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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술 병/최용규 논설위원

    술 병이 났다. 배가 살살 아픈가 싶더니 목구멍이 간질간질하고, 손가락 마디마디 안 쑤시는 데가 없다. 한겨울도 거뜬하게 났는데 개도 안 걸린다는 오뉴월에 감기라니…. ‘이러다 큰일 나지, 큰일 나지’ 하면서도 술을 달고 다닌 게 하루이틀이 아니다. 술을 예찬했던 이백처럼 과거 선배들의 ‘술시’는 오늘 내 것이 됐고 그 술은 독으로 변해 몸에 흐르나 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느니, 나중에 후회해봤자 소용없다느니 하는, 귓전으로 흘려보냈던 평범한 말들이 새삼 가슴에 파고든다. 자주 마시면 주량도 는다고 했던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억지로 늘린 주량이고 보면 몸이 이만한 것도 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개인 모임), 금(회사 일), 토(동창 모임)…. 감기약 때문인지 머리는 지끈지끈한데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 줄줄이 예정된 술자리에 걱정이 앞선다. 그렇다고 술을 끊을 수는 없고. 나쁜 친구를 만나면 인생을 망치듯 나쁜 술 습관은 건강 파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혈기를 내세워 퍼마실 나이도 아닌데. 술 습관부터 바꿔야겠다.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공무원 음주운전하면 부서장도 책임”

    “공무원 음주운전하면 부서장도 책임”

    제주도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가지 술로 1차만 마시고 오후 9시 이전에 술자리를 끝내는 ‘119 음주 문화 개선 캠페인’을 벌인다고 18일 밝혔다. 2006년 7월 이후 2010년까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도 소속 공무원이 532명에 이르는 등 잘못된 음주 문화가 공직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생산성도 떨어뜨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도는 폭탄주 마시지 않기, 2차 술자리 가지 않기, 오후 9시 이후에 술 마시지 않기 등 공직자 음주 문화 개선 방안을 마련해 제주도 노동조합, 여성공직자회와 함께 연중 감시할 계획이다. 또 매주 수요일을 금주의 날 및 부서 공동체의 날로 지정해 문화 행사를 하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부서 회식 후 음주운전이나 폭행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을 때는 부서장에게 연대 책임을 물어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문원일 도 총무과장은 “제주도는 음주에 대한 인식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너그러운 편이어서 음주율이 아주 높다.”며 “잘못된 음주 문화를 바꾸기 위해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역사회 건강조사에서 제주도는 최소 7잔(여성은 5잔) 이상을 마시는 술자리가 주 2회 이상인 고위험 음주율 분야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개그… 직설화법… 호프미팅에 선 김두관

    “저 애법(‘제법’의 경상도 사투리) 괜찮은 남자입니다.”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지난 12일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한 시간 남짓 ‘호프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대선 주자로서 자신에 대해 이렇게 규정했다. 키 178㎝에 몸무게 85㎏의 넉넉한 체형의 김 지사는 자신의 볼록한 배를 쓸어내리며 “나 몸도 날씬한데….”라며 ‘김두관식 개그’를 선보였다. 새달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언론과 가진 올해 첫 술자리였다는 게 참모진의 전언이다. 김 지사는 직설 화법을 구사한다. 그래서 언론과 편한 자리를 만드는 데 다소 걱정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들어 민감한 질문을 두루뭉술하게 넘기거나 자신이 준비한 얘기로 ‘동문서답’을 하는 등 제법 정치적 입담이 늘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그는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 결과에 대해서는 역동성을 언급하며 “(이해찬·김한길 후보) 둘 다 윈윈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지사는 출판기념회에서도 “국·영·수를 잘해야 높은 점수를 받는데 영어·수학 성적이 나빠 42명 중에 16등을 했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오는 올림픽 기간에 ‘몸’을 만들 예정이다. 한 측근은 “김 지사가 좀 섹스어필하는데 얼굴살을 빼야 한다.”고 말했다. 중년 여성한테는 인기가 좋은데 20~30대에도 어필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계종 종정 법전스님이 지어준 김 지사의 법명은 ‘수컷 웅’(雄)에 ‘기운 기’(氣), ‘웅기’다. 김 지사는 13일 ‘청년의 미래, 대학의 미래’란 주제로 부산대 특강을 했다. “반값 등록금을 실현해야 하며 총장 직선제 폐지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투쟁을 지지한다.”며 학생들과의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드라마 드림하이 속 송삼동 아닙니다…‘슈퍼스타’ 꿈꾸는 진짜배우 송삼동!

    드라마 드림하이 속 송삼동 아닙니다…‘슈퍼스타’ 꿈꾸는 진짜배우 송삼동!

    송삼동이란 이름을 드라마 ‘드림하이 1’(2011)에서 김수현이 맡은 배역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게다. 그런데 독립영화(혹은 저예산영화)를 챙겨보는 관객이라면 고개를 가로저을 터. 1000만원의 제작비로 1억 7000여만원(누적관객 2만 5000여명)을 거둬들인 ‘낮술’(2008)의 찌질남 혁진, 파격적인 퀴어 영화 ‘REC’(2011)의 영준 등 출연작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가 송삼동(32)이다. ‘슈퍼스타’(7일 개봉)는 14편에 이르는 그의 필모그래피 중 3번째로 극장에 걸린 영화다. 번번이 투자단계에서 작품이 엎어지는 4년째 예비감독 진수와 건달 전문 배우 태욱이 부산영화제에서 보낸 2박 3일을 그렸다. →‘슈퍼스타’는 2010년 부산영화제 공식리셉션과 상영관 등에서 게릴라식으로 찍었다. 일반적 현장과 달라 어려움도 컸을 텐데. -안성기 선배님과 김동호 부산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님이 나오는 리셉션장면은 실제 상황이다. 다른 분은 턱시도를 입고 있는데 우리만 행색이 꾀죄죄했다. 화려한 파티에 덩그러니 놓인 느낌이 드니까 주인공의 심리처럼 위축됐다. 당시에는 김정태 선배도 지금처럼 ‘대세’는 아니었으니까, 촬영을 지켜보는 영화 관계자나 행인들도 무슨 일인가 싶었을 거다(웃음). →입봉을 준비하는 감독 역할에 몰입하는 게 어렵지 않던가. -독립영화를 오래 했기 때문에 감독들 사정이나 감정은 잘 알고 있다. 영화인 술자리에 가더라도 막상 아는 사람은 한둘이다. 그 사람이 옆 테이블에 잠깐 가면 할 말도 없고, 뻘쭘한 영화 속 진수의 모습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중이 송삼동을 인지한 건 ‘낮술’을 보고서다. 전까지 ‘슈퍼스타’의 주인공처럼 곡절이 많았을 것 같다. -2005년말 복학(경희대 환경공학과)했다. 남들은 군대 갔다 와서 복학하면 정신을 차린다는데 난 달랐다. 아버지 목도장을 위조해서 자퇴서를 냈다. 집안이 뒤집혔다.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배우를 꿈꾼 것도 아닌데 차라리 휴학을 하라고 했다. 하지만, 성격상 비빌 언덕이 있으면 돌아갔을 거다. 앞으로 나갈 일만 남겨둬야 했다. 독립영화 구인사이트를 통해 단편 2~3개를 찍고서 만난 작품이 ‘낮술’이다. →‘낮술’이 화제작이었기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출연 제안도 있었을 법한데. -10명 중 9명은 그렇게 생각하더라(웃음). 딱 광고 한편 찍었다. 핑크색 스키복을 입은 (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 아저씨의 뒤태에 반해 쫓아가다 실체를 알고 황당해하는 남자가 나다. 평생 가장 큰돈을 만졌다. 300만원쯤 되더라. 이후 대학로에서 연극을 했다. ‘강풀의 바보’에서 바보 역할, ‘칼의 노래’에서 이순신과 선조 역할을 했다. →배우 경력 7년차다. 경제적 압박으로 그만둘 생각은 안 해봤나. -독립영화에서 내 경력과 나이라면 하루에 5만원 정도다. 7년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홍대 근처의 옥탑방에 사는데 나보다 키가 큰 사람은 천정에 머리가 부딪혀 살기 힘들거다. 그만둘 생각을 왜 안 했겠나. 올 초에도 심각하게 고민했다. 고용부에서 지원하는 제빵, 꽃꽂이 같은 국비직업교육 상담도 받았다. 다행인지 상담자가 불친절했다. 이건 아니구나 싶더라. →지금도 아르바이트를 하나. -언제 작품에 들어갈지 모르니 정규직이 아니라 단발성 일을 해야 한다. (인터뷰 전날인 8일) 어제도 이화여대 앞에서 무료잡지를 나눠주는 일을 했다. 운 좋게도 시간당 1만원에 하루 4시간씩, 이틀 하는 일을 건졌다. →요즘 고민은 뭔가. -내가 추구하는 건 자연스러운 연기다. 그런데 한국영화에선 코미디이든 건달이든 센 캐릭터들이 많다. 자연스러운 연기는 장점일 수 있지만, 단점일 수도 있다.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그때까지 과도기를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많은 젊은 배우들이 연기를 포기한다. 나보다 연기를 잘하는 친구도 수두룩하다. 대부분 경제적 이유다. 그래도 난 어떻게든 버틸 거다. 지인들한테 ‘연기 관두고 (고향집 근처인) 창원여고 앞에서 떡볶이 장사나 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도 속으론 한 번도 성공을 의심해본 적이 없다(웃음). →송삼동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인가. -‘타짜’에서 백윤식 선생님이 ‘혼이 담긴 구라’란 대사를 한다. 연기란 ‘혼이 담긴 거짓’ 아닐까. 그 캐릭터와 100% 합일이 되는 건 불가능하다. 그 사람으로 보이도록 ‘척’할 뿐이다. 물론, 혼이 담기지 않으면 그냥 거짓이다. →곧 상업영화도 찍는다던데. -다음 달 임순례 감독의 ‘남쪽으로 튀어’에 들어간다. 지금껏 출연한 상업영화 중 비중이 가장 크다. 스물 몇 장면쯤 나온다. 물론 그중 절반은 ‘권순경 참다못해 앞으로 나온다’는 식의 대사 없는 장면이다. →‘드림하이’ 때문에 곤란(방영당시 송삼동의 싸이월드 방명록에는 ‘왜 송삼동인 척하느냐.’는 식의 악성 댓글이 넘쳐났다)을 겪었던데, 예명을 쓸 생각은 안 해봤나. -잠깐 스트레스도 받고 작가님을 원망도 했다. 석 삼(三)에 동녁 동(東), 즉 동쪽에서 해가 세 번 뜨니까 살아가면서 세 차례 크게 빛을 본다는 의미다. 흠… 그런데 내가 출연한 영화 3편이 극장에 개봉한다는 뜻이면 어떻게 하지? 하하하.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예비군·학교 안보교육도 ‘종북논란’ 시끌

    정치권의 ‘종북(從北)논란’이 군부대, 학교 등으로 번지고 있다. 현역 군인이 예비군들을 상대로 강연하면서 일부 종북인사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가 하면 일선 학교에서는 통일·안보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 7일 경기도의 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안보교육에 나선 현역 중령은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은 ‘전쟁이 나면 북한군이 밀고 내려올 수 있도록 가만히 있어야 한다.’며 탈북대학생 백요셉(28)씨에게 말했다.”면서 “이것이 바로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종북좌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백씨와의 술자리 막말로 물의를 빚은 임 의원을 종북좌파로 규정지은 것이다. 사실 확인 없이 터져나온 ‘카더라’식 비난에 대해 이날 안보교육을 받은 일부 예비군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군 내부에선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입조심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예비군 교육에서 (강사가) 가끔 튀는 주장을 할 수는 있지만 군의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제공된 안보교육용 시청각 자료에는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패널 김어준씨가 “왕재산, 이거 재미있는 사건이에요.”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종북좌파 세력의 사이버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등 종북세력 비판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자료는 또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에 참여한 단체를 지적하며 “진보와 종북은 다르다.”며 참여자들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일선 학교에서도 수업 도중 통일이나 안보를 강조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경기지역 한 중학교에서는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안보교육을 진행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제안한 연계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근 부대 장병들이 방문해 콘서트를 열고, 6·25 전쟁 관련 동영상을 시청했다. 한 학부모는 “1960~70년대 반공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알맹이 없는 안보교육으로 불필요한 행사”라고 비판했다. 손충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도 현 정부의 안보교육에 대해 “통일교육이라는 이름만 달아둔 채 실제로는 ‘대북 적대화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경헌·이영준기자 baenim@seoul.co.kr
  • “지을지 안 지을지 모르는 인허가 위주 주택정책 기준 착공·준공으로 바꿔 시장 왜곡 뿌리 뽑겠다”

    “지을지 안 지을지 모르는 인허가 위주 주택정책 기준 착공·준공으로 바꿔 시장 왜곡 뿌리 뽑겠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인터뷰 첫머리에서 “벌써 1년이나 됐어요.”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토부가 주축이 된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사업 등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권 장관의 시선은 여전히 서민 주거안정과 해외건설 수주 지원에 꽂혀 있는 듯했다. 권 장관은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2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책 과제와 소회를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최근 ‘5·10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과 관련, “법으로 안 되는 것 빼고는 풀 건 다 풀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총부채상환비율(DTI)에 대해서는 주택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만 가계부채 등 거시적 차원에서 보다 종합적인 검토가 요구된다.”면서 “시장상황을 (관련부처와) 모니터링해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주택시장 추이에 따라서 추가 대책이 나올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부처 안팎과 건설업계에서는 ‘5·10 대책’의 효과가 기대 이하로 나타나면서 9월 추가 대책설도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권 장관은 지난 1년 동안 다른 어느 부처보다 현안이 많은 국토부의 수장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옛 건설교통부에서 주택정책과장과 주택국장 등을 지내 서민 주거안정에 대한 기대감은 여느 때보다 높았다. 다행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전셋값은 올 1월부터 어느 정도 잡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골 깊은 주택경기 침체로 집값이 떨어지면서 주택시장을 부작용 없이 활성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권 장관은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엇갈린 4대강 사업과 경인 아라뱃길 사업을 큰 사고 없이 비교적 무난하게 마무리 지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1년간 꾸준히 진행된 청렴운동은 그의 대표적 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해관계자와의 술자리·골프 회동, 전별금 수수 등을 전면 금지했다.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본부의 분위기는 어느 정도 쇄신됐다. 그렇지만 지방청에서는 아직도 ‘검은돈과의 커넥션’ 의혹이 간간이 흘러나오고 있어 마음이 편치 않다고 했다. →지난 1년의 성과 못지않게 아쉬움도 컸을 텐데. -시간이 너무 빨리 흘렀으나 성과들이 하나둘씩 나타나면서 시간을 헛되이 보낸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주택관련 대책들이 시차를 두고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 아쉬움이 컸다. 좋은 목적을 가진 정책들에 대해 국민이 일부분만 보고 오해할 때는 속상하기도 했다. 4대강 사업과 관련, 얼마 전 열린 한 캠핑대회에선 1000여개의 텐트가 여주저류지를 화려하게 뒤덮어 장관을 연출했다. →KTX 경쟁체제 도입은 과연 필요한가. -먼저 ‘민영화’ 등 소유구조 개편이 아닌 독점 철도시장의 구조를 깨뜨리는 작업이라고 설명하고 싶다. 고속도·공항·항만처럼 기반시설은 국가가 건설·관리하고 운영은 다수사업자에게 맡기는 식이다. 신규 철도사업 면허를 부여해 코레일의 경쟁자를 세우겠다. →시간이 촉박한데. -경쟁체제 도입은 국민의 정부 이후 로드맵에 따라 3개 정권에 걸쳐 추진하고 있다. 구조개혁의 4단계로 명시돼 있다. 2015년 수서발 KTX 노선 개통을 위해선 2년 6개월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올해 말까지 반드시 신규 운영자 선정이 필요하다(철도 구조개혁 4단계는 건설과 운행 분리-철도공사 출범-철도공사 구조조정-경쟁체제 도입으로 이뤄져 있다). →다음 정권으로 넘기는 방안은. -철도노조의 주장 등에 따라 국민과 미래를 위한 개혁이 흔들리면 독점의 폐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준비 기간이 부족하면 수서발 KTX도 코레일이 운영할 수밖에 없다. 2004년의 경부고속철, 2011년의 분당선과 경춘선도 같은 이유로 결국 코레일에 맡겼고 독점체제는 깨지지 않았다. →정부의 주택공급 목표나 성과가 국민 체감온도와 괴리가 있는데. -현재 주택공급 목표 수립과 관리는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에 기초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실수요자가 혜택을 보는 시점까지 2년 이상 시차가 존재하고 17%가량은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됐다. 앞으로 건설지표를 착공·입주 중심으로 전환하고 궁극적으로 주택정책의 목표를 건설 물량 중심에서 공공 주거서비스 수혜가구 중심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정착되면 무리해서 신규 택지지구를 지정할 일도 줄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택지 조성 부담도 크게 감소할 것이다. →향후 정치권의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공세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보금자리정책은 집값 안정과 서민의 내집 마련 희망을 되살리는 데 기여했다. 하반기에 예정대로 추가 사업지를 지정할 예정이다. 다만 정치권에서 우려하는 민간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보완책을 통해 최소화할 계획이다. →5·10대책에도 불구하고 바닥 경기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번 조치로 거래를 제약하는 규제들이 대부분 사라졌다. 건전한 주택 수요가 유도되고 다양한 주택이 공급될 것으로 기대한다. (관련 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지난 대책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 전반적인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관계부처 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추진 가능한 모든 방안을 담으려 했기에 다소 시일이 걸렸다. DTI 완화에 대해선 금융당국도 공감했으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해 이번에는 제외했다. →DTI 추가 완화 여부는. -주택 구입을 위한 금융 대출 기회를 확대해 분명 거래활성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가계부채 등 거시적 차원에서 보다 종합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해 협의해 나가겠다. →최저가낙찰제에 대한 업계 반발이 거센데. -최저가낙찰제에 따른 가격경쟁 심화와 업계의 적정 공사비 확보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지난 4월 공생발전위가 ‘적정 공사비 확보안’을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전반적인 개선안을 논의 중으로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대담 김성곤 전문기자·정리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도박 이어 성매수 의혹까지…불교계 진실게임] “명진 스님이 룸살롱 진상 밝혀야”

    [도박 이어 성매수 의혹까지…불교계 진실게임] “명진 스님이 룸살롱 진상 밝혀야”

    조계종 승려 도박 사건을 검찰에 고발한 성호 스님은 16일 “신밧드 룸살롱을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가봤다는 명진 스님이 당시의 진상을 육하원칙에 따라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호 스님은 서울신문과 전화통화를 하고 총무원 호법부장 정념 스님이 이날 아침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명진 스님 말씀이 자승 스님은 다른 곳에 있다가 중요한 얘기를 하자고 그래서 (신밧드 룸살롱에) 왔다고 한다. 장소가 적절치 않아 오랜 시간 머물지 않고 나가셨다고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이같이 요구했다. 성호 스님은 “당시 상황을 누구보다 명진 스님이 잘 알고 있는 만큼 신밧드 룸살롱에서 있었던 일을 낱낱이 알릴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포커판을 “놀이 문화”라고 표현한 총무원 호법부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스님들이 모이면 화엄경을 봐야지 왜 카드를 보느냐.”고 반박했다. 성호 스님은 문제의 신밧드 룸살롱에 대해 “나도 가본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성호 스님에 따르면 신밧드는 ‘2차’(성매수의 은어)를 전문적으로 하는 ‘풀코스 룸살롱’으로, 방이 40개 정도 있으며 여자 종업원이 150명가량 있었다. “다른 스님을 목격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성호 스님은 “그건 말할 수 없지만 자승·명진 스님의 2001년 술자리에는 J, W 스님도 동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의 신밧드 룸살롱은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영업을 해 오다가 두 차례 이름을 바꾸어 현재는 A 룸살롱으로 영업하고 있다. 업소는 지하 1층에 있는데 5층에 있는 모텔까지 바로 연결되는 구조다. 경찰 관계자는 “업소에 들어갈 때는 가발을 쓰고 평상복을 입는데 스님인 줄 어떻게 아느냐.”고 말했다. 황성기·배경헌기자 marry04@seoul.co.kr
  • [길섶에서] 경옥고/곽태헌 논설위원

    몇 달 전 한의사 겸 교수인 둘째 매제로부터 경옥고를 받았다. 경옥고는 동의보감에도 나오는 대표적인 한방 의약품이다. 여동생이 “몸에 좋은 것”이라며 작은 항아리에 들어 있는 경옥고를 갖고 왔다. 나는 그동안 매제에게 해준 것은 없고, 가끔 침도 맞는 등 도움만 받았는데 신세를 더 진 셈이다. 몸에 좋은 것을 선물하며 처남까지 챙기는 매제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루에 한 숟가락씩 복용했으나 습관이 덜 돼 깜빡하고 넘어간 날도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였다. 또 술을 마신 날에는 가급적 복용을 피했다. 직업상 술자리가 많다 보니 건너뛰는 날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경옥고를 언제 다 먹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지난 주말 마침내 오랜 숙제를 끝냈다. 마지막 날에는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기도 했다. 내일은 어버이날이다. 어느 때보다 가족도 챙기고 어려운 이웃도 생각해야 하는 가정의 달 5월이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더 좋고 즐거운 거라는데….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원나이트 스탠딩’ 했어도 합의없는 성관계는 강간

    30대 남녀가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나 ‘원나이트 스탠딩’을 즐기기 위해 근처 여관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합의하에 두 차례 성관계를 가진 뒤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녘 잠에서 깬 여성이 집에 가겠다고 하자 남성은 여성을 억지로 쓰러뜨려 한 번 더 성관계를 가졌다. 남성은 ‘합의하에 두 번이나 성관계를 가졌기 때문에 마지막에도 합의했다고 생각했다.’고 강변했지만 법원은 강간죄로 판단했다. 합의하에 두 차례 성관계를 가진 뒤 여성이 거부하는데도 강제로 한 차례 더 했다면 강간죄가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황한식)는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모(33)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하지만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 원심보다 낮은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1심은 조씨에 대해 강간치상죄를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강간죄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술을 마시고 어울리다 여관에 투숙해 합의하에 두 차례나 성관계를 가진 후에 발생한 것으로, 피해자가 피고인으로 하여금 후속 성관계도 용인하는 것으로 오해하게 할 만한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씨줄날줄] 명예훼손/최용규 논설위원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중략)’. 백기완의 시 ‘묏비나리’를 황석영이 노랫말로 바꾼 1980년대 대표적 운동권 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일부다. 빈부귀천을 떠나 명예는 사랑이나 이름 못지않게 중요한 가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목숨보다 명예를 소중히 한 이가 적지 않다. 이들은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목숨도 초개처럼 버렸다. 변법을 통해 대진제국의 초석을 놓았던 위앙(상앙)의 비극적 죽음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기원전 4세기 중엽 위앙을 영입해 망국의 위기를 극복하고 부국강병을 이룬 진효공 영거량은 죽기 직전 위앙에게 자신의 아들 영사(진혜왕)가 재목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군주의 자리에 오르라고 유언을 한다. 위앙은 강력한 군대인 신군을 통해 권력을 장악할 수도 있었으나 권좌보다 명예를 택해 거열형이란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명예를 지킨다는 것이 과거에는 수동적 개념이었지만 오늘날엔 적극적 개념으로 치환됐다. 군사정권 시절인 1980년대 초만 해도 언론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법원이 국가 권력의 감시자인 언론의 역할과 사명을 십분 인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여정부 이후부터 이런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언론을 상대로 한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의 명예훼손 소송이 부쩍 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명예훼손 소송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자신의 명예를 지키겠다는데 딱히 뭐라 할 순 없지만, 정권 방패용이나 자신에게 쏠린 의혹을 잠재우기 위한 ‘꼼수 소송’도 적지 않다. 1964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뉴욕타임스와 설리번의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유명한 판결을 남겼다. 미국 남부의 경찰국장 설리번이 마틴 루서 킹 목사에게 폭력적인 위협을 가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설리번이 사실과 다르다며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자 원고가 승소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언론보도에 의한 공인의 명예훼손은 언론이 악의적으로 보도했다는 사실을 원고가 입증해야 한다. 현실적 악의가 없는 한 자유로운 논쟁에서 잘못된 언급은 불가피하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벌 총수와의 부적절한 술자리로 물의를 빚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언론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올라간 정보보고 문건으로 보면, 본인의 주장처럼 단순 술자리로 보기는 어렵다. 곽 위원장이 스스로 명예를 걸었으니,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가릴 수밖에….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사설] 곽승준 - CJ회장 부적절한 술자리는 뭔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년 전 호화판 술자리를 여러 차례 가졌다고 한다. 엊그제 서울신문이 사정당국의 문건을 인용해 보도한 것이다.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거액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나 나라가 어수선한 판에 정권 실세와 재벌가의 부적절한 과거 만남까지 불거져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두 사람은 집안이 서로 알고 대학도 함께 다닐 정도로 친한 사이인 만큼 술자리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고위공직자와 재벌 총수가 벌인 호화판 술자리라면, 평가가 전혀 달라진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곽 위원장을 서울 강남 청담동 C룸살롱으로 초대해 함께 술을 마시며 평균 수천만원대의 술값을 지불했다고 한다. 문건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09년 6월부터 8월까지 6~7차례 만났다고 하니 술값만 억대가 훌쩍 넘어간다. 웬만한 직장인 연봉이 몇 시간 향응에 지출된 것이다. 일반 국민의 정서적 수용 범위를 한참 넘어선 일이다. 곽 위원장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술자리에는 신인 여성 연예인들도 동석했다고 한다. 당시는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 여파로 연예인의 사회지도층 성접대 문제가 이슈로 등장한 때였다. 곽 위원장은 호화판 술자리 자체를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지만, CJ 측은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두 사람이 술자리를 가진 것은 정권의 힘이 한창 셀 때다. 곽 위원장은 장관급 고위공직자로서, 더구나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품위와 절제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이 같은 일탈행동을 적절히 조치하지 않고, 넘어갔으니 사정기능이 한심하기만 하다. 사정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대통령의 측근 인사는 물론 친인척의 비리가 여기저기서 줄줄이 터져 나오는 것 아닌가.
  • 정·경 ‘룸살롱 밀실회합’ 더 있다

    정·경 ‘룸살롱 밀실회합’ 더 있다

    곽승준(52)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09년 6~8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C 고급 룸살롱에서 이재현(52) CJ그룹 회장과 6~7차례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고위 공직자와 재벌그룹 회장의 룸살롱 밀실 회합이 도마에 올랐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24일 “재계 회장들은 대형 룸살롱을 가지 않고 소수 인원만 예약제로 받는 소형 룸살롱에서 정부부처 공직자들과 만난다.”면서 “청담동 일대에는 작은 홀과 3~5개의 룸을 갖춘 고급 룸살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C룸살롱도 룸 4~5개(132㎡) 정도를 갖춘 채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2009년 C룸살롱에서 일했던 A씨는 “카페식에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어서 대부분의 손님들이 괜찮았다.”며 “이재현 회장은 종종 왔었다.”고 전했다. 또 “내로라하는 그룹 회장들도 들렀다.”고 말했다. 신인 연예인들이 룸살롱에서 일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이 되려는 사람들은 많고, 연예 기획사도 수백 개에 이르는 현실에서 연예계 진출의 그릇된 수단으로 삼거나 연예인이 되기까지 생계를 위해서다. 특히 영세 기획사의 경우, 투자를 해 줄 수 있는 ‘물주’를 찾고, 스폰서 개념의 거래가 성사되면 소속 연예인은 부적절한 관계를 요구받는 사례도 생긴다는 것이다. 2009년 가수 I씨가 “3억원의 조건 만남을 제의받은 적이 있다.”고 고백해 큰 파장을 일으킨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연예인 지망생들은 연예계 진출의 고삐를 쥐고 있는 기획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기획사들은 여성 연예인 지망생과 불공정 계약을 맺는 것은 물론 빗나간 성접대에 이용하는 일도 벌어지는 것이다. 한 유흥업소 종사자는 “유흥업소 업계에서는 연예인을 지망하는 아가씨들이 끊이지 않고 기획사에서 보내는 애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수연 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가 주최한 ‘여성 연예인 인권 개선 방안 모색’이란 토론회에서 여성 연예인의 45.3%가 ‘술 시중을 드는 일을 요구받은 경험’이 있으며, 60.2%는 ‘방송 관계자나 사회 유력인사에 대한 성 접대 제의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었다. 연예인 지망생의 경우에도 이같은 경험이 각각 14.1%, 29.8%로 나타났다. 성 접대 제의를 받아본 적이 있는 연기자 중 48.4%가 성 접대를 거부한 뒤 캐스팅이나 광고 출연 등 연예활동상의 불이익을 경험했다. 58.3%는 술시중과 성상납을 거부하면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김승훈·이은주기자 hunnam@seoul.co.kr
  • [단독] 곽승준, CJ회장과 부적절한 술자리

    [단독] 곽승준, CJ회장과 부적절한 술자리

    현 정권의 실세 가운데 한 명인 곽승준(52)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09년 6월부터 이재현(52) CJ그룹 회장으로부터 서울 강남의 고급 룸살롱에서 6~7차례 향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술자리에는 신인 여성 연예인들도 동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는 탤런트 장자연씨가 같은 해 3월 기획사 대표의 성 접대 강요 등으로 고민하다 자살해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도덕성 문제가 크게 대두됐던 때다. 사정당국은 당시 곽 위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파악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서울신문이 23일 단독 입수한 ‘CJ그룹 회장과 정부 인사에 대한 정보보고’ 문건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09년 6월부터 8월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C룸살롱에서 곽 위원장과 6~7차례 만났다. 신인 여성 연예인 A씨 등 5~10명이 접대했다. 사정 당국은 술자리에 합석한 A씨 등 연예인들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문건에는 또 ‘곽 위원장이 당시 3개월여간 C룸살롱을 수십차례 드나들었다.’고 적혀 있다. ‘여종업원 봉사료를 포함해 한 차례 평균 수천만원대의 술값은 이 회장이 지불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곽 위원장과 이 회장은 술자리에서 미디어법 등 정부정책과 관련한 대화를 주로 나눴다고 동석한 여성 연예인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은 경찰이 2009년 10월 전속 연예인을 술집 접대부로 고용시켜 봉사료를 뜯는 연예기획사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곽 위원장과 이 회장의 만남 사실을 포착했다. 2009년 당시 C룸살롱 사장이었던 H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시 (경찰) 조사 받고 다 끝난 일이다.”면서 “다 지나간 일이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CJ 측 관계자는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 사이”라면서 “C룸살롱에서 술을 마셨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곽 위원장은 “이 회장과는 고등학교 때 집도 서로 왔다갔다하고, 대학(고려대)도 같이 다닌 막역한 사이여서 지금도 가끔 술을 마신다.”면서 “그러나 C룸살롱은 잘 모르고, 이 회장과 미디어법을 얘기할 처지도 아니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곽 위원장은 “여성 연예인들의 술자리 동석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단독] 한차례 술값 수천만원… 모럴해저드 충격

    [단독] 한차례 술값 수천만원… 모럴해저드 충격

    권력 실세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CJ그룹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향응을 제공받고, 특히 이 자리에 신인 여성 연예인들까지 동석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권력과 재벌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정경유착의 의혹이 짙은 데다 ‘장자연 사건’에도 불구하고 지도층 인사들의 도덕적 일탈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CJ그룹 회장과 정부인사에 대한 정보보고’ 문건에 따르면 곽 위원장은 2009년 6월부터 8월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C룸살롱에서 신인 여성 연예인들을 합석시킨 채 이 회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향응을 제공받았다. 여종업원 봉사료를 포함해 술값만 한 차례에 수천만원이었다고 한다. 출범 초부터 ‘친(親)서민’을 강조해 온 현 정부의 고위공직자가 한 차례에 수천만원이나 하는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문건에도 ‘곽 위원장은 정부의 서민정책에 반하여 대기업 회장 등 특정인만 출입하는 고급 룸살롱에 특정 기업인과 함께 출입하면서 연예인 접대부를 동석시켜 술을 마셨다. 2009년 6월께부터 같은 해 8월께 사이에만 무려 수십 회를 출입하는 등 고위 정부인사로서 특정 기업인과 부적절한 처신(신인 연예인 A, B 구두진술)’이라고 적혀 있다. 사정 당국이 곽 위원장과 이 회장의 룸살롱 회동을 내사하면서 이들의 정경유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된다. 사정 당국은 문건을 통해 ‘(곽 위원장은) 이 회장과 룸살롱 회합을 가지면서 거의 대부분 정부 정책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다. 이 회장은 당시를 전후로 그룹 내 회의석상에서 향후 MBC 방송국을 흡수 합병할 계획이라고 공언한 사실이 있다. 곽 위원장과의 회합에 대한 충분한 오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오랜 친구 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술자리 자체는 문제 삼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정부 정책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게다가 이들은 기획사 대표의 강요로 술자리에 불려 나온 20대 초반의 신인 여성 연예인들과 어울렸다. ‘장자연 사건’으로 온 사회가 들끓고 있을 때 장씨와 다름없는 상황에 처한 신인 여성 연예인들을 술자리에 동석시킨 것은 모럴해저드의 극치를 보여 줬다는 지적이 많다. 문건에는 ‘연기자 A씨 등은 기획사 대표의 강요로 2009년 6월부터 같은 해 8월 사이 약 2개월간 C룸살롱에 접대부로 종사하면서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의 술자리에 6~7회 동석했다.’고 명기돼 있다. 문건에는 또 이 회장이 곽 위원장과의 룸살롱 회합 사실을 수사기관에 진술했다는 이유로 C룸살롱 업주인 H씨를 통해 연예인 A씨 등에게 앞으로 연예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있다고 적혀 있다. 사정 당국은 동석 연예인들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곽 위원장 등의 부적절한 처신을 파악하고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고, 상급 기관인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내사 중인 연예기획사 비리 사건의 본질과 관련이 없고 자칫 사건 내용이 언론에 유출됐을 때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보고를 받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술자리에 동석한 연예인 A와 B, 그리고 매니저 D 등 관련자와 직접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하지만 곽 위원장 등에 대해서는 특별한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미온적 대처에 대해 사정기관의 일선 실무자들 사이에선 볼멘소리도 터져나왔다. 한 관계자는 “고위 공직자가 재벌그룹 회장으로부터 룸살롱에서 수천만원대의 향응을 제공받으며 부적절한 처신을 하는 판에 하위 공무원들의 비리만 솎아낸다고 물이 맑아지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연습생 성폭행’ 피해자 5명 더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연예기획사 대표의 연예인 지망생 성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강남경찰서는 O엔터테인먼트 장모(51·구속)씨로부터 사무실과 연습실 등에서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당초 6명보다 5명이나 많은 11명으로 파악됐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금껏 밝혀진 성폭행 피의자는 장씨를 비롯, 30대 가수 A씨와 남성 아이돌 가수 2명 등 모두 4명이다. 경찰은 조만간 장씨 이외의 피의자들을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또 “연예 기획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성폭행 가담 등 혐의가 발견될 경우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씨의 파렴치한 범행 행각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장씨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회사 지하 연습실 등에서 가수·배우 등 연예인 지망생들을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또 기획사 사무실에서 남성 아이돌 멤버들과 연예인 지망생들이 어울리는 술자리를 마련한 뒤 최음제를 탄 맥주를 연습생 등에게 마시게 하기도 했다. 경찰은 O엔터테인먼트사의 압수수색에서 폐쇄회로(CC)TV 영상 이외에도 최음제, 성인용품 기구 등도 확보했다. 장씨는 또 남성 아이돌 그룹 멤버에게 연습생을 성폭행하라고 지시한 뒤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지켜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심지어 집단 성폭행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씨로부터 성폭행 지시를 받은 남성 아이돌 2명은 10대 때부터 범행에 가담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여성들은 “장씨가 평소 조폭 출신이며 연예계 인맥도 막강하다고 협박해 보복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피해 여성 가운데는 미성년자도 2명 포함돼 있다. 장씨를 비롯한 피의자들은 피의 사실을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성폭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A씨는 가수 겸 제작자로, O엔터테인먼트사에 소속된 유명그룹 멤버 박모(32)씨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女연습생 성폭행’ 가수 A씨 누군지 알고보니…

    ‘女연습생 성폭행’ 가수 A씨 누군지 알고보니…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연예기획사 대표의 연예인 지망생 성폭행 사건을 수사중인 강남경찰서는 O엔터테인먼트 장모(51·구속)씨로부터 사무실과 연습실 등에서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당초 6명보다 5명이나 많은 11명으로 파악됐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금껏 밝혀진 성폭행 피의자는 장씨를 비롯, 가수 A씨와 남성 아이돌 가수 2명 등 모두 4명이다.경찰은 조만간 장씨 이외의 피의자들을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또 “연예 기획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성폭행 가담 등 혐의가 발견될 경우,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A씨는 30대 가수 겸 제작자로, 유명 그룹 멤버 박모(32)씨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현재 활발하게 가수활동을 하고 있지 않으며 O사에 소속됐던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장 대표와 친분이 있는 관계이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가수는 아니다. 경찰은 “수사를 마칠 때까지 A씨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말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장씨의 파렴치한 범죄 행각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장씨는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회사 지하 연습실 등에서 가수·배우 등 연예인 지망생들을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또 기획사 사무실에서 남성 아이돌 멤버들과 연예인 지망생들이 어울리는 술자리를 마련한 뒤 최음제를 탄 맥주를 연습생 등에게 마시게 하기도 했다. 경찰은 O엔터테인먼트사의 압수수색에서 CCTV 영상 이외에도 최음제, 성인용품 기구 등도 확보했다. 장씨는 또 남성 아이돌 그룹 멤버에게 연습생을 성폭행하라고 지시한 뒤 폐쇄회로(CC) 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지켜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심지어 집단 성폭행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씨로부터 성폭행 지시를 받은 남성 아이돌 2명은 10대 때부터 범행에 가담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여성들은 “장씨는 평소 조폭 출신이라고 얘기했고, 연예계 인맥도 막강하다며 협박해 보복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피해 여성 가운데는 미성년자도 2명 포함돼 있다. 장씨를 비롯한 피의자들은 피의 사실을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대학교수는… ‘안가도 그만’

    대학 교수들의 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논문 지도를 핑계로, 혹은 술자리나 MT 등에서 여학생들을 성희롱하거나 성추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들은 한목소리로 “교수들을 상대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작 교수들의 참여를 약속하지 못하고 있다. 관련법에 구성원들의 참석을 강제할 수 있는 의무화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고려대와 중앙대에서 교수의 성폭력 주장이 제기돼 시끄럽다. 현재 해당 대학은 사실관계의 규명에 나선 상황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111개 대학의 학내 성폭력 관련 상담소에 접수된 사건은 모두 198건이다. 이 가운데 교수와 학생 사이에 벌어진 사건은 28건으로 전체의 19.2%에 달했다. 학생과 학생 간의 사건이 44.4%인 88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학들은 부설 성폭력상담소 등 관련 기관을 통해 교수를 포함한 전체 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연 1~2회 정례 강의를 듣거나 교수 회의나 연수 때 성희롱 예방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수들이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지 않아도 강요할 수 없다. 관련법은 ‘연 1회 이상 실시’라는 의무조항만 있을 뿐 구성원들의 참석에 대한 의무조항을 두지 않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보고된 지난해 대학별 성희롱 예방교육에서 교직원(교수+직원)의 참석률은 서울대 32%, 연세대(서울캠퍼스) 88%, 고려대(서울캠퍼스) 64%에 불과하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교수 전체를 상대로 예방교육을 실시하기가 쉽지 않아 1년에 1~2번 정도 있는 교수 총회를 이용하지만 총회에도 교수들이 전부 모이지는 않는다.”고 귀띔했다. 김두나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직장에서는 부장이 예방교육에 참석하면 부하 직원들도 함께 참석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교수들 사이에는 위계질서가 없어 참여를 독려하기가 더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소라·배경헌기자 sora@seoul.co.kr
  • [사건 Inside] (27) 후배에게 강제로 오물을…경기 ‘일진’들의 충격 실태

    [사건 Inside] (27) 후배에게 강제로 오물을…경기 ‘일진’들의 충격 실태

     “그러니까 네가 돈 뺏은 거 맞잖아.”(경찰)  “저는 진짜 아니라니까요. 돈 뺏은 건 그 형이고, 저는 옆에 있기만 했다고요.”(학생)  지난달 말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사를 받으러 온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른바 ‘일진’이라고 불리는 우두머리급 폭력학생들과 그들에 빌붙어 함께 못된 짓을 해온 추종학생들이었다.  경찰조사 결과 드러난 일진들의 비행과 악행은 단순한 청소년기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강도가 세고 조직적이었다. 흉기를 이용해 학생들을 때리고 협박하는 것은 물론이고 몸에 흉칙한 문신을 새기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후배들에 대한 기수폭행, 청소년 밀집지역 영역관리 등 조직폭력배의 행태도 나타났다. 수원 등 대도시는 물론이고 작은 마을 수준의 주거단지까지 발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거의 없었다.    ●협박·갈취는 물론 엽기행각까지…진화한 학교 폭력  지난 1월 경기도 수원역 인근의 한 모텔방은 일진들의 술파티로 난장판이 됐다. 소주·맥주병이 뒹구는 방에서 청소년 3~4명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자리의 주동자는 동네 ‘통’(우두머리를 일컫는 말로 ‘짱’ 등과 같은 뜻)으로 불리는 최모(17)군이었다. 최군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호구’(학교폭력 가해자들이 피해 학생들을 부를 때 쓰는 은어) 유모(16)군을 불러냈다.  “형이 한잔 줄 테니까 고맙게 마셔. 안 마시면 알지?”  강제로 술을 마신 유군이 취해 비틀거리자 아이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들은 인사불성이 된 유군에게 사람이 못 먹는 것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등 거친 행동을 계속했다. 유군의 인상을 바꿔놓겠다면서 담뱃불로 눈썹을 지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황모(19)군은 후배 박모(17)군을 수원역으로 불러냈다. 박군이 얼마 전 또래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소문을 들은 터였다. “너 미성년자랑 그런 짓 하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 신문 안봤어?”  겁이 난 박군은 황군에게 입막음조로 100만원을 갖다바쳐야 했다. 황군은 이런 식으로 빼앗은 돈을 대포차 구입에 썼다.  경기도 광주에서는 일진들이 결합한 대형 연합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광주 일대 중학교 ‘짱’들이 전모(17)군을 우두머리로 해 결성한 이 집단의 이름은 ‘천공’이었다. 이들은 ‘△△네 아이들’, ‘□□팸’ 등 ‘짱’의 이름을 딴 하부 조직을 갖추며 활동을 했다. 조직에 연루된 학생은 125명에 달했다.  이들은 ▲선배들을 보면 90도 각도로 인사를 한다 ▲선배들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선배들의 지시에 무조건 따른다는 등 행동강령까지 만들어 광주 일대를 누볐다.  조직 멤버들은 “문신을 해야 한다.”는 등 갖은 이유로 학생들을 협박해 2009년부터 400여차례에 걸쳐 620만원을 갈취했다. 빼앗은 돈은 유흥비로 쓰였다.  멤버들은 재개발로 비어있는 집이나 공사터, 공동묘지 등을 ‘콜로세움’이라고 불렀다. 로마시대 검투사들이 혈투를 벌이던 콜로세움에서 이름을 딴 이곳에서 각 학교의 ‘짱’을 뽑는 원정폭력이 벌어졌다.  성인 폭력배들은 이틈을 비집고 들어와 학생들을 돈벌이에 이용했다. 안성을 무대로 활동하는 조폭 파라다이스파 조직원 김모(21)씨 등 20명은 중·고교 일진들에게 21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뜯었다. 이들은 일진들에게 붕어빵, 솜사탕, 군고구마 등 노점 아르바이트를 강제로 시켜 수익금 1000여만원을 상납받았다. 일진들은 모자란 돈을 학생들에게서 빼앗았다. 조폭은 일진에게, 일진은 학생들에게서 돈을 갈취하는 피라미드식이었다.    ●‘□□팸’ 등으로 이름 바꿔 활동…단속보다 예방이 더 중요  이번에 경찰에 붙잡힌 경기지역 일진과 추종 청소년은 모두 286명이었다. 경찰은 최군 등 5명을 구속하고 4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나머지는 학교에 통보해 선도조치를 받도록 했다. 파라다이스파 조직원 김씨 등 조폭 5명도 구속됐다.  청소년들 사이에 퍼진 ‘일진 문화’는 쉽게 뿌리뽑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간 임모군은 “요즘에는 일진 대신 ‘팸’(가족을 뜻하는 영단어 ‘패밀리’의 줄임말)이란 말을 더 많이 쓴다.”면서 “아무래도 TV나 신문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다른 용어를 택한 것 같다.”고 했다. 임군은 “최근 경찰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짱들은 폭행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고 아랫서열의 학생들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천공’ 멤버들에게 피해를 당한 학생의 어머니는 “경찰에 적발된 학생들 말고 다른 아이들도 몰래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학교 내 연결고리 때문에 우리 아이는 아직 외출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오늘의 눈] 성폭력 피해자에 책임묻는 사회/백민경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성폭력 피해자에 책임묻는 사회/백민경 사회부 기자

    이쯤 되면 ‘피해자에게 책임 묻는 사회’다. 대한변호사협회에 이어 이젠 현직 경찰관까지 성폭력 피해자를 비난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인권을 옹호하고 약자들을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되레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피해를 당하고도 신고를 못하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짓이나 마찬가지다. 2004년 ‘경남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 당시 가해자를 옹호하는 글을 미니홈피에 남겼던 여학생이 경남경찰청 소속 여경으로 근무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남경찰청 홈페이지는 비난 글로 접속이 마비됐다. 이 여경은 경찰이 되면서도 “범죄자의 입장도 생각한다. 여자가 성폭행을 당하게끔 하고 다니지는 않았는지…” 라는 글도 올렸다. 대한변협 역시 성추행을 당한 여기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논평을 낸 뒤 사과까지 해놓고 일주일 만에 다시 “검찰과 언론의 부적절한 술자리 모임이 없어져야 한다.”며 여기자들의 처신을 문제 삼았다. 대한변협의 해당 기사 중심에 가해자는 없다. 원인 제공이 있었느니, 없었느니 피해자만 난도질할 뿐이다. 시민단체와 네티즌 등의 질타 목소리도 높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피해자로부터 귀책사유를 찾아내고자 하는 남성우월주의적이고 집단이기주의적인 미개한 사고방식이 근절되지 않은 탓”이라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피해자나 잠재적 피해자에게 공포감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업무의 연장으로 출입처 검사들과 공식적인 회식자리에 참석한 기자들을 괴롭힌 건 분명 검사다. 해서는 안 될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은 밀양 여중생 자매가 아니라 44명의 남학생들이다. 그런데도 화살은 엉뚱한 곳을 향하고 있다. 법조인과 경찰은 법과 사회 정의에 앞장서야 할 위치에 있다. 단순히 개인적 의견 표명이라 해도 자리 때문에 큰 파급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본질에서 벗어난 책임공방, 개념 없는 막말은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뿐이다. 한마디만 묻고 싶다. 당신 딸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white@seoul.co.kr
  • ‘몰상식 논평’ 변협, 이번엔 몰상식 기사

    대한변호사협회 기관지인 주간 대한변협신문이 엄상익 변협 공보이사의 해임을 요구한 법원 출입 기자단의 결정을 비판하는 1면 톱기사와 사설을 게재, 또다시 물의를 빚고 있다. 기자단은 지난 2일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가 여기자 2명을 성추행한 것과 관련, 대한변협이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내용의 몰상식한 논평을 내자 대한변협의 공식적인 사과와 엄 공보이사의 해임을 정식 요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대한변협은 3일 노영희 대변인 명의로 “공보이사의 논평과 관련해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성명서를 낸 뒤 일주일 만에 기관지에 언론을 공격하는 기사와 사설을 실었다. 대한변협신문은 최근 호인 9일 자에서 ‘대한변협, 맞아도 이제 바른말 할 터’라는 제목으로 “언론에 대한 상식적인 지적을 감정적으로 왜곡보도해서는 안 된다. 언론이 성역화되면 안 된다.”는 주장을 폈다. 또 “논평은 ‘취재라는 명분으로 폭탄주가 오가는 술자리를 이용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는 취지’였다.”고 밝혔지만 실제 논평은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기자의 처신을 문제 삼거나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따지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사설에서도 ‘일부 언론의 변협 공격’이라는 제목으로 언론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행위를 부적절하다는 식으로 매도했다. 또 “공보이사가 규정에 따라 논평을 냈으며 일부 언론의 무자비한 반격이 있었다.”고 억지를 썼다. 대한변협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엄 공보이사의 유임을 결정했다. 기자단은 앞으로 대한변협과 관련된 모든 취재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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