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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여자가, 혼자? … 그저 농촌으로 왔을 뿐입니다

    젊은, 여자가, 혼자? … 그저 농촌으로 왔을 뿐입니다

    “남편은?”, “돈 많은 농부 소개시켜 줄까?”, “지금 몇 살이야?” 지난해 12월 중순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이런 내가 불편한가요?’라는 이름의 전시가 열렸다. 여성으로 ‘농촌에 살았던, 살고 있는, 살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나눈 농촌에 대한 이야기를 설치물과 영상으로 풀어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바닥에서 마주하게 되는 저 세 문장은 젊은 여성에 대한 농촌 사람들의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실제로 귀농·귀촌한 1인 젊은 여성이 농촌에 가면 주민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젊은 여자 혼자 오직 농사를 지으러 농촌에 오지는 않았을 것이며, 농촌에 온 여성이라면 농부가 아닌 농부의 아내이거나 예비 신붓감일 것이라는 편견이다. 가부장적인 농촌 사회에서 여성은 여전히 주체가 아닌 부수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이 전시는 20~30대 여성 다섯 명으로 구성된 ‘1인여성농촌생활집담회’(WWWs)가 기획했다. ‘Whenever Wherever Womans’의 약자인 WWWs는 농촌에서만 살아온 여성, 귀촌했다가 다시 도시로 떠난 여성, 언젠가 귀촌할 계획이 있는 여성이 모여 농촌 생활의 구조적인 문제와 그 속에서 여성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고충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임이다. 우연히 같은 농촌 지역에 살면서 인연을 맺게 된 이들은 2018년 여름 그저 농촌 생활의 불편함에 대해 떠들기 위해 모였다. 교통을 비롯해 집과 땅, 페미니즘, 직업, 동물 등을 키워드로 집담회를 진행한 WWWs는 최근 여성가족부 청년참여플랫폼 문화혁신사업의 지원을 받아 전시와 집담회 내용을 정리한 책자를 선보였다. 최근 WWWs 팀과 만나 ‘농촌에서 젊은 여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팀원들의 요청에 따라 이들이 거주했던 지역과 실명은 공개하지 않는다. 지역과 실명을 특정할 경우 어디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일부 지역의 특수성으로, 농촌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한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는 귀촌해서 농사를 짓다가 다시 도시로 떠났지만 농촌 거주를 꿈꾸는 이응, 도시에서 살고 있지만 언젠가 귀촌할 계획이 있는 파테껑, 농촌에서 태어나 다른 농촌으로 이주한 보리링이 참여했다. -농촌에서 살기를 꿈꿨을 때 어떤 점을 기대했나요. 이응 귀농·귀촌은 노년을 즐기기 위한 거라고만 여겼어요. 그러다 도시에서 옥상 텃밭을 가꾸고 대안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러 모임에 다니면서 ‘아, 까짓것 노년으로 미룰 거 뭐 있어?’라는 생각이 커졌어요. 1부터 10까지 내 손에서 시작해 내 손으로 끝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게 농촌으로 가서 농사 짓는 삶을 꿈꾼 궁극적인 목표였죠. 파테껑 프랑스어로 ‘언제 떠나냐’는 의미의 제 닉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지구에 이로울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까 최대한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그렇게 살려면 도시보다는 시골이 더 가능성이 있어 보였죠. 시골에서는 자급자족할 수 있는 영역이 많으니까요. -직접 농촌에서 생활하니까 어떻던가요. 이응 자급자족, 느리게 사는 삶, 자연과 함께하는 농부의 모습에 대한 기대가 컸어요. 겉으로는 ‘나, 그렇게 환상만 보고 귀농한 거 아니거든?’이라고 날을 세웠지만요. 농촌은 집과 일, 많은 부분이 인맥에 의해 예측하지 못한 식으로 흘러갈 때가 많아요. 그 촘촘한 인맥망 안에서 휘둘리지 않기 위해 애쓰는 에너지가 정작 농사짓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보다 커요. 상상 이상으로요. 시골이라고 해서 단순하고 느린 삶을 자연스레 살게 되는 건 아니라는 게 기대와 가장 달랐던 점이죠. 보리링 전 원래 농촌 출신이고 농촌에서만 살아온 사람이라서 별다를 것은 없었어요. 그런데 저는 읍에 살다가 리 단위로 들어가 살았거든요. 읍과 리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읍보다 리가 상대적으로 더 시골이고 교통도 불편하고 사람들의 관계가 오밀조밀한 점이 신기하더라고요. 1인 여성에게 농촌 생활이 녹록지 않은 건 도시에 비해 여러 가지가 배제되기 때문이다. 일단 대중교통 수단이 많지 않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렵다. 저녁에 무언가 먹고 싶을 때 도시에서는 집 앞 편의점을 가면 그만이지만 시골에서는 자가용이 없다면 밖으로 나가는 일이 꽤나 번거로워진다. ‘내가 원할 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는 건 그만큼 생활의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뜻이다. 환경이 열악한 탓에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하다못해 농기구 역시 남성들의 신체에 맞게 제작돼 있어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도 많다. 까다로운 환경적·물리적 조건만큼 여성들을 곤란하게 하는 건 사람들의 시선이다.-농촌에 살면서 곤혹스럽거나 불편하다고 느낀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이응 귀농한 젊은 여성들이 많이 듣는 질문 몇 가지가 있어요. 첫마디는 “남편은 어디에?”죠. 제가 농사를 짓고 싶다 해도 저는 농부이기 이전에 ‘농사 짓기를 좋아하는 신붓감’ 정도로 비춰질 때가 많았어요. 1인 여성이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걸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젊은 여성은 여전히 출산과 양육의 주체밖에 될 수 없는 거죠. 보리링 제가 제일 불편했던 지점은 도시보다 농촌이 더 1인 여성을 배제하고 판을 짜놓은 것 같은 분위기였다는 거예요. 저는 어디에 있든 저로서 존재하고 싶은데 농촌에서는 제가 아니라 ‘젊은 1인 여성’으로 구분되죠. 제가 저로서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그들이 원하는 이미지가 있고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면 한 소리를 듣죠. 예를 들어 짧은 머리를 하거나 짧은 옷을 입으면 ‘왜 저렇게 입고 다녀’라는 소리가 나오죠. 실제로 챙이 큰 모자를 썼을 때 ‘패션쇼를 하지 그래’라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어요. -농촌 어르신들이 젊은 여성들에게 기대하는 이미지는 어떤 건가요. 혹은 ‘여자라서’ 겪게 되는 일이 있나요. 이응 농촌은 성별 역할이 도시보다 더 뚜렷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힘을 많이 써야 하거나 규모가 큰 일일수록 여성은 배제되고, 빠르게 손을 움직여야 하는 단순 작업이나 살림에만 여성을 찾는 경우가 많았죠. 농지 계약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여기 남자는 어디 갔냐”고 물을 만큼 여성이 혼자 농사지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다 보니 일하는 환경 자체도 남성에게 맞춰져 있어요. 그런데 무엇보다 불편한 건 그런 어려운 환경에서 잘해도 ‘여자치곤’ 잘하는 거고, 못하면 ‘역시 여자는 농사일 못한다’로 귀결되는 서사예요. 보리링 공간에는 성별이 없잖아요. 그런데 농촌의 공간들은 성별로 구분 지어진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부엌은 여자의 공간 혹은 자잘한 밭일은 여성의 일, 큰 기계를 다루는 밭일은 남자의 일 이런 식으로 역할이 구분 지어지는 것이 불편하죠. WWWs 팀원들은 공통적으로 농촌이 인맥으로 얼기설기 얽혀 있어 불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옆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안다’는 말은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아는 친밀한 이웃 관계를 비유하기도 하지만 달리 말하면 사생활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농촌에서 인맥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보리링 농촌에서는 서로 모르는 관계망이 없어요. 서로 속속들이 다 알고 있죠. 그게 좋은 면도 있고 나쁜 면도 있겠지만 갑갑하게 느껴질 때도 있거든요. 하다못해 친한 사람이 없으면 좋은 집을 구하기도 어려워요. 좋은 농가 주택이나 농사짓기 좋은 땅들은 부동산에 (매물로) 나오지 않아요. (알음알음) 믿을 만한 사람에게 내 땅을, 내 집을 ‘맡기고’ 싶어 하기 때문이죠. 직업을 구할 때도 관계망에 들어가야만 좋은 정보를 구할 수 있고요. 파테껑 농사를 짓기 위해 귀촌한 제 친구가 농번기가 찾아와서 사람들이 도와 달라고 하면 도와주러 갈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어른들이 도와 달라고 하면 거절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다음에 땅을 빌리려면 누군가의 인맥과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오면 지쳐서 정작 자기 밭을 못 가꾸게 되는데 그러면 자기 밭의 주변 어른들이 찾아와서 ‘네 밭은 왜 이 모양이냐’고 (지적을) 한대요. 그 악순환의 고리가 개선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인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달리 말하면 사생활이 노출될 가능성도 많다는 뜻일 텐데요. 보리링 사생활은 거의 보장 안 되죠. 귀농인들이 겪는 고충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어서 가본 적이 있거든요. 혼자 귀농을 한 젊은 여성 분이 그러더라고요. 마치 내 사생활이나 개인 정보가 마을의 전광판에 띄워져 있는 기분이 들었다고요. 그런 기분일 때가 좀 많죠.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 무척 친밀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가 하면 내가 뭘 했는지, 어디가 아픈지 3초 만에 마을에 퍼지는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WWWs는 농촌에서 겪은 고립, 답답함, 외로움에 대한 자신들의 이야기가 ‘농촌에서 살지 말라’는 목소리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오히려 농촌에서 살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 이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어떻게 이 어려움을 타개할 것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농촌에서 살기를 희망하는 여성에게 조언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이응 ‘그렇고 그런 서사에서 자유로워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제가 귀농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농사일이 아니었어요. 그 좁고 좁은 인맥망 안에 어울리기 위해 어떻게든 저를 증명해 보이는 데 애를 쓰느라 진을 많이 뺐어요. 청년 농부는 무거운 것도 잘 들고, 거친 일도 잘하고, 어른들에게 싹싹하게 해야만 할 것 같았거든요. 어디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든 본인이 정의 내린 대로 살면 된다고 전하고 싶어요. -여성들이 농촌에서 온전하게 자립하기 위해 인식이나 제도적인 면에서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할까요. 보리링 농촌에 간다고 했을 때 무조건 그 사람이 농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농촌도 사람 사는 곳인데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잖아요. 이응 귀농·귀촌을 시도하는 여성들이 임시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나 여성들이 운용할 수 있는 자가 교통이 제도적으로 지원된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지만 그런 제도를 마련하기에 앞서 젠더 감수성을 먼저 갖추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어요. 함께 농사짓는 또래 남성들도 젠더 이슈만 나오면 농촌과 농사일에서 여자가 배제될 때 그건 배제가 아니라 배려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때마다 속이 꽉 막혔거든요. 필요한 제도를 운운하기엔 농촌에서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시작 단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지역 어디에 여성 농부가 있는지, 그들은 무얼 하며 살고 있는지 그래서 ‘우리’는 누구인지 말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파테껑 제도적으로는 농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조사와 연구가 필요한 것 같아요. 누가 이주해 오고, 언제 이주해 나가는지, 이주하는 이유는 뭔지에 대해 조사를 해서 널리 알렸으면 좋겠어요. 또 개인적으로는 여성이 농촌에 있든 도시에 있든 어디에 있든 간에 본인 스스로를 의심하거나 자신을 가혹하게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설익은 쌀 씹는 듯”…전투식량S형 문제는 건조방식 때문

    “설익은 쌀 씹는 듯”…전투식량S형 문제는 건조방식 때문

    설익은 쌀을 씹는 것 같다는 불만이 제기된 군 전투식량을 조사한 결과 건조 방식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기술품질원은 6일 발간한 ‘국방품질연구논집’에서 “2018년 말 신규 조달된 전투식량S형 제품에 대해 작년 초부터 취식할 때 먹기 불편하다는 장병 불만이 제기됐다”면서 “제품에 뜨거운 물을 붓고 15분 정도 기다린 후 비벼서 먹는 과정에서 밥의 식감이 설익은 쌀을 씹는 것과 같이 딱딱해 먹기 불편하다는 불만이었다”고 밝혔다. 전투식량S형은 상용 아웃도어용 제품을 모델로 한 즉석조리 제품으로 소고기 고추장 비빔밥, 김치 비빔밥, 카레 비빔밥, 해물 비빔밥, 닭고기 비빔밥 등 5가지 종류다. 전투식량S형에는 건조된 밥과 건조야채류로 이뤄진 비빔재료와 비빔소스, 참기름, 숟가락 등이 들어 있다. 포장을 열고 비빔소스와 참기름, 숟가락을 꺼내고 건조된 밥과 건조야채류에 뜨거운 물을 붓고 15분 후 비빔소스와 참기름을 섞어 비벼 먹는 방식이다. 2018년 11월 계약 후 12월 말부터 군에 납품됐다. 그러나 조리 후에도 밥의 식감이 설익은 쌀을 씹는 것처럼 딱딱하다는 장병들의 민원이 여러 차례 제기됐고 국방기술품질원이 품질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국방기술품질원은 밥을 건조할 때 적용한 열풍건조 방식이 식감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목했다. 열풍건조 방식으로 제조한 밥은 씹었을 때 깨지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진공건조한 밥은 열풍건조에 비해 탄력성이 있으며 깨지는 현상이 적고 차졌다는 것이다. 진공건조는 진공압력에 의해 수분이 제거되기 때문에 쌀의 형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부서지는 현상이 적기 때문이라고 국방기술품질원은 설명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건조밥 생산 때 진공건조 방식을 적용하도록 계약업체에 권고해 제품이 생산·납품되도록 했다”면서 “방위사업청에도 밥 건조방식을 진공건조로 적용하도록 구매요구서에 추가해 달라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품의 식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 ‘진공건조 방법’이 구매요구서에 반영되지 못했다고 국방기술품질원은 지적했다. 전투식량S형은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불만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카레비빔밥에서 고무줄과 플라스틱이 나왔고, 해물비빔밥에서는 고무밴드가 나왔다. 7월에는 닭고기비빔밥에서 귀뚜라미가 나왔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야, 성탄절에도 국회서 대치…선거법 필리버스터는 오늘 종료

    여야, 성탄절에도 국회서 대치…선거법 필리버스터는 오늘 종료

    민주당 “성탄절 국민 소중한 시간 빼앗아 죄송”한국당 “성탄절에 민주주의 죽이려 들지 말라”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성탄절을 맞아 “온 세상이 평화로워야 할 성탄절임에도 평화롭지 않은 국회 상황 때문에 국민께 걱정을 드리고 소중한 시간마저 빼앗고 있어 죄송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민폐, 근심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조속히 대화와 타협의 장으로 되돌아오리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은 인류에게 사랑을 전해준 아기 예수 탄생의 의미를 되새기며, 국민과 함께 따뜻하고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은 아기 예수가 태어난 날에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죽이려 들지 말라”고 비판했다. 성일종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늘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한 날이지만,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성탄절의 의미에 걸맞지 않게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죽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원내대변인은 “여당·다수당의 필리버스터는 점입가경이다. 원내 제1당이자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필리버스터에 끼어드는 모습은 추태”라며 “민주당은 지금 민주주의를 처참히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성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숟가락 얹을 곳, 얹지 말아야 할 곳을 구분하기 바란다”며 “눈치도, 염치고 없는 짓을 이제는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여야는 이날 새벽부터 오전까지도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에 이어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오전 2시 10분쯤 토론을 시작, 5시간 50분 동안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법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이번 필리버스터 참여자 중 가장 긴 시간의 토론이었다. 오전 8시 2분쯤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아 토론을 이어갔다. 오전 11시 3분부터는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토론을 시작했다. 이번 임시국회 회기는 이날 밤 12시로 종료된다. 이에 따라 한국당이 선거법에 신청한 무제한 토론도 국회법에 따라 이때 자동으로 종결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6일 새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한 데 따라 이르면 이날 선거법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 수정안을 함께 마련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의결정족수(148석)을 넘기는 의석을 확보한 만큼, 표결 시 법안 통과가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어 또 다른 패스트트랙 법안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검찰개혁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며, 한국당은 또다시 필리버스터로 저지에 나설 방침이어서 국회 대치 상황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말씀을 타고 오시는 산타클로스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말씀을 타고 오시는 산타클로스

    이른 아침 해장국집엘 들어갔다. 간판에 ‘○○해장국’이라고 쓰인 아주 작은 가게였다. 툽툽하게 생긴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으며 권하는 안쪽 자리에 앉았다. 몇 가지 메뉴 중에 제일 위에 적힌 ‘○○해장국’이란 걸 시켰다. 다 만들어 뒀다가 데우기만 해서 내오는 게 아니라 기본 국물에 여러 가지를 넣고 새로 끓이는 것 같았다. 시간이 좀 걸려서 나온 해장국의 뜨거운 국물이 참 시원하고 개운했다. 개운하면서도 깊은 맛.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깊은 맛도 있었다. 국물을 후후 불며 정신없이 먹다가 TV를 보려고 고개를 들었는데 아주머니가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뭔가를 물어보고 싶은 눈치 같기도 했고, 내 얼굴에 뭐가 묻어서 말하려고 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것도 아니면 혹시 이른 아침부터 해장국을 먹으러 온 사연이 궁금해서였을까? 예상과 달리 아주머니는 아주 침까지 삼키며 목울대를 꿀꺽하더니 “아이고, 참말로 맛있게 드시네요” 하는 게 아닌가. 얼굴 가득 부처 같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음식 하나는 정말 맛있게 먹는다는 소리를 자주 듣긴 했지만 근래 들어 본 적 없는 따스한 말이었다. 그래 나도 씩 웃으며 “아따~ 참말 맛있네요. 이런 데 있는 줄 알았으면 진작에 자주 왔을 텐데 말입니다” 하고 기분 좋게 답을 해드렸다. 밥을 말지 않고, 밥 한 숟가락 국물 한 숟가락 하면서, 밥그릇 비워지는 줄 모르고 먹다가 보니 일찌감치 그릇은 바닥이 나 버렸다. 그릇 바닥에 조금 붙은 밥을 긁어 국물에 마는데 채 한 숟가락도 되지 않았다. 입맛을 다시며 좀 아쉽다는 생각을 하는 그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아주머니가 밥 한 공기를 가지고 와서 “아이고, 내가 적게 담은 밥을 드렸네요” 하면서 슬쩍 내밀었다. 객지 밥을 많이 먹은 나는 눈치가 9단이다. 그냥 한 그릇 더 주며 선심 쓰듯 생색내는 말을 해도 될 텐데 무슨 큰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자책하면서 더 주는 아주머니의 밥 한 공기. 식사를 마치고 카드 대신 만 원짜리 한 장을 드렸다. 1000원을 거슬러 줘야 하는데 아주머니께서는 3000원을 거슬러 줬다. 맛있게 먹은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었다. 밥 한 그릇 더 공짜로 얻어먹는 건 도리가 아니다 싶어 2000원을 도로 드렸더니 “너무 맛있게 먹는 게 보기 좋아서 그러는 거예요. 추가 밥값은 안 받을 게요.” “아이고, 이러시면 제가 미안하잖아요. 받아 두세요.” 돈을 내밀어도 한사코 거절하는 거였다. “호호 내가 이걸 안 받아야 손님이 다음에 또 오죠.” 푸핫, 그러니까 아주머니 말씀은 이미 미래에 대한 이득도 계산했다는 것이었다. 인심만 쓰는 것으로 보이면 내가 미안해할까 싶어 미래 이득도 다 계산해서 하는 일이니 맘 편하게 가라는 얘기였다. 2000원을 다시 주머니에 넣으며 깊은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인심을 쓰면서도 상대가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하는 아주머니의 지혜로운 말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예수님께서 보낸 말씀이 아닌가 싶었다. 손님을 다시 오게 만들면서도 인심과 배려에 인색하지 않는 아주머니의 지혜가 새삼스럽게 따스하게 느껴졌다. 따스한 지혜, 정이 담긴 지혜란 그런 것일까. 글에는 글을 쓴 사람이 들어 있고, 음식에는 음식을 만든 사람이 들어 있다. 아주머니의 말씀에는 아주머니의 인정과 배려와 지혜가 깃들어 있었다. 산타클로스는 때로 말씀을 타고 오시는지도 모른다. 세상은 이야기로 이루어졌다. 이야기 중에도 따스한 이야기가 이 세계 무게의 90%를 차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나머지 10%는 돈이 차지하고 있다. 그 10%가 세계를 아프게 한다. 그래도 끝까지 따스한 이야기를 들고 10%의 돈과 싸워야 하지 않겠나 싶다. 이길 때까지. 해장국집 아주머니는 따스한 말씀, 따스한 이야기를 선물해 주신 산타였다.
  • 복지·외교부 홍보 대박… 펭수에 울고 웃는 관가

    복지·외교부 홍보 대박… 펭수에 울고 웃는 관가

    구독자 139만명을 거느린 인기 유튜버 ‘펭수’가 보건복지부에 나타났다. 펭수가 하루 동안 복지부 장관으로서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직원들 건강도 챙기는 유튜브 영상은 하루 만에 127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외교부를 방문해 자신의 해외 진출 방안을 의논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 역시 195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바야흐로 펭수가 대세인 것은 정부도 다르지 않다. 정부 부처가 펭수 때문에 울고 웃는다. 펭수 섭외에 성공한 복지부와 외교부는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EBS가 펭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유튜브 계정 ‘자이언트 펭TV’에는 어떻게든 펭수에게 눈도장을 찍으려는 정부 부처 홍보 담당자들이 올린 댓글도 심심찮게 올라온다.‘펭수앓이’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건 자타공인 복지부다. 복지부는 지난달 15일 유튜브에 올라온 ‘세상에 나쁜 펭귄은 없다’는 영상으로 정부 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펭수를 출연시키는 데 성공했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갑작스레 식욕을 잃고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던 펭수가 전문가들 도움으로 기운을 차리는 내용이었다. 이 영상은 조회수 203만회로 펭TV 영상 중 조회수 4위를 기록 중이다. 이어 한 달 만에 펭수를 정부세종청사까지 모셔 오는 연타석 홈런까지 쳤다. ‘연타석 홈런타자’인 조승아 복지부 디지털소통팀장은 심심찮게 다른 부처 관계자들한테서 “어떻게 섭외했느냐. 비결을 알려 달라”는 문의 전화를 자주 받는다. 조 팀장은 이렇게 단언했다. “비결은 오로지 팬심입니다. 덕후가 성공합니다.” 조 팀장은 “팀원들이 젊다 보니 자연스럽게 펭TV 구독자가 10만명도 안 될 때부터 펭수의 매력에 주목했다”면서 “펭수가 뜨기 전부터 연락한 덕을 봤다”고 했다. 복지부는 펭수를 통해 조직 개편 당위성을 홍보한 것도 성과로 꼽는 분위기다. 영상에는 김강립 복지부 차관 등이 장관이 된 펭수와 “건강정책실이 필요하다”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한다. 복지부는 현재 건강정책실 신설 문제를 행안부와 협의 중이다.공공기관 홍보에서는 기관장의 등장도 중요한 요소다. 외교부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영상에서 강경화 장관이 청사에서 나와 외부로 이동하는 도중 펭수와 만나 즉석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선보여 안팎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장준성 외교부 정책홍보담당관은 “청사 앞에서 펭수와 마주치는 설정까지는 보고를 했는데 그다음 실제 대화는 대본 없이 즉석에서 했다”고 귀띔했다. 그 역시 다른 부처 관계자들한테 문의 전화를 자주 받는다. 장 과장은 “수요자 마인드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펭수 측에 제안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사실 복지부에서도 박능후 장관을 출연시키기 위해 펭수와 박 장관이 인수인계를 하는 장면을 넣으려고 계획했다. 하지만 촬영 당일 박 장관이 국회 일정 때문에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추가 촬영도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펭수가 너무 바빠서” 실패했다고 한다.펭수를 정책 홍보에 이용하려는 경쟁이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펑수’라는 캐릭터를 유튜브 인사처TV에 내보냈다가 일부에서 “공공기관이 저작권을 위반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펑수가 “펭수 후배”를 자처하며 펭수에게 출연을 간청하는 내용이어서 표절보다는 오마주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다 추천 댓글도 “수많은 숟가락 중에 제일 짠하다”였다. 선근형 인사처 대변인은 “규모가 작은 인사처로선 당초 목적인 공직박람회 인지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내부 반응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펭수를 초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너무 높아진 몸값에 안타까워하는 부처들도 많다. 당장 펭수를 섭외해도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데다 펭TV에 올리는 영상 제작비가 수천만원대까지 올라간다는 후문이다. 행정안전부처럼 현실을 인정하고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곳도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다른 곳에서 다 하는 걸 우리가 따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펭수에 울고웃는 관가...복지부·외교부 대박

    펭수에 울고웃는 관가...복지부·외교부 대박

    구독자 139만명을 거느린 인기 유튜버 ‘펭수’가 보건복지부에 나타났다. 펭수가 하루 동안 복지부 장관으로서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직원들 건강도 챙기는 유튜브 영상은 하루 만에 121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외교부를 방문해 자신의 해외 진출 방안을 의논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 역시 139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바야흐로 펭수가 대세인 것은 정부도 다르지 않다. 정부 부처가 펭수 때문에 울고 웃는다. 펭수 섭외에 성공한 복지부와 외교부는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EBS가 펭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유튜브 계정 ‘자이언트 펭TV’에는 어떻게든 펭수에게 눈도장을 찍으려는 정부 부처 홍보 담당자들이 올린 댓글도 심심찮게 올라온다.‘펭수앓이’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건 자타공인 복지부다. 복지부는 지난달 15일 유튜브에 올라온 ‘세상에 나쁜 펭귄은 없다’는 영상으로 정부 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펭수를 출연시키는 데 성공했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갑작스레 식욕을 잃고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던 펭수가 전문가들 도움으로 기운을 차리는 내용이었다. 이 영상은 조회수 203만회로 펭TV 영상 중 조회수 4위를 기록 중이다. 이어 한 달 만에 펭수를 정부세종청사까지 모셔 오는 연타석 홈런까지 쳤다. ‘연타석 홈런타자’인 조승아 복지부 디지털소통팀장은 심심찮게 다른 부처 관계자들한테서 “어떻게 섭외했느냐. 비결을 알려 달라”는 문의 전화를 자주 받는다. 조 팀장은 이렇게 단언했다. “비결은 오로지 팬심입니다. 덕후가 성공합니다.” 조 팀장은 “팀원들이 젊다 보니 자연스럽게 펭TV 구독자가 10만명도 안 될 때부터 펭수의 매력에 주목했다”면서 “펭수가 뜨기 전부터 연락한 덕을 봤다”고 했다. 복지부는 펭수를 통해 조직 개편 당위성을 홍보한 것도 성과로 꼽는 분위기다. 영상에는 김강립 복지부 차관 등이 장관이 된 펭수와 “건강정책실이 필요하다”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한다. 복지부는 현재 건강정책실 신설 문제를 행안부와 협의 중이다. 공공기관 홍보에서는 기관장의 등장도 중요한 요소다. 외교부는 강경화 장관이 영상에서 청사에서 나와 외부로 이동하는 도중 펭수와 만나 즉석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선보여 안팎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장준성 외교부 정책홍보담당관은 “청사 밖으로 나갈 때 펭수와 마주치는 설정까지는 보고를 했는데 그다음 실제 대화는 대본 없이 즉석에서 했다”고 귀띔했다. 그 역시 다른 부처 관계자들한테 문의 전화를 자주 받는다. 장 과장은 “수요자 마인드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펭수 측에 제안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사실 복지부에서도 박능후 장관을 출연시키기 위해 펭수와 박 장관이 인수인계를 하는 장면을 넣으려고 계획했다. 하지만 촬영 당일 박 장관이 국회 일정 때문에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추가 촬영도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펭수가 너무 바빠서” 실패했다고 한다.펭수를 정책 홍보에 이용하려는 경쟁이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펑수’라는 캐릭터를 유튜브 인사처TV에 내보냈다가 일부에서 “공공기관이 저작권을 위반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펑수가 “펭수 후배”를 자처하며 펭수에게 출연을 간청하는 내용이어서 표절보다는 오마주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다 추천 댓글도 “수많은 숟가락 중에 제일 짠하다”였다. 선근형 인사처 대변인은 “신생 부처인 인사처로서는 당초 목적인 공직박람회 인지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내부 반응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펭수를 초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너무 높아진 몸값에 안타까워하는 부처들도 많다. 당장 펭수를 섭외해도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데다 펭TV에 올리는 영상 제작비가 수천만원대까지 올라간다는 후문이다. 행정안전부처럼 현실을 인정하고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곳도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다른 곳에서 다 하는 걸 우리가 따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갓 돌 지난 딸에 ‘풋고추’ 먹인 비정한 엄마…학대치사 징역 4년

    갓 돌 지난 딸에 ‘풋고추’ 먹인 비정한 엄마…학대치사 징역 4년

    밥 안 먹여 ‘소아 영양실조’ 걸린 딸에풋고추 강제로 먹여…밀치고 넘어뜨리고침대 추락 뒤 6시간 만에 딸 호흡 곤란항소심서 징역 4년 선고…1심보다 1년 늘어남편은 집행유예 “남은 자녀 양육 위해”계획에 없던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돌을 갓 넘긴 딸에게 풋고추를 강제로 먹이는 등 학대하고 침대에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주부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대구고법 형사1부(김연우 부장판사)는 10일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 등)로 기소된 A(24)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하고 12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 동안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1심보다 징역 1년이 더 늘어난 형량이다. A씨는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부(김정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심에서 징역 3년과 12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언니와 비교할 때 피해자가 친어머니에게 지속적인 외면과 학대를 당하면서 짧은 생애에 받은 신체·정신적 고통이 상당했을 것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면서 “죄질이 매우 무겁고 반인륜 범행으로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형량을 높였다.앞서 1심 재판부는 “A씨 죄책의 무거움을 지적하고 엄중히 꾸짖어야 필요가 있어 실형을 선고하지만,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최하한 형량(징역 4년)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해 피고인이 진정으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친어머니로서 건전한 삶을 회복하기를 기대한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아내가 딸을 폭행·학대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혐의(아동학대)로 기소된 남편 B(28)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 아동학대 치료강의 수강과 3년간 아동 관련 취업제한도 명했다. B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및 80시간 아동학대 치료 강의 수강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남편 B씨에 대해서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B씨에게 실형을 선고하면 남은 두 자녀의 정상적인 양육에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보여 형의 집행을 미룬다”고 양형 이유를 판시했다. 1심 결과에 대해 검찰과 A씨만 항소했다.법원 등에 따르면 A씨는 2016년에 첫째 딸을, 2017년 2월에 피해자인 둘째 딸을 출산했다. A씨는 계획하지 않은 임신으로 둘째 딸을 출산한 뒤 그해 12월 다시 임신하자 첫째 딸보다 자신을 잘 따르지 않는 둘째 딸을 미워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3∼7월 둘째 딸이 안아달라고 다가오거나 칭얼댈 때마다 강하게 뿌리쳐 수시로 넘어뜨렸다. 이 과정에서 둘째 딸은 가구 모서리나 방바닥 등에 많이 부딪힌 것으로조사됐다. 4월부터는 딸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몸무게가 9㎏에서 6.9㎏으로 급격하게 줄어드는데도 병원에 데려가거나 밥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아 ‘단백 결핍성 소아 영양 실조증’에 걸리게 하기도 했다. A씨는 딸이 충격으로 밥을 잘 먹지 못하자 7월부터 여러 차례 풋고추를 강제로 먹이기도 했다.급기야 지난해 7월 25일 오후 12시쯤 자기에게 다가오는 딸을 침대 아래로 밀어 떨어뜨렸다. 딸이 머리를 다쳐 자꾸 앞으로 고꾸라져도 호통을 친 뒤 책상 옆에 기대게 해 놓고 빨래와 청소를 했다. 6시간이 지난 뒤 딸은 방바닥에 쓰러졌고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서야 A씨는 남편에게 연락했다. 검찰 조사 등에 따르면 A씨는 남편이 도착한 뒤에도 곧바로 병원으로 가면 아동학대 사실이 들통날까 봐 30분 가깝게 첫째 딸에게 옷을 입히고, 의식을 잃은 둘째 딸에게 숟가락으로 물을 떠먹이는 시늉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오후 7시 40분이 지나 경북 구미의 집을 나섰다. 둘째 딸은 침대에서 떨어진 지 10시간 뒤인 오후 10시쯤 대구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결국 외상성 두부 손상으로 숨졌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도박/황순원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도박/황순원

    도박 / 황순원 간밤에 나는 밤새도록 꼬박 얼굴이 없는 한 사나이와 노름을 했다 따고 잃고 그러다가 그만 내 밑천이 다 나가고 말았다 예전에 도스토예프스키는 밑천이 떨어지자 갓 결혼한 아내의 패물을 내다 처분했지만 나는 내 나름대로의 도박을 통해 그간 적잖이 세상적인 것을 날려온 터라 이제 정년 퇴직금쯤 어렵잖게 들이대었다 땄다 잃었다 날이 샐 즈음해선 그 역시 깡그리 날려버리고 말았다 얼굴이 없는 사나이와 나는 쉬 다시 만나 한판 또 붙자고 악수를 나눈 뒤 헤어졌다 다음 밑천으론 내 아직도 연연해있는 마지막 세상적인 것을 몽땅 디밀 참이다 얼굴이 없는 사나이가 앉았던 자리에 내 데드마스크가 빙긋이 웃고 있었다 *** 추석이 지나고 첫서리가 내린 다음날 저녁 숟가락을 내린 뒤. 어머니는 내 생일을 이렇게 말했다. 전쟁 끝나고 1년 뒤. 물자는 부족했고 삶은 만만한 구석이 없었을 것이다. 그날 이후 세상엔 별의별 일이 많았다. 기쁨보다 슬픔, 희망보다 절망, 그리움보다 고통. 탄식 속에서 살아온 이유, 이 시를 읽으며 문득 깨닫는다. 끝없이 이어지는 얼굴 없는 사내와의 도박. 절대 승리할 수 없는 삶과의 대결. 세상적인 것을 몽땅 디밀며 펼치는 마지막 승부. 태어난 이상 이 승부를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곽재구 시인
  • 현실판 ‘한니발 렉터’…감옥서도 살인한 英 연쇄살인마 인터뷰 공개

    현실판 ‘한니발 렉터’…감옥서도 살인한 英 연쇄살인마 인터뷰 공개

    영국 최악의 살인마로 불리는 남성의 섬뜩한 인터뷰 내용이 공개됐다. 영국 더 선 등 현지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66세인 로버트 모즐리는 1970년대 당시 4명의 남성을 끔찍하게 살해한 죄로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후 모즐리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뒤 교도소 생활을 시작했는데, 정신질환을 이후로 치료감호소로 보내진 뒤에도 그의 살인욕구는 잠재워지지 않았다. 결국 치료감호소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무려 3명을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1977년 당시 살해된 피해자 중 한 명은 모즐리로부터 9시간 동안 성 고문을 받은 뒤 두개골에 숟가락이 꽂힌 채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결국 현지 법원은 그에게 하루 23시간 이상 독방에서만 생활할 것을 명령했고, 이후 그는 41년 째 교도소 독방에 수감돼 ‘영국에서 가장 오랜 시간 독방에 수감된 재소자’로 기록됐다. 최근 공개된 내용은 1991년 5월 교도소에서 그를 직접 만났던 밥 존슨 박사가 공개한 것으로, 모즐리의 실제 음성이 담겨있다. 영상에서 모즐리는 현재 상태에 대해 묻는 존슨 박사에게 “당신이 조금 더 나의 공간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서 “이것이 바로 내가 당신에게 주의를 주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존슨 박사는 그와 처음 만났던 순간을 회상하며 “당시 모즐리는 길고 검은 머리카락과 비참하고 침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면서 “나는 사람들을 의심하는 그의 마음을 극복했고, 그는 나를 만나는데 동의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교도소에서까지 사람을 3명이나 살해한 뒤 자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마치 신이 된 듯 자신있게 말 한 연쇄살인범 모즐리.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안이 훤히 보이는 유리형 특수 감옥에 갇혀 교도관 6명의 삼엄한 감시를 받고 있다. 현지에서는 모즐리가 살인 후 피해자의 뇌를 파먹었다는 흉흉한 루머까지 퍼지면서, 그에게 ‘식인종 한니발’(Hannibal The Cannibal) 이라는 끔찍한 별명을 붙였다. 한편 해당 인터뷰 내용은 영국의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종이컵 2021년부터 카페서 사용 금지…배달음식 일회용 수저도

    종이컵 2021년부터 카페서 사용 금지…배달음식 일회용 수저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2021년부터 카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종이컵 사용도 금지된다. 포장·배달음식을 먹을 때 쓰던 일회용 수저도 2021년부터 사용할 수 없다. 환경부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중장계 단계별 계획을 논의해 수립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카페, 페스트푸드점, 식당 등 식품접객업소에서 2021년부터 종이컵 사용이 금지된다. 현재 차가운 음료를 주로 담는 플라스틱컵이 금지된 것처럼 따뜻한 음료를 주로 담는 종이컵도 사용이 금지되는 것이다. 환경부는 또 매장에서 머그잔 등에 담아 마시던 음료를 중간에 테이크아웃하는 경우 일회용컵 사용에 따른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도록 했다. 이 역시 2021년부터 시행된다. 테이크아웃잔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소비자가 일회용컵에 담아 음료를 살 때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내고 컵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컵 보증금제’ 도입도 다시 추진된다. 2002~2008년 시행 후 폐지된 컵 보증금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플라스틱 빨대는 2022년부터 사용이 금지되고, 세척시설을 갖춘 장례식장에선 2021년부터 일회용컵·식기 사용이 금지된다. 아울러 현재 백화점, 쇼핑몰, 대형 슈퍼마켓 등에서만 사용할 수 없는 비닐봉지는 2022년부터 편의점과 같은 종합 소매업, 제과점에서도 사용이 금지된다. 환경부는 더 나아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면 2030년까지 모든 업종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포장·배달음식을 먹을 때 쓰던 일회용 숟가락·젓가락도 2021년부터 사용할 수 없다. 필요하면 소비자가 일회용 숟가락·젓가락을 구매해야 한다. 정부는 포장·배달 용기도 친환경 소재나 다회용기로 전환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샴푸, 린스, 칫솔, 면도기 등 일회용 위생용품은 2022년부터 50실 이상 숙박업, 2024년부터 모든 숙박업에서 무상 제공할 수 없게 된다. 플라스틱 포장재 규제도 강화된다. 정부는 정기적으로 같은 곳에서 배송되는 택배의 경우 2022년까지 스티로폼 상자 대신 재사용 상자를 이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아울러 파손 위험이 적은 택배 상품은 과대 포장을 막기 위해 내년에 포장 공간 비율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종이 완충재, 물로 된 아이스팩, 테이프 없는 상자 등도 업계와 협의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1+1 제품, 묶음 상품처럼 이미 포장된 제품을 이중으로 포장해 판매하는 행위는 내년부터 금지된다. 이런 계획들을 시행하기 위해 정부는 내년부터 관련 업계와 자발적 협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공공 부문 회의, 행사, 공공시설 등에서 먼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제도를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민간 부문 참여를 위해서는 현재 가정에서 수도, 전기, 가스 사용량을 줄이거나 친환경 제품을 사면 일정액을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해주는 ‘에코 머니 포인트 제도’를 다회용기 사용 때도 적립해주기로 했다. 환경부는 단계별 계획들이 제대로 이행할 경우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량이 35%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방짜 유기-놋주발/이강산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방짜 유기-놋주발/이강산

    방짜 유기-놋주발/이강산 눈코입과 살과 뼈육신이 투명해지도록 두들겨 맞고비로소 밥 한 그릇 담는다 저 금빛 피멍점묘화처럼 빈틈없이 찍힌 흉터그러나 저들의 매질, 눈여겨보면그건 단순히 밥그릇의 성형이 아니다제 몸의 담장 허무는 일이다 내 놋주발에 밥 한 그릇 제대로 담지 못해아침마다 숟가락 거머쥐는 것은아직 매 덜 맞은 때문 손이 발이 되고 발바닥이 입이 되는저 무한 경계의 사랑이루지 못한 때문이다 ‘시란 무엇인가?’라고 물어 오는 이가 있다. ‘삶이란 무엇인가?’라고 묻는 이도 있다. 얕은 생의 이력으로 이 질문들에 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방짜 유기는 육신이 문드러지도록 매를 맞은 뒤 비로소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담아낸다. 아름답고 철학적인 삶 아닌가? 시인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그릇 앞에서 ‘제 몸의 담장 허무는 일’을 생각한다. 손이 발이 되고 발바닥이 입이 되는 무한 경계의 사랑을 생각한다. 삶이란, 시란 이 경계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혼신의 힘 아니겠는가. 점묘화처럼 빈틈없이 찍힌 흉터 아니겠는가. 곽재구 시인
  • 22년 전 성폭행범, 무심코 버린 ‘아이스크림 숟가락’ 덕에 체포돼

    22년 전 성폭행범, 무심코 버린 ‘아이스크림 숟가락’ 덕에 체포돼

    미제로 남을뻔한 22년 전 성폭행 사건이 ‘아이스크림 숟가락’ 덕분에 해결의 열쇠를 찾았다. ABC뉴스 등 해외 언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1997년 5월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 유니온시티 기차역을 걷던 한 여성이 흉기로 무장한 남성에게 납치됐다. 당시 범인은 여성을 칼로 위협한 뒤 성폭행을 저지르고 현장에서 도망쳤고, 경찰은 피해 여성의 옷에서 범인의 DNA를 검출했지만 대조할 데이터가 없어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같은 해 9월, 역시 캘리포니아 서부의 리버모아 고등학교 인근에서 또 다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범인은 1차 사건때와 마찬가지로 흉기를 이용해 피해자를 위협한 뒤 성폭행했다. 경찰은 2차 피해 여성에게서 채취한 범인의 DNA가 1차 사건 범인과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해당 DNA 데이터와 일치하는 자료를 찾기 위해 애썼지만 20년이 넘도록 사건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20여 년이 지난 최근, 경찰은 새로운 수사 기법을 도입했다. 미제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되는 이 기법은 유전계보학을 이용한 것으로, 자발적으로 등록한 일반인의 유전적 정보를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와 비교하는 기법이다. 이를 이용하면 범인의 정확한 신원까지는 아니더라도, 범인과 동일한 DNA를 가진 가족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범인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경찰은 ‘게임 체인저’(상황 전개를 완전히 바꿔놓는 사람이나 아이디어 또는 사건)라고도 부르는 이 기법을 동원해 용의자를 특정했다. 과거 2차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리버모아 지역에 거주했던 그리고리 폴 빈(60)이었다. 경찰은 이 남성을 감시하던 도중, 그가 유명 아이스크림 체인점인 베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은 뒤 버린 분홍색 스푼을 주운 뒤 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22년 전 발생한 두 차례의 성폭행 사건 범인 DNA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달 초 그레고리 폴 빈을 체포한 경찰은 그가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성폭행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여죄를 밝히고 있다. 이 남성의 재판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국가가 주는 훈장 증서부터 전통 한지로 바꿔야죠”

    “국가가 주는 훈장 증서부터 전통 한지로 바꿔야죠”

    “대한민국의 전통문화유산 가운데 중국 ‘짝퉁’이 아닌 것은 한지와 쇠숟가락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한지를 만드는 기술이 다 사라졌어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한지는 한지가 아니다(한국의 전통 한지)’란 책을 펴낸 박후근(왼쪽·54) 국가기록원 행정지원과장과 정재민(오른쪽·55) 농학박사는 지난 4년간 주말이면 한지 제조업체를 답사하고 닥나무 씨앗을 얻으려고 섬까지 찾아다녔다. 한지가 생업이 아니지만 천 년이 지나도 바스러지지 않는 그 가치를 알기 때문에 진짜 한지를 찾고자 노력을 쏟아부었다. 이 과정에서 종이를 제조하던 관서인 조지서가 폐지되고 일제 조선총독부가 대량생산 기술을 도입하면서 전통 한지 기술이 소멸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국립수목원에서 근무하는 ‘닥나무 전문가’인 정 박사는 “종이는 중국인 채륜이 발명했다고 하지만 그 전인 고구려 초에 종이가 있었다는 설이 많다”며 “볏짚으로 만든 중국 선지보다 우리 고유 수종인 닥나무로 만든 한지는 질이 뛰어나 고려 사신들이 선물로 쓸 정도로 고려 종이는 중국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종이 발명국으로 알려진 중국 사람들이 탐내던 우리의 종이 제조기술이 일본의 문화 말살정책으로 사라졌다며 안타까워했다. 한지는 빨래처럼 마구 빨아도 무르거나 찢어지지 않아 중국 선지나 일본 화지보다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하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입증한다. 다라니경은 우리만의 독특한 종이 표면 처리 방식인 도침처리를 한 닥나무 한지에 인쇄돼 1300여년이 지났지만 석가탑 안에 남아 있었다. 2017년 인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지 워크숍에는 종이를 오래 두드리는 도침을 한 한지를 물에 담갔다 쫙 펼치는 시연을 통해 그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국가기록원 근무를 계기로 전통 한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걸 알게 돼 한지 연구에 뛰어든 박 과장은 “중국과 일본의 자기는 알아도 한국 도자기는 알려지지 않은 것처럼 중국 선지와 일본 화지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이지만 한지는 아니다”라며 한지 제조업체가 점점 사라져 간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전통 한지 제조업체는 20여년 동안 40곳 넘게 사라져 현재 21곳밖에 남지 않았다. 일부 업체는 인간문화재가 일하고 있지만 판잣집에 가까울 정도로 사정이 열악하다. 우리 한지의 현실이 이처럼 처참해진 것은 앞장서서 한지를 사용해야 할 정부부터 무관심했기 때문이라고 박 과장은 지적했다. 문화재청조차 국산 닥나무로 만든 한지보다 펄프가 섞인 종이를 더 많이 쓰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가 수여하는 훈장과 증서도 수십년이 지나면 누렇게 삭는 종이를 쓰는데 모두 한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얼마 전 전남 신안 가거도, 전북 군산 선유도 등을 방문한 끝에 어렵게 구한 닥나무 씨앗을 경기도 여주에 정성스레 심었다. 전국 각 지역에서 다양한 품종의 닥나무를 재배해 먹물이 번지지 않는, 왕이 사용하던 편지지 수준의 한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글 사진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쿠바 빨갱이 영화까지 만드냐” ‘헤로니모’ 보면 생각이 달라질걸

    “쿠바 빨갱이 영화까지 만드냐” ‘헤로니모’ 보면 생각이 달라질걸

    지난 12일 두 편의 영화 시사회를 경험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보고 난 뒤 21일 개봉하는 이 영화 ‘헤로니모’를 만났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한계가 뚜렷했다. ‘헤로니모’는 우리에게도 낯선 쿠바의 한국인 2세 디아스포라 헤로니모 김 임(한국 이름 임은조)을 아들과 손자가 그리워하며 밟는 여정을 재미교포 변호사 출신 전후석 (미국 이름 조지프 전) 감독이 다큐멘터리로 담아낸 영화다. 뻔한 얘기라거나 신파라거나 하는 선입견이 93분의 러닝타임 앞에 떡하니 버티고 설 가능성이 높다. 기자와 함께 시사회에 간 한 선배는 “임은조 기사를 썼더니 ‘빨갱이 찬양 기사까지 쓰느냐’는 댓글이 달리더라”며 웃었다. 선뜻 지갑 열기도 쉽지 않은 영화다. 그런데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된 다음해인 2015년에 신나게 놀려고 쿠바에 갔다가 택시 운전사인 헤로니모의 손녀를 만난 인연으로 이 영웅적인 인물에 매료돼 변호사 일마저 접고 영화에만 매달린 전 감독의 내공이 대단하다. 지루하고 따분하거나 눈물 자아내게 하려는 데 급급하지 않고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객관적 시선을 지켜내는 자제력이 놀라웠다. 임은조의 아들과 손자가 바다를 바라보며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이 첫 장면이자 마지막 장면인 점도 절묘했다. 헤로니모를 아는 쿠바의 한인 100명 정도를 취재한 정성은 꼼꼼했고, 이를 필름으로 직조하는 재주가 탁월했다. 한 인물의 일대기를 좇으며 한인 교포의 정체성을 묻고 또 묻는다. 쿠바의 근현대사를 맨앞에서 호흡하며 살아간 헤로니모의 이야기는 우리 한국의 근현대사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아버지 임천택 씨는 두 살 때 어머니 품에 안겨 1905년 인천 제물포 항을 떠난다. 1033명을 태운 배는 멕시코에 도착해 22개 애니깽(선인장) 농장들로 한인들은 흩어진다. 임천택 씨는 다시 1921년에 큰 기회가 있다는 말에 쿠바로 떠난다. 임씨는 1938년부터 1945년까지 쿠바의 한인 이민자들이 끼니마다 쌀 한 숟가락씩 덜어내 모아 상해 임정으로 1489원 70점을 부치는 데 앞장선다고 백범일지에 기록된 인물이다. 헤로니모는 1926년 태어나 46년 남미 한인 최초로 대학생이 돼 아바나 법대에서 피델 카스트로와 동기로 공부한 인연으로 59년 쿠바 혁명에 동참, 카스트로, 체 게바라 등과 공산화 꿈을 이루고 훈장을 아홉 개나 챙긴다. 쿠바 한인 가운데 최고위 직에 오른다. 남북이 갈라선 뒤 일관되게 “미친 짓”이라고,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개탄하는 장면도 나온다.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때인 1995년 난생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임은조는 쿠바 한인 공동체를 재건하기로 마음먹고 낡고 허름한 트럭을 타고 한인의 피가 흐르는 이들을 찾아 쿠바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닌다. 2006년 기준으로 944명의 한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낸다. 그리고 한인회 설립 준비를 모두 마쳤는데 쿠바 정부가 이를 거부하는데 각별한 사이였던 북한을 의식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 이 영화의 가장 논쟁적인 대목이 등장한다. 미국에서 건너온 선교사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장면을 묘사하면서 헤로니모가 한국을 다녀온 뒤, 옛 소련 붕괴 등을 바라보면서 속았다고 털어놓으며 사상 전향을 선언했다는 것이 선교사들의 설명이다. 물론 부인은 펄쩍 뛴다. 도움이 필요하고, 손을 벌리려니 그런 게 아니었나 짐작할 수 있을 따름이다. 2006년 헤로니모는 한많은 눈을 감았으니 이를 밝혀낸들 무슨 대수이겠는가 하는 생각마저 드는데 한인들의 역사를 올곧게 세우겠다는 그의 결기만은 뚜렷하다.이역만리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갈구했고 분단을 “미친 짓”이라고 분개하며, 조국이 있는 서쪽 하늘을 바라보게 한인 이민 기념비의 처마를 세우도록 지시하는 장면 등이 인상적이다. 우리가 보통 ‘올드랭 사인’으로 알고 있는 멜로디의 예전 ‘애국가‘를 목놓아 부르는 장면, 한인들과 그저 한글을 배우려는 쿠바인들이 ’아리랑‘이나 ’고향의 봄‘, 노사연의 ’만남‘을 함께 부르는 장면. 아들과 손자가 대서양과 그 너머 태평양을 건너야 닿는 먼바다를 바라보며 훌륭한 삶을 다짐하는 마지막 장면은 묵직한 감동을 안긴다. ‘헤로니모’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살고 살아갈 우리 관객들에게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사는 800만명의 한인 디아스포라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망치로 내려 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왈러브리지가 007 ‘노 타임 투 다이’ 각본에 ‘숟가락 얹은’ 사연

    왈러브리지가 007 ‘노 타임 투 다이’ 각본에 ‘숟가락 얹은’ 사연

    작가 겸 제작자로도 다재다능한 면모를 뽐내는 영국 여배우 피비 왈러브리지가 007 시리즈 25번째 작품인 ‘노 타임 투 다이’ 각본 작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드라마 ‘플리백(Fleabag)’ 프로듀서로 2019 에미상 작품상을 수상했고 ‘킬링 이브’를 제작한 그녀는 미투와 타임스업 운동이 시작된 이후 처음 제작되는 이 말썽 많은 시리즈의 제작자들이 “몇몇 캐릭터와 줄거리를 비틀고 싶어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고 BBC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다만 그녀는 이 영화에 전통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제임스 본드의 바람끼나 여성을 바라보는 낡은 관점을 바꿔 달라고 주문받은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를테면 ‘당신이 작가라니까 이런저런 장면에 당신 도움이 필요하긴 해요. 이런저런 캐릭터의 몇몇 대사를 바꿔봐주세요’라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이 이 시리즈가 57년 전에 시작된 이후 그녀가 각본 작업에 참여한 여성으로 1편 ‘닥터 노’와 2편 ‘위기일발’에 참여한 조핸나 하우드에 이어 두 번째란 점이다. 또 2006년 이후 계속 본드 역할로 출연한 대니얼 크레이그가 왈러브리지를 끌어들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녀는 또 그를 만나기 전에 미국인 제작자 바버라 브로콜리를 만났다고 털어놓았다. 순서는 이렇다. 브로콜리를 만난 뒤 감독이자 ‘그것(It)’ 각본을 쓰고 드라마 ‘트루 디텍티브’를 연출한 캐리 조지 후쿠나가를 만났고 그 뒤 크레이그를 만났다. 크레이그와 브로콜리가 본인을 기용하는 일을 상의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했다. 크레이그와 뉴욕에서 만나 각본은 물론, 캐스팅에 대해서도 의견을 개진했고 촬영 현장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매력적인 빌런 역에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라미 말렉, 스완 역에는 레아 세이두, Q 역에는 벤 위쇼, M 역은 랄프 파인즈, 이브 머니페이 역에 나오미 해리스, 펠릭스 라이터 역에 제프리 라이트가, 태너 역에 로리 키니어가 전편에 이어 등장한다. 더불어 ‘캡틴 마블’의 라샤나 린치,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아나 디 아르마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데이비드 덴시크, ‘알라딘’의 빌리 매그너슨이 얼굴을 내민다. 내년 4월 개봉할 예정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미국 최고 미술가 잭슨 폴록 그림 속 숨겨진 비밀 알고보니…

    미국 최고 미술가 잭슨 폴록 그림 속 숨겨진 비밀 알고보니…

    추상표현주의 대표 화가이자 미국을 서양 미술의 중심지로 올려놓은 것으로 평가받는 잭슨 폴록(1912~1956). 44세라는 짧은 삶을 살았던 폴록은 커다란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 그림 속에 들어가 물감을 붓거나 떨어뜨리는 등의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액션페인팅’ 기법을 만들어 그림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물리학자들이 폴록의 액션페인팅 기법이 어떻게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게 했는지에 대한 유체역학적 분석을 내놔 주목받고 있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 재료분석연구소, 미학연구소,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UC리버사이드) 기계공학과, 브라운대 공대 공동연구팀은 폴록이 붓을 사용하지 않고 캔버스에 페인트를 부어 그림을 만들어 낸 것은 유체역학의 고전적인 현상을 응용한 것이라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10월 31일자에 실렸다.폴록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모래 그림을 그리는 것을 응용해 한 손에 물감 통을 들고 한 손에는 막대기나 팔레트나이프를 이용해 재빨리 물감을 튀기며 캔버스를 오가며 작품을 만들었다. 그저 혼돈스러운 장난으로 취급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1956년 타임지에서는 19세기 말 영국을 충격에 빠뜨린 연쇄살인범 ‘살인마 잭’(Jack the Ripper)을 흉내내 ‘추락자 잭’(Jack the Dripper)이라고 부르며 현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화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폴록의 작업 과정을 녹화한 비디오를 이용해 폴록이 얼마나 빨리 움직였으며 캔버스와 물감통의 거리, 팔레트나이프를 움직이는 속도 등을 정밀분석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높이에 물감 낙하 장치를 설치한 다음 캔버스가 움직이는 속도도 다르게 하면서 폴록처럼 캔버스에 물감을 떨어뜨리는 실험을 했다.그 결과 폴록의 작업 과정은 유체역학에서 코일링 불안전성(coiling instability)이라고 불리는 현상을 피하려는 동작으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코일링 불안정성은 물감이나 벌꿀처럼 점성이 있는 유체가 표면에 부어졌을 때 동그랗게 말리는 컬(curl)이나 돼지꼬리처럼 고리형태(coil)를 형성하는 현상이다. 꿀을 숟가락으로 뜬 뒤 접시에 떨어뜨려보면 길게 늘어나면서 돌돌 말려 쌓이는 것이 코일링 불안정성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유체역학 관점에서 유체가 낙하할 때는 물방울이 만들어지면서 표면에 떨어지는데 폴락은 캔버스에 물방울 형태가 형성되거나 물감이 뭉치는 것을 막고 물감이 길게 늘어나도록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폴록은 물감을 캔버스에 부을 때 코일링 불안정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당한 높이와 충분히 빠른 속도로 캔버스를 이동하면서 캔버스나이프를 움직였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로베르토 제닛 멕시코 국립자치대학 교수(유체역학)는 “폴록은 다른 화가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작품과 창작기법을 완성하기 위해 오랜 실험 과정을 거쳤다고 알려져 있다”라고 말했다. 제닛 교수는 “이번 분석을 통해 폴록이 물리학을 알고 있었던 그렇지 않던 간에 오랜 실험 끝에 얻어낸 그림 그릴 때 움직임과 페인트를 붓는 과정은 유체역학에서 알려진 고전적 현상을 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죽은 친구 곁 떠나지 않는 강아지의 너무나 슬픈 울음 (영상)

    죽은 친구 곁 떠나지 않는 강아지의 너무나 슬픈 울음 (영상)

    죽은 친구의 곁을 떠나지 않으려는 강아지의 너무나 슬픈 울음소리가 담긴 동영상이 보는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영국판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동영상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쑤이닝시에서 사는 시옹이라는 한 남성에 의해서 촬영됐다. 시옹은 당시 길을 지나다 흰색 강아지 한 마리를 보게 되었다. 흰색 강아지 옆에는 차에 치여 죽은 듯한 다른 강아지가 누워 있었다. 흰색 강아지는 마치 친구를 도와 달라는 듯 죽은 친구 옆에서 한없이 슬프게 울고 있었다. 시옹은 “다른 한 마리 강아지는 이미 죽어 있는 상태였고 흰색 강아지도 매우 약해 보여 아마 죽을 거 같았다”며 “흰색 강아지의 울음소리가 너무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시옹은 흰색 강아지를 보살피기 위해 데려가려 했지만 이 강아지는 죽은 친구를 떠나지 않으려는 듯 했다. 시옹은 옷으로 조심스럽게 흰색 강아지를 감싸 안아 자신이 일하는 직장으로 데려갔다. 직장 동료들도 자발적으로 너무나 쇠약해진 강아지를 위해 종이 상자로 집도 만들고 숟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먹이를 주며 보살폈다. 그러나 강아지를 오래 데리고 있을 수 없었던 시옹과 직장 동료들은 결국 지역 동물 보호소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시옹은 “강아지가 좋은 가족에게 입양되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희망과 함께 강아지의 동영상을 SNS에 올렸다. 강아지의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담겨진 동영상은 현재 500만의 조회수를 올리며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그릇 빌려주고 반 공기도 주문 받아요

    그릇 빌려주고 반 공기도 주문 받아요

    청주, 각종 행사·회의서 1회용품 추방 제주, 시청 주변 식당 ‘반공기 주문’ 운영 수원, 재활용품 혼합배출시 반입 차단지방자치단체들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각으로 인한 미세먼지 증가, 폐기물매립장 사용연한 단축 등 쓰레기가 초래하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어서다. 29일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다음달 13일 쓰레기 줄이기 선포식을 갖고 1회용품 근절에 나선다. 인구 85만명인 청주의 하루 평균 쓰레기 배출량(1124t)이 인구 124만명의 수원(1144t)과 비슷할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종이컵과 플라스틱 생수병을 없애기 위해 시가 직접 그릇, 컵, 주전자 등을 매입해 민간 행사장에 빌려준다. 관계자는 “대학가 원룸촌을 대상으로도 1회용품 줄이기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제주시는 다음달부터 시청 주변 식당을 대상으로 ‘반 공기 주문제’를 시범 운영한다. 밥을 남길 것 같은 사람들은 음식을 주문할 때 밥을 적게 받아 음식쓰레기를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범운영에 참가하는 식당 30곳에 일반 밥그릇(용량 210g내외)보다 작은 밥그릇(140g)을 구입하는 데 드는 예산(90%)을 지원했다. 업소들은 상수도요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이인옥 시 식품위생팀장은 “관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의 40%가 식당에서 나와 이 같은 아이디어를 시책으로 운영하게 됐다”면서 “식당별 쓰레기배출량을 모니터링해 효과가 크면 시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분리 배출 정착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부터 44개 동에서 배출되는 종량제쓰레기봉투를 개봉해 재활용품 혼합이 5% 이상이면 1차 경고를 주고, 2차 적발 때부터 횟수에 따라 3~30일간 쓰레기 반입을 아예 못하도록 막는다. 검사는 동장과 주민대표 입회하에 자원회수시설에서 한다. 시청에서 나오는 종량제봉투도 내용물을 검사한다. 춘천시는 1회용품 없는 청사 만들기를 추진 중이다. 텀블러 사용은 물론 1회용 용기에 담긴 배달음식과 나무 젓가락, 플라스틱 숟가락의 청사 반입을 금지한다. 2017년 기준 1인당 하루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가장 적은 지자체는 인천(0.76㎏), 가장 많은 지자체는 제주(1.93㎏)로 나타났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박시은♥진태현, 보육원 인연→입양 결정 “대학생 딸 부모”[전문]

    박시은♥진태현, 보육원 인연→입양 결정 “대학생 딸 부모”[전문]

    배우 박시은(39), 진태현(38) 부부가 딸 입양 소식을 전했다. 박시은 진태현 부부는 28일 각각 인스타그램에 같은 사진과 글을 올렸다. 부부는 지난 2015년 8월 신혼여행으로 떠난 제주도의 한 보육원에서 처음 만나 후원해오던 세연 양을 입양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두 사람은 세연 양과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나 지금까지 함께 이모 삼촌으로 지내왔다”며 “이제 저희 조카는 편입도 해야 하고 졸업하고 취직도 해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 만나 결혼도 해야 하는데 가정을 꾸리기 전까지 앞으로 혼자서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그리하여 저희 부부는 이제 세연이에게 이모 삼촌을 멈추고 진짜 엄마 아빠가 되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연이와 오랜 고민 끝에 우리가 가족됨을 먼저 알리기로 결정하여 지인 및 팬 분들에게 이렇게 SNS로 먼저 알리게 되었다”며 “박시은, 진태현 부부는 이제 대한민국 배우이자 대학생 첫째딸이 있는 대한민국 부모다. 열심히 살게요. 감사합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박시은 진태현은 2010년 SBS 드라마 ‘호박꽃 순정’에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맺고 연인으로 발전했다. 5년 열애 끝에 2015년 결혼했다. <이하 진태현 박시은 인스타그램 글 전문> 2015년 8월 저희 부부가 결혼하고 신혼여행으로 찾아간 제주도 천사의집 보육원에서 처음 만난 아이 우리 세연이~ 아직도 기억나는 건 줄을 길게 늘어선 코 흘리는 막내들에게 전복을 숟가락으로 파주던 모습.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나 지금까지 함께 이모 삼촌으로 지내왔습니다. 조카들 중에 처음 저희 집에 초대된 조카 아이였고 방학 때마다 제주도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고 대학 입시 때도 함께 학교 시험을 보러 다녔고 대학에 합격해 서울에 올라와서도 늘 함께 했으며 저희 집에서 같이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우린 이미 가족이었습니다. 이제 저희 조카는 편입도 해야하고 졸업하고 취직도 해야하고 사랑하는 사람 만나 결혼도 해야하는데 가정을 꾸리기 전까지 앞으로 혼자서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하여 저희 부부는 이제 세연이에게 이모 삼촌을 멈추고 진짜 엄마 아빠가 되어주기로 했습니다. 유아 때도 10대 때도 부모가 필요하지만 우리 세연이에게는 안타깝게도 훌륭한 보육원 선생님들 말고는 부모와 함께 살아봤던 시간이 없습니다. 이제 20대부터는 함께 걸어갈 엄마 아빠가 되어주려고 합니다. 가족은 10대 20대 30대 죽을 때까지 필요한 그런 존재니까요. ^^ 입양은 오래전부터 우리 부부가 노력하고 생각해왔던 것이고 소외된 이웃을 도와야 한다고 저희가 믿는 하나님에게 배워왔던 거라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겠지만 그마저 다 함께 경험하는 것이 가족이니 어려움이 있어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 부부가 서로 사랑하니 두려움도 어려움도 없습니다. 앞으로 저희 많이 응원해 주세요. 와이프 닮은 아가도 낳아야 하고 또 다른 아이들도 함께 가족이 되어가야 하니까요. 세연이와 오랜 고민 끝에 우리가 가족됨을 먼저 알리기로 결정하여 지인 및 팬분들에게 이렇게 SNS로 먼저 알리게 되었습니다 박시은 진태현 부부는 이제 대한민국 배우이자 대학생 첫째딸이 있는 대한민국 부모입니다. 열심히 살게요. 감사합니다. #입양 #가족 #엄마 #아빠 #딸 #진짜가족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공정위, 방사선 확인된 침대·소파 정보 온라인에 공개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이하 행복드림)이 제공하는 정보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의 운영 등에 관한 고시’를 개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행복드림은 공정위가 소비자를 위해 상품정보부터 피해구제까지 소비생활과 관련한 전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다. 고시 개정으로 행복드림을 통해 생활방사선 안전기준 결함 제품 정보와 위생용품, 어린이 기호식품 등에 대한 리콜 또는 품질인증 정보를 소비자가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생활방사선 관련 제품에는 전기매트, 침대 매트리스 등이 포함된다. 위생용품은 세척제, 헹굼보조제, 위생물수건, 일회용 컵, 숟가락, 젓가락, 포크, 나이프, 빨대, 화장지, 일회용 행주, 타월, 종이냅킨, 물티슈, 일회용 이쑤시개, 면봉, 기저귀 등 20종류가 대상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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