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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노영민 ‘원톱’ 존재감… 광흥창팀·참여정부 출신 파워도 여전

    [단독]노영민 ‘원톱’ 존재감… 광흥창팀·참여정부 출신 파워도 여전

    오는 10일 취임 3주년을 맞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전례 없는 60%대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국정운영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65명과 문 대통령의 정치 행로(①참여정부 청와대·공직 경험 ②2012·2017년 대선캠프 ③광흥창팀·재수회 ④문재인 당대표 시절 보좌진·당직)가 겹치는 지점을 집중 분석했다. 관계의 밀도, 철학의 공유를 통해 권력지도를 유추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1. 노영민 치고 나가고 정의용·강기정 두각 여민관(청와대 비서동)의 무게중심은 인사·정책조율·정무 영역에서 강력한 장악력을 지닌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쏠려 있다. 윤건영(21대 총선 당선자) 전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떠난 이후 가속화했다. 대통령의 최측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근거리에 머물지 못하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김근태(GT)계였던 노 실장은 2012년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면서 ‘원조 친문’으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 후보 비서실장, 2017년 선대위 조직본부장을 맡았다. 대선 패배 후 ‘문재인을 재수시켜 대통령 만들기 위한 모임’이란 뜻으로 결성된 재수회의 핵심이다. 2017년 대선후보 비서실장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바통 터치를 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016년 양 전 원장이 대선 준비를 위해 광흥창팀을 꾸리면서 영입한 임 전 실장 등 ‘신친문’이 물러나고 원조 친문으로 권력 이동이 이뤄진 것이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3실장 중 유일한 원년 멤버다. 2012년 캠프 특보, 2017년 외교자문그룹 ‘국민아그레망’ 단장을 맡았다. 2017년 ‘한반도의 봄’ 당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는 북미·남북 관계 경색과 맞물려 교체설이 돌기도 했지만 아직 건재하다. 김상조 정책실장은 2016년 말 ‘공부모임’을 함께 하며 문 대통령과 연을 맺었고, 2017년 초 캠프에 합류했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J노믹스)의 설계자이며, 공정거래위원장을 거쳤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전임자(전병헌·한병도)와 달리 정책 현안에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두고 김 실장과 각을 세웠고, 최근 전국민 고용보험제 화두를 던졌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정책위의장을 맡았고, 2012·2017년 선대위에 몸담았다. 2. 광흥창팀 12 → 5명 줄어도 핵심 역할 대선 승리의 기틀을 다진 핵심 참모그룹 광흥창팀 14명 중 5명(신동호 연설·오종식 기획·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한정우 춘추관장)이 남아 있다. 대선 직후 12명(비서관 이상 8명)이 입성했던 것에 비하면 위축된 듯하지만 여전히 핵심 업무를 맡고 있다. ‘문재인의 필사’ 신 비서관은 2012년 대선부터 2015년 당대표 시절, 2017년 대선까지 메시지를 담당했다. ‘말’과 ‘글’에 관해 유독 꼼꼼한 문 대통령의 생각을 오롯이 담아내는 터라 임기 5년을 완주할 ‘순장조’로 꼽힌다. 오 비서관은 2012년 대선 전략팀장, 2017년 정무팀장을 지냈고, 민주당 전략홍보본부 부본부장으로 문 대표를 보좌했다. 한 관장은 2012·2017년 선대위 공보팀장과 부대변인, 문 대표 시절에는 당대표 몫으로 부대변인을 역임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보좌관으로 정계 입문한 친노·친문 인사다. 이 실장은 의사 출신으로 대선 싱크탱크 정책공간국민성장에서 ‘문재인 케어’를 설계했고, 정책조정비서관을 맡다가 국정상황실장으로 전격 발탁됐다.3. 참여정부·비정치권 출신도 맹활약 김조원 민정수석은 참여정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문재인 민정수석을 직속상관으로 모셨다. 문 대표 시절 당무감사원장으로 영입됐고, 2017년 대선 때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에서 관료그룹을 이끌었다. 정구철 홍보기획비서관은 참여정부 국내언론비서관을 지냈다. 당시 손발을 맞춘 양 전 원장과 가깝다. 문 대통령의 현실정치 참여를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수 통일정책비서관은 참여정부 국가안보회의(NSC) 행정관으로 일했고, 2012년 대선캠프 외교안보 총괄간사를 맡았다. 국제정치학자인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은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라인’으로 꼽히며 정책공간국민성장의 한반도 안보성장추진단장을 지냈다. 정 실장을 제외하면 안보실 유일한 원년 멤버로 한미·남북 관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은 미국 변호사 출신으로 2012년 외신대변인, 2017년 퍼스널이미지(PI) 팀장을 맡았다.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는 제2부속비서관을 거치는 등 대통령 부부의 신뢰가 두텁다. 과거 총무비서관들이 대통령과의 인연이 깊은 ‘집사’였던 것과 달리 이정도 비서관은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변양균(참여정부 정책실장) 인맥’으로 꼽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가야고분군은 고대국가 발전 다양성 보여 주는 독보적 증거”

    “가야고분군은 고대국가 발전 다양성 보여 주는 독보적 증거”

    “기원 전후 시기부터 562년까지 약 600년간 존속했던 가야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각축을 벌이며 중앙집권적인 고대국가로 발전한 것과 달리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여러 소국이 상호 교류하면서 독특한 연맹구조를 형성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유산인 7개 가야고분군은 가야연맹체를 구성했던 주요 소국과 연관된 연속유산입니다. 가야연맹체의 성립과 발전, 소멸에 이르는 전 과정을 보여 주며 고대 동아시아 국가 발전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독보적인 물적 증거입니다.”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열린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 2차 포럼-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 포럼’에서 기조 발제자로 나선 김세기 대구한의대 명예교수는 가야고분군의 실체와 특징을 세세히 열거하며 세계유산 등재의 타당성을 역설했다. 경북도·경남도·전북도·가야문화권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사와 국립중앙박물관이 주관한 포럼은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당위성과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지난 11월 15일 열린 1차 포럼은 가야문화권 지역 발전 및 영호남 화합을 주제로 성황리에 진행됐다.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은 올해로 7년째다. 2013년 문화재청이 잠정 목록으로 선정한 이후 2017년 등재추진단이 발족했다. 당초 ‘김해·함안 가야고분군’과 ‘고령 지산동 대가야고분군’으로 각각 등재를 추진하다 지난해 5월 고성 송학동, 창녕 교동·송현동, 합천 옥전, 남원 유곡리·두곡리 고분군 등 유산 범위 4곳이 추가됐다. 7개 가야고분군은 지난 3월 국내 첫 관문인 등재 신청 대상 심의에서 조건부로 가결돼 내년 7월 최종 심의를 앞두고 있다. 최종 선정되면 2021년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 사무국에 제출하고, 현지 실사와 자문기구 평가 등을 거쳐 2022년 7월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에 따른 과제’를 발표한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영남과 호남 지역을 아우르는 7개 고분군을 가야로 묶은 근거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면서 “심사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역사적 연대성과 문화적 동질성 등 가야의 공통분모를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목관묘, 목곽묘, 석곽묘, 석실묘로 변화하는 묘제와 순장 풍습 등 가야고분군의 특징을 부각해 삼국과의 차별성을 내세우는 것이 등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홍진근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장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립박물관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홍 부장은 “가야 역사와 유적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국민 관심을 유도하는 다양한 문화활동을 하는 것이 박물관이 해야 할 일”이라면서 “지금 전시 중인 ‘가야본성-칼과 현’ 특별전도 그런 취지에서 기획됐다”고 밝혔다. 검증이 안 된 유물까지 무리하게 전시했다는 일부 지적과 관련해선 “우려와 논란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다만 학계 전문가나 영호남 지역민이 아닌 일반인은 아직 가야에 대해 잘 모르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수로왕과 허황후 같은 대중적 인물을 통해 관심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박진재 서원통합보존관리단 팀장은 지난 7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 사례를 통해 같은 연속유산인 가야고분군의 등재 전략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시했다. 한국의 서원은 2016년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이코모스 평가에서 반려 판정을 받아 등재 신청을 철회했다가 재도전 끝에 세계유산 목록에 올랐다. 박 팀장은 “세계유산 등재 기준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입증하기 위해선 국내외 유사한 유산과의 차별성을 명확히 입증해야 하고, 연속유산으로서 통합 관리와 보존에 대한 대비가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와 전문가는 물론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곽장근 군산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선 가야사의 역사적 중요성과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가치 입증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곽 교수는 “가야 연구를 오랫동안 했지만 아직도 일반인은 잘 모르고 있어 학자로서 매우 안타깝다”면서 “이런 자리가 많이 마련돼 가야고분군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늘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거창 석강리 고분군, 가야고분 최초 ‘工’자형 무덤 확인

    거창 석강리 고분군, 가야고분 최초 ‘工’자형 무덤 확인

    경남 거창군은 가조면 석강리 고분에서 가야 고분 최초로 ‘工’자형으로 무덤이 배치된 지배자 고분이 발견됐다고 5일 밝혔다.석강리 고분군은 거창군 가조면 석강리 산 154번지 일원에 분포하는 비지정 가야유적으로 지난해 실시한 정밀지표조사에서 21기의 봉토분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거창군은 문화재청 긴급지원을 받아 (재)동양문물연구원과 석강리 고분 학술발굴 조사를 하고 있다. 이번에 발굴 조사한 M13호분은 지름 18m, 높이 1.7m인 가장 큰 봉토분으로 봉토 내부에서 구덩식돌덧널무덤이 확인됐다. 중심덧널 양쪽에 1기씩 2기의 부장덧널이 직교로 붙어 있어 평면형태가 ‘工’자형을 한 특이한 구조다. 또 주변으로 소형 순장덧널 3기가 배치돼 있는 것도 확인됐다.중심덧널에서는 무덤 주인공이 착용했던 화려한 장식의 금제귀걸이와 굽은 옥이 붙은 목걸이를 비롯해 뚜껑 있는 접시, 그릇받침 등의 토기류가 나왔다. 재갈, 발걸이, 말띠드리개 등 각종 말갖춤과 화살촉, 화살통 등의 무기류도 출토됐다. 순장덧널 3기 가운데 1호에서는 긴 칼과 손칼 등 철기와 토기들이 확인됐고 토기 가운데 뚜껑이 있는 접시에서는 장례때 담았던 음식물로 보이는 새 뼈가 출토됐다.발굴조사단은 이번에 발굴 조사한 석강리 M13호분은 주·부곽의 공간적 분할이 없는 ‘工’자형 구조로, 국내에서는 유례가 없는 특이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발굴조사단은 M13호분의 지리적 위치와 규모, 출토유물, 순장 등으로 보아 5세기 말~6세기 초 거창군 가조일대에서 활동했던 가야세력 최고지배자 무덤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석강리 고분 학술발굴조사를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비지정 매장문화재 가운데 훼손 우려가 있는 유적에 대해 긴급발굴을 지원하는 ‘2019년 매장문화재 긴급발굴조사’ 공모사업으로 선정하고 사업비 2억원을 지원했다. 군과 발굴조사기관에 따르면 석강리 고분군 가운데 개별 고분에서 도굴 흔적도 발견됐다. 군은 이달중 발굴조사가 끝나면 보고서를 만들어 문화재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거창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뚜껑돌 여니 1500년 전 유물 와르르… 도굴 안 된 비화가야 무덤 최초 공개

    뚜껑돌 여니 1500년 전 유물 와르르… 도굴 안 된 비화가야 무덤 최초 공개

    5세기 중후반 조성 지배층 묘역 추정철제 농기구·마구·토기 등 다수 발견 경남 창녕을 거점으로 삼은 비화가야의 최고 지배층 묘역 가운데 지금까지 한 번도 도굴되지 않아 1500년 전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63호분 내부가 처음 공개됐다. 비화가야는 고대 여섯 가야 중 하나로,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 무덤 250여기가 모여 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28일 5세기 중반부터 후반 사이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63호분의 뚜껑돌 7개 중 2개를 대형 크레인으로 들어 올렸다. 이 무덤의 봉토 지름은 21m, 높이는 7m다. 그동안 도굴 피해를 보지 않은 것은 지름 27.5m인 39호분 봉토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봉인 해제된 무덤 내부에는 땅을 일구거나 논에 물꼬를 틀 때 사용하는 농기구인 살포로 추정되는 철제 유물 2점과 마구(馬具)로 보이는 물건, 토기 등 유물이 가득했다. 63호분은 남동쪽에 길이 2.7m, 폭 0.6m, 깊이 0.8m인 소형 석곽묘(石槨墓·돌덧널무덤)가 존재하는 점도 특징이다. 정인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매장주체부는 남쪽부터 북쪽으로 토기·피장자·토기·순장자·토기 등 5개 공간으로 나뉜다”며 “공간 넓이를 봤을 때 2명 정도 순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현동 15호분처럼 형태가 온전한 인골 발견 여부도 관심이다. 정 연구사는 “흙을 물체질해서 인골 유무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봉토 표면에 점토 덩어리를 바른 흔적이 그대로 남았고, 호석(護石·무덤 둘레에 쌓는 돌)이 노출돼 있어 비화가야인의 장송 의례와 고분 축조 기술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세 번째로 큰 고분인 39호분 축조 기법도 온전히 드러났다. 63호분 봉토 위에 중첩해서 축조한 39호분은 빗물 등으로 인한 붕괴를 막기 위해 중심부는 점토를 사용하고, 가장자리는 흙으로 쌓았다. 아울러 봉분을 쌓는 단계마다 점토를 깔아 마감했다. 일부 구간에서는 길이 1m, 높이 0.6m인 세부 성토 단위가 확인됐는데, 가장자리에서 점토 덩어리가 발견됐다. 시신을 두는 매장주체부는 길이가 약 1.5m인 큰 돌을 세우거나 눕히는 형태로 조성했다. 규모는 길이 6.9m, 너비 1.6m, 깊이 1.7m다. 두 차례 도굴된 것으로 보이는 매장주체부에선 유물은 거의 보이지 않고, 도굴범이 놓고 간 것으로 짐작되는 고무 대야와 양동이가 발견됐다. 사적 제514호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은 가야의 최고 지배자 묘역으로, 목마산과 화왕산 기슭에 무덤이 조성됐다. 연구소는 2014년부터 고분군 미정비 지역 학술발굴을 진행 중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가야사 사업, 靑·총리급 강력한 컨트롤타워 필요”

    “가야사 사업, 靑·총리급 강력한 컨트롤타워 필요”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가야문화권 포럼 종합토론에서 학계와 연구원, 언론 관계자들은 가야문화권 3개도(경북·경남·전북) 공동발전 방안 등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서철현 대구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유진상 창원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가야사 복원 및 정비, 가야문화콘텐츠화 관련 총사업비는 약 3조~4조원 규모에 달한다”면서 “가야사 사업을 총괄할 컨트롤 타워가 부재해 국무총리 또는 청와대가 관장하는 가칭 ‘가야문화정책위원회’ 형식의 강력한 기구 설립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대중 정부 당시 ‘가야사복원정책위원회’가 가동됐으나 위상이 낮고 총괄 기능이 약해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호남 가야유적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의 한국 유치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진영 경남대 교수는 “가야사 복원사업이 단순히 국제과제를 달성하려는 지표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면서 “실효를 거두려면 국민에게 가야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채미옥 대구대 초빙교수는 “많은 도시에서 특별법을 들고 나와 가야특별법 제정이 늦어지고 있다. 역량을 결집해야 하지만 우선 지붕 모양, 간판 크기 등 실천 가능한 것부터 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고, 김태영 경남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은 “가야의 독특한 문화인 순장 문화를 스토리텔링해서 경남의 춤, 전남의 소리 등을 합쳐 공연을 만들고 발전시키면 영호남 화합의 의미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장세길 전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정부가 끝나도 가야가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고 그 중심은 영호남 가야문화권지역발전시장군수협의회이다”면서 “협의회가 힘을 모으고 사업의 중심이 된다면 다음 정부에서도 가야가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박록삼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가야사 복원이 국정과제이기 때문에 정책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측면보다는 국민과 함께하며,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긴 호흡으로 전개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2000년 전 가야는 서로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면서 ‘같음’을 추구했다. 오늘날 가야문화권도 화합하고 경쟁하면서 가야 르네상스 시대를 함께 열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우리 곁에 다가온 가야문화” 가야문화권 주민·시민 ‘한마당’ 대성황

    “우리 곁에 다가온 가야문화” 가야문화권 주민·시민 ‘한마당’ 대성황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광장에선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서울신문과 국립중앙박물관이 공동 주관한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이다. 전북·경북·경남 3개 도와 ‘가야문화권지역발전시장군수협의회’가 공동 주최하고 문화재청이 후원했다. 오는 17일까지 3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가야문화권 발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영호남 가야화권의 화합과 상생, 지역균형발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 첫날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시민 10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박물관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함께 했다. 가야문화권은 영·호남 5개 광역시(대구시, 경상북도, 경상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가야문화권지역발전시장군수협의회 소속 26개 시·군(경북 고령·성주·상주 3개 시·군, 대구 달성군, 경남 거창·고성·김해·산청·의령·창녕·하동·함양·함안·합천·창원·진주 12개 시·군, 전북 남원·완주·무주·진안·장수 5개 시·군)을 말한다. 특히 가야문화권 가운데 고령·김해·함안·남원·합천·창녕·고성 등 7개 시군은 오는 2022년 지역 가야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 행사는 ▲가야 문화 체험 및 전시 프로그램인 ‘가야로 통하다’ ▲가야문화권 문화행사인 ‘가야로 흥하라’ ▲가야문화권 발전포럼인 ‘함께 가야 할 길’ ▲가야문화권 지역 홍보 프로그램 ‘가야의 위대한 여정’ 등 4개 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된다.행사의 백미는 ‘가야문화체험’이다. 첫날 가야문화권 소속 가야 전문 박물관(7개관)과 전북 장수군, 국립중앙박물관이 참여해 1600년 전 가야의 모습을 체험할 기회를 선사했다. 박물관별 체험 프로그램은 ▲김해시 대성동 고분박물관=대성동 출토 유물을 소개한 엽서보내기 ▲고령군 대가야박물관·우륵박물관=대가야 왕관 만들기 및 가야금 연주 체험 ▲함안군 함안박물관=가야 토기 조각맞추기 ▲합천군 합천박물관=옥전고분군 유물 저금통·연필꽂이 만들기 ▲고성군 고성박물관=가야토기만들기 및 가야옷 입기 체험 ▲창녕군 창녕박물관=송현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송현이(순장 소녀)’ 캐릭터 포토존 등이 마련했다. 김영환(65·강남구 일원동)씨는 “종종 박물관을 찾아 역사 공부를 하지만 지금까지 가야사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모르고 있었다”면서 “오늘 행사를 보고 가야사가 우리 고대사에서 차지했던 비중을 처음 알았으며, 정부와 지자체들이 가야사 복원을 위해 애쓴다는 것이 반가웠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가야문화영상관을 비롯해 가야문화를 홀로그램으로 보여주는 유물관, 가야지역 체험관, 전북도·경북도·경남도 3개 홍보관, 가야시군협의회 홍보관 등도 마련돼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를 제공했다. 가야고분군세계유산등재추진단에서도 3개 도에 소재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관한 내용 등을 홍보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립전주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과 함께 가야본성 콘텐츠를 활용한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방문객들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로 다양한 공연도 펼쳐져 박수갈채를 받았다. 고령 군립가야금연주단, 고성 오광대 놀이팀,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공연이 이어졌다. 또 싱어송라이터 이훈주, 신민아 가야금 연주팀, 대금연주자 조성광 등 버스킹 7개 팀이 신나는 공연을 펼쳤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개막식에는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김경수 경상남도지사, 송하진 전라북도지사,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곽용환(고령군수) 가야문화권지역발전시장·군수협의회 의장, 허성곤 김해시장, 이환주 남원시장, 장영수 장수군수, 조근제 함안군수, 조근제 함안군수, 문준희 합천군수, 조성희 상주시장 권한대행 등이 참석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화환을 보내 축하했다. 개막식은 가야 홍보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박지민 MBC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았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개회사에서 “오늘 우리는 가야의 이름으로 3개도, 26개 시군이 한자리에 모여 가야발전을 도모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앞으로 가야 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야특별법 제정, 영호남 상생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함께 추진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가야를 매개로 동서가 화합하고 상생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면서 “경남도와 전북도, 경북도가 힘을 합쳐 가야문화를 살려 내고 세계로 뻗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이제 가야문화가 영호남 화합의 상징으로 떠올랐다”면서 “조선을 능가하는 600년 역사의 대단한 저력을 지닌 가야사에 대한 연구·복원은 물론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은 축사에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서울신문은 가야문화특별법 제정과 가야 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기여하고 의의와 의미, 국민들에게 가야를 널리 알리는 일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3시부터 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는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및 영호남 화합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렸다. 곽용환 가야문화권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채미옥 대구대 초빙교수, 김태영 경남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 장세길 전북연구원 사회문화연구부 연구위원 등이 참가해 가야문화권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유진상 창원대 교수, 양진연 경남대 교수. 박록삼 서울신문 논설위원 등이 가야문화권의 공동발전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서철현 대구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서울신문은 다음달 13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영호남 가야문화권 2차 포럼을 개최해 가야사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로 했다.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

    중국 시안의 진시황릉을 방문했을 때 그 엄청난 규모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참으로 대단한 진시황이구나 하면서도 한편으로 얼마나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기가 싫었으면 자기 무덤을 이리도 호화롭게 꾸몄을까 하는 가련한 생각도 들었다. 인간은 언제나 자기가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준비하거나 연기할 수 없는 게 죽음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누구나 죽는다. 구석기시대 이래 수없이 많은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결국은 모두 죽었다. 단 한 명도 죽는다는 경험을 겪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죽음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한 사람의 인생은 죽음으로 끝나지만 남은 사람들은 죽은이의 떠남을 슬퍼하고 부대끼며 같이 살았던 이곳과는 다른 세상에서 또 다른 삶을 평화롭게 이어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무덤을 만들고 부장품을 넣어 주고 잘 묻어 준다. 이런 죽은이와의 이별의식이 장례이며 매장이다. 약 3만년 전 후기구석기 시대 유적인 러시아의 숭기르 유적에서는 숭기르의 추장으로 불리는 50세가량의 성인 남자와 두 명의 청소년기 아이들 무덤에서 엄청난 양의 부장품이 함께 매장되어 있던 것이 확인되었다. 이 추장이라 불리는 남자는 무려 2936개의 상아 구슬로 장식된 옷을 입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매머드 상아 구슬을 만드는 데만 약 3000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시신에 입혀진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들을 만들기 위한 제작시간을 근거로 이미 후기구석기 시대의 수렵사회에서부터 신분을 달리하는 계급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 공들여서 만든 상아 장식품들은 이 남자와 함께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들이 죽기 오래전부터 만들기 시작된 것으로 이른바 순장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고대 사회에서 발견되는 순장풍습이 후기구석기 시대 수렵채집 사회의 유물에서도 확인된다는 주장인데 문화는 기본적으로 축적되는 것임을 생각해 볼 때 순장의 기원이 후기구석기 시대까지 올라간다는 주장이 그리 터무니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마을의 위대한 영도자가 거룩한 죽음을 앞둔 시점에 뽑힌 두 명의 아이들은 추장과의 저승길 동행을 위한 특별한 수업을 받기 시작하고 이 아이들을 위해서 숙달된 장인이 동원되어 수천 개의 상아 구슬을 깎고 다듬으면서 지도자를 떠나보내고 그 길을 함께 걸어갈 아이들을 위한 이별 의식을 준비했을지도 모른다. 그 의식은 죽은 자를 위한 것이면서 또한 살아남은 사람들을 위한 성대한 잔치가 아니었을까. 죽음을 두려워하며 거대한 무덤을 준비하던 진시황의 애절함은 수천 개 상아구슬을 깎을 것을 명령하던 숭기르 추장의 절박함과 맞닿아 있을 것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그 정확한 내막을 알 수는 없지만, 함께 죽음을 준비하던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애틋하다. 그 아이들은 기뻤을까? 슬펐을까?
  • 더 높은 곳, 더 큰 왕의 기운… ‘철강 르네상스’ 경북 고령 대가야

    더 높은 곳, 더 큰 왕의 기운… ‘철강 르네상스’ 경북 고령 대가야

    1600년 전 강력한 철기문화를 앞세워 영호남 지역을 호령했던 ‘경북의 가야문화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21세기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북의 가야문화권은 삼국유사 등 문헌에 경북의 고령(대가야), 성주(성산가야), 상주(고령가야)로 전해지며, 그 중심에는 4~6세기 고대 가야 연맹의 맹주였던 대가야가 있다.●4~6세기 연맹국… 전기는 금관가야, 후기는 대가야 중심 가야라고 하면 흔히 그 대표 세력으로 김해의 ‘금관가야’를 머릿속에 먼저 떠올리지만 가야가 역사의 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4세기 전반부터 신라에 의해 562년 멸망할 때까지 그 중심 세력은 고령에 근거를 둔 ‘대가야’였다. 광개토왕비, 송서(宋書), 일본서기 등 문헌과 사료 대부분이 대가야에 집중돼 있고 고고학적 사료들도 대가야의 국력이 가장 컸던 정치세력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학계에서는 ‘전기 가야는 금관가야 중심, 후기는 대가야 중심’이라는 통설을 부정한다. 대가야는 철 생산을 통해 경제적·군사적으로 급성장하면서 5세기 후반에는 고령뿐만 아니라 경남 합천·거창·함양, 전북 남원·장수, 전남 순천까지 세력을 넓혀 백제·신라와 대등한 단계로 발전했다. 삼국 사이에서 뛰어난 철제기술을 바탕으로 ‘철의 왕국’으로 일컬어지는 찬란한 고대문명을 꽃피웠다. 대가야는 신라가 전체 가야를 멸망시킨 후 중심지였던 지금의 고령 지역을 대가야군으로 편제한 데서 위상이 드러났다. 적대국이었던 신라까지도 인정한 이름이었다. 경북도와 도내 가야문화권 시군들은 이처럼 융성했던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재현해 가야 르네상스를 여는 것은 물론 특히 대가야의 문화유산인 지산동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12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가야문화권의 주요 문화유적으로는 148곳(국가지정 5곳, 도지정 3곳, 비지정 140곳)이 있다. 지역별로는 고령·성주 각 73곳, 상주 2곳 등이다. 고분과 산성이 주를 이룬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 중인 고령군 대가야읍의 ‘대가야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이다. 고령에는 이 외에도 ▲‘주산성’(사적 제61호) ▲가야 유일의 벽화 고분인 ‘고아동 벽화고분’(사적 제165호), ▲대가야 왕들이 마셨던 우물인 ‘어정’ ▲대가야 가실왕(?~?)과 우륵(?~?)이 창제한 가야금 등이 있다. 2013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고, 2015년 3월엔 ‘우선등재 추진대상’에 선정된 지산동 고분군은 대가야읍을 병풍처럼 감싸는 주산(해발 310m) 주능선을 따라 길게 분포한 대가야시대 최대 고분군이다. 이곳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발굴된 순장 묘 왕릉인 지산동 제44·45호분을 비롯해 왕족과 귀족 무덤으로 추정되는 크고 작은 704기의 무덤이 분포한다. 특히 2010년 지표조사 결과 이 일대에는 1만기가 넘는 고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한반도 최대의 삼국시대 고분군으로도 인정받았다. 대가야가 성장을 시작한 400년쯤부터 멸망할 때까지 만들어진 대가야의 무덤으로 화려했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해준다. 무덤은 해발 160∼180m 구간에 직경 20m 이상의 대형분, 해발 100∼160m 구간에 직경 10∼15m의 중형분이 집중돼 있다. 위로 올라갈수록 규모가 큰 것을 볼 때 왕의 힘이 점점 커지면서 더 높은 곳에, 더 큰 무덤을 만들려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능선 높이에 상관없이 대형분의 주위와 능선 사면에는 봉분이 없는 소형 무덤이 광범위하게 자리잡았다.●능선 704기·흔적만 1만기…자산 고분군 세계유산 자신 경북도는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에 자신감을 보인다. 고분군이 대가야 문화를 대표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보유한 데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규모와 내용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인접한 성산 가야고분군(사적 제86호)도 관심을 끈다. 성주의 진산인 성산 능선에 3~6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353기의 분묘가 있다. 성주지역 최대 규모이자 중심 고분군이다. 대부분 중·대형 고분군에 속하며 성산가야 지배계층의 무덤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식 발굴된 5기의 출토 유물과 묘제(墓制)의 형식이 신라 형식과 거의 유사해 학계에서는 가야의 일원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성산가야의 정체성 규명이 가야 연구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산가야는 ‘삼국유사’에 나라 이름만 있을 뿐 발전 과정이나 내부 구조, 멸망 시기 등의 역사적 사실 기록이 전혀 없다. 현재까지 미지의 나라인 셈이다. 상주시 함창면 증촌리에는 고령가야왕릉으로 전해지는 유적이 있다. 200m 거리를 두고 2개의 큰 능이 존재하고, 재사인 만세각이 있는 것으로 미뤄 왕릉으로 추정된다. 함창의 가야는 얘기로 전해지는 역사라서 공식적으로는 전(傳) 고령가야국이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은 ‘함창은 본래 고령가야국이었는데 신라가 빼앗았다’고 기록했다. 이들 지역 고분군에 대한 발굴조사는 일제강점기 때인 1910년대 후반부터 일본인에 의해 몇 차례 이뤄졌으나 본격적인 학술조사가 아닌 침략사관에 기초한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을 증명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뤄졌다. 임나일본부설은 일본이 고대 한반도 남부 가야 지역에 식민 국가를 건설했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학술적인 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았으며, 출토된 대부분 유물은 일본으로 유출됐다.● 독특한 ‘고분축조·장의문화’ 우리 손에 의한 발굴조사는 1977년 처음 시작됐다. 대가야고분군의 정화사업에 따른 제44·45호분의 조사였다. 44호 고분에서 32기나 되는 순장덧널이 발견됐고, 45호 고분에서도 11기의 순장덧널이 확인됐다. 이듬해부터 지산동 32~35호분 등을 발굴 조사하면서 대가야 문화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특히 2007년 3월 30년 만에 발굴조사가 재개되면서 신라와 구별되는 대가야식 고분 축조방식이 확인됐다. 여러 명을 석곽에 함께 순장한 것으로 보이는 대가야의 순장 문화도 입증됐다. 지산동 고분군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됐다. 고령 대가야 지역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거나 확인된 주요 유물로는 가야금관 및 부속 금제품(국보 218호)과 1978년 고령 지산동 32호분에서 출토된 금관(보물 제2018호) 등이 있다. 올해 3월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내 소형 석곽묘에서 출토된 가야 건국설화 그림이 새겨진 토제방울도 고대사 특히 가야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문헌으로만 전하던 고대 건국설화를 시각화한 유물이 발견되기는 국내에서 처음이기 때문이다. 지산동 고분군 발굴로 얻은 소중한 가치는 ‘독특한 고대 장의문화’다. 세계유산 잠재목록에 등재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704기라는 세계적 규모인 데다 ▲고분군 위에 인공 구조물을 짓지 않은 자연친화적인 장의문화 ▲고분군이 생전 거주지가 보이는 곳에 형성된 점으로 미뤄 엿볼 수 있는 이승과 저승이 구분되지 않는 내세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순장곽 배치 등이다.●대가야·왕릉·우륵 테마박물관, 효율적 문화재 보존·관리 경북도와 고령군은 지산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문화재의 효율적인 보존과 관리 등을 위해 2000년 4월에 왕릉전시관을 개관했다. 왕릉전시관은 국내 최초로 확인된 순장 무덤인 지산동 제44호분 내부를 재현해놨다.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일반인들이 더 쉽고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다.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무덤의 구조와 축조 방식, 주인공과 순장자들의 매장 모습, 껴묻거리의 종류와 성격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또 2005년과 2006년 연이어 대가야역사관, 우륵박물관을 개관했다. 대가야역사관은 대가야 고분군 발굴과정에서 출토된 유물 1만여점을 전시·소장한 국내 유일의 대가야사 전문역사관이며, 우륵박물관은 전시실과 가야금제작체험장·가야금전수교육관 등의 시설을 갖춘 전국 유일의 ‘우륵과 가야금’ 테마박물관이다. 지금까지 왕릉전시관 등 3곳을 다녀간 관람객은 모두 443만명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2017년 6월에는 고령 대가야읍 고령향교 인근을 발굴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야를 통틀어 왕들이 살았던 ‘대가야 궁성지’를 증빙할 수 있는 해자(폭 6∼8m, 깊이 최대 1m, 길이 16∼17m)와 성벽(폭 7m, 길이 16m)이 처음으로 발굴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곳의 해자, 성벽 등은 대가야 중요 거점인 궁성지를 효율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시설로 보인다. 당시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발굴 현장을 찾아 관심을 보이며 “대가야 궁성지 발굴·정비를 적극 지원하고 주산성 복원 정비계획 수립 시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북도 등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된 가야사 연구 및 복원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도는 내년까지 ‘가야사 연구 복원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끝낸 뒤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또 2022년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고령에 있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을 중심으로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2017년 경북도, 경남도, 전북도 관계자와 학예연구사 등으로 구성된 추진단은 가야의 문화유산을 대표하는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국제학술대회, 해외전문가 자문, 연구자료집 발간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독립 기관이다. 도는 이와 함께 2028년까지 총사업비 2192억원 투입하는 기존의 가야고분군 및 산성 등의 정비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도내 가야문화권의 실체 규명을 위한 문화재 조사 및 연구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가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가야는 신라·유교와 더불어 경북 3대 문화의 한 축을 구성할 뿐만 아니라 정체성까지 확보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가야사 연구복원 사업은 우리 도가 추진해온 가야 부활 프로젝트에 날개를 달아 준 셈이 됐다. 호기를 맞아 가야 유적 발굴 복원과 관광자원 기반 구축사업을 연계 추진해 지역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령·성주·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1500년 전 사람들은 어떻게 생겼을까-

    1500년 전 사람들은 어떻게 생겼을까-

    영남대학교 박물관이 1500년 전 고대 압독국(현 경북 경산 지역) 여인의 얼굴을 복원해 공개한다. 영남대 박물관이 오는 26일부터 특별전 ‘고인골, 고대 압독 사람들을 되살리다’를 전시한다. 이번 특별전은 영남대 박물관이 1982년, 1988년, 1989년 임당유적 고총고분의 발굴조사를 통해 임당동 및 조영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고대 경산 사람들의 인골 259구를 연구 분석한 결과를 공개한다. 영남대 박물관은 고인골 연구결과를 2013년 12월 ‘영남대학교박물관 소장 경산 임당유적 출토 인골연구 자료집’으로 발간하였지만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고대 압독국 여성의 얼굴을 3차원으로 복원해 전시 개막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발굴된 두개골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됐기 때문에 정교한 얼굴 복원이 가능했다. 얼굴이 복원된 주인공은 1982년 발굴된 임당5B-2호(5세기 말 축조) 고분의 주피장자로, 21세~35세 여자로 확인됐다. 인골을 통한 얼굴 복원 작업에는 법의학, 미술 등 각 분야 전문가 협업으로 진행됐다. 영남대 박물관 주도로 서울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김이석 교수팀이 인골의 CT 촬영을 통해 3차원 머리뼈 모델을 완성한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이원준 박사가 근육 및 피부를 복원했다. 이후 미술가 윤아영 작가가 그래픽 채색 및 사실화 작업을 통해 완성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얼굴 복원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발굴된 인골의 연령과 성별, 키를 비롯해 각종 병리현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DNA 분석 등을 통해 순장자의 가족관계도 확인했다. 이번 전시를 총괄한 영남대 박물관 정인성 관장은 “그동안 발굴된 인골을 영남대 박물관이 30여 년 간 원형 그대로 보존한 것이 이번 연구 성과의 토대가 됐다. 그동안 인골은 유물로서의 가치를 크게 평가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신 과학기술과 만나면서 인골을 통한 다양한 연구 분석이 가능해졌다. 그 시대 사람들의 생물학적, 인류학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은 11월 29일까지 전시된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토,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상세한 내용은 영남대 박물관 홈페이지(http://museum.yu.ac.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별전 기간 중에는 전시 외에도 학생과 일반인 등 누구나 참석 가능한 세미나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계획돼 있다. 10월 4일 오후 2시에는 인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술세미나 ‘고대 인골 연구와 압독국 사람들’이 영남대 박물관 강당에서 열린다. 10월과 11월에는 4차례에 걸쳐 인골 전문가 초청강연회 ‘고인골 이야기, 전문가에게 듣는다’가 예정돼 있고, 전시기간 동안 체험교육 ‘인골아 놀자’(상세문의 053-810-1712)도 진행할 예정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1500년 압독국 여인은 어떤 모습일까…경산시 얼굴형 복원

    1500년 전 압독국(押督國) 귀족 여인은 어떤 모습일까? 경북 경산시는 1500여년 전 고대 압독국 귀족 여인의 얼굴형을 복원해 일반에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압독국은 경산지역에 기반을 둔 고대 소왕국의 하나로 전해진다. 이번에 복원한 압독국 여인 얼굴은 1982년 경산시 임당동에서 발굴한 압독국 지배자급 무덤(5세기경 축조)에서 출토된 유골을 토대로 했다. 영남대 박물관 주도로 서울 가톨릭대 의과대학 김이석 교수팀이 CT 촬영을 통해 3차원 머리 뼈 모델을 완성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이원준 박사가 근육과 피부를 복원했다. 미술가 윤아영 작가가 그래픽 채색과 사실화 작업으로 마무리했다. 복원된 얼굴형은 26일부터 11월 29일까지 영남대 박물관에서 열리는 ‘고인골, 고대 압독 사람들을 되살린다’ 특별전에서 공개한다. 경산시는 앞으로 성인 남성과 어린이 인골,순장 계층별 인골도 차례로 복원할 계획이다. 또 고분에서 함께 발견된 상어 뼈, 조개껍데기, 꿩 등 조류와 포유류 유존체를 이용해 고대의 제사 음식 종류와 유통 경로도 연구할 예정이다. 경산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도 좋아(조영주 지음, 라이킷 펴냄) 2016년 ‘붉은 소파’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의 ‘덕질’ 라이프 에세이. 셜록 홈스, 추리소설, 만화, 드라마, 커피, 떡볶이 등 일단 꽂혔다 하면 덕후가 되고 마는 작가가 인생 장면마다 스민 덕질과 그 의미를 유쾌하게 포착했다. 208쪽. 1만 2000원.수집가의 철학(이병철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유일무이 휴대전화 전문 ‘폰박물관’을 열고 나라에 기증한 저자가 휴대전화 수집에 얽힌 얘기를 전한다. 휴대전화를 수집하고 박물관을 세워 기증한 사연, 전시 유물에 대한 설명을 통해 휴대전화의 역사를 소개한다. 박물관은 세계 최초의 전화기, IBM이 개발한 최초의 스마트폰 등 3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408쪽. 1만 9800원.현재의 판결, 판결의 현재(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지음, 북콤마 펴냄) 2015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채 5년이 되지 않는 기간에 나온 주요 판결에 대한 비평을 담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낙태죄 위헌 결정, 세월호 참사 국가 배상 책임 인정, 삼성 뇌종양 산업재해 대법원 인정 등 굵직굵직한 판결들에 대해 ‘국민들의 상식선’을 지향하며 비평했다. 268쪽. 1만 4500원.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애덤 알터 지음, 홍지수 옮김, 부키 펴냄) 하루 평균 3시간 이용하고, 1시간에 평균 세 번 마주하며 인간의 집중력 지속 시간을 평균 8초(2013년 기준)로 만든 주범인 스마트폰. 심리학,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는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낳은 이런 강박적 사로잡힘을 ‘행위 중독’이라고 부르며 목표, 피드백, 향상, 난이도, 미결, 관계 같은 여섯 요인이 중독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고 진단한다. 420쪽. 2만 2000원.자금성의 노을(서인범 지음, 역사인 펴냄) 중국 명나라 두 황제의 후궁이 된 조선 출신 한씨 자매의 이야기. 언니 한씨는 명나라 3대 황제인 영락제의 후궁 여비(麗妃)가 됐다가 영락제가 죽자 함께 순장됐다. 동생 한계란은 6대 정통제를 거쳐 7대 경태제에 이르기까지 황실에서 어른 대접을 받으며 지냈다. 명청 시대사를 전공한 저자가 정사에 단 몇 줄로만 기록된 이 자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되살렸다. 432쪽. 2만 4000원.폭풍 전의 폭풍(마이크 덩컨 지음, 이은주 옮김, 교유서가 펴냄) 팟캐스트 ‘로마사’로 유명세를 얻은 저자가 고대 문헌과 사료들을 종합해 로마 공화정의 몰락을 기록했다. 원로원 위주의 기존 관례를 옹호하는 ‘귀족파’와 민회를 통해 대중 및 신흥 기사 계급의 이익을 옹호하는 ‘민중파’의 갈등을 씨줄날줄로 풀어냈다. 496쪽. 2만 2000원.
  • “일제 불매·여행 자제로 우리도 보복합시다” 소비자 부글부글

    “일제 불매·여행 자제로 우리도 보복합시다” 소비자 부글부글

    국내 활동 중인 日연예인 퇴출 요구도 “車 불매·여행 자제, 日 경제 타격될 것” “정부가 외교로 풀 문제” 반대 여론도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핵심 부품의 수출을 기습적으로 막으면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제품을 사지 말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분노가 아직은 인터넷 여론에 머물고 있지만, 양국 갈등이 ‘무역 전쟁’으로 치달으면 실제 불매 운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불매 운동이 과연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014년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빌미로 한국에 무역 보복을 취할 때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산 승용차를 부수고 상품을 내다버리는 등 과격한 행동을 벌여 세계적인 지탄을 받았다. 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제품 불매 목록’과 함께 “불매 운동에 동참하자”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리스트에는 렉서스·혼다 등 자동차 브랜드, 소니·파나소닉·캐논 등 전자제품 브랜드, 데상트·유니클로·ABC마트 등 의류 브랜드, 아사히·기린·삿포로 등 맥주 브랜드 등이 망라됐다. 트위터에서는 ‘(일본 여행을) 가지 않습니다’, ‘(일본 제품을) 사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포스터 이미지가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일본 국적 연예인의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원에는 사흘 만에 2만명이 참여했다. 일본 제품 불매를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는 일본이 ‘경제 보복’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도 이에 맞보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54)씨는 “일본의 조치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반발하며 이뤄진 것”이라면서 “역사의 과오를 반성하지 않는 건 일본인데, 왜 우리가 당해야 하느냐. 나부터 불매운동에 참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처음이 아니다. 과거 일본 아이돌의 역사 인식 발언이나 전범기 등으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비슷한 흐름이 있었다. 다만 이번은 감정 대립이 아니라 일본이 실제로 한국 경제에 타격을 주는 공격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불매운동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팀장은 “이번 사태가 외교 분쟁에서 비롯된 만큼 국민적 분노가 크고, 집단행동을 하는 건 상징적인 일”이라면서 “일본 정부에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자동차 불매나 여행 자제는 실제로 일본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자동차 수입은 연간 5만 8000여대에 이르고, 연간 754만명이 일본 여행을 간다. 하지만 불매 운동이 옳지 않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외교 문제인데, 왜 시민이 특정 기업 제품에 화풀이를 하느냐”는 것이다. 김모(34)씨는 “일본 정부의 잘못은 외교로 풀어야 할 일이지 일본 제품을 쓰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못 된다”고 말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는 글이 많이 올라오지만, 실제로 취소한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과거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로 한일 관계가 얼어붙었을 때도 큰 변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매 운동은 가습기 살균제처럼 특정 기업이나 제품이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한 때에 해야 소비자 행동으로서 효과가 있다”면서 “일본의 조치로 한국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는지 가늠되지 않는 상황에서 불매운동을 하자고 하면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민주주의 훼손 호칭 ‘대통령’·성차별 언어 ‘미망인’… 바꿔야죠

    민주주의 훼손 호칭 ‘대통령’·성차별 언어 ‘미망인’… 바꿔야죠

    “언어는 생각을 담는 그릇으로 사회적 약속이지 진리가 아닙니다. 생각이 커져서 그릇에 담을 수 없다면 그릇을 바꾸면 됩니다.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신지영(52)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지난해 11월 출간한 ‘언어의 줄다리기’에서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말과 호칭의 변화를 화두로 던졌다. 언어 표현 뒤에 숨은 의미를 연구해 온 국어·언어학자는 “무조건 바꾸자는 게 아니라 고민해 보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논의의 과정을 가져 보자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바꾸는 데 거부감을 갖는다. 습관화되면 질문조차 하지 않게 된다. 더욱이 가족관계 호칭은 ‘전통’과 연계돼 있어 논란이 커질 수도 있다. 신 교수는 “전통에 대한 반발이라는 접근은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문제 제기이며 언어는 맞다, 틀리다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누구나 쓰는 언어가 아니라 듣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고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적절한 말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언어의 줄다리기’라는 말이 신선하고 생소한데. “우리는 말을 할 때 어떤 말을, 어떻게 할 것인지 마음속으로 계속 고민한다. 타인과의 대화는 끌려가고 때로는 끌어당기는 과정의 연속이다. 마치 줄다리기 경기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다리기는 사회 차원에서도 전개되고 있다. 익숙하게 쓰여 온 표현들이 지금 우리의 생각을 적절히, 잘 표현하고 있는지 의문을 던지는 모습은 마치 새로운 표현이 기존의 표현에 줄다리기 시합을 거는 것과 같다. 언어는 적절성을 따지는 대상이다. 어제의 생각과 오늘의 생각이 충돌하는 순간 줄다리기는 시작된다. 언어의 줄다리는 더욱 많아져야 한다.” -줄다리기의 결과는. “언어는 학습에 의해 습득되는데, 그 과정은 전적으로 ‘따라하기’다. 언어 표현이 숨기고 있는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생각과 관점을 지배한다. 언어 표현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원하지 않는 이데올로기에 동의하는 표현을 습관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언어를 둘러싼 줄다리기를 관전하다 보면 사회를 읽을 수 있다. 사회가 고민하는 문제, 알지 못했던 함정 등을 생각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언어 감수성이 높아진다. 언어 감수성은 사상과 생각을 담고 있어 민감하다. 이전까지 관심이 없었던 표현들이 자꾸 거슬리게 되는데, 마음에 걸리는 표현이 많아지면 말을 조심하고 점검하려는 태도가 생겨난다.” -민주주의 훼손 단어로 ‘대통령’을 꼽았다. “미국의 ‘프레지던트’(President)는 봉건주의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 민주주의 제도로 뽑은 국가의 대표자에 대한 호칭으로, ‘회의를 주재하는 사람’을 뜻한다. 그런데 일본에서 봉건주의적인 세계관을 담아 대통령을 ‘크게 거느리고 다스리는 사람’으로 번역했다. 대통령은 봉건주의적인 이데올로기가 담긴 표현이다. 왕은 통치자고 백성은 통치의 대상인 것이다. 일본은 왕이 존재하는 나라지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를 대통령으로 부르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에 정면 배치된다. 더욱이 대통령은 일제 잔재로 순화 대상이다. ‘대체 호칭’을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미망인’은 성차별 언어이자 사라져야 할 언어라고 지적했다. “미망인(未亡人)은 남편이 죽고 홀로 남은 아내를 지칭한다. 그런데 뜻이 고약하다. ‘아직 죽지 못한 사람’이다. ‘과부’나 ‘홀어미’보다 고급스러운 표현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일 것이다. ‘춘추좌씨전’에 나오는데, 남편이 죽으면 따라 죽었던 중국의 순장제도에서 나왔다. 당연히 죽었어야 했는데, 살아남은 죄인으로 자신을 낮춰 표현한 것이다. 현재는 타칭으로까지 확대됐다. 미망인이나 과부라는 말은 사라져야 할 언어다.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몰카’(몰래카메라)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범죄행위인 ‘불법 카메라’가 정확한 말이다. 몰카는 예전 예능 프로그램도 있어 죄가 안 되는 놀이처럼 잘못 인식하고 있다. 세상은 결혼한 사람(기혼)과 아직 안 한 사람(미혼)만 존재할까. 이 표현 뒤에는 결혼에 대한 관습적인 세계관과 결혼에 대한 강력한 이데올로기가 강조되고 있다. 결혼 여부가 그렇게 중요한지 반문하고 싶다.” -언어는 ‘사회적 약속’인데 바꾸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사회적 약속은 고정불변의 진리나 금과옥조가 아니며 불가침의 성역도 아니다. 언어는 사회 구성원 간 합의하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반면 합의 없이는 절대 바꿀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언어 변화의 방향과 속도는 전적으로 언어 사용자들의 의식 수준에 달려 있다. 일제 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1996년 ‘황국신민의 학교’라는 뜻을 가진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이름이 변경됐다. 반대와 논란이 있었지만 금세 익숙해졌다. 언어가 지닌 문제는 언어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들의 의식 수준이라는 아픈 결론에 이르게 된다.” -호칭, 특히 가족관계 호칭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조차 놀이터에서 처음 만나면 ‘몇 살’인지를 묻는다. 명함을 건넨 후 나이 등 신상 정보 파악은 의례적인 절차다. 한국 사람은 어떤 호칭을 쓸 것인지에 대한 판단에 민감하다. 세계 207개 언어 중 ‘공손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2인칭 대명사(YOU)로 타인을 지칭하지 못하는 언어가 7개가 있는데 한국어가 포함된다. ‘너’, ‘당신’이라고 말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시대의 변화에 따르지 못하는 대표적인 언어는 가족관계 호칭이다. 가족관계는 축소되는데, 호칭은 많고 여전히 복잡하다. 여성은 ‘출가외인’이라는 세계관과 남성 중심의 성차별적 요소가 더해져 피로감을 더한다. 남편의 남동생과 여동생은 ‘도련님’, ‘아가씨’로 존칭하는데, 아내의 형제는 ‘처남’, ‘처형(제)’으로 호칭한다. 관계는 언어로 시작하는데, 불편한 호칭은 사람 만나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 화목한 가정을 위해서라도 바꿔야 한다. 공론화되면 합리적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시작이다.” -성문화된 어문 규정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2011년 8월 31일 ‘짜장면’이 해금됐다. 표준어로 인정되는 데 1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오랜 세월 사람들은 ‘자장면’이라고 쓰고 [짜장면]이라고 말했다. 돈가스와 버스도 같은 범주다. 어문 규정 때문이다. 짜장면은 규정에 없지만 오랜 투쟁을 통해 복수 표준어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한글맞춤법, 표준어규정, 외래어표기법, 국어의 로마자표기법 등 규정을 갖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남한과 북한뿐이다. 사전(표준국어대사전)이 만들어지면 사라졌어야 했다. 영어를 배울 때 사전으로 찾지, 철자법이나 발음법 원칙을 확인하지 않는다. 규정은 한국어 사용을 억압하는 수단이다. 폐지해 실제 사용되는 언어를 만날 수 있는 사전 중심 규범을 현실화해야 한다.”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신지영 교수는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언어 탐험가’다.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국어학자가 되겠다며 고려대 국문과에 진학, 박사 과정 수료 후 런던대에서 말소리의 방법을 공부했다. 귀국 후 음성공학과 언어병리학으로 영역을 확장했고, 2003년 모교 국문과 첫 여성 교수로 임용됐다. 신 교수는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려는 인문학자다. ‘쉬운 것은 재미가 없다’며 후배들에게 도전하고 멈추지 말며 고이지 말 것을 설파한다. ‘열자’에 나오는 자기의 속마음을 알아 주는 친구, ‘지음’(知音)이라는 말을 좋아하고 아낀다. ‘한국어의 말소리’, ‘쉽게 읽는 한국어학의 이해’, ‘한국어 문법 여행’, ‘말소리 장애’ 등 저술을 통해 더 넓은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동숭학술논문상과 고려대 명강의상 등을 받았다.
  • [데스크 시각] 데드크로스, 반전의 해법은?/임일영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데드크로스, 반전의 해법은?/임일영 정치부 차장

    문재인 정부 3년차가 밝았다. 1년 전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지난해 이맘때 71%(리얼미터·1월 첫주)에 이르던 지지도는 3일 47.9%(리얼미터·부정평가 46.8%)까지 추락했고, 1주일 전에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도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1~2차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지방선거 압승으로 70%대 고공행진을 벌였던 터라 낙폭은 더 아찔하다. 청와대는 민심이 야속할지 모른다. 냉전의 공기가 여전한 한반도에 ‘봄’을 가져오는 역사적 변화를 끌어냈음에도 국민들은 ‘전쟁 안 나고, 북한이 핵·미사일 안 만드는 건 이제 당연한데, 내 살림살이는 어떻게 되는 건가’를 묻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야권과 보수 언론은 지지율 급락 원인을 최저임금과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 실정 탓이라고 주장한다. 비핵화 대화가 정체되면서 ‘거품’이 사라졌다고도 한다. 물론 이 요인들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국민들이 현안을 바라보는 청와대 안팎의 온도차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게 더 문제다. 청와대가 ‘소통’보다는 ‘홍보’에 치중한다는 지적도 비슷한 맥락이다.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은 자동차·조선 분야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표현을 인용했다. 고개를 갸우뚱했다. ‘경제는 심리’라지만 위기에 선을 긋는 것과,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메시지는 별개다. 재벌 중심 낙수효과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에서 비롯된 저성장과 양극화가 심화한 만큼 체질 개선은 불가피하고, 힘든 과정이라고 끊임없이 설득하는 게 더 문재인 정부답다. 온도차를 드러낸 것은 경제뿐만은 아니다. 특별감찰반 논란이 불거진 초기 대통령은 순방 중 기내 간담회에서 “국내 문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정색했다. 비위 의혹 당사자의 주장을 ‘받아 쓰는’ 보수 언론의 행태가 답답할 수 있다. 하지만 6급 수사관의 일탈도 국민 눈에는 ‘청와대 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미꾸라지’를 들인 것도 청와대다.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얻은 득표율은 41.08%다. ‘데드크로스’에 반영된 민심은 무겁게 받아들이되 ‘재조산하’(再造山河)를 내걸고 대한민국 주류를 교체하겠다던 담대한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현장 수용성을 감안해 경제정책의 속도 조절은 필요하겠지만, 그 밖의 개혁 과제들은 오히려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입법화가 더딘 것을 국회 탓으로만 돌린다거나 현실과 타협한 것처럼 비쳐서는 곤란하다. 냉정하게 국정 운영 방식을 돌이켜 볼 시점이다. 그 과정에서 인적 쇄신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모든 현안과 외롭게 싸우는 느낌”이라며 “‘순장조’까지는 아니더라도 정권 성패에 모든 걸 걸겠다는 각오가 필요한데 내각과 청와대의 상당수는 ‘다음 수순’을 생각하는지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 참모진은 대선 과정에서 ‘친문의 폐쇄성’을 불식하고자 꾸려진 이질적 집합체인데 위기 국면에서 총대를 메고 책임질 인물은 안 보인다”며 “‘국면 전환용 인사를 하지 않는 게 대통령의 스타일’이란 말도 참모들이 할 얘기는 아닐뿐더러 결심이 서면 냉정하게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데드크로스 이후 일시적으로 골든크로스를 기록한 적은 있지만 큰 흐름을 바꾸는 데 성공한 정권은 없었다. 그럼에도 촛불을 들었던 다수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에서만큼은 ‘반전’을 기대한다. 시간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니다. argus@seoul.co.kr
  •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추진단 고령에 새 둥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추진단 고령에 새 둥지

    2021년 유네스코 등재 위해 집중 보편적 가치 인정돼 가능성 커져‘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이하 추진단)이 새해 벽두 경북 고령에 새 둥지를 틀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경북도 관계자는 30일 “현재 경남 창원에 있는 추진단이 2019년 1월부터 고령으로 옮겨 지산동고분군을 비롯한 7개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업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결성된 추진단은 가야의 문화유산을 대표하는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국제학술대회, 해외전문가 자문, 연구자료집 발간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독립 기관이다. 산하에는 등재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 사무국을 뒀다. 이번에 고령으로 이전하는 추진단은 경북도, 경남도, 전북도 관계자와 학예연구사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추진단은 문화재청과 함께 2020년 유네스코에 세계유산 등재 최종신청서를 제출하고 2021년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추진단은 애초 경북 고령 지산동고분군, 경남 김해 대성동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 등 3개 고분군을 대상으로 세계 유산 등재를 추진했으나 이후 문화재청이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적 가치의 완전성 확보를 위해 경남 창녕 교동·송현동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두락리고분군 등 4개 고분군을 추가했다. 지금까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서는 2011년 경북도와 고령군이 가야사 관련 학술대회를 개최해 2년 뒤 고대사회의 순장 문화를 담은 지산동고분군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리는 결과를 끌어냈다. 문화재청 세계유산분과위원회는 지난 21일 심의회를 열고 영호남 3개 도와 7개 시·군에 산재한 가야고분군 유산에 대해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해 세계유산등재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또 고분군의 배치와 부장유물 등을 통해 중앙집권화를 이루지 못하고 해체된 가야 문명의 사회구조를 유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추진단이 대가야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고령에서 새롭게 업무를 시작하는 만큼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진시황릉 축소판…2100년 된 ‘미니 병마용갱’ 발견

    진시황릉 축소판…2100년 된 ‘미니 병마용갱’ 발견

    중국의 2100년 전 무덤에서 새로운 병마용 갱이 출토됐다. 현지 고고학자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省) 쯔보시(市)에서 새롭게 발견된 병마용은 전한의 제7대 황제인 한무제(漢武帝, 기원전 141-기원전 87)의 아들을 위해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산둥성에서 역사적 유물 출토가 매우 활발한 지역인 린쯔구(區)는 한무제의 아들이 거주했던 지역이며, 한무제는 아들이 기원전 110년 세상을 떠나자 그를 위해 병마용과 함께 거대한 무덤을 제작했던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병마용 갱은 시안에 위치한 진시황릉의 축소판과 같다. 마차와 전차는 물론이고, 보병을 포함한 병사와 망루, 그리고 이들을 위해 음악을 연주하는 연주대까지 거의 실물 크기의 토용(순장할 때에 사람 대신으로 무덤 속에 함께 묻던, 흙으로 만든 허수아비)이 매장돼 있었다. 이 병마용 갱의 중심에는 보병 300명을 본따 흙으로 만든 군대가 자리잡고 있으며, 북부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대의 토용이 서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갱의 형태나 규모를 봤을 때, 무덤 전체의 크기가 상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당 무덤과 병마용이 실제 한무제 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을 위한 것인지, 또 다른 왕족을 위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만약 이들 병마용과 병마용 갱이 한무제의 로열패밀리를 위한 것이라면, 이들이 묻혀있던 무덤은 이번 발굴지역 인근에 만들어졌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아직까지 무덤 중심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소실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이 일대를 지나는 철로를 건설하면서 무덤이 훼손됐을 가능성도 있다”라면서 “1938년 당시 일본 공군이 공중에서 이 지역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무덤 중앙으로 추정되는 지형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병마용은 진시황릉의 그것보다 크기가 비교적 작은 것이 특징이며, 진시황릉보다 약 100년 늦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및 중국문물저널(journal Wenwu) 영문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018 국정감사] 사법농단 압수수색 영장 기각에 “방탄판사단” 질타

    [2018 국정감사] 사법농단 압수수색 영장 기각에 “방탄판사단” 질타

    與 “주거안정 이유 영장 기각 처음 봐” 野, 김명수 운영비 현금수령 문제 제기 안철상 “법원 예산으로 수령 잘못없어”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전·현직 법관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는 등 ‘방탄 법원’이라는 비판이 여야 한목소리로 나왔고, 야당은 더 나아가 김명수 대법원장의 리더십을 문제 삼았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양 전 대법원장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두 차례 기각된 데 대해 “‘주거의 평온과 안정’을 이유로 기각된 사례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같은 당 이춘석 의원도 “국민들은 지금 사법부를 ‘방탄 판사단’이라고 한다. 검사동일체 원칙보다 훨씬 센 판사동일체 원칙이 작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국민 여러분께 법원이 신뢰를 얻지 못해 부끄럽고 책임감을 느낀다”며 수차례 사과하면서도 수사 협조 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수사 중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답을 피하자 야당 의원들은 비판 강도를 더욱 높였다. 특히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양승태 사법부가 사법농단을 했다면 김명수 사법부는 오락가락 불구경 리더십으로 국민 신뢰를 잃었다”면서 “김 대법원장이 진심으로 사법부를 사랑하면 용퇴해야 한다. 사법부를 위해 순장하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2015~17년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원에 지급한 공보관실 운영비를 놓고 ‘비자금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을 중점 거론했다. 김 대법원장도 춘천지법원장 시절 이와 관련한 현금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장은 국감 때 인사말만 하고 국감장을 떠나는 게 관행이지만 이날 한국당은 김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의혹은 물론 운영비 지급 문제까지 직접 질의를 받고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반대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며 국감 진행이 잠시 차질을 빚기도 했다. 안 처장은 비자금 질의가 이어지자 “검찰이 ‘비자금’으로 명명한 것은 잘못됐다”면서 “예산편성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집행 문제는 아니다. 일선 법원에 공보관실이 없어 법원 예산으로 수령한 것이라 법원장 수령은 전혀 잘못이 안 된다”고 적극 해명했다. 그러자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궤변”이라면서 “예산지침에 극히 소액이 아니면 현금 지급을 못하게 돼 있다. 피고인이 처장에게 법을 모르고 썼으니 횡령이 아니라고 변명하면 받아주겠느냐”고 받아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방탄판사단 사법부, 이재명 ‘큰 점’ 압수수색 영장 발부할 것”···법원사무처 명동 이전 계획도

    “방탄판사단 사법부, 이재명 ‘큰 점’ 압수수색 영장 발부할 것”···법원사무처 명동 이전 계획도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는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큰 점’ 등이 이슈로 등장했다. 첫 질의에 나선 검사 출신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법원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를 벌이는 서울중앙지검의 압수수색 영장 대부분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 “말도 안 되는 기각사유들, 영장에서 수사지휘를 하는 사례, 압수수색 영장에서 아예 실체판단을 해버리는 사례들이 속속 드러난다”며 “가장 대표적인 게 ‘주거의 평온’”이라고 지적했다. 법원은 최근 검찰이 청구한 양 전 대법원장 주거지 압수수색 영장을 ‘주거의 평온’을 사유로 기각했다. 백 의원은 “이런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사례를 아느냐”고 안 처장에 따져 “그런 사례를 경험한 바 없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행정처 김창보 차장과 이승련 기획조정실장, 이승한 사법지원실장 역시 “경험한 적 없다”고 하자 백 의원은 “4명의 법조경력을 합치면 100년이 넘는다. 어떤 국민이 (이런 영장기각을) 이해하겠느냐”고 비판했다.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국민이 사법부를 무엇이라 하는지 아느냐”며 “방탄소년단이 들으면 기분 나쁠 텐데, ‘방탄판사단’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에 협조하겠다면서 영장 기각으로 철통방어하며 (검찰이) 아무것도 못 하게 하는 데, 국민이 왜 법원이 저럴까,왜 정의롭지 못할까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재명 지사와 여배우 김부선씨 사이의 이른바 ‘스캔들’을 언급하며 법원의 영장 기각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의원은 “시중에서는 김부선씨가 이재명 지사 몸에 ‘큰 점’이 있다고 발언한 것이 회자하고 있다”며 “사법부는 자기들 식구 감싸는 데는 앞장서지만, 이 지사의 ‘큰 점’을 확인하려고 압수수색 영장을 요청하면 발부할 것이라고 국민이 조롱하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진심으로 사법부를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하면 선택과 집중을 해 개혁하고 김명수 원장은 용퇴해야 한다. 사법부를 위해 순장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한편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이 법원행정처를 폐지한 뒤 사법행정 업무를 담당할 법원사무처를 서울 중구 명동에 입주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약속한 사법행정 인적·물적 분리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암호문 같은 실손보험 약관…보험사는 ‘갑’ 소비자는 ‘을’

    ‘악성신생물’ 등 어려운 용어 남용 문구도 구체 설명·예시 없이 모호 보험금 지급시 해석 차이로 분쟁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지침서의 ‘사망 및 질병이환의 분류번호 부여를 위한 선정 준칙과 지침’에 따라 C77-C80[이차성 및 상세불명 부위의 악성신생물(암)]의 경우….” 암호문 수준으로 해독이 어려운 보험 약관의 한 부분이다. 보험 가입자는 물론 설계사에게도 어려운 용어들이 여전히 보험 약관에 가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손해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 약관에 모호한 규정이 많아 소비자와 보험사 사이 보험금 지급 분쟁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영리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14개 손보사의 실손보험 보통약관, 특별약관(특약)을 분석한 결과 모호한 문장과 문구가 많아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컸다”면서 “일반 보험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의학·법률 용어도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었다”고 밝혔다. 소비자주권은 소비자 권익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다. 보장성, 명확성, 평이성, 공정성 등 4개 항목으로 나눠 각 보험사의 약관을 평가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우수한 약관을 제공하고 있는 곳은 한화손보, DB손보, 더케이손보로 꼽혔다. 한화손보의 경우 보장 범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약관 각 조항 아래에 보험지식, 예시, 용어풀이 등을 덧붙여 가입자의 이해를 쉽게 했다. 반면 AIG손보는 최하위에 머물렀다. 약관 서두에 가입자 유의 사항, 주요 내용 요약서, 용어 해설 등을 기재하지 않아 낮은 점수를 받았다. ACE손보, 롯데손보도 12점 만점에 2점에 그쳤다. 이에 대해 AIG손보와 ACE손보는 “현재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타사와의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14개사 공통적으로는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해석 가능한 문구가 많다는 점이 문제였다. 보험사와 가입자 사이가 아직도 ‘갑을 관계’라는 지적이다.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 ‘정당한 이유 없이’, ‘회사가 보상하는 상해치료를 목적으로 입원한 경우’, ‘중대한 과실’ 등 문구가 구체적 설명이나 예시 없이 모호하게 쓰여 있어 보험금 지급 시 해석의 차이로 다툴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또 너무 많은 특약을 나누어 놓아 보험료 증액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암보험 관련, 자신이 수술과 치료를 받은 주치의의 암진단은 무시되고 별도의 검사를 받아야 인정된다는 점도 소비자에게 불리한 부분이었다. 또 DB손보, ACE손보, 더케이손보, MG손보, 롯데손보 등 5개사는 암 관련 약관에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수술, 입원, 요양한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하게 돼 있다. 회사별로 ‘직접적인 목적’을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 가입자들을 위해 ‘쉽게 쓴’ 약관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전히 대부분의 약관에서는 ‘제자리암’, ‘경계성종양’, ‘악성신생물(암)’ 등 일반 가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을 남용하고 있었다. 박순장 소비자주권 소비자감시팀장은 “약관 목차, 내용의 배열 순서 등을 규정화하고 약관 중 어려운 부분은 해당 조문 아래에 표나 부연 설명을 표기하기만 해도 훨씬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1500년 전 철의 왕국으로 ‘백 투 더 퓨처’

    ‘철의 왕국’인 가야국의 역사와 문화를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경북 고령군은 12일부터 15일까지 고령군 대가야읍과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일대에서 영호남 가야문화권 5개 시·도의 22개 시·군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대가야 체험축제’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올해로 14회째다. 특히 올해 축제는 문재인 정부가 ‘가야사 복원’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채택한 이후 가야 문화권 전체 도시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축제는 ‘신4국(新4國)의 개벽’을 주제로 1500년 전 강력한 철문화를 바탕으로 삼국(고구려, 백제, 신라)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가야문화권 부흥을 재현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무대인 주제존에서는 뮤지컬 ‘가얏고’와 마당극 ‘대가야 환타지아’, 세계 현 페스티벌이 열리고, 스토리텔링존에서는 스마트폰 게임과 가야금·방패 제작 체험이 마련됐다. 또 대장간과 순장(殉葬) 체험을 비롯해 딸기 수확까지 20여 가지의 각종 체험이 준비됐다. 축제장 인근의 장기리 암각화(보물 제605호)와 낙동강 문화 발원지인 개경포공원, 영남학파 종조인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350여 년째 사는 개실마을과 우륵박물관, 가얏고마을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곽용환 고령군수는 “기원을 전후로 형성되기 시작해 6세기 중엽까지 존재했던 가야는 금관가야(김해), 아라가야(함안), 고령가야(함창), 대가야(고령), 성산가야(성주), 소가야(고성) 등 6개 연맹 왕국으로 이뤄졌었다”면서 “대가야체험축제장에 오시면 고유의 역사와 찬란한 문화예술을 꽃피웠던 가야 부활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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