼럼] 건강한 간을 위하여

    우리의 거리문화가 좋다. 특히 집이나 직장 근처의 작은 맥주집이나 포장마차 같은 소박한 곳이 좋다. 친구나 동료들과 어울려 부담없이 한잔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수 있어서다. 이런 거리문화가 좋지만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나친 술은 지방간과 지방간염, 심한 경우에는 간경변증과 간암의 원인도 된다. 특히 B·C형 간염 환자는 이런 질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술의 힘을 빌려 약 성분이 체내에 잘 흡수되도록 하는 ‘약술’처럼 적당한 음주는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지켜준다. 그런 술, 얼마나 마셔야 할까? 적정 주량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알코올 분해 능력이 사람마다 다르고, 성별이나 체중에 따라서도 음주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체지방이 많아 같은 양의 술이라도 남성에 비해 1.5배 정도 더 마신 것으로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한번에 마시는 적정 알코올 양은 소주 0.5∼1병, 맥주라면 1000∼1500㎖ 정도이고, 횟수는 일주일에 3회 이내라야 한다.B·C형 간염 환자는 일반인과 달리 알코올이 간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에 금주를 해야 한다. 음식도 가려야 한다. 타거나, 기름지거나 튀긴 음식, 인스턴트 식품 등은 간에 해를 끼친다. 반면 조개, 삶은 새우, 삶은 물오징어, 마른 표고버섯 등은 간기능을 돕는다. 특히 변비가 있으면 장내 독성물질이 늘어나 간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대장암 예방뿐 아니라 간기능 개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하루 물 8컵, 사과 껍질째 먹기, 유산균 발효유, 생 청국장 등도 간에 좋다. 일단 간경변이 오면 정상 회복이 어렵고, 간암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 따라서 간경변증이 생기지 않도록 꾸준히 간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이 음주와 무관하게 간기능을 저해한다는 사실도 명심할 일이다. 술자리는 1차로 끝내는 게 좋다.2차,3차로 늘리며 술을 마시면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지 못해 건강을 해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술을 이기는 장사 없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수백만원 술자리 수시로 제공”

    김홍수씨가 연간 6억∼7억원을 판·검사 관리비용으로 사용했다는 김씨 측근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는 최소한 일주일에 1000여만원, 하루에 160여만원을 향응과 금품제공에 쓴 셈이다. 이쯤 되면 김씨의 사건청탁 성공률이 90%에 이른다는 검찰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술접대에 넘어간 판·검사? 김씨에게 청탁을 받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고법 부장판사 A씨는 자신이 김씨와 만나 술을 마신 적이 있지만 고가의 술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씨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만나서 맥주만 마셨다. 사건 청탁을 대가로 술이나 밥을 먹은 게 아니다.”라고 소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A씨가 받은 향응이 그 이상이라고 보고 있다. 참고인들은 김씨가 A씨를 포함한 법조계 인사들에게 한번에 수십만∼수백만원의 술자리 향응을 자주 제공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여종업원이 동석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때문에 검찰은 수사 대상에 오른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2명도 수시로 김씨에게 술접대를 받았다고 보고 있다. 술접대는 김씨가 즐겨 쓰는 방법으로, 그는 이런 술자리에 사건을 청탁한 사람들을 불러내 법조계 인사와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씨가 연루된 사건을 수사한 전직 검찰직원 차모씨가 김씨 이름으로 달아놓은 술값 2800여만원을 대납하는 등 김씨가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나중에 나타나 외상값을 갚아준 적도 있다. 술접대 자체가 기소 대상이나 수사 목적이 되기는 어렵다. 검찰 관계자는 “향응을 받았다고 해도 대가성 입증이 쉽지 않다. 단순히 함께 술자리를 갖고 김씨가 이 비용을 처리했다는 것만으로는 범죄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와 판·검사들 사이의 유착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술접대에 대한 의혹까지 모두 밝힐 방침이다.●꺼진 불 다시 보는 검찰 검찰은 김씨가 지난해 1월부터 7개월 동안 사용한 다이어리를 수사단서로 삼고 있지만 술접대 행태에서 보듯이 김씨의 인맥과 청탁 행태가 연속성을 띠고 있다고 판단, 김씨가 연루됐던 과거 사건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았지만, 로비의 종착지는 당시 밝혀지지 않았었다. 즉 “영장이 기각되도록 해주겠다.” “기소중지 상태를 무마시켜주겠다.”며 사건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지만, 김씨가 사용한 돈의 출처에 대한 수사는 진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수사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관련자들의 진술이 나오자 검찰은 김씨의 최근 3년간 금융거래 내역을 샅샅이 훑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고법 부장판사와 현직 검사가 걸려들었다. 성과가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면서 김씨가 관련된 과거 사건 모두가 수사 대상으로 떠올랐다.검찰은 청탁 대상이 규명되지 않았던 사건 관련자들을 매일같이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하고 있다. 지명수배 무마 청탁을 한 P씨나 C씨의 경우, 아예 검찰청에서 숙식을 해결할 정도다.검찰은 본격적인 수사가 착수되기 직전 김씨가 “판·검사 60여명에게 돈을 건넸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김씨의 로비 대상이 더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이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유권자 우롱하는 한나라당 전략공천

    한나라당이 5·31 지방선거 결과의 진정한 뜻을 아직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겸손함과 진정성은 간 데 없고 오만과 독선만 갈수록 더하고 있다. 엊그제 7·26 서울 송파갑 보궐선거에 나설 후보로 확정했던 정인봉 전 의원의 공천을 전격 취소하고 맹형규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한 것이 그러한 예다. 한나라당의 새 대표 경선 역시 온갖 잡음과 구태 재연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선 송파갑은 한나라당의 절대 우세지역인 만큼 누구를 공천해도 당선은 떼어논 당상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술자리 성접대로 의원직까지 상실한 정 전 의원을 버젓이 공천자로 결정한 것이나, 보선의 원인 제공자인 맹 전 의원을 다시 공천한 것은 유권자들의 정서는 안중에도 없는, 그야말로 안하무인격의 태도라 아니할 수 없다.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기본적 사실조차 공천심사자료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면, 과연 공당으로서의 자격이 있다 하겠는가. 일부에선 공천심사위원들이 대부분 초선이라 이런 일이 벌어졌다 하는데, 그렇다면 이들을 지원하는 당 관계자들은 뭘 했단 말인가. 그러고도 수권정당이니 정권탈환이니 하는 말들을 할 수 있겠는가. 혹여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는 후보라도 한나라당이 공천하면 무조건 당선된다는 오만함의 극치를 보인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한나라당은 11, 12일이 후보등록기간인 점을 전략공천의 이유로 드는 모양이다. 하지만 불출마 선언과 함께 공천 신청조차 하지 않은 맹 전 의원을 다시 공천한 것은 적잖은 문제를 내포한다고 본다. 상식에 맞지 않고, 전례도 찾기 힘들다. 고사할 것으로 봤던 맹 전 의원이 출마하겠다니 참으로 유감이다.
  •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김해관 동원 F&B 사장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김해관 동원 F&B 사장

    얼핏 보아 요리와는 담쌓은 스타일이다.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에다 여직원들로부터 ‘살인 미소’라는 별명을 듣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맛은 거의 예술이다. 특히 참치로 빚어내는 온갖 요리는 전문가 수준이다. 그도 그럴 것이 30년 가까이 식품회사에만 근무했다. 김해관 사장과 함께 떠나는 요리여행 속으로 빠져보자. 김해관(55) 동원 F&B 사장을 처음 만났을 때의 인상은 요리하고는 담쌓고 사는 분위기다. 잘 손질된 공무원 같은 머리 스타일이 그렇고, 진한 경상도 사투리가 그랬다. 하지만 슬슬 대화가 무르익자 달라진다. 부드럽고 섬세한 성격이 묻어 나온다. 회사 여직원들이 왜 그를 ‘살인 미소’라고 부르는지도 이해가 된다. 부드러운 성격과 ‘살인 미소’가 어우러져 빚어내는, 그의 요리 솜씨는 어떤지 궁금했다. 장남 준석씨는 현재 독일 유학 중이고, 차남 준현씨는 군 복무 중이라 김 사장은 서울 강남 청담동 자택에 부인 김정연씨와 단출하게 살고 있다. # 미식가의 입맛 사로잡는 참치 요리 누가 국내 최고의 참치통조림 회사의 총 사령탑이 아니랄까봐 참치 얘기로 말문을 연다. 동원 F&B는 참치 통조림을 비롯해 양반김, 김치, 보성녹차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종합 식품회사다. “참치는 서양 사람들도 ‘바다의 귀족’‘바다의 닭고기’라고 부를 만큼 영양 덩어리입니다. 우주 비행사들도 우주 비행시 참치를 갖고 갈 정도죠.” 회사일로 바쁜 주중에야 별로 요리할 기회가 없지만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서울을 벗어나는 주말에는 앞치마를 두른다는 김 사장. 참치를 이용한 요리를 잘 하는데 ‘참치 김치찌개’를 으뜸으로 내세운다.“묵은지에 참치 넣고 끓여내면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보다 맛이 덜 느끼하고 담백해요. 참치캔에서 기름 국물을 쫙 짜내서 고기만 넣으면 보다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어요.” 참치 예찬론이 이어진다. 고단백에 저지방, 오메가 3지방산을 비롯한 미네랄, 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가 고루 들어간 참치를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단다.“보통 미역국을 끓일 때 소고기를 넣고 끓이지만 저는 ‘참치 미역국’을 좋아해요. 바다의 향긋한 맛을 내주거든요.” 등산 갈 때에는 부인과 함께 ‘참치 샌드위치’를 만든다. 만들기 간편하고 , 먹고 나면 든든해서 좋단다. 미식가인 김 사장은 해외 출장 가더라도 꼭 현지의 맛집 찾는 곳을 잊지 않는다.“중국, 태국 등 해외로 일주일 정도 출장을 가더라도 한국 음식을 한끼도 먹지 않고 현지 음식만을 먹어요. 다양한 음식을 접하는 것도 문화적 체험 아닙니까?” 업무상 술자리가 잦은 그가 즐겨 마시는 술은 ‘보성녹차주’. 친구들에게 권했더니만 처음에는 싱겁다는 반응이었으나 이젠 애호가가 됐다고 소개했다.“소주 2병에 녹차캔 1개를 섞어서 혼합하면 와인 정도 도수의 순한 소주가 됩니다. 소주의 쓴 맛을 없애주고 숙취 해소에도 좋지요.” # 식문화 향상이 국민 건강과 삶의 질을 높여줘요 보수적인 대구 출신의 김 사장이 요리가 가까워진 계기는 뭘까?“제가 식품회사(CJ)에만 30여년 근무했습니다. 자연 여러 제품을 출시하면서 그 제품을 이용한 요리개발에도 관심을 갖게 됐지요.” 업계에서 마케팅 및 영업전문가로 손꼽히는 그이지만 식품에 대한 철학은 비즈니스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경영인으로서 제품 판매에 신경을 쓰게 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제품을 내놓아 주부는 물론 각 가정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싶습니다.” 그의 손을 거쳐 나온 히트제품인 햇반, 백설식용유, 백설햄처럼 각 가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세상에 선보이고 싶은 생각이다.CJ식품본부장, 생활화학 본부장, 엔프라니 사장을 거쳐 지난 3월 동원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벌써부터 ‘세상을 바꾸는’혁신 제품을 내놓는 일에 착수했다. 올 하반기 뼈까지 맛있는 생선 ‘파시’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어(魚)시장의 옛말인 파시를 브랜드로 내세운 이 제품은 고등어, 정어리 등을 된장소스나 소금구이해 진공포장한 조리식품이다. 이미 시장에서 시험판매를 했는데 반응이 좋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집에서 생선 구우면 냄새가 많이 나잖아요. 간편하게 포장된 파시제품은 전자레인지에 1분30초, 끓는 물에 5분 정도 담그면 그대로 먹을 수 있어요. 가시 걱정 없이 뼈까지 먹을 수 있어요.” # ‘살인미소’로 마케팅 교육 열올려 그가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몇달 사이 회사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길게 이어지던 비효율적인 회의는 짧게 단축됐다. 전국의 영업장과 공장을 돌며 직원 교육을 하는, 현장 경영 덕분에 회사와 직원간의 일체감이 형성되고 있다. “회사와 직원의 동반 성장이 이뤄져야 합니다. 회사는 커가는데 개개인의 역량을 키워주지 못하면 그 회사는 오래 갈 수 없습니다. 직원들에게 그 점을 강조합니다.” 그는 앞으로 기존 사업을 확고히 하면서 인삼제품 출시 등 신규사업을 통해 회사를 키워 나가겠다는 각오다.“현재 연간 매출이 6600억원이지만 2012년에는 2조원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원대한 꿈을 세워 차근차근 실현해 나갈 겁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1) 참치버거스테이크 재료:통조림 참치 500g, 다진 양파 4큰술, 다진 샐러리 1대, 소금·후춧가루, 우유 2큰술, 달걀1개, 빵가루 1/2컵, 식용유 2큰술, 발사믹식초 2/3컵, 마늘 5쪽, 표고·새송이·느타리버섯 약간, 올리브오일 1큰술 만드는 법:(1)참치는 기름을 꼭 짜서 볼에 담고 다진 양파, 다진 샐러리, 달걀, 빵가루, 우유를 넣고 잘 섞어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2)(1)의 반죽을 잘 치대어 지름 10㎝정도, 두께1㎝ 크기로 동그랗게 빚은 다음 식용유를 두른 팬에서 노릇하게 지져낸다.(3)팬에 발사믹식초를 넣고 1/3로 줄어들 때까지 조려 발사믹소스를 만든다.(4)표고버섯은 기둥을 떼어낸 후 0.5㎝ 두께로 자르고, 느타리버섯은 결대로 찢는다. 새송이버섯은 0.5㎝두께로 썬다.(5)올리브오일을 두른 팬에 버섯을 넣어 볶다가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6)마늘은 편으로 썬 다음 팬에 올려 바삭하게 굽는다.(7)접시에 볶은 버섯을 담고 참치스테이크를 얹은 다음 발사믹소스와 구운 마늘을 올려낸다. (2) 참치 미역국 재료:불린 미역 2컵, 통조림 참치 150g, 물 5컵, 다진 마늘 1/2큰술, 국간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1)불린 미역은 비벼 씻은 후 6㎝ 길이로 자른다.(2)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미역을 넣어 볶다가 분량의 물과 참치를 넣고 끓인다.(3)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이고 국간장과 마늘을 넣어 15분 정도 끓인다.(4)(3)에 소금과 후춧가루를 넣어 간을 맞춘다. (3) 참치타워 재료:통조림참치 150g, 방울토마토 12개, 노랑 파프리카 1개, 오이 2/3개,소스올리브오일 1/4컵, 식초 2큰술, 레몬주스 1큰술, 카레가루 1/2작은술, 꿀 1큰술, 다진 양파 2큰술, 생강즙 1/2작은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소금·후춧가루 만드는 법:(1)재료를 섞어 소스를 만들어 냉장보관한다.(2)통조림 참치는 기름을 빼고 파프리카, 오이, 토마토는 사방 1㎝ 크기로 썰어둔다.(3)접시 위에 둥근 모양의 틀을 놓아두고 오이, 참치, 노랑 파프리카, 토마토를 켜켜이 눌러 담고 틀을 빼낸 다음 맨 위에 참치를 올린다. 접시 바닥에 준비한 소스를 뿌려 장식한다. (4) 햄두부찜 재료:리챔(햄종류)100g, 두부 2/3모, 양송이 3개, 쪽파 3뿌리, 소금 약간,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폰즈소스(진간장 2큰술, 레몬즙 1큰술, 설탕 1작은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1)리챔은 겉기름을 잘라낸 다음 손가락 굵기로 자르고 두부는 물기를 닦고 곱게 으깬다.(2)양송이는 껍질을 벗긴 뒤 곱게 다지고 쪽파는 송송 썬다.(3)넓은 그릇에 두부, 양송이, 쪽파를 담고 소금과 다진 마늘, 참기름을 넣어 고루 섞는다.(4)김발 위에 양념한 두부를 얹어 도톰하고 납작하게 만든 후 리챔을 두세개씩 얹어 돌돌 말아 알루미늄 포일로 싸서 한김 오른 찜통에 올려 푹 찐다.(5)준비한 분량의 소스를 만들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두부찜에 듬뿍 뿌린다. (5) 크래시앙 초밥 재료:크래시앙(맛살 종류)8개, 무순 약간, 김 1장, 고추냉이 1큰술, 밥 300g,배합초식초 3큰술, 설탕 1큰술, 소금 1/2작은술,소스간장 2큰술, 고추냉이 1/2작은술 만드는 법:(1)밥은 고슬고슬하게 짓는다.(2)배합초를 볼에 모든 재료를 넣어 설탕과 소금이 녹을 때까지 잘 젓는다.(3)뜨거운 밥을 볼에 담고 배합초를 조금씩 뿌려 가며 부채질해 식혀둔다.(4)김은 0.7㎝ 두께,15㎝ 길이로 잘라 둔다.(5)배합초를 뿌린 밥이 식으면 손에 물을 무치고 길이 5㎝, 두께 3㎝로 한 입 크기로 빚는다. 빚은 초밥 위에 고추냉이를 약간 손으로 바르고 그 위에 크래시앙 1개를 얹는다.(6)크래시앙 위에 무순을 1∼2개 정도 올리고 (4)의 김으로 가운데를 돌린다.(7)접시에 초밥을 담고 간장을 곁들여 낸다. ●김해관 동원 F&B 사장은 ▲1951년 대구 출생 ▲1973년 영남대 경영학과 졸업 ▲1974년 삼성그룹 공채 14기, 제일제당(현 CJ)입사 ▲1997∼99년 CJ 마케팅실 실장, 식품본부장 ▲1999∼2001년 CJ 생활화학 본부장(부사장) ▲2001∼02년 CJ 엔프라니 대표이사 부사장 ▲2002∼04년 엔프라니 대표이사 사장 ▲2006 3월∼현재 동원F&B 대표이사 사장 ●김해관 사장이 추천하는 맛집 ◆맑은 바닷가에 나루터 세코시·모듬회 전문점.12가지의 전채요리가 있어 푸짐한 점이 매력. 서울 강남구 삼성동.(02)541-0077.) ◆가리시 남도 향토 음식 전문점. 된장과 청국장을 직접 담가 쓰며, 특수 비법 육수로 만든 찌개의 시원한 맛이 자랑거리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02)542-0906. ◆베니하나 철판구이 전문 체인 레스토랑. 독특한 소스와 야채와 해산물, 고기 등을 고루 먹을 수 있어 좋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02)545­6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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