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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삼성전자 57조 진기록… 초격차 행보에 날개 달아 줘야

    [사설] 삼성전자 57조 진기록… 초격차 행보에 날개 달아 줘야

    삼성전자가 한국 기업사를 새로 썼다. 올해 1분기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 2000억원이라는 경이로운 성적표를 내놨다. 분기 매출 100조원과 영업이익 50조원을 동시에 돌파한 것은 우리 기업 역사상 최초다. 특히 이번 1분기 이익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전체를 가볍게 추월했다는 점은 삼성의 시장 지배력이 얼마나 압도적인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 실적의 견인차는 단연 반도체였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체 이익의 90%가 반도체 부문에서 창출됐다. 이제 삼성은 내년 중 엔비디아를 넘어 세계 영업이익 1위 등극까지 가시권에 뒀다. 이번 ‘슈퍼 서프라이즈’는 개별 기업의 성취를 넘어 침체됐던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으며 우리 경제의 강력한 모멘텀을 입증했다. 삼성전자가 쏘아 올린 활력은 가치사슬 내 중소·중견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높이며 증시 회복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어 반도체 중심의 선순환 구조는 어느 때보다 탄탄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눈부신 실적의 이면에는 반도체 말고는 기댈 곳 없는 우리 경제의 서늘한 민낯이 숨어 있다. 어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공급망 불안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반도체 수출은 폭발적이나 고물가에 짓눌린 기업 및 소비자 심리는 일제히 하락세다. 삼성전자 내부에서조차 반도체만 웃을 뿐 완제품 부문은 원가 부담에 수익성이 깎이고 있다. 반도체라는 외줄에 의지해 위태로운 파고를 넘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반도체가 국가 경제의 유일한 방파제임에도 정치권의 담론은 가볍기만 하다. 선거철마다 ‘삼성 유치’를 외치며 표심을 구걸하지만 정작 핵심인 전력·용수 확보와 규제 해소는 뒷전이다. 반도체는 정치적 수사가 아닌 정교한 인프라가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장치 산업임을 망각하고 있는 꼴이다. 현실은 도리어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 대못만 늘어 가는 지경이다. 특히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쟁의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반도체 업계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파업 리스크가 상시화된 나라에서 기업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미국과 일본 등은 파격 보조금으로 기업을 모셔 가기 바쁜데 우리는 걸림돌만 쌓고 있다. 반도체의 성패는 정치적 ‘선언’이 아닌 실질적 ‘조건’에서 결정된다. 이제 정치는 생색내기를 멈추고 현장의 걸림돌부터 걷어내야 한다.
  • 생태도시 20년 일궈낸 순천… 그 위에 ‘미래산업 도시’ 꽃피운다

    생태도시 20년 일궈낸 순천… 그 위에 ‘미래산업 도시’ 꽃피운다

    순천만 습지 복원·국가정원박람회無자원 한계 넘어 ‘정원 경제’ 활짝문화·우주·바이오 새 3대 경제 축에 치유도시 전략과 반도체 결합 나서애니메이션·웹툰 클러스터 조성우주항공산업진흥원 등 유치전전력·용수·부지·교통 ‘반도체 최적’620억 투입, 그린바이오 거점 육성세계적 경기 둔화와 산업구조 변화로 철강, 석유화학 등 전통적인 제조업이 침체를 겪으면서 여수국가산업단지와 광양제철소가 위치한 전남 동부권의 신산업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지역 생존을 좌우하는 필수 과제가 됐다. 이런 가운데 순천시가 지난 20여년 축적해 온 생태도시 철학을 토대로 문화·우주·바이오라는 3대 경제 축과 치유도시 전략, 그리고 반도체를 결합해 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대전환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순천은 민선 8기 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단조립장 유치, 애니메이션·웹툰 분야 선도 기업 유치, 전남 최초 코스트코 입점과 7000억원 규모의 호텔 건립 업무협약(MOU) 등 분야별로 굵직한 결실을 보기도 했다. 나아가 시는 오는 7월 출범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대비해 반도체·우주항공 핵심 기관 등의 추가 유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고급 인재가 찾아와 머물 수 있는 정주·산업 환경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등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생태 정책, 국내 넘어 국제적 호평 불과 20년 전만 해도 순천은 대규모 산단을 기반으로 한 인근 도시들에 비해 변변한 자원 하나 없는 ‘무자원 도시’로 평가받았다. 시는 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순천만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흑두루미를 비롯한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생태철학을 도시 전략의 중심에 세웠다. 오리농장과 식당을 옮기고 전봇대 282개를 뽑는 등 과감한 습지 복원 정책을 통해 순천만 생태계의 건강성을 되살렸고, 이는 탐조객과 생태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출발점이 됐다. 이러한 생태 기반 위에서 순천만국가정원 조성과 두 차례의 국가정원박람회 개최는 도시 경제 구조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25년 한 해 동안 순천만국가정원 방문객은 450만명을 넘어섰고 입장료와 부대 수입 등 영업 수익은 120억원을 돌파하며 ‘정원 경제’가 안정적인 수익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정원박람회 폐막 이후에도 콘텐츠를 고도화한 결과 국가정원은 계절별 특화 프로그램과 야간 콘텐츠 등으로 사계절 관광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도시의 미래에 대한 장기 투자가 관광 수입과 세입 확충, 지역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순천의 생태 정책은 국내를 넘어 국제적으로도 호평을 얻고 있다. 국제두루미재단(ICF) 임원진이 순천만을 찾은 데 이어 시는 기초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가입하며 세계 생태 네트워크의 주요 거점으로 부상했다. ‘생태가 곧 경제’라는 슬로건은 더 이상 수사에 그치지 않고 도시 브랜드로 이어지며 실질적인 성장 엔진이 되고 있다. ●뉴스페이스 생태계 등 신산업 전환 시는 축적된 생태도시 역량을 바탕으로 문화·우주·바이오 3대 경제 축을 새롭게 세우고, 치유도시 전략과 결합한 미래산업 도시 구상을 제시했다. 문화산업 분야에서는 국가정원과 원도심을 무대로 애니메이션·웹툰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대한민국 문화도시 지정으로 보한 재원을 발판 삼아 웹툰 아카데미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 875억원 규모의 전략 펀드를 통해 원도심 일대에 자리 잡은 36개 문화콘텐츠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추가적인 기업 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우주·방위산업은 전남 동부권의 제조업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순천 율촌산단에 자리 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체 제작센터는 차세대 발사체 누리호 6호기 제작의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시는 우주 소재·부품·장비 기업 유치와 순천 ‘SAT’ 위성 발사를 준비하는 등 뉴스페이스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세계 5대 우주 강국’과 ‘4대 방산 강국’을 목표로 우주·방산 예산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순천은 전남 고흥·경남 사천·대전 등 관련 도시와의 연대를 통해 남해안 우주산업 벨트의 중요한 한 축을 맡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시는 행정통합에 따른 공공기관 이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시는 우주항공청의 2028년 진흥원 설립 목표에 맞춰 연향들 일원 약 7만㎡ 부지를 후보지로 제시하고, 이곳에 주거·문화·숙박 등 정주형 지원 시설을 함께 조성해 기관의 조기 안착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순천은 발사체 제작센터를 비롯해 우주·방산 관련 소재·부품 기업이 들어설 수 있는 산단 인프라가 집적돼 있다. 우주항공산업진흥원이 들어설 경우 연구·제조·행정이 한 도시 안에서 연결되는 ‘전 주기 우주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승주읍 일원을 그린바이오 혁신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620억원을 투입, 의약품·우주·미래식품의 원료가 될 농작물을 생산하는 등 농업과 첨단산업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린바이오 분야의 주요 기업과 생산시설 조성 협약도 성사됐다. 시는 이제 생태·정원·농업을 결합해 바이오 헬스·우주식품 산업과 연결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누구나 한번 살아 보고 싶은 도시’로 전남 동부권 행정통합과 반도체,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유치 논의는 향후 수십 년간 지역의 산업·인구 지형을 뒤흔들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와 우주 산업은 막대한 설비 투자와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만큼 기업과 기관 입장에서는 고급 인력이 장기 정착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이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전력, 용수, 부지, 교통 등 반도체 유치에 최적화된 조건을 갖춘 순천은 생태·치유·문화 인프라와 함께 코스트코 유치를 비롯한 정주 환경을 대폭 강화하며 ‘누구나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의 전환을 꾀하고 선제적인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노관규 시장은 “생태도시 20년은 단지 환경 친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불황에도 버틸 수 있는 새로운 경제 구조를 설계해 온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문화·우주·바이오 3대 경제 축과 치유·정주 전략, 그리고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유치를 바탕으로 반도체와 우주항공 등 미래산업의 고급 인재가 선택하는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 노관규 순천시장 “고급 인재가 가장 먼저 살고 싶은 도시 될 것”

    노관규 순천시장 “고급 인재가 가장 먼저 살고 싶은 도시 될 것”

    “생태·문화·미래산업이 어우러진 도시 순천은 고급 인재가 가장 먼저 살고 싶은 도시가 될 것입니다.”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든 우주항공이든 바이오든 미래산업은 결국 사람이 핵심”이라며 “그 사람들이 ‘여기서 살고 싶다, 여기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고 느낄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순천은 이미 준비된 도시로 생태도시 20년은 그 토대였다”며 “앞으로 20년은 그 위에 미래산업을 올리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생태도시 20년은 어떻게 산업 전환의 토대가 됐나. “생태도시는 단순히 환경을 보존하자는 슬로건이 아니라 자원이 없던 순천이 스스로 경쟁력을 만들어낸 전략이었다. 순천만습지 복원, 국제정원박람회 개최, 국가정원 운영을 통해 우리는 ‘생태자산이 경제가 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순천은 이미 생태도시, 정원도시라는 독보적인 브랜드를 확보했다. 한화가 순천에 단조립장을 지은 이유 중 하나도 고급 인력이 살기 좋은 정주 환경 때문이었다. 결국 생태가 산업을 부르고, 산업이 인재를 부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의료 인프라도 강화하고 있다. 산업 전환과 어떤 관계가 있나. “의료는 정주 환경의 핵심이다. 일자리가 좋아도 아이가 아플 때 병원이 없거나 응급상황에서 서울로 가야 한다면 누가 그 도시에 정착하겠나. 전남 최초로 시작한 달빛어린이병원은 순천을 넘어 인근 시·군민까지 이용할 만큼 호평을 얻고 있다. 순천성가롤로병원은 올해 지역에서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승격되는 등 지역완결형 의료체계가 점차 완성되고 있다. 이 모든 게 ‘고급 인력이 안심하고 가족과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반도체 유치 논의도 있다. 행정통합과 함께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 안정적인 용수 공급, 넓은 입지가 핵심이다. 순천은 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전력 인프라, 주암·상사댐 등 풍부한 산업 용수원, 이미 확보된 대규모 부지까지 모든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유치되면 순천의 발전을 넘어 동부권이 직면한 산업적 위기까지 한꺼번에 타개가 가능하다. 순천은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여수·광양 등과 힘을 합쳐 향후 선출될 통합시장과 중앙정부, 기업을 설득해 나갈 계획이다.”
  • [노명우의 알고리즘 밖에서] 리어왕의 세 딸과 인공지능 챗봇

    [노명우의 알고리즘 밖에서] 리어왕의 세 딸과 인공지능 챗봇

    단 한 개의 질문이 비극을 낳았다. 리어왕은 세 딸을 불러 모았다. 나이가 들어 통치의 짐을 내려놓고자 영토를 분할할 것이며,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딸에게 보다 큰 선물을 내릴 거라 했다. 그리고 물었다. “너희들 중 누가 나를 가장 사랑한다고 말하겠는가?” 첫째 딸 고너릴은 “말할 수 없을 만큼” 아버지를 사랑하며 자신의 사랑은 “광활한 토지나 눈알보다 중하다”고 읊었다. 둘째 딸 리건은 언니의 사랑도 자신의 사랑에는 미치지 못하며 자신은 오로지 아버지의 사랑 안에서만 행복하다고 답해 왕을 만족시켰다. 막내 코델리아는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자신은 “도리에 따라 아버지를 사랑할 뿐”이며 “마음을 입에 담을 수 없기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사실을 위장하는 고너릴과 리건의 아첨에 익숙해진 리어왕의 귀에 코델리아의 과장 없는 진솔한 진술은 오히려 괘씸하게 들렸다. 리어왕은 결국 코델리아에게 부모 자식의 연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나도 때로 아첨이 그리울 때가 있다. 타인의 글에는 부러움을 느끼지만 자신의 글에는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끼는 게 글 쓰는 사람의 숙명이다. 그 부끄러움이 극에 달해 어떤 글도 쓰지 못할 것 같은 좌절에 빠져 있는데, 익명이 무기가 되는 디지털 공간에서 부끄러움이 묻어 있는 그 글이 난도질당하는 경험을 하게 되면 한 줌의 아첨이라도 간절해진다. 그때 인공지능(AI) 챗봇에게 내가 쓴 칼럼을 평가해 달라고 부탁해 본다. 챗봇은 익명의 인간은 절대 구사하지 않는 ‘통찰력이 돋보이는’ ‘탁월한’ ‘마침내 도달한’ 등의 단어를 쓰며 고너릴과 리건처럼 듣기에 마냥 좋기만 한 말을 뱉어 낸다. 인공지능 챗봇이 아첨하는 이유는 설계 방식에 숨어 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RLHF)이 진행된다. 인간 사용자의 의견에 공감하고 긍정할 때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을 학습한 인공지능은 사용자가 듣고 싶어 하는 응답을 제시하는 쪽으로 진화한다. 이를 ‘사이코팬시’(아첨 현상)라 부른다. 챗봇과의 대화에 빠진 사람이 늘어날수록 인공지능 아첨이 초래하는 위험은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사용자가 어떤 가설을 제시하면 인공지능은 이를 아첨 섞인 말로 맞장구쳐 주고, 그 아첨에 고무된 사용자는 더 강한 어조로 자기주장을 되풀이하는 망상의 소용돌이에 빨려든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사례를 수집하고 있는 단체 ‘휴먼 라인 프로젝트’에 따르면 챗봇의 아첨으로 ‘망상적 악순환’에 빠진 사례가 300건을 넘으며, 이 중 15건이 자살과 연관돼 있다고 한다. 망상은 아첨을 먹고 자란다. 아첨에 익숙해지면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챗봇은 고너릴과 리건을 닮았다. 코델리아처럼 정직하게 답하지 않는다. 챗봇이 디지털 고너릴임을 알아채지 못하면 누구나 셰익스피어의 가장 어둡고 허무한 비극의 주인공 리어왕이 될 수 있는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다. 노명우 아주대 경제정치사회융합학부 교수
  • [기고] 공공일자리는 ‘생태계’로 맞서야 한다

    [기고] 공공일자리는 ‘생태계’로 맞서야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로 촉발된 AI 혁명은 이제 현실 세계로 진입하고 있다. 인간의 육체 노동을 대신하는 ‘피지컬 AI’와 로봇 기술의 결합은 민간 기업의 일자리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단순한 반복 업무는 물론 상당수 서비스 직종까지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은 더이상 과장이 아니다. 노동과 고용 구조를 재편하는 거대한 전환이 바야흐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민간이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고용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축의 시대를 맞아 국가와 지방정부가 책임질 공공일자리의 역할은 더욱더 막중해졌다. 그러나 냉정하게 묻자. 현재의 공공일자리 정책은 이 위기의 방파제가 될 수 있는가. 지금의 방식이 과연 미래 세대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지 성찰이 필요하다. 필자는 약 30년 동안 공직에 몸담으며 수많은 일자리 정책의 명암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과거의 공공일자리 정책은 ‘몇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는가’라는 지표와 통계에 집착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수개월짜리 단기 사업과 단순 노무 중심의 일자리로는 다가오는 AI 실업 대란에 대응할 수 없다. 이제 공공일자리의 패러다임은 ‘숫자’를 넘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가치를 남기고 스스로 굴러가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로 전환돼야 한다. 단순한 일자리 제공을 넘어 역량 축적과 지역 순환 구조까지 고려하는 접근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이러한 문제 의식 속에서 서울 관악구가 주목할 만한 실험에 나섰다. 관 주도의 단기 사업 반복으로는 지역 일자리의 근본적 체질을 바꿀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전문성과 현장성을 갖춘 ‘관악일자리행복주식회사’를 지난해 7월 공식 설립한 것이다. 단순한 조직 신설이 아니라 공공이 일자리를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하려는 시도다. 관악일자리행복주식회사는 단순히 공공근로 인력을 모집해 투입하는 과거의 인력사무소가 아니다. 지역 사회에 필요하지만 민간 시장이 감당하지 못하는 틈새 공공서비스(상권 로컬 브랜드, 스마트 공공시설 관리, 지역 특화 자원 관리 등)를 발굴해 안정적인 일자리로 연결한다. 더 나아가 공공서비스와 연계한 자체 수익 모델을 병행해 외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는 자생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사람의 온기와 지역의 이해도가 필요한 영역을 개척해 기계가 범접할 수 없는 지속 가능한 일의 터전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 고용을 넘어 지역경제의 선순환까지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I 시대에 대비한 정부의 기본사회 정책과 사회연대경제기본법 역시 이러한 질적 전환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앙정부도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지방정부가 지역 수요에 맞춰 일자리 생태계를 기획·운영할 수 있도록 권한과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현장의 실험이 제도적 뒷받침과 만날 때 확산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 공공일자리의 미래는 결국 지속 가능성에 달렸다. 관악일자리행복주식회사의 모델은 공공이 더이상 일자리를 ‘만드는’ 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자생하는 일의 생태계를 ‘설계하고 작동시키는’ 기획자가 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거대한 위기 앞에서는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공공일자리의 대전환, 그 해답은 현장과 맞닿아 있는 지방정부의 과감한 혁신에서 시작된다. 김중헌 관악일자리행복주식회사 대표이사
  • 서대문 ‘투명페트병 무인회수기’ 추가 설치

    서대문 ‘투명페트병 무인회수기’ 추가 설치

    서울 서대문구가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 정착을 위해 ‘투명페트병 무인회수기’를 기존 15대에서 20대로 늘린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6일 “14개 모든 동에 1대 이상의 무인회수기가 설치돼 주민들이 집 근처에서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추가 설치된 곳은 연희동자치회관, 홍제커뮤니티센터, 북가좌2동주민센터, 신촌청년푸드스토어, 서대문독립공원 등 접근성이 좋은 장소다. 이 기기에 투명페트병을 투입하면 인공지능(AI) 기술이 자동으로 인식해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스마트폰에 ‘수퍼빈’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 후 이용하면 된다. 투명페트병 1개당 10원에 해당하는 10포인트가 적립되고 2000포인트 이상 누적되면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 이성헌 구청장은 “무인회수기 설치·운영은 생활폐기물을 줄이는 실용적 정책”이라며 “이를 통해 자발적 분리배출 문화가 정착되고 자원순환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소멸과 생성… 흑과 백으로 건넨 질문

    소멸과 생성… 흑과 백으로 건넨 질문

    ‘뮤지엄 산’ 최초 국내 작가 기획전높이 8m ‘불로부터’ 연작 시선 압도산불에 스러져간 것들을 향한 위로빗자루로 흙 쓰는 퍼포먼스 선보여“다시 근원으로 되돌아가려는 행위” “숯은 자연물이고 사람의 의도나 생각과는 상관없는 카오스, 생각 바깥의 물성입니다. 그래서 (숯으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 제게는 바깥 세계로 나아가는 일종의 ‘몸짓’과 같습니다.” 불에 탄 나무로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 ‘숯의 작가’ 이배(70)가 강원 원주시 ‘뮤지엄 산’에서 7일부터 대규모 개인전 ‘기다리며’(En attendant)를 연다. 우고 론디노네, 안도 다다오 등 세계적인 해외 작가 개인전을 선보인 뮤지엄 산이 개관 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국내 작가의 개인 기획전이다. 1989년 프랑스로 건너간 이후 ‘숯’에 천착해 온 이배는 30여년 동안 물질에 내재된 생성과 소멸, 그리고 순환의 원리를 일관되게 탐구해 왔다. 전시에서는 그의 검은 회화부터 조각, 설치 미술, 영상 작품까지 만날 수 있다. 전시 제목은 단순한 시간의 지연이 아니라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 속에서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시간, 어떤 변화가 이루어지기 전, 생성의 작용’을 의미한다. 숯이 만들어지는 과정 또한 기다림의 시간과 닮았다. 나무는 가마 속에서 불에 타며 형태를 잃지만, 이후 오랜 시간에 걸쳐 식으며 새로운 물질로 재탄생한다. 이처럼 생성과 소멸, 그리고 그 사이 인고의 기다림을 통해 완성되는 변화의 시간은 이배 작업의 핵심적인 사유가 된다. 6일 뮤지엄 산에서 만난 그는 이번 전시명에 대해 “어떤 수동적인 기다림이 아니고 무언가 완결돼 있지 않지만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염원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23년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 채널 가든에 들어섰던 높이 6.3m, 너비 4.5m, 무게 3.6t의 숯 더미 작품 ‘불로부터’는 이번 전시에서 덩치를 키웠다. 본관 앞에 자리 잡은 높이 8m, 폭 5m, 무게 7t의 ‘불로부터’ 연작은 시선을 압도한다. 뉴욕의 콘크리트 빌딩 사이 숯 더미들이 정화의 상징이었다면 이번 숯 더미들은 산불이라는 큰 재앙에 스러져간 것들에 대한 위로, 다시는 그런 재앙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염원이 함께 담겼다. 청조갤러리 1, 2는 흑과 백으로 꾸며졌다. 이배의 작업에서 검정은 유독 묵직한 울림을 준다. 그의 검정은 빛을 모두 흡수하여 수많은 색을 품고 있는 심연이며, 동시에 모든 가능성을 내포한 상태다. 반대로 흰색은 여백과 빛, 그리고 열려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이 두 색은 서로 대립하기보다 동양적 사유에서 말하는 음양의 균형처럼 상호 관계 속에서 조화를 이룬다. 영상과 설치 작업, 조각 작품도 만날 수 있다. 9m 높이의 스크린에서는 작가가 붓질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고향인 경북 청도군에서 옮겨온 흙으로 구현된 논의 모습을 결합해 보여준다. 이날 맨발로 흙 위에 선 그는 빗자루로 흙을 쓰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는 “걸음마를 흙에서 시작하고 배운 제게는 흙을 쓰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에 큰 차이가 없다”며 “다시 근원으로 되돌아가려는 행위”라고 소개했다. 야외 공간에는 주변의 나무와 건축 지붕, 그리고 산세의 높이와 호응하도록 설계된 10m 규모의 브론즈 ‘붓질’ 6점이 배치돼 자연과 건축, 조형이 하나의 확장된 풍경으로 결합된다. 관람객은 변주되는 풍경 속에서 객체가 아닌 주체로 자신만의 그림을 완성하게 된다. 전시는 12월 6일까지.
  • 남해 농어촌기본소득 77% 지역 내 유통

    경남 남해군에서 시행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이 시행 두 달여 만에 집행률 70%를 웃돌며 지역 경제와 공동체 전반에 선순환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군은 2월 말 군민들에게 지급된 1차 기본소득 약 51억원(1인당 15만원) 중 77%에 이르는 39억원이 지역 내에서 유통됐다고 5일 밝혔다. 지역 내 소비가 빠르게 촉진되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정책 효과는 소상공인 매출 회복과 상권 활성화로 직결되고 있다. 일부 마을에서는 기본소득을 활용한 공동 기금 조성과 상생 활동으로 확장되는 등 기본소득이 공동체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군은 지난달 말 1월분 소급분을 포함해 1인당 30만원의 추가 지급을 완료하며 정책 동력을 이어가고 있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지난 1일 남해읍 전통시장을 방문해 기본소득 시행 이후 상권 변화를 점검했다. 상인들은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면 지역 주민들도 읍 전통시장에서 기본소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장 군수는 “기본소득 사용처 확대 등 제도 개선 과제를 정부에 지속 건의해 정책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라며 “상대적으로 혜택에서 소외될 수 있는 상권까지 살펴 실질적인 효과가 지역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남해군을 비롯해 전국 10개 인구 감소 지역 주민에게 매월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2년 동안 시행하는 사업은 지난 2월 첫발을 내디뎠다.
  • AI·자본 ‘가속’ 사회에서 ‘감속’을 외치다

    AI·자본 ‘가속’ 사회에서 ‘감속’을 외치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주가 5000 시대’를 연다고 했을 때 야당에서는 황당한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무섭게 상승하면서 한때 코스피 6000을 돌파하기도 했다. 모든 삶의 가치가 주가 시세표로 환산되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은 인간을 위한 도구라기보다는 성장 가속화의 가속 페달이자 엔진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이론 전문 계간지 ‘문화/과학’ 125호(2026 봄호)는 ‘감속주의’를 주제로 특집을 마련하고 AI와 자본, 데이터가 인간의 리듬을 앞지르는 시대에 질주를 멈추고 공생의 리듬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감속주의와 관련한 7편의 글은 가속의 순환 구조를 해체하고 돌봄과 호혜를 중심에 둔 생태주의적 체제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국가 주도 AI 가속주의의 기술 환상을 타파하고, 기계적 합성에 저항하며 신체의 흔적을 새기는 인지적 감속주의 실천을 요구한다.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21세기 초가속 K-사회 비판: 감속주의적 전환과 생명 리듬의 회복’이라는 글에서 실용주의 정부가 강조하는 우상향 쾌속 성장 지표들은 일반 시민이 느끼는 삶의 행복이나 만족과는 꽤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누구를 위한 어떤 성장을 욕망하고 있는가”를 물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는 AI 기술도 사회적 위험, 윤리적 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AI 3대 강국’에 이르기 위한 국가 경쟁력 중심의 성장 속도 경쟁 문제로 축소한다고 비판했다. 가속주의는 특정한 정치·경제적 목적의 사회적 구성물이며, 인간 삶의 리듬과 관계, 생태를 희생시키며 유지하는 만큼 느림, 쉼, 회복의 생명 리듬을 문화사회의 공식적 가치로 재배치하고 ‘모두의 AI’와 같이 기술 약자의 인권과 생명권 접근을 구상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제안했다. 김현준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도 ‘AI 가속주의와 국가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글을 통해 AI는 기술 만능주의와 발전주의적 기술 신화를 드러내는 물질적 행위자이자 담론이라고 강조했다. ‘AI는 국가 생존의 문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등 한국 사회의 AI 가속주의 담론의 기저에는 1970~80년대 압축 성장과 발전 민족주의 향수가 짙게 배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발전 민족주의의 토대와 기억 위에서 신자유주의의 동력과 기술결정론을 통해 한국 특유의 테크노 내셔널리즘을 구축하는 모양새”라며 “가속 발전을 필연적 숙명으로 만드는 것은 AI나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핑계로 삼는 자본이고, 그에 대한 우리 사회와 국가의 욕망”이라고 비판했다.
  • 모든 것을 파괴하는 소행성? 사실은 생명체 탄생 도왔다 [지구를 보다]

    모든 것을 파괴하는 소행성? 사실은 생명체 탄생 도왔다 [지구를 보다]

    6600만 년 전 거대 소행성 혹은 혜성 충돌은 공룡 시대의 종말을 알렸다. 수많은 중생대 생물이 멸종한 후 살아남은 소수의 포유류는 급격히 진화해 새로운 시대인 신생대를 열었다. 이런 유명한 소행성 충돌 사례 때문에 거대 소행성 충돌은 대멸종과 연결해 생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지구 초기에 생명 탄생에 소행성과 혜성 충돌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지구 생명체에 필요한 각종 유기물과 물을 공급하는 주된 경로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 럿거스 대학의 셰아 친퀘마니(Shea M. Cinquemani)와 동료들은 이것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거대 소행성 충돌이 지구 생명체 탄생을 도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바로 열수분출공이다. 해저 깊은 곳에서 발견되는 열수분출공(hydrothermal vent)은 뜨거운 물과 광물이 분출되는 극한 환경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생명으로 가득한 공간이다. 화산활동으로 가열된 물이 지각 틈을 통해 솟아오르며 다양한 광물을 공급하고, 이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미생물들이 독립적인 생태계를 구축한다. 햇빛이 전혀 닿지 않는 이곳에서는 광합성이 아닌 화학합성(chemosynthesis)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열수분출공은 오랫동안 생명 기원의 유력한 후보 환경으로 주목받아 왔다. 초기 지구에서 태양빛이 아닌 화학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생명 탄생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가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얼음 아래 바다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목성의 위성 유로파와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에서도 유사한 환경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외계 생명 탐사의 핵심 목표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팀은 초기 지구에서 빈번하게 일어난 소행성 충돌이 이러한 열수 시스템을 생성하고 장기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다만 이 시기 충돌 크레이터는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연구팀은 지구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충돌 구조 세 곳을 분석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멕시코 유카탄반도 아래에 위치한 칙술루브 크레이터로, 약 6600만 년 전 형성된 이 구조는 공룡 대멸종과 관련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충돌 이후 해당 지역에는 상당 기간 지속된 열수 시스템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캐나다 북극의 호턴 충돌 구조(약 2300만~3900만 년 전 형성으로 추정)와 인도의 로나르 호수(약 5만 년 전 형성)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특히 로나르 호수는 현재까지 물이 남아 있어 충돌 이후 열수 시스템의 진화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자연 실험실로 평가된다. 사실 현재 지구에 있는 열수분출공은 일반적으로 해저 판 경계, 특히 중앙 해령에서 활발히 형성되지만, 판 구조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던 초기 지구에서는 다른 메커니즘이 필요했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지구 역사 초기에 활발했던 대형 소행성 충돌이 그 역할을 대신했을 수 있다. 큰 소행성 충돌이 발생하면 지각에 깊은 균열이 생기고, 이 틈을 통해 바닷물이나 지하수가 침투한다. 동시에 충돌로 인해 생성된 막대한 열이 지하에 남아 물을 가열하고, 다시 상승시키면서 충돌 유도 열수 순환(impact-generated hydrothermal system)을 형성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시스템은 수만 년에서 길게는 수백만 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것이 초기 생명체 탄생에 매우 중요한 조건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약 40억 년 전 전후의 ‘대폭격기(Late Heavy Bombardment)’ 시기에는 소행성 충돌이 매우 빈번하게 일어났으며, 그 결과 지구 곳곳에 수많은 열수 환경이 동시에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해, 지구 전역에 걸쳐 다수의 독립적인 ‘생명 실험실’이 존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가설에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열수 환경이 분자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열수분출공을 생명 기원의 장소로 보는 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지구뿐 아니라, 초기 태양계에서 잦은 충돌을 겪었던 다른 행성과 위성에서도 생명 탄생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지방시대] 소멸 앞의 선택, 사람을 남기려면

    [지방시대] 소멸 앞의 선택, 사람을 남기려면

    지방소멸은 더는 통계표 속 경고가 아니다. 면사무소 앞 슈퍼가 문을 닫고 초등학교가 통폐합되며 읍내 병원이 야간 진료를 접는 순간이 곧 소멸의 장면이다. 이 위기 앞에서 정부가 꺼내 든 카드 중 하나가 ‘농어촌 기본소득’이다. 지난 2월 경남 남해를 비롯한 전국 시범사업 대상지 10개 군에서 첫 지급이 시작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인구 감소 지역 주민 전원에게 월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2년간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지급 대상은 신청일 직전 30일 이상 해당 지역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거주(일주일 3일 이상)하는 전 군민이다. 재원은 국비 40%, 도비 30%, 군비 30% 비율로 분담해 마련한다. 현금 대신 지역화폐를 택한 건 분명한 메시지다. 지원금을 저축이 아닌 소비로, 소비를 외부 유출이 아닌 지역 내 순환으로 묶겠다는 계산이다. 변화의 조짐도 있다. 감소세를 이어 오던 남해군 인구는 시범사업 논의 이후 반등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 기준 지난해 9월 3만 9296명이던 인구는 지난 2월 기준 4만 887명으로 늘었다. 충북 옥천군은 4년 만에 5만명을 회복했고 전북 장수·전남 신안도 전입이 증가했다. ‘기본소득 효과’라는 기대가 지역을 움직인 셈이다. 물론 숫자는 착시를 낳기도 한다. 전입이 곧 정착은 아니다. 위장 전입, 단기 거주, 인근 지역 인구를 끌어오는 풍선 효과 가능성도 있다. 2년 뒤 지급이 끝났을 때 인구가 빠져나간다면 이는 구조 개선이 아니라 일시적 이동에 그친다. ‘재정’도 쟁점이다. 지난해 전국 기초지자체 재정자립도는 평균 48%이고 이 중 군 단위는 17%에 불과했다. 시범사업 지역 중에서는 이보다 더 낮은 한 자릿수에 머무는 곳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는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 예산을 충당하고자 기존 복지 예산을 삭감해 ‘제 살 깎아 먹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애초 이 사업은 국비 40%, 지방비 60%로 설계됐다가 국회 논의를 거치며 ‘도비 30%’가 전제로 굳어졌다. 도비가 이에 못 미치면 국비 지원을 보류할 수 있다는 조건도 붙었다. 경남만 보면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이 전면 시행되고 현 부담률이 유지되면 매년 도비만 2000억원 이상 필요하다는 추산이 나온다. “지방정부가 예산을 부담하고 중앙정부는 과일을 따 먹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그렇다고 멈출 순 없다. 농어촌은 이미 임계점에 와 있다. 실패 가능성을 이유로 멈춰 서기에는 사라져 가는 마을의 시간이 너무 빠르다. 기본소득 존폐가 아닌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얼마를 풀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바꿨는가’를 묻는 평가가 필요하다. 업종별 매출 변화, 카드 사용 패턴, 전입자의 체류 기간과 취업 여부 등을 냉정하게 따져 제도를 가다듬고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결국 농어촌 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 수당이 아닌, 붕괴하는 지역 공동체를 다시 잇는 ‘사회적 혈류’가 되어야 한다. 15만원이라는 숫자가 지역 상점의 결제창을 울리고 그 온기가 다시 이웃의 일자리로 돌아오는 선순환의 감각을 깨워야 한다. 정부는 재정 책임을 더 분명히 해야 하고 지방정부는 단순 지급을 넘어 정주 정책과 일자리·주거·교육 인프라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시범지역에 전입한 시민은 ‘혜택만 보고 빠지겠다’는 이기심을 버려야 한다. 소멸의 벼랑 끝에서 던진 이 승부수가 ‘돈을 나누는 정책’을 넘어 ‘삶을 나누는 공동체’를 재건하는 위대한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창언 전국부 기자
  • 박은식 산림청장 “산림은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핵심 자원”

    박은식 산림청장 “산림은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핵심 자원”

    “제조업 중심 경제에서 탄소를 감축하려면 경제 활동을 줄여야 합니다. 일자리가 줄고 삶의 수준이 후퇴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은식 산림청장은 식목일을 사흘 앞둔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탄소 흡수원인 산림은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핵심 자원으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 산림의 탄소 흡수량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2008년 6000만t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해 줄어 2050년 800만t, 2070년 600만t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다. 산림 전용과 재난 피해뿐 아니라 나무의 나이(영급)가 많아지면서 면적당 순 생장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우리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니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나무 심기에 나서는 이유다. 박 청장은 다만 심고 가꾸고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이행하려면 매년 3만㏊, 1억 그루의 신규 흡수원 조성이 필요한데 도전적인 과제”라며 “기존 산림의 흡수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산림 순환경영과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순환경영은 ‘조림·육림·목재 수확·이용·재조림’으로 이어지는 산림의 생애주기별 각 단계에서 탄소를 최적화하는 전략이다. 그런데 순환경영이 ‘산림 훼손’으로 인식되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박 청장은 “순환경영은 전체 산림이 아니라 목재 생산을 위한 220만㏊ 규모의 경제림이 대상”이라며 “보존림과 공익 산지는 철저히 보호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숲의 건강과 산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용’ 분야가 가장 미흡하다. 박 청장은 “목재는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기에 사용이 늘면 탄소 흡수 효과가 높아지게 된다”면서도 “목재 수확을 위해 임도 개설과 숲 가꾸기 등이 필요한데 논란이 있다. 임업 선진국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 만큼 이해와 소통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목조 건축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부품·소재의 ‘표준화’를 들었다. 공사 기간 단축의 장점에도 필요한 재료를 주문 제작하는 방식이어서 비싸고, 인증을 위한 시간이 소요돼 차별화가 약하다. 산림의 최대 위험으로 ‘재난’을 거론한 박 청장은 “2주간 이어진 지난해 영남 산불로 10만 4000㏊의 산림이 사라졌다. 전 국민이 3년 이상을 조림해야 하는 면적”이라며 “산불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 산불을 계기로 국가의 대응 체계가 개선됐다. 그저 산림청의 몫이 아닌 국가가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해야 하는 재난으로 인식이 달라진 것이다. 산불은 100% 인위적 원인이라는 점에서 예방과 책임을 강화하는 대책도 추진 중이다. 박 청장은 “헬기와 진화 대원의 출동 비용, 기름값, 인건비 등을 (산불을 유발한 사람에게) 부과해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소각을 멈추고 산림 주변에서 불씨를 사용하지 않는 작은 관심과 실천으로 숲을 지킬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 나프타 대란에 ‘도시 유전’ 된 폐플라스틱

    중동발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석유화학 산업이 이란 전쟁의 직격탄을 맞으며 ‘나프타 대란’이 현실화한 가운데 폐플라스틱을 다시 기름으로 바꾸는 ‘열분해유’가 에너지 안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폐비닐과 플라스틱을 고온으로 가열해 얻는 열분해유는 정제 과정을 거치면 다시 나프타로 활용할 수 있다. 버려지던 쓰레기가 석유 자원으로 되살아나는 ‘도시 유전’ 개념이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시 나오는 중간 유분으로 석유화학 제품 대부분에 사용돼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린다. 에너지안보환경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순환형 에너지 안보’ 전략을 제시했다. 국내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할 경우 하루 약 7만 5000배럴 규모의 대체 원유 생산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전남 여수산업단지에서는 이미 실증 사업이 진행 중이다.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정유 공정에 투입하는 기술을 검증하고 있으며, 향후 생산 규모 확대도 검토 중이다. LG화학 역시 외부에서 확보한 열분해유를 원료로 재생 나프타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에틸렌으로 전환하는 순환형 공정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들도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폐비닐 수거부터 열분해 설비 운영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정책 대응도 본격화하고 있다. 전남도는 여수와 광양을 중심으로 폐플라스틱 수거-열분해-나프타 생산으로 이어지는 순환경제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는 외부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원료 자급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폐플라스틱 재활용의 의미가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제 재활용은 환경 보호를 넘어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문제”라며 “정제 기술 규제 완화와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 “석기시대 회귀 vs 영원한 후회와 굴욕” 트럼프와 이란의 살벌한 설전 [핫이슈]

    “석기시대 회귀 vs 영원한 후회와 굴욕” 트럼프와 이란의 살벌한 설전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앞으로 2~3주 동안 매우 강력한 타격을 가해 사실상 석기시대로 되돌릴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가운데, 이에 대해 이란이 강력한 항전 의지를 불태웠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에 대해 이란군이 영원한 후회와 항복이 있을 때까지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국영 TV로 방송된 성명을 통해 “이 전쟁은 당신들이 굴욕과 수치를 당하고, 영원하고 확실한 후회를 느끼며, 항복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더욱 강력하고 광범위하며 파괴적인 조치를 기다려라”며 경고했다. 또한 아랍권 최대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전쟁, 협상, 휴전, 그리고 다시 전쟁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와 그 너머까지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이란 국민에게 강요된 부당한 전쟁으로 강력하게 반격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이란이 발끈하며 강력한 항전 의지를 보이는 이유는 국가와 체제의 존립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양측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구사하는 고도의 심리전이자 정치적 수사로 풀이되기도 한다. 앞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종전을 선언할 것이라는 기존 예측을 뒤엎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란에 대한 강도 높은 타격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발전소 등 필수 인프라를 포함한 모든 주요 목표물을 타격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또다시 엄포를 놨다. 이어 “이란 정권 교체는 미국의 목표가 아니었지만 실질적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면서 “핵심 전략 목표들이 이제 거의 완료 단계에 이르렀으며 우리는 매우 가까이 와 있다”며 이번 전쟁의 성과를 강조했다.
  • 2009년 후 처음 1530원 뚫렸다… 외국인, 한 달 새 코스피 36조 팔아

    2009년 후 처음 1530원 뚫렸다… 외국인, 한 달 새 코스피 36조 팔아

    중동전쟁발 대외 환경 악화에 원달러 환율이 31일 1530원을 돌파하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원화 가치가 속수무책으로 하락했고, 코스피 낙폭은 4%대로 확대되는 등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4원 오른 1530.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오후 2시 15분쯤에는 1536.9원까지 올라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0일(장중 최고 1561.0원) 이후 1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오히려 더 확대됐다. 환율 급등의 배경은 단순하다. 중동 리스크→국제유가 상승→달러 강세로 이어지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자금 이탈이 겹치면서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수요가 늘어 환율을 더 끌어올렸다. 환율은 지난 19일 종가 기준 1500원을 돌파한 뒤 4거래일 연속 15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세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이날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4조원 가까이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 4000억원과 1조원대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면 원화를 달러로 바꾸기 때문에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3~31일)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35조원 넘게 순매도했는데,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비상계엄 여파가 이어졌던 지난해 12월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30조 438억원이었다. 한국은행 등 외환 당국은 지난해 4분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인 224억 67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환율 상승 불길이 잡히지 않자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최근 환율이 속도 측면에서 빨리 올라가고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이 많아 지켜보고 있다”며 “(다른 통화와) 괴리가 심해지면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장중 5042.99까지 밀린 뒤 224.84포인트(4.26%) 떨어진 5052.46에 마감했다. 중동 사태 이후 최저치다. 시장에서는 5000선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69배까지 낮아지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빠르게 완화되는 모습이다. 2차 지지선인 4500선까지 급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기준 PBR 1.6배 안팎이 하단이라는 점에서 5000선이 1차 방어선”이라고 설명했다.
  • [사설] 중동 사태 장기화에 금융시장 요동, 실물경제 충격 줄여야

    [사설] 중동 사태 장기화에 금융시장 요동, 실물경제 충격 줄여야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증시와 외환시장이 출렁이고 시장금리가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중동산 원유·에너지 수입이 많은 데다 수출도 타격을 입는 등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구조가 금융시장에 그대로 반영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코스피는 어제 개장 후 한때 5% 넘게 급락했다가 2.97% 하락한 5277.30으로 마감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아시아 증시가 동시 하락했지만 한국의 하락폭이 유독 크다. 국제유가 급등과 나프타, 에틸렌 공급 차질 등에 따른 수출입 영향으로 석유화학뿐 아니라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자동차·반도체·조선 등에 대한 투자 규모가 줄어든 탓이다. 특히 외국인의 ‘팔자’ 행렬에 개미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32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은 원달러 환율 상승도 부추기고 있다. 환율은 어제 6.8원 오른 1515.7원으로 마감해 1500원대가 뉴노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환율은 이날 야간 거래에서 장중 152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2009년 금융위기 후 최고치다. 이달 들어 원화 하락폭도 주요국 중 최상위를 기록했다.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1550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고유가와 고환율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시장금리가 오르고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영끌·빚투족과 자영업자의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주담대 고정금리는 최근 한 달 새 0.31% 포인트 올라 3년 5개월 만에 7%를 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 포인트 오르면 자영업자 이자 부담이 1조 8000억원 늘어 1인당 55만원 증가한다.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면 금융시장 전체의 건전성 악화로 번질 수 있다. 중동 사태 장기화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금융시장의 커진 유동성에 대비하면서 대외 충격에 버틸 수 있는 산업구조를 만들어 경제 체질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
  • 겨우내 묵은때 벗기자… 은평, 주민과 ‘봄맞이 대청소’

    겨우내 묵은때 벗기자… 은평, 주민과 ‘봄맞이 대청소’

    서울 은평구는 겨우내 쌓인 묵은때를 정비하기 위해 ‘민관 합동 봄맞이 대청소’를 4월 1일 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대청소는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주민들의 자원순환 의식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주민과 공무원, 공공기관 등이 구 전역에서 대대적인 환경정비 활동을 할 예정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을 비롯한 구 직원과 주민 등은 ‘GTX연신849’(연신내광장, 옛 물빛공원)에 모여 도로 쓰레기를 수거한다. 이어 유동 인구가 많은 주요 도로, 공원, 교통시설물, 지하철역 주변, 하천 등 공공시설물을 청소한다. 구는 16개 동별로 청소 구간을 자체 선정해 주택가 취약지역에 쌓인 쓰레기를 수거하고, 초·중·고 통학로 주변도 정비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 생활폐기물 수도권 직매립이 금지됨에 따라 종량제 봉투 파봉 캠페인과 환경 캠페인도 병행한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쓰레기 감량 실천 참여를 확대하고, 환경 인식도 높여 나갈 방침이다. 김 구청장은 “주민과 함께하는 대청소를 통해 깨끗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들고자 한다”며 “자원이 선순환되는 은평구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돈을 지역에 머물게 해야 선순환… 생산적 금융 해법은 맞춤형 연결”

    “돈을 지역에 머물게 해야 선순환… 생산적 금융 해법은 맞춤형 연결”

    고객과 유대감 쌓아 리스크 줄여대출 심사도 지역 특색 맞춰 정해 “유럽 협동조합 은행은 수익의 상당 부분을 중소기업, 사회 인프라, 지역 프로젝트에 재투자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경제적 성과가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는 구조가 ‘생산적 금융’의 본질입니다.” 니나 쉰들러(51) 유럽 협동조합 은행협회(EACB) 대표는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생산적 금융의 핵심은 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연결하느냐”라며 “은행이 ‘연결자’ 역할을 하며 지역 자금을 지역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추진 중인 생산적 금융 정책에 대해 “취지는 맞지만, 구조 설계가 더 중요하다”고 짚었다. EACB는 한국으로 치면 새마을금고 같은 상호금융 격의 지역 밀착 금융기관들이 모여 만든 협회다. 1970년 설립한 비영리 단체로, 23개국 29개 은행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쉰들러 대표가 강조한 첫 번째 축은 ‘인간적 연결성’이다. 그는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사업의 생존 가능성과 같은 비정형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며 “이 정보가 리스크를 줄이는 핵심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협동조합 은행은 고객의 현금 흐름과 유동성을 상시로 파악해 문제가 생기기 전에 대응한다. 유럽 협동조합 은행은 대출 심사를 어떻게 할지는 지역 특색에 맞춰 정한다. ‘획일적 대출’ 대신 지역 맞춤형 금융을 택하는 것이다. 쉰들러 대표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대형 상업은행이 지역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글로벌 시장으로 재투자하는 구조와 달리, 협동조합 은행은 지역 내에서 자금이 순환·축적되도록 설계한다는 것이다.
  • 자연의 선물 같은 100리 산책길… 아찔한 출렁다리에 스릴 만끽

    자연의 선물 같은 100리 산책길… 아찔한 출렁다리에 스릴 만끽

    풍경 감상하며 걷는 숲속길 인상적 출렁길 입장료 상품권으로 돌려줘 축령산과 함께 전남 장성군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관광지는 장성호다. 1970년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된 장성호는 바다를 연상시킬 정도로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호수 한 바퀴가 100리 길(약 39㎞)에 가깝다. 탁 트인 호수를 바라보며 걷는 ‘장성호 수변길’은 전국 어느 관광 명소와 견주어도 풍광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수변길은 장성댐을 기준으로 우측 ‘숲속길’(편도 5.4㎞)과 좌측 ‘출렁길’(8.4㎞)로 나뉜다. 숲속길은 풍경 감상에 특화돼 있다. 어깨를 맞대고 선 완만한 산등성이들과 그 품에 안긴 하늘빛 호수를 바라보며 느긋한 마음으로 걸음을 옮기다 보면 몸과 마음이 시나브로 자연을 닮아간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오롯이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이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지만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3시간 이상 걸을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 걷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출렁길이 제격이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옐로우출렁다리’(1.5㎞), ‘황금빛출렁다리’(2.5㎞)가 설치돼 있어 호수 위를 거니는 짜릿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전망대와 화장실, 매점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두 개의 출렁다리를 건너갔다가 돌아오는 데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출렁길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입구에서 3000원을 내면 같은 금액의 장성사랑상품권을 받는다. 매주 토요일 장성댐 주차장에서 열리는 농특산물 직거래장터에서 물건을 사거나 식당을 이용할 때 보태면 된다. 군은 장성호를 전국적인 트레킹 명소로 굳히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의 옐로우출렁다리, 황금빛출렁다리에 이어 수변길 좌·우측을 잇는 ‘제3출렁다리’를 건설한다. 길이 424m, 폭 2m 규모로 장성호 출렁다리 가운데 가장 길다. 제3출렁다리가 완성되면 호수 양쪽 수변길(약 10㎞)이 하나로 연결돼 3시간 정도 코스의 완벽한 순환형 횡단길이 조성된다. 군은 최근 실시설계를 마쳤다.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된다면 2027년 말이나 2028년 초쯤 개통식을 가질 수 있다. 군은 제3출렁다리를 장성호의 관광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 탄소중립 실천하는 ‘마포 환경학교’

    탄소중립 실천하는 ‘마포 환경학교’

    서울 마포구는 4월 3일까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마포 환경학교’를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2023년 5월 처음 시작된 환경학교는 환경교육 견학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환경보전 의식과 탄소중립 실천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상반기 환경학교는 총 17회 운영되고, 견학은 총 4개 코스로 구성된다. A코스는 ‘소각제로 가게’에서 재활용 분리배출 교육 및 캔, 페트병 중간 재활용 체험을 한 뒤 ‘난지 수변 학습센터’에서 생태 탐방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B코스에서는 ‘마포 재활용집하장’에서 생활폐기물 속 재활용품을 확인해 보고, ‘난지 수변 학습센터’에서 생태 해설 교육을 한다. C코스에선 ‘소각제로가게’ 체험 후 ‘서울에너지드림센터’를 방문해 전시해설과 탄소중립 교육, 체험형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D코스는 ‘마포 재활용집하장’ 견학과 함께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서 에너지와 기후변화 대응 교육을 받는 일정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앞으로도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와 자원순환 체계를 확산해 생활폐기물 감량에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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