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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시대] 편견의 벽을 넘는 2009년/정희섭 주한 덴마크 대사관 투자담당관

    [글로벌 시대] 편견의 벽을 넘는 2009년/정희섭 주한 덴마크 대사관 투자담당관

    난 고등학교 때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했다.매년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같은 단원들과 함께 고아원으로 봉사활동을 갔던 그때의 기억이 새롭다.고아원에서 아이들과 성탄절 노래도 부르고 준비해 간 케이크도 먹고 게임도 하다 보면 곧 헤어질 시간이 된다.고아원 정문 밖으로 나가는 우리를 보며 잘 가라는 인사가 아닌 언제 다시 올 것이냐는 원생들의 물음에 그들이 안고 있는 마음속 외로움을 실감했던 오래전의 일이 생각나는 연말이다. 사회인이 된 후로는 해외에 나가 오래 생활을 했던 이유도 있었지만,늘 바쁘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봉사활동 한번 하지 못하게 되었다.생각은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게으름과 핑계를 일소하기 위해 2006년에는 매달 서울의 모 고아원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했다.그런데 20년 전 고등학교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아이들은 인사가 아닌 질문으로 나의 방문을 마무리한다는 것이다.“또 언제 오실 거예요.” 정에 굶주린 그들은 떠나는 나를 보고 잘 가라는 인사 대신 다시 만날 날을 계산하고 있는 것이다.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먹을 것도 아니고 입을 것도 아닌,자신이 누군가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임이 절실히 느껴져 고아원을 떠나는 발걸음이 늘 무거웠다. 어떤 사회든 소외된 계층이 있기 마련이다.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로 대변되는 사회 복지 선진국인 북유럽 국가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소외된 계층은 있다.다만 그들을 바라다보는 사회의 인식과 관심의 정도가 다를 뿐이다.연말에만 반짝하고 마는 우리의 그것과는 달리 늘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이 있다는 것이 작아 보이지만 큰 차이일 것이다. 우리나라도 급격한 산업화와 글로벌화가 진행되다 보니 소외라는 말이 우리가 늘 강조해 왔던 단일 민족 내에서의 소외가 아닌 글로벌화된 소외로 존재하게 되었다.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외국인과 결혼하여 가정을 이룬 경우도 수만 건에 달한다.이렇다 보니 우리 주변에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지역적으로 다르겠지만 경기도의 어떤 지역에 가보면 외국인 반,한국인 반이라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 외국인과 결혼하여 태어난 혼혈인,아니 공공연히 ‘코시안’이라고 불리는 다문화 가정아.우리 사회의 소외 지도가 단순히 많이 갖고 덜 갖고의 차원을 넘어 어디서 온 사람이고,국적이 어디냐에 따라 다르게 그려지는 현상을 우리는 이미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어떻게 보면 코시안이라는 말 자체도 다분히 지역적이고 인종적인 편견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생각해볼 때,우리 사회의 편견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엄연히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해야 할 그들이 ‘다문화 가정아’라는 말로 표현되는 우리의 현실이 소외 아닌 소외를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닐까. 다가오는 2009년부터는 글로벌 시대에 도움이 전혀 안 되는 얄팍한 순혈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 적어도 국적에 의한 소외,특정 인종에 대한 편견에서 발생하는 소외현상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피부색과 외모 때문에 발생하는 그들의 정서적 고통도 함께 사라졌으면 좋겠다.미국 44대 대통령으로 당당하게 당선된 버락 오바마처럼 사회적 편견이라는 인생의 장애물을 뛰어넘는 사람이 많아져야 하고 또 그런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아울러 전 세계 200여개 국가 중 한국 회사와 한국인이 진출하지 않은 나라를 세는 것이 훨씬 빠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고,수백만명의 해외교포가 현지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마음속에 새겨 넣어야 한다. 정희섭 주한 덴마크 대사관 투자담당관
  • [글로벌 시대]오바마가 보여준 다양성의 힘/ 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글로벌 시대]오바마가 보여준 다양성의 힘/ 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미국인 여성 스탠리 던햄이 흑인 유학생과 결혼을 감행했던 60년대의 미국은 타 인종과의 결혼이 일부 주에서 불법이던 시대였다.50여 년이 지나 그녀의 아들 버락 오바마는 변화와 희망을 기치로 내걸고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에 당선됐다. 인간의 역사가 위대한 이유는 이렇게 더디나마 진일보하기 때문이다. 그의 당선이 확정된 순간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엔 큼지막한 헤드라인이 떴다.‘유권자들이 변화를 포용하면서 인종의 장벽이 무너지다.’ 뭐니뭐니 해도 이번 미국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국의 치부인 인종문제가 유례 없는 수준으로 공론화됐다는 점이다. 오바마의 당선은 인종문제에서 한 단계 성숙해진 미국인들의 의식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수락 연설에서 오바마는 남녀노소, 부자와 빈자, 민주당 지지자와 공화당 지지자,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그리고 흑인, 백인, 히스패닉, 아시아인, 인디언이 하나가 되는 새로운 미국을 강조했다. 수많은 이들이 오바마가 전파했던 변화의 메시지에 열렬히 호응했던 것처럼 앞으로 다양성의 힘을 긍정하는 시대정서도 힘을 얻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실제 인물만큼 강력한 변화의 동인은 없다. 2년 전 하인즈 워드의 방한이 우리의 뿌리 깊은 순혈주의를 반성하고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특히 기업 세계에서도 다양성의 힘이 새롭게 주목받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서조차 인종, 국적, 성별, 계층, 나이, 종교 등을 이유로 비주류에 대한 보이지 않는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전히 글로벌 기업의 여성 또는 흑인 CEO는 극소수이고 그 존재만으로도 특별한 뉴스 거리가 된다. 인도에는 아직도 카스트 제도의 잔재로 유수의 기업에 취업이 좌절되는 능력있는 젊은이가 존재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성을 장려하는 이유는 다양성이 곧 생산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인생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사안을 보는 관점이 입체적일 뿐 아니라 문제해결 방식에서도 놀라운 시너지를 발휘한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도시일수록 번성하고, 다양한 배경의 이사진으로 구성된 이사회일수록 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며, 다양한 문화권의 과학자들이 모일 때 더욱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낸다는 것은 학술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이다.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장점 중 하나는 이런 다양성의 미덕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료들 중엔 외교부 공무원 출신, 국제구호단체 소속으로 아프리카에서 일했던 친구, 옛 클린턴 대통령의 선거참모, 전직 저널리스트 등 다양한 직업적 경험을 가진 이들이 있다. 비록 매일 얼굴을 마주 하진 않지만 이들과 일하며 얻는 자극은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 준다.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풍토에서 꽃피는 다양성은 그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이기도 하다. 미국인들이 흑인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오바마를 선택했듯이 다인종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는 한국도, 나아가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우리 기업들도 다양성이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지향할 시점이다. 오바마의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책장에서 꺼내본다. 소외감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한 인간의 영혼을 얼마나 성숙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던 그 감동을 다시 느껴 보고 싶다. 이번 미국 대선에선 모처럼 영감을 주는 정치인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자신의 태생과 성장과정을 위대한 유산으로 탈바꿈시킨 그를 보며 수많은 이들은 담대한 희망의 싹을 키울 것이다. 오바마의 말대로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 [한국사회 오바마를 말하다] ‘코리안 드림’ 꿈꾸는 아이들

    [한국사회 오바마를 말하다] ‘코리안 드림’ 꿈꾸는 아이들

    버락 오바마가 미국 첫 흑인대통령으로 탄생하면서 국내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흑인혼혈인 미식축구 선수 하인즈 워드의 방한 등을 계기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나아지긴 했지만, 이들이 사회로부터 받는 차별은 여전하고 뛰어넘어야 할 벽은 높다. 이에 한국사회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과 원인, 그리고 해결책 등을 3회에 걸쳐 싣는다. 흑인 혼혈 2세로 고등학교 2학년인 김모(17)군의 성적은 반에서도 상위권에 든다. 김군의 희망은 변호사가 돼 이주노동자, 혼혈인 등을 돕는 것이지만 가정형편이 힘들어 대학 진학이 어려운 상태다. 아버지 김모(44)씨는 한국사회의 편견 때문에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을 수 없었고, 일용직 노동자로 전전했다. ●주민증 내밀때마다 “위조한 거 아냐” 의심 역시 흑인 혼혈 2세인 박모(34)씨는 중학교를 중퇴한 뒤 일용직 일자리를 전전하며 살아왔다.‘우리는 단일민족국가’라는 교과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친구들의 편견이 싫었다. 학교에서 도난사고가 발생하면 으레 자신을 의심하는 시선도 참을 수 없었다. 성인이 된 지금도 주민등록증을 내밀 때마다 ‘위조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 오바마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되자 시민들은 “오바마를 선택한 미국인들에게서 다문화 존중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오바마를 꿈꾸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여전히 사회적 무관심과 편견으로 위협받고 있다. ●“엄마는 외국인” 왕따 당할까봐 개명 오바마의 승리를 지켜본 직장인 유환선(40·성남시 분당구)씨는 “민주주의가 정착된 선진국답다. 우리나라도 사회·문화적으로 여러 인종들이 어우러져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지영(29·여·서울시 강남구)씨도 “보수적인 미국인들이 그를 택했다는 게 놀랍고 배울 만하다.”면서 “그가 미국경제를 회복시켜 한국경제도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성결혼이민자들은 한국사회는 다문화에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놀림을 받지 않도록 국적변경뿐 아니라 개명도 해야 한다. 1999년 12월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혼인 이주한 성모(32)씨는 올해 초 한국이름으로 바꿨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 정모(8)양이 친구들에게 “엄마가 아프리카 사람이냐.”는 등의 놀림을 받았기 때문이다. 농촌의 경우 다문화가정이 도시보다 많지만 사정은 더 열악하다. 도시와 달리 어린이집이나 학원이 없어 기초적인 한글 교육이 힘들고, 농번기에는 더욱 아이에게 신경을 쓸 수가 없다. 전남에 사는 황모(29·여·베트남)씨는 “7살된 아들의 한글실력이 또래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글을 가르쳐주지 못해 늘 미안하다.”고 말했다. ●어떤 법도 편견을 없앨 수는 없다 혼혈아이를 둔 부모들은 사회적 편견은 아이의 정서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왕모(39·여·중국)씨는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가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해 아동 심리치료를 받도록 해야 했다. 외국인 아내를 둔 유모(45·조선업)씨는 “따돌림 당할 게 뻔해 학교에서 엄마가 외국인이라고 절대 말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법도 사회적 관심보다 못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한국사회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홍보는 많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부족하다. 배기철 국제가족총연합회장은 “교과서에서 ‘순혈주의’·‘단일민족’이라는 단어만 빠졌을 뿐 한국인들의 단일민족주의는 여전하다.”면서 “지금 한국의 오바마를 꿈꾸는 아이들이 컸을 때는 사회가 많이 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03년 차별금지법이 생겼지만 이마저도 강제력이 없다. 사회적 편견은 이들이 변호사나 정치인 등 사회주류로 편입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나마 연예계나 체육계 진출이 이들에게는 희망이다. 여성정책연구원 장미혜 연구원은 “제도나 정책보다 사회적 차별을 없애도록 다른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감수성을 강화하는 시민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현재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교육을 일반학생과 시민들에게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직업 외교관/오풍연 논설위원

    국제사회에서 외교는 바로 국력이라고 한다. 실제 전쟁처럼 치열하게 전개된다. 우수한 인재들의 각축장이기도 하다. 외교에 있어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국의 주은래(周恩來)는 “침이 구천에서 떨어지면 바람이 구슬로 만든다(咳唾落九天 隨風生珠玉).”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귀중하다는 의미일 게다. 지금 우리가 처한 외교현실을 보더라도 그렇다. 독도 문제 등을 둘러싸고 뒷북만 치는 형국이어서 아쉬움이 더 크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훌륭한 장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외교관은 어느 수준일까.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그들 스스로 자초했다고 본다. 특정대학을 나와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미국통으로 커야 인정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 철밥통은 누구도 쉽사리 깰 수 없다.“우리나라 외교부를 설득하는 것보다 미국쪽을 이해시키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외교부의 보신주의에 질려버렸다는 고위 정보소식통의 전언이다. 대사는 국가원수가 직접 임명하는 자리이므로 정치적인 판단이 고려되기도 한다. 주요한 공관장 자리에 정치인이나 다른 유명인사가 내정되는데 이를 특임공관장이라 부른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대사와 같은 요직의 경우 특임공관장이 종종 배치받는다. 그러나 프랑스·독일·영국·일본과 같은 직업 공무원제가 철저한 나라는 100% 외무부 직업공무원으로 충원된다. 엽관주의가 강한 미국은 대통령 측근과 선거자금을 많이 낸 사람이 대사로 간다. 전체 대사의 40%쯤 된다고 한다. 이태식 주미대사와 유명환 외교부장관이 경질될 위기에 처했다. 둘 다 외무고시 7회다. 유 장관은 이른바 ‘로열코스’를 모조리 밟았다. 북미과장·미주국장·주미공사·차관·주일대사를 지냈다. 이 대사는 주영대사·차관을 거쳤다. 외교·안보라인의 한 축인 김하중 통일부장관도 이들과 외시 동기다. 김 장관도 외교안보수석·주중대사를 지냈다. 직업외교관으로서 동기생끼리 요직을 나눠 맡다 보니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우선 외교부의 순혈주의부터 깨야 한다. 그래야만 경쟁력을 회복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서울시향은 내 마음의 고향”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인 이팔성(64)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두달 만에 다시 서울시향을 찾았다. 금융인 출신인 이 회장은 2005년 6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3년간 서울시향의 대표이사로 재직했다.2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이 회장은 연간 예산 150억원이 안 되는 서울시향에서 3조원대에 이르는 우리금융그룹으로 옮겼지만 “서울시향은 내 마음의 고향”이라며 “앞으로도 서울시향의 연주회장을 자주 찾겠다.”고 여전한 애정을 과시했다. 현재 서울시향의 후임은 아직 선임되지 않은 상태. 이 회장은 “3년 전 광복절 야외음악회를 할 때만 해도 사고라도 날까봐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으나 이젠 시스템이 잘 갖춰져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전용 콘서트홀 건립 등 아직 여러 현안이 남아 있지만 잘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3년 만에 금융계에 복귀한 그에게 어떤 변화가 감지됐을까. 이 회장은 “과거에는 순혈주의가 강했지만 요즘은 한 은행 내부에 자체 출신이 적어지는 등 혼혈주의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또 우리금융의 민영화 작업과 관련해선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영화는 의지를 갖고 완성할 것”이라며 의욕을 내보였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외국인 100만명시대 한국은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외국인 100만명시대 한국은

    한국은 이중적 의미에서 ‘잡종 사회’다. 서양이 300∼500년에 걸쳐 일궈낸 변화를 5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달성한 까닭에 상이한 시간대의 다양한 사회 현상이 동일한 공간에 병존한다. 한국사회는 실제로도 ‘순종사회’와는 거리가 멀다. 이미 100만명에 가까운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보다 많은 한국인들이 외국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문제는 사회가 ‘잡종화’되어 가고 있음에도 국민의 의식은 여전히 농경사회적 ‘순혈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적인 사례가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에 대한 배제와 차별이다. 실제 2006년 통계청이 전국의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다문화가정의 사회적응을 위해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로 가장 많은 30.6%가 ‘편견을 없애는 사회분위기 조성’을 꼽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여성 응답자의 경우 같은 선택지에 대한 응답률이 무려 58.2%에 달했다는 것이다. 반면 ‘경제적 지원’이나 ‘한글·문화 적응 서비스’를 꼽은 여성응답자는 23.2%,10.8%에 그쳤다. 이같은 결과는 다문화가정을 구성하는 여성의 절대다수가 피부색이 다른 동남아시아 출신이라는 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제3세계 출신 외국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직접 체감하는 데다 자신들이 겪었던 어려움이 자녀 세대에 고스란히 전수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가장 크게 절감하는 집단이 1세대 결혼이민 여성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한국사회의 그릇된 순혈주의는 ‘크로스오버’와 ‘하이브리드’가 대세인 세계적 흐름과도 역행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사고하는 순혈주의의 양분법과 획일성은 새것의 창조에 필수적인 다양성을 질식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다름’과 ‘섞임’을 용인하는 다문화적 감수성이야말로 세계화 시대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라는 학자들의 지적은 되새길 만하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요미우리 하라-와타나베 회장의 불편한 동거

    요미우리 하라-와타나베 회장의 불편한 동거

    요미우리는 작년시즌 리그 우승을 하고도 주니치와의 클라이맥스에서 패배해 결국 일본시리즈 진출이 물거품이 됐는데, 당시 와타나베 쓰네오 구단 회장의 분노는 익히 알다시피 진노를 넘어서 광기에 가까운 것이었다. 요미우리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그룹과 야구단의 관계가 이상하리만치 독특한 구단이다. 다른 구단이 현장과 프론트 그리고 구단 고위층을 삼권 분리해 가며 각자의 위치에서 야구단을 운영하는데 반해, 요미우리는 프론트의 입김, 더 정확히 말해 구단 고위층의 말한마디에 따라 현장의 수장인 감독입지까지 좌지우지할 정도로 간섭이 심한 구단이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와타나베 쓰네오 요미우리 신문 회장이다. 와타나베는 일본정계의 막후 실력자로 항간에서는 ‘밤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는데 2007년에 자민당의 후쿠다와 민주당의 오자와의 밀실야합을 추진했을 정도다. 이런 그를 두고 요미우리는 일본우익의 정신적 지주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 요미우리의 매시즌 목표는 우승이다. 물론 다른팀들이라고 우승에 대한 목표가 없지는 않겠지만 요미우리는 우승 이외의 성적은 실패한 시즌으로 규정해버릴 만큼 우승지상주의를 외치며 지금까지 달려왔다. 지금의 하라 타츠노리 감독은 요미우리에서만 두번째 감독을 맡고 있다. 그의 스승이자 요미우리 종신감독인 나가시마 시게오가 2001년을 끝으로 물러난 후 감독직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하라 감독은 감독 첫해(2002년)에 우승을 차지한 후 이듬해인 2003년 리그 3위의 성적을 거두자 가차 없이 경질됐다. 후임으로 호리우치 쓰네오를 감독직에 올렸는데 당시 와타나베 회장과 하라감독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2004년부터 팀의 지휘봉을 잡은 호리우치 감독은 첫해 3위 그리고 다음해 5위의 참담한 성적을 남긴채 경질됐는데 아이러니 한건 요미우리 구단이 2005년에 다시 하라 감독을 사령탑에 복귀시켰다는 것이다. 와타나베 회장은 일일히 구단운영에 간섭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하라는 코치들과 선수들을 믿는 스타일이며 선수의 개성을 그 누구보다 인정해주는 감독인데 작년시즌 이승엽이 부진할때 앞장서서 그를 옹호한것은 이러한 스타일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2003년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 다시 요미우리 감독으로 복귀할수 있었던 것은 와타나베 회장의 입김보다는 전통을 더 중요시 하는 구단 역사때문이란 설이 유력하다. 요미우리는 1936년 창단 당시 후지모토 사다요시부터 지금의 하라까지 요미우리 출신 이외의 감독이 단 한명도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호리우치 감독이 물러나고 하라감독이 다시 감독으로 복귀할수 있었던 것은 당시 감독을 맡을만한 요미우리 출신 지도자가 없었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하라를 다시 중용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하라감독은 잘 알고 있다. 올시즌 우승하지 못하면 그역시 앞날을 장담하지 못한다. 얼마전 와타나베 회장은 앞으로 하라감독이 5-6년정도 감독을 하고 그 이후에는 현재 요미우리의 1번타자인 다카하시 요시노부가 ‘대통’을 잇기 바란다는 발언을 했다. 전통을 중요시하며 또한 우익의 대표적인 그의 성향답게 명문 도쿄 게이오 대학출신의 다카하시야말로 차기 요미우리 감독감으로 안성맞춤이란 판단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지금 현장에 버젓이 감독이 있는데 차기 감독 운운하는 것은 일반적 정서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만 요미우리이기에 아니 더 정확히 와타나베이기에 할수 있는 발언이다. 지금 요미우리의 5연패는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분명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것은 하라감독의 입지다. 올시즌 요미우리의 선수단 연봉만 해도 550억원에 이를 정도며 작년시즌 다승왕(세스 그레이싱어) 타점왕(알렉스 라미레즈) 그리고 160km에 육박하는 공을 뿌리는 마무리 크룬까지 영입한 상태에서 우승이 아닌 다른 순위표는 감독의 경질만 예상된다. 이승엽도 이제는 하라 감독의 보은에 보답을 해야할 차례다. 하라 감독이 이승엽을 좋아하는 이유는 하라가 현역시절 이승엽과 비슷한 플레이를 했기 때문이다.요미우리 한팀에서만 선수생활을 한 하라감독은 1983년 타점왕과 MVP를 수상했을 정도로 정교함과 장타력을 동시에 겸비한 선수였다. 통산 382의 홈런을 쳤던 하라감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승밖에 없다. 그 중심에서 활약을 해주어야 할 선수가 바로 이승엽인 것이다. 만약 요미우리가 올시즌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현재 순혈 출신중 감독을 맡을만한 인물이 없다. 하지만 요미우리 OB 출신들이 그동안 고집했던 순혈주의 전통을 끊고 호시노(현 일본대표팀 감독)감독을 사령탑에 올릴수도 있다는 항간의 소문도 결코 무시할수 없는 입장이다. 지난 1일 대 주니치전에서 요미우리 에이스인 우에하라 고지를 등판시키고도 팀이 패배하자 “다시는 경기를 보러 오지 않겠다” 라고 한 와타나베의 진노가 하라감독의 입지를 더욱 좁게 하고 있다. 요미우리 순혈주의 감독감이 없는 사정상 호시노가 내년시즌 요미우리 감독을 할 가능성은 와타나베의 결정에 따라 달라진다. 와타나베 회장과 하라 감독의 불편한 관계 청산은 오직 성적밖에 없다. 팀의 4번타자인 이승엽의 분발이 더욱 절실한 현재의 요미우리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프로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amil.net@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MB ‘국적 순혈주의’ 허물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측의 파격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을 공무원으로 채용하고, 외국인 관광객과 기업인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하는 방안까지 추진되고 있다. 단순한 파격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순혈(純血)주의 문화를 타파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당선인은 지난 18일 민주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법을 바꿔서 외국인도 공무원을 할 수 있도록 제안하려 한다.”고 말했다.“금감원 부원장급으로 외국인인 윌리엄 라이백을 애써 모셨는데, 스페셜 어드바이저(special advisor·특별고문)로 한정돼 활용이 안 된다.”는 민주당 이승희 의원의 건의에 이렇게 답변한 것이다. 이 당선인은 “외국인도 공무원을 하도록 법을 바꿔놓자고 제안하려고 한다.”면서 “과거에는 이름만 걸어놓았지만, 앞으로는 그런 사람들이 적극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5년 전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측도 외국인의 각료 임명 방안을 검토했으나, 국민 정서와 법률 문제 때문에 접었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은 ‘국가 공권력을 행사하거나 정책 결정, 그 밖에 국가보안 및 기술분야가 아닌 연구·기술·교육 등 특정한 분야 직위에 대해 기간을 정해 외국인을 공무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고 규정해 외국인의 공무원 임용을 계약직 교사·교수나 연구원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 당선인측은 다음달 25일 열리는 취임식 행사를 관광코스로 만들어 취임식 무렵에 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 중 신청을 받아 참석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또 외자유치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 등이 벌써부터 거명된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공직 인맥 열전] (20) 외교통상부 (상)

    [공직 인맥 열전] (20) 외교통상부 (상)

    외교통상부는 전체 직원 1900여명 중 260명이 고위공무원단에 포함될 정도로 상층부가 두꺼운 조직이다.150여개 재외공관에 장관보다 높은 기수가 대사로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된 반기문(외시 3회) 전 장관의 바통을 ‘우직한 카리스마’로 통하는 송민순(외시 9회) 장관이 6기수나 건너뛰며 이어받았고, 올해 들어 고참 외교관들의 ‘용퇴’도 이뤄지면서 조직이 젊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본부와 해외 근무를 번갈아 하는 특성상 정무 분야에서는 대미 외교를 중심으로 한 북미라인과 일본통·중국통 등 아태라인, 러시아 등 구주라인이 지역별로 탄탄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G7(본부내 최고위직)은 대미 외교의 중요성을 반영, 한동안 북미라인이 주류를 이뤘으나 현재는 북미라인과 아태라인, 국제기구를 맡는 다자(多者)라인 등이 골고루 포진해 있다. ●순혈주의 벗고 외교역량 강화 또 행자부 출신의 김호영(행시 21회) 제2차관을 영입,‘순혈주의’에서 벗어나 정부 전체의 외교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G7이 서울대 외교학과·법학과 출신 위주에서 벗어나 어문계 출신이 약진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독문과 출신의 송 장관이 부임한 뒤 조중표 제1차관(영문과),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불어과), 박인국 다자외교실장(중문과), 이한곤 의전장(독문과) 등 어문계 출신이 G7의 절반이나 차지하는 상황을 외교의 ‘소프트 파워’ 강화로 해석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미국통인 송 장관과 함께 심윤조(외시 11회) 차관보가 북미라인으로 꼽힌다. 심 차관보는 또 워싱턴과 도쿄를 오가며 근무, 북미·아태가 합쳐진 ‘하이브리드’형이기도 하다. 지미파(知美派)로 불리는 유명환(외시 7회) 주일 대사와 경수로기획단 초대 국제부장을 지낸 김영목(외시 10회) 주이란 대사, 북미국장 출신인 김성환(외시 10회) 주오스트리아 대사, 윤병세(외시 10회) 청와대 안보수석(파견), 김숙(외시 12회) 제주도 국제관계자문대사(파견), 위성락(외시 13회) 중앙대 외교겸임교수(파견), 조병제(외시 15회) 북미국장도 손꼽히는 미국통이다. 북미국장 출신인 김 대사와 위 겸임교수는 현재 본부에서 벗어나 있지만 언제라도 요직에 다시 앉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4년 2월 북핵외교기획단이 신설되고 지난해 3월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신설, 확대되면서 북미라인이 다자라인과 함께 북핵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북핵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다 보니 무게 중심도 순수 북미라인에서 북핵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양상이다. 송 장관에 이어 지난해부터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아 북핵 협상을 지휘하고 있는 천영우(외시 11회)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경수로기획단 국제협력부장·주유엔 차석대사 등을 거친 대표적인 군축·북핵 전문가다. ●어문계 출신 약진 두드러져 이용준(외시 13회) 전 북핵외교기획단장(중국 연수), 북미국장 출신인 조태용(외시 14회) 주아일랜드 대사, 대통령비서실 안보정책실에서 송 장관과 손발을 맞췄던 임성남(외시 14회) 북핵외교기획단장, 김창범(외시 15회) 평화체제교섭기획단장, 장호진(외시 16회) 북미국 심의관, 한충희(외시 16회)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 등은 북미국에서 대미 업무를 하다가 북핵 관련 업무를 맡게 된 전문가다. 이들은 지난 몇년간 북미국과 북핵외교기획단을 오가며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긴급진단-존폐논란 경찰대] (하) 공과와 대안

    [긴급진단-존폐논란 경찰대] (하) 공과와 대안

    노무현 대통령의 ‘특정집단 독주’ 발언으로 촉발된 경찰대 존폐 논란에 대해 경찰 안팎에서는 경찰대의 공과(功過)를 떠나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경찰 안팎에서는 여전히 폐지 찬반 목소리가 엇갈렸지만 경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현직 경찰관에게 문호 개방 ▲경찰대 문민화 ▲임용 직급 하향 조정(경사급) ▲정원 축소 및 대학원 신설 ▲졸업시험 강화 ▲형사·수사·외사·보안 등 기피 부서 배치 의무화 등을 꼽았다. ●“경찰대, 조직혁신 촉매 구실” 이강종 전 경찰대 학장은 “경찰대 출신은 경찰 선진화와 수사권 독립 등 경찰 조직을 새롭게 혁신하는 데 촉매 구실을 했다.”면서 “어느 조직이든 조직을 이끌어가는 엘리트 집단은 있기 마련이다. 순경 출신들이 경찰대에 피해 의식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경쟁이 있어야 조직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전 학장은 “운영 과정에서 개선할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수한 인재를 교육시킨다는 취지에 부합하도록 현직 비간부 경찰들에게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직 경찰 중에서 유능한 인재를 선발해 특별반을 운영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경찰대 정원 120명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논의를 거쳐 필요하다면 정원을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웅혁 경찰대 교수는 “경찰대를 문민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관서처럼 경찰대를 운영하기보다는 자유·창의·연구를 이해하는 민간 전문 교육인이 경찰대 학장을 맡는 게 경찰대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경찰대는 민간인 신분인 교수보다는 현직 경찰관들이 주도하고 있다.”면서 “규제행정과 교육행정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순혈주의 채용방식 바꿔야”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는 “경찰대가 기존 내부 구조를 물갈이함으로써 조직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러나 경찰대가 일종의 사관학교처럼 경찰 내부에서 통제 불가능할 정도의 권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행 방식은 순혈주의에 입각한 채용 방식”이라면서 “현대 교육이념이나 공무원 임용 방식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경찰대 출신들은 잘한 것도 별로 없고 못 한 것도 별로 없다.”면서 “공과라고 할 만한 게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껏 경찰대 출신들이 수사를 맡았더니 피해자 인권보호가 잘 되더라는 얘길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경찰대 출신들이 경찰 수준을 어떻게 높였다는 건지도 일부 예외를 빼고는 와닿지 않는 얘기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오 국장은 “‘폐지냐 존속이냐.’만 갖고 얘기하는 건 무의미하다.”면서 실질적인 개혁논의를 주문했다. 그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경찰대를 졸업하면 자동으로 간부로 임용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면서 “졸업시험을 보게 해서 수준에 미달하는 학생을 탈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시론] 다인종·다문화 공생사회로 가는 길/이철승 목사 전국 외국인이주·노동 운동협의회 대표

    [시론] 다인종·다문화 공생사회로 가는 길/이철승 목사 전국 외국인이주·노동 운동협의회 대표

    우리 사회가 외국인 체류 100만명 시대를 맞았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지닌 소수 민족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거리와 일터에서 타 인종을 만나는 게 일상화됐지만 우리에게 여전히 그들은 외국인이요, 이방인일 뿐이다. 반면 “미국 국적자로 살아가는 동포들과 2세들이 과연 한국인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정반대의 태도가 나타난다. 비록 국적이 달라도 피가 섞이고 생김새가 같은 동포들은 당연히 이웃이요, 한국인으로 받아들인다. 이러한 우리사회의 관념과 집단의식의 배후에는 단일민족이라는 배타적 혈통민족주의가 자리잡고 있다. 급기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한국 사회는 다민족 사회가 된 현실을 직시하고 ‘단일민족’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단일민족이라는 순혈주의 전통 속에 담겨있는 인종적 우월성의 관념이 인종차별적 사회통념을 부추김으로써 다인종으로 살아가는 한국사회의 미래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최근 우리사회에선 소수인종 일부가 사회구성원으로 섞여 살아간다고 해서, 이를 빌미로 수천년의 전통과 문화유산인 혈통민족주의를 문제 삼는 건 지나친 지적이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된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순수 혈통민족주의를 지키려는 집단적 의지 자체가 아니라, 배타적 혈통민족주의가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다. 우리 혈통의 순수성을 자랑과 긍지로 여긴다면 마땅히 타 인종에 대한 순수성의 긍지 또한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배타적 혈통민족주의를 넘어선 ‘다인종·다문화 공존’이라는 문명사적 요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그 결과는 지독히 혹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체류 외국인들의 절반은 10여개 국가 출신의 이주노동자들이고, 이들은 3년이상 체류를 목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불법체류자’로 낙인 찍힌 22만명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문제이다. 이는 정주화 금지라는 우리 사회의 불문법의 성역을 허물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다. 독일은 50여년 지켜온 혈통주의 국적법을 2000년 수정하며 이를 사회통합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부담의 교훈으로 삼았다. 최근 한 재미동포 교수로부터 이민생활 체험담을 들었다.10대에 이민 가서 중·고·대학을 거쳐 주립대 부교수에 오른 그는 한국의 이주노동자들도 미국에서 동일한 경험을 겪었다고 한다. 이민자들이 겪는 음식, 언어, 종교 등 문화적 갈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동화되고 극복되지만 인종에 대한 정체성 갈등은 여전히 남는다고 한다. 미 사관학교 출신인 그는 각종 장학금 혜택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외국 출신 이민자에게도 시민으로서 평등한 기회와 권리를 부여하는 경험을 누리며 미국 사회에 대해 고마움을 느꼈다고 한다. 소수민족 출신으로 소외받고 살아온 경험들도 있지만, 자신이 미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무와 권리를 주인된 입장으로 지켜 나가야겠다는 정체성을 지니게 됐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 소수민족 출신은 한국인으로서의 자발적 주체의식을 형성하고 있을까? 지금의 정치·사회·문화 영역의 정책은 우리사회의 소수인종 출신자들과 2세들에게 20∼30년 후 스스로 대한민국 구성원이라는 자발적 정체성을 지니도록 열린 민족주의 정책을 배려하고 있는지 반문해 보길 바란다. 이철승 목사 전국 외국인이주·노동 운동협의회 대표
  • [사설] 유엔도 우려한 단일민족 집착증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가 한국이 실제와는 다른 ‘단일민족 국가’라는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고 엊그제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적 요소들, 예컨대 외국인노동자들이 겪는 차별대우와 학대,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에 대한 인권유린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위원회는 “인종적 우월성이 담긴 ‘순혈’‘혼혈’과 같은 용어가 한국사회에 여전히 널리 퍼져 있다는 데 유의한다.”고까지 밝혔다. 우리사회의 치부가 국제사회에 그대로 노출된 듯해 부끄럽기 짝이 없다.CERD가 적시한 인종차별적 현상은 우라사회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순혈주의에 기댄 단일민족이라는 환상이 존재하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유라시아 대륙에 접한 한반도와 만주 일대를 근거지로 반만년 역사를 꾸려온 우리 민족은 고대로부터 활발하게 이웃나라들과 교류해 왔다. 그런데도 이민족과 피를 나누지 않은 ‘순수한 혈통(순혈)’이나 이를 토대로 한 ‘단일민족’이 가능하기나 한 개념이겠는가. 학자들에 따르면 국내 성씨(姓氏) 가운데 46%는 중국·일본 등 주변국가에서 귀화했으며, 그 성씨를 쓰는 인구는 20∼50%에 이른다고 한다. 게다가 지난해 농촌에서 탄생한 새 가정의 40%가 국제결혼일 정도로 우리사회는 급속히 다민족문화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는 단일민족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다양한 피부·문화를 가진 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따뜻이 맞이해야 우리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미래는 금융이다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미래는 금융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자금이 지난 10년간 급격히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이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의 주식·채권 투자, 직접투자 등 국경간 자금 흐름이 2005년에 6조 4000억달러(5912조원)로 10년 새 3배로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올해 예산 240조원의 25배다. 선진국의 경우 노령화로 인한 연금 등으로 제도권 금융기관이 가진 돈이 53조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저금리 때문에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고 아시아지역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다. 미국의 경우 2001년 2조 3000억달러였던 해외투자가 2005년 4조 6000억달러로 두배로 늘어났다. 신흥시장도 가세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신흥시장국가가 가진 외환보유고는 9조달러다. 외환보유고, 고유가로 벌어들인 오일달러 등에 기반한 국부(國富) 펀드가 국제 금융시장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도 국부펀드다. ●강력해지고 다양해지는 돈의 힘 투자대상은 돈이 벌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한우·와인·미술품 등에 투자하는 펀드가 나오는 것과 같다. 명품 기업에만 투자하거나, 물·농업 관련 기업, 이산화탄소배출권 등 투자처가 세분화되고 있다. 금융의 윤리·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사회적 책임투자(SRI)펀드가 그 예다. 환경보전, 생명 구조에 관련된 사업 외에도 노동착취를 하지 않는 기업 등에 투자, 윤리펀드라고도 불린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SRI펀드 규모는 2조 5000억달러로 추산된다. 불어난 돈의 힘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사모펀드(PEF)에 의한 인수·합병(M&A)이다. 사모펀드는 소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으고, 자금 속성상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한해만 684개 PEF가 활동,4320억달러의 자금(약정액 포함)을 모았다. 그동안 PEF는 벤처기업이나 중소형 기업의 기업공개에 투자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PEF인 서버러스가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를 사들이는 등 수백억달러가 필요한 M&A에도 거침이 없다. 지난해 세계적 M&A의 23%가 PEF에 의해 이뤄졌다.LG경제연구원 진석용 책임연구원은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압도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4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 투자은행(IB)도 PEF에 자기자본과 고객의 돈을 투자하고 있다. 헤지펀드를 위한 대출, 투자자 관리, 사무업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도 주요 수익원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의 단골 모델로 등장하는 골드만삭스가 대표적이다.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은 29조원이다. 국내 4대 증권사 평균 1조 5000억원의 20배 규모다.2006회계연도 순익은 전년보다 70% 늘어난 94억 4000만달러(약 8조 7000억원)다.4년전인 2002년의 5배 수준이며 4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익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증권사들이 2006회계연도에 거둔 수익 2조 6000억원의 3배가 넘는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리스크(위험)를 ‘어루만진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리스크 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가졌고 이것이 다양한 상품과 결합,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원천”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적 3대 IB로 꼽히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의 본사는 뉴욕에 있다. 자본의 국제화가 ‘미국화’라는 지적은 이같은 까닭이다. 미국이 기록하는 엄청난 무역적자를 메울 정도로 IB들이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깊어지는 금융감독기관의 고민 모든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시장 위축으로 베어스턴스 소속 헤지펀드의 파산위기가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고 지난해 9월에는 천연가스 선물에 투자했던 헤지펀드 아마란스가 파산했다. 헤지펀드는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외부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차입하는 경우가 많다. 즉 레버리지(leverage) 투자를 하기 때문에 헤지펀드의 파산은 다른 금융기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 금융시장이 국제화하면서 다른 나라 금융기관의 동향이 자국의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IMF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는 지난달 베를린에서 열린 사민당 전당대회에서 “금융혁신과 세계화는 금융감독기관의 업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금융권 ‘2차 빅뱅’ 어떻게 정부가 대우증권을 매각하지 않고 산업은행의 투자업무(IB) 부분과 합쳐 세계적 IB로 키우기로 하자 대우증권의 매각을 기다리던 시중은행들은 낭패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에 희소식도 있다. 지난 5일 윤증현 금감위원장이 “증권사의 순조로운 구조조정을 위해 신규 증권사 설립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금융권의 ‘2차 빅뱅’은 자본시장통합법의 국회통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빠르면 올해 말 교보증권을 필두로 한 생명보험사의 상장 등으로 이미 예고돼 왔다.1997년 외환위기 속에서 금융부실을 처리하기 위해 강제적으로 진행됐던 구조조정과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 자율적이다. 은행과 은행이, 은행이 증권을, 보험이 증권을 서로 합치면서 몸집을 불리지 않고서는 세계적인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자본확충을 위한 대형화, 글로벌 경쟁을 위한 선결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은행은 외환은행,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가 있다. 기업은행 민영화, 농협의 ‘신용, 경제분리’도 ‘은행권 2차 빅뱅’의 흐름 안에 있다.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국민연금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너무 덩치가 커서 국내에서 살 만한 자본이 마땅치 않아 국민연금이 나서거나 금산분리를 완화해 산업자본이 들어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으로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씨티,SC제일 등 6개가 있는데 “리딩뱅크는 2∼3개가 적당하다.”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말처럼 은행들이 서로 통합해 대형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금융시장 M&A의 백미는 증권회사의 통합이다. 우선 증권사를 소유하지 못한 은행, 즉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이 인수에 적극적이다. 기업은행은 소형증권사의 프리미엄이 너무 높을 경우 신규 설립을, 국민은행은 한누리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도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지 인수하겠다는 의사가 강하다. 솔로몬저축은행은 KGI증권 인수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금융강국 모범사례는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가 얼마 전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금융선진국’ 미국의 대표적인 관문인 존 F 케네디 공항의 출국장을 나오면서 그날따라 유독 광고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는 글로벌 투자은행(IB) UBS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UBS의 국적은 어디일까. 미국이나 영국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스위스다. 금융 전문가들은 금융사 합병을 통한 금융강국 도약의 해외 모범사례로 UBS를 꼽는다.1997년 12월 초. 전 세계 금융시장의 눈길은 온통 스위스로 쏠렸다. 스위스의 양대 은행이던 스위스유니언뱅크(UBS)와 스위스뱅크(SBC)의 합병이 이뤄졌기 때문. 자산 규모 6630억달러의 유럽 최대 IB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 두 회사는 미국계 IB회사들의 공격적인 경영에 대처하기 위해 ‘몸집 늘리기’를 꾸준히 지속했다. 영국 최대 증권사인 SG워버그, 뉴욕의 인수·합병(M&A) 전문 투자은행 딜런리드를 매입했다. 합병 이후에도 미국의 PB회사인 페인웨버를 사들이면서 주식 등 IB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 규모의 경쟁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결과다. 금융 강국으로 도약한 또 다른 모범 사례는 영국 런던과 싱가포르, 홍콩 등이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실물 경제가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는 점. 그러나 IB 업무 인프라 확충과 환경 조성을 통해 국제적인 금융 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이 도시에는 국제적인 로펌이나 금융 컨설팅사 등이 다 몰려 있다. 법률·금융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또한 외국인을 위한 병원, 학교 등 최적의 문화 생활을 보장한다. 금융 전문가들이 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주말이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각종 인프라가 완비돼 있는 셈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자본시장통합법 통과로 투자은행(IB) 지향…은행·증권사 “이젠 해외시장” # 상황 1 얼마 전 모 은행이 홍콩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해 물밑 접촉을 시도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연봉인 수십억원대와 스톡옵션을 제시했으나, 돌아온 반응은 냉랭했다. 홍콩의 전문가는 “내가 여기서 받는 연봉이 제시한 연봉의 3∼4배”라면서 “한국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있고 매력적이라고 해도 경력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절했다. # 상황 2 미국에서 학위를 한 금융 전문가가 환태평양 국가의 은행·감독당국·중앙은행 등을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는 싱가포르개발은행(DBS)에서 파견된 딜러와 한 팀이 됐다. 파생상품 딜링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데 싱가포르 출신의 딜러는 선물 등 파생상품 주문이 들어오면 30∼60초안에 가격을 결정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훈련된 전문성이 도드라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금융 선진국과 최소 20년 벌어져 있는 경험의 격차를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간의 칸막이를 없앤 자본시장통합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금융산업의 법적·제도적 인프라는 나름대로 구축된 것이다. 때문에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들은 너도나도 투자은행(IB)에 뛰어들어 해외시장으로 뻗어 나가겠다고 한다. 은행은 최근 수년간 한 해 국내에서 낼 수 있는 최대인 10조원대의 이익을 냈다. 더 이상 좁은 국내시장에서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사들도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처럼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기업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높은 수익을 내고 싶어 한다. ●선진금융기법 도입만이 살길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 5일 “국제금융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확충 ▲우수한 인력보강 ▲회계기준 선진화와 기업경영의 투명성 등 3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산 200조원대의 한국 은행들이 세계 100대 은행에 4개가 올라 있지만, 자본 규모나 인력 측면에서는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2조원대의 국내 대형 증권사도 30조원 규모의 외국계 IB와 비교하면 ‘꼬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수한 인재는 선진 금융기법을 국내에 도입할 수 있는 창구가 된다. 자본확충 과정은 별개로 하더라도 최근 금융기관들이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우수 금융인재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현재는 국제적 수준의 영업이나 리스크 관리는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 우리는 축적된 금융기법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계 금융기관의 상품을 보면서, 역으로 추론해 비슷한 ‘짝퉁’ 상품을 만들고 있는 형편”이라며 선진 금융기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근 은행들은 신입 행원들의 구성을 경영·경제·무역학 등 상경계열 위주에서 다양한 전공자들로 바꾸고 있다. 이른바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전공자 스카우트 경쟁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143명의 신입행원 중 37%를 철학과 심리학과 디자인학과 등 비상경계열 출신으로 채웠다. 기업은행도 신입행원 210명 중 상당수를 이공계·어문계 출신으로 뽑았다. 남기명 우리은행 IB본부 투자금융팀 부장은 “IB업무는 인력의 질과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사람 장사’인 만큼 IB업무 인력의 30%를 외부에서 충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책은행이자 IB를 지향하는 산업은행은 “M&A전문가, 금융공학, 컨설팅, 리스크 관리 등 핵심분야에 외부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현재 전 직원의 1.6%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인력비중을 2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입행원들도 최근 4∼5년간 해외 토목공학석사, 도시공학전공, 변리사, 음대 피아노 전공자, 수학전공자, 동시통역사, 보험계리사 등 다양한 경력·전공자를 뽑았다. 비교적 능력별 임금체계에 거부감이 덜한 증권사들의 인력 스카우트도 활발하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최근 베트남사무소 지점장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담당했던 정성문 삼성물산 베트남지점장을 스카우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업금융사업부 IB1본부에 넥스트벤처투자에서 벤처투자 및 IPO 업무를 담당했던 김구헌 차장을 영입했다. 또 공인회계사 겸 세무사로 한영회계법인에서 M&A와 PI를 담당했던 최명록 차장을 영입했다. 삼성증권도 올 하반기 배호원 사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MBA와 경력직 면접을 통해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대우증권은 현재 30여명 수준인 자산운용인력을 내년까지 대형 자산운용사 수준인 60여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증권도 6월 사장이 직접 출장가 런던·뉴욕 MBA 출신 전문인력 14명을 채용했다. 우리증권도 올해 해외 MBA과정을 마친 직원 2명을 채용해 IPO팀,M&A팀에 배치할 예정이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박사는 세계적 수준의 전문금융인력 확충과 관련해 “해외 MBA 출신도 좋지만 국제적 경험이 있는 전문인력을 팀단위로 거액을 주더라도 데려와 함께 일하면서 선진금융기법을 배우는 것이, 국내에서 차근차근 육성하는 것보다 빠른 시간 안에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문소영 전경하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세계의 금융허브로 성장하려면 국내 은행과 증권사들이 모두 투자은행(IB)을 지향하겠다고 하자, 한 국책은행 은행장은 불쑥 일본의 ‘노무라 증권’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일본의 노무라 증권도 1990년대 말 IB를 하겠다고 나섰는데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소리가 쏙 들어갔다.”면서 “세계 경제의 2인자인 일본의 노무라 증권이 실패한 일을 교역수준 11위인 우리나라 은행·증권사가 하겠다고 나선 만큼 웬만한 각오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선언만 한다고 저절로 제대로 된 IB가 되는 건 절대 아니다. 전세계적인 인적 네트워크는 기본이고, 이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취사선택해 정확하게 경기를 전망하고 신용 위험을 분산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IB업무를 제대로 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국내 금융인들은 ‘자유로운 영어 구사력’을 가장 먼저 꼽는다. 외국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쳤더라도 영어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지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 경험을 쌓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학벌만 좋을 뿐 선진금융기법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세계적 IB들의 아시아본부가 위치한 홍콩과 싱가포르의 본부장들의 영어실력은 대단히 세련됐다는 평가다. 둘째, 입사 연차에 따른 조직문화의 개선이다. 즉 보상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수백억달러의 기업 인수·합병(M&A)을 성사할 경우 이에 걸맞은 거액의 인센티브가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이는 강성 금융노조가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직원들간의 위화감을 내세워 거액 연봉자의 영입을 막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 IB는 연봉이 전체 보수의 40% 수준이고 성과에 따라 제공되는 인센티브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입사 연수에 따라 호봉이 산정되고 월급을 받는 현재의 은행 보수체계로는 우수 인재를 끌어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은행의 경우 IB업무를 맡은 직원들은 최대 3배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지만 외국계 금융사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다. 산업은행은 경직된 임금체계 탓에 자체 육성한 고급인력들이 매년 10여명씩 외국계 IB로 떠나면서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다. 금융사 사장에 재정경제부 고위간부가 ‘낙하산’으로 오는 것도 문제다. 금융감독당국은 은행·증권사들이 장기적으로 금융 리스크를 안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뛰어들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적 논리로 접근한다든지, 리스크보다 안정을 추구해 규제 일변도로 나가면 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대마진과 주식매매 수수료가 이익의 70∼80%를 차지하는 현재의 은행·증권사 수익구조로는 세계적 IB로의 전환이 터무니없다는 것이다. 금융기관의 국제적 신인도도 높아져야 한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최근 잡지 ‘아시아 리스크’에 2년 연속 ‘아시아 10대 파생금융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파생상품거래가 허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신뢰도가 형성되지 않으면 파생상품 등의 거래에서 세계적 파트너로 인정받을 수 없다.”면서 “금융상품 가격을 정확하게 매기고, 위험을 분산·회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외국계 금융기관 임직원들이 국내에서 거주할 수 있는 교육·금융·부동산 등의 인프라 확충도 필요하다.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 거는 기대가 그래서 크다고 한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약자를 향한 시어 더 선명

    시인 김선우(38)의 언어가 낮게 흐른다. 세 번째 시집 ‘내 몸 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문학과지성사 펴냄)에서 김선우의 시어는 이전보다 더욱 낮은 곳을 향해 흘러간다. 정확하게는, 이전부터 그랬다. 김선우의 시가 여성성과 생명, 관능적 이미지의 직조라 일컬어지던 때부터 시인의 언어는 약자들을 따뜻하게 토닥였다. 배척받고 감춰져온 여성성을 숨기지 않고 과감하게 드러내는 작업과 약자들에 대한 관심 자체가 동일한 문법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전작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에서 묘사한 탑골공원 할머니의 경쾌한 연애담이나 고바우집 연탄 불판에 생고기를 굽는 남루한 얼굴들 이야기에서만이 아니다. 쥐들에게 갉아먹힌 동대문운동장 쓰레기더미 속 노숙자의 주검 이야기(시집 ‘도화 아래 잠들다’ 중 ‘불경한 팬지’)는 김선우의 물기 많은 언어가 낮은 이들의 고통을 절절하게 포착해낸 전형이다. 사회적 연대를 읊은 시들이 ‘내 몸 속에 잠든 이…’에선 좀더 많이 등장한다. 총 32연의 ‘열네 살 舞子’는 이번 시집에서 가장 긴 시다.2005년 78세로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순애 할머니 이야기다. 열네 살 때 일본군에 잡혀가 남양군도 위안소에서 참담한 세월을 보낸 할머니의 구술을 시로 옮겼다. “참을 수 없이 지독한 걸 요구하는 군인에게 대들며 악 쓴 날엔 이가 부러지고 온몸이 멍들었네 멍든 자리마다 쇤 가시풀 독사처럼 똬리 틀어 몸속이 구만리 지옥이었네.” ‘제비꽃밥’에서 시인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족을 잃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자살폭탄 테러를 긍정(“내가 그 땅의 딸이었다면, 전쟁과 폭격 속에 난민의 유배지를 떠돌아야 하는 그 땅의 아들이었다면, 나 역시 폭탄을 몸에 감고 검은 외투를 입었을지 모른다.”)하고, 혼혈인의 아픔을 쓰다듬은 ‘자운영 꽃밭에서 검은 염소와 놀다’는 근거없는 순혈주의에 일침(“이번엔 버리지 않을 게요…그런데 혼혈이 아닌 목숨도 있나요?”)을 놓는다. 시집 첫머리 ‘시인의 말’에서 김선우는 “시인으로 산 지 10년이 됐다.”면서 “시를 청탁받고 발표하는 관행으로부터 당분간 떠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적었다.10년이면 그럴 만도 한 세월,“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다(‘낙화, 첫사랑’).”는 시인에게 여행은 불가피한 통과의례일지 모르겠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모따의 귀화 환영하자

    축구가 사회의 집합적 내면을 고스란히 반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어떤 징후는 충분히 보여준다. 이를테면 2002년 월드컵 당시 거리 응원과 광장 문화는 대표팀 응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좀더 열정적인 사회,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소망이 어울리는 사회, 더 많은 문화적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향한 열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이후 우리 사회는 반도의 작은 나라라는 지리적 한계를 넘어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좌표를 설정하게 됐다. 외국 여행이나 유학, 인터넷에 의한 세계 문화의 접목, 외국인의 국내 취업 등으로 외국에 대한 필요 이상의 경계심이나 금기도 많이 사라졌다. 왜 이런 얘기를 꺼내는가 하면 바로 K-리그 외국인 선수 중 최고 기량을 가진 모따(성남)가 한국 귀화를 바라고 있으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축구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기 때문이다. 모따는 “귀화 요건을 갖춘 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맞춰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싶다.”고 했다. 그는 2004년 전남을 시작으로 2005년 성남으로 이적하며 지난해 K-리그 우승을 이끄는 등 맹활약을 했다. 오른발이 하는 일을 왼발이 모르게 하는 능란한 드리블, 바늘 하나 꽂을 만한 자리에 정확히 찔러주는 예리한 패스, 경기 완급을 조율할 줄 아는 시야 등으로 최고 선수로 꼽힌다. 이번에 귀화 의사를 밝히자 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모따처럼 폭넓은 시야와 빠른 템포를 가진 선수가 공격을 주도한다면 현재의 공격수들이 맘 놓고 상대 골 네트를 뒤흔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족 순혈주의로 대응하는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수많은 국내 선수들이 오로지 ‘애국심’만으로 공을 차는 것이 아니듯 모따에게 어떤 ‘애국심’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우리 ‘민족’ 가운데 누군가가 외국에서 뜻을 펴고자 할 때 그쪽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하듯 축구공 하나에 인생을 건 모따가 새 근거지로 한국을 택하겠다는 것은 그의 자유이자 우리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새로운 생활 양식과 직업의 세계가 펼쳐지는 시대에 모따의 선택을 막을 이유는 하등 없는 것이다. 물론 큰 대회를 앞두고 급하게 귀화시켜 뛰게 한다면 권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수원의 이싸빅처럼 예전에 크로아티아 대표 선수로 뛴 경험 때문에 귀화해도 대표가 될 수 없음에도 한국을 택해 새 삶을 아름답게 사는 청년들도 있다.경남FC의 골키퍼 코치 신의손(옛 이름 사리체프)도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한 외국인 선수의 대표적인 예다. 모따의 귀화는 권할 만한 일이다.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 뿐더러 우리 사회가 순혈주의에 사로잡히지 않고 세계 시민으로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데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사설] 국제결혼 걸맞은 다문화인식 필요하다

    우리사회도 국제결혼이 보편화하는 추세다. 신혼부부 8쌍중 1쌍이 국제결혼이라고 한다. 농촌에선 총각 4명중 1명이 외국인 신부를 맞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국제결혼 부부의 파경 역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통계에 따르면 이혼부부 가운데 국제결혼 부부 비율이 2003년 1.6%에서, 지난해엔 4.9%로 높아졌다. 결혼정보가 부족하거나,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다문화 의식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는 예증이다. 농촌지역 총각들이 외국인 신부를 맞아들이는 일은 이미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앞으로도 그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개 수수료에 눈먼 업자들의 농간 때문에 국제결혼 농촌부부는 출발부터 잘못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위장결혼 폐해나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부부간의 기대치 부조화에 따른 파경은, 상당부분 예고됐던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농촌지역의 국제결혼 방식이나 국민인식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사기성 짙은 중개업자를 단속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는 사례는 찾기 어려웠던 게 현실 아닌가. 정부나 지자체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외국인 신부를 위한 문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접근기회를 넓히는 것도 필수적이다. 국민인식도 문제다.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몸으로는 받아들이고,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경제력이 조금 높다 해서 동남아 지역 여성을 얕잡아보는 듯한 국민인식은 결혼이민자와 그 가정이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뿌리 내리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할 뿐이다.
  • 李 “인도와 FTA체결해야”

    |델리 이종락특파원|인도를 방문 중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한국과 인도간 FTA도 연내에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델리에서 1시간여 거리에 위치한 LG전자 인디아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인도 FTA도 가능하면 연내에 서둘러서 하는 것이 한국경제에 도움이 된다.”며 “우리가 아시아에서 동부아시아를 뛰어 넘고 서남아시아 국가들로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가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 중국과의 FTA체결을 추진하는 것뿐만 아니라 최근 각광받는 인도시장의 확대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한국과 인도 양국은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하기 위해 지난해 협상을 시작한 상태다. 이를 위해 이 전 시장은 인도의 고급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개방적 이민정책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인도경제인연합회 특강에서 “국제화, 개방화시대를 맞아 인력이 쉽게 들어가고 나갈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으로 정비를 할 필요가 있다.”며 “개방형 경제시대에는 순혈주의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이어 “한국과 인도가 서로의 강점을 합친다면 양국이 정보기술(IT) 분야를 곧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양국이 교수와 기술자, 학생을 비롯한 IT전문가들의 교류를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은 외국의 고급인력 유치 방안의 일환으로 이민정책 손질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지만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부정적 여론이 많아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이날 LG전자 현지공장 건설현장을 둘러본데 이어 인도의 MIT로 불리는 인도공과대학을 방문했다.jrlee@seoul.co.kr
  • [프로배구] 보비·레안드로 “우리도 떨려”

    정규리그 막판 프로배구의 화두는 우승 팀과 과연 누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느냐다. 남녀 모두 3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이미 확정된 가운데 1위로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쥔 멤버 중에서 정규리그 MVP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원년인 지난 2005년 여자부 정규리그 첫 MVP를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현대건설의 정대영이 차지한 걸 되짚어 보면 섣부른 전망은 금물이다. 남녀 각각 2경기 안팎을 남겨 놓은 지금까지 누가 가장 빛났을까. 오는 12∼13일 기자단 등의 투표로 주인공이 가려진다.●“순혈주의가 웬 말” 여러 종목을 통틀어 MVP는 웬만하면, 그리고 같은 값이면 국내 선수가 가져가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올시즌 남자부 경우는 예외다.‘외인 멤버’들이 워낙 펄펄 날았기 때문. 지난해 영예를 안은 숀 루니(현대캐피탈)가 사실상 밀려난 가운데 브라질 출신의 두 용병 레안드로(사진 오른쪽·24·삼성화재)와 보비(28·대한항공)가 MVP에 도전한다. 8일 현재 보비는 득점 부문에서 646점으로 1위를 달렸다. 뿐만이 아니다. 후위공격(55.651%)을 제외하면 공격종합(성공률 53.28%), 후위공격(55.91%), 오픈공격(51.39%)은 물론 서브(세트당 0.514개)까지 모두 4개 부문 1위다. 보비에 견줘 1경기를 더 치른 레안드로는 득점(640점)에서 보비를 바짝 쫓고 있다. 서브(세트당 0.410)에서도 2위. 공격종합(성공률 48.95%)과 후위공격(성공률 55.01%)은 3위, 오픈공격(성공률 42.57%)은 4위다. 분명한 열세지만 챔프전 직행을 좌우할 남은 경기에서 굵직한 인상을 남길 경우 무게중심이 옮겨질 가능성도 있다.●“토종도 있다” 여자부에서 주목할 대목은 지난해 득점을 비롯한 공격 7개 부문에서 1위를 석권하며 통합 MVP에 오른 김연경(흥국생명)의 2연패 여부다. 그러나 ‘대항마’로 나선 레이첼(도로공사)과의 승부가 워낙 뜨겁다. 올해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파괴력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하는 법. 득점에선 2위(532점)로 1위를 달리는 레이첼(594점)보다 62점이 적다. 그러나 공격종합(성공률 45.22%)과 시간차 공격(52.53%)에서 1위이며 서브 득점도 세트당 0.321개로 레이첼(0.222개)에 앞서 있다. 그러나 레이첼은 자신의 ‘주특기’인 강력한 후위공격에선 258점으로 3위 김연경(122점)보다 두 배 이상의 득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훌훌’ WTF, 순혈주의 종지부

    최근 문동후 사무총장 퇴진 등 불협 화음이 일었던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올림픽 스포츠 종목 위상에 걸맞은 국제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조정원 WTF 총재는 10일 삼성동 연맹 사무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맹 행정에 외국인 참여를 확대해 국제스포츠기구로서 면모를 강화시키겠다.”면서 “우선 각 대륙연맹으로부터 적임자를 추천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총재는 또 “태권도는 한국인이 세계인에게 준 선물과 같다.”면서 “이제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 모두가 참여해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WTF는 국제 스포츠 기구이면서도 한국인 일색으로 꾸려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조 총재는 외국인 채용은 주로 행정 업무 분야가 되겠지만 적합한 인물이 있으면 기술적인 분야에서도 외국인을 채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석 중인 사무총장의 경우 “국제감각과 태권도에 대한 열정을 갖춘 인물을 선임할 예정”이라면서도 “외국인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고 언급해 후임 총장으로 국내 인사가 낙점될 것임을 시사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외교부 ‘순혈주의’ 얼마나 깨질까

    외교부의 순혈주의가 얼마나 깨질까? 외교통상부 사상 처음으로 비(非)외교부 출신이 2차관으로 영입되면서 외교부 내에 팽배한 순혈주의와 배타성이 얼마나 깨질 것인지가 관심이다.●“유능한 외부인재 영입” 송민순 신임장관은 물론, 조중표 1차관과 김호영 2차관이 한목소리로 ‘조직과 인사의 대대적 혁신’을 역설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예정된 대규모 인사가 첫 신호탄이 될 것인지 여부가 주목된다. 행정자치부에서 정부혁신 업무를 주로 맡아온 김 2차관은 취임 전부터 ‘거버넌스(정부 각 부처와 기업, 시민사회 등의 참여) 외교’를 강조했다. 외교역량 강화를 위해 거버넌스 개념을 접목하려면 부처간 인력 교류 등을 통해 유능한 외부인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송 장관과 조 1차관도 김 차관의 이같은 뜻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이다. 송 장관은 1일 취임식에서 “외교역량 강화에 필요한 조직과 인사의 혁신을 위해 제2차관에 유능한 외부인사를 영입했다.”면서 “정부 내외의 외교 자산을 최대한 활용, 단순한 자리 배려 차원을 넘어 유능한 인재라면 외부영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조 1차관도 “각 부처와 기업, 개인, 시민단체 등이 협력하는 거버넌스 외교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외교부는 일부 공관장(대사) 및 본부 국장직에 정치권 인사나 관련 전문가가 극소수 영입됐을 뿐, 다른 부처에 비해 외무고시 출신의 순혈주의에 따른 배타성을 고수해 왔다. 문화외교국장 등 8개의 개방형 직위조차도 감사관 외에 모두 외교부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급변하는 외교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외교부 안팎에서 조직과 인사 혁신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된 상황이다.●“실력으로 승부 경쟁시대가 온것”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부 출신들이 국정원이나 청와대 등으로도 옮기는 만큼 출신과 상관없이 실력으로 승부하는 공개 경쟁시대를 맞이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이르면 이번주 중 10여명에 달하는 본부 차관급 및 실국장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며, 공관장 인사는 송 장관이 대통령 해외순방 동행에서 귀국한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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