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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FTA에 악영향?

    정부는 ‘등뼈 쇠고기’ 사태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중단’이 아닌 ‘검역 중단’이란 한발 물러선 대응 조치를 내놓았다. 미국이 쇠고기 문제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연계하는 데다, 특히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로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정부의 부담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의 반복된 수입위생조건 위반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검역 원칙은 갈수록 뒷걸음질 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은 쇠고기 전면 개방 없이 한·미 FTA 비준은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를 염두에 두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에 수입 쇠고기 물량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인 ‘등뼈’가 발견되면서 이같은 계획이 틀어지게 됐다. 전면 수입중단 조치가 아니라 검역 대기 중인 856t은 반송되지 않고, 이미 시중에 유통된 물량도 정상판매된다. 하지만 미국이 학수고대하는 ‘LA갈비’의 연내 시중 판매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이에 미국 의회가 한·미 FTA 비준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할지 불투명하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쇠고기 문제가 완전히 꼬이면서 한·미 FTA 비준을 반대하는 미 의회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검역당국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만 지나칠 정도로 배려를 해왔다고 지적한다. 미국과의 정치·외교적 현안과 맞물리며 지난해 초 미국과 맺은 수입위생조건 원칙이 갈수록 후퇴한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검역당국 관계자조차 “미국측의 명백한 오류에 대해서도 최대한 융통성을 부여한 측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수입위생조건에는 없는 ‘뼛조각 부분반송’ 조치로 쇠고기 시중 유통을 허용했다.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되고 ‘갈비통뼈’ 7차례,‘내수용’의 수출용 둔갑도 3차례나 적발됐지만, 해당 작업장 선적 금지라는 미미한 대응에 그쳤다. 검역체계의 심각한 오류일 가능성이 높은데도 “인간적 실수”라는 미국 해명을 수용했다. 이번 ‘등뼈 쇠고기’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월 ‘등뼈’가 발견돼 수입을 전면 중단시킨 일본과 대조된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유통되는 것부터 막고 미국 입장에 따라 다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역당국 고위관계자는 “검역중단 조치가 전면 수입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검역중단은 수입중단의 전단계 조치로 검역 절차만 진행하지 않는다. 반면 수입중단은 검역 중이거나 창고에 대기 중인 물량까지 모두 반송·폐기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美쇠고기 수입관련 일지 ▲2003.12 미국 워싱턴주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 발견, 수입금지 조치 ▲2006.1.9∼13 고위 실무급 협상, 수입위생조건 타결-생후 30개월 미만 뼈없는 살코기 ▲2006.9.8 농림부,2년10개월 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최종 승인 ▲2006.11.24∼12.22 수입 미국산 쇠고기서 뼛조각 3차례, 발암물질 다이옥신 1차례 검출, 전량 반송·폐기. ▲2007.4.2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2007.4.27 미국 쇠고기 6.4t 검역통과 ▲2007.5.28 권오규 부총리, 미국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상 선언. ▲2007.5.30 미 쇠고기서 갈비뼈 발견 ▲2007.7.13 롯데마트, 미 쇠고기 판매 개시 ▲2007.8.1 미 쇠고기서 등뼈(척추뼈) 발견 ▲2007.8.2 농림부, 미 쇠고기 전면 검역중단 결정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31) 양반의 신문화운동에서 민중종교로 번진 천주교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31) 양반의 신문화운동에서 민중종교로 번진 천주교

    1791년 전라도 진산에서 윤지충과 권상연이 모친상을 당해 제사를 지내지 않고 신주를 불사르자, 천주교 신자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양반층의 천주교 신자가 대부분 남인이었으므로, 탕평책을 내세웠던 정조는 영의정 채제공의 입지를 약화시키지 않으려고 그들을 교화시켜 유학에 전념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양반 신자들이 많이 천주교 신앙을 버렸으므로, 자연히 중인층의 비중이 높아졌다. 조광 교수는 ‘조선후기 천주교 지도층의 특성’이라는 논문에서 진산사건(1791) 이후 신유교난(1801)까지의 천주교 지도층을 38명으로 선정하고, 이 가운데 중인이 21명으로 55%라고 분석하였다. 그러나 신분미상자 3명을 제외하고 통계를 내면 60%로 높아진다. 중인 지도층 시대가 열린 것이다. ●천주신자 신주를 불사르다 초기에 성직자가 없었던 조선 천주교에서는 중요한 교리 문제가 생길 때마다 북경에 사람을 보내 유권 해석을 구하였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나무장사를 하던 윤유일(尹有一)인데,1789년에는 가성직제도(假聖職制度) 자문,1790년과 1792년에는 성직자 파견 요청을 위해 북경에 다녀왔다. 그는 1790년에 돌아와 “천주교에서는 조상 제사를 금한다.”는 사실을 신자들에게 알림으로써 큰 동요를 일으켰다. 진산군에 살던 선비 윤지충(尹持忠)은 고산 윤선도의 6세손으로 다산 정약용의 외사촌인데,25세에 진사가 되었다. 이듬해(1784) 겨울 서울에 올라와 역관 김범우의 집에서 처음으로 천주교 서적을 빌려보고,3년 후 정약용 형제들에게 교리를 배워 입교하였다.1791년 여름에 어머니 권씨가 세상을 떠나자, 천주교 교리를 지키기 위해 제사를 지내지 않고 신주를 불살랐다. 외사촌 권상연도 그와 행동을 같이 하였다. 친척과 유림들이 그 사실을 알고 관가에 고발하였다. 진산군수 신사원이 회유도 하고 위협도 하였으나, 그들은 교리가 타당하다고 주장하며 신앙을 고수하였다. 전주감영에서 혹독한 고문으로 배교를 강요했지만, 끝까지 굽히지 않자 12월8일에 참수하였다. ●정조 “미혹된 중인을 교화하라” 이 와중에 수많은 신자들이 체포되었는데, 정조는 탕평 정국을 어지럽히지 않으려고 교화정책을 썼다. 형조에서 11월11일에 “사학(邪學) 죄인 정의혁·정인혁·최인길·최인성·손경윤·현계온·허속·김계환·김덕유·최필제·최인철 등 11명을 혹은 형조의 뜰에서 깨우쳐 감화시키기도 하고, 혹은 그 집안 사람들로 하여금 간곡히 깨우쳐 회개하도록 했습니다.”라고 아뢰었다. 이 가운데 신분이 알려진 최인길과 최인철은 역관, 손경윤과 현계온·최필제는 의원이다. 이 말을 들은 정조는 이렇게 전교하였다. “중인 가운데 잘못 미혹된 자들에 대해 반드시 그 소굴을 소탕하려는 것은 한편으로 그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자는 것이요, 한편으로는 백성을 교화시켜 좋은 풍속을 이루려는 것이다. 중인 무리들은 양반도 아니고 상인(常人)도 아닌 중간에 있기 때문에 가장 교화하기 어렵다. 그대들은 이 뜻을 알아서 각별히 조사하여 혹시 한 명이라도 요행으로 누락시키거나, 한 명이라도 잘못 걸려드는 일이 없게 하라. 모두 새사람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조는 중인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그들이 천주교에 심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으며, 그것은 그들의 잘못이라기보다 사회구조인 문제라고 파악하였다. 그래서 탄압하기보다는 교화시켜 새사람을 만들려 했던 것이다. ●성경 언문번역본 보급… 평민신자 확보 최필공(崔必恭)은 의원인데, 경거사괴(京居邪魁), 즉 서울에 사는 사학 괴수로 지목되었다. 김범우에게 교리를 배우고 1790년에 입교한 그는 큰길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군중을 향해 노방전도를 하였다. 그래서 ‘정조실록’ 15년(1791) 10월23일조에 “예전에는 나라의 금법을 두려워해 어두운 골방에서 모이던 자들이 지금은 대낮에 마음대로 행하고 공공연히 전파한다. 예전에는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써서 겹겹으로 싸 상자 속에 감추어 두었는데, 지금은 제멋대로 간행하여 경향에 반포한다.”고 개탄하는 홍낙안의 편지가 실릴 정도였다. 그가 열렬한 전도활동으로 천주교 지도층이 되자, 조정에서 그를 회유하였다. 작은아버지와 동생이 간청하자 신앙을 버리고 종9품 심약(審藥) 벼슬을 받았으며, 아내를 얻어 장가들고, 집도 구했다. 결과적으로 모범적인 배교자가 되었기에 정조는 “최필공같이 완악한 자도 교화되었다.”는 말을 자주 했으며,“최필공의 예에 따라 도신(道臣)이 직접 가르치고 경계하여 개과천선한 효과가 있으면 방면하라.”고 지방관들을 타일렀다. 그러나 다시 교회에 들어가 열성적으로 신앙생활을 했으므로, 순조가 즉위하자 1801년에 정약종·이승훈 등의 지도자 5명과 함께 참수되어 순교하였다. 초기 천주교 서적은 한문으로 되어 있어 지식층만 읽었다. 양반으로는 남인 학자들 사이에 신앙과 관계없이 널리 읽혔으며, 중인들도 북경을 드나들며 수입해 읽었다.‘승정원일기’ 정조 9년(1785) 4월9일조에 “서양 천주의 책이 처음 역관 무리로부터 흘러들어오기 시작한 지 여러 해 되었다”는 유하원의 상소가 실렸으니, 이승훈이 북경에서 영세를 받고 돌아온 1784년 이전에도 역관들이 북경에서 천주교 서적을 수입해왔음을 알 수 있다. 역관 최창현(崔昌顯)은 이승훈이나 이벽 같은 남인 학자들과 교유하며 천주교 서적을 얻어보다 1784년 겨울에 입교했는데, 성격이 온순하면서도 활동적이어서 총회장으로 추대되었다. 진산사건 이후에 신자층이 평민으로 확산되자, 그는 평민 신도들에게 교리서를 읽히기 위해 ‘성경직해(聖經直解)’를 언문으로 번역해 보급하였다. 그가 도피생활중에 병이 들어 집으로 돌아오자 배교자가 밀고하여 체포되었다. 포청에서는 혹독한 고문에 못이겨 배교했지만, 국청에 넘겨지자 배교를 취소했다. 호교문(護敎文)까지 지어 적극적으로 신앙을 지켰으므로,4월8일에 정약종과 함께 서소문 밖 형장에서 참수되어 순교하였다. 1801년 신유박해 때에 “책판(冊板)을 찾으러 간다.”는 신도의 진술이 있었고, 사학도로 적발된 사람 가운데 인쇄나 출판작업에 종사하는 각수(刻手)가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목판본으로 인쇄한 교리서들이 중인과 평민 신자층에게 널리 보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천주교 교리서와 성경 번역을 통해, 암클로 천대받던 언문이 새로워졌다. ●중인, 주문모 신부 입국 돕다 순조가 즉위하면서 천주교 탄압이 시작되자, 몇 년 동안 신자들 사이에 숨어 지내던 중국인 신부 주문모(周文謨)가 1801년 3월15일에 자수하였다. 많은 신자들이 박해를 당해 숨어 있을 곳도 마땅치 않을 뿐 아니라, 혼자 살아 남기도 미안했기 때문이다. 영부사 이병모는 그가 조선에 들어온 과정을 정조에게 이렇게 아뢰었다. “어린 시절부터 서양 학문에 종사하다가 북경 천주관(天主館)에 전입했다고 합니다. 이승훈이 사서(邪書)를 구입해 온 뒤에 정약종의 무리가 사사롭게 양인(洋人)과 왕래하여 교주(敎主) 얻기를 요구했는데, 천주관에 와 있는 양인은 정원이 있어서 한 사람이라도 다른 곳에 가게 되면 저들이 알게 되므로, 수업하던 중국 사람을 우리나라에 내보낸 것입니다.” 이튿날 주문모 신부를 신문했는데, 그는 아직도 조선말이 서툴러 한문으로 필담하였다. “갑인년(1794) 봄에 조선인 지황(池璜)을 만나 동지사(冬至使) 행차 때에 변문(邊門)이 통하므로 책문(柵門)으로 나왔습니다.(줄임) 처음에 만났던 지황은 을묘년(1795)에 포도청에서 죽었습니다. 저는 의주에서 서울까지 학습하기를 원하는 여러 사람의 집을 옮겨다니며 지냈습니다.” 그가 영세를 주었다고 자백한 사람 가운데 은언군의 부인 송씨와 며느리 신씨의 이름이 나와, 주문모 신부뿐만 아니라 그들에게도 죽음을 내렸다. 주문모 신부는 6년 전에 이미 잡힐 뻔했는데, 신부는 달아나고 악사(樂師) 지황, 역관 최인길, 나무장사 윤유일만 잡혀서 매맞아 죽었다. 노론에서는 남인 정권이 자파 천주교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안내자 3명을 때려죽여 입을 막았다고 비난했다. 윤유일은 몰락한 양반이지만, 지황과 최인길은 중인이었다. 초기 천주교에서 중인과 평민의 비중이 커진 사실에 대해 조광 교수는 “남인 학자들의 신문화운동에서 민중종교운동적 차원으로 전환되었다.”고 분석하였다. 이벽이 1780년대에 한문으로 썼다는 ‘성교요지’에서 신분의 평등을 주장했지만, 정약종이 1790년대에 언문으로 쓴 ‘쥬교요지’에서는 더 이상 신분평등을 주장할 필요가 없어졌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닥터 ‘이지’의 발칙한 치아 얘기] 꿈에서 이가 빠진다면…

    ‘꿈에서 이가 빠지면 재수가 없다.’는 얘기가 있다. 자신의 치아가 빠지는 꿈을 불길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치아뿐이 아니라 머리카락, 손톱, 눈썹 등이 빠지는 꿈도 ‘흉몽’으로 보았다. 이것이 우리 식의 꿈 해몽이었다. 치아는 그 위치에 따라 상징성이 달라 윗니는 윗사람, 아랫니는 아랫사람, 어금니는 먼 친척, 앞니는 존속 또는 비속을 의미한다. 그러자니 사위가 애매해 덧니를 사위쯤으로 보았다. 몇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치아가 흔들리는 꿈은 자신이나 가족이 직장을 잃거나 병들어 근심, 걱정을 하게 되며, 이를 뽑는 꿈은 동기나 친척의 거세를 암시한다. 치아가 저절로 빠지는 꿈은 자연적인 추세에 의해 불행을 체험하게 되는 의미로 본다. 직장에서 면직되거나 성적인 능력이 떨어지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가 온통 우수수 쏟아지는 꿈은 자신이 관련된 단체가 와해되거나 집안의 운세가 쇠퇴할 것을 암시한다고 해석했다. 앓던 치아나 충치를 가진 사람이 꿈에 이 치아를 뽑아내는 꿈은, 자신의 일이 성취되어 근심, 걱정이 해소되거나 결혼을 앞둔 여성은 모든 준비가 순조로워 걱정이 없는 결혼을 체험하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고 보았다. 물론 평소 치아 때문에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거기에서 해방되고 싶은 간절한 소망도 담겼겠지만…. 치아가 빠진 곳에서 새 이가 나는 꿈도 있다. 이는 새 식구, 직장에서 새 직원이 생기거나, 지금까지 열망했던 일이 성사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치아가 빠진 자리에서 피가 나는 꿈은 누군가 죽음과 동시에 많은 재물이 탕진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으로 보았다. 남의 치아를 뽑아 주었는데 이런 일을 당하면 딴 사람이 죽은 덕분에 오히려 재물이 생긴다는 의미다. 아래쪽 덧니나 어금니가 빠지는 꿈도 있다. 아래쪽은 아랫사람, 어금니는 먼 일가붙이, 덧니는 사위쯤 되니까 현실에서는 자기 사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을 꿈이다. 의치를 해서 빠진 치아를 해넣는 꿈은 협조자를 얻는다는 뜻이며, 자신의 치아가 검게 변하거나 누렇게 때가 묻어 있는 꿈은 집안에 근심, 걱정이나 불길한 일이 생긴다는 의미로 읽었다. 뽑힌 잇새가 마음에 걸려 허전함을 느끼면 외롭게 되거나 고독해진다고 보기도 했다. 이처럼 치아와 관련된 꿈이 다양한 것은 우리의 ‘오복(五福)’의식에서 보듯 전통적으로 치아의 존재를 중하게 여겼으며, 따라서 잘 보존해야 한다는 이른바 ‘건치관(健齒觀)’을 반영한 것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이 있다. 이런 꿈이 우리에게 주는 건강 메시지는 간명하다.‘치아가 빠지지 않도록 평소 잇몸질환이나 충치를 미리 점검하고 관리할 것,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치아가 빠졌다면 가능한 한 빨리 복원해 재물보다 귀하다는 건강을 얻으라.’는 것이 그것이다.치의학 박사·강남이지치과 원장(www.egy.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28) 신윤복의 풍속화 ‘삼추가연’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28) 신윤복의 풍속화 ‘삼추가연’

    풍속화가로 유명한 혜원 신윤복은 화가의 아들이었습니다. 아버지 신한평은 정조의 어용화사(御用畵師)였지요. 혜원도 뒤를 이어 그림 그리는 일을 하는 관청인 도화서(圖畵署)에 들어갔지만, 언제인가 쫓겨났다고 합니다. 옛그림 연구에 업적을 남긴 동주 이용희 선생은 “혜원 풍속도는 그냥 풍속도가 아니라 여색도(女色圖)”라고 했습니다. 도화서에서 퇴출된 이유와 관계가 없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혜원의 풍속화에는 양반들의 허위의식에 대한 풍자적 야유가 실려 있다고 교과서에는 씌어 있지요. 하지만 혜원이 묘사한 에로티시즘은 누군가를 꼬집고 싶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을 뿐 자신을 포함하여 근대성에 눈떠가던 당시 도시한량들의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으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혜원은 태어나고 죽은 연대가 분명치 않습니다. 그저 18세기 중엽에서 19세기 초반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요. 전통적 신분질서가 흔들리고, 경제력이 사회적 행세의 중요한 기준으로 부상한 시기입니다.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은 양반의 위세보다는 중인의 돈이 더 큰 위세를 떨치고 있는 도시 뒷골목의 분위기를 30점의 풍속화로 포착하고 있습니다. 조선 후기 성문화의 개방추세는 풍속화 뿐 아니라 각종 문학작품에도 다투어 등장하지요. 특히 1809년(순조 9년) 씌어진 애정소설 ‘절화기담(折花奇談)’은 혜원의 풍속화와 꼭 닮은 사회상을 그려냈습니다. ‘절화기담’은 이생이라는 선비가 우물가에서 순매라는 이웃집 여종에게 반해 요즘말로 ‘작업’을 하는 것이 기둥이 되는 줄거리입니다. 두 사람 말고도 남녀의 만남을 주선해 주는 역할을 하는 할머니인 노구(老)가 등장하지요. ‘혜원전신첩’에 실려 있는 ‘삼추가연(三秋佳緣)’에도 젊은 남자와 어린 소녀, 그리고 노구가 보입니다. 노구는 순매를 소개해 달라는 이생의 부탁을 일단 거절하고는,“순매는 마음이 고귀하니, 그 뜻을 앗을 수 없는 것이 첫번째 어려움”이라면서 “약간의 돈을 맡기시면 일을 주선해 보겠다.”고 속내를 드러내지요. 혜원은 ‘절화기담’의 삽화라도 그리듯 노구를 간교하고, 불길하게 묘사해 놓았습니다. 왼쪽에 있는 젊은 선비는 저고리를 벗은 채 대님을 만지고 있는데,‘거사’를 위해 풀고 있는 장면인지, 일을 끝내고 묶고 있는 장면인지 미술사학도 사이에서는 내기가 벌어지기도 합니다.‘절화기담’에 힌트가 있는데, 이생과 순매가 운우지정을 나누는 장면을 ‘일진일퇴 어루만지고 쓰다듬으니 머리카락은 헝클어지고 분 바른 뺨은 달아올랐다.’고 묘사했습니다.‘삼추가연’의 젊은 선비를 자세히 보면, 왼쪽의 뒷머리와 오른쪽에 보이는 귀밑머리가 온통 상투 밖으로 풀어헤쳐져 있지요. 혜원은 소녀의 자세에서도 정황을 알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습니다. 노구는 속물스러워 보이는 표정과는 달리 앉음새만큼은 그런대로 단정합니다. 반면 소녀는 긴장이 풀어질 대로 풀어진 탓인지 속치마를 드러내고 거의 퍼질러 앉아있다시피하고 있지요. ‘삼추가연’은 ‘깊어가는 가을에 아름다운 인연을 맺는다.’는 뜻이지만, 전체적으로 화폭에는 사랑의 기쁨이 아니라 성매매의 뒤끝에 남는 우울함이 배어 있습니다.200년전 조선시대에도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요즘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dcsuh@seoul.co.kr
  • 카스트로 병상 1년… 쿠바 어디로

    카스트로 병상 1년… 쿠바 어디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피델 카스트로(80)가 조만간 권좌에 복귀할 것인가 아니면 동생 라울 카스트로(75) 국방장관이 그의 형을 대신해 쿠바의 최고 권력자 자리에 오를까.’ 쿠바 최고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지난해 7월 장수술을 받고 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권력을 잠정적으로 이양한 후 1년이 지났다. 측근들은 카스트로가 건강을 회복하고 있어 조만간 정치 일선에 복귀할 것이라고 수차례 장담해 왔지만 카스트로의 복귀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카스트로의 건강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쿠바의 향후 정치구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탓이다. 이와 관련, 내년에 선출될 국가평의회 의장이 누가 될지 섣부른 예측은 곤란하다. 카스트로의 건강 문제가 최대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스트로가 그때까지 살아있다면 그의 뜻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라헤 평의회 부의장·알라르콘 국회의장도 거론 지금 차기 지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는 카를로스 라헤 국가평의회 부의장이다. 라헤는 실용주의자로 공산당 간부 상당수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카르도 알라르콘 국회의장도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국가평의회 의장 권한대행인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이 더욱 강력한 후보다. 그는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 혁명을 주도한 혁명 1세대로 그동안 형의 그늘에 가려 지내다 지난 1년 동안 쿠바 정국을 무난히 관리하는 한편 기대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뤄냄으로써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카스트로 측근보다 라울 측근들이 더욱 활발하게 뛰고 있다는 관측통들의 분석을 토대로 하면 그가 권력 공백기의 위기 관리자로서 만족하지 않고 최고 권력자의 꿈을 키우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렇게 쿠바 정국은 폭풍전야라고 할 수 있다.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최고 지도자 자리를 둘러싸고 보이지 않는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라울의 쿠바 1년은 순조로운 권력 이양” 평가 외면적으로는 쿠바는 지난 1년 동안 달라진 것이 없다. 카스트로가 동생 라울에게 권력을 잠정 이양할 당시엔 정권이 붕괴되거나 획기적인 개혁에 착수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으나 그것은 설익은 전망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절대권력자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라울이 지난 1년간 탈없이 지내온 것 자체가 정치 권력의 순조로운 이양의 한 모습일 수 있다. 쿠바 전문가들도 대부분 라울이 형의 뒤를 이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카스트로가 비록 병상에 있으나 아직 살아있고 공산당 지도부가 권력기반을 확고히 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고르바초프나 덩샤오핑(鄧小平)식의 개혁은 있을 수 없고 조금씩 뜯어고치는 현상유지나 할 것 같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경춘선 철로변에 철도 테마공원

    경춘선 철로변에 철도 테마공원

    경춘선이 옮겨가고 남은 폐선 예정부지 12만 7000여㎡가 ‘철도 테마공원’으로 조성된다. 23일 서울시 및 노원구에 따르면 경춘선의 노선 변경으로 생기는 성북역∼화랑대역∼서울시계 구간 6.3㎞의 폐선부지를 철도를 테마로 한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이미 확정된 추가경정예산에 연구용역비(1억 3000만원)를 반영했다. 이 구간은 경춘선 이설 계획에 따라 2009년 말까지 망우역∼갈매역으로 이어지는 새 노선으로 대체된다. 폐선 부지에 철로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선형(線形)으로 이뤄진 철도 테마공원의 조성을 검토 중이다. 폐철도 부지는 폭 11∼49m, 연장 6.3㎞에 전체 면적 12만 7750㎡로, 기존의 철로는 그대로 보존하고 주변에 나무를 심어 녹지공간으로 조성한다. 철로 주변에 넓은 공간이 있는 화랑대역과 신공덕역에는 역사(驛舍)를 테마로 한 공원도 조성한다. 그러나 철도 테마공원 조성을 위해서는 이들 부지의 소유권을 가진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들 부지는 대부분 철도시설공단 소유이며, 나머지 일부는 코레일(옛 한국철도공사)과 건설교통부 소유다. 서울시는 철도시설공단측에 이 부지를 무상으로 기증해줄 것을 요청 중이지만 이들 기관은 이 부지의 매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입장차가 어떻게 조율될지 주목된다. 시는 협상이 순조롭게 타결되면 하반기 중 용역을 발주, 내년 상반기 용역결과가 나오면 2010년쯤 착공해 2012년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철도 테마공원 조성은 서울시가 검토하는 안 가운데 하나”라면서 “용역이나 부지 소유 기관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내용이 다소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사설] 전공노 합법화 이후의 과제

    공무원 노동단체 중 유일하게 법외에 머물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지난 주말 합법노조 전환을 의결했다. 때늦은 감이 있으나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본다. 오는 9월 새 지도부를 뽑고 10월쯤 합법노조로 출범한다는데, 새 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제도권내 노조로 들어온 만큼 노조활동의 합법성과 민주적 조직운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전공노의 합법화 선택은 공무원 노조의 법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직접 교섭에 나섬으로써 얻는 실익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궤도를 이탈한 전공노 활동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과 다수 노조원들의 불만을 더는 외면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전공노의 변신을 반기면서 한편으로는 걱정되는 점도 적지 않다. 합법노조가 되면 우선 현행법에서 금지한 단체행동권의 요구를 접어야 할 것이다. 순수 노조활동과 무관한 을지훈련 폐지 주장이나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 선거에서 특정후보 지지선언 등의 이념·정치적 활동도 지양해야 한다. 더구나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어 어느 때보다 민감하고 공무원의 정치중립이 요구되는 시기다. 법의 테두리에서 근로조건 개선과 복리 증진 등 노조활동을 하되,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잊지 말아 달라는 뜻이다. 정부는 전공노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해 주길 바란다. 노조활동 과정에서 해직된 공무원에 대해서는 불법투쟁으로 인해 복직이 어렵다면 다른 방법으로 배려하는 등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 노조의 가입자격을 제한한 시행령에 과도한 부분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공무원노조는 단체 다원화에 따른 노사협상의 혼선과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대(對)정부 창구 일원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 하남시장 소환 서명금지 가처분 기각… 9월쯤 주민소환 투표 예상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민사부(재판장 이경구 부장판사)는 20일 김황식 하남시장이 주민소환투표 청구인 대표 유정준씨를 상대로 제기한 ‘(주민소환투표 청구) 서명요청 활동 등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하남시 주민소환추진위원회가 진행하고 있는 김 시장과 시의원 3명 등 하남시 선출직 4명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는 앞으로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오는 9월쯤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주민소환법은 피신청인(소환추진 주민)의 서명활동을 보장하고 있는 반면 이에 대한 제한사유는 예외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신청인(김 시장)이 주장하는 (공무담임권 방해 배제, 직무방해금지 청구권, 명예훼손금지 청구권 등) 피보전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시장측은 법원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 및 본안소송 등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은 지난해 10월 광역 화장장 유치계획을 발표한 이후 ‘광역 화장장 유치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를 주축으로 화장장 유치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갈등을 겪어 왔다. 한편 주민소환추진위는 시장소환 투표청구에 필요한 법적 서명자수(투표권자 10만 5054명의 15%인 1만 5759명 이상)를 넘어서 2만 50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으며 다음주초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미래는 금융이다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미래는 금융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자금이 지난 10년간 급격히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이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의 주식·채권 투자, 직접투자 등 국경간 자금 흐름이 2005년에 6조 4000억달러(5912조원)로 10년 새 3배로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올해 예산 240조원의 25배다. 선진국의 경우 노령화로 인한 연금 등으로 제도권 금융기관이 가진 돈이 53조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저금리 때문에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고 아시아지역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다. 미국의 경우 2001년 2조 3000억달러였던 해외투자가 2005년 4조 6000억달러로 두배로 늘어났다. 신흥시장도 가세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신흥시장국가가 가진 외환보유고는 9조달러다. 외환보유고, 고유가로 벌어들인 오일달러 등에 기반한 국부(國富) 펀드가 국제 금융시장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도 국부펀드다. ●강력해지고 다양해지는 돈의 힘 투자대상은 돈이 벌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한우·와인·미술품 등에 투자하는 펀드가 나오는 것과 같다. 명품 기업에만 투자하거나, 물·농업 관련 기업, 이산화탄소배출권 등 투자처가 세분화되고 있다. 금융의 윤리·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사회적 책임투자(SRI)펀드가 그 예다. 환경보전, 생명 구조에 관련된 사업 외에도 노동착취를 하지 않는 기업 등에 투자, 윤리펀드라고도 불린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SRI펀드 규모는 2조 5000억달러로 추산된다. 불어난 돈의 힘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사모펀드(PEF)에 의한 인수·합병(M&A)이다. 사모펀드는 소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으고, 자금 속성상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한해만 684개 PEF가 활동,4320억달러의 자금(약정액 포함)을 모았다. 그동안 PEF는 벤처기업이나 중소형 기업의 기업공개에 투자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PEF인 서버러스가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를 사들이는 등 수백억달러가 필요한 M&A에도 거침이 없다. 지난해 세계적 M&A의 23%가 PEF에 의해 이뤄졌다.LG경제연구원 진석용 책임연구원은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압도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4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 투자은행(IB)도 PEF에 자기자본과 고객의 돈을 투자하고 있다. 헤지펀드를 위한 대출, 투자자 관리, 사무업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도 주요 수익원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의 단골 모델로 등장하는 골드만삭스가 대표적이다.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은 29조원이다. 국내 4대 증권사 평균 1조 5000억원의 20배 규모다.2006회계연도 순익은 전년보다 70% 늘어난 94억 4000만달러(약 8조 7000억원)다.4년전인 2002년의 5배 수준이며 4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익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증권사들이 2006회계연도에 거둔 수익 2조 6000억원의 3배가 넘는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리스크(위험)를 ‘어루만진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리스크 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가졌고 이것이 다양한 상품과 결합,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원천”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적 3대 IB로 꼽히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의 본사는 뉴욕에 있다. 자본의 국제화가 ‘미국화’라는 지적은 이같은 까닭이다. 미국이 기록하는 엄청난 무역적자를 메울 정도로 IB들이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깊어지는 금융감독기관의 고민 모든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시장 위축으로 베어스턴스 소속 헤지펀드의 파산위기가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고 지난해 9월에는 천연가스 선물에 투자했던 헤지펀드 아마란스가 파산했다. 헤지펀드는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외부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차입하는 경우가 많다. 즉 레버리지(leverage) 투자를 하기 때문에 헤지펀드의 파산은 다른 금융기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 금융시장이 국제화하면서 다른 나라 금융기관의 동향이 자국의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IMF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는 지난달 베를린에서 열린 사민당 전당대회에서 “금융혁신과 세계화는 금융감독기관의 업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금융권 ‘2차 빅뱅’ 어떻게 정부가 대우증권을 매각하지 않고 산업은행의 투자업무(IB) 부분과 합쳐 세계적 IB로 키우기로 하자 대우증권의 매각을 기다리던 시중은행들은 낭패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에 희소식도 있다. 지난 5일 윤증현 금감위원장이 “증권사의 순조로운 구조조정을 위해 신규 증권사 설립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금융권의 ‘2차 빅뱅’은 자본시장통합법의 국회통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빠르면 올해 말 교보증권을 필두로 한 생명보험사의 상장 등으로 이미 예고돼 왔다.1997년 외환위기 속에서 금융부실을 처리하기 위해 강제적으로 진행됐던 구조조정과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 자율적이다. 은행과 은행이, 은행이 증권을, 보험이 증권을 서로 합치면서 몸집을 불리지 않고서는 세계적인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자본확충을 위한 대형화, 글로벌 경쟁을 위한 선결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은행은 외환은행,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가 있다. 기업은행 민영화, 농협의 ‘신용, 경제분리’도 ‘은행권 2차 빅뱅’의 흐름 안에 있다.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국민연금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너무 덩치가 커서 국내에서 살 만한 자본이 마땅치 않아 국민연금이 나서거나 금산분리를 완화해 산업자본이 들어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으로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씨티,SC제일 등 6개가 있는데 “리딩뱅크는 2∼3개가 적당하다.”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말처럼 은행들이 서로 통합해 대형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금융시장 M&A의 백미는 증권회사의 통합이다. 우선 증권사를 소유하지 못한 은행, 즉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이 인수에 적극적이다. 기업은행은 소형증권사의 프리미엄이 너무 높을 경우 신규 설립을, 국민은행은 한누리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도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지 인수하겠다는 의사가 강하다. 솔로몬저축은행은 KGI증권 인수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금융강국 모범사례는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가 얼마 전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금융선진국’ 미국의 대표적인 관문인 존 F 케네디 공항의 출국장을 나오면서 그날따라 유독 광고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는 글로벌 투자은행(IB) UBS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UBS의 국적은 어디일까. 미국이나 영국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스위스다. 금융 전문가들은 금융사 합병을 통한 금융강국 도약의 해외 모범사례로 UBS를 꼽는다.1997년 12월 초. 전 세계 금융시장의 눈길은 온통 스위스로 쏠렸다. 스위스의 양대 은행이던 스위스유니언뱅크(UBS)와 스위스뱅크(SBC)의 합병이 이뤄졌기 때문. 자산 규모 6630억달러의 유럽 최대 IB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 두 회사는 미국계 IB회사들의 공격적인 경영에 대처하기 위해 ‘몸집 늘리기’를 꾸준히 지속했다. 영국 최대 증권사인 SG워버그, 뉴욕의 인수·합병(M&A) 전문 투자은행 딜런리드를 매입했다. 합병 이후에도 미국의 PB회사인 페인웨버를 사들이면서 주식 등 IB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 규모의 경쟁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결과다. 금융 강국으로 도약한 또 다른 모범 사례는 영국 런던과 싱가포르, 홍콩 등이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실물 경제가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는 점. 그러나 IB 업무 인프라 확충과 환경 조성을 통해 국제적인 금융 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이 도시에는 국제적인 로펌이나 금융 컨설팅사 등이 다 몰려 있다. 법률·금융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또한 외국인을 위한 병원, 학교 등 최적의 문화 생활을 보장한다. 금융 전문가들이 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주말이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각종 인프라가 완비돼 있는 셈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자본시장통합법 통과로 투자은행(IB) 지향…은행·증권사 “이젠 해외시장” # 상황 1 얼마 전 모 은행이 홍콩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해 물밑 접촉을 시도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연봉인 수십억원대와 스톡옵션을 제시했으나, 돌아온 반응은 냉랭했다. 홍콩의 전문가는 “내가 여기서 받는 연봉이 제시한 연봉의 3∼4배”라면서 “한국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있고 매력적이라고 해도 경력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절했다. # 상황 2 미국에서 학위를 한 금융 전문가가 환태평양 국가의 은행·감독당국·중앙은행 등을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는 싱가포르개발은행(DBS)에서 파견된 딜러와 한 팀이 됐다. 파생상품 딜링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데 싱가포르 출신의 딜러는 선물 등 파생상품 주문이 들어오면 30∼60초안에 가격을 결정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훈련된 전문성이 도드라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금융 선진국과 최소 20년 벌어져 있는 경험의 격차를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간의 칸막이를 없앤 자본시장통합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금융산업의 법적·제도적 인프라는 나름대로 구축된 것이다. 때문에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들은 너도나도 투자은행(IB)에 뛰어들어 해외시장으로 뻗어 나가겠다고 한다. 은행은 최근 수년간 한 해 국내에서 낼 수 있는 최대인 10조원대의 이익을 냈다. 더 이상 좁은 국내시장에서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사들도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처럼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기업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높은 수익을 내고 싶어 한다. ●선진금융기법 도입만이 살길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 5일 “국제금융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확충 ▲우수한 인력보강 ▲회계기준 선진화와 기업경영의 투명성 등 3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산 200조원대의 한국 은행들이 세계 100대 은행에 4개가 올라 있지만, 자본 규모나 인력 측면에서는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2조원대의 국내 대형 증권사도 30조원 규모의 외국계 IB와 비교하면 ‘꼬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수한 인재는 선진 금융기법을 국내에 도입할 수 있는 창구가 된다. 자본확충 과정은 별개로 하더라도 최근 금융기관들이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우수 금융인재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현재는 국제적 수준의 영업이나 리스크 관리는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 우리는 축적된 금융기법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계 금융기관의 상품을 보면서, 역으로 추론해 비슷한 ‘짝퉁’ 상품을 만들고 있는 형편”이라며 선진 금융기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근 은행들은 신입 행원들의 구성을 경영·경제·무역학 등 상경계열 위주에서 다양한 전공자들로 바꾸고 있다. 이른바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전공자 스카우트 경쟁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143명의 신입행원 중 37%를 철학과 심리학과 디자인학과 등 비상경계열 출신으로 채웠다. 기업은행도 신입행원 210명 중 상당수를 이공계·어문계 출신으로 뽑았다. 남기명 우리은행 IB본부 투자금융팀 부장은 “IB업무는 인력의 질과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사람 장사’인 만큼 IB업무 인력의 30%를 외부에서 충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책은행이자 IB를 지향하는 산업은행은 “M&A전문가, 금융공학, 컨설팅, 리스크 관리 등 핵심분야에 외부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현재 전 직원의 1.6%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인력비중을 2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입행원들도 최근 4∼5년간 해외 토목공학석사, 도시공학전공, 변리사, 음대 피아노 전공자, 수학전공자, 동시통역사, 보험계리사 등 다양한 경력·전공자를 뽑았다. 비교적 능력별 임금체계에 거부감이 덜한 증권사들의 인력 스카우트도 활발하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최근 베트남사무소 지점장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담당했던 정성문 삼성물산 베트남지점장을 스카우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업금융사업부 IB1본부에 넥스트벤처투자에서 벤처투자 및 IPO 업무를 담당했던 김구헌 차장을 영입했다. 또 공인회계사 겸 세무사로 한영회계법인에서 M&A와 PI를 담당했던 최명록 차장을 영입했다. 삼성증권도 올 하반기 배호원 사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MBA와 경력직 면접을 통해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대우증권은 현재 30여명 수준인 자산운용인력을 내년까지 대형 자산운용사 수준인 60여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증권도 6월 사장이 직접 출장가 런던·뉴욕 MBA 출신 전문인력 14명을 채용했다. 우리증권도 올해 해외 MBA과정을 마친 직원 2명을 채용해 IPO팀,M&A팀에 배치할 예정이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박사는 세계적 수준의 전문금융인력 확충과 관련해 “해외 MBA 출신도 좋지만 국제적 경험이 있는 전문인력을 팀단위로 거액을 주더라도 데려와 함께 일하면서 선진금융기법을 배우는 것이, 국내에서 차근차근 육성하는 것보다 빠른 시간 안에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문소영 전경하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세계의 금융허브로 성장하려면 국내 은행과 증권사들이 모두 투자은행(IB)을 지향하겠다고 하자, 한 국책은행 은행장은 불쑥 일본의 ‘노무라 증권’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일본의 노무라 증권도 1990년대 말 IB를 하겠다고 나섰는데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소리가 쏙 들어갔다.”면서 “세계 경제의 2인자인 일본의 노무라 증권이 실패한 일을 교역수준 11위인 우리나라 은행·증권사가 하겠다고 나선 만큼 웬만한 각오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선언만 한다고 저절로 제대로 된 IB가 되는 건 절대 아니다. 전세계적인 인적 네트워크는 기본이고, 이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취사선택해 정확하게 경기를 전망하고 신용 위험을 분산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IB업무를 제대로 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국내 금융인들은 ‘자유로운 영어 구사력’을 가장 먼저 꼽는다. 외국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쳤더라도 영어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지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 경험을 쌓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학벌만 좋을 뿐 선진금융기법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세계적 IB들의 아시아본부가 위치한 홍콩과 싱가포르의 본부장들의 영어실력은 대단히 세련됐다는 평가다. 둘째, 입사 연차에 따른 조직문화의 개선이다. 즉 보상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수백억달러의 기업 인수·합병(M&A)을 성사할 경우 이에 걸맞은 거액의 인센티브가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이는 강성 금융노조가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직원들간의 위화감을 내세워 거액 연봉자의 영입을 막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 IB는 연봉이 전체 보수의 40% 수준이고 성과에 따라 제공되는 인센티브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입사 연수에 따라 호봉이 산정되고 월급을 받는 현재의 은행 보수체계로는 우수 인재를 끌어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은행의 경우 IB업무를 맡은 직원들은 최대 3배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지만 외국계 금융사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다. 산업은행은 경직된 임금체계 탓에 자체 육성한 고급인력들이 매년 10여명씩 외국계 IB로 떠나면서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다. 금융사 사장에 재정경제부 고위간부가 ‘낙하산’으로 오는 것도 문제다. 금융감독당국은 은행·증권사들이 장기적으로 금융 리스크를 안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뛰어들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적 논리로 접근한다든지, 리스크보다 안정을 추구해 규제 일변도로 나가면 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대마진과 주식매매 수수료가 이익의 70∼80%를 차지하는 현재의 은행·증권사 수익구조로는 세계적 IB로의 전환이 터무니없다는 것이다. 금융기관의 국제적 신인도도 높아져야 한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최근 잡지 ‘아시아 리스크’에 2년 연속 ‘아시아 10대 파생금융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파생상품거래가 허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신뢰도가 형성되지 않으면 파생상품 등의 거래에서 세계적 파트너로 인정받을 수 없다.”면서 “금융상품 가격을 정확하게 매기고, 위험을 분산·회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외국계 금융기관 임직원들이 국내에서 거주할 수 있는 교육·금융·부동산 등의 인프라 확충도 필요하다.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 거는 기대가 그래서 크다고 한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지성 “내년 1월쯤 복귀할 수 있을 것”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1월 쯤 (팀에)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 ‘파워 엔진’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17일 서울 명동 나이키 맨유 스토어에서 팬들과 직접 만나 이같이 밝혔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방한 기념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간단한 토크쇼와 풋프린팅, 맨유-FC서울전 티켓과 사인볼 증정 등이 곁들여졌다. 행사 시작 3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모여든 팬들은 정오쯤 박지성이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성을 질렀다. 나들이 나온 시민들도 박지성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멈췄다.1000여명의 팬들이 몰리는 바람에 좁은 명동 길이 30분 동안 걸어다니지 못할 정도로 북새통이 됐다. 박지성이 무대로 올라온 팬들과 포옹을 할 때마다 탄성이 쏟아졌다. 박지성은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는데 이렇게 팬들을 만나니까 너무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박지성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관련해 “대표팀 동료들이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정신력이 중요하다. 홈팀 텃세를 극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또 “경험 많은 선배들이 있고 후배들을 잘 이끌어 준다면 힘들지만 8강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일 맨유-FC서울 경기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맨유가 이길 것 같지만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라 쉽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맨유는 맨유다운 경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도 전날 맨유 아시아 투어 첫 번째 방문국인 일본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박지성 공백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은 12월이나 1월까지 복귀하지 못한다.”면서 “매우 유감스러운 소식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우리는 부상자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멤버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회담 끝날때까지 北·美 회동 계속”

    |베이징 김미경특파원|4개월 만에 재개되는 북핵 6자회담을 위해 17일 베이징에 도착한 6자 회담국 대표단은 짐을 풀기 무섭게 양자회동을 갖는 등 회담의 진전을 위해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특히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례적으로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과 북한대사관을 번갈아 방문,3시간 이상 머리를 맞대고 협의를 진행했다. ●북·미 교차 회동, 의견 좁히나? 북·미간 사전 조율 여부에 따라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 이후 2단계 조치인 핵프로그램 신고 및 핵시설 불능화 과정이 순조롭게 협의될 것인지 주목된다. 베이징 미대사관에서 1차로 만난 김 부상과 힐 차관보는 베이징 시내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1시간 가량 더 협의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회동 후 김 부상은 “이런저런 생활적인 이야기를 했다. 이제 시작이다.”라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힐 차관보는 “김 부상과 좋은 식사를 했으며, 교통체증 때문에 짧게 협의했다.”며 “매우 실무적인 회동이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힐 차관보는 북측과 다시 만날 가능성을 시사한 뒤 오후 4시쯤 북한대사관으로 들어가 2시간여에 걸친 2차 양자협의를 가졌다. 이들은 우선 회담의 주요 의제인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와 연내 핵시설 불능화의 신속한 이행, 이에 대한 정치적 상응조치가 될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적성국 교역법 적용 중단 문제를 집중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회담이 끝날 때까지 북·미 양자회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단 집결, 긴장감 도는 베이징 수석대표회의 형식의 6자회담을 하루 앞두고 김 부상에 이어 힐 차관보,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본부장 등이 서우두(首都)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북핵 외교전이 달아올랐다. 가장 먼저 도착한 김 부상은 공항에 몰려든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수고가 많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답한 뒤 북한 대사관 의전차량 1호를 타고 북한대사관으로 향했다. 힐 차관보와 천 본부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잃어 버린 시간을 되찾아야 한다.”며 비장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남북은 이르면 18일 오전 중 양자협의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chaplin7@seoul.co.kr
  •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여론조사 총평

    여름이 유난히도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아직도 대선 후보군이 가시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아직 범여권(반 한나라당) 진영에서는 정당들이 이합집산을 하며 자칭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태이다. 제1야당인 한나라당도 유력후보들이 검증 논란에 휩싸여 경선의 핵심인 정책 공방이 죽어 있는 상태이다. 선거를 바로 앞에 두고도 한 치 앞도 예견할 수 없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 이는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든다. 여권의 유력주자군이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사이의 검증을 둘러싼 이전투구의 모습은 소위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야 성향의 유권자들을 매우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정권연장을 희망하는 여 성향의 유권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반한나라당의 기치 속에서 과연 후보단일화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지, 정치적 지분확보를 위한 경쟁 속에서 정당들의 통합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을지 아직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결과 한나라당 빅2 간의 지지도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검증공방이 시작되기 전에 비해 지지율 격차가 10% 정도 좁혀졌다. 검증의 초점이 아직 이명박 후보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가 검증과정에서 살아 남고 검증의 칼날이 박근혜 후보에게 집중될 때 지지율이 어떻게 변화할는지에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범여권 후보 군에서는 손학규 전 지사의 지지율이 29%를 상회함으로써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손 전 지사의 지지계층은 이념적으로 중도와 진보에서 두껍게 나타나고 있다. 유권자 중 가장 많은 분포를 가지고 있는 중도층에서 손 전 지사가 선전하고 있음은 손 전 지사의 범여권 내 경쟁력이 매우 견고함을 시사해 준다. 그러나 향후 호남유권자들의 정치적 향배와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 등 많은 변수들이 손 전 지사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경제를 살려 달라는 것이다. 소수의 기타 응답자와 무응답자를 제외하면, 경제, 사회, 정치외교 세 분야 중에서 무려 82%의 유권자가 경제분야를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민주주의의 공고화 과정에 있는 많은 나라들에서 유권자들이 경제분야에 민감해져 간다는 기존 연구결과들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아무튼 여야를 막론하고 현실성 있는 경제정책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고는 대통령선거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론적으로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는 발전해 간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선거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 같다. 정치권이 선거과정에서 벌이는 무자비한 이전투구, 정치지분 챙기기, 만성적 병폐인 지역주의의 활용, 정당들의 이합집산 등이 아직 선거판에서 유효한 전술로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경쟁을 통해 여야의 이념과 정책이 보다 세련화되어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조금 더 나은 선진정치를 구현하는 것이 아닌가? 선진정치를 주장하는 후보들에게 묻고 싶다.
  • 전신 화상 민영이 수술 성공할까

    민영이(6)는 3년 전, 시골 할머니 집에 놀러갔다가 펄펄 끓는 가마솥에 빠졌다.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75%의 화상으로 피부가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관절까지 망가졌다. 하지만 민영이는 밝게 자라고 있다. 지난봄,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더욱 개구쟁이가 되었다. 햇빛을 피해 늘 집에만 있던 민영이에게도 함께 뛰어놀 친구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쩍 밝아진 딸아이의 모습을 보는 아빠 박혁기(44)씨의 마음은 무겁다. 목 부분의 흉터가 성장에 장애가 되는 바람에 얼굴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성장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MBC ‘닥터스’는 16일 오후 6시50분 ‘미라클’ 코너에서 수술을 앞두고 있는 ‘꼬마천사’ 민영이를 만나본다. 의료진은 이번 수술이 더욱 어렵고 위험할 것이라고 한다. 목 부위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위해서는 여러 각도를 고려하여 피부를 이식해야 하는데, 피부의 상처가 깊기 때문이다. 민영이의 수술은 순조롭게 성공할 수 있을까. ‘응급실 24’는 경기남부권역센터인 아주대학교병원을 찾아 ‘응급실의 해결사’인 차수현씨를 만난다. 매순간 분초를 다투는 긴박한 응급실에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나타나는 이가 전공의 3년차인 차씨. 원인 모를 출혈로 쇼크 상태에 빠진 환자부터 한밤중 욕설과 난동으로 의료진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 정체불명의 환자까지 ‘요리’하는 차씨의 활약을 담았다. 또 뛰어놀다 다리를 다쳤다는 6살 꼬마는 이미 모든 처치가 끝난 상태였다. 알고 보니 동네 의원의 치료가 미덥지 못했던 아버지가 다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은 것. 여섯 번째 응급실 방문이라는 ‘꼬마악동’은 무사히 치료를 받고 돌아갈 수 있을까.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민선4기 취임 1년 뭘 하셨습니까] 김현풍 강북구청장-뉴타운 등 환경개선

    [민선4기 취임 1년 뭘 하셨습니까] 김현풍 강북구청장-뉴타운 등 환경개선

    도시 개발에서 소외되고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는 구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김현풍 강북구청장의 고민은 취임식이 끝나자 마자 시작됐다. 특유의 친화력을 살려 시청을 이웃집처럼 드나들었다. 누구든 붙잡고 강북구의 딱한 사정을 호소했다. 성과는 건설 계획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미아 뉴타운사업이 미아 6·7동 제6·12구역의 착공으로 신호탄을 올렸다. 공사가 2012년까지 줄줄이 예정돼 있다. 미아삼거리의 균형발전촉진지구에도 43층 빌딩과 1000석 규모의 공연장, 유통센터 건설 등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 민선 3기 때 우이동∼신설동 경전철 사업을 확정하고 4기에 들어서는 번동∼월계동 경전철을 따낸 것도 다른 자치구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면서 5월에는 전국 최초로 ‘도시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주민이나 공무원들이 재개발 가능 시기나 요건 등을 알고자 할 때 전에는 1개월 이상 걸렸으나 지금은 단 3분이면 ‘OK’다. 교육환경 개선에 매진했다. 지역의 고등학교가 대부분 명문이긴 하지만 5개교밖에 없는 게 속상했다. 그래서 2009년에 국내 최초의 친환경 행복중·고교를 개교한다.2003년 1억원에 불과한 교육경비 보조금을 올해 무려 10억원으로 늘렸다. 서울시 영어체험마을을 수유동에 유치한 것도 값진 성과다. 공원조성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삼각산 도시자연공원·생태연못공원·무궁화공원·수유1동 마을공원을 조성(또는 예정)하고 솔밭공원·오현어린이공원을 보강(또는 예정)했다. 재활용선별처리시설도 다음달에 완공한다. 다만 북한산국립공원에 삼각산이라는 옛 이름을 찾아주지 못하고, 드림랜드와 우이동유원지를 제대로 개발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 김 구청장은 “반신반의하던 구민들이 이제는 먼저 앞장서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사설] 저금리 시대 종언 예고한 콜금리 인상

    금융통화위원회가 11개월 만에 콜금리를 연 4.5%에서 4.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경기 상승기조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고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수요부문에서 물가 상승압력이 예상된다는 게 콜금리 인상 이유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과잉유동성에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금융감독당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은행 간 대출경쟁이 가열되면서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달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금융권 자금의 주식형 펀드 이동 등으로 대출여력이 바닥난 은행들이 콜자금을 끌어들이면서 실질금리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어제 추가 대책을 내놓을 만큼 외화대출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는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올린 후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에 보낸 시그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총재는 콜금리 인상이 상승 궤도인 국내 경기를 저해할 정도로 높은 수준은 아니라면서 향후 물가 상승압력이나 시중유동성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콜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5년 간 지속된 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폭등세와 함께 부채가 크게 늘어난 가계에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금융자산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긍정적인 요인이 되겠지만 가계의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따라서 우리는 경기 상승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게 콜금리 인상이 가계와 유동성 흡수에 미치는 영향을 세심하게 모니터링할 것을 당부한다. 통화정책의 충격파가 저소득층 채무자들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조율해 달라는 얘기다.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도 저금리 시대 종언에 맞춰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할 것이다.
  • [정종욱 월드포커스] 힐과 강석주가 의기투합하면/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정종욱 월드포커스] 힐과 강석주가 의기투합하면/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한반도 주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의 힐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해서 환대를 받았고 이달 초에는 중국의 양제츠(楊潔) 외교부장이 역시 평양을 방문해서 김정일 위원장을 면담했다. 그리고 이달 중순쯤 시작될 영변 핵시설의 폐쇄와 봉인을 감시할 국제원자력기구 대표단의 방북을 앞두고 오늘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서울을 방문한다. 그뿐 아니다. 다음주에는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만나고 8월 초에는 필리핀에서 아세안지역포럼(ARF)을 계기로 6자회담 외무장관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 외무장관 회담 다음으로는 더 굵직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동안 물밑에서 거론되던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도 구체화될 수 있다. 이미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종전선언의 서명을 제의한 바 있다. 라이스 장관의 방북이나 종전선언 서명은 바로 미국과 북한의 관계정상화와 직결된다. 왜 이렇게 서둘까? 우선 협상의 주역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쪽에서는 북핵문제 주도권을 라이스와 힐이 쥐고 있다. 과거 클린턴 정부 때의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이나 갈루치 차관보와는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다. 크리스토퍼와 갈루치가 점잖고 꼼꼼한 협상전문가라면 라이스와 힐은 선이 굵은 투사형에 가깝다. 정치적 야망도 있다. 밀어붙여서라도 협상을 타결시켜 역사에 남는 인물이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북한에서는 강석주 부부장이 얼마전 국방위원이 되었다. 북한의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에 그가 들어갔다는 사실은 그가 핵문제 해결의 전권을 맡았음을 뜻하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에도 북한주재 대사와 외교부장이 모두 미국통으로 교체된 바 있다. 사람뿐 아니라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부시에게는 이라크에서의 실패를 만회할 필요가 있고 김정일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북한 경제가 악화되었다. 내년의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북핵문제의 조기 타결을 바라는 중국의 압력도 점차 강도가 더해지고 있다. 물론 북핵문제가 단시일 내에 해결될 수는 없다. 폐쇄와 봉인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해도 그 다음이 산 넘어 산이다. 핵문제는 핵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한반도 평화체제 등 많은 난제가 얽혀 있다. 그래서 미국은 포괄적 해법을 시도하고 있다. 제기된 사안들을 한꺼번에 묶어서 일괄타결하겠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1990년대 초 북핵 1차위기 때 강석주가 이미 사용한 바 있다. 힐도 평양방문 때 이 방법을 제기했다고 한다. 포괄적 해법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적어도 협상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특히 부시와 김정일의 신임을 딛고 힐과 강석주가 의기투합하면 한반도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우리로서는 바로 이 점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심한 경우에는 우리를 빼놓고 미국과 북한이 밀실에서 흥정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친구도 입장이 달라지면 남이 될 수 있다. 이미 과거에 경험한 일이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북핵문제에 매달려 왔다. 그러다 보니 하루라도 빨리 핵에서 벗어나고 싶은 국민적 열망이 생겼다. 정부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국가 존망이 달려 있는 안보문제는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침이 없다. 무엇보다 사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북핵문제의 본질은 핵이 아니라 북한 체제이다. 북한 체제가 변화하지 않으면 완전한 핵 해결은 불가능하다. 핵에만 매달리지 말고 보다 넓게 보아야 한다. 정부의 신중한 대응이 있기를 기대한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국방硏 한반도 안보전략 보고서] 평화체제 3개 시나리오

    [국방硏 한반도 안보전략 보고서] 평화체제 3개 시나리오

    국방연구원이 작성한 평화체제 시나리오는 크게 ‘최선’,‘중간’,‘최악’의 상황으로 구성돼 있다.‘최선’과 ‘중간’시나리오는 다시 종전선언 여부에 따라 A형과 B형으로 나뉜다. 세분하면 5가지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2·13합의에 따른 핵불능화가 이행되고 핵폐기 협상까지 순조롭게 이뤄져 북핵 문제가 해결되고 북·미수교와 평화협정으로 한반도 평화체제가 정착되는 것이다. 핵불능화 종료 단계에 맞춰 종전선언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A형과 B형이 나뉜다. 가장 개연성이 높은 ‘중간’ 시나리오는 2·13합의의 핵불능화조치는 완료되지만 이후 본격 핵폐기 협상이 교착돼 핵폐기와 평화협정 체결이 미국 차기 정부로 이양되는 상황이다. 다만 본격 핵폐기 협상 전 종전선언이 채택되면(B시나리오) 미국 차기정부에서 정전체제 종식과 평화체제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은 조성된다는 분석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2·13합의 사항인 핵불능화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상황이 2·13 이전의 북·미 대치국면으로 환원되는 것이다. 이 경우 평화체제 진입이 가로막히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 보고서는 “테러지원국 지정해제와 고농축우라늄 문제의 봉합을 통한 2·13 합의이행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북한이 체제 안전보장에 대한 불안감과 경제지원 확보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핵을 보유한 상태로 미국과 협상에 나선다면, 협상은 단절되고 미국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이 수립되는 2009년 하반기에야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2) 강진 성전~영암 영보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2) 강진 성전~영암 영보

    조선시대의 법전인 ‘경국대전’에는 10리마다 원(院)을 두고 30리마다 역(驛)을 세웠다고 기록돼 있다. 사람이 4㎞쯤 걷고 난 뒤 쉬고, 한참을 달린 말에게 먹이를 먹여야 했던 거리이다. 석제원은 호남대로의 시발점인 전남 강진 포구와 해남 땅끝에서 출발한 관리·군사·상인들이 꼭 거쳐야 했던 쉼터였다. 석제원은 지금의 강진군 성전면 월평리 원기마을 일대이다. ●석제원이 원터였음을 알리는 암석비문 ‘방치´ 원기(院基)란 마을 이름에서도 옛 ‘원 터’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곳은 해남과 강진 방면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길이 만나는 교통 요충지이다. 또 30여리(10여㎞)쯤 북쪽으론 월출산 고갯길이 위치해 하룻밤을 묵는 쉼터로서 손색이 없는 자리이다. 이 마을에 들어서자 예전 사람들로 북적였던 기대와 달리 한적할 뿐이다.10여년 전 들어선 성화대학 정문엔 이곳이 원터였음을 짐작할 만한 2m 길이의 암석비문이 방치돼 있다. 이 비문엔 ‘순상 이희명 선진활인 영세 불망비’(순찰사 이희명이 굶주린 사람에게 식량을 도와줘 감사하다)란 문구가 한자로 새겨져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 세워진 송덕비로 보인다. 이 마을 이장 정일성(65)씨는 “이 비문은 월평리 161-1 ‘동승관’ 중화요리집 뒤뜰에 세워졌던 것으로, 최근 건물 신축 때 지금 장소로 옮겨졌다.”며 “마을회의 등을 거쳐 이 비문의 보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곳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성전 터미널과 신천리 오일 재래시장이 있다. 시장에 들어서자 폐허가 된 상점과 썰렁한 골목길만 눈에 띈다.30여년 동안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정인엽(55·여)씨는 “한때 시장 골목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난전이 열렸고, 우시장엔 영암·해남·강진 등지에서 소를 끌고 몰려오는 사람들로 붐볐다.”고 말했다. 우시장이 없어진 20여년 전부터 시장은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고 전한다. ●탑동마을엔 보물 298호 ‘월남사지 3층석탑´ 다산 정약용도 1801년(순조 1년) 강진으로 유배될 당시 석제원이 자리했던 성전을 거쳤다. 그는 강진 유배생활 도중 ‘탐진촌요’ 20수의 하나인 ‘석제원’이란 시조를 남겼다.‘북쪽은 길이 여섯갈래, 끝내는 서로가 헤어지던 이별길, 문앞에 버들은 한풀이로 잎이 졌고, 서리에 꺾어져 가지조차 드물다.’는 이별의 슬픔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향토사학자 양광식(61)씨는 “이 시로 보아 당시 석제원이 이별과 만남의 장소로 이용될 만큼 교통의 중심지였다.”고 말했다. 옛길은 성전에서 국도 13호선을 따라 영암쪽으로 이어진다. 신작로를 따라 10㎞쯤 가다 보면 월출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월출산 남쪽 기슭인 성전면 월하리엔 천년 고찰 무위사가 세월의 무게를 간직한 채 고요 속에 묻혀 있다. 이 사찰은 617년(신라 진평왕 39년) 원효(元曉)가 관음사(觀音寺)로 창건했다. 그 뒤 중수와 개칭이 반복됐으며, 경내엔 보물 제507호인 선각대사편광탑비(先覺大師遍光塔碑)가 있다. 무위사를 뒤로하고 월출산 방향으로 향하면 ㈜태평양이 조성한 거대한 녹차밭이 눈에 들어오고, 그 밑자락엔 월남마을이 자리를 한다. 마을 곳곳엔 절터와 고탑(古塔)들이 산재한다. 최근 퇴직한 조선대 이효복(61) 교수가 탯자리인 이곳에 조상들이 살던 집을 개조해 ‘월남 정사’를 짓고 자연과 벗삼고 있다. 이 교수는 “녹차와 황칠나무를 이용해 고유차를 개발하고, 올해 처음으로 자연에 바치는 다신제(茶神際)를 올렸다.”며 “이 고을은 예부터 산이 좋고 물이 맑아 절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인근 탑동마을에는 보물 제298호로 지정된 ‘월남사지 3층석탑’이 자리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은 고려 진각국사 혜심(1178∼1234년)이 ‘월남사’를 창건했다고 기록돼 있으나 정유재란 때 불타 없어지고 터만 남았다. ●풀치재 너머 월출산 사자봉·매바위 보여 성전∼월남마을 13번 국도를 따라 이어지던 옛길은 강진과 영암의 경계를 이루는 ‘풀치재’ 바로 밑 신월마을에서 뚜렷이 갈라진다. 지금의 신작로는 일제 때 개통된 도로를 없애고 최근 터널을 뚫어 새로 건설됐다. 선인들이 가파른 고갯마루에 올라 땀을 식혔던 자리는 온데간데없고 터널을 넘나드는 차량만 분주하다. 옛길은 신월마을 입구에서 월출산 자락인 야트막한 ‘누릿재’로 향한다. 이 길은 초입부터 숲이 우거지고, 일부는 농경지로 변해 전체의 모습은 헤아리기 힘들다. 그러나 사람과 우마가 다닐 정도의 소롯길 모습은 남아 있다. 신월마을 주민 전근순(82)씨는 “40여년 전에는 농한기에 짠 가마니를 팔기 위해 이 고갯길을 넘어 영암읍장에 다녔다.”며 “당시엔 소를 끌고 가거나 봇짐을 짊어진 나그네들이 쉼없이 오가는 주요 통로였다.”고 회상했다. 이 고개를 넘으면 영암읍 개산리 내동으로 빠진다. 고개 너머 왼쪽엔 월출산의 기암인 사자봉과 매바위 등을 볼 수 있고 천황사로 가는 길목의 ‘구절폭포’도 만날 수 있다. 누릿재가 해발 230m인 데 비해 이곳과 이웃한 국도 13호선 풀치재는 180m로 50m가량 낮다. 일제가 누릿재에 신작로를 내지 않고 풀치재를 택한 것은 해남 쪽보다는 장흥과 강진 병영에 비중을 더 뒀던 것으로 보인다. 향토사학자 김정호씨는 “풀치재는 강진 작천·병영, 장흥 쪽에서 영암으로 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로 누릿재보다는 이용도가 높다.”며 “일제가 효율적인 수탈을 위해 ‘누릿재 옛길’을 버리고 우회 도로격인 지금의 신작로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풀치재를 넘으면 영암의 영보역으로 향하는 길목에 다다른다. 강진·영암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숙소 많았던 석제원 동학도 수만명 머물러” 강진은 예부터 포구가 발달해 제주 등 섬을 오가는 교통 통로였다. 왜구들의 침입도 잦아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그만큼 군사와 관리·정치인·상인들이 강진∼한양 옛길을 왕래한 흔적이 많다. 호남대로로 이어지는 통로 가운데 성전면 석제원은 중요한 자리였다. 원(院)을 중심으로 주막과 민간인이 머무는 숙소와 장터 등이 생겨나고 장사꾼들도 모여들었다.1894년 전국 각지의 동학도 수만명이 마지막 남은 인근 병영성을 공격하기 위해 몰려와 숙식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월출산 쪽으로 2㎞쯤 지나면 신풍마을이다. 이 마을은 무위사로 이어지는 입구로서 ‘두여원’이 있었다. 무위사를 드나들던 관원이나 나그네들의 쉼터였다. 이곳보다 북쪽인 월남마을 월남사지 주변에 ‘월남역’이 위치한 것으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돼 있다. 그러나 대동여지도 등에는 관련 기록이 없어 한때 역으로 사용되다가 원(院)으로 격하되지 않았느냐는 추측을 낳는다. 해남 별진역∼석제원이 20리이고, 석제원∼월남마을은 10리인 만큼 역(驛)이 들어설 만한 거리이기 때문이다. 강진∼영암 옛길은 지금의 국도 13호선 방향 말고도 여러 접근로가 있었다. 제주에서 강진읍 남포항으로 들어온 관리나 나그네들은 강진읍 통로역(성요셉여고 자리)∼작천·병영성(진원역)∼풀치재 코스를 이용하기도 했다. 강진군 관내에 산재한 10여개의 역과 원은 당시 장흥 벽사역의 관할을 받았다. 고갯길마다 세워진 주막이나 간이 숙소 등의 흔적은 현재로선 찾기가 어려워 아쉽다. 양광식 강진군 문화재연구소장
  • 탱크 최경주 ‘산뜻한 출발’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주최하는 대회 첫날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최경주는 6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골프장(파70·7204야드)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내셔널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에 보기 2개를 곁들이며 4언더파 66타의 스코어를 적어냈다. 짐 퓨릭(미국)과 비제이 싱(피지), 스튜어트 애플비(호주), 조 오길비(미국)와 공동 1위. 최경주는 이로써 세계정상급 선수 120명이 대거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최근 첫 딸을 본 대회 주최자 우즈는 버디는 4개에 그치고 보기 7개를 쏟아내 3오버파 73타, 공동 77위로 밀렸다. 특히 퍼트 수는 34개에 이르는 등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다. 반면 최경주는 드라이브샷이 기대에 못미쳤지만 아이언샷의 그린 적중률은 83%에 달했고, 홀당 평균 퍼트 수를 1.6개로 줄이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쳤다. 상욱(23·코브라골프)과 재미교포 앤서니 김(22·나이키골프)은 나란히 1오버파 71타를 쳐 공동 45위에 이름을 올렸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혼인의 문화사/김원중 지음

    ‘동쪽 집에서 먹고, 서쪽 집에서 잔다.’는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은 보통 집도 절도 없는 떠돌이의 행태를 가리킨다. 하지만 본래는 동·서쪽 남자 모두에게 미련을 두는 처녀의 심정을 담은 표현이었다고 한다. 중국 제나라에 혼기가 찬 처녀가 있었는데, 동쪽 집안과 서쪽 집안에서 동시에 청혼이 들어왔다. 동쪽 집 아들은 못생겼지만 부자였고, 서쪽 집 아들은 가난했지만 ‘꽃미남’이었다. 부모는 궁리 끝에 딸의 뜻을 따르기로 하고 “동쪽 집으로 가고 싶으면 왼쪽 어깨를 드러내고, 서쪽 집으로 가고 싶으면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라.”했다. 딸은 한동안 생각하더니 양쪽 어깨를 모두 끌어내렸다고 한다. ‘낮에는 부유한 동쪽 집에서 먹고, 밤에는 잘생긴 서쪽 남자와 자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처녀의 솔직한 속내를 드러낸 이야기로, 공자가 살던 무렵 일반 서민들의 자유연애 풍토는 오늘날과 다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혼인의 문화사’(김원중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는 중국 고대의 성(性)의 모습을 제시하며 혼인이 하나의 제도로 자리잡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중국의 성과 결혼, 가족 문화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유교문화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결코 ‘남의 이야기’일 수 없다. 지은이는 ‘여자는 어려서는 아버지를, 결혼해서는 지아비를, 지아비가 죽으면 아들을 따라야 한다.’는 삼종지도(三從之道)와 처첩제도 등 전통적인 중국의 가족제도가 중국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유교문화권 여성을 억압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은이는 수천년의 유구한 전통을 이어온 중국 혼인사에서 중심축이 되는 남녀의 관계에는 ‘동가식서가숙’의 고사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실제로 춘추시대나 위진남북조시대의 귀부인 사이에 보편화된 사통(私通)이나 성도덕의 문란, 절대권력을 휘두른 여제(女帝)의 남성 탐닉을 보면 고대 중국의 여성은 남성의 성적 노리개로만 존재하지 않았고, 오히려 반대의 사례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혼인의 예절을 갖추지 않고 이루어진 남녀의 성관계를 야합(野合)이라고 했는데, 공자 역시 야합으로 태어났다. 그럼에도 멸시를 받지 않은 것은, 공자를 잉태한 야합이 춘사(春社)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농사가 순조롭기를 땅의 신에게 비는 춘사에는 예외적으로 야합이 허용됐다고 한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아버지라는 개념은 아예 나타나지도 않는다. 모계사회의 단계에서는 아버지가 자기 자식을 확신하지 못하고, 어머니도 자식과 아버지의 필연적인 관계를 확신할 수 없는 ‘부계불확실성’이 지배했다. 한반도에서도 단군왕검과 박혁거세, 견훤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영웅이 ‘아비 없는 자식’으로 태어났는데, 이런 현상은 남성 중심의 일부일처제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어원학적 측면에서도 성(姓)은 어머니의 혈통을 중심으로 삼는 개념이었다고 한다. 여자라는 뜻의 女(여)와 태어난다는 의미를 가진 生(생)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글자로 아버지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성의 결정이 모계로부터 비롯하고 있으며, 성의 주체가 여자였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1만 5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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