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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트로탐방 경찰서] 당직형사 Q&A

    Q : 며칠 전 약속 시간 때문에 전방에 보행자나 차량이 없어 신호등을 무시하고 진행했더니 경찰순찰차가 사이렌을 켜고 어디선가 나와서 단속을 했습니다.제가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은 사실이지만 왜 저렇게 숨어서 단속하는 것인지 기분이 무척 나빴습니다.함정단속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이런 경우도 함정 단속에 해당되는 거 아닌가요? A : 함정단속이란 도로의 구조나 시설물이 잘못 설치된 곳에서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실시하는 단속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지금 말씀하신 상황은 함정단속이 아닌 비노출 단속으로 함정단속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경찰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단속을 진행했다고 봅니다. 경찰단속에 불만이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단속된 날 기준으로 해당서에 10일안에 이의신청을 하면 되지만 위의 사안은 이의신청을 해도 구제받을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지방법원에서 이뤄지는 즉결심판은 한달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저희 경찰도 시민들의 정서에 반하는 단속은 자제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용산경찰서 교통지도장 전근배 경위
  • [2004 서울 범죄리포트] (3) 움트는 맞춤형 치안

    “이거 칼이잖아.도주 못하게 따라붙어!차 세워!” 26일 오전 1시10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주현북길.서울 강남경찰서 기동순찰대 최운성(39) 경장이 검문하던 흰색 BMW승용차 트렁크에서 흉기를 찾아내자 운전자가 갑자기 반대방향으로 차를 돌렸다. 강북으로 넘어가는 길목인 이 곳은 강남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도망가는 범인이나 기소중지자 검거율이 높은 곳. 최 경장이 소리치자 함께 검문하던 경찰관 3명이 순식간에 승용차에 달려들어 운전자의 목덜미를 잡았다.승용차는 경찰을 창문에 매단 채 13m 남짓을 역주행하다 도주로를 차단한 순찰차와 순찰 오토바이 2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 섰다.운전자 이모(32·무직)씨는 폭력행위와 사기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이 떨어져 지명수배된 상태에서 면허도 없이 운전을 했다.경찰은 이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부대장 유환인(48) 경위는 “통계를 바탕으로 범죄 다발지역을 중점적으로 순찰한다.”면서 “이곳처럼 목을 찾아 수시로 장소를 바꾸어가며 검문검색한다.”고 설명했다. 범죄가 지능화·흉포화돼 시민들의 두려움이 커질수록 범죄 예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안’을 염원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경찰은 과학적 통계를 활용,우범지역의 방범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26일 자정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뒷길.순찰차로 유흥가 밀집지역을 돌아보던 강남서 역삼지구대 박재훈(51) 경사는 길가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30대 초반의 여성 뒤쪽으로 젊은 남자가 다가가는 모습을 발견하자 즉시 순찰차에서 내렸다.박 경사는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여성을 일단 순찰차로 데려오고 남편에게 연락해 여성을 안전하게 귀가시켰다.이 여성 근처를 서성이던 남자의 신원도 확인해 놓았다.박 경사는 “강남역 일대는 술집이 많아 술취한 여성은 성폭행이나 퍽치기 등 범행의 대상이 되곤 한다.”고 말했다. 주말인 지난 22일 밤 중부경찰서 충무지구대는 총 순찰인원 20명 가운데 2명을 주말 폭행사건이 잦은 명동치안센터에 지원파견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오후 10시40분쯤 명동 의류상가에서 옷가게 주인이 손님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주변에 있던 이명용(40) 경사가 2분 만에 현장에 출동했다.경찰은 피해가 없는 것을 확인한 뒤 10분 남짓 두 사람을 설득해 화해시켰다. 이 경사는 “이 일대에는 술에 취해 싸우다 감정다툼으로 번져 홧김에 신고하는 폭행사건이 많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죄수사관리시스템(CIMS·심스)’으로 범죄동향을 분석하고 있다.올해 도입된 ‘심스’는 접수에서 송치까지 사건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대도시 92개 경찰서 관할의 범죄 발생지역만 지도로 표시하던 이전의 범죄분석예측시스템(COMSTAT·컴스탯)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했다.전국의 최근 지리정보를 경찰청에서 재조합,전국의 233개 경찰서 상황을 종합관리하고 있다. 일선 경찰서에서 다른 경찰서 관할의 지역별 범죄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수사기법과 범죄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방범인력 배치에도 ‘심스’를 활용한다.강남서 송갑수(40) 생활안전과장은 “매달 과학수사반이 지난해와 지난달의 범죄발생 현황을 종합·분석한 자료를 활용해 우범지역과 특정범죄 발생빈도가 높은 시간대를 선정,탄력적으로 경찰력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주민들도 지역적 특성을 방범활동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강남지역 주민들은 범죄자들이 주요 표적으로 삼는 유흥가와 고급주택가 밀집 지역의 치안에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강남구 논현동에 사는 박수진(29·여·유흥업)씨는 “예전에 납치사건도 많이 났고,밤에 출근해서 새벽에 들어오니 귀갓길이 겁난다.”면서 “인적이 뜸한 새벽시간에도 순찰차가 좀더 자주 돌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강북 도심권의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강력범죄 발생보다는 생계유지를 위한 상권 전체의 분위기 안정에 더 관심을 보였다.6년째 명동에서 민속주점을 운영하는 김정숙(57·여)씨는 “순찰하는 경찰이 제복을 입고 가게 안으로 들어오면 오히려 손님들이 겁을 먹는다.”면서 “마음 놓고 장사할 수 있도록 날치기·좀도둑 등을 중점 단속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3년마다 실시하는 ‘한국의 범죄피해에 대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2002년 한해 동안 범죄 피해율은 100명당 11명에 이른다.전국의 범죄 피해자 204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집 근처 거리를 밤중에 혼자 걸을 때 얼마나 두려움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두렵다.’는 응답이 39.7%로 ‘두렵지 않다.’(34%)보다 많았다.지난 1998년 조사에서 ‘두렵다.’가 35.1%,‘두렵지 않다.’가 38.8%로 나타난 것과는 대조적이다.조사를 담당한 최인섭 범죄동향연구실장은 “지난 1990년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범죄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면서 “이에 따라 시민들의 안전에 대한 욕구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지혜 김준석기자 wisepen@seoul.co.kr ■ 강남署 방범전담순찰대 운영 성과 ‘치안수요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경찰서가 ‘치안 1번지’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잇따른 납치·살인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뒤 방범을 전담하는 기동순찰대를 새로 만들고,범죄다발지역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하는 등 치안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것.지난해 11월6일 창설한 기동순찰대는 국내에서는 유일한 방범전담 순찰대로,경찰관 51명과 의경 6명이 24시간씩 3교대로 근무한다.순찰차와 오토바이로 우범지역을 중점 순찰하고 검문검색도 강화하고 있다. 26일 강남서에 따르면 기동순찰대가 가동된 뒤 지난달 30일까지 6개월 동안 강도와 빈집털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4%와 13%가 줄었다.특히 오토바이 날치기는 1년 사이 44%나 감소하는 등 기동순찰대 운영이 범죄를 예방하는 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강남서 관계자는 “기동순찰대가 검거한 1641명의 형사범 가운데 기소중지자가 96%인 1590명을 차지,2차 범죄발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기동성에 역점을 두고 차량과 오토바이를 집중 지원한 것이 주효했다.”고 진단했다. 범죄다발 지역에 설치한 32대의 CCTV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지난해 12월20일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이 많이 사는 논현1동 주택가와 유흥가가 밀집한 역삼1동에 CCTV 27대를 설치한 뒤 지난 4월30일까지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 관내 5대범죄 발생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나 줄었다.강·절도 발생률은 64%나 떨어졌다. 인권을 침해한다는 논란 속에서도 CCTV를 추가 설치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강남서는 강남구청으로부터 70억원을 지원받아 CCTV 230대를 추가로 설치하고 다음달 안으로 관제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올 하반기에는 CCTV 100대를 더 설치할 방침이다.강남서 박기륜 서장은 “지난해 강력사건이 잇따르면서 치안 불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기동순찰대 창설,CCTV설치 등으로 이어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 서울경찰청 양우석 총경 “이제는 지역별 특성에 맞는 방범활동이 필요한 맞춤치안 시대입니다.” 서울의 방범을 총괄하는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과장 양우석 총경은 ‘맞춤치안’을 “관내 범죄유형과 치안수요를 분석해 시민들에게 치안서비스를 지역적·장소별·범죄별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양 총경은 지난 7일 서초경찰서가 서초동 법조타운을 털던 절도범을 붙잡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당시 서초경찰서장은 이례적으로 1800여개 변호사 사무실에 보안 강화를 당부하는 편지를 발송했다는 것. 또 명동 등 의류상가가 밀집한 지역을 맡고 있는 중부경찰서는 시장 상인을 상대로 한 소매치기와 오토바이 날치기를 중점 단속하고 있다. 양 총경은 “인구가 밀집한 아파트 지역은 기존의 평면적 개념을 수직치안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순찰차를 타고 그저 아파트 단지를 단순히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차에서 내려 관리사무소 직원,경비원 등과 대화를 나누며 취약 요소와 ‘가려운 곳’을 적극 찾아낸다는 것이다. 그는 “범죄를 예방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주민과 경찰이 쌍방향으로 의견을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총경은 맞춤치안을 위해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지적했다.한정된 경찰 인력을 필요한 장소와 시간에 적절히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는 “인력을 무한대로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제한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최일선에서 방범치안을 책임지는 순찰지구대의 운영도 이같은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순찰지구대는 좁은 관할구역으로 나누었던 과거의 파출소로는 효율적인 방범활동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2∼3개 파출소를 묶어 통합된 인력으로 치안을 담당하는 시스템이다. 양 총경은 “경찰의 치안활동은 있는 듯 없는 듯 해야 한다.”면서 “생활에 스며드는 활동으로 실질적인 범죄예방 효과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학교수업 막은 ‘민중의 지팡이’

    교사가 교통시설 고장 신고를 한 뒤 뒤늦게 출동한 경찰에 항의하다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장시간 연행돼 수업을 하지 못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말썽이 되고 있다. 16일 경기 안양경찰서와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백영고등학교 박남수(43) 교사에 따르면 박 교사는 지난 11일 오전 7시50분쯤 학교앞 횡단보도 신호등이 고장난 사실을 발견하고 112신고를 했다.박 교사는 학생들의 안전사고를 우려해 횡단보도에서 수신호로 교통지도 활동을 벌였으며,현장에 있던 시민들도 10여차례 전화를 걸어 경찰의 조치를 요구했다.박 교사는 오전 8시50분쯤 호계지구대 소속 김모(35) 경장과 양모(29) 순경 등 2명이 현장에 도착하자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찰이 1시간이나 늦게 도착할 수 있느냐.”며 경찰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 경장 등은 “뭐 이런 게 다 있느냐.”며 박 교사를 강제로 순찰차에 태워 경찰서로 연행,10시간쯤 조사한 뒤 오후 7시쯤 풀어줬다.경찰은 양 순경이 현장에서 박 교사와 실랑이를 벌이다 상처를 입었다며 전치2주의 진단서를 첨부했다. 그러나 박 교사는 “경찰에 강제 연행되는 바람에 수업을 못했다.”며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사실이 없는데 어떻게 진단서를 발급받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박 교사가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양 순경에게 욕을 하고 어깨를 치는 등 모멸감을 줘 폭행정도가 심하지는 않았지만 진단서도 첨부하게 됐다.”며 “강제연행이 아니라 박 교사가 윗사람에게 ‘따질 것이 있다.’며 자발적으로 순찰차에 탔다.”고 주장했다. 안양 김병철기자 kbchul@˝
  • 사회지도층 ‘자살 신드롬’

    ‘명예를 지키기 위한 극단의 선택인가,조직을 살리기 위한 희생인가.’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박태영(63) 전남지사가 2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사회지도층 인사가 자살한 것은 올 들어서만 4번째다.앞서 지난 1일에는 김인곤 광주대 이사장이,지난달 11일에는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또 2월4일에는 안상영 부산시장이 각각 자기 손으로 생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사회지도층의 자살이 잇따르는 이유가 비리 혐의로 인한 자존심 상실과 자기 비하,조직내 다른 구성원을 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 등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그러면서도 지도층 인사의 자살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거나 정당화하는 것은 생명 중시 가치관을 파괴하고 또 다른 자살을 부를 수 있다며 경계했다. 29일 낮 12시48분쯤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반포대교 남단에서 북쪽으로 450m 지점에서 박태영 전남지사가 한강에 투신했다.함께 있던 운전기사의 신고를 받은 용산경찰서 남부지구대 소속 순찰차와 경비정이 곧바로 출동해 박 지사를 구조,인근 한남동 순천향병원으로 옮겼으나 그는 낮 12시55분쯤 숨졌다. 박 지사는 2000∼200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초대 이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인사·납품 비리에 관련된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서 사흘째 조사를 받아 왔다. ●자존심에 상처…굴욕보다는 죽음을 선택 사회지도층의 연쇄 자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이들은 하나같이 명예와 자존심,타인의 존경을 ‘자산’으로 삼아 살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살연구전문가인 유수현 숭실대 사회사업학과 교수는 지도층 인사의 자살에 관해 “상실감과 절망을 참을 수 없어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일 수 있다.”면서 “또 조직 속에서 한 사람이 희생하고 다른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이은철 연세로뎀 정신과 의사는 “비리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으면 에너지가 없어지면서 삶에 대한 목표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시대적·심리적 공통점 최근 잇따라 목숨을 끊은 지도층 인사들은 모두 1960∼1980년대 어려웠던 시절에 무언가 일궈낸 사람들이다.표창원 경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이들이 고생과 노력의 결과나 대가를 누려야 할 시점에 비리 혐의로 사회의 비난에 직면하게 된 것이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베르테르 이펙트’ 우려 사회지도층의 자살은 갑남을녀의 그것과는 사회적 파장이 분명히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출세한 지도층 인사를 이상형으로 여기고 존경하는 많은 사람이 이상형의 자살로 허탈감이나 정신적 충격에 빠질 수 있다. 하상훈 생명의 전화 자살예방센터 원장은 “지난해 8월 정몽헌 회장이 자살한 뒤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도 죽는데 나같은 사람은 자살해도 된다.’는 식의 상담 전화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이는 유명인이 죽은 다음 동조자살하는 현상을 일컫는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베르테르 효과’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이 로테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자 이 책을 읽은 19세기 유럽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살자가 급증한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유영규 김효섭기자 whoami@seoul.co.kr ˝
  • [순경의 모든것] 새내기 순경의 하루

    청년 실업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공무원 인기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그 가운데 하나가 경찰직.경찰관이 되는 길은 다양하지만 보통 젊은이가 접근하기에 가장 쉬운 코스는 역시 순경 공채에 합격하는 것이다.시험 준비에서 임용 후의 일과,직업인으로서의 행로 등 순경의 모든 것을 알아 본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코미디 영화’의 제목이 아니다.빠듯하게 하루를 보내는 순경의 일상이다.기본 업무인 순찰 활동에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주민들을 뜯어 말리고 화해시키는 일,게다가 납치·강도 등 각종 강력사건에 온몸을 던지는 것까지 모두 순경의 몫이다. ●순찰,취객,음주단속…밤은 짧다 지난 21일 오후 8시30분 서울 청량리경찰서 소속 장안지구대 안.“밤 거리를 떠도는 청소년이 많으니 더욱 꼼꼼히 순찰하라.”는 지구대장의 지시와 함께 새내기 김민섭(24) 순경의 일과가 시작됐다.경찰에 입문한 지 7개월 된 김 순경은 야간조로 일한다.순찰 파트너는 아버지 뻘인 30년 경력의 김학수(49) 경사.까마득한 선배와 한 조가 되면 김 순경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린다. 김 순경의 부친은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조사하던 중 음주 차량에 치여 순직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를 잃은 그는 부친의 못다한 꿈을 이어받았다.의경에 지원,복무를 마친 뒤 두 차례 고배를 마신 끝에 순경 시험에 합격했다.오후 11시가 지나자 무전기를 통해 장안1동 주택가로 출동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술에 취해 쓰러진 40대 남자는 한동안 횡설수설하더니 ‘돈이 없으니 집까지 태워달라.’고 배짱을 부렸다.순찰차에 태워 집으로 데려다 주는 길에 넋두리와 주정을 들어주는 것도 익숙한 일상이 됐다. ●목숨 건 추격전,팔뚝을 물리고 꽃을 먹는 남자를 만나다 5년차인 동대문경찰서 창신지구대 조상열(31) 순경.그는 얼마전 3살 여아가 버스에 실려 납치됐다는 신고를 받고 순찰차로 추격전에 나섰다.반대 차선에서 달려오는 버스를 발견한 조 순경은 중앙선을 넘어 유턴하다 경미한 충돌사고를 냈다.사고 수습을 동료 경찰관에게 맡긴 조 순경은 달리던 버스를 가까스로 세웠다.운전석 바로 뒷좌석에 혼자 앉은 여아를 발견한 조 순경은 겨우 한숨을 놓았다.납치범을 잡기 위해 승객들을 모두 조사했지만 다행히 납치사건이 아니었다.어떤 남자가 여아의 버스 탑승을 도와주는 것을 본 시민이 납치로 잘못 알고 신고한 것.조 순경은 불행 중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중부경찰서 충무지구대 박민규(32) 순경은 채 1년이 되지 않은 신참이다.박 순경은 지난달 ‘알몸의 30대 남자가 화단에서 꽃을 먹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알몸의 남자를 발견한 박 순경은 그에게 ‘여기서 왜 이러고 있냐.’고 물었다.그러자 그 남자는 “제 정신이면 여기서 이러고 있겠어요?”라고 반문했다.지구대에 요청,담요 한 장으로 몸을 가리고 집에 데려갔지만 황당한 경험이었다. 박 순경은 또 며칠 전 술집 여자 종업원들의 싸움을 말리다 봉변을 당했다.두 여성의 엉킨 머리채를 풀다 “왜 말리냐.”며 한 여성이 박 순경의 왼쪽 팔뚝을 물은 것.상처는 아물었지만 팔뚝에는 아직도 이빨 자국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경찰의 꽃’강력계 형사를 꿈꾸며 이들은 순경 계급장을 달고 경찰관의 꿈을 이루긴 했지만 경찰에 대한 시민의 불신을 접하면 때때로 회의에 빠져든다.김 순경은 “사건을 조사하는데 한쪽에서 내가 다른쪽 편을 든다며 ‘돈을 받은 게 틀림없다.’고 우길 땐 기가 막히다.”고 했다. 12시간 근무가 끝난 오전 8시 30분.김 순경은 체육관으로 직행했다.강력계 형사가 되기 위해서는 ‘몸만들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김 순경은 “경찰 업무가 다양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강력계 형사가 ‘경찰의 꽃’ 아니냐.”면서 “정말 시민을 위한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영규 서재희기자 whoami@seoul.co.kr˝
  • [메트로] 안전한 수학여행길 서비스 경기경찰 학교요청땐 안내

    “수학여행때 경찰 에스코트 요청하세요.” 경기지방경찰청은 본격적인 수학여행시즌을 맞아 ‘수학여행 출발 전에 꼭 경찰에 호위를 요청해 달라.’는 공문을 도내 각급 학교에 보냈다고 23일 밝혔다. 버스 5대 이상에 2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수학여행이나 현장학습을 떠나는 경우,출발 15일 전에 관할 경찰서에 에스코트를 요청하면 경찰 순찰차나 사이드카가 안내해준다. 특히 전국 경찰서와 공조로 관할지역을 넘더라도 버스가 이동하는 지역의 경찰서에서 에스코트를 하게 됨으로써 도착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다.경기경찰청은 지난해 모두 651차례에 걸쳐 30만 6857명의 학생들의 수학여행길을 돌봐줬다. 경기경찰청 박종규 교통과장은 “최근 강원도와 경기도에서 버스가 전복되는 대형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보다 안전한 여행길이 될 수 있도록 꼭 경찰에 에스코트를 요청해 달라.”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Funny 머니] 中과 수교하면 나라도 세운다?

    타이완과 중국 중 어느 나라를 국가로 선택할까.이들 두 나라의 경쟁적인 ‘원조 외교’가 소국(小國)들에는 커다란 돈벌이 기회가 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최근호에 따르면, 도미니카연방은 지난달 31일 타이완과의 외교를 단절하고 중국과 수교했다.이로써 중국을 대표하는 합법적 정부로 중국이 아닌 타이완을 인정하는 국가는 26개국으로 줄었다. 중국과의 수교 대가는 불과 1억 2200만달러(1393억원)다.그러나 이는 도미니카연방의 무려 5년치 세입의 3분의1이 넘는 규모며 국민 1인당 1750달러에 달한다.도미니카연방의 인구는 7만명이다.루스벨트 스커릿 총리는 이 돈을 운동장·도로·학교·병원 건설에 쓰겠다고 밝혔다. 1983년 타이완을 선택한 뒤 마음을 바꾸기까지 21년동안 타이완으로부터 받은 것은 경찰순찰차나 식량 등 소규모 원조였다.스커릿 총리는 타이완에는 매우 고맙지만 “국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변심’ 사유를 밝혔다. 중국의 원조가 자그마한 나라 하나를 세울 수도 있다.서인도제도 세인트 키츠에 속한 인구 1만명의 네비스는 독립을 원한다.국민투표가 올 하반기로 예정돼 있는데 중국이 도미니카연방에 지원한 돈(1억 2200만달러)을 준다면 독립도 가능하다.이처럼 경제침체기에 놓인 타이완 대신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는 중국으로 돌아선 국가들이 점점 늘고 있다.발칸반도의 소국 마케도니아가 2001년 6월 중국과 수교했고 태평양의 나우루,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등이 뒤를 따랐다.카리브해서는 바하마,세인트 루시아 등이 97년 베이징을 택했다.반면 태평양의 키리바시는 지난해 타이완을 선택,눈길을 끌었다. 전경하기자˝
  • 위기일발 할머니 구했다

    급정거한 트레일러에서 떨어진 14t 무게의 철판 코일이 행인을 덮치려는 순간 순찰 중이던 경찰관이 순찰차로 들이받아 참변을 막아냈다. 25일 오전 5시10분쯤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간석4거리에서 25t 트레일러가 간석시장에서 만수동 방향으로 달리다 바뀐 신호를 보고 급제동했으나 트레일러에 실렸던 지름 2m,폭 1m,무게 14t짜리 철판 코일이 고정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차앞 방향으로 굴러떨어졌다. 코일은 35m를 굴러 마침 횡단보도를 건너던 박모(78·여)씨를 덮칠 기세였다.바로 그때 횡단보도 앞에서 U턴을 하기 위해 신호대기 중이던 인천남동경찰서 만수지구대 순찰차가 쏜살같이 10여m를 달려와 철판 코일과 고의로 충돌,코일의 방향을 틀었다. 박씨 바로 앞에서 순찰차와 부딪힌 코일은 30여m를 더 굴러가 인근 주유소 앞 인도에 멈췄다.순찰차는 오른쪽 범퍼와 보닛 등 차량 절반 가량이 박살나 견적이 460만원이나 나올 정도로 크게 파손됐다. 순찰차를 몰았던 김형태(33) 경장은 “앞쪽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시커먼 물체가 할머니를 향해 돌진하기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 없이 순찰차를 코일과 충돌시켰다.”고 말했다.김 경장은 다행히 큰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바그다드거리 한국차·가전품 ‘인기’

    이라크전쟁 이후 1년간 한국과 이라크간의 교역실적은 5억달러로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입이 80%를 차지했다.직접 교역량은 1억달러에도 못 미쳤지만 이라크의 불안한 정정을 감안할 때 이 정도라면 괜찮은 성과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나 국내 산업계는 이라크 특수는 시작일 뿐이라고 진단한다.비록 우리 군의 이라크 파병 일정이 다소 늦춰지기는 했지만 파병 자체가 취소된 것이 아닌 만큼 그동안 공을 들여온 공사수주 등이 조만간 결실을 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한국제품 현지 진출 업체와 KOTRA 등에 따르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순찰차 중에는 현대자동차의 엑센트가 눈에 많이 띈다.과거 주류를 이뤘던 벤츠에서 올해 초 엑센트로 대거 바뀌었다.현대나 대우자동차의 다른 차량들도 수없이 거리를 질주한다.종전 이후 한국의 중고차들이 많이 수출된 덕분이다. 고급 TV나 전기제품도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특히 주택복구에 필수적인 전기제품은 한국산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라크전 이후 양국의 직접 교역량은 9300만달러(수출 3600만달러,수입 5700만달러)로 전년 1억 2500만달러보다 25.6%(3200만달러) 줄었다.그러나 간접교역은 크게 늘어났다.쿠웨이트·요르단·UAE·레바논 등을 통한 이라크 교역량은 3억 9873만달러에 이른다. 업체별로는 삼성물산이 총 4억달러 규모의 직·간접교역을 했다.수출품목은 철강·섬유·정보통신,수입 및 3국간 거래는 석유화학 관련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1년동안 중고차·건설 중장비·화학제품·특장차·버스·전자제품 등 16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고,원면 등 400만달러어치를 수입했다.현대종합상사는 요르단 S사를 통해 위성수신기 1만 5000대(약 100만달러)를 수출했다. 수많은 한국 제품이 이라크에 상륙했지만 통계가 없는 경우도 있다.한국산 중고차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간접교역 대신 정공법 채비 국내 업체들은 다음달 5∼8일 바그다드에서 열리는 ‘바그다드 재건박람회’에 참가해 CD-롬 등 정보통신 및 생활물자 제품들을 소개하고,각종 프로젝트 사업의 참가 가능성을 타진한다.지금까지의 보따리장사식 교역에서 탈피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기업들의 전략도 적극적인 자세로 바뀌었다.LG전자는 올 초부터 중동지역 마케팅 거점을 늘리기 위해 바그다드에 주재원 2∼3명과 현지인 다수로 구성된 판매지사를 설립키로 하고 태스크포스팀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 이재영 중동아프리카 TV그룹장은 “바그다드 판매지사가 설립되면 PDP TV와 시스템 에어컨 등 올들어 전쟁이 끝나고 판매가 급성장한 제품들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2년만에 개최된 2004년 제다 전자종합 박람회에 참가해 중동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그동안 사실상 손을 놓다시피 했으나 올 들어 요르단 암만지점을 통해 이라크내 대리점을 파고드는 판촉활동을 재개했다. 당초 크게 기대를 걸었던 재건공사 수주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결실을 볼 전망이다.미국 정부가 187억달러에 달하는 이라크 재건기금을 속속 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일부 공사 입찰에 참가 중이어서 조만간 수주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이밖에 일본도 이라크 재건사업에 50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어서 국내건설사들의 수주기회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종합상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비공식적이고,간접적인 교역이 많아 AS 등에 문제가 많았다.”면서 “이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라크 시장에 진출해 한국상품의 이미지를 높여야 현지시장에서 한국산의 생명력이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 이종락 류길상기자 sunggone@˝
  • [盧탄핵안가결] 軍·警 비상경계령

    경찰청은 12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과 관련,전국 경찰에 비상근무 및 경계강화를 긴급지시하고 정당대표 등 주요인사에 대한 신변보호에 나섰다. 경찰은 혼란을 틈타 범죄가 판을 치는 것을 막기 위해 순찰차 등 장비와 경찰력을 최대한 동원해 가시적인 순찰활동을 펼칠 방침이다.경찰력 확보를 위해 충청,경북 등에서 벌이던 폭설피해 복구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박관용 국회의장,민주·한나라당 대표와 원내총무 등 주요 당직자,헌법재판소장 등의 자택 등에 경찰력이 배치됐다. 군은 방어태세인 데프콘과 워치콘을 높이지는 않았으나 전군지휘부가 참석하는 긴급군무회의를 열고 대북 경계태세를 강화,전군 지휘관을 정위치토록 했다. 특히 13일 조영길 국방장관과 김종환 합참의장·리언 라포트 한미연합사령관·신일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한미양국군 지휘부가 긴급회동,대북 대비태세를 점검하기로 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주인 안탄’ 청와대차량은 역주행

    갑작스러운 폭설로 교통대란이 극심했던 지난 5일 청와대 경호차량들이 고속도로에서 길이 막히자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역주행,빠져나간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충남경찰청은 지난 5일 밤 10시쯤 청와대 경호차량 3대가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서대전IC를 지나면서 차량정체가 계속되자 경찰에 연락,고속도로순찰대가 출동해 중앙분리대 일부를 철거해 빠져나갔다고 10일 밝혔다. 청와대 경호차량들은 중앙분리대를 통과해 하행선 8㎞ 가량을 서울방향으로 역주행한 뒤 유성톨게이트를 통해 대전시내에 진입했다.이 과정에서 고속도로순찰대 순찰차 2대가 청와대 경호차량을 앞 뒤에서 호위했고 대통령이 평소 탑승하는 차량도 경호차량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경호차량들은 이날 경남 사천에서 대통령 영부인이 참석하는 행사에 갔다가 올라오던 길이었으며 영부인은 다른 교통편으로 상경,차량에는 탑승하지 않았다.경찰 관계자는 “관례상 청와대 경호차량은 최우선 처리하게 돼 있어서 역주행한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상행선의 일부 일반 차량들도 이곳을 통해 회차해 고속도로를 탈출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에는 이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이어졌다.한 네티즌은 “청와대 있는 사람들은 여러가지를 한다.”면서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던 수많은 시민들은 대체 무엇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독자의 소리]

    ●버스 안내방송 제대로 해야 나는 다른 대중교통 수단보다 시내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며칠전에도 경험했지만,간혹 버스 운전기사가 라디오 방송이나 음악을 들으려고 안내방송을 아예 안 하는 일이 종종 있다.물론 일상의 대부분을 버스 안에서 보내는 운전기사로서는 시내버스가 일터이자 쉬는 공간일 수 있다. 하지만 자주 가는 길이라 해도 깜빡하는 경우가 있을 뿐더러 버스 노선만 대충 알고 타는 경우 안내방송이 없으면 이디쯤 왔는지 몰라 불안하고 갑갑하다. 그날 오후 내릴 곳을 몰라 허둥대다가 결국 지나쳐 버린 한 아주머니가 운전기사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았다.굳이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시내버스의 안내방송은 꼭 틀어주기 바란다. 김종신(대구 남구 대명동) ●교통난 심화하는 불법주차 안돼 도로변에 불법 주차한 차량이 예전보다 눈에 띄게 많아졌다.불법주차는 다른 차량의 통행을 가로막아 교통체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크고 작은 교통사고의 원인이 된다.대형 마트 같은 상가 밀집지역은 대개 도로가 좁은데다 불법주차 차량이 촘촘하다.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교차로 등지에서는 불법주차 차량에 대해 이동조치 및 단속을 병행한다.그러나 순찰차가 아무리 방송해도 운전자는 보이지 않고 연락처마저 적어 놓지 않은 경우가 의외로 많다. 야간에는 불법주차 차량 탓에 주행 중인 차가 갑자기 차로를 바꾸거나 횡단하는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해 대형사고를 초래할 위험성이 크다.자신이 기초질서를 지키지 않을 때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운전자들은 차 세울 장소가 없거나 장시간 주차해야 한다면 차를 몰고 나오지 않아야 할 것이다. 김종필(전북 김제시 신풍동)˝
  • 재건축 잠실 떤다

    재건축 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잠실 주공아파트의 한 단지에서 이달 들어 보름 동안 4차례나 도둑이 들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특히 서울 다른 지역에서 소문을 듣고 원정 절도를 벌인 사례가 대부분이어서 민생 치안에 비상이 걸렸다. 주민들은 “인적이 드문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범죄사각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뾰족한 치안대책이 없어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15일 새벽 5시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공아파트 2단지 빈집에서 드라이버로 알루미늄 창틀 50㎏을 뜯어 마대자루에 담아 가지고 나오던 이모(33·무직)씨가 때마침 순찰을 돌던 경찰에 붙잡혔다.재건축 시공사 소유의 재산을 훔친 이씨는 절도 혐의로 입건됐다.동대문구 이화동 쪽방촌에서 거주하는 이씨는 경찰에서 “주공아파트 재건축 아파트에 가면 한몫 챙길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해 이 곳을 찾게 됐다.”고 진술했다. 앞서 11일과 14일에는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 268동과 216동의 4,5층 빈집에서 각각 50대 2인조와 30대가 40만∼80만원어치의 철근과 싱크대 알루미늄 등을 훔쳐 나오다 적발됐다.지난 1일 오후 3시쯤에는 30대 3인조가 1t짜리 트럭을 갖고 와 절도행각을 벌였다.피의자들은 대부분 직업이 없거나 주거가 뚜렷하지 않았다. 이 아파트 2단지에서 적발된 절도건수만 이달 들어 4차례.모두 7명이 구속되거나 불구속 입건됐다.경찰과 주민들은 실제 절도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단지의 재건축 사업승인이 난 지난해 2월 이후 이곳에 거주하던 4450가구 가운데 대부분은 떠나가고,현재 300여가구만 남아 있다.빈집이 많고,남아 있는 가구도 86개동에 흩어져 있어 을씨년스럽고 인적도 거의 없다.3,4단지는 2002년에 사업 승인이 나 철거작업이 끝났거나 진행중이다.1단지는 아직 승인이 나지 않아 주민들이 살고 있다.경찰은 “경비업체 직원이 하루 2명씩 배치돼 있고,가끔 순찰차가 인근 지역을 돌고 있다.”고 밝혔지만,주민들은 “마음만 먹으면 대낮에도 누구라도 빈집을 털 수 있어 부랑자나 우범자의 범행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2단지 268동 주민 이모(35·여)씨는 “며칠 전 밤에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지도 않고 문고리를 잡아 흔드는 바람에 놀라서 급히 문을 열어 보았더니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소리가 났다.”면서 “무서워서 문단속에 신경쓰는 것은 물론이고 밤에 외출하기도 겁난다.”고 말했다.6살 손자와 산책을 나온 주민 김모(60)씨는 “빈 동 입구를 폐쇄하든지 경고문을 붙이든지 불량배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올해 2단지 근처 잠신고교에 입학하는 나가영(16)양은 “매일 이 길로 통학을 해야 한다니 무섭다.”면서 “사람이 많은 곳으로 학교를 옮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 학교 1학년에 다니는 아들을 둔 이모(44·주부)씨는 “개학 이후 자율학습이나 학원을 마치고 늦게 귀가할 때는 반드시 데리고 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비어 있는 집들이 청소년 탈선이나 납치·폭행 등 범죄의 장소가 될 수 있어 신경을 쓰고 있지만 실거주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에 무작정 많은 인원을 투입할 수도 없다.”면서 “순찰을 최대한 자주 돌아 주민들을 안심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그때 그 시절/한적한 광화문 네거리

    1965년 서울신문사 자리에서 바라본 서울 광화문 네거리의 한적한 모습.지금은 도로로 변한 사진 오른쪽의 널따란 화단과 곡선으로 나 있는 전차선이 눈길을 끈다.광화문 네거리 한복판에 하얀색 지프형 순찰차가 서 있는 가운데 무단횡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느긋해 보인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 단속활동 어떻게/ 총선 D -100 … 경찰 “선거사범을 잡아라”

    “서교동 고급음식점에서 총선 출마 예정자가 20여명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있다.즉시 조치 바란다.” 경찰의 선거사범 단속 가상훈련(FTX)이 실시된 지난 2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 수사2계 ‘선거사범 수사전담반’.긴급무전이 울려퍼지자 사무실 안에는 금방 긴장감이 넘쳐흘렀다.24시간 대기 중인 10여명의 형사들은 앞다퉈 형사기동대 차량과 순찰차에 몸을 실었다.사건 접수 뒤 출동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분 남짓.4월 총선을 앞두고 경찰서마다 훈련에 한창이다. ●오프라인 캠코더로 현장 보존 선거전담반이 도착한 곳은 서교동 S회관.근처에서 순찰을 돌다 무전 연락을 받고 출동한 마포경찰서 북부지구대 소속 경찰들이 이미 현장에 도착,증거 보존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이어 도착한 수사2계장 강공협(51) 경감을 비롯한 수사2계와 보안·정보과 형사들은 캠코더·녹음기로 향응 현장을 촬영,물증을 확보했다.현장에서 참석자들을 상대로 향응을 제공한 사람이 누구인지 진술도 받았다.북부지구대 박영희(40) 경위는 “향응 참석자들이 ‘함께 음식값을냈다.’는 식으로 입을 맞추기 때문에 현장에서 단서를 잡으려면 신고에서 현장 도착까지 5분 안에 끝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방글 게시 PC방 덮치기도 향응 현장 수사가 마무리될 무렵 다시 무전기 신호음이 요란하게 울렸다.“30대 남자가 동교동의 한 PC방에서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경찰관 5명은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시 현장으로 뛰어나갔다.현장 증거를 확보하기 전에 혐의자가 눈치채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관들은 이동하는 승용차 안에서 사복으로 갈아입었다. PC방에 도착하자 주인의 눈짓에 따라 30대 남자의 등 뒤로 경찰관들이 슬며시 다가섰다.혐의자가 글 내용을 지울 수 없도록 의자를 뒤로 확 잡아 뺐다.이어 가져간 노트북의 수사프로그램을 이용해 화면 캡처,지문 채취 등 증거를 모았다. 일선 경찰들은 이번 총선에서 무엇보다 ‘사이버 불법선거’를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경찰청도 사이버 단속을 지속적으로 강조,지난해 4·24 재·보선에서는 사이버선거사범 단속 실적이 전혀 없었지만 10·30재·보선에서는 11건을 단속했다.총선에 대비해 전국 경찰관서 홈페이지에 ‘불법선거사범 전용신고센터’를 개설했고,사모임 홈페이지 등 요주의 사이트 1500여개를 대상으로 상시적으로 ‘사이버 순찰’을 하고 있다. ●불법사각지대 ‘007작전' 경험 많은 경찰관들은 불법선거운동은 대선보다 총선때 훨씬 기승을 부린다고 말한다.강 경감은 “현역 의원과 거물급 후보가 겨룰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구에서는 벌써부터 향응을 제공한다는 신고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 선거운동 행태도 점점 ‘진화’해 공공연히 나돌던 ‘돈봉투’는 거의 자취를 감춘 대신 확실하게 표를 줄 것이라고 기대되는 사람만 골라 은밀히 돈을 건넨다고 경찰은 설명했다.선심 관광도 수십명씩 뭉쳐서 가는 옛날 방식 대신 승합차에 나눠 탄 뒤 관광지에서 뭉치는 ‘007 작전’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경찰청 김중겸 수사국장은 “선거사범을 신고하면 최고 5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만큼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택동 이두걸기자 taecks@■현장 움직임 “경찰이 무서워요.” 오는 4월 17대 총선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의 어깨가 잔뜩 움츠러들었다.경찰이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선거사범 단속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이미 지난 한해동안 총선과 관련,불법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로 210건에 289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의 선거사범 단속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제각각이다.일부에서는 경찰이 ‘형평성’을 잃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서울 마포을 지구당 유용화(44) 위원장은 현역의원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고 주장한다.유 위원장은 “현역 의원은 의정보고서를 합법적으로 돌리는데 신인이나 원외 지구당위원장은 서신 한 장도 못보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찰이 상대적으로 야당을 집중 감시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한나라당 서울 종로지구당 현택정(49) 사무국장은 “모든 국가시스템이 여당 위주로 돌아가는 마당에 경찰도 당연히 야당 죽이기에 몰두할 것”이라고 관측했다.한나라당 성북갑지구당 정태근(39) 위원장은 “경찰 단속이 야당에 집중될 것 같아 가끔 주민 행사에 참여하고,송년·신년 모임에 들러 얼굴이나 내비치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돈 선거 등 고질적인 폐단을 뿌리뽑자는 목소리도 만만찮다.열린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경찰의 의지가 높은 만큼 이번 총선에서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당선무효판결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공평하게 단속해 돈 쓰는 선거풍토를 뿌리뽑고,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경찰이 인센티브 때문에 무리하게 흠집 내기를 하지만 않는다면,시민단체와 부정선거감시단에 이어 선거판을 정화하는 데 큰 몫을 담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지연기자 anne02@
  • 바그다드 차량폭탄테러 17명 사망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바그다드 외신|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에도 불구,이라크에서는 저항세력의 공격이 계속됐다.미군 역시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나서면서 유혈사태가 이어졌다. 바그다드 시내 주거지역인 알 바야 지역의 한 교차로에서는 17일 새벽 6시쯤 폭탄을 실은 트럭이 경찰서를 향해 돌진하다 폭발,때마침 그 곳을 지나던 미니버스의 승객 등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크게 다쳤다. 트럭의 폭발원인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아흐메드 카드힘 이브라힘 이라크 내무차관은 폭탄을 실은 트럭이 교차로 인근의 경찰서를 향해 속도를 높여 질주하다가 미니버스와 충돌해 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그는 이번 폭발사건을 후세인 체포에 항의하는 추종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하면서 테러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이밖에도 이라크 저항세력은 이날 사마라에서 미군 순찰차량을 급습하고,미군의 지원을 받는 팔루자시장 집무실을 공격했다.‘수니 삼각지’의 한 곳인 라미디시에서도 교전이 벌어지는 등 산발적인 저항이 계속됐다.미군도 이날 새벽 이라크 저항세력의 거점 중 한 곳인 이라크 북부 사마라에서 대대적인 저항세력 소탕작전을 계속했다.미 제4사단은 새벽 2시부터 사마라 일대를 완전 봉쇄한 채 무장 차량과 공격용 헬기까지 동원한 채 저항세력 색출을 위한 불시 수색을 벌여 핵심 수배자 29명 중 8명을 체포했다. 미군은 앞서 16일에도 사마라 지역에서 기습작전을 감행,자금담당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저항세력 지도자 카이스 하트만과 78명의 이라크 저항세력을 체포했다.한편 미군은 사담 후세인 생포 당시 입수한 문건을 토대로 14개 비밀 저항세력 세포조직의 배후 핵심 네트워크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입수하게 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신문은 이날 마틴 뎀시 미군 제1기갑사단장의 “세포조직 상부 네트워크가 자금을 지원하고 있음이 명백하다.”는 언급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뎀시 사단장은 이라크 저항세력과 후세인의 연계여부에 대해 후세인이 직접 공격을 지시했다기보다는 공격활동 결과를 사후에 보고받는 수동적 위치에 있던 것으로 추정했다.
  • 3시간 동안 13차례 구조요청… 경찰도 119도 외면/中동포 파출소옆서 동사

    정부의 불법체류자 일제 단속에 쫓기던 중국동포가 길거리에서 매서운 추위에 시달리다 숨지기 한시간 전까지 경찰과 소방서 등에 구조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해 동사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9일 오전 5시20분쯤 서울 종로구 혜화동 혜화고가 아래 인도에서 중국동포 김모(46)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환경미화원 김모(55)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현장에서 발견된 김씨의 휴대전화에서는 112와 119에 오전 1시15분부터 4시25분까지 짧게는 6초에서 4분17초까지 모두 13차례나 통화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112신고는 신원과 장소 등을 명확히 밝혀야 접수되는데 김씨의 신고는 공식 접수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서울경찰청 112신고센터에서 남아있는 통화내용은 이와 전혀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112신고센터측에 따르면 이날 새벽 김씨는 “종로4가에서 창덕궁 쪽으로 가고있는 중인데 추워죽겠고 힘이 없어서 못 걷겠다.”면서 “집이 100주년 기념관 쪽이니 순찰차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당시근무자는 “김씨가 술에 취한 듯 횡설수설하고 종로4가가 워낙 넓은 데다 자기 집도 가까운 만큼 택시를 타고 집에 갈 것을 권유했다.”고 밝혔다.또 김씨가 숨진 장소가 인근 순찰지구대 사무실과 불과 20m 남짓 떨어진 곳이어서 경찰과 119구급대가 안일하게 대응한 데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중국동포의 집 김해성 목사는 “파출소 옆에서 김씨가 여러 차례 신고를 하다 죽어 갔는데 경찰과 119에서 모두 출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지 않는다.”면서 “신고자가 누구인가를 떠나 위험에 처했다면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숨진 김씨는 중국 헤이룽장성 출신으로 2000년 7월 5일 국내에 몰래 입국한 뒤 수도권 일대 건설현장 등을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달부터는 서울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다른 중국동포와 불법체류자 강제추방에 반대하는 농성을 벌이다 지난 2일 농성장에서 이탈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발언대] 기나 긴 파출소의 하룻밤

    초겨울 추위가 제법 살을 파고들던 며칠전 저녁,순찰지구대(파출소)안에는 가벼운 발걸음과 함께 박순경이 “오늘 저녁에도 꽤나 시끄럽겠구먼.”이라고 혼잣말하는 소리가 들려온다.출동장비를 챙겨 교대를 한 뒤 순찰차를 타고 어둠이 깔린 도시의 주택가로 출동한다. 우리가 맡은 구역의 골목골목을 돌며 대문 열린 집,불 꺼진 사무실,범죄우범지역을 부단히 순찰하고 있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112신고가 들어온다.‘학교 옆 공원에서 패싸움이 벌어졌다.’는 112지령센터 근무자의 다급한 무전이었다.급히 출동하니 현장에는 앳된 얼굴의 10대 여러명이 단지 “쳐다보았다는 이유”만으로 시비가 벌어져 한바탕 치고받은 상태였다.양쪽 모두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상대를 잡아먹을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싸움을 말리고 연행하려 하자 “내가 피해자인데 너희들 똑바로 처리해.”라며 행패를 부렸다.간신히 연행하여 사무실에서 조사하는 동안에도 그들은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다시 주먹다짐을 하려고 했다.또 경찰관이 말린다는 이유로 사무실 탁자·의자를 걷어차고 던지거나,경찰관 멱살을 잡고 “민중의 지팡이가 사람을 친다.”는 둥 난동을 부렸다. ‘이러한 행위를 하는 자들을 방치한다면 과연 질서를 잡을 수 있겠는가.공권력이 바로 서야 국민이 편한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꾹 참고 이들을 경찰서로 이송했다.그 후에도 사건은 계속 들어왔다.새벽 2시 만취한 행인이 차도 중앙에서 지나가는 택시를 가로막아 택시기사와 멱살을 잡고 싸운 사건,남편이 아내를 폭행한 가정폭력 사건 등등을 처리했다. 길고 긴 하룻밤을 지내며 잠시 피곤함을 달래고자 사무실 밖으로 나오니 날이 이미 훤하게 밝아온다.도심의 새벽을 여는 청소부 아저씨,신문·우유배달원,새벽에 출근하는 아파트 경비아저씨들과 반갑게 인사한다.지난 밤에 있었던 쓰린 기억은 어느새 잊고,새벽에 만나는 정겨운 사람들에게서 다시 오늘 하루의 희망을 본다. 인천 중부경찰서 남부지구대 고승기 경사
  • 뻥뚫린 ‘지하철 범죄’/ 지상 치안강화 틈타 2~3초에 성추행·소매치기 잇따라

    최근 서울 강남 일대에 각종 범죄가 잇따르면서 지상의 치안비상이 걸린 틈을 타 지하철 등의 소매치기와 성추행 등 ‘지하 범죄’가 활개를 치고 있다.지상에 방범 인력이 집중되다 보니 지하의 방범 역량이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탓이다.지난 7,8일 지상과 지하의 범죄현장을 돌아봤다. ●수만명 이용 환승역 경찰은 2명뿐 지난 7일 오전 8시 출근길 인파로 북적대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시청 방향 승강장.전동차가 역내로 들어오는 순간,60대 노인이 20대 여성의 엉덩이에 슬쩍 손을 갖다댔다.그리고는 재빨리 전동차에 몸을 실었다.2∼3초도 채 걸리지 않았던 터라 경찰은 근처에서 이를 목격하고 달려왔지만 성추행범의 뒤통수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잠복 근무 중이던 지하철수사대 소속 이모(37)경장은 동행 취재한 기자에게 “지상에 방범역량이 집중되다 보니 하루 수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큰 환승역에는 경찰관이 겨우 2명 뿐”이라면서 “현재의 인력 구조로는 일일이 쫓아가 잡아야 하는 소매치기와 성추행범의 예방과 검거를 기대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최근에는 40,50대 3인조 여성 소매치기가 지하철 1호선 제기역 등에서 상습적으로 소매치기하다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하철 범죄는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지난 9월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검거된 소매치기범은 163명이었으나,지난해에는 194명으로 늘어났다.올 들어 지난 8일까지 검거된 숫자는 154명에 이른다.지난 2001년 626명으로 최고조에 이르렀던 성폭력범 검거 숫자는 지난해 354명으로 줄었지만,올 들어 391명으로 급증했다. 지하철 수사 요원의 규모가 일정한 것을 감안할 때 검거 실적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발생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지하철수사대의 가장 큰 ‘적’은 인원 부족.서울과 수도권 244개 역의 방범활동을 형사 99명이 전담한다.한 사람이 2개역 이상을 담당하는 셈이다.각종 시위·집회 경비에 불려나가는 것도 지하를 치안 사각지대로 만들고 있다.시청에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린 9일 오후에도 강북지역을 담당하는 지하철수사대 1지구대 소속 형사 30여명 가운데 1명만 빼고나머지는 모두 ‘지상’경비 업무로 차출됐다.1지구대 윤모(56) 경위는 “하루 880만명이 넘는 지하철 이용객을 100명도 안 되는 형사가 보호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게다가 지상 업무에 비해 ‘찬밥’신세를 당할 수밖에 없다고 관계자들은 푸념한다. ●강남 24시 기동순찰은 효과 커 지난 6일 발족한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특별기동순찰대는 지난 8일 팽팽한 긴장감 속에 첫 주말 심야 방범활동을 벌였다.이들은 언제 출몰할 지 모르는 범죄자와 눈에 보이지 않는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었다. “도산로 사거리 수입자동차 매장내에서 한 남자가 석유를 뿌리고 불을 붙이려 한다.조처 바람.” 밤 11시쯤 긴박한 무전이 8개 순찰차에 동시에 전달됐다.“에엥∼에엥” 무전을 들은 강남 43호 순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갑작스레 방향을 바꿔 현장으로 향했다. “죽은 내 아들 살려내.안 그러면 여기 전부 불 질러버릴 거야.” 3분 만에 도착한 현장에서는 만취한 50대 초반의 남자가 고함을 지르며 전시된 차량과 바닥에 석유를 뿌려댔다.손에는 라이터를들고 있어 한 순간에 불을 지를 태세였다.기동대 소속 강남 42호와 지구대 소속 순찰차도 속속 도착했다.소방차 2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건물 밖에 대기했다. 장도익(36)경장 등 2명의 경찰관이 남자에게 달려들어 라이터를 뺏고 손과 발을 제압하면서 상황은 5분 만에 끝났다.이 남자는 지난 9월 이 매장 직원이 몰던 차량에 치여 아들을 잃고 홧김에 범행을 저지르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강남 일대에서는 경찰관 52명과 순찰차 8대,오토바이 10대로 구성된 기동순찰대가 후미진 주택가와 골목길 등을 샅샅이 훑어 30여건의 크고 작은 사건을 처리했다.이인상 기동순찰대장은 “24시간 내내 강남 일대 범죄 취약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면서 “힘은 들지만,범죄 예방 효과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표 이두걸 이유종기자 tomcat@
  • 오늘 수능… 아침엔 ‘쌀쌀’/“준비물 잘챙겨 8시10분까지 입실을 시험시간에 늦으면 112에 도움요청”

    “수험장에 귀마개를 가져가도 되나요.조그만 소리도 신경 쓰이는데….”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4일 서울시교육청 등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수험생들의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디지털카메라는 못 갖고 가나요 한 수험생은 이날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학생증과 주민등록증을 모두 분실했다.”면서 “의료보험증 등 다른 신분증을 가져가도 되는지 빨리 알고 싶다.”고 문의했다. ‘Vicious’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수험생은 다음 포털사이트 수능연구모임(cafe.daum.net/sunungOK) 게시판에 “각도기나 자 등을 가져갈 수 있느냐.”면서 “답안을 나중에 맞추기 위한 가채점 답안지를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수험생 ‘수능만점’은 “시험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귀마개와 형광펜이 필요하다.”면서 “나중에 채점하기 위해 디지털카메라도 가져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질책성’ 문의도 잇따랐다.부산에 사는 한 대학생은 “지난해 수능을 치를 때 시험 감독관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거는 등 불성실하게 감독,시험장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면서 “감독관을 철저히 교육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임종근 장학사는 “신분증이 없으면 동사무소에서 신분확인증명서를 떼어 오거나,시험장 상황실에서 부모 확인과 서류 대조 등을 통해 신분을 확인하면 된다.”면서 “디지털카메라나 자,귀마개 등은 갖고 올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5일 전국적으로 흐리지만 제주도를 빼고 비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6도 등 전국적으로 2∼12도로 약간 쌀쌀하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그러나 낮부터 기온이 16∼22도로 올라,예년의 ‘수능 한파’는 없을 전망이다. ●경찰,수능 지원 돌입 경찰청은 수능 수험생을 위해 경찰관 3만 6180명과 차량 5162대를 동원한다.전국 73개 시험지구별로 문제지와 답안지의 수송경비를 지원하고 876개 시험장에 무장 경찰관을 배치한다. 또 5일 오전 6시부터 시험장 주변·지하철역 등에 112순찰차와 사이드카 등을 배치해 수험생 등을 태워주기로 했다.도움이 필요한 수험생은 112로 요청하면 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언어 및 외국어 영역 듣기평가가 이뤄지는 오전 8시30분∼9시의 1교시,오후 3시40분∼4시15분의 4교시 때 모든 군 항공기의 이착륙 및 접근,지상 사격훈련,기동훈련을 금지했다.주한미군사령부도 소음을 통제하기로 약속했다. ●수능 정답풀이 5일 저녁부터 수험생들은 4일 전국 시험장에서 열린 예비소집에 참가,수험표와 유의사항을 전달받았다.수능시험 정답풀이는 교육방송(EBS) TV를 통해 5일 오후 7시50분부터 3시간 동안 방송된다.10시50분부터는 위성방송(플러스1)으로 재방송된다.수능 성적표는 다음달 2일 수험생 개인에게 전달된다.수험생은 5일 오전 8시10분까지는 시험장에 들어가야 한다. 김재천 이두걸기자 douz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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